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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실적 개선 이끈 ‘코폴리에스터’
  • SK케미칼 실적 개선 이끈 ‘코폴리에스터’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SK케미칼이 주력 사업인 코폴리에스터(Copolyester)의 높은 수익성을 앞세워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폴리에스터 사업은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고부가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SK케미칼이 이 같은 실적 호조를 달성한 배경에는 코폴리에스터 사업 부문의 역할이 컸다.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경우 지난 2분기 25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4.8%에 달했다. 최근 석유화학업계의 업황 부진 속에서도 견조한 수익성을 나타낸 것이다.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PETG(Polyethylene Terephthalate Glycol)소재는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고 있는 비스페놀A(BPA) 검출 우려가 없는 소재이다. 유리와 같은 투명도와 광택을 가지면서도 가볍고 강도가 강해 화장품 용기나 전자부품·건축자재·광학필름 등 생활용품부터 산업재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SK케미칼은 고기능성 투명 플라스틱 스카이그린(SKYGREEN)과 고내열 투명 소재 에코젠(ECOZEN)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코폴리에스터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세계에서 SK케미칼과 미국 화학업체 이스트만이 유일하다. SK케미칼은 2001년 국내 최초로 PETG를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고, 작년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42%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진입 장벽도 높은 편이다. 중국산 저가 PETG도 일부 판매되고 있지만 품질이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의 핵심원료인 CHDM(사이클로헥산디메탄올) 생산 설비도 확보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은 물론 안정적인 생산 기반도 갖췄다. 현재 SK케미칼은 559억원을 투자해 CHDM 생산능력을 25% 확대하는 추가 증설도 진행 중이다. 더욱이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폐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한 코폴리에스터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친환경 소재업체 슈에로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페트 설비를 인수해 SK산터우를 설립하고 재활용 원료에서 순환재활용 코폴리에스터로 이어지는 리사이클 플라스틱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SK산터우는 연간 7만톤(t) 규모의 재활용 원료인 r-BHET와 5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를 생산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추가 증설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기존 플라스틱 대비 내열성, 투명성 기능이 강화된 ‘에코젠’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기존 화장품 용기뿐만 아니라 전자 제품 부품용으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8.27 I 하지나 기자
구단주의 남다른 당구사랑...PBA 베트남대회 성공 이끈 SY그룹
  • 구단주의 남다른 당구사랑...PBA 베트남대회 성공 이끈 SY그룹
  • 프로당구 PBA ‘에스와이 바자르’ 홍성균 구단주(SY그룹 부회장). 사진=PBA 사무국프로당구 PBA 팀리그 ‘에스와이 바자르’. 사진=PBA 사무국[하노이=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당구 PBA가 베트남에서 첫 해외 투어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데는 프로당구팀 ‘에스와이 바자르’를 운영하는 SY그룹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SY그룹은 19일부터 26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의 그랜드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에스와이 바자르 PBA-LPBA 하노이 오픈’의 메인스폰서를 맡아 대회를 적극 지원했다.SY그룹은 지난해 5월 프로당구 신생팀 ‘에스와이 바자르’를 창단하고 PBA 팀리그 참가를 선언했다. ‘스페인 3쿠션 전설’ 다니엘 산체스를 비롯해 황득희, 박인수, 한지은 등으로 팀을 꾸려 팀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지난 해 8월에는 창단 3개월 만에 ‘PBA 팀리그 2023~24’ 2라운드 우승을 차지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SY그룹은 건축외장용 패널 및 창호 등 다양한 건축자재와 원자재를 생산한다. 최근에는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열린 하노이에 공장이 위치해있다. ‘에스와이 바자르’는 SY그룹 내 뷰티 브랜드다. ‘K뷰티 L.ASY’ 등 다양한 상품이 동남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SY그룹이 PBA의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한데는 홍성균 에스와이 바자르 구단주(SY그룹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최근 당구를 워낙 많이 봐 이론상으로는 한 500 치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당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홍 구단주는 자신들의 메인스폰서로 나선 PBA 첫 글로벌 투어에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타이틀 스폰서로서 첫 해외 대회에 100% 만족한다”며 “우리보다도 PBA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이어 “구단 입장에선 선수들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을 알게된 점 등이 수확이다”며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갖고 선수들 입장을 헤아려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덧붙였다.SY그룹이 프로당구와 연결된 계기는 캄보디아 출신의 스롱 피아비가 결정적이었다. SY그룹은 캄보디아에도 법인을 두고 있다. 홍 구단주는 “프로당구단을 창단하기 앞서 회사 재단을 통해 캄보디아 국적 선수(스롱 피아비)를 개인적으로 후원했다”며 “그것이 계기가 돼 PBA 9번째 구단 창단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SY그룹은 업계에선 손꼽히는 중견기업이지만 일반 대중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PBA를 통해 큰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홍 구단주는 “SY그룹은 건축자재 업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일반 대중들은 잘 몰랐다”며 “지난 2년간 프로당구단을 운영하면서 느낀 미디어 효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회사 홍보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만족할 수준이다”고 강조했다.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데도 당구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홍 구단주는 “회사에 당구 동호회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며 “곧 큰 규모로 동호회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타이틀 스폰서로서 베트남 선수들이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한 것은 살짝 아쉽다”고 속내를 밝힌 홍 구단주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PBA와 당구단을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2024.08.27 I 이석무 기자
역대 최고치 경신한 다우…엔비디아 경계심'으로 기술주 하락
  • 역대 최고치 경신한 다우…엔비디아 경계심'으로 기술주 하락[월스트리트in]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역사적 신고점 갱신을 앞두고 주가가 미끄러졌다. 오는 28일(현지시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을 두고 경계심이 작용한 탓이다.◇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기술주 경계심 커져2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0.16% 상승해 4만 1240.5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2% 하락한 5616.84에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0.85% 하락한 1만7725.76를 기록했다.소형주 중심인 레셀 2000은 0.04% 하락한 2217.92로 장을 마쳤다.S&P500 섹터 11개 중 6개가 하락했으며 정보기술 부분이 1.48%로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2.6%, 마이크로소프트(MS)가 0.81%, 메타가 1.44% 내렸고 알파벳은 0.31% 올랐다. 브로드컴(-4.05%), 마이크론(-3.83%)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붐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을 286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가 앞서 예상한 280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2023년부터 엔비디아 분기 매출은 자체 전망치를 8~19% 넘어섰다. 이번에도 실적 전망치보다 8%만 웃돌아도 매출은 300억달러를 돌파한다. 반대로 엔비디아가 이처럼 높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그 여파는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현재 증시를 이끌고 있는 AI 열풍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다.