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8,765건
- 짝퉁, 아직 2% 부족해
- [한국일보 제공]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의 해외 명품 브랜드부터 오리온 초코파이까지, 짝퉁의 범위는 무한하다. 심지어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 현대모비스 자동차부품도 위조상품이 나오는 영예(?)를 누리고 있다. 24~26일 관세청이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위조상품 비교전시회’는 50여개 브랜드의 온갖 짝퉁들이 진품과 함께 전시돼 어마어마한 국내 위조품 시장의 규모를 짐작케 했다. 올 상반기 관세청에 적발된 위조상품은 480건 1,978억원 어치. 지난해에는 1,010건 2조6,668억원 어치에 달했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위조품이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의류, 핸드백 등의 가죽제품, 시계의 해외 명품 브랜드 위조품이 대부분이다. 이제는 해외 명품 브랜드 제품을 청담동이나 백화점의 직영매장, 면세점뿐 아니라 인터넷쇼핑몰 등 다양한 통로로 구입할 수 있게 돼 위조상품 피해 우려도 커졌다. 게다가 갈수록 짝퉁도 재봉상태나 재질이 고급화하고 정교해져 전문가가 아니면 진품인지 가짜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관세청의 도움으로 해외 명품 브랜드의 진위 구별법을 알아본다. 핸드백의 경우 짝퉁은 박음질 등 마감 상태가 거친 경우가 많다. 루이비통의 대표 문양 ‘모노그램 알마’ 핸드백은 가방 아래부분 박음질이 두 줄로 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진품은 박음질이 두 줄로 돼있는 반면, 짝퉁은 박음질 부분의 바느질 선이 한 줄이고, 가죽 손잡이 패드도 딱딱했다. 진품은 가방 안쪽에 로고도 없다. 샤넬 가방은 마크의 박음질이 크고 엉성해서 표면이 울고, 바닥 부분이 조각으로 연결돼 이음선이 있으면 위조로 의심된다. 진품은 박음질이 끊기는 곳이 없고 핸드백 안쪽에 고유번호 라벨이 있다. ‘명품의 귀족’ 에르메스의 100%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가방도 짝퉁으로 골치를 썩기는 마찬가지. 에르메스 짝퉁 가방은 각이 져야 할 쇠장식이 둥글었고, 재봉틀로 박음질을 해 마무리가 지저분하고 합성피혁을 사용해서 거칠었다. 구찌 진품 핸드백은 가방 안쪽이나 주머니에 원산지가 표시된 가죽이 반드시 덧대어져 있지만, 위조품은 원산지 표시가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에트로의 핸드백이나 액세서리의 경우 가죽과 연결되는 금속이나 지퍼 등 부자재에 ‘ETRO’ 혹은 페가수스 문양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 것이 진짜다. 아르마니 옷의 경우에는 라벨에서 차이가 났다. 진품은 라벨의 ‘EMPORIO ARMANI(엠포리오 아르마니)’ 표기에서 띄어쓰기가 돼있지만, 위조 옷은 띄어쓰기가 돼있지 않았다. 또 진품은 라벨이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지만, 짝퉁은 거꾸로 흰 바탕에 검정 글씨로 씌어 있었다. 오메가, 로렉스, 까르띠에 등의 고가 브랜드 시계는 일단 보증서가 있는지가 관건. 로렉스 시계 정품에는 보증서와 함께 붉은색의 인증 메달, 푸른색의 제조번호 메달이 있지만, 가짜는 이것들을 갖추기가 어렵다. 또 정품은 로렉스를 상징하는 왕관 마크가 작고 옆에서 보면 약간 볼록하고, 크라운의 잠금 상태가 부드럽다. 오메가는 케이스 뒷면에 제품 고유의 시리얼넘버와 모델 고유의 로고가 새겨져 있고 가죽줄의 경우 버클에 로고가 새겨져 있다. 캘러웨이의 골프채는 그립 아래 한국캘러웨이 바코드가 부착돼 있는 것이 정품. 위조품에는 바코드가 없었다.
- 강원도 양양…그곳에 가면 두배의 즐거움이 있다
- ▲ 하조대 등대 [조선일보 제공] 대서(23일)를 앞두고 무더위가 한창이다. 어디를 찾아야 흡족한 피서가 될 수 있을까. 산, 바다, 계곡…, 어느 한 곳을 찾아도 늘 살짝 아쉽기만 하다. 이럴 땐 이른바 '멀티 기행지'가 대안이다. 설악 준령에 자리 잡은 강원도 양양은 산과 바다의 정취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대표적 여행지이다. 서늘한 원시림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고, 작렬하는 태양 아래 푸르른 동해를 즐길 수 있어 '쿨(Cool)& 핫(Hot)'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휴가지가 된다. 특히 무더위에 까칠해진 입맛까지 되돌릴 수 있는 막국수, 산채정식, 손두부, 섭국, 그리고 뚜거리탕 까지 강원도 산촌과 해안의 다양한 별미도 갖추고 있어 맛깔스런 '웰빙 휴가'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 여름 바다 즐기기 양양은 낙산 , 동호리, 하조대 등 그저 바라만 봐도 가슴 툭 트이는 해안 명소를 갖추고 있다. 특히 휴가철이면 곳곳에서 멸치후리기 등 체험 이벤트가 벌어져 한여름의 재미난 추억도 만들 수 있다. 멸치 등 직접 잡아보는 이벤트 ▶ 동호리 멸치후리기=동호리 해수욕장은 고운 모랫길에 울창한 송림을 갖추고 있어 물놀이에 제격이다. 특히 싱싱한 멸치와 잡어를 직접 잡아 볼 수 있는 '멸치후리기' 이벤트가 펼쳐져 피서객들에게 인기다. 멸치후리기란 U자형으로 바다에 던진 그물을 육지에서 사람들이 당겨 멸치를 잡는 방식이다. 어선이 길이 500m, 높이 2m짜리 대형 어망을 500m 바다 앞까지 끌고 나가 고기를 가두면 이를 뭍에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잡아당긴다. 그물에는 파닥거리는 은빛 멸치뿐만 아니라 황어, 숭어 등 잡어도 함께 올라와 재미가 쏠쏠하다. 피서철 동호리 멸치체험은 무료다. 해수욕장 주변에서 당일 홍보 방송을 통해 체험 소식을 알리고 보통 오후 3~4시경에 멸치후리기 이벤트가 열린다. 하지만 파고가 70cm 이상만 올라도 체험을 할 수 없다. 위험할뿐더러 파도에 그물이 흔들려 고기가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연중 5~11월 사이 체험 이벤트가 실시되는데, 단체(30~50명)에게는 사전 예약과 함께 40만원의 수고비를 받는다. 단체가 그물을 당겨 잡은 멸치와 잡어는 즉석에서 회 맛을 보거나 가져갈 수 있다. 멸치후리기 체험 이벤트를 지휘하고 있는 동호리 김남규 이장은 "해수욕 이상의 '추억'을 덤으로 얻어 갈 수 있어 날로 인기가 높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체험 문의: (033)672-2272 구름다리 건너 하얀등대 이국정취 ▶ 하조대=양양의 대표 절경은 하조대이다. 양양팔경의 하나로 해안 기암절벽과 정자가 운치 있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은거한 곳으로 두 사람의 성을 따서 '하조대'라 이름 지어졌다. 정자에 올라 바라보는 툭 트인 동해의 풍광이 압권이며, 울창한 송림을 따라 구름다리 건너 만나는 하얀 등대도 이국적 풍취를 자아낸다. 순백의 사장이 펼쳐진데다 경사도 완만해 가족단위의 피서지로도 적합하다. 남쪽 기암괴석과 바위섬은 최고의 낚시 포인트. 낚싯배를 타고 나가 즐기는 도다리 낚시도 동해의 추억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수심 20~30m 깨끗한 모래바닥에 낚싯줄만 드리우면 도다리의 손맛을 볼 수 있다.
