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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 커지는 바이오시밀러]②돈·시간 더 들지만, 먼저 개발하면 '승자독식'
-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관련 분야에 잇달아 진입하고 있다. 정부도 바이오시밀러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국내 생산 200억달러 △국산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시장점유율 22% △수출 100억달러 △고용 12만명 △글로벌 기업 5개 달성을 목표를 내걸었다.바이오시밀러는 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이다. 화학적 의약품은 분자구조가 단순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화학구조가 완벽히 일치하는 복제약(제네릭)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은 살아 있는 동물의 세포나 단백질로 만들고 분자구조도 복잡해 완벽하게 동일한 복제약을 만들 수 없다. 사람이 모두 생김새가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은 ‘비슷하다’는 의미인 ‘시밀러’(similar)를 쓴다.◇셀트리온·삼성바이오 이어 종근당·LG화학 등 진출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은 같은 복제약이긴 해도 부가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제네릭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평균 3년간 100억원이다. 이렇게 만든 제네릭의 평균가격은 제품당 30달러 수준이다. 수 많은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끝나기 2~3년 전부터 준비를 하기 때문에 특허만료와 함께 수십종의 제네릭이 쏟아져 나올 만큼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평균 6년간 2000억원 이상 투자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또 기술장벽이 높아 제네릭과 비교해 경쟁이 심하지 않다. 바이오시밀러는 평균가격이 제품당 3000달러 수준이다. 제네릭보다 100배 정도 비싼 셈이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3년 세계 최초 항체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하며 당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램시마는 ‘레미케이드’(존슨앤드존슨)가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특히 램시마는 유럽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기록, 레미케이드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이어 각각 ‘허셉틴’과 ‘리툭산’(이상 로슈)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와 ‘트룩시마’도 상용화했다.[이데일리 이서윤 기자]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는 셀트리온보다 첫 제품은 늦었지만, 현재 셀트리온(3종)보다 많은 4종 제품을 상용화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인다. 에피스는 각각 레미케이드와 ‘엔브렐’(암젠)의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와 ‘베네팔리’와 관련, 2015년 하반기에 식약처로부터 잇달아 판매 승인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이듬해 상반기에 유럽에서도 승인을 얻었다. 에피스는 이어 각각 ‘휴미라’(애브비)와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와 ‘온트루잔트’까지 상용화하면서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용화했다.셀트리온과 에피스에 이어 종근당(185750), LG화학(051910) 등 제약사들 역시 최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따라 앞으로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입하는 사례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품 컨설팅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3년 9억달러(약 9596억원)에서 2016년 43억달러(약 4조 6000억원)로 3년새 5배 정도 커졌다. 관련 시장은 2020년에는 304억달러(약 33조원), 2026년에는 800억달러(약 84조 4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이유는 1990년대 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한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가 최근 잇따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2022년까지 특허를 만료하는 바이오의약품 수는 28종에 달한다. 희귀난치성질환이나 암을 중심으로 바이오의약품이 계속 개발되는 점도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유럽에서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6341개 중 절반 이상인 3354개(52.89%)가 바이오의약품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유전공학이나 항체기술, 생명공학이 발전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종류가 계속 늘고 있고 개발도 활발하다”며 “이런 약들도 특허를 만료하면 바이오시밀러가 나오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바이오시밀러, 신약처럼 ‘승자독식’ 시장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대한 근거는 또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각 국가가 당면한 의료비 부담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 아이큐비아는 202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사용으로 절감할 수 있는 전 세계 의료비는 1100억달러(약 12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바이오시밀러는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 유럽은 현재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유럽은 대부분 공공의료시스템을 도입해 의료비 절감에 민감하다. 때문에 의학적 효과와 안전성이 동일할 경우 오리지날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독려한다. 셀트리온(068270) 관계자는 “램시마가 유럽 출시 4년만에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잠식한 것은 바이오시밀러에 관대한 분위기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사보험시스템인 미국 역시 최근 의료비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우대정책을 추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바이오시밀러 장려를 포함한 다양한 약가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사용을 장려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FDA 허가를 기다리는 국내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신약과 마찬가지로 ‘승자독식’ 시장이다. 먼저 출시한 제품이 오리지널 의약품 대항마로 자리잡는 것. 대표적인 경우가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에피스의 베네팔리다. 특히 램시마는 현재 유럽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퍼스트무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대로 램시마보다 3년 정도 늦게 출시된 플릭사비, 베네팔리보다 1년 5개월 늦은 ‘이렐지’(산도즈) 매출은 현재까지 미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과 에피스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와 관련, 각각 허쥬마와 온트루잔트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트루잔트는 지난해 11월, 허쥬마는 올해 2월 유럽에서 각각 승인을 받아 올해 상반기에 출시됐다.