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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증시..`분수령은 FOMC`
  • 수렁에 빠진 증시..`분수령은 FOMC`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는 일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있는 18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1600선 턱걸이로 마감한 지난 주말, 아시아 증시의 불안감이 적중이라도 하듯 14일 뉴욕증시는 또 한번 크게 밀리며 마감했다. 다우존스는 나흘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만2000선을 내줬고, 일부 비관론자들은 이제 `대공황의 추억`까지 언급하고 나선 상황이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00억달러에 이르는 유동성 공급까지 결정했지만, 글로벌 증시의 환호성은 하루를 넘기지 못한 상황. 이는 투자심리가 얼마나 위축돼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 하겠다. ◇18일 FOMC 회의..안정을 찾을까 18일(우리시간 19일) FRB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뉴욕 선물시장은 기준금리를 무려 1%포인트나 내릴 가능성에 대해, 56%로 점치는 등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 금리인하가 약달러 현상을 유발해 이로인한 원자재 급등과 물가불안을 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FRB의 고민은 인플레보다 경기침체에 있다는 점에 비춰 큰 폭의 금리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이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그 효과가 얼마나 제대로 시장에 전달되는가이다. 일부에선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이 실물경기를 반영되는데 필요한 시간적 격차와 사상 유례없이 침체돼 있는 부동산 경기를 감안하면 금리인하를 통한 소비심리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에 "다음주 중반 이전에 시장이 의미있는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며 18일 전까지 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전인대 끝나는 중국..긴축정책 나올까 조마조마 미국 FOMC 만큼이나 시장이 눈여겨 봐야 할 사안은 바로 중국이다. 이번주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가 막을 내리면서 추가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의 지난 2월 CPI(소비자가격지수)는 8.7%의 상승률을 보이며 7.1%를 기록했던 지난 1월의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다행히도 2월 수출 증가율이 감소한데다, 8월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강한 긴축강도를 유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쉽게 예단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변수의 핵심은 미국이지만, 중국 증시의 영향력도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과도한 긴축우려는 불필요해 보이지만 경계감이 높아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에 변동성 높을 전망" 결국 이번 한 주도 이같은 해외변수에 좀처럼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주 중반 이후부터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며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해 봄도 좋을 법하다는 분석이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단기패닉의 지속보다는 안정을 기대한다"며 "위험관리를 염두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추격매도는 자제하는 투자전략이 좋을 듯 하다"고 조언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도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들이 최종적으로 현실화되고 있어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좋지 않을 때 주가는 바닥을 형성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 이번주 증시 일정(자료:한화증권)
2008.03.16 I 손희동 기자
신용위기 끝 보이나 갈길 멀다…`전환점` 주목
  • 신용위기 끝 보이나 갈길 멀다…`전환점` 주목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촉발된 미국 금융권의 위기는 점점 깊어지는 듯 보인다. 올초 구체화된 월가 투자은행들의 손실 고해에 이어 최근 헤지펀드 등의 마진콜(margin call) 위기, 칼라일 캐피탈의 부도 임박 소식까지 불안감을 더하게 했다. 하지만 이로써 바닥에 근접했다면 오히려 희망이 불거져 나올 타이밍이기도 하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는 드디어 상황이 전환점을 돌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칼라일 캐피탈 부도 가능성에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급하게 방향을 틀어 상승했다. ◇S&P "서브프라임 상각, 전환점 돌았다"S&P는 13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상각, 전환점 돌았다(Subprime Write-Downs Could Reach $285 Billion, But Are Likely Past The Halfway Mark)`는 보고서를 냈다. 그는 전세계 금융권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상각 규모 예상치를 2850억달러로 기존 전망치보다 200억달러 상향 조정했다. 거주용 모기지 증권(RMBS)과 자산담보부증권(CDO) 등 파생상품들로 인한 상각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S&P의 스콧 부기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보기에 긍정적인 소식은 전세계 금융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상각을 상당 부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 씨티그룹, UBS 등 투자은행 및 증권사들은 최근 수 개월간 수 백억달러에 이르는 자산 상각을 했고, 이는 시장을 흔들리게 했던 게 사실. 이는 최근 헤지펀드 등까지 파급되고 있는 참이었다.  S&P는 "대부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자산 상각이 이뤄졌고, 이것이 지난해 실적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S&P의 타냐 아자크스 애널리스트는 "대형 금융사들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고, 보수적으로 가치를 산정해 왔다"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진정돼 관련 자산 가치가 회복된다면 이들 금융회사는 이득(상각손환입의 의미)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S&P는 무디스와 함께 미국 2위 모노라인인 암박을 `부정적 관찰대상`에서 제외하고 암박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었다.S&P와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암박이 15억달러의 신규 자금 조달에 성공함에 따라 지난 수개월간 진행해 온 등급 하향 검토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부정적 관찰대상`은 향후 3~6개월 이내에 등급을 하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S&P와 무디스가 암박을 `부정적 관찰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모노라인 사태가 당분간 일단락 됐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위기 종료 말하긴 `시기상조`..불안감 당분간 증폭될 듯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세계 금융시장이 신용위기의 탈출구를 확실히 찾아 빠른 속도로 치유되고 있다는 판단은 성급하다. 신용위기가 신용등급이나 업종 등을 망라해 계속 번지고 있다. 특히 최우량 등급 채권까지 매도 사태를 맞고 있어 이제 신용위기가 올 때까지 온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S&P의 진단은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어 보인다. 전환점을 인식했다는 것 자체는 매우 중요한 계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국 의회는 13일 주택차압(foreclosure) 급증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연방주택국(FHA)을 통해 30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무에 대해 보증을 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재무부 채권 경매를 통한 획기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놓았다.  가시적인 효과도 그렇지만, 그 이전에 심리를 안정시키기엔 중요한 계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 종료`를 얘기하기는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도 사실이다.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설이나 칼라일 캐피탈 부도 임박 소식 등에서 보듯 신용위기로 인한 금융사들의 문제는 계속해서 구체적으로 하나 둘 표출될 것이며, 이것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불안감을 재차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S&P 등 신평사들의 채권 등급 하향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이에 따라 유발될 위기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S&P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상각 처리 종료가 금융권의 손실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용위기가 1분기나 상반기까지 지속된다면 `레버리지론`을 포함해 광범위한 부실에 노출돼 추가 상각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또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들도 미국 부동산시장과 다른 신용부문의 악화 여파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서브프라임 위기를 제대로 짚지도 못했던 신용평가사가 서브프라임 위기 진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을 꼬집기도 한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찰스 로트블러트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S&P의 소식은 근시안적"이라면서 "S&P가 추정한 손실 규모는 10%밖에 늘지 않았고, S&P의 전망이 확실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2008.03.14 I 김윤경 기자
즐거운 공포가 시작됐다~~~아아아아아
  • 즐거운 공포가 시작됐다~~~아아아아아
  • [조선일보 제공] 에버랜드 우든 코스터 'T 익스프레스' 타봤더니 ▲ 롤러코스터 (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끔찍한 살인사건을 목격한 직후에도 천연덕스럽게 샌드위치를 먹는 'CSI 라스베가스'의 길 그리섬 반장. 그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마다 비명을 질러대며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리섬 반장이 솔깃할 만한 우든 코스터(wooden coaster·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 'T 익스프레스'가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 3월 14일 선보인다. 세계 최고 낙하 각도(77도), 아시아 최고 속도(시속 104㎞)·낙하 높이(46m)…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타지도 않았는데 압도당한 느낌이다. '꺄아악' 하는 기나긴 비명 대신 '으악, 으악' 하는 짧은 비명을 뱉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공포감을 조성한다. 수직에 가까운, 자유낙하에 버금가는, 번지점프보다 무서울 것 같은 77도짜리 첫 낙하는 구경만으로도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전 그럼 이만…"하고 뒤돌아 회전목마나 타러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살짝 호기심이 발동한다. 한번 타고 나면 앞으로 뭐든지 다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에 용기를 내본다. 한 줄에 두 명씩 열 여덟 줄, 36명이 함께 탄다. '운명 공동체' 비슷한 묘한 동지애가 생긴다. 열차가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듯 소리 없이 상승할 때까지만 해도 다들 말이 많다. "맘 바뀌면 지금이라도 내려도 되나요, 호호호" "이야…전망 좋네" 하고 농담을 주고 받던 탑승객들이 '으악' '헉' 같은 소리를 쉼표 삼아 2초간 침묵으로 돌입했다. 땅에 내리 꽂히듯 떨어지느라 비명 지를 여력조차 없다. '낙하'가 끝났다 싶을 때쯤 본격적인 비명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8자를 그리며 회전하는 S코스와 급커브를 돌며 회전해 내려오는 나선형 코스에 이어 쭉 올라갔다가 휙 떨어지는 '낙타 등'이 무려 12번이다. 살짝 눈을 떴더니 각목 터널 같이 생긴 나무조각들에 머리에 와서 부딪힐 것만 같다. 얼굴을 두 팔 사이로 처박았다. 30분처럼 느껴지는 운행시간 3분이 지난 후 롤러코스터가 승강장으로 들어서자 '휴…'하는 안도의 한숨이 빠져 나왔다. 짝짝 박수까지 치는 '강심장'들이 존경스러워 보인다. 얼마나 주먹을 꼭 쥐었는지, 손바닥엔 손톱 자국이 선명하다. '다시는 타나 봐라.' 소시지처럼 흐물흐물해진 다리를 이끌고 흐느적거리며 걷는데 몸무게가 10분의 1쯤은 줄어든듯한 느낌이 몰려온다. 목 터져라 소리 지르며 바람을 가르는 사이 뇌 사이에 끼어 있던 각질과 피지가 말끔하게 사라진 것 같은 개운함이랄까. '다시 한번 타볼까…'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으악' 소리와 함께 수직 강하하는 T 익스프레스가 쏜살같이 옆을 스쳐 지나간다. '롤러코스터' 왜 무서운 걸까? ▲ 에버랜드 제공에버랜드 파크기획팀 김대석 팀장에게 롤러코스터가 왜 이렇게 무서운지 물었다. 