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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증설 ‘부메랑’
  • [18th SRE]동국제강, 증설 ‘부메랑’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지난 17회 SRE에서 109명의 응답자 중 36표(33%)를 받으며 한진중공업, 현대그룹, STX그룹과 1위에 올랐던 동국제강에 대한 우려가 18회에서도 계속됐다. 업황이 회복되지 않는 한 크레디트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동국제강은 18회 SRE에서 111명의 응답자 중 36표(32.4%)의 표를 받으며 대한항공과 나란히 3위에 올랐다. 1위에서 3위로 순위는 다소 하락했지만 동국제강에 표를 던진 시장 참여자들의 비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시장에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동국제강은 당장 신용위험이 부각된 회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크레디트 매니저 등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업황 불황과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A+’의 신용등급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기는 했으나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증설했더니 수요 감소… 불황의 ‘늪’동국제강은 지난해 말 기준 360만톤(t) 규모의 전기로 조강능력과 710만톤 규모 제품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이다. 후판 부문에서는 포스코에 이어 2위의 생산능력을 자랑하고 봉형강부문 역시 현대제철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형으로만 보면 우수한 시장지위와 사업안정성을 확보한 셈이다. 그럼에도 동국제강의 재무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철강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SRE 자문위원들 역시 철강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동국제강이 단기간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특히 철강업종 중 후판의 수요 감소가 동국제강에 직격타를 날렸다. 2010년 현대제철의 후판진출과 포스코의 광양 후판, 동국제강의 3후판 증설이 이어지며 공급 과잉 현상까지 나타났다.2007년 400만톤의 공급부족으로 먼저 후판을 공급받겠노라 줄까지 섰던 호황기는 옛말이 됐다. 수요는 줄었는데 공급이 늘어나면 당연히 가격하락과 마진하락이 뒤따른다. 게다가 중국의 저가 철강재 유입까지 확대되며 2011년 하반기 이후 국내 유통가격은 중국 내 유통가격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증설 업체의 수익성 하락이 모든 철강업체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자동차 등 수요처를 통한 초과마진을 올렸고, 현대제철은 그나마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다. 그러나 동국제강은 매출과 이익 하락을 고스란히 겪고 있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후판부문 매출은 2011년 대비 1조원 가량 감소했다. 올해 역시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6788억원이었던 후판부문 매출은 올해 2분기 3875억원으로 42% 감소했다. 수익 역시 지난해에만후판부문 영업적자가 180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슬래브를 전량 외부에서 조달하며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경쟁사 대비 원가 경쟁력도 낮아 어려움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전방산업인 조선업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와 후판 생산량 증가가 겹치며 판가도 급락했다. 현대중공업계열의 후판 수요가 동국제강에서 현대제철로 바뀐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업황 불황은 재무구조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호황을 노린 증설을 위해 단행한 대규모 설비투자가 독이 돼 돌아오는 형국이다. 그동안 동국제강은 당진 제3 후판공장에 9300억원, 인천 신규 제강·압연설비 투자에 5000억원, 브라질 합작투자에 7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 2009년 870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2011년 말 1조9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 3월 기준 2조1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브라질 투자는 7500억원 중 지난해까지 약 3200억원을 지불했고 나머지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업황 회복보다 자구노력이 먼저”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국제강의 차입금 중 3분의 2가 장기성차입금이라는 점이다. 6월 말 별도기준 2조9839억원 가운데 장기성차입금은 2조원 정도다. 장기성차입금은 회사채와 장기시설대, 신디케이션론으로 구성돼 있고, 단기차입금도 상당부분 유동성장기부채로 당장의 재무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8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성자산과 1000억원 규모 매도가능자산 등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철강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국제강의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방산업인 조선과 건설, 자동차 산업 등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투자부담만 늘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동국제강에서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판부문 매각을 검토했으나 곧 포기했다. 시장에서는 동국제강이 후판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봤다. 일단 후판부문을 분할해 매각했다가 되사는 방식의 계약을 통해 재무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후판부문의 실적 부진과 업황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분할법인을 사겠다는 곳이 쉽게 나타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서는 ‘바이백(buyback)’ 조건을 내걸면 사모펀드 등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으나 대상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동국제강은 다른 방식의 재무구조 자구책을 찾아야한다. SRE 한 자문위원은 “후판부문을 물적분할해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려했다면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업황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A+ 등급을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하지나 기자
정책금융에 매달린 현대그룹
  • [18th SRE]정책금융에 매달린 현대그룹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보수적이라면 둘째가기 서러운 신용평가사가 지난 달 ‘풍전등화(風前燈火) 국내 해운업계, 본원적 대책 마련 시급’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제목의 스페셜 리포트를 냈다. ‘바람 앞에 등불’이라니….’ 언제 꺼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을 뜻하는 사자성어를 제목에 떡하니 달았다. 주요 분석대상은 국내 해운업체 1, 2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012년부터 상위선사의 뚜렷한 실적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선사인 현대상선, 한진해운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선종다각화와 자본력, 계열과 정부의 저조한 지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재무구조가 가장 큰 폭으로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실적 차별화는 구조적 원가 경쟁력의 차이 때문이어서 중장기적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대체 어느 정도기에 신용평가사에서 이런 코멘트가 나오는 것일까.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 초 현대상선의 등급을 A에서 A-로 낮춘 데 이어 6개월 전에는 또다시 ‘부정적’ 꼬리표를 붙였다.◇정책금융에 ‘목매다’“지금으로선 현대그룹이 재무적으로 가장 위험하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책금융의 지원 가능성도 가장 높죠.” 지난 17회 SRE에 이어 두 번째로 워스트레이팅(현재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 1위에 오른 현대상선(A- 부정적)·현대엘리베이터(A 부정적)·현대로지스틱스(BBB+ 안정적)에 대한 한 자문위원의 총평이다. 현대상선·엘리베이터·로지스틱스는 18회 SRE에서 총 43표를 받아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올랐다. 지난 17회(36표)에 비해서도 7표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웅진에 이어 올해 STX, 동양그룹까지 줄줄이무너지면서 현대그룹에 대한 우려도 동반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현대상선은 지난 달 22일 만기도래한 회사채 2800억원을 정부의 회사채 차환 지원 제도를 통해 발행했다. 만기도래금액의 80%인 2240억원을 산업은행이 총액인수했고, 나머지 20%는 자체 상환했다. 이는 2010년 5월 현대그룹이 금융감독원의 재무개선약정 체결을 거부하고, 은행권 여신을 대거 상환하며 채권단에 등 돌린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유동성을 공급받게 된 것이다. 대신 재무개선을 위한 자산매각 등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산업은행의 입김 아래 놓이게 됐다.현대그룹은 올 들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산업은행 등 은행들이 지급보증에 난색을 표하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영구채 지급보증시 100% 금융권 익스포저로 반영하기로 한 영향이다. 현대그룹은 현재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 등을 접촉하며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크레디트 업계에서는 그동안 현대그룹이 의존했던 시장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빨간 불이 켜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의 지원이 아니면 차환 발행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차입금 잔액은 지난 3월말기준 6조36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내년과 2015년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1조6400억원, 1조2800억원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SRE 자문위원은 “산업은행 등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도움을 받고 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영업과 재무상황 모두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꼬집었다.다른 자문위원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이미 정책금융의 영역에 들어갔다”며 “동양, STX 사태에 대한 여론 악화 때문에 정부가 어느 정도 링거를 꽂아주겠지만 영업이 스스로 좋아지지 않으면 기대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실적 악화일로 “경쟁력 없다?!”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현대로지스틱스를 포함, 경기변동에 민감한 운송부문이 전체 매출의 87.7%에 달하고 있어 그룹 전반의 실적 변동성이 크다. 그동안 부족한 운영자금,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3년 간 현대엘리,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등 주력사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본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대규모 손실, 선박 인수 등으로 인해 2008년 4조5000억원이던 합산기준 계열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6조3000억원으로 40%나 늘어났다. 계열 단순합산 부채비율 역시 400%를 넘어섰다.현대상선은 2012년 말 기준 그룹 내 자산과 매출비중이 각각 69%, 77.9%에 달한다. 하지만 2009년 이후 2010년을 제외하면 줄곧 마이너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09년 2400억원의 마이너스 EBITDA를 기록했고, 2011년 -1370억원, 2012년 -2800억원, 2013년 6월말 -880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OCF)도 매년 1000억~3000억원씩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특히 2011년이후 영업실적 부진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난 반면 대규모 손실, 상환우선주 상환으로 자본이 크게 줄어들며 3월 말 현재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898%까지 치솟았다. 순차입금은 5조5700억원이나 된다. 이 가운데 현대상선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시장은 서비스의 균질화 등으로 인해 차별화된 운임을 받기 어렵다. 업체별로 뚜렷한 실적 차별화를 보인 지난해 이후에도 평균 운임의 변동율은큰 차이가 없다. 