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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옷으로 개성 잘 표현…피에르가르뎅에 이상적"
  • "한국인, 옷으로 개성 잘 표현…피에르가르뎅에 이상적"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시내나 쇼핑몰을 가봐도 많은 한국인은 옷으로 자신을 잘 표현합니다. 결단력과 개성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피에르가르뎅에 자신의 개성을 잘 살리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이상적입니다.”피에르가르뎅 패션쇼와 한국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영 디자이너 어워즈’를 위해 방한한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Rodrigo Basilicati-Cardin) 피에르가르뎅 대표(CEO) 겸 브랜드 총괄 디렉터는 29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한국 기업, 디자이너와 협업하거나 함께 일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랜드 창업자인 피에르 가르뎅의 조카인 그는 2020년 피에르가르뎅 대표에 취임했다.29일 한국 패션쇼를 위해 방한한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Rodrigo Basilicati-Cardin) 피에르가르뎅 대표. (사진= 방인권 기자)가르뎅 대표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한국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소위 K콘텐츠를 ‘K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정의하고 이에 주목했다. 그는 “K커뮤니케이션은 패션 시장에선 하나의 테크닉이 될 수 있다”며 “원단을 재활용한 패션 등 다양한 창의성을 볼 수 있었고, 점차 강력해지는 한국 패션위크에 어떻게 발전·진입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피에르가르뎅 하면 떠올렸으면 하는 이미지에 대해 가르뎅 대표는 △미래 지향적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면서도 △친환경적이길 바랐다. 특히 그는 환경과 관련해 “패션은 중공업에 이어 두 번째로 환경오염을 많이 유발하는 산업으로 패션업계도 이를 외면할 수 없다”며 “가르뎅 대표를 맡자마자 더이상 직물을 구매하지 말고 1970~90년대 사용했던 원단을 활용하고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 제품을 생산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에르가르뎅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에도 친환경 경영을 당부했다”며 “라이선스 보유 업체가 친환경적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라이선스 업체를 바꿀 생각도 있다”고 강조했다.피에르가르뎅은 라이선스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가르뎅 대표는 “20년가량 동안 숙부(창업자인 피에르 가르뎅)가 다양한 국가의 시장을 조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그렇다보니 본사(메종)와 라이선스 업체 간 스타일의 차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표직을 맡은 이후 더 균일한 품질과 내용을 갖추도록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를 둘러보고 있다”며 “1년 6개월 주기로 140여개 라이선스 업체를 돌아보고 본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가까운 디자인과 품질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에르가르뎅은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뵀던 컬렉션을 이날 서울에서도 진행했다. ‘해양’을 주제로 한 컬렉션에선 주로 재활용 원단과 기존 제품의 헤리티지 원단을 활용해 환경친화적으로 구성했다. 이번 패션쇼는 ‘패션이 새로운 지평을 향해 확장하는 것을 상상하는 미래에 대한 헌사’가 되리라는 게 피에르가르뎅의 설명이다. 이뿐 아니라 피에르가르뎅은 독점 캡슐 컬렉션인 셀렉션 라인도 내놓는다. 근대 시대를 연상케 하는 사다리꼴 드레스, 남성용 테일러링 제품 등이 포함된 제품군은 이달 중 명품 매장과 백화점 팝업 매장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12월30일부터 온라인 부티크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Rodrigo Basilicati-Cardin) 피에르가르뎅 대표가 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한국 패션쇼를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2024.10.30 I 경계영 기자
로제 '아파트' K여가수 美 빌보드 최고층 입성…세계 홀린 협업·말맛
  • 로제 '아파트' K여가수 美 빌보드 최고층 입성…세계 홀린 협업·말맛
  • (사진=더블랙레이블)[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노랠 듣고 10초 만에 후회했다. ‘아파트’가 종일 머릿속을 괴롭힌다.”유튜브에서 ‘아파트’(APT.)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한 해외 누리꾼의 댓글 반응이다.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협업곡 ‘아파트’가 K팝 여가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영국과 미국의 메인 팝 차트를 점령했다. 영어권에 생소한 한국식 외래어 ‘아파트’ 특유의 독특한 발음,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중독성있는 멜로디, 팝스타와의 협업 시너지가 맞물린 결실이란 분석이다.미국 음악 전문매체 빌보드가 29일(한국시간) 공개한 예고 기사에 따르면 ‘아파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이하 핫100) 최신 차트(11월 2일자)에 8위로 진입했다. 이는 로제가 발매한 솔로곡 중 가장 높은 순위이자 생애 첫 핫100 톱10 진입이다. 블랙핑크가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거둔 최고 기록 13위도 가뿐히 제쳤다. 솔로, 그룹을 통틀어 K팝 여성 가수 중 최고 순위다.로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정말 대단하고 고맙다”며 “이건 내 꿈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핫100은 피지컬 싱글 및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에어플레이 점수, 유튜브 조회수 등을 총망라해 순위를 매기는 차트다. 라디오 방송 스트리밍 수치가 순위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 미국 내 대중적인 인기 지표로 쓰인다. 특히 핫100 톱10은 현지 팝가수들조차 진입이 어렵다. 그만큼 ‘아파트’가 K팝을 꾸준히 소비해 온 일부 마니아층을 넘어 현지 대중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K팝 가수가 핫100 톱10에 진입한 건 싸이, 방탄소년단, 지민, 정국 이후 로제가 다섯 번째다.빌보드 글로벌 차트로는 정상을 찍었다.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과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빌보드와 함께 팝 시장 양대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100에서도 4위에 처음 진입해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국내 음원차트 및 음악방송 순위 올킬에 스포티파이 미국 및 글로벌 주간차트 1위까지 접수했다.로제 ‘아파트’의 인기에 동명의 국내 히트곡 윤수일의 ‘아파트’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제목이 같아 화제를 모으며 ‘원조 아파트’란 별명도 생겼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K팝 곡, 영어권 팝송들이 선보여온 문법과 확실히 차별화된 스타일”이라며 “‘아파트’란 제목처럼 영어권과 한국의 문화가 적절히 뒤섞인 매력적인 곡”이라고 평했다.브루노 마스의 대중성과 영향력도 크게 한몫했다. 빌보드 핫100 최신차트에는 8위의 ‘아파트’와 더불어 브루노 마스가 레이디 가가와 지난 8월 선보인 또 다른 협업곡 ‘다이 위드 어 스마일’(Die With A Smile)이 4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브루노 마스는 ‘아파트’ 전까지 이 곡으로 글로벌 스포티파이 차트 정상을 2개월 넘게 유지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술 마시기 게임 구호인 ‘아파트’의 거센 발음이 영어권에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면서도, “브루노 마스가 음원시장에서 지닌 파워가 기여한 바도 무시할 수 없다”고 평했다.
