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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D價 역대 최저치…업계 타격 우려 [TV]
- [이데일리 신재웅 기자] LCD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통상 부품 성수기로 인식되는 3분기에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LCD패널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 저가행진을 계속하던 액정표시장치, LCD패널 가격이 다시 한 번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습니다. 대표적 LCD패널 제품인 40~42인치 TV용 LCD 패널의 8월 후반기 가격이 21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8월 전반기 가격, 231달러와 비교해서도 5%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북미·서유럽 TV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 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송은정 / 이트레이드 증권 연구원 "TV시장에서 30% 이상의 수요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주요 TV 업체들의 수요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에 따라서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LCD패널 업계는 생산량 조절을 위해 가동률을 낮추는 등 비상이 걸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열린 2분기 기업 설명회에서 LCD 사업의 시황악화로 인해 시설투자의 규모를 일부 축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디스플레이도 시황 부진때문에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생산 공장 착공을 연기했고, 파주 신공장의 8세대 투자 계획도 수정했습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위협하면서 우리 수출의 효자 노릇을 했던 LCD 업계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신재웅입니다. ◇ 앵커> LCD 가격이 바닥을 모른채 하락하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건가요? ◆ 기자> 현재 세계경제 상황이 많이 안좋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서 경기가 나쁜데, 이럴 경우에 TV시장이 급격하게 위축이 됩니다. 특히 서유럽과 북미 선진시장에서 TV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TV패널 가격에 대한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경제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은 신흥시장 소비자들까지 제품 구입을 줄이게 되면서 LCD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는데요. 실제로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의 실적이 예상치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 앵커> 우리 IT기업들의 실적도 당연히 안좋아 질텐데? 지난 2분기 실적은 어땠나요? ◆ 기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LCD 업체는 이 같은 패널 가격의 하락으로 2분기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LG 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483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LG 디스플레이 측은 무엇보다 TV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 실망스럽다며 하반기 시장도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는데요. 삼성전자도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에 비해서 무려 26.2%가 감소한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도는 성적인데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에서 부진을 보인 이유는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반도체와 LCD 실적 악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 앵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LCD 공장 생산시설 투자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이다라는 소식도 있는데요? ◆ 기자> 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파주에 P9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해 왔고, 현재 공장 외부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건물이 완공돼도 LCD 제조장비를 외부로부터 들여와야 8세대 생산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데, 현재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LCD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LCD패널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주요 제조장비 수주계획을 전면 보류했는데요. 장비 업체들에게도 당분간 납품을 미뤄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V 수요 부진 장기화로 LCD패널 가격이 사상 최저치까지 밀리는 등 열악한 업황이 반영된 조치로 보입니다. ◇ 앵커> 내부적으로도 좋지 못한 상황인데, 외부적인 상황은 어떤 가요? 중국 광저우 LCD공장도 착공이 또다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 기자> 최근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생산공장 착공이 연기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중국 측에선 허가를 냈는데 왜 착공이 더디냐고 독촉하는 분위기이지만, 섣불리 발을 못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재고가 남아돌아 하반기 8세대 LCD라인 가동률이 70% 중반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며 "당분간 LCD 투자계획은 전면 보류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LCD 수요 회복을 확인할 때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 앵커> 그럼 언제쯤 좋아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나? ◆ 기자>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는 물론 4분기 실적 전망도 당분간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존 투자 규모의 추가적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인데요. 글로벌 소비 경기가 급격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2011년 하반기 패널 가격은 급격한 떨어진다기 보다는 '완만한 하락' 또는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정도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김석동 위원장님, 이번엔 은행 믿을만 합니다"
