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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바이오 심장을 찾다]③오송생명과학단지
-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베스티안 메디클러스터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사진=충청북도)[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오송은 국가에서 조성한 바이오분야 국가생명과학단지로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LG화학도 2009년부터 바이오 생산기지를 짓고 현재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주력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죠.”송충섭 LG화학 팀장은 충북 오송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LG화학 오송공장은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가장 넓은 5만평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대웅제약, SK바이오랜드 등 제약·화장품 생산시설도 주변에 빼곡히 들어섰다. 정부가 오송산업단지에 생산시설을 지으면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을 줬기 때문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은 정부가 지정한 산업단지로 이전하면 법인세를 5년동안 전액 혹은 절반까지 면제하는 제도다. 소득세와 연구개발(R&D) 등에도 각종 세제혜택이 붙는다.무엇보다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자리잡고 있는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의 각종 지원센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충북산학융합본부,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등 바이오산업을 공통분모로 하는 유관기관들이 기업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의약품·의료기기 등 허가 기관과 기업의 생산·연구시설이 한반도 중앙인 오송에 밀집해있어 국내 바이오산업의 심장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바이오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 모임인 ‘혁신신약살롱 오송’도 지난해 출범해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혁신신약살롱은 바이오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친분을 쌓고 정보를 나누는 자리다. 미국 보스턴, 샌디에이고 등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에도 이 같은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혁신신약살롱 오송 모임에도 바이오기업 대표, 연구소 관계자, 투자자, 지자체 관계자, 대학교수 등 60여명이 모여 바이오 산업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정보도 활발하게 주고받는다. 양재혁 베스티안재단 실장은 “서울역에서 KTX를 타면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만날 수 있는 바이오 생태계”라며 “오송은 국가적인 바이오밸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국토 중심부’ 오송…국가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부상정부는 지난 1994년 보건의료과학기술혁신방안 수립에 따라 특별법을 만들고 국토 중앙에 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를 1997년 ‘바이오·보건의료특화’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기 위해서다.강호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외협력팀장은 “오송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에 있고 국토를 남북으로 잇는 경부축과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강호축의 중심에 놓였다”며 “지리적 특성상 바이오헬스 산업 관련 파급력과 확장성은 그 어느 지역보다 크다”고 강조했다.오송생명과학단지 입주 기업은 작년 10월 기준 68개 업체에 달한다. 대부분 제약·의료기기 등 바이오산업 관련 기업들로 지난해 12월 이들의 고용 규모는 3961명 수준이다. 오송첨단의료산업재단이 관리하는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는 제외한 수치다. 첨복단지에는 지난달 기준 의료연구개발기관 118곳, 지원기관·편의시설 17곳 등 총 135개 기업·기관이 입주해있다. 첨복단지에서는 기업들이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 잘 갖춰진 인프라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생명과학단지와 별도로 소득세·법인세 등 혜택과 품목허가 절차 간소화 등 약사법 특례 조항까지 적용된다. 식약처에서도 담당자가 직접 파견 나와 제품 인·허가를 우선 심사하는 등 개발 제품의 빠른 상업화에 유리하다.이민석 알테오젠 전무는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기업이 활용을 잘하면 연구개발(R&D), 생산 등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알테오젠도 첨복단지의 CMO(의약품 위탁생산) 시설을 많이 활용했고 앞으로 항체·약물결합체(ADC) 제품 생산을 위해 지난해 연구시설 용지를 취득했다”고 말했다.◇1단지는 ‘빙산의 일각’…“2·3단지 기업도 줄섰다”오송첨복단지를 포함한 오송생명과학단지는 현재 1단지로 ‘오송 바이오밸리’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1단지에 기업·기관 등은 이미 빼곡히 들어섰고 지난 2014년 7월부터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 예정인 2단지(328만4000㎡) 바이오폴리스도 87.5% 분양이 이뤄졌다.오송에 분양을 받은 유전자 교정 기업 툴젠의 심현승 팀장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오송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바이오텍 기업에게 최적의 연구개발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툴젠은 유전자교정과 종자개발에 대한 연구시설을 오송에 지을 예정이다.앞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9323억원을 투입해 바이오폴리스·바이오메디컬 진입도로, 용수공급시설, 폐수처리시설 등을 구축해 입지 여건을 만들었다. 