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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열을 검열하라, 금기를 금기시하라, 두려움을 두려워하라
- [조선일보 제공] 사이버공간을 비롯해 세상에는 성(性)이 넘쳐나지만, 전시장에 예술의 이름으로 걸리기엔 아직도 시기상조인가? ‘외설(음란물) 대(對) 예술’의 논란은 영원한 숙제인가? 이런 해묵은 물음에 도전장을 내미는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일부터 한 달간 서울 청담동의 카페 ‘듀플렉스’에서 열리고 있는 ‘불량아트’전(展)이다. 한국 사회에서 성(性)이 갖는 정치·사회·경제적 의미를 묻는다는 이 전시는 입구에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안창홍(54)·박불똥(51)·최경태(50)·채희석(49)·김난영(43)·전지윤(35)씨 등 6명이 참여했다. ▲ 여고생의 성매매를 다룬 최경태씨의 유화‘B 01’(2006년작). 최씨의 작품에 대해 평단에서 찬반 논란이 거세다. ‘불량아트전’기획자 제공이 전시회는 도록(圖錄)도 없다. 작품 목록과 작품 설명을 A4 용지에 프린트해서 플라스틱 용수철에 돌돌 끼워넣은, 전화번호부 두께의 전시회 설명서가 딱 한 부 전시장에 비치되어 있을 뿐이다. 전시기획자 류병학(47)씨는 “돈도 없을 뿐더러, 미풍양속을 해칠까봐 겁나서 도록을 따로 찍지 않았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미풍양속을 해쳤다고 경찰에게 혼날까봐 겁나서”가 맞다. 대한민국 형법 243조와 244조는 음란물을 유포·제작·소지·판매한 사람에게 1년 이하 징역 혹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정하고 있다.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은 형량이 5~7년 이상으로 뛴다. ‘불량아트전’에 참가한 작가들을 가리켜 한 평론가는 “한마디로 ‘문제적 작가’들”이라고 했다. 가령 채희석씨는 2000년부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야한 사진을 다운 받아 포토샵으로 덧칠하는 작업에 골몰해왔다. 피카소, 마네 등 대가들이 그린 명화에서 등장인물의 옷만 벗겨내는 ‘명화 패러디’도 한다. 생계는 부업으로 해결한다. 이렇게 축적한 작품이 1000여 점인데, 자기 돈 내고 갤러리를 빌려서 작품을 걸겠다고 해도 선뜻 나서는 갤러리가 없어 8년째 전시회를 열지 못했다. 최경태씨는 지난 2001년 서울 모 갤러리에 어른들을 상대로 매매춘하는 여고생의 누드화 30여 점을 걸었다가 법정에 선 전력이 있다. 최씨의 작품은 당시 음란물 판정을 받아 모두 소각됐다. 허리까지 말총머리를 늘어뜨린 전시기획자 류씨는 “그 사건이 성을 주제로 작업해 온 우리 나라 작가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작가들이 ‘혹시 내 작품도 소각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사회에서는 절대 좋은 예술이 나올 수 없어요. 예술은 불량해야 합니다. 사회 통념에 질문하고 도전해야 예술이에요. 이번 전시가 작가들의 ‘자기 검열’을 떨쳐낼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사실 이번 전시에는, 10대 자녀를 키우는 점잖은 대한민국 장년층이라면 저도 모르게 “이런 게 뭐가 예술이야!”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를 만한 작품도 여럿 걸렸다. 최씨는 이번 전시에도 여고생의 누드를 건다. 교복을 윗도리만 입은 여고생 옆에 ‘좌파여 궐기하라! 연대하라!’라고 적어 넣은 ‘여고생 노예’(2004년작)가 도대체 춘화(春畵·pornography)와 어떻게 다른지, 반발하는 평론가가 많다. 미술 평론가 강수미(40)씨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도 이 작가 작품의 역할이긴 하지만, 같은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며 ‘이래도 기분 나쁘지 않아?’ 하고 보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평론가 임근준(36)씨는 “예술의 형태를 한, 노골적인 남성 우월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시기획자 류씨는 “보는 사람이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통념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예술의 목적”이라고 응수했다. ‘통념에 대한 도전’이라면 안창홍씨도 지지 않는다. 안씨의 ‘휴식’(1997년작)은 아름다운 모델이 발가벗은 채 교태로운 얼굴로 작가, 혹은 관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유화다. 단, 모델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는 점이 ‘누드=아름다운 여자’라는 통념을 배신한다. 김난영씨가 내놓은 ‘화장품’(1997년작)과 ‘전구’(2004년작)도 경쾌하고 엽기적인 상상력으로 각각 여성의 상품화를 풍자하는 성적 유머를 펼친다. 다음달 8일까지. (02)548-8971
