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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증현 前장관 "복지보다 법과 원칙이 먼저"
-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로 법과 질서의 확립을 강조했다. [사진 =이데일리 권욱 기자]대담 = 송길호 정경부장 khsong@ edaily.co.kr정리 = 이진우 기자 voice@edaily.co.kr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입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하고 그 모든 문제의 중심엔 법과 질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료사회에선 ‘따거(大哥·큰형)’로 불린다.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탁월하고 품성이 따뜻해 ‘카리스마 윤’으로 통한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3년4개월간 금융감독위원장을, 이명박 정부에서 2년4개월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으며 한국경제를 이끌었다. 2001년 6월 야인으로 돌아간 그는 관료시절보다 더욱 폭 넓은 시야로 한국사회와 한국경제를 조망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서울 여의도의 ‘윤경제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 이번 대선을 지켜본 단상은.긍정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아직 다이나믹(역동적)한 사회라는 걸 보여준다. 5060 부모세대들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고 그 과정과 아픔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2030세대는 산업화의 경험 없이 물질적 혜택을 입고 있으면서도 산업화의 결과로 나타난 민주화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 아마 5060세대들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갖게 됐고 그결과 투표장으로 몰려간 거라고 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선거 결과는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2030 젊은 세대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고 본다. 일자리가 없는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암울함이 집단적 분노로 표출된 것 같다. 앞으로 우리 미래의 주역은 2030세대인데 이들을 치유하기 위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대선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화두가 됐다. 경제민주화나 복지에 대한 요구가 튀어나오는 건 경제발전 단계로 볼 때 당연한 결과다. 이제 그런 목소리가 나올 때가 됐다. 문제는 그 복지의 비용을 누가 댈 것이냐다. 재원을 어디서 조달하고 어디까지 조달가능하느냐를 따져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복지가 주는 환상만을 이야기하고 그걸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선 외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복지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부담할지 그리고 그 체계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2030 세대가 좌절하는 이유가 사회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희망이 없고 그게 분노가 나타나고 나아가서는 사회 전복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이 점은 잘 알아야 하는데 문제는 재원에 대한 고민이 없이 복지 문제에 접근하게 될 때 그 부담을 누가 져야 되느냐 바로 2030 본인들이 져야 한다는 걸 그 세대가 모르고 있는 거 같다. 그리스가 바로 그 사례 아닌가. 지금 정부가 당면한 과제도 어떻게 하면 그 복지 재원을 효율적으로 마련할거냐 이런 고민을 해야 하고 결국 그건 경제성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공허한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경제민주화라는 주제가 처음부터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가 되어야 하는데 정치적인 이슈로 먼저 불이 붙다보니까 표현이나 논의의 진전이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로 접근되는 경우가 있다.- 재벌이라는 기업 집단에 대한 규제도 뜨거운 이슈로 남아있다재벌 총수들이 잘못하는 게 물론 있다. 다만 그 행위를 규제할 것이냐 아니면 그 재벌의 소유구조를 규제할 것이냐 는 선택이 있을 뿐이다. 사실 어떤 제도를 만들 때는 그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 이후에도 수년간 경제가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에서 이런 시기에 메스를 어디까지 댈 지를 선택하는냐는 쉽지 않은 문제다. 자칫 젊은 층이나 서민층에 불똥이 튈 수 있다.지금 시점에선 재벌의 소유 구조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규제하기보다는 그들의 행위를 규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단 뜻인가.정부가 시장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다보면 ‘정부의 실패’가 나타난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은 꼭 해야 한다. 재벌들 중에는 회사돈으로 비싼 그림을 사서 자기 집에 걸어놓는 재벌 오너가 있지 않았나. 자기 돈으로 사서 걸어놓는 건 누가 뭐라겠나. 하지만 사원들 입장에서 보면 사원들이 피와 땀으로 만든 결과를 왜 사적으로 그걸 농단하느냐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런 부분은 철퇴를 가해야한다. 골목상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미 문제는 드러나 있으니 행위규제부터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 자칫 제도를 잘못 손댔다가 생기는 문제와 부작용을 잘 생각해야 한다.재래시장을 살려놔 봐야 소비자들이 가지 않는다. 소비자들을 강제로 끌고 갈수는 없지 않는가.