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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銀, 해외이민·유학 박람회서 상담제공
- [이데일리 원정희기자] 외환은행(004940)(은행장 리처드 웨커)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이민·유학 박람회에 참가,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0일 밝혔다.외환은행은 이번 박람회에서 해외유학 및 이민투자를 동시에 상담하는 별도의 부스를 설치한다.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해외이주비, 유학경비 송금 및 환전에 관한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고 은행 부스 방문고객을 대상으로 100% 당첨되는 경품대잔치를 실시할 예정이다.상담은 이민이나 유학에 관한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외환은행 해외고객센터 팀장들이 참여해 제휴를 맺고 있는 해외은행의 해외현지금융서비스와 이민조기정착을 위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한다.행사기간 중 외환은행 부스를 방문해서 간단한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100% 경품이 지급되는 골프게임 이벤트도 진행한다. 상품으로는 전자사전, 닌텐도Wii, 여행용가방, 손톱깍이 세트, 행운의 2달러, 샤프겸용볼펜, 환율우대쿠폰 등 다양한 상품이 포함돼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행사가 끝난 후라도 외환은행 홈페이지(www.keb.co.kr)나 외환포탈사이트(www.fxkeb.com)에서 이민과 유학에 관한 상담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외환은행, 印尼 끌라빠가딩 출장소 개소☞코스피, 외국인·기관-개인 힘겨루기…IT·은행주 견조
- 잡아라, 지갑 얇아도 당당할 찬스
- [조선일보 제공] 전자·가전업체들이 불황으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열고 있다. 봄이지만 아직도 얼어붙어 있는 소비자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기업들이 준비한 이벤트와 행사를 살펴보자. 삼성 디지털프라자 40년 만에 첫 정기세일 삼성 디지털프라자는 22일까지 '창립 40주년 기념 디지털프라자 봄 정기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프라자의 첫 정기세일이다. 행사 기간 동안 전국 520개 디지털프라자를 방문하면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소형가전의 경우 최대 50%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측은 "할인 폭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10%에서 최대 50%"라고 밝혔다. 각종 사은품도 푸짐하다. 행사 모델인 지펠 냉장고를 사면 이천쌀을 준다. 파브 TV(고급크로스백), 에어컨(정관장 홍삼세트 또는 광천김) 김치냉장고(하선정 김치), 디카(2GB 메모리)에도 사은품이 따라온다. 삼성 디지털프라자는 "혼수 가전을 구입하는 고객은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행사 기간 동안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방문하기만 해도 영화 동영상 무료 다운로드·MP3음원 무료 체험권·무료 사진 인화권·도서 할인권 같은 실생활에 유용한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종합생활가전기업 쿠쿠홈시스도 3월 한달간 자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 대상으로 '쿠쿠몰 즉석 당첨 대잔치'를 연다. 쿠쿠몰에서 밥솥, 그릴, 가습기를 사고 결제하면 홈페이지에 자동으로 당첨 여부를 알려주는 작은 창이 뜬다. 경품은 전기그릴, 푸드믹서기, 소형 청소기, 앞치마 등이다. 또 쿠쿠몰은 최신형 분리형 커버 IH압력밥솥(CRP-HLXG1011FV) 등 압력밥솥 6종과 스팀청소기를 할인판매하는 '봄맞이 특집전'을 진행하고 있다. 특집전 제품 구매 고객에게는 압력고무패킹,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 연장 쿠폰, 홈닥터서비스 쿠폰 등 제품별로 다양한 사은품을 주고 있다. ▲ 사진은 레인콤의 아이리버 딕풀<사진 맨위>, 린나이의 복합오븐<가운데>, 쿠쿠홈시스의 분리형 커버 IH전기압력밥솥<맨 아래>을 할인해 팔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첫 정기세일을 시작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여행비 100만원 지원, 청소기를 덤으로… 이벤트 풍성 모바일 제품 제조업체인 디지털큐브도 회사 제품 사이트인 아이스테이션 사이트 회원 가입자 숫자 100만명 돌파를 기념해 고객 감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4월 5일까지 제품 구매고객 전원에게 한정판 빅뱅 캘린더를 증정한다. 또 제품에 대한 퀴즈를 맞히면 다양한 아이스테이션 제품을 경품으로 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차량용 길안내장치 전문업체 파인디지털은 30일까지 신제품인 '파인드라이브 iQ500'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한경희 스팀 청소기를 경품으로 주기로 했다. 또 소비자가격 49만9000원인 '파인드라이브 GT'를 32만9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한국후지필름은 새봄을 맞아 4월 30일까지 인스탁스 구매자를 대상으로 여행 비용을 지원하는 고객사은 이벤트를 실시한다. 행사 기간 동안 인스탁스 카메라나 인스탁스 필름 4팩 이상을 구매하면 쿠폰을 지급한다. 응모희망자는 이벤트 기간 동안 수령한 쿠폰 번호를 후지필름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당첨된 2명에게 여행경비로 현금 100만원을 지원하며, 3명에게는 8기가 아이팟 터치를 증정한다. 또 50명에게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2매를, 1000명에게 인스탁스 필름 4팩을 무료로 증정한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니콘 DX 포맷 전용 표준 단렌즈 'AF-S DX NIKKOR 35㎜ F1.8G'를 출시하고 이 렌즈로 촬영한 사진 콘테스트 '35㎜로 세상을 보다'를 진행한다. 응모하려면 AF-S DX NIKKOR 35㎜ F1.8G 렌즈로 촬영한 사진을 니콘 포토 사이트에 올린다. 심사를 거쳐 선정한 총 16명에게 디지털카메라 COOLPIX S620(30만원대), 사진편집 프로그램인 니콘 캡쳐 NX2, 카메라 가방을 증정한다. 4월 15일까지 응모할 수 있으며 당선작 발표는 4월 20일이다. 새로운 이벤트도 줄줄이 대기 곧 행사를 벌이기 위해 준비 작업을 서두르는 기업들도 있다. 생활가전전문업체 린나이는 4월 6일부터 5월 3일까지 4주에 걸쳐 봄맞이 혼수 가전 온라인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린나이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컴퓨터 바탕화면용 사진 파일(Wall Paper)을 내려받아 컴퓨터에 깔고 그림 속에 숨은 린나이 혼수가전을 찾는다. 혼수가전을 찾은 뒤에 린나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응모한다. 당첨된 4명에게는 약 100만원 상당의 혼수가전세트를 증정한다. MP3 플레이어로 유명한 레인콤도 곧 고객 사은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3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이 탑재된 전자사전 딕플 D35, D31을 산 구매고객이 아이리버 홈페이지에서 제품등록을 하면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경품을 제공한다. 경품은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전집(1명),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CD(2명), 아이리버 온라인 스토어 30% 할인쿠폰(7명)이다.
