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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려라! 지표) IT시대에 각광받는 `내구재 주문`
-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복잡한 경제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세기 초에는 태양의 흑점을 통해 농작물 작황을 파악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경제지표이다. 지표는 `경제의 온도계`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경제현실을 수치화해서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 뉴욕 증시는 특히 지표에 민감하다. 독자들이 해외지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열려라! 지표` 코너를 마련, 주요 지표의 의미와 영향 등을 소개한다.[편집자] 미국은 경제지표의 나라다. 경제의 모든 것을 지표로 설명하고, 또 그만큼 수많은 경제지표들이 난립하고 있다. 하지만 앞날을 예상할 수 있는 통계를 제공하는 지표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경제 통계의 속성상 과거에 벌어진 경제상황을 수치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마다 나오는 내구재 주문은 앞날에 벌어질 제조업 경기 상황을 비교적 실상과 근접하게 전달해주는 실마리가 된다. 내구재 주문을 한번 읽어보자. ◇컴퓨터·휴대폰과 같이 큰 `내구재 주문` 내구재 주문은 삐삐, 씨티폰, 휴대폰 등 통신기기의 대중화와 함께 성장했다. 휴대폰과 컴퓨터가 미국 산업에서 점차 비중을 높여가면서 내구재주문의 중요성도 같이 높아졌다. 지난 90년대 이후 I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더욱 각광받게 된 지표라는 얘기다. ▲ 10년간 내구재 신규주문 추이내구재는 수명이 적어도 3년 이상 되는 상품으로, 미국 경제의 캐시카우(주 수입원)가 되는 산업은 대부분 내구재를 생산하는 제조기업이다. 예를 들면 컴퓨터, 자동차, 비행기, 통신 장비, 가전제품, 방위산업제품 등을 말한다. 이 산업군에 속한 GM과 포드, 보잉, 델과 IBM 등은 미국을 대표하는 간판주자들이다. 특히 많은 산업들이 내구재 생산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중요도는 더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공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사 대상은 89개 업종을 대표하는 제조업체 3500개사로, 연간 출하 규모만 5억달러에 달하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기업 규모가 다양하다. ◇선행지표와 동행지표를 한번에 자동차와 전자제품 같은 주요 산업의 내구재 주문 동향은 경기의 전반적인 상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견조성을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구재를 생산하는 제조업의 경기를 미리 알려면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미국 상무부 통계국은 내구재 제조기업에 곧 닥칠 상황을 알기 위해 제조기업의 신규주문, 출하량, 주문잔고, 재고 등 4개 부문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설문해 발표한다. 국방을 제외한 신규주문은 기업의 경기체감도와 투자계획을 정량화한 선행지표다. 신규주문이 선행지표라면, 고객의 손에 막 배달된 내구재 수치를 산출한 출하량은 동행지표라고 볼 수 있다. 주문잔고는 생산 지연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이코노미스트들이 애용한다. 기업들이 대답해 준 내구재 주문 상황은 개별 기업부터 제조업 경기까지, 또 미국의 경제로까지 이어지면서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알려준다. 방위산업과 항공기를 제외한 신규주문이 급증하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호전되고,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임을 나타낸다. 새로 주문이 들어온 물량을 액수(달러)로 표기하기도 하고, 증감에 따라 퍼센트로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 10월 미국의 내구재주문 결과에서 신규 주문은 전월 대비 8.3% 감소했고, 출하량과 재고량은 각각 0.6%와 0.8% 늘어났다. ◇채권시장이 떠는 지표 ▲ 내구재 주문 홈페이지모든 지표들이 그렇듯이 경기 상황에 따라 내구재 주문 결과가 갖는 의미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견조한 내구재 주문은 경기호전의 전조등 역할을 한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모두 반긴다. 그러나 경기가 과열된 시점에서 예상을 웃도는 내구재 주문 결과는 미국 경제에 부정적 신호로 읽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인다. '예상밖'이란 단어를 싫어하는 채권시장은 변동성이 큰 내구재주문을 본능적으로 두려워 한다. 특히 방위산업체의 신규주문은 계약에 따라 급변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특히 크다. 내구재 주문 결과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 채권값은 떨어지고 수익률은 올라간다. 반면 신규주문이 갑작스럽게 감소하면 제조기업은 물론 미국 경제의 둔화를 말하기 때문에 채권값은 오른다. 이번 11월 내구재주문 결과는 22일(현지시간) 개장전인 오전 8시30분에 발표된다. 마켓워치는 지난 10월 8.3% 감소한 것과 달리 11월에는 1.0% 증가한 것으로 예상했다. 홈페이지는 http://www.census.gov/m3이다.
