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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겨울, 정치 칼바람에 시달리는 연예계
  • [기자수첩]탄핵의 겨울, 정치 칼바람에 시달리는 연예계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탄핵 정국’의 여진이 연예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이 탄핵 정국과 관련해 소신 발언하는 이들과 비교하면서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침묵하는 연예인들에 대한 ‘마녀사냥식’ 무차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수 임영웅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누리꾼에게 보냈다는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메시지) 사진이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반려견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임영웅에게 한 누리꾼이 “이 시국에 뭐 하냐”고 질책성 DM을 보낸 것이 발단이었다. 임영웅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장했다. 이를 두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추운 날에 광장에 나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에게 모욕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고 저격하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가수 겸 배우 차은우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던 시간대에 자신의 화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는 이유만으로 누리꾼들로부터 경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배우 공유는 2005년 한 패션지 인터뷰에서 ‘당신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 세 명은?’이라는 질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던 것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배우 한소희, 그룹 뉴진스 해린,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등은 뷰티 브랜드 포토월 행사에 참석했다고 뭇매를 맞았다. 누리꾼들의 연예인 검열은 급기야 ‘탄핵 정국 연예인 리스트’까지 만들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연 배우 이병헌, 정약용의 후손으로 알려진 배우 정해인,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송강호, 영화 ‘서울의 봄’으로 인기를 누린 황정민과 정우성 등도 입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연예인에게 정치적 입장을 강요하고,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하는 것은 폭력과 다를 바 없다. 표현의 자유 만큼이나 침묵할 권리도 있다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
2024.12.10 I 윤기백 기자
글로벌 'K' 브랜드에 먹칠한 계엄
  • [생생확대경]글로벌 'K' 브랜드에 먹칠한 계엄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지난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소설가 한강이 지난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이다. 한강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관해 공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2014년 출간된 ‘소년이 온다’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는 소년 동호와 그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현실에서 계엄군을 다시 목격하게 될 줄은 한강 작가는 물론 국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완전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하던 모습을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총기 발사 등 비극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국민이 받은 충격은 너무 컸다.2024년은 K컬처가 한 단계 도약한 해로 기록될 뻔했다. K팝·드라마·영화 등 대중예술을 중심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K컬처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순수예술까지 관심의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올랐다. 세계가 다시 K컬처의 저력으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었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찬물을 끼얹었다.비상계엄은 다행히 국회의 발 빠른 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로 해제됐다. 그러나 만약 계엄군의 국회의사당 장악이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전 세계적인 망신이 불 보듯 했다. 당시 한국에는 팝 스타 두아 리파가 4~5일 예정했던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었다. 영국에서 온 BBC 스코틀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BBC 프롬스 코리아’ 공연을 위해 한국에 체류 중이었다. 비상계엄으로 이들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한국에서 탈출하려 우왕좌왕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면 K컬처가 쌓아온 한국의 위상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군인들이 국회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하며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현 국제문화홍보정책실)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국가이미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반적 이미지 호감도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77.5%로 최근 3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콘텐츠’, ‘대중문화’ 등이 긍정적인 선호도를 이끈 반면, ‘정치적 안정성’, ‘치안·안보’ 등이 부정적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K컬처가 쌓아온 한국의 긍정 이미지를 더 깎아 먹었을 것이 틀림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해 “K팝의 긍정적인 분위기에 익숙해 있던 전 세계 관중은 그동안 몰랐던 한국의 다른 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현재의 혼란이 이른 시일 내 수습되지 않는다면 K컬처는 도약은커녕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 등을 계기로 국립예술단체 등이 추진하던 국제 문화 교류 사업이 당장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인이 K컬처보다 ‘망가진 민주주의’로 한국을 떠올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눈앞의 권력만 좇는 정치인들이 K컬처가 만들어낸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일은 더 일어나서는 안 된다.
