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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스템켐온 “‘뉴로나타 알’ 3상 성공 자신…내년 초 기술이전 본격 추진”
  • 코아스템켐온 “‘뉴로나타 알’ 3상 성공 자신…내년 초 기술이전 본격 추진”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뉴로나타 알’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게되면 ALS(이하 루게릭병) 질환 내 최초, 그리고 최고의 약물로 북미 시장에 원활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실패했던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 지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 코아스템켐온(166480)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오는 2025년 2분기 내 생물학적제제 허가 신청(BLA)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코아스템켐온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뉴로나타 알은 오는 10월 초 종료를 목표로 현재 미국 FDA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FDA가 운영하는 신속심사 프로그램의 하나인 RMAT이 뉴로나타알에 적용된다면 BLA 제출 후 6개월 이내에 최종 승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코아스템켐온의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 알’. 국내에서는 2014년 임상 2상 후 조건부 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시판되고 있다. (사진=코아스템켐온)◇“뉴로나타알, 3상 CSR 수령 후 기술이전 본격 진행”지난 2022년 조건부 허가를 받았던 루게릭병 신약 ‘렐리브리오’(성분명 페닐부틸산나트륨·우르소독시콜타우린)의 시장 퇴출이 기정사실이 되면서 코아스템켐온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5영업일 연속 주가가 올랐고, 18일 한때는 장중 1만344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찍었다.이는 종료가 임박한 뉴로나타 알의 임상 3상 성공가능성과 기술이전 규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회사에서는 임상 3상 성공을 자신하며 FDA의 품목허가를 받는다면 북미시장에서만 최소 연 500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권광순 코아스템켐온 신약사업부문 사장은 “뉴로나타 알 임상 3상이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고난 후 바이오USA, JP모건 콘퍼런스 등에서 글로벌 40대 제약사를 모두 만났는데 이전과 달리 관심을 크게 보였다”며 “하지만 선급금(업프론트)으로 1000억원을 제시하자 뉴로나타 알의 가치를 깎아내리려해 당시에는 딜을 더 진행하지 않았다. 임상 3상이라 선급금이나 전체 딜 규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들 입장에서도 임상 3상 성공 확률에 거액을 베팅하느니 3상 결과를 보고 확실한 상태에서 돈을 더 지불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우리가 접촉 중인 10개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가 ‘CSR을 수령하면 내게만 빨리 알려달라’고 다들 이야기하고 있어 결과만 좋다면 기술이전은 저희의 선택이지 그들의 선택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뉴로나타 알은 총 126명의 환자모집을 목표로 한국에서 3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4월 기준 90% 이상의 환자 투약이 완료됐고 오는 10월 1일 3상이 공식 종료되면 2025년 1분기에는 임상결과보고서(CSR)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며, 이와 동시에 BLA를 위한 FDA와의 미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코아스템켐온이 밝힌 2개년 간 계획된 주요 일정 (자료=코아스템켐온)뉴로나타 알이 성공하면 FDA가 허가한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가 된다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다. 한국의 경우 조건부 허가를 포함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줄기세포치료제가 4개(하티셀그램, 큐피스템, 카티스템, 뉴로나타알)에 달하지만 FDA는 아직 단 하나의 줄기세포치료제에도 조건부 허가 이상의 답변을 준 적이 없다.최초 FDA 승인 줄기세포치료제 등극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회사 관계자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브레인스톰 셀 테라퓨틱스의 줄기세포치료제 ‘뉴로운’이 루게릭병을 적응증으로 FDA 임상 3상까지 갔지만 종국적으로 임상이 실패하면서 지난해 FDA에 BLA 신청을 철회했다”며 “루게릭병과 같은 희귀난치성질환 신약에 대한 FDA의 태도가 최근 몇 년 사이 굉장히 전향적으로 바뀌었고, 뉴로운과 같은 사례는 명시적으로 유의적 평가지표 달성을 실패했기 때문이므로 줄기세포치료제라는 점이 허가에 장애물로 작용할 거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FDA 국장이 ‘루게릭병 시장은 미충족 수요가 강하기 떄문에 어떤 조건에 대해 일부분이라도 부합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인터뷰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임상 3상 결과, 시나리오별 대비 완료”시장에서는 뉴로나타알의 임상 3상이 만약 실패로 끝난다면 대안은 무엇이냐에 대한 호기심도 크다. 헬릭스미스(084990), 카나리아바이오(016790) 등 주력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던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3상 실패 이후 별다른 수익원이 없어 매각되거나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선례가 학습된 탓이다.만약 뉴로나타 알이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 및 2차 유효성 평가변수에서 유의한 결과를 받지 못한다면 회사는 앞서 렐리브리오 개발사 아밀릭스 파마수티컬스가 그랬듯 생존기간 데이터를 토대로 기존 허가 약 대비 수명연장 데이터의 우월성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젠의 ‘칼소디’(성분명 토퍼슨)처럼 루게릭병 안에서도 특정 환자군에 제한적으로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을지 여부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이태용 코아스템켐온 연구소장은 “뉴로나타 알의 임상 3상 프리(Pre) IND 미팅시 FDA가 토퍼슨 사례를 들며 ‘바이오마커를 잘 체크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조언했다”며 “뉴로나타 알의 임상 3상은 이중맹검으로 완전히 블라인드 돼 있어 우리도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매 투약 전후 모든 환자들의 샘플을 취합해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송시환 코아스템켐온 비임상CRO 사업부문 사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비임상CRO 사업부문의 경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은경 기자)아울러 회사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올해 흑자전환까지 예상되는 비임상시험수탁기관(비임상CRO)사업부문을 통한 재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권 대표는 “뉴로나타 알의 임상 3상 성공을 기대하고 있지만 만약의 상황이 온다면 비임상CRO 사업부문이 있고, 여기서 나오는 매출로 다음 파이프라인인 시신경척수염 치료제의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시신경척수염 치료제 후보물질 ‘CE211NS21’의 임상 1상 IND를 식약처에 제출한 바 있다.2013년 코아스템이 인수하고 2022년 흡수합병한 켐온은 국내 톱3 비임상CRO로 꼽힌다. 송시환 비임상CRO 사업부문 사장은 “올해 비임상CRO 사업부문 매출 목표는 450억원으로, 만약 450억원에 미치지 못하고 400억 전후의 매출만 낸다 하더라도 비임상CRO 사업에서는 30억~40억원 수준의 흑자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2024.04.19 I 나은경 기자
서울시, 미국·독일 등 16개 국가에 400개 스타트업 진출 지원
  • 서울시, 미국·독일 등 16개 국가에 400개 스타트업 진출 지원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시는 기술 경쟁력을 가진 우리 기업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지원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4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미국, 독일 등 16개국으로 ‘해외진출 지원국가’를 확대하고, 총 400여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사진=서울시)시는 이런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울창업허브공덕’에서는 미국(실리콘밸리), 베트남,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을 43개 스타트업을 다음달 13일까지 모집한다. 이를 시작으로 서울바이오허브, 서울핀테크랩 등 서울시 창업지원시설별로 순차적인 글로벌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에 선발된 창업기업은 파트너사인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VC)의 사전 역량강화 교육부터 해외투자자 기업공개(IR), 현지에서 제품·서비스 실증, 법인 설립을 위한 법률·세무 컨설팅, 제품·서비스의 현지화 등 국가별 필요로 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또한, 스페인, 베트남, 인도, 싱가폴 4개국 5개소에서 운영 중인 ‘스타트업 해외진출 지원 거점’도 미국, 독일 등 7개소로 확대해 스타트업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지 시장에서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올해는 현지 공공기관, 민간 액셀러레이터 등과 협력하여 미국, 독일 등에 해외거점을 추가 구축하고 사무공간 제공, 법률·경영 컨설팅 등 법인설립을 통한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현지 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다.인공지능(AI)·바이오·핀테크 분야 창업기업의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서울바이오허브, 서울AI허브, 서울핀테크랩에서는 산업맞춤형 성장 가속 프로그램도 진행한다.서울바이오허브에서는 제약, 의료기기, 디지털헬스 등 레드바이오 분야 창업기업이 해외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 소재 바이오·의료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바이오, 의료관련 박람회, 콘퍼런스 참가도 지원할 예정이다.서울AI허브에서는 AI허브 소속기업을 대상으로 코트라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해외 전시회 참가 기회를 확대한다. 서울핀테크랩에서도 핀테크 전문 해외 글로벌 AC와 현지시장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5개사) 대상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문가를 초빙해 기술진단. 멘토링, BM전환 등 국내과정(4주)을 거쳐 현지에서 2주간 네트워킹, 투자 IR등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5~7월에 진행할 예정이다이해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서울의 유망 스타트업들이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계속해서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04.16 I 함지현 기자
신테카바이오, ‘바이오 IT 월드 2024’ 참가…STB 런치패드 발표
  • 신테카바이오, ‘바이오 IT 월드 2024’ 참가…STB 런치패드 발표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전문기업 신테카바이오(226330)가 오는 15일부터 1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제23회 바이오 IT 월드 콘퍼런스 & 엑스포(Bio-IT World Conference & Expo)’에 참가해 STB 런치패드(STB LauchPad) 서비스를 알린다고 11일 밝혔다.신테카바이오 CI (사진=신테카바이오)바이오 IT 월드 콘퍼런스&엑스포는 바이오와 IT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글로벌 콘퍼런스다. 생명과학, 제약, 임상, 인포매틱스, 정밀의료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가해 최신 기술 트렌드와 정보를 공유하고 비즈니스를 교류하는 장이 마련된다. 신테카바이오는 행사 셋째 날 ‘컴퓨팅 플랫폼과 지식 그래프, 생성형 인공지능의 통합: 약물 발견 및 개발에서의 사이언스 이니셔티브 공개’라는 주제로 열리는 발표에 참가한다. 미국 법인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인 에밀리아 쿠르젤(Emilia Kruzel)이 연사로 나서 STB 런치패드의 접근 방식과 서비스 제공 범위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STB 런치패드는 미리 선별한 100여 개의 타깃 단백질에 대해 선행적으로 도출한 다양한 단계의 유효물질 데이터베이스다. 신테카바이오가 AI 신약 플랫폼 ‘딥매처(Deepmatcher)’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후보물질 발굴 과정을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AI 신약 후보 물질 공장 단위 생성 체계(Factory-level platform)를 활용한 것이다.특히 신약 개발을 유효물질 단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하는 타깃에 대한 유효물질 발굴이 보장되어 있어 고객사의 AI 신약 개발에 대한 진입 장벽도 낮출 수 있다.회사는 이번 행사에서 홍보 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제약·바이오 및 인포매틱스 업계 관계자들에게 STB 런치패드 및 자사 서비스 모델을 알리고 AI 신약 개발의 강점을 부각할 계획이다.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이사는 “선행 발굴된 물질을 제공함으로써 타깃 질환에 대한 신약 파이프라인 생성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STB 런치패드에 대해 글로벌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콘퍼런스를 비롯해 상반기 내내 이어지는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긴밀하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2024.04.11 I 박순엽 기자
