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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美법인장 "고유가-환율 등 판매확대 적기"
- [이데일리 김종수기자] 김종은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장(부사장)은 19일(현지시각) "현재 미국 경기상황은 좋지 않지만 고유가로 인해 고객들이 현대차로 옮겨올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김 부사장은 이날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08 뉴욕모터쇼'에서 '제네시스 쿠페'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엔/달러 환율이 현대차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현대차 판매 확대의 적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제네시스 쿠페'를 내년 1월 미국시장에 출시해 연간 3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판매가격은 올해 7월께 '제네시스'가 출시된 이후 결정하겠다"며 인피니티 G37, 포드 머스탱, 미쯔비시 이클립스 등을 경쟁모델로 꼽았다. 그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에서 50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네시스의 현대차 브랜드 공유는) 전략적인 검토 후 결정한 것이며 독자브랜드는 앞으로도 지속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LA모터쇼에서 콘셉트카 '제네시스 쿠페'로 처음 공개된 '제네시스 쿠페'는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후륜구동형 스포티 쿠페로 국내에는 올해 말께 출시될 예정이다.한편, 현대차(005380)는 '2008 뉴욕 국제 모터쇼'에 1만1543 평방피트(약 326평)의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비롯, 쏘나타, 그랜저(수출명 아제라), 베라크루즈 등 총 13대를 출품했다. 뉴욕 국제 모터쇼는 디트로이트, LA, 시카고 오토쇼와 함께 북미 4대 오토쇼 중 하나로 이번 뉴욕 모터쇼는 제이콥스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오는 30일(현지시간)까지 계속된다.▶ 관련기사 ◀☞현대차, 美서 '제네시스 쿠페' 최초 공개☞주물업계 "무기한 납품 중단"..'초강수'☞현대차 "i30, 폭스바겐 골프 따라잡는다"
- (창간기획)'국민기업 콤플렉스'를 벗어라
-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지난해말 태안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 굴지의 정유사는 그 어느 기업보다도 먼저 자원봉사단을 조직해서 현지로 직원들을 급파했다. 논란거리가 됐던 건 직원들의 복장. 그 회사는 평소에 자원봉사 현장에 나갈 때마다 늘 회사 로고가 찍힌 붉은 색 조끼를 통일해서 입었었지만, 이 때만은 직원들에게 회사 조끼를 입지 말도록 지시했다. 당시 현장에 봉사활동을 나갔던 한 직원은 "사고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기름이 흘러나온 배가 어느 정유사의 배인지 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정유회사 직원들이 단체로 몰려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히면 '저놈들이 기름 흘린 놈들'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봉사활동 나가서 회사 로고를 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기분도 찝찝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얼마나 '국민여론'에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기업'은 모든 기업들의 지향점이지만 이처럼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가지 부작용과 불협화음이 생긴다. 국민여론이라는 실체가 늘 변화무쌍하고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 태안 기름 오염 제거 자원봉사에 나선 모 정유사 임직원들(왼쪽사진). 이 회사 임직원들은 평소 자원봉사 현장에서는 회사 로고가 들어있는 조끼와 모자를 착용한다(오른쪽 사진)◇ 여론에 순응하는 기업이 국민기업?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국민기업을 키우자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 그러나 실행파일로 접어들면 국민기업이라는 개념은 시장원리와 자주 충돌한다. 기업들이 앓고 있는 '국민기업 콤플렉스'는 합당하지 않은 여론이라도 국민정서로 규정되면 이를 따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그런 과정에서 기업의 돈이 엉뚱하게 새고, 때로는 그렇게 샌 돈을 편법으로 메우는 변칙이 발생한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삼성중공업이 결국 수개월 후 '도의적 차원'에서 1000억원의 발전기금을 내놓은 것도 그런 사례다. 이 과정에서 삼성중공업 주주들은 아무 말도 못했다. 1000억원이 국민여론을 만족시킬 수준이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오히려 주주가 아닌 여론이 압력을 가해 합당한 절차 없이 '무마 비용'으로 주주들의 돈을 가져갔다는 게 문제다. 국민기업 콤플렉스의 부작용은 기업들이 여론을 의식한 단기처방에 급급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문제를 풀지 못하고 덮기만 한다. 