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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체감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외식품목서 배달비 분리"[만났습니다]①
- [대전=이데일리 조용석 공지유 기자] “물가동향의 현실반영을 높이기 위해 배달비 조사방식 개선, 연령·가구 특성별 물가지수 작성 등 새로운 지표 개발·검토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포괄적연금통계’, ‘가계부채통계’ 개발을 통해 노후소득보장체계 및 가계부채 대책 마련을 지원하는 정책맞춤형 통계작성도 집중할 예정입니다.”한훈 통계청장은 최근 정부대전청사에 자리한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기획재정부에서 통계청이 만든 수많은 통계를 활용해 경제정책을 짜다가 지난 5월 ‘통계 생산 책임자’로 임명된 된 한 청장은 통계의 중요성과 활용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다. 한훈 통계청장(사진 = 통계청 제공)통계청은 물가지표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배달비 품목의 별도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배달비를 외식가격에 포함해 조사하는 현재 방식보다 비중이 높아져 현실반영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청장은 자가주거비(보유한 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빌려줬다고 가정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물가 주지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재난정보와 통계지리정보(SGIS)를 융합한 ‘재난 SGIS 구축’은 한 청장이 집중하는 부분 중 하나다. 예를 들어 통계청이 재난특보와 공간정보를 융합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효과적인 대응태세 준비는 물론 현황파악이나 피해복구도 종전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한 청장은 “통계청은 새 정부 120개 국정과제 중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해 통계데이터 허브로서 기능을 강화해 나아갈 것”이라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미래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한 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물가통계가 체감물가와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체감물가는 측정방법이 개인마다 다르고 심리적 요인 등에도 영향받기 때문에 공식통계와 차이가 있다. 물가지수는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쓰는 것을 평균낸뒤 그중 0.01% 이상 지출하는 품목 458개 품목에 가중치를 두고 조사한다. 평균적 가구와 개별 가구 간의 소비품목과 가중치가 다르거나, 사람들이 구매 빈도에 따라 가격 흐름에 영향을 받는 정도 다르기에 물가 통계와 체감물가가 다를 수 있다. -배달비 비중이 늘었으나 물가에는 잘 반영되지 않았다. △배달비는 기존 외식품목에서 분리 여부를 검토한 후 내년 중 별도 지표로 공표 예정이다. 배달비가 외식품목에서 분리되면 외식가격이 올랐을 때 배달비 때문인지 음식값 때문인지를 나눌 수 있어지기에 배달비 물가를 더 잘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가주거비를 물가지표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자가주거비는 1995년부터 주지표가 아닌 보조지표로는 공표 중이다.(현재는 소비자물가의 9.8%를 차지하는 집세항목으로 잡고, 자가주거비를 제외한 전·월세 등락만 반영) 자가주거비를 주지표로 활용할 경우 28~3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러면 집세가 변할 때 물가가 굉장히 많이 변할 수 있다. 물가는 연금, 최저생계비, 임금, 등록금 등과 같은 각종 가격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한훈 통계청장(사진 = 통계청 제공)-물가통계의 시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조사품목별 가중치 조정 등으로 연령대별·가구특성별 현실 반영지표 작성을 검토 중이다. 국민 개개인이 소비하는 바구니 차이로 인한 다양한 계층별 체감도의 현실 반영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물가동향 지수의 주기적 개편을 추진해 현실 반영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조사품목은 기존과 동일하게 5년 주기로 개편을 추진하며, 그 중간연도에는 가중치 조정 등으로 최근의 소비지출 구조를 적기에 반영하려 한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가상자산을 조사항목에 추가했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가금복) 본조사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1차 시험조사했다. 내년 제2차 시험조사를 진행하고 공표 형태 및 시기 등은 조사결과 및 국제 통계분류, 국내 가상자산 과세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가상자산의 분류에 대한 국내외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가별 과세 여부 및 형태 등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내년 10월 포괄적 연금통계를 발표한다.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한국은 노인빈곤율 40%라고 하지만 특수성이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속한 나라는 연금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기에 이에 대한 측정도 잘된다. 반면 한국은 가계금융복지 조사를 할 때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은 행정자료가 없기에 전적으로 답변자에 의존한다. 