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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상)
- [edaily] 우리나라의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만들어진지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일반 기업들이 파생상품을 취급한 것은 지극히 최근 일이다.
국민은행 외화시장팀 이성돈 차장은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라기보다는 "개척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적지않은 나이에 직장을 옮기고 그것도 시중은행이 생소해하던 분야에 뛰어들었기 때문. 국내 시중은행들이 파생상품시장에 대해 별 관심을 가지지않던 1997년 HSBC에서 국민은행으로 옮겨와 파생상품 영업팀을 꾸렸다.
이성돈 차장은 파생상품 마케팅을 "종합예술"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다양한 일을 두루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파생상품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 파생상품 마케팅은 파생상품에 관한 지식과 업무 노하우, 경제 펀더멘털에 관한 관심, 우수한 외국어 능력, 원만한 대인관계 등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을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하러 다닌다고 하면 무슨 보험영업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늘과 땅 차이"라며 "파생상품을 필요로하는 고객들이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닌데 고객들에게 그럴듯하게 설명을 하려면 뭐든지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생상품을 일선에서 고객에게 소개하는 사람으로서 그는 헤지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과거 천연두가 치사병이던 시절을 예로 들어보죠. 천연두 예방주사를 맞지않아도 누가 말릴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방주사를 안 맞으면 병에 걸렸을 경우 죽게 되잖습니까. 기업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헤지가 그래서 필요한 겁니다"
척박한 토양이었지만 이 팀장의 영업팀은 불과 4년만에 연 40억이상의 수익을 내는 알짜 수익모델을 만들어냈다. 말 그대로 "성공한 베팅"인 셈이다. 국내 은행권에서 크게 눈길돌리지 않던 파생상품 영업시장을 홀홀단신으로 개척한 국민은행 이성돈 차장을 만나봤다.
-국민은행 내에 파생상품 전담데스크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팀장님이 소속된 데스크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곳에 따로 영업전담자가 있어서 저희와 구별됩니다. 저희팀의 정식명칭은 외화시장팀 Corporate desk, 그쪽 팀은 파생상품(업무제휴) desk라고 부르고요.
보통 다른 은행에서는 파생상품 데스크에서 세일즈도 같이 하는데 저희는 세일즈의 일부와 프라이싱, 북관리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품개발도 하고요. 물론 업무제휴의 주목적인 매커리 쪽의 업무기술 인수도 빼놓을 수 없죠. 저까지 포함해 6명의 팀원이 고객을 나눠서 담당합니다. 증권회사, 보험사 일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대기업 고객을 맡고 있습니다. 수수료(fee) 장사를 하기때문에 모든 거래가 수익으로 남아요. 물건을 떼어다가 마진을 남긴 후 되파는 방식이니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있죠.
세일즈 업무를 주로 하기때문에 고객사정은 저희 쪽이 좀더 잘 안다고 할까요. 파생상품에 대한 이용도, 파생상품 마케팅의 특징, 외국은행과의 관계, 회사들이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이유 등 마케팅과 관련된 쪽은 제가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코퍼레이트 딜링업무를 10년 이상했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파생상품 히스토리를 들려드릴 수 있다고 할까요.(웃음)
◇외국계에서 배운 노하우를 이전하려고 시중은행으로 오다
-HSBC에서 국민은행으로 오셨는데...특별한 계기라도 있었습니까.
84년 미국계 Marine Midland Bank(마미드) 서울지점에 입행해서 13년동안 외국계은행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고 이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외국계에서 배운 여러 기술을 국내은행에 옮겨놓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물론 외국계은행에서의 수명이 유한하니까 40대에는 안정적인 시중은행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죠. 아무튼 옮기고 나서 아직까지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 Corporate desk의 거래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저와 삼성증권 출신의 팀원이 전문영업인력으로 영입돼서 팀을 차릴때만 해도 시장이 무척 빈약했습니다. 이후 외환위기를 거치며 달러/원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저희 팀도 호기를 맞았어요. 말그대로 때를 만난 겁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여기저기 고객이 넘쳐났으니까요. 그전에는 스프레드가 10전, 20전에 불과했는데 환율급등으로 1원, 2원 장사가 됐어요. 98년에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99년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으로 인력도 보강됐죠.
올해의 경우 대략 200억달러 정도 됩니다. 다른 은행에선 지점 고객들의 거래량까지 합치지만 순수하게 저희가 세일즈하는 거래규모만 포함해서 200억달러 정도에요. 아마 다른 은행처럼 영업점에서 생기는 고객거래량까지 합치면 훨씬 큰 규모가 되겠죠.
-지점영업 부분과 Corporate desk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업의 헤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저희 쪽 일, 지점영업과 관련된 거래는 Interbank 트레이딩팀 일입니다. 다른 시중은행에서는 본점은 단순히 지점의 영업지원업무를담당하고 있고요. 그런데 국민은행 본점 코퍼레이트 데스크인 저희가 자체 영업을 따로 해 영업점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맡고있는 거죠.
-처음 국민은행에 오셨을 당시에는 IRS(금리스왑)이 없던 시기인데 어떤 상품을 취급하셨나요.
▲그때는 현물환 거래, 만기 1년이내 선물환 취급했습니다. 시장이 늘어나면서 IRS도 취급하게 됐죠.
-현재 외환:금리상품의 비율은 어떻습니까.
▲저희는 외환쪽이 절대적이죠. 9:1 정도?
-외환관련 파생상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선물환, 통화스왑, 통화옵션 정도죠. 스왑은 구조가 간단한 편이니까 진짜 파생상품은 옵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옵션을 이용해 수많은 신상품을 발생시킬 수 있고요. 그게 바로 파생과정이겠죠. 국내에서는 단순 선물환을 파생상품에 포함시키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서 올바른 개념은 아닙니다. 국내 선물환은 매우 컨벤셔널한 외환 상품이거든요. 선물환은 만기가 현물환과 다른 외환(FX)거래일 뿐이죠.
-통화스왑 거래는 많이 됩니까.
▲네. 호가제시는 매커리 쪽에서 해 줍니다.
-스팟, 포워드를 빼고 옵션이나 스왑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됩니까.
▲스팟, 포워드가 8이고 나머지부분이 2정도 됩니다.
-복잡한 옵션거래는 헤지비용이 너무 비싸서 대기업이 아니면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비용문제를 떠나서 옵션거래를 하는 한국기업이 별로 없습니다.(웃음) 정확히 말씀드려야죠. 외환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대부분 스왑이에요. 스왑은 나름대로 수요가 있으니까 시장이 형성되죠.