- 요즘 쇠고기값 왜이래?..1인분 5만5천원
- [조선일보 제공] 15일 서울 무교동의 한 고깃집. 20대 손님 두 사람이 메뉴판을 본 순간 얼어붙는다. “이것(쇠고기)밖에 없어요?” “예, 손님.” 둘은 주섬주섬 겉옷을 챙겨 일어난다. “등심 1인분(150g)에 3만9000원? 미쳤나봐.”같은 시각 서울 역삼동의 고급 한우식당. 노모와 부인, 초등학생 아들과 등심 4인분에 된장찌개 2인분을 시켜먹은 회사원 최모(45)씨는 계산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등심 1인분(150g)에 4만원인 건 알았지만 음식값에 봉사료 10%, 부가가치세 10%가 추가돼 총 20만8100원이 나왔다. “가격 때문에 고기를 양껏 먹지도 못했어요. 이래서야 1년에 한 번이나 고기 구경하겠어요?” ◆식당에 왔다 빈 속으로 가는 서민들 한우 고깃집, 이제 웬만한 배짱과 지갑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종업원이 잘라주는 5만~5만5000원 1인분 고기는 한 입 크기로 딱 9조각. 1조각에 5500~6000원, 설렁탕 한 그릇 값이다. 식당에서 파는 등심을 한 근(600g)으로 따지면 20만~22만원. 전문가들은 이 고기를 “식품매장에서 한 근에 6만원 이상인 상등품 고기”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식당 가격도, 정육점 가격도 너무 ‘고가’라는 점. 왜 이렇게 비쌀까? 축산 관계자들은 일단 ‘한우의 희소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농림부 박홍식 축산사무관은 “산지에서 소 한 마리를 잡으면 보통 35%만이 정육으로 나오고, 한국인이 선호하는 등심은 5~7%, 갈비까지 포함해도 10% 안팎”이라고 설명한다. 나머지 65% 중 뼈는 ㎏당 1만5000~2만원, 내장·머리는 4000원, 가죽은 1000원 내외에 팔린다. 최근 청담동에 한우식당을 연 안도일씨는 “등심 20㎏을 사도 꽃등심은 5㎏가량만 나와 이것만 구이용으로 팔고, 나머지 15㎏은 국거리나 찌개로 쓴다”며 “손실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광우병 파동으로 ‘신토불이’ 개념이 확고해지고 등심과 갈비만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한국인 입맛도 비싼 고기값의 이유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배한철 조리부장은 “육류 조리법이 다양한 미국·유럽은 엉덩잇살·다리살 등 근육이 많은 부위도 다양한 조리법으로 먹지만 우리는 무조건 등심만 먹는다”고 말한다. 이위형 미트 비즈니스 컨설팅 소장은 “한우와 유사하게 옥수수 배합사료를 먹고 자란 미국산 쇠고기에 입맛이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2003년 12월 미국산 쇠고기 파동 이후 다른 수입산 대신 한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소값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소비자·식당 고기 값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 한우 값은 ‘너무’ 비싸고, 오르는 속도도 무섭다. 업주들은 “한우 값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산지 소 값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농협의 ‘2006년 축산물 가격 및 수급자료’에 의하면 산지 한우 값은 한 마리(수소 600㎏)에 2006년 현재 475만원. 2003년 469만원, 2002년 471만원과 비슷한 수준. 오히려 한우 공급량은 2003년 14만2000t, 2004년 14만4000t, 2005년 15만2000t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1등급 이상 한우의 비율도 2000년 24.8%, 2003년 33.3%, 2005년 47.9%로 증가세다. 그러나 쇠고기 소비자 가격은 계속 오르기만 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등급 등심 500g 가격이 2003년 2만8043원에서 2006년 3만6070원으로 28%가 상승했다. 