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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3사 올림픽중계, 시청자 채널선택권 무시"
  • [edaily 백종훈기자] 방송위원회는 지난 8월13일부터 29일까지 방송 3사의 아테네올림픽 중계방송을 분석한 결과, 2개채널 이상 중복 중계시간이 하루 4시간반을 넘었다고 29일 밝혔다. 또 3개 채널이 동시에 같은 경기를 중계한 시간은 3시간12분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위는 경기 중계외에 195분짜리 개막식과 120분짜리 폐막식까지 포함하면 하루평균 3시간반동안 3개 채널이 중복됐다고 밝혔다. ◇ `중복 편성` `하이라이트식 편성` 방송위는 중복편성은 공통적으로 한국선수의 메달획득이 유망한 13개종목, 즉 핸드볼·축구·농구·하키·수영·유도·체조·사격·양궁·배드민턴·복싱·육상·역도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특히 태권도의 경우 한국선수가 출전한 전경기가 지상파방송 3채널을 통해 동시중계됐다고 지적했다. 방송위는 "아테네올림픽 중계방송은 양적으로는 방대했지만 중복·편중 편성으로 균형이 없고 빈약했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방송 3사가 4채널을 동원, 각 채널당 일평균 7.9시간을 올림픽 중계에 할애했지만 중복이 많아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이 제약됐다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2개채널 중복은 하루 4.64시간, 3개 채널 중복은 하루 3.2시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한 방송위는 요트, 소프트볼 2종목에 대한 중계 편성은 한편도 없었으며, 채널별로 4~10 종목에 대한 편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방송위는 전체경기중계물 대비 편성시간에 있어서도 종목별 편성격차가 심했다고 밝혔다. 전체경기중계물 대비 편성시간이 0.5%미만인 종목은 조정, 근대5종, 카누, 철인3종, 펜싱, 테니스, 싸이클 등 7종목이다. 한편 방송위는 방송 3사의 하이라이트식 편성을 비판했다. 방송위는 "타사와 종목과 경기를 나눠 중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경기를 편성하다보니 하이라이트식 혼합중계가 난무했다"고 꼬집었다. 방송위는 "하이라이트식 편성은 시청자가 경기의 결과 뿐 아니라 과정과 맥락을 이해할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평했다. 방송위는 "방송 3사가 방송법 제69조에 보장된 방송편성의 다양성과 균형성에 대한 책무를 소홀히 했다"며 "방송사가 시청자의 권리인 채널선택권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권리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 방송 3사 "서로 합의는 했지만…" 방송위는 "현재 방송 3사는 `방송 3사의 스포츠 중계 시행세칙`을 구두로 공유하면서 중복 편성과 관련해서도 서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방송위의 자료에 따르면 아테네 올림픽 기간에 방송3사는 공동중계권료 부담을 KBS, MBC, SBS(034120)가 `4대 3대 3`으로 부담키로 하고 공동취재장소 임대에 대해 합의했다. 또 방송위는 TV 3사가 출입기자 ID 카드 분배에 대해 KBS, MBC, SBS가 160장, 120장, 95장씩 분배키로 했으며 금메달 수상자 가족에 대한 독점 격리인터뷰 금지 등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하지만 이러한 실무적인 합의들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중계물 중복편성 방지를 위한 대책 합의는 구체적으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2004.10.29 I 백종훈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Who`s Your Daddy?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 시리즈 우승컵을 안았다. 86년만이다. 양키즈의 벽을 넘은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에서도 벗어났다. 올해 메이저 리그 포스트 시즌에서는 월드 시리즈보다도 라이벌 레드삭스와 양키즈 간의 게임이 야구 팬들을 열광케 했다. 지난 13일 찾아간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사진)은 무척 지저분했다. 평소 야구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숙적 레드삭스와의 경기를 놓칠 수는 없었다. 아메리칸 리그 챔피온 시리즈(ALCS) 2차전 티켓을 무려 액면가의 3배를 주고 샀다. 스타디움은 관중들로 만원이었다. 곳곳에 경찰이 서 있었지만, 양키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B` 자가 선명한 모자를 쓴 보스턴 팬들을 야유하며, 일방적으로 양키즈를 응원했다. 양키 골수 팬들은 보스턴 응원단에 대해 가차없이 욕설을 퍼부었다. 땅콩, 팝콘, 휴지 등이 쏟아지기도 했다. 평소 같았으면 큰 싸움이 날 정도로 심한 욕을 했다. 레드삭스(Red Sox)를 `Red Suck`이라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깜짝 놀랐다. `저렇게 욕을 해도 되나` 레드삭스 팬들은 웃으면서 그냥 넘어갈 뿐 대응을 하지 않았다. 양키 팬들로 포위된 상태에서 대응은 곧 싸움이다. 관중석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는 즉시 경찰들이 달려왔다. 양키즈와 레드삭스 경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격렬했다. 단순한 스포츠 게임이 아닌 것 같았다. 2차전 레드삭스의 선발은 페드로 마르티네즈. 이 친구는 지난해 ALCS에서 아버지 뻘 되는 양키즈의 투수코치를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쳐서 양키 팬들의 공분을 샀던 인물이다. 양키 팬들은 마르티네즈가 공을 던질 때마다 "Who`s your daddy!"라고 외쳤다. 메이저 리그에는 별도의 응원단이 없다. 관중들은 대형 전광판에 "야유를 퍼부으세요"라고 사인이 나오면 그에 맞춰서 소리를 질렀다. 2차전은 양키의 승리였다. 적진 보스턴에서 치뤄진 3차전은 19대 8의 대승이었다. 그러나 이후 내리 4판을 져서 양키즈는 `가을의 전설 ` 월드 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다. `야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라이벌의 전쟁을 지켜봤다. `미국인들에게 도대체 야구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또 `무엇이든 돈으로 연결시키는 미국인들이 어째서 프로야구 팀은 주식시장에 상장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야구, 메이저리그의 경제학은 가장 미국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비미국적이었다. ◇양키즈 vs 레드삭스 어디에나 라이벌은 있다. 그러나 양키즈와 레드삭스 같은 라이벌은 없다. 1920년 레드삭스가 베이브 루스를 양키즈에 팔아버린 이후 둘은 앙숙이 됐다. 이것이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다. 양키즈는 레드삭스가 월드 시리즈로 향하는 길목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선수들끼리 난투극을 벌이는 일도 허다하다. 지난해에도 두 팀은 ALCS에서 만나,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양키즈가 승리했다. 올해는 메이저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3대0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레드삭스가 3대4로 역전승을 거뒀다. 발목 부상을 입은 레드삭스의 에이스 커트 실링이 피로 붉게 물든 양말을 신고 역투하는 모습은 전율을 일으킬 정도다. 그런데 두 팀의 월드 시리즈 성적은 분명한 것을 보여준다. "부자 팀이 우승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양키즈는 39번 메이저 리그에 나가서 26번 우승한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의 명가다. 반면 레드삭스는 1986년 이후 18년만에 월드 시리즈에 진출했고, 1918년 이후 천신만고 끝에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양키즈의 한해 매출은 3억달러, 레드삭스보다 5000만달러가 많다. 올해 양키즈가 선수 연봉으로 쓴 돈은 1억8500만달러에 달한다. 레드삭스가 양키즈 다음으로 돈을 많이 썼다고 하는데도 양키즈에 비하면 6000만달러나 적다. 양키즈는 미국 최고 부자 야구단이다. 돈을 아끼지 않고 좋은 선수들을 끌어오니, 성적이 좋은 것이 당연하다. ◇Who`s your daddy? 마르티네즈가 등판했을 때 관중들이 "Who`s your daddy"라고 야유한 것은 상징적으로 양키즈라는 구단의 위상을 말해준다. 지난 9월 양키즈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마르티네즈는 "양키즈는 넘어설 수 없는 아버지같은 존재"라고 털어놨다. 그 이후 마르티네즈가 나올 때마다 "누가 네 아버지냐"고 야유를 하는 것이다. 마르티네즈의 고백은 사실 미국 야구 선수라며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양키즈가 배출한 걸출한 스타들을 영웅으로 생각하며 선수로 커 왔으니, 잠재의식 속에 양키즈는 모든 야구 선수들의 아버지인 셈이다. 그런데 양키즈는 물질적으로도 모든 야구 선수들의 아버지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펑펑 돈이 솟아 오른다. 현재 양키즈의 구단주 조지 마이클 스테인브레너3세는 1973년 단돈 1000만달러를 주고 CBS로부터 양키즈를 사들였다. 스테인브레너의 별명은 `보스(The Boss)`다. 그의 치세(?)에 양키즈는 9번 아메리칸 리그 챔피온이 됐고, 6번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는 단장과 감독을 멋대로 갈아치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뉴욕이라는 엄청난 야구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1996년 양키즈가 선수 연봉으로 쓴 돈은 6100만달러였다. 8년만에 연봉은 세배로 불어나 1억8500만달러가 됐다. 이 돈은 메이저 리그 연봉 하위 6개 구단 전체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2002년 양키즈의 연봉이 1억500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다른 구단들은 양키즈와의 `돈 싸움`을 포기하고 만다. 경쟁팀인 레드삭스는 양키즈를 `악의 제국(Evil Empire)`이라고 비난했다. 양키즈가 돈의 힘으로 우수 선수를 싹쓸이 한다는 것. `보스`가 이처럼 다른 구단을 압도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때문에 뉴욕시가 벌어들이는 세수는 85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메이저 리그 8개 구단의 입장료 수입과 맞먹는다. 입장료 외에 각종 프랜차이즈 상품, TV 방송 중계료 등을 감안하면 양키즈는 화수분이나 마찬가지다. 야구의 상징인 양키즈가 훌륭한 선수를 뽑고,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뉴욕시민, 나아가 전 미국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일종의 의무라는 것이 `보스`의 생각이다. 이 의무를 다하기 위해 양키즈는 얼마든지 돈을 써도 좋다. 양키 팬들은 열광하고, 미국도 따라서 열광한다. 양키즈의 이런 철학에 비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돈을 쓴 만큼 성적이 좋지 않다거나, 왜 메이저 리그 우승이 이렇게 뜸하냐는 것. 양키즈가 선수들 몸값을 너무 올려놔서 다른 팀들의 전력 보강이 쉽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양키즈의 이같은 `제국주의적` 투자는 이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월스트리트 투자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마이클 루이스의 책 `머니 볼(Money Ball)`은 값싸지만, 재능이 뛰어난 무명 선수를 영입해서 훌륭한 메이저 리거를 만든 후 비싼 값에 다른 구단으로 되파는 오클랜드 에스레틱스의 투자전략(?)을 다루고 있다. 오클랜드 에이즈(Athletics=A"s)의 `가치 투자`가 양키즈의 제국주의적 투자의 정반대 위치에 있는 셈이다. 사실 오클랜드 에이즈는 올해 레드삭스와 우승을 다퉜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와 함께 월드 시리즈에서 아홉번 우승, 양키즈에 이어 두번째로 우승 경력이 많은 구단이다. 만약 양키즈와 에이즈가 둘 다 상장사라면 훨씬 적은 돈으로 성적도 우수한 에이즈의 주가가 더 높을 지도 모른다. 월스트리트식 가치 투자의 관점에서는 에이즈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게 야구는 주식과 같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만큼은 냉철한 머리보다는 뜨거운 가슴이 더 중요하다. 