롱보우에셋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크 달러하이드는 “엔비디아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대다수 사람들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을 때, 그런 일을 발생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경기민감 소비재도 1.06% 하락했다. 중국 이커머스 테무의 소유주인 핀둬둬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29% 폭락했다.반면 유가가격이 3% 이상 상승하면서 S&P 에너지 부문은 1% 이상 상승했다.◇리비아·중동발 불확실성↑ 美원유재고↓리비아가 석유생산과 수출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유가는 3% 넘게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원유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2.41달러(3.05%) 상승한 배럴당 81.4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2.59달러(3.5%) 오른 77.42달러였다. 내전이 이뤄지고 있는 리비아는 최근 서부정부가 중앙은행 총재 사디크 알카비르를 축출하려는 시도가 발생하며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후 리비아 동부 정부는 이날 생산과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고, 러시아중앙은행 역시 “예외적인 혼란으로 인해” 국내외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리비아의 석유 매장지는 거의 다 동부에 있기 때문에, 이 경우 리비아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118만 배럴에서 13만배럴로 떨어지게 된다.이스라엘과 이란을 위시한 헤즈볼라, 하마스간의 긴장 고조도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은 무효로 돌아왔으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서로 미사일을 주고 받았다. 양쪽 모두 ‘전면전’으로의 확전은 피하는 듯했지만, 언제라도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홍해에서는 15만톤(t)의 원유를 싣고 있는 그리스선박이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이후 화재가 발생했다. 아직 석유 유출 징후는 없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가자에서 전쟁이 발생한 이후,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미국 주요 원유 유통허브인 쿠싱의 원유재고는 6개월만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이터는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약 300만배럴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국채금리·달러가치 소폭 상승…금가격 고공행진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1bp(1bp=0.01%포인트) 오른 3.82%,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3bp 오른 3.936%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 9월 기준금리 인하기대감이 반영된 상태에서 소폭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주말 잭슨홀 회의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며 빅컷(0.50%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달러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0% 오른 100.88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불안이 달러가치를 밀어올렸다. 달러·유로는 0.26% 떨어진 1.116유로를 기록했고, 달러·엔 환율은 0.64% 오른 144.53엔을 기록했다.2500달러를 돌파한 금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2518.95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26% 오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 금 선물 거래소에 거래되는 12월분 금 선물도 전 거래일 대비 0.30% 상승한 2554달러를 기록했다.
2024.08.27 I 정다슬 기자
수요예측 과열에 널뛰는 새내기주…단타족 놀이터 될라
  • 수요예측 과열에 널뛰는 새내기주…단타족 놀이터 될라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가 급격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데뷔하자마자 공모가가 무너지거나 ‘따따블’(상장일 4배 상승)로 큰 수익을 안겨주는 종목이 연달아 등장하는 등 혼란이 가중하는 모습이다. 변동성 증가를 틈타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족이 유입하며 기업가치는 줄어드는데 거래량만 증가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훌쩍 뛰어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2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주 한국 증시에 상장한 6종목(스팩 제외)은 첫 거래일에 평균 54.36%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8월 상장 종목 전체 평균인 39.80%이나 7월 상장 종목 평균인 7.61%와 비교해도 호성적이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내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21일 상장한 티디에스팜(464280)이 첫날 주가가 300% 올라 평균치를 끌어올렸으나 전일 상장한 케이쓰리아이(431190)는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가 31.94%,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은 18.28% 하락하는 등 공모주 투자자에 손실을 안긴 종목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티디에스팜을 제외한 지난주 상장 종목의 첫거래일 평균 주가 상승률은 5.23%에 불과하다. 지난 1월 상장한 우진엔텍(457550)과 현대힘스(460930) 이후 오랜만에 따따블을 기록한 종목이 등장하긴 했으나 기업공개(IPO)시장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 혹은 초과한 가격에 확정하며 몸값을 키웠던 종목들이 상장 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상장한 15종목 중 5종목이 상장 첫날 공모가가 무너졌으며 이날 종가 기준 9종목이 공모가에 미치는 못하는 가격을 형성 중이다. 뱅크웨어글로벌(199480)과 유라클(088340)은 상장 이후 한 번도 상승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새내기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과거 대비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는 것을 꼽고 있다. 수요예측 경쟁이 과열되면서 몸값이 부풀려지자 기관투자자들이 배정받은 공모주를 일정 기간 보유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최근 들어 0%대 확약 비중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상장 당일 기관투자자가 배정받은 물량을 모두 매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주가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지난주 상장 당일에 공모가가 무너진 종목 역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았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상장일 유통물량 비율이 44.49%로 가장 높았고 케이쓰리아이는 37.05%로 역시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청약 경쟁률 역시 각각 65.83대1, 34.28대 1로 저조했다. 따따블을 기록한 티디에스팜의 물량 비율이 23.32%, 경쟁률이 1608.17대 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상승 여력이 줄어들었는데 거래는 갑자기 늘었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가 부진을 이어가는 등 코스닥의 주도 테마가 사라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기성 자본이 몰리면서다. 티디에스팜의 상장 당일 총 거래대금은 1조 2225억원으로 SK하이닉스(8691억원)나 삼성전자(6104억원)보다 많다. 상장일에 주가가 요동쳤던 M83(476080)의 경우 2조 2943억원으로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25%가량을 차지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수요예측 과열 경쟁으로 희망밴드를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가 확정되는 경우가 늘면서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수익을 거두려는 기관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확정 공모가만으로는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경쟁률이나 의무보유확약비율 등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4.08.27 I 이정현 기자
"대부업 설립 쉽고 불법 걸려도 벌금형…日처럼 등록요건·처벌 강화해야"
  • "대부업 설립 쉽고 불법 걸려도 벌금형…日처럼 등록요건·처벌 강화해야"
