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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안하면 남양처럼 외면받아…그중 G가 제일 중요"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남양유업 사태 때 산모들이 맘카페에서 남양 분유를 쓰는 조리원을 가지 말자고 보이콧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젊은 직원들과 점심 먹으러 나갔는데 백미당은 남양유업에서 하는 곳이니 가지 말자고도 하더군요. 특히 소비재 쪽에서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를 따르지 않으면 이제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거죠”지난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만난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인터뷰 상당시간을 ESG 설명에 할애했다. ESG는 이제 시대적 요구이고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자본시장에서도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원장은 연세대 경영대 교수로 지난 2019년부터 2년 반 동안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맡아 ESG 전도사 영ㄱ할을 했다. 지난 9월말 자본시장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지 이제 한 달여, 신 원장은 자본시장에서 ESG 투자성과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ESG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투자자쪽에서 먼저 요구한 ESG…비재무적 요인이 실적에 영향신 원장이 정의하는 ESG는 기업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경영, 그리고 투자다. 그동안에는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에 기재되는 숫자와 미래 전망에 근거해 투자했다면 이제는 비재무적인 요인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 투자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투자자들이 예전에는 사회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막 해도 이익이 나면 그냥 넘어갔고,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비용을 아꼈으니 됐다고 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사실 ESG를 한다는 것은 결국 비용이 더 소요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투자수익과는 상치된다는 편견도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ESG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렵지 않겠냐는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신 원장은 오히려 투자자쪽에서 먼저 ESG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유니버셜 인베스터, 그리니까 국부펀드나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같이 전 세계에 투자하는 곳은 지구온난화가 이뤄지면 전세계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고 전세계 자산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이를 고스란히 투자손실로 떠안아야 한다”며 “투자자들이 ESG의 이해당사자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재무적 성과가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남양유업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남양유업은 제품이나 기술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비도덕적인 행위로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했다. ESG 투자수요가 늘면서 돈이 몰리니 자연스럽게 자산가치가 올라가고 투자성과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신 원장은 “과연 이같은 ESG 투자성과가 유지될 수 있는가는 두고 봐야겠지만 투자쪽에서 학습커브(learning curve)가 빨라지고 있어서 안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외의 경우 ESG가 투자가 수익률 자체를 올리는 면도 있지만 변동성을 낮추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ESG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ESG 개념이 명확지 않은데다 기준도 평가기관마다 제각각이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신 원장은 “대기업조차도 이제 ESG를 이해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만 해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아울러 ESG 중에서도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G’를 최상위 개념으로 꼽았다. 신 원장은 “G는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인데 G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E(환경)와 S(사회책임)가 잘 될 수가 없다”며 “의사결정이 제대로 되려면 구성원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당장 E와 S에 투자해야 하는지, 직원과 협력사에 더 나은 대우를 해줘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ESG에서도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지난해 평가한 국내 기업들 ESG 등급은 전반적으로 올라갔지만 못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뒤떨어져 있다는 것. 신 원장은 “국내에서 ESG가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퇴직연금 제도 바꿔야 ‘연금 백만장자’ 가능신 원장은 ESG 확산 외에 3년 임기 동안 해야 할 또 다른 주요 과제로 정책적 제언을 꼽았다. 대선을 치르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자본시장 관련 아젠다를 설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시급한 정책 과제로 사전지정운용제(디폴트옵션) 도입 등 퇴직연금 제도개선을 꼽았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에 알아서 투자, 운용하는 제도다.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탓에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이 2%에도 못 미치자 디폴트옵션 도입 법안이 추진돼 왔지만, 수년째 국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다. 