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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트 누비는 중년층, '회전근개파열' 주의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테니스 프로그램이 방송을 타고 있다. 위닝샷(승리를 결정짓는 타구, winning shot)을 꿈꾸며 지천명의 50대가 코트를 누빈다. 그러나 멋있게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환호하는 와중에도 어깨관절은 마모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깨관절은 척추관절 · 고관절과 함께 우리 몸의 3대 관절로, 모든 육체노동과 스포츠 동작에 두루두루 이용된다. 이중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싸고 있으면서 어깨의 안전성과 운동에 관여하는 근육을 말한다. 노화, 반복적 사용으로 인한 퇴행 등으로 회전근개 힘줄 파열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그중 스포츠 인구의 증가 등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명서 교수와 함께 회전근개 힘줄파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50 ~60대 회전근개증후군 환자 급증 회전근개는 팔을 움직이게 하는 4개의 근육 조합을 말한다. 주요 기능은 팔을 올리는 동작, 그리고 안쪽 또는 바깥으로 돌리는 회전기능을 하기에 회전근으로 불린다. 뼈에 붙어 있는 회전 근육의 힘줄이 노화 등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파열에 이르게 되는 것을 회전근개 질환이라고 하는데, 4개의 회전근개 힘줄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되면 어깨 통증이 유발 될 수 있다. 회전근개증후근은 퇴행성질환으로, 2021년 환자를 살펴보면 50~6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18년 대비 2021년 환자 수는 15% 가까이 증가했다. 회전근개 힘줄 파열의 원인으로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오는 힘줄의 퇴행성 변화 및 혈류 공급의 저하와 같은 내인성 원인과 힘줄과 어깨 천장뼈와의 충돌, 과도한 사용 등의 외인성 원인이 알려져 있다. 회전근개증후군 관련 질환 중 회전근개파열은 골프나 배드민턴, 테니스 등 어깨를 많이 쓰는 스포츠를 반복적으로 하다가 또는 급성 손상으로 어깨를 다치며 파열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 어깨 통증, 병원서 정확한 진단 중요어깨통증이 발생하면 오십견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일 이때 회전근개파열 때문에 통증이 생긴 거라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회전근개파열은 파열 부위에 압통이 있는지 눌러봐서 각 힘줄 어느 부위에 통증이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지 신체 검진을 시행한 후, 엑스레이, 초음파,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MRI는 회전근 개 파열의 유무 뿐만 아니라 파열의 크기, 양상 및 파열된 부위의 지방 침착과 위축 정도를 알 수 있어 수술 방법을 선택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 ◇ 치료 방법 선택은 환자 상태에 따라 회전근개파열은 파열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부분파열일 경우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환자의 나이, 직업, 활동 정도, 파열의 크기, 기능 저하의 정도, 손상 기전, 통증의 정도 등을 감안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부분파열의 경우 처음에는 먹는 약이나 주사 등의 보존적 치료로 동반된 염증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파열의 크기가 작고, 통증이 가라앉아 어깨의 움직임 원활하게 되면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은 큰 제한 없이 가능하다. 특히 75세 이상의 고령의 환자가 파열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약이나 주사를 이용한 염증 치료, 스트레칭을 이용한 견관절 유연성 회복 운동, 어깨 주변 부위의 근력 강화 운동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좋더라도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초음파를 찍어 파열이 진행하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근력 떨어지고 심한 통증 동반되면 수술 필요회전근개파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분파열이 완전 파열로 진행할 수 있고, 완전 파열 가운데서도 파열의 크기가 점점 커질 수 있다. 파열이 계속 진행해 그 크기가 커지면 수술을 권하게 된다. 또한, 부분파열임에도 약물이나 주사, 재활 및 운동치료를 병행해도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젊은 환자에서 강한 외력에 의한 외상성 파열이라고 생각되는 경우 그리고 심각한 기능 이상 및 근력 저하가 동반되었을 때 수술적 치료를 비교적 이른 시기에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는 것이 기본이며 통증의 원인이 되는 점액낭의 염증을 제거하고 힘줄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어깨천장 뼈의 일부를 제거한다. ◇ 치료 시기 놓치면 수술해도 재파열 가능 수술은 대부분 경우, 관절경으로 진행된다. 피부에 4~5개의 구멍을 뚫고 수술을 진행하는데, 관절 내를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이 진행된다. 관절경술은 기존의 절개술에 비해, 절개로 인한 주위 조직의 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시간은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수술 후 4~6주 정도는 보조기를 차면서 조심해야 한다. 보조기를 차는 동안은 어깨를 위로 올리거나 옆으로 벌리는 동작을 삼가해야 한다. 그러나 파열의 크기가 광범위하고 끊어진 파열 부위가 몸쪽으로 말려 들어간 퇴축이 심한 경우에는 봉합이 불가능하거나 봉합해도 다시 재파열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근력이 저하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정상적인 팔 상태 복귀는 3~6개월 후 보조기 착용이 끝나면 재활치료가 진행된다. 수술 후 보조기를 차고 있으면, 어깨가 굳기 때문에, 보조기를 푸른 직후에 어깨를 올리거나 회전하는 동작이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먼저 부드럽게 관절의 운동 각도를 만드는 운동을 한다. 수술하지 않은 팔로 수술한 팔을 움직여주는 운동이다. 하루에 2회씩 20~30분은 해야 한다. 이렇게 3개월 정도 하면 어깨의 움직임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며, 3~6개월 정도 후에는 수술 전과 같이 일상생활에 큰 제한 없는 상태로 어깨를 사용할 수 있다. ◇ 스트레칭, 찜질 도움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스트레칭으로 어깨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 잠깐 하는 것이 아니라 관절이 충분히 이완될 때까지 해야 한다. 평상시에도 자주 기지개를 켜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는 뜨거운 찜질도 좋다. 나아가 어깨까지 담글 수 있는 탕욕이라면 더욱 좋다.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어깨 힘줄을 튼튼하게 하고, 어깨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여 어깨 힘줄과 근육의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좋다.
- 갑자기 앉았다 일어서기가 힘들다면? ‘염증성 근육염’ 의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자가면역질환이란 우리 몸이 자신의 정상 조직·세포를 공격 대상으로 여기고 비정상적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염증성 근육염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근육과 주변 조직이 공격을 받아 염증이 발생하는 근육질환으로 염증성 근육병증으로도 불린다. 다발성 근육염과 피부근염을 비롯해 드물게 나타나는 봉입체근염, 면역매개괴사성 근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염증성 근육염이 발생하면 근육조직이 파괴돼 힘이 빠지고 근육통이 발생한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량이 줄어 근육 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문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염증성 근육염은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근육을 스스로 공격하는 양상으로 면역체계가 변형돼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며 “다행히 최근 새로운 치료 약제의 도입으로 치료 결과가 많이 향상되고 있고, 조기 발견해 치료할 경우 예후도 좋은 만큼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근육 조직검사로 진단… 암(癌) 동반 많아 검사 필수염증성 근육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러 가지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발성 근육염과 피부근염은 연간 100만 명 당 2.18~7.7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녀 성비는 1:1.5로 여성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15세 미만 또는 45~54세 사이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데 소아의 경우 주로 피부근염의 형태로 발생하는 반면, 성인에서는 다발성 근육염과 피부근염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일단 염증성 근육염이 의심되면 혈액 중 여러 가지 근육 효소를 측정해 근육 파괴 정도를 알아볼 수 있다. 단 이들 효소 중 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AST),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T) 등은 간 손상 시에도 증가하기 때문에 간염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임상적 증상 등을 고려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이외에 혈액 중 자가항체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와 같은 영상 검사 등을 통해 근육 침범을 확인하고, 신경병증 등 다른 질병과 구분하기 위해 신경 근전도 검사를 한다. 김문영 교수는 “염증성 근육염의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근육 조직검사로, 숙련된 병리과 전문의의 판독이 중요하다”며 “특히 염증성 근육염의 경우 암이 동반될 수 있는데 피부근염의 약 20~30%에서는 암이 함께 발견되는 만큼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 침범 부위 따라 다양… 근력감소·근육통 주로 나타나증상은 근육을 침범해 생기는 근력 감소와 폐, 피부, 심장 등의 장기를 침범해 생기는 증상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은 근력 저하와 근육통이 팔다리의 근육에서 서서히 발생한다. 