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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어느 상장기업대표이사의 편지②
  • [edaily] 이윤학 LG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이 주식투자자들을 위해 어느 상장기업 대표이사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1차로 편지 한 통을 공개한 뒤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 또는 공감을 표했고 이에 따라 2차로 또 한통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윤학 연구원은 "지난 주에 공개했던 "어느 상장기업 대표이사의 편지"에 대해 수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의견을 보내줬다"며 "이에 따라 본인의 허락을 얻어 올해 6월에 받은 두번 째 편지를 원문 그대로 싣는다"며 "이번 역시 세부적인 투자전략이 아니라 투자철학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주식시장에 있는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한번쯤은 귀담아 들을 만 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이번주 시장은 지난 주 과도한 오버슈팅이후 ‘逆 오버슈팅’ 이 발생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이후 안정을 찾는 국면"이라며 "우려하던 경제지표들이 다소 혼조세를 보이나 전체적으로는 개선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또 "현재장세가 대세상승국면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면(LG투자증권 Technical Weekly 5호 “대세상승은 이미 시작되었다” 참조) 이번 조정이 바람직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상승국면의 조정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투자철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어느 상장기업 대표이사의 편지 본문내용 가뭄으로 타들어 가던 農心이 해갈되어 천만다행입니다. 그 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요? 아마도 작년과 금년에 주식투자로 돈을 잃으신 분들에게는 별고가 있었을 것입니다. 돈만 잃은 것이 아니라, 마음도 상하고, 창피해서 어디 가서 얘기도 못하고, 여러모로 손해가 막심하지요. 불 난데 웬 부채질이냐고요? 잊어 버리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2000년 1월 21일자 저의 편지를 다시 한 번 꺼내서 차근차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주식투자에 관한 편지를 사원들의 가정에 보내 드렸을 당시에는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었고, 코스닥시장에는 불이 붙어서, 인터넷 닷컴회사 들과 벤처기업 들의 株價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가고 있을 때였습다. 제 편지에 써있는 내용을 귀담아 듣고, 계속해 오던 주식투자를 중지했던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아무 주식이나 주식을 사기만 하면 돈이 벌리던 그런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너도 벌고, 나도 벌고, 친구도 벌고, 친척도 벌고, 모두들 주식투자로 돈을 벌고 있는데, 갑자기 社長이 개인 투자자들의 90%이상이 돈을 잃게 될 것이라는 말도 되지 않는(?) 내용을 편지에 써서 보내 주었는데, 그 말이 귀에 들어 오기나 하였겠습니까? 그리고는, 제가 장담했던 대로 고집스럽게 주식투자를 했던 우리 회사 사원들 중에 틀림없이 90% 이상이 원금의 손실과 주식투자를 했던 기간에 발생할 이자에 대한 기회손실을 보았을 것입니다. 세계 최고 주식투자자의 연간 수익률이 50%를 넘지 못했었고, 수 백 만불 연봉의 유수한 펀드매니저 들의 수익률도 20%대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같은 아마추어는 10%의 수익률을 내는 것조차도 여간 쉽지 않다는 사실까지친절하게 알려드렸습니다. 주식시장은 원금의 손실이 발생할 확률이 아주 높은 위험한 시장이므로, 위험회피에 관한 공부를 事前에 충분히 해 놓고 주식투자를 해도 늦지 않다는 저의 충고를 받아 들였더라면, 아예 집에 불이 붙지 않았을 것이고, 누가 부채질 하거나 말거나 전혀 상관하지 않고 별고 없이 살아 갈 수 있었을 테니까요. 오늘은 네덜란드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유럽에 있는 작은 나라 네덜란드는 튤립과 風車로 有名합니다. 척박한 땅은 바다보다 낮아서 물을 퍼 내며 살아야만 했기 때문에 풍차가 유명하게 되었습니다. 賦存資源이 거의 없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옛날부터 理財에 밝고 장사에 능했습니다. 지독하게 장사를 잘해서 그랬는지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영어의 표현에서 Dutch(네덜란드인, 네덜란드말 혹은 네덜란드의)라는 형용사는 별로 좋은 뜻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Dutch pay는 각자계산을 뜻하고, Dutch concert는 소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Dutch courage는 술김에 부리는 허세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네덜란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進步的이고 開放的인 국가로 축구도 잘 하지만, 국민소득도 아주 높은 선진국입니다. 매춘이 合法일 뿐만 아니라, 가벼운 마약도 합법이고, 안락사도, 동성애자끼리의 결혼까지도 세계최초로 합법화 했습니다. 세계에서 튤립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네덜란드는 튤립의 原産地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네덜란드가 튤립의 종주국처럼 되어버린 역사의 뒤안길에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뼈아픈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래 튤립은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였는데, 네덜란드에서 700년대에 튤립을 輸入하여 처음으로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튤립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튤립은 씨로 왕창 번식하는 한 해 살이 식물이 아니라, 뿌리로 조금씩 밖에 번식을 못하는 多年生草입니다. 그래서 튤립의 번식과 공급이 극히 한정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수요는 계속 늘어만 갔습니다. 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론 말할 것도 없고, 오르고 또 올라가도 사겠다는 사람이 돈을 지불하고 나서고, 또 나서는 한 가격은 계속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습니다. 튤립 한 뿌리에 5층짜리 건물 한 채의 값이 될 정도로 올라간 후에야 비로소 네덜란드 사람들은 튤립 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하루 아침에 튤립뿌리의 값이 폭락해 버렸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까, 그 때의 네덜란드 사람들이 참 바보 같고 우스워 보이지요? 그렇지만, 그 당시의 네덜란드 사람들도 자신들은 고등교육도 받고, 장사도 잘하고, 스스로 똑똑하고, 현명하다고 믿는 우리 같은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약에 1700년대의 네덜란드에서 태어나서, 교육 받고, 자랐다면, 자고 나면 또 오르고, 자고 나면 또 오르는 떨어질 줄 모르는 튤립뿌리를 보고 그 당시의 네덜란드 사람들처럼 현금을 투자하지 않았을 사람이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비슷한 일이 일본에서도 있었습니다. 세계 2차 대전 후 1990년까지 일본에서는 땅값이 떨어져 본적이 없었습니다. 자고 나면 오르고, 또 자고 나면 오르고, 3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1990년이 될 때까지 40년 이상을 땅값은 계속 오르기만 했습니다. 어디까지 올라갔는가 하면, 일본열도를 팔면 일본 면적의 25배나 되는 그 넓은 미국 땅 전체를 다섯 번 사고도 남을 때까지 올랐습니다. 일본땅 전체를 팔면, 전세계 모든 상장회사 들의 주식을 다 사고도 남을 정도로까지 올라갔습니다. 東京 땅만 팔아도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전체를 사고도 남았습니다. 그러던 일본 땅 값이 현재 1990년과 비교하여 거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땅값이 내렸지만, 일본 땅을 다 팔면 미국땅 전체를 2번이나 살 수 있는 아직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입니다. 1980년대를 살았던 일본 사람들도, 1700년대의 네덜란드 사람들도 모두 바보라서 그랬을까요? 지나고 나니까 마치 자신도 미래를 미리 알았던 것처럼 착각하며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이 일본 사람이었고, 1980년대를 일본에서 살고 있었다면, 자고 나면 오르고 또 오르는 일본 땅을 사고 싶으면 사고 싶었지, 팔고싶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의 땅값도 일본의 땅값 못지않습니다. 아직도 한국 땅 모두를 팔면 한국 땅의 100배가 넘는 그 넓은 미국 땅 전체를 사고도 남을 정도 입니다. 그 동안 한국의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한반도 전체의 땅값이 오른 것이 아닙니다. 국토 전체의 2%에 불과한 택지와 0.3%도 채 안 되는 상업용지, 0.2%에 불과한 공장용지만이 천정부지로 값이 올랐던 것입니다. 전 국토의 2.5%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는데, 만약에 한국의 토지 정책이 임야와 논밭, 그린벨트를 개발 가능하도록 풀어 준다면 미래의 땅값은 어떻게 될까요? 전국토의 2.5%위에만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한국의 국토이용관리법에 묶여있었기 때문에 假需要에 의해서 값이 올랐던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토지의 용도변경이 한국처럼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 있지를않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의 땅값은 한국처럼 비싸지 않은 것입니다. 만약 남북 통일이 되어서, 대한민국에 토지의 공급이 갑자기 2.5배로 늘어 난다면,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변할까요? 1987년 200만호 건립할 당시의 주택보급률이 70%를 갓 넘었었습니다. 그러던 주택 보급률이 머지않아 100%를 넘어서게 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주택보급률은 110%를 넘지 않습니다. 주택 보급율이 계속 높아지지 않고 110%의 수준에서 멈추는 이유는 한가족이 동시에 두 채의 집에서 생활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의 튤립사건처럼, 일본의 부동산 神話처럼 원래 그런 어리석어 보이는 사건의 소용돌이 안에 들어앉아 있는 일반인들은 그 소용돌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는 법입니다. 네덜란드의 튤립사건이나 일본의 천정부지 땅값과 똑 같은 사건이 대한민국에도 있었습니다. 2000년 1월 21일 제가 주식투자를 안전하게 보수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편지를 써서 가정으로 보냈을 當時에 코스닥의 株價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었고, 우리 회사 사원들의 相當數는 제 편지를 무시하고 자기고집을 피우며 주식투자를 하다가 자신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자신의 손으로 많이 날려 버렸을 것입니다. 자기자신을 손해 보게 만드는 대부분의 경우는 남이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이라는 것이 또 한 번 立證된 것입니다. 기업의 평가기준이 자산가치, 수익성, 성장성을 골고루 평가해야 한다는 기존원칙을 무시하고, 첨단기술주와 닷컴기업 들을 평가 할 때는 오로지 미래 가치만 보아야 한다며 너도나도 5백만명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투기성 주식투자를 했습니다. 자고 나면 닷컴주식은 상종가로 오르고, 또 자고 나면 상종가로 올라도 사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비싼 값으로 사주는 사람들이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연간 10억원 매출에 5억원이 적자가 나는 형편없던 G社의 주식은 시가총액이 2조원을 상회했었습니다. 연간 280억원 매출에 76억원의 적자가 나는 S社는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반면에, 우리 회사는 부동산가치만도 400억원이 넘고, 기계장치, 건물, 재고 자산만도 1,000억원이 넘습니다. 브랜드가치와 영업권도 돈으로 환산하면 수백억원이 넘지만 적자를 내고 있고, 미래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우리 회사의 시가총액은 200억원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회사의 주가만 과소평가 된 것이 아니라, 굴뚝산업이라고 일컬어지는 전통산업 들의 주가 대부분이 아직까지도 저평가 되어있습니다. 우리들 눈에 우습게 보이고, 한심해 보였던 18세기의 네덜란드 사람들이 튤립 한 뿌리에 5층짜리 건물 값을 지불한 것과, 땅 한 평에 수 십 억원을 지불하고도, 그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일본인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2000년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닷컴 첨단기술주라는 이유만으로 매년 대형적자를 내고 있는 회사의 500원짜리 주식 한 주에 400배도 더 되는 200,000원을 아낌없이 지불했던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거품이 꺼지고, 닷컴신화가 무너지고 나니까, 마치 우리들도 그 당시에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던 것과 같은 착각이 들지요. 지난 주식관련 편지에 소떼 이론에 관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소떼 안에서 다른 소들과 같이 뛰고 있으면 소떼가 어디로 뛰어가는 지도 모르고, 앞뒤좌우의 소떼들을 따라 자욱한 흙먼지 속을 멈추지도 못하고 계속 뛰어가게 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1700년대에도 소떼 같은 어리석은 사건이 네덜란드에 있었고, 비슷하게 어리석은 사건이 1980년대의 일본에도 있었고, 2000년 한국에서도 그런 한심한 사건이 있었고, 그 어리석은 사건들에 참여했던 참여자 수를 합치면 수 억 명이 넘습니다. 틀림없이 이런 어리석은 일들이 미래에도 또 벌어질 것이고, 소떼처럼 어리석은 수 억명이 또 후회의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역사는 反復됩니다. 2001년 2월 1일자 편지에 학교교육보다 가정교육이 더 중요하고, 가정교육보다 스스로 공부하는 평생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학교교육을 제대로 제대로 받지 못했더라도 평생을 스스로 공부하고, 깨우치는 기쁨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은 그런 어리석은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꾸준히 스스로 공부하는 사람은 현명한 결정을 내릴 줄 압니다. 물론 스스로에게 손해 보는 言行도 하지 않습니다. 올바르고, 현명하게 되는 지금길은 밝은 면을 보고, 긍정적으로 살고, 끊임없이 공부해서 스스로 손해보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時空을 넘나들며, 네덜란드와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있었던 세가지 비슷한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교훈을 얻어야 만이 미래의 비슷한 잘못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고, 회사도 마찬가지이고,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인의 10%를 억제하면 결과의 90%를 통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2001년 6월 27일 대표이사 0 0 0 드림
2001.12.04 I 박호식 기자
  • (정동희의 핫스팟)95대5의 법칙