포괄적 연금통계를 통해 개인·퇴직연금 및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등을 받는 이도 파악할 수 있다.(현재 가금복 조사에서는 주택·농지연금 수령자는 소득이 아닌 부채만 잡힘) 이렇게 되면 노후준비 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있을뿐 아니라 연금개혁을 할 때도 증거기반 정책을 펴기에 용이하다. 이밖에도 국정과제와 정책이 증거에 기반하여 이행될 수 있도록 각 부처에서 필요로 하는 통계 개발을 지원할 것이다. -재난정보와 통계지리정보(SGIS)를 더한 ‘재난 SGIS’ 구축 중인데. △재난특보는 이동경로 및 강우량 등 기초 정보만 제공 중이나, 피해 예상범위 내 인구, 주택, 경작지 등의 공간정보와 융합하면 현황 파악 및 복구를 위한 의사결정 지원까지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 주요 사업체 또는 60대 이상 1인 가구의 정보를 함께 알면 더 생생하고 유용한 재난방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내년 도입을 목표로 이미 기상청과 협의를 시작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통계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인구문제가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가장 근본적인 사안인 만큼, 통계청은 인구감소 등 인구정책 관점의 정책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급변하는 인구구조 변화 등에 대응하고 시의성 있는 정책수립 지원을 위해 추계주기를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해 제공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주관 부처에 도움되는 지표 개발 및 작성지원 역할을 강화하고, 국가통계포털(KOSIS) 등으로 관련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는 대국민 서비스를 확충할 예정이다. 한훈 통계청장(사진 = 통계청 제공)-경기 저점은 언제로 보나. △경기 저점에 대한 판단은 내년 초 국가통계위원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한다. 다만 학계에서는 2020년 상반기 5월쯤이 저점을 찍고 올라갔다는 컨센서스는 있는 듯 하다. 현재 경제흐름은 중립적 통계를 만드는 이로서 볼때 올라가다가 주춤하는 듯 하다. 조심스러운 부분은 통계청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중에 통계를 그렇게 만들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한다. 통계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만들기에 절대 그럴 수 없다. -통계청이 통계처로 승격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청’은 법령제정권한이 없기 때문에 현재는 통계법을 개정하려면 기획재정부와 함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 법령제정권한이 있는 ‘처’로 승격되면 통계법에 대해 훨씬 오너십이 있고 필요한 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 타부처와의 협의에서도 대등한 위치가 돼 논의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통계처로의 승격 등 조직 개편에 관하여는 학계 및 정치권의 논의와 그에 기반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한 청장은…△전북(1968년) △호남고 △서울대 경영학 학사 Δ서울대 행정학 석사 Δ미국 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Δ행시 35회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정책과장·지식경제예산과장·전략기획과장 △교육부 정책기획관 △일자리위원회 총괄기획관 △기재부 혁신성장정책관·정책조정국장·경제예산심의관 △기재부 차관보 △통계청장(현)
- 금투협 회장 선거 레이스 본격화…최종 후보 3인 공약집 배포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회장 선거 최종후보 세 명은 이날 회원사에 공약집을 배포하고 나섰다. 최종후보 세 명은 김해준 전 교보증권(030610)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003470)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등 세명이다.먼저 김 후보는 “업계가 새롭게 도약하도록 각종 규제 개선과 회원사 지원에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김 후보는 회원사와 협회, 정책당국간 실무자 중심 상시 소통채널 운용을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 또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른 연금투자 활성화, 대형화를 비롯해 해외진출을 통한 자산운용산업 경쟁력 강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고도화 등을 공약으로 들었다.(왼쪽부터)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사진=연합뉴스)이밖에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체계 모색, 비대면 판매 규제 완화 추진, 제도권 장외 유통시장 활성화·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신속 출범 지원 등도 강조했다.서명석 후보는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섰다. 