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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다문화미래대상 초대 시상식…대상에 구로구청·안산시
-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왼쪽에서 두번째부터), 방송인 김예분, 조혜련,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권인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그룹 블랙스완이 30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2023 다문화미래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에 나섰다. 아래 왼쪽부터 서울시 구로구청, 서울다문화교육지원센터, 광양 색동나무극단, 경기도 안산시, 전남 화순군, MBC에브리원 ‘어서와~한국은 처음이지?’ 등 각 부문 대표 수상자들.(사진=이영훈 기자)[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데일리 다문화미래대상 시상식이 처음으로 개최됐다. 서울시 구로구청(여성가족부 장관상)과 경기도 안산시(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상)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2023 이데일리 다문화미래대상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려 대상과 주요 부문 시상에 나섰다. 서울 구로구청은 서울 자치구 가운데 외국인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구로형 상호문화 정책’을 발전시켜 다문화 사회 정책 발전에 기여해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다. 경기도 안산시는 특유의 산업 환경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 비율이 높아 2005년 전국 최초로 관련 전담 부서인 외국인주민지원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시상에서도 외국인 인권조례 지정, 전국 유일 다문화마을 특구 지정 등 다문화 관련 정책 개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상에 낙점됐다. 이밖에 다문화 모범정책상은 전국 최초로 결혼이주여성 공무원 채용을 실시한 전남 화순군에, 다문화 모범봉사상은 결혼이주여성으로 구성된 공연단체인 전남 광양 가족센터 색동나무 인형극단에, 다문화 모범복지상은 다문화 가정 학생 공교육 지원 등에 힘쓰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시다문화교육지원센터에 돌아갔다. 또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제작한 장재혁 CP와 이순옥 PD가 공로상을 받았다. 외국인만으로 이루어진 KPOP 걸그룹 블랙스완은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다문화 인식제고에 힘쓰고 있어 다문화미래대상 홍보대사로 위촉됐다.이날 시상식에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중열 전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장 등도 참석했다. 또 방송인 김예분, 조혜련 등도 참석해 시상식을 빛냈다. 이데일리는 지난 6월 다문화 콘텐츠 전문 조직인 다문화동포팀을 신설했다. 이번 시상식은 다문화 정책을 선도하고 정책 발전에 기여한 지방자치단체, 기관 및 단체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문화미래대상을 주최해 공모를 진행해 열렸다. 다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한 심사위원단이 이달 중순 심사를 진행한 끝에 각 부문 수상자를 확정했다. 이번 시상식은 이데일리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했다.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왼쪽부터 일곱번째)이 30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열린 ‘2023 이데일리 다문화미래대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은 서울시 구로구청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에 나섰다.(사진=이영훈 기자)
- 작년 다문화 혼인 25.1% 늘어…엔데믹에 역대 최대폭 증가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다문화 혼인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 실시했던 입국제한 조치 등이 해제되고 일상회복 단계로 돌입하면서 발생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광주 북구 새마을부녀회 회원들과 한복을 입은 다문화 여성들이 21일 북구 양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추석 명절 송편 나눔’ 행사에 참석해 송편을 빚고 있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은 1만7428건으로 1년 전보다 25.1%(3502건)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이는 작년 전체 혼인 건수가 19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0.4%(8000건)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의 비중도 9.1%로 1년 전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2019년 2만5000명에 육박했던 다문화 혼인은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1만6177명으로 34.6% 급감했고, 2021년에는 이보다 13.9% 감소한 1만3926명까지 내려앉았다. 2019년 10건 중 1건(10..3%)에 해당됐던 다문화 혼인 비중은 지난해 7.2%로 역대 최저치를 다시 썼다.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의 66.8%는 외국인 아내와 한국인 남편의 결혼이었다. 이어 외국인 남편(20.0%), 귀화자(13.2%)의 순이었다. 