송민준 한신평 연구원은 “컨테이너선 영업성과의 차별화는 원가경쟁력에 좌우된다”며 “머스크 등 상위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 도입, 얼라이언스 구축 등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1위의 해운사인 머스크(APM-Maersk)는 글로벌 선사 대부분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5억25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도 운임하락으로 대부분의 컨테이너 선사가 전년보다 실적이 나빠졌지만, 머스크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3.1%, 2분기 7.0%로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2010년 선박 공급과잉 상황에서 해운사들 수익성이 모두 좋아져 의문이었다”며 “핵심은 그동안 유지됐던 해운동맹이 깨지면서 구조적인 원가경쟁력에 따라 실적이 차등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이저 선사와 경쟁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사이에 끼여 넛크래커 신세가 됐다는 설명이다. 경영권 방어 파생계약의 덫 회복되지 않는 해운업황과 영업실적 부진으로 난관에 봉착한 현대그룹. 여기에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맺은 과도한 파생계약의 부담에도 짓눌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현대로지스틱스의 2대 주주이자 재무적투자자(FI)인 우리블랙스톤PEF에 1200억원을 물어줬다. 현대로지스틱스 상장(IPO)이 무산되면서 투자원금 1000억원과 기관경과분 약정이자를 내어준 것이다. 현대상선의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계열사 경영권 방어용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주가손실을 보전하는 파생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2011년 12월 현대증권의 증자과정에서도 현대상선, 현대엘리, 현대유엔아이가 주가변동 위험을 부담하는 주주 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같은 파생계약은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의 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지난 8월을 고점으로 재차 횡보세를 보이며 대규모 파생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737억원, 올 1분기에만 1953억원의 파생손실을 기록했다.더 큰 문제는 파생계약의 손실규모를 결정할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세를 타며 11월 7일 1만2900원 까지 내려앉았다는 점이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재무부담이 너무 커 영업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 파생계약 만기가 내년부터 돌아온다”며 “이부분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전폭지원이냐 강력 구조조정이냐현대그룹은 올 들어 현대건설 이행보증금 회수 24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 차환발행 2800억원, 교환사채(EB) 발행 1300억원 등을 비롯해 총 1조43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 지분증권신고서를 통해 내년까지 만기도래하는 5000억원의 회사채중 4000억원을 정부의 회사채 차환 지원을 통해 차환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채 신속인수제에서 20%는 자체 상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기도래 회사채 전량을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조달하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송민준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 1,3위의 컨테이너 선사인 유수의 해운선사들이 정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지원(직접대출·지급보증) 받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장기적 관점의 대책이나 지원이 유보된 채 제한적 유동성 지원만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해운업계가 지금같이 상환재원 마련을 위한 후행적 자금조달과 유동성 지원으로 불황을 버틴다고 해도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후일 수 있다”며 “정부, 금융기관, 투자자가 공조해 과감히 정책적 지원을 하거나 방향을 제시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조만간 신용평가를 통해 현재 ‘A- 부정적’인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BBB급으로 낮출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등급이 또다시 강등된다면 현대상선은 불과 1년여 만에 신용등급이 2단계나 낮아지게 된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하지나 기자
해운사, 나란히 1~2위
  • [18th SRE]해운사, 나란히 1~2위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18회 SRE에서는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거론되고 있는 기업들이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불황이 심화하고 있는 해운, 철강업종 가운데 차입금 규모가 큰 기업들이 많은 표를 받았다. 18회 SRE에서는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현대그룹 3형제가 응답자 111명 중 43표(38.7%)를 받으며 17회에 이어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올랐다. 웅진그룹과 STX그룹이 법정관리로 후보에서 빠지자 현대그룹 3형제에 시장 참여자들의 표가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그룹은 동양과 마찬가지로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 신용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그룹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수익성 회복도 불투명하고 업황 환경도 비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워스트레이팅은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현재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18회 SRE 결과에는 신용등급 적절성 외에도 기업 전반의 재무 위험이 악화돼 유동성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녹아있다는 평가다. 지난 17회 SRE에서는 14표(13%)를 받는데 그쳤던 한진해운이 37표(33.3%)를 받으며 2위에 오른 것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SRE에서는 해운사가 나란히 1~2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SRE 자문위원들은 해운업의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상위 해운사들과 국내 해운사들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문위원들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설사 해운업이 회복세에 돌입한다고 해도 취약한 재무구조 때문에 선박대형화 흐름에 동참하지 못해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3위는 36표(32.4%)를 받은 대한항공에 돌아갔다. 17회 SRE에서는 9표를 받는데 그쳤던 대한항공의 순위가 이처럼 오른 것은 한진해운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또한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적정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SRE 한 자문위원은 “한진해운 리스크도 물론 있겠지만 대한항공의 재무상황이 좋았다면 이 정도 표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고 등급조정도 있어야 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6표를 받으며 STX그룹, 현대그룹, 한진중공업과 함께 워스트레이팅 1위를 장식했던 동국제강은 대한항공과 같은 36표를 받으며 3위에 랭크됐다. 철강업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 컸다. 자문위원들은 동국제강의 차입금 규모가 크고 철강 업황 회복 신호도 보이지 않는데 신평사들이 동국제강의 신용등급 ‘A+’를 그대로 유지하고 신용등급전망(아웃룩)만 ‘부정적’으로 하향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SRE의 ‘단골손님’인 두산건설과 대성산업·대성산업가스도 26표(23.4%)를 받으며 나란히 5위에 올랐다. 대성산업은 호텔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의 위험이 두산중공업과 그룹에 전이되고 있음에도 등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로 표가 몰렸다. 한편 동양그룹 사태 영향으로 동양증권이 25표(20.7%)를 받아 금융사가 워스트레이팅 10위 안에 포함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자문단들은 동양증권의 신용등급이 SRE 설문조사 당시 ‘BBB+’급으로 이미 하향됐음에도 불완전판매 소송 등 불확실성이 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SRE 설문조사가 효성 그룹 탈세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진행됐음에도 효성과 효성캐피탈은 23표(20.7%)를 받아 이미 시장이 신용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와 함께 제2의 동양그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동부그룹의 계열사인 동부메탈·동부팜한농·동부제철은 21표(18.9%)를 받았다. 한편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해외 사업장 손실 등으로 지난 SRE에서 상위에 링크됐던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20표(18.0%)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18회 SRE에서는 개별 기업이나 기업군이 아닌 그룹 전반의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도 새롭게 추가됐다. 웅진그룹과 STX그룹, 동양그룹 등 일련의 신용위험 사태를 겪으며 신용 이슈가 개별 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반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상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그룹 전반의 신용위험 수준, 개별 기업이 그룹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등 확대된 정보를 원하는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SRE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제외한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룹의 펀더멘털이 악화한 기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동양과 마찬가지로 시장성 차입금 의존도가 높고, 유동성 위기가 부각된 계열사를 보유한 동부그룹이 68표(61%)를 받아 1위에 올랐다. 이어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한 동양과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등 계열사를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올린 한진그룹이 각각 55표(50%)를 받아 2위에 랭크됐다. 역시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계열사가 포함된 두산그룹과 현대그룹도 각각 36표(32%)를 받았고, 대성산업(32표·29%)과 효성그룹(25표·23%)에도 표가 몰렸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하지나 기자
건설업 악재만 ‘겹겹’
  • [18th SRE]건설업 악재만 ‘겹겹’
  • [이데일리 함정선기자] 건설업계에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가 떠나지 않고 있다. 국내와 해외 모두 뚜렷한 돌파구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국내 건설수주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건설사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던 해외 프로젝트에서는 잇따라 손실이 발생했다. 앞으로 좋아지리라는 기대도 어렵다. 내년부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5년간 12조원 감축될 계획으로 건설업 전반의 추가 실적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 18회 SRE에서도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압도적이었다. 전체 응답자 111명 중 76명(68%)이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으로 건설업을 꼽았다. ◇자금줄 ‘꽁꽁’… 기피 현상 심화가장 큰 문제는 불황이 장기화하며 건설사들의 재무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어려운데다 회사채 등 직접 자금조달도 난항을 겪고 있다. 먼저 금융권이 건설업체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은행과 상호저축은행 등의 건설업 대출금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이들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 규모는 2008년에는 69조6000억원에 달했으나 2012년에는 44조2000억원으로 36.5%가 감소했다. 전체 산업 대출금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0.1%에서 5.6%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A급 건설사마저도 외면을 당하고 있다. 외부 자금이 필요했던 건설사들은 2009~2011년 사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며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의 워크아웃, 대규모 적자 등이 이어지며 건설사에 대한 회사채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실제로 지난 9월 신용등급 ‘A+’인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2000억원 자금을 모으려 했던 대우건설의 수요예측에는 520억원이 들어오는데 그쳤고, 2900억원 회사채 발행계획을 세웠던 롯데건설은 전액 미배정이라는 참패를 겪었다. 