- (정장진의 Tour & Culture)한국 국가 브랜드, 어떻게 높일 것인가? ②
- [이데일리 정장진 칼럼니스트] 브랜드는 한 개인이나 기업의 것이든 국가의 것이든, 부분과 전체의 조화 속에서 형성되고 유지된다. 문화가 전체라면 고급 문화와 대중 문화는 부분이다. 역사가 전체라면 과거, 현재, 미래는 부분이다. 한반도가 부분이라면 아시아와 세계는 전체다. 이 부분과 전체의 조화가 어긋나면 윤리적으로 위선이며, 기업은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 된다. 과거를 부정하거나 미래의 비전이 현재를 고려하지 않은 것일 때 브랜드는 물론이고 국가 정체성마저 위험에 처할 것이다. 브랜드는 이렇게 부분과 전체가 연결되어야 하며 동시에 연결 고리의 안과 밖 역시 통일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부분과 전체, 안과 밖이 서로 의미하고 보강해 주는 메커니즘이 만들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포도주와 요리, 아우토반과 자동차, 고대 신화 속의 비너스와 마릴린 먼로, 구원의 여인과 현대의 미인 등이 어울려야 이미지가 형성되고 설득력을 지니며 오래갈 수 있다. 이 점에서 한국을 알리는 구호들이나 이미지는 대부분 실패작들이다. 한국의 이미지와 메이드 인 코리아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 중에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것이 있다. 중국과 일본만큼 알려지지 않은 은둔의 국가였던 옛날 한국의 이미지이다. 옛날에는 모든 나라의 아침이 다 조용했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 나라의 아침은 조용하지 않다. 특히 한국의 아침은 출근 전쟁터다. ‘모닝 캄Morning Calm’과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 혼란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어떤 이미지로 외국에 알려져 있을까? 아니 그 전에 한국의 실체는 무엇인가? 아직도 6.25전쟁, 군사 쿠데타와 군사 독재의 나라로 알고 있는 외국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 경우 한국의 이미지는 아프리카나 남미에 있는 한 나라 정도밖에는 안 된다. 물론 요즈음은 많이 나아졌다. 그래서 냉전의 마지막 산물로 같은 민족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번번히 취약성을 드러내는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 강국에 둘러싸여 늘 불안해 해야 하는 약소국이 되었다. 외국 경제신문들이 자극적인 기사로 한국을 폄하하곤 했다. 누군들 기분이 좋겠는가마는, 잘못된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썼다는 반박도 해야겠지만, 한국이 어떻게 외국에 인식되고 있는지를, 즉 한국의 이미지를 되돌아 볼 소중한 기회다. 어쨌든 분단국가,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 약소국, 아마도 이런 이미지들이 보통 외국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들이고 서글프지만 우리도 인정할 수 밖에 한국의 이미지이자 나아가서는 어느 정도는 한국의 실상이기도 하다. 위의 세 가지가 한국의 이미지이고 실체라면,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는 어떻게 설정을 해야 하고 어떻게 알려야 할 것인가? 여기에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따라서 고민다운 고민을 해야만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몇몇 브랜드의 상품들이 종종 외국에서는 한국 브랜드가 아니라 다른 나라 브랜드로 인식되는 일이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일은 결코 아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계화 시대에 한국의 국가 브랜드와 제품 브랜드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제품이 국가 이미지의 득을 봐야 정상일 텐데, 오히려 거꾸로 된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한 독일인은 한국에서 근무를 하며 생각보다 활동적이고 창의적인 한국인들이 이상하게 외국에는 잘못 알려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 사람의 외국인이 한 말을 다 믿을 것은 못 되지만, ‘하이 서울’, ‘스파클링 코리아’, ‘소울 오브 아시아’ 등은 그 독일인이 지적했듯이, 별로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지자체끼리 경쟁할 때나 쓰면 딱 좋을 구호들이다. 홍보가 덜 되어서인지 아니면 한국이 실제로 그래서인지, 사실 한국은 외국에 덜 알려져 있고 때론 잘못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은 올림픽과 월드컵까지 치른 한국이기에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며 세계 13대 경제대국인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도 썩 어울리는 현상은 아니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햄머를 내려치고 허리에 자일까지 묶고 있는 의원들 사진이 외국 언론에 실리면 조금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햄머까지 동원한 것은 지나친 일이었지만, 어느 나라 국회든 욕설과 몸싸움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촛불 시위를 한다거나 붉은 머리띠를 둘러맨 채 시위를 하는 장면도 꼭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장면만은 아니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이 나라들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파업 천국이다. 시위는 한 국가와 사회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민주주의가 그 만큼 발전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 위원회 위원회를 또 만드나 싶기도 하지만, 기존의 국가 이미지위원회를 폐지하고, 2009년 1월 중순 대통령 직속으로 설립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다문화’와 ‘글로벌 경쟁력’에 역점을 두고 국가브랜드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지와 브랜드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의심스럽지만 전 정부와 이번 정부 모두 밖으로 드러나는 외형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어 다행이다. 특히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는 “해외 홍보도 좋지만 우리 국민의 글로벌 시민의식을 향상시키는 것이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데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누리꾼 중심의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일부 국가에서 혐한증(嫌韓症)을 불러오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만성적 임금체불이나 국제결혼 가정 내의 폭력 등이 한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해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원회 산하에 ‘글로벌 시민의식 고양’, ‘다문화 사회 지원’, ‘한류 확산’ 등의 분과위원회가 설치된다. 이를 통해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문제를 개선하고 외국인을 위한 생활환경 및 비즈니스 환경 조성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외국인의 인권 그 자체보다도 대외 이미지 때문에 외국인들을 배려한다는 것이 앞뒤 순서가 뒤바뀐 것 같아 석연치 않지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진정으로 문제가 되어야 할 것은 한국인이라는 민족 개념에 대한 정의일 것이다. ‘글로벌 시민의식 고양’이나 ‘다문화 사회 지원’은 어느 정도 성과도 있겠지만 관주도의 일시적인 정책이나 운동으로 성과를 거두기 힘든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이민 2세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역시 아버지가 흑인인 사람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임에 틀림없다. 베트남 여성을 어머니로 둔 아이가 30년 후에라도 한국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재일교포가 일본 총리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티베트인이 중국 주석직에 오를 수 있을까? 한국 브랜드를 위한 몇 가지 제안들 앞서 부분과 전체의 조화, 안과 밖의 유기적인 통일성을 브랜드 형성과 유지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모닝 캄과 다이나믹 코리아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 한민족이라는 정체성과 세계화 역시 서로 모순될 수 있는 개념들이다. 부분과 전체의 조화, 안과 밖의 유기적인 통일성 이외에 한 가지 더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다름 아니라 브랜드에는 단기적인 것과 장기적인 것 등 여러 종류가 있다는 점이다. 정책과 운동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것들도 있고 몇 세기 동안 축적되고 관리된 이미지들로 형성된 것도 있다. 