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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이민정책, 냉정히 말해 인류애 때문 아냐…국익 위한 것"
- [제주=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정말 이 시기를 놓치면 10년 뒤 ‘왜 그때 안 했나’라는 원망을 받고 후회하게 될 거로 생각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 “출산 장려만으로는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어렵다. 출입국 이민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더 나아가 한 장관은 “체계적인 출입국 이민정책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한 장관은 “대한민국이 처한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하게 모색해야 할 것은 인구문제로, 2100년이 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00만명 이하로 줄고 생산 가능 인구보다 노인층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이대로면 한국의 지속적 발전뿐 아니라 존속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국인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정책이 있지만, 복합·구조적 문제인 탓에 한계는 명확하다”며 “인구수가 절대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정책들만으로는 이미 늦었다”고 거듭 한계를 지적했다. 한 장관은 “이민 정책의 호감과 반감을 별개로, 정부는 다른 길이 없다면 강하게 그립을 쥐고 추진해야 한다”며 “1950년 농지개혁을 지금 정답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처럼, 70년 뒤돌아봤을 때 2023년에 정답을 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외국의 우수한 인력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고 국정과제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며 “외국인과 이민자를 경계 짓지 말고 우리 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출입국 이민정책은 여러 부처로 분산돼 있는데, 정밀하게 분석하고 책임 있게 답할 수 있는 기관이 없었다”며 “국익 관점에서 출입국이민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 장관은 취업비자 확대와 관련, “장기취업비자(E74)를 올해 3만5000명으로 늘렸는데, 문재인 정부 당시엔 1000명이었다”며 “이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더 열심히 일하고 기여할 경우 사실상 대한민국에 편입될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나라에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추천하면 E74로 파격적인 전환을 하는데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도 했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한 장관은 “이민·비자정책은 냉정히 말해 인류애를 위한 건 아니다”며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어교육, 그리고 한국어를 잘하는 분에 대해서 큰 가점과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며 “그래야 우리와 함께, 우리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한 장관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 “지금 이 일을 열심히 잘하고 싶다”고 즉답을 피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 690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대한 법무부 입장에 대해선 “적절한 시점에 제가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강연 전 한 장관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며 신기업가정신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방명록엔 “대한민국 기업인의 혁신을 응원한다”고 적었다.한동훈(왼쪽) 법무부 장관이 15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행사장을 둘러보며 신기업가정신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생생확대경]"이민, 저출산대책되려면 목표 분명해야"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3800만명’.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2070년 대한민국 인구 전망이다. 이 예측대로라면 올해 약 5200만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앞으로 47년간 연평균 30만명 씩 감소한다는 얘기다. 바꿔 말하면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매년 30만명을 더 낳거나, 그 수만큼 이민을 받아야 한단 결론에 이른다.하지만 2000년대 이후 수 십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 저출산 정책은 합계출산율 0.78명(2022년 기준)이란 처참한 성적표만 남겼다. 이에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대안으로 이민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 산하에 이민청 신설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지난 11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외국인·이민제도 정책 소통 간담회에서 “외국인 인력 문제를 유연하고 체계적인 정책을 운용한다면, 지역 발전과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이민 확대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달 초 민선 8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 정책의 투자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이 되고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상황이 되면 차선책으로 이민 정책도 지금부터 서서히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자료=통계청)문제는 정부가 이민 정책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부족한 인구를 이민으로 어느 정도 벌충할 것인지,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한 바 없다. 또 정부가 질 좋은 전문인력 중심으로 이민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구체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나온다.미국의 경우 전문인력 이민에 해당하는 ‘H1-B’비자로 매년 8만 5000명 정도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3억 4000만명인 미국 전체 인구의 0.025%에 불과한 규모다. 우리나라가 같은 비율로 전문인력 이민을 받는다면 한해 1만 3000명 안팎으로 저출산 대책과는 거리가 먼 수준이다. 실제 2070년까지 매년 1만 3000명의 전문인력이 이민을 오더라도, 우리나라 예상 감소 인구인 1400만명의 4.4%인 약 61만 1000명이 늘어나는데 그친다.일각에선 전문인력에 대한 이민을 확대하면 국내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내국인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면 저출산을 더욱 부추길 우려도 있다.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를 보면 2020년 기준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10년 전과 비교해 각각 1.6세, 1.9세 증가했다. 또 25~49세 인구 중 혼인 경험은 남자는 52.9%, 여자는 67.1%로 같은기간 11.8%포인트, 10.3%포인트 감소했다. 이같이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혼인 경험 비율이 낮아지는 가장 큰 원인으론 일자리 부족이 첫손에 꼽힌다. 이런 현실에서 전문인력의 이민 확대는 자칫 우리 청년들과의 일자리 경쟁을 유발해 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전 세계 선진국들이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 확대는 우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이민 확대를 고려한다면, 그 대상 국가와 인원, 연령, 계층 등을 면밀하게 따져 구체적인 목표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다.