나이벡, ‘재생기전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연구개발 성과 발표
  • 나이벡, ‘재생기전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연구개발 성과 발표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나이벡은 ‘IBD INNOVATE Conference 2024(염증성 장질환 콘퍼런스)’에 참가해 자체 개발 중인 재생기전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NP-201’에 대한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한다고 9일 밝혔다. NP-201의 미국 임상을 추진 중인 나이벡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임상기관 선정을 위한 네트워킹도 병행할 계획이다. 나이벡 CI (사진=나이벡)염증성 장질환 콘퍼런스는 미국의 ‘염증성 장질환협회(Crohn‘s&Colitis Foundation)’ 주최로 매년 개최되는 글로벌 학술대회다. 전 세계에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를 연구하는 석학들과 글로벌 제약사, 전문 연구기관들이 대거 참가해 나이벡은 NP-201에 대한 FDA 임상을 수행할 임상기관 후보군을 압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나이벡은 펩타이드 기반 재생기전의 염증성 장질환치료제 NP-201에 대한 임상 및 전임상 시험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NP-201은 지난해 폐섬유증 치료제를 적응증으로 글로벌 임상1상을 진행하며 이미 인체 안전성이 입증됐다. 글로벌 임상에선 총 32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피하주사(SC) 제형의 NP-201과 위약을 병용 투여했다. 투약 용량은 환자군 별로 100mg, 200 mg, 300 mg, 400 mg 투여가 진행됐다. 시험결과 NP-201은 고농도에서 흡수, 분포, 배설까지 전혀 이상이 없었으며, 반감기 또한 적정시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임상 시험에서도 NP-201은 효능이 확인됐다. 만성동물 모델에서 용량의존적으로 장 길이 증가, 질병활성도 감소, 점막재생 바이오마커의 발현이 증가했다. 이는 NP-201이 염증 억제 효능뿐 아니라 손상된 세포조직을 재생해 근본적인 치료도 가능케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나이벡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 기간 최대한 많은 미국 내 염증성 장질환 전문기관들과 접촉할 예정이며, 이중 NP-201의 FDA 임상에 최적화된 임상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NP-201은 기존에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재생기전을 보유하고 있어 많은 임상수행 기관들이 관심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염증성 장질환은 대장에 염증 및 궤양이 생기는 난치성 질환이다. 인체에 침입한 균을 공격하는 백혈구가 대장이나 다른 소화기관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 중의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포함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추정된다.
2024.04.09 I 박순엽 기자
'제2의 한미약품'?… 상속세로 골머리 앓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 '제2의 한미약품'?… 상속세로 골머리 앓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상속세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128940)뿐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세, 3세 경영이 흔한 제약업계에선 상속세 문제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분 매각, 지주사 전환, 경영권 양도 등 여러 방안들을 택해왔다. 왼쪽부터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 김정균 보령 대표. 각사 제공8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주식 재산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연초 대비 1조1138억원 증가한 11조614억원을 기록했다. 상속세는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업 승계시 상속세 50%를 내고 나면 지분율이 줄어 지배구조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2세 경영 본격화를 알렸다.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후계자로 꼽히는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와 나란히 무대에 서면서다. 서 회장은 상속세 문제에 대해 우회적으로 부담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그룹 합병 발표 자리에서 “상속·증여세를 내면 승계할 방법이 없다”며 “상속세 때문에 어차피 셀트리온은 국영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 3세가 경영하고 있는 보령(003850)도 상속세 자금 마련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균 보령 대표가 경영을 완전히 승계하려면 어머니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으로부터 보령홀딩스 지분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김은선 회장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44.93%으로 그 규모가 상당하다. 여기다 김은선 회장이 별도로 가진 보령 지분(10.40%)도 받으려면 추가로 막대한 자금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현재 보령이 진행 중인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은 경영 세습에 있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매각 대금 수천억 원 중 일부는 상속세 재원 마련에 쓰일 수 있어서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파트너스(지분 69.3%)인데, 보령파트너스 지분은 김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100%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령홀딩스 측은 말을 아꼈다. 보령홀딩스 관계자는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관련 대금은 보령의 장기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면서도 “구체적인 용처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최성원 광동제약(009290) 회장은 아버지인 고 최수부 전 회장 타계 전부터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 마련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최수부 회장은 2013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최 회장은 광동생활건강을 통해 약 20년 간 광동제약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으며, 공익재단에 아버지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도 택했다. 현행법상 특정 회사가 공익재단에 지분 5%를 초과하지 않는 주식을 출연하면 상속세가 면제된다. 이밖에도 오너의 2~3세 경영이 본격화된 곳들이 상당하다. 삼진제약(005500) 오너 2세 조규석·최지현 부사장은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국제약품(002720)은 3세 남태훈 대표 체제로 접어들었으며 대원제약(003220)은 오너 3세 백인환 사장이 올해 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제일약품(271980)의 경우 성석제 사장이 7연임을 기록한 것을 두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일약품 창업자인 고 한원석 회장 장손 한상철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지분 상속이 끝나야 한다. 하지만 아직 한상철 아버지 한승수 회장이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최대주주(지난해 말 기준 57.80%)로 있다. 이를 두고 성 사장의 임기 동안 한상철 사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은 2026년이다. 한편 그 동안 제약사들은 상속세 문제 해결을 위해 상속 전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식을 주로 택해왔다. 오너가 후계자에게 지주사 지분을 주면 후계자는 자회사 지분을 확보하지 않아도 경영을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서다. 일동제약(249420)은 지난 2013년 투자사업부문과 의약품사업부분을 분리한 후, 투자 사업부문인 일동홀딩스를 지주사로 전환했다. 동아제약도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와 동아ST(전문의약품), 동아제약(일반의약품)으로 분할했다. 한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제약 사업이 제네릭 위주다 보니, 사업 다각화 방면이 별로 없어서 승계가 어려웠는데, 최근들어 자회사로 바이오 기업을 만들어 매각하거나 지분 교환하는 등 방법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24.04.08 I 석지헌 기자
신테카바이오,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투자 유치
  • 신테카바이오,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투자 유치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전문기업 신테카바이오(226330)가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3일 밝혔다. 신테카바이오 CI (사진=신테카바이오)신테카바이오는 지난 3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100억원 규모의 제3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투자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GP로 참여해 운영하는 ‘한국투자 Re-up Ⅱ 펀드’다. 신테카바이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 조건으로 해당 CB를 발행할 예정이다. 전환가액은 1주당 1만1534원이고 CB 주금 납입일은 오는 26일이다.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에서 AI 신약 개발 산업이 차세대 주력 산업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 신테카바이오가 독자적인 AI 플랫폼과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이 투자 유치에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최고의 벤처캐피탈(VC)사인 만큼 회사 가치 증진과 투자 기업 풀(pool)을 활용한 사업개발 부문에서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평가다. 신테카바이오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AI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한 AI 신약 후보물질 공장단위 생성 체계(Factory-level platform)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선행 발굴된 후보물질을 활용한 런치패드(Launchpad) 서비스 개발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투자 심사에 참여한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수개월간 투자 심사·실사를 거쳐 투자를 확정하게 됐다”며 “신테카바이오의 기술력은 물론 비즈니스 구조와 사업계획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쳤고 성과를 낼 단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이사는 “런치패드 서비스 준비를 마친 만큼 빠른 상업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자동화 프로세스로 더욱 신속한 후보물질 도출과 개발이 가능해진 만큼 4월 바이오 IT 월드, 5월 단백질 항체 엔지니어링 서밋(PEGS-BOSTON), 6월 바이오 USA 등 이어지는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비즈니스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치패드 서비스는 선행 발굴된 물질을 제공해 특정 질환의 퍼스트 혹은 베스트 인 클래스(first or best in class) 신약 파이프라인을 생성에 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동시에 100여 개의 표적을 선별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에서는 성공률이 높은 후보물질을 도출해 상업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선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새로운 런치패드 모델이 2년 정도 소요되는 기존 서비스보다 더 신속하며 주요 제약사, 바이오텍 및 스타트업에 다양한 옵션이 제공되기 때문에 효율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24.04.03 I 박순엽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 美 공장 덕 매출↑…당면 과제는?