두바이나 싱가포르 같은 경우가 정책과 운동을 통해 비교적 단기간에 국가 브랜드를 끌어올린 사례가 될 것이다.▲ 싱가포르▲ 싱가포르 야경 사막을 허브로 바꾼 사례가 두바이라면, 너무 작은 도시국가여서 타국의 공군기지를 임대해서 사용할 정도임에도, 선진국이며 공무원들의 청렴도도 높은 데다 거의 완벽하게 세계화 된 국가가 싱가포르다. 물론 국민들이 참으로 많은 인내를 했을 것이다. 또 언제나 위기가 닥칠 위험요소도 안고 있다. 요즈음 두바이는 경제 위기 때문에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한다. 자칫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 싱가포르 역시 길거리에서 침 한번 뱉거나 담배 꽁초나 껌을 뱉으면 엄청난 벌금을 내야만 하는 나라다. 거리에 침을 뱉는 것은 물론 잘못된 행동이지만 벌금까지 물리는 것 역시 제대로 된 정책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작은 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 두바이 야경 (두바이관광청)▲ 버즈 알 아랍 호텔 (두바이관광청)두바이와 싱가포르가 단기적으로 국가 브랜드를 끌어올린 사례라면, 패션과 문화 예술의 나라라는 프랑스의 이미지는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결과의 전형적인 사례에 속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부터 “프랑스 인들은 옷을 잘 입는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이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금도 발음도 쉽지 않은 ‘똥’자 돌림의 유명 브랜드들은 거의 모두 프랑스제들이다. 강남에 사무실이 있어 강남 거리를 자주 걷게 되는데, 한번은 아이들 기저귀 가방 같은 똑 같이 생긴 프랑스제 가방을 세 여인이 모두 어깨에 둘러매고 가고 있었다. 어찌나 상스러워 보이는지…… 비무장 지대를 국가 브랜드로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학술적 접근, 상업적 접근 그리고 국제 정치 역학적 접근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연구를 해야 한다. 제발 즉흥적으로 단기적으로 하려고 덤벼들지 말기 바란다. 헛돈만 쓰고 만다. 한민족이라는 민족 정체성도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고 교과서 등을 통해 장기간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한민족이라는 개념에 앞서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질문과 답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도 두바이나 싱가포르처럼,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아이디어도 짜내야 한다. 그런 종류의 아이디어 중에 비무장 지대를 활용하는 것을 한번 고려해 볼만하다. 한국의 비무장 지대를 평화 지대로 바꾸어서 하나의 브랜드화 하는 것인데,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비무장 지대가 생태계의 보고라고 하니 환경이나 그린 정책과도 연결이 쉬워 보인다.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도 아니고 정부 차원에서 준비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난 60년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공간으로서 비무장 지대는 아프리카나 아마존의 정글 같은 천혜의 자연 지대가 아니다. 바로 여기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 살았다가 발길이 끊어진 뒤 자연이 어떻게 회복되는 지를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회복된 자연의 환경 가치를 극대화시켜서 비무장 지대라는 또 다른 특성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생태 지구가 아니라 생태 회복지구로, 비무장 지대가 아니라 평화 회복지대로 선포하고 냉전 박물관과 냉전 연구소 같은 시설과 기관도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한국에서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군사 독재 체제를 상징하는 여러 물건들도 미리미리 수집을 해놓아야 한다. 지금 북한으로 날아가는 삐라와 풍선도 나중에는 구하기 힘들어진다. 늘 나오는 분단의 상징인 “달리고 싶다는 철마”도 보존 가치가 있어서 이미 보존처리를 끝내고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높은 안목에 칭찬을 하고 싶고 후원을 한 기업과 보존 작업을 맡으신 이들의 수고도 대단했을 것이다. 철마 속에서 자란 나무를 그대로 기념식수로 사용한다고 하니 감동적이다. 철마만이 아니라 구멍 뚫린 철모도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 김일성 밷지, 한 손을 높이 쳐들고 멀리 기아선상을 가리키고 있는 김일성 동상, 북한의 정치 선전 간판 등 우상화 도구들도 체계적으로 수집해 놓아야 할 것이다. 당장은 수집이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똥도 찾으면 없다는 옛말이 있듯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반공 이데올로기에 대한 면밀한 연구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6, 70년대 공산당을 뿔 달린 괴물로 그린 반공 포스터는 지금 한 장도 남아있질 않다. 이러한 시각적 유물 수집과 비무장 지대의 생태와 평화 회복 공간으로서의 선언이 부분이고 밖이라면, 이 작업은 한국 근대사와 한국 근대사를 휘저어놓은 세계사에 대한 연구라는 전체이자 안에 해당하는 것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 방면의 연구를 주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양성되어야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며 대동아 공영권의 미망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일본에 대한 연구도 절실하다. 한국 전쟁과 일본 침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웃을 잘 만나야 되는데, 일본은 참으로 고약한 이웃이다. 정치가들이여, 제발 정신 좀 차려라 하지만 비무장 지대를 생태 회복 공간과 평화 지대로 브랜드화 할 때 건물이나 몇 채 짓고 하는 식이면 곤란하다. 이러한 공간과 이미지 선포가 안이고 부분이라면, 이와 함께 국제 정치적으로는 유럽 연합을 모델로 한 아시아 연합체 같은 새로운 아시아의 정치 패러다임을 제안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한국의 정치가들이 나서야 할 것이다. 싸움질만 하질 말고. 비전 좀 갖고 정치를 하길 바란다. 한복 입고 수염 기른 채 길길이 나대면 다음 선거에서 표는 좀 얻겠지만, 정치가라면 한국을 아시아 속에 넣고 고민하는 모습 같은 것도 좀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DMZ의 생태, 평화 회복 브랜드화 작업과 맥을 같이 하는 통일성 있는 선언이 될 것이다. 동시에 한국의 브랜드에 안과 밖, 부분과 전체의 통일성을 부여하는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다. 긴 세월이 필요할 것이고 또 한국의 국가 브랜드만을 위한 일도 아니지만 한국의 정치가들이 나서야 할 것이다. 일본은 의심을 받기 쉽고 또 의심을 살만한 나라이고, 중국 역시 엄청난 땅덩어리와 인구로 인해 의심을 받기 쉬운 처지에 있다. 한국이 적격인 것이다.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다시 겪을 수 없다는 역사 인식이 유럽 통합의 원동력이었다. 최근 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군비 확장은 극동 3개국이 얼마나 천박한 역사 인식을 하고 있는지를 일러준다. 일본은 단 한번도 지나간 과거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은 나라다. 한국이 가르쳐야 될 나라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어떤가. 한국 역시 외국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브랜드도 중요하고 한류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한국을 알려야 하고 우리만이 경험할 수 있었던 진솔한 경험을 세계화 해야 한다. 전쟁과 분단, 냉전 그리고 같은 민족끼리의 극한 대치라는 비극을 역으로 한국의 브랜드로 활용하는 것이다. 다시는 그런 일이 지구상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한국인들의 입에서 나올 때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이산가족 찾기 같은 것도 인도주의의 한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때 여의도에 붙어있던 한 맺힌 대자보를 누군가 보관하고 있을 것이다. 오직 한국만이 경험할 수 있었던 이 비극을 한국인들만의 것이 아닌 인류의 보편적 경험의 한 부분으로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유대인 영화 감독들이 만든 수많은 영화들이 유대인 학살을 보편적인 인류에 대한 범죄로 인식하게 한 과정을 연두에 둘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이다. 흑백의 우울한 톤을 가로지르고 갑자기 나타난 분홍 옷을 입은 한 여자 아이의 모습은 상징적이었다. 그런 유대인들이 지금은 어린 아이들을 죽이고 있지만. 국가마저 단선적인 사고로 주식회사처럼 행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일을 국가가 하지 않으면 누가 주체가 되어 하겠는가? 비무장 지대 활용이 단기적인 브랜드 형성 작업이라면, 유럽 연합에 버금가는 아시아 연합 선언은 한국 정치가들이 해야 할 일들 중 하나로 장기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국가 브랜드 끌어올리는 작업을 구호나 안내 책자 만드는 일로 착각을 해서는 안 되며, 홍보 위주로만 진행해서도 안 된다. 작고 큰 일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여행·문화·예술 포탈 레 바캉스(www.lesvacances.co.kr) 대표 정장진
