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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aily리포트)절반의 성공, 이라크 총선
-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라크 총선이 끝났습니다. 사담 후세인의 30년 독재와 미국과의 전쟁을 겪은 이라크가 근대국가 수립 85년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선거를 실시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라크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끊이지 않는 유혈 테러, 총선으로 격화된 이라크 내 종파·민족 간 갈등, 미국과의 관계설정 문제와 걸프만 내 역학관계 등이 이라크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국제부 하정민 기자는 이번 이라크 총선은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며 이라크에 평화가 찾아오려면 길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총 275명의 입법 의원을 뽑는 이라크 제헌 총선이 비교적 순조롭게 끝났습니다. 무장세력의 공격과 자살폭탄 테러가 끊이지 않았지만 선거 일정 자체에는 큰 타격을 주지 못했습니다. 1400만명의 이라크 유권자 중 800만명 정도가 투표에 참가해 60% 정도의 투표율을 보인 것도 고무적입니다. `자유의 확산`을 집권 2기의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총선 실시에 누구보다 깊은 관심을 보인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라크 총선은 분명한 성공이었다"며 반색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것 만으로 이라크 총선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엔 이라크가 처한 현실이 녹록치 않습니다. 이번 총선으로 이라크 내 내분 양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점이 가장 우려할 만 합니다.
현재 이라크 전체 인구는 2440만명 정도로 시아파가 60%, 수니파가 20%, 쿠르드족이 20% 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적으로는 다수지만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으로부터 혹독한 탄압을 받았던 시아파는 미국이란 "외세"의 힘을 업고 권력을 쟁취했습니다. 총선을 통해 시아파 중심 정권이 탄생할 것이란 점은 이미 예상됐지만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종파간 갈등 양상을 볼 때 두 종파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란 평가가 많습니다.
이라크 선관위는 총선 전체 투표율이 60% 정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수니파 밀집 지역인 2개 주의 투표율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입니다. 팔루자, 라마디, 사마라 등 수니파 밀집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투표 참여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에서는 투표에 참여한 사람이 수 백명도 안 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사실상 수니파는 총선 참여를 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종파의 투표율을 감안할 때 실제 투표율은 60%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시아파들은 수니파를 정부, 의회 요직에 포함시키는 거국 연립 정권을 출범시키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아파가 실제로 수니파에게 권력을 나눠줄 지는 미지수입니다. 총리 직을 놓고 현재 시아파 내부에서 치열한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시아파 인사만 해도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 알 하킴 이슬람 혁명최고평의회(SCIRI) 의장, 자파리 임시정부 부통령, 압델 압둘 마흐디 재무장관 등 한 두명이 아닙니다.
이를 감안하면 수니파가 향후 권력구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 타당해보입니다. 수니파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고 차기 정부의 향후 정치 일정 추진도 타격받을 수 있습니다. 수니파의 반정부 정서에 무장세력의 테러가 결합할 경우 내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설정도 난제로 남아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자유와 독립을 확보해주겠다고 했지만 이것이 이라크 신임 정권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이라크 내 해외주둔 병력 철수 문제만 해도 아직 어떻게 진행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와중에 이라크 내 무장세력은 선거 이후에도 미군이나 이라크 정부군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중동 아랍국가 전체의 역학구도도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 아랍국가들은 이라크 총선으로 이란의 팽창, 쿠르드족 독립운동 자극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매우 경계하고 있습니다. 중동 유일의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이라크 내 시아파 집권으로 더욱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며 쿠르드족 위상 강화는 인접국인 터키와 시리아의 쿠르드족 분리독립 움직임을 자극할 것이란 논리입니다.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이라크와 인접 아랍국가의 관계도 과거보다 훨씬 껄끄러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총선으로 탄생한 이라크 의회는 헌법 제정 후 연말까지 또 한번의 총선을 실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니파의 거센 반발,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움직임, 민주화 도미노를 우려하는 인접 아랍국의 견제, 미국의 압박 등을 감안할 때 차질없이 일정이 진행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이번 총선으로 부시 행정부의 독단적 외교주의 노선만 더욱 강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입니다.
