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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동남아 철강벨트` 구축의 현장을 가다
  • 포스코 `동남아 철강벨트` 구축의 현장을 가다
  • [호치민(베트남)=이데일리 박기수기자] 동남아시장 선점을 위한 포스코(005490)의 베트남 투자활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한국-베트남'를 연결하는 철강벨트를 구축, 아시아 지역에서의 포스코 위상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20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992년 국교 수교 이전에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포스코는 지난해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인 열연 및 냉연공장 신설을 결정한 데 이어, 올해에는 베트남 최초의 일관제철소 건설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붕따우 지역에 2009년9월 가동 목표로 부지조성 중인 냉연공장 공사현장. 여의도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총 40만평 규모.총 4억9100만달러가 투자되는 동남아 최대의 냉연공장의 경우, 현재 항만부지에 대한 주민이주 보상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포스코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최대 철강 수요 지역인 호치민市 인근 붕따우지역의 푸미 공단에 냉연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베트남과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이례적으로 투자허가신청 한 달여만에 냉연공장 건설은 물론, 열연공장 건설까지 투자 승인을 받았다. ▲ 한동희 법인장이 공사 현장 앞에서 냉연공장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포스코는 이어 곧바로 130ha(약 40만평, 여의도 면적의 절반을 약간 넘은 수준)에 대한 부지조성 작업에 들어가, 현재 연약지반에 대한 지반강화공사(Plastic Board Drain, 관을 박아 물을 제거하는 공법)에 착수했다. 공장 건설을 맡고 있는 한동희 포스코-베트남 법인장은 "현재 항만부지 8만평에 대해 부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오는 2009월 3월 항만, 9월말에는 공장을 각각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 법인장은 "동남아의 관문인 베트남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일본계 철강업계의 시장 장악력이 약해 신규투자 사업추진의 적지로 평가됐다"며 "특히, 푸미공단 지역은 철강산업 인프라의 필수요소인 전기, 용수, 도로 등이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베트남 투자 규모는 오는 2012년 건설 예정인 열연공장을 합해 총 11억2800만달러. 이는 지난해 베트남 최대 규모의 투자로, 베트남 언론사들이 뽑은 10대 경제뉴스에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번 냉연공장 가동으로 연 120만톤 규모의 고급 건축자재, 오토바이와 상용차 등의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준비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통상 준비작업이 적어도 2년 이상 걸리는 것에 비해, 이번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문제는 불과 1년만에 결론이 날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일관제철소 건설 요청을 받자마자, 곧바로 사업추진팀을 신설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베트남 최대 국영조선사인 비나신 그룹과 제철소 건설의 사업타당성 검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 베트남 동부 해안 중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고, 철광석이 풍부한 중부지역이 제철소 부지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트남 왼쪽은 라오스, 캄보디아와 마주한 내륙이다.