따라서 환자는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을 올라갈 때, 물건을 들어 올릴 때와 같이 근육을 사용할 때 근력 감소와 함께 근육통을 호소하게 된다. 심한 경우 식도에 있는 근육을 침범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호흡에 관련된 근육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다발성 근육염은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근력이 점차 약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근육 약화는 몸통에 가까운 쪽의 큰 근육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피부근염은 다발성 근육염과 같은 근육 약화와 함께 얼굴, 몸통, 손 등에 특징적인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눈의 위쪽 눈꺼풀에 연한 보라색의 발진 때문에 화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손등 관절 부위에 특징적인 피부발진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봉입체근육염은 말단부 근육에 염증과 퇴행성 변화가 서서히 진행하면서 근육 위축과 근력 약화가 나타나는데 치료가 잘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김문영 교수는 “근육 외에 내부 장기를 침범하기도 하는데, 간질성폐질환으로 숨이 차거나, 심장을 침범해 심근염이 발생할 경우 심부전이나 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위장관을 침범하는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 위액이 넘어오는 역류성식도염, 설사나 변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기 진단·치료 중요… 스테로이드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 주의치료는 간단하지 않다. 우선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주로 처방하고, 필요 시 추가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70~80%의 환자에서 완전 또는 부분적으로 호전되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근력 회복 단계까지는 약 2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에도 최소 수 개월간 스테로이드의 유지가 필요하고 경과에 따라 감량한다. 치료 과정에서 근력 약화를 방지하고 효과적인 근력 회복을 위해 재활 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때는 골다공증, 위궤양, 체중 증가, 당뇨 악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한다. 예방법은 따로 없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치료가 늦는 경우 예후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는 만큼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병용하지만, 각각의 약물 부작용 또한 잘 관찰해야 한다”며 “특히 질병 자체보다 심장, 폐 혹은 다른 전신적인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각 장기별로 합병증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과의 협진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 직장암 다른 장기와 인접, 전이 쉽고 재발률·수술합병증 가능성 높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대장(大腸)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나뉜다. 물음표 모양으로 물음표의 둥근 부위가 결장, 아래쪽 직선 부위가 직장이다. 직장은 대장의 제일 끝부분부터 항문까지의 부위로 변을 저장하고 배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길이는 약 15㎝다. 직장은 주먹 하나 크기의 좁은 골반 중앙에 위치하는데 전방은 전립선이나 질 등 생식기와 인접하고, 측면은 골반혈관과 신경이, 후방엔 천골이 자리한다. 따라서 직장암은 인접한 다른 장기에 전이되기 쉽고, 결장암과 달리 재발률과 수술에 따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송주명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직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장암, 발생률·사망률 모두 3위… 대장암 중 40% 직장암지난해 말 발표된 국가암통계자료를 보면 2020년 새롭게 발생한 대장암 환자는 2만7877명으로 갑상선암(2만9180명)과 폐암(2만8949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이는 2019년 전체 암 발생률 4위에서 위암을 제치고 한 계단 오른 수치다. 대장암은 사망률 역시 높은 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대장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8984명으로 폐암(1만8902명), 간암(1만255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체 암 사망자(8만2688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9%. 암 사망자 10명 중 1명은 대장암으로 사망한다는 얘기이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에 발생하는 용종이 자라서 생긴다. 따라서 용종만 잘 제거하면 대장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용종의 크기가 클수록 암으로의 이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연령에 비례해 발생률이 느는데 주로 50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대장암의 약 80%는 식습관, 비만과 같은 후천적,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나머지 10~20%는 유전적 요인이다. 특히 식습관은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 요인으로 알려진다. 비만과 음주는 대장암 발생 위험을 2배가량 증가시킨다. 흡연은 50%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략 대장암 환자 5명 중 1명은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주명 교수는 “다행히 대장암은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발견을 통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고, 5년 생존율도 75%를 넘는다”고 했다. 직장암은 전체 대장암의 약 40%를 차지한다. 2000년대 이전에는 결장암보다 환자가 많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직장암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결장암 비율이 약 70%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국내 직장암 발생비율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45세 후 정기적 대장내시경 권장… 배변습관 바뀌면 병원 찾아야직장암의 위험은 50대 이상의 나이 또는 붉은 고기는 많이 먹지만 채소나 과일은 잘 먹지 않는 경우 더 커진다. 또 비만이 있거나 술, 담배를 즐기는 사람도 직장암을 조심해야 한다. 가족 중에 직장암이나 대장암 환자가 있었거나, 염증성 장질환이나 가족성 용종증 같은 장질환이 있는 경우도 주의한다. 직장암이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직장이 암으로 좁아지면서 변이 잘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변비로 오해하기도 하고, 변이 가늘게 나오거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 뒷부분이 묵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대변에 피나 점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들 증상 대부분이 직장암이나 대장암만의 증상이 아닌, 다른 항문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구별이 필요하다. 증상이 의심돼 병원을 찾게 되면 우선 항문수지검사와 항문직장경을 통해 1차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가능한 빠른 시기에 대장내시경을 통해 직장과 나머지 대장을 검사해 직장암 유무를 판별한다. 직장암으로 진단된 경우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나 골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직장암의 경우 폐전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흉부 CT 역시 필수적이다. 직장암 초기의 경우 진단 후 수술 전 CT와 MRI 검사 뒤 수술을 진행하지만,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를 반드시 시행한다.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는 약 1달 반이 소요된다. 방사선치료 완료 후 6~8주 뒤 수술을 진행한다. 송주명 교수는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는 대장암 조기발견을 위해 45세 이후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고, 국가암검진 사업으로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혈변이나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술이 유일한 완치법… NGS 통해 개인별 맞춤 암치료 가능해져직장암은 수술적 절제만이 유일한 완치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은 저위전방절제술이다. 직장은 지방조직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 지방조직 안에 암세포가 퍼져 있을 수 있다. 저위전방절제술은 이 지방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골반으로부터 직장과 직장 주변 지방조직을 절제한다. 복강경으로 시행한다. 일부 초기 직장암에서는 대장내시경절제술 또는 경항문절제술 등을 통해 치료하기도 한다. 