김 팀장은 12년 동안 전세계 50여 개 도시의 놀이기구를 섭렵한 놀이기구의 달인(達人)으로 지금까지 타본 롤러코스터가 100종이 넘는다고 한다. Q 우든 코스터(wooden coaster)가 철로 만든 롤러코스터보다 무서운 이유가 있나 A 2000년 이후 전세계에 새로 만들어진 54개의 롤러코스터 중 43개가 우든 코스터일 정도로 나무 롤러코스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만큼 스릴감이 더하다는 뜻이다.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나무 조각으로 꽉 차게 짜 만든 우든 코스터는 탑승객을 시각으로 우선 압도한다. 아울러 나무는 철보다 탄력이 있기 때문에 타는 중에 열차가 더 흔들리고 삐걱삐걱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닌가' 하는 공포감이 더하다. Q T 익스프레스를 타다 보니 나무에 머리를 부딪힐 것 같더라. 진짜 안전한 건가 A 어른이 일어서서 두 팔을 쫙 뻗을 정도로 큰 모형을 싣고 안전성 실험을 한다. 최홍만 선수가 두 팔을 한껏 뻗고 타도 절대 나무에 부딪히진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나무가 부딪힐 것 같이 느껴지는 건 빠른 속도로 롤러코스터가 전진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착시현상 탓이다. Q 롤러코스터가 77도로 떨어지는 속력과, 같은 높이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속력 중 무엇이 빠른가 A T 익스프레스는 시작 지점에서 56m까지 올라간 후, 그 다음부터는 다른 동력 없이 '떨어지는 힘'으로 움직인다. 77도 강하 때 속도는 시속 104㎞쯤 된다. 높은 건물에서 쇠구슬과 깃털을 던졌을 때 깃털이 훨씬 느리게 떨어지는 것처럼, 공기 저항 때문에 가벼울수록 떨어지는 속도가 느리다. T 익스프레스는 사람보다 훨씬 무겁기 때문에 번지점프 하는 것보다 빠른 속력으로 떨어진다. Q 쭉 올라갔다 다시 떨어질 때 온 몸의 내장이 들리는 것 같은 울렁울렁한 느낌이 난다. 왜 그런가 A 가만히 서있을 때도 사람의 몸은 아래로 잡아당기는 중력의 힘을 받는다. 평상시 중력의 힘이 1G다. 롤러코스터가 힘차게 올라갈 때는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므로 G는 마이너스가 된다. 반대로 떨어질 때는 중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니 G가 급상승한다. G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되는 찰나 순간적으로 0G의 상태, 즉 무중력상태가 된다. 'T 익스프레스'의 경우 최고(떨어질 때) 4.5G, 최저(올라갈 때) -1.2G의 힘이 몸에 작용하며 총 12번의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게 된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임무 수행 중 느끼는 중력 값이 6G, 바이킹의 중력 값이 2G 정도다. Q 지금까지 타본 롤러코스터 중에서 최고를 꼽는다면 A '무섭다'기보다 '상쾌하다'는 느낌이 드는 게 좋은 롤러코스터라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는 로스앤젤레스 '식스 플래그스(Six Flags)'에 있는 '엑스(X)'라는 롤러코스터를 최고로 꼽고 싶다. ▲ 에버랜드 우든 코스터 T 익스프레스 / 조선일보 김신영 기자 / 에버랜드 제공
  • (월가시각)비관적일까
  •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전날의 `버냉키 모멘텀`을 살리지 못하고 결국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독창적인 유동성 공급 방안을 내놨지만 신용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관론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내로라하는 투자은행들이 비관적인 전망에 손을 들어줬다. 연준의 조치가 참신하긴 했으나 경기후퇴(recession)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을 급반전시킬 만한 모멘텀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진단이었다. 이에 따라 연준이 내주 열리는 3월 공개시장위원회(FRB)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굳어지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75bp 금리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70% 반영하고 있다.이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잠시 주춤했던 달러 가치의 사상 최저치 행진은 재개됐고, 전날 급등했던 국채 수익률은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유가도 사상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엿새째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 변수의 움직임이 이틀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UBS의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케이츠는 "주택시장침체와 신용위기 문제는 유동성 관리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코웬의 존 오도노휴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며 "변덕스러운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돈 알렉산더는 "이번 조치는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반창고와 같은 것"이라며 "신용위기를 차단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을때 아무런 행동에 나서지 않아 지금은 실물 경제로 이미 전염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월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꼭 비관적이었던 것만도 아니다. 밝은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연준의 새로운 유동성 공급 효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어느 한쪽을 선뜻 선택하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우세했다고 보는 게 오히려 타당하다. 연준의 새로운 조치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최소한 신용위기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을 막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평가는 사라지지 않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긍정적인 상황론도 적지 않다. 또 공격적인 추가 금리인하가 또다른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잠재해 있다. 주식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빌만한 언덕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커버드 브릿지 택티컬의 수석 주식시장 전략가인 켄 타워는 "연준의 조치가 신용위기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그 전망을 상당히 밝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종류의 호재에 전날 처럼 급등하는 경우는 사실 드물다"며 "바닥 근처에서나 발생하곤 했던 일이다"고 바닥 임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008.03.13 I 김기성 기자
  • `남편`이라 소개하며 가깝던 그들, 살해했다면 왜?
  • [조선일보 제공] 서울 창전동 일가족 4명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전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41)씨가 10일 오후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지문 감식 결과 이 시신이 이씨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실종된 김모(여·47)씨 일가족 4명도 이날 밤 이호성 부친 묘소가 있는 전남 화순의 한 공동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호성 시신 발견10일 오후 3시8분쯤 한강 반포대교 북단(한남대교 방향으로 400m 떨어진 지점)에서 친구 3명과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있던 신모(36)씨가 시신 한 구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5분 뒤 출동한 경찰이 이 시신의 지문을 감식한 결과, 이호성씨로 확인됐다. 목격자 신씨는 "검은색 계통의 재킷과 체크무늬 남방, 검은 면바지를 입고 검은 구두를 신은 시신이 강물 위로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시신을 검안한 담당 의사는 "시신 경직 상태 등으로 보아 이씨가 오전 3시쯤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발견 당시 시신에서는 공중전화카드 3장과 휴대폰 배터리, 마스크가 발견됐으나 유서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이호성씨의 사진이 담긴 수배전단을 뿌리고 이씨를 공개수배 했다. 김씨 모녀가 살해됐는지, 단순 실종인지, 사건의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경찰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라고 판단해 용의자를 최대한 빨리 검거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면서도 "아직 실종자들이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어 '실종사건 용의자'로 수배했다"고 말했었다. 이호성씨는 1990년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에 입단해 4번 타자까지 맡았던 스타였으나, 2001년 은퇴한 뒤 예식장 사업과 부동산 투자 등에 손을 댔다가 실패하고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은퇴 후 최근까지 선수 시절 동료들과는 거의 연락을 끊고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김씨 모녀 살해 후 자살한 듯 바로 이날 밤 김씨 모녀 4명도 전남 화순의 한 공동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 모녀 시신은 큰 가방 4개에 각각 담긴 채 땅 속에 묻혀 있었으며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경찰은 이씨가 김씨 모녀 4명을 살해 후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파트 CCTV에 찍힌 대로 이씨가 김씨 모녀의 시신을 여행가방에 넣어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이 김씨의 아파트를 조사했을 때, 아주 적은 양의 혈흔이 묻은 안방 침대 매트리스가 베란다에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트리스는 시트가 벗겨져 있었으며, 혈흔을 감추려는 듯 혈흔 위에 잉크가 묻어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또 천장에 달린 형광등 덮개가 사라진 채, 깨진 덮개 조각 일부만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이문수 마포경찰서 형사과장은 "집안에서 발견된 피의 양이 너무 적어, 흉기에 의해 살해됐거나 사체가 훼손됐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18일 CCTV에서 김씨와 딸들이 드나든 것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주 김씨의 오빠와 언니를 경찰로 불렀으나, CCTV 화질이 안 좋은 탓에 동생과 조카들을 식별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오빠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루 종일 CCTV 화면을 들여다봐도 조명이 너무 어두워 동생과 조카들을 알아볼 수 없었다"며 "밤 9시50분 이전 CCTV 화면에선 여행가방을 옮기던 남성과 같은 차림의 남성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살해했다면 왜?당초 김씨와 이씨는 매우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었다. 지난해 남편과 사별한 김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씨와 재혼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해왔고, 지난해 10월 말 전셋집을 계약하러 이씨와 함께 부동산에 들렀을 때는 이씨를 '남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가까운 사이였던 두 사람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경찰은 사기 혐의로 수배돼 신용불량자 신세였던 용의자 이씨가 금전 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종 사흘 전 해지된 김씨의 예금통장에 들어있던 1억7000만원은 김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집 주인에게 주기로 한 전세금의 일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돈이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시점인 지난달 18일 이후 이씨는 최소 5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지난달 18~19일 평소 가까이 지내던 지인에게 현금 5000만원을 비닐봉지에 담아 주며 "A씨 법인 통장에 입금해달라"고 요청했다. 3월 8일에 또 5000만원이 담긴 통장을 건네며 송금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돈이 김씨가 실종되기 전 빼낸 1억7000만원 중 일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날 이호성씨는 옷가방 3개와 밀봉한 편지를 "형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3월 9일 오후 7시30분쯤 그는 지인에게 전화로 "형에게 잘 전달했냐"고 물은 뒤 연락이 끊겼다. 다음날 그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 모녀의 행적우선 이들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18일 밤 11시쯤, 김씨 휴대폰으로 당시 집 밖에 있던 큰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시간쯤 뒤 김씨와 큰딸의 휴대폰 신호가 모두 서울 종로구의 기지국에 잡혔다. 그리고 19일 오전 5시40분엔 전남 화순의 야산 지대에서 큰딸의 전화기가 잠시 켜졌다가 꺼졌다. 19일 오후 2시53분에는 전남 장성 부근 상행선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CCTV에서 김씨의 차량이 포착됐다. 이런 휴대폰 신호를 모두 종합하면 18일 밤 10시30분쯤 여행가방을 차에 실은 이씨가 자정 무렵 김씨의 큰딸과 서울 종로 부근에서 접촉한 뒤, 밤새 차를 몰고 전남 화순까지 내려갔다가, 장성을 거쳐 20일 오전 충남 공주에 도착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20일 오후 8시쯤엔 한 남자가 서울 창전동 김씨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김씨의 차를 세우는 장면이 포착됐으나, 이 남자가 이호성씨인지는 불분명하다.