신 원장은 “고령화 사회에 퇴직연금은 노후보장을 위한 몇 안되는 수단인데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안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미 해외에서는 퇴직연금, 특히 디폴트 옵션이나 타깃 데이트 펀드(TDF)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00만달러 이상의 퇴직연금을 가지고 은퇴하는 ‘연금 백만장자’가 26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개인들이 개별적으로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은 데이터로도 입증된다”며 “정책적으로 개인 투자를 퇴직연금 등으로 전환해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그에 따른 수익이 개인에게 환원돼야 하는데 정치권에서 너무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증권거래세를 줄이거나 폐지하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자산에 대한 손익통산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거래세를 폐지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단타만 성행할 것이란 우려에 신 원장은 “거래세가 낮아지면 모든 시장참가자가 혜택을 받는 건데 특히 거래를 더 자주 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입을 혜택이 클 것”이라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 손익통산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법개정을 통해 국내외 주식에 대한 손익통산이 가능해졌지만, 전체 투자자산에 대해 손실과 이익을 합해 이익이 난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해야 장기투자와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자본시장 자체가 성장할 여지가 크고 경제에 기여하는 측면도 크다”며 “전 국민을 투자자로 만들려면 제도 개선을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골든글로브, 보이콧·생중계 중단에도…내년 1월 9일 시상식 강행 [종합]
- (사진=골든글로브)[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 중 하나로, 78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골든글로브가 업계의 보이콧을 겪는 와중에도 내년 1월 시상식 일정을 확정하며 강행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외신들은 골든글로브의 강행 노력에도 걷잡을 수 없는 보이콧 열기에 시상식이 파행될 조짐을 보인다는 관측이다. 수상 배우들이 일제히 트로피를 반납하며 참석을 거부하는가 하면, 매년 시상식을 중계하던 방송사 NBC마저 내년 골든글로브 행사를 송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싸늘한 반응이 감돌기 때문이다.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생중계 여부와 관계 없이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일정을 내년 1월 9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지 연예 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터, 버라이어티, 데드라인 등 외신들은 일제히 “골든글로브가 시상식 불참을 선언하는 영화 및 TV 업계 종사자들의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시상식을 강행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보이콧 등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전에 시상식을 강행하려는 HFPA의 결정은 나아가 남아있던 견고한 지지층마저 반감을 갖고 등을 돌리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78년 전통을 지닌 골든글로브는 미국에서 아카데미상(오스카)과 함께 양대 영화상으로 손꼽히는 시상식이다. 그러나 지난 5월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으로 인한 인종차별 논란과, 성차별 논란, 불투명한 재정관리 등 부정부패 의혹까지 불거지며 보이콧에 직면했다. 앞서 골든 글로브는 올해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미국의 제작사가 만든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를 영어가 아닌 외국어(한국어)로 채워진 영화란 이유로 외국어영화상 부문으로 분류해 인종차별 논란을 낳은 바 있다.협회 회원 중 흑인 등 유색인종이 단 한 명도 없어 인종차별 비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여기에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해 의혹은 확산됐다.할리우드 스타들 및 유명 영화 및 TV 제작자들은 일제히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했다. 워너브러더스 및 넷플릭스 등 미국의 대형 제작사들도 이에 동참했으며, 톱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마저 그간 자신이 수상했던 트로피들을 전부 반납하며 보이콧 열기에 합세하자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재정 투명성 문제까지 불거지자 HFPA는 개혁안을 내놨다. 하지만 생중계 방송사인 NBC가 이에 대해 “보다 의미있는 개혁”을 주문하며 생중계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NBC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우리는 HFPA가 모든 것을 제대로 되돌려 놓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HFPA가 이를 듣지 않고 내년 시상식 일정을 그대로 확정한 만큼, 생중계도 스타도 없는 사상 초유의 초라한 시상식이 되거나 파행될 수도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실제로도 이미 다수의 영화, 드라마 제작사들이 시상식 후보 선정을 위한 작품 출품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게다가 골든글로브는 미국 영화·방송 비평가들이 주관하는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과 같은 날짜에 일정을 잡는 무리수로 할리우드 비평가들의 반발까지 샀다.크리틱스 초이스 협회는 이와 관련해 HFPA와 같은 날 입장을 내고 “내년 1월 9월 골든글로브 시상식 개최는 ‘적대적인 조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 국회 과방위, 국감 일정 확정…14일 법안2소위 열려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간사회의에서 국정감사 일정을 확정했다. 그동안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 보이콧으로 과방위 국감 일정이 파행을 빚은 바 있다. 오랜만에 정보통신방송 정책을 다루는 법안2소위 개최 일정이 잡혔다.과방위 9월 일정에 따르면 오는 9일 10시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 11시 전체회의에서 결산 안건을 성장한다. 14일 9시에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2소위)를 열고 이어서 전체회의에서 결산과 법률안을 의결한다. △16일 10시에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1소위) 심사가 잡혔다. 27일과 28일 각각 10시에 법안2소위와 법안1소위가 열린다.국정감사 최종안에 따르면 △10월 1일 과기정통부 본부와 소속기관, 우정사업본부 산하기관 △5일 방송통신위, 방송통신심의위, 시청자미디어재단 △7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자력안전재단, 한국수력원자력 △8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정보화진흥원, 데이터진흥원 △12일 KBS, EBS △14일 방문진, KOBACO △15일 MBC 업무현황보고 △18일 NST 소관 출연연 및 과기부 직할 연구기관 △20일 과기정통부 종합감사 △21일 종합감사 오전 원안위, 오후 방통위 등 일정이 확정됐다.
