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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간소음·이웃갈등 대화로 푼다…회복적 경찰활동 확대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학생 A(16)군은 무인점포에서 2만7700원 상당의 과자를 훔쳤다. 그는 “돈이 없고 배고파서 훔치게 됐다”고 했다. 실제 A군은 부친이 공공근로와 지자체 기초생활 수급을 받고 있는 형편에 지적장애 형 두 명과 동생들을 포함 8남매가 생활하면서 식비 해결이 어려운 가정환경에 놓여 있었다. 경찰은 A군의 절도 범행은 벌을 받아야 하지만, 다시 범죄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경찰의 회복적 대화 활동을 통해 이러한 안타까운 가정사를 들을 업주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용서하고 기회를 주기로 했다.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고 사건은 즉결심판 청구로 마무리됐다.가해자 검거·처벌에 초점을 둔 응보적 관점에서 벗어나 이처럼 범죄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 등에 집중하는 회복적 경찰활동이 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회복적 대화’ 활동을 한 사건의 조정률은 92%에 달한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학교폭력과 이웃 간 분쟁 등 처벌보다 근본적 문제 해결이 필요한 사건을 대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의하면 경찰이 대화 자리를 마련해 피해를 회복하고 재발방지 등을 도모하는 활동이다.회복적 경찰활동을 하는 전국 220개 경찰서는 이 기간에 772건의 회복적 대화 신청 사건을 접수했다. 접수된 사건은 가정폭력 259건(34%), 폭행·협박 181건(23%), 학교폭력 164건(21%) 등이다. 이 가운데 살인까지 일으키며 사회적 문제가 된 ‘층간소음’도 50건 다뤘다. 현재까지 대화가 완료된 541건 중 499건(92%)에서 조정이 이뤄졌다.회복적 대화 활동을 설문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89%, 가해자는 90% 만족한 것으로, 재의뢰 의사는 99%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경찰의 회복적 대화 활동을 보면 △층간소음 △이웃 간 모욕 △소년범 절도 △학교폭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졌다.다세대 주택 아랫집 거주자가 윗집 층간소음에 대한 불만으로 새벽에 기타 연주를 하고, 욕설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등 1년간 갈등이 지속했다. 윗집이 스토킹 처벌법으로 112신고 하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재발을 우려해 회복적 대화 활동을 연계한 결과 아랫집은 층간소음에 스트레스를 받았으나 욕설 문자 등 과도한 행위를 한 것은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윗집은 새벽 소음이 딸이 게임을 하는 소리임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주의할 것을 약속하고, 경찰서에 아랫집 거주자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 전 사건을 종결했고, 이후 재신고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전했다.또 꽈배기 가게를 자주 찾는 단골손님(69)이 매장 내 시식이 안된다고 하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욕설과 폭언을 해 업주(37)가 모욕죄로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화 위주의 회복적 경찰활동을 한 결과 손님은 연장자로서 술에 취해 한 행동이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사과했다. 업주는 당시에 화가 너무 많이 나서 고소를 했으나 사실은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것이라며, 사과를 받아들이고 경찰서에 단골손님에 대한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불송치로 사건을 종결했다.이어 경찰은 학교 폭력 사건도 회복적 경찰활동으로 풀었다. 같은 고등학교 친구사이 가해자는 피해자가 담배를 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목을 잡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해 학교폭력으로 송치됐다. 이들 간 대화를 진행,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어 좋았으며,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피해자는 사건 진행 중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 것 같다고 처벌불원서를 제출, 사건은 불기소로 마무리됐다.경찰은 전국 258개 경찰서 중 회복적 대화를 시행하는 곳을 작년 200곳에서 올 상반기 20곳 늘렸으며, 하반기에 강원(정선·평창·횡성·인제), 충남(금산), 전북(무주), 충북(진천), 경북(봉화), 전남(장흥·보성) 등 10곳을 추가해 총 230곳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현재 회복적 대화 전문가는 28명을 추가로 위촉해 429명까지 늘렸다. 경찰청은 내년에 전국 경찰서로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 내년 문화·체육·관광 예산 8조 5000억원…전년 대비 6.5%↓[2023 예산안]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윤석열 정부의 내년 문화·체육·관광 예산으로 전년 대비 6.5% 삭감된 8조 5000억원이 편성됐다.정부가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정부 총 예산 639조원 중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8조 5000원이다. 올해 예산 9조 1000억원보다 6000억원이 감소했다.8조 5000억원 중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은 6조 7076억원이다. 