- (미리보는경제신문)2000앞둔 증시..고평가 논란
-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다음은 18일자 경제신문 주요 기사다.(가나다순) ◇매일경제 ▲1면 -아프리카..중앙아..동남아서도 한국이 눈밖에 난 까닭은 -美 쇠고기 내달 9일께 전국 판매 -D램 시장 괜찮아진다 -아시아 증시 동반상승 지진충격 일본은 하락 -반기문 총당 단독대담 "부시 만나 북핵 추가조치 요구" ▲종합 -日 니카타 지진으로 산업피해 속출..산요, 마쓰시타 등 공장가동 중단 -존 프라빈 푸르덴셜 수석 투자전략가 "한국증시 단기조정 가능성, 하지만 그것은 보약될겁니다" -삼성이 달라진다..고가 저가 `투트랙` 전략으로 간다 -유가 6개월내 95달러 갈수도..골드만삭스 전망 -워싱턴서 만난 반기문 총장 "미국편이라고요? 아프리카, 남미서도 나를 좋아합니다" -한국 대외원조 OECD 국가 중 꼴찌 -KT&G 백기사 또 찾는다 ▲정치.외교안보 -홍윤식씨 초본발급 지시한 정황 포착 -노대통령 이번엔 내각제 제기 -노대통령 5부요인 만찬 취소 -김계관.힐 美 대사관서 회담 -범여권 다시 이명박 압박 -대선주자 네트워크 이명박 서울시.고려대, 박근혜 TK.PK.서강학파 -정치적 사제 이해찬 유시민 親盧 대표놓고 맞장 ▲국제 -중국 주말께 금리인상 가능성 -구글 야후 부동산정보 경쟁 -카지노 도시된 美뉴올리언스 -美 폴란드, MD기지 강행 ▲금융.재테크 -주택담보대출 은행창구 가보니..금리 뛰자 조기상환 문의 줄이어 -금감원 과도한 `제식구 챙기기` -저축은행 예금 줄었네 -외환은행 인수 HSBC타진 중 ▲기업과 증권 -수주물량 2배이상 증가한 두산중공업 `오일달러 특수` 미리 대비한 덕이죠 -하이닉스 "2분기 영업적자 아니다" -현대제철 `슬림빅` 형강 개발 -재도약 나서는 35년 피혁외길 신우 피혁 명품가죽 우리가 만들죠 -2000 눈앞에 둔 증시 상승여력 있나..단기급등 부담 vs 실탄많아 긍정적 -교도소 수감자도 주식투자..곳곳서 나타나는 과열징후 -덜오른 대형주 주목해볼만 -조선주 더 오를 수 있다 -대형주펀드의 약진 3개월 수익 최고 40% -NHN임직원 스톡옵션 2200억 차익 -상승장에선 업종 1등주를 잡아라 ▲부동산 -믿고 찾을 수 있는 모범 중개업소 지정한다 -행정도시 중소형 아파트 3.3 당 600만원대 분양 -새로뜨는 명품단지 용산시티파크 용산공원이 보인다..분양가만큼 웃돈붙어 -해외건설 수주 벌써 170억달러 ▲소비생활 -미국산 쇠고기 내달 3천톤 들어온다 -생수판매가 탄산음료 눌러 ▲사회 -덧셈틀려 MBA순위 통째 변동 교육부 엉터리 결과 통보했다 망신 -아랍어 하는 당신은 `귀하신 몸` ◇서울경제 ▲1면 -LMO법 내년 1월말 발효 유전자 변형산업 본격화 -EU "한국 차시장 개방 앞당겨라" 압박..정부 긍정검토, 업계 대책부심 -자본잠식 저축은행도 금감원서 `정상` 분류 -비정규직법 보완책 8월초까지 마련 ▲종합 -LGT 3G기술 리버전 A 이통시장 태풍의 눈 -6자 수석대표 회담 오늘 베이징서 개최 `영변 핵시설 불능화`집중논의 -공기업 상장 최종결론 연기 -전군표 국세청장 취임 1주년 "기업 비자금 철저히 추징" -여름 휴가철 교통사고 "목요일 새벽 조심하세요" ▲금융 -저축銀 예적금 8년만에 줄었다 -HSBC 비정규직 해법 골머리 ▲정치 -李 "경선 사실상 승부났다" 승기 굳히기 朴 "홍씨와 무관"..청문회서 반전 노려 -범여권 주자들 "신상자료 공개하자" -노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때 남북문제 깜짝선언 할까 ▲국제 -한국 방위산업 글로벌 파워로 부상 -"바이아웃 기업 투명성 개선을" 英도 감독강화 움직임 ▲산업 -자동차, 對日 무역적자 `눈덩이` -SK네트웍스 차세대 통합카드 선보인다 -휴대폰 보조금밴드제 유명무실 -안철수硏 온라인보안서비스 "해외로" -창투사 기업공개 수익 짭짤하네 -한우고기값 산지선 오름세 할인점 내림세 기현상 -생수매출, 탄산음료 제쳤다 ▲증권 -M&A재료, 일시적 구원투수 -"중소형주 펀드 그냥 묵혀둬라" -외국계 큰손 "대형우량주가 좋아" ▲사회 -가짜박사 신정아씨 美 입국 -전국 태양광 발전소 `붐` -지자체 "수학여행지 살리자" -인천 김포 떠나 새살림 차리는 기업들 "강화도가 터 잡기엔 딱이네" ▲부동산 -최고가 낙찰제 방식 상업용지 공급 고분양가 논란 등 부작용 우려 -경전철노선 주변단지 주목 ◇한국경제 ▲1면 -한국은 어떻게 일어설 것인가..`열정의 프랙탈`을 만들자 -해외펀드 물류창고 매입 붐 -`외국법 자문사` 도입 법무부 입법예고 ▲종합.해설 -EU "개방확대" 압박에 차 관세 7년내 폐지 검토 -증시 고평가 논란..PER 佛.英 추월 -건설사에 리스크 전가하는 정부 공사 입찰제도 -수도권 대규모 물류부지 바닥, 용인 2년새 4배 올라 평당 100만원 -바이오디젤 보급량 3년내 4배 확대 -감사원 "금감원 얼차려" -롯데카드 `이중인출` 물의 ▲정치 -넘쳐나는 외국조직들, 대선주자 "약일까 독일까" -북미 접촉 신경전..험로 예고 -`초본발급 배후의혹`홍씨 영장청구 ▲국제 -美 자동차 노사 `대타협` 준비중 -오바마 `돈줄`은 월가의 큰손들 -머독, 월紙 인수 ▲사회 -로스쿨 정원 대학별 차등화 -`외국법 자문사`도입..외국로펌 제한적 진출 허용 -수도권 사업장 오염물질 대기총량제 시행 파장..굴뜩측정기 대당 3300만원 부담, 영세업체 `이러지도 저러지도` -금속노조 또 오늘부터 파업 -이랜드 대표자급 협상도 평행선 ▲산업 -세계 조선시장 내년부터 설비과잉 -동부하이텍, 해외영업 드라이브 -현대상선, 8년만에 해외터미널 확보 -DMB상요서비스 2년의 명암 -휴대폰 노트북 디스플레이용 핵심소재 `도전 미립자` 벤처가 일본 20년 독점 깼다 -목소리로 길 찾는 내비게이션 -한전-신한銀 결제지원시스템 구축 -삼화페인트, 태국에 합작법인 -맞춤형 특허기술 수요조사 -생수 매출 탄산음료 제쳤다 -약국서 팔던 건강식품 대형마트서 판매 는다 -이마트 광주 봉선점 내일 개장 ▲부동산 -20평대 전셋값이 40평대랑 똑같네! -경매, DTI규제 없고 소액투자 가능..다세대 다가구 주택 인기 ▲금융 -비은행출신 박해춘 우리은행장 "동료 행장에 전화로 경영비결 배워요" -대한생명 은퇴설계 캠페인 호응 좋네 -외국銀 국내지점 순익 급증 ▲증권 -주가 2년만에 10배이상 오른종목 54개..대부분 턴어라운드,자산株 -대체에너지펀드 `입맛대로`선택 -슈로더, 삼성전자 2000억 매각 -대신.서울證 리서치센터 강화 -삼성證 해외법인 순익 107억 -미래에셋운용, 코스닥서도 큰손 -LG家 3세들 나노사업 손잡는다
- [한들의 친구, 야구]게레로와 김병현의 그 시작,''라 플레세이와 물수제비''
-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일과 놀이는 한 몸입니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일이 먼저였고 놀이가 나중이었습니다. 수 많은 석기시대 유적과 유물이 그것을 증언합니다. 노동이 곧 예술의 기원인 것입니다. 하지만 둘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전위되고 끊임없이 상호작용 했습니다. 놀이가 새로운 일을 만들고, 일이 새로운 놀이를 창 조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복잡해지기 시작하면서 둘은 분화돼 오늘에 이르렀 습니다. 일과 놀이가 불가분이란 것은 스포츠 세계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 야구가 일본 야구를 쫓아가느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었을 때 일본의 타격 우위는 학생 시절부터 검도를 했기 때문이고, 캐나다 아이스하키가 그렇게 셀 수 밖에 없는 것은 어려서부터 얼음판에서 놀았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선수 개인으로 들어가서도 일과 놀이의 연관성은 밀접합니다. 며칠 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1위를 차지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LA 에인절스)를 봐도 그렇습니다. 