삼성중공업의 사례에서도 기름유출의 책임소재 조사 과정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든가 손해배상액이 너무 제한적이라든가 하는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과 관련한 문제들은 1000억원의 지폐다발 속에 파묻히고 만다. 그리고 얼마 후 똑같은 사고가 또 일어난다. 지난 2006년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때 삼성그룹이 그룹 오너 사재 8000억원을 사회 환원한 것도 그런 예다. 원인에 대한 진단이나 해결책 제시 없이 오로지 국민 여 론만을 잠재우는 게 목표였다.국민기업 콤플렉스의 주범은 마구잡이식 여론몰이와 이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지만, 때로는 그 이면에 기업들의 투명하지 못한 경영이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숨겨야 할 부분이 많다보니 늘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 국민기업은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 국민들이 앓고 있는 '국민기업 콤플렉스'는 기업들의 콤플렉스와 다소 방향이 다르지만 역시 시장원리와 자주 충돌한다. 국민기업이라는 용어를 인구에 회자시킨 원조격인 기아차부터 시장원리와는 거리가 먼 정치논리의 대상이었다. '주인 없는 대기업이니 국민기업'이라는 엉뚱한 논리였지만 국민기업이라는 포장을 씌우면 여론의 물꼬가 달라진다. 누적적자와 회계부정, 강성노조 등 기업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를 국민들이 책임지자는, 시장원리와 어긋나는 주장도 때로는 먹혀든다. 실제로 국민기업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전략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KCC 그룹과 현정은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를 놓고 벌였던 경영권 분쟁에서도 국민기업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를 국민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모티브로 여론의 물꼬를 돌려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유권은 현대가가 쥐고 있다. 현대차가 노사분규에 시달릴 때나 그룹 총수가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도 국민기업을 살리자는 여론과 시장원리에 따라 해결하자는 주장은 늘 충돌했고 대부분 국민기업론이 이겼다. SK가 외국계 투자펀드에게 경영권과 관련한 공격을 받을때도 '어느쪽이 더 효율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하느냐'는 시장경제의 기준보다는 '국민기업이 누구 손에 있어야 하겠느냐'는 국민기업 콤플렉스가 발동했었다. ◇엔론이 국민기업인가 구글이 국민기업인가? 분식회계로 파산한 엔론은 부정의 전말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국민기업의 조건을 대부분 갖춘 유망주였다.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서 7위에 올랐고, 창업 후 15년만에 1700%의 초고속 성장을 달성한 신화였다. 그러나 그런 규모나 명성이 건전성까지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가입자만 2천만명, 직원만 해도 무려 5만4천명에 달했던 월드컴은 미국 회계 스캔들 사상 규모가 가장 큰 110억달러의 회계부정을 저질렀다. 기업 매출이 국가 GDP의 20%가 넘는 핀란드의 국민기업 노키아도 1994년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핀란드에서는 '노키아가 과연 핀란드 기업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노키아가 국민여론을 의식해서 핀란드 증시에 상장했다면, 국가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핀란드 중소 부품업체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면 과연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도 의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 입사 지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이나 애플이 미국의 국민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들이 GE나 포드같은 국민기업에 더 가까운 회사들보다 덜 매력적인가 하는 문제도 생각해 볼 일이다. 미국의 국민기업으로 부르길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4가지 요소로 혁신, 경쟁의식, 인재, 성장에 대한 욕구를 꼽았다. 시장이 원하는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고 그게 바로 국민기업이라는 의미다. 최근 미국 경영잡지 포춘이 올해 전세계의 존경받는 50대 기업명단을 발표했는데 그 안에 한국 기업은 없었다. 상위권에 속한 10개 기업들은 국민들보다는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고 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기업들이다. 시장이 선택한 기업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혹시 당신 회사가 국민기업이냐'고 묻는다면 그보다 어리석은 질문이 또 있을까.