다문화 결혼을 한 외국인·귀화자 아내의 출신 국적은 베트남(23.0%), 중국(17.8%), 태국(11.1%) 순으로 많았다. 반면 외국인·귀화자 남편의 국적은 미국(8.0%)이 가장 많았다.다문화 혼인을 한 남편의 평균 초혼 연령은 36.6세로 1년 전보다 1.6세 증가했다. 아내는 0.5세 감소한 29.9세였다. 남편의 경우 45세 이상(31.2%)이 가장 많았고, 아내는 30대 초반(26.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명 중 7명(74.5%)이 남편이 연상인 부부였고, 이중 남편이 10세 이상 나이가 많은 경우는 35.0%로 10.2%포인트 늘었다.지역별로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주(10.8%), 충남(10.6%), 전남(10.4%) 순으로 높았고, 세종(5.7%), 대전(6.8%), 울산(6.9%) 순으로 낮았다.다문화 혼인 건수 및 전체 혼인 중 다문화 비중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한국인과 결혼이민자·귀화자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출생아는 1만2526명으로 작년1만4322명보다 12.5%(1796명) 감소했다. 전체 출생아 수가 24만9000명으로 4.4% 줄어든 데 비해, 다문화 부모의 출생아는 12.5%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컸다. 전체 출생에서 다문화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5.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줄었다.통계청 관계자는 “혼인이 회복되긴 했으나 결혼을 한다고 바로 출생하는 게 아니다 보니 지표에 반영되기 까지는 시차가 걸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문화 부모의 출산까지 결혼생활 기간은 평균 4.1년으로 1년 전보다 0.3년 증가했다. 지난해 다문화 이혼은 7853건으로 6.8%(571건) 감소했다.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다문화 사망자는 2992명으로 작년 18.4%(464명) 증가했다.
- 삼성, '다문화청소년·노인' 지원…CSR 신사업 출범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이 다문화 청소년, 노인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새로운 CSR 사업을 시작한다.제일기획과 에스원 등 9개 삼성 관계사는 22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주택문화관 래미안갤러리에서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출범식을 열었다.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 정의당 배진교 의원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김현준 인구정책실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병준 회장, 국제아동권리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오준 이사장,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이기민 관장 등 협력 NGO 관계자와 주관사인 제일기획 김종현 사장, 에스원 남궁범 사장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삼성은 이번 출범식에서 △다문화청소년의 자신감과 사회성을 높이는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제일기획) △디지털 정보격차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의 범죄 피해 예방, 취업 등을 돕기 위한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에스원) 등 2개의 CSR 신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CSR 신사업에는 삼성 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부처, NGO, 사업 분야별 외부전문가가 참여한다. 각각 업의 특성을 살린 삼성 관계사, 정부, NGO, 전문가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역량을 모아 통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 사업의 전문성과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한다.이날 행사에서 보건복지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이브더칠드런,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제일기획, 에스원은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신규 CSR 사업 추진 배경과 사회적 의미, 사업별 세부 내용 등을 담은 전시와 영상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행사 마지막에는 다문화어린이 합창단인 ‘레인보우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삼성 임직원들이 22일 서울 송파구 삼성물산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출범식’에 참석해 CSR 신사업을 소개한 전시월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삼성)◇ 임직원 제안으로 시작…회사별 역량으로 맞춤형 지원신규 출범한 CSR 사업은 임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삼성은 CSR 중점 추진방향 중 하나인 ‘상생협력 추구’에 적합한 신사업을 발굴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임직원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CSR 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제일기획·에스원 등 삼성 9개사(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호텔신라·삼성웰스토리·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글로벌리서치)가 지난해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약 900건의 아이디어가 모집됐다.