2024.10.30 I 김보영 기자
관객 수부터 티켓 판매액까지…숨김 없이 오픈하는 브로드웨이
  • 관객 수부터 티켓 판매액까지…숨김 없이 오픈하는 브로드웨이
  • 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의 한 장면(사진=Evan Zimmerman, Disney)[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공연별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이 베일에 싸인 채 반쪽짜리 정보 공개만 이뤄지고 있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하 KOPIS·코피스)이 개선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브로드웨이 리그가 운영하고 있는 IBDB(Internet Broadway Database)를 이상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꼽았다.브로드웨이 리그는 KOPIS와 달리 IBDB 홈페이지를 통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주요 뮤지컬, 연극의 주간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 등을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29일 IBDB 최신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뉴 암스테르담 극장에서 공연 중인 ‘알라딘’에는 지난 한 주 동안 1만 3170명의 관객이 찾았으며 티켓 판매액은 123만 3841달러(한화 약 17억 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비안 버몬트 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맥닐’은 7665명의 관객을 끌어모으고 134만 7139 달러(한화 약 18억 원)의 티켓 판매액을 달성했다.IBDB에는 현재 상영 중인 작품은 물론 공연이 끝난 작품의 누적 데이터까지 확인할 수 있어 한층 폭넓고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 브로드웨이 업계에선 IBDB 제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 수립이 주간 단위로 세밀하게 이뤄지고 있다.최윤하 CJ ENM 글로벌사업 PD는 “브로드웨이에서도 IBDB 구축 당시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개인을 포함한 신규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규모가 큰 시장인 만큼 공연별 실적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며 “한국 역시 시장이 산업화 된 만큼 데이터 공개 추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한국 뮤지컬 시장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의 흥행 성공을 기점으로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었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다. 2000년 150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시장은 지난해 4591억 원으로 30배 넘게 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연극 분야도 유명 인기 배우들의 유입이 잇따르며 산업화에 속도가 붙었다.이 같은 흐름 속 전문가들은 KOPIS의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가 업계 연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상징적인 공연인 ‘오페라의 유령’만 해도 총매출액과 순수익 규모가 얘기하는 주체마다 천차만별이라 현재로선 연구가 부실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뮤지컬 역사 정립과 공연별 아카이빙을 위해서도 KOPIS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KOPIS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가 뮤지컬·연극 분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시선도 존재한다.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실적 데이터와 별점 수치 등을 기반으로 한 차트 운영을 통해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계속해서 제공한다면 공연계 전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KOPIS가 확실한 대표성을 지닌 전산망이자 차트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2024.10.30 I 김현식 기자
공연 박스오피스 만든다더니…제작사는 정보 감추고, 정부는 손놨다
  • 공연 박스오피스 만든다더니…제작사는 정보 감추고, 정부는 손놨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 “그 공연 정말 잘 됐나요?” 콘텐츠 전문 투자사의 투자 담당자 A씨는 뮤지컬·연극 작품 투자를 고민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하 KOPIS·코피스)에서 영화 분야와 달리 관객 수, 티켓 판매액, 예매점유율 등 공연별 실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탓에 직접 발품을 팔아 흥행 여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답답함을 느끼는 건 공연제작사 대표 B씨도 마찬가지다. KOPIS 공연별 실적 데이터가 베일에 감춰져 있어 투자사들이 뮤지컬·연극 업계를 폐쇄적인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이에 좋은 작품이 있어도 투자사를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KOPIS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 속 뮤지컬·연극 업계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뮤지컬·연극 분야는 어느덧 연간 티켓 판매액이 총 5000억원(2023년 집계 기준, 뮤지컬 4591억원·연극 630억원)이 넘는 덩치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KOPIS가 공연별 실적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 머물러 있어 공연예술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 산업 투명성 제고라는 취지에 맞는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2023년 뮤지컬 티켓판매액 상위 10개 공연 명단에 오른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연간 20억 투입하는데…KOPIS 개선 지지부진KOPIS는 공연예술 분야에도 영화 분야와 같은 통합전산망이 필요하다는 요구 목소리가 나오면서 2014년 구축됐다. 운영 초기에는 제작사와 티켓 판매 대행사의 참여가 거의 이뤄지지 않다가 2019년 공연법 개정으로 실적 데이터 제공이 의무화되면서 수집률을 9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문제는 구축 10년째를 맞고도 공연별 실적 데이터가 아직 완전한 공개 단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KOPIS는 전체 시장 규모와 티켓 예매액 순위 등 일차원적 궁금증을 해소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영화 분야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을 통해 작품별로 관객 수, 티켓 판매액, 좌석 점유율 등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KOPIS에는 한해에만 시스템 운영비와 데이터 활용비로 각각 약 10억 원씩, 약 20억 원의 국고가 투입된다. 수집 데이터량이 증가함에 따라 운영비 또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어느덧 지난 10년간의 KOPIS 운영비는 구축비를 포함해 1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적잖은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전산망인 만큼 조속히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일부 제작사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탓에 실적 데이터 공개 추진이 더디다는 입장이다. 공개 추진을 꺼리는 측은 작품이 관객몰이에 실패해 흥행 성적이 저조할 경우 투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반대 이유로 든다. 뮤지컬과 연극은 영화처럼 개봉 시기에 단발성으로 승부를 보는 콘텐츠가 아니라 초연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받은 뒤 시즌제로 공연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실적 데이터 공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KOPIS 관련 공연법 시행령에 ‘공연정보제공자의 기업비밀이 공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업계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공개를 강행할 경우 법적 분쟁의 여지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OBIS 운영 규정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지만 내부 합의가 이뤄져 문제 되지 않는 것”이라면서 “KOPIS는 무용, 국악, 클래식 등 순수 예술 분야 공연까지 아우르는 전산망이라 뮤지컬, 연극 분야만 별도로 공개를 추진하기 애매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2023년 연극 티켓판매액 상위 10개 공연 명단에 오른 ‘파우스트’의 한 장면(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업계의 건강한 성장 위해 공개 추진 필요”전문가들은 일부 제작사들의 낡은 사고방식을 깨야 업계가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눈앞의 흥행 실패를 두려워할 게 아니라 검증받은 좋은 작품들이 한층 더 수월하게 투자를 받는 건강한 구조가 만들어져야 업계가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최지현 일신창업투자 벤처투자본부장은 “KOPIS를 통해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 공연별 경쟁력 파악 및 투자 의사 결정 과정이 한층 더 수월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작품에 참여한 배우, 창작진, 스태프들의 알 권리와 정산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도 공개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한 공연연출가는 “흥행 실패로 제작사가 손실을 본 이후 임금 체불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가 이뤄진다면 그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피해 보상 규모를 책정하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온적 움직임을 비판한다. 