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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젠 新바이러스약, 종류,변이 상관없이 일망타진...최소 5000억 가치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애니젠(196300)은 바이러스 종류와 변이에 관계없이 100% 효능을 발휘하는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했다.이 치료제는 모든 종류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는 물론, 인플루엔자, 로타, 노로 등 모든 대상의 바이러스를 치료한다. 변이 바이러스에도 완벽한 치료 효능을 낸다. 아직 임상 전이지만 치료제 가치가 최소 5000억원에 이른다는 평가다.김재일 애니젠 대표 겸 광주과기원 생명과학부 교수가 지난 9월 광주시 북구 첨단과기로에 위치한 광주과기원에서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25일 회사에 따르면, 애니젠은 지난 9월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AGM-380’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국제 특허를 출원(또는 등록)했다. 특허 출원국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6곳이다. 국내에선 앞서 지난 2021년에 특허를 출원했다.◇바이러스, 세포 속에서 변이 만들어 배출...백신 업데이트必이 치료제의 잠재성을 파악하려면 우선, RNA 바이러스 감염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김재일 애니젠 대표 겸 광주과기원 생명과학부 교수는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 단백질을 인식하고 결합한다”며 “이후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포 안으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핵으로 이동한다”며 핵 안에 도달한 바이러스는 세포 자원을 이용해 스스로를 복제한다. 복제된 바이러스는 세포막을 통해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 몸 전체에 확산한다”고 설명했다.세포는 공장, 세포막은 문, 핵은 설계도 보관소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바이러스가 도둑처럼 세포 문을 뚫고 들어가 설계도를 훔쳐 자신을 복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포 표면 단백질은 열쇠 구멍 역할을 한다. 복제된 바이러스는 세포막을 통해 세포 밖으로 빠져나간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RNA 바이러스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포를 감염시키고 복제한다. 문제는 RNA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증식하며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는 데 있다.그는 “현재 RNA 바이러스 백신은 세포 표면 단백질과 결합하는 방식”이라며 “RNA 바이러스 변이가 발 빠른 대처가 안된다”고 지적했다.화이자와 모더나 등의 mRNA 코로나 백신 제조사들은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 이 정보를 기반으로 백신 생산 정보를 갱신했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백신이 대표 사례다.하지만 인류는 팬데믹 기간 세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변이 바이러스엔 속수무책이었다. 코로나19에선 영국에서 알파 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브라질 감마 변이, 인도 델타 변이 등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후에도 재조합 변이들이 계속 등장하며 확산을 지속했다.◇AGM380, 바이러스 세포 속 진입 차단결국 세포 밖에선 지속적인 변이 대응이 어렵다고 봤다. 김 대표는 “AGM-380은 세포막을 뚫고 세포 속으로 들어가도록 설계됐다”면서 “치료제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바이러스와 세포가 결합하는 단백질(뉴클레오린)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애니젠은 치료제가 세포막을 뚫고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 ‘셀 페네트레이팅 펩타이드’(CPP) 기술을 특허로 보유 중이었다. 애니젠은 CPP 위에 뉴클레오린을 차단을 하는 물질을 결합해 AGM-380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을 뚫고 특정 물질(여기선 실험용 물질)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적용됐다.그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려면 뉴클레오린 단백질과 붙어야 하는데, AGM-380이 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뉴클레오린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결합이 이뤄지는 도킹부위다. 김 대표는 “바이러스가 변이하더라도 세포 침입 자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효능을 발휘한다”며 “이 치료제는 바이러스 종류에 상관없이, 변이에 상관없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바이러스가 세포 문을 열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바꾸는 것과 같단 얘기다. 이 자물쇠는 열쇠를 바꿔도(변이가 생겨도) 절대 열 수 없다.그는 “AGM-380과 뉴클레오린이 결합하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붙을 때가 없다”며 “인플루엔자, 코로나 바이러스 모두 효능을 보였다. 이 기술을 놓고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치료제 세계 특허를 냈다”고 밝혔다.◇효능 압도...변이·종류에 상관없이 효능 보여AGM-380은 바이러스 감염 초기 단계(세포 침입)를 원천 차단하자 기존 치료제를 뛰어넘는 효능을 나타냈다.대표 사례가 독감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와의 비교 동물실험이다.타미플루를 체중 1㎏당 20㎎를 투약했을 때, 생존율은 40%가 나왔다. 