그는 낮은 볼을 유난히 좋아하는 전형적인 파워 히터입니다. 가장 치기 까다롭다는 몸쪽에 바짝 붙는 낮은 볼도 엄청난 배트 스피드로 담장을 넘겨 버리고, 심지어 원 바운드로 들어오는 공도 골프 스윙하듯 날려 보냅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장단점과 성향을 매년 분석해 펴내는 '스카우팅 노트북'에 따르면 그의 지난 시즌 가운데 낮은 공에 대한 타율은 7할대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낮은 공에 대한 그의 가공할 화력이 유년 시절 놀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고향 마을에서 매일 밤 늦도록 친구들과 막대기를 들고 원 바운드로 들어오는 공을 때리는 '라 플레세아'라는 놀이를 한 게 지금 '낮은 공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담장 밖으로 넘기는 '무시무시한' 게레로를 탄생시켰다는 분석입니다 . 그렇다면 현재 한국 유일의 메이저리거로 활약하고 있는 김병현(플로리다 말린스)은 어땠나요. 그에겐 촌 아이들의 심심풀이 냇가 ‘물수제비’였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한 타자가 '저런 공을 던지는 투수는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소리를 했을 정도로 선풍을 일으켰던 2000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그가 직접 들려준 이야기입니 다. 야구 선수가 되기 전 광주 서림초등학교 시절, 김병현은 '물수제비'로 동네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아이였다고 합니다. 특히 동네 앞을 흐르는 광주천에 나가 돌을 한 번 던지면 끝없이 물장구를 일으키며 날아가 거리가 다른 아이들의 3배쯤 됐다고 합니다. 물수제비는 나중에 김병현의 야구 인생에서 크나 큰 전환점이 되기까지 합니다. 충장중 3학년 때 오버핸드에서 지금의 언더핸드로 투구폼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 누구한테도 언더핸드로 던지는 것을 배워 보지 못한 김병현은 “짱돌 하나는 잘 던졌다( 본인 표현)”는 유년의 기억 하나만을 갖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단은 광주일고-성균관대-태극마크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 빅리그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자신의 야구 인생을 화려하게 열어 젖히는 디딤돌이 됐습니다 . 따지고 보면 물수제비와 잠수함 피칭은 아주 흡사하기도 합니다. 옆으로 던지는 것도 비슷할뿐더러 돌과 공을 잡는 그립도 같습니다. 특히 김병현은 주무기 중 하나인 커브를 던지는데 물수제비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다른 투수들처럼 세 손가락(엄지, 검지, 중지)으로 던졌으나 잘 안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해 봤는데 마음에 쏙 들었다는 겁니다. 그것이 스승없이 독학한 이 세상에 하나뿐인 'BK 커브'의 기원입니다. 물수제비 시절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응축된 커브인 것입니다. '라 플레세아'와 '물수제비'.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놀이가 바로 오늘날 게레로와 김병현의 머나먼 출발점이었습니다. ▶ 관련기사 ◀☞[한들의 친구, 야구] '트레이시 망령' 속에 따낸 김병현의 전반기 피날레 승☞[한들의 친구, 야구] 김병현, 아쉬운 '퀵 모션' 승리 불발, 6.1이닝 1실점 호투☞[한들의 친구, 야구] 김병현과 산타나, 거꾸로 가는 '그늘과 양지의 세월'☞[한들의 친구, 야구] 김병현에게 훈수는 커녕 구경꾼이 된 말린스 감독
- [한들의 친구, 야구]게레로와 김병현의 그 시작,'라 플레세아'와 '물수제비'
- ▲ 김병현 [로이터/뉴시스][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일과 놀이는 한 몸입니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일이 먼저였고 놀이가 나중이었습니다. 수 많은 석기시대 유적과 유물이 그것을 증언합니다. 노동이 곧 예술의 기원인 것입니다. 하지만 둘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전위되고 끊임없이 상호작용 했습니다. 놀이가 새로운 일을 만들고, 일이 새로운 놀이를 창 조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복잡해지기 시작하면서 둘은 분화돼 오늘에 이르렀 습니다. 일과 놀이가 불가분이란 것은 스포츠 세계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 야구가 일본 야구를 쫓아가느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었을 때 일본의 타격 우위는 학생 시절부터 검도를 했기 때문이고, 캐나다 아이스하키가 그렇게 셀 수 밖에 없는 것은 어려서부터 얼음판에서 놀았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선수 개인으로 들어가서도 일과 놀이의 연관성은 밀접합니다. 며칠 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1위를 차지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LA 에인절스)를 봐도 그렇습니다. 그는 낮은 볼을 유난히 좋아하는 전형적인 파워 히터입니다. 가장 치기 까다롭다는 몸쪽에 바짝 붙는 낮은 볼도 엄청난 배트 스피드로 담장을 넘겨 버리고, 심지어 원 바운드로 들어오는 공도 골프 스윙하듯 날려 보냅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장단점과 성향을 매년 분석해 펴내는 '스카우팅 노트북'에 따르면 그의 지난 시즌 가운데 낮은 공에 대한 타율은 7할대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낮은 공에 대한 그의 가공할 화력이 유년 시절 놀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고향 마을에서 매일 밤 늦도록 친구들과 막대기를 들고 원 바운드로 들어오는 공을 때리는 '라 플레세아'라는 놀이를 한 게 지금 '낮은 공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담장 밖으로 넘기는 '무시무시한' 게레로를 탄생시켰다는 분석입니다 . 그렇다면 현재 한국 유일의 메이저리거로 활약하고 있는 김병현(플로리다 말린스)은 어땠나요. 그에겐 촌 아이들의 심심풀이 냇가 ‘물수제비’였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한 타자가 '저런 공을 던지는 투수는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소리를 했을 정도로 선풍을 일으켰던 2000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그가 직접 들려준 이야기입니 다. 야구 선수가 되기 전 광주 서림초등학교 시절, 김병현은 '물수제비'로 동네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아이였다고 합니다. 특히 동네 앞을 흐르는 광주천에 나가 돌을 한 번 던지면 끝없이 물장구를 일으키며 날아가 거리가 다른 아이들의 3배쯤 됐다고 합니다. 물수제비는 나중에 김병현의 야구 인생에서 크나 큰 전환점이 되기까지 합니다. 