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다시 지정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는 식으로 다시 돌아가는 건 어렵다고 본다. - 하지만 대기업을 지원하면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낙수효과가 많이 사라졌다. 낙수효과가 줄긴 줄었다. 제조 단계에서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기계화가 필수적이다보니 인건비 비중이 줄어든다. 투자가 돼도 인력충원은 잘 안된다. 그러나 낙수효과가 다 사라진 건 아니다.그보다 중요한 시각은 이제 제조업으로는 중국을 당할 수 없다는 거다. 제조업을 버리자는 건 아니지만 서비스업을 통해 내수를 살리는 게 더 시급하다. 예를 들어 병원 같은 업종에 투자 규제를 풀면 거기서 일자리가 많이 나온다. 대기업들에게 투자를 하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투자할 곳을 만들어주고 투자하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병원 산업에 대기업 자본이 들어가는 문제는 사실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이다. 의료서비스 산업화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들은 대부분 기존 의원들, 큰 병원 병원장들, 약사들 그런 쪽이다. - 기획재정부도 과천으로 내려갔다. 후배 공무원들이 고생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는데 어떤 느낌이 드나.후배들에게 참 미안하다. 나는 공무원 생활을 마감했지만 그런 상황을 물려주게 되어 참 미안하다. 세계적으로도 행정기능은 한곳에 모아놓고 집약적으로 해서 효율을 높이는 게 추세인데 우리는 서울 광화문, 과천, 대전, 충남 세종시 이렇게 4곳에 행정부처들이 흩어져있다. 이런 비효율에서 오는 손실을 어디서 보상받을 건지 막막하다. 이제라도 굳이 대안을 만들자면 국회가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본다. 이미 행정부의 상당한 업무가 국회와의 의견조율이다. 국회와 자주 논의를 해야 하는데 한번 이야기하러 갈 때마다 왕복 5시간씩 길에서 써야 한다는 건 비효율이다. 우리나라는 뭘 하려고 하면 모두 국회를 거쳐야 하는데 전문성 면에서 국회가 행정부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일을 좀 하려면 이제는 전문성을 갖춘 행정부에 힘을 좀 몰아줘야 한다. 행정부처가 부처 이름 하나도 국회 동의 없이는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치적인 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이론적으로는 수긍하면서도 끝까지 반대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 조언을 할 내용이 있다면5년은 짧다. 모두 하려고 하면 끝이 없다. 지금 인수위에서는 당장 할 수 있는 것, 뒤로 미룰 것, 단계적으로 할 것. 정치적으로 포기하고 폐기할 것. 그걸 분류하는 게 가장 급선무 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것을 먼저 할 건지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역시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하는데 그 모든 문제의 중심에 자리잡은 것이 법과 질서다. 아마 지난 세월을 통해 우리가 가장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법과 질서가 아닌가 한다. 사실 경제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 이명박 정부도 그런 면에서는 큰 책임이 있다. 건전한 토론 문화가 아닌 우격다짐식의 여론 몰이, 불법 집회와 같은 것들로 인해 합의나 토론이 이뤄지지 못하고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박근혜 정부가 공약을 실천하려면 재원이 들텐데 이건 어떻게 마련해야 한다고 보나. 정부가 돈을 마련하는 방법은 기존 예산 조정, 증세, 국채 발행 이 세가지 뿐인데 어느 하나도 간단하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 예산중에 경직성 예산이 70%다 공무원 인건비 국방비. 법정 복지비용 이런 것들이다. 아마 1조만 더 마련하려고 하더라고 전쟁을 치러야 할거다. 기존에 그 예산을 받고 있는 곳에서 과연 양보 하겠나. 그런 점에서 영국 정부의 사례를 배워야 된다. 영국 보수당 정부가 집권할 때 정부 지출의 25%를 줄이겠다고 해서 당선됐다. 우리나라는 어느 당이 나와서 내년 지출을 얼마 줄이겠다고 하면 과연 당선 되겠나? 얼마전에 프랑스가 신용평가회사들에게 자기나라 신용등급을 강등한다고 하니까 프랑스가 영국을 걸고 넘어졌다.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비교할 때 프랑스가 영국보다 못한 게 뭐냐 이런 반발을 했는데 그 다음날 시장의 반응이 가관이었다. 시장에서는 ‘너희 프랑스는 시장의 신뢰가 없지 않느냐. 영국인들은 고통스럽지만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고통을 감내한다. 25%씩 정부지출을 줄이기도 하는데 너희 프랑스는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이런 반응이었다. 프랑스가 할 말이 없지. 프랑스는 낭만적이긴 하지만 모질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영국인들은 기후가 그래서 그런지 참 독하고 모진 측면이 있다. 독일도 본받을만한 사례다. 슈뢰더 수상이 2002년에 집권 했는데 8년후인 2010년까지 이뤄내자고 개혁안을 낸 것이 실업급여를 32개월 주던걸 12개월로 줄이고 부가세를 13%를 16%로 올렸다. 사회당 내부에서도 표 떨어진다고 반대가 심했는데 슈뢰더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추진했다. 그 다음 선거에서 메르켈이 집권했는데 메르켈이 취임식에서 그랬다, “정말 존경하는 슈뢰더 수상, 높은 경의를 표한다. 기민당과 나는 당신이 추진하던 2010 프로젝트를 반드시 실천하겠다” 이러면서 연립내각을 만들었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온 거다. - 전문가들 중에는 증세를 위해 부가세 세율을 올리자는 주장도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우리나라가 부가세 도입을 성공적으로 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유럽의 부가가치세는 이중세율을 적용한다. 비싼 제품과 싼 제품이 세율이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제도를 가져올 때 두가지 이중세율을 가져오지 않고 하나의 단일세율로 가져오고 몇가지 사치성 품목에 대해 특별소비세라는 이름을 붙인 게 실수였다. 이름을 특별소비세라고 부르는 바람에 TV를 샀는데 그게 왜 특별소비냐 이런 저항이 생긴 것이다. 