진행성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1기를 제외한 직장암에서는 수술 후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환자 개인별 맞춤 암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NGS 검사는 환자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유전자 변이로 인한 질환을 진단하고, 각 개인에게 잘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NGS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유전자 변이부위를 한꺼번에 분석함으로써 검사시간의 단축이나 개인 맞춤형 치료를 통한 치료제(약물)의 반응이 예측 가능해져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송주명 교수는 “직장암은 다른 대장암보다 재발률이 높고, 좁은 골반에서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국소재발률 또한 높다”며 “재발률은 20~50% 정도로 3~5년 안에 주로 재발하고 5년 이후에는 재발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예방엔 식습관·운동 중요… 붉은 고기·가공육 피하고 금주·금연해야직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고기와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규칙적 운동은 장의 연동을 촉진시켜 대변이 장 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비만도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 흡연과 음주 역시 대장암 발생과 연관이 있는 만큼 담배와 술을 멀리하는 생활습관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5세 이후에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장항문학회에서는 45세 이후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50세 이후 대장암 발병률이 높고, 내시경적 절제가 용이한 용종(대장암 전단계) 상태에서 발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송주명 교수는 “나이가 들면 얼굴에 점과 검버섯이 늘듯 대장에서도 용종이 늘고 암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국가암검진에서 대변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대변잠혈검사의 정확도는 높지 않는 편이다. 45세 이후에는 대장내시경을 꼭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일교차 큰 요즘 날씨, 병원균 자라기 좋은 환경... 식중독 요주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낮에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는 질환인 식중독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어 복통, 설사, 구토 같은 급성 위장관 증세가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은 후 72시간 이내에 발생하며, 그 이후에 비슷한 증세가 나타날 때는 다른 원인에 의한 장관(腸管) 감염으로 볼 수 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박광범 교수는 “아직 여름철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일교차가 큰 5~6월부터는 진료실에서 식중독 환자를 마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남은 국이나 찌개는 다시 끓여서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음식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끓인 후에 바로 식혀 냉장 보관해야 한다. 일교차가 클 땐 아침에는 선선하지만 낮 기온이 오르면서 병원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세균성 식중독,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구분돼세균성 식중독은 독소형 식중독과 감염형 식중독으로 구분된다. 이 중 독소형 식중독은 다시 체외에서 생산된 독소에 의한 것과 체내에 들어와서 생산된 독소에 의한 것으로 나뉜다. 외부에서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 독소형 식중독은 통상적인 조리온도에서 끓여도 세균이 죽지만 독소는 파괴되지 않아 식중독 증세가 일어날 수 있다. 독소형 식중독에는 포도상구균,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 등이 있다.감염형 식중독은 독소형 식중독보다 잠복기가 좀 더 길다. 이와 함께 열이 나는 등의 전신 증상이 있고 대변에 섞인 백혈구나 혈액 등을 조사해보면 염증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감염성 식중독에는 살모넬라(Salmonella) 식중독, 이질, 병원 대장균 식중독, 비브리오(Vibrio) 패혈증(Yersinia) 등이 있다. 식중독 종류 다양한 만큼, 개인위생에 각별히 주의해야△ 비브리오(Vibrio) 장염 식중독 = 균이 있는 어패류를 먹은 뒤 10~18시간 이내에 급성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상복부가 아프고 심한 설사가 난다. 일반적으로 5~11월에 발생하며, 특히 7~9월에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 2~3일 지나면 회복되지만 설사가 심하면 위험하므로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브리오(Vibrio) 패혈증 = 비브리오(Vibrio) 장염 식중독과 마찬가지로 날 어패류를 먹은 후에 발생한다. 오염된 어패류를 먹고 16~20시간 후에 갑자기 오한, 발열, 의식 혼탁 등 전신 증상으로 시작된다. 중요한 것은 발병 36시간 이내에 팔, 다리에 출혈, 수포형성 및 궤양 등의 피부병소가 생기며 일단 발병하면 치사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특히 평소에 간 질환이 있거나 심한 알코올중독이 있는 사람이 걸리기 쉽다. 대개 7~8월경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계절에 서남해 해안지방에서 매년 발생하므로 여름철에는 어패류를 날로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특히 간 질환, 알코올중독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절대 날 해산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 포도상구균 식중독 = 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에 기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세균이 음식 취급자의 손이나 코 점막 등에 붙어있다가, 재채기나 오염된 손을 통해 음식에 옮겨진 후 음식물이 실온에서 방치돼 균이 증식하면 장독소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때 그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게 된다. 식중독이 잘 일어날 수 있는 식품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크림, 샐러드, 육류(햄 등의 돼지고기 제품) 등이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미 음식물 섭취 이전에 독소가 형성되어 있어 잠복기가 2~4시간으로 짧다는 점이다. 즉 음식을 먹은 후 2시간이면 복통, 구토, 설사 등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특히 장독소는 열에 강해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다. 예방을 위해서는 식품 취급자가 항상 손을 깨끗이 하는 등의 개인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 살모넬라(Salmonella) 식중독 = 이 균에 오염된 육류나 계란 등을 먹은 지 8~48시간 후에 발병한다. 주로 여름과 가을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5세 이하 소아와 60세 이상 노인층에서 발생률이 높다. 배꼽 주변이 아프고 설사가 나며, 38도 전후의 미열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2일~1주 동안 지속하다가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예방은 계란 등을 조리할 때 충분히 고온에서 익히는 것이 필요하며, 계란이나 닭 등을 만진 후에 손과 도마, 조리기구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장독소성 대장균 식중독(여행자 설사) = 부패한 음식이나 물을 먹고 12~24시간 뒤에 설사· 복통이 생기거나 12~74시간 뒤 설사 · 혈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 대장균은 장내 상피세포에 붙어 설사를 유발하는 장독소를 만들어 식중독을 일으킨다.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가를 여행할 때 특히 잘 걸린다. 예방은 역시 개인위생에 유의하여 물은 2분 이상 끓여 마시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수액·전해질 보충이 중요, 노인이나 탈수 심하다면 진료는 필수식중독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시행되어야 할 치료는 수액과 전해질의 보충이다. 액체를 마실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경구 수분 보충 요법을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치료다.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 현상이 매우 심하거나 의식이 저하된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하여 정맥주사를 이용한 수액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저항력이 약한 유아나 노인, 병약자들은 특별히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설사 고열 복통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에서 전문적인 진료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광범 교수는 “식중독 환자의 식사는 이전에는 절대적인 금식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최근에는 수분 섭취와 함께 영양분을 공급하여 장 세포가 빨리 회복되도록 한다. 설사 초기에는 쌀과 같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조금씩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급성기에는 우유나 유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변이 점차 굳어지면서 점차적으로 단백질, 지방 순으로 보충하여 정상적인 식단으로 식사를 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전했다.◇식중독 예방을 위한 위생수칙(음식 보관법)1. 냉장고 온도는 0도~7도 냉동고 온도는 -18도~ -23도로 유지한다2. 뜨거운 음식을 잘 식히지 않았거나, 찬 음식을 5도 이상에서 보존하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3. 익히지 않은 음식은 뚜껑을 덮어 냉장고의 하단에 저장한다.4. 조리된 음식이나 조리가 필요하지 않은 음식은 냉장고의 상단에 저장한다.5. 남은 음식 중에 이용 가능한 음식은 재가열 후 식힌 상태에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2일 이상 두지 않는다.6. 뜨거운 음식을 식힐 목적으로 냉장, 냉동고를 사용하지 않는다.7. 냉기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용량의 50~60% 저장을 원칙으로 한다.8. 뜨거운 음식은 식혀서 보관한다.9. 원재료용 골판지 상자의 식품을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는다.10. 개봉한 마요네즈, 케첩은 냉장 보관한다.11. 냄새가 나는 식품은 냄새를 흡수하는 식품(우유, 달걀 등)과 멀리 저장한다.12. 냉장고의 문은 자주 열지 않는다.