반면 AGM-380는 타미플루의 1/20 수준인 1㎎ 투약했음에도 65% 생존율이 나왔다. 심지어 AGM-380을 타미플루 100분의 1 수준인 0.2㎎을 투약했는데도 타미플루를 크게 넘어서는 58% 생존율이 나왔다.김 대표는 “전남대병원 측으로부터 두 약물을 혼합하면 생존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며 “실제 두 약물을 혼합하자 생존율이 100%가 나왔다. 관련해서 지난 9월 국제 저명 논문에 투고했다”고 밝혔다.파이프라인의 광범위한 효능으로 파이프라인 가치는 조(兆) 단위 이상으로 판단했다.그는 “AGM-380은 실험에서 인플루엔자, 로타바이러스, 사포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모두에서 완벽한 효능을 나타냈다”며 “타미플루 연간 매출액을 생각해보면, AGM-380 시장 가치는 최소 5000억원~1조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AGM-380은 기존 치료제 한계를 넘어 바이러스 세포 침입을 원천 차단하는 혁신 신약”이라며 “세계 최초 RNA 바이러스 전반에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어 높은 가치를 보유했다”고 강조했다.타미플루는 지난해 19억달러(2조66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체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383달러(54조원)에 달한다.
- ‘연매출 1000억원’ 위고비 뛰어넘을 국산 비만 신약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산 비만치료제가 2026년 상용화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 출시 일정을 2027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추진중인 비만 신약 프로젝트 ‘H.O.P’의 첫 번째 주자인 만큼 상용화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연매출 1000억원 이상,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삭센다와 위고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26일 한미약품(128940)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업화 시점을 당초 2027년 상반기에서 2026년 하반기로 변경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 일주일에 한 번 주사 투약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이다. 현재 국내 임상 3상 환자모집을 완료한 상태다.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H.O.P 프로젝트 선두 주자로서 집중적으로 인적과 물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당초 계획보다 출시 일정이 대폭 앞당겨졌다”며 “2027년 출시 목표를 현시점 2026년 4분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출시 시기 변경과 함께 주목받는 것은 한미약품의 매출 목표다. 회사 측은 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 연 매출 목표를 1000억원 이상으로 설정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는 2028년까지 의약품 시장 성장을 견인할 주요 질환 치료제군 중 가장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3년 기준 1780억원 수준으로, 미국, 브라질, 호주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연 매출 1000억원...삭센다·위고비 넘어서는 수치한미약품의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목표는 현재 기준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매출을 넘어서는 규모다. 지난해 1780억원 규모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삭센다와 큐시미아(성분명 펜터민+토피라메이트)의 시장점유율은 약 60%다. 여기에 지난 10월 GLP-1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도 출시한 상태라 시장 규모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한미약품 측은 “비만치료제 시장은 GLP-1 계열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GLP-1 비만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2000억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시장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50% 이상 점유율이면 현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삭센다와 출시 후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위고비를 넘어서는 수치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회사 측은 자신한다.업계에서도 현재 국내 시장을 선점한 삭센다와 큐시미아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경쟁력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먼저 큐시미아는 식욕억제제로 GLP-1 계열 신약인 에페글레나타이드나 삭센다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 삭센다 역시 같은 GLP-1 계열 신약이지만 1일 1회 투약을 해야 해 일주일 1회 투약이 가능한 에페글레나타이드 대비 편의성에서 약점을 보인다. 체중 감소율도 1세대 비만치료제인 삭센다가 투약 58주차에 평균 5.4% 감소했는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삭센다보다 체중 감소율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NO. 1 자신한 3가지 이유...한국인 특화·약물 부작용 최소·가격 경쟁력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위고비다. 2세대 GLP-1 비만치료제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인 위고비 체중감량 효과는 14.4%에 달한다. 