  • [edaily] 대박은 이제 풋옵션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들『대박의 꿈』을 가지고, 주식시장에 모여든다.대박의 꿈은 어떻게 구상되고 현실화될 수 있을까? 그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겠는데, 나름대로 가장 설명력이 높다고 생각하는 방법은 『철저한 역발상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Richard Koch가 지은 『80/20 법칙』라는 책은 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보는 방향성 속에서는 큰 돈을 벌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Robert Kiyosaki가 지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은 오히려 한 술 더 떠 『90/10 법칙』 정도가 되어야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소위 대박의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95/5 법칙』정도는 되어야겠다. 지난 주 중반 한 일간지(11월15일자)에서 시황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서베이한 결과는, 『95/5 법칙』 가능성을 웅변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즉, 20명의 시황 전문가 중 11명이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바닥 징후에 따라 현 상황이 상승 초기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고, 9명이 저점을 540∼550, 고점을 620∼650으로 보는 긍정적 박스권 장세를 예상한 반면, 단 1명만이 연내 500선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했다. 그 1명의 당사자로서, 오히려 『대박의 꿈』을 굳이 현실화 시키고자 고민한다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차라리 풋 옵션을 집중 공략하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 『수급논리의 약발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11월14일자로 IMF가 발간한 『Emerging Market Financing』자료 속에,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다. 즉, Emerging Market 직접투자 측면에서는 안정성을 그런대로 유지했으나,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추이 측면에서는 올해에는10년 만에 순유출로 나타나고 있다. 1996년에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규모가 2천3백억 달러에 달한 것에 비교할 때, 상당히 놀라운 현상이다. 이처럼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추이 측면에서 3분기에 10년 만에 순유출로 반전되었음에도 한국 주식시장에 상대적으로 매우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세 이후의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10월의 경우만 해도 외국인 투자가가 Emerging Market에서 주식을 순매수한 19억3천만 달러 중에서 56%에 해당하는 10억7천만 달러를 한국 주식시장에 소위 “몰빵” 투자하는 패턴을 보였는데, 외국인 투자가가 일본 주식시장에서 10월 순매수한 금액이 7천8백만 달러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무리수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집중적인 매수세를 계획하면서 차익실현의 시나리오도 나름대로 구상했을 텐데. 그 차익실현 시나리오가 당초의 예상과는 많이 차이가 날 수 있다.즉,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전의 전형적인 선취매 성격 패턴으로 정보 수집력에 있어서 또 한번 탁월한 능력을 보여 주기는 하였으나, 수급 논리를 너무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 한 때 4천억원에 육박했던 매도차익잔고가 60% 청산되며 오히려 매수차익잔고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투자 매수세가 외국인의 물량 이전 주체로 기대했을 수 있으나, 지난 번 연기금 주식투자가 외국인의 총알받이 역할을 한 바 있는 연기금은 신규 매수 유입 이전에 기존 펀드자금의 해지를 슬슬 해가며 “약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수급 논리 측면에서 머니 게임의 원동력을 찾아온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뚜렷한 매수주체도 그렇게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조금씩 깨달을 것 같다. ▶ 『콜옵션의 지나친 高 평가』 9월11일 테러 발발 직후 풋 옵션에서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한 동안 선물을 매도하거나 풋 옵션을 매수하는 쪽으로 강박관념을 가지고 쫓아다녔다. 개인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한 때 1만 계약이 훨씬 넘는 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고, 풋 옵션 프리미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쉬지 않고 올라가면서, 어느 순간 강박 관념이 반대편으로 돌아서고 있다. 즉 개인투자자가 선물시장에서 구축하고 있는 매도 포지션은 3천 계약 미만으로 급속하게 줄었고, 옵션시장에서는 콜 옵션만을 일방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콜 옵션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치솟고 있다. 【그림 1 : Put/Call Ratio 변화추이(미국 주식시장)】 미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Put/Call Ratio가 테러 직후 1.4까지 올라갔으나 이제는 0.6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옵션 12월물 가격을 콜과 풋을 대조해서 비교해보면, 콜 프리미엄이 현재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 어짜피 카지노 장세라면, 방향성 투자에서 잭팟을 현재의 시장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종합주가지수가 600Pt대를 회복하며, 별다른 조정 없이 460Pt대에서 쉬지 않고 달려와 30% 이상 급등해 있다.. ② 채권·외환시장의 참여자도 주식시장의 머니게임 정서에 휩쓸리며, 주식시장만 지켜보고 있다. ③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역할이 커지면서, 사실상 “엿장수 마음대로”할 만큼 주도권을 잡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 물량을 받아갈 뚜렷한 주체를 (일부 흥분한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다. ④ 『95/5 법칙』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각종 미디어의 주식시장에 대한 보도가 흥분되어 있고, 시황 전문가의 절대 다수도 Upside 가능성만 이야기하고 있다. ⑤ 당초 4천억원에 육박하던 매도차익잔고가 7일 연속 청산되면서 1천억원대로 급격하게 줄었고, 매수차익잔고가 매도차익잔고보다 오히려 약1천3백억원 더 많아졌다. ⑥ 연기금 투자주체도 지난 6월처럼 외국인 투자가의 매물 소화 주체로 역이용 되지 않기 위해, 기존의 설정된 펀드 중 수익률이 양호한 펀드를 선택적으로 미리 해지해가고 있다. 【그림 2 : 한국·일본·대만 주가지수 비교 차트】 ⑦ Emerging Equity Market 각국의 주식시장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아시아에서 2분기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중국 주식시장이 3분기에는 최악으로 반전되었고, 한국 주식시장은 특히 연초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사실상 가장 높은 YTD(Yield to date)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여타 신흥국가 주식시장에 비해 연초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월등하게 높다는 측면에서 상대 가격 메리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상승 장세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투자주체는 외국인 투자가일 것이다.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보다 한단계 상향 조정한다는 뉴스」 등을 최고급 정보를 사전에 파악한 듯한 외국인 투자가는 수급 상의 매수 물량 공세로 쉴 틈을 주지 않는 랠리를 만들어갔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현물 매도 강도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일지 단정하기 힘들어 향후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외국인의 견인 전략이 점차 수확체감의 법칙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다.그런데 외국인 투자가가 “돌격 앞으로”를 한참 외치며 앞만 바라보며 무서운 속도로 질주해갔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보니 웬만하면 같이 따라올 것 같았던 한국 국내투자자가 일부 흥분한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저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방향성 투자를 하는 파생금융상품시장은 무서운 곳이다.하지만 어짜피 카지노 장세라면, 현물 추격 매수보다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방향성 투자에서 잭팟을 찾는 방법이 오히려 유리하지 않을까?. ※ 금주 시장 판단과 관련된 4가지 주요 참고 자료 ①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성장률 예상치 추가 조정 : 국제통화기금(IMF)이 오타와에서 개최되는 IMF와 세계은행의 정책결정위원회 회의를 위해 2001년과 2002년의 미국, 일본, 유럽 그리고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다음과 같이 일제히 조정했다. ② DRAM 공급과잉 2002년에도 지속될 지 여부 : · 최근 日 닛케이(日經) 마켓액세스의 서베이 결과 ③ 압도적인 매도 차익 우위에서 매수차익 우위로 급반전 : 한 때 4천억원에 육박했던 매도차익잔고가 60% 청산되며 오히려 매수차익잔고가 약1천3백억원 가량 더 많아졌다. 외국인 매수세와 더불어 또 다른 수급논리가 되었던 압도적인 매도 차익잔고 우위가 이제는 그 약효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11월 이후 매도차익잔고와 매수차익잔고의 변화 추이】 ④ 새롬기술 사례가 던져주고 있는 교훈 : 미국 다이알패드의 경영이 파산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롬기술의 주가가 이틀 연속 가격 제한 폭까지 하락했다. 많은 기업보고서가 윈도XP에 다이알패드 탑재를 계기로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고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바닥이 확인되었다는 둥, 또는 인터넷 전화 유료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새롬기술에 대해 “Buy”의견을 경쟁적으로 내던 때가 바로 한 달 전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이알패드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분법 손실 규모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탁상공론일 가능성을 증명해주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러한 사례가 새롬기술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겠다. 2000년 상반기까지 비교적 주식시장 주변에 자금이 유입될 때 『Equity Financing』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이, “미래의 막연한 성장성”이라는 선전 카드 이면에 실제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고민은 결국 내년의 반등이 주식시장에서 논의되는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제한되고 초라한 그리고 지체된 반등일 수 있다는 살아있는 고민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거래소 및 코스닥 양 시장에 모두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겠다.
2001.11.19 I 정동희 기자
  • (뉴욕/주간전망)상승모멘텀 이어갈까
  • [edaily=뉴욕] 지난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또 다시 50bp 인하함으로써 지난 40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한데 힘입어 다우존스지수는 지난주 5거래일동안 3%, 284포인트 상승한 9608포인트를 기록해 처음으로 9.11 테러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나스닥지수도 주초에 발표된 시스코의 실적호전 소식으로 4.7%, 82포인트 오른 182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테러이전인 지난 9월 10일보다 133포인트나 오른 수준이다. S&P500지수 역시 3% 오른 1120포인트를 기록했다. 월가의 관심은 주가가 명실공히 테러이전 수준을 회복한 이후 과연 현재의 상승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집중돼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대대적인 경기부양정책, 그리고 낮은 에너지가격 등이 내년 상반기중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감이 여전히 장세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지난주말 시작된 조정의 골과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그동안 채권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증시주변을 떠도는 자금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자금이 결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상황인식도 이같은 낙관적인 시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반면, 아직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등이 확연한 회복조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일 뿐더러 지난 2개월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지만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인 바이런 빈이 사용하는 모델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아직도 저평가돼 있다고 한다. 사실 현 수준의 S&P500지수는 올해 주당순익 평균치의 30배, 내년 평균치의 22배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빈의 모델에 따르면 지수는 현재 18% 가량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빈의 모델이 기업들의 주당순익 증가율이 연 10%에 달하는 것을 전제로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빈 스스로도 어떤 상황에서는 모델이 일본의 경우처럼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인정한다. 일본의 경우 채권수익률이 1%대인 상황에서 주가가 고평가돼야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도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 빈의 모델에 대해 실제로 주당순익 증가율을 7%로 적용할 경우 오히려 현 주가수준은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금주에도 주가가 상승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이처럼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일단 금주에는 소비지출과 제조업동향과 관련된 중요한 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증시가 이들 지표들의 내용에 의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가장 주목되는 지표가 수요일 발표될 10월중 소매매출. 오는 크리스마스연휴 쇼핑시즌을 앞두고 소비심리를 가늠케 해줄 이 지표는 9월에 2.5% 감소한 반면, 10월에는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살러먼 스미스바니는 한술 더 떠 지난 87년 2월이후 가장 큰 폭인 4.3% 증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주말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밖의 호조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무리한 전망은 아닐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일단 이 소매매출 실적은 증시에 호재성 재료로 부각될 공산이 커 보인다. 목요일의 9월중 산업재고와 필라델피아 연준 서베이가 발표되고 금요일에는 10월중 소비자물가지수와 10월중 산업생산 및 설비가동률이 발표된다. 특히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은 제조업 경기를 가늠케해주는 지표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지표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발표도 내용에 따라서는 장세를 뒤흔들만한 사안이다. 화요일에는 시커모어 네트웍스, 홈디포, 월마트, 애버크롬비, BEA시스템, 수요일에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티파니, 앤테일러,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애자일 소프트웨어, 목요일 스타벅스, 콜즈, 갭, 휴렛패커드, 델컴퓨터 등 유통업체와 기술주들의 실적발표가 줄을 이을 예정이다.
2001.11.12 I 김상석 기자
  • (이진우의 FX칼럼)지금 이 대목에서 바라는 바는..
  • [edaily] 설마하던 1290원이 허무하게 깨지고 장 마감 전 기어이 1285원까지 찍은 목요일(11월 8일) 저녁에 평소 롱마인드를 고수해 오던 후배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형, 축하해요. 오늘 많이 버셨죠?"... 지난 주 칼럼에서 강하게 "숏(달러매도)"을 주장했던 것을 기억하고 전화를 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터지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이 장에서 크게 벌지를 못해 너무 아쉽다. 수익은 시장에 대한 뷰(view)만 좋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타이밍(timing)도 적절해야 하나보다."라고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필자같은 스팟 딜러야 "오늘 못 번 것 내일 벌자."라고 자위할 수도 있으나 큰 포지션을 들고 있는 기업체들이나 역외세력들이라면 어느덧 고민스런 대목에 이르렀습니다. 박스권의 레벨이 낮아진 것에 불과한 것인지, 본격적인 환율하락 추세로 진입하는 초기 단계인지가 이제 또 며칠 간 풀어 나가야 할 과제이겠죠? 환율에 대한 필자의 뷰는 이미 지난 주에 밝혔습니다. 또 뭔가를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 잘 정리는 안 되지만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사항을 짚어 볼까 합니다. 바라기는 본 칼럼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론 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을 이데일리에서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만... ◆시장이 죽어 버리고 나니...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선물·옵션거래는 그다지 낯선 분야가 아니다. 과거 주식 현물시장에서 보유주식의 가격이 올라야만 돈을 벌 수 있던 시절과 비교하면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항상 이렇게 얘기하는 데에 함정이 있다. 그 만큼 잃을 기회도 늘어난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주식을 예로 들면 현물시장은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괴로워 할 수 있어 그나마 덜 외로운 시장이다. 증시가 활황이면 우선 투자자들이 행복하고 증권회사 직원들이 즐거우며 기업체들도 신명이 난다. 물론 식당이나 술집 등도 때 아닌 호황을 누릴 수 있다. 증시가 연일 꼬꾸라지는 시절이라면 "난 무슨 종목 잡았다가 얼마 터졌어." 하는 얘기로 서로를 위로(?) 할 수 있고, 여의도의 대부분 직장인들이 시무룩한 얼굴로 거리를 다니며 술집들도 썰렁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선물 옵션시장은 이른바 "제로 섬 게임(Zero-sum game)"이 펼쳐지는 곳이다. 누군가가 1억원을 벌었으면 어디선가 1억원을 잃은 사람(들)이 나오기 마련이라는 얘기인데 거래에 수반되는 수수료를 감안한다면 엄밀하게 얘기해서 "네거티브 섬 게임(Negative-sum game)"이라는 표현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각설하고, 지난 11월 2일 부산 선물거래소에서는 은행권의 달러/원 선물·옵션 트레이더들을 초청하여 최근 극도로 거래가 침체 된 달러/원 선물거래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수수료를 인하해 볼 것인가, 개장 및 폐장시간을 조절해 볼 것인가, 지금 한 계약당 미화 5만불로 정해진 거래단위를 변경해 볼 것인가 등등 웬만하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안들은 다 건드려 보았지만 Spot(현물)시장이 죽어버린 상태에서 Futures(선물)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자체가 어찌 보면 무의미한 일이었다. 참고로 그 때 개진된 의견들을 조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수료의 인하문제이다. 