  •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지난달 10일 인터넷 카페에서 대출을 원하는 피해자에게 접근해 쪽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출해 주고 매주 대출 원금의 5~10%의 이자를 받는 방법으로 영업하던 미등록대부업자 일당이 검거됐다. 급전이 필요해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을 통해 정식 대부업체에 접촉했을 때도 불법사채업체가 이들의 연락처를 알아내 연락을 취해 연 4000% 이상의 금리를 착취하는 사건도 많다고 한다. 이들 불법사채업자 중에는 ‘지인추심’, ‘성 착취 추심’과 같은 협박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등에게 대부사실을 알리겠다고 하거나 채무자의 나체 사진을 요구한 뒤 연체하면 지인들에게 퍼뜨리겠다고 협박하면서 추심하는 방식이다.◇대부업 최고금리 하락에 대출 줄여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사진=연합뉴스)불법사채가 늘어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시중금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연체율도 올라가면서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2금융권과 등록대부업계가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인 영향이다. 최근 3년간 서민금융업권의 신용대출 공급 추이를 보면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금융, 대부업체의 공급액이 급격히 감소했다. 2021년 중 48조원에서 2023년말 29조 6000억원으로 축소됐다. 2018년 12조원에 달하던 등록 대부업체의 신용대출액이 지난해 말 8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는 연 24%에 달하던 최고금리 상한이 2021년 7월부터 20%로 인하된 영향도 있다. 금리 상단이 내려오고, 하단의 조달금리도 상승하면서 대부업계는 수익성 악화, 신용리스크 등에 대비해 대출 규모를 줄였고 결과적으로 저신용 취약 차주들은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됐다.러쉬앤캐쉬, 산와대부와 같이 과거 업계 1위 업체가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지자 2020년을 전후로 시장을 떠났다. 남아 있는 대형업체들은 금융감독원 감독하에 있지만 수익성 악화로 대출행태를 담보대출이나 기존 고객 위주 영업으로 변경했다.◇대부업체 설립요건 이원화, 불법사채 부추겨대부업체 설립요건이 너무 쉽다는 것도 문제다.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금감원 산하 대형업체와 지방자치단체 등록 개인대부업체로 이원화돼 있다. 그런데 후자는 설립요건과 감독이 약하다. 지자체에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필요 자본금이 1000만원에 불과하고 18시간 교육이수로 대부업체를 차릴 수 있다. 금융업 경력도 요구하지 않고 고정 사업장을 요구하지만 현장실사도 하지 않아 페이퍼컴퍼니를 차리고 온라인상 광고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식당은 폐업하면 재개업까지 준비기간이라도 소요되지만 불법사채거래로 등록이 취소되더라도 다시 1000만원을 내고 신규로 등록한 뒤 온라인에서 영업할 수 있어 대부업 등록이 식당 개업보다 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1000만원짜리 등록업체라는 합법의 탈을 쓰고 인터넷 대부중개 사이트를 통해 불법사채가 횡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먼저 대부업체의 등록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도 현재 등록요건 강화를 고려 중이고 국회에 발의된 법안 중에는 최소자본금을 3억원으로 인상하거나 금융업체 근무 경력을 요구하는 법안이 있다. 불법사채업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단속되더라도 처벌이 실형이 아닌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다른 형벌보다 법원의 양형 기준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다. 감경이 대부분이고 실형 기간도 1년 안팎에 불과하다. 단속할 경찰 인력도 부족한데 설령 검거돼 재판에 넘겨져서도 실형 선고율이 3%이고 처벌도 약해 불법사채가 줄지 않는다.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채무자에게 빌려준 원금과 법정이자 20%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법이 보장하다 보니 ‘걸리면 중박, 안 걸리면 대박’이라는 조어까지 만들어졌다.◇日, 법령강화로 불법사채 줄여 이에 비상식적인 고리대금업은 반사회적 행위로 규정하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2008년 “불법사채는 위법한 계약이기 때문에 원금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불법사채는 본전도 못 찾는다’는 선례가 생겼다. 당시 1만개가 넘던 대부업체가 급격히 쪼그라들어 지금은 1500개에 불과하다.독일도 대출자의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 대출은 현저한 불공정행위로 판시하고 민법에서 계약 자체를 무효화해 원금 반환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 사례를 참조해서 대부업자 등록요건과 사후처벌(원금수취 무효)을 강화해 불법사채 발생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저신용자가 불법 사채에 내몰리지 않도록 법정최고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법정금리 인상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시장금리와 연동하자는 주장도 있다. 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를 위해 2016년 서민금융진흥원을 출범시키고 빠르게 대출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정부가 저신용자 대출의 주도자가 될 수는 없다. 예산을 써야하는 사안이고 대위 변제에 대한 책임 문제도 있다. 처벌강화만으로 해결하거나 법만이 능사가 아니다. 다방면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2024.08.27 I 최정훈 기자
'저신용자 구하기' 정책금융으론 한계…'페이데이론' 도입해야
  • '저신용자 구하기' 정책금융으론 한계…'페이데이론' 도입해야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최고금리가 20%로 인하한 뒤 사라진 대부업체 대출을 대신해 금융당국이 정책금융을 내놨지만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저신용자를 수용할 시장을 다시 살리기 위해선 한국판 ‘페이데이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26일 합법적인 대부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한국형 가계금융 전담 캐피털사를 설립해서 대형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중 일부를 저신용자 신용대출전담기관으로 양성하는 방안이나 한국판 페이데이론(payday loan)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부터 최대 100만원 한도의 소액생계비 대출을 운용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신용등급 하위 20% 저신용자에게 최고 연 15.9%의 금리를 적용한다. 최고금리를 20%로 인하한 뒤 저축은행뿐 아니라 대부업체도 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정책금융으로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소액생계비 대출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약 18만명의 저신용자가 대출을 받았다. 총 대출액은 1403억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7만원으로 한도 100만원의 절반 수준으로 생계비 명목의 소액 급전 수요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소액생계비 대출 관련 예산은 1000억원으로 밀려드는 수요에 조기 소진이 예상된다.폭발적인 급전 수요와 비교하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고금리가 계속 인하하면서 시장에서는 관련 대출이 사라졌고, 정부가 이를 감당하기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최고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한 번도 금리를 상향한 적이 없는 우리나라에선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따라서 대안으로 미국의 ‘페이데이론’를 참고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은 급여를 1~2주 단위로 지급하기 때문에 급여일에 맞춰 급여 이하의 대출을 내주면서 일정 금리를 적용한다. 주별로 페이데이론 최고금리 기준이 다르지만 30일 이내·500달러 이하 대출에 연 36%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이에 우리나라에선 최저임금에 맞춰 200만원 이하의 대출에 연 20% 이상의 금리를 허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재 대부업 시행령상 최고금리는 20%지만 법령상 최고금리는 27.9%인 만큼 페이데이론에 한해 법상 최고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200만원을 대출로 받았다면 연 이자액은 종전 41만 2000원에서 57만 4000원으로 16만원 늘 수 있다. 이는 월 1만원 수준으로 증가해 불법 사금융에 비해 큰 부담은 아니라는 설명이다.금융권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공급자들은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시장에서 영업을 포기하고 저신용자들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자가 오르더라도 저신용자가 제도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2024.08.27 I 최정훈 기자
박스권 증시 뚫는다…실적 개선되는데 저평가된 종목은