한우가 소비자에게 오는 동안 유통 마진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이다. 식당 고기 값은 고공 행진. 2003년 3만원(180g)이던 고급 식당 등심값은 올해 5만5000원(150g)으로 120%나 수직 상승했다. 소비 행태가 양극화되면서 고급 한우를 내세운 업주들이 새로 식당을 열며 비용 10억~30억원(강남 기준)을 고깃값에서 뽑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고급화 전략으로 ‘최고 수준의 고기’를 내세우는 집이 늘면서 조폭들이 개입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 유명 농장에서 소를 공급받기 위해 일부 업주들의 부탁을 받고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직접 고깃집을 운영하다가 수입 고기를 한우로 속여 판 게 들통난 적도 있다. 결국 “‘최상급’ 한우 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싸다”는 말도 100% 믿기는 어렵다. 식당에서 파는 등심 가격은 최고급 스테이크 식당을 압도한다. 특급 호텔의 최상급 호주산 와규 스테이크는 280g에 5만6400원, 최고급 레스토랑의 한우 스테이크는 180g에 5만1700원. 문제는 스테이크는 1인당 1접시로 끝나지만 등심의 경우 1.5~2인분을 먹어야 양이 찬다는 것. 유명 식당에서 등심을 먹으려면 1인당 7만~10만원은 잡아야 한다. ◆등급 표시 대신 애매한 ‘특품·상품 등심’ 표시 ‘등심’을 세분화해서 가격을 다단계로 하는 것도 고깃값 인상을 부추긴다. 주요 백화점이나 식당에서는 꽃·특·스페셜·눈꽃 등심 등 각종 이름을 갖다 붙여 가격을 일반 등심보다 많게는 1만원까지 더 받는다. ‘1인분 200g’이라는 고정관념은 예전에 깨져 1인분에 140~160g씩 내거나 봉사료·부가가치세 등으로 10~20%를 더 받는 식으로 실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그러나 농림부는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입장. 농림부 관계자는 대신 “1월 1일부터 일부 식당에서 시범적으로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원산지는 물론 부위, 등급까지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기업 간부 출신’ 택시기사의 신바람 운전
- [조선일보 제공] 택시기사 이원웅(51·서울 강동구 성내동·사진)씨의 차에는 명함이 40장 정도 들어 있다. 서울 시내에서 꽤 인기 있는 카페, 레스토랑, 문화공간 등의 명함이다. 손님들이 “어디 좋은 데 없느냐?”라고 물으면, “여기, 가보셨느냐?”라며 명함을 내민다. “한번은 꽃다발을 든 커플이 택시에 탔습니다. 결혼 기념일인데 저녁에 갈 곳을 못 정했다고 해서 청담동 O클럽이나 역삼동 S와인바를 소개했죠.” 이씨의 명함꽂이에는 다른 종류의 명함들이 있다. 미국인 변호사, 컨설팅 업체 팀장, 신문사 논설위원의 명함도 있다. 가끔 이씨에게 연락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다. 이씨는 그들에게 말해줄 생생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직접 현장에 가보기도 한다. 이씨는 원래 대기업 간부였다. H기업 과장이던 그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불어닥친 구조조정 태풍에 휩쓸려 직장을 떠났다. 명퇴금으로 건축 내장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투자금만 날렸다. 주식 투자에도 실패해 1억원을 잃었다. 그 사이, 이씨의 집은 25평 아파트에서 반지하 전셋방이 됐다. 2000년 7월 4일 이씨의 눈에 한 신문기사가 들어왔다. 전직 국회의원이 택시를 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사람도 택시를 모는데, 무슨 자존심?” 이씨는 바로 다음날부터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하루 12시간 운전, 낮·밤 교대 근무. 1년 만에 체중은 65㎏에서 55㎏로 줄었다. 택시를 몬 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손님에게 짜증내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세 가지를 다짐했다. ‘항상 친절하고, 외국어를 배우고, 다양한 정보를 모으자.’ 그로부터 7년간 이씨는 손님들에게 명소 정보를 주고, 일본인 관광객과는 ‘설국(雪國·일본소설)’을 이야기하고, 신문사 논설위원과 실버 문제를 토론하며 신바람 나게 택시를 몰고 있다고 한다. 오늘도 이씨는 택시에 오르는 승객을 보며 인사말을 고른다. “어서 오세요, 웰컴, 봉주르 무슈, 이랏샤이마세, 구텐 모르겐!”