현재 법인의 경우 20전, 개인의 경우 32전의 매매차익을 남기면 수수료와 "똔똔"이 된다. 포지션을 이월하여 전일 종가대비 갭 업이나 갭 다운으로 승부를 거는 경우가 아니라면 최근처럼 일중 변동폭이 1원 50전에도 채 못 미치는 날이 많을 때에는 그야말로 수수료 건지기가 힘든 상품이니 누가 거래를 하겠는가 하는 얘기다. KOFEX(한국선물거래소)에서 달러/원 선물시장을 조금이라도 더 활기있게 운영해 보고자 한다면 진지하게 고려해 볼 사항이긴 하나 필자의 견해로는 수수료 문제는 지엽적이다. 요즘 한창 달아오른 국채선물 시장을 보라. 장이 출렁거리고 방향성도 있고 원하는 레벨에서 어느 때라도 사고 팔 수 있다 보니 수수료 비싸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 리스크도 크지만 그만큼 언제라도 복구할 수 있다는 생각 (착각이라고 하면 너무 모진 얘기인가?)에 연일 그야말로 벌떼같이 투자자들이 달라붙고 있다. 둘째, 개장 및 폐장시간의 조절문제이다. 그 날 나온 의견 중에는 달러/원 선물시장을 여타 선물시장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에 개장하여 현물시장 개장 전 30분 동안 선물시세가 현물가격의 Indicator 역할을 감당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내용과 현물시장 폐장 이후 30분 정도 선물시장이 더 운영되는 방안도 언급이 되었다. 그 얘기는 최근 서울의 수급이나 전일 종가와 턱없이 벌어진 채 형성되는 역외선물환(NDF) 시세를 선물시장을 통해 조정해 보자는 의도와 현물시장 마감까지 채 정리되지 못한 포지션을 선물시장을 통해 헤지 해 두거나 청산할 수 있게끔 하자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현재와 같이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 앞서 개장되면 오히려 불순한(?) 세력들이 장난치기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오히려 현물시장을 증시나 채권시장처럼 오전 9시에 개장하여 점심시간 휴장 없이 오후 3시에 함께 마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필자는 가져 본다. 업체나 은행권 딜러들 할 것 없이 오후 들어 3시 무렵까지는 아예 거래의욕을 상실해 버린 최근의 현실을 고려해 보아도 그렇고, 달러/엔의 경우 동경시장 마감 직전과 유럽시장 개장 무렵에 20~30 pips나마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잦은데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러한 장 막판 달러/엔 움직임을 노린 짧은 롱플레이가 성행한지도 이미 오래 되었다. 다음 날 아침에 확인해 보면 국제외환시장의 두목급인 뉴요커(New-Yorker)들이 동경이나 유럽에서의 달러/엔 움직임을 반전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달러/엔의 큰 방향을 꿰뚫고 있는 자라 하더라도 서울에서는 막판 30분 내지 한 시간 동안의 속임수(?)에 번번이 당할 때가 많다. 셋째, 선물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기거래에 나서서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달러/원 선물거래에서 기관들이 적극적일 수 없는 이유는 시장 내에 물량이 충분하지 못하여 원하는 가격에서 원하는 만큼 제 때 포지션을 잡을 수 없을 뿐더러 특히 손절매를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아주 황당해진다는 점이다. 손님들이 지급하는 수수료 수입으로 굴러가는 선물회사들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라도(?) 활발하게 자기거래에 임하며 시장을 살릴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 외에도 현재의 1계약당 5만불로 설정된 계약단위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두 배로 늘이는 방안 등도 거론되었지만 일장일단이 있어 보이며, 결국 최근 몇 개월간 지속되었듯이 시장이 좁은 박스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장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백약(百藥)이 무효(無效)가 아닌가 하는 정도로 마무리 되었다. ◆시장이 왜 이토록 죽어 버렸는가?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지난 여름 이후 장세에서 외환당국이 지나치게 잦은 시장개입에 나섬으로써 시장이 이렇게 되어 버렸다고 얘기한다. 일리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5월 하순과 6월 초순 두 차례에 걸쳐 1277원대가 지지된 뒤 환율이 1314.50원까지 올라섰던 점은 수긍이 가는 레벨이고 시기였지만 8월 하순에 다시금 펼쳐진 1280원 하향돌파가 막혔던 점은 순전히 당국의 환율관리(?) 때문이었고, 그 후유증(?)은 지난 9월에 엔화 환율이 121.50에서 116엔대로 급락하는 동안에도 달러/원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으로 나타났었다.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들은 환율이 빠질 만한 주변여건 하에서도 환율이 좀처럼 빠지지 않는 것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롱포지션 보유세력들이 정석 플레이에 따른 손절매에 나서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며, 이러한 나쁜 버릇은 당국이 조장했다고 툴툴거린다. 반면 당국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는 분위기이다. 국책은행도 거래업체의 요구에 따라 시장에서 달러를 살 수도 있고 내다 팔 수도 있는 것인데, 환율을 출렁거리게 할 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국내 은행권 딜러들이 걸핏하면 당국 탓에다 국책은행 타령으로 비겁한 변명을 둘러대며 최근 정체장세를 진단하려 든다는 것이다. 이 또한 일리있는 이야기다. 그 동안 재료에 굶주려 왔던 시장이 수요일(11월 7일)에는 한 바탕 춤을 출 만한 여건이 무르익었음에도 전일 대비 3원 하락에 일중 거래량 17억 3700만불에 그쳤다. 혼자 몇 억불씩 한다는 큰 손 몇 군데 빼고 나면 웬만한 은행의 딜러들은 그냥 하루 종일 스크린만 쳐다보고 집에 갔다는 얘기가 된다. 남 탓 할 것도 없을 뿐더러 뭘 고민하기에도 부끄러운 규모와 수준의 시장인 셈이다.(그러나 그 재료들의 위력은 결국 그 다음날인 목요일에 위력을 발휘하였고, 필자는 한 템포 늦게 움직인 시장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막상 목요일에는 들고 있는 숏포지션도 없이 허무하게 꺼지는 환율을 쳐다보기만 했다. 1290원이 무너질 때에야 거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랬다손 치더라도 1288원의 붕괴 시점에서는 그 동안 거품 물고 외쳐 온 자신의 뷰대로 달러매도에 나섰어야 했건만 그 동안 하도 일중 바닥 근처에서 매도에 나서다 혼난 경험이 많은지라 어물거리다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시장도 잘 읽어야 하지만 타이밍이 적절해야 하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밀어 부칠 수 있는 용기 또한 트레이딩에서는 필수요건인 듯 하다). 다음으로 살펴 볼 것은 최근 몇 개월간은 달러를 사기에도 내다 팔기에도 마땅치 않은 시기였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분명 눈에 띄는 뉴스나 재료들은 달러공급이 달러수요를 능가하고 있다. 그래서 포지션을 숏으로 유지하면 막상 기대했던 물량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달러 롱에 대한 소신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은 펀더멘털의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달러를 팔지 않겠다는 뷰를 버릴 수 없었다. 금리인하라는 재료로 올라서는 뉴욕증시나 돈의 힘으로 불붙기 시작한 여의도 주가도 미덥지 못했던 것이다. ◆마침내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하긴 했는데... 거의 식물인간이나 다름없었던 시장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6일의 미국 금리인하 이후 국제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달러/엔은 120엔의 지지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고 대만달러, 태국 바트 등 아시아권 통화들도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유로화는 다소 불투명하다. ECB(유럽중앙은행)이 FRB의 금리인하에 호응하여 11월 8일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여 3.25%까지 낮추었음에도 최근 며칠간의 달러대비 강세가 주춤하는 기미이다.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의 국가들 경제가 비실거리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것일 게다. 거기에다 ECB의 50b.p. 금리인하를 예측하여 유로 롱포지션을 잡았다가 금리인하 발표 후 오히려 푹 꺼져버린 유로화로 인해 국제외환시장에는 시체가 즐비하다고 한다). 일본 재무성의 구로다 재무관은 금요일 아침에 영낙없이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의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기분이 안 좋은데 자꾸 신경 건드리면 또 시장개입에 나서겠다는 투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이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렇게 오류를 범한 시장참여자들이 나중에 돈으로 때우면 될 터인데, 구로다 재무관을 비롯한 일본 관료들의 자상한 배려(?)가 눈물겹게 고맙다. 필자가 대학 때 생산관리 과목 수강 중 "예측(Forecasting)"이라는 단원을 강의하기 시작하면서 교수님이 툭 던지셨던 말씀이 기억 난다. "예측은 틀리기 위해 하는 것이다!"... 시장에 몸 담고 사고 팔고를 반복하면서 필자는 정말 "예측"이라는 것의 허구성을 유감없이 발견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공감하시리라. 증권사에서 추천하는 종목들이 제대로 오른 적이 있었으며, 대세상승기 초입이라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주식을 사서 재미 본 적 있었던가? 환율만 해도 그렇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공습을 시작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고 유가는 불안해질 것이다라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막상 전쟁(전쟁 맞나?)이 시작되고 나니 달러는 떨어지고 유가 또한 OPEC의 감산조치에도 불구하고 연일 최저치를 경신해 나가고 있다. 금년 초부터 미국 경기가 하반기에 접어들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했던 경제전문가(?)들은 테러사건을 핑계 삼아 내년에나 기대해 보자로 전망을 수정하고, 이름 깨나 알려진 외국의 투자은행이나 증권사들은 1280원의 하향돌파 여부로 고민하는 서울 외환시장에 원화가 지나치게 고평가 되어있다느니 곧 1320~1340원을 보게 될 것이라는 등 그들의 꼬인 포지션 털어내기에 필요한 코멘트를 남발하며 손님(?)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무슨 장황설인가 하면... 필자는 제발 시장을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펀더멘털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시장이 불 붙었다고, 환율이 빠진다고, 그러한 무모한 시장 움직임이 걱정된다고 힘 있는 모처에서 또 무슨 "지침"을 내려 줘야 할 것 같다고 오버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과하게 오른 주가라면 빠질 수 밖에 없고 지나치게 빠진 환율이라면 결국 되 튀어 오를 수 밖에 없다. 일이십원 환율이 움직일 때 마다 당국이 뭐라 하지 않을까 시장참여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것은 한 마디로 넌센스다. 그 동안 온실에서 지내며 체력이 극도로 약해진 외환시장이 모처럼 찬 바람 부는 초겨울 들판으로 마실을 나왔다. 물 가에 세워 놓은 애 쳐다보듯 하지말고 한 번 믿고 맡겨 둘 만한 시점이 아닌지? ...
2001.11.09 I 이진우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중)
  • [edaily] 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는 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입니다.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현대차와 거래하면서 마켓메이커로 자리잡아 -Corporate desk를 꾸린 후 기억나는 재미있는 거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가 파생상품 시장의 마켓메이커 노릇을 한 게 99년 초입니다. 본격적 영업은 99년 6월에 했고 7월에 현대자동차와 거래를 텄어요. 그당시 현대차가 창사이래 최대호황을 누리고 있었어요. 거래금액도 엄청났고 만기도 3년으로 길었어요. 저희가 이름을 대면 알만한 외국금융기관과 다른 시중은행을 제치고 먼저 거래를 따냈죠. -제휴팀이 생기고 나서 처음 큰 거래를 따내신 거죠? ▲현대차는 현물쪽에서 원래 기존고객이었습니다. 파생상품만 따로 거래한다는 건 없으니까요. 저같은 코퍼레이트 딜러들은 매일같이 고객에게 전화를 해요. 거래가 있건없건. 현대차는 현재 자타공인 가장 역동적으로 헤지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니 외국계은행들이 호시탐탐 눈독들이죠. 현대차가 헤지에 관심가지게 된 건 전적으로 이계안 전사장의 공입니다. 재경출신 이계안 사장께서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고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요. 현대가 얼마나 보수적인 기업입니까. 예전에 씨도 안 먹혔어요. 현대차로선 장기간 거래해야하니까 가격만 나쁘지않으면 시중은행이 좀더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이쪽 분야는 외국계은행이 워낙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접근이 쉽지않았습니다. 99년 당시 환율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고 현대차는 매년 40~50억달러의 외화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필요했죠. 이 엄청난 달러매수초과(롱) 포지션을 헤지할 필요성을 느낀거죠. ALM(Asset Liability Management. 개별거래가 아닌 자산,부채 전체를 조정하여 위험관리를 해 최대수익을 꾀하는 금융기법) 차원에서 회사재정을 본 거에요. 전체매출의 60%이상이 달러매출이니까 "달러부채에 비해 달러자산이 너무 많으니 달러부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비중을 맞추자"라는 결론이 난 겁니다. 그때가 외환위기 직후라서 달러부채를 늘이자고 달러를 빌릴만한 기업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통화스왑을 이용해서 인위적으로 원화부채를 달러부채로 바꿨어요. 국민은행에서 매 3개월마다 8% 정도 원화 고정금리를 받아서 현대차는 회사채이자 지급을 했어요. 현대차는 8% 원화금리를 받은대신 달러이자를 리보+스프레드로 저희에게 줬어요. 현대차 입장에서 통화스왑과 회사채거래 전체를 종합하면 실제 나가는 건 달러밖에 없죠. -달러부채가 생긴 셈이군요. ▲네. 현대는 1억달러를 받고 이에 상당하는 원화(99년 확정환율)를 받아서 회사채 원금상환에 썼어요. 캐시플로우 상으로는 원화는 지워지고 달러만 남는거죠. -내년에 현대차는 국민은행에게 1억달러를 주고, 자기들은 부채에 해당하는 만큼 원화를 받고. 환율은 미리 고정돼있고. 그러니 통화스왑을 하신거죠? ▲전형적인 통화 스왑이었습니다. -구조가 복잡한 건 아닌데 거래규모가 컸던 거군요. ▲상품구조의 문제를 떠나서 당시 통화스왑을 커버할만한 시장유동성이 없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런데도 1억달러를 소화했으니까 의미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당시 통화스왑 시장유동성은 하루 천만달러도 안됐을 겁니다. -국민은행으로선 1억달러를 받음으로써 새로운 헤지를 해야했을텐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때마침 반대방향 거래가 생겨서 4천만달러 정도를 커버했어요. 일부는 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반대거래를 시도했고요. -국민은행은 원화로 회사채 이자가 나가지만 달러 리보금리로 이자가 들어온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죠. 쉽게 말해 저희가 달러 사자입장이니까 달러 팔자만 만들면 되는 겁니다. 커버거래할 때는 금리따로 환율따로 합니다. 금리는 신용위험을 계산해서 크레딧 마진을 얼마나 넣느냐가 문제죠. 외국기관보다는 저희가 현대 쪽에 후한 신용점수를 줄 수 있으니까 유리했습니다. 마침 반대거래가 생겨서 가격도 낮출 수 있었어요. -반대포지션을 항상 따로 만드십니까. ▲현대차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그게 일부러 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요. 이번에 국민카드가 3억달러 ABS 발행을 했습니다. ABS 발행은 결국 달러차입이거든요. 국민카드는 지금 달러를 빌리지만 원화가 필요하고 3년뒤 달러로 갚아야하니까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스왑이 필요하죠. 맥쿼리 업무제휴데스크와 저희 데스크가 그 거래를 맡았습니다. 마침 상당규모의 반대거래도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북 관리하는 사람의 장점을 누렸다고 할까요. -난이도가 있는 상품 중 기억나는 거래는 어떤 것입니까. ▲현대차도 쉬운 거래는 아니었습니다. 금리 리스크를 따로 헤지해야 하니까. 상품하나를 만들기위해서 관련된 여러시장을 들어가야하니까요. 문제는 옵션이에요. 특히 복잡한 구조는 옵션거래가 지니고있죠. 옵션은 특히 똑같은 구조의 반대거래로 리스크관리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까. 통화스왑에 비해 금액은 미미해도 레인지 포워드나 타겟 포워드 같은 국내시장에서 유행하는 옵션거래 정도는 해봤습니다. -매우 고생한 거래는요. ▲올해 모 공기업하나와 큰 규모로 5년짜리 통화스왑을 했습니다. 그 공기업이 부채는 달러, 자산은 원화로 일어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환 위험관리가 필요했어요. 공기업이다보니 여러개 은행에 대해 입찰을 실시했고 저희가 1호 입찰을 따냈습니다. -거래규모는요. ▲7500만달러입니다. 상당히 크죠. -입찰가격을 써낼 때 어려웠단 말씀이군요. ▲커버할만한 시장이 규모가 작았던 게 문제였고 가격경쟁은 오히려 저희가 유리했습니다. 사실 현대자동차 계약은 꼭 저희한테 유리한 계약은 아니었어요. 현대차의 경우 은행입장에서 "달러 선물환 사자-현물환 팔자" 의 경우니까요. 달러를 빌려와서 팔아야하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그당시 시중은행이 달러를 빌린다는 건 엄청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그 공기업은 은행이 "선물환 팔자, 현물환 사자"구조니까 가격경쟁력이 생겨날 수 밖에요. 시중은행인 저희가 원화를 빌리는건 너무 쉽잖습니까. 쉽게말해 "달러를 바이 앤 셀" 하는 방향은 국내은행이, "셀 앤 바이"는 외국은행이 훨씬 유리합니다. -달러에 대한 차입능력이 중요하단 말씀이로군요. ▲그렇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의 역사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역사도 좀 듣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파생상품, 특히 외환관련 파생상품이 들어오게 된 역사를 말씀드리죠. 플라자합의 아시죠? (주 : 1985년9월 미국과 일본등 G5가 합의한 내용.