야구의 세계에서 이성보다 감성이 앞선다는 사실은 몇가지 `확률 계산`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 미국인들이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감성이 만들어내는 의외성, 불확실성 때문이다. 야구장은 이성과 합리의 탈출구다. 그래서 야구장에서 만큼은 fuck 이나 asshole 같은 욕을 해도 어느 정도 용인이 되는 것이다. ◇의외성과 불확실성의 세계 야구의 핵심적인 속성이 의외성과 불확실성이라면 야구팀을 투자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상천외한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월가에서도 프로야구팀을 IPO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야구가 얼마나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특히 디비전 챔피언전이나 월드 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어째서 의외의 팀이 우승하는 일이 많은 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양키즈가 ALCS 7차전에서 레드삭스에 끝내 패한 후 10월24일 뉴욕타임즈에는 흥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1952년 하바드대 수학과 강사였던 모스텔러는 미국 통계학회지에 `The World Series Competition`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레드삭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모스텔러는 "왜 레드삭스같은 훌륭한 팀이 월드 시리즈에서 패하는 것일까. 정규 시즌 성적이 좋은 팀이 월드 시리즈에서 패할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항확률이론(Binomial Probability Theory)을 적용, "승률이 높은 팀이 월드 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상당히 높은 확률로 패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25페이지에 달하는 이 논문은 야구 경기를 수학적으로 풀이한 최초의 논문이었다. 이항확률이론은 옵션 가격을 결정할 때 활용되기도 한다. 모스텔러는 정규 시즌에서 승률이 60%인 강팀일지라도 29%의 확률로 7번 붙어서 최소한 4번은 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월드 시리즈가 7전4선승이므로 객관적인 전략이 아무리 뛰어난 팀이라고 하더라도 `승리의 여신`의 변덕에 좌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0게임 이상을 벌이는 정규 시즌에서는 객관적인 전력, 승률이 팀의 성적을 지배한다. 승률(이길 확률)이 60%라는 것은 10번 싸우면 6번 정도는 이긴다는 뜻이다. 정규 시즌에서 10연패를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100게임, 200게임 게임 횟수(시행 횟수)가 늘어나면 결국 승수가 60게임, 120게임에 근접한다는 것이 수학이 말하는 승률(확률)의 개념이다. 월드 시리즈는 승률만으로 우승팀을 점칠 수 없을 정도로 시행 횟수가 적다는데 문제(재미)가 있다.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스텔러의 결론은 "단기전인 포스트 시즌에서는 무슨 일이든지 다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양키즈가 3번 먼저 이겨 놓고도, 레드삭스에 역전패 당하는 드라마같은 일이 벌어졌다. 3패 후 우승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보스턴 팬들이 "우리는 아직도 믿는다"는 플랙카드를 들고 팬웨이 파크(레드삭스 홈구장)를 가득 메운 것도 바로 이런 의외성 때문이다. 실제로 정규 시즌에서 성적이 좋은 팀이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은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올 확률(50%)과 엇비슷하다. 오클랜드 에이즈의 매니저 빌리 빈도 "포스트 시즌에서 우승하는 일은 도박이다"고 말한 바 있다. 1969년 이전에는 메이저 리그가 단일 리그였고, 7전4승으로 우승 팀을 가렸다. 당시 정규 시즌에서 승률이 높은 팀이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65번 중 34번으로 확률 50%를 약간 넘었다. 1969년부터 1993년까지는 월드 시리즈 전에 내셔날 리그, 아메리칸 리그 우승팀을 먼저 가렸다. 5전3승 나중에는 7전4승의 디비전 챔피온 시리즈를 거쳐서 월드 시리즈를 치뤘다. 이 시기 정규 시즌 승률이 높은 팀이 우승한 경우는 25번 중 7번으로, 확률이 28%였다. 이는 동전의 앞면이 연속해서 2번 나올 확률 25%와 별 차이가 없다. 1995년 이후 포스트 시즌은 8개 팀이 참가, 월드 시리즈까지 세차례 단기전을 펼친다. 동전을 세번 던지는 것과 유사하다. 정규 시즌 성적이 더 좋은 팀이 우승한 경우는 9번 중 단 한번 밖에 없었다. 동전이 연속해서 세번 앞면이 나올 확률은 8분의 1이다. 올해도 카디날스의 정규 시즌 승률은 64.7%로 레드삭스의 61%보다 높았지만, 우승컵은 레드삭스로 돌아갔다. 월드 시리즈에서는 `실력`은 물론이고 승리에 대한 `의지와 열정`까지 동원해야 우승할 수 있다. 팀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강렬한 열정을 가지고, 마우드에 피방울을 흩뿌리며 역투한 커트 실링이 레드삭스의 다른 선수들을 자극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열정이 3대0의 열세를 뒤집는 전설을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1918년부터 2003년까지 레드삭스는 월드 시리즈 우승을 단 한차례도 하지 못했다. 이것을 확률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같은 기간 양키즈는 무려 26번 우승했다. 레드삭스가 우승할 확률이 1%만 있다고 하더라도 100년 안에 한번은 우승해야 한다. 100번을 시행하면 1번은 기대하는 사건(우승)이 나타나야한다는 것이 확률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레드삭스같은 강팀의 우승 확률이 1% 이하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결국 그동안 레드삭스의 우승을 방해하는 확률 외적인 요소가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수학은 어쨌든 레드삭스의 우승을 예고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지독히 승운이 없었다`는 측면에서, 그것을 `저주(curse)`라고 불러도 하나도 이상할 것은 없다.
2004.10.28 I 정명수 기자
  • 시청자 불만, KBS 가장 많다
  • [edaily 백종훈기자] 방송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처리한 시청자 불만사항을 정리·분석한 결과, 지상파방송인 KBS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고 24일 밝혔다. 시청자 불만사항은 총 4524건이며 매체별로는 지상파방송이 36%인 1629건, 종합유선방송이 18%인 797건, 방송채널사용사업이 12%인 548건, 위성방송이 7%인 333건, 중계유선방송이 3%인 116건이었다. 구체적으로 지상파방송의 경우 KBS가 38%인 649건을 기록해 27%인 MBC, 12%인 SBS(034120)보다 월등히 많았다. 방송위는 "KBS는 2개 채널을 운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만이 많아 보인 것"이라며 "KBS 뉴스9, 미디어포커스, 생방송 시사투나잇 등 보도교양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KBS 일요일은 101%, 개그콘서트 등 오락 프로그램의 선정성 문제가 타 지상파방송사보다 많았다"고 평가했다. 또 방송위는 "MBC의 경우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뉴스데스크, 뉴스투데이 등 보도교양 프로그램의 명예훼손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SBS의 경우에는 8시 뉴스 등 프로그램에서 적절치 못한 멘트나 표현을 쓴 것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방송위는 지상파방송 3사가 공통적으로 당사자 확인없이 민감한 사항을 방송하거나 취재시 설명과 다르게 왜곡편집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부당한 요금 징수 또는 요금 인상이 33%인 372건으로 가장 많았고, A/S 불만 또는 직원의 불친절 등 서비스가 17%인 194건, 위약금 등 해약이 14%인 155건, 임의 채널변경, 채널수 불만 등 채널편성이 13%인 149건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 관련 시청자불만 548건 중 OCN, CJ홈쇼핑 등 영화·홈쇼핑 채널에 대한 불만이 다수 제기됐다. 이밖에 특이사항으로 연예정보채널인 EtN에 대한 불만이 199건으로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중 가장 많았다. 이는 `쏜데이서울`의 명예훼손·욕설·선정성으로 인한 방송 품위 훼손과 관련된 불만이었다. 또 스포츠채널인 MBC-ESPN에 대한 112건의 불만중 108건은 메이저리그 생중계 취소에 대한 불만이었다. 방송위는 "방송위원회는 앞으로도 방송사업자의 법규·규정 위반행위 뿐만 아니라 서비스 불친절 등 시청자에게 불편을 끼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위는 "이번 분석자료를 통해 나타난 불만유형 및 처리결과는 위원회 정책수립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불만이 있을 경우 홈페이지내 사이버민원실(www.kbc.go.kr) 또는 전화(무료 080-360-7272, 유료 02-3219-5128, 5255), 팩스(02-3219-5391), 우편(서울 양천구 목동 923-5 방송회관 16층 시청자민원팀) 등으로 신청하면 30일 이내에 그 처리결과를 회신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4.09.25 I 백종훈 기자
  • (美 공화 전당대회)`캅시티 뉴욕`..경계 삼엄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뉴욕 맨해튼은 일반 시민보다 경찰이 더 많았다. 30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장인 메디슨 스퀘어 가든(MSG) 주변은 일반 차량의 접근이 전면 통제됐다. 미국 공화당은 뉴욕 전당대회를 통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2004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전당대회는 이번주 목요일(9월 2일)까지 열린다. 뉴욕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아성이다. 공화당이 민주당의 심장부, 뉴욕에서 과감하게 전당대회를 여는 이유는 뭘까. 911의 최대 피해자 뉴욕, 분노의 대 테러 전쟁을 진두지휘한 부시 대통령, 그리고 끝나지 않은 테러 위협. 부시 진영은 `테러와 전쟁`이라는 이슈를 극대화하기에 뉴욕만한 장소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전당대회장 주변에는 부시 진영의 의도(?)대로 뉴욕답지 않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생기 넘치는 문화와 금융의 중심지, 뉴욕은 어느새 `경찰 도시(cop city)`로 바뀌어 있었다. ◇MSG와 펜스테이션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은 맨해튼 중심부 8번가와 7번가 사이에 있다. 평소에는 농구, 아이스하키 등 프로 스포츠가 열리는 실내 체육관이지만 공화당 전당대회장으로 선택(?)되면서 경찰 병력이 삼엄한 경계를 펴는 `정치적 아이콘`이 됐다. 공교롭게도 MSG는 맨해튼과 `바깥 세상`을 이어주는 철도역인 펜실베니아 스테이션(뉴요커들은 펜스테이션이라고 부른다)과 한 몸이다. 뉴욕 인근에서 맨해튼으로 출퇴근하는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중앙역이다. 뉴욕 경찰은 전당대회 기간 중 안전을 이유로, 펜스테이션에서 MSG로 연결되는 지하 통로를 모두 봉쇄했다. 8개의 역사 출입구 중 2개만을 개방했다. 통근 열차 이용이 불편해진 뉴요커들이 전당대회 기간 중 아예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역사는 의외로 한산했다. 펜스테이션에 내려 역사를 나오면서 출입통로 봉쇄 안내판을 사진으로 찍으려 하자 한 경찰이 다가왔다.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안되느냐고 묻자, 테러 위협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며 미 국무성 산하 외신기자 클럽에서 발급한 기자증을 보여줬다. 경찰은 그때서야 MSG로 연결되는 출입구 이외의 부분에 대한 사진 촬영은 해도 좋다고 했다. 지하 역사에는 평소의 10배나 많은 경찰들이 깔려있었다. 90년대초 서울 시내같았다. 로마 병정같은 전투경찰 차림은 아니었지만, 권총이나 자동소총으로 완전 무장한 상태였다. ◇정치적 질문은 사양 펜스테이션 밖으로 나왔다. MSG 앞 도로는 바리케이트로 막혀 있었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도 접근이 금지됐다. 