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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리반트SC, FDA 허가 차질...유한·오스코텍, 1조 로열티 축소될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SC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승인이 불발됐다. 승인 대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대감이 높았던 리브리반트SC와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 용법 상용화도 차질을 빚게 됐다는 점이다. 유한양행(000100)과 오스코텍(039200)(원물질 개발사)은 병용요법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되는데, 이번 승인 불발로 로열티 수령도 늦춰지게 됐다.16일 존슨앤드존슨은 FDA가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리브리반트SC에 대해 보완요구서한(CRL)을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FDA가 요구한 CRL은 제조 시설 관련 문제로, 리브리반트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와는 관련이 없다”라며 “추가 임상 연구를 요청하지 않았다. 기 승인된 리브리반트 IV 제형은 CRL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유스리 엘사예드(Yusri Elsayed) 존슨앤드존슨 종양학 글로벌 총책임자(M.D. M.H.Sc. Ph.D.)는 “리브리반트SC를 가능한 한 빨리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FD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며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존슨앤드존슨이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리브리반트SC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한 사실을 발표했다.(사진=존슨앤드존슨 홈페이지 갈무리)◇추가 임상 요청 등 최악은 피했다...다른 사례 찾아보니FDA는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한 치료제에 대해 사전실사 및 임상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CRL을 전달한다. CRL을 수령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2개월 내 FDA에 허가 재신청 또는 승인포기, 공청회 중 선택해 요청하게 된다. 기한 내 요청을 하지 않으면 승인 신청은 자동 취소된다.다만 존슨앤드존슨이 수령한 CRL은 추가 임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FDA가 추가 임상을 요구했다면 아무래도 품목허가 재신청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CRL을 수령한 것이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추가 임상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건 다행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리브리반트SC는 할로자임사의 SC 제형 전환기술을 적용했다.실제로 글로벌 기업들도 FDA로부터 다양한 이유로 SC제형에 대한 CRL을 수령한 바 있다. 다케다제약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엔티비오 SC제형을 FDA에 품목허가 신청했지만, 2019년 CRL을 수령했다. 피하주사장치 설계 및 표시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케다는 2023년 5월 FDA에 허가 재신청을 했고, 같은해 9월 승인을 받았다.로슈가 개발한 항암제 티쎈트릭도 SC제형을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했지만, 화학제조품관리(CMC) 이슈로 불발됐다. 이후 2024년 9월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애브비 역시 파킨슨병 치료제 비알레브SC에 대해 FDA로부터 2023년 3월, 2024년 6월 두 번에 걸쳐 CRL을 수령했다. 투약 장치 및 제조시설 관련 문제로 파악된다. 결국 애브비는 올해 10월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해당 사례를 종합해 보면 SC제형의 경우 CRL 수령 후 허가 재신청 시 승인까지 걸린 기간은 제각각이다.다만 첫 번째 CRL에 대한 보완을 충실하게 한다면 4~7개월만에 품목허가 획득 가능성에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CRL 수령 이후 다시 허가를 받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6.7개월로 알려졌다.◇1조 로열티 규모 축소 및 지연 우려...업계는 승인에 무게유한양행 측은 리브리반트SC 허가 불발로 인한 당장의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리브리반트IV+렉라자 병용요법에서 리브리반트SC+렉라자 병용요법으로의 전환이 늦어져 더 높은 로열티 수령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리브리반트SC가 최종적으로 허가를 받지 못하면 기대했던 높은 로열티는 축소가 불가능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리브리반트SC는 렉라자 제형변경, 적응증 확장, 허가국가 확대 등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마일스톤 수령과는 관련이 없다”며 “리브리반트SC 제형이 승인되면 렉라자와의 병용요법 출시가 바로 가능하다. 판매로열티는 10~15% 정도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이어 “SC제형은 IV제형 대비 훨씬 높은 판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리브리반트SC가 승인되면, 유한양행이 그만큼 많은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리브리반트SC 승인 불발에 대해서는 타 회사 제품 정보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리브리반트SC와 렉라자 병용요법의 예상 매출은 최소 50억 달러(약 7조2580억원)에 달한다.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리브리반트와 레이저티닙 조합 판매 예측을 2배 늘릴 수 있다”며 “리브리반트와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연간 최대 판매 목표는 최소 50억달러”라고 말했다. 50억 달러에 유한양행이 수령할 수 있는 최대 판매 로열티 15%를 대입하면, 최대 7억5000만 달러(약 1조888억원)의 로열티가 가능하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받게 되는 로열티를 6대4로 나눠 갖게 된다.업계 관계자는 “리브리반트SC가 CRL을 수령했지만, 중차대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SC제형 허가 과정에서 CRL을 수령하고 보완을 거쳐 승인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리브리반트SC도 결국 승인을 받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 형인우 대표 2대주주 합류 엔솔바이오, ‘기평 돌입’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닥 상장에 본격 나선다. 글로벌 기업에 기술수출 성공과 알테오젠(196170) 초기투자로 대박을 을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의 2대주주 합류 등의 호재에 힘입어 투자 한파 속 반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 유성구에 자리한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본사 전경.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기평 무난히 통과 기대...‘거래소 숙제도 완벽히 끝내’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솔바이오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의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성평가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기술 완성도와 인력 수준, 성장 잠재력 등을 평가받는 절차다. 