이밖에 2022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이 예상되는 바이오시밀러는 전 세계적으로 64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바이오시밀러가 400개 이상인 것으로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국내외 업체들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 [판 커지는 바이오시밀러]①LG화학·종근당 등 진출…1년새 2배 '껑충'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종근당(185750)은 지난달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의 일본법인에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 ‘CKD-11101’을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약은 미국 암젠과 일본 교와하코기린이 공동개발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로 전 세계 매출은 연간 3조원 규모다. 종근당은 앞서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CKD-11101에 대한 임상3상을 마친 후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허가를 받을 경우 종근당은 세계 최초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하게 된다.LG화학(051910)은 지난 3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엔브렐’(암젠)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안에 유셉트를 국내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엔브렐은 지난해 82억 6200만달러(약 9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약 20조원을 벌어들인 ‘휴미라’(애브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약으로 기록됐다. 유셉트는 이미 지난 1월 일본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글로벌 진출도 추진 중인 상황이다.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판이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종근당과 LG화학, CJ헬스케어, 동아에스티(170900) 등 상위 제약사들이 잇달아 진출했다. 에이프로젠, 폴루스, 알테오젠(196170), 펜젠, 프레스티지바이오 등 벤처기업들도 바이오시밀러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미 이 분야에 진출해 성과를 올리는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까지 포함할 경우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국내에서만 10곳 이상이다.단순히 바이오시밀러 회사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는 휴미라와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자가면역질환치료제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빈혈치료제와 황반변성치료제, 항암제, 내분비질환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수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수출액은 13억 6213만달러(약 1조 4690억원)로 전년 6억 9230만달러(약 7466억원)보다 97%나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바이오시밀러 수출액 역시 3억 5596만달러(약 3935억원)로 전년 동기 1억 5998만달러(약 1725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업계에서는 그동안 제네릭(화학적 복제약)에 주력해온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있어 바이오시밀러는 신약 개발과 함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과 비교해 투자비가 적게 들고 실패할 위험도 낮은 반면, 제네릭보다는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면서 “값비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큼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 [마감]코스피, 기관 순매수에 2460선 탈환..삼성바이오 '강세'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코스피 지수가 기관 매수세에 2460선으로 올라서며 상승 마감했다. 미국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소식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급등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오르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2.20포인트(0.50%) 오른 2460.6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459.73로 상승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지만 기관이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2460선 탈환에 성공했다. 기관은 이번주 4800억원 이상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비관적인 발언을 하면서 하락했다. 1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4.95포인트(0.22%) 하락한 2만4713.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2.33포인트(0.09%) 내린 2720.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82포인트(0.21%) 하락한 7382.47에 장을 마감했다.기관은 153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14억원, 153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차익이 69억원 순매도, 비차익이 251억원 순매수를 기록, 182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 섬유의복, 의약품, 건설업, 운수장비, 유통업, 화학, 비금속광물, 제조업, 증권, 의료정밀, 전기전자, 철강및금속, 음식료품, 통신업 등은 상승했고 은행, 운수창고, 서비스업종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셀트리온(068270) 현대차(005380) POSCO(00549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물산(028260) 현대모비스(012330) SK(03473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LG화학(051910) KB금융(105560) 한국전력(015760) NAVER(035420) 신한지주(055550) LG생활건강(051900) 등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당국과 분식회계 관련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또 LG그룹이 4세 경영에 시동을 걸면서 깨끗한나라(004540)와 보락(002760)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상무)은 지난 17일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의 등기 이사로 선임됐다. 깨끗한나라의 최병민 회장은 구광모 상무의 고모부다. 보락의 정기련 대표는 구 상무의 아내 정효정 씨의 아버지다. 이날 거래량은 4억2442만주, 거래대금은 6조349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7개 종목을 포함해 608개 종목이 올랐다. 53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없고 225개 종목은 내렸다.