원래 미국 민주, 공화당의 전당대회는 축제같은 분위기에서 치뤄진다. 양당 대선후보는 일찌감치 결정된 상태다. 전당대회는 공식적으로 후보를 지명하면서 전 당원이 선거 승리를 위해 한판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그러나 테러 위협때문에 일반 시민과 철저히 차단됐다. 전당대회장 안으로 들어가려면 별도의 출입증을 경비 경찰에 반드시 보여줘야한다. 취재진들도 예외는 아니다. 관광객과 시민들로 넘쳐나던 MSG 주변은 바리케이트와 경찰로 살벌함마저 느껴졌다. 길안내 자킷을 입고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다가갔다. 축제 분위기를 연출해야할 전당대회가 이렇게 살벌한 것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려고 했다. 이 자원봉사자는 데이비스라는 명찰을 달고 있었다. 몇가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데이비스는 "Sure"하며 반겼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소개하자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뉴욕과 관련된 일반적인 질문외에 정치적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못하겠다고 했다. 계속 질문을 하려하자, 무전기를 든 주변 동료(?)들이 끼어들었다. 인터뷰가 중단됐다. 데이비스는 "여기서 일하기 때문에 정치적 코멘트는 안된다"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뉴욕 경찰이 봉쇄한 메디슨 스퀘어 가든> ◇뉴욕 경찰과 교통 통제 MGS 주변이 차단된 때문인지 7번가와 8번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교통 사정이 평소보다 오히려 좋았다. 뉴욕 시민들은 사실 이런 교통 통제에 익숙하다. 추수감사절 축제, 크리스마스, 설날 전야 등에는 몰려드는 인파를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 주요 도로가 차단되곤 한다. 그러나 MSG와 펜스테이션은 맨해튼의 핵심이고, 거의 일주일간 통제가 계속된다. 시민들에게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MSG로 접근할 수록 교통상황이 혼잡해졌고, 역으로 가는 2개의 통로를 알지 못하는 시민들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 일쑤다. 취재후 펜스테이션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해 결국 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경찰은 MSG와 펜스테이션뿐 아니라 주변 호텔과 주요 건물에도 포진해 있었다. 교통 순경들도 권총을 찬 상태에서 허가된 차량 이외에는 통제선 안으로의 차량 접근을 막고 있었다. MSG에서 떨어진 일방 통행로도 일부 차선 봉쇄됐고, 맨해튼의 시외버스 정류장인 포트 어소리티 앞 도로의 택시 전용 차선도 폐쇄됐다. MSG 주변과 펜스테이션 내부를 경계하는 경찰은 완전 무장한 상태였다. 경찰견과 함께 역 내부를 순찰하고 있었다. 기마 경찰들도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 이외에 군인, 소방관, 사복경관들도 주변에 넓게 포진해 있었다. ◇반부시 시위 전날 200여명이 체포될 정도로 격렬했던 반부시 시위대는 막상 전당대회 당일 MSG 주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산발적으로 반부시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MSG 주변을 돌아다니는 시위대가 있었으나, 한두명 씩 짝을 이루고 있을 뿐이었다. 시위대는 MSG 남쪽의 유니온 스퀘어를 근거지로 반부시 구호를 계속 외쳤다. 유니온 스퀘어는 미국 노동자들이 100년전 `메이 데이 행진`을 벌였던 전통의 투쟁 현장(?)이기도 하다. 반부시 시위대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한 피켓에는 "테러를 막으려면 미국 외교정책이 바뀌어야만 한다"고 적혀 있었다. 부시의 강경 정책이 테러 위협을 낮추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반면 전당대회에 참가한 주요 공화당원들은 현지 방송사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부시가 재선돼야할 이유로 `강력한 지도력`을 언급했다. `힘에 의한 자유, 힘에 의한 평화`라는 미국적 가치관도 내부적으로 도전받고 있는 양상이다.뉴욕의 반부시 시위대는 `이분화된 미국`을 상징하는 듯 했다. ◇취재 경쟁 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MSG 주변과 맨해튼 일대에 대형 방송차량을 보내, 전당대회 소식을 시시각각 전했다. CNN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CNN 로고가 적힌 작은 부채를 나눠주기도 했다. MSNBC는 브로드웨이 타임스쿼어에 방송 중계 장비를 설치했고, CBS도 전당대회의 주요 일정을 생중계했다. 미국 언론들은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도 똑같은 비중으로 다뤘다. 뉴욕에서 다른 것이 있다면 테러 위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반부시 시위가 전당대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이 얻은 것과 잃은 것 전당대회를 유치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번 전당대회로 뉴욕이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수만명의 당원들이 몰려들고, 취재진과 정재계의 거물들이 뉴욕에 일주일 정도 머물게 되면서 짭짤한 수입이 기대된다. MSG 주변 호텔은 전당대회에 참가한 사람들로 붐볐다. 이들이 자고, 먹고, 마시고, 관광하면서 뉴욕에 뿌리는 돈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음주 노동절 연휴와 전당대회가 맞물리면서 개학전 뉴욕을 찾으려던 막바지 여름 관광객들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테러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 뮤지컬의 거리 브로드웨이와 나스닥 전광판이 있는 타임스퀘어(사진) 등 주변 관광 명소들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살벌한 공화당 전당대회는 뉴욕에 주는 것만큼이나 많은 것을 빼앗아가고 있다. ◇숨죽인 월가 전당대회 전부터 월가는 개점 휴업 상태다. 최근 테러 목표로 지목된 시티그룹 본사 주변은 경찰차로 에워싸여있다. 순찰차가 일종의 바리케이트 역할을 하는 것. 경찰차 보닛이 새똥으로 지저분할 정도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마찬가지다. 차량 접근이 통제되고 있었고, 별도의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으면 NYSE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원유선물 가격이 널뛰기를 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 앞에도 바리케이트가 설치돼 있다. 접근하는 차량들은 일일이 경찰의 검색을 받아야한다. NYSE, NYMEX 등이 있는 월스트리트는 전당대회 장소로부터 멀리 떨어진 맨해튼 남쪽에 위치해 있지만, 테러 목표라는 점 때문에 MSG 이상의 경계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2004.08.31 I 정명수 기자
  • 기아차, 호주오픈 스포츠마케팅 ´시동´
  • [edaily 이진철기자] 기아자동차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메인스폰서로서 다양한 테니스 스포츠 마케팅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기아차(000270)는 자사차량 보유고객 자녀중 13~15세의 유소년을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아 호주오픈에서 직접 관장하는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최종적으로 20명의 볼키즈를 선발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선발된 볼키즈들이 내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볼키즈로 활동하게 될 뿐만 아니라 단기 어학연수 및 호주문화 체험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또 "´기아자동차 세계 아마추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를 개최, 내년 세계 아마추어 호주오픈에 출전할 한국 대표선수를 선발했다"며 "최종 우승한 팀에게는 세계 아마추어 호주오픈 한국대표 출전권 뿐만 아니라 출전 제반비용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이밖에 아마추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참가자들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호주 오픈에서 활약중인 전문 테니스코치로부터 자세 시범 및 교정, 원포인트 레슨 등 직접 지도를 받는 ´호주오픈 코치 초청 테니스 클리닉´을 개최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호주오픈 중계방송으로 전세계 1400시간의 회사로고 노출을 통해 약 3억3000달러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뒀다"며 "호주오픈 및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후원이 테니스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및 유럽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앞으로 스포츠마케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내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활동할 볼키즈를 선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2004.08.30 I 이진철 기자
  • 삼성,아테네 맹렬마케팅 `금메달`(상)
  • [edaily 김수헌기자] 지난 98년 일본 나가노(동계)와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 삼성이 처음 공식 스폰서로 나섰을 때,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가 조사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52억달러였다. 전세계 기업 중 43위. 이후 삼성은 미국 솔트레이크(동계)에 이어 이번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공식 스폰서로 나서 글로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터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이번 아테네 올림픽 전 삼성의 브랜드가치는 지난 2000년의 2.4배에 달하는 125억 달러. 지난해 이미 108억 달러를 기록, 100억 달러 벽을 깼고, 세계기업 순위도 21위로 껑충 뛰었다. 시드니와 솔트레이크를 거치면서 브랜드 가치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다. ◇올림픽의 감동을 삼성과 함께..마케팅 맹렬 활동 아테네 올림픽에 참여하는 공식 파트너는 10개사. 모두 각종 사업분야에서 세계적 대표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회사들이다. 아테네 올림픽에는 코카콜라, 코닥, 맥도널드, 파나소닉, 타임지(誌), 스와치, 비자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과 함께 공식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올림픽 파트너사는 기업 이미지나 제품력, 기술력을 전세계로부터 공인받을 수 있는 단계에 올라있지 않으면 선정되기 어렵다. 돈만 싸들고 간다고 해서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올림픽 스폰서십 효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들은 대부분 "올림픽 휘장은 그 제품이 세계적인 유명상품임을 나타낸다" 또는 "올림픽 스폰서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호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 `올림픽의 감동을 삼성과 함께(Share the Olympic Experience with Samsung)`라는 슬로건으로 맹렬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올림픽의 전세계 27개국 34개 도시 순회 성화봉송에서 삼성전자는 40개 국에서 선발된 일반 소비자, 거래선, 연예인과 삼성그룹 임직원 등 1900여명을 참여시켰다. 