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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최대 정보유출, 돈노린 내부범행이라니(종합)
-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사상 최대 개인정보 유출로 기록된 GS칼텍스 1100여만명 고객정보 유출사건이 돈을 노린 내부직원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GS칼텍스 자회사 직원 2명이 이번 사건에 개입됐고, 최초 언론에 알린 제보자 역시 이들과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GS칼텍스의 콜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자회사 GS넥스테이션 직원 정모(28) 씨, 정씨의 고교동창 왕모(28.회사원) 씨, 그리고 왕씨의 후배 김모(24) 씨 등 3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보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씨 등이 빼낸 고객정보를 엑셀 파일 형태로 정리하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자회사 여직원 배모(30) 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범행동기와 방법은경찰에 따르면 GS칼텍스의 고객정보 DB 접근 권한이 있는 정씨는 검거된 왕씨, 김씨 등과 짜고 지난 7∼8월 사무실에 있는 업무용 컴퓨터를 이용해 GS칼텍스의 고객 1100만여 명의 정보가 담긴 파일을 훔쳐 DVD 복사본 6장을 만들었다. 김씨는 GS칼텍스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시중에 대량 유통됐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질 경우, 자신들이 가진 고객정보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해 직접 기자들과 접촉, 관련 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를 팔아먹기 위해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지난 2일 김씨 등은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직장 상사의 지인인 모언론사 기자, 방송사 PD 등 4명을 만나 개인정보가 담긴 CD를 유흥가 골목 쓰레기더미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넘겨줬다. ◇엉성한 범행동기, 추가 피해확산 우려 경찰은 GS칼텍스 DB에 대한 해킹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직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고객정보 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진행해왔다. 고객정보 접근권자 12명 가운데 최종 접속한 5∼6명으로 수사망을 압축, 정씨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언론보도 시점을 전후해 교체된 점, 또 정씨가 사용하는 데이터 구조와 유출 CD정보에 저장된 것이 같은 점 등을 집중 추궁,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측은 "당초 회사 협박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실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며 “정보 판매 역시 안되니까 이슈화시켜 돈을 노린, 다소 황당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밝힌 범행 동기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 구체적인 범행 이유와 경위, 추가 공범 여부를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유출된 고객정보가 유포될 경우 파장이 급속도록 커질 것을 우려, 이들로부터 CD를 넘겨받은 기자 및 PD 등으로부터 정보 회수도 요청했다. 경찰은 고객정보 접근 권한을 갖고 있는 12명 외에 더 있는지 여부는 확인중이다. 경찰측은 "아직 이 정보가 정보거래시장에 풀렸는지도 장담할 수 없는만큼 추가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회사측 "책임통감..홈페이지서 본인정보유출 확인가능"한편 GS칼텍스는 이번 사건에 자회사 직원이 연루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GS칼텍스 홈페이지(www.gscaltex.co.kr)와 마케팅사이트(www.kixx.co.kr)에서는 본인의 정보유출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GS칼텍스 정보유출..내부범행(상보)
-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GS(078930)칼텍스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경찰은 피의자를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청은 GS칼텍스의 개인정보를 CD에 담아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GS칼텍스의 콜센터 운영을 담담하는 자회사의 시스템 및 네크워크 관리자 C모씨 등 4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그 중 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올해 초 발생한 '인터넷 쇼핑몰 해킹사고'처럼 기업을 상대로 한 대규모 피해자소송이 진행되면 해당 고객정보의 활용가치가 높아져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C모씨는 회사 고객정보를 빼내고 K모씨는 해당 고객정보 CD를 언론사 기자에게 제보하는 형식으로 이슈화 하기로 공모했다. 피의자 C모씨는 올 7월초순부터 8월초순까지 한달동안 GS칼텍스 보너스카드 고객 DB서버에 회사업무처리 권한으로 접속해 고객정보를 빼낸 뒤 주민등록번호, 성명, 주소, 자택전화, 휴대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의 개인정보만을 추출, 같은 회사직원인 B씨에게 부탁해 76개의 엑셀파일로 정리했다. 이후 고교동창생인 Y씨를 통해 K씨에게 순차적으로 유출했다. 특히 K씨는 개인정보가 담긴 CD를 유흥가 골목 쓰레기더미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언론사 기자에게 제보, 이슈화를 시도했다. 경찰 수사팀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동기, 추가 공범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이는 한편 이미 회사 외부로 유출된 고객정보의 회수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인정보가 유출된 회사측에 '개인정보 유출여부 확인 사이트'를 구축하도록 권고, 국민들 누구나 피해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 GS칼텍스, 1100만명 고객정보 유출됐나