  • 박스권 증시 뚫는다…실적 개선되는데 저평가된 종목은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박스권 갇혔다. 이에 상대적으로 실적 상향이 기대되면서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 3곳 이상에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실적 컨센서스(전망치)가 있는 코스피 기업 중 영업이익이 3개월 전 대비 상향된 종목은 83곳으로 집계됐다. 83곳의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향 상위 30곳의 목표주가와 현재주가(23일 종가 기준) 간 평균 괴리율은 31.8%를 기록했다. 괴리율은 증권사에서 12개월 후 예상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차이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지표로, 괴리율이 클수록 주가가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괴리율이 가장 큰 종목은 롯데관광개발(032350)이었다. 롯데관광개발의 주가 괴리율은 97.3%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종가(9060원) 대비 증권사가 추정한 목표주가는 1만 7875원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났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에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간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카지노 방문객 수가 3만 4000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며 “9월 추석 연휴와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까지 예정돼 3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괴리율이 두 번째로 큰 종목은 한미반도체(042700)였다. 한미반도체의 목표주가는 20만 6667원으로 지난 23일 종가(11만 7800원)와의 괴리율은 75.4%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한미반도체는 최근 엔비디아를 필두로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고점론이 부상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실제 지난 6월14일 19만 6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가 현재는 11만원대로 수직 낙하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용 ‘듀얼 TC 본더’ 장비 납품이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비에이치(090460)도 괴리율이 51.1%로 높은 편에 속했다. 비에이치의 지난 23일 종가(2만 800원)와 목표주가 3만 1423원은 50% 이상의 차이가 났다. 비에이치 역시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기술주 부진 여파에 주가가 약세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스마트폰 부품 공급 확대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구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외에도 SK오션플랜트(100090)와 삼양식품(003230)은 괴리율이 큰 종목 4위와 5위를 각각 기록했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 23일 종가(1만 4280원) 대비 목표주가가 2만 1450원으로 50.2%의 괴리율을 기록했다. SK오션플랜트는 올해 4분기 대만과 국내 해상풍력 수주가 집중된 점이 매수 포인트로 손꼽힌다. 삼양식품(003230)의 목표주가는 74만 2727원으로 23일 종가(50만원) 대비 48.5%의 격차를 나타냈다. 삼양식품은 1분기 호실적 발표 후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근 부진한 라면 수출 데이터 발표로 고점 대비 30%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매출 성장률이 기존 수출 데이터를 웃도는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품 판매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매출이 늘며 실제 매출 성장률과 수출 데이터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반기 매출 성장률은 수출 데이터 대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27 I 김응태 기자
불법사채 피해 키운 최고금리 인하, 또 발동 건 野
  • 불법사채 피해 키운 최고금리 인하, 또 발동 건 野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최고금리가 20%로 낮아진 이후 저축은행뿐 아니라 서민금융의 마지노선인 대부업계까지 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줄이면서 불법 사채가 활개를 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최고금리 인하를 강행한 결과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또다시 최고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은 최고금리 20% 이상의 이자도 감내하겠다는 실정이지만 최고금리 인하 탓에 역마진을 우려한 대부업체는 대출을 걸어 잠그거나 폐업에 이르고 있다. 대부업계는 물론 금융당국, 학계에서 법정 최고금리를 현실화해 대출 물꼬를 터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포퓰리즘에 빠진 야당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26일 이데일리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우리나라 대부업계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사각지대가 워낙 넓어 불법 사금융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제도적 준비도 없는 (야당의)최고금리 인하는 불법 사금융이 활개칠 수 있는 기반만 마련할 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한 교수는 “이자가 오르더라도 저신용자가 제도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합법적인 대부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신용자를 수용할 시장을 다시 살리기 위해선 한국판 ‘페이데이론’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 교수는 대부업체 설립요건이 너무 쉬운 데다 관리·감독도 이원화돼 있어 불법 사채를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금감원 산하 대형업체와 지방자치단체 등록 개인대부업체로 이원화돼 있다”며 “불법사채거래로 등록이 취소되더라도 다시 1000만원을 내고 지자체에 신규로 등록한 뒤 온라인에서 영업할 수 있어 불법사채가 횡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상담·신고된 불법 사채 피해 건수는 623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5월 기준으 지난 5년 중 최대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야당에서 다시금 최고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법안을 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법정 최고금리를 15%까지 낮추는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고금리에 허덕이는 서민을 보호한다는 취지지만 법정 최고금리를 더 낮추면 서민의 불법 사채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2024.08.27 I 최정훈 기자
1380원이 1320원으로…원화강세 시대, 주목할 종목은
  • 1380원이 1320원으로…원화강세 시대, 주목할 종목은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9월 금리인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달러 가치가 내려가고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138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1320원까지 내려오자 시장은 ‘원화 강세 수혜주’에 베팅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원화 강세 수혜주로 항공이나 조선, 정유주는 물론 은행주까지 지목하고 있다.◇미끄러지는 달러 가치…항공·정유주 날았다2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0원 내린 132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만 해도 1달러는 1383.80원 선에서 움직였지만 이제 1300원선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9월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며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시장은 항공과 정유, 여행, 조선업종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항공사들은 보통 항공기를 달러로 대여하고 항공유 역시 달러로 구매한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비용 부담을 가장 덜 수 있는 종목이다. 이날 진에어(272450)와 티웨이항공(091810)은 각각 8.95%, 7.28% 오르며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항공사의 연료비는 예상치보다 2%가량 감소할 것”이라며 “달러 결제 비중이 큰 정비비용이나 리스료, 공항 관련비도 줄일 수 있으며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비용 감소 효과는 3분기보다 4분기에 두드러질 것”이라고 기대했다.조선업 역시, 달러가 약하고 원화 가치가 오르면 선박 수주에 유리하다. 정유와 유틸리티 업종도 원료인 원유를 구매할 때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수혜를 입는다. 특히 이날 정유주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까지 고조되며 한국석유(004090)가 3.81%, 흥구석유가 6.91% 오르는 등 급등세를 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은데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은행주·달러 인버스 ETF도 눈길은행주 역시 원화 강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 중 하나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해외 지분법 주식 외화 환산액이 발생하고, 순이자마진(NIM) 역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은행주는 원·달러 환율 하락 시기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초과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왔는데 이번에는 환율 하락이 보통주 자본(CET 1) 비율 개선에 따른 밸류업 모멘텀까지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는 과거보다 더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KB금융(105560)과 신한지주(055550)는 각각 1.96%, 2.33%씩 상승했다.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할 만하다. 달러가치가 하락할 때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KODEX 미국달러 선물 인버스2X’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8.51%에 달한다. 특히 기관은 최근 한 달간 이 ETF를 368억원 담으며 달러 가치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RISE 미국달러 선물 인버스’ 역시 같은 기간 4.61%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가치가 다시 방향을 틀어 급등세를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달러 가치 하락 속도가 서서히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역시 1300원 초반에서 바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 완화 정책 속에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대중 제제 가능성 등 통화·재정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경기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의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역시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연말까지 국내 기준금리 인하 폭은 주요 신흥국 중 가장 클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부근에서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8.27 I 김인경 기자
