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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보수DNA 바꿔야…지역구 뼈 묻는 정치문화 안돼”[만났습니다①]
- [이데일리 김기덕 이상원 기자] “‘내 탯줄을 묻은 이 땅에, 내 뼈까지 묻겠다’는 식의 보수정치 문화를 이젠 바꿀 때가 됐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를 위해) 한 지역구를 정하면 그곳에서 끝장을 보는 우리 당의 정치 문화가 험지인 수도권 출마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부산 해운대갑 3선 출신의 하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진해서 보수정당에서 험지로 꼽히는 서울 지역 출마를 공식 선언한 첫 인물이다. 최근 당 혁신위에서 영남권 중진 등을 상대로 수도권 출마를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하 의원 외에는 험지 출마를 선언한 당내 현역은 단 한명도 없는 상황이다. 당내에서 소장파이자 중도개혁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그가 바라보는 수도권 험지 출마가 어려운 이유는 뭘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이데일리 기자)하 의원은 “우리 당의 영남권 중진들은 본인의 터전을 닦아오면서 인적 자산, 정치적 무형 자산이 쌓여 있는 지역구를 떠나 새로운 곳을 개척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향·지역 중심의 정치를 어느 지역으로 가도 승부를 할 수 있는 가치 중심의 정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 출마한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역구를 결정하지 않았다. 하 의원이 출마할 지역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치권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 “젊은 세대와 중도층이 많은 곳을 (서울 지역구를 선택할 때) 최우선 요인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통령실 출신 총선 출마자들이 낙하산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당내 우려에 대해선 “만약 당의 중진을 날린 곳에 대통령실 출신이나 검사 출신을 꽂는 것은 결국 선거도 지고,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좋지 않다”며 “대통령실 출마자는 반드시 100% 경선을 붙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서울 출마 지역으로 마포구, 광진구, 구로구 등 다양한 곳이 거론된다. 언제쯤 지역구를 정할 것인가. △이미 서울 각 지역에 당협위원장이 있는데 상의도 없이 지역구를 정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서울 지역에서도 시너지가 가장 큰 곳이 어디인지를 보고 있다. 젊은 지지층과 중도층이 많은 곳을 최우선 요인으로 고려해 이달 중 최종 결정할 것이다. -보수정당은 그동안 수도권 총선에서 1996년과 2008년, 단 2번을 제외하고는 민주당에게 모두 패배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민주당은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가 주류 세력이기 때문에 이념적 세대가 많다. 즉 지역보다는 본인의 가치나 이념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지역을 옮기는 것이 우리 당보다 더 자유롭다. 하지만 우리 당 의원들은 가치 중심보다는 지역·고향 중심의 정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수도권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이 나오기 힘들다. -총선 앞두고 여당에서 메가시티 서울 전략을 내세웠다.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단기간에 승부가 날 이슈가 아니다. 앞으로 방향을 어떻게 잡는 지가 중요하다. 정황상 선거 전략으로 보이긴 하지만 좋지 않은 정책은 아니다. 메가 시티 전략은 그동안 논의해왔던 것을 실현하는 단계다.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단 비전과 계획을 잘 수립해야 한다. 서울에 편입될 지역에 교통, 거주, 종합적인 인프라 등을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 -메가시티 전략이 잘 수립된 사례가 있나. △제 지역구였던 부산을 보면 해운대에 기장군이 편입된 이후 해운대도 서울 강남 못지않게 빠르게 발전했고, 기장군도 인구가 2배나 늘면서 엄청나게 성장했다. 이렇게 지역 통합이 성공하려면 방치하지 않고 장기계획을 잘 준비해서 대응해야 한다. 메가시티 전략은 30년 장기 계획이 나와야 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이데일리 기자)-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혁신안을 내고 있다. 다만 공천 관련 민감한 이슈가 많다 △현역 하위 20% 공천 배제, 의원정수 감축 등은 항상 선거 때마다 나오던 이슈다. 매번 총선 때 최대 절반 정도는 물갈이가 됐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중진들의 불출마 등 얼마나 물갈이가 이뤄질지가 관심이다. -김기현 지도부가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위가 조기 해산 우려도 있고.△혁신위 활동 기한 중에 최소한 당 지도부에서 1~2명은 험지 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 사실상 제일 책임 있는 한 분이 나오는 것이 상징적일 수 있다. 만약에 혁신위가 성과를 못 내면 김기현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 인요한 혁신위와 김기현 지도부는 공동운명체다. 당 지도부가 이를 모른척 해선 안된다.