-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사상최대 개인정보 유출가능성이 있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GS칼텍스 고객 1100만여명의 개인 정보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CD가 강남 일대 유흥가에서 발견돼,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일반 고객은 물론 청와대 관계자와 국회의원, 경철청장, 국가정보원 관계자 등 정부 고위인사의 정보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5일 GS칼텍스는 이와 관련해 "모언론사가 제보받은 `GS칼텍스 고객 명단`이라는 제목의 CD를 입수, 현재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맞는지 데이터를 비교·확인 중"이라면서 "이 작업은 오늘 오후께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CD에는 전국 16개 시·도에 있는 고객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집주소와 전화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가 대거 포함됐다. 개인의 금융이나 신용정보 등은 담겨져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CD에 담겨진 내용은 GS칼텍스의 주유보너스카드 가입고객 등의 회원 정보가 망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GS칼텍스측은 진위여부와 유출경로 등은 좀 더 조사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GS칼텍스측은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됨에 따라 우선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요청했으며, 현재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서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만약 최종적으로 개인정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질 경우 GS칼텍스는 사회적인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 CD가 GS칼텍스 회원정보로 드러난다면 사내 관리인력 가운데 누군가가 정보를 유출했거나 보안시스템에 구멍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된다. GS칼텍스측의 고객정보는 현재 회사 및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개인정보위탁업체(ITMEXSYI, GS넥스테이션) 인력 12명만 접근이 가능하며, 별도의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하토록 돼 있다. 또 데이터베이스 보안을 위해 방화벽은 물론 별도 보안프로그램을 통해 해킹방지를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보너스 카드 고객이나 온라인 사이트에 회원가입한 고객들 정보라면 회원번호나 아이디가 있을텐데 CD에 담긴 개인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일반적인 데이터만 있었다"고 말했다. 누군가 정보를 짜깁기해 같은 내용의 CD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10명 중 1명이 동거
- [조선일보 제공] 서울 신촌 B오피스텔의 큰 창과 복층식 구조가 마음에 들었던 H대 박모(24·여)씨. 9000만원이라는 비싼 전세금이 문제였다. 때맞춰 떠오른 얼굴이 평소 친동생처럼 여기던 지금의 동거남인 Y대 공대생 김모(20)씨였다. 마침 새로운 전셋집을 구하려 했던 김씨는 그녀의 제안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올 3월부터 지금까지 두 사람은 다달이 들어가는 관리비와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하며 함께 살고 있다. 지난 16일 박-김씨의 오피스텔을 찾아가보니 두 사람은 집안에서 강아지도 함께 키우며 여느 부부처럼 생활하고 있었다. 69㎡(21평) 오피스텔에서 박씨는 내부 계단으로 연결된 윗방을 자신의 방으로 따로 꾸며놓았다. 하지만 화장실, 식탁, 냉장고, 소파 등이 있는 아래층이 주된 주거공간. 붙박이 식의 냉장고에는 두 집에서 보내온 반찬 통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온종일 켜져 있다는 컴퓨터 앞에는 먹다 남긴 치킨과 콜라가 널려있었다. 또,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에는 남성용 화장품과 여성 목욕용품이 함께 진열돼 있다. 박씨는 “친구들 대부분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동거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본다”며 “생활비도 절약하고, 동성끼리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현재의 동거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K대생 이준희(21·가명)씨는 올 2월부터 여자 친구와 동거 중이다. 