- 李대통령, 뼈있는 옛날 이야기 '그때를 아십니까'
-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곧잘 옛날 이야기를 한다. 주로 젊은 시절 어려웠던 이야기나 현대건설 재직시절의 현장 이야기다. 16일 장차관 워크숍에서도 옛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육하원칙을 지키며 조리있게 또박또박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이야기는 의외로 구수하고 듣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말은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것보다 중언부언이 있더라도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가감없이 풀어서 전달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대통령의 이야기는 내용을 곱씹어봐도 '그냥 웃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늘 뼈가 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를 두고 '언중유골의 MB식 화법'이라며 "대통령이 던지는 화두는 늘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말했다.16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쏟아낸 '옛날 이야기'에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경제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길'이 담겨 있었다. ◇ 근로자들 북돋워주고 사명감 심어줘야 대통령은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원자재값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다"며 "다만 노사문화가 아직도 원숙한 단계에까지 올라오지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진 대통령의 '옛날 이야기'에 대통령이 생각하는 답이 들어 있다. 근로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 1차 오일쇼크를 기억하시지만, 그때는 중동이라는 탈출구가 있었습니다. 중동에 기업들이 나가 달러 가져오는 것으로 극복했고, 그 당시 제 기억으로는 대통령이 중동에 나가있는 근로자들에게 연초에 편지를 보내서 여러분은 근로자가 아니고 산업역군이다, 여러분이 번 달러는 한국에 와서 한국 경제를 살린다는 편지를 보내줘서 제가 그 편지를 근로자들을 아침에 모아놓고 애국가 부르고 새마을 노래 부르고 대통령이 보내준 편지를 읽었습니다. 훌쩍 훌쩍 우는 사람도 있었어요. 돈 벌러 열사에 온 근로자에게 '산업역군이다, 이 나라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첨병이다 여러분이 번 달러가 대한민국 살린다'는 편지를 쭉 서서 청와대에서 대통령 이름으로 보내준 것을 제가 쭉 읽었어요. 모든 기업들이 읽고, 근로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통령 누구라고 찍은 수건을 우리가 배에 싣고 가서 나눠주었습니다. 아무튼 근로자들에게 상당히 감동을 줘가지고, 외국에 나가서 달러 벌어 진귀한 물건 사고 싶은 거 많은데 사라, 사지 말라 하기 이전에 달러 아껴서 전부 본국에 송금하는 그 때 그 모습을 제가 상상해 봅니다. 그 때 근로자 국민 정부가 하나되어 위기를 극복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 기업인들 우대해야 경제 살아난다 대통령은 근로자들 뿐 아니라 해외에서 뛰는 기업인들의 사기도 북돋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 오일쇼크 이후에 2차 오일쇼크로 가는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때 기업들이 참 열심히 하긴 했는데, 저도 기억이 나는 것은 수출을 많이 권장할 때이고 수출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정말 격려도 해주고 했던 그런 기억이 나는데, 한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를 좀 하면 그 때 내가 소속하던 회사가 있었는데 그 때 자동차가 생산되지 않을 때입니다. 그 때 대한민국 수출 1등한 기업에게 그 당시 최고 좋은, 크라이슬러에서 나오는 자동차… 이름이 뭐죠? 링컨은 포드에서 나오는 거죠, 그 당시에 아무튼 수출 1등하는 회사는 크라이슬러에서 나오는 제일 좋은 자동차를 수입해서 타고 다닐 수 있게 했어요. 2등하는 사람은 포드에서 나오는 거 타고, 3등은 무슨 차인지… 하여튼 급수대로 수입해서 타고 다니게 해서 수출확대 회의를 할 때 그거 타고 가면 그 당시에 시발택시 있고, 일본 자동차 도요타에서 나온 것을 조립하던 시대인데, 하여튼 그걸 타고 들어갔는데 우리 회사는 3등 해서 스포츠카 비슷한 것을 탔습니다. 정주영 회장은 그 당시에 고물승용차 타고 다닐 때인데 (새로 받은 스포츠카는) 투 도어에요. 뒷자리는 형편없이 좁고 앞자리가 넓은데, 스포츠카이니까… 내가 과장 때인데 정주영 회장이 새로 나온 것을 탄다고 자기는 높은 사람이니까 뒤에 타고 나는 운전기사 옆에 탔는데 반쯤 누워서 타도 되더라구요. (웃음) 아주 편하고 좋은데, 나보고 그러시더라구요. “이거 뭐 형편없네.. 차 좋다더니" 덩치는 큰데 무릎을 펴지도 못하고…. 스포츠카가 처음 나와서 그게 무슨 용도인줄도 모르고 한 달쯤 타다가 옛날 차로 돌아갔는데… 그렇게 형편없던 시절에도 정부는 민간기업을 굉장히 격려하고 인센티브 줬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 때 사회 전반적 우리의 수준이랄까 이런 것이 낮을 때이지만, 정부는 기업하는 사람들 격려하고 그 때 그런 자동차 타고 다니면 아주 부잣집 아이들 타는 거 수입해서 도심에 지나가면 손가락질하고 누가 타도 유명해 지던 그 시절에 기업에게 줬던 시절이 있습니다." ◇ 기업인들은 열심히 뛰는데 공무원들이 문제다 대통령의 옛날이야기 대상은 주로 장차관들을 비롯한 공무원들. 결국 '공무원들이 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대통령이 기업에서 일하면서 수없이 느꼈던 '을(乙)의 기억'은 대통령의 발언중에 수시로 녹아나온다. 16일 장차관 워크숍에서도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꼬집는 일화가 또 등장했다. "제가 이란 이라크 전쟁이 났을 때 외무부는 아마 알겁니다.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수출했느냐면 우리 예비군복, 그게 모래사막에서 전쟁할 때 입으면 잘 표시가 안 나니까 그걸 파는데, 이라크 시장을 처음 개척했고 국교를 열 때 그 자체를 사담후세인 만나고 한 그 역사가 있는데, 하여튼 이란 이라크 시장을 열게 되었는데, 전쟁이 나서 군복이 필요하니까 양쪽에 다 팔아먹었어요. 