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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의 잘못된 클럽문화 양현석이 키웠다
-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에 위치한 YG 소유의 힙합 클럽 ‘가비아’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다른 홍대 클럽들에 비해 줄의 길이가 현저히 적고, 줄을 서 있는 손님들 대부분이 남성이었다. (사진=김정은 인턴기자)[이데일리 김보영 기자·김정은 인턴기자] “금요일 밤인데 클럽 영업을 새벽 세시에 마감했어요. 몇 주전 만해도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으로 가득했는데 버닝썬 사건 이후 이태원 상권이 초토화 됐어요. 이 여파가 언제까지 갈지 정말 막막하네요.” 지난 23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A클럽에서 만난 영업팀장 이종범(가명)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가수 승리로 촉발된 클럽의 사회적 질타와 안 좋은 시선이 강남 내 클럽·주점·라운지 등 상권 전반까지 확산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클럽 문화의 중심지인 홍대·이태원 일대는 상권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클럽은 우리나라 대중문화나 음악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으로 모든 클럽이 문제라고 볼 수 없지만 불법을 자행하는 일부 클럽의 상당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는 버닝썬 사건이후 지난 주말 홍대와 이태원 일대 주요 상권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클럽 영업이 절정에 달한다는 주말 밤이었지만 가게 앞에 늘어선 줄은 예전의 절반 정도에 머물렀다. 이마저도 80% 정도가 남성 고객으로 여성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있었다. 지난 23일 늦은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일대에 위치한 YG 소유의 감성 주점 삼거리 별밤 내부. 테이블 곳곳이 공석이다. (사진=김정은 인턴기자)지난 23일 홍대입구 일대 클럽 nb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까지 홍대입구 일대 클럽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했지만 이날 nb 앞을 기다리는 줄은 다른 클럽들 앞에 선 줄에 비해 현저히 짧았다. 이마저도 대부분의 고객이 외국인 혹은 남성이었다. (사진=김정은 인턴기자)◇홍대 YG 클럽·주점까지 타격..당분간 클럽 이용 자제 분위기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의 클럽 상권은 양현석 YG 대표와 그의 동생 양민석씨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현석 대표는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던 시절 미국의 클럽 문화를 접한 뒤 1990년대 후반 홍대 앞에 클럽 ‘NB’를 개업했다. 그는 이후 홍대 일대 클럽 문화까지 번성시켰고 이는 오늘의 YG를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이 됐다. 양씨 형제는 현재 홍대 정문 일대의 클럽과 술집 10여군데를 공동 운영 중이다. 그러나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YG가 공권력 유착의 중심이 아니냐는 의혹 및 책임론이 불거지자 홍대 YG 소유의 상점과 클럽은 불법의 온상이란 딱지가 따라 붙었다.이날 늦은 밤 홍대 일대 YG 소유 감성주점 삼거리 별밤과 클럽 NB, 가비아 등은 버닝썬 사건 발생 전까지만 해도 홍대 일대에서 가장 핫한 곳이었다. 홍대를 찾는 젊은이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았다. 이날 클럽 NB를 찾은 기자는 현저히 줄어든 손님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그마저도 손님의 80%가 외국인 혹은 남성이었다. 이날 홍대 거리에서 만난 김정아(가명·26)씨는 “버닝썬 사건이 발생한 뒤 홍대를 갈 때마다 즐겨 이용했던 클럽이 YG 소유였다는 것을 알고는 더 이상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YG가 오늘날 한국의 클럽 문화를 만든 장본인이지만 이번 사건의 진상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희수(가명·22·여)씨도 “클럽에 물뽕 등을 이용한 강간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클럽을 가기 무서워졌다”며 “부모님은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클럽은 안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특히 YG가 운영하는 클럽은 더더욱 가지 말라고 말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 전경. (사진=김보영 기자)지난 23일 이태원의 또 다른 클럽 외부 전경. 클럽 앞에 늘어선 대기 고객들 대부분 남성이다. (사진=김보영 기자)◇이태원 “고객 없어 일찍 마감”…주변 상권까지 불똥이같은 풍경은 강남, 홍대와 더불어 ‘3대 클럽문화 중심지’로 꼽히는 이태원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이태원은 매출이 가장 높은 한 두 곳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적어 기존보다 적게는 1~2시간 많게는 3~4시간 전 일찍 영업을 마감하는 클럽들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고객이 남성이고 여성 고객들이 좀처럼 유치되지 않아 각 클럽 직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여성 고객을 들이려 호객 경쟁을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이태원 B클럽 직원 강성민(가명)씨는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사람이 북적대야 DJ도 손님도 즐길 맛이 나는데 곳곳이 비어 있으니 흥이 나지 않아 금방 나가는 손님도 적지 않다”며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클럽 