포스코는 이에 따라 현재 베트남측과 베트남 해안지역의 적정한 부지를 물색 중이며, 3개 후보지 중 2개 지역에 대해 정밀 실사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통상 제철소 부지는 17-20만톤 규모의 철광석 운반선 접안이 필요한 20~25m 해안수심 확보 등의 입지 조건을 감안할 때 중부 해안이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억5000만~3억톤 가량이 철광석이 매장된 사케 광산이 중부지역에 있다는 점도 입지 선정의 주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아울러 이번 일관제철소 건설은 이구택 회장과 응웬 떤 중 총리와의 직접적인 소통에 의해 준비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세 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연내 타당성 검토 이후 건설 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포스코의 이번 베트남 일관제철소에는 고로(용광로) 대신에,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쇳물 생산 과정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킨 공법)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쇳물 생산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동남아 시장 수급을 고려, 연 4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2기를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이번 냉연공장 건설에 앞서 연 10만톤 규모의 냉연 및 도금 강판을 가공할 수 있는 가동센터도 착공했다. 냉연공장 가동에 앞서 호치민 지역의 수요 창출과 함께 판매 네트워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것. 포스코는 이를 통해 인도에서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 포항 및 광양 일관제철소, 베트남 일관제철소라는 삼각 형태의 철강벨트를 구축, 아시아 지역에서의 포스코 위상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
2007.06.20 I 박기수 기자
 교토, 전통 속을 경쾌하게 누비다
  • [업글! 아시아] 교토, 전통 속을 경쾌하게 누비다
  • [조선일보 제공] 10년 전 처음 교토(京都)에 갔다. 한창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 가장 흔한 패턴인 오사카-교토-나라 3종세트로 묶어 가서 ‘잠만 자고 나오는’ 비즈니스 호텔을 대충 골라 교토서 1박만 했다. 기요미즈데라(淸水寺)-킨카쿠지(金閣寺)-긴카쿠지(銀閣寺)를 점 찍고 서둘러 나라의 도다이지(東大寺)와 사슴 공원으로 떠났다. 교토 스타일을 찬찬히 느끼기에는 마음이 바빴고, 환율이 무서웠고, 일본 특유의 끈적한 습기 때문에 너무 더웠다. 사찰과 신사가 2000여 군데에 달하고 아직도 기모노와 버거운 머리장식 차림의 게이샤들이 거리를 오가는 교토. 진짜 부담스러웠다. 그런데도 은각사 근처 ‘철학의 길’을 걸으며 든 생각. ‘어, 여기 예쁘장 하네? 다음에 오면 슬슬 산책하고 싶다….’ 첫째날: 기본 떼기…히가시야마 인천서 일찍 떠나도 교토 도착하면 오후. 일단 기요미즈데라 인근 산넨자카→니넨자카 산책부터 마칠 것. 교토에 단 하루 있는다면, 역시 교토 관광의 엑기스, 1번지라할 히가시야마(東山)쪽 구경에 나서야 한다. 요즘에는 고다이지(高台寺)에서 5월초까지 야간 조명(라이트 업) 행사 중이다. 벚꽃과 단풍 시즌에 펼쳐지는 교토 ‘라이트 업’은 색색 조명이 아닌, 그저 화이트 톤인데 분위기가 더욱 산다. 거리에 유치찬란, 난리 난 간판이 없어 조명이 산다. 어둠이 깊어지면 본토초(先斗町)로. 교토를 흐르는 가모강(교토 도시샤대 2학년 와타나베 유코양은 “가모강변이야 말로 교토에서 가장 낭만적인 곳”이라고 말한다)에 붙은 유흥가다. 