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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사보인터뷰
- [edaily 조진형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은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 연초에 사보 기자들과 동숭동 현대엘리베이터 사옥에서 인터뷰한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일년이 되다니 오래된 일 같은데 정말 시간이 빠르게 지났네요.
작년 11월에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일선에 나섰을 때는 막막함과 절박함 뿐이었습니다. 남들은 평생에 한번도 겪기 힘든 일을 짧은 시간에 다 겪었거든요. 하지만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이 일심동체 되어 열심히 일해주고 뛰어주신 덕분에 오늘 이 자리를 다시 갖게 된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자리를 빌어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영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입니까?
- 최근 몇해 동안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실추되었던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다시 일깨우는 일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영권 안정화를 이뤄냈고, 그 바탕위에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단합하고 결속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해낸 일 중에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는 점입니다.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대회도 부활시키고,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 현대그룹 중장기 미래비전’을 발표하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외 직원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도록 한게 다소 아쉬운 점입니다. 앞으로 수익위주의 내실경영을 통해 그룹의 규모와 위상을 재계 10위권내로 진입시키면 8천여명의 전 임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현대그룹의 새로운 핵심가치와 비전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현대 특유의 용기와 자부심의 불꽃을 피우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8월 현대그룹 비전 선포식에서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강조하셨습니다.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과 현대그룹 경영이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현대그룹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와 그 성장을 같이해온 대한민국 대표기업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신 정주영 명예회장과 그 뜻을 이어받은 정몽헌 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창업정신으로 기업을 일구어 오셨습니다.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주저했을 때 항상 멀리보고 크게 생각하면서 누구보다도 먼저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했고, 거북선이 그려져 있는 500원짜리 지폐 한 장과 미포만 지도만 달랑 들고 그리스 선주사와 영국의 투자자를 설득시켜 배들 만들기 시작한 일화는 매우 유명하지요. 뿐만 아니라 분단 반세기만에 소떼몰이 방북을 통해 남북화해와 협력의 경제협력을 활성화 시킨 것도 현대그룹만이 할 수 있었던 큰 업적들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희 현대그룹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내는 저력있는 기업입니다.
현대그룹의 창조적 예지,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이라는 무형의 정신적 가치기준을 바탕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조적 대안을 만들어 유형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현대그룹 특유의 진정한 용기이며 자부심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60년간 쌓아온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꿈과 희망을 향한 도전과 창조적 예지로 풍요로운 내일을 창조한다"라는 경영이념을 제시한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꿈과 희망은 지난 60년 동안 이어온 한국경제발전사를 이끌어온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계승 발전시켜 지속적인 이윤창출을 실현시키면서 온 국민이 다 함께 잘 사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경영비전은?
- 올해의 경영실적은 전 계열사가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해운경기 호조에 따라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에 창사이래 최대규모인 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시켰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는 각각 215억원, 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현대아산의 경우 남북경협사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아직까지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지만, 금강산 육로관광으로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개성사업(개성공단사업, 개성관광 등)도 단계적으로 구체화되고 있어 점차적으로 사업의 수익성을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또 현대증권의 경우는 일임형랩 등 자산관리 상품 개발로, 현대경제연구원의 다양한 경영컨설팅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잘 될 때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미래의 성장동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대는 2005년부터 2010년까는 총 6조7000억원을 신성장사업 육성에 투자하고, 2010년에는 매출액을 20조로 확대해 재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경영비전을 정하고 현대그룹이21세기형 첨단제조 및 서비스기업으로 세계정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룹의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을 겪으면서 언론에서 회장님을 여장부라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무척 힘드셨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 저도 제 자신에게 속배짱이 있다는 것을 지난해에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느긋한 편이라 위급한 상황이 생겨도 침착하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지요. 특히 지난해에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순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아직도 중요 사안에 대해 최종결정을 내릴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정몽헌 회장의 빈자리를 제대로 메꾸고 있는지 깊게 생각하게 됩니다.
◇회장님 취임후 각사별로 기업문화가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연초에 사보인터뷰때 말씀하신 대로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려고 각사가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룹의 기업문화 활성화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 현대그룹은 각사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체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그룹의 정신적 가치기준과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함께 모여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형식적인 모임이 아니라 축구, 농구, 볼링 등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각 계열사의 동아리 연합모임을 만들어 그룹의 기업문화를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또 그룹내 동아리 커뮤니티를 온라인상에 만들어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on-off 상에서 쉽게 자주 만나 단합하고, 서로의 정보교환을 나누는 장을 육성해 나가는 것을 그룹차원에서 적극 독려해 나갈 것입니다.
각사별 경영상황이 좀더 좋아지면 그룹차원의 체육대회도 부활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향후 현대그룹 경영권 문제는 어려움이 없나요?
- 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 했고, 주력사인 현대상선(011200)의 지분도 우호세력에게 매각했기 때문에 지분구조상 경영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가 여전히 KCC이고, 현대撰굼?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져 M&A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경영진들은 임직원 모두가 경영 외적인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경영권 안정화에 만전의 준비를 해 놓고 있는 만큼 임직원들은 안심하시고 기업활동에 전념하시면 됩니다.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은?
-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을 가장 존경합니다. 일부에서는 명예회장님을 저돌적이라고 표현하지만 명예회장님께서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민하셨습니다. 일단 결정하신 사항에 대해서는 강하게 추진해 나가셨지요.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명예회장님께서는 모든 일을 추진하실 때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셨습니다.
또 저의 남편인 정몽헌 회장은 실무진들의 권한과 책임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합리적인 경영인이셨습니다. 최고경영자로서 중대사항을 결정하다 보면 가끔 전문경영인들과 의견이 틀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정몽헌회장은 밀어부치기식의 권위적인 지시 보다는, 전문경영인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절차를 이끌어 내셨다는 이야기를 주변분들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철두철미한 분석력, 창조적인 아이디어, 강인한 추진력과 정몽헌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경영스타일이 잘 어울어 지면 훌륭한 기업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의 인재상은?
- 올 8월 현대그룹 신입사원수련대회때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던 신입사원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신입사원들의 젊은과 투지가 담긴 눈빛을 보면서 저는 현대그룹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꼈답니다.
현대그룹을 이끌어갈 인재라면 창조적 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을 지녔으면 합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에 잘 적용시켜 실천해 나가는 뛰어난 인재를 의미하지요. 또 도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사회,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훌륭한 기업시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현대그룹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열심히 생활하며 절실히 원하거나 기도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임직원들께서도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해 여러분들의 뜻을 펼쳐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가정의 건강과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대회때 신입사원들과 어울려 산행과 배구도 하시고, 여흥시간에는 노래와 춤까지 보여주셨는데 평소 건강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어떤게 있으신가요?
- 친구 혹은 자녀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저녁에 학교 운동장 같은 곳을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엔 업무로 인해 많은 분들과 저녁약속을 하다보니 걸을 기회가 점점 없어지고 있어 아쉽습니다. 최근엔 아이들이 몸관리도 하라고 난리입니다. 특별히 건강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골프를 권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 8시 30분쯤 출근해 신문스크랩을 보면서 사회적 이슈를 체크하고, 9시부터 오전까지는 사장단회의, 영업본부장회의, 재무본부장 중역회의 등을 주재합니다. 오후엔 주로 외부 손님들을 만나고 저녁 6-7시 사이에 퇴근합니다.
◇세계경영연구원에서 공부하고 계시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어떤 공부를 하고 계신지요?