- (한근태의 靑春전략)일이 주는 의미
-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세상 만사에는 다 양면성이 있다. 흐린 날이 있기 때문에 맑은 날이 귀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만일 매일 맑다고 하면 아무런 감흥도 없을 것이다. 불행과 행복도 그렇고, 불편함과 편함도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일과 휴식이다. 계속해서 일만 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지만 그보다 계속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은 더 괴로운 일이다. 지인 중 아버지의 유산으로 평생 한 번도 일 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가끔 심심하면 가게도 차려 보고 사업이랍시고 벌려도 봤지만 별다른 열정이 없이 시작한 일이 잘 될 리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그 분은 “그럼 그렇지, 내 팔자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할 팔자예요. 가만 있는 게 남는 건데 괜히 일을 벌려 고생하고 돈만 날렸네요…”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하고 평생을 놀았다. 일을 하지 않으니 건강도 나빠지고, 친구도 없고, 가족들도 그를 싫어했다. 무엇보다 그 사람으로부터는 어떤 자긍심도 느낄 수 없었다. 일을 하지 않는 그의 인생은 그 자체가 비극이었다. 일의 즐거움, 땀 흘리는 것의 감사함은 잘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일은 신성하고 명예로운 것이다. 일 하지 않고 무위도식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재앙이다. 일을 함으로서 우리는 영혼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은 우리의 삶 그 자체이며,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초라해질 것이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없다. 게으름은 비뚤어진 마음을 갖게 만든다. 긍정적인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사고는 병균과 같다.” 헨리 포드의 말이다. 일찌감치 은퇴를 해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젊은이를 만난 적이 있다. 나는 그런 젊은이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그렇게 일찍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전원에 묻혀 지내면 행복할까요? 정말 당신이 원하는 삶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삶일까요?” 아무도 찾지 않고, 할 일이 아무 것도 없고, 그저 쉬는 것이 하는 일의 전부라면 그곳이 바로 지옥이다. 우리 인생에서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은 단순한 밥벌이 수단만은 아니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면 생산성도 오르지 않고, 인생 자체가 비참해진다. 반대로 일에서 기쁨을 느끼면 인생은 풍요로워진다. 다른 조건을 갖추었어도 일이 없는 사람, 일에서 보람을 못 느끼는 사람에게서는 허전한 그 무엇이 느껴진다. 일이 없으면, 일에서 손을 떼면 사람은 시들기 시작한다. 일이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남들 눈에 그럴 듯 해보이는 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는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 일을 즐기고 일을 통해 삶을 가꾸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은 사람은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향후 자신의 비전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고객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 일을 통해 하루하루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즐기는 사람, 호기심을 가지고 늘 배우려는 사람은 눈에서 빛이 나고 온몸에서 열정이 느껴진다. 또 그런 열정과 태도는 주변 사람에게 전파된다. 그런 생각은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전화 응대하는 목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이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잔뜩 찌푸린 목소리로 ‘여보세요’ 하는 사람은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 할 수 없이 일을 하고는 있지만 기회만 되면 이런 일은 그만 두고 싶어요.” 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반면 날아갈 듯한 목소리로 상냥하고 친절하게 ‘여보세요’ 하는 사람은 “나는 이 일을 좋아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얘기하세요. 제가 멋지게 도와 드릴께요.” 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직장에서의 성공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고 그 출발은 일에 대해 감사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즐기는 일이다.