그냥 부가세를 이중세율로 한다고 했으면 됐는데. 이름이 잘못 붙여져서 정책이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부가세를 12~13%로 올리면 세수는 확실하지만 그게 물가에 주는 영향,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 이런 것을 고민해야 될거다. 그렇다고 법인세율을 함부로 올릴 수도 없다. 그건 세계적인 수준과 경쟁해야 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소득세율도 건드리기 어렵고. 나는 새 정부의 공약을 실천할 재원 문제는 증세 이전에 각종 비과세 감면, 아마 30조원은 될텐데 이것부터 줄이는 게 먼저라고 본다. 세율을 올리는 것은 지금은 불황이라서 타이밍이 아니라고 보는데 이게 다 국회에서 해결할 몫이지 박근혜 대통령의 몫이 아니다. 국회에서 협조를 잘 해줄지는 의문이다. 나도 장관할 때 국회를 설득하느라고 참 골치아팠다. 정부 권한의 상당부분이 국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성공 여부는 국회가 어떤 모습의 국회가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올해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나미국·일본·유럽·중국 다들 어렵긴 한데 작년보다는 조금씩 나아질 것 같다. 미국은 소비가 GDP의 70%에 달하는 나라라 소비가 중요하고 그건 또 고용이 살아나야 하고 또 주택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통계를 보면 기존 주택들이 좀 팔리기 시작했고 실업률도 7%대로 낮아졌다. 물론 통계 조작 의혹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럴 리는 없어보이고. 버냉키도 돈을 더 풀겠다고 했죠. 아마 공화당이 집권했으면 버냉키도 교체됐을텐데. 아무튼 미국 경기도 대체로 살아나는 분위기다. 재정절벽 문제도 중간쯤 어디서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유럽은 독일이 내년에 총선이 있는데 독일이 고민이 많을 것이다. 메르켈은 독일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독일 국민들은 돈을 풀어서 인플레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감이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아주 크다. 결국은 미봉 상태로 마무리 될 것 같고 결국은 다음 세대로 부담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인간이란 이렇게 간사한 존재다. 당장 힘드니까 후손들에게 부담을 돌리는 거다. 중국도 여러가지 고민들은 있지만 중국은 자원도 풍부하고 행정력이 강하기 때문에 더 이상 긴축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성장률이 8% 이상은 되어야 실업자를 흡수할 수 있는 상황이서 경기를 회복시켜야 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므로 내년 경기는 속도는 완만하겠지만 지난해 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새 경제팀의 숙제다. 외국에서 풀린 돈이 우리나라로 밀려들어오는데 환율도 문제가 되고 인플레도 생길 수 있다. 환율이 문제가 생겨서 국제수지가 적자가 나면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여서 국가의 생존에 문제가 생긴다.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을 확장이냐 중립이냐 긴축이냐 정하는 문제가 참 어려운 문제가 될거다.-집값은 어떻게 될 것 같나.부동산 시장 이야기 나오면 골치가 아프다. 올라도 문제도 내려도 문제다. 집값은 상당히 바닥에 근접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옛날 같은 상승커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왜냐면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지 않는다. 정부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수요가 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부동산 가격이 이제는 상승곡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전제로 만들어놓은 제도와 세금정책을 모두 다시 리뷰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같은 일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가계부채 문제는 해결이 되어야 소비가 살아나겠지만 가계부채를 쓰고 있는 사람들 간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가계부채를 지고 있는 사람들 외에 비제도권의 사채를 빌려쓴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성실하게 상환해 온 사람들과 시간끌고 버티다가 정부의 혜택을 받게 되는 사람들간의 형평성과 모럴 해저드 문제 등등 많은 문제가 있다. 정부가 만약 이 문제에 개입한다면 그 개입이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율과 책임이다. 당장 괴롭더라도 이런 원칙을 지켜가야지 이런 것들이 법과 질서에 관계된 일일 수도 있다. - 박근혜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을 요약하자면?우선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게 가장 큰 일이다. 그 다임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동력을 찾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가지를 당부하고 싶다.<윤증현 장관은>윤증현(67·사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946년 경남 마산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법대를 나왔다. 행정고시 10회로 관가에 입문한 정통 재무관료로 옛 재무부와 재정경제원에서 국제금융·은행·증권과장,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외환위기 당시 공직에서 물러났다가 세무대학장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거쳐 2004년 8월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으로 복귀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2년4개월간 경제팀을 이끌며 경제위기 극복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탁월해 후배들에게서 ‘따거(大哥·큰형)’로 통한다.