2024.12.10 I 장병호 기자
아이돌 팬덤과 '응원봉 연대'
  • [기고]아이돌 팬덤과 '응원봉 연대'
  • [홍희경 전 한국문화정보원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등장한 응원봉은 집회의 주력이 젊은 세대이고, 집회 문화가 피켓과 깃발 대신 자유로운 응원 도구 활용으로 변모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이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각자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정부 규탄에 동참했다. (사진=독자 제공)응원봉은 주로 아이돌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응원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 1세대 아이돌 H.O.T와 젝스키스 시대에는 하양, 노랑 등의 고유한 풍선의 색상으로 팬덤을 대표했다. 풍선 색만으로의 변화가 어려워지게 되면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응원봉 사용으로 변화가 나타났다. 아이돌의 콘셉트에 따라 색상 뿐만 아니라 야구봉, 망치, 풍선 형태 등 디자인까지 다양하게 제작된 응원봉은 팬이라면 이제 당연히 구비해야 할 필수품이 됐다. 특히 콘서트나 공방(공개방송) 등의 현장에서는 이를 손에 들지 않고는 참석하기 어려울 정도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및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관련 손팻말과 응원봉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요즘에는 응원봉 자체 색상을 버튼으로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고, 중앙제어 시스템을 장착해 무대 현장에서 연출의 일부로도 사용한다. 이처럼 응원봉은 팬덤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이나 유대감을 더해주기도 하고, 다른 팬덤과의 차별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런 팬덤 정체성의 상징과 같은 도구가 집회 현장에 나타난 것이다. 집회에 응원봉이 등장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 당시 새누리당 모 의원이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된다’고 발언한 것에 반발해 꺼지지 않는 촛불의 의미로 응원봉을 갖고 나왔다. 8년이 지나 탄핵집회 현장에서 응원봉을 다시 마주했다. 팬덤 사이에서도 발광력 최고로 알려진 샤이니 응원봉 ‘샤배트’, 손가락 모양으로 디자인 된 에픽하이의 ‘박규봉’, 원하는 문구 삽입이 가능한 NCT 응원봉 등은 팬이 아니라도 들고 싶어지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집회에 등장한 응원봉은 도구적 효용성만 있는 게 아니다. 야외 대중 집회가 누구의 사주도, 동원에 의해서도 아니라, 평범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걸 나타낸다. 그저 아이돌을 좋아하고 콘서트에 가는 게 낙인 팬들이 이 추운 날씨에 거리에 나와서 목소리를 내는 현실을 보여준다. 사실 누군가의 덕후가 된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 나의 시간과 체력, 돈을 쓴다는 의미다.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을 위해 이런 정성을 쏟고 열정을 다하는 에너지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들은 사녹(사전녹화)과 공방, 콘서트 야외 대기 등으로 단련돼 새벽부터 밤샘까지 하루 24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익숙하며, 함성과 떼창은 기본이다. 집회 최적화 스킬이 장착됐다고 할까.정치란 그런 것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에 반대하고, 옳다고 생각한 것을 지지하고, 필요하면 함께 행동하는 것. 아이돌 팬덤은 이미 연대의 중요성과 단결된 목소리의 짜릿함을 잘 안다. 함께할 때 강해질 수 있다는 걸 경험해온 그들이 나라를 걱정하고 응원할 때 쏟아내는 힘을 막기는 어렵다. 저마다 자유롭지만, 무엇보다도 끈끈한 연결의 응원봉 연대. 빨주노초파남보 다양한 색으로 빛나면서도 하나의 거대한 불빛 물결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새 민주주의의 모습이다. 홍희경 전 한국문화정보원장
2024.12.10 I 윤종성 기자
  • [사설]巨野의 삭감 예산 독주, 민생ㆍ치안까지 발묶을 건가
  • 더불어민주당이 오늘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점유하고 있으니 예산안 본회의 통과에 장해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은 지난달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4조 1000억원 삭감 처리되면서 민생과 치안 관련 예산이 수두룩하게 잘려나간 것이어서 우려된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 결의 이후 대통령실 예산을 포함해 7000억원을 추가 삭감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내년에 어떻게든 국정이 정상화되면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재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삭감 내역을 보면 민생과 치안보다 정략을 앞세운 감이 다분하다. 대통령실 특수활동비(82억 5100만원),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 9100만원)와 특활비(80억 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와 특활비(15억원), 경찰 특활비(31억 6000만원) 등이 전액 삭감됐다. 이 중 검찰과 경찰의 특활비는 민생과 치안을 위한 측면이 있음에도 민주당이 편파 수사 등을 이유로 잘라냈다. 자연재해 등 국가 비상상황에 대비한 정부 예비비도 4조 8000억원에서 2조 40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여야가 예결위 단계에서 합의한 건강보험 가입 지원비 1조 6000억원과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비 2000억원 증액은 없던 일이 됐다. 국회의 예산 증액에는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감액에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이 여당과의 증액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한 것이다. 이 밖에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관련 예산은 70억원에서 7억원으로, 동해 가스전 개발 관련 예산은 505억원에서 8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이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관련 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은 지난 2일로 이미 지났다. 올해도 20일 남짓 남았을 뿐이다. 더 이상 미적거릴 때는 아니다. 그러나 민생과 치안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예산안이라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탄핵 정국 여파로 정부와 여당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인 만큼 다수당인 민주당이 책임감을 갖고 예산안 처리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2024.12.10 I 양승득 기자
  • [사설]금융 시장 덮친 탄핵 후폭풍 , 정치권도 수습 앞장서야