두 곳으로부터 BBB등급 이상,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앞서 엔솔바이오는 2022년 9월 기술성평가에서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A를,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BBB를 받음으로써 조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예비상장심사를 자진철회하면서 이번에 절차를 다시 진행하게 됐다. 2022년 당시보다 기술수출 성공과 파이프라인 강화 등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인 만큼 이번에도 무난히 기술성평가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솔바이오는 그 어느 때보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예비상장심사 자진철회 후 절치부심하며, 실질적 성과를 쌓은 덕분이다. 당시 한국거래소가 내준 단독 기술수출 경험과 주요 파이프라인의 수익화 등의 숙제도 완벽히 끝냈다. 엔솔바이오는 최근 1년 사이 단독 기술수출 경험, 지속 가능한 기술수출을 위한 플랫폼 마련, 안정적 성장을 위한 우군 확보라는 실적을 냈다. 하나 하나 업계가 주목할 정도로 가치도 크다. 실제 엔솔바이오는 지난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P2K’의 추가 적응증에 대한 기술을 수출했다. 골관절염, 섬유증, 종양 등에 대해서다. 해당 계약으로 엔솔바이오는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500만 달러(약 72억원) △진행 단계별 지급되는 마일스톤 1억 5000만 달러(약 2200억원) △P2K 기반 적응증 확대 제품의 미국 시판 후 순매출에 따라 10년간 별도의 경상기술료(로열티)를 스파이바이오파마로부터 받기로 했다. 추가적인 기술수출도 기대된다. 엔솔바이오는 골관절염치료제 ‘E1K’의 글로벌 기술수출에 대한 논의를 복수의 기업과 진행하고 있다. E1K는 생체 유래 아미노산 5개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통증을 경감하며, 연골을 재생하는 2중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는 약물이다. 엔솔바이오는 E1K로 통증경감과 연골재생으로 특징되는 골관절염 근본치료제 ‘디모드’(DMOAD)’ 입증을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년간 시행한 인체 대상 E1K 3개 임상(임상1a, 임상1b, 임상2상) 데이터에 대한 통합 분석까지 마친 상태다. E1K는 P2K의 배 이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골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통증을 낮춰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통 약물을 활용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골관절염치료제 시장은 2022년 82억 달러(약 12조원)에서 2032년 184억 달러(약 26조원)로 커진다.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지속 성장 위한 플랫폼도 마련...“내년 1분기 예비상장심사 신청할 것”지속적인 기술수출을 위한 플랫폼도 마련했다. 인공지능(AI) 펩타이드 발굴 플랫폼 ‘EPDS’(Ensol Peptide Discovery System)가 대표적인 예다. EPDS는 단백질 정보은행(PDB)에 등록된 단백질들의 구조 정보로부터 AI 학습을 통해 단백질 형태에 관여하는 아미노산 분자들 사이의 에너지 값을 계산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타깃 단백질이나 다른 펩타이드들과 상호작용하는 최적의 펩타이드 서열을 발굴할 수 있다. 타깃 선택성이 높은 펩타이드를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에 찾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솔바이오는 EPDS에 기반해 PDC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며 “이 같은 플랫폼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DC는 펩타이드와 세포 독성 약물을 링커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기본적으로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유사하지만, 타깃 작용 기전이 항체가 아닌 펩타이드라는 차이가 있다. PDC는 ADC 대비 분자량이 작고 조직 침투성이 좋으며, 합성하고 정제하는 게 쉬워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PDC 시장 규모는 2022년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250억원)에서 2030년에는 103억 2000만 달러(14조 2420억원)로 연평균 30.2% 성장한다. ‘슈퍼개미’로 일컬어지는 형인우 대표가 이달 엔솔바이오의 주요 투자자로 합류한 배경이기도 하다. 엔솔바이오는 형 대표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100억원 규모 보통주 11만 8637주를 발행한다. 납입일은 내년 1월 24일이다. 형 대표가 투자금 납입을 완료하면 엔솔바이오 지분 9.8%가량을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형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처남이다. 알테오젠의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알테오젠의 지분 5.11%를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000억원이 넘는다. 형 대표는 삼성SDS, 한게임, 네이버, 한게임재팬을 거쳐 카카오(035720)이사, 케이큐브홀딩스 대표를 역임했다. 2011년부터 경영 컨설팅 기업인 스마트앤그로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시장도 이 같은 엔솔바이오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이 이를 방증한다. 예비상장심사에서 자진철회 후 엔솔바이오의 주가는 지난 3월 2800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파이프라인 확장과 기술수출 소식 등에 힘입어 최근 1만 8000원을 넘어섰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로 보면 엔솔바이오는 내년 1분기까지 기술성평가를 완료하고, 예비상장심사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기술수출 등 호재도 기대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관심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 “1차 목표는 몸값 20조... 신약개발서 최종승부”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기술수출이라는 명목으로 자식과 같은 주요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기업에 내주는 게 속이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기술수출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국제적인 신뢰를 쌓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 확보해야 하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대표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연말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기술수출이 아닌 바이오벤처의 궁극적인 지향점 신약개발로 주목받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ADC로 기술수출 최전선...“기업가치 제고 위한 임시방편일 뿐”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중심으로 기술수출에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다. 2019년 이후 6년 연속 기술수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도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ADC 후보물질 ‘LCB97’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2020년 익수다, 2021년 소티오, 2022년 암젠, 2023년 얀센에 이어 이뤄낸 쾌거다. 