중소·중견 반도체기업 지원 사각지대 해소…투자활성화 기대
  • 중소·중견 반도체기업 지원 사각지대 해소…투자활성화 기대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반도체업계에선 반도체 중고장비 관련 세액공제 혜택을 명시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안(반도체특별법) 통과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들에 대한 유일한 핀셋 지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중고장비에 대한 세액공제가 현실화할 경우 기존 장비 구입비용을 덜고 신사업 투자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반도체 중고장비에 대한 세액공제 조항을 명시한 반도체특별법을 발의했다. (사진=고동진의원실)◇“장비 구입 부담 컸으나 세엑공제 혜택서 쏙 빠져”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메모리반도체와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등 고부가 제품 생산을 위해선 첨단 장비가 필요한 반면 DDI(디스플레이구동칩)이나 PMIC(전력관리반도체), CIS(CMOS 이미지센서) 등 범용제품의 경우 시중의 중고장비를 통해서만 생산이 가능하다. 현행법은 새 장비에 대해서만 구매시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을 사업화하는 시설에 대해 통합투자세액공제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중고품 등에 의한 투자는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반도체특별법 내 중고장비 세액공제 조항은 반도체 중견·중소기업의 유일한 지원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A사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등 레거시에서 반도체 제품을 주로 생산하다 보니 중고장비를 주로 구매하거나 기존에 쓰던 장비를 고쳐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법 시행 후 세액공제 대상으론 웨이퍼를 씻고, 얇은 막을 입히는 세정·증착 장비 등 반도체 8대 공정에 쓰이는 중고장비다.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DB하이텍(000990)과 SK하이닉스(000660)의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키파운드리와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업체들이 꼽힌다. 또 B사 관계자도 “그간 대기업의 경우 조특법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으며 연구기관은 무상으로 장비를 제공받는다”며 “중견·중소기업만 혜택 대상에 벗어나 있었는데 이번 법 시행은 반도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생태계를 강화하는 핀셋 지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SK키파운드리 직원들이 8인치 웨이퍼 공정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키파운드리)◇“시장 회복 중…세액공제 힘입어 투자 활성화 기대”국내 파운드리 업체들이 구입하는 중고장비 규모는 업계 내 영업기밀인 만큼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1년에 3000대 상당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업들이 세액공제를 받게 되면 더 많은 장비를 살 수 있을 것이고 장비를 늘림으로써 더 많은 제품 생산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또 다른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을 포함해 차량, 가전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8인치 파운드리에 대한 시장 회복도 감지되고 있어 세액공제에 힘입어 장비 투자를 늘린다면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앞서 8인치 파운드리는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초호황을 누리다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부진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C사 관계자는 “펜데믹 때 반도체 수급난을 맞자 장비 구매 확대를 고민하기도 했다”며 “사양산업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회복 전망이 감지되면 장비 구매를 늘릴 수 있으며 세액공제 혜택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기존 구매한 장비에 대한 세액공제 소급 적용도 필요하다고도 목소리 냈다.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고장비 세액공제를 담은 반도체특별법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세부 조항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2024.08.27 I 최영지 기자
미래에셋 런던 "국내법 갖추면, 가상자산 ETF 마켓메이킹사업 추진"
  • [단독]미래에셋 런던 "국내법 갖추면, 가상자산 ETF 마켓메이킹사업 추진"
  • [런던=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Market Making) 사업과 마켓메이킹 사업에 주력하고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사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2년 내에 종합 증권사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김승욱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장은 최근 영국 런던 현지에서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확장으로 투자자와 상품,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졌다”며 “종합증권사로서 모든 사업 분야를 현지에서 영위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승욱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 법인장. (사진=미래에셋증권)김 법인장은 지난 2017년 런던법인장으로 부임해 8년째 수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 법인장의 부임 후 8년의 세월 동안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첫 부임 당시만 해도 런던법인은 자본금 6500만달러, 총직원 13명인 조직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자본금은 2억9500만달러, 직원수는 45명까지 확대됐다.자본금과 직원의 증가는 곧 사업 영역의 확장을 뜻한다. 런던법인은 사업 초기만 해도 기업금융(IB) 사업에 주력했다. 글로벌 주요 사모펀드(PEF)와 인수금융을 사업부터 전개했다. 이후 S&T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엔 유럽 ETF 시장조성 전문회사인 GHCO를 인수하면서 ETF 시장까지 손을 뻗었다. GHCO는 블랙록, 뱅가드 등 18개 ETF 운용사와 2000여개 ETF 종목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GHCO를 인수한 지 1년의 흐르면서 사업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GHCO는 마켓 메이킹 시스템 중 하나인 장외협의매매(RFQ·Request For Quotation)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지난 4월에 론칭했다. 유럽에는 ETF 거래 80%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큼, 자동거래 시스템보다 RFQ 시스템을 활용하는 거래가 많다. 김 법인장은 “RFQ 시스템이 안정화하면서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비용적인 부분도 효율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마켓메이킹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ETF 시장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파생상품 등까지 마켓메이킹 사업 영역을 넓혀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복안이다. GHCO는 미래에셋증권에 인수되기 전 가상자산 마켓메이킹 사업을 영위했지만 한국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부재하면서 현재 사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최근 한국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가운데, 추후 가상자산 마켓메이킹 사업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면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법인장은 “GHCO는 애초 가상자산 마켓메이킹에 대한 플랫폼과 거래시장 시스템을 모두 갖고 사업을 진행했지만, 미래에셋증권 인수 후 사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추가적인 자산에 대해 마켓메이킹 사업을 하면 더 많은 기회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현지화 전략도 구체화하면서 사업 진척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홍콩법인에 글로벌심사팀을 구축해 ‘사업 절차를 단순화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법인에 마련된 글로벌심사팀에 글로벌 법인 사업에 대한 심사 권한을 위임해 해외 현지 눈높이에서 사업을 심사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했다. 런던법인은 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통해 유럽 내 종합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김 법인장은 “향후 사업 확장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종합증권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4.08.27 I 김응태 기자