전쟁할 때 바스라라고, 바로 위쪽에서 육탄전이 벌어졌어요. 육탄전이 벌어지니까, 옷이 비슷하니까 니 군대인지 내 군대인지 몰라서 문제가 생겼어요. 그래서 바그다드 종합상사 책임자가 구속되고 즉결처분 받게 되었을 때 참 위험에 처했을 때 CEO로서 방문하는데 외무부에서 전쟁지 방문을 못하게 했어요, 위험하다고. 그런데 외무부에서 공문이 하나 날아 왔더라구요. 전쟁 중에 위험하니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문은 날아왔는데 가는데 말리지는 않더라구요.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피하려고 문서를 하나 띄워놓은 것 같아요. 막상 가는 데는 말리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두 달간 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렇게라도 옷 조각 하나 팔려고 전쟁 중에 양쪽을 쫓아다니며 우리가 했던 그 때를 기억해봅니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경찰청장이 있기 때문에 옛날에 있었던 얘기 하나 하겠습니다. 학생시절에 운동권 학생을 자랑할 것은 못되는데, 도망 다니다가 숨을 때도 없고, 그때 친절하게 경찰청 정보과 형사 한 분이 가족들에게 설득해서 자수하면 불구속 되니 자수를 시키라고. 자수할 마음이 없었지만 가족이 권유해서 남쪽에 숨어 있다가. 그런데 또 그 형사가 친절하게도, 오다가 잡히면 구속이 되니까 올라올 때까지 조심하게 올라오라고 해서, 천신만고 끝에 올라왔어요. 서울에 올라오면 잡히니까. 안양에 내려 걸어서. 서울시경까지 무사히 걸어서 자수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다 받았는데. 5년 구속. 정보가 형사가 나중에 나를 잡은 걸로 특진을 했더라구. 내가 되게 억울했는데. 하여간 그 공로로 특진했는데. 신뢰가 없는 거지. 지금은 그런 사람 없으니까" 공무원들이 국민들을 속이고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금은 그런 사람 없으니까'라고 덧붙이며 다독이긴 했지만 대통령에게는 '아픈 추억'이고 그 이야기를 듣는 공무원들에게는 '아픈 지적'인 셈이다.
- [유럽축구 확대경]잉글랜드 FA컵, 화젯거리 가득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유럽 클럽축구 최정상을 가리는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8강의 면면이 결정된 현재 맨체스터Utd.(이하 맨유), 아스널, 첼시, 리버풀 등 리그를 대표하는 4총사가 모두 살아남아 절반을 독식했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가 EPL을 위한 축제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50%까지 치솟은 셈이다. 만약 4팀 중 한 구단이 최종 승자로 우뚝 설 경우 ‘빅 이어(Big Ear,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의 별칭)’는 2004-05시즌 리버풀 우승 이후 3시즌 만에 다시금 잉글랜드로 향하게 된다. ‘유럽 최고’를 자부하는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들로서는 자부심의 근거를 또 하나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기다려지는 결과이기도 하다.하지만 자국에서 진행 중인 FA컵으로 눈길을 돌리면 이야기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 빅 클럽들이 일찌감치 자취를 감췄다. 5라운드서 아스널이 맨유에, 리버풀이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는 2부리그 소속 반슬리에 각각 0-4와 1-2로 패하며 먼저 짐을 쌌다. 8강전 격인 6라운드서는 첼시마저 반슬리에 덜미를 잡혀(0-1패) 체면을 구겼고 맨유 또한 포츠머스에 0-1로 무릎을 꿇어 트레블의 꿈을 접었다. 우승 후보로 주목받던 강호들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파이널 포’에 이름을 올린 구단은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크게 다른 얼굴들로 구성됐다. EPL 클럽들 가운데 살아남은 팀은 중상위권(7위) 클럽 포츠머스가 유일하다. 나머지 3자리는 웨스트브러미치, 반슬리, 카디프시티 등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구단들이 꿰찼다. 지난 시즌 4강이 첼시, 블랙번, 왓포드, 맨유 등 EPL 클럽들로만 채워진 것을 감안하면 ‘이변’이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결과다. 1872년 시작돼 126년 이력을 자랑하는 FA컵 역사상 4강 중 1부리그 클럽이 1팀에 그친 건 1908년 이후 100년만이다. 뿐만 아니라 2부 이하의 클럽이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현지 언론과 팬들이 FA컵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쏟아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2부리그 클럽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EPL의 방심과 챔피언십의 열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클럽들이 모두 8강에 진출한 데다 리그 내 순위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것이 부진한 발자취를 남긴 원인으로 손꼽힌다. 경기 수가 늘어나는데 따른 선수들의 체력저하와 부상 위험성 또한 FA컵 대회에 전력투구하지 못하는 주된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2부 클럽들의 경우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쥘 수 있는 기회인만큼 경기에 나서는 마음가짐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금전적인 이익이 적잖다. 단적인 예로, 올 시즌 4강에 진출한 클럽들의 경우 일찌감치 280만파운드(57억원)의 승리수당을 예약한 상태다. 결승에 오를 경우 90만파운드(18억원), 우승하면 100만파운드(20억원)를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다. 