-혁신위가 의결한 청년전략지역구와 관련해 해운대구를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해운대구를 청년전략 지역구로 발표하면 부산 지역 전체에서 많은 청년들이 지원할 것이다. 다만 청년의 기준은 생물학적인 나이보다는 청년들에게 많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이 중요하다. 우리 당이 청년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 -당 지도부가 용산 대통령실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강서구청장 패배 이후 용산도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통령실에서 당의 공천 관련해 전혀 개입할 생각도 없다고 언급했다. 정책도 이념에서 민생으로 바뀌는 것이 보인다. 총선에서 과반 이상 의석 확보를 위해서는 당이 주도권을 갖고 민생을 챙기는데 주력해야 한다. -부산 지역구에서 미완성한 사업이나 정책이 있나. △부산 외곽에 육군 제53보병사단 부대가 있는데 이를 이전해서 해당 부지에 싱가포르와 같이 국제 비지니스 타운을 조성하는 것이 공약이었는데 완수 못한 것이 아쉽다. 현재 부산시에서 추진 중인 정책으로 알고 있다. -현재는 활동이 종료됐지만 당내에서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장을 맡으셨다. 이와 관련해서 발의 준비 중인 법안이 있나. △시민단체 지원 4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사회 한 축이 시민단체의 공익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단체의 설립요건을 완화하는 비영리단체법, 회계감사인 비용 등을 지원하는 보조금법·지방보조금법,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소득세법 등을 발의할 계획이다. 또 시민들에게 통행 방해를 하거나 각종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불법농성천막을 규제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 유엔사 확대는 종전선언 걸림돌?…文정부의 유엔사 '힘빼기'[김관용의 軍界一學]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국방부가 마련한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가 지난 14일 서울에서 17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이번 회의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함께하는 최초의 회의였습니다.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의 역할과 한·유엔사회원국들 간 협력 및 연대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유엔사, 정전협정 관리·유사시 전력 지원유엔사는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 이후 유엔 결의로 결성된 군사 조직입니다. 1950년 6월 27일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무력공격을 격퇴하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대한민국에 제공할 것을 권고한 안보리 결의안 제83호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정전협정 관리와 유사시 한미연합군사령부 전력 지원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DMZ) 내에 게양된 유엔기와 태극기 모습. (사진=연합뉴스)1950년 7월 24일 미 극동사령부를 모체로 일본 도쿄에서 유엔사가 창설됐지만, 1957년 7월 1일 유엔사 본부가 서울로 이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사시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하는 유엔사 후방지휘소가 일본 자마기지에 마련됐는데, 2007년 요코다 기지로 옮겼습니다. 유엔사 후방기지는 일본 본토에 요코다 공군기지·캠프 자마·요코스카 해군기지·사세보 기지 등 4곳에, 오키나와에 가데나 공군기지·후텐마 해병 항공기지·화이트 비치 등 3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유엔사 회원국은 6.25전쟁 때 전투 병력을 파병한 미국·영국·캐나다·튀르키예·호주·필리핀·태국·네덜란드·콜롬비아·그리스·뉴질랜드·벨기에·프랑스·에티오피아·남아공·룩셈부르크 등 16개국이었습니다. 의료지원국인 노르웨이·덴마크·이탈리아·스웨덴·인도 등 5개국은 회원국이 아니었습니다. 이후 룩셈부르크와 에티오피아가 각각 1954년 12월·1956년 10월 회원국에서 탈퇴하고 노르웨이(1999년 10월)·덴마크(2000년 4월)·이탈리아(2013년 11월) 새롭게 가입해 현재 유엔사 회원국은 17개국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 대한민국은 유엔사 회원국이 아닙니다. 6.25전쟁의 당사국이자 유엔사 주둔국의 위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회원국이 제공하는 전력을 유엔사를 통해 지원받는 국가의 입장입니다. 주둔국과 피지원국의 위치라는 얘기입니다. ◇비 미군 장성의 유엔사 부사령관 잇단 임명그간 유명무실했던 유엔사는 지난 2014년부터 ‘재활성(revitalization)’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미국 주도의 조직을 전력제공국 장교가 참여하는 다국적 군사기구화로 탈바꿈 시키고 있는게 대표적이었습니다. 2018년 웨인 에어 캐나다 육군 중장을 부사령관으로 임명한바 있습니다. 유엔사 부사령관을 미국 이외의 6.25 전쟁 참전국 장성에 맡긴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스튜어트 마이어 호주 해군 소장, 앤드류 해리슨 영국 육군 중장이 부사령관으로 임명되면서 3연속으로 비 미군이 부사령관이 됐습니다. (출처=유엔군사령부 페이스북)특히 유엔사는 6.25전쟁 직후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독일도 의료지원국에 공식 포함시켰습니다. 