  • 9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2,360.58(-2.78%)까지 밀렸고 환율은 달러당 143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탄핵 불발 이후 첫 시장 반응이 매우 불안하다. 무디스, 피치 등 메이저 신용평가사들은 사태가 길어지면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외신인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와 여당은 물론 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경제·금융 안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지난주 포브스지에 실린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대가를 5100만 한국인이 앞으로 할부로 치러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뛰면 나라도 국민도 가난해진다. 환율이 오른 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차이가 1조달러 가까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올 들어 약 30% 올랐다. 반면 주요국 중 가장 실적이 저조한 코스피는 탄핵 블랙홀에 빠져들 조짐마저 보인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경제부처 합동 성명에서 “무엇보다 대외신인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27년 전 외환위기와 16년 전 금융위기에서 보듯 한국 경제는 외풍에 취약한 구조다. 방어막을 단단히 치려면 대외신인도를 보강하는 게 급선무다. 이는 정부 혼자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시장은 불확실성, 그것도 장기화를 가장 싫어한다. 국민의힘과 한동훈 대표는 ‘질서 있는 퇴진’을 명분으로 윤 대통령 탄핵안을 폐기시켰다. 그러나 이 전략은 위헌 통치 논란에 휩싸였다. 거대 야당의 반대를 넘어서기도 벅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조속히 끝낼 수 있는 방안이 최선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폐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탄핵 정국의 주도권은 민주당과 이 대표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야당도 시장 안정에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대표가 외신 기자회견을 열거나 신용평가사 관계자들을 만나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발언을 한다면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대표로선 국가 경제를 먼저 생각하는 큰 정치인의 면모를 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024.12.10 I 양승득 기자
"한국 탈출하면 잘 될 줄 알았는데"…초유의 상황에 '한숨'
  • "한국 탈출하면 잘 될 줄 알았는데"…초유의 상황에 '한숨'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폐기되면서, 탄핵 불발로 인한 국내 경제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연이어 암울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나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기업들의 근심도 깊어진다. 흐린 하늘의 서울 도심 일대. (사진=연합뉴스)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외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이 정국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국내 상장 시장 한파를 피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나스닥 행을 결심했지만,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현재 토스와 야놀자, 무신사 등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미국 상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실제 올해만 다섯 곳이 IPO를 추진하다 취소 또는 연기하는 등 공모주 시장 부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을 해도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는 등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자 몸집이 큰 비상장기업들은 코스피가 아닌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이 확실시될 때까지 당분간은 속도를 조절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측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피해 해외 주식시장을 택했는데 최근 정세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어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자본시장에서는 이처럼 일명 ‘계엄 리스크’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 상장을 시도할 때는 정치적 안정성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정치적 불안이 기업의 재무 상태와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일 계엄 선포 직후 미국에 직상장된 쿠팡의 주가는 장중 10% 급락하는 등 요동쳤다.골드만삭스는 이날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1.8%로 유지하면서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5일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펀더멘털(기초여건)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탄핵정국 때와 달리 외부 역풍에 직면해 리스크가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다시 한번 짚었다. 모건스탠리 또한 “많은 투자자가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한국 주식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언급하며 “불확실한 정책 환경을 고려할 때, 탄핵 가능성과 대통령 교체가 경제 전망에 대한 가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내수·투자 활동의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투자 심리가 이미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태인데 정치적 혼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변동성 확대를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2024.12.10 I 송재민 기자
"尹과 공모" 내란 혐의 김용현, 구속 기로(종합)
  • "尹과 공모" 내란 혐의 김용현, 구속 기로(종합)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오후 11시37분께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에는 김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을 저지른 혐의가 적시됐다.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대통령과 함께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가 아닌 내란과 관련한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12·3 비상계엄의 최종 결정권자는 윤 대통령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형법 87조(내란)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 가운데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김 전 장관은 앞서 전날 오전 자진 출석해 6시간여 1차 조사를 받으며 긴급체포 된 뒤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이후 검찰은 9시간여 뒤인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0시 20분쯤까지 2차 조사를, 이날 오전부터 10시간 가까이 3차 조사를 진행했다.