- (정장진의 Tour & Culture)한국의 명품을 위한 제안
- [이데일리 정장진 칼럼니스트] 한국의 명품을 위한 제안, 상품이 아니라 작품을 팔아라 파리, 명품들의 전쟁터 루이 뷔통, 펜디, 겔랑, 지방시, 셀린느, 크리스찬 디오르…… 이 낯익은 브랜드 이름들은 디자이너이자 창업자들의 이름들이다. 이 사실을 아는 이들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또 이 브랜드들을 포함해 태그 호이어, 쇼메 같은 시계와 보석 브랜드 등 60개가 넘는 유명 브랜드들을 모두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더욱 드물다. 대충 아는 이들이 있다고 해도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파리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 사실을 조금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여행의 흥미를 위해서라도. 60개가 넘는 유명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LVMH 그룹은 2007년 한 해에만 165억 유로의 매출과 20억 유로의 순익을 냈다. 이 결과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1,800개의 매장에서 거둔 것이다. 순이익은 어림잡아 한화로 약 3조 7천억 원 정도 되는 규모이며 2년 전인 2005년 대비 약 7억 유로 성장한 수치다. ▲ 베르나르 아르노지주회사인 LVMH 밑에 60여 개의 브랜드가 있고 이들이 모두 디자이너 이름을 달고 있는 브랜드들이라는 사실은 파리 거리를 거닐 때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피도 눈물도 없는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라는 한 사업가의 소유가 되었지만, 이들 브랜드들은 모두 디자인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예술가’들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결국 베르나르 아르노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산 것은 기업이 아니라 이 예술이었으며, 창업자들이기도 했던 디자이너들은 사업에 어두운 예술가들이었기 때문에 노련한 사업가에게 모두 잡아 먹힌 것이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그는 프랑스 명문 그랑 제콜인 에콜 폴리테크니크 출신의 사업가이다. 국방부 소속인 이 고등교육기관은 프랑스 대혁명 와중인 1794년에 설립된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다. 교장도 현역 군장성이 맡고 있는데, 이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의 생존을 책임지는 전략과 각종 기술 교육을 시킨다. 졸업생들은 프랑스 관계와 중요 기업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 몽테뉴 가대부분의 여성들이 입고 싶어하는 옷과 들고 싶어하는 가방, 그리고 그 위에 뿌리고 싶어하는 향기 그윽한 향수 뒤에서는 최고 전략 교육을 받은 사업가가 사령관처럼 버티고 있는 것이다. 파리 오페라 가와 몽테뉴 가의 화려한 쇼윈도 뒤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며, 최후의 승자는 아르노였다. 20년 동안 60여 개의 세계적 브랜드를 먹어 치운 아르노와 비교할 수 있는 인물은 프랑스 역사상 나폴레옹 밖에 없다. 전격전의 명수 나폴레옹도 유럽을 그렇게 함락시켰다. 아르노를 나폴레옹과 비교를 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르노를 아는 이들은 그가 나폴레옹보다 훨씬 냉정하고 단호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속전속결의 전술에만 있지 않다. 두 사람 모두 지독하게 예술을 사랑했다. 나폴레옹은 도시를 점령할 때마다 박물관과 왕궁에 있는 회화와 조각 작품들을 프랑스로 실어 날랐다. 1815년 나폴레옹이 백일천하를 끝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후에 열린 빈 회의를 통해 대부분 다시 반환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루브르 박물관에는 당시의 작품들이 꽤 남아있다. 아르노 역시 엄청난 기금을 투자해 현대 미술을 사들이고 있으며, 메세나를 통해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있다. 두 사람은 왜 이렇게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전쟁과 예술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일까? 나폴레옹에게 예술은 보잘것없는 자신의 출신을 은폐하고 신격화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였다. 자크 루이 다비드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이 나폴레옹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제우스와 동일시하는 그림을 헤아릴 수 없이 그렸다. 나폴레옹 자신도 제우스를 나타내는 상징인 독수리를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 아르노도 돈과 전략과 배짱을 걸고 벌어지는 명품 전쟁에서 예술을 강력한 무기이자 방패로 삼았다. 예술 작품 구매는 그 자체로 투자이기도 하지만, 기업 이미지를 지키는 더할 수 없이 좋은 포장지이기도 하다. 펜디나 태그 호이어, 루이 뷔통의 옷과 가방 그리고 시계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다. 예쁘다. 갖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선과 색은 충분히 아름다워서 그 욕망을 진정한 것으로 느끼게 한다. 이런 욕망은 예술 작품 앞에서나 느낄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상품이 아니라 작품을 산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방 하나와 재킷 하나가 어떻게 몇 백만 원을 호가할 수 있는가? 그 이상 가는 것들도 많다. 그러나 사람들은 산다. 주저 없이. 비쌀수록 더 사고 희귀할수록 더 산다. 신제품이 언제 나오느냐 물어보기도 한다. 파리의 명품 부티크에 가면 동양인들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산다. 대신 줄을 서 주는 알바까지 생겼다고 한다. 가방, 옷, 향수만이 아니다. LVMH는 주류사업에도 손을 대고 있다, 샴페인, 꼬냑, 보드카,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을 유통시키는 백화점과 이 모든 사업 영역을 홍보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지와 언론까지 소유하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가 나폴레옹보다 훨씬 뛰어난 지략과 냉정함을 갖춘 정복자라는 사실이 실감 있게 다가온다. 파리, 아르노의 독무대만은 아니다 ▲ 까르티에나폴레옹이 백일천하를 끝으로 영원할 것 같던 권좌에서 쫓겨났듯이, 파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명품 전쟁터에도 아르노 못지 않은 명장들이 있다. 우선 꼽아야 할 그룹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리치몬트Richemont(불어명은 리슈몽)이다. 까르띠에, 랑셀, 몽블랑, 던힐, 피아제 등이 리치몬트 그룹의 브랜드들이다. ▲ 프랭탕 백화점두 번째는 구찌 같은 쟁쟁한 브랜드와 등을 소유하고 있는 또 한 사람의 정복자, 프랑스와 피노François Pinault를 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는 약자로 페페에르PPR로 불리는 이 그룹은 사실 아르노의 LVMH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다. 그래서인지, 미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피노였지만,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현대 미술을 구입하고 베네치아에 미술관까지 세우려고 한다. 프랭탕 백화점 이외에 통신판매 회사였던 르두트Redoute를 거느리고 있고 2007년에 약 9억 유로 정도의 순익을 냈다. 산하에는 구찌 이외에 입생로랑 등을 거느리고 있으며, 프랑스 최고의 서적 유통사로서 음반과 각종 디지털 기기를 취급하는 프낙FNAC과 세계 2위의 가구 가전 매장인 콩포라마Conforama를 거느리고 있다. 프랑스에서 살았던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프나크와 콩포라마를 들러 물건을 사지 않을 수가 없었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매장이 많고 물건도 다양하다. 물론 산하에 언론사도 있고 축구 구단도 운영하고 있다. ▲ 샤넬마지막으로 꼽아야 할 그룹이 있다면 다른 아니라 넘버링이 된 향수 시리즈로 유명한 샤넬을 들어야 한다. 향수, 가방, 여성 의류, 시계와 보석으로 유명한 이 그룹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미 신화가 되었으니. 귀부인들의 상징이 된 샤넬 라인, 여성 코르셋을 없앤 선구자적인 드레스와 판탈롱 패션 등은 의상사의 혁명들이었다. 여성들은 샤넬을 만나면서부터 비로소 머리를 커트할 수 있었으며, 바지를 입을 수 있었던 것이다. 코코 샤넬로 불리는 가브리엘르 샤넬Gabrielle Chanel은 가장 참신한 광고를 하는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루이 뷔통, 샤넬에 앞서 파리와 프랑스를 먼저 보아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옷맵시는 내되 눈에 띄면 못써. 