양쪽 부모님 모두 동거 사실을 알고 있고, 조씨의 아버지는 여자 친구에게 ‘며느리’라고 부른다. ‘문란하다’며 조씨를 비난하던 주변 친구들도 지금은 “혼전 동거가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조씨는 “아플 때나 심각하게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때 옆에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점과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동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평생 함께 살 사람이라면 동거 후 결혼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대학생 동거는 이젠 더 이상 색다른 사회 현상이 아니다. 대학가 주변에서는 어렵지 않게 “동거를 하고 있다”고 당당히 밝히는 대학생 커플을 만날 수 있다. 부동산 업자들 역시 “최근 들어서는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찾는 동거 커플이 특별한 손님은 아니다”고 말한다.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모(24)씨는 “내가 사는 원룸 건물의 절반 이상은 함께 동거하는 고시 커플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저녁 늦게 근처 편의점에 가면 운동복 차림으로 라면이나 빵 등을 사러 오는 동거 커플들과 자주 마주친다”고 했다. 왜 숨겨요?”… 흔하디 흔한 동거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20~30대 미혼남녀들은 당당히 “필요하다면 혼전 동거도 가능하다”는 대답을 내놓고 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25~35세 미혼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9%가 “결혼할 연인이 있을 경우 미리 동거해 보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성별에서도 남성 64%, 여성 54%로, 상당수의 젊은 여성들 또한 혼전 동거에 대해 개방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 5월 경상북도의 K대학교 학생 1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67%가 “혼전 동거에 찬성한다”고 답했다.실제 ‘Why?’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서울의 신촌, 종로, 대학로 일대를 돌아다니며 200여명의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총 21명의 대학생들이 동거를 하고 있거나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1명을 제외하곤 양쪽 부모님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계셨지만, 20쌍의 커플은 떳떳이 그들의 동거 관계를 밝혔다.3개월 전부터 남자 친구와 동거 중인 모여대 3학년 김모(23·여)씨는 1개월간의 교제 후 동거를 결정했다. 그는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년간 혼자 지내다 보니 외로움이 컸다고 했다. “왜 동성 친구와 함께 지내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김씨는 “나를 가장 잘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내 남자친구”라며 “굳이 이성 친구와 동거를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터라 서로에 대해 더욱 깊이 알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녀는 함께 사는 이와의 결혼에 대해 ‘확신’이 없다. 김씨는 “나중에 정말 더 좋은 사람이 생겨서 지금 남자 친구와 헤어진다고 해도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때 가서도 또다시 동거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하니까… 같이 살고 싶으니까대학생들은 “왜 동거를 하느냐”는 질문에 으레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있고 싶어서” 라고 대답한다. 결혼이라는 형식적인 구속에서 벗어나 뜻이 맞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같으면 함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꼭 결혼을 해야 할 아무런 의무도 없고, 헤어져도 친한 친구 몇 명만 동거 사실을 알기 때문에 별다른 불안감도 없다. 지난해 8월 Y대생 이성준(25)씨는 “서로 사랑하는데 함께 사는 건 당연하다”면서 3개월간 사귀던 여자 친구를 설득해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 같이 있고 싶고, 생활비도 아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그간 혼자 생활하던 원룸에서 함께 지냈다. 결혼하기에는 어린 나이였고, 또 딱히 힘들게 결혼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씨는 “매일 볼 수 있고, 생활비도 줄어들어 처음 몇 달간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6개월 만에 동거 생활을 끝냈다. 차츰차츰 여자 친구의 단점이 보였고 옷차림, 말투, 만나는 사람 등 부지불식간에 여자 친구의 미운 점이 크게만 느껴졌다. 식사, 청소, 빨래, 쓰레기 버리기 등 사소한 문제로 자주 싸우던 이들 커플은 “헤어지자”는 한마디 말을 끝으로 동거 생활을 접었다. 그는 “부모님도 동거 사실을 모르셨고, 친한 친구 몇 명만 입조심을 해주면 되는 상황에서 헤어지는 일이 어렵진 않았다”고 말했다. 동거 대학생 중 일부는 실리적인 이유에서 동거를 선택한다. 이들이 꼽는 동거의 가장 큰 장점은 ‘생활비 절약’이다. 자취, 하숙방을 하나로 합치거나, 상대방이 사는 전셋집에 들어가 집값을 절약하는 것이다. 생활비 역시 각자 30~50만원 가량을 내놓고 정해진 금액 안에서 함께 쓰기 때문에 낭비를 줄인다. 현재 군 복무중인 이진우(22)씨는 “작년 초 여자 친구의 전셋집으로 들어가 함께 살 때에는 하숙비도 아끼고, 생활비도 절반씩 분담해 그 규모에 맞춰 생활했기 때문에 금전적 여유가 있었다”고 했다. 성적 욕구의 해소 또한 대학생 동거의 한 원인이다. 