- 간질성 폐질환, 10년간 환자 급증하고, ‘5년 생존율은 40%로 낮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암(癌)은 가장 두려운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생존율에 있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년 ~2020년)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1.5%로 나타났다. 의료기술의 발전 등으로 암 진단은 곧 죽음이라는 인식은 깨졌지만, 아직도 암환자 10명 중 3명은 5년을 넘기기 어렵다. 특히 간암(38.7%), 폐암(36.8%), 담낭 및 기타담도암(29.0%), 췌장암(16.2%) 등 일부 암은 여전히 낮은 생존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암은 아니지만 암 만큼이나 위험한 질병이 있다. 바로 ‘간질성 폐질환’이다. 간질성 폐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약 40%, 10년 생존율은 15% 정도로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질성 폐질환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alveolus)와 폐포 벽을 지지하는 구조물, 즉 간질(間質·interstitium)에 이상이 생겨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폐 간질이 두꺼워지고 염증이나 섬유화가 일어나면서 기능이 저하되는데, 간질 손상으로 발생하는 2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질환을 포함한다. 김경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은 폐가 섬유화 등으로 악화하면서 점차 호흡이 짧아지고 결국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며 “신체운동에 의해 유발되는 노작성(勞作性) 호흡곤란이나 마른기침 증상이 지속하면 간질성 폐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년 생존율 40%, 10년 생존율 15%… 호흡곤란 지속하면 의심간질성 폐질환의 상당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으로 진단된다. 다만 유전적 소인에 흡연이나 분진, 위식도역류 질환, 감염 등 유전, 환경, 바이러스 등 다양한 인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위험인자에 의해 발생한 폐의 염증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세포가 증식해 폐의 섬유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질환은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특발성 간질성 폐질환의 2/3를 차지한다. 국내 간질성 폐질환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간질성 폐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4만654명으로 2011년 1만8068명 대비 10년간 약 125%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후반에서 70대 전후에 많이 나타난다. 유병률은 10만 명 당 남성은 81명, 여성은 67명으로 남성이 약 1.2배 많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호흡곤란과 마른기침이다. 또 비특이적 흉통을 보이기도 하고 간혹 객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환자마다 다른 양상과 속도로 진행된다. 진단은 쉽지 않은 편이다. 질환군에 굉장히 다양하고 넓은 질병이 포함돼 있는 데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도 많은 탓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폐기능검사, 고해상도 흉부CT(컴퓨터단층촬영)가 필수적이다. 또 기관지경을 통한 기관지폐포세척검사, 폐조직검사 등의 추가적인 진단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김경훈 교수는 “고해상도 흉부CT 영상의 발전으로 많은 부분이 영상 검사로 대체되기는 했지만, 같은 영상학적 소견을 보이더라도 다른 원인에 의한 영상 소견일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간질성 폐질환은 원인에 따라 예후와 치료 방침이 많이 달라지는 만큼 필요한 경우 환자의 폐기능이 허락된다면 수술적 폐조직검사 시행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적 폐조직검사는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시행하는데 흉강경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덜 위험하고 재원 기간도 많이 단축됐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조기 진단, 예후에 큰 영향… 질환 따라 다양한 치료법 적용간질성 폐질환은 치료에 잘 반응하는 질환이 있는 반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대표적 난치성 질환이다. 각 질환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적용된다. 다만 최근 약제 개발과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진단될 경우 항섬유화제를, 비특이적 간질성 폐질환은 스테로이드 같은 항염증제제와 면역억제제가 처방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폐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김경훈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은 얼마나 정확히 진단됐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진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며 “대표적인 간질성 폐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의 경우 예후가 안 좋은 병이지만, 조기 진단과 항섬유화제 사용으로 예후를 좋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한올바이오파마 HL036 도입한 中제약사도 임상 실패 확정적…기술반환될까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한올바이오파마(009420)가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HL036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HL036을 기술도입한 중국 제약사도 임상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는 추가 기술료 수령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기술반환에 대한 부담감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제약사 하버바이오메드는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도입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HBM9036)의 임상 3상을 곧 종료하고 올해 안으로 데이터를 정리해 결과 발표할 예정이다.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HL036과 HL161 개발 진행 상황. (사진=한올바이오파마)◇유의성 확보 못한 한올바이오파마 임상과 판박이…기대감 낮아하버바이오메드는 2017년 9월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와 자가면역질환치료 항체신약 ‘HL161’의 중국(대만, 홍콩, 마카오 포함) 내 독점적 개발 및 사업권을 총 금액 1020억원에 확보한 뒤 2018년 임상 2상에 이어 2020년 11월부터 임상 3상에 나섰다.하버바이오메드가 진행 중인 HL036 임상 3상은 지난 2년반 동안 진행됐지만, 결과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임상 3상과 디자인 및 설계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버바이오메드는 임상 대상자에게 0.25% HL036 점안액을 8주 동안 매일 2회 투여해 위약군과 비교 시험 중으로 이는 한올바이오파마의 투여방법 및 용량과 차이가 없다. 임상 시험 평가 기준도 최소 6개월 이상의 안구건조 증상, 쉬르머 테스트 점수, 결막 발적 척도에 따른 결막 발적 점수 등으로 상당히 비슷하다.또 하버바이오메드는 임상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평가변수’로 각막의 상부·중앙부·하부를 총 평가하는 ‘전체 각막 염색 점수’(TCSS)를 설정했는데, 이미 한올바이오파마가 중앙부와 하부 각막 염색 점수를 평가한 각각의 임상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도출하지 못했던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하버바이오메드의 HL036 임상 3상 진행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하버바이오메드가 진행 중인 HL036 임상 3상은 미국 IDMC(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 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로부터 총 두 차례 중간분석을 받은 바 있다. IDMC는 임상시험 중간단계에서 환자에게 끼치는 약물의 효과나 부작용 등을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집단이다.IDMC는 지난해 1월 하버바이오메드의 HL036 임상 3상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이어 실시된 지난해 10월 중간분석에서는 효능 경향(efficacy trend)이 불충분하다는 판단과 함께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IDMC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하버바이오메드는 그동안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임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권고 이후 추가 환자 모집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계획된 임상 목표인원 674명을 다 채우지 못했고 결국 반쪽짜리 임상에 그치게 됐다.◇HL036 기술이전 계약 해지 가능성도하버바이오메드는 기존 등록이 완료됐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임상 3상을 마치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HL036의 개발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와 하버바이오메드는 계약 당시 임상, 허가, 상업화 미실현시 기술이전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고 명시해 놨기 때문에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기술반환이 될 수 있다.HL036은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인 TNFα를 억제해 안구의 염증반응을 개선하는 기전의 의약품인데, 이미 국내외에서 항염증과 각막 손상 개선을 통한 근본적 치료제가 개발 중이어서 기술이전 계약 해지 가능성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한올바이오파마와 하버바이오메드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 총 금액은 1020억원이며 이 중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은 400만달러(약 50억원)다. 다만, 한올바이오파마는 하버바이오메드와 HL036와 HL161를 한꺼번에 기술이전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하버바이오메드 측에서 임상이 순항 중인 HL161을 제외하고, HL036에 대해서만 반환을 원하는 경우 각각 물질에 대한 가치를 계산해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의약품 시장 분석 기관 등에 따르면 HL036이 타깃으로 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5년 7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HL161이 타깃하는 자가면역질환 항체의약품의 경우 60조원으로 추정된다.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술반환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혹시 기술반환하게 되는 경우 계약을 통해 HL036와 HL161을 구분해 계약을 다시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오십견에도 골든타임 있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오십견은 특별한 외상없이 어깨가 아프고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병이다. 