출입 자체를 꺼리는 여성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윤서연(가명·28·여)씨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클럽 다니는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 안 좋아졌음을 느껴 더더욱 클럽을 다니지 않게 되었다”며 “마약, 물뽕 강간 등이 판을 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자처해 클럽을 다니는 여자가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클럽 일대 주변에서 술집,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이 여파로 덩달아 타격을 입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태원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종철(가명)씨는 “이태원 일대 자체가 가뜩이나 예전 같지 않다는 평에 과거에 비해 손님들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데 버닝썬 사건으로 이태원 클럽까지 날벼락을 맞자 그 주변 술집들도 불똥이 튀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버닝썬 게이트, 클럽 문화 자정의 기회 이번 사건을 위기가 아닌 계기로 삼아 퇴색된 클럽 문화를 다시 살려내기 위한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강남, 홍대, 이태원 일대 힙합클럽에서 DJ로 활동하는 정현범(가명)씨는 “대형 클럽들을 중심으로 좋은 음악, 차별화된 콘텐츠가 아닌 ‘테이블 장사’로 승부를 보려 하는 관행이 생기면서 모든 게 퇴색됐다”며 “테이블 위주로 영업을 하니 손님들을 돈 혹은 외모로 계급을 매기게 된게 클럽의 손님 갑질로 이어졌고, 거기에 최근 불법 영업, 탈세 문제까지 지적되면서 소비자들이 클럽 문화 자체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참에 잘못된 관행, 영업 방식을 다시 고쳐 원래의 취지로 되돌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높다.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우선 현재로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주변 상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걱정하기 이전에 대형 클럽들이 지녀온 문제점들을 제대로 파헤치고 관련된 사람들을 제대로 처벌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나가는 것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탈모플랫폼 퍼스트무버 "머리 빠지면 '우수수' 찾으세요"
- 18일 서울 광진구 능동로에서 만난 안현진 삼손컴퍼니 대표가 사업 소개를 하고 있다.(사진=김지섭 기자)[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초기 탈모인의 약 90%는 본인의 탈모 유형도 알지 못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하다가 뒤늦게 병원에 가서 후회합니다. 우수수는 조기에 전문가를 통해 효과적으로 탈모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안현진 삼손컴퍼니 대표는 스마트폰 앱으로 관리하는 탈모 전문상담 앱 ‘우수수’ 서비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자신의 머리 사진을 촬영해 우수수에 올리면 국내 탈모병원·두피관리센터 전문가들의 소견을 받아볼 수 있다. 앱에서 본인의 탈모 사진 및 관심분야를 입력하면 최소 8명 이상의 탈모전문병원 의사가 탈모 상태에 대한 답변을 달고, 추천 치료법과 비용 비교 안내를 거쳐 추가 상담 예약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안 대표는 “모바일에 특화한 탈모 관리 전문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발품을 팔 필요없이 온라인 상담과 견적을 받아보고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지난해 3월 설립한 삼손컴퍼니는 두 달 후 우수수를 출시하고, 같은해 10월 상담예약 등을 통한 탈모전문병원 중개 상품을 출시하면서 서비스에 박차를 가했다. 출시 반 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1만8000건을 넘어서고, 탈모상담 수는 7371건, 병원 중개 수는 452건에 달하는 등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기세를 몰아 올해 50만 다운로드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그는 “탈모인구는 1000만명에 달하고 시장은 약 4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 분야 퍼스트무버(선도자)라는 자신감을 갖고 일 년 내에 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탈모인과 소통하는 ‘삼손컴퍼니’보통 서비스나 앱 명칭은 긍정적인 의미로 짓지만 우수수는 탈모인들에게 다소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보다 전문적인 탈모관리를 시작하는 시기가 늦고, 정확한 정보 없이 자가치료를 시도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 회사 이름도 성경에서 힘의 원천이 머리카락인 인물 ‘삼손’에, ‘커뮤니케이션 퍼니’라는 의미를 더해 ‘삼손컴퍼니’로 지었다. “탈모인과 즐겁게 소통하는 회사가 되고 싶어 지은 이름”이라며 “머리가 우수수 빠질 땐 우리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안 대표는 말했다.◇수도권 약 150개 네트워크 구축삼손컴퍼니는 서울·경기 지역 병원과 두피관리센터 등을 직접 찾아가며 약 150개에 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입점 병원 등은 서울·경기·부산·대구 등 전국구로 확대하고, 약 8000개에 달하는 전국 비의료 탈모관리전문점(가발, 두피관리센터 등)과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입점 업체들과 협의해 모발이식 등 지원자 모집이나 할인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하고, 온·오프라인 탈모 교육을 통해 올바른 탈모 정보 전달에도 힘쓸 계획이다.