-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외채가 4000억달러를 가까스로 넘지 않았다. 2분기 우리나라 외채는 총 3980억달러를 기록했다. 정부가 내심 심리적 저항선으로 설정한 4000억달러를 가까스로 방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은행의 외채구조, 특히 단기외채가 3개월만에 크게 개선됐다. 김석동 위원장이 최근 미국 신용등급과 국내 증시 폭락 과정에서 언급한 "은행에 세번 속았다"라는 말이 다소 무색할 정도다. 기획재정부는 경제 규모 확대에 따라 외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4000억달러를 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거 금융위기 때마다 외채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데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4000억달러에 근접한 외채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2분기 외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통화당국이 외채 관리에 각고의 노력을 펼쳤음을 느낄 수 있다. ◇ 은행 외채 증가속도 둔화..선물환 규제 `효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은행이 조달한 외채였다. 은행부문 외채는 작년말 1738억 달러에서 1분기 1921억 달러로 3개월 만에 183억 달러가 불어났다. 1분기 때 외채 관련 경고등이 켜진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번엔 달라졌다. 증가세는 이어져 2분기 은행부문 외채는 1965달러를 기록했지만 증가액은 44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은행의 단기 외채는 같은 기간 1159억달러에서 1161억 달러로 3억달러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 국내 외화채권(이른바 김치본드) 투자 금지, 은행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등 외환당국의 선제적 조치가 덕분이란 게 정부의 설명이다. 2분기 외채 수준만 보면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은행에 세 번 속았다”는 말은 “이번엔 은행을 믿어볼 만하다"로 수정돼야 할 판이다. 외채의 구조도 좋아졌다. 총 외채 대비 은행 외채 비중은 3월 말 50.2%에서 6월 말 49.4%로 줄었다. ◇ 정부 외채 892억달러..외국인 국채·통안채 투자 증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49.1%에서 38.1%로 크게 감소했다. 총 외채는 1분기 3826억 달러에서 2분기 3980억달러로 154억달러가 늘었다. 정부 부문 외채는 3월 825억 달러에서 6월말 892억달러로, 67억달러가 늘었다. 하지만 이는 상당 부분 외국인의 국채. 통안채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이 기간 동안 외국인 보유 국채, 통안채는 675억달러에서 742억달러로 정부 부문 외채 증가액과 일치한다. 외국인 국채투자 증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채와 함께 대외 자산도 탄탄하다는 게 통화 당국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대외채권은 4874억달러로 외채보다 895억달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GDP 대비 총외채 비율은 35.5%(2010년 말)로 영국(427.8%), 프랑스(198.8%), 독일(157.0%), 미국(98.6%), 일본(47.6%)와 비교해 낮았다. ◇ 외환유동성은 `상시 리스크`..통화당국 "선제적 대응노력 지속"2분기 외채 구조가 1분기에 비해 나아졌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계상 외환유동성 위기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통화 당국도 이런 점을 고려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4000억달러가 갖는 상징성은 크지만, 경기 회복과 실물경기 확장에 따른 외화차입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하지만 1분기처럼 금융시장으로 인한 외채 증가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는 것은 다소 우려되는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단기간 내 외채 급증, 실물경제활동과 연계성이 낮거나 투기적 목적으로 인한 외채 증가 등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 방안에 따른 기존 제도의 탄력적 운영 등 선제적 대응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뉴욕증시 찔끔반등..낙폭과대↔관망심리(종합)
-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소폭 상승했다. 그동안 하락폭이 컸다는 인식에다 유럽 증시가 반등했고 부진한 경제지표도 없었던 덕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좀처럼 매수에 베팅하지 못했다. 자신감도 부족했고 주후반에 있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까지 기다려보자는 관망심리가 컸다. 은행주의 부진도 본격적인 오름세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36.85포인트, 0.34% 올라 1만854.50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8포인트, 0.02% 상승한 1123.81을, 나스닥 지수는 3.54포인트, 0.15% 뛴 2345.38로 각각 마감했다.개장초에는 3대지수가 1% 이상씩 오르면서 시작했다. 유럽 주요 주가지수들이 1~2%대 상승률을 보인데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7월 전미경제활동지수는 전월보다 개선된 영향이었다. 리비아사태가 획기적인 진전을 보이면서 종전으로 갈 것이며 이에 따라 유가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 몫했다. 그러나 장 중반부터 시장이 잠잠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뜸해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지수도 여전히 42선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금융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웰스파고의 목표주가 하향으로 7.89%나 크게 밀렸고 JP모간체이스와 씨티그룹도 각각 2%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골드만삭스도 4.7% 후퇴했다. 