충장중 3학년 때 오버핸드에서 지금의 언더핸드로 투구폼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 누구한테도 언더핸드로 던지는 것을 배워 보지 못한 김병현은 “짱돌 하나는 잘 던졌다( 본인 표현)”는 유년의 기억 하나만을 갖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단은 광주일고-성균관대-태극마크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 빅리그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자신의 야구 인생을 화려하게 열어 젖히는 디딤돌이 됐습니다 . 따지고 보면 물수제비와 잠수함 피칭은 아주 흡사하기도 합니다. 옆으로 던지는 것도 비슷할뿐더러 돌과 공을 잡는 그립도 같습니다. 특히 김병현은 주무기 중 하나인 커브를 던지는데 물수제비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다른 투수들처럼 세 손가락(엄지, 검지, 중지)으로 던졌으나 잘 안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해 봤는데 마음에 쏙 들었다는 겁니다. 그것이 스승없이 독학한 이 세상에 하나뿐인 'BK 커브'의 기원입니다. 물수제비 시절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응축된 커브인 것입니다. '라 플레세아'와 '물수제비'.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놀이가 바로 오늘날 게레로와 김병현의 머나먼 출발점이었습니다. ▶ 관련기사 ◀☞[한들의 친구, 야구] '트레이시 망령' 속에 따낸 김병현의 전반기 피날레 승☞[한들의 친구, 야구] 김병현, 아쉬운 '퀵 모션' 승리 불발, 6.1이닝 1실점 호투☞[한들의 친구, 야구] 김병현과 산타나, 거꾸로 가는 '그늘과 양지의 세월'☞[한들의 친구, 야구] 김병현에게 훈수는 커녕 구경꾼이 된 말린스 감독
- 절에서 하룻밤… 마음까지 시원해지네
- [조선일보 제공] 오락가락하던 장마가 걷히면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진다. 올 여름에도 전국 50여 개 산사(山寺)에선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템플스테이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외국인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시작됐다. 5년이 흐른 지금은 속세의 짐을 잠시 벗어두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수행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도 연중 어느 때나 사찰을 찾아 쉬는 ‘휴식형’부터 어린이, 청소년, 가족 등 대상별 맞춤형과 간화선(看話禪)에 집중하는 단기출가 프로그램, 트레킹, 불교무술 수련 등으로 다양해졌다. 참가인원도 2002년 2400여명에서 지난해에는 7만여명이 참가하는 규모로 커졌다. 올해 전국의 사찰에서 마련한 템플스테이 수련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북 부안 내소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트레킹 중 직소폭포 앞에 누워 명상에 들었다. /내소사 제공 문태준 시인이 말하는 ‘절에서 하룻밤’ 수많은 방을 바꿔가며 수많은 방을 만났지만 절에 가 묵는 단출한 방만 못하다. 단출한 방에서의 하룻밤. 살림이 없는 방은 병(病)이 난 몸에게 처음 먹여주는 미음 같은 것. 절이 내주는 방은 가구와 가전이 없다. 절은 ‘맨밥’ 같은 방 한 칸을 내준다. 벽과 천장과 바닥만 있는 방. 나는 깜박깜박 졸다 화들짝 놀라며 깨어나기도 한다. 몸과 마음이 근질근질하다. 드러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가 뒷짐을 지고 방안을 서성거리기도 한다. 속말이 있으나 더불어 말할 사람이 없다. 두고 온 사람 생각이 왜 없겠는가. 접어놓고 온 일에 왜 불안하지 않겠는가. 일을 잊자고 온 곳에서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니. 잊고자 하여도 잊기 어려운 것은 그냥 둬본다. 좇아가 찾는 추심(追尋)을 삼가고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본다. 내가 가려서 선택하고 욕망했던 일을 무심하게 바라볼 뿐. 그때, 해후처럼 나를 마주하게 된다. 생각이 일면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 이것 또한 관대하게 나의 마음을 경청하는 일 아니겠는가. 절에서 소낙비를 마음 없이 바라보는 일도 일미(一味)이다. 여름비가 내리다 문득 긋기까지의 그 짧은 시간. 잠깐 웃는 사이 같기도 하고, 울음이 쏟아졌다 막 멎는 사이 같기도 한 그것. 웃음도 울음도 잠깐 얽히고 설킨 그물의 일일 뿐, 모든 것은 흘러간다. 비가 그치면 풀벌레 소리가 돋아나니 더욱 좋다. 불어난 계곡물은 절을 에두르고, 물이끼는 돌의 이마에서 한층 짙푸르고, 계곡의 청량한 바람은 새소리를 맑게 옮겨준다. 녹음과 풀벌레소리와 골물과 돌이끼와 바람과 새소리와 간소한 방이 절에서는 나의 모든 재산. 그것들을 금고에 가둘 필요는 없다. 아무도 그들을 몰래 떠메고 가지 않을 것이므로. 도둑이 없으므로 빼앗길 것도 없고, 나로부터 빼앗아가는 이도 없다. 찐 감자를 내놓는 인심도 좋지만, 산나물과 말간 국으로 차린 소찬의 밥상도 좋다. 밤은 더 캄캄하고 적적하다. 오, 밤이 이렇게 길었다니. 한숨의 잠을 자고 나도 바깥은 여전히 밤. 그러니 일어나 밤을 걸어도 좋다. 구겨진 잠을 잘 필요는 없을 테니. 여름 밤의 긴 은하는 어떠한가. 그럴 때는 절 마당에 조용히 솟은 탑의 둘레를 가만가만 돌아보라, 한 가지 소원을 빌면서. 아무도 없는 절 마당의 한가운데에 쪼그려 앉아도 보라. 달밤에는 마루에 앉아보라. 내가 낮 동안 끌고 다닌 신발이 댓돌에 가만히 올려져 있는 것을 바라보라. ▲ 문태준 시인대숲이 가까이 있거든 댓돌까지 내린 대나무 그림자를 두 손으로 만져보라. 바람에 흔들리며 대나무 그림자가 댓돌을 쓸 때 먼지가 일고 있나 살펴보라. 나의 생을 누가 흔들고 있는지를 자문해 보라. 새벽녘에 스님이 목탁을 치며 절 마당을 돌거든 조용히 대웅전으로 가 스님들과 함께 아침예불을 올려보라. 하늘과 땅과 물속의 생명을 큰 사랑으로 다 보살피겠다는 원력도 세워보라. 너 나 할 것 없이 공양하겠다는 작심도 한번 해보라. 두고 온 사람들이 다시 보고 싶어질 때 그때 돌아오라. 당신보다 조금 늦게 찾아올 다른 사람을 위해 당신이 머문 한 칸의 방을 말끔하게 정리해 놓고서. 그곳에 빈 방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서. 비로소 당신의 마음에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 한 칸을 들여놓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될 것이다.
- 한국 언론에 첫 공개한 FBI연구소를 가다
