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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연구팀, '이산화탄소→에틸렌 전환' 촉매 매커니즘 규명…생성 효율 3배↑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서울대, 카이스트 공동 연구팀이 이산화탄소를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고효율 전기화학 촉매의 형성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촉매 성능을 극대화해 에틸렌 생성 효율을 3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이산화탄소 전환 촉매 개발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연구팀의 서울대 김주원 박사, 이시영 박사(현 미시간 대학교, 공동 1저자), 카이스트 김세준 박사(현 캘리포니아 공대, 공동 1저자)는 12일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물질인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고효율 전기화학 촉매의 변화를 나노미터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측했으며, 촉매 표면에서 형성되는 ‘2가 이온 구리상’의 형성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서울대학교 화학부 임종우 교수(왼쪽부터), 황윤정 교수와 카이스트 화학과 김형준 교수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 기술은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그리드와 결합해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고 청정 에너지원 생산까지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구리 기반 촉매들은 반응 중의 구조적 변화와 이에 따른 성능 저하 문제로 인해 높은 전환 효율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연구팀은 이 같은 난제를 풀기 위해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연X선 분광-현미경법을 적용해, 반응 과정에서 수산화구리 촉매의 화학적 및 구조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에틸렌 생성 반응이 진행되는 특정 전압에서 촉매 표면에 ‘2가 이온 구리상’이 형성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2가 이온 구리상’은 계산 및 여러 분석들을 통해 에틸렌 생성 반응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각 촉매의 상변이 과정에 따른 촉매 성능 및 표면상 형성을 나타낸 그림.(이미지=연구팀)연구팀은 또한 이 ‘2가 이온 구리상’을 인위적으로 촉매 표면에 형성시키는 방법을 개발해, 이 처리 과정을 거친 촉매가 그렇지 않은 촉매보다 3배 이상의 에틸렌 생성 효율을 보여주는 결과를 얻었다.이번 연구는 구리 촉매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구리 기반 촉매의 실시간 변화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다른 구리 촉매에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또한 구리 촉매의 반응 중 상변화에 관한 논쟁이 오랜 기간 학계에서 지속돼 왔으나, 이번 연구는 그 논란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물리화학 및 에너지 분야 학술지 인용 지수 랭킹 상위 0.8%의 세계적 학술지 ‘줄(Joule)’에 12일자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 miRNA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한 빅터 앰브로스·개리 러브컨[화제의 바이오人]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마이크로리보핵산(miRNA)을 발견하고 전사 후 유전자 조절에서의 역할을 규명한 빅터 앰브로스(Victor Ambros) 매사추세츠 대학 의대 교수와 개리 러브컨(Gary Ruvkun) 하버드 대학 의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2024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빅터 앰브로스(Victor Ambros) 매사추세츠 대학 의대 교수(좌)와 개리 러브컨(Gary Ruvkun) 하버드대 의대 교수 겸 연구원(우)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추 대학 사무실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로이터)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이하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상은 유전자 활동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지배하는 기본 원리를 발견한 2명의 과학자에게 수여된다”며 이들의 공동 수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유전 정보는 전사(transcription)라는 과정을 통해 DNA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로 흐른다. 단백질을 생산하는 세포 조직(cellular machinery)은 mRNA를 번역해 DNA에 저장된 유전적 지시에 따라 단백질을 만든다. 인체의 장기와 조직은 다양한 유형의 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DNA에 동일한 유전정보가 저장돼 있다. 그러나 근육 세포, 신경 세포 등 세포 유형마다 고유한 기능을 발휘한다.어떻게 이런 차이가 날까? 이러한 차이는 바로 유전자 조절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자 조절이 잘못되면 암, 당뇨병, 자가면역질환 등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전자 조절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인류의 과제 중 하나였다.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는 유전자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은 RNA 분자인 miRNA를 발견했다. 노벨위원회는 “그들의 획기적인 발견은 완전히 새로운 유전자 조절 원리를 밝혀냈다”며 “miRNA는 유기체의 발달과 기능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1980년대 후반에 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는2002년 노벨상을 수상한 로버트 호비츠(Robert Horvitz)의 실험실에서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ner), 존 설스턴(John Sulston)과 함께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으로 일했다. 