- “프랑스폭동, 남일 아니다…‘짱깨’라며 차별, 20년 전과 똑같아”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국적은 중국이지만 저도 성은 김해 김씨예요. 중국에서 저는 소수민족이라고 냉대를 받지만 한국은 같은 민족이니까 따뜻하게 반겨줄 거라고 기대했어요. 부푼 마음으로 왔는데 실제 생활은 예상과 달랐죠.”중국어와 한국어가 혼용된 간판들이 4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 건물에 달려 있다.(사진=이영민 기자)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김동휘(41·중국인 조선족)씨는 20년간 한국에서 설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중국인, 조선족 사람 한둘이 문제여도 한국 사람들은 전체를 욕한다”며 “좋은 한국인도 많은데 막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 아프다”고 했다.특히 그는 한국에 사는 중국 동포들 사이에서 차별에 따른 반감이 쌓여가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저도 ‘짱깨’라는 말을 들으면 울화가 치밀지만 문제를 일으켜서 벌금을 많이 받으면 추방되니까 참는다”고 했다. 이어 “아직 그 시기까지는 아니지만, (분노가)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폭발하지 않나”라면서 “일부 중국인의 잘못을 전체로 확대해서 욕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10대 소년의 사망 후 벌어진 이민자 폭동은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더 나은 일자리와 처우를 바라고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동포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이 느끼는 차별과 소외는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고 계속 쌓여가는 중이다.6일 오후 둘러본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중국인과 조선족이 밀집해 사는 곳이다. 여기서 만난 조선족 이주민들도 “같은 조상과 역사를 공유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소외감을 느낀다”고들 했다.대림동에서 중국식료품을 판매하는 양모(52·중국인 조선족)씨는 세월이 흘러도 외국인 차별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때 중국 연변으로 이주했다가 20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처음 여기 음식점에서 서빙 일을 할 때 ‘과일은 먹고 사냐’, ‘TV는 있냐’고 무시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특히 이들은 한국 사람들이 피부색, 국적을 따져 자신들을 더 차별한다고 성토했다. 양씨는 “지금도 은행이나 동사무소에 가면 대우가 다르다”면서 “미국인한테는 친절한데 우리한테는 왜 눈빛이랑 행동으로 그렇게 무시하는지 묻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온 신준범씨(27·중국인)는 “어제 홍익대 주변에서 옷을 살 때 점원이 백인에게는 굉장히 친절했는데 내가 가니까 대답도 안 했다”면서 “이런 태도에서 아직도 차별이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정부는 줄어드는 인구로 이민청 설립 등 이민자 수용 확대를 고민하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아직도 순혈주의 성향이 강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다문화수용성조사’에서 성인의 다문화수용성 점수는 52.3점을 기록했다. 2015년 53.9점, 2018년 52.81점 등 시간이 흐를수록 수용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최근 프랑스 사례처럼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사무국장은 “한국은 재외동포가 많아서 이주민의 인종적 통일성이 있긴 하나 문화와 국적에 따른 차별이 많다”면서 “이주민과 만날 기회를 늘리고 한국인도 이주민을 이해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국장은 “최근 온라인 상의 혐오 댓글도 큰 문제”라며 “이런 표현을 거르는 제도적 장치도 계속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민주평통의료봉사단, 북한이주민과 다문화가정 자녀에 장학금 전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주평통) 의료봉사단(단장 김철수)은 지난 6월 30일에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 가정 모범학생을 대상으로 한 ‘민주평통 의료봉사단 장학금 수여식’을 사무처에서 개최했다. 특히 이 날 행사에서는 민주평통 자문회의 김관용 수석부의장과 석동현 사무처장이 참석해 4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되었다.