서 후보는 “지금은 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동양사태 당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킨 경험으로 뚝심있게 파이팅하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를 위해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자본시장 규제를 개선하겠다면서 ‘4대 전략·16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아울러 업계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 정책 결정 파트너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증권업계에 대해서는 투자은행(IB)부문 주52시간 적용 배제 등 유동성 공급체계 개선, 은행지주 산하 증권사 리스크 비율 중복규제 완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증권사 랩 추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서유석 후보는 자금경색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서 후보는 “증권사 자금경색 문제 조기 해결을 위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당국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금융투자소득세 중 적격펀드 분배금 과세 문제 해결과 미래성장 고객층 선점으로 청년층 머니무브 유도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자산운용업계 출신답게 자산운용업계 장기투자 비과세펀드 도입,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절차 개선 등을 공약했다.한편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 12일 세 명의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오는 23일 임시총회를 통해 선거를 진행, 차기 회장을 뽑는다.
- 서울시, 올해 제2기분 자동차세 140만대…2439억원 부과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는 등록(신고) 자동차 324만대 중 140만대를 대상으로 2022년 제2기분 자동차세 고지서를 납세자에게 발송했다고 13일 밝혔다.제2기분 자동차세는 이달 1일 현재의 자동차 소유자에게 부과되며, 납부기한은 오는 31일까지다. 다만 납기가 토요일이거나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까지 납부가 가능해, 이번 납부기한은 내년 1월 2일까지다.자동차세 과세대상은 승용·승합·화물·특수자동차, 3륜 이하 소형자동차, 건설기계(덤프트럭 및 콘크리트믹서트럭) 등이다. 이 중 승용자동차가 과세대상 총 140만대 중 136만 대(97%), 세액 총 2439억원 중 2433억원(9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경차 및 전기자동차 등 연세액이 10만원 이하인 자동차(제1기분 부과시 전액 부과)와 연세액을 미리 납부(1·3·6·9월)한 자동차에 대해 제2기분 자동차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과세기간(7월 1일 ~ 12월 31일) 중에 자동차를 신규 취득하거나 이전 등록 및 폐차 말소 등을 한 납세자에겐 소유기간 만큼 일할계산된 세액으로 부과된다.서울시는 납세자가 납부기한 내에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납부 편의 시책을 제공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및 시력저하자는 고지서에 표시된 음성변환 바코드를 음성변환 전용기기 및 휴대폰 앱으로 스캔하면 고지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외국인 납세자는 고지서와 동봉된 번역 안내문으로 고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서울시는 다양한 납부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납세자는 은행 방문 말고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인터넷 사이트(ETAX), 모바일 앱(STAX), 간편결제사 앱(카카오페이, SSG페이, 네이버페이 등), ARS, 무인공과금기 및 현금인출기(CD/ATM)등을 통해 납부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ETAX) 및 모바일 앱(STAX) 납부 관련한 상담도 받을 수도 있다.최한철 서울시 세무과장은 “자동차세 납부기한 이후에는 3%의 가산금과 체납에 따른 압류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다양한 납부 편의시책을 잘 활용해 내년 1월 2일이라는 기한 내 잘 납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자료=서울시)
- 내년 서울 아파트 4% 하락..."미분양·미입주 주택 해소방안 시급"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내년 주택가격 하락이 둔화되고 거래량은 올해보다 39% 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서울아파트값은 4%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내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제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예측모형으로 내년도 주택가격을 전망한 결과, 내년 전국 주택가격은 3.5% 하락하고 아파트 가격은 이보다 큰 5.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아파트는 4.5%, 서울 아파트는 4.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아파트가격을 전망했을 때 내년중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8.5%,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3.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산연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세제가 시행되는 4월 이후부터 하락폭이 둔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하향 전환될 가능성이 큰 4·4분기 중에는 수도권 인기지역부터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금리와 집값 하락세로 거래절벽이 나타나면서 올해 주택 매매거래량이 작년 절반수준인 54만호 수준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소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집값 급락세가 꺽이고 매수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올해보다 39% 증가한 75만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전월세 거래는 늘어나고 기준금리 하향전환시점까지 월세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 10월까지 전세는 1.7% 하락한 반면 월세는 1.4% 상승했는데 내년에도 전세는 4.0% 하락, 월세는 1.