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와중에 강한 달러정책으로 세계 각국간 국제수지 불균형이 심화되자 미국 정부는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G5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를 통해 "각국은 달러화 매각과 자국통화 매입 등의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한다"는 플라자 합의(plaza agreement) 를 이끌어냈다.) 플라자합의의 내용은 달러가치를 일부러 떨어떨어뜨자는 거죠. 국내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막 떨어지니까 국내기업들이 환투기를 굉장히 많이했어요. 당시 환투기에 나선 기업들이 88년까지는 이익을 많이보고 그 이후엔 그동안 벌어논걸 다 토해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환율은 막 떨어지면서 달러가치가 싸졌으니 그러니 달러를 많이 빌리는 사람이 속된말로 장땡이었습니다. 그때 원화금리는 달러의 두배나 됐고요. 기업자금팀이 하는 일이 오로지 달러를 가능하면 많이 빌리는 거였어요. 그걸 눈여겨본 외국은행이 파생상품을 국내기업에게 소개한 겁니다. 문제는 파생상품의 본질적인 의미인 위험관리는 무시되고 자금조달의 한 방법으로 소개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변칙적인 파생상품거래가 생겨났어요. 차익을 지금 고객에게 주고 이자를 붙여 만기때 고객에게 되돌려받는 방법이죠. 1억달러의 1%만 해도 100만달러니까 거래가 제법 됐죠. 86년경부터 차례로 금리스왑, 통화스왑, 통화옵션 이런 순으로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금리, 환차익 두가지를 통해서 다 돈을 벌수 있으니 재미본 기업이 많았어요. 파생상품의 메커니즘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겁니다. 그러다보니 감독당국에서 그 부작용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통화증발효과가 발생하면서 당국은 펀딩목적의 파생상품 거래를 금지시켰고 환투기도 엄격히 규제했습니다. 90년대는 파생상품시장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97년 베어링은행 파산사건까지 겹쳐서 기업주들이 "파생" 자만 들어도 손을 내젓기도 했죠.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환율이나 금리헤지에 몸을 사려요. 더욱이 금리는 환율처럼 헤지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제조업쪽에서는 더합니다. ◇금리헤지에 관한 인식 전무 -회사채는 3개월 이표인데 기업쪽에서는 반기로 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들었습니다. IRS를 이용해 3개월을 6개월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던데요. ▲물론 IRS를 이용해 가능합니다. 아직 금리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금리스왑 시장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제가 업체쪽으로 강연도 많이 하러다니는데 반응이 영 시큰둥해요. 대기업들은 회사채(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서 금리가 떨어지면 손해인데도 말이죠. "금리가 하락추세니까 부채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라.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바꾸는 IRS나 FRN(변동금리부사채)로 충분히 위험관리를 할 수 있다"고 누누이 말해도 들은 척도 안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부분은 아직 수요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금리에 대한 헤지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향후에는 더 늘어날 것 같은데 의외로군요. 강연 때 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시는 편입니까. ▲고정금리:변동금리 비율을 회사정책에 맞게 적당히 섞으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금리 쪽에서 재미있는 거래는 없었습니까. ▲아까 말씀드렸듯 외환:금리의 시장규모가 9:1 이라 특별한 거래는 없어요. 최근 투신사들의 IRS거래가 크게 늘고 있어서 아마 내년에는 데이타가 좀 달라질 걸로 기대합니다만. 금리 쪽에는 정말 일부 고객층밖에 없고 금리스왑은 가격마진도 정해져 있어서 대개 수익성이 그리 큰 거래는 아닙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일부 건설업체 정도죠.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어떤 거래인가요. ▲모기업 건설부분입니다. 이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의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는거에요. 저희가 계속 시장을 지켜보다가 이 금리수준에서 거래하겠냐고 물어봐서 "오케이" 하면 거래가 성사되는 오더(Order) 베이스로 거래했죠.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2001.11.02 I 하정민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돌다리도 두드려야-국민은행④
  • [edaily]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은 국민은행 파생 및 복합금융상품팀 입니다. (인터뷰 3편에서 이어짐) <고객들의 이해를 도와야> -시장에서 거래하면서 어려운 점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도 회계규정, 파생상품에 대한 규정이 애매모호합니다. 신용파생을 예를들면 회계처리 규정이 없어요. 과거 은행감독원 시절 만든 것이 있는데 “설마 이런 거래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규정이 모호하게 돼 있어요. 신용파생은 신용(크레딧)에 연계된 파생상품으로 크레딧 디폴트 스왑, 크레딧 링크 노트 등이 있습니다. 발행자의 신용과 연결된 다른 은행의 파산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하는데 이를 어떻게 회계처리할 것이냐가 문제죠. 평가 기준도 없고… 고객들의 이해 역시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일반 기업이 됐건 금융기관이 됐건 파생상품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으니까, 초창기에는 일일이 설명해야했습니다. 연수자료도 만들고, 1년에 한번씩 세미나를 열었죠. 한해는 부장이나 임원급으로 그 다음에는 실무자급으로 교육을 했습니다. 파생상품이 왜 필요한가와 상품을 설명하는 책자를 만들었죠. 시장을 개발하고 고객들과 공부해가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냈습니다. 실무자들은 그래요. “자기는 하고 싶은데 윗사람들이 못하게 한다. 헤지를 하면 좋다. 그러나 1년후 환율이 반대로 가서 헤지를 하지 않은 기업이 이득을 보면 실무자들은 곤란해진다.“ “헤지를 하지 않았을 때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헤지의 출발점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제조업체가 환율을 가지고 도박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헤지를 무작정하는 것도 좋지는 않죠. 중장기 전략에 맞춰서 재무적인 리스크를 줄이고 영업에서 수익을 내겠다는 플랜이 세워져 있어야 합니다. 나쁘게 갈 확률이 10%인데 과도하게 헤지를 할 필요는 없죠. 이 경우는 헤지를 10%만 해야죠. -기억에 남는 거래는. ▲99년 현대자동차와 통화스왑 거래를 한 것입니다. 현대차는 외화 수입이 많죠. 몇 년간 달러가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기업으로 흘러들어오는 자금(In Flow)은 달러이고 빠져나가는 자금은(Out Flow)은 원화인 구조죠. IMF 이후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것을 어떻게 헤지할 것이냐 고민하는 것이 맞죠. 우리 팀을 만든 목적에 가장 적합한, 고객의 요구에 꼭 맞는 딜을 성사시켰습니다. 현대차도 그런 종류의 통화스왑을 1억달러 정도한 것은 처음이었죠. 마케팅 담당 팀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했어요. 그전에는 대고객 거래가 많지 않았는데 현대차와 처음으로 의미있는 대고객 거래를 한 것입니다. 조그마한 기념 패(툼 스톤)까지 만들었어요. <시장에 소리나지 않게,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야> -그럼 반대로 큰 낭패를 봤던 거래는요. 원래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많은 법이니까. ▲실패 사례는 참 껄끄러운데… 배운 것이 많으니까 말씀드리죠. 모 정부 기관하고 한 거래였습니다. 제법 큰 거래였죠. 거래를 하다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일단 거래를 했는데 거래하자마자 금리가 요동을 쳤어요. 통화스왑은 금리와 환율이 모두 관련됩니다. 보통 환율의 변동성이 훨씬 크고 헤지 부담도 큰데 이 경우는 거래하자마자 금리가 크게 움직였어요. 올 2월인가 3월인가 채권시장이 크게 출렁거릴때에요. 정부 기관이 외화로 돈을 들여와서 몇 년후 갚아야하는데 현재의 금리, 현재의 환율로 고정을 시키는 거래였습니다. 물량이 제법되고 금리가 갑자기 움직이니까 커버가 곧바로 안됐습니다. 통화스왑(CRS)이나 금리스왑(IRS)이나 헤지를 바로 하지는 않아요. 자체 북이 있으니까 일부는 북에서 커버가 되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헤지를 합니다. 시장에서 헤지해야할 포지션을 커버하려고 하는 순간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갔어요. 금리가 거꾸로 가니까 헤지하러 들어갈 수가 없었지요. 누구나 비이성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할만했고 좀 기다려보자 했어요. 결국 헤지가 잘 안됐습니다. 거래를 하면서 배운 것이 많아요. 이런 식으로 혼난 은행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과거 프랑스계 은행의 경우 우리보다 포지션이 훨씬 더 컸는데 시장에서 헤지를 못해서 파상상품 사업부문이 큰 손실을 본 케이스도 있습니다. 규모가 큰 거래를 할 때는 미리 오더를 받는 것이 정상입니다. 예를들어 5억달러 짜리 거래를 한다면 시장이 눈치채지 못하게 미리 야금야금 들어가서 포지션을 어느 정도 잡아두죠.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게 비드도 냈다가 오퍼도 내고… 포지션을 만들어요. 이렇게 잡은 포지션을 가중평균해서 고객에게 적절한 마진을 붙여서 주는 것이 정답입니다. 무턱대고 거래를 성사시키고 그 다음에 헤지를 하려고 하면 잘 안되죠. 사전에 네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헤지를 하려고 하니까 시장에 소문도 나고 공격대상이 되는 거죠. 금액이 헤지를 못할 만큼 크지 않아서 방심한 측면도 있고, 시장에 소문도 난 것 같고, 금리까지 급변하니까 커버가 제대로 안된거죠. 시장에 소문이 나도 헤지 수단은 다양하니까 얼마든지 커버를 할 수는 있어요. 채권시장이 너무 요동을 쳐서 실패했죠. 결론적으로 어떤 딜이라도 돌다리 두드리듯이 철저히 준비를 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맥쿼리 은행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 -상품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시장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연구하고 우연하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수도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환율연계 상품의 경우는 97년에 무슨 경제잡지에서 힌트를 얻었죠. 일본계 은행의 상품을 소개하는데 비슷한 것이 있더라구요. 이게 얘기가 된다 싶어서 파일을 만들어 놨죠. 맥쿼리와 합작을 하고 나서 그 파일을 다시 꺼냈습니다. 맥쿼리와 논의를 하니까 상품 구조가 많이 달라지더라구요. 맥쿼리 쪽에서 사람이 와서 프라이싱이나 상품구조를 직접 논의했습니다. 소매로 팔려면 정보 시스템부에서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야하고 외환업무부의 협조도 필요했어요. 3개월을 왔다갔다한 끝에 상품이 나왔어요. 첫 구상이 97년이니까 3년을 구상하고 맥쿼리와 2개월을 협의하고 그로부터 3개월 후에 선을 보였죠. 이 상품이 생각보다 많이 안팔렸어요. 실망했죠. 근데 맥쿼리 쪽에서 하는 말이 “이런 것이 재산이다. 다른 소매형 상품을 만들 때 여기서 조금만 수정하면 된다. 프로그램도 있고. 이런 것이 재산이다” 이러더라구요. -맥쿼리와 일하면서 이런 노하우는 배워야겠다고 한 것은 무엇입니까. ▲연말이 되면 두 은행이 모두 업무제휴팀에 기여한 것을 정산합니다. 맥쿼리가 합작팀에 제공한 서비스와 원가, 우리 은행이 투여한 비용을 계산해서 서로 맞춰보죠. 월급, 미들-백오피스 간접비용, 딜링 룸 공간 이용료까지 계산합니다. 명동일대 임차료 수준에 따라 평수 계산해서 사무실 사용료를 뽑아내죠. 맥쿼리도 시스템 운용비용, 업데이트 담당자의 인건비 등을 다 가져옵니다. 우리는 비용 계산할 때 특별한 근거가 없어요. 예를들어 법률 팀 담당자가 우리 팀에 기여한 것이 대략 50% 정도면 연봉의 절반을 계상하는 식이죠. 첫해에 맥쿼리 쪽에서 비용 목록을 뽑아왔는데 근거 자료가 책으로 한 권이 되더라구요. 기겁을 했죠. 심지어 맥쿼리 본점의 프로그래머가 “O월O일 O시O분부터 O시간 동안 무슨 일을 했다. 어디서 누가 전화를 해서 어떤 작업을 요청해왔다.” 이런 식이에요. 이런 것이 모두 기록돼 있더라구요. 작업이 표준화돼 있어서 어떤 업무의 내부이전 가격은 얼마라는 근거 자료가 다 붙어있었습니다. 첫해에 이런 식으로 명세를 가져오니까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겠더라구요. 호주 맥쿼리는 BTC의 호주 영업부문을 인수해서 인력이 3000~4000명 정도에요. 우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그래도 대단한 관리 능력이죠. -유 팀장님(사진)은 어떻게 파생상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84년 입행해서 지점에 잠깐 있다가 당시 국제부에 왔습니다. 그때는 투융자 업무도 없이 외환업무 밖에 없었어요. 수출입 업무죠. 파생상품 업무는 97년부터 했는데 그 전에 외환딜러를 하면서 파생업무를 했습니다. 그때 파생상품 공부를 조금했죠. 우리 은행에 딜러 선발 제도가 처음 생겼는데 제가 1기에요. 그때 5명이 뽑혔습니다. 국내외로 연수를 나갔죠. 싱가폴, 미국 등에서 연수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OJT도 받고, 중간중간 시카고에 있는 선물회사와 연결해서 가상 어카운트 열어놓고 딜링도 했습니다. 국민은행이 새로운 업무를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교육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독학으로 익힌 블랙숄즈 모델… 스스로 연금술사가 되다> -옵션가격 계산이나 스왑 프리이싱은 어떻게 배웠나요. ▲독학했죠. 97년에 와서 프로그램도 스스로 짜고… 그때 비주얼베이직도 배웠어요. 블랙숄즈 모델을 설명한 원서 구해다가 보기도 하고. 그 당시 파생상품실에 10명이 있었어요. IMF 전후니까 외환 거래가 거의 없었죠. 트레이딩 할 것이 없었어요. 다행히 우리 은행에서는 팀을 해체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외부에서 영입한 실장님이 3개월 사이에 통화옵션만 10억달러를 거래했어요. 골드만삭스같은데서도 국민은행을 큰 손으로 알았을 겁니다. 실장님이 거래하는 것을 보면서 프로그램도 만들고 어깨 너머로 배웠죠. 그 때 낙인(Knock In), 낙아웃(Knock Out) 옵션 거래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웬만한 비주얼베이직 프로그램을 짤 수 있어요. 프로그램 짜서 다른 사람들한테 나눠주기도했죠. 실장은 계약직이고 거래도 많이 하니까 당시 부장이 저한테 이것저것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더욱 긴장도 되고, 프로그램 만들어서 실장한테 보여주니까, 인정을 해주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 나름의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기존 멤버들이 다 떠나갔지만 처음 팀 만들면서 회식자리에서 “우리 실무적인 책을 하나 만들자. 맥쿼리와 업무제휴하면서 겪은 일과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바이블을 하나 만들자. 그 다음 독자 시스템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 멤버들이 지금은 다 흩어졌지만… 지금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은 위험은 적으면서 수익은 높은 상품이죠. 정말 연금술사를 원하는 거죠. 그런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리스크는 적고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불가능하죠. 시장을 전체적으로 보고 차익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죠. 시스템적으로 운용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식, 채권, 외환을 총괄해서 어느 한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이론을 적용한 그런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장이 항상 효율적일 수는 없거든요. 마찰이 있고 순간적으로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투자형 상품으로 이런 불균형과 마찰을 이용한 차익거래 상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2001.10.24 I 정명수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시장을 선점하라-국민은행②