반면 휴렛패커드(HP)와 로우스가 강세를 보였다. HP는 낙폭과대 인식이 커지면서 아우리가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했고, 이 덕에 3.6%나 반등했다. 자사주 취득과 주당 14센트의 배당을 약속한 로우스는 1.14% 반등했다. 4만5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파업 인력들이 합의를 통해 현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버라이존도 소폭 상승했다. 구글은 S&P에쿼티가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보유`로 높이자 1.48% 올랐다. 이날 경 트럭과 SUV 차량을 위한 가스-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포드자동차는 0.2% 오른 반면 도요타자동차는 0.23% 오히려 밀렸다.◇ 도이체·CS, S&P500지수 목표 하향도이체방크가 올해말 S&P500지수 목표치를 종전 1550보다 8.1% 낮은 1425로 낮췄다. 내년말 S&P500 목표치는 1675선으로 유지했다. 이날 빙키 차다 도이체방크 수석 주식스트래티지스트는 "경기 회복과 정책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증시 반등도 완만할 것"이라며 "경기 회복으로부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주식들을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익이 올해 99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치는 유지했다.크레디트스위스(CS)도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목표치를 종전 1275선에서 1100선으로 크게 낮춰 잡았다. 현 지수가 1140선인 만큼 연말까지 추가 반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CS의 더글라스 클리고트 미국증시 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주식시장은 내년도 기업이익 부진을 미리 반영하고 있다"며 내년도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전망치도 95달러에서 81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 7월 전미경제활동지수 다소 개선시카고 연방은행은 이날 7월 전미경제활동지수가 전월보다 개선된 마이너스(-)0.0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의 수정된 지수인 마이너스 0.38보다 올랐다. 또 변동성을 줄인 3개월 이동평균 지수는 마이너스 0.29로 전월의 마이너스 0.54보다 개선됐다. 시카고 연은은 7월 미국 경제가 아직은 평균수준을 밑돌지만 제조업 등 산업 생산이 증가하면서 이같이 개선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산업생산이 0.9% 증가하고 자동차 생산 반등으로 제조업생산도 좋아졌다.◇ 美 모기지 연체율, 2분기째 상승미국의 2분기중 모기지 연체율이 다소 상승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 서베이에 따르면 2분기 30일 이상 모기지 연체율이 12.87%를 기록했다. 연체 가구수는 630만가구에 이른다. 1년전의 14.4%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1분기의 12.84%에 비해서는 다소 높아진 것. 2분기째 연체율이 올라갔다. 이같은 연체율 상승은 최근 고용경기가 부진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고 근로소득 증가율도 높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MBA의 짐 브링크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골치아픈 문제"라며 "고용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지 않는 한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모기지론 가운데 4.4%가 차압상태로 내몰렸다. 전국 평균보다 차압 비율이 높은 주는 9곳으로, 플로리다가 14.4%로 가장 높았고 네바바(8.2%), 뉴저지(8%), 일리노이(7%), 메인과 뉴욕주(5.5%)가 그 뒤를 이었다. ◇ 바이든 부통령 "中 빠른 위안화절상 안할듯" 나흘간 중국을 방문했던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몇몇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했지만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 경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때문에 미국 경제가 얼마나 안정돼 있는지, 잘 가고 있는지를 굳이 설명하는 등 안심시켜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는 "미국은 앞으로도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자들은 위안화가 너무 급하게 움직이는데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며 "향후 몇년간에는 빠르게 절상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말로 끝나는 직원들을 위한 급여세(payroll tax)을 연장하는 방안은 현재 논의되고 있다"며 "이후 백악관이 고용 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내놓을 제안에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여세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설명을 피했다.
- 3년만에 찾아온 공포..새로운 위기인가 단지 쇼크인가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2008년에 비하면 지금은 위기도 아니다” vs “2008년보다 더 심각하다” 위기의 사전적 정의는 `위험한 고비나 시기`다. 금융시장만 보면 지금 상황은 그 어느 위기 못지 않다. 지난 19일 코스피지수는 115.7포인트(6.22%) 빠졌다. 낙폭은 지난 2008년 10월16일 126.50포인트 하락한 이후 최대다. 하루동안 시가총액 64조원이 날아가면서 약 1년만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0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뉴욕 다우지수는 지난 18일 5.22% 급락해 1만1000선 밑으로 내려앉았고 19일에도 1.57% 떨어졌다. 올해 고점과 비교해보면 16% 미끄러진 것이다. 