- "저성장·저금리 시대, 기대수익률 낮춰라"
- [윤미영 신한PB방배센터 팀장] 새해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여기에 맞춘 투자전략이 요구된다.우선,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처럼 20~30% 수준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주식보다는 수익률이 낮지만 예금·채권 비중을 높이는 것이 현명하다. 평소 자신의 투자성향대비 다소 보수적인 쪽으로 투자의 기준을 옮겨 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투자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어, 일괄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보유 금융자산을 3:7수준으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 무난할 것으로 본다.다음은 정기적인 수입이 발생하도록 현금흐름을 중요시해야 한다. 요즘 부동산 중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으며, 주식 중에서도 높은 배당을 하는 주식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즉, 자동차·조선·중공업과 같은 굴뚝성장주보다는 음식료·제약·화장품 등 소프트한 소비재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특히, 채권 중에서도 듀레이션이 다소 길더라도 신용위험이 낮은 우량 회사채 또는 신용위험을 배제한 국공채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다. 그렇지만 개인이 만기가 너무 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채권가격의 민감도를 고려할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음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국채 30년물에 개인투자자가 몰렸다는 언론기사를 접하면서 사뭇 놀란 것도 이 때문이다.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면 보통 실제 듀레이션은 약 20년을 웃돌고, 금리가 1%포인트 변하면 채권가격은 20%나 변한다. 이 정도면 가격 변동성이 주식과 맞먹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채권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권유한다.절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2013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이 현행 4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한다. 지난 9월부턴 근로소득 이외에 임대소득 등 기타소득에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세금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따라서 비과세 혜택이 올해 말로 끝나는 보험상품에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연내 저축보험이나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하고, 10년 이상 보험계약을 유지하면 그간의 보험차익에 대해선 모두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내년에 금융소득이 3000만 원 이상 발생하는 개인은우 보험상품을 이용해 과표를 낮출 것을 권유한다.경기는 싸이클이 있는 만큼 하락국면이 있으면 상승국면이 오게 마련이다. 다만, 1, 2차 세계대전 이후 큰 틀에서 진행되어 오던 성장과 팽창국면이 이제는 새로운 신기술이나 혁신 없이는 지속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는 저성장 국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잘 준비하고 대비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경제활동도 ‘여성시대’
-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경제활동에 여성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련 세금부과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26일 국세청이 발간한 ‘2012년판 국세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종합소득금액 1억원 초과자 17만8081명 중 여성 신고자는 3만16명으로 점유비 16.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16.6%대비 0.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여성 신고자 비율은 2008년 15.9%를 기록한 이래 2009년 16.4%, 2010년 16.6%로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성별 증가율 또한 여성이 2009년 9.8%를 기록(남성 5.7%)한 이후 3년 연속 남성보다 높았고 그 격차도 벌렸다. 여성과 남성 증가율은 2010년엔 각각 15.8%와 14.4%를, 2011년엔 각각 16.8%와 14.3%를 기록했다.근로소득 과세대상자 중 여성비율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과세대상자 993만3000명 중 여성이 326만2000명으로 32.8%를 보였다. 여성비율은 2007년 29.2%에서 2008년 29.5%, 2009년 31.4%, 2010년 32.0%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여성의 양도세 신고건수도 22만6000건으로 총 신고건수 58만3000건 대비 38.8%를 차지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최고치. 2007년엔 17만7000건에 비율 36.7%, 2008년엔 19만8000건 36.9%, 2009년엔 20만4000건 35.9%, 2010년엔 19만9000건 36.9%를 기록했었다.또한 개인사업자 중 여성의 신규개업도 47만명을 기록, 전체 신규개업자 중 47.3%에 육박했다. 전체 개인사업자 중 여성비율도 38.7%에 달했다. 유형별 여성개업 비율은 일반과세자의 40.5%를, 간이과세자의 59.4%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형태로 개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국세청은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재산거래로 인해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밖에도 2011년 국세청 세입은 180조1532억원으로 전년대비 8.5% 증가했다. 국세청과 관세청 소관세수와 지방세분 농특세·교육세를 합한 총국세대비 국세청 세입 점유비도 93.6%를 기록, 전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아울러 영등포세무서가 지난해 14조9496억원의 세수를 기록 2년 연속 전국 세수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남대문(11조5703억원)으로 역시 2년째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울산(6조5175억원)이었다.