봄날 즐기는 ''한옥 레스토랑''
  • 봄날 즐기는 ''한옥 레스토랑''
  • [조선일보 제공] 부드럽게 굽은 기와지붕과 나무 뼈대는 한옥 그대로 살아있지만, 테이블에 나오는 음식은 진한 커피와 와인, 파스타부터 버거까지 가지각색이다. '한옥 레스토랑'이 인기다. 한옥이 많이 있던 종로구 삼청·인사동 골목이 문화의 거리로 변하면서, 한옥 고유의 결은 살려두되 내부는 웬만한 양식집 못지않게 깔끔하게 꾸민 곳이 늘고 있다. ◆ 겉은 한옥, 안은 와인바·양식집 많은 삼청동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했던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거리는 겨울의 먼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은 한옥의 멋과 깔끔한 인테리어를 버무린 와인바 겸 레스토랑들이 몰려 있다. 거리 안팎의 풍경을 담아두려는 손님들은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눌러대기에 바쁘다. ▲ 한옥 기와와 빨간 벽돌이 잘 어울리는 "펠리체 가또"삼청공원 앞 레스토랑 겸 와인 바 '도베콴도'. 한옥을 개조해 큼지막한 사각형 창문을 냈고, 가게 앞 화단에는 봄꽃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있었다. 광화문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산풀꽃 계절음식'을 내세운 한정식집 '소선재', 그 옆으로 전통찻집 '옹달샘'이 있다. 안으로는 오밀조밀 장독대들이 예쁘게 진열된 전통찻집이 있고, 바깥에는 커피와 핫초코 등 음료수들을 가져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 코너가 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달 1887'은 한옥 기와 밑으로 창을 내고 테라스처럼 꾸민 뒤 동판에 가게 이름을 멋스럽게 내붙였다. 삼청동 수제비집 건너편의 골목 계단을 들어서면 나오는 '로마네 꽁띠'. 와인바와 더불어 스테이크와 스파게티, 꼬꼬뱅(프랑스식 닭요리) 등이 주메뉴인 이곳은 삼청동 거리와 병풍처럼 펼쳐진 산자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으로도 유명하다. 한옥 벽돌과 서양식 목재 테라스가 예쁘게 아우러진 카페 '빈스빈스'에서는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 블루베리·스트로베리 시럽 등을 얹은 맛깔스러운 와플을 맛볼 수 있다. 옛스럽게 굽어있는 처마 아래를 빨간 벽돌로 치장한 카페 '펠리체 가또' 역시 카메라를 든 연인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는 곳이다. 수제 햄버거를 맛볼 수 있는 갤러리 레스토랑 '쿡앤하임'에서는 한옥 특유의 소박한 안뜰에 나무 바닥을 깔고 녹색 엽서함과 작은 화분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 벽면을 트고 시원하게 창문을 낸‘달 1887’◆ 토속 찻집·주점 몰린 인사동 서울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인사동 거리가 예전에 비해 전통미가 사라지고 변질됐다고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지만, 종로경찰서와 쌈지길 사이 골목길은 아직까지 옛 멋을 살려낸 한옥 식당과 주점들이 많이 몰려 있다. 한옥기와를 얹은 단층짜리 건물에 들어선 전통찻집과 주점, 한정식집들이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을 따라 옹기종기 늘어서 있다. '뜰앞의 잣나무(민속주·전통차·단팥죽)', '다울('다함께 사는 우리'·전통주와 식사)', '옥정(돌솥 한정식)', '해인(삼합 등 일반음식)' 등 음식점 이름은 대부분 한글 흘림체나 고풍스러운 한자 서체로 단정하게 달아놓아 게으른 걸음걸이로 거리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카페 겸 레스토랑인 '사과나무'는 한옥 기와 밑 건물을 단정한 흰색으로 칠해놓았고, 뜰에는 아담한 나무도 심었다. 밥과 차와 술이 모두 된다는 '아빠 어렸을 적에' 앞에는 20m정도 길이의 기찻길을 침목과 레일까지 고스란히 깔아놓았다. 전통찻집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의 외벽은 담쟁이 덩굴로 멋스럽게 뒤덮여있다. 이런 풍경 때문에 이 일대는 주로 외국 관광객들을 동반한 일행, 오랜만에 또래들과 모임을 가지는 중년 여성들로 북적인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메뉴나 가게 이름을 영어와 일본어로 붙인 가게들도 있다. ▲ 예쁜 화단으로 가게 앞을 꾸민‘도베콴도’.▶ 관련기사 ◀☞식탁 위로 푸릇한 바람이 불어온다☞버텨줘서 고마워요! 오래된 식당들
  • (시장부 브리핑)풍랑주의보..너울 조심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지난 주말 전세계 투자자들은, 우려로 그치기 바랐던 미국의 경기침체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목도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소비, 그 소비의 출발점인 고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을 확인했고 이에 미국증시는 또 한번 무너져 내렸다. 18일로 예정된 3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100bp에 이르는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일부 전망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지만 이것으로 상황이 수습될 것으로 믿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금리인하는 달러약세로 이어져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품가격 강세로 인해 물가는 들썩이기 시작한 지 오래다. 이번주 예정된 2월 소매판매와 기업재고, 도매재고 등이 또 한 번 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 신용위기가 잠잠해지기를 바라기에도 사정이 좋지 않다. 이번주부터는 미국의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주들의 실적이 발표된다. 골드만삭스와 리먼 브러더스를 시작으로, 모간스탠리, 베어스턴스 등 그동안 이름 깨나 날렸다는 금융회사들이 실적을 공개한다. 전망은 좋지않다. S&P500 금융주의 1분기 주당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7%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와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세찬 풍랑 속에서 한국 증시 역시 당분간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현금이 빠듯한 외국인이 자금 수혈을 위한 매도세를 이어갈 것이란 판단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금융기관들 자체가 모기지 관련 손실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제부터는 국내증시가 뉴욕증시와 어느정도 차별화를 보여줄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여진다. 전망은 조금씩 엇갈린다. 미국증시의 바닥은 아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국내증시가 이에 동조할 지의 여부는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간다고 했을 때 우리 증시가 받는 충격은 이전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문제가 불거질 경우 시장이 한 단계 레벨 다운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적극적인 비중확대에 나설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2008.03.10 I 손희동 기자
김우중 前 대우회장 입 열다
  • 김우중 前 대우회장 입 열다
  • [조선일보 제공] 서울역 근처에 있는 대우재단 접견실에서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기다렸다. 김 전 회장이 가끔 들른다는 사무실은 전체적으로 별다른 장식이 없는 밋밋한 분위기였다. 전날 약속 시간을 잡느라 통화했을 때 그의 목소리는 당당하고 우렁찼다. 그는 "일단 무슨 얘기를 할지 만나서 의논을 좀 해봅시다. 그리고 인터뷰는 자리를 좀 옮겨서 하지요"라고 했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대우그룹의 신화를 일군 재계 2위의 재벌총수 김우중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세계경영'을 외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거의 6년 만에 지치고 병든 모습으로 나타난 그는 법정과 구치소, 병원을 오가다가 지난해 말 특별사면됐다. 그러나 18조원에 달하는 추징금은 그대로 남아있다. 대우그룹이 몰락해버린 후 그는 좀처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2005년 귀국 이후엔 더더욱 그랬다. 환자복 차림으로 법정을 오가는 모습만 공개됐을 뿐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잊지 않았다. 그가 숨으면 숨을수록 그가 무엇을 하는지 더더욱 알고 싶어했다. 어떤 사람들은 "김우중이 자유로워졌으니 이제 또 무슨 일을 벌여 우리를 놀라게 할까"라고 기대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김우중이 과연 재기할 수 있을까"라고 회의한다. 성공과 몰락의 과정이 모두 기적 같고 거짓말 같은 이 18조원의 사나이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근황을 궁금해하는 인물이 되었다. 김 전 회장은 전화를 끊기 직전 "그래요. 내일 봅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데려오지 말고 혼자 오십시오"라고 했다. 사진기자와 함께 오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사진기자를 건물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김 전 회장을 만나러 갔다. 그는 짙은 밤색 플라스틱 테 안경에 회색 스웨터와 회색 바지 차림으로 접견실에 들어섰다. 턱엔 희끗희끗한 수염이 꽤 길게 자라 있었다. 피부는 투명하도록 맑아 보였다. 수척했지만 병색은 아니었고, 조용했지만 강인한 기운이 느껴졌다. 약간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아직 담배를 못 끊었어요."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주머니를 뒤져 담뱃갑을 꺼내더니 가느다란 담배를 하나 뽑아 입에 물었다. "좁은 병실에 오래 갇혀있는 동안 너무 답답하니까 자꾸 담배를 피우게 되더라고요. 내가 원래 술도 마시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달리 하는 일도 없고 그렇잖습니까." 1999년 6월 12일 김 전 회장을 인터뷰한 일이 있다. 그때 그는 갑자기 마음을 바꿔 차후에 다시 한번 상세한 인터뷰를 할 테니 기사를 잠시 보류해달라고 했다. 넉 달 후 그는 중국 옌타이 대우차 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잠적해 긴 유랑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많은 일이 일어났다. 김우중은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대우그룹은 해체됐다. 1999년 10월 출국해서 2005년 6월 귀국할 때까지 그는 약 5년 8개월 동안 유럽과 동남아를 떠돌며 도피 생활을 했다. 