  • [edaily] 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은 국민은행 파생 및 복합금융상품팀 입니다. (인터뷰 1편에서 이어짐) 국민은행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 맥쿼리가 작으니까 합작을 해도 국내에서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대형 외국은행은 우리에게 기술을 이전해줄 이유가 없다. 맥쿼리는 사이즈가 작아서 지점을 직접 내지는 못하지만 기술이 있다. 맥쿼리는 그래서 합작을 선호한다. 남아공에 처음 진출해서 성공했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 진출했다. 크레딧 리스크는 현지 은행이 부담하고 맥쿼리는 기술을 제공해서 수익을 나눠먹는 방식이다. 합작한다고 고객정보만 빼가고 나중에 영업점을 열면 우리한테 마이너스인데 맥쿼리는 규모가 작아서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맥쿼리의 이해와 우리의 필요가 맞아 떨어졌다. 맥쿼리는 투신, 투자자문, 선물중개 등의 분야에서 한국에 진출해 있다. 국민은행을 징검다리로 금융의 다른 분야로 업무를 확장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과도 SOC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를 2~3년 전부터 하고 있었다. 맥쿼리는 그동안 신용 리스크를 지지 않는 업무만 해왔다. 우리와 파생상품 합작을 하면서 신용 리스크 부담이 생겼는데 그 리스크를 우리가 담당하는 셈이다. 합작을 추진할 때 이익 배분에서 논란이 됐다. 맥쿼리는 이익을 반반씩 나누자고 했다. 당시 행장은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라며 이를 받아들였다. 신한은행은 이익 분배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줄 것은 주자. 가만히 있으면 얻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먼저 경험하고 먼저 고민해야..커지는 시장을 선점하라> -국내 금융기관들은 아직도 IRS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국민은행의 채권운용 부서도 IRS 거래가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이유가 뭐죠. ▲(오케인) 첫째, IRS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둘째, 회계처리가 복잡하고 체계가 갖춰져있지 않아요. 셋째, 선물로 헤지하는 것보다 유용하고 비용도 저렴한데 인식이 부족합니다. IRS는 유동성도 높고 마진이 따로 필요 없어요. 자신의 입장에 맞게 유연하게 헤지계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유 팀장) 투신사들이 IRS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 법률 팀 의견으로는 투신사의 질권 설정에 대한 해석이 조금 잘못돼 있다고 합니다. 시스템 상 질권 설정이 가능한데도 그게 안된다는 거죠. 그래서 IRS 거래를 하는 투신사들은 채권을 직접 담보로 넣고 있습니다. -마케팅 전략은? ▲(유 팀장) 시장 선점이죠. 미리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파생상품 관련 규정, 백오피스 등을 실무적으로 처리하는데 몇 달씩 걸립니다. 일단 거래를 트면 그 다음부터는 패키지로 영업을 할 수 있어요. 시장 경험이 없으면 영업이 안됩니다. 고객이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죠” 물어올 때 즉각적인 대답을 할 수 없거든요. -맥쿼리는 한국 IRS 시장에 들어올 때 핵심 전략이 무엇이었나요 ▲(오케인) 파생상품 분야에서 전략은 판매 채널의 확보였다. 국민은행의 소매금융 라인을 통해서는 구조화된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도매 쪽에서는 투신, 보험,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파생상품 영업을 할 수 있다. (유 팀장) 실제로 “환율연계 타겟 정기예금” 상품을 개인 고객 대상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환율이 어느 선에 도달하면 금리를 더 주는 형태였다. 일종의 통화옵션 연계 상품이다.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 처음 나온 파생연계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오케인) 도매 영업은 마진이 적지만 북을 운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고객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또 마진이 높은 복합상품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한국도 투자 행태가 간접투자로 바뀌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파생상품에 대한 지식이나 능력이 일반 기업이나 소매 고객보다 높다. 기관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얼마든지 판매할 수 있다. 북 거래를 많이 해야 포지션이 쌓이고 그래야 여러가지 거래가 가능하다. 큰 기관들과 거래를 할 때는 비드-오퍼를 모두 제공한다. <합작 3년, 사업 기반은 확보> -합작한지 3년째인데 각자의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했다고 보시나요. ▲(오케인) 시장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첫해부터 10억원 정도 이익을 냈습니다.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었는데… 사업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들과의 관계를 실질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시장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주택은행과 합병할 경우 고객 기반도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케팅과 트레이딩 추세로 봐서 한국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시장정보, 고객의 니드 등을 알게 됐습니다. 파생거래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크레딧 라인을 주는 것이므로 이런 자료들이 매우 소중합니다. (유 팀장) 맥쿼리는 처음부터 리스크 관리를 중시했습니다. 국제금융부 안에 별도의 리스크 팀이 있어요. 국내외 은행중 유일하게 법률 팀이 따로 있습니다. 법률 팀에는 맥쿼리에서 사람이 와서 같이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딜을 할 때마다 법률 팀의 체크를 받거든요. 이런 시스템을 갖춘 은행은 국민은행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춘 것이 다 소득이죠. 우리만 알고 있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선도적인 위치에서 먼저 경험하고 다큐멘테이션 방법이나 상품을 다루는 법 등을 국내 기업, 금융기관에 알리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우리 팀에 있던 직원 7~8명이 다른 은행에 스카우트됐어요. 미들-백 오피스까지 합치면 10명 정도가 다른 기관에 “파생”돼 나갔습니다. 국민은행이 파생상품 사관학교라는 말도 들어요. 우리는 아쉽지만 시장 발전을 위해서 좋은 일이죠. (인터뷰 3편으로 이어짐)
2001.10.24 I 정명수 기자
  • 9월 수출 감소율 -17.0%로 확정..무역흑자 8.7억불
  • [edaily] 9월중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달보다 17.0% 감소한 125억6600만 달러로 확정 집계됐다고 16일 관세청이 밝혔다. 이는 이달초 잠정 집계치 126억2300만 달러 5700만 달러 적으며, 감소율은 0.4%포인트 높다. 지역별로는 테러사태에도 불구 미국에 대한 수출은 19.2% 감소, 전달의 감소율 -20.7보다 소폭 축소됐다. 싱가포르(-41.8%)와 대만(-44.2%) 등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24.7%) 및 대일본 수출(-29.1%)의 위축 추세도 이어졌다. 품목별로는 승용차(4.3%)와 휴대전화(27.6%)의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반도체(-55.7%)와 석유제품(-30.8%), 정보통신기기(-25.1%), 금(-27.5%), 선박(-12.6) 등은 크게 줄었다. 수입액도 잠정치보다 4000만 달러 적은 116억9700만 달러로 확정 집계됐으며, 감소율은 -12.0%로 잠정치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원자재(-6.6%)와 자본재(-23.5%)의 수입감소세가 이어진 반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수입은 9.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본재 중에서는 정보통신기기 및 반도체 수입이 각각 -27.5% 및 -30%의 감소율을 보였고, 기계·정밀기기 수입도 19.6% 감소한 반면, 수송장비 수입은 50.3% 급증했다. 소비재 중에서는 승용차 수입이 82.3%, 골프용품 수입이 30.0%, 술 수입이 32.8% 증가했다. 9월중 무역수지(통관기준)는 잠정치보다 1700만 달러 적은 8억6900만 달러로 확정 집계됐다.
2001.10.16 I 안근모 기자
  • (이진우의 FX칼럼)흥분하면 다친다!
  • [edaily] 수많은 매체를 통해 다양한(때로는 천편일률적인) 외환시황과 전망을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시대에 필자 또한 이데일리라고 하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적지 않은 독자 여러분들에게 "칼럼" 형식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외환거래가 이루어지는 현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시장의 흐름과 내부 분위기를 정리하고 나름대로의 View를 피력하고자 노력합니다만, 항상 두려운 것은 이 칼럼이 정치나 시사칼럼이 아니라 돈이 오고가는 분야를 다루는 것이다 보니 혹 엉뚱한 소리로 몇 사람에게라도 금전적인 손실을 입히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필자의 칼럼에서는 이코노미스트나 애널리스트의 글에서 접할 수 있는 정교한 펀더멘털 분석이나 무슨 특별한 기법에 따른 중장기 환율전망을 접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며칠 간의 시장 흐름에서 파악되는 미묘한 변화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한 주간 혹은 얼마간의 기간 동안 어떠한 변수에 신경을 쓰며 거래에 임하여야 할 것인가 정도를 파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리라 자부합니다. 또 다시 환율은 1300원 근처라는 아주 중요한 레벨에 이르러 다음 방향성을 결정하고자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는 본 칼럼이 큰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데, "대한민국 적정환율 1300원"이라는 가설을 아직은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두 달간의 흐름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면... 악하고 해로운 것도 다 그 쓰일 데가 있도록 조물주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때로는 많은 이재민과 사상자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태풍은 망망대해를 한 바탕 휘저음으로써 그 바다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유지되게끔 해준다. 지난 여름 태풍이 없는 잔잔한 바다에 적조(赤潮)현상이 발생하여 한 동안 걱정을 했었는데, 극도의 침체장세가 외환시장에도 적조현상을 야기하였다.(8월 31일자 "외환시장의 적조현상" 참조). 업체들도 역외세력들도 잠잠한 가운데에 은행권의 자신없는 포지션 트레이딩만 이루어지면서 환율은 좀처럼 1280~1300원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 당시 시장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1280원 아래였지만 연일 직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외환당국의 "1280원 방어작전"에 시장참여자들은 쉽게 굴복하였고, 막히는 아래쪽을 밀어 보겠다는 세력도 그렇다고 해서 위쪽을 강하게 시도하는 세력도 찾아보기 힘든 때라 필자는 다소 무식해 보이지만 씩씩하고 용감한 애술장군같은 시장주도세력이 출현하기를 기대했었다.(9월 4일 "외환시장엔 애술장군 없나?" 참조). 9월 첫 주에 일본 재무성의 엔화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집요한 구두개입으로 인하여 달러/엔 환율이 118엔 하향돌파를 시도하다가 일거에 121엔대로 치솟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우리 환율도 위쪽으로 꿈틀거렸지만, 필자는 달러화가 국제외환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었다.(9월 7일 "달러, 급격한 U턴?" 참조). 달러/원 환율은 1300원이라는 벽에 부딪혀서는 좀처럼 그 레벨을 딛고 올라설 기력이 없었고, 달러/엔 또한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만으로는 121엔이라는 두터운 매물벽을 뚫고 올라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121엔에서 다시 흘러내리기 시작한 달러/엔은 이후 116엔까지 추락하였다가 일본의 점심시간과 휴일도 잊은 지속적이고 염치없는 시장개입 덕분에 120엔대를 어렵사리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필자가 기대한 애술장군은 의외의 현상으로 현실화되었다. 9월 11일 초강대국 미국의 심장부가 테러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 증시는 폭락세를 기록하고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값 또한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만 달러값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9월 12일 "테러 이후...환율 예측불허" 참조). 금년 상반기동안 달러/원 환율의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였던 엔화환율과의 연계고리가 끊기면서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당황하였던 시기이기도 하다. 미국의 보복 공습이 아프가니스탄에 가해지면 향후 테러사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유사를 비롯한 달러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선취매성 달러 매수세를 형성하면서 환율이 오름세를 타자 수출업체들은 매물을 거둬 들이며 환율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를 지켜보기 시작했고, 종합지수 550선을 넘나들던 증시에서도 투매현상이 벌어지며 졸지에 주가지수가 460대로 추락하였다. 나라 바깥에서 터지는 악재에 너무나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풋옵션 매수에 열을 올리는 증시참여자들이나 달러매수에 열중하는 환시참여자들이나 모두가 "이 나라 경제가 망가져야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포지션 구축에 열중하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그 호들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9월 21일 "불안, 혼돈, 그리고 호들갑" 참조). 테러 직후 국제외환시장에서의 달러 급락세를 반영하는 듯 잠시 1282원대까지 폭락했다가 곧바로 상승세를 재개한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에 부닥쳐 주춤거리고 있을 때에 그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게 해준 것은 이번에도 역외매수세였다. 주말 뉴욕 NDF시장에서 환율이 1300원 위로 날아가 버리자 24일 월요일 아침부터 환율은 1300원대 안착을 이룬 뒤 전고점(7월 24일의 1314.50원) 돌파에 이은 1320원대 진입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토록 완강하게(?) 1280원대 아래로의 환율하락을 막았던 외환당국이 1310원대 마저도 올라설 수 없도록 구두개입에 나서며 국책은행을 통하여 달러매물을 내놓기 시작하자 시장 여기저기에서는 볼 멘 소리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도대체 꼼짝달싹도 하지 말라니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9월 25일 "무늬만 변동환율제" 참조). 10월 8일 마침내 벼르고 벼르던 미국의 보복공습이 아프가니스탄에 가해진 뒤 국제금융시장이 보여 준 반응은 역시 "이미 노출되었던 악재에는 반응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뉴욕 증시를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오히려 상승세를 펼쳐 나가고 서울 증시도 연일 거액의 순매수를 보이는 외국인투자자들이 풋옵션 매수에 열중하는 개인들을 상대하며 장을 주도해 나갔다. 유가도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에 증시가 너무 튼튼한 모습을 보이자 공습 이후 불안과 혼돈이 가중될 것이란 예상 하에 구축한 달러 롱포지션들이 여기저기서 매물화되면서 환율은 속절없는 하락세로 진입하여 10월 셋째 주 월요일(15일) 오전 장에서는 1295원대까지의 추가하락을 이루어 내고 있다. 이 장은 테러 이후 몇 주 동안 "불타는 롱마인드"로 무장되어 있던 은행권 딜러들이 갑자기 숏으로 광분(?)하면서 이루어진 장세도 아니다. 껄쩍지근한(?) 롱마인드는 아직도 많은 시장참여자들의 심중에 남아있지만, 차익실현 혹은 손절매 성격의 거액 매물과 외국인들의 주식매수자금 및 NDF Fixing 관련 매도세라는 실수급(實需給)에 기인한 시장 무게에 눌린 환율 하락장세인데, 필자는 체질적으로 과격하게 한 쪽 방향으로만 쏠리는 시장 움직임에는 거부감이 생기면서 1300원이라는 구심점(求心點)을 크게 벗어나는 환율 움직임은 기대하지 않는다. ◇왜 1,300원인가? 필자는 그 이유를 아시아권 통화들의 환율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을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으로 축약하고자 하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만, 홍콩, 싱가포르, 심지어 일본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에서 좀 산다는 나라들은 모두 미국의 경기회복 여부에 따라 그 나라의 경제가 방향을 설정하게 되어있는데, 미국의 경기침체 가속화로 인한 달러화의 약세가 아시아권 통화들의 강세를 촉발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달러의 약세가 유로화,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는 이어질 수 있으나 달러 약세를 위에 언급한 국가들의 통화가치 절상으로 논리를 연결시키기에는 무리라는 얘기다. 둘째, 아시아권 특히 일본과 한국의 재무관료들의 "투철한 사명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시장을 불신할 뿐만 아니라 시장의 과격한 움직임을 체질적으로 반기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이 요동을 치고자 할 때에는 꼭 그들이 무슨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는다.(그렇지만 막상 대다수의 시장참여자들이 어떤 액션을 기대할 때에는 무참히 그 기대를 무산시키기도 한다. 작년 환율이 겁나게 치솟던 시절을 돌이켜 보라.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그 당시 환율 급등세를 당국은 방치(?)했었고, 지금쯤은 한 마디 해주겠거니 하는 막연한 기대 하에 달러 숏을 내다가 실려나간 세력들도 얼마나 많았던가?) 어쨌거나 일본의 "달러/엔 120엔 사수의지"는 완강해 보이고 그러한 일본 재무성의 노력은 달러/엔 환율의 Monthly chart를 지속형 패턴인 Flag pattern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110엔의 상향돌파 이후 형성된 꼿꼿한 깃대에 깃발 하나가 펄럭이고 있는 그림인데, 이번 달이나 다음 달 중에 124엔만 돌파하면 또 한 번 달러/엔은 영점조준을 끝낸 탄도가 130엔을 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280원을 그토록 막던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이번에는 물러설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성급하다. 당국이 잠잠하기 위해서는 정말 국내외 증시가 거침없이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외국인들의 주식매수자금이 연일 1억불 가량 시장에 공급요인으로 작용해 줘야만 한다. 셋째, 10월 4일 1316원에서부터 8영업일에 걸쳐 20원 가량 환율이 떨어졌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수출업체를 비롯한 달러보유세력들이 그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시기상조이다. 욕 먹을 소리인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업체들의 "달러 사랑"은 참으로 지극하고 애틋하다. 무슨 대단한 환율전망이나 분석기법이 있어서 달러를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IMF 외환위기와 작년 말의 겁나는 환율 급등장세, 두 차례에 걸친 "피눈물 나는 경험" 이후 달러는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 함부로 내다 팔 성질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가 환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해서 짤릴 사람은 없지만 섣불리 매도헤지를 해 두었다가 환율이 위로 튀는 바람에 옷 벗은 사람은 주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며, 이로 인한 강력한 달러보유심리 또한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넷째, 기술적인 측면에서 1300원은 참 애매한 레벨이라는 점이다. 5월 하순부터 8월 중순에 걸쳐 1275원 근처를 바닥으로 형성된 큰 이중바닥형(Double-bottom)과 지난 7월 24일의 1314.50원과 10월 4일의 1316원으로 형성된 이중천정형(Double-top) 패턴이 서로 부딪히고 있는데, 아직은 1280원 아래와 1320원 위는 함부로 장담할 수 없는 레벨로 남아있다. 어느 패턴의 기세와 에너지가 강렬한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달러/원 환율은 1300원이라는 구심점을 두고 아래 위 10원 혹은 15원 정도의 변동폭을 두고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외에도 살펴 볼 변수들은 많다. 우선 미국에 대한 2차, 3차 테러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 환율의 급락은 어렵다. 아홉 차례에 걸쳐 연초 6.5%에서 2.5%까지 떨어진 미국의 금리가 앞으로 더 떨어질 여지가 있는 점도 살펴야 한다. 그 동안의 달러 하락세에는 미국의 경기침체 뿐만 아니라 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이라는 요인도 작용해 왔다고 본다면, 달러 금리가 더 떨어질 룸이 없다고 본다면 달러의 지속적인 하락예상 또한 다소 조심스러워지는 시점이다. 단기간의 환율 움직임에서 수급(需給)을 당해 낼 장사는 없는데, 일단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는 급한 매물들(NDF Fixing 관련 매도세, 외국인 주식매수자금)의 소화가 끝난 뒤에는 다시 무역수지를 비롯한 경제 펀더멘털 요인과 테러사건의 전개과정 등 뉴스를 쫓아가는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흥분하면 다친다고 오늘 칼럼의 제목을 붙인 이유는 어영부영 우리가 익숙한 레인지의 바닥 가까이에 환율이 접근했기에 최근 일주일 남짓 동안의 환율 움직임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2001.10.15 I 이진우 기자