산업용지 3.3㎡당 분양가가 97만원대로 저렴하고 화학물질안전원,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 공공기관도 들어섰다.지난해 8월 정부 주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이름을 올린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844만8000㎡)에도 기업들이 이미 줄을 서고있다. 충북도가 3단지 입주 희망 수요를 조사한 결과 154개 업체가 758만㎡ 산업용지 분양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태규 오송첨복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많은 클러스터가 있지만 오송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충북에서 바이오산업에 총체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오송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만드는 인프라를 보유했고 앞으로도 확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국내 어떤 클러스터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오송생명과학단지(사진=충청북도)오송 바이오클러스터 현황(자료=충청북도)
- 대웅제약, ‘올로맥스’ 허가…고혈압약 라인업 구축
-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대웅제약(069620)은 지난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올메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 복합제인 ‘올로스타’에 암로디핀을 추가한 3제 복합제 ‘올로맥스’의 허가를 받았다고 28일 밝혔다.대웅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올로맥스는 세계 최초로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 계열의 올메사르탄과 칼슘채널 차단제(CCB) 계열의 암로디핀, 그리고 스타틴 계열의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결합한 복합 개량신약으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25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연구에서, 올로맥스는 치료 8주차 시점에서 올메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 병용 투여군 대비 평균 수축기 혈압(SBP)을 약 14.62mmHg 더 낮췄으며, 동시에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도 기저치 대비 평균 52.3% 크게 감소시켰다. 이와 같은 혈압 강하 및 지질 수치의 개선 효과는 치료 4주차부터 확인됐다.손찬석 대웅제약 올로맥스 담당자는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환자 중 약 절반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다”며, “올로맥스의 우수한 제품력으로 이러한 환자들에게 혈압강하 및 지질수치 개선 효과, 그리고 복용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하고, 대웅제약의 차별화된 검증4단계 마케팅 전략을 통해 단기간 내 200억원대 대형 품목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대웅제약은 이번 허가로 인해 기존 코프로모션으로 판매중인 올메텍, 올메텍플러스, 세비카, 세비카 HCT에 이어, 자체개발 복합제인 올로스타, 올로맥스까지 고혈압치료제의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이로써 고혈압 환자의 개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처방 옵션을 제공하고, 각 제품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통해 고혈압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한편, 올로맥스의 발매는 5월 중 이뤄질 예정으로, 성분 함량에 따라 2종류로 출시한다.대웅제약 CI(자료=대웅제약)
- 신약개발 돌풍에 초기임상 20% 증가…의료기기 개발도 다양화
-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국내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종근당이 가장 많은 임상 승인을 받았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승인 건수는 679건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제약사임상시험 단계별 승인 현황(자료=식약처)이중 제약사가 실시하는 임상은 505건으로 전년대비 6.1% 증가했으며, 학술목적 등으로 수행하는 연구자 임상은 25.6% 비중을 차지했다. 상업화를 위한 임상 승인이 활발한 것이다.제약사별로는 종근당이 25건으로 가장 많은 연구를 진행했으며, 한미약품(14건), CJ헬스케어(11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특히 초기단계 임상시험인 1상은 211건으로 전년대비 19.9% 늘었다. 이중 국내 기업이 신약개발을 위해 국내에서 진행하는 임상은 37건으로, 국내에서 초기 단계 신약 개발이 활발했다. 임상시험을 효능군 별로 살펴보면 항암제가 247건으로 가장 많았고, 내분비계(67건), 소화기계(54건), 심혈관계(49건)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항암제 임상시험은 전체 임상의 36.4%를 차지했으며, 기전별로는 표적항암제가 111건(45%)으로 가장 많았고 면역항암제가 92건(37.2%)으로 뒤를 이었다. 또 대표적 희귀질환인 혈우병 임상은 2017년 1건에서 지난해 6건으로 증가하는 등 희귀난치성질환의 임상이 증가했다.식약처 관계자는 “임상 분야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난달 출범한 ‘임상시험 제도 발전 추진단’을 통해 임상시험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국가 신약개발 역량을 향상시켜 우리나라가 제약바이오산업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의료기기 임상 전년과 비슷…개발 범위 확대지난해 의료기기 임상 승인 건수는 88건으로 2017년 84건과 비슷했으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발전 등으로 개인 맞춤 치료, 질병 조기 진단 등 영역에서 개발이 늘었다.치매환자의 기억력 개선, 뇌졸중 환자의 인지 기능 향상 등 뇌질환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임상 건수는 2017년 3건에서 지난해 10건으로 증가했다.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소프트웨어 임상은 2017년 3건에서 지난해 6건으로 확대됐다. 뇌졸중, 신경근육 등으로 걷는 일이 어려운 환자의 보행을 도와주는 의료용 로봇 임상시험의 경우 2017년 2건 승인했으며, 지난해 4건으로 늘었다.