직간접 자금조달의 길이 좁아지자 건설사들의 차입금 차환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용등급 BBB급 이하 기업들은 회사채 차환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현금을 마련해 상환하고 있고, 일부 건설사들은 정부가 마련한 회사채 차환지원 정책의 도움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영업익 회복 관건다급해진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유상증자와 인수합병(M&A), 자산매각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다. 불황이 계속되며 영업수익이 악화되는 현상이 멈추지 않는 한 재무위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시간에 건설업의 업황 회복과 건설사들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건설수주는 2007년 이후 감소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액은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2005년 기준 불변금액으로 73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39조2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상규모 감소로 신규 수주도 감소할 전망이다. 건설업계 전반에 물량 부족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주택부문이 위축된 상태에서 공공토목 부문에 주력해온 중소 건설사들의 경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전월세 정책 등으로 주택부문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단기간에 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신규 분양이 이연되며 대기 중인 공급 물량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수도권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건설업체의 수익성과 현금 흐름 저하가 이어질 수 있다. 23개 건설업체의 전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중 80%가 수도권 사업장으로 구성됐고, 사업권이 저하된 공사의 수도권 비중은 85%에 이른다. ◇해외사업에 희망…‘여전히 불확실’그나마 건설사들의 수익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은 해외 사업이다. 문제는 2009~2011년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중동시장에 뛰어들며 저가수주한 공사들의 손실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GS건설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에만 7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발표했다. 건설사들은 해외 손실이 대부분 일단락됐고, 2012년 이후 수주한 프로젝트에서는 더 이상 손실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쉽게 믿지 못하고 있다. 원가율 등 해외 프로젝트와 관련된 정보가 적어 이익과 손실조차 쉽게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자문위원은 “한편에서는 2012년 수주한 프로젝트의 원가율 등을 전혀 모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저가 수주의 가능성이 역시 높아 2015년 프로젝트가 마무리할 때쯤 또다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중동 외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 프로젝트 확대가 진행되며 해외 건설이 건설업 내 업체 간 차별화와 구조조정을 이끌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기평은 A급 이상 대형 건설사와 중소 업체와 경쟁력 차이가 중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는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해외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신용도가 차별화되기도 했다. 또한 미착공 PF 사업장이 건설업의 또 다른 위험요소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건설업체들이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대손을 인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미착공 사업장 때문에 건설업체 원가율이 상승할 수도 있고 대손상각 부담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하지나 기자
  • [18th SRE]해운업 체력 ‘방전’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해운업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글로벌 해운사들과 차별화가 심화되며 국내 해운사들은 ‘바람 앞 촛불’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18회 SRE에서 역시 해운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에 대한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특히 글로벌 해운사들과 경쟁에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18회 SRE에서 해운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111명 중 52명(47%)에 달했다. 건설업 다음으로 많은 표를 받았다. 국내 해운 업계가 운임지수 상승 등을 이유로 시황회복을 기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셈이다. ◇불황 걷혀도 문제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불황에서는 한 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별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업황이 회복세에 돌입하면 기업 펀더멘털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크레디트 시장에서 국내 해운업을 걱정하는 이유다. 게다가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부터 실적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체력에서 글로벌 선사들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까지 글로벌 유명 선사들도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다. 선박공급 과잉과 저조한 운임, 연료유 가격 상승으로 대부분 컨테이너 선사들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글로벌 상위 선사들은 달라졌다. 머스크(Maersk)는 글로벌 선사 대부분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5억25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올해는 그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일본 선사들은 컨테이너 부문에서는 부진을 벌크 부문에서 수익으로 상쇄하고 있다. 중국 선사는 국영기업으로 대규모 납입자본금이 뒷받침되며 부채비율을 300%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선사들은 선종다각화를 갖추지 못했고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약화했다. ◇가격 경쟁 시대 돌입… 차별 더 심화게다가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을 대형화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상황에서 국내 선사들은 취약한 재무구조로 선박대형화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선사들이 실적에서 우위를 나타내는 것은 선박의 대형화와 높은 연료효율성, 우수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상위 선사들은 물론 재무 구조가 안정적인 선사들도 고효율을 낼 수 있는 대형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선사들이 이처럼 선박 대형화에 나서는 것은 선박대형화가 곧 원가경쟁력, 가격 경쟁력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선사들은 재무부담 때문에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대형화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원가 경쟁력 차이로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SRE 한 자문위원은 “글로벌 해운업이 이제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며 “일정 수준 밑 선사들은 살아날 길이 막막해지는 구조”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서도 국내 선사들은 밀리고 있다. 세계 1~3위 업체인 머스크와 MSC, CMA-CGM은 내년부터 아시아와 유럽, 태평양, 대서양 등 주요 노선에서 선박을 공동 운영하는 ‘P3네트워크’를 구축했다. 3개사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며 동시에 규모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시급 글로벌 해운업계에 ‘대형화’가 화두로 떠오르자 일본과 중국 등에서는 정부를 주도로 한 선사 대형화까지 추진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3대 해운사의 컨테이너 부문 합병논의가 제기된 바 있고, 중국도 정부가 주도해서 1~2위 해운사인 코스코와 차이나시핑의 합병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한신평은 중국과 일본, 독일 등에서 선사 합병이 이뤄지면 단숨에 글로벌 3개 선사에 필적한 대형 선단 규모가 갖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에서는 정부가 대규모의 대출이나 지급보증을 통한 직접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정부가 해운사 지분을 취득하는 등 대형화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SRE 한 자문위원은 “컨테이너 마진을 남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선사’라도 만들어 다 합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주요 선사들의 지분 구조가 복잡해 일본이나 중국처럼 합병을 꾀할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정부의 역할은 장기적 관점의 지원이나 대책 없이 선사에 대한 제한적인 유동성 지원에 그치고 있다. 크레디트 업계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해운업황이 개선된다 해도 국내 선사들은 경기 회복에서 소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사들이 대형화와 네트워크 구축 없이 원가를 절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해운업은 서비스 차별화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려운 구조다. 결국 선사들이 수익을 개선하고 막대한 금융비용을 대려면 10% 수준의 운임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신평은 유가가 안정되는 것을 가정할 때 상반기대비 9.5% 수준의 운임상승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연료유 가격이 10% 하락해도 6.3% 정도는 운임이 올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운임인상은 불가능하다. 글로벌 상위 선사들이 낮은 단위당 운송비를 내세워 현재 운임에서도 영업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임 상승 등 시황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하지나 기자
회사채 지원, 진단이 틀렸다
  • [18th SRE]회사채 지원, 진단이 틀렸다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해 처방을 내린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거나 잘못된 판단일 경우 환자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금융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때 금융 당국이 의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필요한 대책이 있다면 실시하고 규제를 완화 혹은 강화해 시장의 기능을 살린다. 기업의 자금 조달을 맡던 회사채 시장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금융당국이 지난 7월8일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금융당국이 회사채 시장에 내린 진단으로 환자는 정상화됐을까. 18회 SRE 설문 결과 금융당국이 적절한 대응으로 회사채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8명(16%)에 불과했다.개별 기업이나 업종 살리기가 아닌 시장 전반의 발전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1명(64%)으로 압도적이었다.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정책이라 외려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만 악화했다는 의견도 22명(20%)에 이르렀다.◇이상 증상 보인 회사채 시장지난해 웅진그룹의 갑작스러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회사채 시장에는 ‘A’급 회사채에 대한 기피 현상이 확대됐고, 지난 4월 STX그룹 역시 법정관리행으로 찬바람마저 불었다. 결정타는 미국이 날렸다. 6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의장이 출구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발언에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했고 국내 채권시장은 얼어붙었다.금리 변동성이 심해지자 회사채 발행부터 줄었다. 특히 ‘AA’급 이상은 월 발행량이 2조원대를 계속 웃돈 반면 A급의 발행량은 6월 500억원으로 전달보다 9000억원 쪼그라들었다. BBB급의 발행량 역시 311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양극화를 보였다.투자심리도 냉랭했다. 신용등급이 ‘AAA’로 최상위인 금융지주 회사채마저 미매각되는 등 AA급 이상의 우량채에 대한 6월 수요예측 참여율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를 넘기지 못했다. 올 들어 매월 수요예측 참여율 100%를 넘겼던 A급 회사채 또한 7월에 56.6%로 뚝 떨어진 뒤 9월까지 100%를 회복하고 있지 못하다.이에 금융당국은 회사채 시장에서 차환할 길이 막힌 한계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확대 개편했다. 종전까지는 주로 건설사를 대상으로 발행하던 P-CBO에 한계기업도 포함토록 하고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일정 신용등급 이하의 기업에 차환을 지원토록 했다.