- 이병헌 손잡고 귀환한 'SNL 코리아', 추억 재생과 아쉬움 [스타in 포커스]
- (사진=쿠팡플레이)[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공개 코미디의 한 획을 그은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가 역대급 첫 게스트 이병헌과 함께 정겨운 패러디와 섹시 코드, 고품격 웃음을 장착한 채 4년 만에 화려한 부활의 서막을 열었다. 다시 돌아온 ‘SNL 코리아’는 공개 전부터 팬들의 향수와 기대를 자극하며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기존의 tvN 방송사 대신 유통업계 공룡인 쿠팡의 자사 OTT 쿠팡플레이가 처음 선보이는 오리지널 코미디쇼로 새롭게 탄생한데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제작사로 유명한 에이스토리가 제작을 맡았기 때문이다. ‘SNL 코리아’의 상징과도 같은 신동엽과 안영미, 권혁수, 정상훈, 정이랑 등 원년 멤버들의 귀환, 신선함을 가득 채울 뉴페이스 라인업도 반가움을 자아냈다. 특히 역대급 게스트로 첫 포문을 연 톱배우 이병헌의 섭외 소식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제대로 자극했다. 지난 4일 베일을 벗은 첫방송은 예상대로 많은 시청자들의 추억과 B급 감성을 두드리는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 톱배우의 명예를 내려놓고 병맛의 정수를 보여준 이병헌의 도전, 그와 오랜 우정을 바탕으로 차진 케미를 보여준 베테랑 신동엽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원년 멤버들의 든든한 서포트를 뒷배로 이수지, 차청화, 정혁, 레드벨벳 웬디 등 뉴페이스들도 성공적인 크루 신고식을 치렀다는 반응이다.(사진=쿠팡플레이)◇제작자 신동엽 섭외력 빛났다…19금 코미디·브로맨스 웃음NBC에서 40년째 방영 중인 간판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으로부터 포맷 라이선스를 받아 한국에 상륙한 ‘SNL 코리아’는 tvN에서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해 시즌9까지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원조부터 한국판 리메이크를 관통하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콩트와 B급 감성, 유머, 섹시, 사회 정치 풍자다. 매주 한 명의 호스트가 찾아오며 이 호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콩트 콘텐츠가 펼쳐진다. 호스트와 함께 배우, 가수, 모델, 성우,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고정 크루들이 콩트 곳곳을 채우는 방식이다. 2017년 시즌9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올해 SNL 판권을 보유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룹의 NBC 유니버설과 제작 계약을 체결해 쿠팡플레이 오리지널로 다시 부활했다. 쿠팡으로 돌아온 ‘SNL 코리아’는 처음부터 19세 이상 시청자 등급을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를 설명해주듯 첫방송에서는 이전 시즌들보다 훨씬 과감해진 ‘섹시 코미디’를 보여줬다.(사진=쿠팡플레이)역대급 게스트 이병헌의 섭외 비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병헌의 섭외는 신동엽의 삼고초려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SNL 코리아’의 간판 크루로 활약한 신동엽은 이번엔 제작자로도 직접 참여했다. 첫 회 게스트를 이병헌으로 정하는 과정부터 하지원, 조정석 등 후속 호화 라인업을 성사시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 그의 공이 컸다는 의미다. 첫회 오프닝에서 이병헌은 “본업이 영화고, 개봉할 영화가 3개나 있음에도 영화에 대한 기사보다 ‘SNL’에 출연한다는 기사에 대한 반응이 크다”는 농담과 함께 “신동엽이 우리 집에 와서 밤 새도록 ‘이거는 꼭 출연을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털어놨다. 이병헌은 “나는 사실 이런 무대에서 굉장히 긴장을 잘 하는 편이라 끝까지 미안하다고 했는데 새벽 3시 쯤인가 (신동엽이) 눈물을 (보이더라)”라며 “사실 나와 신동엽이 굉장히 오랜 친구다. 굉장히 다른 색을 보이는 친구지만. 묘한 시너지도 있을 것 같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와의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병헌은 과거 일본 팬미팅에서 화제가 돼 송진우의 패러디까지 낳은 ‘건치 댄스‘부터 드라마 ’아이리스‘의 한 장면으로 탄생한 화제의 밈 등을 여과 없이 콩트로 풀어내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영화 ’내부자들‘과 ’싱글라이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그의 출연작들을 패러디한 코너들도 유머러스하게 승화해 기대를 충족했다. 한 누리꾼은 “한낱 B급 감성 콩트에서까지 그의 눈빛 연기와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며 “완전히 망가지는 코믹 연기까지 접수한 명실상부 톱배우”라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오랜 세월의 우정과 각자의 연기력이 만난 신동엽과의 ‘브로맨스’ 호흡은 특히 이날 첫방송의 백미였다. 안영미, 신동엽과 함께한 ‘19금’ 코미디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진=쿠팡플레이)◇옅어진 풍자 코드…“신랄, 기발함 사라져” 아쉬움도다만 전보다 옅어진 사회 풍자 코드로 많은 시청자들이 고대했던 특유의 신랄함과 번뜩이는 기발함은 좀처럼 느낄 수 없었다는 아쉬움도 이어진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 방송 당시 정치 편향성 의혹부터 군인 비하, 남성 비하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어 보이콧을 겪었던 전적을 의식하고 최대한 분열이 일어날 부분들을 배제한 것 같다”고 조심스레 분석했다. 앞서 ‘SNL 코리아’는 과거 고정 코너였던 ‘여의도 텔레토비’가 처음엔 정치 풍자 코드로 호응을 얻다가 이후 다소 특정 정치색에 편향된 기조로 콘텐츠를 만든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바 있다. 이후엔 아이돌 성상품화 등 선정성 논란으로 수차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받는가 하면, 군인들을 비하하는 ‘군무새’라는 용어를 유머로 활용하고 남성들을 깎아내렸다는 논란으로 보이콧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과거엔 플랫폼이 TV였어서 심의 등 많은 부분이 제약으로 다가왔다면 이번엔 OTT가 무대인 만큼 좀 더 과감한 도전을 펼쳤어도 좋았을 것이란 반응이다.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첫방송에 처음부터 호스트가 중심인 콘텐츠라 어쩔 수 없이 따르는 한계도 있겠지만, 차청화, 이수지, 김민수, 웬디, 정혁, 김상협, 주현영, 이소진 등 뉴페이스로 영입한 새 크루들의 매력을 느낄 코너들이 많이 없었다는 쓴소리도 있었다. 한편 ‘SNL 코리아’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에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2화 게스트는 하지원이다.
- 中왕이, 내주 방한…文대통령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 논의할까