제출된 아이디어 가운데 임직원 투표를 거쳐 다문화청소년과 노인 세대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후 다문화청소년과 노인 지원 사업에 대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NGO와 협력을 거쳐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됐다.제일기획은 다문화청소년들이 스포츠 활동으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하고, 자신감과 사회성을 길러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는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를 본격 운영한다.에스원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이해도를 높여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스마트폰·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하도록 돕고 디지털 기초 지식이 필요한 일자리 취업도 지원하는 디지털 역량 강화교육 사업에 나선다.삼성 임직원들이 22일 서울 송파구 삼성물산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출범식’에 참석해 CSR 신사업을 소개한 전시월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 노인 맞춤형 디지털 교육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청소년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12만2000명이었던 국내 다문화청소년 수는 2022년 기준 16만8000명에 이른다. 실제로 우울감을 경험한 다문화청소년들도 늘어나 그 비중이 19.1%(2021년 기준)에 달하는 등 정체성 및 가치관의 혼란으로 학교생활 부적응,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다문화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다.제일기획은 정부 관계부처,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해 ‘몸 튼튼 클래스’와 ‘마음 튼튼 클래스’로 구성된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를 추진한다.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는 내년 3월 1기 활동을 시작하고, 매년 초·중등학생 대상으로 300명을 선정해 진행한다.에스원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정보 보안과 무인 보안 시스템을 고객사에 제공해 왔다. 에스원은 이 같은 업의 특성을 토대로 쌓아올린 역량을 디지털 취약 노인들의 교육에 활용하는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를 진행한다.디지털 환경을 낯설어하는 노인들에게 개인 수준별 맞춤 교육을 제공해 노인들이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를 일상에서 제대로 활용하고 나아가 민간·공공 일자리 취업도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에스원은 협력 NGO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해 65세 이상의 기초연금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주민센터, 요식업체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업무나, 지하철 물품 보관 지원 업무 등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발굴하고 취업에 필요한 디지털 교육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 다문화 미래대상 심사 완료…초대 수상자들 선정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데일리 다문화 미래대상 첫 심사가 완료됐다. 심사위원들은 긴 시간 검토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한편 차기 시상을 위한 운영상의 제언도 더했다.올해 처음 열리는 다문화 미래대상 본선 심사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에서 진행됐다. 심사위원으로는 김중열 전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장, 송지은 여가부 다문화가족과장, 이희용 전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현 이데일리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 은석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고규대 이데일리 디지털미디어센터장이 참여했다.심사위원장으로 나선 김중열 전 실장은 여가부에서 젠더 문제, 다문화 등 관련 분야에서 일했던 이력을 떠올리며 이데일리 다문화미래대상 제정의 의미를 먼저 새겼다. 김 전 실장은 언론사에서 운영 중인 기존 다문화 관련 시상식들을 언급한 뒤 “새로운 상을 만들어주신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운영을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긴 시간 심사를 거친 끝에 대상인 여가부장관상,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이밖에 모범봉사상, 모범정책상 등 기타 수상 대상도 정해졌다.김중열 심사위원장.수상자 선정을 마친 위원들은 차기 미래대상 운영을 위한 여러 제안도 내놨다. 먼저 수상 대상 범위를 확장해 상의 권위, 보편성을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지역적 형평성을 고려해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시상식을 통해 홍보함으로써 상의 긍정적인 파급력이 전국적인 효과를 내도록 하면 좋겠다는 요청도 이어졌다.다문화 미래대상 첫 수상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시상식 행사는 11월 30일(목) 이데일리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왼쪽부터 고규대 이데일리 디지털미디어센터장, 송지은 여가부 다문화가족과장, 김중열 심사위원장, 이희용 전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 은석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이희용의 세계시민] "관용은 양보가 아니다"