검찰은 세 차례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한 배경과 해제 과정, 계엄군 투입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 건의와 포고령 발동 후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점을 인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법·위헌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조사에 앞서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텔레그램을 탈퇴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에 비상계엄 사태를 직접 건의한 당사자인 만큼 내란죄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국군방첩사령부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아울러 정진팔 합동참모차장(중장), 이상현 1공수여단장(준장),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 비상계엄 사태에 관여한 군 고위 간부들을 잇따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2024.12.10 I 백주아 기자
검찰, 김용현 구속영장…尹 대통령과 공모 내란 혐의 적시
  • [속보]검찰, 김용현 구속영장…尹 대통령과 공모 내란 혐의 적시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영장에 김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문란(헌법의 기본 질서를 침해하는 일)을 목적으로 내란을 모의했다고 적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오후 11시37분께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영장에는 김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을 저지른 혐의가 적시됐다.형법 87조(내란)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 가운데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김 전 장관은 앞서 전날 오전 자진 출석해 6시간여 1차 조사를 받으며 긴급체포 된 뒤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이후 검찰은 9시간여 뒤인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0시 20분쯤까지 2차 조사를, 이날 오전부터 10시간 가까이 3차 조사를 진행했다.특수본은 세 차례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한 배경과 해제 과정, 계엄군 투입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 건의와 포고령 발동 후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점을 인정하는 취지로 답하면서 법적 문제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이 조사에 앞서 휴대전화를 교체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데다가 비상계엄 사태를 건의한 당사자인 만큼 내란죄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국군방첩사령부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아울러 정진팔 합동참모차장(중장), 이상현 1공수여단장(준장),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 비상계엄 사태에 관여한 군 고위 간부들을 잇따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2024.12.10 I 백주아 기자
검찰 특수본, '내란·직권남용' 김용현 전 국방장관 구속영장
  • [속보]검찰 특수본, '내란·직권남용' 김용현 전 국방장관 구속영장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9일 내란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대통령과 함께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김 전 장관은 앞서 전날 오전 자진 출석해 6시간여 1차 조사를 받으며 긴급체포 된 뒤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이후 검찰은 9시간여 뒤인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0시 20분쯤까지 2차 조사를, 이날 오전부터 10시간 가까이 3차 조사를 진행했다.검찰은 세 차례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한 배경과 해제 과정, 계엄군 투입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 건의와 포고령 발동 후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점을 인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법·위헌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조사에 앞서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텔레그램을 탈퇴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에 비상계엄 사태를 직접 건의한 당사자인 만큼 내란죄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국군방첩사령부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아울러 정진팔 합동참모차장(중장), 이상현 1공수여단장(준장),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 비상계엄 사태에 관여한 군 고위 간부들을 잇따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2024.12.09 I 백주아 기자
‘두산그룹 재편’ 시장 판단에 맡긴 국민연금. 사실상 기권
  • [마켓인]‘두산그룹 재편’ 시장 판단에 맡긴 국민연금. 사실상 기권
  •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국민연금이 두산에너빌리티(034020)와 두산로보틱스(454910) 분할 합병안에 ‘조건부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0일 두산에너빌리티 종가가 20.20% 이상 올라야 ‘캐스팅 보터’인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얻어낼 수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속에 주식시장이 크게 얼어붙은 상황을 뚫고 주가가 오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기권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9일 오전 제15차 위원회를 열고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2개 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심의 결과 국민연금은 양사의 ‘합병 반대 의사 통지 마감일 전일인 10일 기준 주가가 주식 매수 예정가액보다 높은 경우’를 조건으로 찬성 표결하고, 그 외의 경우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10일 종가에 따라 국민연금의 최종 결정이 정해질 예정이다. 이밖에 수책위는 준비금 감소 승인의 건이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유혜련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 찬성 표결 결정을 내렸다.수책위가 조건부 찬성을 결정한 이유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합병 회사의 주주는 회사에 대해 주주총회 전 합병 반대 의사를 통지함으로써 주식 매수 예정가액으로 보유 주식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이다. 