지난달 출시되자마자 품절 대란을 불러올 정도로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상 위고비를 넘어서야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시장을 장악할수 있다는 분석이다.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출시 후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GLP-1 비만치료제는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 주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일부 환자는 증상이 악화해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도 한다”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Slow Absorption’ 방식을 통해 위장관계 부작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 약물 중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까지 입증됐다. 세계적 권위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등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약 4000명 환자 대상 글로벌 심혈관계 안정성 연구에서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발생 위험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은 “한국인 체질량지수(BMI) 분포 현황을 보면 저체중 또는 정상을 뜻하는 25.0 미만이 60.7%고, 25.0 이상 30.0 미만의 비만 1단계 32.3%에 달한다”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비만 1단계 환자를 타깃해 개발했다. 한국인 특성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만치료제 처방을 중간에 중단하는 환자 비중은 33%에 달하는데, 10명 중 6명 정도가 가격 부담과 약물 부작용 때문”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6mg 투약만으로 GLP-1 계열 중 Best-in class 수준의 심혈관 질환 보호 효능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에페글레나타이드는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급여로 처방되는 위고비 국내 공급가는 약 37만원으로, 환자가 한 달 부담해야 하는 가격은 80만원대다. 1년치를 계산하면 약 1000만원에 달한다. 따라서 한미약품은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감량 효과에 GLP-1 계열 내 최소 수준의 부작용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전용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라며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수입 제품과 달리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 보다 경제적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유진투자증권, 한국-라트비아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 '앞장'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유진투자증권은 연세대 의과대학 다안암연구실, 라트비아 제약사 그린덱스(Grindeks), 폴스트라딘스 병원(Pauls Stradins Clinical Univ. Hospital)과 함께 한국과 라트비아 간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왼쪽부터) 라우리스 비드지스(Lauris Vidzis) 폴스트라딘스 병원장, 이레나 니콜라예바(Irena Nikolajeva) 그린덱스 부사장, 에드가르스 린케비치스(Edgars Rinkevics) 라트비아 대통령, 조병철 다안암연구실 대표교수,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유진투자증권 제공]지난 28일 오전 서울 연세대 의과대학 연세암병원에서 진행된 이번 업무협약식에는 조병철 다안암연구실 대표교수, 이레나 니콜라예바(Irena Nikolajeva) 그린덱스 부사장, 라우리스 비드지스(Lauris Vidzis) 폴스트라딘스 병원장,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에드가르스 린케비치스(Edgars Rinkevics) 라트비아 대통령도 함께해 각 기관의 협력 의지에 힘을 실었다. 이번 업무협약은 양 국가 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글로벌 임상 지원과 협력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체결됐다. 참여 기관들은 공동 연구개발(R&D), 기술 교류, 인력 양성, 투자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1946년에 설립된 그린덱스는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본사를 둔 국제적인 제약 회사이며, 폴스트라딘스는 1910년에 설립된 병원으로 라트비아의 대표 의료기관이다.이번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역량을 결합해 ▲바이오 기술 사업화 및 공동개발 ▲글로벌 임상시험 지원 및 역량 강화 ▲신약 및 의료기기 생산 협력 ▲공동 펀드 조성 및 임상 관련 투자 지원 ▲EMA 특화 현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협력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협력사업에서 양국 바이오 기관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와 사업 개발의 핵심 중개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유망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기술 사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며, 투자와 사업개발을 통합한 공동 임상실험 기관 등의 종합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양국 기업과 기관이 기술력과 혁신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금융과 비즈니스 자원을 융합한 액셀러레이터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6월 라트비아 정부 부처(경제부, 과학기술부, 보건부)와 직접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양국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협력의 첫걸음을 뗀 바 있다. 당시 체결된 협약을 바탕으로 양국 바이오 산업의 협력 구도를 구체화해 이번 업무협약(MOU)까지 이끌어냈다.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은 한국과 라트비아 간 바이오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유진투자증권은 양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생태계 혁신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 [류성의 제약국부론]혹한기 바이오벤처 생존법