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30% 줄어든 38만호 수준으로 예상되고 착공과 분양물량은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주택가격 급락으로 분양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금년 인허가 물량은 밀어내기로 작년과 비슷한 55만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착공과 분양물량은 20% 수준 감소하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주택 인허가 물량이 30% 정도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 주택 물량도 30% 내외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착공과 분양물량은 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고금리와 집값 급락, PF 중단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중 건설업체 부도가 급증하고,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고금리와 집값 급락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 되면서 현재 부동산 PF가 거의 중단됐고, 브릿지론과 ABCP(자산담보부 어음)로 지원된 자금의 대환이 막히면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중 보유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돼 우리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위기확산을 막기 위해 건설사업 금융경색 완화, 보유토지 대체사용방안 강구, 미분양·미입주 주택 해소방안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산연은 “지난달부터 금융위 주도로 PF 신용보강 등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보다 적극적인 PF 금융 지원방안과 건설업체 보유토지에 분양주택 대신 임대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현실화, 분양전환가격기준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고 미분양 적체문제 완화를 위해 아파트 등록임대사업 복원, 비정상적인 주택보유 및 거래과세 정상화도 조속히 완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산연은 또 “50조가 넘는 국민주택기금 여유자금 등을 활용해 무주택자를 위한 자금지원체제를 보완해야 한다”면서 “노후자금 등 여유자금을 가진 사람들이 미분양주택을 사서 임대 할 수 있도록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을 복원하고 주택 거래와 보유관련 세제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말정산 효자 ISA…세테크에 이벤트까지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연말정산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절세 혜택을 챙기는 이른바 세(稅)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금리 상승이 급격하게 일어났고, 이로 인해 금융 소득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말 정산에서 세금을 ‘뱉어내는’ 경우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게 일어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가장 대표적인 절세 상품은 개인종합관리계좌(ISA)다. ISA는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계좌를 말한다. 정기예금은 물론 국내 상장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증권(ETN)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 가능하다. 매년 최대 2000만원씩 5년 동안 최대 1억원 한도로 납입 가능하다. ISA에서 발생한 순이익은 2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다.소득 금액에 따라 일반형, 서민형·농어민 계좌로 분류한다. 일반형의 경우 발생한 이자, 배당소득 등 순이익 중 2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서민형과 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세금 혜택이 있다. 비과세 구간을 초과하는 과세 대상 소득은 9.9% 세율로 분리과세한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올해 들어서만 113만2131명이 늘어난 352만2155명으로 집계됐다. 통상 연말에 개설 수요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어 4분기에는 지난해보다 가입자 수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ISA는 특히 연간 납입한도가 이월된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올해 2000만원을 ISA로 넣지 않았다면 내년에 한번에 4000만원을 입금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다. 올해 예금 금리가 높아 여유자금을 은행 예금에 넣어뒀다면 내년에는 이 중 4000만원까지 ISA를 활용하면 된다.ISA 만기상환자금은 연금계좌 이체도 가능하다. ISA 만기가 도래하고 60일이 지나기 전 만기상환금액을 연금계좌에 이체하면 이체한 금액의 10%를 3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 할 수 있다.운용 방식은 신탁형과 일임형 두 가지다. 신탁형은 가입자가 은행, 증권사 등 신탁업자를 통해 운용 지시를 내리는 방식을 말하고, 일임형은 가입한 회사 모델 포트폴리오에 따라 자동으로 운용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가입자 본인이 직접 운용 가능하고 국내 주식도 편입할 수 있는 중개형 ISA도 출시됐다. 