- (한근태의 靑春전략)인생은 마라톤이다
-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인생 최후의 승자는 어떤 사람일까? 정답은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다. 학습하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이다.이런 의미에서 보면 초년에 일류대학을 나오거나 너무 일찍 자격증을 딴 사람은 불리하다. 오히려 재수하거나, 실패하거나, 인생의 쓴맛을 본 사람이 유리하다. BMW의 김효준 사장은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평생 노력한 결과 글로벌기업 사장이 됐다. GE의 이채욱 회장은 지방대 출신이지만 늘 학습하는 태도를 유지했고 환갑이 가까운 지금도 최고경영자 과정을 다니고 있다. 강의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일이다. 니즈가 없는 사람들인 만큼 태도 또한 불량하다. 배움에 대한 갈증 없이 그저 회사에서 가라고 하니까 앉아 있을 뿐이다. 앞에서 이야기하는 나도 힘들고, 앉아있는 그 사람들도 지루하기 짝이 없다. 마치 배부른 사람들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는 격이다. 그런 강의는 정말 힘들고 에너지 소비도 많다. 하지만 자기 돈을 내고 무언가 간절히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신난다.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대개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계속 배우는 사람과 배우기를 중단하는 사람이다. 일류대학을 나왔다는 것, 전문자격증을 땄다는 것, 들어가기 힘든 회사에 들어갔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더 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학교에서 배운 알량한 지식으로 평생을 살려고 한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거나 나이 든 사람들 중에도 배우기를 중단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배움이란 학생시절에나 하는 것인만큼 학위를 따는 순간, 일정 위치에 올라서는 순간, 필요없는 행위가 돼버린다. 배움이란 지겹고 끔찍한 것이며 무언가를 얻기 위해 할 수 없이 했던 일인만큼 사장, 판사, 변호사, 박사 등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필요 없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배움의 양극화 현상이 커진다. 배움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깨달아 끊임없이 배우려는 사람과 전혀 배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 사이의 간격은 점점 더 벌어진다. 일류학교를 나온, 소위 가방끈이 긴 사람 중에는 배움을 중단한 사람이 많다. 그만큼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 공부하면 된 것 아니냐, 세상에 나를 가르칠 사람이 누가 있고, 더 배울 것이 뭐냐 하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있다. 그들은 배움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았다.교수, 언론인, 의사, 정치인, 컨설턴트 같은 고급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런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아는 게 많은 만큼 강의에 참석해도 순수하게 배우려고 하기 보다는 평가부터 하려 든다. “그래, 너 한 번 해봐, 내가 잘하는지 봐 줄께” 하는 식의 표정으로 앉아 있다. 그러니 새로운 지식이 들어가기 어렵다. 그보다는 논리적인 허점, 말 실수가 귀에 쏙쏙 들어간다,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은 마음을 계속 젊게 유지하는 것이다.” 헨리 포드의 말이다. “배움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고, 삶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가르침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리차드 바크의 말이다.배움의 중요성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즘 처럼 지식의 반감기가 줄어드는 시기에 배움을 중단한다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배움은 학교나 강의만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누구로부터든지 배울 수 있고 배우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고난을 통해, 위기를 통해 배우는 것은 더욱 가치 있다.배움의 시작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무엇인가 배우려고 하는 겸손한 자세다.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고 마라톤이다. 초반에 앞서 나갔다고 끝까지 선두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초반에 뒤쳐졌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배우려고 노력하는 자세다.