한 시즌에 최소 500억원 이상의 분배금을 받는 프리미어리그 클럽들과 달리 수익구조가 변변치 않은 챔피언십 소속 구단들에게 100억원 가까운 돈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실제로 카디프시티의 경우 올 시즌 내에 갚아야 할 채무가 3000만파운드(600억원)에 이르는 등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승을 차지한다면 경제적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준수한 활약상을 보인 선수들의 경우 빅 클럽으로 옮기며 이적료 수입을 안길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정상에 오른 클럽에게 차기 UEFA컵 출전권이 주어진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은 짭짤한 수당뿐만 아니라 클럽 이미지 제고, 경험 축적 등 다양한 이익을 창출하는 ‘경사’다.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하는 건 사실이지만 원칙적으로 UEFA컵은 1부리그에서도 10위 이내에 들어야만 나설 기회가 주어지는 대회인 만큼 권위와 가치가 남다르다. 2부 클럽 입장에서는 얼굴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런 일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잉글랜드를 포함한 전 세계 축구팬들이 4강전이 예정된 4월5일, 6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부의 반란’이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까닭이다. 4월5일 웨스트브러미치와 포츠머스가, 하루 뒤 반슬리와 카디프시티가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결전을 벌인다. 과연 마지막에 웃을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 현대·기아차, 2015년 695만대 생산...''톱5'' 굳힌다
- [이데일리 김종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오는 2015년 전세계 시장에서 695만대를 생산·판매한다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양사가 판매한 396만대에 비해 300만대 가량 늘어난 수치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5년까지 국내 및 해외공장에서 모두 695만대를 생산·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기사는 11일 오전 10시 5분 경제 재테크 전문방송 이데일리TV의 '마켓데일리 1부'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436만대, 기아차는 259만대를 각각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각각 260만대, 136만대 등 모두 396만대(해외공장 포함)를 판매해 59조67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세계 자동차 생산 규모에서 도요타, GM, 포드, 폴크스바겐, 르노-닛산에 이어 6위에 랭크됐다. 올해는 현대차 311만대, 기아차 169만대 등 총 480만대를 판매해 500만대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성장세를 발판으로 오는 2010년에는 국내 300만대, 해외 300만대 등 총 6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춰 글로벌 '톱5`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 2000년 발표한 '2010년 500만대 생산, 글로벌 톱5 도약'이라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100만대나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이후에도 판매 질주를 지속해 5년 뒤인 2015년까지 생산·판매량을 100만대 가량 추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올해 러시아와 브라질 공장 착공에 들어가며, 오는 2010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체코공장은 내년 1분기중 양산에 들어가 i30와 변형차종(웨건이나 3도어)을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조지아주에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능력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중이다. 이밖에도 동남아시장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중장기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차그룹의 여타 계열사들도 이에 맞춰 중장기 계획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도요타, GM 등 메이저 업체들이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업체간 인수·합병(M&A)이 없는 한 2015년에도 5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종목돋보기)현대·기아차 "환율 때문에 웃다"☞코스피 낙폭축소..증권·자동차株 선전☞현대차 "엔화강세 고맙다" - 한국
- 2월 수입차 판매 4572대...33.5%↑
- [이데일리 민재용기자]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작년 2월에 비해 3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4572대로 작년 2월의 3425대 보다 33.5% 늘었다. 이로써 올들어 누계 신규등록대수는 9876대로 작년 같은기간(7790대) 보다 26.8% 증가했다.브랜드별로는 혼다가 824대로 가장 많았고 메르세데스-벤츠 597대, BMW 554대, 렉서스 437대, 아우디 361대, 폭스바겐 346대, 크라이슬러 324대, 인피니티 288대, 볼보 212대, 푸조 204대 순이었다.이어 포드153대, 미니 89대, 랜드로버 51대, 캐딜락 50대, 재규어 37대, 포르쉐 24대, 사브17대, 벤틀리 4대로 집계됐다.배기량별 등록대수는 2000cc 미만 1410대(30.8%), 2000cc~3000cc 미만 1635대(35.8%), 3000cc~4000cc 미만 1173대(25.7%), 4000cc 이상 354대(7.7%)로 나타났다.베스트셀링 모델은 혼다 CR-V가 309대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혼다 Accord 3.5 194대, 렉서스 ES350 188대 순이었다.윤대성 KAIDA 전무는 “설 연휴 등으로 전월에 비해선 줄었지만 전체적인 성장세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의 고객감동)①"만들면 팔린다" 자만심 버린다