그들은 1mm 길이의 회충인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을 연구해왔다.그 결과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유형의 RNA인 miRNA에 의해 매개되는 유전자 조절의 새로운 원리가 발견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1993년 학술지 ‘셀’(Cell)에 2편의 논문으로 발표됐지만 당시에는 과학계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 이러한 유전자조절이 예쁜꼬마선충의 특이한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높다고 간주했기 때문이다.러브컨 교수는 “그 순간에는 그저 기발한 것뿐이었고, 우리가 작업하고 있던 것이 흥미로웠다”며 “이것으로 노벨상을 수상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그 다음에는 이 분야가 상을 받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해당 연구결과 발표 이후 점차 수백개의 서로 다른 miRNA가 확인되면서 현재는 miRNA에 의한 유전자조절이 다세포 유기체에서는 보편적이라는 인식이 통용되고 있다.한편 앰브로스 교수는 1984년 하버드 대학 교수가 됐지만 miRNA를 발견한 직후 앰브로스의 재임을 거부한 일이 있다. 이후 앰브로스 교수는 다트머스 대학, 매사추세추 대학 의대 교수로 합류하게 됐다. 하버드대가 노벨상 수상자를 1명 더 배출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앰브로스 교수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이미 크레이그 멜로(Craig Mello)와 앤디 파이어(Andy Fire)가 RNAi에 대해 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miRNA를 포괄하는 적절한 상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사람들이 가끔 노벨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하면 저는 이미 적절하게 다뤄졌기 때문에 아니라고 답했다”고 말했다.그는 “러브컨이 또 다른 수상자를 사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랍고 기뻤다”며 “개리는 정말 좋은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종류의 일이 기초과학자들, 특히 선충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일어날 때마다 이는 특정 과학자에 대한 축하가 아닌 연구를 하는 방식에 대한 축하라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모두는 RNA가 매혹적이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빅터 앰브로스(Victor Ambros) 교수 약력△1953년 12월 1일 미국 뉴햄프셔주 하노버 출생△MIT 생물학 전공△1975년~1976년 MIT 암연구센터△1984년 하버드 대학교 교수△1985년~1979년 MIT 교수△1992년~2001년 다트머스 대학교 교수△2001년~2007년 다트머스 의과대학 교수△2008년~현재 매사추세츠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개리 루브컨(Gary Ruvkun) 교수 약력△1952년 3월 26일 미국 캘리포티아주 버클리 출생△1973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생물물리학 전공, 예술 학사 학위 취득△1982년 하버드 대학교 생물물리학 박사△1982년~1985년 MIT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1985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과 하버드 의과대학(Harvard Medical School)의 수석연구원, 현재는 유전학 교수로 재직
- 이시바 日총리 "원전 비중 줄일 것…내달 美대선 당선자 조기회담 추진"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일본언론클럽에서 열린 당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일본 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려 전체 전력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당선자와는 내년 1월 취임 전에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납북 일본인 문제에 대해서는 “(방북을 포함해) 여러 방법이 있다”면서도 “퍼포먼스를 하는 게 아니라 고령화되고 있는 (납북 피해자) 가족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아사히·요미우리 등 일본 유수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와의 단독 인터뷰를 일제히 게시했다. 이시바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며 일본이 본격 총선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가 언론을 통해 메시지를 발신한 셈이다.◇“재생에너지 늘려 원전 비율 줄일 것”이시바 총리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개정하는 ‘에너지 기본계획’과 관련해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닛케이는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신규 원전을 증설하지 않을 경우 전력수요 전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원전 비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2022년 기준 일본 내 전력 구성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다. 2011년 3월 일본을 강타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총 54기 원자력 발전이 중단되며, 일본 전력 발전 구성 중 31.3%를 차지했던 원전 발전량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후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20~2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13년간 순차적으로 원전 재가동했지만,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40년 원자력 발전 비중을 명시하는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이 발표된다. 