- 한국타이어, 아우디에 타이어 공급 계약
- [이데일리 박기용기자] 한국타이어(000240)가 독일 자동차브랜드 아우디에 타이어를 공급한다.한국타이어는 아우디와 이달 초 기술계약 협의서를 체결하고 내년 6월부터 고급 중형 세단인 A6의 롱 휠베이스 모델 A6L과 A4에 타이어를 공급한다고 14일 밝혔다.한국타이어가 A6L과 A4에 공급하는 제품은 `벤투스 S1 evo`이며, 225/55R16Y, 225/50R17Y 등 16인치, 17인치 UHP(초고성능, Ultra High Performance) 규격이다. 총 9만개의 타이어가 내년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우디 차량에 공급된다.최진욱 한국타이어 중국본부 부사장은 "해외 자동차 납품용 타이어를 생산한 지 5년여만에 프리미엄 자동차 납품에 성공했다"며 "그동안 GM, 포드, 폭스바겐 등 유명 자동차회사에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검증받은 결과"라고 말했다.한국타이어는 이번 아우디 공급을 계기로 고급 차종 납품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한국타이어는 현재 폭스바겐, GM, 포드, 다이하츠, 미쓰비시, ITEC 등 해외 유명 자동차 회사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 `국제 공단` 인도 제조업 메카로
- [조선일보 제공] 인도 남부 최대 도시인 첸나이에서 4번 국도를 타고 남서쪽으로 1시간쯤 달리면 현대자동차·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 등 세계 초일류 기업들의 공장과 부지가 나타난다. 1600만 평이 넘는 시프콧(Sipcot) 산업단지다. 이곳의 중심에 있는 현대차 2공장 건설현장. 12일 노란 철모를 쓴 인도인 노동자들이 철제 조립라인을 부지런히 공장 내부로 옮기고 있었다. 내년 10월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공장과 같은 수준인 연간 6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수레쉬 쿠말 건설 사무소장은 “하루 4000여 명이 동원되며, 인도 전역에 우리 회사가 짓는 공장만도 400여 곳”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공장을 지나면 금세 35만 평의 벌판에 노란색, 검은색의 거대한 타워 크레인들이 발견된다. 2만 명을 고용할, 세계 1위 휴대폰업체 노키아의 10번째 해외 공장 건설 현장. 노키아의 한 관계자는 “첸나이 공장이 현재 노키아의 최대 생산기지인 한국 마산 공장의 명성을 곧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 만평 규모의 모토로라(휴대폰), 삼성전자 제2공장(가전)의 후보지들도 주변에 있다. 이미 인도는 중국을 능가해, 매달 500만 대 이상의 휴대폰이 팔리는 세계 유일의 시장이다. 인도가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달 초 뭄바이의 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만난 필리파 맘그렌(Philippa Malmgren) 캐논버리 그룹 회장은 “중국은 제조업, 인도는 정보통신(IT)·서비스업이란 양분법은 더 이상 안 통한다”며 “인도는 첨단 기술과 서비스가 접목된 신(新) 제조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첸나이엔 이밖에도 미·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인 포드와 미쓰비시 공장, 부품업체 비스테온, 유리 업체 생고뱅 등 세계적 제조업체들이 들어섰으며 수많은 협력업체들도 따라왔다. 현대차 협력사인 대성전기의 박성만 법인장은 “공장 부지를 확보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인도 대륙의 건너편인 서부의 산업도시 푸네도 대규모 공장 풍경은 비슷하다. 인도 가전 시장을 휩쓰는 LG전자 제2공장, 중국의 하이얼, 미국의 월풀 등 세계적 가전업체들이 이곳에 있다. 삼성전자 서남아 법인장 오석하 전무는 “인도의 TV 수요는 2010년까지 연간 1200만대 정도로, 이 중 30%만 차지해도 400만대”라고 말했다. 한국의 연간 TV 시장은 200만대. IIT(인도공과대학) 마드라스의 가네쉬 교수(경영학)는 “인도에 들어서는 생산 기지는 ‘달리는 코끼리’ 인도에 가해지는 채찍과 같다”며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성장한 인도가 선진기업의 공장 유치를 통해 기술이전의 효과까지 본다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 센터, 다국적 기업 업무의 아웃소싱(BPO) 기지로만 인식되던 인도의 ‘세계의 제조공장’ 변신(變身)은 인도 정부가 주도했다. 만모한 싱(Singh) 총리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액을 3년 내 150억 달러로 늘리고, 2010년까지는 500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누차 강조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소형차의 낮은 수익률로 고민하자,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소형차 판매세를 8% 감면했다. 그러자 인도의 폭발적인 소형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던 GM·포드·BMW·다임러 크라이슬러·혼다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인도 공장 증설·신축을 발표했다. 올 1분기(4~6월·회계기준)에 인도 제조업의 성장률은 11.3%. 서비스 산업 성장률(10.6%)을 앞질렀다. ‘미약한 제조업’이 인도 발전의 걸림돌이란 얘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9일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내년(9% 예상) 이후 경제 성장속도가 점점 빨라져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 (르포)1조달러가 움직이는 트레이딩 룸을 가다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1조달러. 