대학생 김승연(28·가명)씨는 “동거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지만 성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며 “문제는 이성에 대한 신비감이나 환상이 사라져 결혼도 별것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준희씨도 “동거를 시작할 때부터 서로 원할 때 성관계를 가지자고 약속했고, 그런 일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고 했다. 생활비·집세 절반씩… ‘각방 동거’도 많아 대다수 대학생 동거 커플은 동거 결정 후 생활비를 절반씩 부담하고, 집안일도 나눠서 맡는다. 여학생이 식사 담당을 맡으면 설거지는 남학생 몫이고, 집안 청소도 한 명이 청소기를 돌리면 한 명은 물걸레질을 하는 식이다. 상대방의 전셋집으로 들어갈 때에는 생활비를 조금 더 내거나 가사일을 도맡아 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또, 둘이 합친 생활비는 한 사람 명의의 통장에 넣어 두고 함께 사용한다. 부모님이 마련해준 전셋집에서 여자 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는 H대 4학년 김모(26·가명)씨는 “부모님께 매달 40만원씩 용돈을 받고, 여자 친구는 학생 과외로 매달 50만원씩 벌어서 둘이 모은 돈으로 함께 지낸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23·여)씨도 “식사는 학교에서 해결하거나 집에서 해먹고, 함께 있을 공간이 있어서 찻집이나 영화관을 자주 안 가게 되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동거 대학생의 생활 방식은 으레 외식이 줄고, 외부에서의 유흥비가 줄어들어 생활비가 절약된다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하지만 대학생 동거라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생활하진 않는다. 비싼 집값 때문에 집만 같이 구한 다음, 방을 따로 쓰면서 엄격히 사생활을 구분하며 지내는 ‘각방 동거생’도 상당수다. 이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며 여가를 같이 보낼 수는 있어도 이성 친구로 보지 않고 더욱이 성관계는 갖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달 초부터 20평 대 아파트에서 여학생과 함께 지내고 있는 대학생 이모(26)씨는 “방이 2개인데 각자 자신의 방에서 생활하고, 가끔 밥을 같이 먹거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함께 본다”며 “집세와 관리비만 반반씩 내고, 상대방의 방에는 절대 안 들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대학가에서 집만 같이 공유하는 커플들도 상당수다. 동거인을 구하는 인터넷 사이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성 관계만을 바라며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성인들도 있지만, 하숙비를 아끼고 색다른 동거 경험을 바라는 대학생들도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올 3월 한 인터넷 동거인 모집 사이트에 ‘신촌입니다. 동거 구해요’ 라는 제목으로 여성 동거인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Y대학생 이모(25)씨는 비싼 월세금과 몇 년간의 집안일을 둘러싼 남자 룸메이트와의 잦은 다툼으로 여성 동거인을 원했다. 이씨는 “현재 사귀는 여자 친구도 있지만 동의를 구해서 여자 동거인을 구하게 되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동거 대학생들은 부모님에게는 물론 친구들에게도 동거 사실을 비밀에 부친다. 상대방의 부모님이 방문할 때면 다른 친구 집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친한 친구들에게는 동거 사실을 밝히고, 이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당사자들은 증언한다. 동거 대학생 강모(26)씨는 “동거를 나쁘게 보는 친구들도 있지만 동거 커플을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K대학생 조모(23)씨도 “바로 옆방에서 같은 과 동기 커플이 살고 있는데,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가족처럼 챙겨주는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반대… 부부관계 가볍게 여길 수도 반면 자식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 길이 없는 자취생 부모님들은 걱정이 앞선다. “동거하는 여자 친구의 낙태수술 이후 아버지의 권유로 정관수술을 했고 지금도 동거는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이준희씨도 “주변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의 부모님이 동거에 반대한다”고 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윤도경(50)씨는 “학생들이 서로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건전하게만 지낸다면 동거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 자식이 동거를 하겠다면 어떻게든 말릴 것”이라고 했다. 대학가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한결같이 “대학생 동거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당사자들 또한 과거와 다르게 당당하게 행동한다”고 말한다. 신촌에서 5년간 부동산을 운영했다는 이두연씨는 “5년 전만 하더라도 부끄러워하며 어렵게 집을 구하고 다녔다”며 “하지만 요즘은 손잡고 같이 와서 함께 살 집을 알아볼 정도”라고 했다.“올 1학기 내가 담당한 교양수업에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혼전 동거에 찬성했다”고 밝힌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대학생 동거는 수년 전부터 지속적인 증가 추세”라며 “하지만 개방적이지만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이런 문화에 익숙해지다 보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되고, 또 결혼 후에도 부부 관계를 가볍게 여기게 되기 쉽다”고 말했다.