- 세계경영연구원에서는 GE의 강석진회장, 국제변호사 출신인 전성철 이사장 등이 주요 강사진이기 때문에 경영이론 보다는 기업 경영에 대한 다양한 실무 경험에 대한 강의를 주로 듣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읽으신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최근에는 책이 손에 잡히질 않아서 머리를 식힐 겸 집에 있는 시집을 읽습니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덴브라운의 ‘다빈치코드’와 법정스님의 ‘혼자사는 즐거움’ 을 읽을 생각입니다.
◇정몽헌 회장님을 어떻게 만나셨나요?
- 저의 부친께서 현대상선 사장으로 계실 때 배 명명식을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에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주영 명예회장님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때 명예회장께서 저를 먼저 선 보신거라고 하시더군요. 저와 정몽헌 회장의 중매자가 바로 정주영 명예회장님이십니다.
◇좌우명은?
- 늘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또 그러한 실수를 통해 하나씩 더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의 과정이 중요한 것입니다.
◇종교는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어디서 정신적인 도움을 받으시나요?
- 종교는 없는데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종교에 대한 선입견 없이 교회, 절, 성당 등을 찾을때가 있는데 언제 어디에서든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종교는 없지만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교육관은?
-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작은 봉사라도 직접 실천하는 자세를 갖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취미는?
- 그림·영화(유럽영화) 감상, 사진찍기, 스포츠댄스, 기체조 등 입니다.
◇문화생활을 하시나요? 주로 누구랑 같이 가시나요?
- 그동안 너무 바뻐서 문화생활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다 최근에 공연을 몇편 봤습니다. 터어키 밸리댄싱, 영화 ‘연인’과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재밌게 봤습니다. 정몽헌 회장이 영화를 좋아해서 부부동반으로 영사모란 모임을 갖고 있었어요. 회장님이 돌아간신후 혼자서 참여하기 힘들었는데 최근엔 기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같이 영화를 보러갑니다.
◇제일 아끼는 소장품은?
- 종교는 없지만 외할아버지께서 주신 불상을 침대 옆에 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소장해서 그런지 그 불상이 저를 지켜 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될때가 많습니다.
◇제일 잘 만드는 요리는?
- 스파게티, 샤브샤브, 치즈퐁듀를 잘 만들어요. 정몽헌 회장이 살아생전에 한식만 좋아하셔서 이런 요리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애창곡은?
- wax의 ‘여정’,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전윤아의 ‘너를 사랑하고도’, 윤도현의 ‘사랑II’. 집에서 아이들이 음악을 많이 틀어놓으니까 자연스럽게 배운 노래입니다. 최신곡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젊은 감각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주량은?
- 와인 1잔 정도
◇여성 지도자 중에 존경하는 분은?
- 남편을 갑자기 잃고 사업을 이어받아 기업을 훌륭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세계적인 권위지인 위싱턴포스트지의 고 캐서린그레이엄 여사, 애경의 장영신 회장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한 여성CEO로 서기까지 그분들의 삶을 통해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글로벌경영포럼에서 대한전선의 양귀애 회장을 만나서 친해졌는데 배울점이 많은 좋은 분이십니다.
◇현대그룹은 사업구조상 남성적이고 보수적이란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여성회장님으로서 여직원들에게 당부해 주고 싶은 말은?
- 예전엔 여직원들이 시집가기 전에 직장생활을 한다고 생각을 스스로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여성들도 확고한 직업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일에서 성공할 수 있고, CEO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봐도 여성 국회의원도 많아지고, 능력있는 여성들의 사회진출도 다양하게 이루어져 여성들의 역할이 다양한 방면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그룹도 여성회장이 나왔으니까 앞으로 많이 변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 현정은 회장 "현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
- [edaily 조진형기자] "작년 처음으로 경영일선에 나섰을 때는 막막함과 절박함 뿐이었지만 일년동안 경영권 안정화를 통해 현대그룹의 단합을 이끌어내 보람을 느낍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취임 1년을 맞아 현대상선 등 계열사 사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와 그 성장을 같이해온 대표기업"이라며 "현대그룹은 특유의 진정한 용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저력있는 기업"이라며 임직원의 사기를 북돋았다.
지난 1년간 사내결속에 주력했다는 현 회장은 최근 현대상선(011200)에 대한 M&A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분구조상 경영권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안정화에 만전의 준비를 해놓은 상태여서 문제 없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 회장은 "올해 전 계열사의 경영실적이 매우 양호한 편이지만 잘 될 때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2010년까지 총 6조7000억원을 신성장사업 육성에 투자해 재계 10위권 진입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비전을 다시금 강조했다.
현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축구, 농구 등 각 계열사의 동아리 연합모임을 만들어 그룹의 기업문화를 활성화시키겠다"며 "각 계열사들이 모두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대그룹이 사업구조상 남성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시대가 바뀌고 여성들도 일에 성공할 수 있고 CEO가 될 수 있다"며 "현대그룹도 여성회장이 나온만큼 앞으로 많이 변할 것이니 걱정할 필요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을 꼽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철두철미한 분석력, 창조적인 아이디어, 강인한 추진력과 정몽헌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경영스타일이 잘 어울어 지면 훌륭한 기업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그룹의 인재상은 창조적 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을 지녀야 하고 더불어 도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남편을 갑자기 잃고 사업을 이어받아 기업을 훌륭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위싱턴포스트지의 고 캐서린그레이엄 여사, 애경의 장영신 회장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한 여성CEO로 서기까지 그분들의 삶을 통해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존경하는 여인상에 대해 말했다. 최근에는 글로벌경영포럼에서 대한전선의 양귀애 회장을 만나서 친해졌다고 했다.
현 회장은 평소 오전 8시30분쯤 출근해 신문스크랩을 보면서 사회적 이슈를 체크하고, 9시부터 오전까지는 사장단회의, 영업본부장회의, 재무본부장 중역 회의 등을 주재한다. 오후엔 주로 외부 손님들을 만나고 저녁 6~7시 사이에 퇴근한다.
이번 사보와의 인터뷰에서 현 회장은 친근감있게 개인적 취미와 평소 생활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현 회장은 "원래 친구 혹은 자녀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 저녁약속이 많아 기회가 점점 없어져 아쉽다"며 "최근 많은 분들이 골프를 권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중매로 고 정몽헌 회장을 만나게 됐다는 현 회장은 "정몽헌 회장이 영화를 좋아해서 부부동반으로 영사모란 모임을 갖고 있었지만 회장님이 돌아간신후 혼자서 참여하기 힘들어졌었다"고 터놓았다.
또 "스파게티, 샤브샤브, 치즈퐁듀를 잘 만드는데 정몽헌 회장이 살아 생전에 한식만 좋아하셔서 이런 요리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얘기도 했다.
현 회장은 주량은 와인 1잔. 취미는 그림·유럽영화 감상, 사진찍기, 스포츠댄스, 기체조 등이다. 애창곡은 WAX의 `여정`, 윤도현의 `사랑II` 등 젊은 감각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이다.
- (기업도시)⑨대기업 특혜냐, 경기침체 탈출구냐
- [edaily 하수정기자] "대기업 특혜보장법", "재벌공화국 건설지원", "재벌해방구 건설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복합도시개발특별법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하는 말이다.