이 기간 공개된 금액만 총 9조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기술수출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임시방편일 뿐이지만, 시가총액 20조원까지는 큰 틀에서 지금과 같은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총 20조원은 바이오벤처로서 신약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자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라고 강조했다. 부침이 큰 바이오시장에서 시총 20조원을 넘어선다는 것은 상징성도 크다. 국내 바이오벤처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며, 그의 말처럼 눈치 보지 않고 다음 목표를 지향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바이오벤처 선도자로서 국내 신약개발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끌어야 하는 책무도 생긴다. 김 대표는 “바이오업계라고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 등 시총 20조원을 넘어 이제 100조원, 50조원 권역에 있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은 불안해하지 않는다”며 “실제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국내 바이오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리가켐바이오가 같은 위치라면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약개발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을 것”이라며 “말보다 행동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과 같은 중견기업을 제외하고,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벤처 중 시총 20조원에 근접한 기업은 알테오젠(196170)(19일 기준 15조원) 정도다. 이들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이뤄낸 성과다. 리가켐바이오의 시총도 상승세를 타며 한때 5조원을 돌파했으나, 최근 대내외 악재로 3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약개발 시장은 전쟁터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ADC 시장 빠르게 성장...꿈 향한 행보 본격화 기대그의 꿈을 향한 행보가 본격화될 시점이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리가켐바이오의 글로벌 기술수출에 불을 붙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회사의 가치를 더욱 빠르게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억 달러(약 14조원)에서 2028년 280억 달러(약 39조원)로 커진다. 리가켐바이오는 20개에 가까운 ADC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리가켐바이오를 젠맙이나 리제네론과 같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최종 목표다. 김 대표는 “젠맙과 레제네론 등도 작은 바이오벤처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며 “이들과 같은 성공신화를 이뤄내 국내 바이오업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약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타깃 물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김 대표는 “우리는 수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분명히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품도 존재한다”며 “현재도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 있으니, 너무 조급하게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리가켐바이오는 ‘비전 2030’의 목표를 상향 조정해 공개했다. 5년 내 10~20개의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같은 기간 5개 이상의 자체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게 골자다.
- [AI신약 임상]② JW중외제약·SK바이오팜, 韓AI신약개발 선봉장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아직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술 측면에서 미국에 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수 기업이 AI신약개발을 하고 있다지만 내실 있게 투자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AI가 발굴한 후보물질로 임상 2상에 진입한 회사는 한 곳에 불과하다. AI전담 조직을 보유한 회사도 3곳 밖에 없는 상황이다. ◇ AI신약개발 자체 조직 보유한 회사는 단 3곳 뿐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AI신약개발 관련 전담 조직을 가진 신약개발 회사는 JW중외제약, 대웅, SK바이오팜 등 3곳이다. 작년 기준 AI 신약개발 기업 총 투자액도 6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글로벌 상위 기업 한 곳의 투자액이 수조 원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적절한 데이터 부족, 데이터의 질, 데이터의 일관되지 않은 형식에 따른 활용도 저하 등은 국내 AI신약개발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힌다.그럼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협업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특히 JW중외제약(001060)은 기존의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인 ‘주얼리(JWELRY)’와 ‘클로버(CLOVER)’를 통합한 AI 신약개발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를 지난 8월 본격 가동했다. 제이웨이브는 신약 개발 전 주기에 걸쳐 활용 가능한 20여 개의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500여 종의 세포주, 오가노이드, 4만여 개의 화학 데이터 등 방대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한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적응증 탐색, 약물 디자인 및 ADMET 예측 등의 과정을 효율화하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한다.AI활용 신약개발 기업 현황 (자료=이데일리DB, 스프링거네이처)주얼리는 Wnt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 개발에 특화되어 있으며, 탈모 치료제 ‘JW0061’과 같은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클로버는 STAT 단백질 조절 약물 연구에 강점을 가지며, 항암제 ‘JW2286’ 등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제이웨이브는 이 두 플랫폼을 통합하여 연구 효율성을 높였으며, 공공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해 데이터 분석 속도를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템퍼스AI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국내외 바이오텍과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템퍼스AI와의 협업을 통해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와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디어젠, 온코크로스 등과 협력하여 AI 기반 적응증 탐색 및 신약 개발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이러한 