업계 최초로 중개형 ISA를 출시한 삼성증권은 최근 가입자가 91만명을 돌파했다. 내년 1월1일부터는 ISA에서 투자한 국내 상장 주식, 공모 주식형 펀드에서 소득이 발생했다면 이는 전액 비과세다. 가입 직전 3년 중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해당한 적이 있다면 가입할 수 없어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ISA는 모든 금융권을 합해 인당 1계좌, 1개 유형만 가입 가능하다.연말정산 시즌을 앞두고 업계의 고객 유치 이벤트도 한창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중개형 ISA 신규 개좌를 개설하거나 타사 ISA를 이전할 경우 온라인 국내 주식매매 수수료 평생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중개형 ISA로 ETF나 ETN, 펀드를 거래한 고객을 대상으로는 순매수 금액을 충족하면 최대 5만원 신세계상품권을 준다.현대차증권은 연말까지 중개형 ISA 계좌를 개설하면 선착순으로 1만원을 지급하며, 기간 내 중개형 ISA를 통해 주식이나 펀드를 누적 10만원 이상 매수하면 CGV 1인 영화관람권 2매를 선착순 추가 지급한다. 가입자 전원에게는 현대차증권 주관 공모주 청약 신청 시 수수료 무료와 청약 한도 부여 등의 혜택도 준다.이밖에 키움증권은 중개형 ISA 계좌에서 주식이나 ETF를 거래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수수료 할인쿠폰 5만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 연말정산 시즌 다가온다…13월 월급 받으려면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12월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연말정산에 13월의 월급을 받을지, 그나마 푼돈까지 뱉어야 할지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11월 말부터 ‘홈택스’에서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1~9월 신용카드 사용액과 지난해 연말정산 내용, 10~12월 예상사용금액을 입력하면 된다. 예상세액인 만큼, 실제 결과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12월을 어떻게 보내야 연말정산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 연말정산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로 구분된다. 소득공제는 과세대상소득을 줄여주는 제도다. 소득에 따라 세금부과 대상도 늘어나는데, 소득공제를 많이 받을수록 세금부과 대상이 되는 소득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세액공제는 내야 할 세금을 직접 없애주거나 깎아주는 제도다. 소득에 상관없이 연말정산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같은 조건, 같은 항목에서 동일하게 적용받는다.소득공제의 핵심은 카드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는 총 급여의 25% 초과 분에 대해서 일정 비율만큼 공제해준다. 만일 연봉 3000만원이 직장인이라면 750만원 초과부터 소득공제 혜택이 부여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총급여의 25%에 도달할때까지는 각종 카드사별 혜택이 가장 좋은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총급여의 25%를 초과했다면 연말까지 신용카드를 더 쓰기 보다는 체크카드 및 현금영수증을 쓰는 것이 더 유리하다. 신용카드는 사용액에 대해 15%만 공제되지만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은 30%가 공제되기 때문에 소득공제 한도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12월 고가의 지출계획이 있다면 내년으로 미루는 것이 좋다. 연말 현재시점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초과했다면 내년으로 고가의 지출을 미뤄 내년 연말정산에 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간 바짝 대중교통을 타는 것도 연말정산 공략 중 하나다. 특히 올해 하반기(7~12월) 대중교통의 소득공제율이 기존 40%에서 80%로 늘어나서다. 이는 정부가 고유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실시한 제도다. 대중교통 소득공제에는 버스와 지하철, KTX는 포함되지만, 택시는 제외다. 다만 소득공제는 한계가 있다. 총 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직장인은 공제혜택이 최대 300만원까지다. 7000만원을 초과하면 250만원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다. 7000만원 초과~1억200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 직장인의 공제혜택은 250만원, 1억2000만원 초과 급여를 받는 직장인의 공제헤택은 200만원까지다. 지출을 늘린다고 해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한정돼 있다는 뜻이다. 세액공제를 통해 13월의 월급을 노려볼 수도 있다. 특히 챙겨볼 것은 최대 115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이다. IRP와 연금저축은 납입금액 가운데 총 700만원 한도 내에서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5%, 5500만원 초과는 1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만 할 경우 700만원이 아닌 400만원 한도가 적용된다. 총급여가 1억2000만원을 초과하면 세액공제 적용 한도 금액이 300만원으로 줄어든다.올해까지는 △만 50세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미해당 △총급여 1억2000만원 이하 등 조건에 모두 해당된다면 200만원 한도금액이 반영돼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 금액이 인정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만일 여유목돈이 있다면 13월의 월급을 챙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총 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라면 연 240만원 납입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40%를 적용받을 수 있다.