수요가 제한된 회사채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작업도 이뤄졌다‘. BBB’급 이하 회사채를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한 하이일드 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회사채 펀드 규정을 합리화하고 투자자 요건을 완화해 적격기관투자가(QIB)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에서 수요기반을 확대하고 인수 리스크 관리를 강화토록 하는 개선책도 포함됐다.◇지원한다는데..기업 ‘떨떠름’금융당국이 차환을 돕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지원을 신청한 기업은 10월 말 현재 한라건설과 현대상선, 동부제철 세 곳뿐이다.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만큼 재무적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시장에 비칠 수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2008년 시행됐던 대주단협약의 경우 지원 대상을 공개하지 않아 어려운 기업도 부담 없이 지원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 방안은 투명하게 모든 내용이 공개되기 때문에 신청을 꺼리는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워크아웃에 준하는 ‘여신거래특정약정(MOU)’이 부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환 발행을 지원받기 위해 기업은 주채권은행과 MOU를 맺고 차환발행심사위원회를 거친다. 이 MOU에는 기업의 자구노력 계획이 포함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주주 지분 처분, 경영진 교체 등 제재가 가해진다. 당국 입장에서는 지원받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방도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주채권은행의 간섭이 반가울 리 없다.또 다른 문제는 지원 대상에 대한 일관성이다. 지난 10월16일 동부제철이 회사채 400억원을 발행했을 때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관이 199억원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신용등급 ‘BBB’인 동부제철에 투자한 곳은 ‘정책금융공사’였다. 동양 사태 후 회사채 시장이 경색될 것을 우려한 당국의 배려였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역시 BBB급인 두산건설 등은 회사채를 발행할 때마다 산업은행이 주관사로 나서 물량의 50%를 인수하기도 했다.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 결정에 따라 어느 기업은 MOU란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회사채 차환을 지원받는 반면 어느 기업은 조건 없이 회사채 발행에 참여해 간접적으로 도와준 셈”이라며 “일관된 기준이 없어 기업에 엇갈린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정부 개입보단 시장 기능 맡겨야근본적으로 정부의 진단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다기보다 개별 한계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맞는 해결책을 내놓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SRE 자문위원은 “같은 ‘BBB’급이더라도 건설, 해운, 철강 등 취약업종이 아닌 기업은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무리가 없다”며 “기업 재무구조는 괜찮은데 신용등급이 낮아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라면 지원하는 게 맞지만 정부가 한계기업을 지원하면서 외려 업종의 구조조정을 지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실제로 같은 신용등급이더라도 금리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본드웹에 따르면 3년물 기준으로 11월1일 ‘A-’등급의 민평금리는 4.131%지만 AJ렌터카, 서흥캅셀, 포스코플랜텍 등의 민평금리는 3%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현대상선, 무림페이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의 3년물 민평금리는 4.500%를 훌쩍 넘겼다. ‘BBB+’등급에서 3년물 두산건설의 민평금리는 9.135%로 가장 높은 데 비해 노루페인트, 아시아나항공 등의 민평금리는 4%대로 안정적이다. 신용등급이 낮아도 펀더멘털만 양호하다면 기업은 얼마든지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할 수 있다. 기업의 자금조달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잠시 인공호흡기를 대주는 꼴밖에 안 된다”며 “정부가 개입할 경우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경계영 기자
대한항공, 남 도울 여력 있나
  • [18th SRE]대한항공, 남 도울 여력 있나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1500억원을 지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냉소가 흘러나왔다. 한 크레디트 관계자는 “제 코가 석 자”라는 격한 반응까지 보였다. 이유는 단순하다. 대한항공의 재무상태가 다른 기업을 도울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다.대한항공은 최근 재무 위험이 커지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18회 SRE에서는 응답자 111명 가운데 36명(32.4%)이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현재 신용등급인 ‘A 부정적’에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현대그룹과 한진해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표를 받았다.한진해운의 재무위험도 대한항공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06년 한진중공업과 메리츠금융그룹이 차례로 한진그룹의 품을 떠났지만 한진해운은 예외였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이 대한항공과 그 계열사 지분을 매각 정리한 것과 달리 대한항공과 그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유지했다.이번 1500억원 지원으로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6.56%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16.71%를, 한진해운 담보 지분 15.33% 등 한진해운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게 됐다. 시장은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 때문에 한진그룹은 18회 SRE에서 최근 펀더멘털이 약화된 그룹을 묻는 조사에서 응답자 111명 중 55표(49.55%)를 받으며 2위에 올랐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이 발표되기 전 진행된 설문조사임을 고려하면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추가 지원 가능성..동시에 위기 온다시장에서는 한진해운이 빠른 시일 안에 영구채를 발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12월 기업어음(CP) 만기를 막기 위해 대한항공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계열분리를 추진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기 위해 유상증자는 최대 1000만주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금액으로는 500억원 수준이다.그러나 한진해운의 자금 사정을 볼 때 종전 지원금 1500억원에 500억원을 추가한다고 해서 바로 재무 안정을 꾀하긴 어렵다. 12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CP만 1050억원이기 때문이다. 이에 경영권 위협을 감수하고서라도 추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진해운을 품을 야심을 드러낸 대한항공이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을 예상하긴 어렵지 않다.특히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지분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 체제를 바꿀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지난 9월 대한항공은 한진칼과 분할하며 ‘한진칼 - 대한항공 - 한진해운홀딩스 - 한진해운’으로 이어지는 지주사 체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은 6.76%에 불과하다. 지주회사관련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한항공을 지주회사에 편입하려면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지주사 체제에서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대한항공이 지주사 체제에서 빠질 경우 대한항공은 한진해운홀딩스를 거치지 않고도 한진해운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한 SRE 자문위원은 “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무릅쓰고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지원하며 ‘육(한진)-해(한진해운)-공(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운송사업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며 “한 배를 탔다는 사실을 공표한 이상 추가 지원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봤다.◇제 것도 못 챙기는데..한진해운 돕나그러나 지금 대한항공은 다른 기업을 지원할 만큼 재무상태가 튼튼하지 못하다. 2006년 말 6조668억원에 이르렀던 별도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13조4311억원으로 7년 새 두 배로 확대됐다. 항공기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2011년 대당 4400억원에 이르는 에어버스 A380 5대를 도입하는 등 항공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6월 말 기준 보잉사 등과 체결한 항공기 구매계약은 69억9100만달러다. 항공기를 도입하는 데 7조여원을 더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이 마무리되는 2016년까지 재무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투자 규모가 확대됐지만 이를 부담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조정영업이익(EBIT)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 별도기준부채비율은 1087.5%로 시장의 상식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2010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조246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차입금이 일부 줄기도 했지만 2011년 이후 세계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항공산업도 함께 불황을 겪고 있다.특히 타격을 입은 부문은 화물사업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 침체로 IT산업의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운송량이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항공운송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전 세계 총 화물수송량이 전년동월 대비 1.2% 증가하면서 최근 18개월 동안의 정체에서 벗어났지만 주요 성장요인인 유럽시장이 아직 불안정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어렵다.여객 부문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와 국외여객실적은 각각 339만7269명, 811만6311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4.5%, 2.6% 감소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엔저 현상 등으로 일본 관광객이 줄고 있는 데다 저가항공사(LCC)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도 어려워지는 등 업황이 안 좋아졌다”고 진단했다.지금은 재무구조 개선할 때 재무구조가 악화하면 기업은 수익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 레버리지 규모를 키워가는 대한항공의 경우 업황이 회복세를보일 경우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장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용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대한항공은 비용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대신 투자를 선택했다. 필요한 자금은 항공기 등 자산을 담보로 돈을 끌어오는 자산유동화차입금으로 대신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말 1조1856억원이던 자산유동화차입금은 상반기 말 1조3808억원으로 늘어났다.일부 자산은 방치된 상태인 것도 문제다. 2008년 2900억여원에 사들인 서울 인사동 부지는 서울시 등의 반대로 수년째 공터로 남아 있다. 묶여 있는 자산을 그대로 두고 구조조정 대신 빚만 늘리고 있는 셈이다.시장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없다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본다. 부채비율이 1000%를 웃도는 A급 기업은 없다는 얘기다. 한 SRE 자문위원은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때 능력대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S-Oil 지분, 부동산 정리 등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그럼에도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의 길은 아직 멀어보인다. 10월24일 대한항공은 오는 2018년까지 신규 항공기 12대를 들여오는 새로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6월말 기준 항공기 도입에 예정된 투자금액 7조원에 3조9818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것으로 투자규모만 1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경계영 기자
한진해운, 얼마나 어렵기에..