외국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소식이 수시로 국내에 전해지곤 했다. 김 전 회장이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말이요. 우리 집사람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요. 내가 집사람에게 아직은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아무리 말해도 도대체 설득이 돼야 말이지. 그래서 차라리 강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나중에 하자고 직접 설득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이렇게 나온 거요." 뜻밖의 난관에 기운이 빠졌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저를 설득하는 건 더 어려우실걸요." 오래 전부터 부인 정희자 여사에게 인터뷰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했었다. 정 여사는 어렵사리 남편을 설득했다면서 이 자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은 부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나오기는 했는데 인터뷰는 할 수 없다고 딴소리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부부는 이날 아침 댓바람에 언쟁을 벌인 모양이었다. 정 여사가 "이왕 만나기로 했으니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도 매고 나가서 사진이 잘 나오게 하라"고 하자, 김 전 회장이 화를 벌컥 내며 나가버렸다고 한다. 그에게서 스며 나온 화난 듯한 기운은 아마 이 싸움의 여진이었을 것이다. ―10년 전에도 나중에 인터뷰한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으셨잖아요. "그땐 내가 그리 될 줄 몰랐지요." ―그럼 이번에 그 약속을 지키시지요. "지금은 내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으로서 반성하며 지낼 시기에요. 자꾸 나서서 무슨 말을 해서 그게 화제가 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오해가 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풀어질 겁니다." ―사면을 받으셨으니 인터뷰 정도는 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사면 받은 지 이제 겨우 두 달 됐습니다. 사람들 눈엔 저 같은 사람이 자꾸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게 결코 좋게 보일 리가 없어요. 조용히 지내야지요. 그냥 시간이 가게 둡시다. 어떤 일이 이뤄지려면 다 때가 있더라고요." 이쯤 해서 그가 인터뷰를 거부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가기는커녕 자신의 건강과 요즘 생활에 대해 더 열심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인터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는 인터뷰라고 생각하는 대화가 계속되었다. 김 전 회장은 취재수첩도 못 열게 하고 볼펜도 손에 쥐지 못하게 했다. 사진기자를 부르겠다고 했더니 안 된다고 펄펄 뛰었다. 아무 연락이 없자 애가 탄 사진기자는 계속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선배, 잘 안 되나요?" 김 전 회장은 내 휴대폰이 몇 번이나 부르르 떨며 대화를 방해하자 "그 전화 좀 치우라"며 역정을 냈다. 그는 할 말이 너무나 많았다. 나는 사진기자에게 "일단 올라와보라"고 문자를 보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의 근황을 브리핑하듯 차근차근 설명했다. "내게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건강과 가족입니다. 얼마 전에도 담석제거 수술을 했어요. 오래 전에 뇌수술, 위암 수술, 전립선 수술을 한 적이 있고, 얼마 전엔 심장, 신장, 백내장 수술을 했어요. 일단은 몸을 추스르는 게 나한테 제일 중요하지요. 게다가 집사람도 건강이 좋지 않아요. 나도 집사람도 많이 걸어야 해요.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산으로 운동을 하러 가는데 거기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잘 가지도 못해요. 어디 지방에 가서 조용하게 살면 좋겠지만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라서요." ―사무실엔 매일 나오십니까. "가능하면 밖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집에 있으면 자꾸 잠을 자게 되고 그러면 밤에 잠이 안 와요. 그래서 수면제를 먹으면 나중엔 잘 듣지 않으니 양이 자꾸 늘어서 안 되겠더라고요. 낮에 활동을 많이 하면 밤에 잠을 잘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김 전 회장은 부인과 가족 이야기를 자주 했다. 일이 취미이자 놀이이고 생활이며 건강의 비결이었던 일중독자가 갑자기 가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야기하니 낯설었다. "내가 집사람에게 잘하려고 해요. 젊었을 때 사업한다고 돌아다니느라 가족들을 잘 돌보지 못했어요. 그럴 시간도 없었고. 그런데 사람 마음에 한이 남아 있으면 안되지요. 그래서 웬만하면 뭐라고 하지 않고 집사람이 하자는 대로 해요. 가족이 화목해야지요. 그게 제일 중요해요. 그래야 다른 일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재기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자주 나오던데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준비는 무슨 준비를 합니까. 올해 내 나이가 도대체 몇인 줄 아십니까? 일흔두 살이에요. 뭘 시작한다 해도 5년 이상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재기를 한다면 자원과 사람 등 필요한 것이 많은데 지금으로선 힘들지요. 그리고 오래 세상과 동떨어져 있어서 요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몰라요. 그걸 먼저 배워야지요." ―최근에 외국에 가려고 하다가 출국금지가 돼서 답답해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대단한 일 아닙니다. 못 나갈 수도 있는 것이고…. 저는 그런 일이 자꾸 화제가 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 에서 새만금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았던 강현욱 전 전북도지사를 만나서 "조언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면서요. "새만금 사업은 예전에 대우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내 주변 사람들의 말을 인용한 기사가 자꾸 나오는데 도대체 나와 가깝다는 그들이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나는 어쨌든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려고 합니다. 눈에 띄지 않게 지내려고 해요." ―북한 남포지역 경제특구 장관 제의를 받으셨다면서요? "그건 중국과 미국의 입장이 어떤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지요. 그리고 제가 지금 북한에 가서 그 일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과는 잘 아시지요? "이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고 일을 많이 해본 사람이니까요. 우리나라가 잘돼야지요." 그는 법적·정치적으로는 사면됐을지 모르지만, 아직 여론과 민심의 사면은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설친다' '나선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몸을 사렸다. 김 전 회장이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이토록 조심스러운 것은 그의 마음속에 원대한 무엇인가가 자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했던 사람이다. ―최근에 영화 '추격자'를 보러 가셨다면서요. "아들이 영화 관련 일을 하니까 집사람이 한번 가보자고 해서 갔지요. 영화관에 가본 게 20년 만인지 30년 만인지 생각도 안 나요. 예전엔 그런 델 가본 적이 아예 없으니까요." 김 전 회장의 막내아들 선용씨는 영화 '추격자'의 투자를 맡은 벤티지 홀딩스 이사로 재직 중이다. ―아들의 사업에 조언도 하십니까. "영화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니까 조언하긴 어렵지요. 요즘 영화계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해서 걱정스러워요. 그런데 아들은 그렇게 상황이 나쁠 때 바닥에서 시작하면 큰 경쟁자가 없어서 오히려 더 낫다고 그럽니다." 김 전 회장에게 영화가 재미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요즘 TV 드라마를 보면 가족을 중시하는 것 등 긍정적인 소재들이 많은 것 같다"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전엔 늘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변하는 걸 보면 결국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소재를 원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결국 그쪽으로 가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했다. ―재벌 총수에서 수감자까지 천국과 지옥 같은 상황을 다 겪었는데, 어떻게 그 일을 다 감당하십니까. "나는 원래 돈을 벌려고 일을 한 것이 아니었어요.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돈을 벌었던 것이지요. 어떤 의미에서 나는 내 인생에 한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봤으니까요." ―그래도 5년 8개월 동안 외국에서 숨어 다니다 보면 생각이 많았겠지요. "사실은 절에 가서 2~3년 머무르며 지나간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나는 그동안 경제를 통해서만 모든 것을 봤으니까요. 이제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외국서 유랑 생활 하시는 동안 그런 생각 안 하셨습니까? "내내 아팠고 여유가 없었지요." ―인생을 보는 눈은 확실히 달라졌을 텐데요.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책을 많이 읽으시지요? "그동안 한 1000권 읽었을 겁니다." ―그럼 이제 책을 쓰실 때가 됐네요. "쓰면 아마 분야별로 나눠서 다섯 권은 써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세대가 하지 못한 일이 후진을 키우는 일입니다. 앞서간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후진을 키우는 일을 하고 싶어요. 다행히 예전에 세워둔 학교가 곳곳에 있고 재단에서 학술사업도 잘하고 있어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지요." 김 전 회장과의 인터뷰 약속이 잡힌 후 1989년에 출판된 그의 밀리언셀러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다시 읽었다. 160만 부가 팔렸고 16개국어로 번역된 책이다. 