AI 기술과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혁신 신약(First-in-Class) 및 다양한 표적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326030)도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오픈 생태계 형태로 구축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과 파트너 영입을 통해 종합적인 AI 로드맵을 설계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2018년부터 AI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 ‘허블’을 구축해 초기 연구개발에 활용해왔다. SK바이오팜의 약물 설계 플랫폼은 △약물특성 예측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 △AI 모델 보관소로 구성되며, 기존 약물특성 예측을 넘어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하는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SK바이오팜은 AI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검토하며, 외부 역량 영입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약 개발 AI 전문가 신봉근 박사를 영입하여 AI 로드맵 구축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대웅제약(069620) 또한 올해 초 ‘데이지’를 구축하며 업계 최초로 자체 AI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향후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 전주기에 AI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접 임상 시험 하는 이노보...상장 추진하는 온코크로스·파로스 직접 임상을 하는 바이오텍 중 임상이 가장 빠른 곳은 이노보테라퓨틱스다. LG생명과학(현 LG화학)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연구진들이 설립한 이노보테라퓨틱스는 면역 질환, 암, 섬유화 질환 등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합성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딥제마(DeepZema)’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특히 이 회사는 흉터 치료제 ‘INV-001’의 임상 2상을 1년 만에 완료하며 주목을 끌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세계 최초 AI기반 2상 시험 성공이다. INV-001은 위약 대비 24.5%의 흉터 감소 효과를 보였다. 회사는 2020년부터 본격적인 R&D를 시작해 4년 만에 1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자가면역질환(IBD) 치료제(INV-101)가 미국에서 임상 1상 진행 중에 있고 섬유화 질환, 항암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임상 진입이 전망된다. 또한 리가켐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희동 이노보테라퓨틱스 대표는 “AI신약개발 회사가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하지만 여전히 생성형AI를 활용해 빠른 신약개발 임상 결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며 “당사는 인실리코메디슨보다 빠르게 임상2상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회사”라고 설명했다.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 연구원이 제이웨이브 플랫폼을 통해 AI 기반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사진=JW중외제약)온코크로스의 경우 연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랩터 AI(RAPTOR AI)’를 통해 임상 단계 약물의 최적 적응증을 스크리닝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대웅제약, 동화약품, 보령, JW중외제약 등 국내 대형 제약사와 협력하고 있고 4P파마, 알파몰 사이언스 등 해외 제약사와 공동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현재 구체적인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AI 플랫폼을 통한 적응증 확장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도 다수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PHI-101 (급성골수성백혈병 및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가 다국적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PHI-201 (KRAS 표적항암제)의 경우 유한양행과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 체결 후 임상 초기 단계다. PHI-501 (악성흑색종, 난치성 대장암,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에 지정되기도 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 관계자는 “자체 AI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PHI-101의 임상 진행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아이이노베이션 4개월만 유상증자, 상장공모금 3배 규모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이 4개월 만에 다시 자금조달에 나섰다. 이번엔 상장공모금의 3배에 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다. 연말까지 기술이전 계약으로 신규 자금 유입을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지연되자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에 나선 모습이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앞서 8월 전환사채(CB)로 100억원, 3자배정 유상증자(RCPS)로 100억원을 조달해 도합 2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이후 추가 조달은 불필요할 것이란 입장이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회사는 2023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하던 당시 260억원의 공모금을 모았는데, 이번 유상증자는 800억원 규모로 상장 공모금의 3배에 달해 주목된다.(사진=지아이이노베이션)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로 주당 6870원에 1164만4800주를 신주발행한다고 20일 공시했다. 납입일은 3월 27일, 신주상장일은 4월 10일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이어서 내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주식 1주당 0.1주 비율로 무상증자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발행되는 신주도 무상증자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청약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반대로 유·무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는 지분율 희석이 클 것으로 보인다.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6.76%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의장은 전체 유증 물량의 최대 6%에 해당하는 78만7646주를 청약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장 의장은 가능 물량의 50%에만 청약할 계획으로, 약 27억원의 개인재산을 투입하게 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 2대주주는 5%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으로, 이번 유증에는 최대 5% 가량 물량에 40억원 규모로 청약이 가능하다. 