-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월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주 초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6일 외교가에 따르면 외교부는 내주 서울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부장이 회담하는 방안을 중국 측과 최종 조율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한중은 고위급 소통 필요에 공감하고 교류를 지속할 여러 방식을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구체 계획이 나오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내일 방한 일정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월 정 장관의 중국 푸젠성 샤먼 방문 이후 5개월 만이며,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이번 회담에서는 양자관계 강화는 물론, 한반도 문제와 국제 정세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2월 개막 예정인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한국 측의 지지와 문재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왕 부장은 청와대를 방문, 문 대통령의 예방 역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논의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방중했지만, 답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지만, 시 주석의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 참석을 요청할 경우, 상호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시 주석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한정 부총리(정치국 상무위원)이 중국 대표로 참석했다. 올해 열린 ‘2020 도쿄 하계 올림픽’ 개회식에는 얼어붙은 중일 관계를 반영하듯 차관급인 체육청장을 보냈다. 특히 미중 갈등이 확산되면서 최근 미국과 그 동맹국인 유럽연합(EU), 영국 등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EU 의회는 7월 8일 “중국이 홍콩, 티베트, 신장위구르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회원국에 정부 대표단의 참석을 거부하라고 촉구하겠다”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일주일 후 영국 하원 또한 비슷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역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외교적 보이콧을 언급한 바 있다. 미 의회는 7월 말 코카콜라, 비자, 에어비앤비 등 올림픽 공식후원사인 미국 기업을 소집해 청문회를 열었다. 미국 기업이 중국의 공산당의 선전체계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우리 정부는 북한의 참여가 예상되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싶어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베이징 올림픽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반전을 꾀할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이번 왕 부장 방한에서 한중은 북한의 최근 상황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어낼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북한의 인도적 상황과 관련해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미국이 이에 강력한 반대를 하면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의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게 없다”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도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민생을 개선하기 위해 제대 문제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입장에서 포괄적 인도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與, 신경전 속 정책 대결 시동…野, `경선 개입` 갈등 고조
- [이데일리 송주오 이성기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국민 대출`과 `전국민 주치의`로 맞붙었다. `네거티브 중단` 선언과 함께 휴전에 돌입한 두 주자가 본격적인 정책 대결 모드로의 전환을 예고한 셈이다. 다만, 이 지사 지지자를 자처한 성명 불상의 인사가 이낙연 캠프 윤영찬 의원에게 협박성 메일을 보낸 것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전면전은 피하면서도 국지전은 이어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는 경선 개입 논란을 둘러싸고 이준석 대표와 대선주자 간 갈등이 확산 양상이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개최하는 예비후보 토론회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불참을 시사하면서 `지도부 패싱`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왼쪽) 경기지사는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빌딩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누구나 도덕적 해이가 불가능한 최대 1000만원을 장기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한국소비자연맹을 비롯한 시민단체, 의료계와 함께 `전 국민 주치의 제도` 도입 논의를 위한 정책 협약식을 맺었다. (사진=연합뉴스)◇휴전 모드 `명낙 대전`…“전국민 대출 vs 전국민 주치의” 맞불 이 지사는 10일 오전 기본금융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누구나 최대 1000만원을 장기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본금융은 기본소득, 기본주택에 이은 이 지사 대표 브랜드 `기본 시리즈` 중 하나다. 대부업체 이용자의 평균 대출금(900만원)과 비슷한 금액을 모든 국민이 10∼20년 장기로 우대금리보다 조금 높은 조건(현재 기준 3% 전후)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지사는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20%인 법정 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의 5배 이내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전국민 주치의 도입` 계획 발표로 맞불을 놓았다. 이 전 대표는 선거캠프 브리핑실에서 `주치의 제도 범국민운동본부`와 정책 협약식을 맺고 “대통령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주치의를 갖는 `국민 주치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국민 개개인의 생활과 질병을 관리해주는 전담 의사(주치의)를 1차 의료기관(동네 의원)에 두겠다는 구상으로, 의료서비스 격차에 따른 국민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신복지 정책의 일환이다. 이 전 대표는 “전국민 주치의 제도가 실시될 경우 이용자들은 의료 서비스의 질 개선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공급자도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진료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고, 분야별 임상과 전문의의 전문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권한 vs 뒤로 빠져라”…주도권 다툼 수면 위로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대선주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주도권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부와 경준위가 공정 관리와 흥행을 위해 고민하는 것에 대해 후보들이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길 바란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는 18일 부동산 분야 토론회를 준비한다는 소식에 원희룡 예비후보가 “대표가 일일이 경선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지 말고 중립적 선관위 구성에 힘써달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원 예비후보는 `월권`이란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경북 상주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상주·문경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에 이 대표는 “원 예비후보가 후보 겸 심판을 하겠느냐”며 “경선 기획과 관리는 당이 중심이 되어서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원 예비후보는 “경선 관리에 있어 대표 임무는 심판을 임명하는 일”이라며 다시 반박했다.