규제가 발목?…가상자산법, 시장 활성화 기반 됐다
  • 규제가 발목?…가상자산법, 시장 활성화 기반 됐다
  • [파리=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법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 Regulation)를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시장에선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카 규정을 충족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등장하며, 규제가 시장에 안착하고 가상자산 시장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시각이 확산하면서다.유럽 내 전문가들은 가상자산법 시행으로 법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시장 건전성이 제고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 유럽 시장에서 가상자산 투자가 이전보다 활성화하고, 이는 다시 서비스 발전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한국도 가상자산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선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세계 첫 가상자산법 시행’ 유럽 가보니…“투자 활성화 기대”유럽연합블록체인협의체(INATBA·이나트바) 산업블록체인태스크포스(IBTF) 공동의장을 맡은 아자트 베굼 B. 라잔은 프랑스 파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서클과 같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잘 알려진 외국기업이 미카 규제를 준수하면서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이는 다른 경쟁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부터 유럽에 대한 추가 투자를 유치할 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사용 증가를 통해 가상자산의 대량 매매를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6월30일 미카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유럽에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이 규정을 준수한 업체로 최초 승인을 받았다. 서클은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 ‘EURC’,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 등을 발행한 회사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 화폐와 일대일로 가치가 고정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8월26일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17조원(1639억달러)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서클이 유럽 시장에서 미카 규제를 준수하는 회사로 라이선스를 획득하면서 시장에선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클의 USDC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할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은데,이 같은 핵심 기업이 비교적 까다로운 미카 규제를 충족하려는 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미카는 가상자산을 자산준거토큰(스테이블코인), 이머니토큰, 유틸리티토큰 등 유형별로 차등화된 규제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가상자산 발행사들은 백서를 비롯해 준비금, 발행 등과 관련한 공시 항목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EU 회원국에서 법인을 설립해야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자산준거토큰 및 이머니토큰 관련 규정은 지난 6월30일부터 우선 시행됐으며, 나머지 유틸리티토큰에 관한 규정은 올해 12월 말부터 순차 적용된다. 지급결제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 투자자 보호가 중요한 자산준거토큰 등에는 복잡한 규제 요건을 적용하는 반면, 유틸리티토큰에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해 시장 진흥과 안정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블록체인 교육도 촉진할 것…한국도 현명한 규제 필요” 유럽에선 이 같은 가상자산법 시행은 유럽 가상자산 투자를 이끄는 촉진제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규제 시행으로 가상자산의 무결성을 확보하면서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 한층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유럽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상품에 투자가 분산돼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자트 베굼 B. 라잔 유럽연합블록체인협의체(INATBA) 산업블록체인태스크포스 공동의장은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알려진 서클이 미카 규제를 준수하면서 유럽에 추가 투자가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응태 기자, 통역=박자현)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이 활성화하며 교육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라잔 공동의장은 “블록체인과 기타 신흥 기술이 향후 몇 년 안에 교육 부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로 발생하는 혼란을 탐색하면서도 분산형 사고방식이 자리 잡는 것은 결국 기술적 변화를 수용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국 역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제도권 편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잔 공동의장은 “한국이 가상자산 발행과 거래를 규제하는 포괄적인 프레임 워크를 제정한다면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산 및 법적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현명한 규제를 제정하면 업계 관계자의 규정 준수 수준이 높아져 결국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 혁신 능력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4.08.27 I 김응태 기자
가상자산 탈세 잡는 OECD…최상대 대사 "조세 투명해질 것"
  • 가상자산 탈세 잡는 OECD…최상대 대사 "조세 투명해질 것"
  • [파리=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2027년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 체계(CARF·카프)를 가동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차질 없이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최상대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한민국대표부 대사. (사진=주OECD 대한민국대표부)최상대 주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사는 오는 2027년 카프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OCED 국가들과 공조해 법과 시스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프는 가상자산 역외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교환하는 시스템이다. 가상자산사업자가 비거주자의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국가 관세 주무관청에 보고하면, 이를 다시 OECD 공통전송시스템에 입력해 국가 간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최 대사는 “올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카프와 관련한 법령 체계를 정비하고, 내년과 2026년에는 국세청이 정보 체계를 정비한 뒤 이듬해 예정대로 카프 체계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한국은 지난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48개 국가와 함께 카프 이행을 위한 공동성명 발표에 참여한 이후 카프 체계 이행을 위해 주요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 최 대사는 카프 구축 이후 가상자산 조세 투명성이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 역외 탈세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카프 시스템이 마련되면 체계적으로 탈세를 바로 잡고, 과세 정보가 한층 투명해질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가상자산 시장 질서 안정을 위해 카프 구축 시기에 맞춰 가상자산 세금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애초 부과 시점보다 2년 뒤인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세금 부과가 시행될 예정이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 대여 시 발생한 소득 중 250만원의 공제액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의 세금을 부과한다.최 대사는 카프 체계 구축을 비롯해 OECD 내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OECD에서 한국이 디지털금융 확산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며 “OECD와 협력을 통해 디지털금융을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지난 2023년 9월 제13대 주OECD 대사로 부임했다. 대사 부임 이전에는 기재부 제2차관 등을 역임하는 등 30년간 기획재정부에서 몸담아 재정 및 예산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최 대사는 OECD에서도 이 같은 영향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300개 이상의 OECD 내 위원회(Substantive Committees)를 평가하는 평가위원으로 선정됐다. 이는 한국에서 부임한 주OCED 대사 중 처음이다. 최 대사는 임기 내 주요 의제를 발굴해 OECD와 한국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대사는 “올해 OECD 대한민국대표부가 중점적으로 관심을 둘 의제로 인공지능(AI), 기후변화, 개발협력, 인구감소 대응, 삶의 질 등 6가지를 선정했다”며 “6대 의제 중심으로 한국 정부의 지원과 OECD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프로젝트를 론칭해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4.08.27 I 김응태 기자