삼성 관계자는 "성화봉송을 비롯해 국가별로 펼쳐진 러닝 페스티벌, 올림픽 관련 이벤트에 참여한 인원은 전세계적으로 약 5500만명으로 추정된다"며 "TV 중계 및 언론보도 등을 통해 10억명 이상에게 삼성이 참여한 올림픽 행사가 노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아테네 올림픽 주경기장 내에 `삼성 홍보관`을 운영,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삼성 홍보관은 전시관, 디지털 체험관(Spectator Center)과 선수관, 옥외광장 등으로 구성돼있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그리스,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의 내셔널 데이(National Day)행사 개최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 기간 중에 삼성올림픽홍보관에 총 10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선수촌과 경기장 이외에 선수들이 모이는 최대 규모의 편의시설로서 전세계 미디어와 선수들을 연결하는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첨단 무선통신 기술 `와우(WOW)`!..삼성 기술력 자랑 삼성은 이번 올림픽에서 첨단 무선통신 기술도 자랑한다. 이른바 `와우(WOW, Wireless Olympic Works)`가 바로 그것이다. 아테네 올림픽에 제공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무선 기술의 집결체인 `와우`는 대회 정보와 관련한 사항을 무선장치를 통해 수신할 수 있도록 해, 유선의 한계에 머물러 있던 정보활용방식을 확대한 것이다. 아테네올림픽조직위에 공급한 폰 i530(2000대), e700(5000대), s500(7000대)에 한해 와우 서비스가 가능하다. 삼성 관계자는 "IT부문 올림픽 파트너인 `Atos Origin` 등과 협력해 신뢰성 높은 무선 정보통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WOW는 올림픽대회 관계자 등이 아테네올림픽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그리스 베니젤로스 공항에 1000 여개의 푸시카트(Pushcart)와 공항내 1.8m의 대형 조형물을 비롯해 30여개의 빌보드(billboard) 광고를 설치했다.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제작된 이 조형물은 컬러폰(T100), 인테나 카메라(E700)에 이어 세계적 히트가 예고되고 있는 `초소형 슬라이드 카메라폰"(E800)` 모형으로 제작됐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올림픽의 `상징`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올림픽 계기, 휴대폰 세계 2위에 올라선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전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앞서 언급했듯 50억 달러를 갓 넘는 수준이었다. 시드니와 솔트레이크를 거치면서 삼성 브랜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내년 삼성의 브랜드 가치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니 당연히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휴대폰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5.0%에서 14%대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삼성전자(005930)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휴대폰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굳혀 수량,금액 기준 모두 2위로 올라서는 한편 향후 시장을 주도하는 리딩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권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의 올림픽 스폰서십 활동은 소비자의 인지도를 삼성 제품에 대한 친근감으로 전환시키고, 이를 제품 판매와 연관시키는 것"이라며 "삼성이 각종 국제적 스포츠 행사의 후원업체가 됨으로써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신뢰를 얻어낼 수 있고 국제 브랜드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2004.08.25 I 김수헌 기자
  • 올림픽 마케팅 열기 `후끈`
  • [edaily 안승찬기자] 아테네 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상 최대인 201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 수십억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그 어느때보다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올림픽 마케팅의 선봉 `삼성` 올림픽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삼성은 이건희 회장까지 직접 나서며 올림픽을 통한 `삼성`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아테네 현지까지 날아가 `올림픽 전략 회의`를 주재하며 "올림픽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력 강화"를 강조할만큼 올림픽에 관심이 남다르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무선통신 분야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한 이래 브랜드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 98년 32억달러 수준의 브랜드 가치는 2002년 52억달러로, 올해는 125억달러(세계 21위)로 급상승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도 무선통신 분야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 세계 최초로 무선 올림픽 실현을 위해 삼성전자 개발한 `와우(WOW)` 서비스에 실시한다. `와우`는 올림픽대회 관계자들이 아테네올림픽 정보 데이터 베이스에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게 한 서비스로, 삼성은 이를 위해 아테네올림픽조직위에 총 1만4000대의 전용 휴대폰을 제공했다. 특히 삼성은 공식스폰서 활동 이외에도 전세계 27개국 34개 도시를 순회하는 성화봉송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전세계를 누빈 성화봉송에는 참여인원만 5500만명으로 TV중계 및 언론보도 등을 통한 미디어 노출은 10억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320평 규모의 아테네 삼성홍보관(ORS)에 200여종의 최신 휴대폰을 전시하고, 베니젤로스 공항 입구에 1.8m 높이의 휴대폰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그리스 `1위` 탈환 노린다 현대자동차(005380) 역시 올림픽 마케팅을 본격가동해 `현대자동차` 알리기에 주력하면서 그리스 시장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 자동차부문 공식스폰서로 참여하는 현대자동차는 올림픽 에쿠스, 그랜저XG, 스타렉스, 미니버스 등 총 500여대의 차량을 아테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제공했다. 특히 현대차는 올림픽 기간중 고객밀착 현장마케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테네 시내 주요장소와 올림픽 주 경기장을 연결하는 무료버스도 운영하고, 싼타페 전기자동차 2대를 성화봉송 및 마라톤 선도차량으로 제공해 기술력과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아테네 올림픽 스폰서 활동을 통해 외국 자동차업체들의 각축장인 그리스 시장에서 다시 1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자동차는 2000년에 그리스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으나 이후 도요타 등에 밀려 2위로 하락한 상황이다. ◇LG, 올림픽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LG전자(066570)는 선박과 지하철, 공할로 등 교통수단을 활용한 올림픽 마케팅으로 아테네에서 `LG`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LG전자는 그리스 주요 도시를 왕래하는 초대형 페리 2대를 공식후원키로 하고, 선박 외부에 대형 LG로고와 LCD TV, 휴대폰 등 LG전자의 제품을 소개하는 문구를 새긴 것. LG전자는 또 아테네시 지하철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2호선과 3호선 차량 외면에 `페인팅기법`을 활용한 광고를 내고, 아테네로 통하는 공항로에도 대형 옥외광고판을 설치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아테네 현지를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LG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세계적인 여행가이드북인 `론리플래닛`과 제휴, `론리플래닛-아테네 특별판`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아테네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LG전자는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교통수단을 이용한 올림픽 마케팅으로 그리스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자리매김을 기대하고 있다. ◇대응 여전히 소극적..체계적 준비 필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올림픽 대응이 아직까지 너무 소극적이라며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림픽은 상징성, 참여인원, 미디어 노출 측면에서 볼 때 그 파급효과가 대단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기업의 대응 수준은 미흡하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이안재 연구원은 "일부 대기업만이 올림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국내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올림픽을 `실용적 가치창출의 장`으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림픽 스폰서십 등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은 소비자의 인지도를 제품에 대한 친근감으로 전환되면서 제품 판매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올림픽 마케팅의 성패가 국제적인 브랜드로의 도약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2004.08.12 I 안승찬 기자
  • 포털들 아테네올림픽 마케팅 `후끈`
  • [edaily 전설리기자] 주요 인터넷 포털들이 오는 13일 개막되는 아테네올림픽대회를 앞두고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주요 포털들은 생생한 올림픽 현장을 소개하기 위한 특집 페이지를 별도로 신설하고 주요 서비스와 연계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올림픽 특수 잡기에 여념이 없다. 다음(035720)커뮤니케이션은 올림픽 특별페이지를 통해 올림픽 관련 속보 및 한국 대표선수단 소식을 보다 신속하게 전달하고 대회 기간 동안 검색순위 1위에 오를 한국 선수를 미리 맞추는 네티즌들에게 상금과 금, 은 메달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음은 또 사이트 곳곳에 금, 은, 동메달을 숨겨 놓고 PDP TV, 최신형 핸드폰, DVD 플레이어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이 운영하는 쇼핑몰 `디앤샵`은 오는 9일 디지털TV, 에어컨, 야식꺼리 등 올림픽 관람을 위해 필요한 모든 상품을 한자리에 모은 `코리아! 파이팅! 올림픽 응원 필수품전`을 오픈할 예정이다. NHN(035420)이 운영하는 네이버도 특집 페이지를 신설하고 블로그 및 카페와 연계된 이벤트를 마련했다. 네이버는 오는 주말부터 네이버 스포츠 섹션에 `올림픽 특집 페이지`를 개설해 올림픽 관련 뉴스 및 사진, 메달 순위, 경기 일정들을 전달하고 아테네올림픽 축구 실시간 문자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또한 오는 11일부터 30일까지 네이버 올림픽 카페에 응원 메세지를 쓰거나 블로그에 올림픽 관련 포스트를 올린 네티즌들을 선정해 네이버 돗자리와 블로그 티셔츠 등을 준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유무선포털 네이트닷컴도 올림픽 특집 페이지를 통해 올림픽 관련 뉴스 속보를 제공하고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에서 응원 캠페인을 진행한다. 싸이월드에서는 `올림픽 미니홈피`를 개설해 싸이족들의 단합된 올림픽 응원을 지원하고 네이트온에서는 지난 월드컵 때 화제를 모았던 메신저 파도타기 응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트닷컴은 또한 이벤트를 통해 이번 올림픽 기간중 한국팀이 획득하는 금메달 수와 동일한 금메달 경품을 제공한다.