저자의 인생은 그 후 숱한 굴곡을 겪었지만, 그가 던졌던 메시지는 여전히 피를 끓게 하는 데가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라"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추구하라"는 말은 지금 읽어도 가슴이 뛴다. "안주하는 것은 패배를 뜻한다." "이만하면 됐다는 적당주의를 단호히 거부하라"는 말은 정신이 번쩍 나게 한다. 그런데 이 책엔 새벽 다섯 시에서 밤 아홉 시까지 일하자는 '파이브 투 나인'식 생활, 가족들 생일도 챙겨주지 못하고 일만 하는 삶, 오로지 성공과 성장만 생각하는 인생이 담겨있다. 치열하게 '김우중스러운' 삶엔 행복이나 삶의 질이 없다. ―사는 데 제일 중요한 게 뭡니까. "자신감이지요. 얼마 전에 키신저가한국 왔을 때 한번 보자고 해서 만났어요. 그 나이에 그 먼 여행을 다 다니고 사람들도 얼마나 많이 만나는지 일정이 빡빡한 것 같더라고요. 자신감 있고 부지런하기 때문에 그렇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자꾸 나가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봐야 해요. 그래서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그는 "기존의 방식으로 해선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한 시간쯤 지나자 비서가 문을 열고 "병원에 갈 시간이 됐다"고 했다. 재떨이엔 담뱃재와 꽁초가 그득했다. 이날, 작년 대장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 중인 부인 정여사가 마지막으로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다른 데로 전이되지 않아 치료가 빨리 끝났다"고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그는 일어서면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거래'를 시도했다. 이번 인터뷰를 기사화하지 않으면 다음에 진짜 멋진 인터뷰를 약속하겠다고 했다. 대신 이번에 기사를 쓰면 앞으로 자신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어쩌면 다시는 김 전 회장을 만나지 못할 위험부담(?)을 감수하기로 했다. 기자와 한 시간 동안 만난 후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할 정도로 그가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버텨줘서 고마워요! 오래된 식당들
  • 버텨줘서 고마워요! 오래된 식당들
  • [조선일보 제공] 오래된 식당이 참 없다. 외국처럼 100년, 200년 할 것도 없이 10년 버티는 식당 찾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를 몇 가지 꼽자면! &nbsp;첫째, '밥장사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 탓이 제일 크다. 손맛 있어 꽤 명성을 얻은 식당 주인들도 만나면 "에이, 애들 시집장가 보내면 이 일 그만둬야지" 하고 쉽게 말한다. &nbsp;둘째, 재개발과 도시화의 영향이다. 오래된 식당들은 대부분 허름한 동네에 자리잡고 있는데 재개발과 도시화에 밀려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이 허다하다. &nbsp;셋째, 장사 잘되면 집주인이 가만두지 않는다. 집주인이 세를 올린다든지 직접 운영을 한다든지 해서 나가떨어지는 게 부지기수이다. &nbsp;넷째, 맛보다는 유행을 따르는 소비자 탓도 있다. 안동찜닭 떴다 하면 우리 소비자들은 이것만 줄창 먹는다. 이어 불닭 바람이다 하면 찜닭은 일순 사라지고 온통 불닭이다. 이 엄혹한 외식업계에 그래도 오래된 식당들이 있기는 있다. 장인정신과 고집으로 일군 식당들이다. 이때까지 잘 버텨준 것이 고마울 뿐이다.&nbsp;::: 신승관 자장면 ▲ 신승관 자장면종로 피맛골에 있는 신승관<오른쪽 사진>은 5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화상 3대 중국집이다. 1대 주인으로부터 중국집 역사에 대해 참 많이 배웠었다. 옛날 자장면 맛이 나지 않는다고 투정을 하자 지금은 사라진 돼지기름 탓이라고 일러주었다. "콩기름으로는 맛이 안 나지." 20년 가까이 이 집 음식을 먹어본 바로는 기본적인 음식 맛에는 변함이 없다. 신승관에서는 주요 메뉴로 물만두를 밀지만 나는 이 집의 자장면 맛에 반해 있다. 주방에서 쓰다 남은 채소는 어느 것이든 잘게 다져 자장에 넣는데, 이 채소에서 나온 물만으로 자장이 만들어지니 달고 개운한 맛이 남다르다. 그러나, 이 신승관도 사라지게 생겼다. 청진동 재개발 때문이다. 어딘가로 옮겨 장사를 하겠지만 그 낡은 유리문과 창이 주는 전통의 맛을 새로운 신승관에서 느낄 수 있을까. 자장면 3500원, 물만두 4000원. (02)735-9955 ::: 전주 삼백집 콩나물국밥 전주 출신의 한 애주가는 늘상 술 마시기에 전주만한 곳이 없다고 고향 자랑을 늘어놓곤 했는데, 그 술 마시기 좋은 집으로는 욕쟁이할머니집(삼백집)을 꼽았었다. 10여 년 전 그는 욕쟁이 할머니의 부음을 듣고 어느 선술집에서 눈물 뚝뚝 흘리며 소주를 마셔댔다. "모주 맛은 무슨 모주 맛이야. 할머니 욕 맛이 좋아 갔었지. '이 썩을 놈아' 하고 부르면 가슴이 쯔르르한 게…." 욕쟁이 할머니는 가시고 조카가 이어받아 모주와 콩나물국밥을 낸다. 모주란 막걸리에 대추·계피·흑설탕을 넣고 달인 술이다. 따뜻하게 먹는데 속풀이에는 이만한 게 없다. 콩나물국밥은 욕쟁이 할머니 계실 때처럼 임실 쥐눈이콩으로 콩나물을 재배하고 맛내기 김치는 꼬박 2년을 묵히며 곰소에서 새우젓 구해온다. 바뀐 것은 할머니의 욕을 들을 수 없다는 것과 하루에 콩나물국밥을 300그릇 이상 판다는 것이다. 콩나물국밥 4000원, 모주 1잔 1500원. (063)284-2227 ::: 강릉 초당두부 초당 두부는 한국전쟁 전후 초당동의 아녀자들이 집에서 두부를 쑤어 강릉 중앙시장에 내다팔았던 것이 시초이다. 1980년대 들어 가정집에서 쑤는 초당 두부는 거의 사라졌고, 식당과 '강릉초당두부' 공장에서 그 맥을 잇고 있다. 초당동 아녀자들이 두부를 쑤어 팔았던 것은 가난 때문이다. 강릉 시내와는 지척이니 소비자를 상대로 음식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팔 수 있었고, 그 음식이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두부였다. 예전 가정집 두부 맛을 잇고 있는 집으로는 '원조초당순부두'와 '초당할머니순두부'를 꼽을 수 있다. 초당원조순두부는 며느리가, 할머니순두부는 아들이 2대째 영업을 하고 있다. 초당 순두부의 제맛을 보려면 아침에 가는 것이 좋다. 새벽 5시부터 콩을 갈기 시작하는데 아침 7시쯤이면 순두부가 완성된다. 순두부백반 5000원. 원조초당순두부 (033)652-2660, 초당할머니순두부 (033)652-2058 ::: 수원 갈비 화춘옥 수원의 이귀성 씨는 해방 후 해장국(갈비우거지탕) 장사를 하다 1956년 갈비구이를 내기 시작했다. 식당 한켠에 화덕을 만들고 여기서 15㎝ 길이의 커다란 갈비를 숯불에 구워서 양재기에 담아 기다란 나무탁자에 앉은 손님에게 내었다. 박 대통령이 오면 숯불 연기를 피워 손님들의 눈길을 피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1980년 전후 화춘옥은 문을 닫았다. 장사가 너무 잘되어 그런 것이라 들었다. 세금 문제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후 화춘옥 출신들이 수원갈비 맛의 전통을 이었다. 그러다 몇 해 전 화춘옥이 재개업을 하였다. 손자가 그 뒤를 이었다. 예전 그 시절 화춘옥처럼 커다란 화덕을 두었는데, 강렬한 복사열로 갈비구이 맛 내는 데는 그만이다. 예전 그 목로주점 형태는 아니지만 이 큰 화덕만으로도 수십 년 전통을 잇는 데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호주산 1인분 양념갈비 2만2000원, 생갈비 2만9000원. (031)226-8888 ::: 안동 헛제삿밥 헛제삿밥의 유래는 한국전쟁 직후 돈벌이를 위해 안동의 아주머니들이 함지에 나물과 밥을 이고 다니면서 '제삿밥'이란 이름으로 팔았던 것이 그 시초이다. 헛제삿밥을 처음 식당 음식으로 내놓은 이는 '민속음식의집'조계행 씨이다. 안동에서 30년 가까이 음식점을 하면서 다진 손맛을 바탕으로 헛제삿밥을 향토 음식으로 내놓았다. 그 때가 1981년이었고, 한 1년 후 까치구멍집의 손차행 씨도 헛제삿밥을 내기 시작하였다. 이 두 집은 이제 며느리들이 대를 이었다. 헛제삿밥은 비빔밥의 일종이다. 콩나물, 무나물, 가지나물, 고사리나물, 취나물, 호박나물, 배추나물이 든 대접에다 밥을 턱 얹고 짭짜름한 조선간장을 척척 끼얹어 꾹꾹 비벼 먹는다. 여기에 쇠고기, 무, 두부로 끓인 탕국도 조금 넣어 맛을 더한다. 따르는 음식으로는 보통 상어적, 고등어·쇠고기·동태·북어를 꿴 산적, 호박전, 두부전 등이 오른다. 차림에 따라 6000~1만원. 민속음식의 집 (054)854-8844, 까치구멍집 (054)821-1056 ::: 시흥동 길목 바비큐 통닭 닭 숯불 바비큐가 10여 년 전 크게 유행하다 요즘은 거의 찾을 수가 없다. 조리하는데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닭을 숯불에 애벌구이한 후 이를 다시 잘라서 두 번씩 양념을 발라 구워야 한다. 이때 나오는 연기가 장난이 아니다. 양념이 숯불에 타면서 내는 냄새가 고소하지만 요리하는 입장에서는 고통이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시흥사거리 파출소 골목에는 한때 닭 숯불 바비큐 집들이 열 곳 남짓 있었다. 80년대 중반 쯤부터 한두 집 생기기 시작해 90년대 초반 '닭 바비큐 골목'이라 불릴 만큼 유명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두어 집 남았다. '길목 바비큐 통닭'이 3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녀 이 골목의 '법통'을 잇고 있다. 양념은 열다섯 가지의 재료를 넣어 만든다. 달지 않고 적당히 매운 맛이 입맛을 계속 당긴다. 뒤돌아서면 또 먹고 싶어지는, 중독성이 있다. 1인분(반 마리) 6000원, 1마리 1만2000원. (02)803-5833 ::: 하동 재첩국 좌판 하동에는 재첩국 내는 식당이 즐비하다. 어느 집은 '원조' 간판까지 붙었다. 다 최근의 일이다. 시외버스터미널 담벼락 붙어 있는 재첩국 좌판 할머니들이 하동 재첩국의 원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할머니들은 밤새 재첩국을 끓여 리어카에 싣고는 새벽에 골목길을 누비며 "갱조개국 사이소"를 외치고 다닌다. 이 재첩국 행상의 역사는 50년도 넘는다. 한때는 이런 재첩국 행상이 30여 명에 이르렀는데 요즘은 터미널 좌판 할머니들도 힘에 부쳐 잘 하지 않는다. 먼저 한나절 재첩을 물에 담가 모래를 토하게 한다. 냄비에 재첩을 넣고 물은 바닥에 깔릴 정도만 넣어 끓인다. 이렇게 끓이면 거의 재첩에서 나온 물로만 된 국이 되는데, 이것이 '진짜' 재첩국이다. 하동 사람들은 이 재첩국을 사기 위해 새벽 3~4시에 이 할머니들의 집을 찾기도 한다. 재첩국 1그릇 2000원. 밥과 반찬은 없다. 말 잘하면 밥은 준다. ::: 포천 이동갈비 김미자네 이동갈비는 1970년대 초에 '개발'된 음식이다. 수원갈비는 갈비뼈에서 한쪽으로 살을 바른다. 이를 흔히 왕갈비라 한다. 서울 지역에서는 뼈를 중심에 두고 살을 양쪽으로 발라 양갈비라 한다. 이동갈비는 쪽갈비라고도 하는데, 보통의 갈비 요리에서는 한 대인 것을 갈비뼈를 세로로 잘라 두 대로 만들었다. 살의 두께와 결이 다르니 맛도 다 다르다. 이동갈비가 유명하게 된 것은 김미자 할머니 덕이다. 할머니네 갈비는 확실히 맛있다. 보통은 시판 왜간장을 쓰거나 조선간장에 물을 타서 쓰는데 할머니는 간장을 아주 싱겁게 담가 맛을 낸다. 그러니까 조선간장을 짜지 않게 담가 깊은 맛이 우러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간장이 쉬 상하므로 수시로 간장을 담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갈 때마다 카운터에서 딸을 보게 된다. 할머니가 고생할 때부터 내내 곁을 지키던 딸이다. 할머니의 간장 맛도 이 딸을 통해 이어지리라 믿는다. 호주산 1인분 2만4000원. (031)532-4459