품위가 있어야 해. 저속한 것은 금물이야. 의복은 인격의 표시이니까. 프랑스의 고관대작들과 세련된 상류사회 양반들은 이 점에 있어 아주 탁월하단 말이야.”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대사다. 1600년에 공연된 연극이니 지금부터 400여 년 전부터 이미 프랑스는 “품위 있는 옷 맵시”에서 단연 유럽 최고의 나라였음을 알 수 있다. “옷만 깨끗하게 입고 온다면, 평민들도 모두 궁에 입장시켜라.”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베르사유 궁으로 천도를 한 다음 태양왕 루이 14세가 발표한 칙령에 있는 말이다. 사생활의 역사를 집요하게 파헤친 한 20세기 프랑스 역사가는 베르사유 궁에서 에티켓과 예절의 모든 것이 우아함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쓴 바 있다. 우아함, 즉 엘레강스는 이후 모든 유럽 궁정의 모방하는 모델이 되었고 자연히 유럽의 왕실에서는 불어를 배워야만 했다. 이런 역사는 18세기에 최고조에 달했다. 루이 15세의 애첩인 퐁파두르Marquise de Pompadour와 뒤바리 부인Madame du Barry이 어떤 드레스를 입고 어떤 음식을 먹으며 누구와 만났는지는 국가의 중대사로 간주되었다. 이 두 여인은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가들을 후원했다. 자연히 이 애첩들 밑에는 많은 화가와 조각가들이 모였으며, 이렇게 해서 로코코라는 장식적이고 여성 취향인 사조가 태어났다. 19세기 들어 대혁명이라는 비극을 맛본 프랑스였지만, 귀부인과 이미 탄생한 재벌 마담들이 여는 살롱을 중심으로 에티켓과 모드, 절제된 언어와 예술 후원은 계속되었다. 모든 문인과 예술가들이 살롱을 드나들었다. <카르멘>을 쓴 소설가 메리메Mérimée는 그의 중편 소설 <일르의 비너스>에서 파리에서 800km나 떨어진 스페인 국경지대에서도 시골 부르주아들이 파리에서 발간되는 주르날 데 모드라는 잡지를 구독하고 있었다고 쓴 적이 있다. 시골 청년 알퐁스는 파리에서 온 신사의 은으로 만든 시계줄과 양복만 뚫어져라 쳐다보면 결혼식에 입을 옷 생각만 한다. 프랑스는 이런 나라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남북전쟁 직후 모든 미국 여인들이 프랑스에서 만든 모자에 넋을 읽는 장면이 나온다. 파리는 이런 도시였다. 프랑스 최고의 소설가인 발자크Balzac의 <고리오 영감>을 보면 주인공인 20살의 법대생 라스티냐크는 시골에서 돈이 올라오자마자 양복점으로 달려가 옷부터 맞춘다. 사교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파리에서 의상은 살아남기 위해 배워야 하고 입어야 하는 생존 도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 몽테뉴 가의 플라자 아테네 호텔 이 오랜 전통에서 샤넬이 나왔고 입생로랑이 나올 수 있었다. 샹젤리제에서 센느 강 유람선 바토 무슈의 선착장이 있는 알마 광장까지 펼쳐진 긴 대로가 패션 거리인 몽테뉴 가인데, 크리스찬 디오르, 샤넬, 아르마니, 루이 뷔통, 푸치, 돌체 앤 가바나, 로에베, 셀린느, 에스카다, 클로에, 보테가 베네타, 니나 리찌, 막스 마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명품 부티크들이 자리잡고 있다. 몽테뉴 가 한가운데에는 파리 특급 호텔인 플라자 아테네가 있다. 세련된 디자인,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마케팅 기술 등도 눈여겨볼 요소들이지만, 무엇보다 응용 예술의 한 분야인 럭셔리 산업이 순수 미술과 맺고 있는 프랑스만의 깊은 전통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점이다. ▲ 포부르 생토노레 가몽테뉴가 이외에 프랑스 대통령이 궁인 엘리제 궁이 자리잡고 있는 포부르 생토노레 가도 패션가이며 오페라 하우스 앞의 방돔 광장 인근에도 고급 명품 부티크들이 들어서 있다. 이 거리들은 패션과 디자인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필수 코스이겠지만, 미술이나 경영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어줄 것이다. 앞으로의 명품 시장은 갈수록 예술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예술을 응용하거나 제품에 적용하는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옷과 구두가 그 자체로 작품이 되어야만 한다. 즉 아름다운 선을 뽑아내고 매혹적인 색을 만들어 내는 악마성이 깃들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파리를 거닐며 이 악마에 매혹 당한 여인들은 영화의 주인공이 된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악마는 파리를 입는다. 여행·문화·예술 포탈 레 바캉스(www.lesvacances.co.kr) 대표 정장진
- 시린 새벽山이 태어나는 자리…지리산 2박 3일 종주
- [경향닷컴 제공] 1일 성삼재 ~ 벽소령 보통사람들도 ‘감히’ 지리산을 꿈꾸게 된 것은 1987년 이후다. 성삼재를 넘어 남원으로 가는 길이 포장됐다. 종주는 쉬워졌고, 산행이 아니라 트레킹이 된 것이다. 성삼재까지 차 타고 가서 노고단 대피소를 거쳐 노고단 삼거리까지 1시간 밖에 안 걸린다. 오전 8시30분 노고단 삼거리를 출발했다. 임걸령(오전 9시30분) 샘은 물맛이 좋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뭄으로 물이 끊겼던 샘이다. 지리산 남부사무소 임성민씨(27)와 샘물을 나눠 마시며 왜 힘든 산꾼이 됐는지 물었다. “대학 때까지만 해도 지리산이 어딘지 몰랐어요. 제대 후 종주를 해봤는데, 산이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산에는 이렇게 강철 같은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같은 마력이 있다. 지리산은 광대하다. 산이 좁아서 오르막내리막이 몰려 있는 여느 산과 다르다. 산행길은 평탄했다. 큰 가풀막도, 내리막도 없다. 가장 주의해야 할 구간은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내려오는 끝없는 계단길. 인터넷에선 551개라고 나오는 곳도 있고, 553개 또는 562개로 나온 곳도 있다. 내리막길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토끼봉을 지나 연하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45분. 예상시간보다 15분 늦었다. 점심은 라면에 밥. 산에서 먹는 라면만큼 맛있는 밥도 없다. 오후 2시40분 벽소령 출발. 능선은 가파르지 않았는데도 버거웠다. 오래된 건전지마냥 충전을 시켜도 금세 방전되듯 체력이 소진됐다. 배낭끈은 어깨를 파고 들었고,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졌다. 30분마다 한 번씩 주저앉았다. 앉을 때마다 가방에서 초코파이를 꺼내 동료에게 권했다. 초코파이 하나만 빼도 가벼워질 것 같았다. “산악인들도 서로 자기 배낭의 부식을 빼려고 해요. 종주 산행시 배낭 무게만 25~30㎏ 되는데 힘들거든요.” 임씨가 웃었다. 벽소령 도착은 오후 5시. 예상시간보다 1시간 늦어졌다. 팁: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 조금 일찍 일어나 천천히 걷는 게 좋다. 첫날 퍼지면 산행을 마치기 힘들다. 2일 벽소령 ~ 장터목 바람이 밤새 산을 훑고 다녔다. 거세게 창문을 흔들었고, 나무들 사이를 오가며 웅웅 소리를 냈다. 문득 <해리포터>에 나오는 디멘터가 주위를 맴도는 것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상상마저 했다. 새벽녘 산장문을 여니 습기 많은 안개가 산을 삼켰다. 이 구간 안내를 맡은 임길동씨(29)는 “언제 트일지 알 수 없다. 하루종일 안개에 싸여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오전 8시 벽소령 출발.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사진 한 장 찍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앞섰다. 2시간의 산행 끝에 덕평봉에 다다르니 갑자기 산이 트이기 시작하더니 지리산 능선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안개비는 금세 상고대로 변했다. 나무에 서리꽃이 열렸다. 장관이었다. 사진기자는 40분 동안이나 셔터를 눌러댔다. 산은 이렇게 순간순간 변한다. 사람의 상상 밖에 있다. 세석산장 길은 지리산 종주 중 가장 험한 코스다. 로프를 붙잡고 올라서는 곳도 많다. 그늘진 숲길은 눈이 많아서 무릎까지 파묻혔다. 능선으로 올라서면 면도날 같은 바람이 얼굴을 할퀴고 갔다. 산의 가슴 속에 숨을 땐 눈과, 산의 어깨를 타고 올라설 때는 바람과 맞서야 했다. 오후 1시 세석산장 도착. 산꾼들은 세석산장을 ‘호텔’이라고 불렀다. 넓었고, 시야가 탁 트였다. 물도 풍부했다(지리산은 가을 가뭄으로 샘이 졸아들었다). 과거 산장은 개인이 운영했다. 당시엔 산장지기가 왕이었다. 조금이라도 떠들면 등산객들을 쫓아냈다. 세석도 ‘악명’이 높았다. 90년대 초반까지 4번 종주를 했는데 함께 간 후배가 텐트 구역에서 벗어났다며 산장지기에게 따귀를 맞은 적도 있다. 혹시나 해서 그 산장지기에 대해 물었더니 공원관리공단 직원도 행방을 잘 모른다고 했다. 산장은 직영체제로 바뀌었고, 당시 이야기는 이제 전설처럼 전해져온다. 오후 장터목길 역시 바람이 거셌다. 함양 마천에서 불어오는 이 바람을 두고 임씨는 “마천(함양) 똥바람”이라고 했다. 촛대봉에선 거센 바람 속에서 천왕봉과 제석봉이 또렷하게 보였다. 오후 4시30분 장터목 도착. 제석봉에서 일몰을 봤다. 서쪽 노고단 하늘은 붉었고, 동쪽 천왕봉 하늘엔 둥근 달이 떴다. 장관이었다. 팁: 배고프면 못걷는다. 아침은 꼭 먹자. 초콜릿 하나도 오르막길에선 먹지 말자. 내리막길에서 먹어라.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쉴 때는 귀찮더라도 다운파커를 꺼내 입자. 3일 장터목 ~ 중산리 새벽 4시. 일출 산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식사준비를 하느라 들락거리는 통에 잠이 깼다. 다행히 바람도 잦았고, 멀리 남해의 불빛이 보일 정도로 새벽의 대기는 맑았다. 