- 땅값 1위 명동 파스쿠찌 평당 1억9600만원
-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건설교통부가 27일 내놓은 올해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에 대한 공시지가 조사 결과 서울 명동 파스쿠찌 커피숍 자리가 가장 비싼 땅으로 나타났다. 이 곳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 부근의 중구 충무로 1가 24의 2에 있는 상업용지로 2005년 가장 비싼 땅으로 공시된 이후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명동 파스쿠찌 평당 1억9600만원, 3년째 1위 고수 = 명동 파스쿠찌는 올해 공시지가가 평당 1억9600만원으로 지난해 (평당 1억6900만원)보다 평당 2700만원 정도 올랐다. 2005년에는 평당 1억3884만원이었다. 이는 공시지가가 평당 33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싼 경남 산청군 삼장면 내원리 산 42에 있는 임야 59만3900평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어 서울 충무로 2가 65의 7에 있는 하이해리엇 쇼핑과 서울 중구 명동 2가 33의 2 소재 우리은행 명동지점이 각각 1억864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국 최고가 상위 10위가 모두 충무로, 명동에만 포진해 서울 강북지역 내 상업지역이 강세를 나타냈다. 서울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땅은 도봉구 도봉산 산 36 일대 임야로 파스쿠찌 커피숍의 1만3100분의 1인 평당 1만4876원이었다. 주거 용지에서는 서울 강남권과 용산이 1위를 나눠 가졌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거 용지는 강남구 대치동 506 소재 선경아파트로 평당 3123만원이었으며 단독주택에서는 용산구 한강로3가 63의 173에 있는 주택이 평당 266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은 강남구 청담동과 서초구 서초동이 각각 평당 2214만원, 평당 1851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버블세븐 지역, 개발 예정지 지가 폭등 = 버블세븐 지역과 재건축, 뉴타운, 역세권 등 개발이 예정된 지역 땅값이 폭등했다. 경기도 과천시는 개발제한 구역 해제, 주택가격 상승을 발판으로 24.2% 올라 전국 최고를 차지했다. 또 한남 뉴타운 개발과 용산역세권 개발이 예정된 용산구도 20.53% 뛰었다. 규제가 집중된 버블세븐 지역 땅값도 일제히 올랐다. 경기 용인수지지구가 23.9%로 전국 2위를 차지했고, 경기 분당(19.2%), 강남(18.4%), 송파(18.3%). 강동(18.2%), 서초(18.1%), 양천(17.2%)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 송도신도시, 청라지구 개발이 진행 중인 인천 남동구와 인천서구도 각각 20.4%, 18.3%로 경기 평균 상승률(13.6%)를 웃돌았고, 전철 복선화와 뉴타운 개발 기대감이 큰 구리시도 18.4%나 뛰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지가가 급등했던 행복도시와 혁신도시, 기업도시는 안정세를 나타냈다. 행복도시가 들어설 연기.공주는 각각 9.2%, 9.5%를 올랐고, 혁신도시는 대구동구(16%)를 제외하고, 부산강서(12.4%), 원주(9.9%), 완주(6.7%)는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 전국 주요지역 지가 상승률 ▲ 버블세븐 지역 -강남 18.43%, 서초 18.11%, 송파 18.33%, 강동 18.21%, 양천 17.27%, 분당 19.26%, 용인 23.9% ▲개발 예정지역 -경기 과천 24.1%, 서울 용산 20.53%, 인천 남동 20.41%, 경기 구리시 18.93%, 인천 서구 18.33%
- "단독주택 공시가격 버블세븐 많이 올랐다"