  • 코스피, 1670부근서 혼전.."바닥 다지기 연장"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4일 반등세로 출발했던 코스피가 167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날 급락에 따른 일부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지만, 현 지수대에서의 지지력을 의심하는 외국인에 의해 900억원 가량의 추가 매물이 출회되는 양상이다.전날 급락장을 이끌었던 선물시장 외국인의 매도 포지션 설정도 여전하다. 선물 외국인은 이날 1200계약의 순매도를 기록중이고, 이에 베이시스는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을 오가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안한 베이시스로 인해 프로그램 매물로만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400억원대의 물량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4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0.66포인트(0.05%) 내려간 1670.86거래되고 있다. 1686에서 고점을 찍은 코스피는, 1668선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등 보합권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신용경색 부담이 아직 해결된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전일의 가격재조정은 어찌보면 예상된 바 였다"며 "펀더멘털의 흐름을 놓고 볼때 지금은 추세회복을 논하기도, 그렇다고 대세 하락을 점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가 되면 신용위기도 해결기미를 보이고 기업 실적도 반등할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아직까지는 바닥 다지기 정도의 흐름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03.04 I 손희동 기자
  • (월가시각)반갑지 않은 상품주 랠리
  •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상품주의 랠리에 기대 간신히 버텼지만 공포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오히려 뉴욕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경기후퇴(recession) 및 신용위기, 인플레이션 3대 우려가 증폭된 하루였다.악재 행렬은 이어졌다. 제조업 경기는 5년래 최악으로 위축됐고, 건설 경기도 악화됐다.금융권의 손실 전망도 지속됐고, 워렌 버핏은 채권보증사에 대한 구원의 손길을 거둬들였다. 모기지 업체 손버그는 유동성 부족으로 마진콜 요청에 응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고백하면서 파산 가능성마저 제기됐다.달러가 사상 최저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가와 금값,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은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지난 주말 급락에 따른 반등의 기회를 엿볼 겨를도 없이 불안한 모습으로 보합권을 횡보하던 투자 심리는 몰려드는 악재의 중첩 속에 되밀려나다가 간신히 보합권에서 마쳤다.구원의 주인공은 상품주였다. 급락장 끝에 매수세가 몰려든 곳이 다름 아닌 상품주였기 때문이다. 이유는 충분했다. 달러 약세로 촉발된 상품가격의 고공 행진이다.지수를 나락에서 건져올려준 것이 고맙긴 하지만 그 배경은 상당히 찜찜하다. 상품가격의 고공 행진은 경기후퇴보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월가 낙관론자들은 애써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외면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유가 100달러, 금값 1000달러`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상품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이날 쏟아지는 악재 속에 금융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상품주가 이를 방어했다.그러나 반대의 시나리오가 펼쳐져야 미국 경제는 물론 주식시장에 숨통이 틔인다. 신용위기의 족쇄가 풀리고(금융주 상승), 유가의 고공행진이 진정돼(상품주 하락) 소비와 기업투자를 촉진해야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실제로 월가 전문가들은 금융주를 시장 건정성의 척도로 삼고 있다. 신용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기 이전까지 증시는 물론 경제도 바닥을 다지기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번의 거짓 바닥을 통과하며 힘겹게 체득한 결론이다.MKM 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금융 부문의 회복이 가시화돼야 증시에 만연해 있는 공포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젠드류 전략가는 "상품주의 랠리는 미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가 견고하다는 증거"라면서도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같은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08.03.04 I 전설리 기자
첫단추끼는 3월증시..`기댈 곳이 없다`
  • 첫단추끼는 3월증시..`기댈 곳이 없다`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2월 마지막주 거래를 마치고 다음주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에게 또 한번의 비보가 날아들었다. 지난주말 뉴욕증시가 경기침체 공포감에 또 다시 2%대의 급락세를 보였다는 것. 29일 뉴욕에서는 부진한 소비 및 제조업 지표 발표와 AIG, 델 등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잠잠해질만 하면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에 한 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월증시는 반등세를 보이며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 경기가 여전히 한 치앞을 내다볼 수 없게 돼, 3월증시의 출발은 그다지 순탄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한 악재들..기댈 언덕이 없다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유지, 생산자 물가지수의 예상치 상회 등에 힘입어 뉴욕증시는&nbsp;지난 한 주동안 회복국면의 진입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의 잠복이라는 악재가&nbsp;시장에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관련 규모마저, 최악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무섭게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UBS는 금융권의 신용위기 관련 손실이 6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금까지 상각처리된 금액이 2000억달러 수준이니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소비 역시 연일 하강곡선이다. 미국의 소비심리는 16년이래 최저수준이다. 물가상승까지 겹쳐 이제는 R(Recession)공포가 아니라 S(Stagflation)공포를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가를 위시로 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 역시 시장으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 파트장은 "원자재 및 곡물가격의 고공행진은 지속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주가의 추세 반전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스권 장세 계속된다..`고점매도 저점매수` 이번 한 주 국내증시는 최근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해외증시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주말 1700선을 지지하면서 마무리하긴 했지만 박스권 장세의 연장선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아직은 고점영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해외에서의 극적인 반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박스권 고점에서는 매도하고, 저점에서는 매수하는 기존의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보수적 접근방식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아래쪽으로의 지지력을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조정을 이용한 분할매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역시 1600~180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750선 위에서는 비중축소, 1650선 아래에서는 소재, 산업재, IT 중심의 분할매수를 권했다. 삼성증권은 "현금도 종목이라는 생각으로 균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번주, 미국부터 보자"이번 한 주 역시 해외, 특히 미국에서 나오는 경제지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발표되는 ISM(공급관리자협회)제조업지수와 6일의 서비스업지수 발표가 우선 관심사다. 지난 2월, 국내 설연휴 기간동안 미국증시를 급락으로 이끌었던 핵심지표이니 만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두 지표 모두 또다시 기준치인 50을 하회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은 높지않다. 경기침체 우려만 부각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소비를 지탱해주는 2월 고용동향(7일)역시 경기 불안요소를 확대시킬만한 재료다. 이들 재료에 대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4일 연설을 통해 확인해 봄 직이 좋을 듯 하다. 국내에선 3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눈여겨 볼 법하다.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 5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전인대와,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등도 체크 포인트다. &nbsp;▲ 자료:삼성증권
2008.03.02 I 손희동 기자