기온은 영하 7도. 이 정도면 따뜻한 편이다. 6시, 산장 출발. 창검처럼 꽂혀 있던 제석봉의 고사목들도 많이 쓰러져 있다. 이 고사목 밭은 인간의 탐욕이 지리산에 새겨놓은 상처다. 60년대 초 도벌꾼들이 증거 인멸을 위해 울창한 숲에 불을 질렀다. 하늘을 가릴 정도의 울창한 숲이 구상나무의 공동묘지로 변한 것이다. 산행 내내 동쪽은 붉은 기운을 띠었다. ‘一’자로 그어진 붉은 선. 그 위는 파랗고, 땅은 까맣다. 천왕봉 도착 6시50분. 어둠 속에서 산들이 드러났다. 산 뒤에 산이 있고, 그 뒤에 또 산이 있다. 산과 산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산이 있을 것이다.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산들이 끝나는 지점엔 바다가 보였다. 산들의 가랑이에서 흘러나온 2개의 물줄기는 섬진강과 남강(진주)이라고 했다. 아침 동살에 강은 금빛으로 번쩍였다. 임길동씨는 “자신도 숱하게 지리산을 올랐지만 이런 일출은 딱 두번 밖에 못봤다”고 했다. 천왕봉 일출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로터리 산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가팔랐다. 오전 11시 중산리에 도착했다. 지리산 종주는 말못할 감동이 있다. 그것은 톡 쏘는 사이다 같은 경박한 느낌이 아니다. 산은 울리는 묵직한 종소리 같은 감동이다. 팁: 하산이 더 어렵다. 무릎 조심이 상책. 천천히 걷자. 얼음판 구간, 바위구간이 섞여 있어 아이젠을 신었다 벗었다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으나 안전이 최우선이란 말을 명심하자. 지리산 2박 3일 종주 보통사람들도 한 번쯤 지리산 종주를 해보고 싶어한다. 지리산 종주는 ‘로망’이다. 왜 그럴까? 지리산은 어머니 산이다. 가랑이마다 산들이 태어나서 남과 북, 동서로 휘달려 국토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만들어냈다. 그냥 하나의 봉우리가 아니라 전남과 전북, 경남 등에 걸쳐 있는 산국(山國)이기도 하다. 하여 종주길은 산행이 아니라 1500m 안팎의 고봉을 징검돌처럼 밟고 가는 순례의식에 가깝다. 2박3일로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 관련기사 ◀☞첫 산행 노고단코스 편안…산장은 예약하도록☞‘만원, 그 이상의 추억’ 시티투어 알뜰여행☞특별하고 알뜰한 ''송구영신'' 찾아라
- 통화권 이탈 고요한 일탈
- [조선일보 제공] '휴대폰 안 되는 여행지 취재는 잘돼가?', '출장 중이신가요?'…. 전남 순천 송광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흙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거취'를 묻는 문자가 이어졌다. '지금 송광사 와있습니다. 금요일에나 올라갈…'. 어느 순간 휴대폰 화면에 '통화권 이탈'이란 문구가 떠올랐다. 송광사는 경남 합천 해인사, 경남 양산 통도사와 함께 한국의 '삼보사찰(三寶寺刹)'로 꼽힌다. 이 큰 절에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지 진입로에서 한 중년 부부는 미약한 전파를 낚아보려는 듯 전화기를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이들 틈에 섞여 '전파 낚시'를 몇 분 하다 포기하고 휴대폰 전원 버튼을 꾹 눌렀다. 터지지도 않는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 적막이 감도는 산사,‘ 통화권을 벗어났습니다’란 문구가 반갑다. 스님들의 수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전남 순천 송광사 안에는 휴대폰 기지국이 설치돼 있지 않다. / 조선영상미디어사찰 체험을 위해 지은 작은 방에 짐을 풀고 포교국장인 각안(覺眼) 스님께 인사드리러 갔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얼마 전 배 타고 출장을 갔었는데 그 사이 휴대폰과 인터넷을 못하니 너무 불안하더라고요. 휴대폰 집에 두고 온 날 퀵서비스로 배달시킨 적도 있고요. 이쯤 되면 병이 아닐까 싶어서, 휴대폰 안 터지는 절을 수소문해 찾아왔습니다." "그렇지요. 요즘 사람들 휴대폰에 매여 삽니다. 나도 여기 이동통신사 기지국 없단 걸 알면서 가끔 진동이 울리는 듯한 환상을 느낀다니까요." '아니, 스님도?' 각안 스님 말마따나, 송광사엔 휴대폰 기지국이 없다. '승려들이 수행하는데 자꾸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면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스님들이 설치를 허용하지 않은 까닭이다. 같은 이유로 웬만한 절엔 다 있는 풍경(風磬)도, 주련(柱聯·기둥이나 벽에 장식으로 써 붙이는 글귀)도 없다니 전화 좀 못 쓴다고 투덜대기가 민망해진다. 국사전(國師殿), 목조삼존불감(木彫三尊佛龕) 등 사찰 곳곳의 문화재를 따라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요즘 사하촌(寺下村) 전파가 점점 세져 휴대폰이 종종 터지기도 한다.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스님은 걱정하지만 사찰 전체로 보면 휴대폰 안 터지는 지역이 터지는 곳보다 훨씬 넓다. 작은 방은 너무 조용해서 귀에서 '삐이' 소리가 날 정도다. 수첩 위에 펜 지나는 소리도 칠판에 분필 긋는 소리처럼 선명하게 들린다. 휴대폰을 가방 깊숙이 넣어 버리고 오후 8시30분쯤 자리를 펴고 누웠다. 각안 스님의 '지침'이 떠올랐다. "이왕 사찰에 오셨으니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뭘 생각할지 모르겠으면 사찰체험 오는 분들께 제가 드리는 화두, '이 몸을 움직이는 것, 이 뭐꼬?'에 대해 오늘, 내일 생각해보시죠." 생각만으로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하지 않은, 몸 피곤한 중생에게는 깨달음보다 잠이 먼저 찾아왔다. 인터넷 하고 텔레비전 시청하다 밤 12시 넘어 자던 습관을 비웃듯 고요한 산사의 수면은 오후 9시쯤 살며시 내려앉았다. 다음 날 오전 3시30분. 쨍강대는 휴대폰 알람 소리를 대신한 건 몸을 들어 올리듯 퍼지는 북소리였다. 새벽 예불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는 대웅전 앞에서 시작돼 산사의 기왓장과 기둥을 흔든 후 사찰이 자리 잡은 조계산으로 넘실넘실 흩어졌다. 눈곱만 간신히 떼고 향한 대웅전 앞, 회색 승복에 자주색 띠를 두른 승려들이 불그스름한 빛이 새어 나오는 대웅전으로 말소리 발소리 없이 하나 둘 들어섰다. 형광등 못지않게 밝은 커다란 보름달, 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보다 초롱초롱한 별빛, 5.1채널 DVD보다 생생하고 입체적인 북소리가 몸 구석구석 찌들어 있는 디지털 앙금을 닦아냈다. ≫사찰체험 송광사는 주말마다 1박2일 일정의 '산사 체험'을 진행한다. 새해부터는 평일에도 '자율형 템플스테이'를 운영할 계획이다. 산사 체험 숙소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세면장과 현대식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새해맞이 법회를 겸한 템플스테이는 12월 31일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낮 12시까지 열린다. 조계산 대장봉(해발 762m)에 오르는, 겨울 산 새벽 등산이 포함된 일정. 성인 4만원, 중·고생 3만원, 초등학생 이하 2만원. ◎ (061)755-0107 전남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 12번지. www.songgwangsa.org ◎ 호남고속도로 주암 나들목으로 나가면 '송광사' 이정표가 계속 보인다. 순천역 옆 순천터미널(061-752-2659)에서 오전 5시50분~오후 7시15분 송광사까지 가는 111번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닌다. 광주터미널(062-360-8114)에선 오전 8시50분·9시55분·10시45분, 오후 2시55분·3시45분 송광사행 버스가 출발한다. ▶ 관련기사 ◀☞초조함은 잠깐… 하루 종일 홀가분하다☞"19일부터 보성차밭은 `빛의 축제`"☞사랑 담아 떠나는 ''러브 스토리 별빛열차''
- 닌텐도 게임팩이 단돈 500엔 착한 가격에 지갑이 웃는다
- [조선일보 제공] 손이 덜덜 떨린다. 100엔(¥)에 1400원(11일 기준). 당최 지갑을 열 마음이 나지 않는다. 자라·H&M 같은 중저가 브랜드에서조차 웬만한 티셔츠 한 장에 5000엔을 훌쩍 넘기는 걸 보면서 현기증마저 느꼈다. 그래도 일본까지 왔는데 쇼핑을 안 할 수도 없고, 또 할 수도 없고…. 아, 절대고독! 이럴 땐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에 버금가는 싼 곳을 뒤져보는 게 상책이다. 도쿄 시내 유명 '잡화점'에서 1000엔 이하로 쇼핑할 수 있는 물건들을 찾았다. ■ 쓰리미니츠해피니스 (Three Minutes Happiness) '3분이면 행복해진다'는 착한 가격의 도쿄 시부야의 잡화점. '쓰리미니 핫삐나스'라고들 읽는다. 유명 100엔샵, '다이소'보단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물론 싼 가격의 비밀은 '메이드 인 차이나'. 100~200엔짜리 일본 식기·양식기·머그컵·양말·각종 인테리어 장식을 판다. 빨간 사과모양의 깜찍한 '사과커터기'가 210엔, 숟가락을 오른쪽에 끼워 넣도록 한 편리한 머그컵과 양념통이 각각 200엔, 350엔. 돼지모양의 도서 지지대가 630엔, 케이크 용 딸기모양 초 150엔. 여행트렁크도 싸게 판다. 1500엔부터 3000엔까지. 문의 03-5459-1851, 한조몬센 시부야역 3번출구에서 파르코(Parco) 백화점 골목으로 진입. 2층 건물. ▲ (좌)돼지모양 도서지지대 630엔.(우)사과 커터기 210엔.■ 북오프 (Book-off) 일본 전역에 포진해 있는 유명 중고책 체인점. 도쿄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중고책은 물론 각종 DVD와 음악 CD, 게임 소프트웨어까지 물건이 다양하다. 게이오 대학 교환학생 심성아(30)씨는 "중고 상품을 파는 곳이지만, 최신 상품도 싸게 팔 때가 종종 있어서 자주 찾는다"고 귀띔했다. 11일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북오프' 매장에선 닌텐도 DS용 게임(파이널 판타지 등)을 단돈 500엔에 팔고 있었다. www.bookoff.co.jp ▲ (좌)닌텐도 게임 500엔.