2004.08.04 I 전설리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Workaholic②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미국 CBS 방송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범죄 현장의 자잘한 증거를 수집, 과학적으로 분석, 범인을 잡아내는 `CSI`라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높은 인기 덕에 방송 광고가 급신장하기도 했다.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을 보도, 부시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든 장본인도 CBS의 유명한 시사고발 프로 `60 Minutes`다. CBS의 간판 앵커 단 래더는 이라크 전쟁 직전 후세인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식 축구 대회 `수퍼볼`에서 가수 자넷 잭슨의 가슴 노출 사건을 일으킨 방송국도 다름 아닌 CBS다. CBS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철저하게 상업적이면서도, 미국의 양심을 얘기하는 수준 높은 보도 프로그램도 많다. CBS의 자아분열적인 모습을 대변하듯이 멜 카마진 사장과 섬너 레드스톤 회장은 물과 기름처럼 갈라져 융합하지 못했다. ◇CBS와 바이아컴의 만남 CBS를 장악한 카마진 사장은 경쟁사인 NBC나 ABC를 능가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컨텐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카마진은 70년대 한몸이기도 했던 바이아컴에 추파를 던졌다. 방법은 이전에 그가 써먹었던 수법과 비슷했다. 바이아컴의 UPN 방송과 CBS의 케이블 방송을 맞교환하자며 레드스톤 회장을 꼬드겼다. 월가에서는 방송과 영화 컨텐츠의 결합을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우선 경기 방어 능력이 극대화된다. 통상 경기가 하강하면 방송 광고 매출은 떨어지게 된다. 반면 영화 극장의 티켓 수입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방송 미디어와 영화 컨텐츠는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면 방송을 통해 집중적으로 광고를 한다. 성공한 영화는 TV를 통해 몇번이고 방송, 재활용할 수도 있다. 1999년 8월 카마진은 레드스톤의 사무실 문을 두들긴다. 레드스톤은 그러나 3번이나 카마진과의 약속을 취소한다. 이유는 다른 일로 너무 바빴기 때문이다. 레드스톤은 CBS를 그저 그런 방송사로만 생각했다. CBS의 강력한 방송 네트워크와 라디오 기지국, 옥외 광고판, 하워드 스턴같은 인적 자산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 나중에야 인식하게 됐다. CBS는 미국 3대 공중파 방송사다. 바이아컴은 헐리우드 영화 스튜디오와 MTV를 기반으로 국제적인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둘이 합친다면 당장이라도 미디어 제국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카마진은 카마진대로 노림수가 있었다. 레드스톤 회장은 뚜렷한 후계자가 없다. 카마진은 "시간은 자신의 편"이기 때문에 어쩌면 CBS를 손아귀에 넣은 것보다 훨씬 간단하게 바이아컴의 CEO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카마진과 레드스톤은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다른 칼라를 가지고 있었다. 유일한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일주일 내내 일한다는 것이다. CBS와 바이아컴은 70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선언한다. 레드스톤이 CEO를, 카마진은 COO 역할을 맡기로 했다. 카마진의 특기인 라디오 부문은 그의 지휘를 직접 받게 됐다. 카마진은 레드스톤이 물러나면 자연스럽게 CEO가 된다. 더구나 18명의 이사중 14명의 동의를 받아야만 해고가 가능했다. 카마진은 이사 8명을 자신의 손으로 뽑을 수 있는 권리도 가지고 있다. 레드스톤은 카마진이 요구한 계약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카마진이 인피니티를 CBS에 팔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바이아컴이 CBS를 인수하는 것이지만, 카마진은 당당하게 `차기`를 보장받았다. 카마진은 양사가 합병한 후 매년 모든 사업 부문이 20% 씩 성장해야만한다고 강조했다. 카마진이 바이아컴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레드스톤은 무슨 생각으로 카마진의 요구를 다 들어준 것일까. 레드스톤은 합병 직후 "바이아컴을 위해 CBS를 프리미엄없이 인수했고, CEO로서의 지위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레드스톤은 합병 바이아컴의 최대주주다. 레드스톤은 카마진이 CEO 자리에 올라서려면 어쨌든 나를 넘어야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시너지 CBS는 토요일 아침 시간 바이아컴 소유의 어린이 채널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스 클루`라는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CBS는 2살짜리부터 11살짜리 어린이 시청자를 새롭게 확보하게 됐다. 이 시간대 광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아무리 불황이라도 아이가 사달라고 조르는 물건을 끝내 사주지 않는 부모는 거의 없다. 카마진의 스포츠 집중 전략도 계속됐다. 그는 경쟁사인 USA네트워크로부터 월드레스링페더레이션(WWF) 방송 중계권을 빼앗아온다. 카마진은 디즈니 소유의 ABC 방송이 수퍼볼 하프타임에 화려한 쇼를 준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을 보고는, "CBS가 수퍼볼 중계를 할 때 MTV도 이런 쇼를 만들면 근사할 거야"라고 중얼거렸다. 카마진의 구상대로 CBS는 수퍼볼 중계권을 따냈고, MTV는 하프타임 쇼를 제작했다. MTV 제작진은 지난해 수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의도적으로 자넷 잭슨의 가슴을 노출시켜, 미국 시청자들을 경악케했다. 이런 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카마진은 합병 첫해인 2000년 바이아컴의 매출을 56% 신장시킨다. 세전이익도 39%나 늘어났다. 카마진은 광고 전략에서도 공세를 취했다. 경기가 하강하면서 광고 단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방송사들은 통상 전체 광고의 80% 정도를 입도선매 형식으로 광고 대행사에 싼 값으로 팔아버린다. 카마진은 "바이아컴은 경기후퇴를 모른다"며 관례를 깨고, 전체 광고의 55~60%만 대행사에 넘기는 승부수를 던진다. 만약 나머지 광고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CBS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카마진은 스스로 광고 세일즈를 자극할 동기가 필요했다. 동시에 광고주들에게도 CBS 광고는 덤핑이 없다는 것을 각인시켜야했다. 카마진은 `모 아니면 도` 식의 위험한 전략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만만한 카마진은 "사업은 한사람이 해야만 한다. 우리가 합병했을 때 그 한사람은 바로 나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레드스톤이 카마진의 이런 말을 즐겁게 생각할 리가 없다. ◇제국의 운명 카마진이 바이아컴의 간판으로 부상하면 할 수록 레드스톤은 그를 경계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레드스톤이 아니라 카마진을 찾았다. "투자자들은 레드스톤이 아니라 멜을 선호했어요. 멜은 그들에게 사업과 관련된 팩트들을 던져줍니다. 이것이 두 사람 사이에 긴장을 초래한 것이 틀림 없습니다." 바이아컴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번은 투자은행이 주선한 미디어 그룹 연례 회의에 레드스톤이 카마진을 대동하지 않고 참석하기도 했다. 레드스톤이 카마진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었다. 바이아컴 사정이 악화되면서 두사람 사이는 돌려 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바이아컴은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한다. 경쟁사인 타임워너는 24%, 디즈니는 26%에 불과하다. 경기가 위축되고 광고 시장이 약해지면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월가는 바이아컴을 방송과 영화 컨텐츠의 이상적이 합병이라고 치켜세웠지만, 불황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두 사람 간의 충돌이 더욱 자주 일어났다. `카리스마`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레드스톤은 은퇴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카마진을 후계자로 인정하려 하지도 않았다. 두 사람 중 한명은 반드시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카마진 진영에서는 의도적으로 이사회에서의 논쟁을 언론에 흘렸다. 레드스톤이 젊은 카마진을 핍박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려했다. 두 사람 사이의 싸움이 심해질수록 바이아컴의 주가는 하강 곡선을 그렸다. 참다 못한 이사회는 두 사람이 모두 자중하고, 경영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레드스톤은 카마진을 잘라버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이사진 18명 중 14명을 포섭해야하는데 8명은 이미 카마진 쪽 사람이 아닌가. 레드스톤도 카마진을 눈엣 가시처럼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레드스톤과 카마진 사이의 싸움은 지난해 카마진의 고용 계약이 새롭게 경신되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듯했다. 그러나 바이아컴은 이미 깊은 상처를 입은 뒤였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카마진과 레드스톤을 신뢰하지 않았다. 바이아컴은 경기 회복으로 미디어 관련주 주가가 모두 오름세를 나타내는데도 거북이 걸음을 계속했다. 특히 카마진이 책임지고 있는 CBS 라디오 부문 실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광고 의존도가 높은 체질을 바꿀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 지금 미국 미디어 업계는 기술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PVRs(Personal Video Recorders)라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PVRs는 비디오 플레이어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원래 이 기술은 폐쇄회로TV에 쓰이던 것이다. 예를 들면 은행 객장 곳곳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찍은 화면은 분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보통 비디오 녹화기로는 이를 처리할 수 없다. 이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서 대용량 저장 장치에 저장해야한다. 이때 쓰이는 기술이 PVRs다. 이것을 가정용으로 바꾼 상품이 이미 시판되기 시작했다. PVRs를 이용하면 공중파 방송을 한 쪽에서는 녹화하면서 동시에 재생해 볼 수 있다.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녹화했다가,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볼 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방송 중간중간에 나가게 되는 광고를 건너뛰게 된다. PVRs 기술이 일반화되면 5년래 바이아컴의 현금흐름이 9%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까지 나와있다. 광고 의존도가 높은 바이아컴으로서는 PVRs는 치명적인 발명품이다. 카마진은 이같은 미디어 업계 변화에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카마진은 투자자들 앞에서 "면목이 없다. 우리 회사 주가는 레드스톤 회장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성적이 좋지 않다"고 실토해야했다. 그는 "바이아컴의 성공적인 운영실적이 주가로 연결되지 못해 실망한 투자자들이 많다"며 "미래의 성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 때 그의 이름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했던 기억이 생생한 카마진에게 바이아컴 주가 하락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 레드스톤과의 기싸움으로 정력을 소비한 카마진은 투자자들로부터도 외면 당하자 회사내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결국 레드스톤 이후를 꿈꾸던 카마진은 스스로 바이아컴을 물러나게 된다. 레드스톤은 카마진이 회사를 떠난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자신도 3년내에 CEO 자리에서 물러날 것임을 공언했다. 레드스톤은 카마진을 물리쳤다. 그에게는 후계자가 필요없었다. 미디어 업계의 가장 낮은 곳에서 최정상의 자리까지 줄기차게 올라온 카마진 조차도 레드스톤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바이아컴은 다시 늙은 레드스톤의 손에 온전히 맡겨졌다. 첨단 미디어 제국, 바이아컴을 이끌기에 81세의 레드스톤은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이 아닐까. 어쩌겠는가. 그것이 바이아컴의 운명인 것을.