- (D+9)미, 12만명 증파..이라크, 도주 민간인에 발포
- [edaily 유용훈 국제전문기자] 이라크의 격렬한 저항으로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이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27일 12만명을 추가 파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개전 9일째인 이날 미국은 이라크 통신센터에 "벙커 버스터"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벙커 버스터"폭탄 사용
CNN에 따르면 미 전투기들이 28일 바그다드 시내의 통신센터를 파괴하기 위해 2기의 지하벙커 파괴용 정밀유도탄인 `벙커 버스터"를 투하했다. CNN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과 군간의 통신을 방해하기 위해 이 폭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연합군은 지상군의 바그다드 진군을 늦춘 채 나자프와 나시리아 등 이라크 남부지역 전선에서 이라크군과의 교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나시리아에서는 시가전이 벌어져 미 해병대원들이 실종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미 해병대가 나시리야 인근에서 이라크군 장성을 생포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 해병대는 이 장성을 나시리야 인근 그의 집에서 생포했으며 일부 서류도 함께 발견, 해병대가 조만간 서류의 내용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전 후 바스라에서만 116명 사망..미군 나자프에서 패해
이라크의 모하마드 사이드 알 사하프 공보장관은 28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군이 나자프 지역에서 패해, 이 지역을 봉쇄하는데 실패했다고 밝히고 전일 남부지역 전투에서 연합군의 탱크 및 장갑차 33대를 파괴하고 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이라크에는 대량 살상무기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이라크군이 갖고 있는 방독면은 일상적인 군 장비일 뿐이라며 연합군의 생화학 무기사용 가능성을 부인했다.
알사하프 공보장관은 개전 이후 바스라에서만 116명이 사망하고, 695명이 부상당했으며, 어제 바그다드 공습으로 7명의 시민이 죽고 9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나자프에서 최근 전투로 26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의 민간인이 다쳤으며, 바빌론에서는 26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부상당했고, 카발라에서는 11명이 죽고 28명이 다친 것으로 전했다.
◇미, 12만명 추가 파병
미국은 전쟁 장기화가 불가피 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상군 10만명 등 총 12만명의 병력을 이라크 지역에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미 4보병부대원 2만명이 수일내에 텍사스기지를 떠나 걸프만 지역을 향할 것이며 이와 별개로 미 지상군병력 10만명이 파견명령을 받았다고 미 국방성 관리들이 확인했다.이들은 다음달에 이라크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라크 민병대, 도주 시민에 발포
이라크 민병대가 바스라를 떠나는 주민 수천명에게 포격을 가하고 총을 난사했다고 영국군 대변인이 전했다. 걸프지역 영국군 대변인인 로니 맥커트 대령은 바스라 북부와 서부에서 주민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려 하자 이라크 민병대가 포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푸틴, 즉각적인 공격 중단 촉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의 가장 올바른 해결책은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당장 끝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틀안에서 정치적인 해결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의 즉각적인 이라크 공격 중지를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전쟁이 진행되면서 세계가 냉전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값-유가 상승세 지속...이라크전 장기화 가능성으로
이라크전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로 국제 금값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런던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온스당 331.45달러로 전장대비 2.15달러(0.7%) 올랐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이라크전이 길어질지도 모른다고 밝히면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자 런던 시장에서 금값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유가도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시장에서 장 초반 배럴당 87센트(3.2%) 오른 27.69달러를 기록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과 나이지리아 내전 등으로 유가가 큰 폭 오르고 있다며, 브렌트유가 이번 주 들어서 거의 14%나 상승, 주간 기준으로 98년 3월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5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도 시간외 거래에서 55센트(1.8%)가 오른 30.92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