- 샤를리 에브도 총격 사건이 일어나자 파리 거리에 나붙은 포스터. 볼테르 초상화와 함께 “내가 샤를리다”란 구호가 적혀 있다.[이희용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 “서로의 풍습과 생활에 대한 무지는 인류 역사상 의혹과 불신을 초래한 공통적 원인이다. 그들의 불일치가 너무나 자주 전쟁을 일으켰다. 정치적·경제적 조정에만 기초를 둔 평화는 세계 국민의 일치되고 영속적이고 성실한 지지를 확보할 수 없다. 인류의 지적·도덕적 연대 위에 평화를 건설하지 않으면 안 된다.”1945년 11월 16일 영국 런던에 모인 37개국 대표가 채택한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헌장 서문의 일부다. 20세기 전반기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뒤 연합국을 비롯한 각국은 안전보장이사회와 경제사회이사회 등을 거느린 유엔(국제연합)을 창설하면서도 유네스코 발족을 서둘렀다. 교육·과학·문화 분야의 국제협력으로 무지와 불신을 극복하고 상호 이해를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를 건설하자는 것이다.유네스코 선언은 구호에 그쳤다. 한반도, 동남아시아, 인도 북부,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는 뿌리 깊은 종교·민족·이념 갈등에다 제국주의가 식민지에 뿌려 놓은 분쟁의 씨앗까지 겹쳐 연일 포성이 진동하고 화염이 치솟았다. 유고슬라비아연방이 해체된 뒤 1992년부터 3년 넘게 발칸반도를 피로 물들인 보스니아전쟁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지·반목·증오로 뭉쳐진 화약과 폭탄은 곳곳에 깔렸으며 유럽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1995년 10월 25일부터 23일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 모여 제28차 총회를 연 유네스코 회원국 대표들은 마지막 날 뜻깊은 결정을 내렸다. ‘관용의 원칙에 관한 선언’을 채택하며 이날을 ‘국제 관용의 날’로 제정한 것이다. 11월 16일은 유네스코 창립 50주년 기념일이기도 했다. 유엔은 이 결정을 즉각 승인했다. 유네스코가 천명한 관용의 원칙을 읽어보면 오늘날 인류에게 관용이 얼마나 절실한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관용을 증진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관용은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지식, 개방, 커뮤니케이션, 사상의 자유에 의해 증진된다. 양보나 시혜와는 다르며 다른 이의 인권과 자유를 인정하는 적극적 태도다. 불의를 용인하거나 자기 확신을 포기하라는 것도 아니다. 한 사람의 견해가 다른 사람에게 강요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유네스코는 회원국에 이를 위한 제도적·행정적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다. 가족과 학교를 비롯한 공동체에도 관용 교육을 강력히 권고했다. 20년이 지난 뒤 ‘똘레랑스(관용)의 나라’로 불리는 프랑스에서 지식인들을 당혹감에 휩싸이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프랑스 주간신문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실었다가 2015년 1월 7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난사한 총에 맞아 직원들이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이 사건은 종교적 가치와 표현의 자유 등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한 인물을 소환했다. 관용의 가치를 역설한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다. 신·구교 갈등 속에서 누명을 쓰고 처형된 상인의 복권을 요구하며 1763년 그가 펴낸 ‘관용론’은 에브도 총격 사건 직후 250여 년 만에 프랑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다시 올랐다. 볼테르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국 등의 사례를 들며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약함과 과오로 만들어져 있다”면서 “서로 용서하는 것이 자연의 제1법칙”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박해하는 행동이 성스러운 것이라면 이교도를 가장 많이 죽인 사람이 천국에서 최고 성인이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볼테르의 명언으로 흔히 알려진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에벌린 홀이 1906년 평전 ‘볼테르의 친구들’에 쓴 문구다. 파리고등법원이 급진적 내용을 담은 엘베시우스의 책을 금서 처분하자 볼테르가 그런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무슬림의 에브도 테러는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박해한 전형적인 비관용 행위다. 대부분 프랑스 독자도 에브도의 말할 권리를 옹호하는 볼테르의 심정으로 ‘관용론’을 구입했을 것이다.그러나 에브도의 편집자와 필진도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관용적 태도를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슬림은 무함마드의 형상을 묘사하는 것을 금기로 여기는데, 이에 대해 무지했거나 이를 알면서도 무시한 것이다. 볼테르의 호소와 유네스코의 촉구에도 오늘날 세계는 배타와 혐오로 가득 차 있다.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는 증오와 억압이 저항과 보복을 부르고, 그것이 다시 응징과 원한을 낳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 무대나 시위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견해나 지지 정당이 다른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없애야 할 적으로 간주한다. 