윤석열 정부가 개방한 청와대의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을 위해 217억원의 예산이 신규 편성됐다정부는 예산 삭감 이유에 대해 문화시설 및 체육시설 지원 사업(4500억원)이 지방으로 이양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집행된 예산 1500억원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예산 규모는 비슷하다. 또한 새로 편성된 예산에서 콘텐츠·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 등은 오히려 강화했다고 강조했다.내년도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K-콘텐츠 지원 확대 △균등한 문화 접근 기회 보장 및 문화예술 창·제작 활성화 △전문·생활 스포츠 투자 강화 △스마트·웰니스 관광 활성화 및 국내외 관광객 유치 홍보·마케팅 강화에 주로 책정됐다.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전경(사진=문체부)◇OTT 대응 위한 인력·제작 지원 추진정부는 K-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태펀드·이차보전 등 정책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지적재산권(IP) 펀드 등 6개 펀드에 2200억원을 신규 출자하고, 민간금융 3200억원 규모의 이차보전을 추진한다. 콘텐츠기업 세계 진출 거점도 기존 10곳에서 15곳으로 확대한다.OTT 중심 산업구조 개편에 대응하기 위해 OTT 특화 기획인력 양성(45억원), IP 확보 전제 OTT 방송 제작지원(449억원), IP 후속활용 지원(100억원)을 추진한다. 10억뷰 웹툰작가 육성(10억원·신규), K-그림책 세계화(4억원·신규), 영화기획개발(70억원) 등 분야별 콘텐츠 맞춤형 지원도 추진한다.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해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 1인당 연간 지원액을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한다. 장애예술인 지원도 강화해 장애예술인 신기술 활용 창작지원(11억원), 장애 예술인 전용 전시장(12억원) 등을 내년 신규사업으로 추진한다.수도권과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중앙-지방 창·제작 유통사업(259억원), 문예회관 활용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178억원)을 확대 운영한다. 국립예술단체의 지역순회공연 활성화를 위해 국립발레단 전국 순회 발레공연(20억원), 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 순회 공연(10억원) 등도 추진한다.장애인·취약계층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관람환경 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국립극장의 장애인 관람 가능 음악극·뮤지컬 사업(11억원), 국립박물관의 장애유형별 안내서비스 사업(17억원),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장애유형별 도서자료 제작 사업(104억원)을 각각 진행한다.윤석열 정부는 내년도 예산 중 217억원을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예산으로 편성했다. 사진은 청와대 개방 100일을 맞은 지난 17일 본관을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김태형 기자)◇국가대표 선수 수당·훈련비 상향스포츠분야에서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체육 지원을 강화한다. 스포츠강좌 이용권 지원금액을 기존 월 8만 5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상향하며, 지원 인원도 8만 6000명에서 10만 6000명으로 늘린다. 지원 기간도 10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한다. 노령층 특화 시설·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시니어친화형 국민체육센터(3개·6억원) 사업도 신규 추진한다.국가대표 선수들의 수당·훈련비도 현실화한다. 수당은 기존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숙박비는 4만원에서 6만원으로 상향됐다. 또한 2024년 평창청소년동계올림픽 등 국제대회 지원에 344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관광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관광 수요 증가에 대비, 관광 활성화 기반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스마트 모빌리티·플랫폼을 통합한 스마트관광도시를 기존 10곳에서 13곳으로 늘린다. 관광기업 해외지원센터도 기존 1곳에서 2곳으로 확대한다. 국제관광재개에 따른 방한관광 선점을 위해 한국방문의 해(100억원·신규),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 홍보·마케팅을 강화한다. 민관협력 항공·숙박·면세·식음 등 관광 프로모션과 캠페인도 활성화한다.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시관광 거점도시(5곳·423억원), 광역관광개발사업(543원), 지역의료·웰니스 관광사업에 대한 연차별 투자를 이어나간다.문화재 관리도 강화한다. 내년 무형문화재 전승교육사 지원금을 월 75만원에서 90만원으로 늘리고, 소외분야 전수 장학생 지원금도 월 27만5000원에서 30만원을 상향한다. 문화재 보존 투자 강화를 위해 문화재수리 재료센터(209억원)·가야역사문화센터(268억원), 발굴유물 역사문화공간(74억원) 등도 예산을 편성했다. 궁중 문화축전·전통공연 체험(208억원), 중대재해 안전보건(11억원) 등도 추진된다.