- [밀착취재] 바다이야기 게임장의 24시간... 1시간에 10만원 ''꿀꺽''
- [오마이뉴스 제공] 전국이 때아닌 파란 물결에 휩싸였다. 시원한 바닷물 배경에 물고기떼가 헤엄치는 간판. 언뜻 보면 횟집처럼 보이는 '바다이야기'로 2006년 여름 대한민국은 포위당했다. 도심, 주택가, 대학가, 초등학교 앞 골목, 농촌까지 바다이야기는 깊게 뿌리를 내렸다. 2004년 12월, 바다이야기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누구도 이처럼 큰 인기를 거두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전국에 흩어져 있는 1만5000여 곳의 성인오락실 중 바다이야기는 무려 70%를 장악했다. 전국의 편의점수(9000개)와 맞먹는 규모다. 바다이야기 판매, 유통 업체인 지코프라임은 지난해 매출액 1215억원, 순이익 160억원의 경이적인 실적을 올려 최근에는 코스닥에 입성하기도 했다. 21일 오전 7시부터 이튿날인 22일 새벽 2시까지 <오마이뉴스> 취재진은 시간대별로 동작구, 서대문구, 종로구에 위치한 바다이야기 게임장 표정을 살펴봤다. 바다이야기로 세상이 시끌벅적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기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도박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른 아침 남들 출근할 시간에 게임장을 나서 사우나로 향하는 이들. 점심을 적당히 때우고 게임장에 올인하는 직장인들. 2, 3차 회식이 이어지면서 이곳을 횟집으로 착각하고 들어오는 취객들. 동트기 전 새벽, 가진 돈을 전부 탕진하고 택시비가 없어 짝을 지어 택시를 타고 가는 이들. 대학생은 물론 심지어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이들까지도 바다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한 마디로 '도박공화국'이 따로 없었다. [오전 8시] 남들 출근할 때 우린 사우나로 월요일인 21일 오전 8시 서울 동작구의 한 바다이야기 게임장.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희뿌연 담배연기에 '턱' 하고 숨부터 막혀왔다. 밖에서 바라다본 '파란색 간판' 못지않게, 게임장 안의 풍경 또한 파란색 일색이었다. 50여 대의 게임기 모니터에서는 연신 파란 바다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대개 출근 준비를 하거나, 출근길에 오를 시간이지만 이곳에서 밤을 샌 이들에겐 지금이 '퇴근' 시간이다. 또 24시간 영업을 하는 게임장의 경우에는 종업원들이 청소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곳 손님들은 주변의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같이 사우나를 가거나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한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근처에 살며 노동일을 하고 있다는 김아무개(39)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37번 게임기하고 46번에서 오늘 고래가 터졌어요. 밤에 다시 오면 가급적 그쪽은 피해서 게임을 하는 게 좋아요. 확률상 한 번 터진 곳에서 다시 터지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지난달까지 막노동일을 하다가 지금은 무직이라는 40대 중반의 한 손님은 "어젯밤 8시쯤 들어와 꼬박 12시간을 하고 나서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30만원쯤 잃었을까. 막판에 거북이들이 둥둥 떠다녔는데, 밑천이 바닥나서.(게임기에 거북이가 나오면 고래가 나올 확률이 높음을 예시하는 것)" 이제 "어디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가긴 뭘, 이 앞 사우나서 잠깐 눈 좀 붙이고 다시 와야지"라고 짧게 답했다. [낮 12시] 라면으로 점심 때운 직장인들 속속 들어와 바다이야기 게임은 기본적으로 1만원부터 시작된다. 1만원을 넣으면 100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 한 번당 100원씩 빠진다. 보통 1게임에 걸리는 시간은 4초 남짓. 1만원이면 6~7분 정도가 소요된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매번 버튼을 누르기가 지겨워 시작 버튼 위에 라이터를 올려놓아 자동으로 게임이 계속되도록 했다. 낮 12시가 넘어서자 말쑥하니 양복을 차려입은 이들이 속속 게임장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사발면 등으로 점심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시간 내내 바다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이들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들어오기 위해 애를 썼다. 게임기마다 확률이 달라 이른바 '잘 터지는 곳'을 얻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노량진역 인근의 한 기업에 다닌다는 손님은 "화투, 포커, 경마는 환한 대낮에 들어가기가 꺼려지지만 바다이야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또 구멍가게처럼 게임장이 많다 보니 어디서든 별 어려움 없이 드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업주 입장에서 보면 이들이야 말로 '보배' 같은 우량 손님이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게임을 하다보니 1명이 여러 대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 보통 한 사람 당 평균 3대의 게임기를 돌린다. 이 경우 한 시간 남짓 하다보면 50만원을 잃는 것은 기본이다. 이곳에서 만난 회사원 고아무개씨는 "예전엔 점심을 먹고 당구장으로 가는 직장인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성인오락실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며 "일부는 게임에 빠져들어서 오후 근무 시간에 늦게 들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후 4시] 대학가 젊은이들도 도박중독에 빠져 오후 4시 이번에는 대학교가 밀집돼 있는 신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촌 유흥가 주변에만 성인오락실이 줄잡아 50여 곳이 들어서 있다. 