  • [18th SRE]한진해운, 얼마나 어렵기에..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한진해운이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한항공에 손을 내밀었고 1500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동안 한진그룹과의 계열 분리를 추진해왔던 한진해운으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었던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달리 방도가 없었다.위태롭게 버텨왔던 한진해운이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1050억원 때문에 대한항공에 지원을 요청했다. 국내 1위 해운사가 당장 1050억원을 융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의 1500억원 지원으로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크레디트 업계의 우려는 더 커졌다.11월 CP 만기가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12월에만 또다시 850억원 규모 CP 만기가 돌아오고, 해가 바뀌어 내년이 되면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가 3900억원에 이른다.대한항공의 지원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진행된 18회 SRE에서도 이미 한진해운에 대한 우려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응답자 111명 가운데 37명(33.33%)이 지금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인 ‘A- 부정적’이 적정하지 않다고 답한 것이다. 워스트레이팅 기업 중 2위로 지난 17회 SRE(워스트레이팅 공동 12위)보다 무려 10계단 상승했다.◇외부 지원에도 재무상황 “글쎄”대한항공에 지원을 요청하기 전부터 한진해운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열심이었다. 2011년 이후 295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항만장비 매각, 컨테이너 운임채권 유동화, 컨테이너박스 세일즈앤리스백(Sales&Lease Back) 등으로 최대한 자산을 유동화했다.그럼에도 재무상황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계열사인 한진해운신항만의 재무적투자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685억원을 확보하는 등 자금을 마련했지만 11월 CP 만기를 막기 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150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로도 충분치 않아 국내외 터미널 지분 매각, 사옥 매각 등 방안이 나오면서 유동성 확보안이 계속 나오고 있다. 4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자체 신용도로는 영구채 발행이 어려운 상태라 금융기관의 보증이 필요하지만 금융기관 역시 난색을 보이고 있다.산업은행이 2억달러를, 하나·우리은행이 각 1억달러를 보증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모두 ‘아직’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그나마 호의적이지만 우리은행은 대출 비율에 따라 보증을 서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대출이 있는 은행 모두가 보증 서자는 것이다. 한진해운의 금융권 대출 규모는 제2금융권을 제외하고 1조여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6300억원, 농협(1000억원), 부산은행(800억원), 우리·하나은행(각 550억원), 국민은행(450억원), 외환은행(410억원) 등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조차 보증서길 꺼려할 정도로 기업의 상황이 안 좋은데 다른 은행이 선뜻 나서서 보증을 서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다만 금융당국이 한진해운의 상황에 관심을 보이면서 다른 금융기관의 보증 등 제3의 방안으로 영구채 발행이 성사될 수는 있다. 그러나 당국이 이를 강제할 수 없어 금융기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영구채 발행이 무산될 경우 유상증자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공모 방식은 어려운 상황이다. 업황 부진, 열악한 재무구조 등으로 연초 1만34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1월1일 종가 기준 7360원으로 뚝 떨어졌다.대한항공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유력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를 추진했던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지분변화를 감수하고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과 그외 우호지분은 2218만여주,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등의 지분은 1201만여주다. 시장은 이 상황에서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유상증자의 최대 주식 수는 1000만주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한진해운홀딩스의 주가는 10월 말 기준 5330원으로 지원 규모는 최대 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연료값 오르는데 매출 감소한진해운은 매출 85% 이상을 컨테이너선에 의존한다. 컨테이너 운임이 올라야 수익이 개선될 수 있지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CCFI)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선사 간 공조 등으로 잠시 1330포인트를 넘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25일 기준 주간 CCFI는 1000선을 밑돌며 운임 상승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비용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연료로 사용하는 벙커-C유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1톤(t)당 23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급격히 올라 1톤당 6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벌어들이는 돈은 적고 높은 비용 부담은 유지되니 수익성 악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2011년 5145억원, 2012년 1435억원 2년 동안 지속된 대규모 영업손실은 자기자본을 2조7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반토막 냈다. 상반기에도 별도기준 영업적자가 1450억원에 이르렀다.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차입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8조7160억원으로 이 가운데 단기성 차입금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2006년 이후 선박투자를 확대하면서 인도일 기준으로 2011년 16척, 지난해 7척의 크고 작은 선박을 인수했다. 올해에도 19척 인수가 예정됐거나 이미 인도했다. 실적이 양호했던 2010년에는 1조원에 달하는 선박투자 자금을 감당할 수 있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투자는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그렇다고 한진해운의 수익성이 단기간 내에 좋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어렵다. 세계 8위로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다보니 해운 업황이 회복하더라도 수혜를 입기 어렵다는 지적이다.◇무한경쟁 돌입… 살아남을 수 있나현재 해운업계는 2008년 유럽연합(EU)이 해운동맹 인정제도를 없앤 이후 경쟁강도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컨테이너 선사 간 동맹에서 수요 대비 더 많은 선박 공급량을 조절했고 운임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동맹 이후 해운업계 점유율 15%를 차지하는 머스크 등 선도업체가 운임을 정하는 대로 다른 업체가 따라가는 시장 구조가 됐다.선박 대형화로 원가 경쟁력을 갖춘 머스크 등 상위 선사는 낮은 운임에도 흑자로 전환해 영업이익을 늘려가고 있다. 이에 비해 머스크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한진해운은 저가 경쟁에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머스크 등은 1만8000TEU가 넘는 초대형 선박을 들여오며 규모의 경제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섣불리 선박 대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재무구조가 악화될대로 악화돼 당장 회사채 등 차입금을 막기에 급급한 상황이다.게다가 머스크가 세계 2, 3위 컨테이너 선사인 MSC, CMA-CGM이 손잡고 ‘P3’라는 초대형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것도 한진해운을 옥죄고 있다. 공동운영 항로는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대서양 항로 등 3개로, 이 가운데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P3네트워크의 선복량은 46%에 달한다. 공동 네트워크 출범 이후 운임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들과의 경쟁이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이쯤 되면 한진해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006년 이후 끊임없이 계열분리를 시도하던 대한항공에 손 벌린 일 자체가 한진해운의 현 상황을 대변한다.◇구원투수 정부 등판할까자연스레 시장의 이목은 정책금융에 쏠리고 있다. 세계의 주요 해운사인 머스크, 코스코 등이 각국에서 신용대출 등으로 직·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자산관리공사의 선박매입이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 외에 해운업계를 위해 나온 대책은 아직 없다.그러나 정부의 지원도 오리무중이다. 해운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선박금융공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특정산업에 대한 지원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운보증기금을 설립하는 방안 또한 아직 구체화되지 못했다. WTO의 제소를 피하려면 민간 출연금의 비중이 절반 이상 돼야 하는데 자금난을 겪는 해운업계가 갹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내년까지 차환은 가능하겠지만 실적이 크게 턴어라운드하지 못한다면 재무여건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며 “해운업이 국가경제에 필요한 산업인지,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따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가 경영 참여까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11.13 I 경계영 기자
증권업, 새 먹거리 찾아라
  • [18th SRE]증권업, 새 먹거리 찾아라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여의도 찬 바람이 더 매서워졌다. 주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까지 강화되며 증권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거래량 부진으로 수익은 크게 줄었는데, 투자자 보호와 규제는 강화돼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60여 개가 넘는 증권사들이 난립하면서 출혈 경쟁만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18회 SRE에선 전체 111명의 설문 응답자 중 46명(41%)이 증권업을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이라고 꼽았다. 지난 17회때 전체 설문 참여자의 11% 가량이 증권업을 최근 신용위험이 가장 많이 상승한 산업이라고 답한 바 있다. ◇ 출혈 경쟁과 수익 악화 지난 2008년 2월 자본시장법 도입으로 증권사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의 경쟁을 유도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대형 투자은행(IB)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대형 투자은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7년 54개에 이르던 증권사는 2009년 62개사로 늘어난 뒤 현재까지 그 수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에서 밀려난 증권사들이 활발하게 M&A 시장에서 거래될 것이라는 예상이 철저하게 빗나간 셈이다. 대신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수수료율은 하락했다. 기술 발달도 수수료 감소에 한몫했다. 온라인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모바일홈트레이딩(MTS) 시스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수수료 할인 이벤트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최저 수수료율’을 외치면서 제살 깎아먹기 경쟁에 돌입했다. 2000년 초반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의 0.025%가 업계 최저 수수료율이었지만 현재는 KTB투자증권의 0.010%가 최저 수수료율이다. 2007년 0.149%였던 평균 수수료율은 지난해 0.093%까지 하락했다. 펀드 수수료율과 IB 수수료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는 국내 증권사 주요 수입원이 대부분 수수료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총 수수료 손익은 4조6329억원으로, 이는 전체 증권사 이익의 62.6%에 달한다. 