독일이 유엔사 회원국이 아니었지만, 유엔사는 2019년 독일군 장교를 유엔사에 파견하는 방안을 독일과 협의해 한국 측에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는 우리와 상의없이 진행된 조치를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해 독일군 연락장교 파견은 무산됐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주한 독일대사관 무관을 초치해 항의까지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덴마크의 유엔사 회원국 탈퇴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투 병력을 파병했던 국가만 유엔사에 참모를 파견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이에 따라 덴마크 장교는 결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한국 유엔사 본부에 오지 못했습니다. 유엔사에서의 한국군 역할을 늘려달라는 요구도 우리 정부는 거절했습니다. ◇한·유엔사회원국 “유사시 공동 대응”이에 따라 당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 해체까지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현재 휴전 중인 6.25 전쟁이 끝나게 되면, 정전협정의 유지·관리가 주임무인 유엔사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엔사 강화에 반대했다는 의심을 받습니다. 유엔사 해체는 북한의 ‘꿈’입니다. 작년 2월에도 주유엔 북한 대표는 “유엔사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대아시아 전략 실현을 위해 복무하며 조선반도·지역평화를 위협, 유엔 이름을 도용한 미국사령부로써 즉시 해체를 위한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유엔사 회원국 17개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4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국방부)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유엔사의 역할 강화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유엔사 참모부에 장성급 장교를 포함한 참모진 파견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축전을 통해 “유엔사는 지금까지 한반도 자유와 평화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끊임없는 도발 속 개최되는 오늘 회의는 가치를 공유하는 자유 우방국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출발점이자 미래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유엔사회원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유사시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미 동맹과 유엔사회원국들 간의 연합 연습·훈련을 더욱 활성화 하기로 했습니다. 한·유엔사회원국간 견고한 결속력을 과시함으로써 대북 억제 메시지를 낸다는 구상입니다.
- 정치권에 종친이 있다?…홍준표·홍익표·홍영표·홍문표 etc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16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구시청에서 만났다. 성(홍)과 이름 끝자리(표)가 같은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환담을 시작했다. 공개 발언 말미에 홍 시장은 “우리 종친이야”라고 껄껄 웃었고 홍 원내대표는 “그 일가입니다. 형님이시고”라고 화답했다. MBC 유튜브 화면 캡처◇홍준표·홍익표, 종씨에 같은 항렬정치 선배와 후배라는 관계가 있지만 홍 원내대표는 공손한 모습을 홍 시장 앞에서 보였다. 한 집안의 사촌지간처럼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진짜 한 집안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먼 친척일 가능성이 높다. 선대 조상들이 같을 뿐 남이라는 얘기다. 홍 시장은 남양홍씨 당홍계로 알려져 있고 홍 원내대표도 남양홍씨 당홍계다. 본이 같은 종씨인 셈. 참고로 남양홍씨는 ‘토홍계’와 ‘당홍계’가 있는데, 당홍계는 중국에서 넘어온 홍씨라는 설이 있다. 반대로 토홍계는 옛적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홍씨라고 한다. 이들의 친근감을 높인 요소 하나가 더 있다. 바로 ‘돌림자’다. 같은 ‘표’자 돌림을 쓰고 있는 것. 돌림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문화와 같다. ‘민지, 민주’처럼 형제·자매·남매끼리 같은 돌림자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성이 같고 이름에 같은 돌림자가 있다면 형제나 자매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지금은 많이 퇴색했지만, 돌림자를 붙이는 데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다. 각 씨족별로 족보 상에 써야하는 돌림자가 정해져 있는 것. 남양홍씨 당홍계의 경우 34대손은 ‘표’자 돌림자를 써야 한다. 그 아버지 대인 33대손은 ‘순’자가 돌림자이다. 32대인 할아버지는 ‘종’자다. 이 규칙에 의거해 돌림자를 쓰고 이름을 짓는 셈이다. 이런 돌림자 문화는 이른바 ‘족보가 꼬이는 상황’을 막기 위한 데 있다. 같은 집안인데 적어도 나보다 항렬이 높은지 낮은지는 판단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서열문화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혹자는 이렇게도 말했다. 전란이 많고 가족끼리 뿔뿔이 흩어질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슬픈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어디선가에 우연히 종씨 친척을 만났는데, 최소한 형님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은가. 