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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업계 美시장 도전 이번엔 가능할까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업계가 처음으로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국산신약을 배출할지 초미의 관심이다. 그동안 까다로운 허가절차와 다국적제약사들과의 경쟁을 넘어서지 못해 번번이 시련을 겪었지만 동아에스티, 녹십자 등이 또 다시 미국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가 자체개발한 수퍼항생제 ‘시벡스트로’가 지난 2003년 LG생명과학(068870)의 ‘팩티브’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업체가 개발한 개량신약 중에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발매된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이 유일하다. 미국 시장은 세계에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클 뿐더러 FDA 허가를 받으면 사실상 다른 나라 진출도 수월해지기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팩티브는 국산신약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발매됐지만 지금까지 판매량은 미미하다. 개발비용으로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됐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1000억원 가량의 누적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기존에 미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다국적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지 못한 것이다.미국 시장 진출조차 허락되지 않은 제품도 많다. LG생명과학, 일양약품, 부광약품, 동화약품 등은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 도중 부작용이나 낮은 시장성 등의 이유로 중도에 포기했다. 동아에스티는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의 미국 임상시험을 지난 2011년 마무리했지만 아직 FDA 허가 신청 단계도 진입하지 못했다.국내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수월한 나라부터 수출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보령제약(003850)의 고혈압신약 ‘카나브’는 멕시코, 브라질, 중국 등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시장부터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은 수출 계약을 맺은 51개국 중 미국은 포함되지 않았다.그럼에도 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의 미국 시장 성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기존에 미국에 진출한 다른 제품과는 달리 개발단계에서 일찌감치 해외 판권을 다국적제약사에 넘기면서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큐비스트가,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바이엘이 각각 판매를 담당한다. 녹십자도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과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0년 미국 바이오의약품 유통 업체 ASD 헬스케어와 3년간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는 이르면 내년부터 이들 제품의 미국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의 ‘에소메졸’도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제품이다. ‘에소메졸’은 작년 말 발매 이후 6개월간 누적 매출 65억원 정도를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신약이 단 한번도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동아에스티와 녹십자 등의 성과 여부가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제약株, 실적우려에 정책리스크까지 '이중고'☞[특징주]동아에스티, 신약 美 시판 허가에 강세☞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 美 시판허가로 로열티 증가 기대-하나
- 신 무기 장착한 제약사들 '선전' 이유 있네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이 주력 제품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불황을 타개할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업체들만이 성장세를 기록한 것.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상위제약사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소폭 상승세를 기록, 지난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여파에 따른 집단 실적 부진에서 회복세를 보였다.주요 상위제약사 1분기 실적 추이(단위: 억원, %)업체별로는 녹십자(006280), 한미약품(128940), 보령제약(003850), 종근당(185750) 등 신무기를 장착한 업체들이 돋보이는 성적표를 받았다. 녹십자는 해외 사업에서 승승장구하며 매출이 급상승했다. 올초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의 입찰에서 수주한 독감백신 수출분과 혈액분획제제 공장 태국 수출에 따른 이익이 반영돼 수출실적이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했다. 독감백신, 혈액의약품 등의 해외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유한양행과의 치열한 1위 다툼을 예고한 상태다.보령제약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5.2% 증가하며 상위제약사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고혈압 신약 ‘카나브’가 성장을 견인했다. 의약품 조사 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카나브는 지난 1분기에만 75억원의 원외처방실적으로 전년보다 25% 늘었다. 카나브는 하나의 성분으로 구성된 단일제 고혈압치료제 중 다국적제약사의 신약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을 무기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 등 개량신약 제품들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 발매한 소염진통제 ‘낙소졸’,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로벨리토’ 등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비아그라 복제약(제네릭) ‘팔팔’도 오리지널 제품보다 많이 팔리는 깜짝 매출을 실현했다.종근당은 개량신약과 도입 신약 분야에서 고른 활약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지주사 전환으로 신설된 법인인데, 분할 전 지난해 1분기 매출 1179억원과 비교해도 17.9% 성장했다. 지난해 발매한 두 가지 성분의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가 50억원 가량의 신규 매출을 냈고, 로슈와의 제휴로 판매를 시작한 ‘타미플루’ 등 도입신약도 매출에 가세했다. 이에 반해 굵직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나머지 업체들은 실적 정체현상을 보였다. 동아에스티는 간판제품인 ‘스티렌’과 ‘자이데나’가 후발주자들의 견제에 점유율이 위축됐고 해외사업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 길리어드 등으로부터 도입한 신약 제품들의 선전에 업계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상승세는 한풀 꺾인 분위기다. 대웅제약, 일동제약, 한독, LG생명과학 등도 왕성한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을 진행중이지만 불황을 타개할만한 새로운 무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 [신약 개발로 다시 뛴다]⑦보령제약 "카나브 국내 넘어 해외로"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토종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보령제약(003850)이 12년 동안 500억원을 투입해 자체기술로 개발한 ‘국산신약 15호’ 카나브는 국내에서 토종신약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해외에서도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제품명 카나브(KANARB)는 ‘Khan(황제)’과 ARB(약물 계열)의 합성어로 고혈압약(ARB계열)의 황제를 의미한다. ‘ARB계열의 고혈압 약물 중 가장 으뜸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회사 측의 기대에 걸맞게 카나브는 발매 첫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2012년 205억원으로 국산신약 중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신약으로 성장했다. 발매 3년째인 지난해 약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매김했다. 의원급 시장에서는 같은 ARB 계열 단일제 약물 중에서 다국적제약사의 쟁쟁한 제품들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0억원으로 책정했다.같은 ARB계열 약물이 복제약을 포함해 100개 이상 포진해 있는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의 우수한 안전성과 효능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인정받으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고 자평했다. 보령제약은 1만4000여명의 대규모 임상으로 입증된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신약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킬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특히 국내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글로리아사와 맺은 76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금까지 수출국을 총 16개국으로 늘렸다. 중남미 13개국을 포함해 러시아, 중국, 브라질 등 총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 의약품 시장이 대거 포함됐다. 수출 계약 규모는 약 2억달러에 이른다. 회사 연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올해에는 멕시코 등에서 첫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실질적인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수출 국가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보령제약은 올해 미국, 일본, 유럽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파트너 선정과 임상시험을 착수할 계획이다. 북아프리카 6개국 및 동남아 9개국 등과 추가 수출 계약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등의 현지허가를 위한 임상시험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카나브의 시장성을 높이기 위한 복합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재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또 다른 고혈압약 ‘암로디핀’과 섞어 만든 복합제의 임상2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임상3상시험을 거쳐 내년 하반기 발매가 예상된다. 또 카나브와 고지혈증약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도 개발중이다. 앞서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이뇨제를 섞어 만든 복합제 ‘라코르정’을 개발하고 동화약품에 판권을 넘겨준 바 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이외에도 원료 수출을 본격화해 일본에는 피타바스타틴(고지혈), 펙소페나딘(알레르기), 설트랄린(항우울) 등의 원료 수출을 확대한다. 독일, 브라질에는 독소루비신(항종양) 등의 원료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겔포스의 수출확대를 통해 ‘글로벌 보령‘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선다는 계획이다.보령제약 관계자는 “카나브 후속 신약으로 천식관련 바이오 신약 개발을 지속하고 지난해 국립암센터과 공동개발을 시작한 암세포 증식 관련 RNA를 표적으로 한 신개념 유전자 암치료제에 대한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령제약 중앙연구소▶ 관련기사 ◀☞보령제약, 카나브 매출 급증세..목표가↑-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