두산로보틱스의 9일 종가는 5만7400원, 두산에너빌리티는 1만7380원으로 마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10일 종가 기준으로 전날 대비 40.20% 올라야 해서 국민연금이 제시한 조건 충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 이상 올라야 조건 충족이 가능하다. 국민연금의 찬성표는 두산에너빌리티 종가에 달린 셈이다.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2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분할 합병 관련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두산밥캣을 에너빌리티에서 분리해 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방향이다. 상법상 분할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안건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하다. 두산로보틱스 주총에서는 지주사 두산이 68.2% 지분을 들고 있어 다른 주주들의 반대가 있어도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최대 주주인 두산과 특수 관계자 지분율이 30.67%에 그쳐 일반 주주의 찬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분할합병안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 속에 일반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사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6.8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결정 방향에 이목이 쏠리던 상황이었다.시장 관계자는 “주식매수예정가격보다 현재 주가가 높다는 이야기는 시장이 이 M&A를 괜찮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라며 “국민연금이 시장 판단을 쫓아가겠다는 냉정한 입장을 낸 셈이다. 다만 시장 분위기가 안 좋다는 점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024.12.09 I 지영의 기자
"尹 탄핵 불참 뒤 집 앞에 흉기가"...경찰, 국힘 김재섭 신변보호
  • "尹 탄핵 불참 뒤 집 앞에 흉기가"...경찰, 국힘 김재섭 신변보호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집 앞에 누군가 흉기를 놓고 사라져 경찰이 신변보호 조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케첩이 뿌려지고 근조화환이 놓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사무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9일 SBS에 따르면 전날 새벽 김 의원은 서울 집 현관 앞에 탄핵 찬성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함께 흉기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알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탄핵안이 폐기된 다음 날이었다.김 의원실 관계자는 “자택 주소를 아는 사람이 두고 간 것 아니겠느냐”라며 “어린 자녀를 포함해 가족에 대한 강도 높은 협박성 문자도 쏟아져 매우 불안하다”고 호소했다.여당 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당론에 따라 투표하지 않았다.김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의원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표결 불참을 주장하는 의원들을 향해 비겁하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본회의장에 가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면서 “거수 투표 결과 의원 다수가 불참을 선택했고 이에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왼쪽)과 김재섭 의원 (사진=MBC 영상 캡처)이후 같은 당의 윤상현 의원은 8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뒤 비판 여론을 우려하는 김 의원에게 “1년 후에는 다 찍어주더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윤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최근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먹는데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물었고, 윤 의원은 “재섭아,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장서서 반대해서 그때 욕 많이 먹었다”라며 “그런데 1년 뒤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다’ (하면서)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2016년 박근혜 탄핵에 반대했던 윤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시 지역구인 인천 동·미추홀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돼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더불어민주당은 윤 의원의 발언에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소리 아닌가”, “‘전두환의 사위’였던 윤상현이 ‘전두환의 변종’ 윤석열을 옹위하는 게 당연해 보이긴 해도 자신의 불의한 처세가 뭐 자랑이라고 (김 의원에게) 전수까지 하나”라고 비난했다.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내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원총회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한 민심을 전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게 전부”라고 밝혔다.김 의원의 서울 도봉구 지역구 사무실에도 일부 시민들이 달걀과 밀가루, 케첩을 투척하고 근조화환을 세우는 등 항의했다. 온라인에선 ‘김재섭 사무실 상황’이라며 실시간 현장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2024.12.09 I 박지혜 기자
‘내란죄 입건’ 이상민 전 장관, 칩거 중 취재진 경찰 신고
  • ‘내란죄 입건’ 이상민 전 장관, 칩거 중 취재진 경찰 신고
  •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비상계엄 사태에 관한 입장 표명 없이 직에서 내려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자신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모인 취재진 일부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부터 내란죄로 입건된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 상태로 경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11시 57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취재진이 주거침입을 했다’는 취지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취재진은 이 전 장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대기하다가 집 초인종을 누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전 장관 자택 인근에서 신고가 들어와 출동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처벌 의사를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의 마지막 공식 일정은 지난 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였다. 당시 이 전 장관은 “내란죄와 동조자 표현에 대해 신중을 기해달라”며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규정된 자신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고, 국회는 국회로서 자신의 역할을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다.이후 지난 8일 이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기자단에게 낸 입장문에서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직원에게 남긴 이임사에서는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고 밝혔다.한편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와 경찰 특별수사단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각각 출국금지를 조치하고 소환을 통보하는 등 이 전 장관의 내란죄 혐의 입증을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12.09 I 정윤지 기자