(가운데)아톰 후드T 800엔.(우)75㎉ 연근 과자 105엔.■ 랭킹랭퀸 (Ranking-Ranqueen) 모든 물건을 잘 팔리는 순서로 배열해 놓은 잡화점. 도쿄 시부야역 한조몬센 8번출구에 있는 랭킹랭퀸에서 건진 '판매 1위' 미용상품은 사해바다 소금으로 만든 목욕소금(290엔), 상한 머릿결을 급 회복시켜 주는 응급 트리트먼트 앰플(315엔), 눈 밑 다크서클 전용 컨실러(882엔), 눈썹 깎이가 붙어 있는 미용가위(294엔), 엄청난 피지 흡수력을 자랑하는 기름종이(290엔). 겨울 부츠 관리에 고민인 사람이라면 노란색 플라스틱 부츠키퍼(1155엔)도 가격대비 괜찮은 상품. 깜찍한 휴대용 구두 클리너는 750엔이다. 싸고 간편하고 칼로리까지 낮은 먹을거리도 많다. 44칼로리밖에 안 되는 '3분 카르보나라 파스타'(290엔), 75칼로리의 말린 연근 과자(105엔) 등이 1위 상품. 문의 03-3770-5480, www.ranking-ranqueen.net ■ 돈키호테 한국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려진 잡동사니 백화점. 중고 샤넬 가방(10만엔)과 5000엔짜리 코스프레용 교복, 10엔짜리 양말이 전혀 구분되지 않고 마구 뒤섞여 있는 곳이다. '깔끔한 일본'이란 '편견'을 깨고 매장에는 먼지도 많다. 현지 사람들은 '보물찾기식 디스플레이'라고 설명했다. 유아용 샴푸(300mL ·890엔), 세제(300mL·900엔), 아기 젖병(600엔) 등을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각종 가전제품도 살 만하다. 손가락만한 아이팟 전용 미니스피커가 1280엔, USB를 꽂아 사용하는 미니 스테레오 스피커가 789엔. 닌텐도 DS용 전용 스킨이 580엔이다. 먹을거리도 웬만한 편의점·마트보다 싸다. '이금기 칠리새우 전용 소스' 98엔, 삼각김밥 88엔. www.donki-kr.com ▲ (좌)중고 폴로 셔츠 3000엔. (우)휴대용 구두 클리너 750엔■ 빙고 (Bingo) 시부야 '북오프' '콰트로 빌딩' 매장 지하에 위치한 중고 옷 가게. 올해 8월에 문을 열었다. 싸구려만 파는 곳일 줄 알았는데 중고 에르메스 캔버스 백(1만8900엔)부터 폴로 셔츠(3000엔)까지 없는 게 없다. 셔츠는 남성용이 더 많다. 100엔짜리 수저 4개를 사면 오렌지색 식기를 하나 더 끼워주는 식의 '덤핑' 행사도 자주 열린다. 도쿄 '모노콤사' 매장에서 팔던 새빨간 아톰 후드티도 단돈 800엔이다. www.go-bingo.jp ▶ 관련기사 ◀☞작고 하얀 매화마름이 속삭이는 곳 -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일상처럼… 소요산에 빠지다☞이번 주말, 양재천 나들이 떠나볼까
- `제2 원정화` 쫓다가 놓쳤다
- [조선일보 제공] 이른바 ‘한국판 마타하리’ 원정화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공안당국이 내사해온 또 다른 여성 간첩 혐의자가 원정화 사건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지난 3월경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2의 원정화’로 불릴 만한 이 여성 간첩 혐의자는 원정화(34)와 동갑인 탈북자로, 원정화처럼 완벽한 서울 말씨를 구사하며 중국과의 무역업에 종사해왔다. 국내 입국 이후로만 두 번의 결혼과 이혼 경력이 있는 이 여성은 탈북자단체 핵심 임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등 ‘수상쩍은 행동’을 해오다가 동료 탈북자의 신고로 공안당국의 내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 여성은 지난 3월경 중국으로 출국해 6개월째 귀국하지 않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 탈북 여성에 대해 간첩혐의로 내사를 진행해 왔고 현재도 행방을 쫓는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귀국 가능성 여부 및 현재 어디 있는지 등에 대해선 자신하지 못하는 상태다. 간첩 혐의자가 공안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사실상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탈북 여성은 탈북자 집단 거주지역인 서울 모 아파트 ×××동 ×××호에 거주해온 박모씨이다. 하지만 지난 9월 3일 찾아간 박씨의 집은 불이 꺼진 상태로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박씨가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의 관리비를 체납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 이웃은 “예전에 그 집에는 여행용 가방을 든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었고, 애인으로 보이는 남자들도 출입이 잦아 아이들 교육상 좋지 않은 것 같아 걱정들을 했었다”며 “하지만 요즘은 수개월 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박씨에게 4살된 딸이 하나 있는데 그 딸도 못 본 지 한참 됐다”고 했다. 박씨가 아파트 관리비를 올 2월분까지 낸 것으로 보면 지난 2월 말~3월경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공안당국은 박씨에 대한 세세한 인적 사항과 내사 시점 및 구체적 혐의점, 그리고 정확한 출국 일시에 대해 명쾌한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다만 “내사가 진행 중인 보안사항”이라는 점과 “박씨가 올 초 중국으로 출국한 뒤 현재도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정도만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박씨가 왜 돌연 중국으로 출국해 이례적으로 장기간 체류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박씨와 친분이 있는 동료 탈북자들은 “박씨가 중국사업을 한다며 출장이 잦았지만 6개월씩 집을 비운 적도, 이렇게 오랫동안 주변과 아무 연락이 없던 적도 없었다”고 말한다. 공안당국의 관계자는 “내사를 받아온 박씨가 원정화에 대한 수사가 무르익자 불안을 느껴 도주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내사 중인 간첩 혐의자라고 해도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출국금지를 하게 되면 우리 쪽의 수사 사실이 노출되고 인권위 제소를 비롯해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가 출국한 3월경은 원정화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시점이었다. 원정화가 국내에서 한 간첩활동과 계부이자 상책인 김동순의 존재도 확인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수사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이며, 언제 어떻게 원정화를 체포할 것인지를 논의하던 단계였다. 박씨가 원정화 수사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을 경우 당연히 신변 위협을 느끼고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다. 2001년 초 탈북자 신분으로 국내에 들어온 박씨는 원정화와 여러 모로 비슷했다. 원정화와 동갑인 데다가 원정화처럼 서울말을 유창하게 구사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한국말이 서툴기 마련이지만 박씨는 2001년 입국 직후부터 북한 어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동료 탈북자들이 ‘특수훈련 받은 게 아니냐’며 간첩으로 의심하기 시작한 것도 우선은 말씨 때문이었다. 박씨가 원정화처럼 대중국 사업을 하면서 탈북자단체 임원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탈북자단체 동향을 묻고 다닌 것도 의심을 샀다. 박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호의적이었고 특히 탈북자단체 핵심 임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상당히 애를 썼다고 한다. 한 동료 탈북자는 “박씨는 남한 정착에 힘쓰기보다 탈북자단체에 훨씬 관심을 기울이는 등 (간첩으로)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삶 역시 원정화와 비슷한 점이 많다. 원정화처럼 국내에 들어와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며 자식을 낳았고, 주변에 남자들이 많았다. 박씨는 국내에서 두 번 이혼을 했고 출국 전까지 한 남자와 동거 중이었다. 군인들과 주로 교제했던 원정화와 달리 박씨는 여행사 대표, 회계사 등 비교적 안정적 직업을 가진 중상류층 남자들과 교제했다는 것이 주변 얘기다. 박씨는 키 165㎝의 날씬한 체형과 미모로,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대북 전문가들은 “여성 탈북자들이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이른바 ‘신분 세탁’을 하는 것은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해 결혼 상대를 고른 원정화처럼 박씨가 결혼정보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원정화는 결혼정보회사에 고객으로 접근했지만 박씨는 아예 결혼정보회사의 상담원으로 취업했다. 입국 직후인 2001년 8월 유창한 서울말과 우리 사회 사정에 밝은 점을 앞세워 유명 결혼정보회사의 상담 컨설턴트로 취업, 2002년 8월까지 1년간 일했다. 