이번 장학금 지원사업은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 가정의 성공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평화통일 기반 조성과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대학생 20명에게는 각각 200만원씩 총 4,000만원이 지급되었으며, 초, 중, 고교생 20명에게는 각각 50만원씩 총 1,000만원이 지급되었다. 이를 통해 총 5,000만원의 장학금이 수여되었다.민주평통 의료봉사단은 2016년부터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국가관이 뚜렷한 미래지향적인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선발, 지원해왔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는 23회에 걸쳐 북한이탈주민 및 다문화 가정을 위한 건강검진과 나눔의료를 펼치며 5억원의 약품과 치료비를 지원했고 고급 구급약키트 지원사업도 전개했다.민주평통 의료봉사단은 2016년 1회차부터 13회차(20기 4차)까지 총 207명의 대학생과 257명의 초, 중, 고교생을 포함, 총 5억 551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김철수 단장은 “민주평통 의료봉사단은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며 “많은 학생들이 성공적인 교육과 통일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김관용 수석부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민주평통 의료봉사단이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교육 지원으로 평화통일을 향한 힘찬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한편 민주평통 의료봉사단은 향후 국내외 다양한 활동으로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그들 자녀들의 미래 성장과 국민 통합에 기여할 인재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 [이희용의 세계시민] 대전자령대첩을 아시나요? 90주년 맞은 독립군의 승전보
- 한국광복군 총사령관을 지낸 독립운동가 지청천 장군.[이희용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독립군이 거둔 3대 대첩으로 1920년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 1933년 대전자령전투를 꼽는다. 학자에 따라서는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를 하나로 이어진 싸움이라고 보고 대전자령전투와 함께 2대 대첩이라고 일컫기도 한다.지청천 장군이 이끄는 대한독립군은 중국군과 손을 잡고 대전자령(大甸子嶺)에서 전투를 벌여 일본군 130여 명을 살상하고 장갑차 2량, 박격포를 비롯한 각종 포 8문, 기관총 110자루, 소총 580자루, 탄약 300상자, 피복과 담요 등 군 장비 부속품 2,000여 건, 1개 대대의 1년 치 식량 등 마차 200여 대 분량에 이르는 막대한 전리품을 노획했다. 역대 최대의 전과를 올렸음에도 대전자령대첩은 청산리전투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승리를 이끈 지청천 장군도 청산리의 영웅 김좌진 장군이나 봉오동의 전설 홍범도 장군보다 존재감이 덜한 느낌이다. 1930년대로 접어들며 만주의 독립운동 진영은 암울한 상황을 맞고 있었다. 일제는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주요 지역을 점령한 데 이어 이듬해 꼭두각시 나라 만주국을 세웠다. 일본이 부설한 철도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905년부터 만주에 주둔해오던 관동군도 대대적으로 증강됐다. 만주가 일본 손아귀에 들어가다 보니 일제의 수탈과 착취를 피해 만주로 건너온 한인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한인의 지원에 기대고 있는 독립군의 기반과 여건도 열악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낳는 법. 무장독립투쟁 세력은 조직을 통합하고 전열을 정비했다. 북만주에서는 지청천 장군의 한국독립군, 남만주에서는 양세봉 장군의 조선혁명군으로 재편됐다.중국도 가세하고 나섰다. 만주 중국인들은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달갑지 않게 여기면서도 일본군과의 정면충돌을 두려워해 한인들의 무장투쟁을 마뜩잖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이 만주 지배 야욕을 노골화하자 항일투쟁에 나서면서 독립군과 연대한 것이다. 한국독립군은 중국호로군, 길림자위군, 중국구국군 등과 함께 쌍성보, 대전자령, 사도하자 등에서 일본군과 싸워 이겼다. 조선혁명군은 중국의용군과 연합해 영릉가와 홍경성에서 승전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전과를 올린 대전자령전투는 1933년 6월 30일 치러졌다. 조선 회령에 주둔하던 일본군 19사단이 길림성 왕청현에 파견됐다가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중 연합군은 대전자령에 이르는 계곡 양편에 매복했다. 