- 박근혜노믹스, 부동산정책의 뼈대는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을 통한 서민 주거안정 ▲취득세 감면 연장 및 양도세 중과·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완화를 통한 거래활성화 ▲행복주택 건설 및 임대주택 건설을 통한 주거복지 확대 등 3가지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은 주택 지분매각제와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등 대출이자와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은 우선 올해 말로 일몰되는 취득세 감면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범위 제한도 국회 통과가 예상된다. 적용 유예 기간이 올 연말에서 내년 말까지로 1년 연장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역시 향후 폐지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보금자리주택사업은 철도 유휴지를 활용한 ‘행복주택’ 등으로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 서민주거 안정…하우스·렌트푸어 대책하우스·렌트푸어 구제책은 박근혜 당선인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동산 정책이다. 그 핵심은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와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도입이다.하우스푸어 대책인 지분매각제는 집주인이 소유권을 가진 채 주택 지분 일부를 캠코 등 공공기관에 팔고, 그 대금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넘긴 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기존 대출이자보다 낮춰줘야 한다. 또 하우스푸어 소유 주택은 대부분 중대형인데 3억~6억원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 대상을 제한한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렌트푸어 대책인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는 집주인이 자기 집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고, 세입자가 그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집주인에겐 이자상당액(4%)의 과세 면제 및 대출이자납입 소득공제(40%)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집 주인이 세입자를 위해 담보 대출을 받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집주인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없는 한 선의로 대출 받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거래활성화…취득세 감면 연장 및 각종 규제 폐지차기 정부의 중요 과제 중 하나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다. 특히 주택거래 활성화는 서민부채을 줄여주고 경기부양 효과도 있어 신속한 추진이 요구된다. 박 당선인은 올해 말로 끝나는 취득세 감면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취득세 감면 시한이 내년 말까지로 연장되면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역시 함께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분양가 상한제는 박 당선인이 폐지하겠다고 언급한 부동산 규제다. 완전 폐지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을 보금자리주택이나 집값 급등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제한하는 안은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도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과세 폐지는 시장 활성화뿐 아니라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국회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해 지난 2009년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일반세율(6~38%)을 적용하는 양도세 중과 적용 유예기간을 내년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 주거 복지 확대...행복주택 등으로 보금자리 대체박 당선인이 부동산 정책 중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임대주택 확대를 기본으로 한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도권 유휴 철도부지 위에 인공대지를 조성해 주변 시세의 반값에 임대주택 총 20만 가구를 공급하는 ‘행복주택 프로젝트’다. 15조원에 이르는 사업비 조달 방안과 인공대지 조성에 대한 기술적 연구가 과제로 남아있지만, 토지매입비를 거의 들이지 않고 도심 및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로 평가된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임대주택 공급 및 전월세자금 융자, 주택바우처 제도 등을 통해 매년 45만가구에게 주거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고, 2022년까지 5분위 이하 무주택자 550만 가구 전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주거지원 대상인 45만 가구는 건설임대 7만 가구, 매입전세임대 4만가구, 전세자금 융자 18만가구, 공공분양주택 2만가구, 구입자금융자지원 14만가구 등이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 차원의 예산 투입 없이는 실현이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은 ‘분양+임대형’에서 ‘임대형’으로 전환되고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추가 지정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 [키워드100]재테크 '수난기'..새해 성공투자처는
-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로 가계 재테크도 수난기를 맞고 있다. 한때 ‘불패신화’를 기록했던 부동산은 최근 몇년째 맥을 못추고 있으며 주식과 금도 짭짤한 재미와는 이미 거리가 멀다.전문가들은 먼저 주식형펀드 만큼 화끈한 수익은 아니지만 내년에 중위험·중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글로벌 고수익채권 펀드는 직접 투자인 주식보다 위험부담은 훨씬 낮은 반면, 시중금리의 2배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데 큰 매력이 있다.주식 투자자들은 IT주인 반도체, 전자장비·부품, 소프트웨어 등과 경기소비재인 자동차, 미디어, 유통, 의류 등을 노려볼 만하다. 