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부착하는 ‘두피모발 확대경’을 개발해 두피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인공지능(AI)과 접목해 탈모의 이상징후와 유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내년까지 상용화한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지난해 12월부터는 탈모관리용 고체비누 등 자체 탈모관리 제품 판매도 시작했다.그는 “단지 탈모 견적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업공개(IPO) 통한 상장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회사명삼손컴퍼니대표안현진우수수 서비스 현황누적 다운로드누적탈모상담누적 병원 중개1만8000건7371건452건(자료=삼손컴퍼니)
- [신남방이 미래다]빠른 모바일뱅킹에 보험 들면 한국 여행도..호감도 늘며 印尼 고객↑
- (그래픽=이동훈 기자)[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 금융사들과 한국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요. 노인들까지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K-POP)을 즐겨 보고 들으며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간단한 한국어를 배워서 말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곤 합니다.”지난 6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위치한 주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만난 전조영 외교부 공사는 이같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 이유를 묻자 전 공사는 “한·아세안(ASEAN) 수교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고 인도네시아와의 수교는 46년을 맞이하는 등 한국은 가깝고 친근하다는 정서가 있다”며 “최근 정부의 신(新)남방 정책 기조에 힘입어 한국 기업들과 금융사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많아지고 있는데 경영과 서비스 등에 있어 대체로 선진화돼 있고 세련돼 현지인들의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계 금융사들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계 은행들은 빠르고 풍부한 금융서비스로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느긋한 인도네시아 문화 속에서 빠르고 정확한 맞춤 금융서비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소다라은행, KEB하나은행 등 영업점은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와 통일된 브랜드를 제공해 고객들의 로열티를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한강’, ‘미시시피강’ 등 각 나라 주요 강 이름을 딴 고객 상담실을 마련하고 현지에서 유명한 커피숍 브랜드를 본점 1층에 들여오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잦다.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금융 중심지에 위치한 KEB하나은행인도네시아 본점 영업점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한국에서 발달한 디지털금융 기술과 서비스를 빠르게 접목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국계 은행들은 충전식 e결제 방식과 소액 모바일 할부금융이 유행하는 인도네시아 소비패턴에서 현지 결제대행업체(PG)사와 제휴를 확대하고 온라인 실명인증(e-KYC)를 추진하고 있다.외국계 금융사지만 이질감이 들지 않게 현지 융화 등 ‘현지화’도 잘 이뤄가고 있다는 평가도 따른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한화 버킷리스트(Bucket List) 플랜’이라는 만기환급 저축성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만약 한국 여행이 꿈이라면 그 꿈을 이루어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이색 ‘꿈 마케팅’을 펼치며 현지 고객들의 호감을 끌고 있다.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화생명 인니법인 본점에서 염경선(왼쪽) 법인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만기환급 저축성보험 상품 ‘한화 버킷리스트(Bucket List) 플랜’을 설명하는 모습과 홍보용 팻말이 사무실 천장 곳곳에 붙어있는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에스쩨베데(SCBD)’. 에스쩨베데는 ‘Sudirman Central Business District’(수디르만 센트럴 비즈니스 디스트릭트)의 초성을 딴 약자를 현지 언어로 발음한 단어로, 자카르타의 ‘강남’ 혹은 ‘홍콩’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최대 중심상업지구다. 이곳은 은행·증권·보험사 등 수많은 금융사들과 대형쇼핑몰들이 몰려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들도 에스쩨베데에 운집해 있다. ‘수디르만’은 자카르타 중심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명으로 우리나라 ‘세종대로’ 또는 ‘테헤란로’에 빗대어진다.금융사들이 앞다퉈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먹을 게 많기 때문이다. 실제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약 2억6200만명으로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만큼 내수시장이 크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법인 형태로 진출한 한국계 은행은 인도네시아KEB하나은행, 우리소다라은행(BWS), 신한은행인도네시아(BSI), OK은행인도네시아 등 4곳이다. KB국민은행은 2대 주주(지분율 22%) 형태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Bank Bukopin)에 진출해 있다.