대검, '채널A 사건' 수사지휘 이정현 검사장 징계청구
  • 대검, '채널A 사건' 수사지휘 이정현 검사장 징계청구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 2020년 이른바 ‘검언유착’으로 알려진 채널A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정현(55·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급)에 대해 징계가 청구됐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2일 이 연구위원에 대해 성실의무 위반과 품위 손상을 이유로 징계 청구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지난 12월 2일 ‘법무연수원 운영규정에 따라 1년 이내에 연구논문을 제출하지 않고 2개월 단위로 법무연수원장의 연장 승인을 받지 않아 성실의무 위반과 품위 손상을 했다’는 사유로 징계청구됐다”며 “실질적으로 연구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사문화된 행정절차적 규정의 위반을 들어 전례 없는 조치인 징계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퇴출을 유도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반발했다.이어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재직하던 중, 대검 검사장급 참모 중 유일하게 윤석열 정부 출범 10여 일 만인 2022년 5월23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보직을 받은 인사명령을 받았다”며 “그간 검사장급 검사도 종종 연구위원 보직을 임시로 받는 경우도 있어 본인에 대한 인사명령은 외관상 문제가 없어 보일지 모르나 그 실질은 정권에 밉보인 고위직 검사들을 검사 신분이 없어질 때까지 검사 본연의 임무인 수사와 수사지휘 업무에서 합법적으로 영구 배제하기 위한 편법으로서 검사의 신분보장을 규정한 검찰청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앞서 그는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 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당시 검사장)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등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당시 검찰은 한 대표 등이 공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 비리를 털어놓지 않으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처럼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쳤다며 2020년 8월 이 전 기자를 구속기소 했다. 그러나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돼 확정됐다. 한 대표는 2022년 4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이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지냈으나, 현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5월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됐다.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범죄 예방과 대처 방안, 형사정책 등 법무정책과 교육훈련, 국제 형사사법 협력 증진에 관해 연구하는 자리다. 직접 수사나 지휘에서 배제돼 ‘한직’으로 꼽힌다.
2024.12.09 I 백주아 기자
“윤석열을 탄핵하라”…탄핵안 부결, 꺼지지 않는 `국회 앞 촛불`
  • “윤석열을 탄핵하라”…탄핵안 부결, 꺼지지 않는 `국회 앞 촛불`
  • [이데일리 박동현 정윤지 기자] 윤석역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이후 탄핵안 부결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시민들의 결집이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벌써 엿새째 국회 앞 촛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매일 저녁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국회 앞은 당분간 분노한 시민들의 결집지가 될 전망이다. 9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 촛불 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과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사진= 박동현 기자)진보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범국민촛불대행진(촛불행진)은 9일 오후 국회 앞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슬로건을 내걸고 집회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집회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국회 앞을 메우기 시작했다. 오후 6시가 넘어가자 퇴근 후 참석한 시민들이 불어나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두꺼운 외투를 비롯해 장갑, 목도리, 귀마개 등 방한 복장을 착용한 채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피켓을 흔들었다.시민들은 분노를 감출 수 없어 월요일부터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집회에 참석한 40대 여성 직장인은 “퇴근 후 지하철에서 사람들 사이에 껴와서 녹초가 됐다”면서도 “집에 가만히 있으니까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답답해서 결국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퇴근 후 저녁도 거른 채 목소리를 보태기 위해 참석한 직장인들도 상당수였다. 집회 장소 옆 포장마차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던 직장인 신모씨(54)는 “집회에 참여하려고 빨리 퇴근했지만 식사시간이 없었다”며 “식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라를 지켜야 하는 게 먼저지 않나”라고 말했다.시험기간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소속 심규원(23)씨는 “정치외교학과 학생인데 4년 내내 배운 전공 내용이 눈앞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며 “시험기간이지만 동아리원들과 손을 잡고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도 시험 하나 치르고 바로 뛰쳐 왔다”며 “모레도 시험이 있지만 지금 그게 문제냐”며 반문했다.