한국은행 자료기준 작년 우리나라 파생상품 시장규모가 7000억달러입니다. 이중 85%가 선물환입니다. 선물환 시장중 80%가 FX스왑, 나머지가 Outright선물환이 차지하고 있어요. 그럼 선물환이외의 나머지 15%는 어떻게 구성됐는가 보면… 금리선물, 통화선물, 통화스왑, 금리스왑 순으로 비중이 큽니다. 옵션거래는 거의 없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처음에 팀을 만들었을 무렵엔 HSBC의 거래라인을 그대로 이용하셨겠군요.
▲그렇죠. 증권회사 정도는 아니더라도 외국계은행 직원들이 이직을 할때도 자기고객을 가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야 이쪽에 베이스가 전혀 없었으니까 당연히 옛날 거래라인을 이용했지요.
-국민은행에 오시기 전 얘기를 좀 해주시죠.
▲앞서 말씀드렸듯 미국계 마미드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86년 HSBC가 마미드 지분을 인수하면서 저도 자연스레 HSBC직원이 된거죠. 처음 달러/원 트레이딩부터 시작했고 위험관리, 코퍼레이트 세일즈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어요. 특히 코퍼레이트 세일즈는 경력은 현재까지 10년이 좀 넘습니다.
(중편으로 이어집니다)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산업은행 정해근 금융공학팀장(하)
- [edaily] 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는 산업은행 금융공학팀의 정해근 팀장 입니다.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 스카우트 제의와 런던행>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도 몇 억달러씩 왔다갔다하는 파생상품 거래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이걸 모르면 은행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은행을 그만두려고 할 때 갑자기 해외근무를 나가라더군요.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재경부에서 외환 업무 관련해서 나를 특채 사무관으로 데려가려고 했었대요. 재경부 얘기가 나오니까 화급하게 은행에서 해외 근무를 나가라고 한거지요.
시드니같은데 가서 논문이나 쓰면서 공부하고 올까 하고 있는데 런던에 가서 파생상품팀을 세우라고 하더군요. 런던에 같이 갈 사람 골라서 함께 가라고 해서 부랴부랴 런던으로 갔습니다.
나중에 듣기로는 고속철도공단이 BTC와 1년마다 계약을 갱신했는데 산업은행이 선물환 등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도록했어요. 여기에 참여했다가 때려치웠다고 하더군요. BTC가 주도하는 거래에 굴욕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자존심상했던 거죠. 고속철도공단도 결국 BTC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94년에 런던에 가셨으면 베어링 은행 사건이 터졌을 때인데
▲그랬죠. 업무하면서 영란은행이 파생상품에 대해서 어떤 규제의 틀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파생상품 거래를 위해 런던에 간 것이니까 현지 인력 채용이다, 시스템 구입이다, 매우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런던에서 거래 경험이 많은 현지 인력을 채용해서 팀장으로 모시고 나는 마케팅을 담당했습니다. 그 양반이 딜링을 하고 나는 마케팅을 한거죠. 런던에 내가 있을 때 지금 한일투신에 가 있는 김형익 과장이 서울에서 거래를 했어요.
-런던에서 우리 금융기관들은 파생상품 거래를 얼마나 했나요.
▲당시 런던에서 직접 거래를 한 한국계 은행은 우리가 처음이었어요. 국내 은행들은 다른 외국 은행에 의뢰해서 거래를 했죠.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요. 우리가 업무를 시작하면서 국내 은행들도 산은과 거래를 많이 했죠.
지금 리딩증권 사장으로 있는 박대혁 씨가 당시 LG증권 런던법인에 있으면서 한국계 은행들과 관련된 마케팅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은행들은 변동금리로 투자해야하는데 고정금리 상품인 경우가 많아서 스왑을 이용해서 바꿔주곤 했죠.
<뼈 아픈 기억…”사소한 것을 잘 챙겨라”>
-런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는?
▲마케팅 때문에 유럽 본토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 외국인 팀장하고 직원들이 무슨 거래를 하나 했어요. 나는 잘 몰랐는데.. 6개월 후 옵션을 행사하는 건이 있었습니다.
한국계 모기관의 채권발행과 관련된 옵션이었어요. 거래 자체는 서울의 북(Book)을 런던에서 대리해주는 형식이었어요. 거래 상대방이 옵션을 행사했다면 우리도 모기관에 옵션 행사를 청구해서 그대로 넘겨주면 되는 건데 옵션 행사일을 그냥 넘겨버린 겁니다. 서울에서도 체크를 안하고요.
옵션을 행사했다는 것은 그것이 자신한테 유리하니까 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가 옵션 행사를 하지 않았으니 손실이 날 수 밖에 없죠. 한국계 기관에 사정을 얘기했죠. 당시 우리 돈으로 1억5000만원 정도였는데 매정하게 거절하더군요.
우리 잘못이니 어쩔 수 없죠. 어찌나 화가 나는지, 다른 것도 아니고 옵션 행사일을 체크하지 못해서 손해를 봤으니. 그 후로 직원들한테 옵션 거래할 때 감마니 델타니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날짜가 정해져 있는 옵션 행사일같은 사소한 것부터 잘 챙겨야한다고 누누히 강조합니다.
<영란은행의 철저함… 준비가 안되면 거래하지 말라>
-런던 현지에서 IMF를 겪었는데, 그때 상황은?
▲산업은행은 당시 런던에 현지법인이 있었고 지점 진출은 좀 늦었습니다. 지점은 97년에 만들었죠. 그 때 국내 은행 지점들이 주로하는 일이 해외에서 차입해서 투자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국제시장 분위기가 이상하니까 본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차입해서 투자하는 것은 하지 말자”고 했어요. 그런 상태에서 IMF를 맞았습니다.
처음에 종금사들이 달러 구하기가 어려워지더니 점차 전 금융기관으로 확산됐어요. 우리도 런던에서 돈 구해서 본점을 돕기도 했습니다.
런던에서 소중한 것을 많이 배웠죠. 베어링 사건이 터지고 나서 현지에서 파생상품 거래를 했기 때문에 영란은행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하고 무엇 무엇이 필요한지 봤죠.
영란은행은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라, 리스크 관리 체계는 있느냐 등등 영업에 필요한 것을 세세한 것까지 따졌습니다.