의료비 세액공제도 챙겨야 한다. 부양가족이 의료비를 많이 냈다면 연봉이 적은 가족 구성원에게 주는 게 좋다. 의료비 세액공제는 총급여의 3%를 초과해 사용한 금액이 기준이다. 3%를 넘은 금액의 15%만큼 세금을 감면해준다. 급여가 1억원이라면 부양가족이 최소한 300만원을 써야 그 이상 금액부터 15%를 깎아주는 식이다. 급여가 많을수록 의료비 공제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 소득이 낮은 배우자의 혜택이 많다. 월세 세입자라면 최대 90만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또는 기준시가 3억 원 이하 주택에서 거주하는 월세세입자가 대상이다. 총 급여가 7000만원 이하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면 월세 지급액의 12%를, 5500만원 초과 7000만원 이하면 10%를 공제한다. 물론 관리비는 공제가 불가능하다.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기부금 세액공제율 상향도 유념해야 한다. 기부금 1000만원 이하까지는 20%(기존 15%), 1000만원 초과부터는 35%(기존 30%)가 세액공제된다.다만, 공제 항목 중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은 국세청에서 바로 조회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사용항목을 꼼꼼히 확인한 뒤 공제를 받아야 한다.정원준 한화생명 금융서비스 세무전문가는 “연말정산 절세의 핵심은 ‘최종 결정세액’을 낮추는 것으로, 소득공제 및 세액공제 혜택을 잘 챙겨야 한다”라며 “국세청 홈택스의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활용하면, 올해 사용한 신용카드 등 지출내역과 사용 예상금액을 토대로 미리 계산이 가능하므로 남은 12월간 절세 혜택을 최대한 챙길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정부 '법인세 내려 경쟁력 강화' 호소에도…巨野 "초부자감세 안돼" 고집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 법안의 국회 통과가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여야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대 쟁점은 법인세 인하다. 정부와 여당은 내년 경기 침체에 대비해 법인세를 낮춰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초부자 감세’ 논리를 앞세운 야당 반발에 가로막혀 법인세 인하 개정안 처리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 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철회하지 않으면 예산안 단독 수정안을 발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 행태에 한국 경제를 구할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대기업만 법인세 인하? “중소·중기도 혜택”11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로 오는 15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한 번 더 연기됐지만, 여전히 여야간 이견차가 커 ‘합의안’ 마련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핵심 쟁점은 법인세 인하다. 예산안과 함께 처리돼야 할 예산부수법안 중 하나인 법인세를 두고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법인세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최고세율 22%에서 25%로 인상했는데, 정부는 이를 다시 22%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재 4단계인 과세표준 구간을 2~3단계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에 맹렬히 반대하면서 법인세 인하가 포함된 세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 혜택이 103개 초대기업에만 집중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 투자 확대를 기대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도 증명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대기업 오너들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부자 감세’일 뿐이라는 것이다.하지만 정부는 ‘초부자 감세’라는 야당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 적용되는 특레세율(10%) 과표구간도 2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납부세액대비 세부담 경감률은 중소기업이 12.8%로 대기업(10.2%)보다 오히려 더 크다. 대기업이 세제 혜택을 입더라도 수천 개에 이르는 협력사의 거래·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야당 주장과는 달리, 법인세 인하의 낙수 효과도 이미 다양한 실증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주장한다. 