- [조선일보 제공] “이것은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절약해주는 특수장치입니다.” 최근 방문한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Quantico)에 위치한 미 연방수사국(FBI) 연구소. FBI의 증거수집팀 요원인 톰 린트너(Lintner)는 모니터가 장착된 일명 007 가방에서 특수렌즈가 달린 전선을 꺼냈다. 마이크로바이퍼(Microviper)로 불리는 이 장치를 연구소 바닥의 카펫에 갖다 대자 100배로 확대된 영상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그가 손가락에 끼고 있는 결혼반지를 확대해 보니 흠집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리트너 요원은 “사건 현장의 증거물을 FBI연구소로 가져가 심층조사를 할 것인지를 즉각 판단할 수 있어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팀의 여자 요원은 미국의 TV 드라마 ‘CSI’ 에서 볼 수 있는 장비를 실연했다. 아무런 흔적도 없는 신문지에 특수 은박지를 붙이자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범인의 신발자국이 드러났다. 과학수사의 대명사인 FBI는 최근 워싱턴 주재 외국 기자들이 FBI연구소와 FBI훈련원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2년 만에 마련했다. 프랑스·러시아·일본 등 20여명의 워싱턴주재 특파원이 참가한 이날 취재에 한국 기자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워싱턴DC 남쪽의 미 해병대 기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FBI연구소와 FBI훈련원은 워싱턴의 본부와 함께 3대 핵심시설로 꼽힌다. 2003년 신축된 FBI연구소가 한국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걸려 도착한 FBI 시설의 출입구에서는 ‘100% 신분증 검사’라는 문구가 기자들을 맞았다. FBI연구소 취재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특파원은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모두 버스에 남겨 둔 후에야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연구소 1층에서 기자들을 맞은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3년 연구소를 방문한 당시의 대형 사진이었다. 국회의사당 크기의 6층짜리 건물 3개가 연결된 초대형 연구소엔 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5조원이라는 FBI 예산의 상당부분을 사용하는 이 연구소 직원의 90%는 주로 과학을 전공한 전문직이고, 10%가 FBI 요원이다. FBI연구소 곳곳에서 2001년 발생한 9·11 사건의 여파가 느껴졌다. 폭발물팀에선 세로 1m, 가로 30㎝의 대형 신발이 눈길을 끌었다. 신발을 이용한 폭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하기 위한 모형이다. 바로 옆에는 알람을 이용한 폭탄, 10㎝짜리 못으로 둘러싸인 폭발물, 배터리를 이용한 폭탄이 놓인 채 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한편에는 ‘자살폭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허리에 폭발물을 채운 마네킹이 서 있다. 특수사건대응팀장 데이비드 레시(Resch)는 “또 다른 9·11 사건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주요 도시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한 테러 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FBI연구소는 미국의 각 주정부와 연결, 범죄자의 유전자(DNA) 조사를 실시간으로 실시하는 코디스(CODIS)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이 시스템에는 400만명의 DNA 자료가 축적돼 있다. 각 층엔 수억원대의 DNA 감식시스템, 화학실험기구가 즐비했다. 연구소 부국장 멜리사 스머즈(Smerz)는 4층의 화학실험실을 설명하던 도중 “여러분의 바로 앞에 있는 작은 기계들이 5억~6억원”이라고 말했다. FBI 는 이런 첨단장치에 힘입어 지난해 총 33만2689건의 감식을 실시했다. 3층의 총기실험실은 기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곳 중 하나였다. 총 6000개의 총기류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 볼 수 있던 지팡이 권총, 우산 권총, 기타를 이용한 권총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볼펜 크기의 특수권총도 눈에 띄었다. 복도엔 약 30m 간격으로 천장에 긴급세척장치가 설치돼 있다. 연구소에서 위험한 화학물질, 폭발물을 다루다가 신체가 오염될 경우 즉각 손잡이를 잡아당겨 세척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비상약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출입구마다 놓여 있다. FBI훈련원 취재는 공짜가 아니었다. 기자는 식당에서 8달러50센트를 내고 치즈버거, 감자로 점심식사를 했다.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식당에는 전문가 교육을 받기 위해서 온 중년의 남녀 경찰관들이 눈에 띄었다. 함께 식사를 한 FBI의 홍보담당관 필립 에드니(Edney)는 “ 9·11 사건 이후에 테러리즘 예방에 더 많은 신경을 써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FBI교육생에 대한 개별접촉은 일절 허용되지 않았다. FBI에 요청해서 받은 사진에도 철저히 FBI요원의 얼굴이 감춰져 있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FBI교육생은 한결같이 짧은 머리에 허리엔 파란색 모형 권총을 차고 있었다. 커드 크로퍼드(Crawford) 공보관은 “교육생은 21주의 임용교육에서 최소한 2개의 총을 다루는 방법을 숙달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기 보유가 합법인 미국에서 사격을 하지 못하는 FBI 요원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를 강조하듯 FBI아카데미 1층의 총기고 앞에는 60발을 한 발도 빠짐없이 명중시킨 이들만이 가입하는 ‘특등사수클럽’ 회원 명단이 걸려 있었다. 살짝 들어가 본 축구장 크기만한 체육관 한 편에서는 3인 1조로 권총을 들고, 범인을 체포하는 실습을 하는 교육생이 눈에 띄었다. 미국의 60여개 지부에서 활동하는 3만2000여명의 FBI요원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다. 훈련원에 입소한 FBI요원의 평균 연령은 30세. 평균 초임은 약 6만달러이며, 지난해에는 3만명이 응모한 가운데 8000명을 선발했다. FBI 훈련원 곳곳에서 48년간 FBI 국장을 역임한 에드가 후버(Hoover)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FBI의 기틀을 잡은 후버 전 국장은 복도, 도서관, FBI 명예의전당에서 대형 초상화, 흉판의 모습으로 기념되고 있다. 이날 FBI 훈련원을 둘러본 후 FBI 관계자에게 물었다. “중앙정보국(CIA)과 갈등이 존재하지 않느냐.” FBI 관계자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갈등은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선의의 경쟁을 위한 건전한 갈등이다.” 마치 준비된 듯한 답변이었다. 이날 오후, 잠시도 쉴 틈 없이 진행된 브리핑과 취재가 끝나 버스에서 기자들이 한숨을 돌릴 때, 이날 안내한 FBI관계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이 잠들기 전에 한 가지 알려주겠다. FBI 가 2003년부터 국제사회와 협력한 사안은 총 54건이라고 한다. 참고하기 바란다.” 기자가 오전에 FBI연구소에서 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서울에서 별 것도 아닌 통계자료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곤 하던 것을 생각하며, 흔들리는 워싱턴행 버스 속에서 잠이 들었다.