  • 프로그램 매물, 오후 들어 잠잠.."낙폭축소 기대"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29일 4000억원대에 이르는 프로그램 매물에 코스피가 1% 이상 빠지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2980억원, 비차익 1080억원 등 총 4060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매물 증가 속도는 오후 들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개장후 1시간 만에 2000억원 매물이 쏟아졌던 장 초반과 비교해도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오후 1시경 1709.37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30여분이 지난 지금 1715선을 넘어서고 있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개장초부터 대규모 매도 공세를 펼쳤고, 이에 베이시스가 장중 백워데이션까지 밀리면서 프로그램 매물 출회를 촉발시켰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외국인 선물 매물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고, 이에 베이시스도 조금씩 오르고 있어 마감 전까지 코스피는 꾸준한 낙폭시도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전 장엔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베이시스가 오후 들어 플러스권으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하락장을 주도했던 프로그램 매매가 조금씩 회복되면 지수도 바닥을 찍고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을 제외하면 수급적으로 큰 부담은 없어 보인다"며 "기술적 반등이 무르익는 시점이라 예전과는 조금 다른 주말장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02.29 I 손희동 기자
손성원 박사 "美 증시 올 하반기부터 오른다"
  • 손성원 박사 "美 증시 올 하반기부터 오른다"
  •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사진)는 미국이 이미 경기후퇴(Recession)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회복에 초점을 둔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손 박사는 28일 서울 여의도 CCCM빌딩에서 열린 동양종금증권 주최 초청강연회에서 "미국은 이미 작년 말 또는 올해 초에 경기후퇴에 진입했다고 본다"며 "부동산값이 내려가고 있으며, 고용이 줄고 있고,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후퇴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경기후퇴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주택시장의 버블 붕괴를 꼽았다. 손 박사는 "미국 중산층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65%에 달하고, 직업의 8분의1이 부동산 관련"이라며 "부동산이 침체된 결과 경기도 침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품이 생겼던 원인으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을 문제삼았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너무 오래 낮은 상태로 유지했고 그 결과 유동성이 증가해 버블이 생긴 것"이라며 "현재 고점 대비 9.8% 하락했고 최대 15~20%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 박사는 "다만 일본처럼 경기후퇴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은 땅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서부와 미시간 등은 좋지 않은 반면 텍사스, 콜로라도 등 자원이 풍부한 곳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경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성장률은 지난해 2.5%에 이어 올해는 1.1%로 예상된다"며 "상반기에는 크게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대신 하반기에는 다소 오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가 역시 하반기부터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경기후퇴가 시작되기 전부터 주가가 하락하고, 현재도 많이 내려온 상태"라며 "경기후퇴가 진행중일 때에는 주가가 안정을 찾는 만큼 중순에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해 2009년에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주가가 최근 급락해 상승 여력이 생겼다는 점과 주가 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그리고 기업들의 수출이 견조하다는 점도 증시 호조를 예상케 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물가가 오르고는 있지만 심각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3.8%에 이어 올해는 2.7%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손 박사는 "인플레이션에서 노동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65%"라며 "경기가 침체된 결과 노동 비용이 많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인플레가 많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데,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써는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경제가 좋아지면 유동성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플레를 낮출 수도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한편 FRB의 벤 버냉키 의장과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버냉키 의장의 늑장대응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미 히스토리가 된 경제지표보다는 현재 시점의 통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려고 애썼고 이를 바탕으로 리액션을 취했다"며 "반면 버냉키 의장은 교수 출신이라 그런지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고 의견을 묻고 하는 과정에서 대응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2008.02.28 I 피용익 기자
새로운 주모 맞은 마지막 주막…경북 예천 ''삼강주막''
  • 새로운 주모 맞은 마지막 주막…경북 예천 ''삼강주막''
  • [조선일보 제공] 경북 상주에 사는 한민광(57)씨가 지난 22일 오후 친구들과 '삼강주막(三江酒幕)'을 찾았다. "주막이 아직 있다고 해서 구경 왔어요. 진짜 그대로네요. 옛날에 여기 나루터에서 배도 타고 했거든요." 함께 온 친구들도 신이 났다. "옛날 서까래 그대로네. 불 때는 아궁이도 다 있어. 솥도 걸렸고. 잘 왔다, 야!"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낙동강이 내성천, 금천과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 삼강 나루터가 있다. 일제 때만해도 과거 물자와 사람이 분주하게 오가던 교통 요지였다. 부산에서 올라온 소금배, 쌀을 실은 미곡선 상인들의 물물교환으로 분주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장사치와 물자로 북적거렸다. 장이 서는 날이면 하루에도 나룻배가 30여 차례 강 이쪽과 저쪽을 오갔다. ▲ 하루 일과를 마친 삼강주막 툇마루에 마을 주민들이 앉아 맛걸리를 마신다. 주막 뒤로 강물이 오슴푸레하게 보인다. /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삼강리 주민들은 그 시절을 어제처럼 기억한다. "사람들이 전부 일루 건너가. 소들도 전부 이리로 넘어갔지. 소장수들이 소를 댓 마리씩 사가지고 여기서 물을 건너 서울로 올라갔어요. 소마다 지가 신을 짚신을 한 짐씩 짊어지고 강을 건네. 그래 문경새재 넘어가지고 소한테 짚신 갈아 신겨가면서 서울까지 가는 거요. 과거 보는 사람들도 그래 다니고. 여기 주막도 손님이 그랬기 많았고. 소 일곱 마리를 실을 수 있는 나룻배와 사람 20명이 탈 수 있는 나룻배, 그렇게 두 척이 항상 왔다갔다 했지." 삼강주막은 1900년쯤부터 삼강 나루터, 거대한 회나무 아래 자리 잡았다. 지난 2005년 90세로 사망한 '마지막 주모(酒母)' 유옥연 할머니가 삼강주막을 꾸리기 시작한 건 1930년대였다. 70년 가까이 손님을 받았다. 유 할머니 이전에도 주모가 둘쯤 더 있었다지만, 주민들은 "주모라고 하면 유 할머니만 떠오른다"고 했다. 삼강리 정재윤 이장은 "유 할머니는 글도 숫자도 몰랐지만 머리가 비상했다"고 했다. "외상을 주면 부엌 흙벽에 칼로 금을 그었어요. 세로로 짧은 금은 '막걸리 한 잔'이고, 긴 금은 '막걸리 한 되'란 뜻이에요. 외상값 다 갚으면 가로로 긴 금을 그었지요." 부엌 흙벽에는 길고 짧은 금이 무수히 남아있다. 가로 긴 금이 없는 것도 많은 걸 보면, 주모의 인심이 그렇게 야박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번성하던 나루터와 주막은 1970년대부터 쇠락했다. 나루터 아래로 다리가 놓이고, 제방이 생기면서 인적이 끊겼다. 건설 붐으로 강 바닥에서 골재를 파내면서 그렇잖아도 줄어든 물이 더 말랐다. 회나무 뒤통수까지 차 오르던 강물은 이제 나루터 저 아래에서 골골 흐를 뿐이다. 손님은 끊겼지만 유 할머니는 주막을 유지했다. "그 할마시 아니면 벌써 없어졌지. 젊은 사람 같으면 접었을텐데. 마을 사람 오면 소주 한 병 팔고, 두 병 팔고 했지. 배 없어지고는 할마시 혼자 세월을 보냈어요." ▲ 새 주모 권태순씨와 그녀의 솜씨./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유옥연 할머니는 2005년 세상을 떠났다. 돌볼 주모가 없어진 삼강주막은 허물어져갔다. "우리나라에 주막은 이것뿐인데, 없어져야 되겠느냐"며 삼강리 주민들이 주막 살리기에 나섰다. 2005년 12월 경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됐다. 정재윤 이장은 "저 부엌 덕분에 문화재로 지정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일반 가정집 부엌과 다르게 문이 네 개나 있죠? 몸만 움직이면 사방 팔방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주막집은 작지만 옹골차다. "여자가 작아도 아는 낳는다고, 있을 건 다 있다"는 이장 말마따나, 16평에 불과하지만 부엌, 방 둘, 툇마루에 다락까지 있다. 경북도에서 1억5000만원을 지원 받아 훼손된 목재와 지붕을 걷어내고 초가집을 복원했다. 유 할머니가 금을 새긴 흙벽은 그대로 뜯어냈다가 고스란히 살렸다.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원두막 두 채도 세웠다. 1934년 '갑술년 대홍수'로 무너진 흙집 두 채도 주막 앞에 다시 들어선다. 한 채는 사공이, 다른 한 채는 보부상들이 숙소로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새 주모를 '공모'했다. 그래 봤자 삼강리 마을 주민 대상이었지만. 선발 조건은 딱 세 가지였다. '술을 직접 담가야 한다' '손님에게 친절해야 한다' '주막을 비우면 안된다'. 주민 셋이 주모 선발경쟁에 나섰고, 권태순(70)씨가 유 할머니의 뒤를 이을 주모로 선발됐다. 나이도 적당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술을 잘 빚어서 남보다 높은 점수를 땄다. '마지막 주막이 복원됐다'고 소문이 나면서 요즘 삼강주막에는 다시 손님이 몰린다. 