“이런 영업을 하려면 이러이러한 것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절대 안된다”이거죠. BIS, VaR 등 그때 본 것을 IMF 이후 우리나라 감독기관도 요구하더라구요.
<파생상품 “사단” 만들기>
-귀국해서 IRS 등 파생상품 데스크를 꾸리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파생상품 거래를 하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해야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선 법률 전문가가 있어야하고 시스템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계, 리스크 매니저, 마케팅 전문가, 딜러 등등 하나의 사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각각의 파트를 조율하는 코디네이터도 있어야 합니다. 코디네이터 밑에 법률, IT, 회계, 리스크 매니저, 마켓터, 딜러 등을 구축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국내 은행들도 인력 투자를 많이 해왔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지금은 공부한 사람도 많고 교육기관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들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코디네이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죠.
-금융공학팀이 자금거래실에서 사람 수가 제일 많아요. 법률 전문가는 어떻게 뽑았나요?
▲우리 은행은 국제 거래를 많이 하니까 국제법, 국제금융법, 로컬법 등을 다 하지 않고는 어렵겠다 생각했습니다. 특히 파생상품 분야는 첨단의 국제법률지식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국내외 변호사를 고용해서 우리가 발행하는 모든 채권, 대출, 심지어 각국에 설치된 지점의 건물 계약서까지 리뷰하는 조직을 만들자고 했죠. 언제 어디서 무슨 법적인 문제가 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 법률 문제를 총괄하는 은행 차원의 자문 조직을 만들자고 제의했지만 잘 안됐어요.
결국 팀을 만들지는 못하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직원을 팀원으로 받았습니다. IT 전문가도 한명 있었는데 금융을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IT를 담당하던 직원은 지금은 다른 곳에서 일합니다.
-산은 금융공학팀은 마켓메이킹을 하니까 시장에서 딜링할 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요. 딜러들에게는 무엇을 강조하십니까.
▲”이익이 최선이다. 돈 벌자” 이거죠. 하하하. 마켓메이킹하면 원하지 않는 포지션을 들고 있을 수도 있어요. 쉽지는 않지만 결국은 다 처리됩니다. 그게 노하우죠.
새로운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서는 무모한 면도 있습니다. 어제했던 일을 다시 반복하는 것이 제일 싫거든요. 새로운 업무 영역을 찾는 것은 좋지만 시장에서 돈 좀 더 벌자고 무리한 거래를 하지는 않습니다.
-더 하고 싶은 일은?
▲우리팀의 각 파트를 모두 팀 단위로 발전시키는 거죠. 옵션팀, 스왑팀, Book 및 리스크 관리팀, 마케팅팀 이런 식으로.
<”파생상품 거래도 팀워크다”… 수학보다 중요한 융화>
-파생상품 거래의 재미있는 점은 무엇인가요. 막연히 파생상품을 하는 사람들은 어려운 수학을 많이 쓴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부분은 맞는 말입니다. 복잡한 옵션은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죠. 이걸 어떤 식으로 풀어야하나, 어떤 공식을 써야하나 고민하죠. 결과가 달라지니까요.
그러나 파생상품 팀원이 모두가 그런 문제에 매달릴 수만은 없어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있는 것을 잘 꿰어 맞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러 개의 블록이 있는데 특수한 블록이 몇 개 있는 거죠. 그건 그때그때 해결하면 됩니다.
“이 블록은 왜 이렇게 복잡한 모양이냐” 이런 것도 연구해야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블록을 가장 적당한 곳에 잘 배치하는 능력입니다.
우리가 정말 어려운 문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다뤄야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무리 복잡해도 분해해보면 해결 가능해요. 분해된 문제를 다시 꿰어 맞출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업무를 즐길 수 있는 사람, 낙천적인 사람, 깨져도 고민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딜러기질, 이런 사람이 좋다고 봅니다. 단순히 시장에 대하여 베팅하는 딜러가 아니고 의욕적이고 주위 사람과 잘 융화하고 팀워크가 맞는 사람이 이 분야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정해근 팀장 약력)
-58년 출생(본적 충남 홍성)
-77년 경기고 졸업
-84년 서울대 사범대 사회교육과 졸업
-86년 서울대 경영학 석사
-2001년 서강대 경영학 박사(국제경영학)
-86년 한국산업은행 입행(국제영업부, 외환자금실 등 근무)
-94~98년 런던현지법인, 런던지점
-92년6월 재무부 파견근무
-93년 은행연합회 외환시장하부구조 구축 실무대책반
-98년1월 재무부 단기외채 연장 협상 실무팀(뉴욕)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⑤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하)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JP모건의 임지원 박사입니다.(인터뷰 중편에서 이어짐)
뜻하지 않게 국가부채 논쟁에 휩쓸린 보고서 한 편
-임 박사님 하면 생각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요. 지난해 총선때 국가부채 논쟁에서 한나라당 정책위장을 맡고 있는 이한구 의원이 인용한 자료가 바로 임 박사님의 리포트였는데요. 그 일로 곤욕도 좀 치르셨다면서요.
▲(대단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좀 받았습니다. 인용된 부분은 구조조정에 관한 보고서였습니다. 모건이 99년 2월부터 태국과 한국을 비교하면서 구조조정 관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내기 시작했어요. 근데 채무에 관한 자료가 없어서 자료찾는데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때만 해도 대외채무와 국내채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있었지만 이 둘을 총괄하는 부서는 없었기 때문에 환율방향도 예측하기 어려웠어요.
사실 그 보고서는 힘들게 자료를 찾아서 제 나름대로는 굉장히 심사숙고한 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나와있는 통계자료를 보고 채권발행(bond issuance)도 점검했죠. 국가채무와 국채, 공채, 채권발행, 정부 차용금(government borrowing) 등을 맞춰서 자신있게 쓴 건데 그렇게 쓰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전화도 많이 받았고 심지어 사과하라는 압력까지 들어왔어요. 하지만 회사에서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 고 강경하게 대처해줬어요.
외환위기를 겪고나서 정부 태도가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자료요청 문제로 정부와 대화할 일이 많은데 점점 개방적으로 변해간다는 것을 느껴요.
-임 박사님의 리포트를 보내달라는 요청도 있나요.
▲네. 메일링 리스트에 넣어달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저희와 같은 외국계 쪽의 보고서들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모니터링 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외국인 투자동향을 파악할 목적으로 외국계 보고서를 필요로 하는 분이 많아진 탓이겠죠. ‘이 사람들의 견해는 무엇인가’ 이런 의미에서요.