이 결혼정보회사의 관계자는 “탈북자 정착을 돕기 위해 정부가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박씨가 채용된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결혼상담 컨설턴트를 그만둔 후 원정화처럼 대중국 무역에 종사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무역을 했는지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동료 탈북자들은 “임대아파트에 살면서도 비교적 풍족하게 살기에 사업이 잘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아직 내사 중인 상태이므로 자세히 얘기할 순 없지만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수상하다’는 얘기가 많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공안당국의 의심대로 진짜로 간첩 활동을 했다면 원정화처럼 성(性)을 미끼로 정보원에게 접근하는 ‘마타하리형 간첩’이 북한의 새로운 간첩 유형이 되는 셈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상승하고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여성간첩은 남성간첩보다 정보수집에 유리한 면이 많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1511명(2008년 5월 현재) 가운데 여성이 1176명으로, 77%에 이른다. 이와 관련 한 탈북자단체 임원은 “이번 원정화 사건이나 박씨 문제 등과 관련해 다수의 선량한 탈북자들, 특히 여성 탈북자들이 오해나 불이익을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 모닝자동차 기분 좋게 쏩니다!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종합순위 10위, 금메달 10개를 목표로 삼았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 국민의 응원에 힘입어 종합순위 7위, 금메달 13개라는 놀라운 성적표로 화답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각 기업들이 올림픽 이벤트로 내건 경품이 고객들에게 쏟아질 전망이다. (주)태창가족(대표 김서기, www.tcfamily.com)은 올림픽 개막일인 8월 8일부터 “대한민국이 금메달 11개 따면 모닝 쏜다”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당초 목표를 넘어 11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면 추첨을 통해 모닝자동차와 7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증정하기로 했다. 쪼끼쪼끼, 화투, 쪼끼군다리치킨, 오므스위트 전국 700개 가맹점에서는 올림픽 개막 전부터 이벤트에 대비하여 PDP비전을 설치하고 행사 현수막을 제작해 홍보를 해왔다. 이번 행사는 매장 방문 고객에게 고유의 코드번호가 입력된 스크래치 카드를 나눠주고 태창가족 홈페이지 www.tcfamily.com에서 코드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스크래치 카드에 적힌 금, 은, 동메달에 따라 피크닉가방, 고급비치타올, 생맥주 500cc 등 즉석에서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있다. 태창가족 이벤트는 31일(일)까지 진행되며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11개 이상 획득함에 따라 모닝자동차가 확보되어 있어 이번 일주일 동안 많은 고객들의 방문이 예상된다. 당첨자 발표는 9월 5일 태창가족 홈페이지에서 발표되며 시상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 02-415-6000 / www.tcfamily.com
- 배용준 "안녕하세요, 가족여러분"...홈페이지 편지글 전문
- ▲ 배용준[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드라마 촬영 중 입은 부상으로 얼마 전 대수술을 받은 한류스타 배용준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남기고 최근 근황 및 안부를 전했다. 배용준은 19일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에 "배용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기고 수술 후 경과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다음은 배용준이 홈페이지에 남긴 편지글의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가족 여러분, 배용준입니다. 오늘 날씨가 짓궃긴 했지만 시원한 바람이 상쾌함을 주는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반면 조금은 차가운 비바람이 계절이 곧 바뀌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나 싶어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쉬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그려놨거든요. 그래서 제일 먼저 가족 여러분들께 편지를 보냅니다. 먼저,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수술은 별 탈 없이 잘 진행이 됐고요. 병원에서 며칠 경과를 보다가 퇴원 후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우리 가족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 단계를 거치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는 심려 끼쳐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우리 가족 여러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대신하고 싶어요. 여러분들도 건강 조심하셔야 해요.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 중, 한 가지에 대해 여러분들과 상의를 좀 할까 합니다. 얼마 전, 제가 한국을 소개하는 책을 쓰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혹시 기억하세요?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아시아 가족들에게 사랑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가족 분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방문도 하시구요. 그런데 그 방문 루트가 드라마 촬영지에 너무 국한되는 것이 언젠가부터 안타까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이란 나라에 큰 매력을 느끼면서도 별 다른 정보가 없어 금세 발을 돌리는 가족분들이나 관광객들을 더욱 더 붙잡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이란 곳은 평생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는 풍경과 문화와 역사를 지닌 나라입니다. 카메라를 들고서 곳곳의 아름다움을 좀 더 담아주세요. 이곳이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입니다. 내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한국의 진짜 아름다움입니다.” 그러면서 내가 먼저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시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사진을 통해 조금이나마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고민이 여기서 끝나진 않았습니다. 여행 루트를 생각하다 보니 너무 유명한 곳, 혹은 내가 가본 몇몇 곳에 치우치게 되더군요. 내가 알지 못하고, 가보지 못한 곳 중에서도 분명 좋은 곳이 있을 텐데 도움을 청할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생각난 것이 우리 가족들이었어요. 이 책을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닌 우리의 힘으로 함께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떠세요? 저한테 말씀해주시겠어요? 여러분께서 여행하신 대한민국 곳곳의 아름다움을 저에게 알려주세요. 사진이나 글, 어떠한 정보도 좋습니다. 우연히 들른 한 허름한 식당의 시골밥상도 좋습니다. 차를 세우고 기지개를 펴다 만난 이름 모를 뒷산의 일몰도 좋습니다. 유명한 여행지에서 겪은 재미 난 에피소드도 좋습니다. 평생을 한국에서 함께 살아온 분들도, 우연히 한국을 여행하다 한국의 진가를 알게 된 분들도 좋습니다. 아직 한국에 대한 궁금증만 가지고 계시다구요? 그것도 좋아요. 한국의 어떤 면이 궁금한지, 어느 곳에 가보고 싶은지, 무엇이 먹고 싶은지 마음껏 제게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듣고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는데 최선을 다 해 보도록 할게요. 외국에 있는 우리 가족들뿐 아니라 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책을 보고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카메라와 노트와 펜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 여행 가방을 싸도록 할게요. 우선 얼마간은 webmaster@byj.co.kr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조만간 여러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몇 주 전부터 생각했던 이야기를 털어 놓고 나니 마음이 가볍네요. 저는 이제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 역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게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2008년 8월 19일 새벽 배용준 드림▶ 관련기사 ◀☞'한류스타' 배용준, 책 발간으로 '나라사랑' 앞장☞배용준 3시간 전신마취 대수술, 경과 좋아 1주일후 퇴원☞배용준, 2개월만에 귀국...재활치료 마치고 활동재개☞배용준 귀국 보류 '또 미국행'..."휴식, 재충전 위한 것"☞배용준, 나카타 자선경기 참석 日 공식일정 마쳐...다음주 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