- 강세장에 찾아온 어닝시즌.."즐길 준비를 하라"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2주 연속 조정을 받은 국내증시가 다시 본격적인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무디스의 우리나라 신용등급 상향 검토 소식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한반도 정세 안정 발언, 양호한 경제지표 등에 힘입어 지난주에는 2005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6%대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 자료:우리투자증권하루평균 4000여억원씩 유입되고 있는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증시 조정의 이유가 됐던 유동성 불안 문제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에 모아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상승탄력이 가속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상승 열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기업들의 실적발표 외에 12일(목)에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7월 옵션만기일이 예정돼 있어, 이번주는 향후 증시의 방향타로 자리잡을 한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실적, 2분기보다 하반기에 기대 오는 10일 LG필립스LCD를 시작으로, 11일 신세계, 12일 포스코, 13일 삼성전자 등 이번 한주에만도 국내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발표가 다수 예정돼 있다. 현재까지 진행되온 글로벌 및 국내 기업들의 실적 컨센서스를 감안할 때, 일단 이번 실적발표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아보인다. 시장에서는 우선 조선과 같은 대표적 업종들은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부진했던 국내경기탓에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일부 업종들 역시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 본격적인 성장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월을 저점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빠르게 상향조정되고 있다"면서 "조선주의 실적호전이 가장 탄탄한 가운데, IT와 유통주들의 이익 개선속도가 관심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반도체 및 부품과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의 IT섹터와 증권, 은행, 보험 등의 금융섹터, 자동차 및 경기관련소비 섹터 등을 거론하며 이들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고 있다는 점과 LCD패널 가격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 자료:우리투자증권◇콜금리 인상 임박..시장 영향은? 12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과연 콜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 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내지는 다음달 정도에 콜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이달의 인상가능성은 50:50. 만약 이달에 콜금리가 동결된다 하더라도 다음달에는 인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중론이다. 하지만 콜금리 인상이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받을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국내 시중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면서 "콜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그것이 직접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자료:삼성증권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을 수반한 긴축정책이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지난 5일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중국 역시 인민은행장이 수차례에 걸쳐 추가 긴축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 이같은 글로벌 긴축 움직임은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이같은 재료들을 선반영하면서 움직이고 있어 이로인한 급락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옵션만기일..긍정적 상황 재연기대 지난해 9월부터 동시만기일은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은 거의 없었고, 리버설(선물매도+합성선물 매수)조건의 개선으로 인해 오히려 지수가 상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던 것. 이번에도 이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매수차익잔고가 2조4000억원대로 저점수준이라 현재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물량은 거의 없는 상태다. 반면 지수는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중이어서 옵션만기를 이용한 합성선물 전략이 지수를 또 한차례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합성선물 전환물량은 눈에 띄지 않지만 리버설이 컨버전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만기 역시 긍정적인 만기효과가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행여나 반대의 경우가 발생해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해도, 대기매수세가 워낙 강력한 상황이라 이 물량들이 무리없이 소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로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반해 오히려 투신권은 자금 집행을 미루고 있다"면서 "만약 옵션만기를 기회로 물량이 나온다고 하면 매수를 기다리던 입장에선 이를 고마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2분기 실적시즌 "이런 종목에 주목하라"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증시에 2분기 기업 실적발표라는 관문이 등장했다. 오는 10일 LG필립스LCD를 시작으로, 11일 신세계, 12일 포스코, 13일 삼성전자 등 한 달여간 펼쳐질 실적발표에 개별 종목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2분기에도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이익 증가속도의 하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2분기를 기점으로 기업 실적들이 바닥을 찍고 업턴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실적발표가 우울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2분기 실적시즌 이후 다가올 하반기에 주목하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기업실적 "하반기 이후를 기대" 각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2분기 실적 전망을 조금씩 높여잡는 분위기다. 당초 2분기가 바닥일 것이라 전망해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우리투자증권은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5월 1.7%(전월대비), 6월 1.3% 늘어나는 등 2개월 연속 증가추세에 있다"면서 "이익 추정치 상향에 따라 투자자들은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실적 증가세가 본격적인 회복을 보이는 시기는 3분기부터일 것이라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증권은 올 1분기 전년대비 29.96%에 달했던 영업이익 증가율이 2분기에는 6.9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17.74%, 그리고 4분기에는 무려 41.70%로 뛰면서 경기회복으로 인한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가시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역시 이와 비슷한 흐름의 수치를 내놨다. SK증권은 지난 3월까지만 자사 유니버스 종목군의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13.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달 초 2.2%p 하향수정했다. 일단 2분기에 바닥을 다지고 이후 상승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SK증권 "2년간 감익추세를 보이다가 올 1분기를 전환점으로 증가세로 반전된 국내기업실적은 2분기 들어 이를 확인하는 과정을 겪을 것"이라며 "모멘텀 측면에서는 2분기가 가장 낮지만 3분기, 4분기, 그리고 내년이 되면 이익증가율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4월 자사 유니버스의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대비 25.9% 증가한 뒤 2분기 증가율은 23% 정도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속도가 다소 더딜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실적 모멘텀 기대되는 종목..어떤게 있나 전문가들은 하반기 양호한 실적증가세를 보일 수 있는 종목으로 시야를 넓히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를 저점으로 한 기업실적 추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팽배해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면서 "시장 접근에 있어서는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는 선별적인 종목 선정에 보다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증권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전기전자, 통신 등 IT와 자동차 그리고 자통법 수혜가 기대되는 증권주로 압축된다. IT와 자동차는 그동안 지수 상승기에 소외돼 있던 종목들. 대내외적인 악재로 인해 업황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메리츠증권은 "전반적으로 증권과 보험주의 실적개선이 지속되는 양상"이라면서 "IT와 자동차, 통신주의 실적 턴어라운드 과정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대표종목인 하이닉스(000660)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가운데 3분기 이후 수익 개선 전망이 내비치는 삼성전기(009150) 역시 주목할 만한 종목이다. 코스닥의 소디프신소재도 성장성이 엿보인다. 증권주로는 대형사 위치 선점효과가 기대되는 삼성증권(016360)과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이 우선 거론됐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미래에셋증권(037620) 역시 실적 호전주로 각광을 받았다. 이밖에 기존 주도주인 조선과 기계, 철강 역시 많이 오르긴 했지만 실적에서만큼은 꾸준한 이익을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또 일부 증권사들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현 종목을 기대해 보라고 강조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LS전선(006260)과 LG화학(051910) 등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치켜세웠으며, 현대증권은 제일연마(001560)공업과 현대제철(004020)을 2분기 실적 어닝서프라이즈 종목으로 추천했다.