”경기전망을 할 때 택시기사, 호텔도어맨들의 생각도 참조합니다”
-자료들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공식적으로 나오는 자료는 기본적으로 다 체크합니다. 저는 글로벌리서치에 있기 때문에 타국에서 나오는 데이터들을 볼 수가 있어요. 비록 그것이 공식화된 것은 아니더라도 제 업무에는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신문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쓰는 지표들 중 하나는 특히 경기가 나빠질 때는 더욱 택시운전사나 호텔도어맨들의 의견이에요. 아주 유용하죠.
-하지만 그런 건 계량화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계량화는 안되지만 방향 설정은 가능합니다. 데이터가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가 아닌가를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요즘 손님 많이 드나요? 옛날보다 손님태우기 위해서 많이 기다리세요?” 하고 물어봐요. 기회가 있을때마다요. 그분들은 늘 라디오를 틀고 있고 승객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서 그런지 의외로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어요. 호텔도어맨들에게도 택시를 기다리며 “요즘 손님들 어때요?” 하고 물어보죠.
국내 요인만 보면 2분기 경기회복 가능
-그런 데이터에 의존한 결과 현재 국내경기가 어떻다고 보세요.(웃음)
▲국내 요인만 보면 확실히 경기가 반등기미(buttoming out) 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요인만 빼면 2분기 회복도 가능한 것 같구요. 하지만 해외요인을 절대 무시할 수 없잖아요. 해외요인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는 건 사실인데 미국이 리세션(경기후퇴)를 피하고 최악의 상황만 지나준다면 국내 경기는 W자 반등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의 보고서를 보면 내수부분에서는 분명히 바닥인데 외부적인 리스크를 도외시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저희는 2분기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비심리는 살아나고 있는 게 확실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이 1분기와는 달리 2분기 전망이 무척 안좋게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요즘 V, U, W자 반등에 관한 얘기가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V든 U든 다 좋지만 중요한 건 어떤 근거로 해서 그러한 모양의 반등이 일어나게 되느냐는 거죠. 보통 미국경기를 얘기할때는 ‘전분기 대비 연율’을 많이 봐요. ‘SAAR’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전년동기 대비 연율’을 해서 지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 문제에요. 전년동기 대비로 보면 V나 U자 반등은 말도 안되고 잘해봐야 W반등 이거든요. 어떤 시리즈를 대비해서 하는 것이냐는 것에 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전망을 하실 때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참고하십니까.
▲숫자는 기본이고요. 숫자가 매우 중요하긴 한데 제가 하는 일이 주로 예측에 관련되다 보니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만 가지고는 일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요. 택시기사랑 얘기했더니 이렇다더라 해서 보고서를 그렇게 쓴다는 건 아니구요. 그 분들의 의견을 참고해서 감을 짚어내는 정도죠.
GDP 동향을 예측할 때는 수 많은 기초자료가 필요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건 산업활동동향에 나오는 숫자들, 물가지수 등등이에요. 통계청과 한국은행에서 나오는 데이타를 기본으로 해서 정기적으로 예측보고서를 내고 그 외에 다른 데이타를 가지고 거시적인 전망을 하는거죠. 수십가지는 되는 것 같아요.
-숫자를 처리하는 자체 툴이 있나요
▲주로 엑셀을 사용하죠. 뉴욕에서 제공해주는 것도 있고 모건 자체에서 모델을 만들기도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고서, 98년 8월에 나온 ‘한국수출 가능성 있다’
-이제까지 수많은 보고서를 냈을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보고서가 있나요. 잘한 것이든 실수한 것이든 말입니다.
▲음..기억에 남는 보고서는... 98년 1~2월달에 우리가 금을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수출이 막 좋아지다가 2달 정도 지나니까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실제 데이타도 안 좋게 나오니까 난리가 나서 언론은 "한국수출 안 좋아"라는 타이틀로 대거 기사화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분석을 해보니 계절적인 효과나 금 수출로 인한 pay back을 빼고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거에요. 그래서 98년8월 중순에 "한국수출 가능성있다" 라는 보고서를 냈죠. 채권에 관한 보고서였으면 시장에서 바로바로 반응이 오겠지만 이 보고서는 그야말로 데이타 그 자체, 무생물에 관련된 내용이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수출이 9월달부터 갑자기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보고서제출 2주 후에 그런 결과가 나타나니까 정말로 기분이 짜릿하더군요.
99년 5월에는 제가 GDP 포캐스트를 엄청 틀리게 내보낸 적이 있어요. 제가 왜 그랬었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재고조정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않고 포캐스트를 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만약에 실제 수치가 5.5%였다고 가정하면 저는 6.5~7.0% 이런 식으로 상당히 격차가 벌어지는 수치를 전망한 거에요. 1분기 GDP 전망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매년 5월만 되면 그 때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웃음)
-98년 가을에 99년 전체 GDP를 맞추고 얼마 안돼서 1분기 GDP를 못 맞추다니 의외로군요.
▲99년 전체 GDP를 맞춘 건 수치를 정확히 예측한 것이 아니라 향후 추세를 맞춘거죠. 경기가 내려가다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그 올라가는 시점을 정확히 포착한 거니까요. 하지만 올라가는 속도를 예측하는 것에 실패한 겁니다.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하는 대신 그때만 되면 악몽에 시달린다는 건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치열한 성격이라는 의미입니까.
▲2000년 5월에 똑같은 예측을 하는데 그 전해의 실패가 떠오르면서 좀 주저하긴 했어요. "내가 1분기 전망에 좀 약하지" 하면서요.(웃음) GDP 전망이 무척 중요하거든요. 국내에선 숫자를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그 GDP 전망을 보고 스트레티지스트들이 권고를 내보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가 없어요. 컨센서스와 반대로 포캐스트를 하면 그들에게 많이 미안하죠.
이코노미스트, 스트레티지스트, 딜러..확실한 영역구분
-JP모건은 국내 여러 하우스 중 드물게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딜러와 이코노미스트, 스트레티지스트를 다 갖췄는데요. 3자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돼 있어 이코노미스트는 딜링룸에 들어올 수 없을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런가요?
▲딜링 룸에 들어가지 못하는 그런 건 아닙니다. 물론 명확한 업무 구별은 있어요. 오히려 제 스스로가 너무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겁니다. 자주 마주치게 되면 그만큼 서로의 의견에 영향받게 돼서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어요.