2004.06.17 I 정명수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Workaholic①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사람 얘기만큼 재미있는 것은 없다. 특히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렇다. `성공`이 뭘까. 여기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라디오 방송국 광고 세일즈맨으로 시작, 미국 최고 미디어 그룹 사장에 올랐다. 다른 한 사람은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에 미디어 시장에 뛰어들어, 일흔에 `제국`을 건설했다. 일에 미친(workaholic) 두 사람이 만났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월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바이아컴 얘기다. 멜 카마진 사장과 섬너 레드스톤 회장의 `뉴욕판 성공시대`다. ◇굴러온 돌 미국 3위의 미디어 그룹 바이아컴은 카마진 사장 겸 최고운영자(COO)가 사임한다고 1일 전격 발표했다. 바이아컴의 회장 레드스톤은 MTV의 톰 프레스톤(58)과 CBS의 레슬리 문비스(54)를 공동 사장 겸 공동 COO로 선임했다. 레드스톤은 올해 81세, 카마진 사장은 60세다. 레드스톤은 경영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3년내에 자신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바이아컴은 CBS(공중파), MTV(케이블), 파라마운트(영화) 등 미디어의 전 영역을 커버하고 있는 제국이다. 제국의 황제는 레드스톤이고, 황태자는 카마진이다. 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카마진이 이렇게 쉽게 물러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카마진이 어떤 사람인가. 일때문에 결혼생활마저 파탄난 일중독자가 아닌가. 월가는 쑤군거리기 시작했다. "카마진이 디즈니로 옮겨가는 것이 아닐까. 카마진이 그냥 물러날리가 없지. 뭔가 계획이 있을거야." 카마진은 원래 TV 쪽 사람이 아니다. 그는 라디오 광고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전공이 라디오인 셈이다. 라디오 명예의 전당에서도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가 나중에 CBS의 최고 경영자가 되고, 회사를 부흥시키자, 월가는 그를 IBM의 루 거스트너, GE의 잭 웰치, 바이아컴의 섬너 레드스톤,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에 버금가는 CEO로 추겨세웠다. 카마진은 뉴욕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의 가난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택시 기사였고, 어머니는 커튼 공장에 다녔다. 고등학교때부터 광고회사의 우편실에서 사환으로 일했다. 페이스 칼리지 야간 학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라디오 광고 세일즈일을 시작, 연봉 7만달러를 벌어들였다. 1970년 WNEW-AM으로 옮겨 라디오 광고 시장을 평정했다. 그가 광고 수당을 너무 많이 받아갔기 때문에 회사에서 그를 견제할 정도였다. 1981년 카마진이 38살때 12만5000달러 연봉을 받고 인피니티 방송국에 스카웃된다. 그는 매일 아침 6시30분에 출근했다. 인피니티는 카마진의 지휘하에 위치가 좋은 라디오 스테이션을 하나 둘 인수하기 시작했다. 카마진은 스포츠와 성인방송으로 미국 라디오 업계를 통일한다. 1985년 NBC가 내쫓은 하워드 스턴을 받아들여, 악명 높은(?) 성인 방송을 시작했고,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등 프로 스포츠 중계권도 사들였다. 인피니티는 전국적으로 44개 스테이션을 보유한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라디오 방송사가 됐다. 카마진의 진정한 전성기는 1996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CBS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로 유명한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의 소유였다. 웨스팅하우스는 1995년 CBS를 사들인 후 그룹 명칭도 CBS로 바꾸고, 제조업 부문을 매각하는 등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었다. 카마진은 당시 CBS의 CEO였던 마이클 조단(시카고 불스의 조단과 동명이인)에 접근, CBS 소유의 라디오 스테이션을 인수하고 싶다고 말한다. 조단은 어쩐 일인지 역으로 인피니티를 CBS가 사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인피니티 주가는 1992년 기업공개 당시 주당 17.50달러였다. 카마진이 무슨 술수를 부렸는지 알 수 없지만, CBS는 인피니티를 주당 170달러에 인수한다. 카마진은 피인수 기업의 CEO였지만, CBS 라디오 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카마진은 여기에 만족할 사나이가 아니었다. CBS와 인피니티가 합병한지 5개월만에, 카마진은 20년간 TV 부문에서 일해온 피터 런드 시장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다. 월가는 카마진이 `머니 메이커, 딜 메이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카마진이 CBS의 사장이 됐다는 소식에 CBS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낸다. 한 칼럼리스트는 "마이클 조단 회장에게 드리는 메모: 만약 멜이 당신을 밀어내면 웨스팅하우스 주가가 얼마나 급등할 지 상상해 보셨나요?"라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칼럼은 나중에 빈 말이 아닌게 됐다. 1997년말까지 CBS 주가는 17달러에서 30달러로 상승했다. 시가 총액도 91억달러로 늘어난다. 그는 일중독 때문에 이혼까지 했다.(장성한 그의 아들은 3개의 라디오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고, 딸은 연예오락 채널 이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고 있다.) 500달러 이상 지출 결제는 자신이 직접 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라면 단 돈 1센트도 쓰지 못하게 했다. 대신 광고 인센티브는 파격적으로 배정했다. 카마진은 CBS를 최고의 방송국으로 키우기 위해 인피니티 라디오의 흥행기법을 그대로 동원했다. 하워드 스턴을 시켜서 NBC의 세터데이 나이트 라이브같은 심야 성인방송을 프로모션하도록 했고, NFL 중계권 등을 사들였다. 카마진은 1998년 조단을 밀어내고 CBS그룹의 CEO가 된다. 그해 CBS는 1994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선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버렸다. 카마진에게 고민이 있었다. 경쟁사인 ABC나 폭스TV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헐리우드 스튜디오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NBC는 GE라는 막강한 배경이 있다. "TV 방송사가 홀로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카마진은 70년대 한몸이었던 바이아컴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부도옹(不倒翁) 바이아컴의 늙은 맹주 섬너 레드스톤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즐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바이아컴은 나다. 나는 곧 바이아컴이다. 이 결혼은 영원할 것이다.(Viacom is me. I"m Viacom. That marriage is eternal, forever.)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 나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I know I don"t look my age and I don"t act my age and therefore I will not accept that age.)고도 말했다. 올해 그는 81세다. 건강 비결을 묻자, "고단백 다이어트를 한다. 문제는 지방이 아니라, 당분이다. 나는 영양학에 있어서도 박사다"라고 말했다. 레드스톤도 카마진처럼 원래 방송미디어가 본업이 아니다. 그는 다른 사람같으면 은퇴할 나이인 63세때 바이아컴을 인수했다. 경쟁사의 CEO들이 전후의 풍족함을 누리며 성장했지만, 그에게는 대공항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다. 2차 세계대전때는 일본군 암호 해독 작전에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고향인 보스턴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었다. 레드스톤의 아버지 막스 로스테인(아버지가 후에 성을 바꿨다.)은 자수성가해서 조그마한 나이트 클럽을 경영했다. 수완이 좋았던 아버지는 사업을 확장, 보스톤 등 뉴잉글랜드 일대 극장 체인점을 구축했다. 이것이 가업이 됐다. 어린 레드스톤은 쇼비즈니스가 뭔지 배웠다. 어머니도 엄격했다. 피아노 연습시간을 정확하게 체크하곤 했다. 1980년대 후반까지 미디어 세계에서는 레드스톤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극장에 내걸 영화 판권을 사기 위해 헐리우드를 드나들었지만, 그가 이바닥에서 본격적으로 명성을 날린 것은 바이아컴 인수 이후부터다. 바이아컴은 그가 미디어 제국을 만드는 발판이었다. 음악전문 채널 MTV와 어린이 채널 니컬로우디언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1994년 USA네트워크의 배리 딜러와 피튀기는 인수전 끝에 파라마운트를 손에 넣는다. 바이아컴은 어린이부터 청장년, 중년층을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모두 구비하게 됐다. 그러나 그가 인수한 바이아컴과 파라마운트는 빚더미 위에 올라 있었다. 그는 무자비하게 비용을 줄이고, 자산을 매각했다. 뉴욕 맨해튼 한 가운데 위치한 매디슨 스쿼어 가든과 프로 스포츠 팀들도 팔아버렸다. 라디오 스테이션과 비디오게임 회사도 주저없이 팔았다. 그는 파라마운트의 부채를 11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줄이는데 성공한다. 그는 늘 "컨텐츠가 왕이다(Content is king)"라고 말했다. 채권 은행들은 부채 정리를 위해 MTV 등을 매각하라고 압력을 가했지만, 컨텐츠 제조 능력이 있는 이들 채널을 팔 수는 없었다. 그는 컨텐츠 대신 케이블 시스템을 팔아버렸다. 이렇게 구조조정을 한 덕에 바이아컴은 빠르게 회생할 수 있었다. 월가를 열광시키는 저력만큼은 &51211;이 경영자들을 능가한다. 1987년 바이아컴에 100달러를 투자한 주주는 현재 926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 타임워너에 같은 액수를 투자했다면, 771달러, 디즈니라면 770달러, 뉴스콥이라면 543달러가 된다. 그는 일중독자 이상이다. 그와 회사는 한몸이다. 가끔 테니스를 치는 것 외에 특별한 취미도 없다. 레드스톤은 바이아컴 의결권의 68%를 컨트롤하고 발행주식의 13%를 소유하고 있다. 그에게 바이아컴은 회사가 아니라 그 자신이다. 회사는 그의 인생이고, 취미이고, 그의 모든 것이다. 일과 휴식, 주중과 주말, 사람과 회사 사이에 경계가 없다. 파라마운트 인수전이 한창 진행중일 때다. 그는 인수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느라 주말에도 새벽 5시에 부하 직원에게 전화를 걸곤했다. 견디다 못한 부하는 "아내가 새벽잠을 자꾸 설친다"면서 "아침 7시까지는 전화를 받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레드스톤은 부하에게 정중하게 미안하다고 말하고는 다음날 정확하게 아침 7시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지금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개봉 영화의 전날 관람객 현황을 체크한다. 레드스톤은 돈에 욕심이 있거나, 사치스러운 것을 즐기지도 않는다. 뉴욕에서 일을 보지 않을 때는 보스턴 인근의 4만3000달러 짜리 허름한 집에서 회사 일을 챙긴다. 헐리우드에 가서는 아침에 산책을 한 후 테니스장에 들렀다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둘러보다는 것이 가장 행복한 아침이라고 말한다. 그는 낙관론자다. "낙관이라는 것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한다. 레드스톤은 스스로 운명을 만드는 재주가 있다. 레드스톤은 1979년 유명한 보스턴 코플리 플자 호텔 화재로 오른 손을 쓸 수 없게 됐다. 당시 그는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의사는 생명을 건지더라도 걷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른 팔도 잃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지금도 그는 테니스 라켓을 오른손에 가죽끈으로 묶고 플레이를 한다. "코스에서 이탈하지 않는거야. 끝까지 버티는 거지. 낙오되는 것을 거부하는 거야. 나는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의사는 안된다고 했지만, `나는 걸을 수 있다`고 말했지. 지금은 이렇게 테니스 코트에서 뛰어다니고 있지." 이런 내공을 가진 레드스톤이 2인자의 부상을 달가와할 리 없다. 그는 1995년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프랭크 비온디를 쫓아낸다. 프랭크가 바이아컴의 성공을 자기 공인양 으스대는 것에 진노한 것. 일밖에 모르는 부도옹 레드스톤에게는 후계자가 없었다. 그때 마침 야심만만한 젊은 카마진이 다가온 것이다.