-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10여년을 자체 매출 한푼없이 오롯하게 외부 유치자금으로만 사업을 지속해 나가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 대다수 K바이오 벤처가 당면하고 있는 엄연한 현주소다. 이런 사업구조는 바이오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때는 별다른 탈이 생기지 않는다. 신약개발이 일정 및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되면, 대개 단계별로 투자금을 확보할수 있어 회사경영을 무리없이 이어갈수 있다. 이러면서 신약 기술수출이나 나아가 신약 상용화에 성공하게 되면 탄탄한 매출원을 확보,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정상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마치 온갖 외부 위험을 이겨낸 애벌레가 진화를 거듭해 나비로 비상하는 것과 비슷하다.문제는 바이오 투자에 냉기류가 흐르면서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때다. 자체 매출이 전무하다보니 가장 먼저 신약개발에 들어갈 연구개발비가 고갈, 회사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안타깝지만 지금 K바이오가 직면한 처지다. 실제 외부 돈줄이 막힌 상당수 K바이오 벤처가 고사직전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미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받은 바이오 벤처도 넘쳐난다.외부수혈에만 의존하면서 죽음의 계곡을 뛰어 넘으려 절치부심하고 있는 K바이오 벤처에 활로를 제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벤처 퓨젠바이오 얘기다.김윤수 퓨젠바이오 창업자가 생산공장에 있는 균주배양시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회사 제공퓨젠바이오는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라는 새로운 생물종(new species)의 생리 효능을 최초로 발견하고 이를 화장품, 기능성 식품,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 활로를 확보한 생명공학 기업이다. 지난 2016년 회사 설립 초기부터 당뇨병에 대한 근원 치료제 개발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10여년이 넘게 소요되는 신약개발 기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수익창출원이 절실하다고 판단, 중도에 기능성 화장품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전략을 폈다.“당뇨 치료제 개발은 조단위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여되는 것으로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뒷받침이 되이 않을 경우 장기적인 추진이 매우 어렵다. 외부 자금에만 의존해 신약개발을 이뤄낸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현재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기능성 화장품 사업은 우리의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2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김윤수 퓨젠바이오 창업자는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캐시카우(수익창출원)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퓨젠바이오는 올해에만 ‘세포랩’이라는 에센스 화장품 1개 제품만으로 매출 400억원을 거뜬하게 올릴 정도로 부업인 화장품 사업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제품 광고나 마케팅 한번 하지 않고 제품의 효능을 경험한 소비자 입소문으로만 거둔 실적이어서 이례적이다. 세포랩은 올해 상반기 기준 GS홈쇼핑, 현대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초화장품으로 등극하기도 했다.퓨젠바이오는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라는 소재로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물질이 갖고 있는 세포 대사를 활성화하는 혈당조절 효능이 피부 세포를 건강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는 데 착안, 세포랩을 개발했다. “세포랩을 써본 고객들이 아토피 등 피부질환이 낫고, 얼굴 피부가 눈에 띄게 건강해진다고 지인들에게 적극 입소문을 내면서 없어서 못팔 정도로 대히트를 했다.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단일 제품으로만 판매량 300만병을 돌파했다.”김창업자는 무수히 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쏟아지는 화장품 분야에서 TV광고, 유명 연예인 모델 없이 고객의 입소문 만으로 이런 대기록을 달성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신규로 설립한 충북 음성배양센터가 올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신사, 마켓 컬리 등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이 시작되었고 해외 시장 공급도 시작한 상황이다.” 