유럽 주요 증시는 지난 주말 일제히 2% 안팎의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2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일컬어지는 엔화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1050원선이 깨질까 걱정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어느새 1080원대 후반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금융시장이 연일 `블랙`이라는 수식어를 달 정도로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이미 새로운 위기국면으로 인지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이 진정한 의미의 위기가 맞는 것인지, 단순히 쇼크 수준인지 파난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판단을 위해서는 현재의 불안감이 결국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인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단순히 쇼크 수준이라면 지나치게 군중심리에 휘둘릴 필요 없이 기회로 삼으면 되지만, 새로운 위기라면 정부든 가계든 기존 정책이나 투자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금융위기 해결책은 재정위기 예고편 2008년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라는 민간부채에서 촉발됐다. 정부가 빠르게 금리를 내리고 재정을 풀면서 위기 극복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부채가 늘었고 결국 민간부채는 정부부채로 옮겨갔다. 재정위기는 진작 예고됐던 것이다. 때문에 잠깐의 회복세에 너무 도취됐었다는 자조감도 나온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07년 62%에서 2010년 89.4%로 늘었다. 올들어 7월까지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1조1000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벌써 3년째 1조달러를 웃돌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AAA` 등급을 받고 있는 유럽 국가들조차도 정부부채 비율이 80%를 넘는데다 재정수지는 모두 적자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명백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고 있다. 실물경제도 불안하다. 미국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기존 연 1.9%에서 0.4%로 하향조정했고 2분기 성장률은 연 1.3%라고 발표했다. 제레미 네일웨이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코노미스트는 1944년 이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연 2%를 밑돌 경우 1년 내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48%라고 분석한 바 있다. 더블딥 우려가 나올만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비행기가 순항하다가 착륙하기 위해 잠시 무동력 운항(stall speed)하고 있는 상태로 비유했다.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거나 외부 쇼크가 있을때 경기침체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부터 계속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2008년과 다르다는 것은 한국에 국한된 것이고 전세계적으로 보면 위기상황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아직은 쇼크 수준 하지만 현재로서는 새로운 위기라기 보다는 쇼크 수준이라는 분석이 높다. 금융시장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극단적으로 혼란스럽고 이로 인해 세계경기가 일제히 침체를 겪는 경우 위기로 정의할 수 있다고 본다. 즉, 가운데가 볼록한 정규분포 그래프를 그려놓고 봤을때 양쪽 꼬리에 해당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을 경우를 말한다. 실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에도 세계경제가 위험했던 시기는 몇차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2001년 9.11사태, 2004년 차이나 쇼크(중국 초강력 긴축), 2005년 버냉키 쇼크(금리인상 시사) 때에도 주가가 급락하면서 패닉 양상을 보였다. 대부분 위기라고 칭하기 보다는 `쇼크`로 표현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자금중개시장, 주식시장, 외환시장을 측정해 산출하는 SERI 금융불안지수가 7월 3.1로 안정구간에 머물다 8월 15로 불안정구간에 진입하긴 했지만 위기구간인 25.7 이상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때에는 56.6까지 치솟았었다. 따라서 현재는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 상황이라기 보다는 아직 쇼크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다. 모간스탠리는 “자금시장이 악화되고 있지만 리만 사태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고 JP모간은 자금조달 압박 정도가 리만 때와 비교하면 57% 수준 밖에 안된다고 판단했다. ◇안심해서는 안된다 위기인지 쇼크에 그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를 주목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두달 정도 더 지나면 재정위기가 실물경제로까지 번질 것인지를 알 수 있다"며 "그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금융시장 쇼크로 실물경기가 침체된다면 다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9%로 하향조정했다. 한국 전망치도 4.5%에서 3.8%로 낮췄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1.7%로 낮췄고 국내 성장률도 4.3%에서 4.2%로 하향조정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재정위기는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현재 유럽의 재정위기가 실제 향후에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 와중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다시 검은 금요일..外人·연기금·車 ''악재뿐''[TV]