  • 롯데바이오로직스, 美 공장 덕 매출↑…당면 과제는?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미국 시러큐스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2000억원대의 매출을 거뒀다. 앞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과제는 신규 고객사 유치와 국내 생산시설 구축이다.인천 송도 메가플랜트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지난해 美 시러큐스 공장 덕에 매출 2286억원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은 228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0원이었던 연매출이 단번에 2000억원대로 뛴 것이다. 같은 기간 178억원 적자였던 순손익도 56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이는 지난해 1월 1일자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체결한 자산양수도 거래가 종결되면서 미국 뉴욕의 시러큐스 공장을 본격 가동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롯데지주(004990)는 2022년 5월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시큐러스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같은날 롯데지주는 BMS의 계열사인 ‘E.R.스큅앤드손즈’(E.R. Squibb&Sons, L.L.C)와 시러큐스 공장에서 생산할 의약품의 위탁생산(CMO)에 대한 계약도 체결했다. 같은해 7월 28일 위약품 위탁생산 권리와 의무 일체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이전했다.즉 현재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하고 있는 물량은 모두 E.R. Squibb&Sons, L.L.C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기존 고객사로부터 수주받은 물량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단 해당 계약 기간이 3년이기 때문에 기존 계약을 연장시키거나,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지 않으면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신규 고객사 유치 위해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안간힘’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급한 과제는 신규 해외 고객사 유치다. 아직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자체적으로 창출한 신규 수주는 1건도 없다. 이 때문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USA(BIO International Convention), 세계제약산업전시회(CPhI),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등 굵직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USA에는 2022년부터 단독 부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단독 부스를 차릴 예정이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보스턴 소재 케임브릿지혁신센터(CIC)에 입주해 ‘보스턴 오피스’를 마련했다. 해당 사무소는 신규 고객사 유치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구축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 둘 사무소의 위치로 CIC와 샌프란시스코 등 다양한 곳을 검토한 끝에 CIC에 둥지를 틀기로 결정했다.CIC 관련 이미지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CIC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근처에 위치한다. 1인 창업자부터 스타트업, 다국적 기업, 대학, 정부 기관 등 5000여 개사가 입주해 있다. 보스턴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부상하면서 CIC 입주 기업의 절반은 생명과학 관련 기업으로 채워진 상태다. 현재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9곳이 보스턴에 회사를 만들었고, 1000개가 넘는 바이오텍 연구기관이 밀집돼 있다.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최근 CIC에 사무실 입주를 했다”며 “CIC를 통해 전 세계 고객사와 네트워크를 쌓으려고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송도 시대 개막도 준비 중…이달 말 1공장 착공 예정미국 생산시설뿐 아니라 국내 생산시설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메가플랜트 3개를 생산해 총 36만ℓ의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올해 드디어 메가플랜트를 향한 첫 삽을 뜬다. 이달 말 인천 송도 1공장 착공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1공장은 12만ℓ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며, 고객이 원하는 큰 규모의 제품 생산을 위해 1만5000ℓ 규모의 스테인레스 스틸 바이오리액터도 구비할 계획이다. 2025년 하반기에 1공장을 준공하고 2027년 상반기에는 상업화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2공장, 3공장도 착공해 2034년에는 3개 공장을 완전 가동하는 게 목표다. 공장이 완공되면 잠실에 위치한 본사도 송도로 이전할 방침이다.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 (사진=롯데지주)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를 선임한 것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신 전무는 지난해 말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과 동시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게 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은 해당 인사와 함께 신설됐다.신 전무는 글로벌 투자 경험이 풍부한 만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CDMO 사업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 전무도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오는 5~6월로 예상되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착공식에는 신 회장과 신 전무가 함께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착공식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누가 참석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4.03.22 I 김새미 기자
지엔티파마, 세계 최초 심정지·뇌졸중 치료제로 연매출 1조 노린다
  • 지엔티파마, 세계 최초 심정지·뇌졸중 치료제로 연매출 1조 노린다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바이오벤처 1세대 지엔티파마가 신약 넬로넴다즈를 앞세워 실적 턴어라운드(개선)를 꾀한다. 넬로넴다즈는 세계 최초 심정지 및 다중 표적 뇌졸중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지엔티파마가 심정지 적응증과 관련해 국내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르면 내년쯤 상용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엔티파마는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도 추진해 본격적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심정지 적응증 넬로넴다즈 이르면 내년 상용화 전망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엔티파마는 지난해 3분기 매출 5억원, 영업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지엔티파마는 1998년 곽병주 연세대 생명과학부 겸임교수가 아주대 교수 시절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지엔티파마는 지난 26년간 뇌졸중 및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뇌세포 보호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넬로넴다즈를 포함한 3개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큰 기대주는 바로 신약 1호인 넬로넴다즈다. 넬로넴다즈는 뇌졸중이나 심정지 후 발생하는 뇌세포 손상의 주원인인 글루타메이트 신경독성과 활성산소 독성을 동시에 제어하는 세계 최초의 심정지 치료제이자 다중표적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이다. 지엔티파마는 심정지와 뇌졸중 적응증을 대상으로 각각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심정지 적응증은 미국과 중국에서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 이어 삼성서울병원과 전남대병원 등 국내 5개 대학병원에서 임상 2상을 끝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임상 2상은 심폐소생 후 혼수(코마) 상태의 심정지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6년간 진행했다. 국내 임상 2상 결과 약물 투여 90일 후 장애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이 현저히 높아졌다는 것이 지엔티파마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환자에게 마지막 약물 투여 후 48시간 이내에 확산강조영상(MRI DWI)을 분석한 결과도 뇌의 신경전달통로인 백질에서 손상이 감소한 영역들을 확인했다. 투약과 관련한 부작용도 없었다고 지엔티파마 측은 밝혔다. 넬로넴다즈는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정지 후 뇌 손상을 막는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넬로넴다즈는 다음해인 2020년 희귀 질환 신약 개발 과제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될 경우 임상 2상 이후 품목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어 신속한 상용화가 가능하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에 따라 이르면 내년쯤 심정지 치료제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심정지의 경우 환자의 생존율이 극히 낮은데다 세계적으로 치료제도 없는 만큼 넬로넴다즈가 출시될 경우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엠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세계 심정지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62억3000만 달러(약 22조원)에서 2030년 246억9000만달러(약 3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9.2%에 이른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넬로넴다즈가 세계 최초 심정지 치료제이자 다중표적 뇌졸중 치료제인 만큼 장기적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지엔티파마는 뇌졸중 적응증 대상으로 국내 24개 대학병원에서 1차 임상 3상도 마무리했다. 지엔티파마가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국제뇌졸중콘퍼런스(ISC2024)에서 공개한 넬로넴다즈의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발병 후 응급실 도착 1시간 이내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장애 개선 효과가 위약(가짜약) 대비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3상은 12시간 내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받은 환자 4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2주 후 치료제의 장애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응급실에 도착하고 1시간 내 넬로넴다즈를 투약한 환자군이 위약 투여군보다 장애 개선 치료 효과가 4.93배 높았다. 지엔티파마 측은 응급실에 도착하고 70분 안에 넬로넴다즈를 투여한 환자 40명의 경우에도 위약을 투여한 39명보다 장애 개선 효과가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밝혔다. 뇌졸중 환자의 장애를 평가하는 수정랭킨척도(mRS) 분포와 비율도 넬로넴다즈와 위약 투여군에서 차이가 없게 나타나 넬로넴다즈의 안전성도 확인됐다고 지엔티파마 측은 설명했다. 지엔티파마는 뇌졸증 적응증의 경우 중국 39개 대학병원에서 1차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엔티파마는 뇌졸중 적응증의 다국적 2차 임상 3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국적 2차 임상 3상은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응급실 도착 후 신속한 혈전제거술 시행과 넬로넴다즈 투여로 환자의 장애가 개선되는지를 확증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넬로넴다즈. (사진=지엔티파마)◇유상증자와 더불어 주식 상장도 추진해 자금 확충지엔티파마는 임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도 확충한다. 지엔티파마는 최근 58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엔티파마는 연내 코스닥시장도 추진한다. 지엔티파마는 2022년 9월 주식 상장을 위한 지정감사인도 신청했다. 지엔티파마의 장외 시가총액 규모(추정치)는 약 4700억원이다. 지엔티파마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추가적인 자금도 확보할 수 있다. 지엔티파마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매)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도 마련했다. 제다큐어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사한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앓고 있는 반려견에서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돼 2021년 2월 국내 최초 합성신약 동물용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제다큐어는 현재 유한양행을 통해 1800개가 넘는 동물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제다큐어의 국내 판매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21개국에서 수백건의 구매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엔티파마는 제다큐어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세계적인 제약·바이오기업 화이자의 자회사 화이자 센터원과 선진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cGMP)에 따라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포괄적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지엔티파마 관계자는 “넬로넴다즈의 수년간의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약효가 확인된 만큼 신속하게 심정지 환자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며 “뇌졸중 치료제의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다국적 2차 임상 3상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3.14 I 신민준 기자
마이크로디지탈, BPI US WEST 참가…세계 최대 북미 시장 겨냥
  • 마이크로디지탈, BPI US WEST 참가…세계 최대 북미 시장 겨냥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바이오 소부장기업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은 12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바이오프로세싱 콘퍼런스인 ‘BPI US WEST 2024(BioProcess International US WEST)’(이하 BPI US WEST)에 참가한다고 13일 밝혔다.BPI US WEST는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인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하여 차세대 MABS, 백신 등 생산에 필요한 바이오프로세싱의 모든 단계의 혁신적인 기술과 전략을 소개하는 학술 교류 및 전시회다.마이크로디지탈의 BPI US WEST 전시부스 사진 (사진=마이크로디지탈)마이크로디지탈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산화에 성공한 초소형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인 ‘셀빅5’(CELBIC5)를 글로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다.셀빅5는 기존 셀빅 모델 중 가장 적은 볼륨인 1ℓ에서 2.5ℓ까지의 볼륨을 배양할 수 있는 모델이다. 스케일업이 가능한 3D 싱글 유즈 타입 일회용 배양기 중 세계에서 가장 적은 볼륨을 배양할 수 있다. 최소 1ℓ의 용량을 바이오리액터를 통해 배양함으로써 세포배양 공정의 기본이 되는 플라스크 배양과 동일한 볼륨으로 바이오리액터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으며, 연구 단계에서부터 경제적 이점이 강해 세포배양 공정 최적화에 대한 편리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췄다.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는 “BPI US WEST 2024에서 STR과 동등한 세포배양 결과를 확보한 상태로 전시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글로벌 기업인 싸이티바, 써모피셔, 사토리우스와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마이크로디지탈은 이번 소용량 바이오리액터 출시를 계기로 북미의 약 4000개 대학(4년제 대학기준) 연구실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 단계에서의 공정개발에도 활용됨으로써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회사로의 판매도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아울러 이번 BPI US WEST에서 북미 지역 파트너와 함께 셀빅 뿐 아니라, 지난해부터 셀트리온(068270)에 공급하고 있는 일회용 백 ‘더백’(THEBAG)에 대해서도 협력 미팅이 예정돼 있다. 북미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다수 참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셀빅 및 더백의 유럽 시장에 대한 진출 및 정보 공유도 이뤄질 전망이다.