국민연금공단의 유증참여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지아이이노베이션이 공시상 밝힌 유증 자금의 주된 용처는 신약 파이프라인 ‘GI-101’, ‘GI-102’, ‘GI-108’의 한국 및 미국 임상 1/2상 비용이다. 여기에 245억원을 배정했다. 이 외 신규물질 도출에 400억원, 필수 운영자금에 146억원을 배정했다. 회사는 이번 조달금을 2027년까지 쓸 것으로 내다봤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기술이전 선급금 및 마일스톤 수령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다. 2020년 110억원, 2021년 55억원, 2022년 35억원, 2023년 53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고 적자에서 벗어난 적은 없다.(출처=지아이이노베이션)핵심 파이프라인은 항암제 후보 4종과 알레르기치료제 후보 2종으로 총 6가지이고 이 외 추가 물질 발굴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가지 파이프라인을 3군데 파트너사에 기술이전한 이력을 가졌다.먼저 면역항암제 후보인 GI-101의 중국지역 판권을 2019년 중국 심시어(Simcere Pharmaceutical)에 기술이전했다. 이어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인 GI-301의 전세계 판권(일본 제외)을 2020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다. 2023년에는 일본 마루호(Maruho)에 추가 기술이전을 이뤘다.현재 지아이이노베이션에 신규자금이 유입될 창구는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GI-301의 글로벌 기술이전에 따른 사업권 제3자 이전 수익금(50%)수령이 가장 유력하다. 유한양행은 현재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1분기 중 기술이전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지아이이노베이션 자체적으로는 GI-101의 글로벌지역 기술이전을 타진 중이다. 이 외 GI-102의 피하주사제형 면역항암제 임상 1상 투여를 완료했다.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GI-108은 임상 1/2상 계획을 승인받아 내년 1월 시작할 예정이다. 임상 데이터에 근거한 기술이전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최근 지아이이노베이션에 투자한 한 전문투자자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진행하는 사업에 이슈가 있어서 유상증자를 하는 건 아니다. 워낙 자본시장이 어려워진 상황에 비상계엄령까지 터져 투자가 진행되지 않는 분위기라 미리 안전장치를 마련해두는 개념”이라고 말했다.그는 “디데이를 정해놓고 기술수출을 할 수 있는게 아니고,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은 계속 병행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4개월 전 조달 때만 해도 연내 기술수출의 가능성이 보였고, 현재도 공격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나 약간의 지연이 발생한 것뿐, 한두달에서 1년 정도의 기다림은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티움바이오, 혈우병 신약 ‘TU7710’ 임상 1a상 성공...“경쟁약 대비 7배 긴 반감기”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티움바이오(321550)가 혈우병 신약 TU7710의 임상 1a상을 성공했다. 이번 임상에서 TU7710은 경쟁약 대비 7배 긴 반감기를 나타냈다.티움바이오 홈페이지.티움바이오는 지난 23일 혈우병 치료신약 TU7710의 임상 1a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공시했다.임상 1a상은 정상인 남성 40명 대상으로 항응고제 와파린(Warfarin) 전처지 후 TU7710의 정맥 투여 시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PK), 약력학(PD) 등을 확인한 위약대조 임상이었다.임상에 참여한 40명의 피험자 중 중대한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약물관련 부작용은 모두 Grade 1 또는 Grade 2 수준의 경미한 이상반응으로 높은 안전성 및 내약성을 확인했다.특히 부평가지표인 약동학적(PK; Pharmacokinetics) 평가 결과 TU7710을 투약한 5개 용량군(0.1mg/kg, 0.2mg/kg, 0.4mg/kg, 0,8mg/kg, 1.6mg/kg)에서 모두 경쟁제품 노보세븐(0NovoSeven) 및 세븐펙트(SevenFact) 반감기보다 평균 약 7배의 긴 반감기 데이터를 확보해 장기지속형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TU7710의 첫 임상에서 기대했던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를 확보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혈우병 환자 대상으로 개시한 TU7710의 유럽 임상 1b상에서도 빠르게 좋은 성과 전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TU7710’은 기존 혈우병 A타입(혈액 응고 제8인자 부족) 또는 B타입(혈액 응고 제9인자 부족) 치료제에 대해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를 보유한 혈우병 환자 대상의 혈액 응고 제7인자(Factor VIIa) 치료제다. 글로벌 2조원 규모의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치료제 ‘노보세븐(NovoSeven)’은 짧은 반감기의 제품으로 혈우병 환자들이 출혈 발생 시 2시간 간격으로 지혈될때까지 정맥주사를 투약 받아야 하는 한계점이 있다.
- ‘TPD 선두주자’ 유빅스테라퓨틱스, 257억원 투자 유치…내년 IPO 도전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표적단백질 분해제(TPD)개발사 유빅스테라퓨틱스는 257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Pre-IPO)유치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고 24일 밝혔다.프리 IPO에는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KB-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신영증권-민트벤처파트너스, 토니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IBK기업은행, 기술보증신용기금 등이 신규 투자했고 에이티넘이벤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 KDB산업은행등이 후속투자로 참여했다. 이번 시리즈는 애초 목표로 했던 조달규모 2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257억원으로 마감했다.이번 투자에 앞서 프리미어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UTC인베스트먼트, , BNH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진앤투자파트너스, 메티톡스벤처투자, 스케일업파트너스, 메리츠증권등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은바 있으며 이번 프리 IPO 투자를 포함한 누적 투자규모는 630억원이다.바이오산업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다수 기관투자자의 대규모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유빅스테라퓨틱스가 보유한 TPD 플랫폼 기술 ‘디그레이듀서’(Degraducer®)의 우수성과 꾸준한 사업성과를 높게 평가받은 결과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동사는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TPD 기술을 활용해 난치성 암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선도 기업으로 총 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그중 B세포 림프종 치료제 UBX 303-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 받아 임상개시한 상태로 국내 기업 중에는 유일하게 TPD 단독 플랫폼으로 글로벌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전립선암치료제 UBX-103은 지난 7월 유한양행과 15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서보광 대표이사는 “이번 프리IPO 에서 확보한 자금은 UBX-303-1의 미국 및 한국 임상 및 신규 파이프라인 확장 및 기술이전을 포함한 상업화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며,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IPO 준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AI신약 임상]① 인공지능 신약개발, 선점 노리는 글로벌 대표 주자들