이런 이유로 생면부지였는데 종씨와 돌림자 때문에 순식간에 ‘형님-동생’이 되는 경우가 예전에는 흔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나온 돌림자 쉬운 예가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나온다. 극중 비리 세관 공무원인 ‘최익현’(최민식)과 부산 조폭 두목 ‘최형배’(하정우)가 나온다. 단순한 거래 관계로 끝날 뻔했던 이 둘의 관계는 이름과 돌림자로 바뀐다. 최익현은 경주 최씨 충렬공파 35대손으로 ‘현’자 돌림을 쓴다. 이를 근거로 조폭 두목인 최형배에게 ‘고조할아버지다, 절 안하나?’라고 다그친다. 최형배의 ‘배’는 39대에 쓰는 돌림자다. 족보 상의 할아버지일뿐인데 최익현은 생면부지 조폭 두목을 다그친 것이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한 장면.국회의원 300명중 이런 식으로 종씨와 먼 친척 관계를 따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성씨가 남양홍씨 당홍계 34대손이다. 홍*표로 끝나는 이들이다. 20대 국회에서는 홍문표, 홍영표, 홍익표, 홍일표 의원이 원내에 있었다. 21대 국회에서는 홍영표, 홍문표, 홍익표가 남았다. 그전에는 홍준표 의원이 당대표까지 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12대 국회에는 홍희표 전 의원이 있었다. 공교롭게 이들 홍*표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분포돼 있다. 강원도 삼척·동해에서 남양홍씨가 집성촌을 이룬 경우도 있지만, 많은 수는 전국 각처에 흩어져 살고 있다. 예컨대 홍준표 시장은 경남 창녕이 고향이고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홍영표 의원은 전북 부안 출신이다. 사실상 국회에서 만난 홍*표들은 성과 항렬은 같지만 남이라는 얘기다. ◇홍*표들, 서로 그렇게 친하지는 않아 학연과 지연이 중요한 우리나라에서 성도 같고 항렬도 같은 이들끼리는 친하게 지낼까? 왠지 따로 모임이라도 만들어 정기적으로 만날 것 같다. 여야를 초월한 친목모임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라고 한다. ‘친하다’보다는 ‘안 친하다’가 더 가깝다. 홍 시장과 홍 원내대표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그래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물론 서로를 의식한다고 한다. 한 홍*표 의원은 상임위에서 홍준표 당시 의원을 보며 “우리 집안 형님이네” 정도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여야 싸움을 무디게 만들지는 않았다. 권력 앞에서는 먼 친인척도 남보다 못하다는 귀결이다. 이름이 비슷해 웃지 못할 경우도 생겼다고 한다. 선거 때 등이다. 한 홍*표 후보는 낙선을, 다른 홍*표 후보는 당선됐는데, 지지자들이 오인하는 경우다. 엉뚱한 홍*표에게 축하를 한다거나 위로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때마다 이들 홍*표들은 현타가 온다고 한다. 이름과 족보 때문에…그래도 이해관계가 맞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인연도 없다고 한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문제 등이다. 대구 발전을 위해 홍 시장에게는 달빛고속철도가 필요하고 거대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민주당도 ‘지방 발전’을 명분으로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기도 좋다. 홍*표라는 공통점이 일종의 윤활유가 되는 셈이다. ◇국회에 홍*표들이 많은 이유는? 마지막 궁금증. 국회 원내에 홍*표가 왜 비교적 많은 것일까. 국회의원 300명중 3~4명 정도가 특정 성씨의 같은 항렬이라면, 적지 않은 비율이다. 우선은 홍*표가 쉽게 눈에 띌 수 있다는 점이다. 홍씨가 김씨나 이씨보다는 흔하지 않은 성이고 홍*표라는 이름도 좀 독특할 수 있어서다. ‘많아서’가 아니라 ‘눈에 띄어서’이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홍*표의 사례는 국회내 더 있을 수 있다. 다른 이유로는 홍*표 집안(남양홍씨 당홍계)이 일부 지역에서 집성촌을 이루고 해당 지역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유지로 있을 확률이 높다. 수십년전 ‘재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심할 때, 이들은 준수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을 것이다. 다만 ‘족보’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이름 짓는 경우가 최근에는 줄어들고 있다. 학연·지연을 따지는 풍토가 예전보다 약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누가 봐도 같은 집안 사람’이라고 보이는 의원의 숫자는 줄거나 사라질 수 있다. 한국사회의 변화와 함께 국회도 변화한다고 볼 수 있다.
- 尹 "첨단기술 한미일 공조 강화 필요"…日기시다 "협력 희망"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를 방문해 한일, 한미일 간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한일 정상 좌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885년 설립된 스탠퍼드대는 미국의 대표적 명문 대학으로 실리콘밸리와 산학협력을 통해 유수의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 창업자들을 배출하고 세계 첨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스탠퍼드대에서 개최된 이번 한일 정상 좌담회는 양 정상이 미국의 미래세대와 첨단 산업과 혁신 기술에 대해 소통함으로써 한미일 3국이 미래 성장동력인 첨단 과학 기술 분야의 협력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이번 행사는 스탠퍼드 대학 3개 연구소(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월터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 연구소·후버연구소)가 공동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인 