-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버블세븐과 뉴타운 등 개발호재 지역 내 단독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30일 건설교통부가 밝힌 표준단독주택가격 20만가구의 공시가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평균 6.02% 올랐다. 반면 서초. 송파, 양천, 경기 분당. 용인 수지 등 버블세븐 내 단독주택은 8%에서 최대 18%까지 뛰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주택보유자의 세 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버블세븐 내 송파, 양천, 용인수지 등 큰 폭 상승 = 참여정부가 주택가격 거품이 많이 낀 것으로 지목한 버블세븐지역과 뉴타운, 도심개발 등 개발호재가 있는 은평, 용산, 과천, 하남 등의 단독주택 가격 상승률이 단연 돋보였다. 청와대가 버블세븐지역으로 꼽은 7곳 중 송파, 양천, 용인 수지는 각각 10.30%, 10.90%, 10.14%로 서울지역 평균 상승률(9.10%)를 웃돌았다. 송파구는 송파신도시개발, 장지택지개발, 거여·마천 뉴타운개발사업 등 호재를 발판으로 큰 폭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8.72%)도 서울 평균보다는 낮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우면택지개발(약 15만평), 방배지역 재건축사업, 신분당선 양재역 개설 등으로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비교적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강남구는 삼성동과 청담동의 일부 고급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컸지만, 지역 내 대부분이 아파트로 이뤄져 있어, 상승률은 5.45%에 그쳤다. ◇뉴타운, 도심재개발, 신도시 후보지 가격 강세=이번 조사에서 은평, 용산, 과천, 하남 등은 개발 호재를 발판으로 10% 이상 뛰었다. 뉴타운 개발이 진행 중인 은평구는 12.73%가 올랐고, 용산 역세권 개발과 도심 재개발이 추진 중인 용산은 14.02%가 뛰었다.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 중 한 곳인 하남은 경기도 평균(8.17%)의 2배가 넘는 18.86%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고, 재건축 호재에 편승한 과천도 17.72%나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행정도시나 혁신도시, 기업도시는 가격 상승폭이 크게 줄어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50.45%가 올라 전국 1위를 차지했던 충남 연기군은 올해 조사에서 6.20%에 그쳤고, 공주시도 5.22%로 상승률이 낮았다. 혁신도시인 진천(6.55%), 부산강서(6.48%), 진주(4.90%), 나주(4.22%), 전주덕진(3.47%), 서귀포(1.75%), 완주(1.49%), 김천(0.98%)도 평균 이하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기업도시도 원주와 무안이 각각 4.68%, 4.64%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을 뿐 영암(3.67%), 무주(2.73%), 태안(2.22%), 충주(0.92%), 해남(0.49%)은 상승률이 낮았다. 한편 시·도별로는 울산광역시가 13.93%로 가장 높았고, 서울(9.10%), 경기(8.17%), 인천(5.84%), 대구(4.69%), 충남(3.86%), 경남(2.71%), 대전(2.43%) 순이었고, 제주가 0.78%로 가장 낮았다. ■ 버블세븐 단독주택 가격 상승 -서초 8.72% -송파 10.73% -양천 10.90% -용인 수지 10.14% -강남 5.45% -분당 8.00% -안양동안 13.76% ■ 개발호재 단독주택 가격 상승 -하남 18.86%(분당급 신도시 후보지)-과천 17.72%(재건축)-은평 12.73%(뉴타운)-용산 14.02%(용산 역세권, 도심재개발)