- '트랜스포머' 개봉 9일 만에 300만 관객 카운트다운
- ▲ 트랜스 포머[이데일리 SPN 윤경철기자] 변신로봇 ‘트랜스포머(Transformers)’의 기세가 무섭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트랜스포머'는 개봉 7일째인 4일까지 250만명 전국관객을 동원했다. 평일 하루 25만명 내외의 관객이 관람하고 있는 이 영화는 6일 오후 또는 7일께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올 해 개봉한 영화 중 ‘스파이더맨3’가 11일만에, ‘캐리비안의 해적-세상 끝으로’가 8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트랜스포머’의 인기 원인은 어린 시절 변신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던 추억이 있는 20, 30대 남성 관객들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방학 시즌이 본격 시작되는 이달 중순께면 개봉 14일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캐리비안 해적...’의 각종 기록을 능가할 전망이다. ‘트랜스포머’는 미국에서도 인기다.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인 4일(현지시간) 개봉한 '트랜스포머'는 하루 274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지난 해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이 세운 화요일 최고 개봉기록 157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19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장난감을 토대로 캐릭터가 만들어진 '트랜스포머'는 거대한 변신 로봇들로 이뤄진 두 개의 집단이 지구로 내려와 서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영화.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로봇 캐릭터들과 함께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 시아 라버프를 비롯, 타이레즈 깁슨, 존 보이트, 조시 듀하멜과 존 터투로가 출연한다. 손바닥 크기의 휴대폰부터 라디오, 자동차, 비행기 등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과 도심에서 수십층 빌딩 크기의 로봇들이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져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관련기사 ◀☞5일만에 가볍게 200만...'트랜스포머' 흥행 파죽지세☞'트랜스포머' 75.5%로 국내 박스오피스 장악☞'트랜스포머' 초반 돌풍... 한국영화 다시 먹구름 ▶ 주요기사 ◀☞헷갈리는 '쩐의 전쟁' 결말, 금나라는 죽었나?☞'쩐의 전쟁' 번외편 금나라 마동포는 출연...서주희는 글쎄?☞[07 상반기 상종가 톱5] '박진영' 후광 벗고 홀로서기, 아이비☞[07 상반기 상종가 톱5] 배우의 재발견, 박신양
- "로봇! 빨래랑 청소 다했으면 커피좀 끓여줄래?"(VOD)
- [조선일보 제공] 춤추는 강아지 로봇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사람 얼굴로 노래를 하는 로봇도 나와 있다. 날씨를 알려주고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로봇도있다. 방바닥에는 납작하고 둥근 모양의 청소로봇이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뭔가 허전하다. 어릴 때부터 보아온 공상과학(SF) 영화의 주인공은 이런 로봇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로봇은 사람과 대화하고 물건을 가져다 주며 심부름을 대신하는 그런 모습이다. 세상 사람들의 소망을 반영하듯, 지난달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누군가 빨리 발명해줬으면 하는 기술’15가지의 하나로 가정부 로봇(가정용 서비스 로봇)을 꼽았다. 최근 국내외에서 본격적인 가정부 로봇을 목표로 한 로봇기술이 하나 둘 선보이고 있다. ▲ 사람의 동작을 보고 배우는 로봇 도모. 부엌에서 식품을 정리하고 물건을 가져다 주는 일이 가능하다. /미국 MIT 제공공장보다 더 복잡한 집안일 지난해 말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는 부엌에서 설거지가 끝난 그릇이나 접시를 정리하는 등 집안 일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발표했다. '스탠퍼드 인공지능 로봇(Stanford Artificial Intelligence Robot)'이란 뜻의 영문 앞 글자를 딴 '스테어(STAIR)'가 바로 주인공. 바퀴가 달린 컴퓨터 모니터 본체에 팔과 손가락이 달린 형태다. 팔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손가락으로 집는 물건을 볼 수 있다. “만찬 파티를 열었다고 생각해보죠. 손님이 마신 커피 잔을 로봇 하인이 조용히 치우고 쓰레기를 버립니다. 로봇이 식기세척기에서 설거지가 끝난 그릇까지 말끔히 정리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나요.” 응 교수를 포함해 10명의 교수와 30명의 대학원생들은 스테어에게 바로 그런 일을 실제로 처리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미리 입력된 정보에 따라 동일한 작업을 한다. 그러나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로봇은 완전히 다른 상황에 직면한다. 응 교수는“칼날 위에 부속품을 정확히 올려놓는 일은 로봇에게 이미 해결된 과제이지만, 한 번도 보지 못한 컵을 집어 드는 일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로봇에게 미리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성능 좋은 컴퓨터라도 변화무쌍한 인간 생활을 모두 입력할 수는 없다. 스스로 배우는 로봇 응 교수는 대신 최소 정보를 준 다음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일단 컵과 연필, 벽돌, 책, 유리잔을 드는 방법을 가르쳤다. 스테어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사람이 물건을 집어 드는 모습을 보며 사물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하고 어느 쪽을 잡아야 하는지를 배웠다. 테스트 결과 스테어는 배운 대로 물건들을 집어 들었다. 놀라운 것은 로봇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물건들을 제시했을 때 일어났다. 배관용 테이프가 한 예다. 스테어에게 테이프는 어찌 보면 처음 배운 컵의 손잡이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책과도 닮았다. 스테어는 처음 배운 정보를 조합해 테이프를 집어 드는 방법을 알아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에 로봇이 적응한 것이다. 이제는 다른 방에서 물건을 가져다 주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사람의 지능을 모방한 로봇 개발도 진행중이다. 미국 MIT 인공지능연구소의 로드니 브룩스 박사가 개발 중인‘코그(COG)’가 대표적인 예다. 코그는 몇몇 간단한 감각과 운동 프로그램만을 갖춘 채‘아버지는 아들보다 나이가 많다’는 등의 상식을 축적하고 사람의 행동에 반응하면서 지능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MIT의 아론 에드싱어(Aaron Edsinger)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 '도모(Domo)'는 스테어와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상황에 대해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 팔만 달린 스테어와 달리 도모는 커다란 눈에 몸통과 두 팔을 갖고 있어 훨씬 인간적이다. 도모는 두 눈으로 사람이 물건을 다루는 모습을 보고 학습한다. 