실험성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비상업적 작품을 제외한 채 티켓 판매액 상위권 작품이나 공개를 원하는 제작사 작품의 실적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 KOPIS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도 문제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유통지원사업 선정작에 한해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을 시범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향후 점진적으로 KOPIS의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 범위 확대하고 이를 위한 포럼과 공청회 개최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KOPIS가 투자 활성화 및 업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되는 전산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데이터 제공에 따른 혜택 부여 등 업계 내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진행하며 강제가 아닌 합의를 통한 실적 데이터 공개를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2024.10.30 I 김현식 기자
100억 들였는데…유명무실 비판 직면한 공연전산망
  • 100억 들였는데…유명무실 비판 직면한 공연전산망
  • (그래픽=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바야흐로 ‘연뮤’(연극·뮤지컬)의 시대다. 특히 뮤지컬 관람 열기가 뜨겁다. ‘시카고’, ‘킹키부츠’ 등 주요 인기작들은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전석 매진돼 공연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정도다. 이같은 폭발적인 인기에 공연장을 달구는 화제작들의 관객 수와 티켓 판매량에도 많은 관심을 쏠리고 있다.29일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코피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주요 뮤지컬 인기작들의 관객 수와 티켓 판매량을 확인이 불가능했다. 코피스가 공연별 질적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 않아서다.2014년 구축한 KOPIS는 지난 10년간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일부 공연제작사들의 반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지부진한 운영 속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업계 투명성 제고와 각 공연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위해 실적 데이터 공개를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브로드웨이는 이미 자체 전산망인 IBDB(Internet Broadway Database)를 통해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를 실시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과 연극 작품들의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을 주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브로드웨이와 같은 공연별 실적 데이터 정보 공개가 투자 확대 및 시장 투명성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코로나19 대유행 직격탄을 맞으며 침체했던 공연계는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면서 역대급 활기를 띠고 있다. 뮤지컬 분야의 경우 ‘엔데믹’을 맞은 2022년 연간 총 티켓 판매액이 2020년과 2021년 대비 각각 194%와 80% 증가했다. 2023년에도 전년 대비 8.0% 증가하면서 단일 분야로만 4500억 원이 넘는 판매액을 달성했다. 연극 분야까지 합치면 ‘연뮤’ 시장의 총판매액은 5000억 원이 넘는다.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는 “시장이 커졌음에도 공연별 성과를 판단할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보다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KOPIS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10.30 I 김현식 기자
  • [기자수첩]허울뿐인 100만 인구 '특례시'
  •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벌써 10년도 넘게 지난 일이다. 경기도청 소재지이자 경기도의 수부도시(수도)로 불리는 수원시의 염태영 전 시장(현 국회의원)이 인구 100만명을 넘긴 대도시의 행정권한이 인구 10만명도 안되는 작은 도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현실을 타개하려고 숱하게 정부를 드나들던 그때. 당시 기자는 안전행정부, 행정자치부 등으로 명칭조차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던 현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자치단체 행정권한 확보의 결정권을 쥐고 있던 자치제도과의 부서장 3명이 바뀌는 동안 그들에게 “이제 그만 좀 합시다”라는 웃픈(?) 푸념을 들을 정도로 취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시작한 ‘인구 100만 대도시’의 행정권한 확대를 위한 특례 요구가 10년이 훌쩍 지난 2022년 1월 ‘특례시’라는 이름으로 열매를 맺었지만 정작 ‘속 빈 강정’ 신세다.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광역시로 승격된 울산의 인구를 진작에 추월한 특례시 수원. 더불어 고양시와 용인시 역시 몇 년 안에 울산보다 인구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법적 지위는 여전히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머물러 있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시’들은 과연 정부가 만든 ‘특례시 지원 특별법’을 만족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인구 100만명 대도시들이 특례를 처음 논의하던 당시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권한을 요구했던 것처럼 지금 특례시들 역시 도(道)를 거치지 않고 정부와 직접 공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체계를 바라고 있다. 비록 경기도에 이런 특례시가 몰려 있다는 점에서 정부 역시 고민이 많겠지만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도 특례시민들은 광역시민에 비해 규모적 측면에서 부족한 행정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것은 불합리하고 평등하지도 않다. 이달 초 초안이 완성된 ‘특례시 지원 특별법’이지만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입법예고 기간인 만큼 정부는 특례시들이 원하는 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례시 역시 규모에 맞는 행정권한 확보는 물론 정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행정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2024.10.30 I 정재훈 기자
클라우드 가파른 성장에 구글 호실적…주가 3%↑(상보)
  • 클라우드 가파른 성장에 구글 호실적…주가 3%↑(상보)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클라우드컴퓨팅 성장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기록했다.29일(현지시간) 알파벳은 장 마감 후 실적보고를 통해, 3분기 매출은 882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 늘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2.12달러로 전년동기(1.55달러) 대비 36.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매출 863억3000만달러, 주당순이익 1.85달러를 크게 웃돈 수치다.유튜브 광고와 클라우드 수익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89억2000만달러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예상치(88억9000만달러)를 상회했다. 구글의 ‘미래 먹거리’인 구글 클라우드 매출 역시 113억5000만달러로 예상치(108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35%가 급증한 수치다. 구글은라이벌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기 위해 클라우드 성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검색제휴 등 파트너업체 지급금과 콘텐츠 네트워크 비용 등을 포함한 트래픽 인수비용(TAC)는 137억7200만달러로 스트라이어카운트가 집계한 135억3000만달러보다 많았다.예상을 웃돈 실적이 나오면서 알파벳A 주가는 장 마감 이후 3% 이상 급등하고 있다. 이날 정규장에서는 1.78% 상승했다.