유력주자인 윤 전 총장의 불참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봉사활동에 이어 연이은 불참 가능성에 `지도부 패싱``보이콧` 논란으로 확산됐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은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초 경준위 행사 참여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일방적인 운영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하루빨리 입당하라고 요구했고, 심지어 입당하지 않으면 그 캠프에 들어간 의원들 징계하겠다고까지 하며 입당하라고 했는데, 입당하자마자 물어뜯기 시작한 것 아닌가”라며 직격했다. 특히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당헌·당규상 당 운영의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지도부나 후보자들 입장에서 내분으로 비치는 어떤 일도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권 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뉴스+]`반전` 필요한 윤석열…여름휴가 후 행보는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지 한 달여 지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1일1논란 윤석열 지지율 하락에도 대안없는 국힘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지난달 30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일주일 새 `1일 1실수`를 연발하고, 당내 행사 보이콧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서다. 일단 여름 휴가로 논란을 잠시나마 피했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해 보인다. 공식 대선 출마 선언 여부와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별도 대선 출마 선언 무의미 윤 전 총장은 아직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월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은 `정치 참여` 선언식으로 볼 수 있다. 당내 같은 정치신인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최근 입당 후 지난 4일 대선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별도의 대선 출마 선언식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윤 전 총장 캠프 한 관계자는 지난 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그 부분을 논의 중인데, 할지, 안할지 확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꽤나 클 것 같다. 이미 대선후보로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 굳이 또 출마 선언을 하는 게 맞냐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6월 말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정권교체의 기치 아래 캠프를 꾸리고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등 이미 대선 후보로서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대선 출마 선언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대신 캠프 측은 비전·정책 발표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 다른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고 있지 않지만, 비전과 정책 등은 대선 경선에 들어가기 전에 꼭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윤 전 총장은 여름 휴가 후 민심행보는 물론, 비전과 정책 가다듬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힘 입당 이후 연일 구설수에 오르며 최근 지지율도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尹 지지율 20% 아래로 급락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 아래로 급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결과, 윤 전 총장은 19%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이재명 경기지사로 25%를 나타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하순 제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주목 받으며 같은해 11월 처음으로 선호도 10%를 넘겼다. 이후 검찰총장직 사퇴 직후인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20%대로 이재명과 3%포인트 이내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입당 컨벤션(전시) 효과에도 20% 아래로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관에서 한 달 전인 7월 1주차(6월 29일~7월 1일)에 실시한 지지도 조사에서 25%를 기록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한 달 만에 6% 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서울 지역 지지율이 28%에서 16%로 12%포인트 급락했다. 대구·경북(42→35%), 인천·경기(22→17%)에서도 떨어졌다.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며, 여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이데일리DB)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한 달 만에 급락한 배경으로는 본격 정치 행보를 하면서 ‘주120시간 근무’, ‘부정식품’, ‘후쿠시마 원전’ 등 여러 설화로 인한 여론 악화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처법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입당 후에도 당 행사에 불참하거나, 이준석 당대표와의 신경전 등 여러 가지 잡음이 흘러나온 것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 전 총장은 이번 여름 휴가 때 지방을 순회하며 민심을 청취하고 주요 인물과의 회동 등을 계획했다. 당초 지난 6일 부친의 고향인 충남 논산을 찾아 파평윤씨 윤증의 고택과 충남 아산 현충사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이날 충남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지난 2일 국회 본청 방문당시 악수를 했던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방역당국이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해 권고에 따라 9일까지 외부행사를 자제하기로 했다.하지만 캠프는 윤 전 총장의 휴가 기간에도 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일 현역 중진 의원을 포함한 9명의 인사를 추가 영입한 것이다. 또 노동, 소통 등 각 분야에서의 정책 구상을 위해 담당 팀과 위원회도 새롭게 발족했다.윤 전 총장이 여름 휴가 이후 보강된 캠프 인력과 조직을 바탕으로 비전·정책 구상을 밝히며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마켓인]"코로나19 장기화에 중소 의류업체 공급망 부담 커진다"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의류업계의 재무적 부담이 가속될 전망이다. 