동결견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으로도 불린다. 좁은 의미에서의 어깨관절은 견갑골과 상완골 사이에 이루어지는 관절을 의미하는데, 상완골의 움직임은 어깨 움직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오십견은 바로, 이 관절을 이루는 관절낭에 염증과 유착이 생겨 발병한다.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정원석 교수는 “50대는 근력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관절에 누적된 충격과 퇴행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시기로 어깨관절의 질환인 오십견(50견)도 이때 주로 발생한다”며 “하지만, 외상이나 과용으로 인한 구조물의 손상으로 염증과 유착이 발생해 오십견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40대 전에도, 50대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오십견은 통증으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어깨 통증이 점차 진행하면서 움직이거나 밤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 통증이 심해지면서 어깨의 운동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오십견인 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원석 교수는 “초기에는 치료와 예방이 쉽지만, 가동범위 제한이 시작되면 회복이 늦어지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방에서는 침, 뜸, 한약, 약침을 비롯해 추나요법, 온열· 광선·전기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침은 상완골 움직임을 조율해 주는 중요한 근육들인 회전근개와 어깨 주위 협력근들의 균형을 맞춰주는 용도로 사용한다. 회전근개의 ‘밀당’이 조율되지 않으면 어깨 관절에서 통증과 부딪힘이 발생해 움직임이 제한되기 쉽다. 뜸은 신체 표면에 화상을 만들어 치료하는 방법으로 염증이나 통증을 조절하는 데 유용하다. 정 교수는 “한약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신적인 컨디션 회복, 어깨의 혈액순환 촉진, 염증·통증 조절, 만성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근육과 뼈의 약해짐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며 “추나요법은 유착이 심해 가동범위 제한이 두드러질 때 유착된 조직을 뜯어내 가동범위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는데, 이차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해진 방법으로, 그리고 숙달된 전문 의료진을 통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십견 예방을 위해서는 바른 자세와 운동은 필수다. 어깨가 앞으로 둥글게 말린 어깨(round shoulder) 등과 연관된 자세라면 교정이 필요하다. 나쁜 자세는 견갑골이 앞으로 기울어지게 하는데,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상완골과 견갑골 사이의 충돌을 일으켜 손상을 유발한다. 어깨와 척추를 바로 펴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치료와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 정 교수는 “어깨운동은 염증이나 손상으로 인한 조직의 유착을 방지하고 가동범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힘을 빼고 어깨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방향으로 최대한 끝까지 움직인 후 5-10초 정도 유지해 결합조직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추를 들고 앞뒤 안팎으로 흔들어 주는 관절 이완성 반복운동 등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오십견은 보존적 치료에 반응을 잘하고, 1~2년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기도 한다. 하지만, 회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일상에 불편함을 초래하고, 회복 후에도 부분적인 관절 가동범위 제한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정원석 교수가 오십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대상포진인 줄 알았는데 단순포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입 주변에 수포가 여러 개 생겨 말하거나 먹을 때 불편했다. 피곤하면 생기는 수포일거라며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는 주변 동료들의 말을 듣고 A씨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통증만 심해지자 A씨는 얼마 전 TV 광고에서 봤던 대상포진이 아닐까 의심이 되어 급하게 병원에 방문했다. 다행히 대상포진이 아닌 단순포진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 중이다.단순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Human Herpes Viruses) 중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가 우리 신체인 피부와 점막에 감염되어 수포가 생기는 질환이다.단순포진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한 번이라도 감염이 되었다면 치료 후에도 후근신경절이라는 신경조직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이 저하되거나 스트레스, 염증 등에 의해 쉽게 재발하고 증상을 일으킨다.허리 위에 생기는 1형과 허리 아래에 생기는 2형으로 분류하며 개인의 면역 상태나 침범 부위에 따라 증상의 차이가 있다. 1형 중 가장 흔한 입술 헤르페스는 입술 경계부터 뺨, 턱, 코, 구강 점막 등에 발생한다. 수포 발생 전 화끈거림, 통증, 가려움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외음부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2형의 경우 성병의 일종으로 수포 외에도 근육통, 발열, 무력감, 피로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단순포진 바이러스의 경우 수포가 포도송이처럼 무리 지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수포 발생 부위를 관찰하고 필요 따라 조직검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감염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호전되지 않고 장시간 지속되거나 합병증이 동반되었다면 항바이러스 치료 등을 시행한다.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김윤미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 몸에 수포가 생기면 대상포진은 아닐까 두려움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라며 “원인 바이러스가 다를뿐아니라 단순포진의 경우 한 곳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반면 대상포진은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수포가 생기는 등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또한 김 과장은 “수포가 생기는 것만으로 어떤 질병인지 일반인은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몸에 이상 반응이 있을 때에는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며 “수포가 발생해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내버려두거나 민간요법을 찾게 되면 오히려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최근 대상포진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수포 바이러스는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단순포진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영양, 수면, 피로, 스트레스 등 건강관리를 잘 하도록 하며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직장 동료 혹은 가족 간에도 수건이나 컵 등 위생 용품은 공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단순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 인터류킨 억제제가 시밀러보다 위협적?...‘휴미라’ 시장 빼앗을 하마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연내 미국 애브비의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출시하려는 기업은 국내 삼상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을 포함해 총 6곳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이 등장하기도 전인 올1분기 휴미라의 매출은 크게 주저앉았다.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나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 등 인터류킨(IL) 억제제가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휴미라의 매출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212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한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시장이 바이오시밀러의 등장 및 다른 기전의 경쟁 약물의 확장세 등으로 인해 쪼개질 전망이다.(제공=애브비, 게티이미지)휴미라는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 물질 중 하나인 ‘혈액괴사인자알파(TNF-α)’를 비활성화(억제)시키는 단일 클론 항체다.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물질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여러 자가 면역 반응의 강도를 낮출 수 있는 것이다.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건선 관절염, 크론병(국한성 창자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등 세계 각국에서 15종 안팎의 자가면역질환 관련 적응증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특허가 만료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지난 3월 미국 암젠의 ‘암제비타’를 시작으로 국내외 기업들이 연말까지 최대 의약시장인 미국 내 출시 계획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각사에 따르면 올초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하드리마)와 프랑스 산도스(하이리모즈), 독일 프레제니우스 카비(이다시오)와 베링거인겔하임(실테조) 등 4곳의 기업은 오는 7월, 미국 화이자는 이보다 2달 늦은 9월에 “자체 개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겠다”고 예고하고 있다.