- 한옥 레스토랑, 재즈는 처마를 타고 입맛은 분위기를 타고
- [조선일보 제공] 대들보 아래로 흐르는 재즈를 들으며 먹는 샌드위치 맛은 어떨까. 처마 사이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즐기는 와인 한잔은 더 향기롭지 않을까. 한옥을 직접 수리해 이사할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다. 대신 인심 넉넉한 이들이 세련된 식당으로 꾸민 한옥 레스토랑을 찾아 숨쉬는 나무의 멋을 즐겨보자. ‘우리의 집’에서 먹는 요리는 먼 나라 음식인데도 정겹게 느껴진다. 재즈가 흐르는 한옥에서 샌드위치 한 입- 레써피 18평짜리 ‘미니’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탈리안 레스토랑 ‘레써피(Recipe)’. “친한 친구 불러 맛있는 음식을 나눌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는 주인 신경숙(37)씨의 바람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신씨는 “레스토랑을 준비하던 2003년 당시 한옥만 고집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사는 곳과 가까운 광화문 부근에 자신의 뜻과 맞는 안정감 있는 집을 찾으러 다니다 우연히 한옥을 접한 후 어린 시절 서울 정릉의 할머니 집에 놀러 갔을 때 ‘참새 날아다니던 처마 끝 하늘 풍경’이 계속 아른거렸다. 향수에 젖어 한옥을 덜컥 계약하고 나서는 시행착오가 이어졌다. '참신함'을 위해 한옥 공사 경험이 없는 업체에 시공을 맡겼으나, 이 업체는 2개월 만에 두 손을 들었다. 할 수 없이 신씨와 도시공학을 전공한 남편 장민수(41)씨가 직접 나섰다. 한옥에는 문외한이었던 부부는 관련 서적을 밤새 읽어가며 직접 공사를 ‘진두지휘’ 했다. 나무 상태를 살펴 남길 것과 버릴 것을 골라내고 지붕을 다시 얹고 상한 나무를 새 것으로 바꾸는 등 공사에만 꼬박 1년이 걸렸다. ‘레써피’의 특징은 두 사람이 겨우 일할 만한 작은 ‘오픈 키친(open kitchen)’이다. 신씨는 “따로 주방을 마련할 공간이 없는 탓이지만, 가정집처럼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보이는 미니 주방이 맘에 쏙 든다”고 했다. 위로 향한 간접 조명과 구불구불한 대들보 덕분에 손님들도 이 공간에선 마음을 놓는다. 주인이 바빠 보이면 먹고 난 음식을 주방에 갖다 줄 때도 있고 새로 선보인 메뉴에 어울리는 소스를 사와 “한 번 넣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밤이면 나직한 재즈 선율이 진공관 앰프를 거쳐 울퉁불퉁한 천장을 가만가만 휘감는다. 신씨는 “물받이를 하지 않아 비 오는 날이면 처마 끝에서 바닥까지 ‘비 커튼’이 쳐진다”며 “처마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즐기기 위해 정원 쪽 벽을 모두 트고 통유리를 댔다”고 했다. 바로 앞에 위치한 2층 주택이 하늘을 반쯤 가리운 것이 아쉽다. 햄과 ‘그뤼에르’ 치즈를 넣은 레써피 샌드위치 8900원, 고추냉이와 새우, 루콜라가 들어간 새우 고추냉이 샌드위치 9900원, 안심스테이크 2만8000원, 샐러드·수프·전채·디저트를 곁들인 저녁 코스는 4만3000원이다. 매일 아침 새로 장을 봐 그날 치의 재료를 준비하기 때문에 저녁 코스는 하루 전에 주문해야 한다. 테이블 3개, 좌석은 15석이 전부이므로 예약은 필수. (02)736-7301 www.bestrecipe.co.kr 골격은 그대로, 소품과 요리는 ‘컨템포러리’-오키친 “한옥의 가장 큰 장점은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한 멋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테리어가 화려한 청담동 일부 식당들처럼 손님을 주눅들게 하지 않죠.” 미국 뉴욕서 요리사로 활동하다 2001년 귀국해 ‘오정미 푸드아트 인스티튜트(연구소)’를 운영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오정미(45), 스스무 요나구니(57)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서울 가회동에 레스토랑 ‘오키친’을 열었다. 