예전 같지야 않겠지만 평일 70여 명, 주말이면 200여 명이 삼강주막을 찾는다. 나이 좀 있는 분들은 옛 주막이 남아있다는 게 반갑고, 젊은 사람들은 신기하다. 주막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맛도 꽤 근사하다. 권태순 주모가 스물한 살에 시집와서부터 빚은 막걸리는 옛날 맛 그대로다. 많이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두부와 묵도 공장에서 만든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안주 중에서 으뜸은 배추전. 물에다 밀가루 푼 묽은 반죽에 배춧잎을 잠깐 담갔다가 아무런 고명도 없이 그냥 프라이팬에 지져낸다. 심심하지만, 먹다 보면 희미한 단맛과 감칠맛이 배 나온다. 꾸밈 없고 투박한, 그야말로 '경상도스런' 음식이다. 막걸리 한 주전자(1되) 5000원, 배추전 3000원, 두부 2000원, 묵 2000원. 1만2000원짜리 '세트'로 시키면 막걸리부터 배추전, 두부, 묵, 김치가 한꺼번에 나온다. 권태순씨는 주모가 된 것이 영 탐탁잖은 척한다. "사람 꼬라지 안 되고 이게 뭐꼬?" 권 주모는 막걸리 자국이 확연한 바지를 손으로 가리켰다. 삼강리 노인회장인 남편 정수영(71)씨가 주막 살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사람 중 하나니, 주모도 남편이 하자 해서 나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는 한다. 주모 일을 시작한 뒤부터 권씨는 새벽 두 시는 돼야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손님에게 낼 막걸리를 빚고, 묵을 쑤고, 두부를 만들다 보면 시간이 휙휙 지나간다. 그래도 자기가 만든 술이며 안주를 손님들이 잘 먹으니 기분 좋다. 여기저기 신문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유 할머니를 생각하며 삼강주막을 오래 보존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진짜로 싫지는 않은 것 같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다 점촌·함창IC에서 빠져나온다. 문경시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예천 방면으로 가다 보면 산양면 소재지에서 59번 지방도를 만난다. 풍양 방면으로 10분쯤 가면 삼강교다. 다리를 건너면 삼강주막 이정표가 보인다. 주막은 다리 바로 옆에 있다. 예천군 문화관광과 (054)650-6369 ▶ 관련기사 ◀☞60년대 거리 걷다 허기지면 막창순대 한 접시☞시골 장터 구경 가자☞동백꽃 터지는 소리에 숲이 웃네
  • 지수선물 이틀째 올랐지만 둔화된 상승탄력(마감)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26일 지수선물이 이틀 연속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전강후약 장세를 보이는 등 상승탄력은 전일에 비해 위축된 상태다.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은 상황. 밤사이 뉴욕증시가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유지 소식에 큰 폭으로 오르면서 마감해 개장초 국내증시는 호기롭게 출발했다. 다만 뒷심이 부족한 게 문제였다. 긴축정책에 따른 우려감과 신주 추가 물량 부담 등이 남아있는 중국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일본과 코스피가 이를 뒤따르는 등 아시아 증시들도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결국 이날 코스피200 지수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0.55포인트(0.25%) 오른 217.60에 거래를 끝냈다. 개장초 고가 219.70에서는 2포인트 가량 하략한 수치다. 외국인이 2119계약을 순매수하며 이틀 연속 매도 포지션 축소에 나섰다. 지수가 바닥 다지기에 어느 정도 성공하는 양상을 보이자 1만계약 이상의 순매도 누적 물량을 보유한 외국인이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2주뒤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앞두고 어느 정도 관리해야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한때 2만계약에 이르던 외국인 누적 순매도 포지션은 현재 1만1000계약까지 내려온 상황이다.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에 대비하는 듯한 매매"라며 "현 지수에서 한 번 더 튄다고 가정할 때 지금의 포트폴리오로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 지수대가 부담인 개인은 현선물 할 것없이 팔자로 대응했다. 시장이 뚜렷한 상승 모멘텀 없이 보합권에서 맴돌자 베이시스도 0.5포인트 대에서 정체되는 분위기였다. 이에 프로그램 거래로도 480억원 가량의 순매도가 기록됐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뉴욕발 호재로 인한 어제 오늘의 반등세는 급한 불 끄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하방경직성을 확보해 주는 것 까지는 좋으나 추가 모멘텀이 확보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8.02.26 I 손희동 기자
  • 소심한 증시.."오르면 팔겠다는 심리뿐"
  •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26일 국내증시가 보합권에서 소폭의 등락만을 거듭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가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유지소식에 모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하며 이틀 연속 상승했지만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현 지수대를 박스권 상단으로 여기는 투자심리와 긴축정책 부담이 남아있는 중국증시 눈치를 더 보는 듯한 분위기다. 이날 상승세로 출발한 중국증시는 반락하며 오전장을 마친 뒤 바닥을 다지고 있고, 일본 닛케이 지수는 오후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이에 한때 1730선까지 넘봤던 코스피는 결국 보합권 수준까지 눈높이를 낮춘 상황이다. 전날 온기로 작용했던 프로그램 매매는 오늘 500억원 가량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오후 2시8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07포인트)(0.12%) 내린 1707.30, 코스닥은&nbsp;1.98포인트(0.30%) 오른 655.81에서 움직이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와 인플레, 중국의 긴축정책 등 뚜렷한 상승 모멘텀 없이 돌발 악재들만 있다"며 "조금 더 오르면 주식비중을 줄이겠다는 시각들이 있다보니 사자 주체도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총 상위주들도 혼조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필립스LCD 등 대표 IT종목들은 내리는 가운데, 포스코(005490)와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등 철강과 조선, 금융주들은 강세다.▶ 관련기사 ◀☞철강주 끌고 화학주 밀고..지수상승 견인☞(특징주)포스코, 中 가격인상 덕에 강세☞포스코. '2008 포스코 청암상' 수상자 선정
2008.02.26 I 손희동 기자
  • (시장부 브리핑)터닝 포인트
  •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글로벌 증시가 발등의 불을 껐다. 미국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들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를 모면한 것.간밤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던 세계 1, 2위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 MBIA와 암박 파이낸셜의 `AAA`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이번 문제는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이 손 쓰기 힘든 악성 종양으로 전이될 것이냐 하는 중요 갈림길이었다. 모노라인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들의 보증을 받아 발행된 채권의 신용도 추락을 의미한다. 이는 대규모 추가 부실을 낳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몰고갈 수 있는 대형 악재였다. 밤 사이 뉴욕증시는 모노라인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줄면서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189.2포인트(1.53%)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1.38% 및 1.05% 상승했다. 전날 1700선을 재탈환한 코스피 시장에도 훈기가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전략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모노라인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될 경우 주식시장의 단기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국내증시가 이미 부정적인 미국 경기지표를 감안해 조정을 받아온 만큼 부정적인 경기지표의 영향 보다는 단기적인 방향성은 모노라인 사태 해결에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모노라인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지난주말 형성됐다. 전날 코스피 시장이 1700선을 탈환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눈에 거슬렸던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행보. 외국인은 2000억원 넘는 순매도세를 이어갔고, 프로그램 순매수를 제외하면 기관 역시 관망했다. 기대감 만으로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는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소극적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위기론과 비관론이 가득했던 주식시장에도 시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박석현 유진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시장이 바닥확인에 이은 레벨업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월 주식시장의 반등은 단순히 기술적 반등이 아닌 추세회복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신용경색 확산 우려는 모나리인 구제책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큰 고비를 넘길 것이라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바닥확인에 이은 레벨업을 통해 1분기중 코스피가 182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02.26 I 오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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