제가 스트레티지스트의 롤을 하고 스트레티지스트가 딜러의 롤을 하려들면 엉망이 되는건 당연하겠죠. 저는 어느 정도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짧게 보지 않으려면요.
-그럼 서로의 견해가 다르면 트레이더나 스트레티지스트들과 의견 대립도 있겠군요.
▲물론이에요. 몇 시간씩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며 자기 의견이 맞다고 주장하죠.(웃음) 제 역할은 시장이 움직일 때 그걸 잡아주는 겁니다. 너무 지나치다 싶으면 그걸 튜닝해야죠. 제일 변동성이 심한 사람이 트레이더고 그 다음이 스트레티지스트들이에요. 저는 좀 길게 보고 가자는 입장인데 시장과 직면한 트레이더의 경우 눈앞에 먹을게 있는데 그걸 지나치기는 힘들어요.
-각각의 직급구별이 없이 서로의 역할 안에서만 이야기합니까.
▲당연합니다. 어차피 세 명 모두 리포팅 라인도 다 달라요. 물론 직급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의견개진에 있어 방해가 될 수는 없습니다. 모건의 문화 자체가 직책에 좌우되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본인의 연봉이 회사내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고 있습니까.
▲전혀 몰라요. 아무도 모릅니다. 그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우리 남편도 몰라요(웃음)
-통상적으로 대기업 이사급 정도인가요.
▲대기업 이사가 얼마받는지 모르겠는데요.(웃음) 삼성경제연구소에 있었지만 저는 이사가 아니었으니까. 물론 많이 받긴 합니다. 연봉의 변동성은 아까 회의할때와 마찬가지에요. 시장과 직면한 트레이더들이 가장 많이 움직이고 그 다음이 스트레티지스트, 저희는 제일 적게 움직이는 편이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보다는 저를 아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이코노미스트가 되고 싶다”
-이코노미스트로서의 꿈은 뭡니까.
▲10년 정도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보다는 저를 아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이코노미스트가 되고 싶어요. 10년이 지나면 다른 일을 가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무슨 일을 하게될 진 모르겠지만.
-대학강단에 설 계획은 없으신가요.
▲지금은 없어요. 아직까지는.
-업계에 세미나도 많이 나가실텐데 둘러보면서 인상에 남는 기관은 있던가요.
▲물론 있습니다. 말씀드리기는 곤란하구요. 한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들 정말 진지하다는 거죠. 제가 학회나 여타 관계자들의 세미나에도 많이 나가봤지만 그 곳보다도 훨씬 치열하게 토론을 하시더라구요. 생업과 연관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수준이 상당해서 감명을 많이 받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남편보다 늦게 들어갈때도 있을텐데 이코노미스트라는 직업을 잘 이해해주는 편이신가요.
▲네. 제가 힘들까봐 걱정해주는 편이에요. 저는 아침은 꼭 차려주고 나와요. 저녁을 같이하지 못할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차려주는 걸 너무 좋아하더라구요.(웃음)
-만약 나중에 따님이 이 일을 한다면 어떡하실 겁니까.
▲저는 비단 이 직종이든 아니든 뭘 한다해도 말리지는 않겠어요. 무슨 일을 하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자기가 좋아하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라면 연예인이 된다고해도 간섭하지 않을 작정이구요. 좋아하면 열심히 할테고 열심히 하다보면 성공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무슨 일을 해도 본인이 좋아한다면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임지원 박사 약력)
-64년 출생(본적 대전)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87년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졸업(83학번)
-95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경제학박사
-96년2월~98년1월 삼성경제연구소
-98년2월~99년1월 JP모건 홍콩
-99년2월~ JP모건 서울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④백경호 주은투신 사장(상)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백경호 주은투신운용 사장이다. 백 사장은 금융계에 몇안되는 실무형 CEO다. 그는 기회있을 때마다 폐쇄적인 채권시장을 보다 개방적으로 만들어 “우리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주장한다.
백 사장은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하다. 주택은행에서 채권운용을 담당했을 때는 농협, 국민은행 등 채권시장의 전통적인 “큰 손”들과 자웅을 겨뤘다.
99년 대우사태가 터져 금융시장이 엄청난 혼란을 빠져들었을 때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기금”을 만들었다. 이 기금의 운용을 진두지휘한 것이 바로 백 사장이다. 당시 백 사장은 절묘하게 시장과 대결, 채권시장이 기능을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은행권 최초로 30대에 이사로 승진했고 지난해에는 주은투신사장으로 옮겨 가장 젊은 투신사 CEO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백 사장은 학맥이나 인맥이 특별히 화려하지도 않다. 88년 부산대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한신증권(현 동원증권)에 입사, 채권과 인연을 맺었고 SK증권을 거치면서 채권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어느날 채권 수도결제를 하려구 외국계 은행에 갔는데 지금은 일반화된 채권딜링이라는 것을 하구 있더라구요. 당시는 채권을 만기전에 사고 팔아서 돈이 된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어요.”
백 사장은 증권사 재직 시절 정부가 추진했던 채권시장 선진화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을 둘러본 후 지금의 인터딜러브로커(IDB)를 만들어보려고 시도하기도했다.
“미국, 일본을 보니까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채권호가를 집중할 수 있는 IDB를 도입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죠. 실제로 그런 것을 만들기도 했어요.”
지금은 딜링에서 손을 놓고 CEO로서 경력을 쌓아가고 있지만 백 사장의 채권운용전략이나 시장을 바라보는 눈은 아직도 독특하다.
“우리 채권시장은 듀레이션 조정을 통해서만 이익을 취하려는 단순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은투신은 펀드매니저를 평가할 때 채권인덱스를 활용할 겁니다. 인덱스를 초과달성하기 위해서는 펀드매니저들이 모두 신용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합니다.”
백 사장이 채권시장 선진화 프로젝트를 할 때 고안했던 시장제도가 거의 그대로 정책으로 입안돼 실행되고 있다. 그의 머릿속에는 회사채를 비롯한 신용리스크 투자가 들어있는 모양이다. 국고채에만 매달리는 시장구조를 돌파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백 사장이 어느날 운좋게 주택은행의 김정태 행장에게 발탁되서 채권시장의 선두주자로 성장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의 채권운용 철학과 채안기금 시절의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들어봤다.(약력은 인터뷰 하편 기사하단 참조)
-바쁘시니까 여유시간도 별로 없겠습니다.