- SK C&C, 대구·경북 의료AI 시장 활성화 추진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IT 서비스 기업인 SK㈜ C&C가 의료 분야 인공지능(AI) 주요 기업들과 대구·경북(TK)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SK C&C는 24일 대구 소재 경북대병원 대강당에서 100여명의 TK 임상의 및 연구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2022 의료인공지능 심포지엄’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북대병원 및 산하 의료인공지능연구센터, 의료 AI 얼라이언스가 이번 심포지엄을 공동 주최했다. 이 얼라이언스는 지난 6월 SK C&C, 딥노이드, 루닛, 뷰노가 의료 AI 시장 활성화를 위해 결성한 협의체다.의료진이 24일 대구광역시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의료인공지능 심포지엄에 참석해 SK C&C의 뇌출혈 영상 의료 솔루션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SK C&C)이민호 경북대 인공지능대학원 원장과 김재일 경북대 컴퓨터학부 교수가 최신 의료 인공지능 연구 동향을 발표했다. AI 얼라이언스는 △뇌 신경계 질환(뇌출혈, 뇌위축) △흉부질환 △유방암 △척추질환 등 주요 질환을 영상 판독할 수 있는 의료 AI 솔루션과 임상 적용 사례를 소개하고 솔루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 AI 솔루션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됐다. 의료 AI 솔루션을 체험한 임상의들은 “영상 식별 등에 있어 인공지능의 정확도 및 처리 속도 수준이 높아 의료진 진료에 큰 도움이 될 거 같다”며 체험 결과에 만족했다. 경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의료진도 참석해 의료 AI 솔루션 도입 효과를 알렸다. 앞서 SK C&C가 개발한 뇌출혈 영상 의료 솔루션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은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서울, 경기, 인천, 대구 등 전국 권역별 주요 종합병원 15곳에 공급됐다. 최근에는 강원도 평창군, 전라북도 무주군, 경상북도 울릉군 보건의료원 등 공공 의료기관에도 공급됐다. SK C&C와 딥노이드, 루닛, 뷰노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의료 AI 솔루션을 전국 지방병원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윤동준 SK C&C Healthcare그룹장은 “의료 AI 얼라이언스가 선보인 솔루션들이 국내 주요 의료기관 임상에서 효과성, 우수성이 입증됐다”며 “대구·경북 지역 의료기관을 비롯해 전국 지방 병원으로 의료 AI 솔루션을 확대·공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영양평지·안동 등 경북내륙 호우특보…제주도는 폭염주의보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기상청이 영양평지, 안동, 김천, 구미와 전라남도 흑산도와 홍도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제주도는 전 지역 폭염주의보가 발령돼 더위 예방에 조심해야 되겠다.기상청은 20일 오전 9시 기준 일부 경북내륙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기상청은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산사태 우려 지역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공사장과 옹벽 등의 붕괴에 유의할 것을 강조했다.또 하천변이나 지하차도 등에서 고립되는 것에 주의하고 저지대 침수, 하천과 저수지에 유의해 야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급류 및 하수도와 배수구 등의 물 역류 대비해 침수지역 감전사고와 자동차 시동 꺼짐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자정부터 이날 9시까지 주요지점 강수량을 보면, 수도권 지역에서는 이천 장호원이 128.5mm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여주 금사 97.5mm, 양평 양동 94.0mm. 서울 동대문에 75.0mm의 비가 내렸다.강원도에서는 영월 73.1mm 원주 64.7mm, 횡성 청일 62.5mm, 평창 51.0mm, 홍천시동 40.5mm이다.충천권에서는 충주 엄정 127.0mm, 옥천청산 109.5mm, 단양 영춘 91.5mm, 제천 백운 88.0mm, 대전 83.6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전라권에서는 신안 홍도 32.0mm, 부안 26.5mm, 군산 24.6mm, 익산 함라 24.5mm, 전주 완산 18.5mm, 목포 11.5mm이다.경북권에서는 영주 이산 80.0mm, 안동 예안 62.5mm, 상주 공성 50.5mm, 문경 동로 44.5mm, 영양 수비42.5mm의 비가 내렸다.주요 도시 오전 9시 기온은 서울 26.7도, 인천 25.3도, 대전 26.4도, 광주 26.7도, 대구 25.9도, 울산 27.4도, 부산 26.4도다.오전 9시 현재 제주도(제주도 남부, 제주도 동부, 제주도 북부, 제주도 서부)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표돼 있다.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은 26∼33도로 예상된다.
- '숨가빴던 100일' 尹정부 경제팀, 물가잡기·구조개혁은 아직
- [이데일리 이명철 조용석 원다연 최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취임 100일을 맞은 경제팀은 그간 ‘민간 주도 성장’과 함께 고물가와 저성장 등 경제 위기 대응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물가안정, 구조개혁, 성장동력 마련 등이 경제팀의 정책 최우선 순위에 놓일 전망이다. 경기 회복 여부가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팀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윤석열(가운데 단상)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 4월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한덕수 (왼쪽에서 5번째)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 추경호(왼쪽에서 4번째)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등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고물가 안정 당면과제, 추석·폭우 등 변수16일 관가에 따르면 윤석열정부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경제팀 수장인 추 부총리는 취임 후 즉각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과 물가 상승,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등 대내외 경기 여건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원팀’ 대응 체계를 강조한 것이다.