2024.03.13 I 나은경 기자
레고켐바이오, 기업가치 저평가?…해외 ADC 업체들 주가 ‘날개’
  • 레고켐바이오, 기업가치 저평가?…해외 ADC 업체들 주가 ‘날개’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레고켐바이오(141080)의 기업가치가 보유 파이프라인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상 단계 항체약물접합제(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해외 기업에 비해서도 주가 상승폭이 작다는 것이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6일 주가가 7만7600원으로 전일 대비 29.33% 오르면서 상한가에 도달했다. 이러한 레고켐바이오의 주가 급등에는 ‘미국암연구학회(AACR)’라는 이벤트뿐 아니라 풍문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글로벌 빅파마와 대규모 L/O설에 주가 ‘들썩’최근 시장에선 레고켐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기술이전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BMS는 지난해 12월 중국 ADC업체 시스트이뮨(SystImmune)과 임상 1상 단계에 있는 이중항체 ADC ‘BL01D1’를 최대 84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던 빅파마다. 해당 계약은 선급금(upfront)만 8억달러(약 1조676억원)에 근시일내 지급할 단기 마일스톤 5억달러(약 6565억원)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레고켐바이오는 이전부터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들과 기술이전 협의를 지속해온 만큼, 시장의 이러한 소문이 새삼스럽다는 분위기다. 더구나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이제는 빅파마 중심으로 기술이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텍에 17억달러(약 2조2400억원) 규모의 ‘LCB84’ 기술수출을 이뤄낸 데 따른 자신감으로도 해석된다.실제로 레고켐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핫한 항암제 분야는 단연 ADC였기 때문이다.◇글로벌 항암제 핫 아이템 ‘ADC’…올해도 빅파마 ‘러브콜’ 쇄도할 듯지난해 화이자, 애브비,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BMS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ADC 관련 빅딜을 체결했다. 지난해 이들의 총 거래 규모만 1000억달러(약 132조원)에 이른다. 이는 2022년보다 3배, 2019년보다 9배 각각 증가한 수치다.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Evaluate)는 ADC가 향후 몇 년간 항암제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될 것이며, 2028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300억달러(약 4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올해도 ADC 관련 딜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개막과 함께 존슨앤존슨(J&J)은 ADC 항암제 개발사 엠브렉스 바이오파마(Ambrx Biopharma)를 20억달러(약 2조63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J&J는 당시 엠브렉스의 주가 13.63달러(약 1만8000원)의 2배 이상인 주당 28달러(약 3만7000원)에 인수했다. 엠브렉스가 임상 1/2상 중인 ADC 파이프라인 ‘ARX517’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는 방증이다.ADC 분야의 강자인 화이자도 최근 공식석상에서 “ADC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시젠(Seagen) 인수 완료 후 항암제 연구사업부를 신설했다. 시젠 인수 덕분에 화이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ADC 11개 중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차세대 ADC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이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임상단계 ADC 파이프라인 가치 주목…해외업체 대비 저평가?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은 임상 단계 ADC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이뤄진 빅딜도 임상 단계에 진입한 ADC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현재 글로벌 ADC 임상은 150개 이상 진행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 역시 신약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기 위해 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하겠다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2조원대에 기술수출된 LCB84도 계약 당시 미국 임상 1/2상에 진입한 상태였다.레고켐바이오의 기업가치가 해외 경쟁사들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레고켐바이오의 주가 상승폭이 임상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해외 ADC 기업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레고켐바이오의 주가는 최근 6개월간 109.13% 오른데 반해 같은 기간 주요 해외 ADC업체들의 주가는 300%대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ADC 플랫폼기술 확보에 열올리고 있는 나스닥 상장사 엘레베이션 온콜로지(Elevation Oncology Inc)는 최근 6개월간 주가가 557.75%나 올랐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1달러 미만이라 나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처했던 ADC 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 SA)는 올들어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ADC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2월 주가 1달러를 넘기기 시작해 지난 6일 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6개월간 주가 상승 폭은 358.7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크로제닉스(306.63%), 메르사나 테라퓨틱스(348.44%)도 모두 300%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레고켐바이오의 단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는 내달 5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AACR가 지목된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AACR에서 △클라우딘(CLDN)18.2 표적 ADC ‘LCB02A’ △CD20·CD22 표적 이중특이항체(BsAb) ADC ‘LCB36’ △MMAE 페이로드를 활용하는 신규 TROP2 ADC ‘LCB84’ 등 3건의 초록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오업계에선 이중항체로 만든 ADC인 LCB36에 주목하고 있다. 악성 B세포에서 발현되는 CD20와 CD22을 동시에 표적해 B세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12월 얀센 기술이전, 오리온 투자 이후 지분이 희석되고 단기 연구개발(R&D) 모멘텀 부재로 주가가 부진했다”면서 “하지만 AACR 2024에서 전임상 및 비임상 결과 발표 등을 통해 모멘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4.03.08 I 김새미 기자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BBT-877, 연내 기술이전…빅딜·스몰딜 기대해달라”
  •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BBT-877, 연내 기술이전…빅딜·스몰딜 기대해달라”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아직 임상 2상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데 ‘BBT-877’의 기술이전이 가능하냐?’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레고켐바이오(141080)의 ‘LCB84’가 임상 1상 시작 이후 기술수출에 성공했듯이요. 특히 BBT-877은 이전에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이 됐던 물질인데, 최근 특발성 폐섬유증(IPF) 약물을 찾는 빅파마의 숫자가 상당히 늘어났으므로 딜 환경은 오히려 우리 같은 바이오텍에 훨씬 유리하게 됐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 대표이사는 21일 오후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상황과 특발성 폐섬유증 분야의 변화된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이사 (사진=브릿지바이오)그는 “오토택신이라는 효소가 만들어내는 리소포스파티드산(LPA)이 혈중에서 검출되기 때문에 오토텍신 저해제인 BBT-877은 LPA의 혈중 검출을 통해 임상 2상 중에도 약효 관련 지표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며 연내 기술수출 가능성을 강조했다.다만 이정규 대표는 신사업 등 파이프라인 개발현황을 제외한 안건에 대해서는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 전후에 진행될 정기 IR을 통해 이야기하겠다며 답하지 않았다.◇“1년새 분위기 달라져…IPF 치료제 몸값 올랐다”지난해 유상증자, 2개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 등의 악재로 주가 급락을 겪은 브릿지바이오는 최근 10영업일(2월6일~2월21일) 동안 주가가 40% 가까이 상승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임상 진행 중인 과제 3개, 임상 진입을 앞둔 과제 2개를 보유했음을 감안하면 지난해 주가하락은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목표는 당사 파이프라인 가치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한 개발 역시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가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BBT-877이다. BBT-877은 섬유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오토택신을 저해하는 기전의 IPF 치료제 후보물질로, LPA1 수용체부터 LPA6 수용체에 이르기까지 섬유증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든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현재 이 분야에서 상용화된 의약품은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베링거인겔하임의 1세대 치료제 ‘오페브’가 있다. 회사측은 BBT-877이 오페브보다 안전성과 약효 양 측면에서 개선된 약물이라고 본다. 2세대 치료제 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베링거인겔하임의 ‘Bi1015550’(임상 3상)보다는 안전성이 높고, 두 번째로 앞선 ‘BMS-986278’(임상 3상)보다는 약효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BBT-877은 폐 기능 감소를 지연시키는 정도였던 1세대 약물과 달리 폐 기능 감소를 멈출 수 있고 위약군과 유사한 수준의 임상중단율을 달성시켜 안전성도 기존보다 개선된 약물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브릿지바이오의 ‘BBT-877’과 경쟁약물의 약효 및 안전성 비교 (자료=브릿지바이오)현재 BBT-807은 회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서 있어 큰 규모 딜이 이뤄진다면 BBT-877이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미국을 포함한 5개국에서 현재 120명 모집을 목표로 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78명의 환자가 모집됐다. 9월까지 환자 모집을 마칠 것”이라며 “이제까지 두 차례 열린 독립적인 자료 모니터링 위원회(IDMC)가 임상 지속을 권유했다”고 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 BBT-877의 톱라인 데이터 공개를 목표로 한다.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글로벌 톱10 제약사 중 5개사와 1대1 대면 미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BBT-877의 약물 경쟁력에 대하여 심도있게 공유했고 현재 후속절차를 밟아 나가며 연내 사업개발 완료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보릿고개 건넌 브릿지바이오…“아끼고 더 벌어 추가 자금조달 최소화”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자본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경영전략을 운용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BBT-176’과 안저질환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BBT-212’의 개발을 중단했고, 이에 앞서 8월에는 약 6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2022년에도 약 486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임상 단계가 진전됨에 따라 영업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하지 않으려면 신사업에서든 기술수출에서든 유의미한 성과가 필요하다.글로벌 상위 10대 제약사의 IPF 분야 관심 현황 (자료=브릿지바이오)지난 2015년 설립된 브릿지바이오는 설립 4년 만인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1조5000억원(11억 유로)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지만, 1년 만에 임상 1상 단계에 있던 해당 물질이 잠재적 독성 우려로 기술반환됐다. 이후 아직까지 눈에 띄는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진 못했다. 대신 지난해 브릿지바이오는 기존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외 매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신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임상개발 사업화(DIBO)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기업에 주어지는 법인세 차감 전 계속사업 손익비율(법차손)에 대한 관리종목지정 유예기한이 2022년 연말 종료됐다.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라 2년 연속 법차손이 자기자본이 50%를 넘기면 이듬해 3월 관리종목에 지정되므로 매출을 늘리지 않으면 또 한번의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신사업 조직 설립 역시 이 같은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단행된 것으로 해석된다.이날 이 대표는 신사업의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약 1년간의 런웨이(현재 보유한 현금으로 생존 가능한 기간)가 가능할 정도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현금소진율을 낮추고, 연내 큰 딜과 작은 딜을 비롯해 몇 가지 계획들을 달성함으로써 현 자금으로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하며 추가 자금조달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24.02.22 I 나은경 기자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올해 매출 2조·2026년 매출 4조’ 도전