2024.10.30 I 김상윤 기자
나스닥 사상 최고치…국채금리도 소폭 하락
  • [속보]나스닥 사상 최고치…국채금리도 소폭 하락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국채금리 상승세가 잠시 멈췄고,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자심감이 다시 커지고 있고, 기업들의 호실적 기대감에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6% 내린 4만2233.05에 장을 마감했다.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16% 상승한 5832.9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만 0.78% 오른 1만8712.75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29일), 메타(30일), 마이크로소프트(30일)가 각각 1.78%, 2.62%, 1.26% 상승 마감했다. 인공지능(AI) 칩 최강자인 엔비디아도 0.52% 상승했다. ◇美소비자신뢰지수 9.5p 급등..2021년 3월 이후 가장 큰폭미국 소비자들이 경제에 대해 더욱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투심이 개선되고 있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는 10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108.7(1985년=100 기준)로 한 달 전(99.2) 대비 9.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고,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향후 6개월 후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도 89.1로 6.3포인트 상승, 경기침체 위험 신호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80선을 크게 웃돌았다.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현재 사업·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반영한 ‘현재 상황 지수’는 138.0으로 14.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현재 일자리가 많다고 답한 소비자비율은 3.8%포인트 상승한 35.1%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16.8%로, 전월보다 감소했다.컨퍼런스 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나 피터슨은 “현재 일자리 가용성에 대한 견해는 몇 달간의 약세 이후 반등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더 나은 노동 시장 데이터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구인건수는 3년반만에 최소…엇갈린 신호다만 이날 발표된 구인건수는 미국 경제가 점차 식고 있다는 신호를 보였다.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9월 구인 건수는 744만건을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798만건)을 밑돈 수치로, 지난 2021년 1월 이후 최소치다. 8월 구인건수도 기존 804만건에서 786만건으로 하향 조정됐다.미국의 구인 건수는 2022년 3월 1200만 건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해고 건수는 183만건으로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건수는 줄어드는 등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구인·이직보고서는 설문조사의 표본수가 상대적으로 작고 응답률이 낮아 미국의 공식 고용보고서와 차이가 있다.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는 다음달 1일 발표된다. 월가에서는 비농업일자리가 전월보다 11만5000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증가분(25만4000개)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실업률은 4.1%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달에는 허리케인 영향과 보잉사 파업 영향으로 수치가 왜곡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온 고용지표를 무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시장은 연준이 11월 ‘스몰컷’(25bp)인하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 기준금리가 25bp 내릴 가능성은 98.9%를 가리키고 있다. 동결 가능성은 1.1%로 낮아졌다.◇국채금리는 소폭 하락..10년물 4.26%국채금리는 소폭 떨어졌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4bp(1bp=0.01%포인트) 내린 4.264%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9bp 떨어진 4.111%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4.10.30 I 김상윤 기자
“건보 재정 누수 막기 위해…특사경법 이번엔 국회 통과해야”①
  • “건보 재정 누수 막기 위해…특사경법 이번엔 국회 통과해야”①
  • [이데일리 이지현 안치영 기자] “국민건강보험 누수를 막기 위해선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법이 꼭 통과돼야 합니다.”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건강보험재정 건전화를 위해 꼭 필요한 2가지로 특사경 도입과 비급여 관리를 꼽았다. 왜곡된 시장구조를 바로잡아 국민이 적절한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의사들 반대해도 국민 위해 꼭 필요한 일”현행법은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을 정하고 있다. 법에서 정하고 있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 개설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있는 의사라 하더라도 의사 한 명은 하나의 의료기관 개설만 가능하다. 이미 의료기관을 운영 중인 의사가 다른 의사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 역시 불법이다. 의사를 ‘바지사장’으로 고용하는 일명 ‘사무장병원’은 불법의료기관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개설돼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환자들에게 피해를 준다. ‘환자=돈’으로 인식하고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병실 안에 환자 침대를 빼곡히 채워 넣고, 서류상 가짜 환자까지 만들어 멀쩡한 사람을 입원환자로 둔갑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해 법으로 엄격히 금지해왔다.하지만 사무장병원은 난립하고 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10년간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사례는 1447곳이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연평균 100곳 이상씩 적발되던 것이 수법이 좀 더 교묘해지는 등의 이유로 적발건수는 100건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정기석 이사장은 “사무장병원 신고자에게 20억원의 포상금을 내걸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사람도 면허를 대여해 준 의사도 모두 의료법 위반이다.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의사면허 자격 정지나 취소 등 행정처분도 내려진다. 공단은 사무장병원이 운영되었던 기간 중 10년간 지급했던 요양급여 진료비(공단부담금+자기부담금)를 환수한다.하지만 여기에 급여비 전액을 환수할 수 없다는 허점이 있다. 의료기관 일상 운영비 등을 고려해 지급된 급여비 일부는 ‘정상’으로 간주해 그 부분을 감면한 후 징수해야 한다. 또 공단이 관여하지 않는 ‘비(非)급여’ 진료비는 환수 대상이 아니다. 이런 점을 노려 ‘비급여’가 많은 영역의 진료를 위주로 하는 불법의료기관이 적지 않다.문제가 발생해, 폐업 또는 잠적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건보공단에 사무장병원의 수사권이 없어 행정조사로 불법개설을 추정할 수 있지만, 실제 경찰 수사와 행정처분까지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렇다 보니 지난 10년간 환수결정금액은 2조 6543억원이나 되지만 실제 환수액은 1956억원에 그치고 있다. 환수율이 8%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건보재정 누수로 이어진다.이를 틀어막기 위해 정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하자마자 국회를 찾았다. 그리고 의원들을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특사경 제도 설득에 나섰지만, 일부 반대 의견에 회기 만료로 법안은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20대 국회에선 법사위 문턱조차 밟지 못했던 안건이 법사위서 다뤄진 것만으로도 작은 성과였지만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정 이사장은 “국회에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그동안 국회에서 이 제도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의료계의 반대 때문이다. 