"규제가 시장 만들었다"…세계 첫 가상자산법 시행 유럽 가보니
  • "규제가 시장 만들었다"…세계 첫 가상자산법 시행 유럽 가보니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유럽연합(EU)의 세계 첫 가상자산법 ‘미카’(MiCA·Market in Crypto Asset Regulation) 시행 첫날 시장은 반신반의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최초로 만들어진 가상자산 규제가 자칫 시장의 발전을 옥죄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그러나 법안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난 유럽 현장은 애초 제기했던 우려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규제를 충족한 주요 업체가 등장하며 제도가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유럽금융시장협회(AFME) 본사. (사진=김응태 기자)유럽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미카 시행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코 첸(Coco Chen) 유럽금융시장협회(AFME) 기술및운영(Technology & Operation) 이사는 영국 런던 현지에서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카가 가상자산을 규제의 범위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금융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규제 대상이 된 금융기관은 암호자산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그는 이어 “미카의 도입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자산의 보관, 뱅킹 서비스 등 기존 금융 기관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미카는 가상자산을 자산준거토큰(스테이블코인), 이머니토큰, 유틸리티토큰 등으로 나눠 규제를 적용한다. 가상자산 발행사들은 준비금 확보, 발행 및 유통 등과 관한 공시 항목 요건을 갖춰야 한다. 지급결제 용도로 사용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높은 기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등 차등화한 규제를 적용해 시장 발전과 건전성 제고를 함께 추구한다.코코 첸(Coco Chen) 유럽금융시장협회(AFME) 기술및운영(Technology & Operations)부문 이사.(사진=AFME, 통역=이희찬)최근에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이 미카 요건을 충족하는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유럽이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관측되자 미국, 일본 등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등과 관련한 가상자산법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한국은 지난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시행했지만, 가상자산의 유통과 발행 등이 내용이 담기지 않아 실질적인 규제가 부재한 상태다. 우리나라도 발 빠르게 입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4.08.27 I 김응태 기자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3000가구 미분양 '평택 화양지구'
  •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3000가구 미분양 '평택 화양지구'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도내 ‘미분양관리지역’인 이천, 안성보다도 상황이 안 좋은 지역, 바로 평택이다. 특히 대규모 공급이 이뤄진 화양지구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줄어드는 부동산 공급상 미분양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고 내다봤다.(그래픽=이미나 기자)◇평택 미분양, 경기도 전체의 33% 차지26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평택의 미분양은 3289가구(6월 말 기준)다. 이는 경기도 전체 미분양(9956가구)의 33%나 되는 숫자다. 미분양관리지역인 이천(1405가구), 안성(1274가구)과 비교해 봐도 높은 숫자다. 평택은 미분양관리지역 요건 중 하나인 ‘공동주택재고수 대비 미분양세대수 2% 이상’에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지역으론 지정되지 않았다. 평택의 공동주택 재고 수는 21만 3895가구로 미분양가구는 1.53% 수준이다.평택의 미분양을 이끄는 것은 민간주도 도시개발사업지 중 역대 최대 규모라 불리는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이 꼽힌다.현재 평택 개발은 크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지어지고 있는 선호지역인 ‘고덕’과, ‘브레인시티’(도일동) 등 동평택과 ‘화양지구’(서평택)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현덕면 화양리에 위치한 화양지구는 약 279만㎡ 면적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279만 1195㎡)과 맞먹는 규모로, 평택항 산업단지를 배후로 하고 있다.문제는 하반기 서해선 안중역 개통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호재가 없다는 것. 반면 공급은 과하다. 당장 올해만 ‘신영지웰 평택화양’(6월, 992가구 모집),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5월, 746가구),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2차’(4월, 369가구),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3월, 832가구) 등이 쏟아졌는데 경쟁률 1을 넘는 단지가 전무했다.◇동·호수 정할 수 있는 선착순 분양 남아심지어 청약에 단 21건(신영지웰 평택화양), 29건만(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 지원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분양가(전용면적 84㎡ 기준) 4억 5000만원~4억 7000만원을 수요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역에서는 1000만원에서 3000만원에 달하는 ‘마이너스피’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업계에서는 총 사업 규모만 482만 1430㎡에 달하는 브레인시티 분양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목소리다. 브레인시티는 지난해 3680가구에 이어 올해 지금까지 3162가구(평택 브레인시티 5BL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1182가구,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1980가구)의 물량이 쏟아졌다.다만 흥행에 실패했다고 분양까지 완전 실패한 것은 아니다. A시행사 관계자는 “화양지구는 어차피 경쟁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청약통장을 쓰지 않는다”면서 “이보단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는 선착순 분양이 중심이다”고 말했다. 실제 A시행사는 견본주택 계약기간을 1년 6개월로 삼았다. 통상 한 달 이내 문을 열고 닫는 서울 인접 지역 견본주택과는 다른 모습이다.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은 “화양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평택(고덕)과는 다르다”면서 “가격이 주변 시세에 비해 높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해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 내다봤다.다만 장기적으로는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사실 미분양 3000가구는 대형 아파트 단지 하나 정도”라면서 “현재 미분양 문제는 외곽지역 시장 회복이 안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줄어드는 공급량을 본다면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8.27 I 박경훈 기자
"금리인하, 모두에 호재 아닐 수도"…유동성 확대에 ‘닥·소·성’ 주목