경단련 등 일본 재계는 “가능한 원전의존도를 낮춘다”는 현행 문구를 개정해,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바꿔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원전의 활용은 당연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방위비 증액과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법인세·소득세·담뱃세를 올리는 방법으로 2027년도에 1조엔이 넘는 금액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담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부담하는 세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11월 방미 후 美대선 당선자와 회담 모색” 이시바 총리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의 동맹국 일본 총리로서 내년 1월 미국 대선 당선인의 정식 취임 전에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일 동맹 안정화와 심화를 위해 조기에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회담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시바 총리는 내달 중순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미를 방문한다. 이때 중간 기착지 형태로 미국에 들러 회담을 갖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은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6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뉴욕을 찾아 당선자 신분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이러한 인연을 계기로 이후 두 사람은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시바 총리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론인 미일 지위협정 개정과 관련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언제까지라고 하는 것은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앞서 이시바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진행된 여야당 대표 토론회에서는 협정 개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책 등을 지금부터 당내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반드시 실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토론회에서 자신의 또 다른 지론인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상에 대해서도 집권 자민당에서 논의에 속도를 낸 뒤 국회에서 찬반을 묻겠다고 밝혔다.이시바 총리는 미국과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일본 피폭자 단체인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는 비판하고 있다. 다나카 데루미 니혼히단쿄 대표위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말할 가치도 없는 일. 정치 수장이 이같은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화가 난다”라고 비판했다. 와다 마사코 니혼히단쿄 사무국차장은 “핵 공유는 일본이 전쟁가해국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비자금 연루 의원도 당선되면 요직 기용 가능”이시바 총리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선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들을 차기 요직에 기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터진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돼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국회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징계 수준이 이보다 낮은 의원에 대해서도 비례후보 중복 입후보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옛 ‘아베파’ 소속이라 아베 정권과 척을 졌던 이시바 총리의 보복이 아니냐는 당내 반발이 나왔다. 공천에 떨어진 의원 일부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는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이 중의원이 당선된 이후, 요직에 기용할 가능성에 대해 “적재적소”라고 답했다. 그는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을 받았다면, 당의 동지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해 이들을 다시 자민당원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밝혔다.이시바 총리는 아베노믹스(양적완화, 재정확대, 성장전략)와 관련해서는 “그때 유효한 정책이 지금도 유효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기업의 혁신을 저해하고 비정규직을 늘려왔다며 비판적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다만 그는 “나도 아베 정권에서 간사장, 국무대신 등을 지낸 바 있으며 책임이 있다”며 “아베 노선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당내에도 다수 있다”고도 말했다.
- 최태원 차녀 ‘철통 보안’ 결혼식…노소영과 하객 맞아[르포]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민정(33)씨의 결혼식이 13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일가친척과 재계 총수들, SK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총출동했다. 결혼식은 삼엄한 경비 속에 비공개로 치러졌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 씨의 결혼식이 열린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 결혼식 하객들이 도착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결혼식 당일인 이날 오전부터 워커힐호텔은 식장인 비스타홀 입구는 물론 지하 2~3층 주차장과 지하 1층 입구까지 모두 통제됐다. 