바다이야기는 이곳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다이야기는 젊은이들마저 도박 중독으로 끌어들였다. 대학생 차림의 한 손님은 "파란색 모니터를 비롯해 디자인이나 분위기가 게임방에 온 것 같고 젊은 감각에 딱 맞다"며 "지금껏 성인오락실 하면 떠오르는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분위기는 바다이야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바다이야기는 대학생들 손에서 처음 나왔다. 이 게임기의 핵심인 확률 프로그램을 만든 이들은 서울대 전기공학부 학생들. 기자도 종잣돈 5만원을 들고 이들 틈에서 직접 '실습'에 나섰다. 옆자리 손님에게 "처음 해보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대뜸 "처음 하는 거면 하지 마쇼"라는 대답이 날아왔다. 그는 "나야 이미 '망가진' 상태지만 처음 하는 거라면 극구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그곳 종업원의 도움을 받아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돈을 넣기만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기계가 전부 알아서 해준다. 한 번 게임할 때마다 시작 버튼을 새로 눌러야 하지만 이마저 시작 버튼 위에 라이터를 올려놔 '오토화' 시켰다. 종잣돈 5만원을 전부 탕진하는데 걸린 시간은 채 1시간이 안됐다. 손에 쥔 거라곤 달랑 5000원짜리 상품권 한 장. 게임장 밖 한쪽에 마련된 상품권 교환소에서 수수료(장당 500원)를 떼고 4500원을 챙겨 나왔다. 대학가 주변 바다이야기에는 종종 등록금을 게임에 쏟아 부어 모두 잃고 난 뒤 부모 몰래 휴학을 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도박 중독자들의 자발적 치료모임인 한국 단(斷)도박모임 사이트(http://dandobak.co.kr)에는 등록금을 포함해 수천만원을 날린 대학생들의 '바다에 빠진 이야기'가 줄줄이 올라와 있다. [밤 10시] 취객들, 횟집으로 착각하고 들어와 밤 10시 취재진은 종로3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게임장은 다시 활기를 뗬다. 보통 하룻밤을 꼬박 이 곳에서 새우는 이들이 바다이야기로 '출근'을 하는 시간도 이맘때다. 이 시간에 오는 이들은 대부분 '꾼'들이 많아 보통 한 명 당 3~4대의 게임기를 돌린다. '꾼'들 사이에는 보통 잘 '터지기'로 유명한 게임장이 어느 곳인지 안다. 종로3가에 위치한 이곳도 그 중 하나다. '취재비' 10만원 가운데 남은 5만원으로 다시 '실습'에 들어갔다. 한 20분쯤 모니터를 보고 있으려니 옆자리 와이셔츠 차림의 한 손님의 게임에서 '잭팟'을 알리는 팡파르가 터졌다. '런던보이스'의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가 흘러 나왔다. 빈민가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 이 노래와 게임장 풍경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줄곧 게임장에 있으면서 처음 듣는 팡파르였다. 이 손님의 경우 상어가 나왔다. 고래가 나오면 50만~300만원 정도를 딸 수 있지만 상어가 나오면 당첨금은 뚝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승률조차 채 10%를 넘지 않는다. 결국 대박을 터뜨릴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손님이 서너대의 게임기를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밤 11시가 넘어서자 일부 취객이 횟집으로 착각하고 들어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이렇게 횟집으로 착각하고 들어왔다가 처음 발을 들여놓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해준다. 한 손님은 "친구들과 2차로 술 한 잔 하려다 간판에 그려진 바다와 물고기를 보고 횟집인 줄 착각하고 들어온 적이 있다"며 "들어온 김에 한 게임 한다는 게 1시간 만에 50만원을 따면서 이곳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100원 베팅으로 5000원짜리 상품권 100장을 손에 거머쥔 적이 있다"며 "당시 기분은 마치 월척을 낚았을 때의 느낌"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 '손맛'이 이 손님을 바다이야기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새벽 2시] "택시 같이 타고 가실 분 없나요?" 밤 12시를 넘기자 여기저기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이들 대부분은 몇 시간 째 고래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다. 바다이야기로 세상이 온통 시끄럽지만 이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에 불과했다. 낮 시간대 손님들이 10만원 안팎을 판돈 삼아 게임을 즐기는 부류가 많다면, 이 시간대에 남아 있는 이들은 대부분 뭉칫돈을 손에 쥐고 눈에 핏발을 세운 도박중독증 손님들이다. 새벽 2시가 넘어서자 손님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갔다. 지금도 남아 있는 이들이 '진짜 꾼중의 꾼'이다. 이때가 되면 게임장 주변에서 손님들끼리 짝을 맞춰 택시를 잡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주로 종로와 강남 일대의 바다이야기 같은 성인오락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웬만한 이들은 택시비까지 털어 게임비로 탕진한 터. 택시비를 줄이기 위해 여러 손님들이 돈을 갹출해 택시를 함께 타고 서로의 목적지에서 내린다. 게임장 문을 나서는 한 손님을 슬쩍 잡아 세웠다. "오늘 좀 벌이가 좋았냐"는 질문에 그는 대답은 않고 연신 침만 내뱉었다. 상품권을 교환하러 가는 길에 비교적 '길게' 이 손님과 얘기를 나눴다. "끊으려고 무척 노력도 많이 했지. 한 보름간 발길을 끊은 적도 있었어. 그런데 밤만 되면 ('잭팟'을 알리는) 팡파르 소리가 환청처럼 들려. 잠자리에 누우면 천장에 고래와 상어떼가 아른거리고. 결국 다시 이곳으로 발걸음을 하게 됐어." 바다이야기의 24시간은 이렇게 계속 돌아갔다.