오후 6시가 되자 연단에 선 사회자는 시민들을 향해 “너무나 분노스럽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윤석열 퇴진과 함께 국민의힘도 반드시 해산시킬 것”이라며 “국민들은 국회에서 몇 번이고 (탄핵 시도가) 엎어져도 다시 일어나 싸울 것이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탄핵 체조’를 하고 ‘탄핵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발언자로 나선 김예린 대구경북여성단체 대표는 “보수의 심장이자 국민의힘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조차 민심이 뒤집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거론하며 “시민들은 이들을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 즉각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며 규탄에 동참했다.한편 이들은 앞으로도 매일 저녁 국회 앞 국회의사당역에서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하며 한동안 국회 앞은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할 예정이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번 주 매 평일 저녁 6시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가겠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이 퇴진할 때까지 뜻을 함께하는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2024.12.09 I 박동현 기자
MBC, 오늘(9일) 'PD수첩' 특집 긴급 편성…'푹다행' 결방
  • MBC, 오늘(9일) 'PD수첩' 특집 긴급 편성…'푹다행' 결방
  •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MBC가 예능 ‘푹 쉬면 다행이야’를 결방하고 ‘PD수첩’을 편성했다.(사진=MBC ‘PD수첩’ 예고편 방송화면)MBC는 9일 예능 프로그램 ‘푹 쉬면 다행이야’(이하 ‘푹다행’)을 결방하고 ‘PD수첩’ 특집을 긴급 편성한다고 밝혔다.또한 ‘긴급취재 : 서울의 밤2 내란국회’라는 제목으로 예고편을 게재했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부결 이후가 그려졌다.지난 5일 ‘PD수첩’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가 벌어지자 ‘긴급취재:서울의 밤-비상계엄사태’를 긴급 편성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긴박했던 상황과 해제까지의 과정 등을 다뤘다. 6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시청률 6.3%(이하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회차보다 약 5배 상승한 수치다.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재적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해 의결 정족수 미달로 표결이 무산됐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내란 범죄 관련 정황을 보강해 탄핵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탄핵안을 임시국회 둘째 날 12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14일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긴급 편성된 ‘PD수첩’은 9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2024.12.09 I 최희재 기자
계엄 사태 수습에 바쁜 외교부…이틀 새 美 대사 두 번 만나
  • 계엄 사태 수습에 바쁜 외교부…이틀 새 美 대사 두 번 만나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부가 외교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을 둘러싸고 미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으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입에서 우리 정부를 둘러싼 비판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특히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틀 새 주한 미국 대사를 두 번이나 접견하고 있으며 고위급 인사들도 한국에 있는 각국 외교관들을 만나고 있다. 9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실·국장 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외교 장관으로서 그리고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본부와 재외공관의 직원 여러분 뿐만 아니라 은퇴하신 선배 동료 외교관들과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비공개로 열리는 실·국장 회의 발언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외교부는 이같은 내용을 영자로 배포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특히 “한미동맹이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조 장관은 계엄 해제 이후인 5일과 8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만났다. 두 차례 모두 우리 외교부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장관은 5일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계엄 이후 한미관계로 진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계엄을 둘러싼 양국 외교간 균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심각하게 오판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방한을 보류했다. 미국이 계엄 선포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한국과의 동맹이 수십년 만에 가장 큰 시험에 직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장 4일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예정됐던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1차 NCG 도상연습(TTX)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2선으로 후퇴하며 정상외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외교부는 계엄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각국급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 외에도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9일 오후 미즈시마 고이치(水嶋 光一) 주한일본대사를 면담했다. 정병원 차관보도 팡쿤 주한중국대사대리를 면담해 최근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2024.12.09 I 김인경 기자
탄핵 정국에 한 달 새 43원 뛴 환율…“1450원 방어 관건”
  • 탄핵 정국에 한 달 새 43원 뛴 환율…“1450원 방어 관건”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등 이에 따른 후폭풍에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 12월에 접어든 지 채 열흘도 되지 않았지만 원달러 환율은 40원 이상 급등하며 ‘1500원’ 시대를 향하는 중이다. 특히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고 정부가 무제한 유동성 공급 조치를 펼치고 있으나 ‘완화 디스카운트’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 1550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외환당국 방어에도 ‘원화 팔자’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19.2원)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시작된 무렵이다. 12월 들어 환율은 내내 상승 마감했다. 지난달 말 1394.55원에 마감한 환율은 12월 첫 거래일부터 1400원 위로 올라서더니, 3일 밤 비상계엄 이후로는 1410원대에 안착했다. 