의료단체들은 의료인의 기본권 제한은 물론 공단에 사찰권까지 부여해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침탈행위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자정 운동을 통해 근절해 나가겠다고도 했다.정 이사장은 “의사협회에서 찾아와 기회를 달라며 자율 자정에 맡겨달라고 했지만, 의협의 적발건수는 0건”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 자정노력이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정 이사장의 강한 드라이브에 법 통과 가능성이 커지자 그를 향한 의사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건 오기도 아니고 의료계에 부정이 있어서도 아니다. 사회 정의에 관한 문제”라며 “건보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건강보험 재정 비급여 관리 핵심비급여 관리도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다. 급여는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의료 서비스, 비급여는 건강보험에서 제외돼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하거나 실손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서비스다. 문제는 물리치료인지 마사지인지 모를 정도의 행위들이 비급여라는 이름으로 행해져 의료비를 눈덩이처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비급여 본인부담액은 2013년 17조 7129억원에서 거의 매년 증가해 2021년 30조원을 돌파했고 이듬해 32조 3213억원까지 늘었다. 정 이사장은 “단순 건강관리 목적인지, 치료 목적인지 애매한 것들을 하나씩 발견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공단은 올해 처음으로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 보고제도를 실시했고 95%(7만 2815개소 중 6만 9200개소 참여)라는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공단은 자료 축적을 통해 전체 비급여를 파악해 유사한 것은 묶어서 코드화하고 원가도 분석할 계획이다. 신규 비급여도 꾸준히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정 이사장이 생각하는 의료비용 지출 방식은 엄격한 프로세스를 통해 걸러진 비급여, 즉 국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급여는 실손보험에서 보장해 주는 형태다. 정 이사장은 “실손보험은 필요하며 공보험이 발달한 영국에서도 사보험에 가입한 국민이 많다”며 “다만 국내 사보험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업계는 꼭 필요한 비급여에 대해서 보상을 하되 비급여가 무분별하게 확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선 앞으로 공공에서 정리하면 민간보험이 의심하지 않고 실손보험업을 영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정 이사장은 “국민 중 4000만명이 이미 사보험을 들고 있다”며 “당장 구조 개선은 어렵지만 이러한 역할 정립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비급여 관리와 경상의료비 증가세 억제, 이는 모두 건강보험 재정과 연결돼 있다”며 “이러한 재정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정기석 이사장은△1958년 대구 △서울의대 졸업 △서울대 대학원 의학박사 △한림대학교성심병원장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의료원장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 △중앙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특별대응단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2024.10.30 I 이지현 기자
중국몽 끝났나…고민 빠진 韓 기업들 “레시피 수정하자”
  • 중국몽 끝났나…고민 빠진 韓 기업들 “레시피 수정하자”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 진출해 있는 A 금융기업은 현지 사무실을 철수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중국 현지에서 벌일 수 있는 사업이 마땅찮고 금융시장 분위기도 살아나지 않아 얼마나 성과를 더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B 유통사도 얼마 전부터 중국 법인 인원을 줄여야 할지 고심 중이다.중국이 점점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던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중국은 너무 위험해서 투자할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주중 한국대사는 과거에 현지 우리 기업인들을 불러 지정학적 리스크를 언급하며 ‘파티는 끝났다’는 취지로 말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현대차의 HTWO공장에서 직원들이 수소연료전지 생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외국 기업들의 중국 기피는 데이터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5일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동기대비 30.4% 감소했다. 작년에는 전년대비 8.0% 감소에 그쳤는데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투자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중국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대외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무역 갈등, 내부적으로는 불안정한 경영 환경과 경기 침체가 꼽힌다.한국의 경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한·중 관계는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터진 후 악화 일로를 거듭했다.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중국 내 한국의 콘텐츠 진입은 막혔고 현지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던 롯데 같은 기업들은 사업을 철수하고 말았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봉쇄 조치까지 겹치면서 중국은 더 가까워지기 힘든 곳이 됐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 이후 중국 사업을 축소 또는 완전 철수했다고 응답한 곳은 50.2%로 절반이 넘었다. 확대한 기업은 16.8%에 그쳤다.대기업만 놓고 봐도 중국서 5개 공장을 운영하던 현대차(005380)는 베이징 1공장과 충칭공장을 매각했고 연내 창저우 공장을 매각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달 광저우 공장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고 밝혔다.우리 기업들이 중국 사업을 줄이는 이유는 디플레이션에 빠진 중국 내 소비가 신통찮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웬만한 공업 제품은 뚜렷한 경쟁력을 갖기도 힘들어 저가의 중국산을 당해내기도 힘들다.또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중국에 있는 한 대기업 계열사 주재원은 “중국 정부가 자꾸 한국 기업에 투자하라고 유도하는데 언제 딴지를 걸지 모른다”며 “청산 절차도 복잡해 그때 되면 본전도 얻지 못하고 물러날 수도 있다는 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특히 올해 5월에는 한국 반도체 기업 출신으로 중국 기업에서 근무하던 우리 교민이 반간첩법 혐의가 적용돼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이 지난해 7월 반간첩법을 강화한 이후 우리 교민이 처음 구속된 사례로 파장이 크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그렇다고 중국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다. 무협 조사에서도 향후 중국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답변한 기업은 45.8%로 축소·철수하겠다는 비율(13.8%)을 크게 웃돌았다. 중국 시장의 수요가 회복하면 그만큼 얻을 게 더 많다는 기대에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현지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전기차 전환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했던 현대차(005380)는 차후 중국의 수소 굴기를 염두에 두고 수소연료전지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현대차 의존도가 높았던 HL만도(204320)는 중국 내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HL만도의 중국 매출액은 2조원대로 북미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다.중국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192820)는 K뷰티가 아닌 현지화 전략을 통해 고객과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오리온(271560)·풀무원(017810) 같은 기업도 한국 기업임을 먼저 드러내기보단 제품 경쟁력으로 현지 시장을 뚫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의료업계 중 임플란트 업체 네오바이오텍은 중국 전역에 공급 체계를 구축하며 현지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중국 광저우에서 만난 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이제 중국에서 한류 혜택을 기대하긴 힘들어졌다. 결국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제품 경쟁력”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소비자 신뢰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30 I 이명철 기자