- 노무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모두연설문(전문)
-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모두 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그리고 내외신 기자 여러분,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지난 신년연설에서 다 말씀드리지 못했던 내용과, 그 이후 제기된 쟁점에 관해 간략히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작년 4/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5.2%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5% 안팎의 성장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성장이 내수 확산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나아가 중소기업과 서민 여러분의 호주머니로 연결되도록 최선을 다해나가겠습니다.올 들어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값이 다시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시장원리와 맞지 않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이미 예정했던 대로 추가적인 정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 투기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교란하는 일이 없도록 완벽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저는 신년연설에서 우리의 재정과 복지지출 규모에 대해 책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 말을 바로 증세논쟁으로 끌고 가서 정략적 공세에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은 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대통령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무리하게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입니다. 저는 단지 우리 재정의 규모와 복지지출의 실상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이것은 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통령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반드시 국민 여러분께 진실을 말씀드리고 대책을 의논해야 할 일입니다. 대통령도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은 국민 여러분께 상의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로서도 세금을 올리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이미 강도 높은 세출구조조정과 예산 효율화를 통해 씀씀이를 최대한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정부정책사이트인 ‘국정브리핑’에 들어가서 ‘구체적인 근거 없이 예산낭비라고 하지마라’는 글과 ‘관련기사’를 보면, 우리 정부가 예산지출을 줄이기 위하여 하고 있는 일이 소상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현행 세율과 조세체계 안에서 감면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서 세원을 넓게 발굴하고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막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증세 논쟁을 할 때가 아니라 감세 주장의 타당성을 따져 보아야 할 때입니다. 한편으로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기초연금’을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감세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돈쓸 일은 끝없이 내놓으면서도 세금을 깎자는 주장의 타당성과 책임성을 따져보지 않으면 그나마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 재정마저 위태롭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지방선거가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이룬 공명선거의 큰 흐름이 확고한 문화로 정착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정부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고, 부정과 반칙은 반드시 패배하는 선거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당내 경선은 모든 공직선거의 기본입니다. 정당도 성역일 수는 없습니다. 특권을 주장해서는 안됩니다. 야당탄압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됐습니다.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데 예외가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시는 부정선거 문제가 사회적 과제가 되지 않도록 국민과 정부, 여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나가야 하겠습니다.사회취약계층의 생계와 인권을 침해하는 각종 폭력과 부조리는 철저히 근절하겠습니다. 공사장 노동자, 생계형 노점상, 영세 유흥업소 종사자 등을 상대로 협박과 갈취를 일삼는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나갈 것입니다.이와 함께 국민 여러분을 불안하게 하는 조직폭력,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정보지폭력 등 ‘4대 폭력’은 반드시 뿌리 뽑도록 하겠습니다.국민 여러분,그동안 정부는 균형외교, 자주국방, 남북간 신뢰구축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외교안보를 추진해 왔습니다.우리는 미국에 대해 동맹으로서 최고의 예우를 하면서도, 할 말은 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더 큰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미간에 쌓여 있던 여러 가지 현안문제들은 다 풀었습니다. 올해 안에 한미동맹의 장래에 관한 공동연구와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국들과의 협상도 진지하게 준비해 나가겠습니다.지난 십수년간 미루어 왔던 국방개혁도 이제 본격화될 것입니다. 다음 임시국회에서 국방개혁기본법이 통과되면 2020년을 목표로 군구조 개편과 국방운영혁신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시끄럽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할 일을 뒤로 미루지는 않겠습니다. 오랜 숙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19년을 미뤄왔던 방폐장 부지 문제가 해결을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미군기지 문제도 이제 정리가 됐습니다. 10년 이상 끌어왔던 사법개혁도 입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의 하나는 철도적자문제입니다. 이 문제도 철도공사에만 맡겨놓을 일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일입니다. 더 이상 장기 미해결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넷 예비입주자 모임 권리찾기운동 ´활발´
- [edaily 이진철기자] 오는 10월말 부천시 역곡동의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회사원 윤종원씨의 요즘 하루일과중 하나는 인터넷 예비입주자 모임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다.