- 금감원·삼성바이오, 감리위 등판..승부수 누가 쥐나(종합)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이하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첫 감리위원회가 17일 열렸다. 이날은 삼성바이오와 금융감독원간 대질심문이 미뤄지면서 맛보기에 불과했지만 긴장감은 팽팽했다. 금융감독원측에선 10여명이 배석했고 삼성바이오는 감리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변호사 5명을 대동, 총 14명이 자리를 메운 채 파워포인트까지 띄웠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감리위 회의는 장장 9시간에 걸쳐 진행 예정이다. 향후 회의 진행 방식을 논의하는 데에만 한 시간여가 걸렸다. 일부 위원은 논의가 길어질수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속도를 내자고 했고, 일부는 그래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수 감리위원장은 형사처벌을 거론하며 감리위원 입단속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담당할 삼성바이오에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졌다. ① 삼성바이오, 에피스 지배력 잃은 것 맞나 핵심 쟁점은 삼성바이오가 2012년 4월 미국 바이오젠과 설립한 합작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2015년 말 잃었다고 판단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다. 바이오젠은 에피스 설립 때부터 지분 49.9%를 취득할 콜옵션(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갖고 있었는데 회사가치가 높아지면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도 삼성바이오는 50.1%까지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사회가 바이오젠, 삼성바이오 동수로 구성돼 단독으로 에피스를 좌지우지 할 수없게 되기 때문. 특히 이런 결정은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인 데다 코스피 상장때까지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난 부분이란 게 삼성바이오측 설명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계속해서 에피스를 지배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2012년 에피스를 85%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5년말엔 91.2%로 높아졌다. 지배력을 잃었다고 했으나 작년말 현재 94.6%를 보유하고 있다. 신약 개발비도 삼성바이오측에서 책임을 진다. 콜옵션 가격 상승 외에 여러가지 정황상 에피스는 삼성바이오가 지배한다는 게 금감원 주장이다. ② 바이오젠 콜옵션 가치 정말 높아졌나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지배력 상실의 근거로 제시한 ‘바이오젠의 콜옵션 가치’는 신뢰할 만한가. 콜옵션 행사 비용보다 얻게 되는 기업 가치가 높아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된다.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가치가 높아졌다며 제시한 것이 `2015년 8월말 안진회계법인의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합병 삼성물산이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옛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작성한 보고서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말 당시엔 에피스의 가치를 평가해줄 만한 회계법인이 마땅치 않아 이 보고서를 썼다고 밝혔다. 시점이 넉 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엔브렐 시밀러 등이 우리나라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고 유럽 승인도 앞두고 있어 기업가치가 당연히 올라갔을 것이라고 추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금감원은 에피스의 가치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한다. 바이오 시밀러가 판매 승인을 받는다고 바로 잘 팔리는 것도 아닌데다 2015년에 있었던 일이라곤 합병 삼성물산이 회계법인 등으로부터 삼성바이오, 에피스 등의 가치를 평가받은 것 뿐이란 지적이다. 삼성 입맛대로 평가된 회계법인의 보고서가 마치 지배력을 변동시킬 굉장한 사건처럼 포장돼 ‘지배력 상실’이란 회계처리가 이뤄졌단 얘기다. 안진 역시 이 보고서에서 “에피스의 경우 자료 입수 제약 등으로 회사가 제시한 사업계획에 대한 별도 검토나 세부적인 분석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③ “분식, 실익 없어” vs “경영권 승계·합병·상장 다 했다”삼성바이오는 회계처리 변경을 통해 뭘 얻었을까. 삼성바이오는 2015년 에피스를 연결 종속사에서 관계사로 변경, 에피스 지분율을 장부가액에서 시장가액(5조2000억원)으로 평가해 종속기업투자이익으로 4조5000억원을 얻게 된다. 일회성 순이익 1조9000억원을 냈고 자본도 6300억원에서 2조7000억원대로 늘어났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는 “회계처리 변경으로 얻은 실익이 없다”며 “코스피 상장 규정 개정(시가총액 6000억원, 자본총액 2000억원 이상)으로 순이익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가 매년 2000억원 적자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6000억원 수준의 자본으론 3년 이상을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더 중요한 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알려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의 연관성이다. 삼성측은 이 부회장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선 제일모직이 46% 이상 지분을 보유한 삼성바이오의 고(高)평가가 필요했단 지적이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가 보유한 에피스에도 높은 가치가 매겨졌어야 한단 설명이다. 즉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 합병, 상장을 모두 다 이뤘단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는 삼성물산 합병은 2015년 9월 완료됐고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변경은 2015년말, 상장은 2016년 11월이라 시점상 맞지 않는 얘기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