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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김기춘 잡고, 우병우 놓치고 靑 문턱 못 넘은 특검
-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재호 조용석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 의혹 규명을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장정이 끝났다. 특검은 최순실씨를 뇌물죄로 기소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기소가 가능한 수준까지 수사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구속 등 작은 ‘승전’을 거쳐 두 번의 도전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한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반면 국민적 지탄을 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끝내 놓친 것은 오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에 실패한 것도 특검의 미숙한 대응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에서는 여론몰이식 수사를 벌였다는 비난도 나온다. ◇특검의 뚝심…이재용·김기춘·조윤선 구속지난해 12월 1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박영수 특별검사는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지명하는 등 곧바로 특검팀 구성을 마친 뒤 같은 달 21일 현판식을 열고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특검은 삼성 뇌물죄와 문화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 이화여대 학사 비리, 비선진료 등 4대 의혹을 핵심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출범 초 관련 인사나 장소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펼쳤다.첫 성과는 지난해 마지막 날 나왔다.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종용한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삼성이 합병 대가로 박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16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사흘 뒤인 19일 고배를 마셨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고 최씨 등에게 지원을 약속한 433억원을 뇌물로 봤지만 법원은 대가성 입증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절치부심한 특검은 지난 13일 이 부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한 뒤 이튿날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강수를 뒀고 17일 영장 발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이대 비리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집행에 관여한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이 줄줄이 구치소로 향했다. 이대 비리의 경우도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을 비롯해, 김경숙 전 이대 학장,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류철균·이인성 이대 교수 등을 잇따라 구속했다. 비선진료 의혹의 핵심인 김영재·박채윤 부부도 각각 의료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특검은 국정농단 사태의 몸통인 최씨에 대해 뇌물수수와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이대 비리 관련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전방위로 적용해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조건부 기소 중지로 처리했다. 현직 대통령은 형사 소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탄핵 인용이나 임기 만료 시점에 재판에 넘기기 위한 조치다. 지난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귀가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비리 종합세트’ 우병우, 검찰로 공 넘겨다만 ‘비리 종합세트’로 불릴 정도로 수많은 의혹에 휩싸인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 대신 검찰로 사건을 이첩하기로 결정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우 전 수석 관련 의혹은 특검법에도 명시돼 있다. 특검법 2조 9호와 10호는 각각 최순실씨가 저지른 비리를 방조한 직무유기와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압박해 사퇴시킨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해 놨다. 세월호 의혹 수사를 방해하고 횡령·탈루 등 개인 비리를 저지른 정황도 포착됐다. 의경 아들의 보직 특혜 관련 직권남용 의혹도 있다. 특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직무유기, 특별검찰관법 위반, 국회 위증죄 등 4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특검의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우 전 수석을 파헤치려면 ‘우병우 사단’으로 불리는 검찰 내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만큼 특검이 부담을 느꼈다는 지적이다.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에 실패한 것도 특검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특검은 청와대 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대면조사를 시도했지만 조사 과정을 녹음·녹화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경위든 대통령 조사 결과를 공소장과 수사결과에 담지 못한 것은 향후 특검이 기소한 피고인들이 공판 과정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지난 3일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된 이후 특검의 행보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무리하게 제기한 행정소송이 각하되면서 청와대에 철옹성이라는 이미지만 덧입혔다. 임의제출 방식으로라도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실리를 챙기는 게 나았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 [전문]박근혜 대통령 최후진술서
- 대통령 의견서1. 들어가며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먼저, 국내외의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에서 저의 불찰로 국민들께 큰 상처를 드리고, 국정운영에 부담을 더하고 있는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저는 최종변론을 준비하면서, 지난 4년의 대통령 재임기간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제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을 하였습니다. 그 날 이후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저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바른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004년 3월 한나라당의 대표최고위원으로 당선된 후 가장 먼저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설치하였고, 총선 이후에는 국민들께 드렸던 약속대로 당사를 매각하고, 천안 중앙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하면서 약속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드렸습니다. 저는 ‘정치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라는 신념아래 시장, 공장, 노숙자 쉼터, 결식아동 공부방 등 소외되고 어려운 서민들을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지하 3,300미터의 갱도까지 내려가서 광부들의 어려움을 살폈으며, 중소기업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은 더욱 세심하게 챙겼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이런 현장방문이 ‘얼굴비치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질’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법안과 예산으로 마무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꼼꼼히 챙겼습니다. 