-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국내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자동차를 생산·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고객에게 감동까지 안겨주려고 한다. 품질과 성능 등 제품력은 크게 개선된 반면 브랜드가치 등 판매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싶은 가치를 제공하는데 아직도 2%가 부족하다는게 현대·기아차의 고백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올해 초 경영 화두 가운데 하나로 '고객최우선경영'을 내걸었다.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펼쳐나갈 '고객최우선경영'을 3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편집자주>세계 최초로 자동조립라인을 설치해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포드자동차. 자동화로 생산시간 단축과 부품 표준화로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었고, 매출은 해마다 기록적으로 늘었다. 이른바 포드시스템은 1910∼20년대 포드자동차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포드의 대량생산체제는 이후 모든 산업에 도입되면서 미국이 산업강국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포드는 2006년 126억달러의 순손실을 입었다. 2007년 판매 역시 전년대비 12% 감소한 256만대를 기록, 결국 미국 본토에서 도요타에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최근 감원에 따른 비용으로 올해만 10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데다가 명품차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도 인도에 넘겨줄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포드가 몰락한 첫 번째 이유를 소비자 욕구보다는 공급자 시각을 우선시한 제품개발정책으로 분석했다. "우리가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는 사준다"는 공급자의 오만에서 비롯한 포드시스템의 대량생산방식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현재 세계 자동차 시장은 만성적 공급과잉 현상으로 레드 오션(Red Ocean)화 되고 있다. 생산이나 판매중심이 기존의 선진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점점 옮겨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EU, 일본 등 선진시장은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시장의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공급과잉에 더불어 선진시장의 정체와 신흥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전세계, 모든 업체 간 경쟁은 격화되며 소비자 주도 시장으로의 진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경쟁구도가 '얼마나 많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느냐'에서 '얼마나 많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재편되고 있다. ◇경영 패러다임이 바뀐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사진)은 올해 '고객 최우선 경영'을 핵심경영 키워드로 선정했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원하는 시기, 장소,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고객 최우선 경영이 우선돼야 한다"며 고객 중심경영에 대한 강한 신념을 드러냈다. 이제 고객의 요구는 전통적인 의미의 고객만족을 뛰어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만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것만으로는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기엔 부족하다. 지금은 고객의 관점에서 더 나은 즐거움과 감동,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고객가치의 총체적인 관리 시대다. 따라서 신사업의 결정, 조직의 관리, 마케팅에 이르는 총체적인 업무 프로세스, 즉 모든 경영활동에 고객가치의 개념이 접목되고 확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이다. 고객 가치는 기업의 가치사슬을 이루는 모든 요소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결정적인 기준이다. 정 회장은 바로 이 점을 간파한 것이다. 사실 현대·기아차그룹의 고객경영은 지난 2005년 태동됐다. 정 회장은 그해 신년사를 통해 세계 초일류 자동차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한 중장기 비전으로 '고객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Humanity)'을 선언했다. 고객을 위한 혁신 3대 핵심과제로 세계 초일류를 지향해 양적·질적 성장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수익구조 구축, 고객행복을 지향해 고객에게 최상의 기술과 품질·서비스 제공, 변혁과 도전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관행과 사고·문화를 버리고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혁신 추구 등 3가지를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이런 중장기 비전을 바탕으로 정 회장은 지난해 '고객우선경영'을 경영목표로 연구개발, 생산, 판매, 정비 등 모든 경영활동에 고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올들어서는 고객우선경영을 넘어 고객최우선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패에서 배워라 고객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고 만다. 반대로 고객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고객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은 고객의 로열티로 인해 또다른 가치를 창출, 장수기업으로 살아남는다. 일본 자동차산업의 '빅3'에 속했던 미쓰비시는 인기 모델 '파제로'와 획기적인 GDI 엔진의 개발에도 불구, 1992년 리콜 은폐사건을 계기로 고객들에게 외면당했다. 