세계 외환시장의 일일 거래규모이자 세계 최대인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지칭하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800조원(약 800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조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잘 알 수 있다. 언뜻 들어서는 그 위력을 실감하기도 힘든 이 1조달러가 단 하나의 방에서 오고가는 곳이 있다. 바로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의 코네티컷 주 스탬포드 딜링 룸이다. 스탬포드는 뉴욕 맨해튼에서 1시간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조용한 도시로 UBS, 톰슨 파이낸셜 등 유명 금융기관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16일(현지시간) 단일 트레이딩 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이 곳을 방문했다. UBS는 맨해튼 파크 애비뉴에 위치한 미국 본사의 건물이 너무 협소하다는 판단 하에 지난 1997년 스탬포드에 12에이커의 부지를 매입했다. 단일 건물로는 미국 내 8위에 해당하는 UBS 스탬포드 비지니스 센터 안에 위치한 이 트레이딩 룸은 2002년 봄 현재와 같은 규모를 갖추게 됐다. ◆ 하루 거래규모 1조달러..인원 너무많아 난방도 필요없어첫 인상부터 `압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축구장 2개 혹은 테니스장 26개 넓이와 맞먹는 면적을 가진 이 방에는 총 1700명의 트레이더들이 숨가쁘게 움직인다. 이들이 사용하는 집기만 해도 PC 2000대, 모니터 5000대, 전구 3600개에 달한다. 전구의 경우 18개월마다 한 번씩 갈아줘야 하는데 교체 작업에만 10주가 걸린다. 물론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UBS의 경쟁 투자은행들도 대형 트레이딩 룸을 보유하고 있다. 기자는 맨해튼에 위치한 타 투자은행의 트레이딩 룸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UBS의 트레이딩 룸은 일단 그 규모 면에서 타 투자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안내를 맡은 UBS 관계자는 "여기에서 하루 37만건의 금융 거래가 일어나고 그 규모는 총 1조달러에 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1/12~1/13이 이 방에서 거래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금융회사의 경우 주식, 채권 등 각 분야의 트레이더들을 분리해서 놔두지만 UBS는 주식, 채권, 외환, 에너지, 파생상품 등 UBS 소속의 모든 트레이더들을 이 방에 집합시켜 놓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흥미로운 것은 겨울에도 이 방에서는 전혀 난방을 하지 않는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강한 열을 발산하는 PC 등의 전자제품을 쓰기 때문에 난방이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만 브라운관 모니터가 LCD로 바뀐 뒤에 가끔 감기에 걸린 직원이 난방이 필요하다고 불평하는 일은 있다고. 만약 전기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전원이 꺼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UBS 관계자는 "무정전 전원 공급장치(UPS)가 있어 걱정이 없다"며 "2002년에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무사히 넘겼다"고 설명했다. ◆초긴장의 트레이더들.."1초에 수백만弗 왔다 갔다..0.01%p 수익과 승부" 이 트레이딩 룸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시카고 상품거래소 등과 달리 객장에서 시끄럽게 소리치는 브로커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걸음만 더 깊숙히 들어가보면 이 곳역시 흥분과 탄성, 실의와 눈물이 교차하는 전쟁터임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1bp(0.01%포인트)와 싸우는 사람들. 트레이딩 룸에 근무하는 트레이더들을 흔히 이렇게 일컫는다. 국제 금융시장의 작은 움직임을 포착해 그 안에서 엄청난 이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1초에 수백만달러가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초긴장 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이익을 내면 다행이지만 아차 하는 순간 실수라도 하면 그 손실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경제, 정치, 외교적으로 큰 사건이 있는 날일수록 트레이더들은 숨죽이며 모니터와 팽팽한 대치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 시간이 됐는데도 일어나서 밥을 먹으러 가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1700명의 트레이더 대부분이 책상 위에 놓인 생수 병만 연거푸 들이키거나 라인 별로 배치된 간식 코너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를 가져와 씹는둥 마는둥했다. 