시민단체들은 일명 `기업도시` 특별법이 "재벌에게 특혜를 보장함으로써 공공성을 저해하고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법"이라며 `전면백지화`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기업에게 토지수용권을 부여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을 보호하는 헌법의 근본취지에도 위배되며 개발이익 환수도 현실적으로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또 기업도시 참여 사업자에 대해 출자총액제한, 신용공여한도 완화등 각종 규제를 풀어준다는 점에서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영리법인에 교육 및 의료, 문화시설을 설립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특권도시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기업도시특별법에 대해 뚜렷한 반대입장을 내세우면서도, 장기적인 `경기침체 탈출구`를 찾기 위해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수기업에 대한 특혜와 환경, 노동문제등 각종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기업도시`는 내수경기 진작과 고용창출이라는 희망을 등에 업고 정부와 여야, 재계의 적극적인 움직임 속에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시민단체 "기업도시 = 재벌 특혜 보따리" 비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전국교직원노조, 환경정의,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13개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은 지난 20일 `기업도시특별법 저지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를 구성하고 공동성명을 내는등 기업도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시민단체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대기업에 토지수용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들이 토지 수용과정에서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한편 개발 및 건설사업에 따른 이득은 공공성을 살려 환원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기업도시 특별법에는 사업시행자가 도시개발구역안에서 50%의 토지만 매입하면 나머지 토지를 강제적으로 수용할수 있는 권리를 주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토지를 수용당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고시를 기준으로 보상가격이 책정, 헐값으로 수용당할 수 밖에 없어 국민 재산권이 침해된다"며 "과거 택지개발이나 도로건설에 있어서도 토지수용권이 빈번하게 사용, 사회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면서 과다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국민과 정부간에 괴리가 크게 벌어진 바 있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 환수와 관련해서도 "근본적으로 개발이익 사유화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에게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기반시설에 재투자하라는 요구자체가 상충되는 개념"이라며 "기업도시 개발이익의 규모 산정이 어렵고 환수시기를 어느 시점에 할지도 불명확해 개발이익을 정확하게 환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둘째로 시민단체들은 기업도시 사업자에 대해 출자총액제한제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고 신용공여한도를 완화하는 등 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시켜줌으로써 재벌정책이 후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재계는 기업도시를 통해 그동안 주장해왔던 기업규제 완화방침을 모두 이루려고 하고 있다"며 "출자총액제한 제도에 대해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하면서 재벌체제를 강화하려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중 기업도시 건설에 참여할 만한 기업은 삼성이나 LG, SK , 현대 등 손에 꼽히지 않느냐"며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기업도시와 출자총액제한을 연관짓는 것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틈타 재벌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용공여한도와 관련해서도 금융기관에서 자기자본의 25%이상 초과해 신용공여를 받게 되면 기업의 부채비율을 상승시켜 기업부실화와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들은 셋째로 기업에게 학교와 병원을 짓게해 영리성 추구를 허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료와 교육은 공공적 성격이 강한 사회적 서비스 분야이기 때문에 이를 영리법인에게 맡길 경우 이윤을 최대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속성상 공공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귀족학교 유치등으로 교육 불평등 구조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기업도시 특별법에는 법인세와 소득세, 개발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등 각종 조세지원과 부담금 감면혜택등을 포함하고 있어, 소수 대기업만을 위하고 노동자와 지역주민, 환경을 무시한 `대기업 특혜법`이라며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재계 "생산·GDP·고용 증대 3중효과..소득 2만불시대 밑거름"
재계가 이렇게 각종 제도적 장치의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기업도시 건설이 장기 투자부진과 내수 침체를 타개하는 정책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시한 기업도시 건설 정책건의 자료에 따르면 500만평의 기업도시 개발을 위해 3년간 산업시설 투자에 18조원이 투입되고 각종 배후 시설에 10조원이 들어가 총 28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이에 따라 3년간 GDP(국내총생산)는 연 1~2%증가 효과가 있고, 3년간 산업시설을 통해서만 29만명, 배후 시설에서는 16만명의 고용창출이 발생해 취업자 비율이 연간 1~2%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도시 건설에 따른 투자 활성화로 ▲생산 유발 ▲GDP 증대 ▲일자리 마련등 3가지 경제적 효과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생산시설 설치로 직접적인 투자와 고용창출이 발생되는 효과 외에도 기업도시내 도로와 철도, 항만, 용수, 전력등 인프라 확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아파트와 스포츠센터, 공영장 조정으로 발생되는 부수적인 효과, 산업 집접화로 경쟁력이 향상되는 효과등 경기부양을 위한 확실한 방안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경련은 최근 열린 기업도시 건설을 위한 정책포럼에서 "수출중심의 불균형 성장과 내수부진 타개를 위한 투자활성화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서 기업도시가 밑거름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토지와 교육, 의료, 문화등 규제의 일괄타결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할때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할수 있을 것"이라며 제도적 지원을 요구했다.
특히 전경련은 대기업 특혜 논란과 관련, 기업도시는 산업기반 투자로써 투자활성화와 고용확대가 목적이지 개발이익이 목적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전경련은 "소액주주 소송이나 사외이사제도, 회계제도에 따라 기업경영이 감시받고 있고 시장에서 엄격히 평가받고 있다"며 "기업은 투자활동으로 정상적인 이윤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지 부동산 투기나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기업도시에 투자하는 업체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또 "기업은 장기간이 소요되는 기업도시 건설을 통해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부담해야하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개발과정상의 불확실성, 물가상승률등을 고려할때 기업도시 개발 추정수익률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도시 건설이 무조건 기업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투자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기침체 탈출" 사회적 요구..기업도시 `급물살`
지난 6월 전경련이 기업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제안하자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즉각 반대 성명서를 내는 한편 지난 9월 경실련과 녹색연합등 8개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특업도시 특별법 철회를 위한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10월 들어서도 시민단체들의 반대운동과 기자회견등이 이어졌으나 여론몰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단체들이 잇달아 기업도시 특별법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언론등 사회적인 반응이 미온적인 상태"라며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시민단체 내부에서 조차도 특별법 백지화에 대해 회의론이 일고 있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만큼 국내 경기가 투자활성화에 대해 목말라 하고있고 그에 대한 방안으로 기업도시 건설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관련 공청회에서도 `기업이 투자한다는데 밀어줘야되는 것 아니냐`며 빠른 시일내에 특별법을 통과시켜 먼저 투자심리라도 호전시켜야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경련이 지난 6월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안을 공식 제안하자마자 지난 7월초 건설교통부 신도시 기획단에 기업도시과가 신설됐으며,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등 21명의 지역혁신 기업도시 정책포럼 소속 의원을 주축으로 기업도시 특별법안 통과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마련된 기업도시 특별법안을 바탕으로 당정협의등을 거쳐 이달내에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다음달중 법안통과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법안이 통과되면 연내 2개정도의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기업도시 건설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여야, 재계가 기업도시 건설 추진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개혁 후퇴, 국토의 투기장화, 국민 재산권 침해등 여러 비판의 목소리를 귀기울이면서 합리적이고 성공적인 투자활성화 방안을 도출해 내길 기대해본다.
- NHN 3Q `어닝쇼크`(종합)
- [edaily 전설리기자] NHN(035420)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NHN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7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5.8%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143억원, 123억원으로 29.7%, 26.1% 줄었다. 반면 매출액은 585억원으로 0.9% 증가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매출액은 32.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각각 0.3%, 20.3%, 순이익은 17.6% 줄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매출액은 edaily가 5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사전 집계한 예상치 평균을 4.4% 하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예상치보다 15.8%, 17.5% 낮았다. 경상이익도 20.1% 밑돌았다.