올해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서는 법인세율 인하 전후 2년 평균 총고정자본형성(기업 투자)을 비교한 결과 2018년 미국과 2016년 프랑스에서 유의미한 증가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6년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 1%포인트 인하 시 투자율은 0.2%포인트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대로 2017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는 법인세율을 3%포인트 올릴 경우 투자와 고용 각각 0.7%, 0.2% 감소를 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추경호 “기업 키워야 근로자에게 이익 돌아가”정부는 법인세제 개편으로 2027년까지 약 6조 8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법인세 인하로 단기적인 세수감소는 불가피하나, 민간주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세입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세수감소를 통해 민간에 활력을 불어넣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복합적인 경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고용 여력 증대는 가계소득 증대에 이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는 거시경제 선순환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법인의 이익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근로자 임금, 주주 배당, 협력업체 등으로 가는데 특정 개인이 주인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며 “내년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기업 경쟁력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일자리가 생기고 수출이 되도록 해 우리 경제가 선순환되도록 하는 게 경제운용 정도(正道)”라고 강조했다.정부는 민주당에 법인세 인하를 시행하고 내년 이후 효과를 평가해달라고 요청을 해놨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조율 과정에서 법인세 시행을 2년 유예하는 중재안을 내놨고 정부가 받겠다고 했지만 야당이 거부해 무산된 상태다. 남은 방안은 결국 여야 지도부의 대승적인 합의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설명하고 제안할 수 있는 모든 양보·타협안까지 제시해 이제는 여야가 최종 조율하는 결단만 남았다”며 “세계 각국이 전부 괜찮은 기업을 유치하는데 혈안이 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세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기획재정위원회의 조세소위원회가 열렸던 지난달 30일, 방기선(왼쪽) 기획재정부 1차관과 고광효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텅빈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술잔 하나에 380억원” 중국 고미술 투자 열풍[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중국 고미술은 돈이 되는 예술품이자 부자들의 지적 사치품이라고 볼 수 있죠. 알면 알수록 깊어지고 배울수록 눈에 들어오는 재미가 있으니 수집가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30년차 수집가 정우철 씨)지난달 29일 세계 3대 경매 회사 크리스티 홍콩 현장에 나온 청나라 건륭 황제(1736~1795)시기 제작된 황실용 도자기가 8억106만 홍콩달러(한화 약 136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경매 추정가(최저 5000만~최고 8000만 홍콩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치열한 경합 끝에 새 주인을 찾은 도자기는 앞서 1996년 11월 3일 크리스티 홍콩에서 354만 홍콩달러(6억원)에 낙찰된 이후 다시 세상에 나왔다. 20여년 새 가격이 20배 이상이나 뛰었다.지난 11월 29일 홍콩 크리스티 경매 현장에서 낙찰된 청대 건륭 시기 황실용 도자기. (사진=독자 제공)부유층 사이에서 ‘중국 고미술품’이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시장 불안에도 거액의 뭉칫돈이 중국 고미술 경매 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는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수집가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시진핑 ‘중국몽 실현’ 선언 후 고미술 시장 활기중국 고미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시진핑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시 주석이 지난 2012년 공산당 총서기 선출 직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선언하면서 중국 고미술 시장도 전기를 맞았다. 문화예술 부흥에 동참하는 중국 수집가들이 서양인이 소장한 골동품을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몽땅 사들이면서 경매 가격도 폭등했다.왼쪽부터 2014년 소더비 명나라 성화제 닭 항아리 술잔. 지난 10월 9일 홍콩 소더비 청대 건륭 황실 도자기. 2017년 크리스티 홍콩 명대 가정 황실 도자기. (사진=소더비·크리스티)가장 대표적 사례가 지난 2014년 4월 8일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닭 항아리 술잔(鷄缸杯·계향배)’이다. 명나라 성화제(1465~1487) 때 만들어진 이 잔은 당시 중국 도자기 사상 최고가인 2억8100만 홍콩달러(당시 환율 기준 380억원)에 팔렸다. 입찰가(1억6000만 홍콩달러)보다 2배 이상이나 비싼 가격이었다. 구매자는 류이첸 선라인 그룹 회장으로 그는 이탈리아 천재화가 모딜리아니의 걸작 ‘누워있는 나부’를 소유한 세계 미술 시장의 거물로 알려졌다.지름 8㎝ 크기 수탉과 암탉, 병아리가 그려져 있는 이 술잔은 황제와 황후, 신하와 백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소더비 측은 ‘명나라 도자기 기술’의 정수라고 평가했다. 중국 역대 황제들이 계향배 모양에 매혹돼 이후 모방작도 많이 나왔지만 실제 황실에서 사용한 술잔은 현재 3점도 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크리스티 등 유명 경매회사도 중국 고미술에 관심중국 고미술 투자 열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 세계 금융시장 불황에도 거액 자산가들이 값비싼 미술품을 경쟁적으로 수집하면서 해외 경매 시장은 되레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다.