호텔 내부와 지하 주차장 곳곳에는 ‘결혼식 하객 외에 입장 불가’라고 적힌 간판이 세워졌고 내부를 엿볼 수 없도록 가림막이 설치됐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은 출입객 신원을 살피며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혼주인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오후 1시로 예정된 본식보다 2시간가량 일찍 식장에 도착해 하객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이후 이혼한 상태에서 이날 처음으로 조우했으며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민정(33)씨의 결혼식이 13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가운데 이날 오전 결혼식장은 삼엄한 경비 속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경 기자)결혼식은 양가 친인척과 SK그룹 경영진, 재계 인사 등 하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약 3시간가량 진행됐다. 직계가족인 장녀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장남 최인근(29) SK E&S 패스키 매니저도 자리했다.예식장이 위치한 건물 지하 1층 입구로는 일반 하객들과 SK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속속 입장했다. 노소영 관장 측에서는 남동생이자 민정씨의 외삼촌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지하 1층을 통해 11시 33분께 일찌감치 예식장 안으로 들어섰다.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씨의 결혼식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최태원 회장 측에서는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일가 친인척과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최신원 전 회장은 12시 24분께 예식장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에 “행복하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SK그룹에서는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과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석희 SK온 대표, 추형욱 SK E&S 대표, 지동섭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위원장 등이 예식장을 찾았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최민정씨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재계 총수들은 지하 주차장을 통해 입장했다. 재계 인사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초청장을 받았으나 이날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불참 사유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이날 정치권에서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등이 하객으로 방문했다. 연예계에서는 배우 정준호가 결혼식장을 찾았다.예식은 주례 없이 진행됐으며 신랑 케빈 황(34)씨와 신부 민정씨가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순서로 진행됐다.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신랑 케빈 황씨는 미국인 해병대 장교다. 두 사람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살면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났으며 이후 ‘군’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케빈 황씨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며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의 군수 분야 관련 보직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민정씨는 지난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다. 2015년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한편 결혼식이 열리는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은 측면 통유리를 통해 한강과 서울 도심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호텔 방문객과 동선이 분리돼 정·재계 자녀, 연예인 등이 결혼식 장소로 즐겨 찾는 곳이다.가수 백지영·배우 정석원, 가수 신성우, 배우 윤상현·가수 메이비, ‘빙속여제’ 이상화·방송인 강남, 가수 박현빈 등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민정씨와 예비 신랑.(사진=웨딩사이트 ‘Zola’ 홈페이지 캡처)
- 대중택한 부국제의 명과 암…30주년 앞두고 극복할 숙제는[현장에서]
- 지난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대중성과 재미로 영화제의 화제성은 잡았으나 안으로 후원사, 밖으로는 넷플릭스에 휘둘리는 듯한 이미지가 씁쓸했다.”최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 현장에서 만난 한 영화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열흘의 여정을 달린 제29회 부국제가 지난 11일 역대 최고의 좌석점유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인사 내홍을 딛고 새롭게 선출된 박광수 신임 이사장이 이끈 올해 부국제는 과감한 도전들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제 사상 최초 넷플릭스 영화가 개막작에 채택되는 등 업계의 변화를 수용하고 대중성을 확보해 관객 친화적 행사로 거듭나려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환골탈태를 위한 노력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열흘간 총 14만 5238명의 관객들을 모은 올해 부국제는 84%, 코로나19 이전 시기를 포함한 역대 최고 좌석점유율을 달성했다. 한계와 딜레마도 명확했다. 영화제의 생명력과 주도권이 올해 유독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에 좌지우지됐다. 영화의전당 일대 고층 빌딩 및 대형 전광판 풍경부터 달랐다. 수년 전까지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들의 한국 영화 신작 포스터들로 도배됐던 곳이지만, 올해는 넷플릭스 ‘전,란’, ‘지옥’ 시즌2,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등 주요 OTT 신작들의 포스터들로 전부 대체됐다. 공식 일정이 끝난 후 업계 관계자들과 국내외 취재진 간 네트워킹이 이뤄지는 ‘밤 행사’를 주도한 곳도 부국제나 대형 배급사가 아닌 넷플릭스였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정부 국고지원금의 공백을 기업 후원에 의존한 흔적도 눈에 띄었다. 영화의전당 비프힐 건물 앞은 국내 장편 및 단편 경쟁 부문 진출작의 포스터들을 홍보하는 곳이었지만, 올해는 후원사 샤넬의 포스터들이 점령했다. 영화 상영 직전 1분씩 이어지는 샤넬의 광고 영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내년은 부국제가 30주년을 맞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외연 확장 및 대중성 획득의 결실은 취하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방법, 일부 기업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는 게 숙제일 것이다.