사업 부문별로는 매출 585억원 중 광고 매출이 80억원(13.8%), 검색 매출이 238억원(40.7%), 게임 매출이 212억원(36.3%), 전자상거래(EC) 매출이 28억원(5.0%) 기타 매출이 24억원(4.2%)을 차지했다.
NHN은 "3분기 경기 악화와 올림픽 게임,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사업 여건 위축으로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그러나 핵심 서비스인 네이버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62%로 늘어나고 한게임의 월간 순방문자수(UV)가 전분기대비 22% 성장하는 등 경쟁사와 격차를 확대해 압도적인 선두 지위를 확보하며 서비스 측면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검색과 EC 부문 매출은 호조를 보였다. 지난 7월 오버추어와의 제휴를 통해 도입한 CPC(종량제) 검색광고는 기존 CPM(정액제) 광고와 함께 매출 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해 검색부문 매출이 전년비 104.6%, 전분기비 25.5% 증가했다. EC부문도 가격 비교 등의 검색기능을 강화한 `지식쇼핑` 개편으로 전분기비 16.2%의 매출 성장을 기록해 올들어 매 분기마다 1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광고와 게임 매출은 불경기 지속으로 전분기비 소폭 하락했다. NHN은 "올해 전체 광고시장이 전년비 6% 이상 감소가 예상될 정도로 침체돼 있다"며 "경기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온라인 배너광고 매출이 전년비 2.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게임 매출은 전년비 4.6%의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이용자 수는 늘었으나 올림픽, 열대야로 인한 이용시간 감소와 계속되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불고객수가 전분기비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HN은 이밖에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IBM과의 포괄적 업무 협약에 따른 서버 관리 등의 수수료 증가, 신규 사업부문 강화를 위한 인건비 증가 등을 꼽았다.
김범수 NHN 대표는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서비스 지표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 등 해외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 아시아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의 해외사업은 최근 일본 한게임이 최고 동접자 10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연말 대비 100% 성장했으며 3분기 누계 약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빠른 성장을 기록중이다. 중국 사업도 지난 7월 중국 롄종(www.ourgame.com)의 지분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지은데 이어 최근 20여종의 게임을 추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NHN은 롤플레잉게임(RPG)과 스포츠게임 제작 업무를 담당하는 게임 제작 센터를 분리해 국내 최초로 `게임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함으로써 게임 제작 역량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일본 언론들 `배용준 비즈니스`로 대박
- [조선일보 제공] 지난 10월 7일,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TV 에비사와 가쓰지(海老澤勝二) 회장은 정례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비장한 선언을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NHK홍백전에 ‘욘사마’를 꼭 모십니다.”
‘욘사마’는 독자들도 잘 알고 있다시피 배용준을 가리키는 일본어의 극존칭어. 바로 이 극존칭어를 NHK 에비사와 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NHK홍백전’에 꼭 모실 거라고 장담을 한 것이다. 이날 에비사와 회장의 발언은 곧바로 모든 매스컴에 속보 형식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다시 스포츠 신문을 비롯한 연예전문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서특필했다.
-‘NHK홍백전’ 배용준 모시기 총력전
일본에서 ‘NHK홍백전’ 하면 12월 31일 7시에 시작되는, 그 해 일본가요를 총결산하는 일본 가수들의 축제이자 일본 국민의 향연이기도 하다. 전후 한때는 시청률이 65%를 넘어 국민방송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들은 적이 있고, 현재는 45∼5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타 방송사의 프로보다는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일본 신인가수들은 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순회하며 목이 쉬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NHK홍백전’에 출전하는 가수들은 세대간, 지역 차이를 초월해 일본 전국에서 인기를 얻어야만 비로소 이 프로에 뽑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신인가수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멘트가 꼭 한마디 있다.
“NHK홍백전에 출연하는 것이 꿈이에요.”
그렇다. 일본 가수들의 최종적인 꿈은 바로 ‘NHK홍백전’에 출연하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11월 중순 즈음이면 가수들은 NHK의 출전가수 명단 발표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니 일본 언론과 국민도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명단이 발표되면 가수들의 희비가 엇갈려 탈락된 가수들이 통한의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계은숙, 김연자, 보아의 꿈도 바로 이 ‘NHK홍백전’이었다. 이들 중 계은숙은 5회 이상 이 프로에 선발(처음 뽑혔을 땐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감격한 나머지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됐지만 지금은 활동이 뜸한 상태이고, 김연자는 여전히 부지런히 뛰고 있으나 대중적인 인기가 적어 몇 년째 이 프로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보아는 히트곡, 대중적 인기, 연예상품성에서 확고부동의 자리에 올라, 이제는 NHK 측에서 ‘모셔가야’ 할 정도로 톱스타 중의 톱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바로 이 같은 국민적 프로그램인 ‘NHK홍백전’에 한국의 배용준을 ‘모시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NHK TV 측은 모든 인맥을 총동원하여 배용준을 초청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배용준 측의 반응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예스’도 ‘노’도 아닌 신중 그 자체다. 당연히 NHK 측은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현재 NHK는 ‘NHK홍백전’을 연출했던 담당 프로듀서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5년에 걸쳐 4800만엔 이상의 공금횡령과 진행비 남용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돼 공영방송으로서의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해 있는 상태다. 때문에 실추된 이미지를 어떡하든 만회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최대 과제를 안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추락한 NHK의 나쁜 이미지를, 일본 중년여성들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국민적 ‘히어로’로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래서 일본에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는, 눈처럼 깨끗한 겨울연가 ‘욘사마’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본 가정의 TV채널권은 대부분 주부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주부들이 요 근래 ‘겨울연가’를 방영한 NHK 덕분에 ‘욘사마 병’에 깊게 걸렸다. ‘욘사마’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 어떤 종교의 교주 못지않게 섬김을 받고 있다. ‘욘사마’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제2의 성’을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주장하고 있는 중년 여성들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 ‘욘사마’ 열풍을 놓고 ‘욘사마 신드롬’ ‘욘사마 사회현상’ ‘욘사마 종교’ ‘욘사마 교주’ ‘욘사마 병’ ‘겨울연가 병’이라고 정의를 내린 적도 있다. 때문에 NHK에서는 바로 이 ‘욘사마 병’에 걸린 여성들을 NHK 1번 채널에 고정시켜야만 놓은 시청률을 올릴 수가 있다.
이렇듯 일본에서 ‘욘사마’로 호칭되는 배용준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공세는 우리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하면 ‘욘사마’가 살고 있는 한국의 냄새와 체취를 맡기 위해 이혼을 불사하겠다는 여성들이 많을까.