한일 양국 정상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이번 한일 정상 좌담회에는 스탠퍼드 대학 관계자, 대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한일 양국 정상이 제3국에서 공동으로 행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이 한미일 간 ‘포괄적 협력체’를 지향해 나가기로 한 것을 강조하고,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연대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원천기술과 첨단기술, AI와 디지털 거버넌스 정립, 탄소저감과 청정에너지 분야에서의 3국 간 공조 강화와 공동 리더십 발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3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경제 안보와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한 약속을 바탕으로 반도체·AI(인공지능)·청정에너지 및 양자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진 콘돌리자 라이스 후버연구소장(전 미국 국무장관)과의 대담에서 양 정상은 탄소중립과 청정에너지, 양자 기술,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양 정상은 스탠퍼드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며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 및 양자 기술 육성·활용 등에 있어 한미일 3국이 국제 협력을 선도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한 학생 및 연구자 간 교류도 중요함을 언급했다.한편, 이번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현지에서 활동 중인 양국 스타트업 대표들과도 스탠퍼드대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혁신에는 국경이 없다. 한국은 지난 8월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을 발표했다”며 “국경 없는 스타트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적이 어디에 있든 또 스타트업이 어느 위치에 있든 혁신을 꿈꾸는 인재들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양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우수한 만큼 양국의 연대와 협력이 확대되면 훌륭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김여사 "韓, 경쟁사회에서 서로 강하게 의식…많이 지쳐"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오전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에서 정신건강을 주제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 여사는 지난 9월 마음건강을 위한 대화 ‘괜찮아, 걱정마’에 참석하는 등 마음건강을 위한 활동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건희 여사가와 블랙핑크 로제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열린 ‘정신건강에 관한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질 바이든 여사가 주최한 오늘 행사에는 김 여사와 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정상 배우자,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참여했다. 또 바이든 여사의 초청으로 K팝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도 자리를 함께했다.이도운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 토의에서 바이든 여사는 현대 기술로 사람들 간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언급하는 한편, 이제는 고립과 불안감 등 마음건강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김 여사는 이에 공감을 표하고 “한국은 경쟁 사회에서 서로가 서로를 매우 강하게 의식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인해 많은 감정이 개입되고, 그래서 더 많이 지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들이 여러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통해서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정신건강은 모두가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글로벌 이슈이며, 육체적 건강과 마찬가지로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가수 로제도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로제는 가수로 성공하기까지의 여정이 쉽지 않았고 지금도 때때로 어려움이 있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이를 토대로 한 자신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위안을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 여사는 어려운 얘기를 공유해준 로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블랙핑크를 비롯한 K팝과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대단하며 앞으로의 음악과 긍정적 메시지로 감동을 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이어 김 여사는 애플 체험공간에서 내년 출시를 앞둔 애플 비전 프로 및 애플워치의 정신건강 관련 기술 시현을 둘러봤으며, 애플파크를 산책하고 애플의 원형 사옥을 방문했다.