- 대원제약, 티움바이오 자궁내막증 신약 도입
- 서울 성동구 천호대로 대원제약 본사(사진=대원제약)[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대원제약(003220)은 티움바이오와 차세대 자궁내막증 및 자궁근종 치료신약 후보물질 ‘TU2670’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TU2670은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 수용체를 억제해 에스트로겐 분비를 줄이는 ‘GnRH 작용제’ 계열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이다.TU2670은 주사제 제형인 기존 치료제를 경구제로 바꿔 복용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최대 특징이다. TU2670은 현재 국내 1a상을 완료한 상태로 향후 임상 2상, 3상을 거쳐 오는 2025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번 계약으로 티움바이오는 대원제약에 신약 후보물질 TU2670을 기술 이전하며, 대원제약은 국내 개발, 생산 및 상업화 일체를 담당하게 된다.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장기에 붙어 증식하는 질병으로, 국내 여성의 약 10%에서 발병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월경 시기에 발생하는 골반통이 꼽히며, 심한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자궁평활근의 비정상적 증식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대표적인 증상으로 월경 과다가 있다.대원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자궁내막증 치료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2027년엔 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약이 출시되면 성조숙증 등 적응증을 추가해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해외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대원제약은 2008년 국내 12호 신약인 소염진통제 펠루비정을 개발해 240억원의 대형품목으로 육성시킨 바 있으며,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DW-4301(고지혈증 신약)과 함께 이번 TU2670(자궁내막증 신약)을 통해 자체 2호, 3호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 매출 1조 돌파 “타 산업과 의미 달라”…‘퀀텀점프’ 기대
-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제약산업에서 매출 1조원은 다른 산업에서의 1조원과 의미가 크게 다르다. 어느 산업보다 순이익이 높고 미래 가치가 무궁무진한 산업이다.”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최근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잇따라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단순히 매출 1조원 달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퀀텀점프’ 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장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높고, 19조원 내수시장에 머무르고 있던 국내 제약산업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 2017년 매출은 240조원, 순이익은 약 18% 수준인 42조원 정도다. 같은기간 미국 길리어드의 매출액은 261억달러(약 29조원), 순이익은 117억달러(약 13조원)로 순이익 비중만 약 45%에 달한다. 신약개발에는 평균 10년 이상의 연구 기간과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일단 세계에서 인정받는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세계적인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제약시장 규모도 약 1200조원으로 커졌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삼고 있던 조선(100조원), 반도체(400조원), 자동차(1000조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국내 제약산업 시장 규모는 약 19조원으로 세계시장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혁신적 글로벌 신약 하나만 나와도 수조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 그 예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는 연간 약 20조원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정윤택 원장은 “기업은 얼만큼 투자해서 어느정도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글로벌 신약 창출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제조업과 제약산업은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R&D 쏟아부으면서도 매출 1조 돌파 줄이어수 년 전만해도 국내 제약산업에서 매출 1조원은 해외제품을 들여와 팔 때나 음료 등 사업다각화를 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규모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수출과 자체제품 판매 등으로도 이 같은 성과를 내면서 제약산업이 규모와 질적인 측면에서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유한양행(000100)은 지난해 매출 1조5188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3.9% 늘었다. 영업이익은 501억원으로 전년대비 43.5% 줄었지만 이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유한양행의 R&D 투자액은 2017년 1040억원에서 지난해 11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약 50% 증가한 최대 1700억원 수준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적극적인 투자공세로 유한양행은 지난해 미국 얀센에 항암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등 성과를 냈다.GC녹십자(006280)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인 매출 1조3349억원을 기록했다. R&D 비용이 전년대비 12.3% 늘어난 상황에서도 혈액제제 중남미 수출 등으로 해외사업이 10.1% 성장하며 매출 성장을 이끈 것이다.한미약품(128940)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0.8% 증가한 1조16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의 93.3%는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 등으로 달성한 실적이다. 외국산 의약품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인 상품매출 비중은 3.8%에 불과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덩치를 키우면서도 지난해 R&D에 매출 대비 19%인 1929억원을 투자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10년동안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R&D에 쏟아부었으며, 누적 투자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지난해 2월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한 한국콜마(161890)는 매출이 전년대비 65.3% 증가한 1조3579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1조원대 제약사 대열에 합류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드물었던 대규모 인수합병(M&A)를 통한 성과다. CJ헬스케어는 안정적인 성장과 두창(천연두) 백신 매출 증가 등으로 인수 첫 해부터 효자 노릇을 했다.이처럼 국내 제약산업이 내수시장에서 리베이트를 앞세우며 복제약을 팔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예전에는 영업 출신이 주로 자리잡고 있던 경영일선에도 연구소장이나 글로벌 사업본부장, 다국적 제약사 사장 등을 다수 내세우고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 △최순규 유한USA 법인장 등은 연구소장 출신이고, △김영주 종근당 사장(전 머크세로노 대표)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전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전 한국오츠카제약 사장) 등은 다국적 회사의 경영을 이끈 인물들이다. 대웅제약은 글로벌사업 본부장을 역임한 전승호 사장을 지난해 44세의 젊은 나이로 CEO에 발탁하기도 했다.국내 제약사들이 R&D와 해외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방증이다.수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의약품 수출은 40억7126만달러(약 4조6025억원)로 전년대비 30.5%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기술수출 성과도 이어진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14일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5억3000만달러(약 5963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미국 릴리와 제약사상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갱신하면서 불을 붙인 기술수출은 작년에도 총 12건으로 총 5조3706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2017년 8건 1조4000억원 규모 대비 3배 이상 커진 수치다.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올해는 그동안 축적한 R&D 투자와 제약·바이오산업의 역량이 빛을 발현할 시기”라며 “1조원 단일의약품 탄생, 의약품 수출 100조원 시대를 기대할 수 있는 성장 궤도에 제약·바이오산업이 올라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