윤 씨는 이 인터넷동호회에서 설계에 대한 다른 입주자들의 의견은 물론, 옵션설치 정보와 최근 분양권 시세정보까지 입주를 앞두고 여러가지 정보를 접하고 있다.
또 이달중 예정된 입주자 사전점검에 대한 정보도 인터넷동호회에서 가장 먼저 알게 됐다. 윤씨는 무엇보다 입주들이 아파트 시공에 대한 의견을 올리면 현장소장이나 담당직원이 직접 답글까지 달아주는 건설사의 성의가 만족스럽다고 한다.
아파트 입주자들의 인터넷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입주문화도 바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예비입주자 모임이 잇따라 결성되면서 정보교환은 물론 건설사에 대한 하자보수 보완 등 권리찾기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 예비입주자 동호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주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새시, 이사, 법무사 등의 공동구매를 통한 입주민의 편의제공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하자보수나 도로, 학교개교 관련 업무 등에 다양한 의견을 제출하는가 하면 해당 건설사나 관공서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입주를 전후해 신규 아파트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신속하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
◇건설사 시공감시부터 공동구매 등 정보교환 등 활동 다양
최근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에 입주를 시작한 푸른마을 동익미라벨의 경우 당초 9월 예정이었던 목암초·중등학교의 개교가 내년 3월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동호회를 중심으로 입주자들은 시공사인 동익건설측과 협의, 오는 12월까지 인근 고양초등학교로 통학하는 120여명의 학생에게 등하교 스쿨버스 지원을 약속받아 운영중이다.
동호회는 또 지난 7월 입주이후 매주 일요일을 대청소의 날로 지정, 입주민이 직접 단지내 쓰레기청소, 잡초제거 등 주변 환경미화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 및 예비입주들의 권리찾기 움직임은 아파트 분양가격 담합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용인 동백지구에서도 활발하다.
동백지구에서 서해종합건설이 분양한 ´서해그랑블´ 아파트 예비입주자 모임은 입주자들의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모임으로 꼽힌다.
서해그랑블 예비입주자들은 지난 5월말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아파트 공사현장으로 콘크리트가 운반됐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아가 건설사에 항의하고 용인시에 사이버시위를 하기도 했다.
또 아파트에 설치되고 있는 인터넷 등급이 회사 쪽이 선전한 것보다 낮은 등급임을 알아내 항의한 끝에 최고등급의 인터넷 설치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동호회에서는 현재는 분양광고 때 밝힌 지하 엘리베이터를 약속대로 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중이다.
경기지방공사가 동백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써미트빌´ 예비입주자 모임 역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지하 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가 연결되지 않는 설계상의 문제점을 지적해 건설사가 이를 시정토록 했다.
◇입주예정 동호회 1300여곳 결성.. 소비자 권익도 큰 도움
건설사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부당한 행정처리에 대한 시정요구도 활발하다.
지난달 입주가 이뤄진 천안 불당지구의 경우 동일하이빌을 비롯해 현대아이파크, 대동피렌체 입주자들의 경우 공동으로 모여 지자체가 단지 옆에 유흥주점과 러브호텔을 허가 내준 것에 대한 건축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건설사와 지자체에 대한 문제점 지적 외에도 예비입주자들의 정보차원의 새로운 의견제안도 눈에 띈다.
지난 5월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용인 구갈3지구 한라비발디의 경우 인터넷 예비입주자 동호회에서 어정역으로 연결되는 다리설치 제안은 물론 식기세척기와 김치냉장고를 서로 바꾸는 실속정보가 인터넷 동호회상에서 교류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입주민들의 의견을 소홀하게 대해왔던 건설사나 일방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오던 해당 지자체 등이 이제는 입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협의한 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업무의 투명화는 물론 입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주택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날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상의 입주예정 아파트의 예비입주자 동호회는 부동산정보업체 사이트 등 현재 1300여개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으며, 개별 건설사 홈페이지에도 예비입주자를 위한 페이지가 개설돼 있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