- [이데일리 이주영 기자] 한숨 돌리는 듯했던 국내증시가 또다시 휘청거렸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 후 현지 지수 선까지. 언제쯤 원래모습으로 국내증시가 회복될 수 있을까요? KTB투자증권의 박희운 리서치센터장을 이주영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지수가 또 1800선을 내주며 오늘 코스피지수가 1740선까지 다시 내려갔습니다. 이번주 510선까지 터치했던 코스닥지수도 다시 470입니다. 코스닥지수와 코스피는 오늘 또 다시 차례대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간밤 뉴욕과 유럽증시 급락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더해지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습니다. 특히 어제 기관 매도의 직격탄을 맞았던 전기전자 업종은 오늘도 줄줄이 신저가를 새로 썼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 중반 상승으로 조심스레 반등을 점쳤던 전문가들은 다시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문제 봉합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용등급보다 유럽 이탈리아로 확산되는 상황이 정책공조로 해결, 봉합이 돼야 국내증시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길어지면 펀더멘털의 손상이 우려된다. 단 정책 공조가 빠르게 이뤄진다면 반등을 서서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해답은 역시 유로본드 등 글로벌 정책공조에서 찾았습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유로본드 발행이나 유럽안정기금 확대 중 하나가 나와야 한다” “조지 소로스도 ‘그것만이 해법이다’라고 말했다. 둘(유로본드 발행이나 유럽 안정기금 확대)중 하나가 실패한다면 위기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합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상황에 대해서는 경기선행지수나 소비지표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박 센터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7월 이전에 발표된 지표와 달리 8월 말부터는 대지진 후 일본의 생산능력이 회복되는 상황이 반영된 지표들이 나올 것으로 박 센터장은 예상했습니다. 이데일리 이주영입니다. [Q&A] 앵커 : 오늘 또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사이드카 나왔죠? 기자 : 네 먼저 오늘 장 시작 후 6분이 지난 뒤 코스닥시장에서 코스닥스타지수선물과 코스닥스타지수가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역시 코스닥시장 스타지수선물에서 서킷브레이커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난 뒤 오후 1시3분에는 유가증권시장이었습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가격이 5% 이상 밀리며 1분 이상 지속되자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의 사이드카 발동, 벌써 올들어 3번째. 그리고 그 세 번이 모두 이달에만 있었습니다. 앵커 : 오늘 뉴욕과 유럽증시 급락도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수급도 부담이 컸는데 기자 : 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던 KTB투자증권의 박희운 센터장도 현재 국내증시의 가장 큰 문제를 외국인 매도로 꼽았는데요. 오늘도 억원 순매도였습니다. 8월 들어서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 연일 매도우위로 시장에 큰 부담을 줬습니다. 앵커 : 언제까지 매도우위 이어질까? 기자 : 국내증시 전체 시가총액 중 외국인 보유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 악재에 국내증시가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요. 아쉽게도 단기적으로 매도우위 지속 가능성이 높다에 증권사들은 무게를 두고 있었습니다. 해외 리스크, 경기악화, 실적전망 하향, 9월 약세장 징크스에 대한 경계감 등 매도를 이어갈 재료가 밸류에이션이나 환율 등 매수를 가능하게 할 요인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앵커 : 오늘은 또 ‘믿었던 연기금마저’란 표현이 많이 나왔다. 얼마나 팔았나 기자: 장마감과 동시 17억원 순매수로 전환은 됐습니다. 그러나 장내내 매도우위였고 오후 2시 가까워 오면서 그 규모가 38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믿었던 너마저’란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별 흐름을 봐도 7월 들어 바로 어제까지 단 5차례만 매도세를 보였을 뿐 특히 8월이후 나타난 급락장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줬는데요. 그런 연기금이 매도로 돌아서자 시장은 더 실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연기금은 어떤 종목 팔았나 기자 : 오늘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우리금융을 가장 많이 팔았습니다. 이어서 대우조선해양, 현대차, STX엔진, 한화케미칼,LG, 대우증권, LG디스플레이 등 대표업종들을 고르게 팔았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STS반도체, 에스엠, 네패스, 심텍, OCI머티리얼즈, CJ E&M, 다음 등을 팔았습니다 반면 순매수 종목에는 현대HCN, 대한생명, kT, 대교 등 상위 종목 살펴보면 역시 내수주 쪽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 어제는 전기전자업종이 기관의 매도뭇매를 맞으며 크게 지수를 흔들었는데, 오늘은 자동차주가 그 바톤을 이어받은 분위기 기자 : 네 기관의 뭇매가 오늘은 운송장비업종에 넘어갔습니다. 업종지수도 10% 이상 빠졌습니다. 이유는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이 활약하고 있는만큼 최근의 침체우려감이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해외시장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로 확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차의 경우 본사 기준으로 60~70% 물량이 수출에 해당한다는데요. 그러나 지금까지의 두자릿수 고성장까진 아니어도 전기전자업종처럼 마이너스 전환 등의 우려까지는 지나치단 얘기들을 증권사들은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 아시아 주변 상황은 어떤가? 기자 : 뉴욕의 검은 목요일을 그대로 흡수했습니다. 일본은 니케이 225지수가 2.5% 하락했습니다. 중국과 홍콩 대만 등도 2% 전후의 하락을 보였습니다. 중국에서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인민은행이 현재의 긴축정책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중국증권보가 전망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증시에서도 원자재 관련주가 밀리며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패닉매도.란 표현이 나왔는데요. 전세계 증시가 말그대로 였습니다. 앵커 : 당분간 투자전략은? 내수주 중심 대응? 기자 : 네 아직 미국과 유럽 상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안을 찾으려는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앞서 연기금의 매매패턴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연기금 등 국내기관도 내수주를 선호하고 있는데요. 경기둔화 우려에도 차별적인 영업이익 개선세가 이어지는 만큼 상대적인 내수주의 주가 강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