택배 등 물류사업 역시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 속에 전반적인 사업 전망은 ‘중립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5일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장기화, 산업별 신용도 이슈와 방향성 점검’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로 의류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브랜드파워에 따라 실적회복 속도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류업은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가 줄어들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다. 장미수 한기평 연구원은 “상위권 업체는 고가 명품 브랜드 및 충성도 높은 고객기반을 토대로 영업실적 회복세 및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중하위권 업체는 영업실적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는 가운데, 브랜드파워 제고 노력의 효과가 향후 신용도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중국 공산당 체제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신장 위구르에서 생산되는 면화에 대한 글로벌시장의 보이콧, 동남아 지역으로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도 지속할 수 있다. 장 연구원은 “상위권 의류업체는 우량 고정거래처로부터의 수주량 증가를 토대로 영업실적을 회복하겠지만, 하위권 업체는 낮은 벤더 지위, 교섭력으로 수주량 및 마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높은 실적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류사업 역시 아직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다. 김종훈 선임연구원은 “국내 완성차제조업, 철강업, 조선업 등 물류 전방산업 물동량 점진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백신 보급으로 해외 사업지역 경제활동 회복 단계에 있다”면서도 “아직은 산업경기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000120),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002320) 등은 택배부문의 물량 증가와 채산성 향상으로 올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다. 비택배업체인 현대글로비스(086280)는 전방 자동차산업 물동량 축소로 매출이 줄었지만 계열 완성차판매가 회복되면서 채무상환능력은 유지할 수 있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온라인 거래 비중이 25.9%로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커머스 거래로 상품간 물리적 거리가 발생, 물류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20년 연간 총 택배물동량은 33억7000만박스로 국민 1인당 1년에 65박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상위 3위 업체인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의 물량 기준 점유율이 77.3%에 달하는 등 중소 택배업계가 도태하고 경쟁력이 저하하고 있는 문제도 발생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종식해도 소비행태가 기존 오프라인 채널로 회귀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물류에만 머무르지 않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상품 입고에서 배송까지의 물류프로세스를 모두 관장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를 통해 경쟁력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쿠팡이 자체배송을 기반으로 경쟁의 축을 가격에서 물류로 전환하는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면서도 “현재는 직매입 물량 중심의 제한적인 풀필먼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택배업체가 플랫폼업체와 전략적인 협력으로 풀필먼트에 진출할 경우, 신용도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프로세스
- 상생안 못 만든 문체부-OTT, 결국 소송으로
-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가 음악사용료 징수규정 중재안을 찾기 위해 마련한 ‘상생협의체’에서 아무런 타협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결국 소송으로 향하게 됐다.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문체부와 OTT, 권리자단체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차 상생협의체(2차 실무자 회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OTT업계는 네이버, KT, LG유플러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 등이, 권리자단체에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등이 참석했다.2차 실무자 회의도 1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음악저작권 징수규정 개정안에 표기된 ‘매출액’과 ‘가입자 수’ 기준에 대한 OTT업계와 권리자단체 간의 재해석 의견을 논의·조율하는 게 핵심 쟁점이었다.현재 개정안에서 △매출액은 OTT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총매출을 △가입자 수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회원 전체 또는 월간 순 방문자 수(비회원제의 경우)로 해석하고 있다.OTT업계는 플랫폼 총매출이 아니라 서비스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영화처럼 사전에 권리 처리된 콘텐츠에서 발생한 매출은 징수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아울러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실사용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을 기본으로 전자상거래법 상 의무제공 대상인 시범 상품(3분 미리보기 등)은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음저협은 기존 개정안에서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결국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장장 3시간이 넘도록 진행됐지만, OTT업계와 권리자단체가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다 끝이 났다.상생협의체의 공익위원으로 참여한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1차 실무자 회의와 마찬가지로 어떤 결과나 합의점이 도출되진 않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서로 평행선을 달렸다”며 “현재 상생협의체의 주된 목표가 매출액과 가입자 수 기준에 대한 해석을 다시 해보자는 것인데, OTT와 음저협이 다음 회의에서는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적정 수준을 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상생협의체로 큰 소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OTT업계는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집중하는 한편, 협의체와 다른 방식의 대화의 장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체부와 OTT업계(티빙·웨이브·왓챠)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13일로 정해졌다. 사실상 상생협의체의 마지막 회의로 예정된 3차 실무자 회의는 이달 31일에 열릴 예정이다.상생협의체에 참석 중인 OTT업계 한 관계자는 “문체부의 이렇다 할 중재 없이 참석자들이 서로 할 말만 하고 끝내는, 이런 식의 회의가 또 반복될 것이라면 상생협의체는 문체부에만 소임을 다했다는 명분을 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며 “예정된 상생협의체를 보이콧까지 하지야 않겠지만, 소송과는 별개로 다른 방안이 없는지 업계의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OTT 상생협의체 또 무산…남은 핵심 쟁점은?