민간 주도 경제 활성화는 세제 개편안을 통해 드러났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세액 공제를 확대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통해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천명했다. 추 부총리는 “그간 세제가 과도하게 규제 목적의 정책 수단으로 사용돼 기업 경쟁력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해왔다”고 지적했다. 취임 전부터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벗기겠다”고 강조한 추 부총리는 경제 규제 혁신 TF를 만들어 50개 과제를 만드는 등 규제 개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3년만에 처음으로 두 달째 6%대를 넘어선 고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당면 과제다. 대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농축산물 할당관세 적용과 유류세 인하폭 확대 등에도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인구 대책· 연금 개혁 등 중장기 구조개혁은 아직 첫 발도 떼지 못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인구위기대응 TF가 출범해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대책을 발표했어야 하지만, 아직 주요 방안은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저출산·고령화와 맞물려 고갈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도 연금개혁 추진 의지만 밝혔을 뿐,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노동개혁 제도화 관건, 농어업 과제도 산적문재인 정부의 고용 정책이 공공일자리 위주였다고 지적했던 윤 정부로선 고용 안정이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주 52시간 제도 개편 등 노동시장 개혁과 중대재해 감축 등도 현안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042660) 사내 하청 노조 파업을 평화적으로 타결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후에는 원하청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해서는 임금·근로시간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제도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주 52시간 틀 내에서 노사합의를 전제로 유연하게 변화한 환경에 맞게 선택권을 강화하고 임금은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 개혁 방안의 골자이지만, 노동계 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정식(왼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19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방문해 철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물가 관련 현장을 잇따라 다니며 의견을 듣고 적극적인 정책 메시지를 던졌다. 농축산물을 비축해 방출하는 수준에 그쳤던 물가 안정 대책은 정 장관 체제 하에서 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 등에 할당관세(0%) 적용을 확대하는 등 보다 과감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는 물가 안정과 함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와의 갈등 봉합이 그의 앞에 놓인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유의 원유 가격을 용도별로 차등화하는 낙농 제도 개편안에 대한 낙농육우협회의 반발이 대표적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개 식용과 관련한 문제도 정 장관이 안고 있는 과제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수부 공무원의 고(故) 이대준씨 피살 사건 결론이 당초 ‘월북’에서 뒤집히면서 수습에 진땀을 뺐다. 지난달말에는 이씨에 대한 직권면직을 취소하고 사망으로 인한 면직 발령내는 등 신속히 움직였다. 앞으로는 HMM(011200) 보유 지분 매각 추진이 최대 관건이다. 최근 조선업황이 개선되면서 HMM이 역대급 실적을 냄에 따라 원래 계획보다 빨리 민영화를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투입 자금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해 주인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본이 내년 약 130만t의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출키로 함에 따라 대책도 모색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는 일본과 원만한 외교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어 적절한 묘안이 시급한 상황이다.정황근(왼쪽에서 두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13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호명리 준고랭지 배추 재배단지를 방문해 수급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평창군)조승환(오른쪽 첫번째)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6월 28일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지원에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유가족들과 면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 경영 복귀’ 임박한 JY...