그는 내년부터는 북미, 동남아 등 수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어서 매출 1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 올해는 원료 생산량이 시장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신규 판매 채널 확보 및 해외시장 진출을 이뤄내지 못해 매출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게 김창업자의 설명이다.김윤수 퓨젠바이오 창업자. 회사 제공“K뷰티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K뷰티 1.0은 한류바람을 타고 아모레, LG가 주축이 되어 중국시장을 개척한 2010년대, K뷰티 2.0은 우수한 성분과 가격경쟁력으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2020년대로 구분한다면 앞으로는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K뷰티 3.0’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다.”그는 앞으로 K뷰티는 차별화된 바이오 기술을 화장품에 접목,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제품이 리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선봉에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화장품 브랜드로 세포랩을 포진시키겠다는 게 김창업자의 목표다.퓨젠바이오는 이에 앞서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과 교수팀과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는 세리포리아 락세라타가 당뇨병 전단계와 약을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당뇨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그는 “최근 각광을 받고있는 위고비등 GLP1 기전의 약물은 결국 식욕을 억제하고 소화를 천천히 시켜 혈당을 낮추는 원리로 당뇨의 원인을 개선하지 못해 약물을 중단했을 경우 다시 요요가 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서 “반면 세리포리아는 세포의 대사를 촉진, 혈당을 에너지로 전환시켜 당뇨의 근원을 개선하는 우수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 후보물질 단계이지만 큰 잠재성을 가지고 있어 메이저 신약사들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귀띔했다.“현재 진행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던 위고비가 먼저 비만치료제로 허가받고 상용화 됐듯이 당사가 확보한 세리포리아 미생물의 첫번째 상용화 제품이다. 화장품 사업을 통한 수익원 창출은 향후 지속적인 당뇨병 근원 치료제 개발 및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부업인 화장품 사업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본업인 당뇨병 치료제 개발이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최종 사업의 목표는 ‘세상에 없는 당뇨병 근원 치료제 개발’이라고 단호하게 다짐했다.
- 폴라리스오피스, 폴라리스AI파마·세종대와 AI 분야 산학 협력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폴라리스오피스(041020)는 계열사인 폴라리스AI파마와 함께 세종대학교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한 3자간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협정식 현장에서 (왼쪽부터) 폴라리스AI파마 김영관 대표이사, 세종대학교 엄종화 총장, 폴라리스오피스 지준경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폴라리스오피스)이번 협약은 폴라리스오피스의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술과 폴라리스AI파마의 제약 연구 전문성, 세종대학교의 학술 역량을 결합해 제약 산업 전반에서 AI 기술 활용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세 기관은 △ AI 기술을 활용한 경영, 데이터분석, 제약 분야의 연구 △제약 연구 등 업무 생산성 향상할 수 있는 AI 설루션 개발 △ AI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설계 및 운영 등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최근 세종대학교는 AI 인재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네이버 비즈니스 스쿨과 AI미디어커머스 전공 설립 등 AI 분야의 연구·혁신·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3월에는 강원도와 AI 기반 바이오 신약 개발 고도화 협약도 체결했다.폴라리스오피스그룹 관계자는 “기존 ‘폴라리스 오피스 AI’를 통한 제약 논문 ? 특허 분석 지원 수준을 넘어 제약 연구 과정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 실현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제약 연구 뿐만 아니라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세종대학교와 다른 파트너사들과 지속 교류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폴라리스오피스그룹은 네이버 클라우드, LG AI연구원 등 다양한 AI기업들과 협력하는 폴라리스오피스를 중심으로 AI융합연구소를 신설했다. 폴라리스세원, 폴라리스우노, 폴라리스AI, 폴라리스AI파마 등 이종 산업의 계열사를 통하여 산업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버티컬 AI를 모색하며 그룹사 동반 성장을 추진 중에 있다.