이후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로 인해 1410원대를 지속하던 환율은 이날 장중 1438.3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 종가 기준으로는 42.45원이 올랐다.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정국 불안이 지속한 데 따른 파장으로 해석된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여당 불참 속에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되면서 불확실성 국면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오는 14일 재처리할 계획을 밝혔고, 계엄 사태 관련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반면 여당은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내세우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국 불안으로 인해 위험자산인 원화를 회피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장중 외환당국의 개입을 비롯해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등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정국이 급변하는 동안 달러화는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달러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인한 환율 급등이 아닌, 온전히 원화 자체의 리스크만으로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방증이다.◇단기 환율 상단 1450원…“최악시 1500원”[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투표 참여 촉구하고 있다.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탄핵 정국이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도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하되 일련의 사태가 원화 가치 추락으로 이어질 악재라고 진단해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 급락, 주요국과의 금리, 통화가치 변화를 고려해도 짧게 보면 원화 고유 리스크가 확대했다”며 “금융 당국의 개입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환율 상단은 1450원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리스크가 직접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다. 환율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영향은 제한적이나,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유동성 움직임을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환율이 1440~1450원 내에서 방어되는지 여부가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건전성 악화로 주식에 이어 채권시장 내 외국인 자금 이탈과 내국인 자금 이탈이 가세하며 원화가 약세 압력에 노출되는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에서 환율은 1450원선을 웃돌 것으로 보고, 상단은 1550원까지 열어뒀다.
2024.12.09 I 이정윤 기자
비상계엄 후폭풍…STO 법안, 정쟁에 묻히나
  • [마켓인]비상계엄 후폭풍…STO 법안, 정쟁에 묻히나
  • (사진=이데일리)[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의 거취 등을 두고 정치적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여야 간 정쟁이 첨예해지자 금융투자업계에선 토큰증권발행(STO) 법제화를 포함한 각종 자본시장 법안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지난 10월과 11월 STO 패키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비금전재산신탁 수익증권 발행 허용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 지난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디지털자산연구회 STO 조찬 포럼에 참석하며 STO 제도화에 힘을 실으며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자본시장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 시장이 선진화하고 새로운 유동성이 공급되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STO는 실제로 기존에 유동화가 어려웠던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품의 종류가 확장되고 시장 유동성이 높아지고 거래 비용이 낮아진다면 투자자들의 자산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지리적, 시간적 제약이 없는 거래가 가능함으로써 거래의 편의성도 확대될 수 있다.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의 토큰화된 자산 규모는 2022년 2100억 달러에서 2030년 16조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현재 34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국내 토큰증권의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시장에선 STO 제도화를 포함한 자본시장 법안의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의 주요 관심사는 계엄 사태 해결과 탄핵, 차기 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현안에 쏠려 있어서다. STO 법안은 민생 현안임에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어 법제화 추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 한국 금융 시장과 글로벌 금융 시장의 성장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단 분석도 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토큰화를 통한 금융 시장 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혁신산업 규제 완화 의지에 따라 암호화폐 및 탈중앙화금융 기술 친화적 정책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실물자산 토큰화 등 다양한 시도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단 설명이다.STO 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면서 STO 법제화와 관련된 논의는 다시 미뤄지는 것 같다. 토큰증권 시장에 대한 관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어 내부에선 우려가 크다”며 “일부 조각투자업체들은 공식 홈페이지를 닫거나 인력을 줄여가며 비용 감축을 위해 애쓰는 상황이다. 법제화가 미뤄질수록 스타트업 업계는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학계에선 정국 안정화 이후 이듬해 상반기 법안 통과를 전망하고 있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이긴 하지만 민생 법안을 간과할 수는 없다”며 “경제가 불안정한 만큼 STO 업계 역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으나 정국이 안정화되면 원만한 방안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STO 법안은 민생 법안”이라며 “여야 모두 민생 법안을 최우선으로 챙기기로 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2.09 I 김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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