  •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올해 매출 2조·2026년 매출 4조’ 도전[화제의 바이오人]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조욱제 유한양행(000100) 대표이사 사장은 유한양행의 창립 100주년인 2026년에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 대표가 연임을 통해 앞으로 이러한 목표를 실현해나갈지 주목된다.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사진=유한양행)유한양행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조 대표가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내달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 조욱제 선임의 건 △사내이사 김열홍 선임의 건 등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조 대표가 재선임되면 2027년 초까지 임기가 연장된다.제약업계에선 조 대표의 연임이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분위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역대 대표이사들은 3년의 임기를 수행한 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임에 성공했다”며 “큰 문제 없다면 6년간 회사를 이끄는 게 관례”라고 언급했다.유한양행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도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한 요소였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8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기술료의 영향으로 57.6% 성장한 568억원으로 나타났다.조 대표는 유한양행을 세계 50위 제약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도 지난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목표를 제시하며 ‘2026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우기도 했다.유한양행이 이 같은 목표를 제시한 배경에는 신약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됐을 것으로 보인다.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은 글로벌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얀센은 지난해 12월 레이저티닙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우선 심사라면 6개월, 일반 심사라면 10개월의 검토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연내 FDA 허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선 렉라자가 미국과 시장에 진출하면 빠르게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유한양행은 이미 제2, 3의 렉라자 후보들도 확보해둔 상태다. 유한양행이 보유하고 있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만 28개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유한양행은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 알러지 치료제 ‘YH35324’, 면역항암제 ‘YH32367’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유한양행의 올해 신약개발 전략은 차세대 항암제, 대사·섬유증, 면역·염증 치료제 R&D에 집중해 초기 임상 및 비임상 단계 진입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후기임상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신규 플랫폼 기술 확보,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도입 등도 추진한다.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법인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다. 2018년 설립된 유한양행의 척 해외 R&BD 법인인 유한USA는 2020년 유한양행의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 후보물질 ‘YH12852’를 기술수출하고, 보스턴 소재 바이오 전문 펀드 ‘5AM’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유한양행의 두 번째 R&BD 법인인 유한ANZ는 호주 임상을 염두에 두고 2019년 설립됐다. 유한ANZ는 유한 내부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을 지원하고 오세아니아 지역 파이오기업과 협력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유한양행은 단기적으로 5000억원 전후의 매출 향상을 노리기 위해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M&A 대상으로 고려 중인 업종은 의약품, 디지털헬스케어, 화장품, 플랫폼기술 등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도 프로젠, 이뮨온시아, 퍼멘텍 등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올해는 유한양행이 ‘매출 2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이 올해 매출 2조662억원, 영업이익 1121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의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은 올해 4분기, 글로벌 시장 발매는 내년 1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레이저티닙 외에 YH35324, YH32367 임상 결과 도출을 통해 신약가치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약력△1955년 출생△1982년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졸업△1987년 5월 유한양행 입사△2006년 4월 유한양행 병원지점장△2009년 4월 유한양행 ETC연업1부장(상무)△2012년 4월 유한양행 마케팅담당 상무△2014년 4월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 전무△2015년 3월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장(전무이사)△2017년 3월 유한양행 부사장△2019년 4월 유한양행 경영관리본부장△2020년 7월 유한양행 업무총괄 부사장△2021년 3월~현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2024.02.10 I 김새미 기자
구글·엔비디아도 AI 신약개발...빅테크 바이오 진출, K바이오 영향은
  • 구글·엔비디아도 AI 신약개발...빅테크 바이오 진출, K바이오 영향은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올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빅파마에 이어 미국 빅테크 기업 다수가 AI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AI가 인간의 사고능력, 기술 응용력을 가지고는 풀기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하고 있어서다. 신약 개발은 통상 후보 물질 탐색-후보 물질 도출-전 임상-제1~3임상 시험-허가 검토 및 승인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AI를 사용하면 임상시험 단계에서도 최적의 신약후보 물질을 탐색 및 제시할 수 있으며, 임상시험 설계 단계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 기업의 바이오 사업 진출에 대한 국내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빅테크의 AI 기술을 국내에서 규모있는 제약사들이 적용하면 시너지를 볼 수 있고 국내 소규모 바이오텍도 시장 규모 확대와 시장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스탠다임, 한미약품(12894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 등 기존 AI 신약 개발에 참여하던 업체들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기반 빅테크 기업이 바이오 신약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메타 등 주요 기업이 모두 AI 신약 개발을 기업의 다음 먹거리로 선언했다. 구글은 일라이릴리, 노바티스와 손잡았고 엔비디아는 암젠과 손잡았다. 구글의 AI 신약 개발사 아이소모픽이 일라이릴리·노바티스와 맺은 계약 규모는 약 3조 8350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UNP도 최근 미국 머크와 약 3000억원 규모의 파트너십 맺었다. 이들은 거대고리 펩타이드 기반 항암제를 함께 개발한다는 방침이다.제약 기업과 협업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기업 현황 (자료=아티피셜인텔리전스)◇ 빅테크가 뛰어든 신약개발 기술은이들 기업은 아미노산 서열의 1차구조로부터 단백질 접힘 문제, 더 나아가 3차, 4차 구조까지 추정해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기존의 연구소 실험과 단순 시뮬레이션 중심으로 가던 신약개발 프로세스 대신 AI를 통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시장이 창출된 것이다. 실제 화이자는 AI를 활용한 임상 계획 설계, 데이터 분석 등으로 약 11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구글은 단백질 구조 분석과 희귀질환 분석이 가능한 AI를 개발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는 AI프로그램인 ‘알파미스센스’를 개발, 7100만개에 달하는 인간 유전자 변이가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성공했다. 딥마인드 단백질 구조 예측모델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완벽하게 해석해냈다. 2020년 개발된 알파폴드는 당시 인간이 가진 단백질 중 약 2억 개의 구조를 파악했으며 2021년에는 36만5000개 이상 단백질의 3D 구조를 예측했다.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 (자료=아티피셜 인텔리전스)엔비디아는 신약 개발을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개발했다. 빅파마 암젠과는 신약 연구를 위한 슈퍼컴퓨터 ‘프레이야’를 개발 중이다. 해당 컴퓨터는 신약 개발 후보물질 탐색 및 단백질 구조 분석 등을 실시간으로 추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AI를 활용한 생명공학은 유망한 산업이 될 것”이라며 “신약 개발은 물론 DNA 구조와 수술실 데이터까지 모두 AI와 만나고, 모든 실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의 말처럼 AI 신약개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AI 뉴노멀 시대의 도래와 신약 개발’ 리포트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6억980만 달러(약 8000억원)에서 매년 연평균 45.7% 성장해 2027년 40억350만 달러(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IT기업의 바이오 진출...한국 상황은그렇다면 미국 빅테크의 바이오 사업 진출이 국내에 어떤 영향을 줄까. 국내에서 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임상 시험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낮추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아직까지는 미미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AI 기반 신약 개발사는 50여 곳으로 이들 기업이 발굴한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가 국내에서만 100건 이상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전임상이나 임상 1상에 그치고 상위 단계로 간 사례가 없다.업계에서는 빅테크의 진입이 악재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기술 격차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 등의 장기적인 이유에서는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제약사들에게는 해당 플랫폼을 사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앞당길 수 있어 호재로 해석되고 있다. 추연성 스탠다임 대표는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신약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글로벌로 보면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 2상에 성공한 후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국 테크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신약 개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AI 기술이 나오면 업계 전체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신약 분야 주요 글로벌 기업들 (자료=DPI)스탠다임은 국내에서 AI 신약 개발 플랫폼에 열중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스탠다임은 플랫폼을 2가지로 축소하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AI 기술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타깃 후보를 발굴하고, 약물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 약물 재창출이 가능한 ‘스탠다임 애스크’와 신규 물질 도출 목적의 ‘스탠다임 베스트’가 핵심 플랫폼이다. SK케미칼과 한미약품, 삼진제약, HK이노엔 등 제약사와의 공동연구로 5종류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12개 후보물질을 연구 중이다.