연구소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직접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아울러 손님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합리적인 레스토랑을 만들자는 욕심도 있었다. 원래 옷 가게로 쓰였던 2층 한옥을 빌려 부부가 레스토랑으로 직접 꾸몄다. 대들보와 서까래 표면이 거칠고 비뚤어져 오히려 정감이 갔다. 노란 비닐 장판이 깔려있던 바닥은 마루로 바꾸고 알록달록한 꽃 벽지는 뜯어낸 후 흰 페인트를 칠했다. 의자, 테이블 접시 등은 연구소에서 쓰던 것을 갖다 놓아 새것이 주는 어색함을 피했다. ▲ 오키친 창문에 말린 나뭇잎을 붙이고 부부와 학생들이 음식을 주제로 제작한 커다란 액자를 걸어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깃털과 철제 등으로 이뤄진 조명도 최대한 현대적인 것으로 골랐다. 오씨는 “연구소 학생들이 서빙을 하기 때문에 전문 웨이터·웨이트리스처럼 서비스가 똑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때문에 레스토랑은 이 같은 풋풋함을 이해해줄 수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운영한다. 인터넷이나 레스토랑에서 가입 신청할 수 있고 회비는 없다. 오징어먹물 링귀니 1만4000원, 로스트 호박과 파마산 크리스피를 곁들인 샐러드 8000원, 그날그날 바뀌는 코스 요리(칠판에 ‘오늘의 메뉴’가 적혀 있다.) 3만5000~4만5000원선, 직접 볶은 커피로 내린 에스프레소 3500원. (02)744-6420 www.ofoodart.com 와인 저장고가 있는 통유리 한옥- 카델루포 서울 효자동 ‘카델루포(CA’ DEL LUPO)’에 들어서니 작은 칠판에 분필로 쓴 문구가 손님을 맞았다. ‘나는 와인으로부터 자연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와인으로부터 기다리는 미덕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손님은 소박하고 예쁘장한 한옥에서 와인을 음미할 수 있어 좋다. ‘카델루포’는 이탈리아어로 ‘늑대의 집’. 이빛나(34) 사장은 이를 ‘행운이 깃든 집’으로 풀어 해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늑대’를 안 좋은 뜻으로 일컫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늑대는 아주 똑똑하고 의리 있는 동물이에요. 이탈리아에서는 행운을 상징하죠.” ▲ 서울 효자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델루포’. 원래 갤러리였던 건물은 20평 남짓. 바닥 벽면 기둥 등 기본 바탕은 그냥 두고 인테리어만 바꿨다. 커다란 와인 저장고가 한쪽 벽면, 낡은 피아노가 또 다른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피아노는 실력만 된다면 누구나 연주할 수 있다. 한쪽 창에는 가로로 긴 흰색 블라인드를 드리웠는데, 나무 골격과 의외로 잘 어우러진다. 테이블은 단 6개, 한 지붕 아래 식사를 하다 보면 어느새 모두 친구가 된 듯한 기분이다. 봄이 되면 작은 정원에 허브를 가득 심는다. 요리에 넣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손님이 원한다면 따가도록 그냥 둔다. 마당 건너 별채에는 테이블 하나만 놓여 있어, 프러포즈용으로 인기다. 이씨는 “한옥이 감싸고 있는 아늑한 뜰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침대 생활을 하다가도 피곤해지면 더운 바닥에 등을 대고 싶은 것처럼, 한국 사람은 본능적으로 한옥에 끌리는 것 같다”고 했다. 해물 스파게티, 새우 들어간 크림 파스타 등 각종 파스타 1만3000~2만원, 런치 코스는 생선 2만7000원, 안심 스테이크 3만5000원, 디너 코스는 5만원(안심이나 연어 중 선택), 6만5000원(양갈비나 왕새우 중 선택). (02)734-5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