2004.06.03 I 정명수 기자
  • 우리銀 자동차경주대회 `챔프` 투자 `고민되네`
  • [edaily 이경탑기자] 서울시금고 은행인 우리은행이 이명박 서울시장의 야심작으로 추진되고 있는 자동차경주대회 `챔프` 투자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행사주최측인 서울시가 90여년이 넘는 주거래고객이지만 `챔프` 투자의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난처한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행사대행사인 KMC로부터 `챔프` 대회에 대한 투자를 요구받고, 총 70억원을 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이르면 다음주중 내려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투자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영국계 재보험사에 총 투자금 70억원중 50억원을 가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챔프`는 오는 10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동안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상암동)에서 개최되는 세계 3대 자동차 경주대회중 하나로 오는 2008년까지 5년동안 미국 호주 등 7개국, 21개 주요도시에서 열린다. 서울시 등 주최측은 외국관광객 3만∼5만명을 포함해 총 관람객수가 50만~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대회가 전세계 68개국 TV로 생중계됨에 따라 서울시 관광자원을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또 대회 종료후 경기 트랙을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 도로 등으로 활용,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체육시설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3년전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 자동차경주대회 `F3`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벌써부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아테네올림픽과 관련한 삼성그룹의 스포츠마케팅 행사를 빼고 2002년 월드컵 이후 국내 스포츠마케팅업계가 빈사 상태에 빠져 있다"며 "우리은행이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현대차 등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들도 경기 상황 등을 고려, `챔프` 협찬 및 후원을 이미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최근 서울시 청계천 복원사업의 관수~수표동 교량의 건설비 전액(26억원)을 기증키로 한데 이어 이번 `챔프`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주거래고객인 서울시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끌려다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측은 "영화, 오페라 등 신규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챔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을 일축했다.
2004.04.21 I 이경탑 기자
  • "도시바, 위성DMB특허료 중시안해"(상보)
  • [edaily 박호식기자] 일본 위성DMB사업자인 MBCO사 미조쿠지 테츠야 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위성 DMB 기술표준인 시스템E 특허를 일반 도시바가 갖고 있는데 특허료를 받는 문제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도시바가 지분 38.7%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미조쿠지 사장은 "도시바는 특허료에 대해 현재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하고, "SK텔레콤(017670)과 TU미디어의 경우 모바일 방송이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기 때문에 특허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말기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특허료를 받는다 해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과 일본업체에게 동일한 수준의 특허료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언론이 퀄컴과 비교하고 있지만 도시바는 모바일방송을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저해하는 특허료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관련업체들이 도시바의 특허료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있는데 대한 해명성격이다. 미조쿠지 사장은 또 "올 7월부터 위성DMB 무료서비스를 개시하고 9월부터 유료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한국도 7월부터 서비스를 함께 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DMB와 관련 한국의 정책과 관련된 문제는 말할 수 없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라며 "양국 동시서비스가 이뤄지면 ▲공동이벤트 ▲단말기 개발 ▲킬러콘텐츠 개발 등 메리트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내 위성DMB사업자인 배준동 TU미디어 부사장은 "일본은 5월중 본허가를 받아 7월부터 서비스가 가능한데 우리는 방송법시행령 개정 등 일정이 부담스럽다"며 "동시에 서비스가 가능하면 좋겠지만 MBCO가 위성공전시 치러야 할 비용 등으로 인해 기다려주기는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정책당국이 일자리창출 등 산업측면을 고려해 7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내 서비스 계획과 관련 "이전에는 차량용서비스부터 개시할 계획이었으나 수정돼 모든 휴대정보단말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며 "BEP(손익분기점)는 가입자 140만명으로 설정하고, 올해 25만명과 내년 85만명, 3년내 200만명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내 요금은 월 2000엔으로 설정했고, 채널은 7월 TV 7개, 라디오 30개, 데이터 1개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TV는 종합채널, 오락, 스포츠, 뉴스, 음악, 프리미엄, 휴일(경마 등)채널로 구성하고 라디오는 음악 20개를 비롯 어학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킬러컨텐츠는 야구와 음악으로, 야구는 프로야구팀 자이언트와 한신의 경기를 독점중계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후반쯤 휴대폰겸용 단말기가 개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4.04.07 I 박호식 기자
  • 네이버, `스포츠 서비스` 강화
  • [edaily 전설리기자] NHN(035420)이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가 `네이버 스포츠`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31일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 메이저리그(MLB),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 주요 경기 동영상 생중계 및 야구 전경기 인터넷 문자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내달 1일 정식 오픈되는 메이저리그 생중계를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한국어 해설과 함께 다양한 동영상으로 제공하고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와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 이어 오는 4일부터는 국내 프로야구 생중계 및 VOD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시작한 프로야구 및 메이저리그 문자 중계 서비스를 보강해 정규시즌 경기는 물론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까지의 전경기 현황을 무료로 실시간 중계하기로 했다. NHN 최휘영 네이버 부문장은 "이번 스포츠 서비스 강화를 통해 동영상 생중계, 문자 생중계, 경기 데이터, 기사, 포토,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스포츠 관련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생중계는 1경기 1500원, 1일 패키지 3000원, 30일 패키지 1만5000원, 시즌 패키지 6만원의 이용료과 부가되며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는 1경기 1000원의 이용료가 부가된다.
2004.03.31 I 전설리 기자
  • 기아차 천리마, 중국 2월 소형차 판매 1위(상보)
  • [edaily 지영한기자] 기아자동차(000270)의 중국형 승용차 천리마가 금년 2월 월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중국내 소형차부문 판매 1위에 올라섰다. 기아차는 17일 중국기차공업협회(CAAM)가 발표한 2월 중국 자동차 판매 동향에 따르면 둥펑위에다기아의 천리마가 전체 승용차 모델 중 판매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둥펑위에다기아의 천리마는 1월 춘절 연휴 및 생산라인 개조 작업 등으로 실질적으로 영업일수가 15일 밖에 되지 않았으나 한 차종으로 465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천리마는 또 지난 2월에는 7000대가 판매되면서 1300~1600cc의 동급차종(경제형 자동차)에서 경쟁차종인 폴로, 비오스, 사일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천리마에 이어 오는 6월 중국시장에 투입되는 기아차의 대표 차종인 카니발의 가세로 올해 판매목표가 전년대비 57% 가량 확대된 8만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둥펑위에다기아는 육상 허들종목 중국 국가대표인 리우샹(劉翔)을 중국전역에 방송되는 `천리마` CF의 모델 및 홍보대사로 기용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올해 아테네 올림픽 `한국-중국-이란` 축구 예선전의 중국내 중계권도 확보했다.
2004.03.17 I 지영한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The Lord of the Media①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자동차 세일즈맨 마이클은 출근 전에 꼭 CNBC를 보고, 주식시장 이슈를 점검한다. 맨해튼까지 가는 통근 기차 안에서는 뉴욕타임즈를 읽는다. 고객 휴게실 TV에서는 ESPN이 양키즈 경기를 온 종일 방송한다. 은퇴한 마이클의 아버지는 골프광이다. 지난주 라운딩을 하다 발목을 접질려 지금은 골프채널을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어머니 로라는 요리를 할 때마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작은 LCD TV를 틀어놓는다. 채널은 60년대 흘러간 영화에 고정돼 있다. 마이클의 아들 톰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디즈니 TV에 몰두한다. `롤리, 폴리, 올리`를 보고 나면 G4 채널을 틀어, 새로 나온 엑스박스 게임 해설 프로그램을 본다. 동화작가를 꿈꾸는 아내 루시는 인터넷 상에 습작을 올리는 것이 취미다. 얼마전 루시에게 좋은 일이 있었다. 루시의 글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한 아동잡지사 사장이 출판을 제안한 것이다. 루시와 마이클은 원고료를 받으면 올란도의 디즈니 월드로 온 가족이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미국인들의 일상은 이처럼 방송, 신문, 잡지, 인터넷, 전화, 핸드폰 등 온갖 미디어로 채워져 있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기업이 운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케이블 자이언트` 컴캐스트가 이같은 꿈을 꾸고 있다. 컴캐스트는 지난주 월트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선언, 월가를 흥분시켰다. 디즈니는 `미디어 제왕`을 꿈꾸는 한 40대 사업가의 거대한 비전의 일부분일 뿐이다. ◇컴캐스트와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는 앞서 예로든 거의 모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를 근거지로 하는 컴캐스트는 미국 최대의 케이블 컴퍼니다. 필라델피아를 홈으로 하는 프로 아이스하키 팀, 프로 농구팀의 모기업이면서, `컴캐스트 센터`라는 종합체육관의 주인이기도 하다. 케이블 망으로 VOD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기간망 사업자이면서 골프채널과 게임채널도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이다. 이런 컴캐스트가 ABC, ESPN의 모기업인 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컴캐스트는 1963년 설립됐다. 랄프 로버츠와 두 명의 동업자들은 미시시피 투필로에서 1200명의 가입자를 가진 작은 케이블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합병을 거듭, 지금은 5만9000명의 직원과 18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립자 랄프 로버츠는 올해 84살로 해군장교 출신이면서 와튼스쿨을 나왔다. 그는 1990년 아들 브라이언에게 CEO 자리를 물려준 후 지금은 명예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랄프는 5명의 자식을 뒀는데 그중 브라이언이 사업에 재주가 있었다. 브라이언은 아버지의 모교 와튼스쿨을 졸업한 후 컴캐스트에 들어와서 케이블 탑을 기어오르고, 집집마다 케이블을 설치해주는 등 바닥부터 일을 배워나갔다. 브라이언은 올해 44살이지만, 이미 30대에 컴캐스트의 진로를 바꾸는 중요한 합병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랄프는 차근차근 회사 규모를 키워나갔지만, 브라이언은 아버지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켜나갔다. 브라이언은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왜 캐이블 컴퍼니에 머물러 있어야하나. 우리는 새로운 황금시대를 살고 있다. TV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브라이언은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이끌어 냈고, 그 자금으로 프로 농구팀과 프로 하키팀을 인수하고 스포츠 전문 채널도 출범시켰다. 