뉴삼성 전략 드라이브 본격화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이 결정되며 빠른 시일 내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간 이 부회장의 부재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대형 인수합병(M&A)과 반도체·바이오·5세대 이동통신(5G) 등 대규모 투자 계획 실행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1등 전략인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실현과 ‘칩(Chip)4 동맹’에서의 우리나라 입지 강화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것으로도 기대된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부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 부정과 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와 복권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겠다”…‘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속도낼듯이 부회장은 전날 복권된 직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날 법무부가 밝힌 경제인 특사 결정의 이유가 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인 만큼 이 부회장은 경영에 복귀해 투자와 고용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 및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내놨다. 반도체, 바이오, 5G, 배터리(이차전지)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 대부분의 투자가 진행 중인 만큼 조속히 경영에 복귀해 이를 총괄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목소리다.그중에서도 반도체 부문을 직접 챙기며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물가 상승으로 인해 구매 수요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는 데다 파운드리 역시 1위 업체인 대만 TSMC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진과 함께 사업장 방문 등을 통해 사업 현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성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직접 주재함으로써 현장 경영, 임직원 소통 행보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멈춰섰던 삼성의 M&A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전무하다.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지난 6월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떠나 반도체, 자동차부품 전문 기업에 대한 M&A를 검토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네덜란드의 NXP, 독일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인 ARM 등이 후보로 꼽힌다.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美 파운드리공장 착공식서 바이든 만나나…글로벌 네트워크 총동원이 부회장의 복권 후 첫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제2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착공식에 이 부회장과 한·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면 올해 5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이뤄진 삼성전자를 고리로 한 한·미 양국 간 ‘경제·안보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방한하자마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첫 일정으로 소화하며 한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강조해 왔다. 이때 이 부회장은 양국 대통령에 3나노 공정 신기술을 직접 소개했다.출장의 제약이 없어지며 특히 미국 출장을 통해 사업 파트너들과의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와 미국의 여러 사업파트너들을 만나겠다고 출국한 바 있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과 통신기업 버라이즌, 제약기업 모더나 등 다양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남으로써 글로벌 인맥을 과시했다.올해 유럽 출장에서도 네덜란드 ASML을 찾아 평소 친분이 있는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나 EUV 장비의 원활한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직접 미국 빅테크 기업 경영진들을 만나는 등 글로벌 광폭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행보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지난 2009년 특별사면을 받은 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선 바 있다.이 부회장 역시 이건희 회장처럼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광폭행보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사면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복귀해 1년6개월 동안 10여 차례의 해외출장, IOC 위원 110명과의 미팅 등을 강행했다. 이 회장은 평창올림픽 유치 후에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각종 시설 등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