- 신약 개발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성공 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화이자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출시한 지 9개월 만에 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시에 실패 위험이 높고 장기 투자가 요구된다. 신약 하나 개발하는데 평균 15년에 걸쳐 1조원 이상의 비용(기회비용 포함)이 소요된다. 성공률은 미국 바이오협회 기준으로 7.9%에 불과하다. 이 비효율성을 인공지능(AI)이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을 7년으로 단축하고, 비용을 6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글로벌 빅파마와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다. 현재 AI신약개발 임상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팜이데일리는 임상 시험 심층 분석을 통해 AI 신약 개발 바이오텍의 경쟁력을 평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AI신약개발 관련 기업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AI신약개발 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제약 회사에게 판매하는 회사와 직접 AI를 활용,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 독일 제약사 머크, 한국의 히츠 등이 대표적이다. 후자는 미국 리커전테라퓨틱스, 홍콩 인실리코메디슨, 한국의 보로노이(310210), 이노보테라퓨틱스, 갤럭스 등이 있다.두 시장 모두 초기 단계로 성장성이 무궁하다.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은 소프트웨어 개념에서 접근하고 있고 제약사와 스타트업들은 직접 임상시험을 실시, 기술 이전이나 신약 개발 ‘잭팟’을 노리는 추세다. ◇ AI 신약개발, 글로벌 임상 현황은미국 식품의약국(FDA) 크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작년 기준 AI를 활용한 임상시험은 총 1584건에 달한다. 암 관련 연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암 분야에서는 452건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일부는 FDA 승인을 받은 약물들이다. 그 외 희귀질환 치료제 등 세상에 없던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개발에 AI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유효성 검증 단계인 임상 2상에 진입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 5곳 정도로 파악된다. 먼저 홍콩에 본사를 둔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은 AI 플랫폼을 활용하여 불과 46일 만에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인 ‘INS018_055’를 발굴했다. 이 약물은 AI 설계를 통해 2023년 7월부터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초로 AI가 약물 디자인 전과정을 주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긍정적인 임상 성과도 입증했다. 이 회사는 71명의 IPF 환자를 대상으로 한 2a상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했다. 구체적으로는 폐 기능 개선에 있어 용량 의존적 반응을 확인했다. 알렉스 자브로코브(Alex Zhavoronkov) 인실리코메디슨 공동 대표는 “이렇게 짧은 투여 기간 후 명확한 용량 의존적 효능 신호를 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데이터= Jayatunga et al., 2024, 삼성증권)미국에서 엔비디아에게 투자를 받은 리커전테라퓨틱스(Recursion)도 임상 2상에 진입한 회사다. 이 회사는 재발성 디피실 균은 씨디피실(C. diff) 감염 치료를 위한 경구용 비항생제 소분자 ‘REC-3964’의 2상 임상시험에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이 약물은 항생제와 달리 장내 미생물군을 교란시키지 않고 세균 독소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커전 관계자는 “미국에서 연간 17만5000건의 재발성 C. diff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 약물이 신약이 되면 20억 달러 규모의 의료비용 절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리커전은 지난 9월 뇌해면체 기형(CCM) 치료제 후보물질인 REC-994의 시카모어(SYCAMORE) 임상 2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임상에서는 안전성은 확보했지만 통계적 유효성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임상 1상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안전성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리커전 자회사로 편입된 영국 엑센시아(Exscientia)는 종양학과 면역학 분야에서의 약물 개발을 1/2상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는 AI 설계 약물이 인간 임상시험에 진입한 최초 사례다. 아스트라제테카와 협업으로 주목받은 영국의 베네볼런트AI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약물 변경으로 의약품 완제품 승인까지 받은 사례가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환해 FDA 승인을 받은 것이다. 다만 아토피 피부염 치료 후보물질(BEN-2293)의 임상 2a상에서는 가려움증과 염증을 개선하지 못해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경험도 있다. ◇“우리 AI SW쓰면 신약개발 빨라져요”...SW 기업, 상황은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머크, 구글, 엔비디아 등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머크가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 상위 50%가 머크의 AI신약개발 플랫폼을 쓰고 있다. 점유율 기준 글로벌 1위 수준이다.프라사드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아태 AI사업 부문장은 “머크의 에디슨(AIDDISON)과 같은 플랫폼은 수십억 개의 화합물을 몇 분 안에 스크리닝해 유사한 약물을 찾아내고, 최적의 후보를 3D 모델링으로 평가한다”며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기존에는 몇 달이 걸리던 작업을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AI신약개발 회사 특징 정리 (데이터= 딥파마인텔리전스(DPI) Artificial Intelligence for Drug Discovery 2023, LG경영연구원)구글의 경우, 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필요한 근원적 단백질 분석 플랫폼 기술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했다. 해당 기술로 올해 노벨 화학상까지 받았다. 이 플랫폼은 단백질, DNA, RNA, 작은 분자(small molecule) 등의 결합구조를 예측하는 것이 목적이다. 신약개발 단계로 보면 스크리닝 및 유효물질 탐색에 주로 사용된다. 즉, 신약개발 극초기 단계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인 것이다. 