- 비엘사이언스, 혈청 진단 시약 서울대병원·순천향대병원에 공급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비엘팜텍(065170) 자회사 비엘사이언스가 혈청아밀로이드A(SAA) 진단검사용 시약 제품을 서울대병원과 순천향대병원에 공급하게 됐다고 28일 밝혔다.(제공=비엘사이언스)혈청아밀로이드 A 진단검사는 염증진단 표지자 중 하나인 혈청아밀로이드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진단검사다.다양한 염증성 급성질환(세균, 바이러스, 외상, 류마티스 및 허혈성 심장질환), 수술 후 염증 및 신생하 패혈증 진단 등에 유용한 진단검사다.특히 세균은 물론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도 진단이 가능해 활용성이 높은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초기 민감도가 높아 빠른 진단을 가능하게 하므로 빠른 진단과 처치가 필요한 수술 직후의 합병증 검사 등에 적합하다.SAA 수치가 염증 중증도와 비례하여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환자의 예후를 판단하는데 유용하며, 항생제 치료와 SAA 검사를 병행할 경우 약물 사용에 따른 염증 수치 감소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치료 방향의 설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이번에 서울대학교병원에 진단검사용 시약 제품을 공급하게 됨에 따라 비엘사이언스가 그동안 연구개발해 온 진단검사용 시약 분야의 전문성과 역량이 국내 최고임을 인정받게 된 쾌거다. 비엘사이언스는 SAA 검사제품 외 허혈성변환알부민검사(IMA) 등 90종 이상의 진단검사용 시약 제품군을 제조, 생산해 대학병원과 대형 검사기관, 수탁기관 등에 공급중이다. 비엘사이언스 관계자는 “축적된 시약 및 화학약품 관련 전문성 및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KIST, KAIST,유한양행 등에 소속된 신약개발연구소, 화학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에 관련 시약과 화학약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 “부드러운 카리스마 지녀” 삼성 첫 여성 전문경영인, 누구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김경아 개발본부장(부사장)이 내정되면서 삼성그룹 첫 여성 전문경영인(CEO)이 탄생했다. 비교적 여성 임원이 흔한 바이오업계에선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지만 삼성 계열사로는 이례적인 인사라는 반응이 나온다.김경아 신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바이오에피스는 김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범한 2012년부터 1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고한승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005930)로 떠나게 됐다.◇삼성그룹 내 첫 여성 전문경영인 탄생…“능력에 따른 인사”이번 인사는 삼성그룹 내 첫 여성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그룹 내 호텔신라 대표이사로는 이부진 사장이 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생이다. 이 회장의 둘째 동생인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전략기획담당을 맡고 있다.회사 측은 이번 인사는 성별보다는 능력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김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201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본부로 합류해 시밀러 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바이오업계 특성상 여성 비율이 적지 않다는 점도 여성 CEO 탄생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인력 중 절반은 여성이며,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직원 중 여성 비율은 43.2%이다.바이오업계에서도 삼성 바이오 계열사의 첫 여성 전문경영인 등장에 환영하면서도 성별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특정 성별이라서 우대했다기보다는 능력에 따른 결정이라고 생각된다”며 “바이오업계는 원래 여성 비율이 높기 때문에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평했다.실제로 메디포스트(078160)의 경우 여성 직원수가 56.5%이며, 여성 임원 비율은 27.8% 수준이다. SK바이오팜(326030)의 경우 여성 직원 비율이 50%이며, 여성 임원의 비율은 40%에 달한다. 한미약품(128940) 역시 여성 직원이 30%, 여성 임원 비율이 25%로 적지 않다.회사는 김 사장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롤모델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사내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평이 있는 만큼, 고 사장과 다른 조직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신약개발 사업 분야서 활약 기대바이오업계에선 김 사장의 이력을 비춰봤을 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 사장은 서울대 약학 박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합류한 뒤로는 바이오(Bio)신약1그룹, 바이오제약랩(Lab) 생명과학연구소 등을 두루 거친 뒤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는 개발본부 OI팀, QE님, BA팀을 거쳐 개발2본부장, 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김 사장의 전공과 이력 등을 봤을 때 바이오시밀러보다는 신약 개발 쪽에서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바이오업계에선 전임 고한승 사장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삼성그룹 계열사 최장수 CEO’ 고 사장은 삼성전자로 이동한 후에도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직을 겸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사업기획단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서인만큼, 고 사장의 합류로 삼성그룹 내 바이오 사업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핵심 미래 사업에 바이오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뜻 아니겠나”라며 “바이오협회장을 겸임하면서 바이오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3상 관문 넘은 통풍 신약...LG화학 세계 유일 근원치료제로 10조시장 