-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를 중심으로 음악사용료 징수규정 중재안을 찾기 위해 마련한 ‘상생협의체’가 제 속도를 못내고 있다. OTT업계는 상생협의체를 통해 의견 수렴이 가능할 경우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정이 미뤄지면서 극적 타협을 위한 시간이 촉박해지고 있다.◇소송 한 달 앞두고 코로나로 협의체 연기15일 업계에 따르면 애초 16일로 예정됐던 3차 상생협의체(2차 실무자 회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강화 조치에 따라 오는 26일 이후로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이달 8일로 예정했던 회의를 권리자단체 요청으로 한 차례 연기한 것이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문체부와 OTT업계(티빙·웨이브·왓챠)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8월13일이다.예정대로라면 이번 2차 실무자 회의에서는 음악저작권 징수규정 개정안에 표기된 ‘매출액’과 ‘가입자 수’ 기준에 대한 OTT업계와 권리자단체 간의 재해석 의견을 논의·조율할 방침이었다.문체부는 기본적으로 현행 개정안을 일단 적용해본 뒤에 시장 상황을 보고 현실에 맞지 않으면 그때 조정해보자는 입장이었는데, 지난 1차 실무자 협의에서 매출액과 가입자 수 산정 기준에 대한 해석을 다르게 해보자고 한 발 물러섰다.황승흠 국민대 법대 교수,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 2명의 공익위원 모두 현행 개정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매출액과 가입자 수 산정 기준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보탠 것이 OTT업계에 힘이 됐다.당장 요율과 규정 문구를 수정할 수 없지만, 음악사용료 금액의 핵심이 되는 매출액과 가입자 수 기준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OTT업계로서는 반길 만한 일이다.상생협의체 공익위원인 고정민 교수는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합의점에 잘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3차 실무자 회의에서는 조금 더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웹툰 보는 카카오 회원도 징수대상?..“재해석 필요”현행 개정안에는 OTT에 새로 적용되는 ‘영상물 전송서비스’ 조항이 신설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음악저작물을 주된 목적으로 이용한 영상물(음악 예능, 공연 실황 등)을 전송서비스하는 경우에는 ‘매출액×3.0%(음악사용요율)×연차계수’ 또는 ‘210원(가입자 당 단가)×가입자 수’ 중 더 많은 금액으로 음악사용료를 책정한다. 음악저작물을 부수적인 목적으로 이용한 영상물(일반 예능, 드라마, 영화 등)은 음악사용요율과 가입자 당 단가가 각각 1.5%, 105원이다. 아울러 현재 개정안에서 ①매출액은 OTT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총매출을 ②가입자 수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회원 전체 또는 월간 순방문자 수(비회원제의 경우)로 해석하고 있다.①항목에 대해 OTT업계는 이대로 해석하면 해당 플랫폼 매출 전체가 징수대상이 돼 과잉징수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VOD 서비스 매출뿐 아니라 광고 매출은 물론, 카카오페이지의 경우에는 웹툰과 웹소설 등 다른 서비스 매출까지 잡히기 때문이다.또 사전에 음악사용 이용허락을 받은, 권리처리된 콘텐츠들에서 발생한 매출 역시 징수대상 매출로 잡혀 중복징수가 발생할 수 있다.이에 OTT업계는 플랫폼 총매출이 아니라 서비스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영화처럼 사전에 권리처리된 콘텐츠에서 발생한 매출은 징수대상에서 제외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②항목 역시 쿠팡플레이를 이용하지 않는 쿠팡와우 회원이나 LG+ 모바일TV를 이용하지 않는 LG유플러스 회원 등 실제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가입자, 또는 비회원제 서비스의 경우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단순 접속자가 포함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OTT업계는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실사용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을 기본으로 전자상거래법 상 의무제공 대상인 시범 상품(3분 미리보기 등)은 제외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입자 당 단가 역시 사전 권리처리된 콘텐츠에 소비한 비중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상생협의체 참석 중인 OTT업계 한 관계자는 “OTT 내에서도 작은 부분의 해석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전체 의견은 다르지 않다”며 “이제 공은 권리자 단체로 넘어갔다. 음저협은 현행 개정안에서 한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회의에서 (상대가) 또다른 제안을 던져 우리의 내분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고 판단되면 상샙협의체 자체를 보이콧하고 소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임병식의 창과 방패]한일관계 아직 불씨는 살아있다