- "'덜 달달 9988'과 함께 건강한 변화 만든다"… 서울시, 시민 캠페인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시는 오는 16~18일 서울시청 시민청, 기업, 학원가에서 저당 식생활 캠페인을 펼친다고 13일 밝혔다.서울시청 전경. (사진=이데일리DB)‘덜 달달 9988’은 요거트아이스크림, 초콜릿 등 시민들의 과도한 당류 섭취 문제를 해결해 시민들의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99세까지 팔팔하게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새로운 식생활 캠페인이다. 지난 9월부터 추진하고 있다.먼저 16일에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서울시청 지하1층 시민청에서 캠페인을 연다. 단맛 선호도를 진단하는 ‘미각테스트’와 영양상담 부스 등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펼쳐진다.다양한 디저트의 당류 함량을 표시한 모형을 통해 평소 섭취량을 알아보고, 덜 달달 실천다짐과 룰렛 이벤트도 진행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참여 인증사진과 해시태그를 올리면 현장에서 선착순 100명에게 해치 봉제키링을 증정한다.17일에는 송파구 소재 ‘한미그룹 본사’을 찾아가 디저트를 좋아하는 MZ(밀레니얼+Z)세대 직원 등 100명을 대상으로 저당 식생활교육을 연다. 서울시식생활종합지원센터는 당류 저감을 위한 식품모형과 교구를 전시하고, 단맛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18일은 청소년들이 모이는 대치동 학원가를 찾아간다. 시와 한국소비자교육원은 대치역 일대에서 아이들에게 저당 식생활 실천지침을 안내한다. 앞서 카페, 디저트 가게 등을 방문해 계도활동을 벌여 지역사회가 함께 건강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한다.식품접객업소 영업자를 대상으로 ‘덜 달달 9988’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매장 내 홍보 포스터 부착, 당류 섭취 저감 환경 조성 참여를 당부한다.학생들이 학원가를 찾기 시작하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청소년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현수막과 패널을 활용해 저당 식생활 실천방법, 당류 섭취 권장량, 영양표시 확인방법 등 저당 식생활 정보를 제공한다.이 외에도 18일부터 2주간은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가당음료 대신 물 마시기 챌린지’를 진행할 예정이다.시는 이번 현장캠페인과 온라인 챌린지 이후에도 서울시 주최 다양한 행사에서 ‘덜 달달 9988’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학원가, 청소년센터 등으로 찾아가는 현장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청소년 다소비 식품의 영양성분을 분석한 ‘올바른 식생활 가이드’를 배포해 덜 달달 9988 프로젝트를 확산한다.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는 ‘덜 달달 9988’ 프로젝트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저당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행사를 추진하겠다”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10명 중 4명 "미래세대 부담 줄이는 연금개혁 찬성"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연금개혁은 미래세대 부담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연금개혁청년행동이 13일 공개한 국민연금을 개혁 방안에 관한 설문 결과 44.9%가 ‘재정안정을 위해 미래세대 빚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했다. 21.7%는 ‘소득보장을 위해 연금지급액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20.7%는 ‘미적립 부채는 국고로 해결하고 국민연금은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표=연금개혁청년행동 제공이번 조사는 연금개혁청년행동 의뢰로 여론조사공정이 지난 7일과 8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ARS 전화 방식으로 설문조사했다. 국민연금 폐지는 만 18~20대가 29.4%, 만 30대가 29.0%, 만 40대가 31.8%로 집계됐다. 만 50대(17.1%), 만 60대(6.7%), 만 70세 이상(10.5%)과 비교했을 때 만 40대 이하에서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노인복지를 위한 소득보장 증대와 관련해서는 48.6%가 반대한다고 했다. 찬성은 31.7%에 그쳤다. 이를 연령대로 보면 만 18~20대의 54.5%가 ‘반대’에 표를 던졌다. 그 뒤를 △30대 49.5% △40대 53.6% △50대 44.2% △60대 52.4% △70세 이상 37.0% 등이 이었다.연금 부채 해결을 위한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해서는 44.2%가 ‘찬성’, 40.4%가 ‘반대’했다. 연령대로는 만 18~20대의 51.0%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 외 다른 연령대는 △30대 44.4% △40대 52.3% △50대 42.5% △60대 28.5% △70세 이상 22.0% 등의 순으로 반대가 나타났다.국민연금 기금이 약 30년 후인 2055년에 고갈될 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68.4%, 모르는 사람은 31.6%였다. 전체 응답자 중 68.1%는 ‘현재 적립된 연금기금이 지급하기로 약속된 연금액에 비해 약 1800조원 부족하다’(미적립 부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2.2%는 기금 고갈 시 연금제도 운용 방식이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전환되면서 보험료율이 장기적으로 35%까지 상승할 거라는 사실을 몰랐다. 특히 현재 만 20대, 30대 청년 세대들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69.3%, 66.7%에 해당했다.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주로 논의됐던 재정안정론과 소득보장론 중에서는 재정안정론이 55.5%, 소득보장론이 33.0%로 꼽혔다.