김 여사는 애플 파크가 환경적 측면에서 혁신적인 건물이라는 데에 주목하는 한편, 모든 건물에 명상, 기도 등을 위한 ‘평온의 방’(serenity room)이 있다는 점도 정신건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김 여사는 “친환경, 탄소중립을 지향한 애플의 건축 방식과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중시한 세심한 공간 조성이 인상 깊다”며 한국에도 이런 공간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평소 좋아하는 하이테크 건축 기술의 거장인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가 디자인한 건축물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며 반가움을 표했다.이외에도 김 여사와 바이든 여사는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미술관을 방문해 마크 로스코 작품을 함께 관람한 일을 상기하며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마크 로스코의 인연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김 여사는 고(故) 스티브 잡스가 살아 생전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연구하고 업무 공간 곳곳에 그의 작품을 걸어놓을 정도였으며, 자신도 이러한 영감을 토대로 과거 마크 로스코전(展)을 기획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이에 바이든 여사는 평소 김 여사가 관심을 갖고 활발히 활동해온 분야인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APEC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데에 감사를 전했다.
- ‘잔고증명 위조’ 윤 대통령 장모, 징역 1년 확정[판결뒷담화]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법정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징역 1년형을 확정받았습니다.지난 16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최씨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토지 매입 과정에서 동업자 안모씨와 공모해 은행에 349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액 증명서를 가짜로 만들고 이를 행사한 혐의(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또 2013년 8월 도촌동 땅 관련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약 100억원의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한 혐의 등도 있습니다.1심은 최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도 최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도 명했습니다.2심 재판부는 “문서 위조 횟수가 4회에 이를 뿐 아니라 기재된 예금액의 규모가 막대하며, 그중 1장을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증거로 제출하기까지 했다”며 “범행 규모, 횟수, 동기, 수법 등의 측면에서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크며, 죄질도 불량하다”고 지적했습니다.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고령의 최씨는 건강 상태 악화를 이유로 대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는데 이 또한 기각됐습니다. * 전체 내용은 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김지진 법무법인 리버티 대표변호사범죄 혐의가 이제 총 3가지고요. 사문서위조가 이제 총 4건에 이르고 위조 사문서를 또 법원에 행사한 부분, 그리고 부동산 실명법상 명의신탁에 관련 처벌 규정도 이게 가벼이 볼 그런 사안은 아닙니다. 그래서 1심과 2심, 대법원에서도 어떤 형량을 가지고 문제 삼지는 않았어요. 특히 2심에서는 죄질이 안 좋다고 했습니다. 아마 법원에 위조 사문서를 낸 부분이 법원 입장에서 볼 때 굉장히 죄질이 안 좋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피고인이 보통 항소할 때 2심 가서나 아니면 대법원 가서도 양형을 좀 줄여달라 1년이면 6개월 정도 해달라 이렇게 얘기가 나오는데 이런 부분들이 1, 2, 3심에서 전혀 반영이 안 됐습니다. 아무래도 사법부에서 형량 자체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들쑥날쑥하게 1심, 2심 형량에 변동이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그런 부분도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기는 또 어려울 것 같습니다.한편 최은순씨가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대법원에 보석을 청구했었는데 이 부분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형이 확정된 상황에서 요즘에는 가석방이든 보석 등 이런 청구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고령인 점을 강조한 것도 같은데 실제 고령인 수용시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은 아무래도 남은 형기를 마치는 방향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검찰 측에서도 보석 관련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는 그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내용을 보면 아마 본인 신상에 고령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보석이나 가석방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