  • "금리인하, 모두에 호재 아닐 수도"…유동성 확대에 ‘닥·소·성’ 주목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전환시기가 도래했다”며 시장이 그토록 기다렸던 금리 인하 신호를 던졌지만, 막상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하고 유동성이 늘어나며 증시가 상승하리라는 기대와 상반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과거 금리 인하 초기 국면에서는 증시가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들어 이를 반영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금리 인하 초기에는 통상 코스닥과 중소형주, 성장주가 코스피와 대형주, 가치주에 비해 강세를 나타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2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신호를 나타낸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한국 증시는 코스피가 0.14%, 코스닥이 0.84%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증시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07년과 2019년 금리 인하 시기에는 증시가 하락했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동시에 상승한 것은 2008년과 2020년 등 두 차례에 불과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시장에서는 증시 부진의 원인을 원화 강세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둔 반도체 테마의 부진으로 손꼽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2700선이 변곡점이나 저항선으로 금리 안도감으로는 넘어서기 어려운 상황이며 2650선을 전후해 지지력 테스트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모두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한 일부 테마에서 다른 투자처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어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리 인하는 경기 부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투자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리 인하 시 오히려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동성 확대 우려에도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시장의 유동성 증가에 대한 기대는 크다. 파월 의장이 ‘빅 컷’(50bp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도 열어놓은 만큼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확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위험자산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랠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가정하에 연준의 금리 인하가 9월 이후 25bp씩 세 차례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금리 인하 초기 국면에 먼저 움직일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면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부보다는 업종이나 종목의 펀더멘털에 더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인 건설 섹터의 GS건설(006360)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강세를 이어간 게 대표적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려할 요소들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은 건설업종의 확실한 모멘텀”이라며 “종목별 주가 상승폭은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개선 중”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코스피 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가치주보다는 성장주를 중심으로 수급이 먼저 유입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염동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과거 금리 인하 초기 국면에서는 실제로 주가 흐름으로 나타난바 있다”며 “이번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중소형 성장주에서 기회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8.27 I 이정현 기자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효과적 금융정책
  • [목멱칼럼]주택담보대출 증가와 효과적 금융정책
  •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속도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전체 주담대 잔액은 1092조7000억원으로 1분기 말에 비해 16조원 증가했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속도는 점차 가팔라지고 있는데, 올해 5월 이후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5조원이 넘는 증가속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 주담대의 빠른 증가는 국민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선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고가의 주택 구입을 위해 대규모 빚을 내야 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주담대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간에는 등식이 성립한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전국 부동산 거래액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거래증가는 자연스럽게 주택 가격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는 고점을 기록했던 2022년초 매매가격지수의 92% 수준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주담대는 현재 부진한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규모가 큰 대출인 주담대 증가는 상당기간 가계의 이자 지급 및 원금 상환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져 가처분 소득을 줄이게 된다. 가계의 소비 여력을 축소시켜 내구재 등 고가의 소비지출 감소가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승용차 및 의류 등 재화 소비 부진이 지속돼 민간소비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감소한 상황이다. 양호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민간소비 및 투자 부진 여파로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월 대비 0.2% 역성장했다. 다행히 정부도 주담대 증가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주담대 증가속도 억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주담대 억제를 위한 정책 시행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선 효과적인 주담대 공급 및 수요 억제정책의 병행이 필요하다. 지난 2022년 초 시행된 대출총량제는 오히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을 불러왔고 차주의 이자비용 증가로 대출 부실화를 초래했다. 이는 은행별로 상이한 자본확충 수준에 상관없이 일률적인 대출 총량 축소를 요구한 규제 여파로 오히려 은행은 이자이익 보전을 위한 영업전략을 택했다. 즉, 대출공급 축소에 따른 영업수익 감소에 대비해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은행 스스로 주담대 공급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주담대에 대한 경기 대응 완충 자본제를 강화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즉, 주담대 시행 시 은행에 1% 이상의 요구자본을 추가로 부과함으로써 은행 스스로 주담대에 대한 대출공급을 줄이는 대신 기업대출은 늘려 수익을 보전하는 영업전략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은행대출 행태를 연구해온 필자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국내 은행들은 주담대에 대한 요구자본 증가 시 중소기업 대출 등 기업대출의 비중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또한 주담대 수요 억제 측면에서 효과적 금융정책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조기 시행 및 강화이다. 스트레스 DSR는 주담대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한도를 산출함으로써 차주의 대출수요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DSR 시행 시 필요한 경우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내달 스트레스 DSR의 2단계 시행에 이어 2025년 초에는 3단계로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100%가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주담대의 빠른 증가속도를 고려하면 스트레스 DSR의 단계별 시행을 좀 더 앞당기고 가산금리 부과 수준을 높여야 한다.한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향후 주담대 증가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부의 주담대 억제를 위한 일련의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게 될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은 지난해 초 이후 1년 7개월간 기준금리를 현 3.5%로 동결하면서 사실상 주담대 급증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 연준이 해당 기간 동안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한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오랜 기간 기준금리가 동결되며 국내 시장금리는 사실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참고하지 않고 미국의 국채금리를 반영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점차 물가수준이 잡혀가는 등 긴축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낮아진 미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최근 국내 시장금리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고정금리형 또는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은행채(AAA) 5년물, 코픽스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7%포인트, 0.4%포인트 하락하면서 차주의 대출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행의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는 현재 높은 수준의 물가를 자극하고 주담대 증가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금융당국은 주담대 공급 및 수요 억제를 위해 앞서 언급한 정책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
2024.08.27 I 정병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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