여기에 지난 23일(현지시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CT-P17’을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받은 셀트리온도 7월 출시 대열에 가세할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산도스, 셀트리온 등이 휴미라 시장의 85~90% 가량을 차지하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까지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212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한 휴미라의 매출이 쪼개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이들이 등장하기 전부터 휴미라의 매출이 급감한 것이 감지됐다. 애브비에 따르면 휴미라의 올 1분기 매출은 약 4조5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약 6조2800억원) 27% 가량 크게 감소했다. 휴미라와 같은 TNF-α 억제제 계열의 약물인 암젠의 ‘엔브렐’과 미국 얀센의 ‘레미케이드’ 등도 같은 기간 각각 32%와 26%씩 감소했다.반면 프랑스 사노피의 듀피젠트나 애브비의 스카이리치 등 대표적인 IL 억제제 계열의 약물 매출은 40~45%가량 크게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듀피젠트의 자가면역질환 적응증 관련 올 1분기 매출은 3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00억원) 대비 43.5% 상승했다. 스카이리치 최근 1분기 매출은 약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470억원) 대비 45%가량 오른 것이다. 휴미라 매출을 나눠먹을 복병이 따로 있던 셈이다. 듀피젠트와 스카리이치는 휴미라의 적응증을 따라잡으려는 적응증 확대 전략이 매출 신장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2017년 성인의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으로 승인된 듀피젠트의 적응증은 2021년까지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세계 60여 개국에서 △6세 이상 아토피 피부염 △12세 이상 천식 △18세 이상 만성 부비동염 적응증 등을 획득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미국에서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의 접종연령을 6개월~5세 영아까지 사실상 모든 연령으로 늘렸고, 유럽에서는 피부질환인 결절성 양진 적응증도 획득했다. 현재도 만성 두드러기나 호중구성 식도염등 7종의 추가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중이다.염증질환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IL 억제 계열의 약물은 새롭게 떠오르는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 대비 중증 부작용의 발생 빈도가 현저히 낮아, 연령 확대 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휴미라가 누려왔던 자가면역질환 시장은 다른 계열의 약물들로 더 세분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애브비가 휴미라 후속작으로 개발한 스카이리치도 적응증 확장에 성공하며, 휴미라의 매출을 흡수하고 있다. 성인 판상 건선과 성인 활동성 관절염 등 2종의 적응증을 갖고 있던 스카이리치에 대해 FDA가 지난해 6월 성인의 활동성 크론병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IL억제제 중에서도 스카이리치가 휴미라의 적응증을 빠르게 따라잡는 약물로 꼽히는 이유다.지난 2월 애브비 측은 올해 매출 전망치에 대해 발표하며 휴미라는 137억 달러, 스카이리치는 74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1분기만에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스카이리치에 대한 회사의 기대치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건선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아토피피부염이 주력적응증인 듀피젠트와 달리 IL 계열 약물중에는 휴미라의 적응증을 확보하는 스카이리치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들의 유력한 경쟁약물이 될 것”이라며 “물론 접종연령이나 적응증 갯수 면에서 아직 휴미라를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런 IL 억제제들의 시장이 확대될수록 휴미라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사의 수익성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 고바이오랩,'먹는 마이크로바이옴 2호 신약 성공 가능성은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미생물로 건선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까. 이 불가능해 보이는 연구를 고바이오랩(348150)이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건선·궤양성 대장염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연구 프로젝트) KBL697에 대한 임상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긍정적 결과가 나온다면 2b상 진입 전에 기술 수출 논의에도 곧바로 착수한다는 방침이다.‘제2의 뇌’로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사람 몸 안의 미생물 생태계를 뜻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뇌 질환, 간 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세계를 바꾸게 될 세 가지 기술 중 하나로 마이크로바이옴을 꼽기도 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29일 고바이오랩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건선 치료제 KBLP-001을 위한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투약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임상 2a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결과가 좋다면 고바이오랩은 중국 등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 논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건선은 지나친 면역세포 활성화로 야기되는 피부 질환이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건선 치료제 임상을 위한 환자 모집은 거의 마무리된 단계”라며 “임상 관련 최종 보고서를 올해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질병 연구 패러다임 바꾼 마이크로바이옴...치료제 개발 원리는?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해 각종 질병이 생긴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에게 상식과도 같았다.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그 통념을 깼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팀이 ‘13가지 만성 질환 원인’에 대해 연구한 결과, 유전적 요인이 강한 제1형 당뇨를 제외한 12개 질병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영향이 유전적인 원인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실제 인간 유전자 수는 고작 1만5000개인 초파리 유전자 수보다 조금 더 많은 2만개 수준이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전자는 200만개에 달한다. 유전자 차이만 100배 정도다. 세포수도 마이크로바이옴이 더 많다. 체내 미생물이 인체보다 복잡한 구조다.[사진=고바이오랩 홈페이지 갈무리]기존 세균 관련 의약품은 해로운 균을 죽이는 항생제로 개발됐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미생물을 넣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고바이오랩 또한 장내 면역세포를 통해 KBLP-001을 흡수시켜 장과 피부, 간의 과다 면역 시스템으로 의해 피부에서 일어나는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제를 만들고 있다. 항암제의 경우 T세포를 강화해야 하지만, 건선 치료제는 그와 반대로 조절 T세포를 활성화해야 하는 기전인 것이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1호 이미 승인...2호 주인공은? 기술 개발 속도는 미국에게 다소 뒤져있다. 경구용(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1호는 이미 나온 상황이다. 미국 바이오의약품 기업 세레스테라퓨틱스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보우스트’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캡슐형으로 개발돼 투약 장점까지 갖춘 세레스로 인해 사실상 염증성 장 질환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선점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하지만 고바이오랩이 개발하는 치료제는 적응증(대상 질환)이 다르다. 고바이오랩에서 가장 빠른 임상 파이프라인의 적응증은 건선이다.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를 노리는 지놈앤컴퍼니·CJ바이오사이언스와도 다른 노선이다. 속도 면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대표 주자인 지놈앤컴퍼니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두 회사 모두 2상 환자 모집 후 투약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CJ의 경우 전임상 단계로 다소 연구 단계가 늦다. [자료=신한투자증권]천식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도 준비 중이다. 고바이오랩은 미국에서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KBLP-002의 특허를 받았고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특히 전임상 및 임상 1상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21년 중국 상해의약그룹의 자회사인 신이(SPH)에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지역에 대한 권리를 라이선스아웃(L/O)하며, 반환 의무가 없는 250만달러(약 29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받은 바 있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미국 특허 등록을 통해 가장 큰 치료제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권리 주장이 가능해졌다”며 “후속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셀트리온과는 작년부터 과민성대장증후군 및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연구 결과 또한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고바이오랩은 내년 초 비임상 효능 연구로 일부 신약후보물질을 셀트리온에 이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품질관리(CMC) 관리가 쉽지않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셀트리온의 개발 역량이 고바이오랩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캐시카우(현금창출)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마련했다. 