내년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QE3) 등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정책공조가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쪽에서는 의료와 영화·공연, 인터넷 쇼핑, 통신, 외식, 가공식품 업종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유망 펀드로는 국내의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매매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지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해외펀드의 경우에는 ▲재정이 튼튼한 나라 중심에 투자하는 펀드 ▲소비 중심의 섹터 펀드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물관련 펀드 등 3가지 원칙에 맞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연금보험과 관련해서는 적립식 변액연금보험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적립식 변액연금보험의 경우 금리와 세금이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실물 투자자산 가운데 금 가격은 양적완화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금 가격은 투기세력과 환율에 민감해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어 전체 자산 가운데 10% 이내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실제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인구감소와 고령화, 베이비부머 은퇴 등도 부각되면서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넓게 퍼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오는 2030년까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소득 증가에 따른 공간수요 증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주택 자가보유율 등의 이유로 앞으로도 주택수요는 꾸준히 창출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연봉 5000만원 이하 봉급생활자들은 18년만에 부활한 비과세 재형저축과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장기펀드 상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 아듀! 2012 부동산을 움직인 '키워드 7'
-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올해 부동산 시장은 줄곧 내리막이었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이 상·하반기 한 차례씩 나왔지만 약발이 듣지 않았다.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고 이른바 ‘버블 세븐’에서는 집값 27조원이 증발했다. 자금난에 시달린 건설사들은 법원 문을 두드렸고, 하우스푸어들은 집을 팔지 못해 발만 동동 거렸다.그렇다고 우울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입주가 본격화 한 세종시는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호황을 누렸다. 첫 분양에 나선 동탄2신도시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인기를 끌었다. 2012년 부동산 시장을 흔들었던 이슈들을 모아봤다.◇ 거래량 ‘반토막’= 올해 1~11월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42만2358건으로 전년(70만5303건)보다 40% 가량 감소했다.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거래 급감과 함께 과거 아파트값 급등의 대표 지역인 용인 강남 서초 송파 양천 분당 평촌 등 소위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값은 올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값 하락률은 6.23%로 수도권 평균 하락률 3.86%보다 2%포인트 이상 더 떨어졌다. ◇ 법원 앞 건설사들=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은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5월 풍림산업을 시작으로 우림건설, 범양건영, 벽산건설, 삼환기업, 남광토건, 극동건설, 신일건업, 국제건설 등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만 8곳에 달한다. 하지만 건설사 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대형 건설사는 해외 수주 물량을 확대하면서 살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국내 사업은 고사 직전이다. 심지어 내년 분양 계획을 잡지 못한 업체도 있을 정도다.◇ 하우스 푸어를 어찌할꼬=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80만3000가구 중 12%인 56만9000가구는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60%를 넘었다. 사실상 하우스푸어라는 얘기다. 정부와 금융권이 하우스푸어 구제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우리금융그룹이 ‘하우스 푸어’를 위해 약 900억원 규모의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 and lease back·신탁 후 임대)’ 제도를 도입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자는 1명에 그쳤다.◇ 약발 없는 부동산 대책= 정부가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5·10대책(강남3구 투기지역·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과 9·10 대책(취득세·양도세 감면)을 내놨지만 시장에 활기를 주진 못했다. 취득세율 감면안은 1년 연장이 확실시 되지만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건설업계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양도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 통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 ‘세종 시대’ 개막= 지난 9월 중순 국무총리실 입주를 시작으로 세종시로의 정부 부처 이전이 본격화 됐다. 세종시에는 올해 1만5463가구가 공급됐는데 대부분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실수요도 풍부해 집값과 전셋값 모두 상승했다. 최근 3개월간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1.06% 올랐고 전셋값은 무려 10.12% 뛰었다. 반면 정부 부처가 떠난 과천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9.1% 하락해 전국에서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다. 과천은 작년에도 7.3%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다크호스’ 오피스텔= 오피스텔로 대표되는 수익형 부동산은 침체기의 투자 대안으로 꼽히며 전성기를 맞았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수익형 부동산(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은 3만8342실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2만7732실) 이후 가장 많았다. 하지만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국의 연간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부동산 114)은 전년대비 0.06%포인트 떨어진 5.95%를 기록했다. 서울은 5.5%, 경기는 5.99%로 4년래 최저수준이다.◇ 동탄2신도시 ‘반짝 흥행’=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의 분양시장은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8월 시범단지 분양을 시작으로 올해 분양에 나선 아파트는 9개 단지 7559가구로 평균 3.7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존 동탄신도시 아파트값(3.3㎡당 1100만원)보다 분양가가 저렴했고 구매력 있는 대기수요자가 청약에 나서면서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선방했다. 내년에도 대우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아파트 6500여 가구 이상을 분양할 계획이다.