  • (화제)오리온전기 과장의 세번째 결혼식.."국경넘은 사랑"
  • [edaily] 세번의 결혼식. 남자와 여자가 정식 부부로 인정받기 위해 세 번을 결혼했다. 오리온전기에 근무하는 박익훈 과장(36세)과 베트남 여인 뷔티밍후에가 그 주인공. 박익훈 과장과 그의 신부 뷔티밍후에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에서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은 3년간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는 아주 각별한 사랑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세 번 결혼해 마침내 정식 부부가 되는 특별한 결혼식이기도 했다. 오리온전기의 베트남 공장인 OHPT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박익훈 과장이 뷔티밍후에양을 만난 것은 지난 99년초. 뷔티밍후에양은 오리온전기 현지공장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박익훈과장은 신입사원 채용 담당이었다. 사랑을 키워오던 두사람은 그러나 6개월 만인 99년 7월 박 과장이 본사로 귀임하면서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때 두 사람을 연결해 준 것은 국제전화였다. 국제전화비만 한 달에 50여만원. 박 과장은 전화비를 마련하기 위해 좋아하던 술마저 끊어버렸다. 1년여 동안 국경을 넘어 사랑을 이어온 두 사람, 마침내 결혼을 약속하지만 연애기간보다 결혼 준비기간이 더 걸렸다. 베트남과 한국 두 나라 정부에 결혼을 허가받기까지 1년. 양가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1년…. 그러다가 마침내 지난 9월13일 신부 고향에서 첫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베트남 관습에 따라 치러진 이 결혼식에서 두 사람은 하객 300여명에게 일일이 술을 대접하며 부부로 인정받았고, 신부 친지와 신랑 하객들을 위해 OHPT가 소재한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친지·동료들로부터 부부로서 인정받았다. 그리고 지난 20일 서울에서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리면서 마침내 두 나라의 친지가 모두 인정하는 정식 부부가 될 수 있었다. 신부 뷔밍티후에 양은 무역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베트남 대외무역대학을 졸업한 후, OHPT와 JAICA(일본업체) 베트남 지사 등에서 근무했으며 영어는 물론 일본어에도 능통한 재원이다. 오리온전기 관계자는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오리온전기 베트남 현지공장을 매개로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오래오래 사랑을 키워나가는 부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1.09.25 I 이의철 기자
  • (이진우의 FX칼럼)외환시장엔 애술장군 없나
  • [edaily] 궁예의 퇴장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대하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인물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필자는 견훤의 휘하장수인 애술이 등장하면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엽기적인 발언을 할 것인가 하는 기대 말입니다. 누가 봐도 심하다 싶을 오버 액션으로 인해 애술 역을 맡은 탤런트 이계인 씨가 한참 뜨고 있는데, 시도 때도 없이 "폐하, 신에게 선봉을 맡겨 주십시오!"라고 주청하는 애술을 서울의 원/달러 시장에 스카우트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기본 거래단위인 50만불이나 100만불 정도의 잽, 혹은 가벼운 스트레이트만 난무하다 보니 체중 실린 묵직한 펀치가 교환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구경한 지가 너무 오래 되었습니다. 오늘은 가벼운 한담을 좀 나누고 넘어 갈까요? 아마 외환딜러들 중에서도 "노땅" 소리나 듣는 연배들이라야 기억할 것이다. "세기의 대결" 운운하며 잔뜩 바람은 잡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토록 싱겁고 재미없는 경기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한심했던 무하마드 알리와 안토니오 이노키의 대결.. 1라운드부터 이노키는 링에 드러누워 알리가 접근하면 발 기술로 넘어뜨려 어떻게 해보겠다는 작전이었고, 근접전에서라면 누구라도 한 방에 보낼 수 있겠다 싶었던 알리는 누워 버티는 이노키를 어떻게 해 볼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다. 다음 라운드에서는 뭔가 다른 그림이 나오겠지 하며 지켜보던 관객들은 끝내 15라운드까지 가벼운 찰과상 한 번 입지 않고 거액의 개런티를 챙겨 가는 두 스타에게 "사기꾼같은 놈들."이라는 욕을 해주는 것으로 분을 풀 수 밖에 없었는데...... 국민 스포츠인 고스톱 판에서도 요즘 원/달러 시장처럼 기본 3점이나 나가리 판이 계속된다면 그 판은 오래가기 힘들다. 재미없으니 포커나 쳐 보자고 누군가가 제안을 하든가(그래서 요즘 국채선물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벌든 터지든 시장은 움직여야 손님들이 모여들 것 아닌가?) 점 천을 점 이천으로 올려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꿈에서도 그려보는 쓰리고에 양피박같은 대박은 쉽게 터지는 것이 아니다. 패가 엄청 좋든지(이런저런 재료들이 환율의 일정한 방향성을 제시하든지) 선수들 중에 누군가가 닭플레이를 펼쳐줘야 가능하다.(시장의 결을 무시한 고집스런 플레이로 거액의 롱스탑이나 숏스탑이 나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 동안 시장에서 메이저(Major) 혹은 시장조성자(Market Maker)라 불리우던 은행들이나 그러한 중량급 은행들이 만들어 가는 장세에서 부스러기나마 먹어 보겠다고 끼어 드는 피라미급 은행 할 것 없이 기본거래 단위인 50만불로 비드(Bid: 매입호가)나 오퍼(Offer: 매도호가)를 쳐 보는 수준에 불과한 요즘 원/달러 시장의 참여자들은 그 입장에 따라 반응이 다양하다. 아마 당국으로서야 요즘처럼 시장이 알아서 기어주는(?) 장세라면 더 이상 바랄 바가 없을 것이다. 환율이 조금 빠진다 싶을 때 국책은행의 몇 푼 안 되는 매수세만 비춰 주어도 밀어 보겠다고 덤비던 은행들이 알아서 숏커버링(Short-covering)에 나서주는 데에다 고맙게도 롱플레이까지 펼쳐주고, 조금 오른다 싶으면 업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매물을 출회하거나 그것으로 부족하다 싶을 때 슬쩍 몇 군데에다 차익실현성 매도거래를 부탁하면 더 이상 환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시도를 포기하는 장세 아닌가? 반면, 움직이지 않는 장세임이 확실해지자 평소 2~3원을 노리던 스펙(Speculation·투기적 거래) 세력들은 20~30전, 아니 심한 경우에는 10전 차익이라도 만족하겠다며 짧게 끊어치는 타법을 구사하고 있으니 담장을 넘어가는 시원한 타구를 구경하기에는 힘든 시절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 지금 외환시장에는 애술장군같은 무식한(?) 선봉장이 필요한 때다. 일본 재무성은 이노키처럼 118엔이라는 캔버스에 드러누워 더 이상 껍적대는 놈들은 자빠트리겠다는 기세다. 누워서 겁은 주되 일어나 제대로 ‘맞짱’을 한 번 떠 보자고 나서지 않는 것은 알리의 벌처럼 쏘는 강펀치(대기매물)가 두려운 것이다. 이 비유를 서울에 적용하면 그 레벨은 1275원 정도가 될 것이고, 서울에도 알리의 펀치에 해당하는 물량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 금요일......아무리 네고가 없다느니 시장에 물량이 없다느니 했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월말에 주말 아니었던가? 엔/달러 환율이 118엔대까지 밀려나는 와중에도 국내외 증시의 폭락과 하이닉스 반도체의 법정관리 진입가능성이라는 재료에만 기대어 일부 은행들이 무리한 롱플레이를 고수한 후유증이 장 막판 폐장 20여분을 앞두고 4원 가까이나 환율이 급락하게 만들었다. 당분간은 이런 장세가 불가피할 듯 싶다. 아무래도 역외세력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선봉장의 위치를 자임하며 "내가 정답을 찾았다. 나를 따르라!"고 외치며 깃대 들고 앞서가야만 시장이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쪽이라도 좋으니 움직이기만 해라고 생각하는 시장참여자들이 늘어가는 시점인 만큼 이번에 선봉을 서는 세력은 제법 짭짤한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연일 200~300포인트씩 폭락하며 닛케이 지수가 17년만의 최저치를 경신해 가는 와중에도 엔/달러 환율은 좀처럼 위쪽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9월말 결산을 앞 둔 일본 금융기관이나 기업체들의 해외투자자산 본국 송금수요가 저토록 엔화 강세를 유지하게끔 하는가? 그렇다면 9월 중순 그러한 엔화 수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인가? 이렇다 할 해답을 단시간에 도출하기 힘든 하이닉스 반도체의 채권단이 또 어영부영 시간끌기에 돌입했는데,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결정이 나오는 순간 우리 원/달러도 다시 위쪽으로 튈 수 있을 것인가? 엔화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빠지지 않는 우리 원화 환율을 보면서 웬만한 사람들은 엔/달러가 바닥을 보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는 무조건 달러매수에 나서겠다는 생각을 가질만 하다. 앞으로 달러매도로 먹을 수 있는 룸보다는 달러매수로 올릴 수익률이 더 높지 않을까 하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점도 인정한다. 필자 또한 그러한 견해에 동조한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좇아야 그마나 스팟딜러로서 하루하루를 견뎌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달러가 더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내심(內心)이라면, 시장은 이따금씩 바닥이라 생각했던 시점에서 지하 5층 주차장을 파 들어 갈 때도 있고, 꼭대기라 여겼던 레벨 위에 전망대를 추가로 건설할 때가 왕왕 있었기에 오늘도 자신있게 "어디로 간다.!"라고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2001.09.04 I 이진우 기자
  • (정동희의 핫스팟)술에서 확 깨어날 때
  • [edaily] 이제부터는 변동성에 무게 둔 투자 접근 이번 주를 기점으로 『변동성 투자』로 투자전략을 바꾸는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 외국인 투자가에 이어 국내 기관투자가와 일부 개인투자자가 흉내내고 있는 Active Stock Picking(될 만한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접근) 접근이 이제 더 이상 시장에서 먹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지수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변동성 투자」접근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될 것 같다.특히 지수의 변동성은 Downside쪽으로 무게 중심이 급격하게 이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1. 나스닥지수에 이어『다우존스지수의 Downside 변동성』확대 가능성 【올해 이후 “다우존스지수” 일봉 차트 上 변화 추이】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는 1,900Pt선마저 하향 이탈하며, 올해 5월 이후 지속되는 하락 추세선이 뚜렷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추세분석 상으로는 지난 두 달 동안 변동성이 축소되는 와중에서도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전형적인 하락 채널型」을 보여왔고, 특히 변동성 축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2,000Pt선을 하향 이탈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제한적인 반등을 있을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지난 4월 초 저점을 다시 한번 테스트해보는 식으로 장세 전개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다우존스지수도 지난 5월 이후 고점이 낮아지는 하락 채널型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① 미국의 6월 수출이 1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② 안전자산으로의 성격이 강했던 달러화 강세가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으로의 성격이 부각되었던 블루칩의 안정세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 기존의 10,000∼11,000Pt 박스권을 향후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주 후반으로 들어갈수록 다우존스지수의 등락을 주목해야 될 듯 하다. 지난 주 중반에는 우리 주식시장이 미국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러한 현상은 상대적으로 우리 주식시장이 현실 문제 인식이 특이하게 얕다는 점에서 발생된 것으로 보고 있어, 금주에는 “막연한 유동성 유입”의 환상에서 깨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 가을 신학기 시즌 도래에도 불구하고 불투명한 PC 및 D램 지표 IDC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2분기 PC 매출이 1분기 대비 2% 감소한 2980만대로 집계하고 있다. 미국의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8.1%, 분기대비 1.3% 감소하는 등 미국 시장의 둔화와 아시아 시장의 수요 감소와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인텔社가 연초부터 AMD사에 대한 견제로 CPU가격을 대폭 할인하고 있고, 오는 10월경 새로운 윈도우 O/S 버전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학기 수요 회복이 현실화될 수 있는 현 시점에 와도 D램 현물가는 전반적으로 혼조 양상을 벗어나 반전 기미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흔히들 반도체 부문을 전망하면서 PC와 이동전화 부문이 향후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는 경우가 허다한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적자로 반전된 삼보컴퓨터」의 경우만 봐도 수익성 확보에 부정적 요인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 7월末 인텔社의 CEO인 크레이그 배렛이 PC 매출이 향후 3∼6개월 사이에 느린 템포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던 가장 큰 논리는 ① 계절적 요인과 ② MS의 새로운 운용체계에 맞는 제품출시를 통해 확대될 시장 수요였었다. 첫번째 논리였던 계절적 요인 효과가 별다르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효과인「새로운 윈도우 O/S 버전의 출시」도 지금으로선 낙관하기 힘들어 보인다. 3.「GM의 대우차 인수」지연 또는 사실상 무산 가능성 지난 주 금감위 위원장은 대우차의 매각협상과 관련하여 당초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계속해서 지연되거나 지지 부진할 경우 대안제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 이전에 FT紙가 GM의 대우차 인수 협상 타결이 3분기 전에는 어렵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동안 정부 관계자는 “대우차 매각협상”이 임박한 것처럼 수십 차례 발언하였고, 심지어 부평 공장을 제외한 대우차 매각 협상 카드가 사실상 공공연하게 거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GM의 대우차 인수 지연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간단하게 봐서는 안될 것이다. GM은 60년 당시 한때 미국시장 점유율이 과반수를 넘은 적도 있으나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현재는 28%에도 약간 못 미치고 있다. 미국의 3대 자동차 메이커인 크라이슬러가 올해에만 2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GM도 유럽에서는 심각한 적자 상태이다. GM이 유명 브랜드인 올즈모빌 사업을 폐쇄한 이후에도 과잉 생산능력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압력을 적나라하게 받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시장 참여자는 GM이 한국시장의 풀리지 않는 숙제인 대우차 매각 문제를 천사처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너무도 오랜 시간 동안 믿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4.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 속에 간과되고 있는「부동산 버블(Bubble)」조짐 최근 거래소 건설업종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초강세를 보였다.