예를 들어 부엌에서 식품들을 정리할 때 도모는 이전에 배운 지식을 활용해 처음 보는 물건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추론한다. 그리고 선반 위에 물건을 내려놓을 때 어느 방향으로 둬야 하는지도 판단한다. 음료수 팩을 집어 컵에 따라주는 일도 자연스럽다. 에드싱어 교수는“사람을 기준으로 집안이 구성돼 있기 때문에 로봇도 사람과 같은 몸 형태를 가져야 동작이 자연스럽다”며“눈과 두 팔은 본능적으로 사람에게 친밀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지능 대신 기존 IT기술 활용 가정부 로봇은 국내에서도 한창 개발 중이다. 그러나 전략은 다르다. 정부 산하 지능로봇기술개발 프런티어사업단의 김문상 단장은“미국에서는 인공지능 연구가 발달돼 있지만 대부분 대학 단위의 기초 연구에 그치고 있다”며“우리는 어떻게 하면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로봇은 인간보다 계산능력이 뛰어나고 센서를 부착하면 인간이 알지 못하는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굳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지 않고 로봇 특유의 강점을 살리는 방법이 가정부 로봇 상용화의 지름길입니다.” 지난해 말 사업단은 부산 APEC에서 바텐더 로봇 ‘티롯(T-Rot)’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티롯은 사람의 말을 듣고 음료수를 가져와 컵에 따라준다. 지난 2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제협력동을 찾았을 때 티롯은 침실을 그대로 재현한 방에 있었다. 김 단장은 “티롯은 눈이나 입, 귀가 사방에 있다”고 말했다. 방을 자세히 보니 곳곳에 티롯의 눈에 달린 것과 같은 카메라들이 달려있다. 또 이곳 저곳에 마이크 겸용 스피커가 있다. 티롯은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도 방안의 카메라들이 촬영한 영상정보를 받는다. 또한 무선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물건에 각종 정보를 담은 전자태그(RFID)를 장착하면, 티롯이 보지 않고도 우유의 유통기한과 영양성분 등을 줄줄 말해줄 수 있다. 즉, 티롯 자체의 지능은 낮지만 기존 IT기술을 통해 고도의 지능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1만대의 티롯을 가사 도우미로 시범 보급했다고 생각합시다. 어떤 사람은 설거지를, 또 어떤 사람은 물건 가져다 주기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겠죠. 하나하나 로봇이 배운 집안일은 인터넷으로 공유됩니다. 곧 만능의 가사도우미가 탄생하는 것이죠.” 로봇 강국 일본은 일찍부터 서비스 로봇을 개발해왔다. 그 결과 각종 안내용 로봇과 애완 로봇이 개발돼 있다. 최근에는 실제로 인간과 교류하면서 일을 도와주는 로봇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히타치사가 개발한 ‘에뮤(Emiew)’. 두 바퀴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속 6㎞로 움직이는 로봇이다. 2005년 처음 발표된 에뮤는 기상정보를 알려주는 기존 서비스 로봇의 기능에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어 가져다 주는 서비스 기능도 갖고 있다. 당시 히타치는 5~6년 내에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잔심부름을 시키는 데 이용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로봇은 PC나 휴대폰이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해야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장을 노인용 수발 서비스 로봇으로 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홀로 살 때 잔심부름을 해주고 정보를 전달해주는 로봇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고령 인구를 위한 로봇 시장에 주목했다. 그러나 최근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이나 애완용 로봇이 각광을 받으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주춤한 상태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잘하면 우리나라가 가정부 로봇 종주국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스테어가 물건 집는 법을 배우는 모습. 몇가지 물건을 다루는 방법을 교육시키면 이를 바탕으로 처음 보는 물건을 잡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낸다. 심부름을 시키면 다른 방에 가서 물건을 가져오기도 한다. /미 스탠퍼드대 제공 = 이영완 기자 스태플러 가져오기 심부름 하는 스테어. 간단한 몇가지 물건을 다루는 방법을 교육시키면 이를 바탕으로 처음 보는 물건을 잡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낸다. 심부름을 시키면 다른 방에 가서 물건을 가져오기도 한다. /미 스탠퍼드대 제공= 이영완 기자 도모는 사람이 물건을 다루는 것을 보고 배운다. 다음에 새로운 물건을 만나면 이전 정보를 토대로 잡는 방법을 찾아낸다. 두 눈과 두 팔을 갖고 있어 사람에게 더욱 친숙한 모습이다. 부엌에서 식료품을 정리하는 등 초보적인 가정부 로봇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미 MIT 제공= 이영완 기자 식품들을 정리하는 도모. 사람이 물건을 다루는 것을 보고 배운 뒤, 새로운 물건을 만나면 이전 정보를 토대로 잡는 방법을 찾아낸다. 두 눈과 두 팔을 갖고 있어 사람에게 더욱 친숙한 모습이다. 부엌에서 식료품을 정리하는 등 초보적인 가정부 로봇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미 MIT 제공= 이영완 기자 솔질을 하는 도모. 사람이 물건을 다루는 것을 보고 배운 뒤, 새로운 물건을 만나면 이전 정보를 토대로 잡는 방법을 찾아낸다. 두 눈과 두 팔을 갖고 있어 사람에게 더욱 친숙한 모습이다. 부엌에서 식료품을 정리하는 등 초보적인 가정부 로봇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미 MIT 제공= 이영완 기자 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에서 개발한 서비스 로봇 티롯. 작년 부산에서 열린 APEC에서 사람에게 음료수를 따라주는 모습을 선보였다. 사업단은 노인의 침실에 여러대의 카메라와 스피커를 설치해 티롯의 눈과 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로봇들이 각각 배운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서로 공유해 개별 로봇의 지능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지능로봇사업단 제공= 이영완 기자 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은 작년 부산에서 열린 APEC에서 사람에게 음료수를 따라주는 로봇 티롯을 선보였다. 최근 사업단은 티롯의 손동작을 더욱 자연스럽게 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손은 손가락 네 개로 문고리나 접시 등 모든 물건을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다. /지능로봇사업단 제공= 이영완 기자 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은 작년 부산에서 열린 APEC에서 사람에게 음료수를 따라주는 로봇 티롯을 선보였다. 최근 사업단은 티롯의 손동작을 더욱 자연스럽게 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손은 손가락 네 개로 문고리나 접시 등 모든 물건을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다. /지능로봇사업단 제공= 이영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