전통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 등이 AI 기업과 신약 개발 협력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바이오 벤처 아이젠사이언스와 손잡았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약물의 잠재적 표적, 작용 기전을 도출할 수 있는 전사체 데이터 기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통해 1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아이젠사이언스가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암 후보 물질을 발굴하면 한미약품은 자체 R&D 역량을 토대로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동아에스티는 이스라엘 바이오 기업 일레븐 테라퓨틱스와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일레븐이 보유한 플랫폼인 ‘테라’를 활용해 섬유증 질환용 RNA 치료제 발굴하기로 했다. 테라는 RNA 약물 발굴에 활용하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AI 신약 개발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 또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희소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PHI-101’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며,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로는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한미약품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신약후보 물질 발굴 뿐만 아니라 임상 단계에서의 효율성과 성공확률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아이젠사이언스와 협업으로 신약 개발 과정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2.07 I 김승권 기자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 “다음 달 긴급사용승인 윤곽 나올 것”
  •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 “다음 달 긴급사용승인 윤곽 나올 것”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 측은 식약처 지도대로 긴급사용승인을 고려한 통합임상을 진행했지만, 식약처는 그런 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임상 2상 완료 후 9개월 동안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프티 긴급사용승인을 자신했던 회사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회사 측은 내달 중 긴급사용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글로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에 참석해 ‘혁신이 탄생시킨 코로나19 게임체인저 범용성 안전성 다 잡은 제스티의 가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이데일리와 전화 통화에서 “감염병이라는 것은 시기가 굉장히 중요한데, 임상 3상 후 정식 허가를 받는다면 너무 늦다”면서 “지금 예상으로는 늦어도 다음 달까지는 제프티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현대바이오(048410)에 따르면 식약처는 제프티 임상 2상 전 긴급사용승인을 위해 2·3상 통합임상으로 진행하는 것을 제안했다. 오 대표도 제프티 임상시험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통합 임상시험을 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회사는 임상시험 계획 변경을 통해 120명이던 임상 환자 수를 300명으로 늘렸고, 1차 유효성 지표는‘ 바이럴 로드 감소율’에서 ‘코로나 12가지 증상 개선이 48시간 이상 유지되는데 소요된 기간’으로 변경했다. 반면 담당자가 바뀐 식약처는 제프티 임상 2상은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임상 3상을 진행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하라는 입장이다.현대바이오는 최근 2년간 제프티 임상개발에 집중하면서 실적도 악화했다. 2020년 125억원이던 매출은 2021년 92억원, 2022년 79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같은기간 45억원에서 264억원으로 급증했다. 실적 악화는 물론 기대했던 코로나 치료제 제프티 긴급사용승인 여부가 임상 2상 완료 후 9개월 동안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개인투자자들도 뿔이 난 상태다. 식약처를 향해 부당함을 호소하는가 하면 경영진의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있다.오 대표는 “제프티는 미국에서 국립보건원(NIH)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 범용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되고 있고, 순항하고 있다”며 “미국 쪽에서도 잘 진행되고 있고, 식약처도 말을 바꾼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현대바이오 주장에 대해 확실하게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식약처가 제프티 긴급사용승인이 아닌 임상 3상 진행 후 품목허가 신청을 지속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읍소했다. 특히 제프티에 대해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다만 현대바이오는 당장 기술이전을 하기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판권 이전 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몇 군데에서 제프티에 대해 라이센스 아웃을 제안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렵게 개발한 제프티를 통째로 다른 기업에 넘기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지역별 판권 등은 협상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이전을 하는 것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게 오 대표 입장인데, 이는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가능성이 아직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윤곽이 나오는 다음 달쯤 기술이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이어지고 있는 실적 악화에 대해서도 오 대표는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미국 외 제프티 임상에 회사 자금이 투여되지 않는 만큼 화장품 사업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자신했다. 현대바이오는 피부용 비타민C 신물질인 ‘비타브리드’를 원료로 한 바이오 화장품, 양모제 등을 개발했고,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최근 3년간(2020년~2022년) 매출의 약 98.5%가 바이오 화장품 및 양모제 매출이었다.오 대표는 “실적 악화는 제프티 임상에 연구개발비가 투여됐기 때문이다. 제프티에 집중하면서 주요 사업군이던 화장품 분야에서 마케팅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제프티 임상은 미국에서는 미국 국립보건원(NIH)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고, 그 외 임상은 추가로 자금이 투여되지 않는 만큼, 미국과 일본 등에서 화장품을 통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주주들의 경영진 미팅 요구 및 불만 제기에 대해서도 그는 “회사 내 진행 상황을 주주들께 일일이 설명할 순 없다. 회사에 찾아오는 주주들도 많은데, 그때마다 구체적인 설명을 하게되면 미공개 정보 관련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을 통해 상세하게 설명을 한 바 있다. 3월에 정기 주주총회가 있는 만큼 그때 진행 상황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4.01.24 I 송영두 기자
릴리, 세계 비만 치료 시장 흔들 ‘비장의 신약’ 통할까
  • 릴리, 세계 비만 치료 시장 흔들 ‘비장의 신약’ 통할까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세계 비만 치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라이일리가 ‘젭바운드’ 이외 무려 7종의 추가 신약을 내놓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에 기술수출된 일라이릴리의 이중 작용 기전 비만약 후보 ‘마즈두타이드’가 임상 3상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라이릴리가 다중 작용 방식의 신규 비만약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128940)과 동아에스티(170900) 자회사 ‘뉴로보’ 등이 다중 작용 방식의 비만약 후보물질로 임상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지난 9일 중국 이노반트 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일라이릴리로부터 기술이전받은 이중 작용 기전의 비만 신약 후보 ‘마즈두타이드’에 대한 중국 내 임상 3상을 성공했다고 밝혔다.(제공=각 사)◇이중작용 ‘마즈두타이드’ 中3상 성공....“美선 1상 단계”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가 GLP-1 수용체 작용기전의 비만 신약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의 적응증 확대와 비만약 후보물질의 임상 진전으로 시장 선두인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나갈 전망이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릴리 CEO는 지난 10일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내년 중 심혈관 질환과 수면 무호흡증 등에 대해 비만약이 효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실제로 최근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등은 비만약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심장학회에서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뒤질세라 일라이릴리 역시 젭바운드 성분으로 심혈관 질환 관련 임상을 진행하는 중이다.일라이릴리는 마즈두타이드와 3중 작용제인 ‘레타트루타이드’ 등 총 7종의 비만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즈두타이드는 GLP-1과 GCG 수용체에, 레타트루타이드는 GLP-1과 GCG, GIP 등 3종의 수용체에 각각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마즈두타이드는 2019년 중국 이노벤트에 기술수출된 바 있다.지난 9일(현지시간)에는 이노벤트가 중국 내 610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48주간 진행한 마즈두타이드의 임상 3상에서 1차 및 2차 평가 지표를 모두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마즈두타이드가 GLP-1과 GCG 이중 작용제 중 처음으로 임상 3상에 성공한 사례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노벤트는 우선 마즈두타이드의 중국 내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마즈두타이드의 비만 대상 임상은 1상에 머무른 상황이다.GLP-1 신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젭바운드가 이중작용제(GIP 및 GLP-1)였고, 마즈두타이드도 해당 기전 약물 중 처음으로 3상 결과를 확보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즈두타이드를 포함해 이중 작용제 방식의 비만 신약후보들은 미국 등 주요국에선 대부분 임상 2상 이하 단계다”며 “국내사의 이중·삼중 작용제 후보물질도 개발 속도로 볼때 1~2년 정도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제공=각사)◇‘한미·뉴로보’, 다중 작용 비만약 올해 1상 진입 박차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 중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뉴로보는 미국에서 각각 다중 비만약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우선 한미약품은 △GLP-1 작용제 ‘에페글레나타이드’(국내 임상 3상) △GLP-1 및 GIP, GCG 삼중 작용제 ‘HM15275’(전임상) 등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전임상 연구에서 나온 HM15275의 체중 감량 효능이 25%다”며 위고비(15~20%)나 젭바운드(약 22%)를 뒤따를 수 있는 후보물질로 평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1분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HM15275의 비만 대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 2일 뉴로보가 ‘DA-1726’에 대한 1상 IND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DA-1726은 마즈두타이드처럼 GLP-1과 GCG 이중 작용제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상반기 중 DA-1726의 미국 내 1상을 개시해 1년 내로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김형헌 뉴로보 대표는 “DA-1726는 기존 비만 치료제가 가진 지방 흡수 또는 식욕 억제 효능은 물론 비방을 태우는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진보된 비만 신약 개발을 시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뉴로보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GPR119 작용 기전의 DA-1241에 대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을 개시하기도 했다.한편 일라이릴리는 지난달 미국 약국에서 비만 치료목적으로 젭바운드의 판매를 시작했다. 임상에서 나온 젭바운드의 평균 체중 감소 비율은 22~26%로 위고비(약 15~20%)와 삭센다(약 10%) 대비 비교 우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라이릴리는 젭바운드의 1개월치 약가를 1060달러 책정했고, 위고비(1350달러) 대비 27% 저렴하게 공급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미국에서 젭바운드의 매출이 올해 최소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고비의 경우 미국과 유럽 연합(EU)에 모두 진출한 2022년 매출이 61억8000만 크로네(한화 1조 1600억원)에 달한 바 있다. 글로벌제약사 2곳이 비만과 관련 대사 질환 시장을 두고 올해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2024.01.24 I 김진호 기자