트레이더들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모니터에 눈을 고정시키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 더군다나 이날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는 날. 누구나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FOMC가 아닌가. FOMC 성명서를 기다리는 트레이더들의 긴장감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평균 업무 시간은 6시 반에서 저녁 6시 정도. 회사에서 정해놓은 출퇴근 규정도 없다. 하지만 더 일찍 나와 더 늦은 시간에 퇴근하는 직원들이 더 많다. 아시아 담당 트레이더의 경우 미국 금융시장이 문을 닫은 밤 늦게까지도 일하는 경우가 흔하다. 트레이더들의 평균 나이는 어떨까. 20대 후반~30대 초반이 제일 흔하다. 극도의 긴장감이 요구되는 트레이딩 업무의 속성 상 30대 중반 이후가 되면 이 방에서 버텨내기가 힘들다고 했다. 특히 요즘에는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려, 이 방에서 잘 교육받는 직원들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로 옮기는 경우도 잦다. 비싼 돈을 들여 직원들을 교육시키지만 결국은 남 좋은 일을 하는 셈이다. 물론 돈은 많이 받는다. 산술적으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갓 입사한 직원이 평균 15만달러 정도를 받고 3~4년 후에는 40~50만달러로 연봉이 뛴다. 그 이후에는 그야말로 능력껏 받는다. UBS 관계자는 "반드시 아이비 리그를 졸업하거나 MBA를 소지하고 있어야 트레이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이 방에 들어오면 처음에는 누구나 시니어 트레이더로부터 도제식 교육을 받는다"며 "트레이더로서 가장 큰 덕목은 자르기(cut)"라고 말했다. 이익과 손실에 냉정하게 대처하고 엄청난 돈이 왔다갔다하는 긴장감을 극복하려면 단호한 태도가 첫 번째라는 의미다. 비록 UBS가 미국계 투자은행은 아니지만 이렇게 큰 방에, 이 많은 사람들을 몰아넣고 1조달러를 오가게 하는 모습은 분명 미국식 자본주의의 증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UBS 관계자에게 이 말을 했더니 그 역시 "나도 UBS에서 일하지만 이 방을 볼 때마다 항상 놀란다"고 웃으며 답했다. 방을 나오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휴하고 나왔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왠지 이 방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클릭! 새책)기업의 천재들 外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기업의 천재들 천재기업가 10명의 출생과 교육, 가정환경, 성공과 실패 등을 낱낱이 파헤쳤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 여성 해방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코코 샤넬,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컴퓨터 황제 마이크 델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불굴의 도전 정신과 열정, 창의력 등을 이야기한다. 진 랜드럼 지음. 조혜진 옮김. 말글빛냄. 1만6500원. ◇아파트 시대는 끝났다 책은 2015년을 변곡점으로 주택 수급의 대역전 드라마가 펼쳐질 것이라며 `아파트 불패신화`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는 9가지 이유를 든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시장을 거울 삼아 한국 아파트 시장의 미래를 진단한다. 아울러 내년 이후에도 돈 되는 아파트 고르는 법 13가지와 알짜 아파트 등을 소개한다. 양지영 지음. 맛있는 책. 1만2000원. ◇SERI 전망 2007 내년 세계 경제가 점진적 하향 안정화의 길을 걷는 가운데 한국 경제 성장세도 올해보다 둔화된 4.3%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경제의 감속 성장으로 수출이 둔화되고 경기 둔화에 따른 고용 창출력의 약화와 주택가격 불안 등은 소비 심리 및 소비 지출의 본격적인 회복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경기의 향방, 대내적으로는 북한 핵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대통령 선거가 경제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책은 세계경제와 국내경제, 산업, 기업경영, 공공정책,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내년을 내다본다. 홍순영·전영재 외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1만4000원. ◇굿바이 김정일 김정일 체제 붕괴에 관한 책. 책은 "김정일 체제는 붕괴할 수 밖에 없다"며 그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 정세와 한반도 상황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김종서 지음. 참콘경제연구소. 1만2000원.◇경영학 수업 경영자 또는 관리자 입장에서 실제 경영에 나설 때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경영 이야기.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회사 경영을 맡게 된 주인공이 대학 은사로부터 실전 경영학을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기와라 도시히코. 황소연 옮김. 비즈페이퍼.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