▲사람들이 저보고 바쁘냐고 많이 묻는 편인데 저는 항상 이렇게 답합니다. “마음은 무척 바쁜데 몸은 편하다” 고. 제가 이쪽 계통에서 일하면서 스승으로 모시는 분이 한 분 계시는데, 주은투신 사장으로 간다고 하니까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다른건 몰라도 거기 가서 이거 하나만 명심해라. 실무형 사장이 범하기 쉬운 오류가 뭔지 아느냐? 그건 바로 자기가 일을 해봤기 때문에 문제가 눈에 너무 잘 보이니까 부하직원 일에 미주알고주알 개입하게 되는거다. 그러다보면 조직이 안 돌아가니까 가서 뭔가 문제가 있으면 참고, 또 참고, 그래서 이제는 정말 못 참겠다 싶을 때도 또 참아라. 그리고 그 다음 번에 문제를 지적해라.” 라고.
그분 말씀을 따라 행동하다 보니 마음은 무척 바쁜데 몸은 바쁘지 않습니다. 하하
-그래도 몸이 근질근질 하지 않으세요? 금리가 급변할 때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직접 전화로 의견을 물어보신다면서요.
▲저는 사장이니까 운용에 관여할 수는 없고 그래서 여기저기 애널리스트나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그러다가 제 생각과 비슷한 의견을 말하면 직원들에게 “누구누구 불러서 세미나 한 번 하자” 이럽니다. 펀드매니저들이 의식하지 않게 제 생각을 이야기하는 거죠.
"시장에서 한 걸음 물러서있을 때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세련된 기법을 쓰시네요.
▲한국사람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책임과 권한에 대한 확실한 구분” 입니다. 이게 정말 제대로 안 돼있어요. 특히 운용회사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가 뭐냐면 각 매니저들에게 권한만 모두 넘겨준 상태라는 거죠.
운용에 관한 사항은 CIO가 책임을 지고 그 밑으로는 또 펀드매니저가 책임을 지고. 물론 회사의 전체적인 성과문제에 관해서는 CE0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해요. 그러나 제 주위의 CE0들을 봐도 ‘이러한 성과문제에 CE0가 개입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무엇인가’ 를 많이 고민하는 것 같더군요.
저도 최근까지 시장과 접촉했지만 그렇다고 제가 직원들에게 “이 방향으로 가라” 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최종적인 판단은 그들이 하고 그에 따라 그들의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문제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시장이라는 건 그렇습니다. 저도 시장에 몸담아봐서 알지만 때로는 한 걸음 뒤에서 물러서있을 때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런 순간일 때 저는 저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직원들을 불러서 그들이 어떻게,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곤 합니다. 그들이 얼마나 정교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제 나름대로 한번 더 보는거죠.
- CE0로 1년을 지내보시니 어떤가요.
▲주택은행에서 자금시장본부장을 하다가 이리로 왔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하는 일의 전체적인 흐름은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처음에 왔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무척 험난하다” 는 생각뿐이죠.
우리가 채권쪽에 많이 집중된 회사다보니 채권시장이 발전해야 우리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채권시장과 같이 발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지긴 했어요.
-주은투신의 자체적 시스템문제를 고민하신다는 건가요 아니면 시장전체를 말하는 겁니까?
▲시장전체야 아직 너무 광범위한 문제죠. 하지만 우리 채권시장의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모두 듀레이션 베팅에만 관심을 집중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봐요. 빨리 그런 구조에서 탈피해야 하지않겠나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크레딧쪽으로 중심이 이동해야 한다”
-듀레이션에만 치중하는 운용이라. 좀더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이제는 채권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이 많이 개발돼야죠. 우리가 흔히 쓰는 용어로 선수라고 표현하는데, 듀레이션 이외의 것으로 채권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생겨야한다는 게 제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보강되어야 시장의 선진화가 이뤄질 거라고 믿습니다. 이제 이코노미스트들은 채권시장의 한 축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봐요. 씨티은행의 오석태부장이나 모건스탠리의 이진수박사 같은 분들 말이죠.
또다른 한 축으로 삼성투신의 박성진씨 같은 스트레티지스트들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아직 대부분 사람들이 듀레이션 베팅의 영역에 많이 치우쳐있다는 것이죠. 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이제 크레딧쪽으로 중심이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작년 한해 채권하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와요. 그런데 작년한해의 성과를 인덱스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그 인덱스를 넘어선 펀드가 거의 없습니다. 계속 사고팔고를 거듭하다보니 벌기야 많이 벌었지만 인덱스 개념을 도입해서 비교해보면 잘하지 못한 쪽이 많거든요.
그러나 사람들에게 인덱스 개념이 없어서 외형적으로 연간수익율이 11% 나왔다고 하면 무조건 운용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옛날부터 인덱스펀드가 이슈화됐었죠. 물론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런걸 감안하면 도입해도 적응하기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하지만 이제는 채권시장도 그 쪽으로 가야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자꾸자꾸 듭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가 필요하다는 건 회사채 투자에도 주식처럼 분석해서 투자하는 방법을 사용해야한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습니다. 앞으로 그런 기능들이 채권시장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겠죠. 사실 지금까지 채권을 해서 수익을 얻는 방법은 하나였어요. 금리가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를 예측해서 자본이득을 얻는 것. 그러나 앞으로는 신용분석을 잘해서 현재 BBB인 채권이 언제 A가 될 것이냐를 예측하는 사람이 시장을 지배할 겁니다.
-주은투신은 회사채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요.
▲자산운용의 특징상, 우리회사가 고객들로부터 받는 자금의 성격이 회사채에 맞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펀드라는 것이 처음에 시작할 때 고객들에게 이러저러하게 운용하겠다 라는 것을 알려주고 시작하잖아요. 그대로 운용을 해줘야만 하고.
주은투신의 경우 상품판매시 주택은행과 현대증권 창구를 주로 사용해요. 요즘 들어 주택은행을 통한 판매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 잘 아시겠지만 주택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성향자체가 위험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을 선호하시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회사채로 운용해보고 싶은 생각이야 많지만 그러한 자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요. 그 부분이 다음 단계에서 우리 주은투신이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이기도 합니다.
“초창기 채권시장을 보면서 시장을 조직화 체계화하고 싶었다”
-사회생활 시작무렵으로 돌아가보죠. 동원증권에 입사해서 바로 채권을 하신 건 아니죠?
▲처음에는 법인영업부에 발령을 받았어요. 법인영업부가 뭐하는 곳이냐면 주식, 채권을 가지고 대 기관영업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무렵 채권시장의 비화를 하나 말씀드릴께요.