실제 부동산시장도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재건축 대상 아파트시장에선 가격이 턱없이 폭등하면서 "재건축13평"이 3억5천만원에 실제 거래가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일본이 경기 침체 초기 단계 때 부동산 버블(Bubble)이 심각하게 형성되고 버블(Bubble)이 붕괴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데, 최근 전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부동산 바람이 한국에서만 불고 있다는 현상이 부담스러워 보인다(부동산 시장이 강세를 보였던 홍콩·싱가포르도 부동산 가격이 올해 들어서 지속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 그런데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입장에서 주목해볼 만한 사실은, 국내 노른자위 부동산 매수에 적극적이었던 외국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들이 최근 추가적인 매수보다는 매물을 내어놓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주 측면에서도,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가 많았던 작년 여름에도 8월 15일을 전후로 오히려 건설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었던 사례를 한번 생각해 볼만한 때인 듯 하다. 이러한 요인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시장 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시장접근 Ⅰ ;『달러 약세 반전」은 결코 호재가 아니며, 미국이 흔들린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지난 주 엔/달러 환율이 잠시나마 120엔선을 하향 이탈하며, 달러 약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었다. 달러 약세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가 퇴조되고 있는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동시에 10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산업생산으로 인해, 미국 제조업체의 수출경쟁력이 위축되고 있는 점도 중요 요인 중의 하나가 되겠다.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 조정 위험성을 경고한 「IMF의 미국경제 연례 검토 보고서」의 가장 핵심 논리는 “GDP 대비 4.5%수준의 미국 경상수지 적자 규모(연간 4,500억 달러 적자 수준)가 현실적으로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式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달러 약세 반전」은 우리나라 주식시장 측면에서 호재 성격보다는 오히려 악재 성격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즉, 일본과 유럽지역의 경기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가 갖는 성격」마저 제한되며 달러화 하락 위험이 커질 경우, 부작용은 세계경제 전반에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달러화 약세는 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해외수요를 둔화시키며 결국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수급측면에서도 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겠다. ⊙ 시장접근 Ⅱ ;『마지막 불꽃놀이」는 그냥 구경만 하는 것이다 현재의 주식시장은 이성을 잃고 펀더멘탈과의 괴리가 확대되는 양상으로 요약된다. 비유를 하자면 “마지막 불꽃”에 가까워 보이는데, 불꽃 중에서 마지막 불꽃이 가장 유혹하는 면이 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불꽃이 꺼지기 시작하면 시장은 갑자기 펀더멘탈과의 괴리를 어느 순간 생각하면서 한차례 급락할 가능성이 있고, 향후9월 중에는 500-520Pt선이 심각하게 도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① 지금 당장에야 화려하겠지만 생명력이 짧은 마지막 불꽃과 ② 지금은 멋있지 않지만 나중에 화려할 수 있는 신선한 불꽃 간의 선택을 강요 받는다면, 당연히 우리는 마지막 불꽃은 구경만 해야 되고 지금은 초라해도 나중에 화려할 수 있는 신선한 불꽃을 기다려야 될 것이다. ⊙ 시장접근 Ⅲ ; 21일 이후 그린스펀의『절박한 고민』!!!, 「경기침체라는 적군은 건재하고, 실탄은 설상가상으로 바닥을 드러낸다」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의 생명은 총과 실탄에 우선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겠다. 전쟁은 연습이 아니고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한 순간에 생사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 받는 때가 많다. 금주 8월21일에는 미국 FOMC회의가 있고 블룸버그 Survey에 따르면 Panel전원이 0.25%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25명의 Panel 中 13명이 이번 금리인하가 마지막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사실상『마지막 금리 인하 이후의 시나리오』를 고민해봐야 될 때이다. 이번에 금리 인하될 경우 연방기금금리가 3.5%가 되며 연초 6.5%에 비하면 3%나 낮게 되지만, 금리 인하가 의도했던 실물경기 회복 효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경기침체라는 적군을 섬멸하기 위해 실탄을 엄청나게 쏘았지만, 경기침체라는 적군은 건재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실탄마저 바닥을 드러내는『위기의 상황』일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종합적인 시장접근 ; ① 과감한 현물 비중 축소 ② 경기수준에 맞게「기대수익률」을 하향 조정 ③ 파생상품 비중을 확대한 변동성 투자 ① 과감한 현물 비중 축소 : 시장정서(Market Sentiment)가 펀더멘탈과 괴리가 확대되는 양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나 국내의 막연한 유동성 유입 기대에 만취해있는 점을 逆으로 최대한 이용하여, 포트폴리오 비중을 과감하게 줄여나가는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② 경기수준에 맞게「기대수익률」 하향 조정 : 주식시장이라는 기네스북이 있다면,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서 최소한 4개의 세계 신기록이 올해 기록될 전망이다. 첫번째는 사상 최초로 전자시스템 성장률이 마이너스4%로 감소될 전망(이전 최악 기록은 1998년의 1% 성장세였음)이고, 둘째는 전세계 반도체시장이 역사상 최악의 후퇴를 기록할 전망인데 IC인사이트의 견해는 올해 마이너스 26% 예상하고 있다(이전 최악기록은 1985년의 마이너스 17%). 세번째는 집적회로(IC) 출하량이 85년과 타이기록을 세우며 마이너스 16% 감소 예상되고, 네번째는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30%로 최악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이전 기록은 1998년의 25% 감소세). 이러한 반도체 산업 부분의 4개의 세계 신기록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반도체 등 일부 주식을 제외하고는 예전과 비교해서 그렇게 개별주가 측면에서 빠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바로 체감 종합주가지수 측면에서는 왜곡이 많다고 보고 있는데, 지금의 지수대가 과거의 570∼580Pt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즉, 대우 그룹주와 하이닉스반도체나 현대건설 등 일부 현대그룹주를 지수 산정에서 제외할 경우 현 지수대는 이미 700Pt선 이상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될 것이다, 실제로 은행주는 종합주가지수 측면에서는 2000년 1월 4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이미 800Pt대에 와 있다. 최근 “막연한 유동성 유입”을 기대하면서 금융주가 이러한 기대의 최대 수혜라고 주장하는 시각이 많은데, 이러한 시각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금융주를 대표하는 은행주의 경우 실제적으로 예대마진 확대와 수수료 수입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더 큰 그림인 “부실여신 차단고리 확보”면에 있어서는 완전히 실패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즉,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하이닉스 반도체는 매출 2조9천억원대, 순적자 2조원대로 사실상 매출액이 그대로 순적자로 잡히고 있는 상황이고, “파는 만큼 그대로 손실로 잡히는 구조”가 올해 하반기에는 더욱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하이닉스반도체 외의 다른 잠재적인 부실여신 가능성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8월 콜금리 인하 이후 각종 매스미디어가 “재 테크 판도”를 다시 짜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오히려“No Free Lunch”측면을 더 생각해 봐야겠다. 경기침체는 예상외로 나빠지고 있는데, 「기대수익률」을 예전처럼 그대로 가져간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며, 경기수준에 맞게 기대수익률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무리하게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③ 파생상품 비중을 확대한 변동성 투자 : 단기적으로 기술적 분석과 외국인의 단기 선물동향 등에 의한 시장접근은 지양하고 기본적인 지표와 기업실적, 그리고 세계 각국의 경기판단을 중심으로 변동성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접근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특히 술에서 확 깨어나는 것처럼 시장정서(Market Sentiment)가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할 때에는, 변동성이 예상 외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01.08.20 I 정동희 기자
  • CEO가 보는 경제 지표와 현 경제 진단- NYT
  • [edaily] 경제현상을 제대로 예측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경제 현상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탓에 정책 결정자의 정책 실패도 일어나고 기업 경영진의 투자 판단 오류도 발생한다. 유명한 투자전략가인 바톤 빅스는 "배관공"을 통해 경제를 진단한다. 맥도널드 체인점의 아르바이트생 모집광고나 주유소의 할인 정도로 경제를 예측하는 학자도 있다. 19세기 후반의 영국 경제학자인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는 장기 날씨 전망을 사용해 수확 예측을 했고 이를 경제에 적용시켰다. 한마디로 "태양흑점 이론"이라고 불린 것이었다. 그리고 1940년대와 1960년대를 거치면서 비즈니스 사이클에 대한 여러가지 예측 방법이 개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어떠한 것으로도 경제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5일 "머니&비즈니스"가 12명의 기업가를 상대로 어떤 지표로 경제를 보는가를 조사했다면서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일부를 소개한다. ◇월트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소비자 신뢰 지수와 도쿄, 유럽, 플로리다 디즈니 놀이공원의 사전 예약을 주시한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문 광고도 항상 경제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지표는 전화거는 투자은행가의 숫자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진 투자은행가로부터 5건의 전화를 받는다. 그들의 비즈니스가 나쁘기 때문에 전화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걸고 있다. 우리의 예약 건수는 괜찮다. 작년보다 약간 줄기는 했지만 1999년 보다는 낫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지는 않은 셈이다. 소비자 신뢰는 전화를 거는 것과 예약을 하는 것과 연계돼 있다." ◇포드자동차의 자크 나세르 "우리는 설비투자, 구매관리자 지수를 포함한 비즈니스 심리 지표를 주시한다. 또한 허츠의 고급차와 비즈니스용 차량 대여 대수도 보고 있다. 허츠의 지표는 조기 지수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가 안좋을 때에는 여행용 고급차량의 리스 건수가 줄어든다. 우리는 올 1분기에 매우 심각하게 줄어든 것을 보았다. 그리고 상업용 트럭시장의 동향도 보고 있다. 이것은 꽤 좋은 장기 지표다. 소비자 신뢰를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노동시장의 발전에 대한 사전 시그널을 제시할 뿐 아니라 소비자 개인의 재정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좀 더 펀더멘털한 차원에서 논의한다면 우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도 읽고 해석하고 있다. 금리 수준은 경제 활동을 결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6~9개월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지표다." ◇모토로라의 크리스토퍼 갈빈 "통신과 반도체 산업은 확실히 경기침체에 있다. 주시하는 지표는 통신장비 주문 성장세다. 이것은 지난 3~4개월간 10~40%포인트 범위내에서 하락했다. 오늘날 주문 성장률은 마이너스다. 재고도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불확실한 점은 경제가 여전히 침체로 들어갈 것이냐는 것이다. 50대50 정도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문제는 나머지 세계의 첨단기술 산업으로 전파되고 있다. 연방은행의 금리인하와 감세 조치가 동시에 일어난다면 미국 경제가 올해 늦게나 내년초에는 정상 성장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통신산업은 자본지출로 보았을 때 내년 초면 긍정적인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문제는 재고다. 그러나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업계가 노력할 것이다." ◇시어스 로벅의 앨런 레이시 "지금 우리는 2분기에도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반기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금리인하가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가스 가격과 실업을 우려하고 있다. 실질적인 개선 조짐을 본 적이 없다. 상황이 진전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구매에 나서지 않는다. 할인이 없다면 그들은 사지 않을 것이다. 가끔씩 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은 할인 아이템에만 반응한다는 것이다. 3월 매출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것중에서 최악이다. 우리는 광범위한 유통업체다. 하드라인 사이드에서 볼 때 주택 매매는 좋은 지표가 된다. 우리는 새로운 건축과 재판매 모두를 보고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갈 때 새로운 집기를 산다. 소프트 사이드는 날씨와 유행에 영향을 받는다. 하드라인 아이템의 선행지표로는 가전기기, 세탁기, 드라이어기, 냉장고, 레인지 등을 보고 있다. 작년에는 경제 하강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경제가 하강할 것이라고 알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랐다. 사람들이 여전히 에너지와 실업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때는 예측이 어려워 진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케네스 루이스 "미국 경제는 불평등한 경제 하강 국면을 경험할 것이다. 자본지출과 순이익은 급격히 하락하는 반면 소비자 지출과 주택건설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주머니 사정은 안좋지만 연방은행의 신속하고 단호한 통화정책 완화는 하반기의 수요 반등을 지적한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영업활동은 경제 반등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의 소비자 신용의 질은 계속 건전한 상태이며 소비자 예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기주택할부금융(모기지) 영업은 굳건하며 자본시장 활동은 건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이자의 헨리 맥키넬 "지금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소비자 신뢰다. 산업 투자는 확실히 붕괴됐다. 소비자들은 근심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우리가 저성장 단계를 거쳐서 무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감세와 금리인하가 효과를 보인다면 6~9개월 뒤에는 개선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캐터필러의 글렌 바톤 "금리안하는 캐터필러에게 좋은 일이다. 감세안 통과와 함께 하반기에는 경제 개선을 낳을 것이다. 이것은 올 하반기의 우리 비즈니스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고 앞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신규 주택건설 착공, 상품 가격, 고속도로 건설, 에너지 가격 등의 주요 경제 지표를 주의깊게 모니터하고 있다." ◇이스트먼 코닥의 패트리샤 루소 "몇가지 지표를 주시하고 있는데 신규 주택건설 착공은 항상 전반적인 경제를 예측하는데 있어 좋은 지표다. 자동차 매출은 나에게 사람들이 신차를 매입하기에 충분하다는 확신을 느끼고 있는 지를 말해 준다. 그리고 나는 월마트와 같은 대중적인 상점의 매출을 주목한다. 벤델과 같은 고가품을 파는 곳보다 광범위한 소비자 행동을 드러낸다. 나는 하강이 시작될 때에는 홈 디포를 주시한다. 사람들이 주택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새로운 집을 사지 않고 그들 자신이 집을 리노베이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 건설이 줄고 홈 디포의 매출이 떨어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어도비 시스템스의 브루스 지첸 "우리 상품의 주간 판매량을 주목하고 고객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를 경청한다. 그리고 나는 여러 도시를 여행할 때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의 줄과 교통량, 레스토랑 술집 오락실 등 밤의 활동을 주목한다. 일본에서는 가라오케에 가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지를 체크한다. 택시 줄이 짧고 술집과 레스토랑에 빈 자리가 있고 교통이 원활하면 이 모든 것은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매주 수 차례 조깅을 한다. 그리고 집을 판다는 광고가 두 배나 세 배 늘어난 것을 목격했다. 또한 몇 년만에 처음으로 "가격 인하"라는 선전 문구도 보았다. 전체 경제가 나쁘다는 얘기다."