루닛, 스위스-美 광폭행보...“30여개 기업서 M&A 제안”
  • 루닛, 스위스-美 광폭행보...“30여개 기업서 M&A 제안”
  • 서범석 루닛 대표가 글로벌 투자유치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미국 및 유럽 출장길에 올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나섰다.(사진=루닛)[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루닛이 스위스 다보스포럼과 미국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30여곳 이상의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투자, 인수 제의를 받았다.23일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328130)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에 국내 중소중견기업 최초로 준회원(Associate Partner) 자격을 얻어 WEF에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열렸다.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WEF는 전 세계 정치 지도자와 기업인 등 글로벌 리더들이 한 데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54회째를 맞는 WEF는 ‘신뢰 재구축(Rebuilding Trust)’을 주제로, 각국 정상급 60명 등 2800여 명이 참석했다.루닛은 지난해 11월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WEF 내 1000여 개 회원사 중 의료AI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WEF의 준회원으로 승급돼 WEF에 영구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했다.서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WEF에서도 주요 글로벌 제약사 최고경영책임자(CEO)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크의 깊이를 더했다. 글로벌 의료기기 파트너사 대표들과 현재 진행 중인 파트너십에서 더욱 확장된 협업 논의를 이어갔다.특히 각국 정부 관계자 및 주요 기업 관계자, 비정부기구(NGO) 대표들과의 교류를 통해 개발도상국 보건의료 분야에 AI가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AI 및 데이터 기업 등 총 300여 명에 이르는 인사들과 만나 루닛이 개발하는 AI 플랫폼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기도 했다.이와 함께 서 대표는 WEF에 앞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HC)’에 참석했다.서 대표는 JPMHC에서 글로벌 제약사 및 투자사 등 30여 곳과 파트너링 미팅을 갖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JPMHC에서는 지난해 12월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Volpara Health Technologies, 이하 볼파라)’ 인수 발표 이후 투자업계의 달라진 시선을 확인했다.행사 기간 루닛은 여러 기업 및 투자사로부터 투자 및 인수 의향 제의를 받았으며, 이는 루닛의 볼파라 인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이 중 일부 기업은 투자 및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예상됨에 따라 실제 연내 투자 또는 인수합병(M&A)이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서 대표는 “새해를 맞아 JPMHC와 WEF 등 미국과 유럽에서 열린 세계 최정상급 연례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탄탄히 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글로벌 행보는 루닛이 올해 추진하고자 하는 해외 사업에 활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23 I 송영두 기자
'빅딜' 쏟아지는 제약·바이오…이종간 결합 결과는 물음표
  • [마켓인]'빅딜' 쏟아지는 제약·바이오…이종간 결합 결과는 물음표
  • 왼쪽부터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연초부터 산업계와 제약·바이오업계 간 빅딜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과거 인수합병(M&A) 불모지로 불렸던 시장에서 탄생한 이종산업간 연합이라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뒤따른다. 이들 기업이 M&A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업계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 기업엔 새 먹거리·제약업계엔 혹한기 돌파구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재·에너지분야 OCI(456040) 그룹과 한미사이언스(008930)의 통합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제과 대기업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141080))의 최대 주주에 올랐다. 전통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점 찍고, 바이오 기업은 혹한기 돌파구로 M&A를 선택한 결과다. 그간 국내 시장은 제약·바이오 불모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제약사들이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만 집중하면서 지평을 넓히는 데에는 무관심했던 탓이다. 이후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고부가 고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으로 점차 관심을 받으면서 신약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오리온(271560)그룹은 레고켐바이오 지분 4.93%에 대한 양도 및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25.73%를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020년부터 그룹 지주사 오리온홀딩스(001800)가 바이오 사업 진출에 본격 나서면서 다수의 바이오 벤처 등에 투자해왔던 오리온그룹은 레고켐바이오 인수를 통해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제(ADC) 역량을 갖추게 됐다. ADC 신약 개발은 차세대 항암제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한미약품과 지분을 맞교환해 양사 통합에 나선 OCI그룹은 후속 사업조정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의 합작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OCI그룹은 이미 지난 2022년 부광약품의 지분을 인수하며 계열사로 포함시킨 바 있어 추후 한미약품(128940)과의 연구개발(R&D) 협력은 물론 자금력 지원을 통해서도 신약개발에 가까워질 수 있게 된다. ◇ “제약업 특성 이해해야…다음 후보는 누구?”그러나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오리온의 경우 손실을 내고 있는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해 영업손실을 떠안게 됐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020년부터 영업손실을 지속적으로 키워오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643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예정이다. ADC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는 높은 상황이지만 오리온의 안정적인 실적세가 흔들릴 수도 있다. 증권가에선 최대주주로 올라선 오리온의 전문성이 부족해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OCI그룹의 경우 이미 보유하고 있던 제약·바이오 기업인 부광약품의 손실도 이어지고 있어 큰 성과를 내진 못한 상태다. 한솥밥을 먹게 된 부광약품과 한미약품의 그룹간 통합 구조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약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OCI가 두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더불어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제약산업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필요가 있지만 부광약품 인수 이후에도 그룹 간 시너지가 크다고 보이진 않아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연속해서 딜이 터지자 다음 타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많은 딜이 성사될 것이라는 분석은 이전부터 나온 바 있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 등이 M&A 의사를 밝혀 다음 후보로 지목된다.유한양행은 지난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며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과 M&A를 통한 외형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도 파이프라인 도입 및 기업인수에 약 2조원을 쏟아붓겠다며 공격적인 M&A를 주축으로 한 10년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 키워드는 M&A와 알츠하이머, 그리고 비만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금리동결·인하 가능성으로 바이오텍 기업들이 평가절하 당하면서 M&A 건수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대형 제약사들에게 M&A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4.01.19 I 송재민 기자
서정진 회장 “12조 매출-EBITA 6조 자신”...글로벌 톱10 보인다
  • 서정진 회장 “12조 매출-EBITA 6조 자신”...글로벌 톱10 보인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주 상장으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통합 셀트리온(068270)이 세계 10위권의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글로벌 직판 지역 확대, 경영권 참여 인수합병(M&A). 셀트리온홀딩스 나스닥 상장 등 다양한 전략을 앞세워 매출 12조원(2030년), EBITA 6조원(2026년) 이상의 목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실적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셀트리온)◇2030년 매출 12조, 암젠 뛰어넘는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달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에 참석해 2030년까지의 장기 목표 매출과 올해부터 3개년의 목표 EBITA(상각전 영업이익)를 제시했다.그는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전역에서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처방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가 출시를 앞둔 만큼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서 회장은 셀트리온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반영하더라도 2030년까지 12조원의 매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EBITA의 경우 2024년 1.7조원, 2025년 3.5조원, 2026년에는 6조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그는 “2030년까지 셀트리온을 메이저 제약바이오 기업인 암젠을 넘어 세계 10위권의 빅파마로 발돋움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이 계획이 실현되려면 회사 규모가 매출 24조원, EBITA 12조원 규모는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22종 바이오시밀러 출시-경영권 참여 M&A 승부수실제로 셀트리온이 현재 판매중인 6종의 바이오시밀러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할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여기에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까지 성공적으로 시장에 나올 때 세계 10위권 빅파마로의 도약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베그젤마, 유플라이마를 직판하며, 직판 지역을 세계 90% 시장으로 확대했다.또한 직판으로 전환한 유럽에서는 램시마 59%(IQVIA, 지난해 3분기 기준), 허쥬마 29%, 트룩시마 23%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 바이오시밀러 처방 선두권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세계 전역으로 직판 지역 확대할 예정이다.2030년까지 22개 바이오시밀러 제품 상업화에도 나선다. 자가면역질환, 항암 분야, 안구질환, 피부질환 등 다각화된 질환군을 대상으로 제형, 투여방법, 용량 등이 차별화된 제품이 주를 이룬다. 이와 함께 짐펜트라를 비롯해 자체 개발 및 라이센싱 등을 활용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ADC(항체약물 접합체), 이중항체 및 항체 신약, 신규 모달리티 발굴 등 특성별로 신약 개발을 세분화 및 전문화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셀트리온의 사업 비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글로벌 직접판매(직판) 경쟁력 및 파이프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M&A는 신약 포트폴리오 강화 및 사업 확장을 먼저 고려, 기업 흡수 합병보다는 지분 인수 등을 통한 경영권 참여 방안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셀트리온홀딩스, 나스닥 상장 공식화서 회장은 JPM 행사에서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 추진 계획도 언급했다. 나스닥을 비롯한 글로벌 증권시장 상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빠르면 연내 상장에 대한 윤곽을 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홀딩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약 5조원의 시드머니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투자를 유치해 궁극적으로 100조원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 성장을 도모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생태계를 조성하고 셀트리온 우군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또한 통합 셀트리온의 마지막 단계인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추진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을 올해 추진해 나갈 예정인 가운데 셀트리온제약에 대한 시장의 적절한 가치 평가 형성으로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모회사인 셀트리온 주주들의 합병 의사가 핵심인 만큼 합병에 대한 주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제반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셀트리온의 성장을 위한 준비 단계로 본다면, 올해부터는 그동안 준비해 온 사업들이 맺은 과실을 수확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질환별로 판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 직판 지역 및 비중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올해는 빠르게 성장하는 셀트리온의 가치가 시장에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4.01.18 I 송영두 기자