-‘배용준 취재’ 한국 특파원만 50여명
덕분에 약 15년 가까이 되는 극심한 불황에도 뜻하지 않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일본 출판계다. 연예인들의 가십거리를 주로 싣는 여성주간지, 스포츠신문, 잡지 등은 특별히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예로 올해 초, 일본 언론계 중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논조를 자랑하고 비교적 양심적인 언론사로 통하는 ‘아사히신문’사 계열의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대변신을 시도했다. 아니 대 변신이라기보다는 타 언론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욘사마 병’에 걸려 버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동안 일본인의 지성과 권위를 자랑하던 시사주간지가 하루아침에 ‘욘사마’ 기사에 목을 매겠는가. 매주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기자를 서울에 특파, 배용준의 일거수일투족, 그것도 주로 배용준의 주변 취재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사소한 내용마저 대서특필했다. 나중에는 월간조선에 게재됐던 장문의 배용준 인터뷰 기사의 판권을 사들여 사족을 붙이고 분석기사까지 곁들인 다음 노트만한 분량으로 배용준에 대한 미니북을 ‘아에라’ 부록으로 내놓아 대박을 터트렸다. 부록임에도 불구하고 중판에 중판을 거듭, 순식간에 30여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필자의 경우도 일본 현지에서 한국 여성지에 배용준에 대한 기사를 몇 번 썼었는데, 한 꼭지당 100만엔(1000만원)씩 줄 테니 판권을 팔라고 한ㆍ일 관계 에이전시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물론 일본출판사의 의도를 너무도 잘 알기에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지만 그만큼 배용준에 관한 기사는 내용의 유무에 관계없이 일본에서는 무조건 인기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배용준에 대한 취재를 하기 위해 와 있는 일본 기자만도 무려 50여명에 이른다. 이들 기자 혹은 프리랜서들은 배용준의 소속사, 주변인물, 인맥 등을 훑고 다니며 낙수 줍듯 타 언론사들이 놓친 특종(?)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원고를 쓰는 동안에도 고단샤(講談社) 계열의 일간지 기자가 서울에 왔다고 연락이 왔다. 물론 배용준을 취재하기 위함인데, 직접 인터뷰는 아니더라도 간접취재라도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이야기였다.
이렇듯 현재 일본 스포츠신문이나 주간지들은 배용준의 기사 게재 여부에 따라서 최소 5만∼1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 차이가 난다고 한다. 하다 못해 한국 스포츠신문의 기사를 그대로 번역해 싣기만 해도 판매부수가 5만부 이상 올라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용준 기사에 목을 안 맬 수가 없다는 것이 일본 주간지 편집장들의 하소연. 일본 잡지계의 ‘사활’이 ‘욘사마’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아무튼 이처럼 뜨거운 ‘욘사마’ 열풍은 앞으로 적어도 2~3년, 길면 5년 이상 롱런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배용준이 또 다른 이미지로 대히트를 칠 수 있는 드라마 혹은 영화가 등장한다면 이 같은 현상은 ‘영원’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의 성향이 ‘한번 팬이면 영원히 팬으로 남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순 자유기고가
- 수입차 불만속출,`폭우속 와이퍼 부러져`
- [edaily 지영한기자]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단체의 감시활동이 강화되면서 수입차 운전자들로부터 다양한 불만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대표 임기상)이 최근 수입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수입차의 신차결함 및 보증수리 불만 등을 접수받은 결과 다양한 불만사례가 제기됐다.
수입차 불만제보는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www.carten.or.kr)의 회원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수입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10년타기운동연합에 제보된 불만사례를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독일의 BMW 차량이 가장 많았다.
◇BMW, 폭우속 와이퍼 부러지는 황당한 사례도
BMW은 우선 디지털식 차량 계기판의 화소(畵素)인 `픽셀` 불량에 대한 불만사례가 많았다. 픽셀불량으로 차량의 상태를 표시하는 글자들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 불만내용이며, 급기야 지난 9월엔 10년타기운동연합이 건설교통부에 리콜건의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BMW는 "계기판 픽셀 문제는 2002년 이전에 생산된 구형 5시리즈 및 7시리즈의 일부 차종에서 나타난 문제"이며 "다만 리콜대상이 아님에도 `굿 윌(Good Will) 프로그램`을 통해 무상으로 부품을 교체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최모씨는 "주변에서 `굿 윌`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없다"며 10년타기운동연합에 문제를 제기했고, 조모씨 역시 "무상교환을 거절 당해 지난 2000년 8월 자비를 들여 계기판을 수리했다"고 주장했다.
BMW운전자인 홍모씨는 좀 더 황당한 경우다. 지난 9월초 앞유리 와이퍼에 문제가 생겨 BMW지정 AS센터에서 수리를 맡겼는데, 폭우속 고속도로 주행시 와이퍼가 부러져나간 것.
홍씨는 "태풍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는 가운데 서해안 고속도로를 시속 120Km로 주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운전석과 조수석의 와이퍼가 모두 부러져나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며 당시 아찔한 순간을 회상했다.
이 외에 이모씨는 "BMW 745i의 모니터 오작동을 4차례에 걸쳐 A/S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고, 안 모씨는 "2003년 10월 2만Km를 운행한 중고 BMW 차량을 구입한 이후 2003년중 5번, 2004년중 무려 17번의 수리를 받았다"며 잦은 수리를 불평했다.
◇벤츠도 불만속출..누수문제는 리콜요구까지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 상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소비자 불만이 만만찮다. 지난 2002년 8월 벤츠 E240을 구입했다는 김모씨는 와이퍼, 헤드라이트, 조수석 사이드밀러 등을 수차례 수리했고, 주행중 계기판의 기능이 갑자기 멈춰서는 아찔한 경험이 있었다며 10년타기운동연합에 불만을 토로했다.
벤츠 운전자인 박모씨도 비슷한 불만을 제기했다. 2000년 11월 구입한 E240이 지난해 10월부터 계기판의 디지탈 숫자가 지원지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것.
벤츠의 스포츠실용차(SUV)인 ML270를 몰고 다닌다는 이모씨의 경우엔 "구입한지 4개월 밖에 안된 새 차의 베터리가 이유없이 소모돼 이에 대한 확인서도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 일로 벤츠사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벤츠의 대표적인 불만사례는 누수문제. 10년타기운동연합은 지난 9월말 "벤츠의 2002년과 2003년식 E240 모델의 전자제어장치(ECU)와 주 퓨즈박스가 물에 잠기는 결함이 있다"며 건설교통부에 리콜건의서를 내기도 했다.
BMW와 벤츠 등 유명 브랜드 이외에도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에서 불만사례가 접수됐다.
◇랜드로버, 운전석 앞유리 빠지는 경우도
포드의 토러스를 운전하는 신모씨는 주행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꼭 스펀지를 밟는 것처럼 차량이 밀리는 현상을 경험, 2차례에 걸쳐 수리를 받았으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Td5 2003년형을 1년7개월정도 몰고 있다는 김 모씨는 계기판, 핸들, 미션 부분에 대한 여러가지 이상증상이 발생했고, 한번은 운전석 유리창이 빠져 주행을 할 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V8를 1만1000km정도 운전했다는 민모씨는 1500km부터 주행중 소음과 충격같은 이상 조짐이 감지됐고, 시속 50~80Km 사이에선 속도계가 순간적으로 정지되는 듯한 이상징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물론 수입사로부터는 문제가 없다는 통보만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민씨는 그러나 "고급차인 수입차를 몰고다닌다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인지 수입사들이 이를 이용해 더욱 횡포를 부리는 것 같다"며 "여러모로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큼 수입차의 소비자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시청자 불만, KBS 가장 많다
- [edaily 백종훈기자] 방송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처리한 시청자 불만사항을 정리·분석한 결과, 지상파방송인 KBS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고 24일 밝혔다.
시청자 불만사항은 총 4524건이며 매체별로는 지상파방송이 36%인 1629건, 종합유선방송이 18%인 797건, 방송채널사용사업이 12%인 548건, 위성방송이 7%인 333건, 중계유선방송이 3%인 116건이었다.