'죽을 맛' 그래도 중국 포기 못하는 이유
  • '죽을 맛' 그래도 중국 포기 못하는 이유
  • [광저우=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K뷰티요? 솔직히 이제는 없다고 봐야죠. 중국 화장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갑자기 어떤 업체가 크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합니다. 지금은 고객사 관리·영업과 제품 경쟁력이 제일 중요해요.”(박대근 코스맥스 광저우 태평공장장)“지금 여기서 생산량, 매출을 따지는 건 무의미합니다. 다만 장기로 봤을 때 중국은 탄소중립을 포함한 에너지 산업 재편 과정에서 주무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큰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사업을 접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오승찬 HTWO광저우법인 총경리)현대차 광저우 HTWO공장이 만드는 수소연료전지 제품 모습. (사진=현대차)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칼날이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류를 등에 업고 한국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던 시대는 옛말이 된 지 오래”라고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업체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우리 기업들을 구석으로 내몰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지난 22~23일 중국 광저우에서 꿋꿋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현대차(005380)와 코스맥스(192820)의 현지 법인을 찾아 현지화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전기 다음은 수소” 에너지로 재편하는 현대차광저우에는 현대차의 수소 관련 브랜드 HTWO 로고가 적힌 큰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연료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차가 100% 지분을 투입해 설립한 현지 법인이다. 이곳에선 수소연료전지의 주요 부품인 스택(Stack)을 적층 구조로 쌓은 후 조립과 검사 등 과정을 고쳐 완제품으로 만드는 후공정 부분을 담당한다. 완성된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사용해 전기에너지를 발생한다. 공장에서는 90kW(킬로와트)급 전지를 생산한다. 현재 시판 중인 수소차 넥쏘에도 이 전지가 들어간다.현재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6500기인데 실제로는 1000기 정도만 출고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에서 수소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오승찬 총경리(법인장)는 “중국은 5개 시범도시에서 5년간 3만대의 수소차를 생산할 계획인데 이는 연간 6000대 정도”라며 “중국 내 해외 제조업체와 중국 업체까지 경쟁하기 때문에 지금 모든 시장(6000기)을 장악하기엔 힘들다”고 설명했다.중국의 수소 굴기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광저우 공장은 이미 연간 1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여유 부지까지 확보했다. 공장 앞에는 중국 에너지 국영기업인 시노펙 공장이 있는데 앞으로 대규모 생산을 염두에 두고 수소 조달까지 잠정 협의한 상태다.오 총경리는 “(중국의 수소 정책이) 조금 미뤄지고 있지만 2035년까지 (수소차) 누적 100만대라는 전체 방향성은 명확하다”며 “초기엔 상용차 위주로 진행하고 승용차도 순차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현대차 광저우 HTWO공장 관계자가 회사의 수소 에너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현대차는 이미 중국에서 쓴 실패를 겪었다. 현대차의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2016년 180만대에 달했으나 지난해 24만대로 뚝 떨어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따른 한한령과 중국산 전기차 브랜드의 급성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광저우 공장은 실제 생산량이나 매출, 이익 부문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은 성과보다는 미래를 위해 투자할 때라는 판단이다. 전기차로 빠르게 변한 중국 시장 대응 실기를 되풀이하지 말고 향후 수소 굴기에 맞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다.수소 시장이 커진다고 해도 독점하기엔 쉽지 않을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미 토요타는 베이징에 수소 공장을 지었고 유럽 부품 전문기업 보쉬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내에는 리파이어, 상하이수소추진기술(SHPT) 같은 톱티어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오 법인장은 “지금 지표상으로 누가 낫느냐보다는 20년 이상 진행한 우리 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경쟁 우위를 갖고 가야 한다”며 “중국 시장에 맞춰 신뢰성 있는 신뢰성과 상품성 있는 좋은 제품을 먼저 준비하는 게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서만 7개 공장 운영, 지역 특색 맞춤형 제품 내놔2004년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코스맥스는 현지 연구혁신(R&I) 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소비자 취향을 연구,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중국 광저우의 코스맥스 태평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광저우에는 코스맥스가 가동하는 공장만 두 개가 있다. 2013년 각 화장품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태평공장을 세웠고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유명 화장품 기업인 이센그룹과 함께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 명주공장을 설립했다.명주공장은 코스맥스와 이센그룹이 각각 지분 51%, 49%를 투자해 만든 곳이다. 코스맥스가 생산과 연구를 맡고 이센그룹은 재무·영업을 전담한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공장의 생산능력(CAPA)은 월 1300만개 수준이지만 지금은 400만~500만개 정도를 만들고 있다. 판매는 꾸준한데 계절성을 타는 화장품 특성상 시기별로 부침이 있다. 덥고 습한 광저우 지역 특성상 여름철에는 색조 화장품 판매가 여의찮은데 가을철 이후 수요가 늘어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태평공장은 중국 내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며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싼즈탄, 싼즈양 같은 중국 내 유명 브랜드가 고객이며 미니소 같은 곳에도 납품한다.태평공장의 김도형 품질본부장은 “스킨·에센스, 폼클렌징 등을 생산하며 생산능력은 한달에 1900만개, 연간 2억3000만개 정도”라며 “현재 월 1000만개 정도 생산하고 있는데 계졀적으로 추워지면 수요가 늘어 다음달엔 풀 생산능력을 가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코스맥스는 중국의 ODM 1위 기업으로 중국서만 7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코스맥스 중국 법인들의 총 생산능력은 연간 14억9000만개로 14억명 정도인 중국 인구 수준을 웃돈다. 현지 연구혁신(R&I) 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소비자 취향을 연구,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찾은 광저우 공장에서도 이센그룹을 비롯해 각 고객사의 구매자들이 찾아와 시제품을 찾아보고 시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현지 취향에 맞는 제품 개발도 중요하다. 각 공장에는 원료 등을 생산하는 연구실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연구원들이 색조부터 스킨케어까지 제품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다. 박 공장장은 “중국은 국토 면적이 넓고 기후가 다양해 지역마다 색조 화장품이나 폼클렌징 같은 제품의 수요가 다 달라 현지 요구 파악이 필수”라고 전했다.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코스맥스 태평 공장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2024.10.30 I 이명철 기자