고바이오랩은 지난해 이마트와 총 400억원을 투자해 건강기능식품 합작사 ‘위바이옴’을 설립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노하우를 건강기능식품에 녹여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 정재원 연구원은 “고바이오랩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스마티옴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경쟁 업체 대비 빠르게 후보물질을 발굴해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강점을 보유했다”며 “관련 기술을 라이선스 아웃하는 전략으로 이미 총 3건의 기술 수출을 진행하며 순항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고바이오랩은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나선 업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 고광표 대표가 지난 2014년 설립했고 지난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 목 아파 감기인 줄 알았는데 갑상선 질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목 통증, 전신 근육통, 발열을 겪으면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을 의심하기 쉽다. 그러나 감기인 줄 알았지만 오히려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은 아급성 갑상선염이 그 주인공이다.먼저 갑상선염이란 급성 세균성 감염에서부터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까지 다양한 형태의 염증 질환을 포함한다. 이 중 아급성 갑상선염은 많은 환자들로부터 감기 등 상기도 감염을 앓은 병력이 관찰된다. 상기도 감염이 있은 후에 갑자기 인후염과 같은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갑상선이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통증이 생기는데, 갑상선의 통증은 만질 때 더 심해지고, 턱 밑이나 귀 밑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 실제 통증은 갑상선 부위 목의 통증이다. 갑상선의 통증은 물론 전신증상으로 피로, 권태감, 발열, 전신 근육통 등 몸살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이와 같은 증상 때문에 아급성 갑상선염은 치과 문제 또는 목이나 귀의 감염으로 종종 오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머리를 돌리거나 무언가를 삼킬 때 더 아프고, 목의 통증이 귀까지 퍼진다는 점에서 감기와는 차이가 있다. 병의 초기에는 갑상선에서 혈액 내로 누출된 갑상선 호르몬의 영향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과 검사 소견을 보인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돼 갑상선 중독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환자들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가슴 두근거림, 손 떨림, 신경과민 등을 겪을 수 있다.이러한 시기는 약 1~2개월 지속된 후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회복기에 일시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만약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심하게 나타나면 피곤함, 얼굴부종, 추위를 쉽게 타는 증상이 나타난다.아급성 갑상선염은 자연스럽게 회복되므로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다. 다만 발병 초기에 갑상선 통증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이 심할 경우 증상을 완화시키는 요법이 필요하다. 세란병원 유방갑상선센터 정홍규 과장은 “병의 회복기에 일시적으로 갑상선저하증이 심하게 나타나 불편함이 심한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갑상선호르몬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정홍규 과장은 “갑상선염은 몇 달 내에 스스로 해결되지만, 때때로 재발하거나 드물게는 영구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일으킬 만큼 갑상선이 손상되기도 한다”며 “일반적으로 아스피린 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약물로 통증을 줄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급성 갑상선염은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소아보다는 30~50대에서 발병률이 높다”며 “여성이 갑상선 질환에 취약한 만큼 갑상선염에 해당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동반되지 않는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아시아 첫 ‘린네 메달’ 수상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이 아시아 최초로 스웨덴 웁살라대학교가 주관하는 ‘린네 메달(Linnaeus Medal)’ 금메달을 받았다. 윤대원 이사장은 30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교 일송아트홀에서 열린 ‘웁살라대 린네 메달 수여식’에서 웁살라대학교로부터 메달을 받았다. 행사에는 다니엘 볼벤 주한스웨덴대사, 안데스 하그펠트 웁살라대학교 총장, 로버트 켈리 전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병원장, 최양희 한림대학교 총장,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상임이사, 김용선 한림대학교 석좌교수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웁살라대학교 주관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1477년 설립된 종합대학이자 1000여 개 병상의 부속병원을 둔 웁살라대학교 역사 소개 ▲학자 린네의 업적과 생애 소개 ▲웁살라대학교 의약학부 소개 ▲한림대학교 및 의료원과 웁살라대학교의 교류협력 역사 및 업적 소개 ▲린네 메달 시상 등으로 이뤄졌다. 린네 메달은 식물학 시조로 불리는 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Linnaeus)’ 탄생 300주년을 기리는 의미로 웁살라대학교가 제정, 2007년부터 수여해오고 있다. 린네는 약 4000종의 동물, 5000종의 식물을 관찰하고 연구해 《자연의 체계》, 《식물의 종(種)》을 저술했으며 식물의 학명을 만드는 이명법을 확립했다. 린네는 웁살라대학교의 교수이자 총장을 지낼 때 핵심 제자 17명을 뽑아 세계 곳곳으로 식물학 탐사를 보냈다. 제자들은 린네의 분류체계에 따라 새로운 식물, 동물 광물을 모으고 정리했으며 대부분 원정지에서 생을 마감했을 정도로 인류 발전을 위해 깊게 희생했다. 제자들 덕분에 린네는 직접 전 세계를 가지 않고도 지구상 동식물을 모두 분류해낼 수 있었다. 린네 메달은 매년 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업적을 거둔 인물에게 수여한다. 린네 메달의 역대 수상자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미셸 마이어(Michel Mayor) 교수,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교수, 칼 구스타프 16세(H.M. King Carl XVI Gustaf) 스웨덴 국왕, 코피 아난(Kofi Annan)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다.윤대원 이사장은 2020년 수상자이며, 당시 코로나로 미뤄졌던 수여식을 올해 개최했다. 수여식은 본래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서 열리나, 윤 이사장의 수상은 아시아 첫 린네 메달 배출이자 타 수여자와 다른 특징이 있어 웁살라대학교 대표단이 직접 방한해 메달을 수여했다. 윤 이사장의 메달 선정 이유는 ‘국제교류’로 꼽힌다. 개인의 과학적 업적으로 메달을 받았던 타 수여자들과 달리, 윤 이사장은 거시적 차원의 의과학 학술 국제교류 공헌을 인정받았다.윤대원 이사장은 2007년부터 17년째 한림대학교, 한림대학교의료원과 웁살라대학교 교류를 이끌어오며 양국의 의과학 수준을 향상했다는 평을 듣는다. 양 기관은 학술교류, 공동연구, 연수교류, 학생교환 등을 진행해왔으며 특히 ▲당뇨병 치료의 미래 ▲신경내분비종양 ▲영상의학 ▲줄기세포 ▲재생의학 ▲암 면역치료 ▲항생제내성 ▲심혈관질환 ▲여성의학 ▲소아의학 ▲전신염증성질환 등의 주제로 11회에 걸쳐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해왔다.꾸준한 학술교류를 기반으로 2011년 웁살라대학 내 최첨단 연구센터인 루드벡 연구소에 한림대학교의료원 연구센터 분원인 ‘한림-웁살라 해외거점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이곳에서는 양국의 연구자들이 알츠하이머, 프리온,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의 기술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4년에는 유럽 등 선진국이 임상과 기초연구를 잇는 중개의학에 중점을 두고 있던 것을 벤치마킹해 한림대의료원 내 ‘한림중개의과학연구원’, 산하 병원에 ‘한림중개의학연구소’를 설치하고 진단면역, 혈관면역, 암 기능유전체학, 뇌인지융합의학 등에 대해 다학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림대의료융합센터, 한림대의료원 의료인공지능센터 등을 개소하고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의과학 주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양 기관은 꾸준한 연수교류를 통해 수많은 교환학생을 배출했으며 한림대학교의료원의 신경과, 내분비내과, 혈액종양내과 교수진을 웁살라대학교로 보내 난치질환 및 암에 대한 유전자 및 세포치료 연구를 발전시키기도 했다. 한림대학교 및 의료원과 웁살라대학교의 꾸준한 학술교류는 한국과 스웨덴의 학술적 거리를 좁히고 양국의 고등교육기관 협업을 활발히 만드는 주춧돌로 작용했다. 2019년 한-스웨덴 수교 60주년 기념 과학기술혁신포럼에서 쉘 오베리 웁살라대학교 명예학장(전 의대학장)은 포럼 내 한국과 스웨덴의 학술교류 현황을 발표하며 “한림대학교 및 의료원과 웁살라대학교의 꾸준하고 끈끈한 교류는 양국의 의과학 및 상호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스웨덴이 한국과의 거리를 좁히고 한국의 타 교육기관과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감사하다”고 말한 바 있다. 메달 수여식에서 안데스 하그펠트 총장은 “윤대원 이사장의 열정과 후원 덕에 웁살라대학교와 한림대학교 및 의료원 가족은 특별한 결속력을 갖게 됐다”며 “훌륭한 국제 파트너로서 양교의 의학 연구 협력은 물론, 대학뿐 아니라 국가 간의 긴밀한 유대 관계를 이끈 모습을 높이 평가하고 린네 메달 수여로 이를 기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대원 이사장은 수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한림대학교 및 의료원과 웁살라대학교는 우정과 협력의 관계로 오랜 시간을 보내왔다. 웁살라대학교의 린네 메달은, 깊은 지혜와 통찰력을 기반으로 그 제자들과 십수 년의 희생을 감내하며 전 세계의 동식물을 분류해내 직접 끝없는 인간애·희생·평등·인본주의를 몸소 보여준 린네를 기리는 메달이다. 메달 수상을 가슴에 새기고 전 인류 및 우주의 공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왼쪽 두번째)이 30일 ‘웁살라대 린네 메달 수여식’에서 안데스 하그펠트 웁살라대 총장으로부터 린네 메달을 받고 있다.