구체적으로 지상파방송의 경우 KBS가 38%인 649건을 기록해 27%인 MBC, 12%인 SBS(034120)보다 월등히 많았다.
방송위는 "KBS는 2개 채널을 운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만이 많아 보인 것"이라며 "KBS 뉴스9, 미디어포커스, 생방송 시사투나잇 등 보도교양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KBS 일요일은 101%, 개그콘서트 등 오락 프로그램의 선정성 문제가 타 지상파방송사보다 많았다"고 평가했다.
또 방송위는 "MBC의 경우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뉴스데스크, 뉴스투데이 등 보도교양 프로그램의 명예훼손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SBS의 경우에는 8시 뉴스 등 프로그램에서 적절치 못한 멘트나 표현을 쓴 것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방송위는 지상파방송 3사가 공통적으로 당사자 확인없이 민감한 사항을 방송하거나 취재시 설명과 다르게 왜곡편집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부당한 요금 징수 또는 요금 인상이 33%인 372건으로 가장 많았고, A/S 불만 또는 직원의 불친절 등 서비스가 17%인 194건, 위약금 등 해약이 14%인 155건, 임의 채널변경, 채널수 불만 등 채널편성이 13%인 149건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 관련 시청자불만 548건 중 OCN, CJ홈쇼핑 등 영화·홈쇼핑 채널에 대한 불만이 다수 제기됐다.
이밖에 특이사항으로 연예정보채널인 EtN에 대한 불만이 199건으로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중 가장 많았다. 이는 `쏜데이서울`의 명예훼손·욕설·선정성으로 인한 방송 품위 훼손과 관련된 불만이었다.
또 스포츠채널인 MBC-ESPN에 대한 112건의 불만중 108건은 메이저리그 생중계 취소에 대한 불만이었다.
방송위는 "방송위원회는 앞으로도 방송사업자의 법규·규정 위반행위 뿐만 아니라 서비스 불친절 등 시청자에게 불편을 끼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위는 "이번 분석자료를 통해 나타난 불만유형 및 처리결과는 위원회 정책수립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불만이 있을 경우 홈페이지내 사이버민원실(www.kbc.go.kr) 또는 전화(무료 080-360-7272, 유료 02-3219-5128, 5255), 팩스(02-3219-5391), 우편(서울 양천구 목동 923-5 방송회관 16층 시청자민원팀) 등으로 신청하면 30일 이내에 그 처리결과를 회신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Office Politics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머리가 좋은 상사는 모시기가 힘들다. 그 상사가 부지런하다면 더욱 힘들다. 그러나 머리도 좋지 않으면서 부지런하기만 한 상사는 진짜 구제 불능이다. 실력만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에는 뭔가 부족한 세상이다. 직장에서도 정치적 술수가 필요하다.(Office Politics)
노름에서 돈 따는 것은 `운칠기삼`이라고 했던가. 최고 경영자(CEO)가 되는 것은 어떨까.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운이 따르는 사람을 당해 낼 수 없다는 말도 있다. 여기 기가 막히게 운(?)이 좋으면서 정치 감각도 뛰어난 CEO가 있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RJR나비스코라는 회사가 있었다.
◇기업의 탄생
RJR나비스코는 담배 회사인 RJ레이놀즈와 식품 회사인 나비스코가 합쳐진 기업이다.
RJR의 역사는 18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차드 조슈아 레이놀즈(Richard Joshua Reynols)는 남북 전쟁 이후 북부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남부 버지니아와 노스 캐롤라이나 일대에서 담배 농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노스 캐롤라이나 윈스톤-살램 지방이 미국 최고의 담배 산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윈스톤-살램은 원래 체코 이민자들이 개척한 땅이다. 1753년 잉글랜드의 그랜빌 공작으로부터 10만에이커의 땅을 사들여 이곳으로 이주했다. 이들 모라비안(Moravians)은 손재주가 뛰어나고, 농업에도 능했다. 산업을 번창시켰고, 와코비아(Wachovia)라는 탄탄한 은행을 만들기도 했다.
RJ레이놀즈는 윈스톤-살램에 작은 담배 공장을 열었다. 그는 북부 `담배 카르텔`의 공격을 적절히 피하면서 씹는 담배에 이어 파이프 담배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RJ레이놀즈는 지방의 유력자가 됐고, 회사와 지역사회를 한 덩어리로 만들었다. 나중에 `미스터 RJ`로 불린 그는 회사 주식을 종업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기도 했다.
미스터 RJ는 담배 공장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새로운 상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필생의 제품 `카멜(Camel)`은 이렇게 탄생됐다. 미스터 RJ는 미국 최초로 `시가렛(cigarette)`을 대량 생산한 인물이다. 씹는 담배, 파이프 담배에서 본격적인 궐련의 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1930년대 RJR은 담배의 대명사였다. RJR 직원들은 대부분 윈스톤-살램 지방 사람들로, 회사 주주이기도 했다. RJR은 주주들에게 높은 배당을 마다하지 않았다.
RJR 주식은 대를 이어 상속됐다. `Barbarians at the gate`라는 책은 RJR의 영광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아버지는 "이 주식을 절대로 팔면 안된다"는 유언을 남기고 아들에게 RJR 주식을 넘겼다. RJR은 전 직원과 가족들에게 의료비를 보조했다. 점심식사가 제공됐고, 뜨거운 담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항상 아이스 워터가 준비돼 있었다."
RJR의 눈부신 성장은 1960년대 중반까지 계속된다. 윈스톤(Winston), 살램(Salem) 같은 히트 상품이 잇따라 나왔다. 1960년 미국 남성의 58%, 여성의 36%가 담배를 즐겼다. RJR은 그 많은 돈을 어떻게 와코비아로 입금시키는가를 고민해야했다.
RJR의 기업 문화는 미국 남부의 보수주의와 청빈한 생활을 신조로 여기는 모라비안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RJR 임원들은 뷰익 이상의 자동차를 타지 않았다. RJR의 CEO들은 대부분 어린시절부터 담배 농장에서 자라난 토박이였다. RJR은 거대한 가족 기업이었다.
◇"이사회를 장악하라"
1964년 외과의사인 루터 테리가 `담배 연기와 암의 관계`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담배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RJR은 담배 이외의 다른 사업을 찾지 않으면 안됐다. 마침 필립모리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말보로(Marlboro)`를 앞세운 필립모리스는 세계 시장을 공략, 남부의 가족 기업 RJR을 압박했다.
RJR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고, 윈스턴-살램 출신이 아닌 경영자들이 하나 둘 회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폴 스티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담배는 잘 몰랐지만, RJR같은 부자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스티치는 회사 제트기를 타고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며 정재계에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미츠미시, 도이체방크의 CEO 등이 참여하는 국제 자문 그룹을 만들었고, 상공회의소 활동도 열심이었다. 남부 시골의 가족 기업을 바깥 세상으로 끌고 나왔다.
그는 지역 출신이 아니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사들을 하나 둘 자기 편으로 만들어갔다. 1970년대 스티치는 RJR을 이끌면서 말보로와의 전쟁을 계속했고, 한편으로는 선박회사, 정유회사를 사들였다. KFC와 같은 식품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1980년대 RJR 이사회는 스티치에게 후계자를 물색하도록 권고했다. 후계 구도는 매우 복잡했다. RJR이 사업 다각화를 면서 외부에서 영입된 경영진과 그룹의 주력인 담배 부문을 이끌어온 토박이 경영진 사이에 알력이 발생했다.