일본군은 1600여 명이었고 독립군과 중국군은 각각 500명과 2000명 규모였다. 지청천은 공격 개시를 앞두고 병사들에게 이렇게 훈시했다.“태평령(대전자령)의 공격은 3천만 대한인민을 위하여 원한을 복수하는 것이다. 총알 한개 한개가 우리 조상의 수천, 수만의 영혼이 보우하여 주는 피의 대가이니 제군은 단군의 아들로 굳세게 용감히 모든 것을 희생하고 만대자손을 위하여 최후까지 싸워라!”(지헌모 저 ‘청천장군의 혁명투쟁사’ 중에서)한중 연합군의 공세를 견뎌내지 못한 일본군은 보급물자를 버려둔 채 도주했다. 아군의 피해는 경상자 4~5명에 그쳤다. 그러나 전리품을 나누는 과정에서 한중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그해 9월 독립군이 동녕현성을 공략했을 때 중국은 약속한 지원병을 보내주지 않아 독립군 수십 명이 전사하고 지청천도 부상했다. 10월에는 중국인 부대가 독립군 사령부를 포위한 뒤 지청천을 비롯한 간부들을 구금하고 무장해제에 나섰다. 만주를 무대로 한 활동에 한계를 느낀 지청천은 임시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중앙육군군관학교 낙양분교 한인특별반 교관으로 부임했다. 이듬해 9월 양세봉마저 일본 밀정에 의해 암살되자 만주의 무장독립투쟁 세력은 사회주의자 일부만 남았다.일제는 1920년 청산리전투 직후 만주 한인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보복에 나섰다. 이른바 경신참변(庚申慘變)이다. 이번에는 항일무장투쟁 세력의 근거지를 아예 없애는 작업에 나섰다. 이들 지역 주민을 강제이주시켜 공동화하는 대신 ‘안전농촌’이란 이름으로 집단부락을 만들었다. 만주 한인들은 피땀 흘려 개간해온 농토를 빼앗긴 채 새로운 황무지로 내던져졌다.6월 30일은 대전자령전투 90주년을 맞는 날이다. 승리의 주역 지청천 장군은 청산리전투에도 참전한 항일독립전쟁의 전설이자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인 광복군의 총사령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애국혼을 기리는 동시에 만주 동포들의 희생과 수난도 잊지 말아야 한다.◇글=이희용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전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
- 뉴진스, 트리플 타이틀곡 'ETA' 팬미팅서 첫 공개 예고
- 뉴진스(사진=어도어)[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뉴진스(NewJeans)가 컴백 타이틀곡 중 하나인 ‘ETA’를 팬미팅에서 최초로 공개한다.26일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채널에는 ‘ETA’ 뮤직비디오 티저가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어둠 속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모습이 나온다. 이와 함께 흘러나오는 빠른 비트와 펑크 바이브가 속도감을 더해 듣는 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이를 접한 팬들은 “벌써부터 중독”, “비트 장난 아닌 듯”, “이번에도 느낌 굿” 등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런 가운데 뉴진스 공식 트위터에는 ‘ETA’ 관련 공지가 추가로 게재돼 눈길을 끈다. 해당 공지에는 ‘ETA(Estimated Time of Arrival)’, ‘Flight No. NJ721’, ‘Destination : SK Olympic Handball Gymnasium’, ‘ETA : 7/1 18:00 & 7/2 17:00’, ‘Status : On Time’라는 문구가 담겼다. 공지 내용을 유추해 보면 뉴진스는 신곡 ‘ETA’ 무대를 내달 1~2일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진스 첫 팬미팅 ‘버니즈 캠프’에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정식 앨범은 물론 선공개곡을 공개하기도 전에 타이틀곡 중 한 곡을 먼저 팬들에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뉴진스의 남다른 패기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해당 공지를 통해 ‘ETA’의 풀네임도 첫 공개됐다. ETA의 풀네임은 ‘Estimated Time of Arrival’이다. 이는 도착 예정시간을 의미한다.앞서 어도어는 ‘ETA’에 대해 “틴에이저들의 공감대가 느껴지는 독특한 가사와 마치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뉴진스 특유의 감성이 담긴 멜로디 랩이 인상적인 노래”라고 밝힌 바 있다. 발표하는 곡마다 독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가사로 주목받았던 만큼, ‘ETA’에 어떤 멜로디와 노랫말이 담길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내달 21일 발매되는 뉴진스의 미니 2집 ‘겟 업’(Get Up)은 총 6곡으로 구성됐다. 트리플 타이틀곡 ‘슈퍼 샤이’(Super Shy), ‘ETA’, ‘쿨 위드 유’(Cool With You)를 비롯해 ‘뉴진스’(New Jeans), ‘겟 업’, ‘ASAP’이 수록됐다. 이 중 ‘슈퍼 샤이’와 ‘뉴진스’는 내달 7일 선공개된다.