- 개도 안 걸리는 여름감기? 알고 보니 뇌수막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아침에는 선선하고 낮에는 무더운 요즘 같은 초여름에는 큰 일교차로 환절기 감기에 노출되기가 쉽다. 특히 ‘뇌수막염’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함정이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번식이 활발하고 환절기 날씨로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요즘은 뇌수막염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감기와 증상이 유사한 뇌수막염은 증상이 의심될 경우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준섭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요사이 아침 기온이 13~14도에서 한낮에는 30도 가까운 더위로 15도 넘는 일교차를 보이고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를 맞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신체활동이 왕성해졌고 한낮에 덥다고 반 팔 옷을 입다 아침저녁의 선선한 기온으로 감기에 많이 노출된다. 특히 3년간의 코로나 이후 일제히 마스크를 벗으면서 감기 바이러스를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에서 감기 환자가 많다. 송준섭 교수는 “낮에 땀을 많이 흘리고 놀다가 저녁에 찬 공기에 노출되면 감기에 걸리기 쉬우니 아이들에게 반바지나 민소매 대신 얇은 긴 옷을 입히고 신체활동도 조금씩 늘려 자연스럽게 낮과 밤의 다른 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그렇다고 으슬으슬 몸에서 열이 나고 두통을 호소한다고 해서 무조건 여름 감기로 생각해 감기약만 먹어서는 곤란하다. 초여름 더위에 춥고 열이 나는 증상이 있으면 흔히 감기나 냉방병만을 의심하기가 쉽지만 이 시기에는 감기 외에도 의외의 위험한 복병이 있기 때문이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이맘때 보통 유행하기 시작하는 뇌수막염이 그것이다. 뇌수막염(Meningitis)은 뇌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원인균에 따라 증상 및 예후도 다양하다. 이중 세균성이나 결핵성인 경우는 사망률도 높고 치유된 후에도 인지기능 장애, 뇌혈관 장애 혹은 반복적인 경련발작 등 후유증이 남는 수가 많다. 무균성 뇌수막염의 80% 이상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대개 감기가 걸리는 전후에 나타난다. 드물게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7~10일이면 거의 완전히 회복되는 양성 질환이다.초기에는 발열이나 두통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되고, 구토, 복통 등의 소화기 증상도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나 위장관염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목이 뻣뻣해져서 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구토와 고열로 탈진이 되어서 몸이 처지는 현상을 느낀다. 따라서 이 같은 감기 증세나 다른 특별한 이유도 없이 열이 나고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일단 뇌수막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따라서 고열과 심한 두통이 지속될 경우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뇌수막염 의심되면 먼저 병원을 찾아야다행히 무균성은 후유증이 거의 없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적으로 호전되며 열, 두통, 탈수증세 등에 대한 증상 완화 요법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에게서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집에서 간호할 때는 우선 실내 온도를 20~22도, 습도는 60% 정도로 유지하며, 대부분 열이 동반되므로 해열제를 구비했다가 응급처치 해주면 해열 작용과 함께 진통 효과도 얻을 수 있으며, 이때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마사지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송준섭 교수는 “일부이긴 하나 항생제 등 긴급치료가 필요한 세균성 뇌수막염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철저한 개인위생이 예방의 열쇠뇌수막염을 옮기는 바이러스는 건강한 성인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으나, 영유아나 면역력이 감소된 만성질환자, 노인 등에서 전염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1~2일 전부터 증상을 보인지 10일 후까지 전염력이 지속된다. 주로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나 침, 가래, 코 분비물과 같은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서 옮기는데, 감염된 사람이 만진 것을 건드리거나 악수를 한 뒤 코나 입, 눈 등을 비빌 때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송준섭 교수는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영유아의 경우 공동생활을 하는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에서 순식간에 한꺼번에 전염되기도 한다”며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예방을 위해 외출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하며, 장바이러스는 주로 대변에 많이 있기 때문에 대변 본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한다. 또 수돗물은 물론이고 정수기의 물 또한 끓여 먹는 것이 좋으며, 음식은 항상 익혀서 먹어야 한다.
-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위암 이어 관상동맥 질환도 예방한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김상빈 소화기내과 전문의ㆍ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 교수)이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남성은 65세 이하에서, 여성은 65세 이상에서 관상동맥 질환의 예방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규명했다.우리 몸의 심장은 평생 동안 하루에 약 10만 회를 박동하며 신체 전반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심장의 막대한 활동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심장 근육 자체도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해 심장 근육에 혈액을 전달하는 세 가닥의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이러한 관상동맥은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 질환에 의해 손상되고,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쌓이는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혈관 내경이 크게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심장에 심각한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관상동맥이 대부분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할 시 ‘심근경색’, 혈액의 흐름이 저해되며 흉통을 느끼면 ‘협심증’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관상동맥 질환은 우리나라에서는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2위에 꼽히고, 세계적으로는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가운데 김나영 교수팀이 위암, 위궤양 등 위장관 질환의 대표적 예방 및 치료법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or pylori) 제균치료가 관상동맥 질환 위험 감소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연구팀은 수년 전부터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각종 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규명해 온 바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남녀에 따라 다른 연령대에서 심장 질환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이번 연구는 2003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을 받은 7,6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 4,765명에 대해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3,783명)와 제균하지 않은 환자(982명)의 관상동맥 질환의 누적 발병 유무를 장기간 추적관찰 했다. 두 그룹은 연령, 성별, 음주량, 흡연 여부, 당뇨병, 고혈압, 아스피린 섭취량 등의 차이가 없어 정확한 비교가 가능했다.그 결과, 남녀 모두에서 제균 치료를 받아 헬리코박터균이 박멸된 환자들의 관상동맥 질환 누적 발병률이 비제균 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남성은 65세 이하에서, 여성은 65세 이상에서 이러한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이러한 남녀 차이에 대해 연구팀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이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에스트로젠 수치가 비교적 낮은 65세 이하 남성이나, 65세 이상 여성에서 제균 치료로 인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65세 이하 남성(왼쪽)과 65세 이하 여성(오른쪽)의 제균 치료 후 관상동맥 질환 미발생 추이,- 헬리코박터 제균 그룹(파란색)에서 관상동맥 질환이 없을 확률이 비제균 그룹(붉은색)보다 유의미하게 높다.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그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콜레스테롤 수치나 당화혈색소(HbA1c)가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한 데 이어, 이러한 대사 질환으로부터 유발되는 중증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규명해 의미가 깊다.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암, 위궤양 등 위장 병변을 유발하는 균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전신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활성화를 비롯해 지질 대사의 장애를 유발하고, 혈관 손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위험ㆍ다빈도 질환인 위암, 심근경색을 동시에 예방하는 효과가 규명된 만큼 감염이 확인된다면 제균 치료를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Helicobacter)’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