1998년에는 디즈니에서 12년간 일했던 방송전문가 스티븐 버크를 영입, 본격적으로 방송진출을 꾀했다. 브라이언은 미디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계속해 나갔다. ◇끝없는 전쟁의 시작 미국의 미디어 산업은 영화, TV, 게임, 뉴스, 인터넷, 신문잡지 등 엔터테인먼트와 매스미디어의 거의 전 영역이 `수직계열화` 바람에 휩싸여 있다. 6개의 거대한 `미디어 패밀리`가 미국, 실질적으로는 전세계 미디어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첫번째가 `비아콤-CBS-MTV` 그룹이다. 얼마전 슈퍼볼 대회에서 가수 자넷 잭슨의 가슴 노출 사건으로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이 그룹이다. 당시 슈퍼볼 중계는 CBS가 맡았고, 하프타임 쇼는 MTV가 제작했다. 두번째가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폭스TV-디렉TV-뉴욕포스트` 군단이다. 미국, 영국, 호주의 언론계를 지배하는 머독은 영화 007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영화에서 언론황제는 영국과 중국 간에 전쟁을 유도, 자신이 소유한 신문사에서 이를 특종보도토록 하는 엽기적인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세번째가 `GE-NBC-유니버셜비방디` 그룹이다. 세계 최대의 기업이라는 GE와 방송, 영화가 결합된 형태다. 네번째가 `타임-워너-CNN-AOL` 그룹이다. 이 그룹은 IT 버블기에 AOL을 간판으로 내세워 인터넷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MS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MS는 NBC와 손을 잡고 MSNBC를 만들어 이에 대항했다. 다섯번째가 `디즈니-ABC-ESPN` 진영이다. 공중파인 ABC와 스포츠 채널인 ESPN, 가족 채널인 디즈니가 결합된 가장 이상적인 `미디어 제후`다. 특히 디즈니가 보유한 엄청난 컨텐츠와 브랜드 이미지가 다른 그룹들을 압도하고 있다. 마지막이 컴캐스트다. 컴캐스트는 2001년 AT&T브로드밴드를 인수하면서 `미디어 전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AT&T브로드밴드 인수전은 여섯 제후들이 맞붙어 총력전을 펼친 최초의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브라이언이 이끄는 컴캐스트가 승리함으로써 미디어 전쟁의 판도가 결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컴캐스트는 AT&T브로드밴드를 인수하면서 디즈니와 같은 컨텐츠 중심의 미디어 그룹을 M&A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늘 월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디즈니 M&A의 씨앗은 이미 그때 뿌려진 것이다. 월가는 컴캐스트가 디즈니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미디어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일단 컴캐스트가 디즈니 그룹을 접수하면 미디어 제국의 패권은 컴캐스트로 넘어오게 된다. 미국 최대의 케이블망과 컨텐츠 그룹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난공불락의 요새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머독이 가만히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다. 머독은 타임워너를 공략,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현금 동원력을 가진 MS도 미디어 전쟁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넷의 결합, 방송의 위력을 잘 아는 MS는 GE-NBC와 모종의 음모를 꾸밀 개연성이 높다. 더구나 MS는 컴캐스트의 지분도 7%나 보유하고 있다. 거대 미디어 그룹의 등장은 반드시 반독점 문제를 야기시킨다. 제후국들이 지존의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일 때 진정한 적은 전장에 있지 않다. `반독점`의 칼을 쥐고 있는 워싱턴 정가와 연방통신위원회가 언제든지 배후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얽히고 설킨 미디어 대전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브라이언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정치인 M&A의 최종 상대는 연방정부, 감독기관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수합병은 시장 독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의 역사는 M&A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워싱턴을 다루는 솜씨도 노련하다. 우선 브라이언 자신이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2000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공화당 전국대회는 컴캐스트의 본거지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다. 당시 브라이언은 이 대회를 주관한 전국위원회 공동 회장이었고, 전당대회가 열린 장소가 다름아닌 컴캐스트 소유의 스포츠 센터, `컴캐스트 센터`였다. 컴캐스트의 정치 헌금 규모도 2000년 들어 급증했다. 1990년까지 컴캐스트 명의의 정치자금 기부금은 8450달러에 불과했다. 그것이 2002년에는 59만9372달러로 늘어나고, 2003년에는 42만4159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돼 있다. 정계와 선이 닿아있는 인사들을 영입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컴캐스트 워싱턴 사무소는 1명이 상주하던 것이 2001년 AT&T브로드밴드 인수를 계기로 핵심 인력만 6명으로 늘어났다. 컴캐스트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코헨은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사회적 책임이 커졌고,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워싱턴에서 할 일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컴캐스트에 합류한 빅토리아 클라크는 지난해 6월까지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언론담당 보좌관이었다. 그녀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행정부에서 일했고,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보좌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라크 전쟁 당시 언론인들을 군부대와 동행시키는 `Embeded Reporter Program`을 기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컴캐스트가 공화당 인맥만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코헨 부사장은 1990년대 필라델피아시가 적자로 허덕일 때 당시 시장이었던 에드워드 렌델을 도와 시 재정을 강화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렌델 시장은 현재 펜실베니아 주지사로 있으며 2000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컴캐스트에 입사한 케리 노트는 MS에서 5년간 반독점 소송을 진행한 백전 노장이다. 그는 텍사스 상원의원인 딕 어메이 공화당 상원의원을 14년간 보좌한 워싱턴의 마당발이다. 지난해 6월 합류한 멜리사 맥스필드는 민주당의 지도자인 톰 대슐 상원의원의 보좌관이었고, 제시카 왈레스는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의 케이블, 방송 담당 자문관이었다. 제시카가 컴캐스트에 입사했을 때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WJ 빌리 의장은 컴캐스트가 소유한 뉴스 채널에 출연, "우리는 그녀를 잃었지만 컴캐스트는 엄청난 인재를 얻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컴캐스트는 워싱턴에서 매년 봄 열리는 `벚꽃 축제`의 최대 후원사이기도 하다. 컴캐스트는 이 축제를 이용, 자사 직원을 대거 워싱턴으로 보내 250여명 의회 의원들을 일일이 방문, 회사의 투자 내역을 설명하는 이른바 `로비 데이 행사`를 갖는다. 그렇다면 야심과 돈, 로비 능력을 겸비한 브라이언은 `미디어 대전`을 과연 어떻게 치뤄냈을까. 전쟁의 판도를 바꾼 2001년 AT&T브로드밴드 인수의 막전막후는 `The Lord of the Media②`에서 살펴본다.
2004.02.19 I 정명수 기자
  • 기아차,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후원확대
  • [edaily 지영한기자] 기아자동차(000270)가 세계적 테니스대회인 데이비스컵대회 후원을 전세계로 확대하면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스포츠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11일 "지난해부터 데이비스컵 유럽-아프리카 지역대회를 후원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전세계대회로 그 후원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05년 대회까지 공식 자동차후원업체로서 활동할 예정이며, 대회기간동안 오피러스, 쏘렌토 등 300대가 넘는 대회 행사차량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장내 기아 로고 광고판을 설치하고 경기장 주변에 기아 차량을 전시함으로써 기아차의 기업 이미지와 제품의 홍보효고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기아차는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가 전세계 20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인기 테니스대회"라며 "지난해 데이비스컵 결승경기의 유럽 5개국 방송 중계를 통해서만 288만달러의 홍보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기아차 김용환 해외영업본부장은 "데이비스컵대회는 1900년부터 시작된 유서가 깊은 테니스대회로서 혁신과 전통의 조화라는 대회이미지가 기아브랜드와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특히 "특히 모닝과 쎄라토의 출시로 기아차가 젊고,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있어 테니스와 같은 스포츠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올해 135개국이 참가한 2004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는 지난 6일부터 시작해 3일동안 전세계에서 24경기가 치뤄졌으며, 우리나라는 `이형택-정희석`조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Ⅱ그룹 경기에서 승리,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한 바 있다. 한편 기아차는 데이비스컵 대회뿐만 아니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의 공식 후원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기아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판매증가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4.02.11 I 지영한 기자
  • 기아차, 호주오픈 후원..광고효과 "3억불"
  • [edaily 지영한기자] 세계 4대 테니스 대회중 하나인 `2004 호주오픈 테니스대회`가 시작됨에 따라 이 대회를 공식 후원하는 기아자동차(000270)의 스포츠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아차는 호주오픈 후원을 통해 3억달러 이상의 광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19일부터 2주간 진행되는 `2004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의 경기장내 4면 전체에 대형 기아로고 광고판을 설치하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특히 경기장내 설치된 기아로고 광고판의 경우 중계방송 방송 카메라가 어느 각도에서 촬영하더라도 노출이 되도록 배치돼 있어 흥미 진지한 경기와 함께 전세계 스포츠팬들에게 기아의 이미지가 전달되도록 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호주오픈 중계방송으로 전세계 177개국에 1200시간의 기아 로고 노출을 통해 2억5000만 달러의 홍보효과를 보았으며, 올해는 이보다 20% 증가한 3억달러 이상의 광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쏘렌토 해외광고 모델인 안드레 아가시 선수<사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기아차의 광고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엔 아디다스 인터네셔널 대회에서 우승한 삼성증권 소속 이형택 선수가 호주오픈 2회전에서 안드레 아가시와 경기를 가짐에 따라 국내에서만 수십억의 광고효과를 올리기도 했다. 기아차는 또한 호주오픈 경기장을 직접 찾은 세계 테니스팬들을 겨냥해 대회기간 동안 카니발과 쏘렌토 등을 경기장 주변에 차량전시를 통해 기아의 향상된 품질과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호주오픈 대회에는 기아차 주관으로 선발된 한국 유소년 20명이 볼키즈로 활약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들을 지난 4일부터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 지역에 보내 영어연수와 볼키즈 현지훈련, 호주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하고 값진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호주오픈테니스대회 공식후원을 통해 해외뿐만 아니라국내에서도 기아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판매증대에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0년 글로벌 TOP 5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하여 앞으로도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지난 2년간의 호주오픈대회의 후원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에 따라 올해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장기후원 계약을 체결했으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유럽 및 아프리카지역의 데이비스컵 대회의 공식후원계약을 맺었다.
2004.01.20 I 지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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