"간첩이 됐습니다" 中 엄격한 규제에 눈 돌리는 韓기업
  • "간첩이 됐습니다" 中 엄격한 규제에 눈 돌리는 韓기업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한국 기업엔 여전히 깐깐한 규제가 많아 중국 진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중국이 한국기업 주재원을 반간첩법(방첩법) 혐의로 구속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기자가 시장 조사차 중국을 방문한 한국 기업 몇 곳의 임원들을 만나 중국 진출 또는 수출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이들은 불안정한 국내외 환경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반도체 중견업체인 A사 관계자는 “ 한·미·일 경제 안보 동맹 체제가 강화되면서 한국과 중국 관계는 자연스레 멀어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저우에서 열린 수출입박람회에서 만난 제조업체 임원 B씨는 중국보다는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중국강제인증(CCC)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 까다롭다”며 “CCC를 받느니 차라리 다른 국가 수출에 집중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주장했다.CCC란 우리나라의 KC 인증과 같은 수출 제품 규격 인증이다. 모든 제품이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중국 정부가 지정한 항목만 인증에서 제외된다. 상대적으로 인증 절차가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소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절차·비용상 부담이 더해져 중국 진출에 애로사항으로 작용하는 것이다.중국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개정 회사법’도 한국 기업 입장에선 난관이다. 한국에는 없는 노동이사제 도입이나 자본금 납입 규정 강화 등이 회사법에 포함돼 있다. 신변 안전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최근 중국에서는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살던 한국 교민 A씨가 반간첩법 혐의로 구속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강화된 반간첩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한국인이 반간첩으로 구속된 첫 사례다.A씨는 20년 가까이 한국 반도체 기업 분야에서 기술자로 근무했고 현재 중국 D램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에 근무하고 있는데 중국 기술을 한국 측에 넘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간첩 혐의로 법에 따라 체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의 한 교민은 “A씨의 혐의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의 반간첩법 범위가 확대된 후 한국인들도 언제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교민들과 주재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텐안먼 광장 남쪽에서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AFP)
2024.10.30 I 이명철 기자
"이대로 놓칠건가" 팀 쿡·머스크도 중국으로…韓은 어디에?
  • "이대로 놓칠건가" 팀 쿡·머스크도 중국으로…韓은 어디에?[현장에서]
  • [광저우=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지난 23일 중국 광저우에서는 중국 최대 전시회 중 하나인 수출입상품 교역회(캔톤페어) 2기가 개막했다. 중국에서도 대도시로 꼽히는 1선 도시 광저우 전역이 사람들과 차로 붐비는 느낌이 들 만큼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지난 23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수출입상품 교역회 한국관에서 참여 기업들이 바이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캔톤페어는 참여 업체들이 전세계 바이어들을 만나는 자리다. 오프라인에서만 3만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이들이 공개한 신제품은 100만개가 넘었다고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보도했다.해외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눈에 띄었으나 압도적으로 많이 보인 건 중국인 바이어들이다. 행사장 중 국제관으로 조성된 11.2관에는 한국을 비롯해 태국, 인도, 튀르키예 같은 국가에서 온 업체들이 부스를 운영했다. 이곳에서도 쓸만한 물품을 찾으려는 중국 바이어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하지만 해외 시장은 물론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전시회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은 점차 줄고 있다. 캔톤페어 한국관에 참가한 기업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4개사에 달했지만 지난해 48개로 급감했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31개로 예년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상하이에서 열리는 또 다른 대규모 행사인 중국 국제수입박람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 참가 기업은 212개로 역대 최대였으나 올해는 이보다 크게 줄어든 170여개로 예정됐다.캔톤페어 같은 대규모 행사는 한국관 주최측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통상 부스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그럼에도 중국을 찾는 기업들의 발길은 점차 끊기고 있는 것이다.전시회뿐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거물급 기업인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최태원 SK(034730)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정도다. 이들도 대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가진 않았다.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봉쇄 조치가 끝난 후 많은 기업의 대표들이 중국을 다녀가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대외적으로 중국에서 활발히 사업하겠다고 알릴 때 정치권의 미움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전했다.이는 중국과 패권 경쟁으로 갈등을 겪는 미국의 기업인들의 행보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만 두 번째 중국을 찾아 고위급 회담을 벌였으며 애플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아가 소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4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남을 취소하고 중국을 갑자기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이들 기업에게 중국은 중요한 시장임을 드러내는 사례다.우리 기업들은 정치적 이유와 중국 현지의 불편함 등을 이유로 중국 진출은 물론 교류까지 줄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에서 만난 한 한국인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지금 대기업들의 움직임을 보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고 예상한다. 미국이 언제까지 중국 시장을 외면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미·중 관계가 풀리거나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중국에 대한 기업들의 구애는 다시 시작될 수 있다. 그때가 언제일지 모르는데 이대로 중국 시장을 놓칠 것인가, 기업들에게 묻고 싶다.