- 최태원 차녀 오늘 결혼식…소송 중인 노소영과 하객 맞는다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민정(33)씨의 결혼식이 13일 열리는 가운데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 후 처음으로 만나게 될 전망이다.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리는 민정씨 결혼식에 나란히 참석해 혼주석에서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오후 1시로 예정된 본식보다 2시간가량 일찍 식장에 도착해 하객을 맞이할 것으로 전해졌다.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민정씨와 예비 신랑 / 사진=웨딩사이트 ‘Zola’ 홈페이지 캡처지난 3월과 4월 서울고법 가사2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변론 기일에 출석해 대면한 적은 있지만, 지난 5월 항소심 판결 이후로는 이번이 첫 만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5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최 회장이 항소심의 재산분할 판결에 대한 상고를 제기해 이에 대한 심리 여부는 현재 대법원이 검토하고 있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항소심 이후 양측 모두 이혼 판결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혼은 확정됐다고 보고 있다.이날 결혼식에는 최윤정 본부장, 최인근 매니저를 비롯해 최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일가친척 대부분이 참석할 예정이다.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하는 등 정·재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2022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결혼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열린 정의선 회장의 장녀 진희씨 결혼식에는 딸 원주씨와 함께 우산을 쓰고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결혼식 참석을 위해 미국에서 입국한 원주씨가 당일 입은 베르사체 원피스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민정씨의 예비 신랑인 케빈 황씨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다. 다음 달에는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의 군수 분야 관련 보직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결혼식은 비공개로 약 2∼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민정씨 부부는 미국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이날 결혼식이 열리는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은 측면 통유리를 통해 한강과 서울 도심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호텔 방문객과 동선이 분리돼 정·재계 자녀, 연예인 등이 결혼식 장소로 즐겨 찾는 곳이다.가수 백지영·배우 정석원, 가수 신성우, 배우 윤상현·가수 메이비, ‘빙속여제’ 이상화·방송인 강남, 가수 박현빈 등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 폴란드 수출 FA-50, 정말 쓸모없는 전투기일까[김관용의 軍界一學]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한민국이 폴란드에 수출한 FA-50 경(輕)전투기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폴란드에 간 FA-50 ‘갭필러’(Gap Filler·GF) 12대 중 대다수가 가동 불능 상태라는 ‘루머’부터 미국산 레이더 및 무장 장착이 불투명해 폴란드 공군 요구 사안을 반영한 FA-50PL(Poland) 버전 36대 적기 납품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현지 매체들 사이에선 폴란드 공군의 기존 주력 기종인 MIG-29를 대체하기 역부족이라는 ‘무용론’까지 주장합니다.이같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에는 폴란드 내부 정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폴란드가 FA-50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22년 9월로 전임 정부 때 입니다. 폴란드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전 정권인 법과정의당이 지난 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총리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대통령과 총리가 정적이라는 얘기입니다. 한국과의 대규모 방산계약을 추진한 현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지난 해 말 새로 집권한 총리 측이 맞서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신임 총리는 집권 초기부터 한국과의 방산계약 재검토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KAI가 납품한 FA-50GF 12대가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에 위치한 공군 제23전술비행단 주기장에 정렬해 있다. (사진=KAI)특히 우리나라가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폴란드에 납품한 FA-50에 대해 최근 폴란드 하원에서 계약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는 “구매 결정이 짧은 기간에 이뤄졌고 폴란드와 폴란드 군의 이익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감사원 조사까지 요청했습니다. ◇FA-50이 폴란드 차세대 주력 전투기?그러나 FA-50은 처음부터 폴란드가 MIG-29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게 아닙니다. 폴란드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F-16과 F-35A가 될 예정입니다. 이들 미국산 전투기가 도입되기 전까지 교육훈련과 전술 교리 개발 등을 위해 로우급 FA-50을 선택한 것입니다. FA-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F-16을 기반으로 공동 설계한 항공기입니다.