김우연 히츠 대표는 “현재 공개된 알파폴드3는 결합 구조만 예측할 수 있어서 신약개발 전단계로 보면 아직까지는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될 것 같다”며 “보다 파급력을 높이려면 구조 예측과 더불어 약물의 다양한 물성 및 독성 예측 등으로 확장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AI신약개발 플랫폼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게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우연 대표에 따르면 바이오네모는 알파폴드처럼 하나의 목적성을 가진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AI 기술들을 모아서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 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바이오네모에 탑재된 AI 기술들은 대부분 엔비디아에서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니라 아카데미에서 논문으로 공개된 모델(즉,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코드)들을 탑재해 놓은 것”이라며 “이 모델들 역시 주로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유효물질 발굴, 설계, ‘docking’, 물성 예측 등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들”이라고 강조했다.
- 나이벡, 염증·섬유화 억제 펩타이드 기술 특허등록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펩타이드 융합 바이오 전문기업 나이벡(138610)이 세포의 섬유화 예방과 이를 치료할 수 있는 펩타이드 기술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써 나이벡은 자체 개발 중인 재생 펩타이드 기전의 염증 및 섬유증 치료제 ‘NP-201’의 기술적 장벽을 구축했다. 이번 특허 등록으로 폐섬유증, 염증성장질환,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NP-201의 기술이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특허는 ‘TGF-β1(섬유화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분리 억제함으로써 섬유화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가지는 펩타이드에 관한 것이다. 해당 펩타이드는 세포표면의 ‘인테그린(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는 LCC라는 물질로부터 TGF-β1이 분리되는 것을 억제해 섬유화를 증가시키는 하위신호 전달을 억제한다. 또, 상피세포가 중간엽세포로 바뀌는 과정(섬유화과정)을 억제할 뿐 아니라 반대로 중간엽세포가 다시 상피세포로 전환되는 과정을 촉진한다.특허 기술이 적용된 NP-201은 염증이 원인인 섬유화 현상을 혁신적으로 억제하는 신약이다. 특히 재생 기전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섬유화 과정을 차단하면서 염증을 줄이고, 장기 손상을 예방한다. 기존 치료제가 섬유화 과정을 차단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반면 NP-201은 조직재생 기전을 통한 근원적인 조직기능 회복이 가능하다. 나이벡은 NP-201을 폐섬유증, 염증성장질환, 비만 등 다양한 질환으로 적응증 확장하고 있다. 나이벡은 지난해 10월 폐섬유증 치료제로 NP-201에 대한 호주 임상1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11월에는 NP-201에 대해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해 호주에서 임상 1b/2a상을 승인받았다. 나이벡은 임상 1b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미국 FDA에 임상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나이벡은 NP-201을 비만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NP-201은 지방세포 증식과 지방축적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근육손실 없는 체중감량이 가능하다. 위고비, 젭바운드와 같은 식욕억제 중심의 기존 비만치료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나이벡 관계자는 “특허기술이 적용된 NP-201은 폐섬유증 치료제로 상용화된 ‘닌테다닙(Nintedanib)’에 비해 우수한 치료효과가 기대된다”며 “시판 중인 치료제를 대체하거나 기존 치료제와 병용투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번 특허등록으로 NP-201이 폐를 포함한 다양한 섬유화 질환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기술적 진입장벽 구축했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기술이전 협상이 가속화될 뿐 아니라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지아이이노베이션, 'GI-102' 피하주사 면역항암제 첫 환자 투약 완료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혁신신약개발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이 지난 17일 면역항암제 GI-102 피하주사(Subcutaneous injection; SC) 임상1상의 첫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알테오젠 플랫폼을 활용한 MSD의 키트루다 SC 제형에 이어 국내 자체 면역항암제로서는 SC 투약을 시작한 첫번째 회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사진=지아이이노베이션)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1년부터 이미 SC 제형개발을 시작했다. 글로벌 무대에선 키트루다®(MSD), 티센트릭®(로슈), 옵디보®(BMS) 등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들의 SC 제형변경이 가속화된 가운데 BMS가 지난해 11월 옵디보 SC 제형 임상에 성공했다. 이들 제품들의 특허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열한 특허 방어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향후 1~2년내 SC 제형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치료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GI-102 SC 제형 임상 결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SC 제형의 장점은 ‘투약 편의성’과 ‘약효’에 대한 기대다. 투약 시간을 반나절에서 10분으로 줄여 환자의 시간을 절약하고 병원의 회전율을 높인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얀센은 면역항암제 리브리반트 IV 제형을 SC로 변경한 임상 결과에서 환자의 생존율이 51%에서 65%로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얀센은 피하주사로 약물이 피부 아래 림프계에 흡수되며 면역항암제의 활성을 향상시켰을 것이라 추정했다. GI-102 역시 치료 효과 향상이 기대된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에서 GI-102는 모든 표준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서 단독요법 만으로 30%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이며 압도적 항암 활성을 보여줬다. 피부암인 흑색종의 경우 피하주사 시 항암 활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어 ‘투약 편의성’과 ‘치료효과’,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숭이에서 SC 투여 시 별다른 안전성 문제없이, 정맥주사와 비슷한 수준의 면역세포 증가 및 활성화를 관찰된 바 있다.GI-102 피하주사 임상은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 등 전 세계 최고 병원들을 포함해 국내 서울 삼성병원, 서울 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성빈센트 병원 등 한국과 미국 약 14개의 의료기관에서 실시되고 있다. 더불어, 빠른 가속승인을 위해 FDA 실사 경험이 많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GMP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이번 GI-102 피하주사 첫 환자를 등록한 김승태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GI-102 피하주사를 투약 받은 환자는 투약 후 1주일 차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환자들도 SC 제형을 크게 선호하는 만큼, 빠르게 임상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명호 CSO(임상전략 총괄)는 “SC제형 임상은 코호트가 2개로 내년 2월 말 1상 완료가 기대된다”며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GI-102 SC 제형 임상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술이전에 있어 협상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SC 피하주사 첫 환자 투약의 중요성을 전했다.