-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집주인도 세입자도 집 걱정, 대출상환 걱정 없는 세상이 옵니다.”‘행복주거’를 키워드로 하우스푸어의 위기와 렌트푸어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관련 공약은 ▲하우스푸어 대책 ▲렌트푸어 대책 등 중산층 및 서민 주거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하우스푸어…대출금 상환 방안 마련 중심박근혜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정책은 ①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②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등 2가지로 구분된다.먼저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는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일부 지분을 캠코 등 공공기관에 매각해 그 대금으로 금융사의 대출금 일부를 갚고, 자신의 집에 계속 살면서 넘긴 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대출 이자를 내는 대상만 바뀔 뿐 하우스푸어의 근본 고민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이 제도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넘긴 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기존 대출 이자보다 낮춰줘야 한다. 또 하우스푸어 소유 주택은 대부분 중대형인데 3억~6억원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 대상을 제한한 점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베이비부머의 부채상환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키로 한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의 경우 현행 60세 이상인 주택연금제도 가입조건을 5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사전 가입시 60세에 활용 할 수 있는 주택연금을 일시금으로 인출해 빚을 갚는데 쓸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은퇴한 하우스푸어가 기존 주택에 살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입대상은 1가구 1주택자의 수도권 6억원이하 지방 3억원 이하 주택이다. 기존 주택연금은 1가구 1주택자의 9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6억원 초과 중대형 주택을 가진 50대 하우스푸어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와 ‘연금사전가입제’ 모두에서 빠져있어 향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렌트푸어…임대주택 확대 및 세입자 지원렌트푸어 정책은 ①행복주택 프로젝트 ②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③보편적 주거복지 실현 등 3가지다.수도권 유휴 철도부지 위에 인공대지를 조성해 주변 시세의 반값에 임대주택 총 2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행복주택 프로젝트’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15조원에 이르는 사업비 조달 방안과 인공대지 조성에 대한 충분한 기술적 연구가 향후 과제로 남아있다.‘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의 경우에는 집주인이 자기 집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고, 세입자가 그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집 주인에겐 이자상당액(4%)의 과세 면제 및 대출이자납입 소득공제(40%)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세입자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전체 이자의 일부를 선납해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현재의 세제 혜택을 뛰어넘는 집 주인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없는 한 임대인의 선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세입자가 이자를 내지 않을 경우 이를 보증한 공적 기관의 손실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보편적 주거복지 실현’ 공약은 임대주택 공급 및 전월세자금 융자, 주택바우처 제도 등을 통해 매년 45만가구에게 주거를 지원하고 2022년까지 5분위 이하 무주택자 550만 가구 전부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주거지원 대상인 45만 가구는 건설임대 7만 가구, 매입전세임대 4만가구, 전세자금 융자 18만가구, 공공분양주택 2만가구, 구입자금융자지원 14만가구 등이다. 이 공약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
- 박근혜 당선자, 국민과 약속한 생애주기별 공약은?