긍정과 포용의 언어는 찾기 어렵고 저급한 조롱과 서슬 퍼런 흠집 내기와 섬뜩한 저주가 난무한다.관용이 없는 사회에서는 약자가 먼저 당할 수밖에 없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과 어린이고, 혐오와 배타의 대상도 이주민·빈민·장애인·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집중된다. 그러나 상대를 괴물로 만들면 나도 괴물이 되고, 적을 악마화하면 자신도 악마가 될 수밖에 없다. 관용은 남을 위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하는 길이다. 미국의 사상가 로버트 그린 잉거솔은 “관용은 스스로 주장할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공자 어록이나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예수 잠언과 다르지 않다. 관용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글=이희용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전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
- '다문화 시대 소통교육'…세계시민포럼 특별강연회 온라인 개최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사단법인 세계시민포럼(상임대표 배기동)이 제7회 세계시민포럼 ‘온-온-온 페스티벌 2023’의 1부격인 세계시민문화 특별강연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이주민 가정 지원 등 다문화 사회 정착 사업을 벌이고 있는 포럼은 11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세계시민포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강연을 중계한다고 전했다. 이번 강연회는 ‘문화간 소통’에 진력해온 전문가들과 이주민들 경험을 토대로 상호감성소통교육 확장 필요성을 살펴보자는 목표로 기획됐다. 강연은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의 ‘열린 사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문화복지 프로그램’, 이희용 이데일리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의 ‘언론인이 전하는 세계시민과 세계시민정신’, 이은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의 ‘상자를 펼치면 세계가 열린다: 문화다양성 교육을 위한 문화상자 「다문화꾸러미」’, 박규현 전주 MBC PD ‘당신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세계시민포럼 문화다양성 프로그램 참여자 퍼이오신(이주민, 중국)과 나히드(이주민, 아프가니스탄)의 ‘지금, 여기, 세계시민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권남희 뮤지엄교육연구소 대표가 사회자로 참여한다. 한편 포럼의 연간 행사인 7회 ‘온-온-온 페스티벌 2023’은 “지금, 여기, 세계시민: Everywhere, Every Moment, Every Global Citizen!”이라는 주제로 12월 9일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진행된다.포럼은 올해 행사에 대해 “전쟁과 갈등의 시대 속 지구촌이 공동의 목표로 이루고자 하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재고를 통해 세계시민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역할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사단법인 세계시민포럼(상임대표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은 2016년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세계시민교육, 보건 복지 지원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 6개 문화권 예술인이 벌이는 공연예술 축제, 서울 중구 을지공간에서 열려
- [이데일리 김어진 인턴기자]다양한 문화권의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공연예술 축제 <서울컬쳐클럽>이 11월 10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중구의 을지공간에서 진행된다.미국, 한국, 에티오피아 등 6개 문화권 예술가 11명은 10일(금) 저녁 8시와 11일(토) 저녁 6시에 공연을 올린다. 6개 다른 언어(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스와힐리어, 암하라어)로 노래, 시 낭송, 댄스, 영화, 1인극 등이 진행된다. 관객을 위해 한국어 및 영어 동시 자막도 제공된다.서울컬쳐클럽 공연포스터. 을지공간 제공공연 시간은 총 120분으로 기획팀의 저스틴 네메스와 김태형 연극인(창작집단 불확정성의 원리 소속)이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을 맡는다.공연 후 관객들은 을지공간이 운영하는 루프탑바(온더무브)에서 음료 또는 식사를 할인 제공받을 수 있다. 공연 행사 이후에도 전시회, 스핀-오프 공연 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2023년 6월 진행한 첫 번째 공연. 을지공간 제공이번이 두 번째인 서울컬쳐클럽의 본 공연 행사는 다양한 문화권 예술인들이 자신의 문화를 대중에게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앞서 6월 열린 첫 번째 공연은 국내외의 관객으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공연 기획을 담당한 저스틴 네메스 씨는 “이번 공연으로 저와 같은 이주민들이 자신의 문화 예술을 한국인은 물론 다른 이주민과 교류하면 좋겠다”며 “한국의 문화 예술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태형 씨는 “더욱 다양한 지역과 장소에서 서울컬쳐클럽을 개최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겠다”며 “더 많은 예술가가 공연에 참여하고 대중과 교류하는 플랫폼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