타이리 윌슨과 애드 호리건은 담배 사업 부문의 책임자로 그룹의 적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힉스 월드론은 GE 출신으로 RJR이 주류 회사를 인수할 때 경영진에 새롭게 합류했다. 스티치와 이사회는 내심 월드론을 후계자로 내세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윌슨은 배수의 진을 쳤다.
윌슨은 이사회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스티치는 외부인으로서 경영권을 확립하기 위해 이사회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반면 윌슨은 이사회 멤버 중 한명이 운영하는 회사로부터 물품 구매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정도로 원칙주의자였다.
윌슨은 호리건과 연합, 스티치 회장과 최후의 담판을 벌였다. 만약 월드론이 CEO가 되면 자신과 호리건, 담배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임원 전원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스티치는 윌슨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를 후계자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1983년 윌슨은 CEO가 됐다. 스티치는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이사회 멤버로 남았다. 윌슨은 스티치와 이사회를 신뢰하지 않았다. 스티치의 입김이 작용하는 이사회도 윌슨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윌슨은 방만한 사업 다각화를 중지하고, 식품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RJR의 수익성이 좋아졌기 때문에 이사회도 윌슨을 어쩌지 못했다.
자신만만한 윌슨은 이사회 몰래 두 가지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나는 식품회사인 나비스코와의 합병, 다른 하나는 암호명 `스파(Spa)`로 명명된 신상품 개발이었다.
◇놀기 좋아하는 CEO
나비스코의 CEO 로스 존슨은 파티를 좋아했다. 캐나다 출신인 존슨은 젊은 시절 친구들과 밤새워 술을 마시며 어울렸다. 술 친구 중에는 나중에 캐나다 수상이 된 변호사도 있었다.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위트가 넘쳤던 존슨은 40대까지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30대에 캐나다 GE의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알게된 선배가 "모든 조직은 성립되는 순간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한 말을 경영 철칙으로 여겼다.
그는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타입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스탠다드 브랜드라는 식품회사로 직장을 옮기면서 뉴욕으로 이주한다.
뉴욕에서도 그는 술친구들을 만들었다. 스포츠 스타에서부터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최고 경영자까지 넓은 오지랖을 자랑했다.
1970년대 스탠다드 브랜드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이면서도 `모던 매니지먼트`에 눈뜨지 못했다. 당시 CEO였던 헨리 웨이글은 20년째 회사 경영을 해왔지만, 임원들은 해외 출장을 갈 때도 비스니스 클레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 낡은 리놀륨 마루에 구식 철재 책상을 몇십년째 쓰고 있었다.
존슨은 이사회 멤버들과 친하게 됐다. 함께 파티를 벌이며 밤새워 회사 경영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웨이글은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는 존슨에게 껍데기나 다름없는 회사의 화학 부문을 매각하라는 `미션 임파서블`을 명령한다.
존슨은 "경영이 잘 못됐기 때문에 화학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묻혀 있는 것"이라는 역설적인 매각 전략을 구사해서 2300만달러를 받아낸다. 웨이글은 존슨의 보고를 받고, 2400만달러 이하로는 절대 팔지 못한다고 생떼를 썼다. 존슨은 인수자를 다시 찾아가 100만달러는 나중에 되돌려준다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존슨은 이사회 친구들과 감사의 도움을 받아 100만달러를 회계상 보조금으로 처리해버린다.
마침내 이사회는 웨이글을 몰아내고 존슨을 CEO로 임명한다. 존슨은 반란의 주역인 이사들의 봉급을 2배로 올리고, 낡은 철재 책상을 내다 버리게 했다. 회사 전용 제트기도 샀다.
존슨은 새로운 아이디어라면 비용이 얼마가 들어가든지 상관하지 않았다. 스포츠 스타에게 연간 40만달러를 주면서 그의 이름을 딴 스낵을 내놓기도 했다.
존슨은 이사회를 그의 편으로 만들었다. 하루는 멕시코 합작법인의 회계장부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이사회는 존슨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존슨도 회계 부정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합작사의 `특수 사정` 때문에 미국식 회계를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없었다.
존슨은 난감했지만, 특유의 재치를 발휘했다. "여러분 수상 스키를 신고 모터 보트를 끌어보신 적이 있어요?" 이사회는 웃음 바다가 됐다.
존슨이 스탠다드 브랜드를 경영하는 것이 식상해질 즈음인 1981년 리츠와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나비스코가 M&A 제의를 해온다.
나비스코는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였지만, 1960년 이후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었다. 나비스코의 CEO였던 봅 쉐벌은 합병을 통해 기업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으려 했다.
존슨은 나비스코와의 합병을 멋지게 성사시켰다. 주식 스왑 방식으로 진행된 양사의 합병은 19억달러 규모였다. 쉐벌은 CEO를, 존슨은 COO를 맡았다. 회사 이름은 `나비스코 브랜드`가 됐다.
존슨은 이번에도 이사회를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나비스코측 핵심 경영진들을 서서히 제거하고, 자기 사람을 대신 앉혔다.
나비스코 CFO로 합병 당시 최고의 실력자였던 딕 오웬도 존슨의 적수는 아니었다. 오웬은 부사장 자리를 원했다. 오웬은 회사 곳곳에 자신의 사람들을 심었다. 존슨은 군소리없이 오웬의 요구를 들어줬다.
존슨은 어느날 쉐벌을 찾아간다. "회장님, 오웬이 너무 거대한 재무 조직을 만들고 있습니다."
쉐벌 회장은 나비스코가 관료화되는 것이 싫었다. 스탠다드 브랜드와의 합병도 그런 이유로 추진된 것이다.
쉐벌 회장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존슨에게 물었다.
존슨은 "바꿔야지요. 오웬은 조직 규모를 줄일 수 없을 겁니다. 제가 그걸 하죠"라고 말했다. 존슨은 재빨리 스탠다드 브랜드 출신을 재무조직에 앉히기 시작했다. 존슨과 그 측근 이외에는 새로운 재무관리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나비스코 출신 임원들은 하나 둘 실권을 내놓게 됐다.
합병 3년만에 24명의 핵심 임원중 21명이 존슨의 측근으로 채워졌다. 나비스코파는 소리소문없이 실려 나갔다.
1980년대 중반 존슨이 나비스코 브랜드를 장악하려는 시기, 미국에서는 과자 전쟁이 벌어졌다. P&G가 나비스코의 아성인 켄자스 시티에서 소프트 쿠키를 전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
나비스코는 일격을 당했지만,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전국적인 판매망을 이용해 P&G의 시장 진입을 봉쇄했다. 존슨의 입지는 더욱 강화됐고, 마침내 1984년 존슨은 CEO가 된다.
존슨은 은퇴하는 봅 쉐벌 회장의 이름을 딴 R&D 연구소를 개관함으로써 마지막 순간까지 쉐벌 회장의 칭찬을 받는다.
놀기 좋아하는 존슨은 나비스코가 후원하는 초호화 여자 프로 골프 대회를 개최한다. 이것이 지금 LPGA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시작이다.
◇굴러 들어온 돌
종합 식품 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RJR의 윌슨은 세가지 카드가 있었다. RJR의 오래된 월스트리트 파트너인 딜론 리드는 몇개월간의 분석 끝에 합병 대상 기업으로 펩시코, 켈로그, 나비스코 3곳을 선정해줬다.