왼쪽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부에 위치한 KEB하나은행인도네시아 본점, 우리소다라은행 본점, 신한은행인도네시아 본점, OK은행 본점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한국계 은행들의 추가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아그리스은행(Bank Agris)과 미트라니아가은행(Bank Mitraniaga)의 인수·합병(M&A)을 통한 현지 법인 설립을 최종 승인받았다. 기업은행은 현재 양 법인 합병 및 지배구조 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중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 현지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국내에 OK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아프로서비스그룹도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OK!뱅크’(OK은행인도네시아)의 중소기업(SME)전문 현지 소형은행 디나르은행(Bank Dinar) 인수를 확정받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철진 OK은행장은 “현재 법인 합병 및 지배구조 변경안 등을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태며 이르면 올 5~6월쯤 통합 법인이 출범할 예정”이라며 “OK뱅크는 현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와 서민금융 확대를 주요 방향성으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그리스은행(Bank Agris) 본점에서 IBK기업은행 관계자들이 인수·합병 절차와 관련해 현지 컨설팅사 딜로이트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기업은행이 최근 인수한 아그리스은행 본점 영업점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997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앞서 진출해 있던 현지 법인과 사무소를 모두 철수했다가 약 22년 만인 지난달 자카르타 SCBD에 다시 사무소를 열었다. 법인이 아닌 만큼 당장 영업은 불가능하지만 사무소를 통해 현지 교류를 넓혀가면서 인도네시아에 재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김강수 산은 인니사무소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에서는 자국 진출을 허용하는 외국계 은행 수를 한 나라 당 4개 정도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의 경우 곧 법인 통합 출범을 앞둔 IBK기업은행 및 OK뱅크와 현지 은행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KB국민은행까지 모두 포함하면 이미 6개 한국계 시중은행이 나와 있는 만큼 후발 주자들의 추가 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다만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은행들이 좋은 평판을 얻으며 영업을 잘 해나가고 있으며 산은도 한국 산업은행 본점을 통해 인도네시아와의 교류도 많은 편”이라며 “기회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산은이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사로서 추구할 방향성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상업지구 에스쩨베데(SCBD)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자카르타사무소(왼쪽) 모습과 같은 날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강수(오른쪽) 소장. (사진=김범준 기자)
- [펫팸, 육아를 뛰어넘다]사료 등 품질 믿어도 되나요
- (사진=이미지투데이)"솔직히 사료비 등 비용 부담이 크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애초에 아이가 건강하길 바라니까 비싸고 부담돼도 좋은 거 사 먹이고 입히고 싶어요."고양이 세 마리, 개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고 밝힌 곽인석(가명·33) 씨는 반려동물들에게 비싼 외국산 사료만 먹인다. 그는 “(아이들이)건강이 안 좋아져서 병원에 가면 돈이 최소 몇 십에서 몇 백까지 들기 때문에 애초에 건강하길 바라니까 부담이 돼도 마트에서 파는 국산 사료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비싸지만 믿을만한 외국산 사료를 준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지난달 1일 발표한 2018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의 23.7%로 밝혀졌다.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 수는 약 511만 가구로 추정되며, 전체 가구 중 개를 기르는 가구는 18%(507만 마리), 고양이는 3.4%(128만 마리), 토끼, 새, 수족관동물 등을 기르는 가구는 3.1%(117만 마리)로 추정된다. 이처럼 반려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익숙해진 현재, 다양한 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는 반려인(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이야기를 스냅타임이 들어봤다. (사진=박소정 씨 제공) 사료에 적힌 불분명한 성분표시 및 배합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표시반려인들, 비싼 제품 선택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스냅타임이 만난 반려인들은 저렴한 국산 사료들이 있지만 이는 선택사항에 두지조차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유상은(가명·27·여) 씨는 “사료는 안전성 문제와 처방식 등 때문에 대부분 수입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라며 “국내 사료는 재료 속이기, 알레르기 반응 등의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성분 표기 등에서 확실한 외국산을 사용하는 것이 믿음이 가기 때문에 비싸도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는 박소정(가명·33·여) 씨는 사료에 들어가는 돈이 부담돼 직접 간식이나 사료를 만들어 먹인다고 했다. “국산 사료에 경우 반려견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옥수수, 콩 등의 곡물 성분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저렴한 사료를 먹고 반려견이 토를 한 적도 있다"며 "저는 고급 사료 가격이 부담돼 직접 고기와 야채를 섞어서 수제 사료를 만들어 준다"라고 말했다.