2024.10.30 I 이명철 기자
"못 믿겠다" 본청약 분양가 상승 억제 약속…사전청약 피해자들 분통
  • "못 믿겠다" 본청약 분양가 상승 억제 약속…사전청약 피해자들 분통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과열된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주택 수요를 분산하려 도입했던 사전청약 제도의 부작용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분양가 인상 제한, 사업취소 피해자들의 구제 등 투트랙으로 수습에 돌입했지만 피해자들의 요구와 정부가 마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의 간극이 커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그래픽= 문승용 기자)29일 국토교통부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된 공공·민간 사전청약 문제에 대해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기 위한 구체적 검토에 들어갔다. 공공과 민간 사전청약 피해자들의 요구는 각각 다르다. 먼저 공공사전청약 피해자들은 본청약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사전청약 때 제시한 추정분양가보다 본청약 분양가가 크게 오른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공고 당시보다 불어난 분양가는 당첨자들의 자금계획을 벗어나는 수준이라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16일 본청약을 진행한 인천 계양 A2블록의 경우 사전청약 당첨자 562명 가운데 41.8%인 235명이 청약을 포기했다. 이 지역은 본청약이 당초 계획보다 11개월 가량 지연됐고, 분양가는 84㎡ 기준으로 9000만원(18.3%)이 올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청약 지연으로 상승한 분양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담하기로 했다. 공고 시 안내한 본청약 시점까지의 땅값, 공사비 등 상승 요인은 반영하되 지연 기간의 상승분 반영은 최대한 억제해 본청약 분양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전 청약 단지별로 입지, 공급시점, 사업유형 등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단지에 대해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피해자들의 책정된 분양가가 분양가 상승이 최대한 억제된 것인지 판단도 어려워 이를 납득할 지가 관건이다. 민간사전청약의 경우 LH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건설사들이 사업을 포기해 본청약이 취소된 곳이 올해만 7곳이나 된다. 본청약의 기회를 날린 당첨자들은 당첨자 지위 취소가 주거권을 보호하는 헌법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대응을 예고했다. 국토부는 국감에서 이들의 피해를 최대한 보상하겠다고는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워보인다. 당첨자 지위 승계는 법적·제도적 근거가 없어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또 근거를 만들더라도 새로운 사업자가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수용하는 조건까지 모두 받아들여야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피해자들 요구사항에 맞춰 방안을 만들기 위해 내부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민간사전청약의 경우 기존에 당첨된 분들은 지위승계만 하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어떤 근거로 상실된 지위를 살릴 것인지, 새로운 사업자가 당첨자를 수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것인지가 모두 해결돼야 피해자들의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2024.10.30 I 김아름 기자
트럼프 당선 기대감에 비트코인, 7.3만달러 돌파…역대 최고가
  • 트럼프 당선 기대감에 비트코인, 7.3만달러 돌파…역대 최고가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가상자산인 이더리움, 솔라나, 도지코인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29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7분(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64% 급등한 7만34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7만3000달러선에 거래된 것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기존 비트코인 최고가는 3월13일 기록한 7만3462.59달러다.이더리움은 5.8% 상승한 2662.08달러, 솔라나는 3.03% 오른 181.35달러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와 ‘브로맨스’를 드러내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주 선전하는 밈 코인 도지코인도 14.02% 상승한 17.6센트에서 거래되고 있다.가상자산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가상자산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내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게리 젠슬러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누가되든 차기 정부서 가상자산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비트겟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라이언 리는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승리하든 시장은 앞으로 백악관의 우호적인 입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두 후보 모두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표명했으며, 특히 트럼프는 가상자산 커뮤니티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비트코인의 모멘텀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시장에서는 10만달러 목표도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회사 만트라의 CEO인 존 패트릭 멀린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10만 달러는 이제 비트코인의 ‘논리적 목표’가 될 것”이라며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가상자산과 같은 위험자산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4.10.30 I 김상윤 기자
美소비자신뢰 9개월 만에 최고…구인건수는 3년반만에 최저(종합)
  • 美소비자신뢰 9개월 만에 최고…구인건수는 3년반만에 최저(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대선을 일주일 가량 앞둔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에 대해 더욱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미국 노동시장의 수요 흐름을 보여주는 구인건수가 2021년 초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29일(현지시간)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는 10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108.7(1985년=100 기준)로 한 달 전(99.2) 대비 9.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고,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향후 6개월 후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도 89.1로 6.3포인트 상승, 경기침체 위험 신호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80선을 크게 웃돌았다.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현재 사업·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반영한 ‘현재 상황 지수’는 138.0으로 14.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다만 소비자시노리지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현재 일자리가 많다고 답한 소비자비율은 3.8%포인트 상승한 35.1%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16.8%로, 전월보다 감소했다.컨퍼런스 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나 피터슨은 “현재 일자리 가용성에 대한 견해는 몇 달간의 약세 이후 반등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더 나은 노동 시장 데이터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같은 분위기는 미국의 고용이 점차 둔화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미국의 구인건수는 3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미국의 고용이 점차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9월 구인 건수는 744만건을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798만건)을 밑돈 수치로, 지난 2021년 1월 이후 최소치다. 8월 구인건수도 기존 804만건에서 786만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구인 건수는 2022년 3월 1200만 건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해고 건수는 183만건으로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건수는 줄어드는 등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구인·이직보고서는 설문조사의 표본수가 상대적으로 작고 응답률이 낮아 미국의 공식 고용보고서와 차이가 있다.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는 다음달 1일 발표된다. 월가에서는 비농업일자리가 전월보다 11만5000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증가분(25만4000개)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실업률은 4.1%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달에는 허리케인 영향과 보잉사 파업 영향으로 수치가 왜곡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4.10.30 I 김상윤 기자
트럼프 당선 기대감에 비트코인, 7.2만달러 돌파…역대 최고가 근접
  • 트럼프 당선 기대감에 비트코인, 7.2만달러 돌파…역대 최고가 근접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다른 가상자산인 이더리움, 솔라나, 도지코인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29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0분(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16% 급등한 7만227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7만2000달러선에 거래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가는 지난 3월 13일 기록한 7만3800달러대다.이더리움은 5.54% 상승한 2646.89달러, 솔라나는 2.96% 오른 180.73달러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와 ‘브로맨스’를 드러내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주 선전하는 밈 코인 도지코인도 13.85% 상승한 17.3센트에서 거래되고 있다.가상자산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가상자산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내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게리 젠슬러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누가되든 차기 정부서 가상자산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비트겟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라이언 리는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승리하든 시장은 앞으로 백악관의 우호적인 입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두 후보 모두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표명했으며, 특히 트럼프는 가상자산 커뮤니티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비트코인의 모멘텀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시장에서는 10만달러 목표도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회사 만트라의 CEO인 존 패트릭 멀린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10만 달러는 이제 비트코인의 ‘논리적 목표’가 될 것”이라며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가상자산과 같은 위험자산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4.10.30 I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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