86년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면서 통안증권을 대량으로 발행했는데 그 무렵이었어요. 정부는 시중금리 15-16%가 되면 통안증권을 기관에 강제로 배정했어요. 그럼 적어도 2-3%의 갭이 벌어지게 되는 상황인거죠. 그런데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다보니까 증권회사나 은행들이 자금부담 때문에 손해를 봐가면서도 그냥 매각했단 말입니다.
채권을 처음 접한 건 채권 딜리버리(수도결제)를 맡고 나서였습니다. 그 때는 실물결제를 할 때라 채권시장이 3-4시에 끝나면 예탁원으로 직접가서 채권실물을 찾아서 그 기관에 가져다주고 수표를 받아 입금했어요.
반대의 경우 수표를 끊어주고 실물을 회사에 가져와서 입고하고, 뭐 그런 일들을 수행했습니다. 채권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이거에요.
당시 서울은행이 3대투신의 수탁을 맡고 있어서 모든 결제가 서울은행에서 이뤄졌습니다. 오후 5시 넘어서 가보면 시장처럼 북적북적했습니다. 증권사, 종금사, 단자사 직원들이 총출동을 한거죠. 명동에서 5시 넘어서 조그만 가방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는 사람들은 다 결제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에요.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마지막 마무리가 일어나는 곳이 명동이니까 그런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그걸 보면서 “아 저것이 바로 한국 금융시장의 마무리 과정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참 재미있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고 결심한 겁니다. 좀더 조직화, 체계화시키고 싶었어요.
한번 외국은행에 수도하러 나간 적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채권을 산 쪽이었는데 가니까 좀 기다리라고 하는 거에요. 가만히보니 그 외국은행이 원래 가지고 있던 채권을 우리한테 판 것이 아니라 제3의 증권사에서 채권을 사서 바로 우리한테 넘기는 식이었죠.
그때는 중개의 개념이 전혀 없어서 ‘이것봐라? 뭐 이상한 거 하네’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도를 하러 온 다른 증권회사 직원을 차나 한 잔하자고 붙잡고 물었습니다. 저게 뭐냐고. 그 친구랑 얘기를 하다보니 저랑 산 가격도 달랐어요.
자그마치 가격갭이 40bp나 벌어지더군요. 그 때 ‘시장에 뭐 이렇게 어리숙한 구석이 있나’ 싶어 시장구조나 시스템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습니다.
-그게 87년인가요.
▲87-88년입니다. 우리나라 시장에 나름대로 채권의 중개란 개념을 제일 먼저 도입한 곳은 제일증권, 지금의 한화증권이에요. 제일증권이 88년 채권중개팀을 만든 것이 효시입니다.
-그 전까지는 아예 그런 개념조차 없었던 거군요.
▲그렇습니다. 증권회사에 전화해서 가지고 있는 것을 사는 정도였죠. 물론 이전에도 부분적으로 중개를 하는 곳은 있었습니다만 영업마인드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어요.
(인터뷰 중편, 하편으로 이어짐)
- 중소이동통신산업 해외진출 추진조직 발족
- [edaily] 정보통신부는 국내시장의 침체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기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이동통신업계의 신흥시장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중소이동통신산업 해외진출협의회"를 한국전파진흥협회에 설치하고 28 오후 서울 힐튼호텔에서 창립기념행사를 갖는다.
오늘 발족하는 중소이동통신수출지원협의회는 김동연 텔슨전자 부회장이 협의회 의장을 맡고, 세원텔레콤, 흥창, 동아일렉콤, KMW, 쏠리테크, 한통엔지니어링, 에어아이, 하이게인안테나, CRK테크놀로지 등 이동통신관련 기업 67개사가 참여했다.
협의회는 해외시장개척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마켓팅 기능을 보완하고 관련 업계간 컨소시엄의 효과적 구성을 주도하는 등 종합수출지원(Total Export Support)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진출협의회는 이 달 하순부터 해외시장개척방안 검토를 위한 실무전문가그룹을 구성하여, 컨소시엄 구성방안 수립, 해외로드쇼 개최추진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 신세기통신, 017 무선 티켓 예매 "티켓폰" 서비스
- [edaily] 신세기통신(www.shinsegi.com )은 8일 무선인터넷 디지털 티켓팅 서비스업체인 티켓폰( www.ticketphone.co.kr)과 함께 자사의 무선 인터넷, 아이터치(www.itouch017.com)를 통한 디지털 티켓 예약 서비스를 9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티켓폰 서비스는 017가입자가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에 접속, 디지털 티켓을 예매한 후 티켓판매 창구에 가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는 모바일 디지털 티켓팅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영화관, 공연장, 스포츠경기, 철도승차권, 고속버스, 항공권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현재 서울 시내 일부 영화관(영화나라,동숭시네마,하이퍼텍 등)에서 상용 서비스 중이다.
티켓폰 서비스는 017itouch에 접속하여 "증권/금융/쇼핑"→"예매/예약"→"영화/공연" →"티켓폰" 에서 이용할 수 있다.
- 호스텍 글로벌(옛 동미테크) 대표이사에 박재천씨
- 호스텍글로벌(옛 동미테크)은 8일 이사회를 열고 박재천 아이클러스터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서울공대 출신의 박재천 실제로 박사장은 데이콤 인터내셔날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벤처인큐베이팅" 개념을 도입했으며, 개나리벽지를 온라인 중심의 "엔피아"로 탈바꿈 시키는 리모델링 작업을 비롯해 다수의 이트랜지션 사례를 성공시킨 바 있다.
지난 해 4월에는 e-비즈니스 전문기업인 "아이클러스터(i-Cluster)"를 설립, 북유럽의 선진 인큐베이팅 개념인 "클러스터(Cluster) 비즈니스"를 선보였다.
호스텍은 박재천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아이클러스터와 종합호스팅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위탁경영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아이클러스터의 e-비즈니스전문 전략경영집단이 직접 호스텍의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박재천 신임 대표이사는 "호스텍이 인수한 인터넷제국은 서버 호스팅 국내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일시적인 현금흐름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1분기에는 인터넷제국의 재무건전화에 주력해서 완전한 클린컴퍼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에따라 이미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인터넷제국의 비즈니스 모델과 브랜드를 주축으로 프랜차이즈 개념을 호스팅 업계에 도입,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시장 점유율 70%의 인터넷제국 서버호스팅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휴사업자를 물색하고 있다.