2001.05.07 I 김홍기 기자
  • 거래소 "투매자제, 낙폭활용 단기매매" -증권사종목전략
  • [edaily] 증권사들은 21일 전날 미증시의 폭락이 어느정도 예상된 만큼 분위기에 휩싸인 투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날 미증시에선 75bp의 금리인하를 겨냥한 일부 투기세력의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오늘 국내증시가 동반급락세를 보일 경우엔 낙폭을 활용한 단기매매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미 금리인하라는 불확실성이 소멸된데다 전날 미증시의 급락이 오히려 국내증시의 바닥&52287;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증권사들은 내다본다. 향후 국내증시는 미금리인하의 굴레에서 벗어나 일본 엔화환율의 움직임이나 미경기 및 기업실적, 국내부문의 유동성증감여부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나 여전히 불리한 측면이 많다. 증권사들은 이를 감안해 중기적으론 시장참여를 자제하는 가운데 반등을 이용한 현금비중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삼성 = 일시적 분위기 휩쓸린 투매는 반대 전일 예상대로 연준위의 금리인하 폭이 50bp에 머무르면서 뉴욕시장은 다시 한번 폭락하였다. 그러나 연준위는 과잉생산 및 재고의 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위협을받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여 금리인하 기조는 유지될 것임을 시사하였다는 점을 고려 하여야 한다. 일단 전일의 폭락은 연준위의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기대한 일부 투기적 단기 거래자들의 실망매물이 점증하였던 결과로 파악 되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인하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식의 극단적인 결론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3월 이후 발표되는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들이 1월 이후 금리인하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파급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기를 적극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며 그 때 까지는 다소 관망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금일 또 다시투자심리가 악화되며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 예상되지만 일시적인 분위기에 휩쓸린 투매는 반대한다는 의견 또한 제시한다. ◇대신 = 지수 500선 언저리선 단기매매 위한 저점매수 고려할만 해외 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지수 500선 지지에 대한 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수 500선은 심리적인 지지선으로서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작년 연말과 같은 연기금의 과감한 주식매수가 가능한 주가수준이기 때문이다. 지수 500선 위에서 기술적 반등과정을 반복하면서 상당기간 바닥권 형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제한적 반등이후 새로운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단기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된다. 국내적으로 현 시점은 3월결산을 앞둔 기관들의 매물공세가 예상되고, 이에 따라 제한적인 수익률게임 장세전개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기간 조정국면을 염두에 둔, 실적호전 및 개별재료 보유 중소형주의 제한적인 선별매수와 3월결산을 앞둔 증권 우선주 등 배당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부국 = 환율수혜주에 당분간 주목 최근 미증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에서도 고객예탁금은 8조원에 턱걸이하는 정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제반지표들이 하향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거래량 또한 이틀연속 3억주 이하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추세반전을 위해서는 거래량 회복이 관건으로 시장 전반에 대해서 보수적 시각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일본 제로금리 정책에 따라 추세적 약세조짐을 보이는 환율수혜주에 당분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동원 =낙폭이용한 단기매매 및 환율수혜주로 제한 미 연준의 금리인하 이후엔 일본 엔화시세와 일본 주가변동이 우리 증시의 핵심적인 변수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일본의 금융위기의 확대 가능성이 낮아지고 주변국으로의 전염위험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지수의추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적극적인 시장 대응보다는 대내외 여건에 대한 지수의 내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낙폭과대시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단기매매나 환율 수혜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부 = 삼성전자와 한전의 주가흐름에 주목 최근 국내 증시의 흐름이 나스닥, 일본시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측면과 국내 변수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동조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어 보인 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나스닥 흐름에 一喜一悲 하는 불안정한 국면이 지속될 가 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나름대로 국내시장 변수에 있어서는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이라는 두 종목의 흐름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한전의 주가흐름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 커질 수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는 19만원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인 이후 추가상 승을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재차 하락하든지 기로에 서 있으며, 한전은 심리적, 기 술적 측면(99년 삼봉출현이후 최저 목표가격)에서 중요한 2만원선을 지켜주느냐 마느냐가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인식된다. ◇교보 = 중기적 지속적인 하락압박에 대비한 보수적 시장참여 지수하락시 이를 저지하기 한 연·기금의 지수방어 노력은 단기시장 대응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강도 금리인하의 효과가 경제지표를 통해 효과를 드러내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일이 남아있다. 금리인하를 제외한 나머지 여건 역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야할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 과거 종합주가지수와 역(-) 관계를 형성했던 엔·달러 환율이 연초의 정(+)의 관계에서 다시 역관계로 회귀하며 국내증시의 하락압박을 가속화하다. 이에 따라 엔화환율의 기조적인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국내증시 역시 중장기적인 하락압박 과정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섣부른 예단을 근거로 시장참여비중을 확대하기보다는 반등시마다 현금비중을 늘려 다음 장을 준비하는 이성적 대응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싶다. ◇신영 = 실적호전 중소형주 및 저가권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적 시장접근 오히려 단기적인 시장 실 망감을 감수하더라도 50bp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미연준의 여 유가 중기적으로는 시장에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국내증시의 의미있는 방향성은 엔/달러 환율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내외적인 증시환경 측면에서 추가적인 엔화약세의 진전은 시장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은 상기 외생 변수들의 진전상황 탐색과 함께 종합지수는 520∼ 53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등락 전개 가능성에 촛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된다. 즉 당분간은 반등시마다 현금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목표 수익율을 짧게 잡고 지수 관련주 보다는 실적호전 중소형주 및 저가권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적 시장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2001.03.21 I 지영한 기자
  • (가판분석)7일자 조간신문 주요 기사
  • ◇주요기사 -한통프리텔-한통엠닷컴,7일 주총서 합병 강행..매수청구비용 최대 1조4천억(매경 한경 등) -내일 한미 정상 회담..김대통령 워싱톤 도착(조선 한겨레 등) -개각, 월말께 단행(동아 한겨레) -아파트 분양보증 중단 위기..대한주택보증 1조이상 자본잠식(한경 1면) -대우 경영진 재산도피 의혹..12명이 99년 전후 분당빌라 증여 매각(경향 1면) -새만금 추진 강행..민주당 입장 재확인(한경 서경 등) -정부, 금강산관광료 대납 부정적..간접방식 지원 검토(한경 등) -스위스 쇠고기 700톤 북한 간다(한겨레 2면) -담배공, 공기업 첫 집중투표제 추진..주총서 정관 개정키로(조간신문) -횡성/화순/강진/함양/춘천 등 개발촉진지구 지정..건교부 500억씩 지원(조간신문) -현대건설 쌍용양회 성신양회 등 3사 회사채 계속 인수..산업은 4월중 2120억규모(한경 4면) -금통위,콜금리 안내릴 듯(한경 4면) -SK, 2005년까지 주유소 1천여곳 없앤다(한경 11면) -대우조선, 호주서 외자유치 협상중(한경 서경 등) -일본차 몰려온다..자동차산업연구소(한겨레 한경 등) -정통부, 대우증권에 손배송..수익증권 미상환 상각처리로 440억 손실(한경 등) -프랑스 르노, 한국 차부품구매 적극 검토(서경 11면) -고려산업개발 협력사 지원안해(매경 2면) -철강값, 경기침체불구 상승..재고많아 변수(매경 13면) -병원처방전 60%, 약국20%에 몰려..약국 대거 폐업위기(조선1면톱) -미국 칼라일그룹 정경유착 의혹(조선 11면) -GM, 대우차 공장 등 분할 선별인수할 듯(조선 13면) -제주롯데호텔도 카지노 의혹(경향 23면) -이수화학, 연세의료원과 바이오합작사 설립(매경 13면) -사외이사 스톡옵션 논란..제일은 조흥은 기아차 등(한경 1면톱) -KEC, 이동통신 안테나공용기 개발(매경 등) ◇공통기사 -선물 옵션 더블위칭데이, 만기물량 부담 클 듯(한경 매경 서경) -술집 식당서 담배 못판다(중앙 한경 등) -경제규모 50년간 1만배 늘어(한경 등) -지주사 CEO, 경영못하면 교체..진념 부총리(조간신문) -기업 체감경기 6개월만에 호전/BSI 102.4..전경련(조선 서경 등) -김우중 전대우회장 소유땅 가압류 조치..한빛은(조간신문) -주택은, 합병후 ING지분유지 협상(한경 등) -녹십자, 생명공학 지주회사로 변신(매경 한경 등) -다음, 상업용 메일 유료화(경제지) -한국 산업스파이 우려국..미 국가방첩센터(한겨레 한경 등) -LG상사, LG마이크론 매각 추진(매경 한경 등) -40대 재미교포, 1천억원 복권 당첨(중앙 경향 등)
2001.03.06 I 김기성 기자
  • (초점)북한 개방 선언 가능성..經協 特需로 이어질까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기간중 상해를 둘러본 것으로 확인되고 서울 방문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혁개방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2일 "북한이 과거 "우리식 사회주의"를 지향하던 것에서 개혁ㆍ개방으로 상당한 수준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이는만큼 이에 대비해 철저하고 치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내각에 지시해 정부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줬다. 시장에선 남북한 관계 변화가 미칠 시장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작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전후로 기대를 모았던 남북경협테마가 빛을 보지 못한 점, 투자 리스크 등 부정적 측면이 부각된 점, 남북관계에는 역사적으로 부침이 심했다는 점 등을 들며 지난해처럼 올해도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북한이 정말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할까 = 남·북한은 분단이래 유례없는 화해무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북한의 정책이나 노선변화에 대한 공감대는 엷은 편이다.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겠다는 것이 기업이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이 개방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징후들이 많긴 하다. 남북한간 정치적 대화가 시작됐고 금강산 개방, 개성공단개발 등 경협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북한은 개방할수록 체제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그렇다고 폐쇄경제로 돌아갈 경우 경제사정이 악화돼 또다른 체제위험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선택폭이 좁은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는 것이 그동안 북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북한이 개혁 개방정책으로 진짜 선회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북한이 앞으로 대외정책 등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이를 북한 밖의 경제주체들이 검증한 뒤에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관심 분야 =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북한방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비공식 방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기간중 주용기 총리의 안내로 상해 도시건설계획전시관, 상해제너랄모터스승용차공사, 상해화홍전자유한공사 등을 참관했다. 또 상해 보산강철공사, 상해 벨유한공사, 선교현대농장개발구역, 상해도시건설계획전시관, 포동행정구청사, 포동신구총수원주택구역, 상해지하철도 등 상해교통시설, 상해증권교역소, 상해국제술센터대주점, 소프트웨어개발연구소, 인간게놈남방연구센터, 상해대극장, 상해텔레비젼방송탑, 육가주중앙녹지 등을 돌아봤다. 이같은 행보는 전자 IT(정보기술) 바이오 교통 자동차 경공업 등에 대한 김 위원장의 관심을 어느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해증권교역소(증권거래소) 방문은 주식시장이 현대자본주의의 대명사이자 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북한방송은 상해시를 둘러본 김 위원장의 느낌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은 김 위원장이 "상해는 천지개벽되었다", "계속하여 활력있고 약동하는 상해시는 중국의 정치, 경제, 과학문화의 전반적 발전을 추동하는데서 큰 몫을 맡고 있는 중요한 국제도시"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반응은 상해시를 "자본주의 타락의 온실"이 아닌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의 성공작"으로 보는 "긍정적 평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김 위원장은 중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신의주시내 생필품 공장 등 경공업공장들을 현지지도한 것으로 알려져 신의주지역의 개발과 경공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특수의 조건 =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내놓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특수의 5대 조건"제하의 보고서는 ‘북한특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북일수교가 성사되고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 기금 설치를 통해 재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육상운송로 개통 ▲경제특구 확대설치 ▲투자기업 경영권 보장 등의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식량부족분을 메우기위한 연간 4억∼5억달러규모의 지원 ▲에너지 지원에 매년 2억∼4억달러 ▲사회간접자본 확충 ▲비료, 정유, 제철, 기계, 화학 등 주요 기간산업 부문의 재건 연간 10억달러 등으로 연간 20억 달러씩 10년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필요한 돈은 일본의 대북 배상금은 50억∼100억달러, 미국의 대북중유 및 식량지원 자금 연간 1억~2억달러 등으로 메우고 나머지는 남한과 국제기구, 외국자본 등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경제를 정상화하는데 필요한 자금규모는 추정하는 기관이나 전문가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나 한국의 경제규모로는 감당하기 부담스런 수준이라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보고서는 진출유망한 사업으로 노동집약 제조업과 사회간접자본을 제시했다. 의류, 신발, 완구 등 전통적인 경공업 분야와 가전제품 및 전자부품 등에서 노동집약적인 공정은 모두 북한 진출을 통해 이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회간접자본과 기간산업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도 재원만 마련된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공업분야의 기업이나 건설 통신관련 기업들이 남북경협이 진전될 경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경의선(서울-신의주) 경원선(서울-원산) 금강산선(서울-내금강) 등 철도망 복원과 판문점-개성간 국도1호선 등 단절 도로구간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축을 추진하거나 구상하고 있어 물류관련기업도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기대해 볼만한하다. 북한특수에 따른 혜택이 기업의 실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선 기업활동의 성과를 제대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보장장치, 즉 북한의 지급능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사업자체의 경제성뿐 아니라 투자 등 기업활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이 먼저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신인도 개선에 기여할 듯 = 남북관계개선은 대외적으로 국가위험(컨트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긍정적 변화로 이해된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으로 무역 투자 금융부문에서 높이 매겨졌던 투자위험이 떨어질 수 있다. 국가위험의 감소는 해외차입비용을 줄이고 외국기업의 국내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기업이 득을 보기에 앞서 국가경제 전체에 득이되는 잣대인 신인도 측면에서 일부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으로 남북경협에 앞장설 수 있는 기업들이 전체적으로 각광받을 수 있지만 길게보면 개별적인 사업의 경제성, 투자자본의 회수가능성 등이 관건이라는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1.01.24 I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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