그 결과 매년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고객이 권력을 쥐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 결과다. 미쓰비시는 1997년 1100억엔의 적자를 냈으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000년 초에는 누적적자가 1조7000억엔에 달했다. 급기야 다임러 벤츠가 지분 34%를 인수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설상가상으로 2000년 7월 또 다시 리콜 은폐사건이 불거졌고, 2004년에는 결함으로 인한 인명사고까지 발생해 소비자 불신이 극에 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쓰비시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책임회피성 해명을 거듭함으로써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며 "미쓰비시의 몰락은 고객으로부터의 신뢰가 기업의 존속과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힘임을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혼다는 고객과 공감하는 선진창조 문화를 만들었다. '혼다의 경쟁자는 도요타가 아닌 고객'이라는 인식은 이미 혼다 직원들의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다. 혼다는 차량 개발시 경쟁사를 벤치마킹하기 보다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한다. 또 차량개발시 고객만족 달성여부를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는다.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혼다의 정신은 고객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히트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것을 가능케 했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처음 미국시장에 소개한 회사도 혼다이며, 1972년 CVCC 엔진개발로 미국 환경규제를 최초로 통과한 것도 혼다였다. 그래서 시장점유율은 도요타가 1등일지 몰라도, 혁신적인 신제품은 단연코 혼다가 1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객 최우선 경영, 직원 마인드부터 바꿔라 현대·기아차의 품질은 지난 10년간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초기품질지수는 2002년 28위에서 2006년 3위로 급상승했다. 비록 초기품질에 국한된 자료이지만 세계 정상급 품질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기존의 보유한 차의 브랜드와 동일한 차를 구매한 가구비율로 측정되는 고객충성도 측면에서 현대·기아차는 선진업체에 뒤쳐진다. 스트레티직 비전에 따르면 2006년 고객충성도는 도요타 40.44%, 현대차 22.47%, 기아차 18.88% 수준이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품질·성능 등 제품력은 크게 좋아졌지만, 판매력은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설명이다. 고객들은 '현대차가 이렇게 좋아졌어'라고 감탄하지만, '이 가격을 지불한 만큼 가치가 있을까' 라는 점에선 망설이고 있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고객 최우선 경영' 목표를 종전 품질경영과 달리 고객이 차를 구매하는 시점부터 최종적으로 폐차할 때 까지의 전 과정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회사가 고객만족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고객이 신뢰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우선 현대·기아차는 임직원 마인드 부터 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몇몇 부서나 몇몇 사람만 고객 최우선 경영을 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몽구 회장 지시에 따라 '고객최우선경영'이라는 책자를 발간해 전 임직원에게 배포했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행한 이 책은 현대·기아차의 약점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고객가치 창조를 위한 '현대차다움'을 강조한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고객최우선경영을 실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비전, 전략, 조직, 프로세스, 시스템을 모두 고객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공유시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의 만족도 제고는 단순히 마케팅 부문의 강화로써만이 아니라 조직 내 모든 사람과 가치사슬 안의 모든 파트너가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한 마케터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또 직원들의 고객 우선 마인드를 키우기 위해 전사적인 CS(Customer Satisfaction) 교육 활동에 열중이다. 신입사원 연수기간에 전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사내 CS 강사들이 고객만족 과정을 집중 교육하고 있으며, 매년 전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CS 교육도 성황리에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추진중인 각종 고객만족 활동을 강화하며 생산에서부터 판매, AS는 물론 직원 사내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친 유기적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 [유럽축구 확대경] 기로에 선 리옹, 그들의 선택은