정조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LG화학(051910)이 통풍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글로벌 하게 가장 앞서며, 블록버스터 탄생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두 가지 임상 3상 중 첫 번째 임상 3상 톱라인 결과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두 번째 임상 3상이 진행중이긴 하지만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첫 통풍치료체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통풍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상용화시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에서 선점이 가능해 조 단위 블록버스터 탄생이 기대된다. 최근 LG화학은 통풍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Tigulixostat) 다국가 임상 3상(EURELIA-1) 톱 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치료제는 통풍에 대한 근원적인 치료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임상은 미국 등 4개 국가에서 고요산혈증을 동반한 통풍 환자 353명을 대상으로 위약군과 티굴릭소스타트를 비교하는 연구로 진행됐다.그 결과 일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6개월 투여 후 마지막 연속 3개월(4, 5, 6개월) 혈청 요산 수치 6mg/dL 미만을 달성한 대상자 비율이 티굴릭소스타트 투약 군에서 평균 48%, 위약군에서 2%로 각각 집계됐다. 이상 반응은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고, 증대한 치료 유발 이상 반응은 두 개 군 모두 약 2%씩 보고돼 안전성을 입증했다.LG화학 측은 “이번 임상 3상에서 티굴릭소스타트 치료군과 위약군 간 일차 유효성 결과 차이를 확인한 결과, 모든 티굴릭소스타트 치료군에서 위약군 대비 우월성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했다”라며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해 1일 1회 경구용 통풍치료제로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제 선택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LG화학 의약품 파이프라인.(자료=LG화학)◇통풍 신약 중 3상서 유효성 입증한 첫 치료제LG화학 티굴릭소스타트는 요산 생성 효소 ‘잔틴 옥시다제(XO, Xanthine Oxidase)’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이번 임상 3상 결과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첫 치료제가 됐다. 이미 임상 2상에서 혈중 요산 농도 5mg/dL에 도달하는 환자 비율이 경쟁제품 상용량에서의 효능 대비 우수함을 보인 만큼 이번 임상 3상 결과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LG화학 신약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이 빠른 티굴릭소스타트는 세계적으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통풍치료제는 LG화학 티굴릭소스타트와 셀렉타 바이오사이언스의 ‘SEL-212’ 밖에 없다. 특히 티쿨릭소스타트는 1차 치료제로 개발되는 반면 SEL-212는 3차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국내 JW중외제약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지만 한국·대만·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진행 중이다.타굴릭소스타트가 타깃하는 통풍치료제 시장은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혁신 신약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 현재 통풍 치료에 사용되는 약은 요산저하제다. 1964년 허가받은 알로푸리놀과 2009년 허가받은 페북소스타트다. 통풍을 유발하는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춰주지만, 신부전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높아 안전성이 입증된 근본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이다.LG화학은 첫 번째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두 번째 임상 3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임상 3상(EURELIA-2)은 환자수가 2600명으로 확대됐고, 알로푸리놀과 비교 연구를 실시 중이다. 티굴릭소스타트를 통풍 환자에게 장기 투여 시 통풍 결석 및 통풍 발작과 같은 유의미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 관계자는 “첫 번째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유효성을 입증한 것이 큰 의미가 있지만, 아직 두 번째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첫번째 임상 3상 결과만큼 두 번째 임상 3상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면 새로운 통풍치료제 개발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1년뒤 10조원 시장...3상 마무리 후 상업화 전략 구체화티굴릭소스타트 두 번째 임상 3상은 내년 4분기 마무리될 예정이고, 데이터 취합 후 202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약 3조원 규모에서 매년 약 16%씩 성장해 2025년에는 약 9조6000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산술적으로 시장 점유율 10%만 달성해도 약 1조원 매출이 가능하고, 상업화 시점에서는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특히 미국 시장은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해 가장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 LG화학은 글로벌 임상 3상 진입 당시 티굴릭소스타트 매출 