한편 증권사 수수료 손익에는 수탁 수수료, 펀드판매 등의 자산관리 수수료, IB관련 수수료로 나뉘는데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수탁 수수료이다. 전체 수수료 손익에서 70% 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다보니 시장 상황에 따라 증권사 실적 부침 현상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거래대금 축소로 수탁 수수료가 줄어드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6조3000억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올해 들어서는 이마저도 일평균 4조6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경제 회복 움직임으로 양적완화 축소, 금리 상승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향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감도 확대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와 수수료율 하락은 결국 증권사의 위탁영업 실적 저하로 이어진다. 지난해 증권사의 총 위탁영업 수수료는 전년대비 35%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권영업을 통한 이자손익 영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운용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수익성 악화에 규제 강화여의도 찬 바람이 더 매서워졌다. 주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까지 강화되며 증권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거래량 부진으로 수익은 크게 줄었는데, 투자자 보호와 규제는 강화돼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60여 개가 넘는 증권사들이 난립하면서 출혈 경쟁만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콜자금 조달 비중을 축소하는 규제가 시행되고, 증권사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어 조달금리의 하락폭이 운용금리의 하락폭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 ◇ 자본시장 활성화 엇박자증권업의 성장 둔화와 수익구조 획일화가 구조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증권업계의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동일계열 복수 증권사 허용, 장외파생상품 신규인가 제한폐지, 개인 주식 매입자금 대출 잔액규제 폐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증권사 영업활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또 올 초에는 IB 활성화를 위해 자본시장법을 개정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라는 대형 증권사 자격 조건을 맞추기 위해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은 대규모 증자도 단행했다.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표됐을 때 증권업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의 수익모델 한계를 벗어나 장기적으로 획기적인 수익확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해외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대안으로 여겨졌다. 해외 대형 금융투자회사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 금융투자회사는 해외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전무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실질적으로 증권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최근 투자자보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증권사 영업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펀드판매 수수료율 인하, 신용공여 연체 이자율 인하, 고객예탁금이용료 지급수준 상향은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감소와 비용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자기자본 대비 25%이내로 콜차입 비중을 제한하기로 한 규제안은 사실상 초단기 저금리 자금으로 채권을 운용해 이익을 취해 왔던 증권사의 이자마진을 축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라는 미명아래 자산유동화증권(ABCP) 등 각종 파생상품 발행 규제를 강화하면서 다양한 상품 개발 및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 창출을 제한하고 있다.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을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산관리보다 상품운용, 상품개발능력 향상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M&A를 포함한 시장의 구조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증권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뒷받침 돼야한다. 현재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하태경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증권사의 저수익 구조는 구조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위탁영업, 채권영업에 국한된 증권사의 사업구조는 어느정도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013.11.13 I 하지나 기자
동양증권, 그룹 짊어진 소년가장
  • [18th SRE]동양증권, 그룹 짊어진 소년가장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동양증권만 떼놓고 보면 어디 흠잡을 곳 없는 건실한 증권사다. 거래대금 축소, 지수 하락 등 어려운 시기에도 2012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영업이익 42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계열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졸지에 그룹의 소년가장으로 전락한 데다 계열사의 법정관리까지 이어지며 뭇매를 맞고 있다.부실 계열사의 1조5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했다는 사실에 불완전 판매 의혹이 불거졌으며 대규모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18회 SRE에서 동양증권(BBB↓, BBB+↓)은 111명 중 25표(23%)를 받으며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7회 SRE에서 동양과 동양시멘트 동양증권을 모두 합쳐 14표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동양과 동양시멘트는 9월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18회 SRE 워스트레이팅 설문 후보에서 제외됐다. ◇추락한 기업신뢰도, 수익성 악화계열사 법정관리 후 동양증권의 펀더멘털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먼저 고객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동양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8월 말 8조원 수준이었으나 동양사태 이후 약 6조원의 자금이 인출됐다. 10월11일 기준으로 CMA잔고는 1조7900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고객자산과 회사자산이 분리돼 있어 당장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동양증권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0%, 10~50%, 100% 손실률을 적용해 채무상환 여력을 검토한 결과, 현재 시점에서 후순위사채를 포함한 부채 전체의 상환은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증권의 사채 발행잔액은 선순위사채 1500억원, 후순위사채 5997억원이다. 오는 11월 52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만기가 가장 먼저 도래한다. 그럼에도 시장 전문가들이 동양증권의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다고 본 것은 금융산업의 가장 중요한 펀더멘털이 ‘신뢰’이기 때문이다. 부실계열사의 채권을 팔았다는 이유로 동양증권은 금융시장에서 신뢰성을 잃었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지 장담하기 어렵다.이 때문에 지난 10월11일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증권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위지원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동양그룹 사태로 본격화된 자금이탈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영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소매 판매망에서의 신뢰도 손상을 고려했을 때 고객 기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등급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펀더멘털 악화는 숫자로 바로 나타난다. 동양증권의 2012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판매관리비만 4744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동양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3~4년이면 자기자본을 다 까먹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SRE 자문위원은 “올해 동양증권은 대규모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고정 비용으로 매년 4000억원 가량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영업망이 훼손되면서 이를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동양증권의 100% 자회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가 주요 계열사의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관련 주식 및 대여금 등에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면서 자기자본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동양증권도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한신평 관계자는 “2012년, 2013년 회계연도 1분기 기준 기본손익 커버리지가 약 101%에 불과한 데다 고객 기반이 이탈하면서 수수료와 이자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판매관리비 감축이 전제되지 않는 한 영업손실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동양증권 지점 수는 110여개로 업계 2위 규모다. 임직원 수도 업계 6위로 비용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추가 부실 가능성… 불완전 판매 더욱이 불완전판매 혐의까지 제기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피해 보상 규모를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당국과 국회가 나서서 피해자 구제 총력을 다 하고 있는 데다 상품을 판매한 동양증권이 동양그룹의 계열 증권사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불완전 판매와는 다르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법정관리에 돌입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동양증권의 지분을 각각 14.8%, 19% 보유하고 있어 회생 절차 과정에서 동양증권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불완전판매에 따른 잠재 비용 때문에 실제로 매각이 성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통상적인 불완전 판매의 사례를 적용하면 실제 보상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지난 2011년 영업정지를 당한 21개 저축은행의 후순위채에 투자한 피해자들의 경우 투자금액 1조2047억원 중 1143억원을 보상받았다. 전체 투자금액의 10%에 불과하다. 이번 동양, 동양레져, 동양인터내셔널의 경우 회생계획안에 따라 채무가 조정되고, 출자전환 방식으로 배정되는 일부 주식을 제외한 손실액에서 현금 배상액이 정해진다. 특히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오랜 기간 자본잠식 상태로, 채무관계에 따라 재산을 정리하고 나면 투자자들이 받게 되는 실제 변제액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불완전 판매가 확인되더라도 보상금액이 투자금액의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동양증권이 매물로서 매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동양증권 시가총액은 10월 28일 종가 기준으로 3063억원 수준이다. 계열사 지분 (33.8%)을 모두 인수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고려하면 인수금액은 1300억원 가량이 된다. 