- ▲ 알랭 패랭 리옹 감독 [로이터/뉴시스][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2월 21일 제를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Utd.(이하 맨유)와의 2007-08UEFA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21세기형 강호’로 불리는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홈구장 그라운드에 오른 리옹 선수들은 베스트멤버가 총출동하다시피 한 ‘거함’ 맨유를 맞아 90분 내내 막상막하의 접전을 펼쳤다. 조직력을 앞세워 흐름을 풀어가는 특유의 팀 컬러가 빛을 발했고 상대 위험지역을 수시로 넘나들며 11개의 슈팅을 시도해 맨유(8개) 관계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맞대결한 클럽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이자 유럽 최고 수준의 강호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친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양 구단이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진 경기 결과(1-1무승부) 또한 리옹의 입장에선 적잖이 아쉽게 느껴졌을 법하다. 후반 9분 터진 카림 벤제마의 선제골을 앞세워 리드를 유지하다 종료 직전(후반42분) 동점골을 허용해 다 잡은 승리를 날린 탓이다.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TV화면에 비친 리옹 팬들의 얼굴이 실망감으로, 맨유 팬들의 표정이 기쁨으로 물든 이유 또한 여기에 있었다. 홈팀으로선 다 잡은 대어를 막판에 놓친 셈이고 손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죽다 살아난’ 격이니 극명하게 엇갈린 양쪽의 반응이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다. 특히나 리옹에겐 첫 경기서 선전을 펼치고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한 것이 향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선수 구성, 구단 지원, 전술 수행 능력 등 객관적 지표에서 두루 열세로 평가받는 현실에는 변함이 없는 데다 8강행을 결정지을 2차전이 ‘적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까닭이다. 실제로 1차전 종료 직후 현지 축구전문가들은 일제히 “맨유의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리옹 팬들에겐 다소 서운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맨유 정도의 저력을 지닌 팀이라면 어지간해서는 홈에서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든 머릿속에 품어봄직한 가설이기도 하다. 알랭 패랭 리옹 감독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월4일로 예정된 2차전에 대해 “모든 경우의 수를 꼼꼼히 검토해 가장 성공 가능성 높은 방법을 찾겠다”고 밝힌 것 또한 힘든 도전이 되리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위 레벨에 오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못하다. 냉정히 말해 현 시점에서 리옹이 UEFA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자국리그서 부동의 선두를 질주하며 챔피언스리그에 편히 집중할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올 시즌에는 리그 사정에도 신경을 쏟아야 하는 까닭이다. 르 샹피오나(Le Championnat, 프랑스 1부리그)를 6연패한 클럽으로서 ‘프랑스 최고 구단’이라는 타이틀에는 변함이 없지만 위상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1위를 달리고는 있으나 뒤를 쫓는 클럽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26라운드 현재 리옹은 16승4무6패로 승점52점을 기록 중인데, 보르도(49점)와 낭시(44점)가 가시거리 내에서 꾸준히 추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26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2위와의 승점 차가 3점 이내로 좁혀진 건 파리생제르망과 각축전을 벌이던 2003-04시즌(3점) 이후 처음이다. 최근 3시즌 동안 각각 2위와 6점-7점-8점 등 넉넉한 격차를 유지하며 여유 있게 유럽클럽대항전에 전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에 처한 셈이다. 문제는 리옹에게 있어서 자국리그 우승 또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는 사실이다. 1894년 출범해 114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프로리그에서 시즌 6연패를 이뤄낸 구단은 리옹이 유일하다. 특히나 현재 진행형 기록이라는 점에서 구단 안팎의 관심도 또한 무척 높다. 이후 쌓을 업적은 모두가 클럽뿐만 아니라 프랑스 축구 역사를 빛낼 발자취로 남게 되는 까닭이다. 챔피언스리그와 자국리그를 한꺼번에 석권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 쪽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챔피언스리그에 전념해 유럽 정상에 도전하던지, 사상 초유의 자국리그 7연패를 위해 최선을 다하던지 양단간 결정을 내려야 하나 좀처럼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다간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 어느 쪽도 손에 넣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마침 공교롭게도 맨유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3월4일) 4일 뒤에는 리그 2위 보르도와의 한판대결이 기다리고 있어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모두에서 웃는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무리한 욕심을 부리다간 챔스 무대서 16강에 머물고 자국리그에서는 선두를 내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로에 선 리옹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그리고 어떤 결과물을 받아 쥐게 될까. ▶ 관련기사 ◀☞[유럽축구 확대경] 예상을 또 비웃는 아인트호벤☞[유럽축구 확대경] 베컴과 카펠로 감독의 ‘불편한’ 재회☞[유럽축구 확대경]말디니와 AC밀란을 위한 항변☞[유럽축구 확대경]빅리그 4위, 우승만큼 달콤하고 절실한☞[유럽축구 확대경] EPL 코리안 4총사, 비상구를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