또한 싱가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시장과 세계시장 개척에 주력, 올해 640억원, 2004년에는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세계적인 종합호스팅 그룹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호스텍의 기존 레저용품 사업부문에 대해서 박사장은 "다른 피인수 기업과는 달리 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이미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건실한 사업부문"이라며 "e-비즈니스와 연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호스텍 글로벌(HOSTECH GLOBAL; 옛 동미테크)은 레저용품 전문업체로 지난 11월 넷시큐어, 씨디데이타, 디스커버리벤처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게 인수, "종합 호스팅그룹"으로 이트랜지션을 전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그동안 e-비즈니스 전문기업인 아이클러스터에 위탁경영을 의뢰해왔다.
- 멀티미디어클러스터, 인터넷방송 인큐베이팅 본격화
- 인터넷방송에 대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방송 전문 인큐베이팅 센터가 문을 열었다.
멀티미디어클러스터는 서울 역삼동에 각종 방송장비와 스튜디오 3실을 포함한 220평 규모의 "한국인터넷방송센터"를 열고, 인터넷방송 인큐베이팅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3일 밝혔다.
한국인터넷방송센터(www.k-ibc.co.kr)는 인터넷방송국을 설립하고자 하는 기업 및 개인이 방송 아이템만 가지고 오면 장비와 인력, 교육 등 인터넷방송 구축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3개월간의 인터넷방송 Test-Bed 시스템"을 통해 방송 아이템에 대한 컨설팅에서부터 이를 통한 수익모델 창출, 컨텐츠 기획 및 제작, 인터넷방송국 구축과 웹 개발, 스튜디오 운영 및 빌링서비스 구축 등 인터넷방송 구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사업제휴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멀티미디어클러스터(MMC)는 멀티미디어의 문화산업화에 따른 인터넷방송국 인큐베이팅의 수요증가를 예측, e-비지니스 홀딩사인 아이클러스터(iCluster)가 인하우스 인큐베이팅 방식으로 지난 7월 설립한 회사다.
MMC는 전 천리안 인터넷 방송국장 및 데이콤 시스템 테크놀로지 e-비지니스 팀장출신의 김종보 대표이사를 비롯, 데이콤의 디지털 전문가와 언더문화의 표출창구로 업계의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방송국 "얼토당토"의 방송 전문인력을 주축으로 설립되었다.
MMC는 앞으로 한국인터넷방송센터를 중심으로 인터넷방송 인큐베이팅, 방송장비 유통 및 솔루션 제공, 인터넷방송 전문인력 육성 등 세가지를 주력사업을 전개해 향후 2003년까지 150억여원의 매출을 달성, 업계 20%를 차지하는 업계 선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인터넷방송국을 설립하는 데 초기 투자비용으로 6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MMC의 한국인터넷방송센터 지원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방송국을 개설하기 전 전문인력과 함께 3개월 동안 사업타당성을 검토한 후 방송국을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에 따른 기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사업타당성 검증 이후 방송국을 설립할 때 MMC가 구축해 놓은 방송장비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오디오, 비디오, 디지털, 네트워크 등의 장비를 시중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일괄적으로 제공받아 초기 투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컨텐츠 제작 및 운영 시스템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인터넷방송센터를 통한 전문인력 및 제작지원, 인터넷방송 인력교육까지 위탁할 수 있다.
MMC는 현재 라이코스와 손잡고 인터넷방송 생중계 대행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통신프리텔 n016 이 가입자를 위한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구축하고 있는 "NAZIT" 사업의 인터넷방송네트워크 설계 및 구축을 맡아, 이미 대학로와 혜화동 등 5개소에 구축을 마쳤다.
- 日 벤처인큐베이팅 그룹, 국내 벤처기업 일본 진출 설명회
- 일본의 벤처 인큐베이팅 전문가 그룹이 한국을 직접 방문, 국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일본진출 유치전을 펼친다.
3S커뮤니케이션은 (주)서울도쿄와 함께 국내 유망 벤처기업들의 일본 진출의 활로를 마련하기 위한 "V-club21"의 사업설명회를 오는 21일 여의도 교보증권 빌딩 사옥 19층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V-club21"은 한국 및 일본의 전문가 그룹이 한일 벤처기업들의 상호진출을 주관하는 컨소시엄 프로젝트로, 이번 설명회에는 일본측 벤처컨설팅 전문가그룹인 ㈜서울도쿄 재팬의 박희동 사장과 소프트뱅크 파이낸스 코리아 사장 다카하시 요시미가 참여한다.
㈜서울도쿄는 ㈜서울도쿄 재팬과 ㈜서울도쿄 코리아를 한일간의 양축으로 국내 약 900여 개 벤처기업의 D/B를 보유, 벤처기업의 전문컨설팅을 주관하는 3S커뮤니케이션, 벤처투자 회사 소프트뱅크 파이낸스 코리아 등 벤처 전문기업과 제휴, 한일 벤처기업에게 상호투자와 시장진출을 지원하는 전문그룹이다.
이를위해 이미 지난 6월 일본 소프트뱅크 파이낸스가 한국지사인 소프트뱅크 파이낸스 코리아를 설립, 한국 벤처기업의 투자를 위해 500억원대 펀드를 조성한 바 있으며, ㈜서울도쿄는 역시 소프트뱅크 파이낸스 코리아로부터 액면가의 8배수로 12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V-club21"은 일본진출을 계획하는 국내 벤처기업들에게 현지시장의 거점 역할을 통한 수출업무, 정보수집, 현지 특허출원 등 현지업무대행을 진행하고, 등록기업의 홈페이지를 일본어로 번역, 일본 내에서 회원사의 인터넷 기업PR을 할 수 있도록 도우며, 회원기업간 상호정보교환 및 검색, Web 상에서의 자동번역시스템 서비스 등 대일본 마케팅에 필요한 지원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주관할 계획이다.
또 한일간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내 벤처기업들의 해외진출 과정 중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현지국가에서의 마케팅을 지원하고 일본의 전문가 집단을 통해 일본의 문화와 사회적인 특수성을 간파,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제시할 방침이다.
3S커뮤니케이션 장성환 대표는 "한국과 일본의 벤처기업 관련 업무제휴 및 상호교류를 통해 국내 벤처기업의 일본진출을 돕고 수익가치가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일본시장에 수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온라인 매체를 통해 한일간의 기업정보를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어 특히 일본시장 진출확보와 자금유치 등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설명회에 이어 오는 28일에는 일본 동경에서 "V-club21"의 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