목표를 10년간 약 6조원으로 설정했는데, 최근에는 임상 3상 완료 후 사업 전략을 더욱 구체화하기로 하면서 이 수치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티굴릭소스타트는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로열티 수익도 발생할 전망이다. 2022년 12년 계약금 1000만 달러와 중국 지역 개발 및 상업화 성과 마일스톤 최대 8550만 달러 등 총 9550만 달러(약 1200억원) 규모로 중국 이노벤트사에 기술수출 된 티굴릭소스타트는 현재 중국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중국 통풍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500억원 수준이지만, 향후 시장 성장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현재 티굴릭소스타트는 국내 출시도 예정하고 있는 만큼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비보존제약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와 함께 국산 신약 후보군으로도 꼽힌다. 특히 이 중 티굴릭소스타트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티굴릭소스타트가 시장에 출시되면 요산저하제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데이터 부족 희귀혈액암, ‘라이프로그 데이터’ 활용 新 치료법 제시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혈액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최신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라이프로그 데이터’ 기반 맞춤 연구가 진료현장에 도입되었다.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활용된 실사용데이터(RWD,Real World Data) 기반 치료전략을 중증질환인 혈액암에 적용한 첫 시도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박성수·민창기 교수팀은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환자 개인의 일상활동, 건강상태, 생활 습관 등을 수치화한 데이터인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수집하여 환자의 전반적인 생활 패턴을 반영한 통합적 치료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환자가 활동도, 수면패턴, 우울지수, 활동 시간 등과 같이 직접 일상 데이터를 개발한 시스템에 입력한다. 이를 통해 삶의 질 평가, 합병증 현황, 일상생활 수행 능력, 인지기능 자가진단, 스트레스 지수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며, 모든 정보는 철저히 보호되며 익명으로 처리된다. 환자는 입력한 데이터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한 건강정보에 대한 피드백도 받는다. 의료진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진료에 반영하는 등 임상 레지스트리 데이터를 고도화하는 연구다. 현재 혈액암은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선택할 수 있지만,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제를 찾기 위한 검증이 부족했다. 특히 다발골수종과 같은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최근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지만 고가인 CAR-T 치료제나 이중항체치료제와 같은 최첨단 면역항암제를 활용할 임상근거는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다발골수종은 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과증식한 형질세포가 골수에 축적되어 주로 뼈를 침범해 골절, 빈혈, 신부전, 고칼슘혈증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초기 치료 후 대부분 호전되고, 많은 신약이 개발됨에 따라 생존율이 괄목하게 향상된 질환이지만 재발이 잦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생존율 또한 낮아지기 때문에, 해외에서 검증된 새로운 표적항암제의 국내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로 미국 등 해외선진국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약제가 국내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면역항암제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표준화 시스템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의대 임상약리과 한승훈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본 연구는 국내IT 벤처 기업인 ‘케어스퀘어’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원한 ‘코호트 운영을 위한 디지털 기술 기반의 양방향 소통 모델 개발’ 과제 결과로 구축된 앱을 활용한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제인 ‘RWD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치료의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연구’의 일환으로 다발골수종에 이어 림프종 환자의 레지스트리 구축도 진행중이다. 박성수 교수는 “면역항암첨단제제의 유효성·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총괄적인 실사용데이터를 확보하는 웹 기반 레지스트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다발골수종을 비롯한 혈액암 환자를 위한 치료의 최적 선택의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정형화 된 진료 및 검사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와 달리 환자가 직접 참여하는 데이터를 통해 환자와 소통하며 실제 진료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혈액암 뿐 아닌 다른 중증 질환의 맞춤형 치료 전략에에도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