민생현장에서의 약속들을 하나하나 기록하여 직접 점검했고, 2006년에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는 처음으로 국민들께 드렸던 약속들이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지, 아직 실천하지 못한 것은 어떤 것이며,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정리한 ‘대국민약속실천백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제가 이러한 약속실천 백서를 발간했던 이유는 ‘신뢰할 수 있는 사회와 선진국으로 인정받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얼마만큼 책임질 수 있는 약속을 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데는 ‘협상’이 아니라 ‘노력’이 필요하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국민들께 드렸던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통일기반조성’ 등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국민들의 믿음에 배신을 할 수 없다는 저의 약속과 신념 때문에 국정과제를 하나하나 직접 챙기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국정을 수행해왔습니다. 어려운 국제여건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활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엄청난 투자를 해 왔으며, 북한의 위협과 주변국들의 갈등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을 해 왔습니다.그런데, 이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펼쳐왔던 많은 정책들이 저나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수많은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모두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는, 정치인의 여정에서, 단 한 번도 부정과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고, 주변의 비리에도 엄정했습니다. 최순실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잘못된 일 역시, 제가 사전에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 누구보다 앞장서서 엄하게 단죄를 하였을 것입니다.이제, 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부분은 저의 대리인단에서 충분히 말씀드렸고 또한 최종적으로 정리해서 말씀을 드릴 것으로 알고 있기에,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이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을 맞아, 소추사유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림으로써 최후의 변을 하고자 합니다.2. 공무상비밀누설, 인사권 남용에 대하여먼저 이번 사태의 발단인 최순실과 저의 관계,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공무상비밀누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듯이 어렵고 아픈 시절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아픔을 겪었었습니다. 최순실은 이런 제게 과거 오랫동안 가족들이 있으면 챙겨 줄 옷가지, 생필품 등 소소한 것들을 도와주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 등을 치루면서 전국의 수많은 국민들에게 저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각종 연설의 중요한 포인트는 보좌진과 의논하여 작성을 하였지만, 때로는 전문적인 용어나 표현으로 인해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경험을 하였습니다.그러한 연유로, 저는 국민들이 들었을 때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최순실의 의견을 때로 물어본 적이 있었고, 쉬운 표현에 대한 조언을 듣기도 하였습니다.그동안 최순실은 제 주변에 있었지만, 그 어떤 사심을 내비치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이 없었고, 이로 인해 제가 최순실에 대하여 믿음을 가졌던 것인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의 그러한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하는 늦은 후회가 듭니다.하지만, 제가 최순실에게 국가의 정책사항이나, 인사, 외교와 관련된 수많은 문건들을 전달해 주고,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하여 농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정부의 각료나 공공기관장 등의 인선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적임자를 추천을 받아, 체계적이고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쳐 2, 3배수의 후보자로 압축이 되면, 위 후보자들 중에서 적임자를 최종적으로 낙점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사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자는 대통령이고 그 책임 역시 대통령의 몫입니다. 떠도는 의혹처럼 어느 한 개인이 좌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일부 공직자 중 최순실이 추천한 인물이 임명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저는 최순실로부터 공직자를 추천받아 임명한 사실이 없으며, 그 어떤 누구로부터도 개인적인 청탁을 받아 공직에 임명한 사실이 없습니다.또한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자로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거나 공직자로서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비위 등이 있는 경우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하여 당해 공무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은 사실은 있으나, 최순실을 포함한 어느 특정인의 사익에 협조하지 않는다 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공무원들을 면직한 사실은 추호도 없습니다.최순실은 오랫동안 유치원을 운영한 경험은 있지만, 국가 정책이나 외교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인 제가 그와 같은 최순실에게 국가의 주요 정책이나 외교 문제를 상의해서 결정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3.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에 대하여무엇보다도, 저는 재임 중에 기업 활동을 옭아매는 규제를 풀어 어느 나라보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며,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엄격하게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한정된 예산만으로는 모든 정부 시책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도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해왔고, 문화융성을 통하여 한류를 확산하고 체육인재양성을 통하여 국위를 선양하여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면, 기업에도 이익이 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도 창출되어,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세계경제가 제조업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현 시점에서, 문화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탱해 줄 중요한 고부가가치의 산업이라 여겼으며, 한 나라의 정신이자, 소프트웨어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문화와 체육 분야의 성장을 위해 기업들의 투자를 늘 강조해 왔습니다.기업인들도 ‘한류가 세계에 널리 전파되면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사업에 도움이 된다’며 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해 주셨고, 그래서 저는 전경련 주도로 문화재단과 체육 재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관련 수석으로부터 처음 들었을 때, 기업들이 저와 뜻에 공감을 한다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꼈고, 정부가 도와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라고 지시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뜻을 모아 설립한 위 재단들의 선의가, 제가 믿었던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왜곡되고, 이에 적극 참여한 우리나라 유수의 기업관계자들이 검찰과 특검에 소환되어 장시간 조사를 받고, 급기야는 국가경제를 위해 노력해오던 글로벌 기업의 부회장이 뇌물공여죄 등으로 구속까지 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경제를 위해 세계를 상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난과 질시의 대상으로 추락하게 하고, 기업들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국가발전에 공헌한다는 차원에서 공익적 목적의 재단법인에 기부한 것을,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오해받게 만든 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저는 그간 누누이 말씀드린 것처럼, 공직에 있는 동안은 저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어떠한 구설도 받지 않으려 노력해 왔으며, 삼성그룹의 이재용부회장은 물론 어떤 기업인들로부터도 국민연금이든 뭐든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바가 없고, 또한 그와 관련해서 어떠한 불법적인 이익도 얻은 사실이 없습니다.4. 