-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세상을 바꾸는 약속’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공약집 첫머리에 나와 있는 핵심구호다. 0~5세 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 반값등록금,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기초연금 도입, 4대중증질환 국가보장 등 핵심 공약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으로 짜여 있다. 박 후보의 세대별 공약과 이에 필요한 재원마련 조달 계획를 살펴본다.◇초6 일제고사 폐지·중3은 과목 조정영유아·아동 분야에서 박근혜 당선자는 0~5세 무상보육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를 공약했다. 우선 0~2세 영아보육은 국가가 전액지원하면서 양육수당도 증액하고, 3~5세 누리과정은 지원비용을 늘리면서 소득기반에 따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국공립 어린이집도 매년 50개씩 신축하고 100개를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현재 초6ㆍ중3ㆍ고2 학생 전원이 치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 대해선 전면 폐지는 아니지만, 일부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초6의 일제고사는 폐지하고 중3은 과목을 축소하는 방안이다.중학교 과정에선 진로와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 고교 과정에선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외에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위한 학교체육 활성화와 한국형 대입 공통원서접수시스템 도입도 박 당선자의 공약이다.◇저소득층 대학등록금 전액 면제대학등록금은 소득수준을 10단계로 구분해 선별 지원하는 ‘소득 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 제도를 제시하고 있다. 소득 하위 80%까지는 전액, 40%까지는 75%, 60%는 반값, 80%는 25%, 나머지는 학자금대출(ICL)을 이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 당선자는 또 대학생의 주거지원을 위해 철도부지 위에 기숙사를 건설, 기존 사립대 기숙사의 3분의1 가격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학자금 이자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해 실질적인 이자 제로화를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청년취업 대책으로는 민관합동 스펙초월 취업센터를 설립하고, 직무능력평가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역대학 출신 채용할당제를 도입하고,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도 들어 있다.30~40대를 겨냥한 신혼·맞벌이부부 대책으로는 임신기간 근로시간 청구권(일일 6시간)을 비롯해 저소득층가구에 12개월 영아까지 조제분유와 기저귀 지원, 자녀장려세제를 도입하는 공약이 눈에 띈다. 또한 셋째아이 대학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도 대표 공약이다. 30~40대의 또다른 고민인 주택구입 문제와 관련해선 집주인이 대출을 받고 세입자가 이자를 납부하는 목돈안드는전세제도를 제시한다. 가계부채해법으로는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조성을 통해 지원한다는 입장이다.◇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4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까지의 주거안정 대책으로는 본인소유 주택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대출금을 갚는 하우스푸어 지분매각제도, 주택연금 가입제도를 현행 60세에서 50세로 앞당겨 베이비부머세대의 부채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있다. 고용안정 대책으로는 정년 60세를 법제화하고, 대규모 정리해고시 고용재난지역을 선포해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60대 이상 노년층 대책으로는 현행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을 통합해 65세 노년층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에 달하는 연금을 지급한다는 공약이다. 아울러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을 4대 중증질환으로 지정해 건강보험내에서 해결하겠다는 것도 핵심 공약 중 하나다.노년층 수요가 대부분인 임플란트 치료비의 경우 65세부터 어금니부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실버세대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5만개씩 관련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복지공약 재원조달 방안은박근혜 당선자는 지난 11일 발표한 ‘나라살림 가계부’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집권 5년간 총 134조5000억원(연평균 26조9000억원)의 추가 재원조달을 통해 131조4000억원(연평균 26조3000억원) 규모의 복지 공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재원조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예산절감 및 세출구조조정이다. 재량지출의 7%(2013년 4조9000억원, 2014년부터 연평균 10조9000억원)를 일괄 축소해 48조5000억원을 조달하는 등 총 71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고소득자영업자와 대기업 탈루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등을 통한 세정강화로 28조5000억원, 비과세·감면 축소 등 세제개편으로 15조원을 마련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대주주 요건을 지분율 2%(현행 3%) 또는 시가총액 70억원(현행 100억원)으로 낮춰 금융소득 과세를 강화, 4조5000억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외에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등 복지행정개혁과 공공부문개혁을 통해 15조6000억원을 추가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박 당선자 측은 “나라곳간과 국민부담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며 “4대 재정개혁을 통해 국민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고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자평했다. ◇등록금·의료비 재원 마련 어떻게복지분야의 상징적 공약인 반값등록금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필요한 재원방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등록금과 관련해서는 예산안이 잠정 확정된 2013년을 제외하면, 2014년부터 매년 정부가 4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대학자체 장학금확충(3조원), 등록금인하(1조)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국가 예산(4조원)만 놓고보면, 2013년 예산에서 연간 1조1000억원 가량이 더 필요한데, 이는 일반예산에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건강보험 보장성 역시 소득수준에 따라 10등급으로 구분, 최하위 계층(50만원)부터 최상위계층(500만원)까지 연간 상한액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10등급 상한제를 위한 재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박 당선자 측은 2013년까지 방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이고, 고소득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부과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량지출 축소는 정부의 지출구조를 경직시킬 수 있어 예산운용과정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며 “예산이 늘어나는 부분이 있으면 줄어드는 부분도 반드시 있을텐데 다른 부분들을 얼마나 줄여나갈지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