펩시코와 켈로그는 합병 제의를 거절했다. 나비스코의 존슨은 우호적으로 나왔다. 윌슨과 존슨은 나이가 같았다. 윌슨은 3년후 65세가 되면 은퇴를 할 것이라며 존슨이 차기 CEO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985년 4월 두 사람은 각자의 이사회에 합병 협상을 보고하고 논의를 진척시키기로한다.
RJR 이사회는 윌슨이 사후에 이같은 중요한 사안을 보고한 것에 대해 역정부터 냈다. 윌슨은 합병 논의는 이제 막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이사회에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차기 회장 구도를 상대편에 제안한 것이나, 주식 스왑 방식의 합병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윌슨은 "존슨은 결국 2인자에 머무를 것이고, RJR이 나비스코를 현금 인수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바꾸겠다"고 답했다.
존슨은 노련하게 협상에 임했다. 그는 윌슨이 딜을 애타게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협상 중 두 회사의 M&A 논의가 월가에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윌슨은 80달러 이상은 절대 안된다고 버텼지만, 결국 주당 85달러, 49억달러 규모의 합병에 동의하고 만다. 1985년 5월 양사의 합병이 공식 발표됐다.
윌슨에게는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 있었다. 자신이 스티치를 압박, CEO가 될 때 연합전선을 폈던 호리건을 설득하는 일이다. 존슨에게 2인자 자리를 주려면 호리건이 물러서야했다.
호리건은 애초 약속과 다르다며 윌슨에게 소리를 질렀다. 윌슨은 회장실을 신설하고, 3명이 함께 회사 경영을 논의하자며 호리건을 다독거린다.
호리건은 존슨이 어떻게 나비스코를 장악했는지 알고 있었다. 호리건은 "윌슨 회장님 조심하십시요. 존슨은 18개월 안에 당신 자리에 앉을 겁니다"라고 경고한다.
윌슨은 그러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존슨과 그의 측근들은 윌슨의 꼼꼼함 때문에 기를 펴지 못했다.
존슨은 자신의 방식대로 RJR측 이사진과 친분을 쌓아갔다. 특히 이사회의 핵심인 스티치의 호감을 사는데 성공했다. 존슨은 스티치와 윌슨의 틈이 생각보다 더 크게 벌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윌슨과 존슨은 처음에는 호흡이 잘 맞았다. 대형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작은 사업 부문들은 떨어져 나가게 된다. 존슨은 어떤 사업 부문을 팔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윌슨의 구미에 맞게 행동했다.
작은 음료 회사를 팔 때 일이다. 윌슨은 이사회에 참석, 이 회사를 팔아야할 5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반면 존슨은 재치있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이걸(매각해야할 음료 회사) 끌고 물위를 걸어 갈 수는 있을 겁니다. 이런 젠장! 이게 뭡니까. 강 건너 편에는 코카콜라와 펩시코에서 나온 선수들이 떡 기다리고 있겠죠."
존슨은 이런 식으로 RJR측 이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윌슨의 몰락은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윌슨은 이사회 몰래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암호명 스파, 즉 연기 안나는 담배였다.
윌슨은 이사회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6800만달러라는 연구비를 지원하며 제품 개발에 몰입했다. 윌슨은 수년이 걸리는 연구인데다, 아이디어 단계여서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둘러댔다.
사실 윌슨은 이사회를 믿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숨겨온 것이었다. 스티치를 비롯한 이사들은 윌슨에게서 완전히 돌아섰다.
존슨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존슨은 시티치와 핵심 이사들과 비밀 회동을 가졌다. 시티치는 "당신이 여기에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났는지 모르겠어요"라며 노골적으로 존슨에게 지지 의사를 밝혔다.
1986년 이사회는 윌슨을 조기 은퇴시키고, 존슨을 새로운 CEO로 발표한다. 윌슨은 대세가 기울었음을 나중에야 인식하고는 순순히 회사를 떠났다.
존슨은 연간 10억달러의 현금을 주무르는, 미국내 19위의 대기업 CEO가 됐다. RJR나비스코 이사회가 정말로 바른 선택을 한 것인지는 오래지 않아 판가름이 났다.
존슨의 운과 정치력도 거기까지였던 모양이다. 2년후 RJR나비스코는 미국 최대의 LBO(Leverage Buy Out)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존슨은 스스로 그 소용돌이 속으로 회사를 몰아넣었다. LBO 전문 기업 사냥꾼에 넘어간 RJR나비스코는 풍비박산 일보 직전까지 간다. RJR과 나비스코는 다시 분리돼 제3의 기업으로 넘어가는 처절한 운명을 맞게 된다.
- 주상복합 인허가 놓고 공무원·정치인·기자 `비리사슬`
- [edaily 공희정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고건호 부장검사)는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주상복합건물 `대우미래사랑` 오피스텔의 인허가와 관련해 거액의 뇌물을 제공받은 마포구청 지역경제과장 정(50)모씨와 서울서부교육청 관리국장 채(54)모씨 그리고 이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건설시행사 유아이에이치 대표 이(48)모씨를 특가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관할관청에 인허가를 내주도록하고 알선해 준 대가로 `대우미래사랑`에서 시공하는 오피스텔 한채(시가 1억800만원)를 무상으로 분양받은 전직 국회의원 이모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또 유아이에이치 대표 이씨가 운영하는 레저산업 전문업체 정인코아에서 시행하는 부천 복합스포츠센타 인허가와 관련해 공무원에게 로비한다는 명목으로 거액을 수수한 지방 일간지 J일보 부천시청 출입기자 오모(42)씨와 이모(52)씨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번 사건은 유아이에이치 대표 이씨가 마포구 주상복합건물 건립과 부천 실내스키돔 사업을 진행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하도급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다음, 관계 공무원 등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2년 8월 S은행으로부터 분양광고비, 철거용역비, 경비용역비 등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공사비를 부풀이는 방법으로 대출금 8억4000만원을 빼돌리고, 감리용역업체 및 토목공사업체 등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 명목으로 4억7500만원을 수수하는 등 13억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이 비자금을 이용 인허가와 관련해 마포구청 정모씨에게 2000만원, 서부교육청 채모씨에게 1000만원의 뇌물을 공여하고, 마포구청 및 서부교육청에 로비를 해 달라는 명목으로 전직 국회의원인 이씨에게 1억원 상당의 대우미래사랑 오피스텔 12평형 한채를 무상으로 분양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들과 정치인의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하고 여죄를 더 추궁한다는 입장이다.
마포구청 지역경제과장 정씨는 인허가를 약 3개월간 지연시키다가 금품을 수수한 날로부터 1주일 후 즉시 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으며, 당시 서부교육청 관리국장이었던 채씨는 인허가를 대가로 먼저 3000만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인허가 후에도 회사 임원들을 불러내 향응을 접대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전직 국회의원 출신 이씨는 3선 의원의 경력을 내세워 관할관청 등에 적극적으로 로비하고, 처음에는 오피스텔 2채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지만 이씨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는 법원에서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없다는 이유로 기각돼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고건호 부장검사는 "이 사건은 건설업체 및 공무원, 정치인, 기자 등 사이에 만연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비리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며 "압수된 경리장부, 분양계획서 등을 정말 분석하는 한편 사업자금 대출 과정상의 비리 여부에 대해서도 계속 내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