그러나 불완전 판매에 따른 보상비용이 추가로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후 남는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적정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한기평 관계자는 “동양증권의 영업기반 위축 수준과 회복 여부, 수익창출력 저하 및 고정비용 부담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 불완전판매 존재 여부 및 관련 부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동양증권의 재무건전성 및 채무상환 능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2013.11.13 I 하지나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해운사 신용등급 거품 많다”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다음은 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해운사 신용등급 거품 많다”-이석채 회장 사표 수리..KT 표현명 직대 체제로-푸틴 오늘 방한 러 개발 탄력-여성들이여, 뭉쳐야 산다▲제18회 SRE 리포트-차입금 늘어난 현대·동부 ‘경고등’-‘한진 형제’ 동반 유동성 위기 우려-‘신용’ 회복 나선 신평사..예전보다 조금 더 빨라졌다▲종합-부실기업 잣대 ‘부채비율’ 적정성 논란-제4이통 ‘4전5기’ 자본금 9000억원으로 재도전-택시 이동정보 가족에 전송..RFID 기술로 마약류 관리-휘발유값 70일 연속 ‘뚝뚝’▲정치-황 “국정원 감사 검토해보겠다” 문 “기초연금 일률지급 어려워”-야권 ‘연석회의’ 출범..여권 “新 야합연대”-북극항로 개발·FTA 체결·무비자 입국 등 경협 논의▲경제·금융-SC은행 슬림화..지점 100개 폐쇄한다-美 양적완화 불안감 주요국 앞다퉈 ‘통화 보호’-은행 해외영업점 상반기 순익 15% 줄어-“내년 경상수지 흑자 500억달러로 줄 듯”▲산업-석유화학기업 “신소재만이 살 길”..미래 먹거리 투자 러시-3교대 안착..3년 만에 110만대 생산-“실적형 리더보다 방송·통신에 정통한 온건파 수장 필요”-롯데·현대百 자존심 건 ‘삼성교 전투’-아동용 책가방 유해물질 검출▲지스타 내일 개막-이번엔 어떤 신작 나올까..게이머들 두근두근-지스타는▲엔터테인먼트-‘2’ 빠진 예능..MC 구하기 비상-행사장 들었다놨다 하는 9인조 걸그룹▲골프&스포츠-장하나·김세영 ‘상금퀸’ 최후의 승부-다시 부름받은 김신욱 홍명보호 원톱 ‘주목’-불혹 FA 이병규 “돈보다 체력”▲컬처-세계경제, 북위 31도 아래로 무게중심 옮기다-글로 그린 ‘이중섭’..원로작가 최문희 장편소설-환관의 비밀고백..서태후는 매일 젖을 먹었다▲세상을 바꾸는 여성파워-“워킹맘 최대 걸림돌은 육아..‘엄마같은’ 보육시설 늘려야”-이배용 원장은▲마켓-‘强 달러’ 컴백..QE축소 수혜종목 담아라-“내년 코스피 2400까지 오를 것”-살아남은 기업 ‘승자의 파티’ 조선株·한샘 주가 고공비행-‘外人 사랑’ SKT, 주가 더 오를까-상장사 30곳 ‘일감 몰아주기 금지법’ 영향권▲글로벌마켓-세제개혁·소득분배 개선 ‘전면적 개혁 강령’ 채택-펩시코, 인도에 7년간 6조원 ‘통큰 투자’-“印, 세계적 제조업 허브 만들 것”-필리핀 태풍피해 15조원..GDP 5% 날아갔다▲피플-“역사문제 가장 큰 적은 우리의 무관심”-축구사랑 30년..최고의 팀워크 자랑-“APEC 수준의 세계에너지협의회 만들겠다”▲사회·부동산-사납금도 인상..법인택시 기사는 ‘한숨’-대학 구조조정 돌입 ‘SKY’도 정원 줄인다-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절반 ‘집행유예’로 풀려난다-알바생 울리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2013.11.12 I 경계영 기자
"상금왕 경쟁 지금부터야~"..장하나-김세영, KLPGA 투어 마지막 '빅뱅'
  • "상금왕 경쟁 지금부터야~"..장하나-김세영, KLPGA 투어 마지막 '빅뱅'
  • 장하나(KLPGA 제공)[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이번 주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3시즌 주인공들이 모두 탄생한다. 가장 치열하고 관심이 집중된 부문은 역시 상금왕. 지난주 열린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장하나(21·KT)는 김세영(20·미래에셋)을 제치고 상금 순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상금액 차이는 약 2600만원. 두 선수 모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약속의 땅’이 될 장소는 전남 순천에 있는 승주CC(파72·6642야드). 이곳에서 15일부터 사흘간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이 열린다.상금왕 1순위는 역시 장하나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자력으로 상금왕에 오르게 된다. 우승을 놓치더라도 2위 김세영이 3위 이상의 높은 등수를 기록해야 역전이 가능해 상금왕 9부 능선을 이미 넘은 셈이다.현재 장하나가 벌어들인 상금은 6억8270만원. 만약 우승해 상금 1억원을 추가하면 역대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도 작성하게 된다. 역대 가장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선수는 2008년 신지애(25·미래에셋)로 당시 7승을 거두며 7억6518만원을 획득했다.우승하게 되면 연말 시상식에서 최소 3관왕에 오를 수 있다. 시즌 4승으로 다승왕에 오르게 되며, ‘올해의 선수’격인 대상의 주인공도 된다. 장하나는 대상 부문에서 376점을 쌓아 김효주(18·롯데)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장하나는 “상금왕뿐 아니라 대상 다승왕까지 모두 욕심난다”며 “어렵게 상금 1위를 탈환했다. 1위 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긴장하지 않고 나만의 장점을 발휘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또다른 관심사는 신인상이다. 이 부문 1위는 시즌이 시작되면서부터 유력한 신인상 수상자로 예상됐던 김효주다. 하지만 ‘국가대표’ 동료였던 전인지(19·하이트진로)가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시즌 내내 꾸준한 성적으로 바짝 추격 중이다.두 선수의 격차는 148점. 만약 전인지가 우승(포인트 190) 하고 김효주가 28위(포인트 42) 이내에 들지 못하면 역전도 될 수 있다. 다만 전인지가 지난주 대회에서 목 부상으로 기권을 해 컨디션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효주의 수상이 유력한 건 사실이다.지난주 대회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최유림(23·고려신용정보)은 기세를 몰아 2연승을 이룬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대회 2라운드부터 샷감이 살아나서 지금 상태라면 이번 대회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올해 2승을 거둔 김보경(27·요진건설)과 각각 1승씩을 신고한 허윤경(23·SBI), 이승현(22·우리투자증권), 양수진(22·정관장)과 김하늘(25·KT) 등이 강력한 우승 후보다.이번 대회는 KLPGA투어 상금순위 상위 68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컷오프 없이 54홀 스토로크 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상금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왼쪽)장하나와 김세영이 지난주 끝난 ADT캡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KLPGA 제공)
2013.11.12 I 김인오 기자
  • [증시브리핑]산책 나온 개는 지금 어디에
  •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흔히 주가지수와 실물 경제는 개와 개 주인에 비유된다. 산책을 나온 개는 주인을 앞질러가기도 하고 혼자 킁킁 냄새를 맡다가 주인보다 뒤처질 때도 있지만 결국 집에는 같이 들어온다. 수많은 변수로 인해 요동을 치면서도 결국엔 실물 경제를 따라가는 주가지수처럼 말이다.불과 며칠 전만해도 2000포인트대에서 움직이던 코스피 지수가 연일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400포인트대를 찍을 듯 무섭게 내렸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벌써 엿새째 썰물처럼 빠진 탓이다.정부도 그렇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거론하며 주가지수는 다시 오르리라고 낙관한다. 실물 경제는 튼튼하고 이제 회복될 일만 남았는데 주가지수는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자동차나 전기·전자 등 경기 민감주를 추천 종목으로 올린다.하지만 냉정히 따져볼 일이다. 과연 우리 실물 경제는 튼튼한가. 한국은행 금융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진 기업, 즉 영업이익으로 원금은 물론이거니와 이자도 갚지 못하는 곳이 대기업 29.1%, 중소기업은 43.7%에 달했다. 튼튼할 것이라 믿는 대기업 10곳 중 3곳이 개인으로 따지면 신용불량 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현대, 한진, 두산, 동부 등 4개 그룹은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300%를 초과하고 있다.만연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계부채 문제는 또 어떤가. 부동산 시세가 떨어졌다곤 하지만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전셋집도 구하지 못해 결혼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될 정도로 서민과 중산층의 삶은 팍팍하다.증권가 애널리스트의 눈에 비친 우리 실물 경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지금은 개(주가지수)가 개 주인(실물 경제)에게 뒤처져 있는 상황이 맞는지. 아니면 개 주인이 개를 따라가지 못하고 주가지수는 그저 펀더멘털과는 별개로 환상과 기대감만으로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인가.애널리스트의 냉철한 실물 경제 분석이 필요한 때이다. 그래야 개별 기업 실적이나 거시 경제 지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시장과 투자자가 “펀더멘털이 좋아질 것이니 경기 민감주를 담으세요”란 레퍼토리를 의심없이 믿으려면 말이다.
2013.11.12 I 김도년 기자
신평사 호평받은 LG상사, 주가는 침체일로
  • 신평사 호평받은 LG상사, 주가는 침체일로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신평사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최근 LG상사(001120) 주가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신평사는 해외자원개발 수익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회복 지연으로 2015년까지 실적 가시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11일 회사채시장에 따르면 현재 LG상사(001120)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올 초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한 데 이어 지난 5월 NICE신용평가가 등급을 ‘A+’에서 ‘AA-’으로 올렸다. 당시 신평사는 LG상사의 해외자원개발 부문 수익이 확대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내부유보 및 GS리테일 지분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며 등급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LG상사의 신용등급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 11일 LG상사는 2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월 최고가 대비 40% 가량 하락한 수준으로 LG상사는 올들어 이어진 하락추세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장중 한때 2만6750원까지 고꾸라지며 올해 최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신평사는 해외자원 개발 확대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자원탐사 과정과 운영·생산·판매 과정에서 리스크가 나타나고, 시장가격변동 가능성 등 본질적으로 사업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LG상사의 매출액과 세전순이익은 3조1661억원, 17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 59% 줄어들었다. 이는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증권사들은 LG상사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며 잇따라 목표주가를 낮추고 매수의견 또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만8광구의 생산량이 2분기 일평균 1만3000배럴에서 3분기에는 1만2000배럴로 줄었고 카타르LNG 세금 정산 등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 예정이었던 인도네시아 GAM석탄광상업생산은 운탄로 토지보상 지연으로 2015년 상반기로 연기됐다”며 “생산 광구에 대한 신규 자원개발 지분투자가 없다면 2014년 자원개발사업 세전순이익은 2년 연속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13.11.11 I 하지나 기자
  • KT, 우려 지속..일주일 새 주가 7% 넘게 하락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KT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3분기 실적 부진에 CEO 리스크까지 겹친 KT의 주가가 최근 일주일 동안 7% 넘게 하락했다. 8일 KT(030200)의 주가는 전일 대비 1.52%(500원) 내린 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과 비교해 7.6% 줄어든 금액이다. KT는 3분기 무선 부문 매출이 줄어들고 가입자당 매출(ARPU)까지 감소하며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이석채 회장의 검찰 조사, 사퇴 등에 이어 소액주주들이 KT의 전직 CEO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에까지 나서며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신평사 무디스마저 KT의 3분기 실적 부진에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나서 신용등급 하락 위험마저 안고 있다. 증권가는 CEO 교체 후에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주가도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황성진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CEO의 리더십이 어떻게 작용하며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전략적 방향성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 LTE 시장에서 경쟁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주가 흐름이 올해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KT 소액주주, 전현직CEO 상대 주주대표소송 제기☞KT의 고민..CEO추천위 사내이사는 누구?☞우간다 대통령 면담 취소, KT 뭐가 문제일까