- "이민자들, 경쟁자 아닌 동반자…포용·인식 변화 절실"[ESF2023]
-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현실적으로 한국이 인구 절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민 국가가 되는 방법밖에 없다. 법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함께하는 한국인들의 마음도 변해야 한다.”독일 출신 기자 안톤 숄츠는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외국인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법으로 바꿀 수 없는 부분”이라며 “제도보다 마음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여기서 일을 하는 외국인들의 필요성을 한국 사람들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브라질 출신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 역시 이에 공감하며 “불쌍한 외국인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을 향한 인식 개선을 도울 수 있는 예능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혜라 이데일리TV 아나운서,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 안톤 숄츠 한국이민정책위원회 자문위원, 아빌란 마리벨 알코노퀴 화순군청 가정활력과 다문화팀 주무관이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서 비정상회담 ’지금 우리나라는‘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21~22일 양일간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저출산·고령화의 늪을 뛰어넘기 위한 미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고령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민 국가가 현실적 답이튿날 전략포럼의 마지막을 장식한 세션 ‘비정상회담 ‘지금 우리나라는’’에서는 브라질 출신 방송인으로, 주한브라질대사관 교육 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카를로스 고리토와 독일 출신 기자이자 한국이민정책위원회 자문위원인 안톤 숄츠, 아빌란 마리벨 알코노퀴 화순군청 가정활력과 다문화팀 주무관이 패널로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 사람은 태어난 국가도 직업도 다르다. 하지만 이방인의 시선에서 오랜 기간 한국의 변화를 몸소 겪고 들여다본 이민자란 공통점을 지녔다. 이들은 포럼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함께 찾아온 세계화, 한국의 이민 정책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특히 우리 사회가 이민자들을 포용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공존의 태도를 함양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숄츠는 지난 1994년부터 20여년 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의 인구 절벽을 가장 많이 실감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고령화는 향후 한국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직 고령화 문제는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 2030~2040년부터 사람들이 정말 고령화를 느끼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령화 문제가 향후 남북 관계, 범죄 해결보다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숄츠는 현실적으로 출산 증가로 인구를 늘리는 방법이 쉽지 않은 만큼, 다양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정책이 저출산 및 인구절벽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민자들을 향한 한국인들의 편견과 부정적 인식, 심리적 장벽 등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를로스 고리토 역시 “설문조사로 외국인이 한국에 오는 현상은 좋다고 대답하는 반응이 많지만, ‘외국인이 우리 옆집에 이사 온다면’에 대한 질문엔 좋은 대답이 안 나온다”고 공감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혜라 이데일리TV 아나운서, 방송인 카를로스 고리토, 안톤 숄츠 한국이민정책위원회 자문위원, 아빌란 마리벨 알코노퀴 화순군청 가정활력과 다문화팀 주무관이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서 비정상회담 ’지금 우리나라는‘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이민자 인식, 과거보단 좋아져…경쟁자 아닌 동반자로 인식해야 고리토는 자신이 출연한 ‘비정상회담’ 등 예능, 미디어의 영향 덕분에 최근 들어 외국인 이민자들을 향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 역시 느낀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고향인 브라질도 이민자들에 포용적인 다민족 국가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고 부연했다. 마리벨 주무관도 “예전에 저의 외모와 국적으로 차별을 느낀 적이 있었다”면서도, “지금 세대를 보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겪는 왕따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긍정적 인식도 늘었다. 각기 다른 문화가 있고, 그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은 특히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인식을 함양하기 위한 제도적 도움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마리벨 주무관은 “우선은 외국인 지원센터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결혼 이민자,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등 한국 정착을 희망하는 외국인들이 자들이 더욱 편하게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이민자들을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인식해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고리토는 “한국에 취업하는 외국인들을 여러분의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 파트너로 생각해달라”며 “사실 우리는 여러분과 똑같이 세금도 내고 건강보험료도 낸다.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