-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화 아직인데...셀트리온, 지속 투자 이유는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기술 및 파이프라인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마이크로바이옴이지만, 신약 최초 출시 이후에도 관련 기업들의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매년 마이크로바이옴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미생물 생균 치료제 개발 기업 바이오미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 개발을 위한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지분투자 계약은 시리즈 A(Series A) 투자를 통해 바이오미가 보유한 다제내성균감염증 치료 신약 후보 균주 ‘BM111’의 개발에 속도를 내고 향후 결과에 따라 신약에 대한 권리나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 골자다.셀트리온은 지난해 바이오미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BM111 효능 검증에 나선 바 있는데, 어느 정도 효능을 확인한 만큼 지분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에는 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에이치엠파마(HEM Pharma)에 약 10억원을 투자했고, 기술이전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2월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스와 경구형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에는 고바이오랩과 마이크로바이옴 과민성대장증후군,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후 계약이 만료됐지만 연장해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이다.지난달 27일 홍콩 현지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성장 동력으로 ADC, 다중항체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을 언급했다.(사진=파이낸스스코프)◇문제는 개화 안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셀트리온 의중은셀트리온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신약을 꼽고 있으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모탈리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 다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이 매번 언급되고 있다. ADC와 다중항체 분야 역시 마이크로바이옴처럼 다양한 기업과 공동개발 계약 및 지분투자 등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달 홍콩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에서 “ADC 신약과 다중항체 다음으로 마이크로바이옴, mRNA, 펩타이드 순이 될 것”이라고 말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들여다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경우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지만, 고대하던 신약이 출시됐음에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페링 파마슈티컬스가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리바이오타’를 상용화했고, 세레스 테라퓨틱스가 경구용 치료제 ‘보우스트’를 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부진한 매출과 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 개발 부진이 겹치면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관계자는 “기대했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시된 신약 외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의 성과가 없었던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은 그 어떤 신약보다 가장 앞서나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R&D 기술력에 가능성 있는 파이프라인이 확보된다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외에도 다양한 신약 모달리티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단계”라며 “당장은 ADC와 다중항체가 메인이고,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파트너 기업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마이크로바이옴, CDRMO 활용 가능성도셀트리온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신약뿐만 아니라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CDMO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홍콩 투자자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셀트리온 CDMO 사업은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mRNA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CRDMO는 임상시험수탁(CRO) 및 위탁개발생산(CDMO)을 포함, 약물 발굴부터 연구. 제조까지 원스톱 의약품 개발 서비스를 뜻한다. 글로벌 CDRMO 시장은 2023년 1970억 달러(약 275조원)에서 연평균 9.1% 성장해 2028년 3020억원(약 42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한국에 20만ℓ 생산시설과 필요시 해외에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 또는 위탁개발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CDMO 시장은 2021년 4180만 달러(약 555억원)에서 2028년 3590만 달러(약 8444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기업 중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에 나선 곳은 미국 리스트랩을 인수한 지놈앤컴퍼니(314130)와 마이크로바이옴 CDMO 전용 설비를 구축한 종근당바이오(063160), 네덜란드 CDMO 기업 바타비아를 인수한 CJ제일제당(097950) 정도다.마이크로바이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임상 물질 생산 수요는 연평균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CDMO 생산시설은 공급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면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