특히 중국 고미술에는 중국 자본이 대거 투입되면서 치열한 경매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소더비, 크리스티, 본햄 등 세계 유명 경매 회사를 비롯해 영국, 미국, 프랑스, 홍콩 등 다양한 박물관과 갤러리도 중국 고미술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많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지난 2019년 영국 런던 크리스티 중국고미술 경매 현장. (사진=독자 제공)지난 10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청대 건륭 황실 도자기는 1억7746억 홍콩달러(약 300억원)에 낙찰됐다. 그물 모양의 화려한 꽃병은 총 6명의 구매 희망자들이 30분 넘게 75회 이상의 경합을 벌인 결과 대만의 한 사업가 손에 들어갔다. 숨 막히는 입찰 경쟁에 경매 추정가(최저 6000만~최고 1억2000만 홍콩달러)를 넘는 금액에 판매된 것이다. 이 제품은 1971년 10월 18일 크리스티 런던 경매에 나온 후 중국 한 고미술 박물관에 전시된 이후 30년 만에 공개됐다.이 외에 지난 2000년 소더비 홍콩에서 4404만 홍콩달러(당시 환율 기준 6억6000만원)에 낙찰된 명나라 가정제(1522~1566) 황실 도자기는 17년 후 크리스티 홍콩에서 2억1385만 홍콩달러(약 320억원)에 낙찰됐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제이피(J.P) 갤러리에서 아이비 찬 에스케나지 런던 갤러리 컨설턴트가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중국 고미술 범주는 도자기부터 옥, 청동, 칠기, 회화, 서예, 가구, 불교 미술, 직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재료와 양식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수집가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방향성을 잡고 맥락 있는 작품을 수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 3일 방한한 아이비 찬 에스케나지 런던 갤러리 컨설턴트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도자기와 옥 조각”이라면서도 “수집은 매우 개인적인 선택의 영역”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미술은 전 세계 미술사학자들에 의해 수세기에 걸쳐 연구돼 온 만큼 많은 정보가 있고 수집가마다 관심이 있는 영역을 선택하고 배우면서 좋은 컬렉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학(SOAS) 박사이자 11년간 크리스티 런던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한 중국 고미술 감정 관련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중국 고미술품은 일반 예술품과 달리 제작 단계부터 등급이 매겨진다. 황실·관료·민간 등 어디에서 누가 사용할 물건인지에 따라 가치가 이미 정해진 셈이다. 일반 예술품이 창작 이후 평가·해석이 더해져 가치가 높아지는 것과는 비교되는 지점이다.국내 유일 중국 고미술 갤러리를 운영 중인 김대윤 J.P갤러리 대표는 “현대미술품은 작품 진위 여부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중국 고미술품은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고도의 안목이 필요하다”며 “보다 고전적 도자기를 선호한다면 송대나 원대의 모노크롬(단색) 계열의 정요, 균요, 용천요를 눈여겨 볼 만 하다. 색채감이 있는 도자기를 수집하고자 한다면 명·청시기의 폴리크롬(여러 색)계열 중 분채, 오채, 청화유리홍 등을 위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세(稅)테크’에도 유리…“출처 명확해야 가품 피해 막을 수 있어”국내 자산가들도 재테크 측면에서 중국 고미술을 주식, 부동산 외 대체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고미술품은 소장 시 세금에 유리하다. 소득세법 21조에 따라 과세 대상 중 100년 이상 된 고미술품은 10년 이상 보유 후 양도 시 양도가액의 90%(10년 미만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한다. 90%는 공제하고 나머지 10%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특히 종합소득세와 합산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10년 이상 보유한 중국 도자기를 100억원에 양도(매도)했다면 필요경비를 제외한 10억원에 대해서만 과세(22% 적용)해 세금은 2억2000만원이 된다. 소장 이후 가치 상승분은 수집가의 몫이다.4년 차 수집가 남현호 씨는 “20여년 전부터 관심만 갖다가 최근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했다”며 “당연히 주식과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재산 가치를 보고 수집을 하지만 얼마 오르면 팔아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수백년 전 사람이 썼던 물건을 알아가고 공부하면서 느끼는 뿌듯함이 있어서 되팔기보다는 상속이나 증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청나라 강희시대(1661~1722) 제작된 배 모양의 화병(왼쪽)은 파리에서 소장되어 오다가 지난해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돼 남현호 씨의 손에 쥐어졌다. 청록색 유약이 칠해진 18세기 청나라 화병(오른쪽)은 1900년대초 전설적인 영국 중국도자기 수집가 ‘마커스 이즈키엘’ 컬렉션으로 100년 넘게 보관되다 소더비 중국 고미술 경매에서 공개된 이후 승산당 박영종 씨가 소장하게 됐다. (사진=백주아 기자)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가품이다. 국내 중국 고미술 분야 종사자 가운데 작품을 시대별로 감식하고 평가할 수 있는 딜러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가품을 진품으로 속여 유통하는 업자들로 수집가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중국 도자기와 옥기를 수집하는 승산당 박영종씨는 “국내 고미술상으로부터 구입한 제품이나 외국 사이트에서 산 제품 모두 감정을 받으니 한 점빼고 모두 가품으로 판명됐을 때 ‘진품을 구하기 정말 어렵구나’라는 걸 배웠다”며 “내 눈보다 좋은 전문가의 눈을 믿고 사용자가 누군지, 소장자는 누군지 등 출처(provenance)가 있는 진품을 중심으로 수집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