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의 반대 급부로 기술을 이전받아 탄생했기 때문에 F-16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F-35A 스텔스 전투기 역시 록히드마틴이 만든 것으로 개발 철학이 비슷합니다. 타 기종 조종사의 경우 54소티(비행횟수)를 타야 F-16을 조종할 수 있지만, FA-50 조종사는 9소티 만으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폴란드가 전량을 F-16이나 F-35A로 채울 경우 비용도 문제지만, 작전 및 교육훈련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면서 F-16과 유사한 구조인 FA-50을 도입하면 조종사 비행훈련과 초계 비행 등 평시 일상 임무 수행이 가능해 효율적으로 전력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F-16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불가리아와 슬로바키아 등 주변국들이 FA-50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입니다.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에 위치한 공군 제23전술비행단 내 격납고에 꾸려진 KAI 기지사무소. 부품 수급 문제로 일부 항공기가 운항을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이와 함께 FA-50PL 도입 지연 가능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레이더가 아닌 항공기 내장형 GPS 관성항법장치(EGI)와 무장입니다. 폴란드 정부는 FA-50 도입 결정 당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미국산 무장을 요구했습니다. F-16과의 연동을 고려한 판단입니다. 미국 정책상 미국산 무장에는 미국산 레이더 장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레이시온 레이더를 선정하게 된 것입니다. FA-50용 국산 AESA 레이더도 있는데 미국 레이시온 제품을 선택한게 문제라는 일부 지적은 틀린 얘기라는 의미입니다. 앞서 미국은 한국형전투기 KF-21의 무장 통합 제안에 국산 AESA 레이더 등을 문제삼으며 거부한바 있습니다. 공대지미사일을 영국 MBDA의 ‘미티어’와 독일제 ‘IRIS-T’로 결정한 배경입니다. 현재 레이시온은 미국 정부로부터 FA-50PL용 AESA 레이더 수출 승인을 득해 KAI에 제공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美 항법장치·미사일 획득, 한국 아닌 폴란드 몫그런데 무장 부분은 폴란드 정부가 미측으로부터 직접 획득해야 하는데, 일각에서 한국 측 책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KAI는 억울해 하는 모양새입니다. 폴란드 공군은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9(사이드 와인더) 및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암람)을 FA-50PL에 탑재할 예정입니다. 폴란드와 우리가 맺은 계약상 폴란드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사이드 와인더를 획득하면, KAI가 이를 체계통합 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 공군의 FA-50은 AIM-9L/M 버전을 탑재하고 있지만, 폴란드 군이 요구하는 버전은 최신형인 AIM-9X 입니다. AIM-9X의 미국 외 지역 생산 전투기 적용은 폴란드가 처음이라 승인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단, AIM-120의 경우 FA-50 체계통합 경험이 없어 계약서 상 ‘적용가능성 검토’(Feasibility study)까지가 약속입니다. 연구를 통해 체계통합 가능성이 확인되면, 폴란드 정부가 미국에 요청해 체계 통합 및 도입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폴란드 국방차관이 “장착할 무기가 계약에 포함되지 않아 훈련 용도로만 쓸 수 있다”고 말한 것은 현재의 상황이고, 폴란드 정부가 대미 협상을 통해 무장을 가져와야 그 다음 단계로 진행될 수 있는 것입니다. EGI 역시 문제가 되는데, 이 또한 폴란드 정부가 미 대외군사판매(FMS)를 통해 직접 획득해 KAI에 제공해야 합니다. 단, 미국 내부 EGI 수요에 우선 대응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FMS 체결 국가들의 EGI 확보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레이더는 현재 미국 측 검토가 진행 중이고, EGI와 무장 공급 시기를 단축하기 위한 협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AI는 내년 11월 계약상 FA-50PL 1호기 납품에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중앙)이 지난 9월 3일(현지시각)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MSPO)에서 KAI 부스를 찾아 윤종호 KAI 부사장(왼쪽)으로부터 설명을 듣다 폴란드 군에 도입된 FA-50 모형을 쓰다듬고 있다. (사진=KAI)◇폴란드 FA-50 가동 중단?…가동률 75% 이상이와 함께 FA-50GF 대부분이 가동 중단 상태라는 의혹은 ‘낭설’입니다. 기자는 지난 달 2일(현지시각) FA-50GF 12대가 전력화 된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 공군 기지를 방문했었습니다. 당시 비행이 중단된 항공기는 1·6·7호기 등 3대였는데, 그래도 전력화 이후 12대 항공기는 가동률 75%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들 항공기가 비행을 못하고 있는 이유는 KAI의 정비 지원 문제나 장비 불량이 아닌 폴란드 자체 법령에 따른 부품 수급 지연 때문이었습니다. 폴란드의 경우 고장 부품의 해외 반출이 금지돼 있어 부품 수급 지연 문제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의혹제기에 방위사업청까지 나서 “현재는 원활하게 운용유지 부품이 공급돼 12대 중 11대가 운용가능한 상황”이라고 해명한바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폴란드는 규정 개정을 협의 중으로 개정이 마무리 되면, 부품 수리에 걸리는 시간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같은 의혹 제기가 폴란드의 전임 법과정의당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을 위한 것인지, 폴란드와 미국 간 협상에 문제가 생겨 한국에 억지를 부리는 것인지, 아니면 반(反) KAI 세력의 ‘KAI 흔들기’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폴란드와 방산 외교관계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줘 국익을 훼손할까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