ADC ‘강자’ 레고켐바이오, 올해도 기술이전 기대⑥
  • [2024 유망바이오 톱10]ADC ‘강자’ 레고켐바이오, 올해도 기술이전 기대⑥
  • 지난해 초 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 콘텐츠 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투자 유망한 바이오 기업 10곳을 자체적으로 엄선, 발표했다. 이들 유망 투자 바이오 기업 10곳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올해 연초에 집계해 보니 무려 42.1%에 달했다. 같은 기간 21.1% 상승한 KRX 헬스케어 지수를 2배 뛰어 넘는 수치여서 바이오 투자자들로부터 이례적 관심을 받고 있다. 헬스케어 지수대신 팜이데일리가 선정한 바이오 톱10 기업에 투자했다면 100%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팜이데일리는 올해도 연초부터 총 10편에 걸쳐 ‘2024 유망바이오 기업 톱10’을 연재하고 있다. 올해 팜이데일리가 선정한 투자유망 기업들의 수익률이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바이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편집자 주].[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국내 누적 최다 기술이전 건수를 자랑하는 레고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가 자사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을 앞세워 올해도 ‘역대급’ 기술이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화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러 다국적 제약사 기술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레고켐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높다.11일 레고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 누적 계약금은 8조7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내 바이오벤처 뿐 아니라 전통 제약사까지 범위를 넓혀도 압도적인 실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3년간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계약 69건 중 7%(5건)를 레고켐이 차지했다.기술이전 규모도 작지 않다. 같은 기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평균 계약 규모가 약 5000억원 정도인데, 최근 3년간 레고켐의 평균 계약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 특히 회사측은 기술이전이 누적되면서 파이프라인의 자산 가치가 상승해 기술이전 때마다 계약금액이 2배씩 늘고 있다고 강조한다.레고켐이 잇따른 기술이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주력으로 삼는 ADC 기술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핫’한 기술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존슨앤드존슨(J&J)는 ADC 개발사인 앰브릭스바이오파마를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올해 첫 인수합병(M&A)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 내 표적단백질을 직접 타깃,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해 암세포의 ‘유도탄 항암제’로 불리는 ADC는 기존 화학요법 대비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022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ADC 기술은 수조원 규모의 기술이전과 M&A의 중심에 있었고, 국내에서는 레고켐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연내 다수 임상 결과 공개 예정…‘ADC 선두’ 굳히기레고켐은 LG생명과학(현 LG화학(051910) 생명과학사업본부)에서 23년간 신약 연구개발을 주도해온 김용주 대표가 회사를 나와 2006년 설립한 신약연구기업이다. 설립 7년 만인 지난 2013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상장했다.레고켐은 플랫폼 기술인 ‘콘쥬올’을 바탕으로 국내외 제약사는 물론 얀센, 암젠과 같은 빅파마에도 여러 차례 기술이전에 성공하면서 이름값을 높여왔다. 콘쥬올은 △항체의 특정 부위에 정확하고 일정하게 약물을 연결하는 기술 △ADC에 연결된 약물이 혈중에서 방출되지 않게 해주는 안전한 링커 △약물이 정상세포 및 혈중에서 분해됐을 때 세포독성을 일으키지 않도록 비활성화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기술이 특징이다. 레고켐은 콘쥬올과 관련된 기술이전 실적만 5건을 갖고 있다.레고켐 기술이전 실적 (자료=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올해는 레고켐의 후보물질과 플랫폼기술을 기술도입해 간 상대회사들이 진행한 임상시험 데이터 여럿이 공개될 예정이라 기대감이 더 높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시스톤에 기술이전한 ROR1 ADC ‘CS5001’(레고켐 프로젝트명 ‘LCB71’)이다. 시스톤은 지난 연말 임상 1상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 총 9개 용량 코호트 중 7번째 코호트까지 진행된 용량증량 코호트에서 용량제한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초기 항암활성을 보였다는 내용이었다. 발표가 이뤄진 12월 기준 현재 8번째 코호트 평가가 진행 중인데, 올 상반기 중에는 글로벌 학회를 통해 1상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는 씨스톤에 이전한 LCB71의 임상 1상 데이터 공개가 레고켐의 플랫폼 가치를 한층 더 검증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익수다에 유럽 판권 및 개발권리가 기술이전된 HER2 ADC ‘IKS014’(레고켐 프로젝트명 ‘LCB14’) 역시 지난해 10월 임상 1상이 개시됐음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1상 중간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은 포순제약이 갖고 있다. 포순제약이 유방암 3차 치료제 지정을 위해 진행 중인 LCB14의 임상도 연내 종료돼 이르면 올 연말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 제출이 예상된다.주요 발표들이 남아있지만 올해 IKS014나 CS5001에서 추가적인 마일스톤을 수령할 가능성은 낮다. 레고켐은 자세한 마일스톤 수령 관련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각 임상 차수별 첫 환자 투여, 품목허가 통과 등의 단계에서 마일스톤을 수령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CS5001과 IKS014에서는 이미 1상 관련 마일스톤 수령이 완료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은 결국 레고켐의 신뢰도를 높여 후속 기술이전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연내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은?지난해 12월22일(현지시간) 레고켐은 얀센과의 2조2400억원 규모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면서 연말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이전 레코드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계약은 최근 2년간 성사된 글로벌 ADC 전체 계약 규모를 통틀어도 3위에 오를 정도로 큰 규모다. 국내에서는 역대 체결된 기술이전 전체 기록 중 계약규모는 물론 선급금 규모까지 모두 1위를 차지한다.최근 2년간(2022~2023년) 체결된 글로벌 ADC 전체 계약규모를 줄 세웠을 때 지난해 12월 체결된 레고켐-얀센의 기술이전 계약은 3위를 차지했다. (자료=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특히 레고켐이 이제까지 전임상 단계에서의 기술이전에 주력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 기술이전된 LCB84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본임상 단계에 접어든 상태에서 체결된 기술이전 계약이어서 이제까지보다 계약 규모를 늘릴 수 있었다.기술이전 체결일이 지난해 연말임을 감안하면 선급금은 연초 수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급금 1억달러(약 1300억원) 중 절반이 연내 실적으로 잡힐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얀센으로부터 받은 선급금과 추후 수령할 마일스톤 등의 영향으로 올해 레고켐의 흑자전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레고켐의 매출액은 1030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5년 만의 흑자전환이다.국내외 ADC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레고켐의 연내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내 최소 1건, 최대 2건의 기술이전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레고켐은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지난 2015년 이래 매년 최소 1건 이상의 기술이전에 성공해 왔다.김혜민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ADC분야의 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빅파마가 계약 상대로 원하는 곳은 기술이전 이력을 통해 기존 기술이 어느 정도 검증돼 있는 곳, 기존 ADC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차세대 ADC 기술을 보유한 곳”이라며 “국내 ADC 기업 중 전자의 ‘검증 기업’으로는 상장사인 레고켐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레고켐 관계자도 “연내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 및 플랫폼 기술로 추가 기술이전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사명과 관련된 상표분쟁 이슈는 오는 3월 중 해소될 전망이다. 앞서 글로벌 완구회사 레고(LEGO)는 레고켐이라는 사명이 ‘레고’를 연상시켜 식별력과 명성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레고켐이 패소하면서 사명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레고켐바이오 주가 추이. 2022년 10월 3만50원을 기록한 주가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해 얀센과의 기술이전 계약이 알려진 지난 연말 6만7100원까지 올랐다.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2024.01.17 I 나은경 기자
에이비온,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성료 “임상 2상 기반 LO 가능성 고조”
  • 에이비온,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성료 “임상 2상 기반 LO 가능성 고조”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에이비온(203400)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사 및 기관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12일 밝혔다.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는 미국에서 매년 1월 열리는 제약바이오 투자 업계 최대 규모 콘퍼런스다. 600여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과 8000여명의 기업 및 투자자 등이 한 자리에 모인다.에이비온은 행사를 통해 보유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 현황을 공유했다. 특히 지난 10월 중간 결과를 발표한 비소세포폐암 c-MET(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표적 치료제 ‘바바메킵(ABN401)’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는 설명이다.바바메킵의 임상 2상 중간 결과 ORR(객관적반응률)은 약 53%에 달하며, 최초 치료 환자군 대상으로는 75%의 반응률을 보였다. 이는 경쟁약인 노바티스의 타브렉타(Tabrecta)와 머크의 텝메코(Tepmetko)보다 우수한 수치다.회사 관계자는 “임상 2상 결과 도출 후 참석한 행사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및 투자자로부터 유례없던 높은 관심을 받았다”며 “LO(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에이비온은 글로벌 임상 진행을 위해 엠디앤더슨 암센터에서 미국의 MET(중간엽상피전이인자) 환자들을 모집 중이다. 올해 안으로 최종 환자 등록을 마치고 높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는 전략이다.
2024.01.12 I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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