2013.11.09 I 함정선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 삼성전자, M&A로 혁신 수혈한다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다음은 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삼성전자, M&A로 혁신 수혈한다 -정책금융왕따공사 -한-영 교역·투자 두 배로 확대 -오늘 수능이잖아요..비행도 사격도 ‘STOP’△종합 -‘어깨 무거운’ 홍영만 캠코 사장 내정자 -동양증권 등 25개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 대대적 점검 △삼성 애널리스트 데이-“삼성, 정체 우려는 ‘기우’..UHD TV·LTE로 ‘성장’은 계속된다” -기업 IR ‘소극적’에서 ‘적극적’으로 변화 △박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 -민간 CEO 포럼 신설..6년내 교역규모 200억달러 시대 연다 -당국간 고위급 회담 정례화..30억달러 규모 금융협력 MOU 체결 △정치 -새누리 ‘종북척결’ 강력 드라이브..민주 ‘同色 비칠까’ 딜레마-‘文 검찰 출두’에 여야 날선 공방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에 한·일 갈등 악화 △경제·금융 -이장호 前 BS금융 회장, 고문으로 복귀-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 넉달새 절반 감소 -“은행 해외지점 부당대출 많다”..금감원, 일제점검 지시 -“한국 경제 대체로 완만한 회복세 유지” -총수 지분 높을 수록 지주사 편입 안했다△산업 -내년 기업 임원 인사 ‘별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센스’있는 소비가 뜬다 -제일모직, 전자소재분야 1조8000억원 투자 -“이젠 장거리” 저비용항공사 영역확장 -“게임중독법 반대” 네티즌 13만명 서명 -런던 시민들 “불고기~ 소주~ 원더풀” -수출부진·내수침체..유한킴벌리 겹악재에 신음 -수능 수험표 버리지 마세요 △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강철보다 10배 강한 실..창조경제를 꿰매다 △캠핑&아웃도어 -6년차 캠퍼 최경연씨..그녀가 말하는 ‘솔로 캠핑’의 매력 △엔터테인먼트 -제작비 줄이고 리얼리티 살리고 세트장 밖으로 나온 드라마 -“놀 줄 아는 언니들, 미쓰에이” △헬스 -인턴·레지던트 5년 과정 안 거치고 전문과목 내걸어 환자 현혹하기도 -‘대장암 완치’ 방심은 금물..20~50%가 재발 -발기부전치료제, 정력제로 쓰면 안되죠△골프&스포츠 -오승환 모시기 경쟁..美보다 日이 유리? -성별 박은선 SNS 심경 토로 -아가메즈 압도적 파워..현대캐피탈 ‘대박’△마켓 -KT, 신용등급도 SKT에 ‘KO패’ -박스권 증시..中 3중전회가 모멘텀 될까-삼성전자, 저배당 정책 ‘그대로’△증권 -외인 ‘팔자’ 개인 ‘사자’..현대로템 수급 엇박자 -위험자산 투자비율 낮아 수익률 저조 -“21일 지주사 첫 직장장..사업간 시너지 날 것” -“효율 좋은 BLDC 모터로 내년 매출 300억원 기대” △글로벌 마켓 -‘흑인부인·혼혈자녀’ 블라지오 뉴욕 시장 당선 -“스마트폰에 밀려”..세계 4위 PC업체 총수 결국 퇴진 -애플도 ‘메이드인 USA’ -‘29조원’ 세계 반도체 매출 역대 최고 △피플 -“영국인 입맛 맞춘 한식으로 1000억 매출”-“누드사진에 청춘의 희망·쾌락 담았다” -정근 회장 “해주에 결핵병원 만들겠다” △사회 -대학의 꼼수..반값 인건비 ‘계약직 교수’ 늘려 -영화 스태프 월급 53만원 -어린이집 직원 채용 때 성범죄 조회도 안했다 △부동산 -취득세 감면은 ‘대형 아파트’도 춤추게 한다 -건산연 “내년 전셋값 3% 오른다” -SK건설, 에쾌도르 2400억원 정유 플랜트 수주
2013.11.06 I 김유성 기자
  • 소상공인 권익 보호 위한 민간 싱크탱크 발족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소상공인 권익 보호를 위한 민간 싱크탱크가 곧 발족한다. 소상공인살리기 운동본부(대표 최승재)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장기적인 정책개발, 법률·세무 상담, 교육, 홍보 등의 분야를 지원하는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범국민적 싱크탱크인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설립 예정인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의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민간 차원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싱크탱크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싱크탱크에는 변호사·변리사·회계사·세무사·노무사는 물론 교육·문화·언론전문가, 학계 인사 등 각 분야에서 전문적 지식과 역량을 갖춘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박재환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원장, 김재진 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 국회 보좌관 출신의 이호연 공인회계사, 남동희 위더스HR 노무법인 대표 노무사, 이민석 대양종합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MBC 기자 출신의 조근주 한국미디어교육진흥원 이사장 등이 추진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운동본부는 이날 소상공인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정책 설명을 발표하며 여야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여야는 당리당략과 정쟁 이슈에 함몰돼 일자리 창출, 골목상권 보호, 소상공인 대책 등 민생현안을 외면하고 있다”며 “선거 때 서민들의 어려움과 함께 하겠다며 표를 받아갈 때의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운동본부는 아울러 “산적한 소상공인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소상공인 단체에 문을 열고 상생을 위한 협력 체제를 마련할 것”이라며 “대기업 및 정부, 국회 등과 협의해서 실효적인 정책과 법률 개정 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실질적 행동기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 프랜차이즈 불공정거래 근절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 해결 △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확충 등 10대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2013.11.06 I 김성곤 기자
저축銀, 대출 연체율 상승..'자산건전성 악화'
  • 저축銀, 대출 연체율 상승..'자산건전성 악화'
  •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과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상승해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부실우려 저축은행에 대해 자본확충을 유도하는 등 자구계획을 마련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금감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난 7~9월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했다. 우선 저축은행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32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는데, 이번에는 960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는 부실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668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적자를 낸 저축은행 수는 전년 동기 52개에서 이번에는 36개사로 줄었다.자산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9월말 현재 연체율은 23%로 6월말에 비해 1.6%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업과 부동산업 연체율이 크게 올랐고, 개인 신용대출연체율도 상승했다. 부실채권인 고정이하 여신의 비율도 6월말 21.1%에서 21.5%로 소폭 상승했다.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3.5%로 0.7%포인트 올라 모든 저축은행이 요적립액을 100% 이상 충족하고 있다.저축은행의 9월말 현재 총자산은 40조 4000억원으로 6월말보다 2조 4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금과 예치금이 크게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3조 4000억원으로 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SBI 계열 등 일부 저축은행이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1.04%로 6월말에 비해 0.93%포인트 상승해 자본적정성은 다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윤대광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 팀장은 “향후 저축은행 영업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부실우려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자본확충 유도 등의 자구계획 마련을 지도할 것”이라며 “지난 9월 금융위원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저축은행 발전방안의 조기 정착 등을 통해 영업력 회복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3.11.06 I 나원식 기자
  • KT, 실적·주가 이어 신용등급도 '적신호'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KT가 실적과 주가에 이어 신용등급에서도 ‘위기’를 맞았다. 롱텀에볼루션(LTE) 후발주자의 핸디캡이 컸다. 아이폰을 도입하며 이동통신 시장 1위를 노렸던 KT였으나 SK텔레콤과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모양새다. LTE 시장에서 부진은 먼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KT의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은 비통신 부문 자회사들의 선방으로 전년동기대비 22.7% 증가한 3078억원을 기록해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통신부문의 실적은 기대이하였다. 가입자는 순감하는데 마케팅 비용도 줄이지 못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2% 줄어 1470억원에 불과했다. 별도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은 물론 LG유플러스보다 적은 규모다. 특히 통신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입자당 매출(ARPU)은 3만1332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 늘었지만 전분기대비로는 0.9% 감소했다. SK텔레콤의 ARPU 3만4909원과 비교해 3577원이 적고 3위 LG유플러스의 3만4495원과도 차이가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8.4% 늘어난 5514억원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적 부진은 KT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KT의 주가는 이달 들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일에는 장중 3만25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TE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올 상반기 4만원대를 넘었던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것. 특히 이석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외부적인 악재까지 겹치며 당분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SK텔레콤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긴 하지만 지난 5월 20만원대를 돌파한 주가가 꾸준히 21만~22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KT의 자신감 중 하나였던 신용등급도 강등 위기에 처했다. KT와 SK텔레콤은 국내에서는 ‘AAA’ 기업이다. 해외에서도 ‘A’급 신용을 유지할 만큼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러나 KT는 해외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떨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무디스가 KT의 3분기 실적을 평가하며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이익개선, ARPU 상승이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KT 신용등급은 ‘A3(A-)’로 신용등급전망은 이미 ‘부정적’이다. 하향될 경우 바로 ‘Baa1(BBB+)’가 된다. 반면 무디스 신용등급이 ‘A3’로 KT와 같은 SK텔레콤은 지난 8월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랐다.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익, 현금흐름 등을 회복한 덕분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영구채를 발행하는 등 재무안정성을 꾀하고 있어 향후 신용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오를 수도 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모든 우려를 종식하려면 실적 반등이 시급하다”며 “이동통신 사업 매출과 ARPU를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11.06 I 함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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