스냅타임이 사료들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사료에 적힌 성분들이 사람이 먹는 것과 다르게 몇 % 들어가는지 적혀 있지도 않고, 공장 사정에 따라 배합 비율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표시도 돼있었다. 게다가 재료에 대한 원산지도 적혀 있지 않아 재료가 어디서 오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스냅타임이 만난 반려인들은 1.5배에서 2배가량 비싸더라도 검증된 외국산 제품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사료뿐 아니라 가구나 카펫, 장난감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부담된다고 말한 반려인도 있었다. 정은하(가명·24·여) 씨는 "강아지가 소파나 침대를 오갈 때 사용할 계단을 사려고 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했다"며 "미끄러운 아파트 마룻바닥 때문에 강아지의 슬개골 탈구가 걱정돼서 집 전체에 애견매트를 깔았는데 그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천차만별 동물병원 진료비, 보호자들 허리 휜다반려인들은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해서도 고충을 토로했다. 유상은 씨는 “전에 고양이가 방광염에 걸려서 이 주 정도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입원비 포함해서 병원비가 300만원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또 “진료비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 싸고 진료를 잘해주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라고 불만을 표현했다.박소정 씨도 “정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비나 구충제 값이 당연히 보험 적용 안 되니 부담스럽다"며 "이사를 가서 병원을 어쩔 수 없이 옮긴 적이 있는데 같은 구충제를 주는데도 가격이 두 배 정도 저렴해서 놀란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이 지난 2013년 서울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289개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동물병원별로 진료항목에 따라 진료비가 2.5배에서 18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별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나고 있으나 진료비를 게시하고 있는 동물병원은 조사대상 병원의 20% 미만이었다.1999년 이전에는 동물병원 표준 진료비 제도로 진료비가 정해져 있었지만, 자율 경쟁을 통해 진료비를 낮춘다는 명목하에 이 제도가 폐지됐다. 하지만, 병원들 사이의 진료비 담합이나 진료비의 과도한 편차 탓에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과도한 부담이 주어져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돈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생명체"이에 대해 유상은 씨는 “국가에서 동물권이나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서 “매번 생기는 일이지만 동물을 생명이 아닌 사유재산으로만 취급하다 보니 병원비를 경쟁에 붙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짜 정보들이 많아 정확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며 “병원비, 약값 등의 표준 가격을 정확히 공시한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곽인석 씨도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면 이렇게 소홀하게 관리하겠느냐”며 “반려 동물 몸에 안 좋을 수 있는 성분이나 사료 구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작 업체에서 알기 쉽게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반려동물 건강을 위해 보호자들이 커뮤니티에서 직접 안전한 제품을 정리해서 공유해야만 하는 형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박소정 씨는 본인이 스스로 반려견 사료를 만드는 법이나 반려견 정보에 대해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 중이라고 밝히며 "많은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서로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안전은 가장 기본인데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사료나 진료비와 같은 부분들은 정확히 통일하고 기준을 세우길 바란다"라고 바람을 표명했다.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인들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료와 병원비에 대한 기준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창구도 존재하지 않고 정보도 반려인들 커뮤니티에서 공유하는 것이 대부분인 현 상황에서 반려인들의 경제적 부담과 가격 편차로 말미암은 이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