- [임병식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양국 관계는 좋았던 때보다 나쁜 때가 훨씬 많았으니 새삼스런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9일 한국일보와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관계는 ‘최악’이며, 향후 전망도 잿빛이다.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은 89.6%, 일본인은 81%가 양국관계를 ‘나쁘다’고 인식했다. 수치로만 보자면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이다.지난해는 일본 수출규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부정적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독도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양국관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신뢰도와 호감도로 이어졌다. 상대를 ‘신뢰할 수 없다’ 한국은 79.5%, 일본 69%에 달했다. ‘친밀감을 느낀다’는 응답 역시 한국 20.2%, 일본 38%에 그쳤다. 반면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한국 76.2%, 일본 57%)는 2~3배 이상 높았다.최근에는 더 꼬였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표기하면서 또 불을 질렀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하자며 폭발 직전이다. 일본이 틈만 나면 독도를 자신들 영토라고 우기는 이유는 빤하다. 분쟁지역으로 몰고 가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겠다는 속셈이다. 꼼수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 치미는 울화를 참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양국이 계속 대립할 경우 외교단절과 파국은 불가피하다.한일관계가 살얼음판인 상황에서 뜻깊은 전시가 열렸다. 일본 국민작가로 사랑받는 <후지시로 세이지> 작품전이다. ‘빛과 그림자 판타지 전(展)’이란 부제를 단 전시회는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무엇보다 꽁꽁 언 양국 사이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빛과 그림자는 양국이 처한 현실을 은유적으로 암시한다. 한쪽은 빛, 다른 한쪽은 그림자로서 공존한다. 빛을 떠난 그림자가 있을 수 없듯, 그림자 없는 빛은 상상할 수 없다.지난 1년 동안 현해탄에는 찬바람만 감돌았다. 문화예술, 해외여행, 기업활동, 유학생까지 모든 교류가 끊겼다. <후지시로 세이지 전> 또한 1년 연기 끝에 마련됐다. 동화적 감성을 지닌 작품은 평화, 사랑, 공생 메시지를 전한다. 올해 98세인 작가는 생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하루 7시간 이상 작품 준비에 매달렸다고 한다.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강혜숙 대표는 “한일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로 그동안 마음고생을 토로했다.이런 까닭에 9일 개막식에는 상징적인 인사들이 발걸음 했다. 주한 아이보시 코이치(相星孝一) 일본대사, 김진표 한일의원연맹회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응웬 부뚱 베트남 대사, 김덕룡 민추협 이사장,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서순탁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양보경 성신여대 총장. 아이보시 일본대사는 단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문화교류를 통해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을 기원한다”고 축사해 큰 박수를 받았다.최근 한일관계를 감안할 때 편치 않은 자리였을 게 분명했다. <후지시로 세이지 전>이 갖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헤아린 발걸음으로 이해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과 일본은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다. 아무리 미워도 지울 수 없다. 일본 고대문명은 한반도로부터 전해졌다. 일본 역사서 ‘고사서기’조차 백제 도래인들이 일본문명을 일구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근대화 이후에는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앞선 기술을 받아들였다.이 와중에 아픈 역사가 있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36년 식민지배까지 일본은 끊임없이 한반도를 침탈했다. 그런데도 속 시원하게 과거사 문제를 속죄하기보다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좁쌀영감 같은 태도에 우리 국민들이 분노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정적, 소모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는 없다. 순망치한은 서로를 긴밀하게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일본에게 변화를 요구한다면, 우리도 그래야 당연하다.다행히 불씨는 살아 있다. 앞선 공동 여론조사 결과 양국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한국 28.7%, 일본 14%였다. 또 일본은 한국 요리(68%)와 영화·드라마(40%), 음악(40%), 패션(27%)에, 한국은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26.4%), 요리(23.7%)에 관심을 보였다.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얼마든지 불씨를 살려 나갈 여지가 있다. 오는 주말에는 예술의 전당을 찾아 ‘평화, 사랑, 공생’ 메시지에 귀 기울여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