중소기업 특혜, 사기업 인사 관여 의혹에 대하여대통령이 특정 중소기업의 납품이나 수주를 도왔다거나, 사기업의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저는 20대 초반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도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했을 때부터 청와대에 들어온 민원을 점검하고 담당부서들이 잘 처리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였으며, 영세한 기업이나 어렵고 소외된 계층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저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첫 경제일정이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평소에도 우수한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국내외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회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소중한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안타까워했었고, 그럴 때마다 합법적 범위 내에서 지원할 방안을 찾도록 관련 부서에 요청하였습니다. 대통령이 귀찮아하지 않고 우수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 올바른 국정 수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수행하면서 현장을 방문했을 때, 중소기업들의 민원이나 지원 건의가 있으면 작은 부분이라도 챙겨주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을 하고 관련 부서에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를 지원할 방안을 찾도록 지시를 하였던 것입니다.이는, 결코 누군가의 부정한 청탁을 위해서, 또는 누군가에게 개인적인 이권이나 이익을 주기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순실이 제게 소개했던 ‘KD코프레이션’이라는 회사의 자료도 이러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도와주려고 했던 연장선에서 판로를 알아봐 주라고 관련수석에게 전달을 하였던 것이며, 위 회사가 최순실의 지인이 경영하는 회사이고 최순실이 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알지도 못했으며,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사기업의 인사에 관여하였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제가 추천을 했다는 사람 중 일부는 전혀 알지도 못하며, 제가 도움을 주려고 했던 일부 인사들은 능력이 뛰어난 데 이를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능력을 펼칠 기회를 알아봐주라고 이야기했던 것일 뿐, 특정 기업의 특정 부서에 취업을 시키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습니다.5. 언론자유 침해2014. 11.경 세계일보에서 ‘정윤회 국정 개입은 사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고, 이후 그 근거로 청와대에서 작성된 감찰보고서를 공개하였습니다.이 보도 이후에, 저는 같은 해 12. 초순경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외부로 문건을 유출하게 된 것은 국기문란’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있습니다.이는, 당시 청와대의 비밀문건이 외부로 유출되어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은 공직기강 차원에서 큰 문제라는 인식하에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취지였을 뿐, 세계일보에 보도 자제를 요구하거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후 검찰수사를 통해 세계일보가 보도한 ‘정윤회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라는 취지의 문건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후 저의 비서진들에게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도록 지시를 하거나, 이를 알면서도 묵인한 사실이 없습니다.6.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하여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저는 관저의 집무실에서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았고, 국가안보실장과 해경청장에게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수 회에 걸쳐 지시를 하였습니다.다만, 재난, 구조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현장 상황에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구조 작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체계적인 구조 계획의 실행에 방해만 된다고 판단을 하여 구조상황에 대한 진척된 보고를 기다렸습니다.‘전원구조’라는 연이은 언론의 보도 및 관련부서로부터 받은 통계에 오류가 있는 보고로 인해 당시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을 하였다가, 전원구조라는 보도가 오보이고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정정 보고를 받은 후에는 즉시, 중대본 방문을 지시하였고, 관계공무원들에게 “단 1명의 생존 가능성도 포기하지 말고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보다 세밀한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조치라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적극 협조하여, 사고 현장의 가족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살펴 달라”고 지시하는 등, 구조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을 독려하였습니다.일각에서, 당일 제가 관저에서 미용시술을 받았다거나 의료처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7. 마치며저는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 날부터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저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일해 왔습니다. 저는 이 땅의 모든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고, 모든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우리 후손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풍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책임지고 해야 할 사명으로 생각하였고, 이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습니다.땀 흘린 만큼 보상받고, 노력한 만큼 성공하는 나라,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상식이 통하는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돌아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보낸 지난 시간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주변을 제대로 살피고 관리하지 못한 저의 불찰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하여는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지금껏 제가 해 온 수많은 일들 가운데 저의 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으며, 저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습니다. 다수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고 배려하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으며, 결과에 대한 정당성 못지않게 그 과정과 절차에 대한 정당성이 보장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역사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헌법재판관님들의 현명한 판단과 깊은 혜량을 부탁드립니다. 2017. 2. 27.대통령 박근혜
- ‘無선거인단’ ‘숙의 배심원제’, 국민의당 경선룰로 부상?
-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국민의당 대선 경선룰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애초 28일까지 경선룰을 마련키로 했지만,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천정배 전 대표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경선룰 협상이 내달초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2일부터 협상을 시작한 세 대선주자의 대리인들은 국민과 당원 구분없이 1인 1표를 행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에는 의견을 모았다. 전체적인 틀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의견차가 크다. ◇안철수 모바일 투표 제안, 손학규 천정배 부정적 = 안 전 대표측은 본선 경쟁력과 경선흥행, 민의반영의 원칙 아래 경선룰이 짜여져야 한다며 현장투표 대 여론조사를 50:50으로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처럼 모바일 투표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손 전 대표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한 투표소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1표를 행사하는 100% 현장 투표를 선호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모바일투표는 직접 비밀 평등선거 원칙에 어긋나고 선거인단 모집을 위해 조직과 돈이 든다는 점에서 새정치를 지향하는 당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천 전 대표측은 지역별 순회경선을 최소화하고 지난 총선 때 도입한 숙의 배심원제를 일정 정도 반영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손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투표 도입에는 부정적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자기들한테 최대한 유리하게 (경선룰을) 끌어가야 할 것 아니냐. 빨리 타결되겠느냐”며 “우리당은 민주당과 달리 당이 나서서 조정할 생각이 없다. 후보자들이 합의할 때까지 계속 논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앙선관위 위탁을 감안해 내달 25~26일까지 대선후보 선출을 마무리하기로 한 만큼 마냥 경선룰 마련을 미룰 수도 없다. ◇2002년부터 시작한 야권 경선방식 뛰어 넘어야 =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경선흥행을 꾀할 수 있는 새로운 경선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 해왔던 선거인단 모집이나 모바일 투표 등을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숙의 배심원제가 거론되는 이유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총선 때 광주지역 후보자를 결정할 때 숙의 배심원제를 도입해 적용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에도 야권후보 단일화 방안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만약 성별, 세대별, 지역별, 계층별로 모집된 1000명~2000명의 유권자들이 한 곳에 모여 후보자들의 토론을 보고 대선 후보를 선출하면 전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국민의당 대선 경선에 붙잡아 놓는 것이 가능하다. 또 숙의 배심원제는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여론조사를 대신할 수 있다. 만약 여론조사를 도입하면 지지율에서 앞서는 안 전 대표가 유리하다. 손 전 대표와 천 전 대표가 반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숙의 배심원제는 2~3일 가량의 토론이 보장되기 때문에 일반 여론조사와는 다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숙의 배심원제는 장치만 제대로 하면 해볼 만하다. 비중을 어느 정도 반영할지는 협의해서 결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선거인단을 모집하지 않고 투표소에서 1표를 행사하는 방안도 다른 정당과의 차별화에 유리하다. 노무현 돌풍이 불었던 지난 2002년 대선 경선부터 지금까지 야권은 선거인단 모집 방법을 벗어나 본적이 없다. 국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했지만, 대선 후보들의 조직력에 기댄 경선이었다. 항상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조직 동원에 따른 돈 선거로 전락했다. 민주당은 200만 선거인단을 모집하는데 콜센터 운영 등에 6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후보별로 드는 비용은 별도다. 선거인단을 모집하지 않으면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 국민의당 경선에 관심이 있는 유권자라면 누구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면 중앙선관위가 5일 이내에 대선 유권자 통합명부를 확정하는데, 이걸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신분증을 제시하면 유권자인지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국민의당 다른 관계자는 “선거인단 모집 경쟁에서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 선거인단이 없으면 40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모두 선거인단이다. 선거인단 모집없이 하는 현장투표를 새 경선방법으로 내세워 민주당과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만간 정당을 선택하겠다고 한 정운찬 전 총리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경선룰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총리측은 여론조사보다는 완전국민경선제와 숙의 배심원제에 대해 호의적이다. 국민의당 국회의원 및 전국지역위원장 연수 (천안=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24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회의원 및 전국지역위원장 연수에서 천정배 전 대표(왼쪽부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테이블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