사람 둘이 나란히 가면 어깨를 스칠 만큼 좁은 길 양 옆으로 전통 이자카야부터, 사케 바, 프렌치 레스토랑, 교야사이(교토 야채) 전문점까지 미니 가게들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간판과 문짝과 창문이 예뻐서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금방 고를 수가 없다. 유흥가라 하면, 축축, 퀴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긴 그런데 너무 깨끗하다. 당장 청결검사를 해보자는 심정으로 이 코너 저 코너를 뒤져도 완벽한 정리정돈의 흔적만 발견할 뿐이다. 본토초 초입 ‘우미(海)’는 200종 이상의 청주와 200 종 이상의 일본 소주를 갖춘 전통주점. 술 이름을 적은 종이로 실내가 온통 도배돼 있다. 술은 한 잔에 500엔 대부터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부어라’ ‘마셔라’ 폭음할 만한 저렴한 술집은 아니지만, 한 잔에 35도 이상도 있으므로, 취하는데 문제는 없다. ‘교토매실주(12도)’가 한 잔에 890엔. (075)213-1860 ▲ 아라시야마 덴류지에서 노노미야신사를 지나 기오지 쪽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청량감 만점의 대나무숲.둘째날: 아라시마야 산책 교토역에서 28번 버스 타고 교토 시내 서북쪽 벚꽃놀이·단풍놀이 명소 아라시야마(嵐山) 도착. 점심은 오반자이(교토 가정식)로 결정했다.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점 ‘가게쓰엔후쿠야(花月園 福家·075-861-0225)’에서는 오반자이가 2625엔. 식당 입구에서 ‘스미마셍(실례합니다)’이라고 부르니 기모노를 입은 종업원이 종종 걸음으로 달려 나와 마루에 쿵 하고 무릎을 꿇는다. 이어 또 다른 종업원이 달려 나오더니 역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다시피 공손하게 손님을 맞는다. 이 집 오반자이는 다른 집에 비해 좀 더 스타일을 살렸다. 손바닥 만한 바구니에 한폭의 산수화, 아니 작은 우주를 담았다. 보들보들 달걀말이는 한쪽 꼬리를 살짝 들어 올린 자태. 한 송이 매화 모양의 어묵은 반쯤만 살짝 핑크 물을 들였고 은행은 한 귀퉁이에 금박 장식을 달고 있다. 새우는 허리에 김 장식을 날렵하게 둘렀다. 이건 인건비가 장난이 아니겠다. ‘이러니까 교토 물가가 비싸지’란 생각이 절로 든다. 맛은? 쨍한 맛에 익숙한 한국 관광객의 혀에는 애매모호 찝찔 짭짤. 그러나 엄청난 공을 들인 스타일링에 이미 압도당해 맛이 있고 없고는 큰 문제가 아닌 것이 돼 버렸다. 음식 나르는 종업원도, 먹는 손님도 모두 소근소근. 속이 뒤집어져야 후련하게 먹었다 싶은 관광객은 절대 가면 안 된다. 그래도 조심조심 먹다보니 배는 부르다. 이어 대나무 길 산책이 기다리고 있다. 아라시야마 덴류지(天龍寺)옆으로 해서 노노미야신사(野宮神社)쪽으로 걸어가면 대나무길을 만난다. 덴류지 북문을 지나면서 줄기는 굵어지고 빛깔은 연청록에서 청회색으로 깊어진다. 이끼 정원으로 유명한 기오지(祇王寺)를 찾아가는 길에는 주택가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공방 정원에서 그네를 타고 있는 인형, 옛날 가옥 마치야를 개조한 찻집 등이 전통을 세련되게 디스플레이하는 ‘교(京) 스타일’의 진수를 보여준다. 푹신한 융단같이 펼쳐진 기오지의 연한 올리브색 이끼 정원 위로 한 송이 붉은 동백이 떨어져 있다. 당장 액자에 담고 싶은 풍경. 휙휙 돌면 5분이면 다 보고 나올 스케일인데 입장료는 300엔. 밤에는? 당연히 다시 본토초로. ▲ 후시미이나리다이샤에서는 붉은 도리이 터널 속을 걷는 특이한 산책을 할 수 있다.셋째날: 좀 더 낯선 산책…후시미이나리다이샤 교토 시내 남쪽에 자리잡은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荷大社·JR 이나리역)는 일본 만화, 그 중에서도 요괴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이다. 여기서는 여우가 추앙 받는다. 방울을 달거나 흰 수건을 두른 여우상이 곳곳에 서 있다. 이나리산(233m)을 따라 4㎞쯤 산책로가 이어지는데, 촘촘히 세워놓은 빨간색 ‘도리이(보통 신사 앞에 세워놓는 문)’가 신비로운 터널을 만든다. 걷다 보면 공동묘지도 만나고, 사당도 만난다. 어두컴컴한 실내를 들여다보니, 한 가운데 한 쌍의 여우를 사이에 두고 거울을 모셨다. 그리고 그 앞에서 타오르는 촛불. 은근히 겁이 나다가도 도리이 기둥마다 적힌 이름을 보면 분위기 ‘깬다’. ‘○○주식회사 △△대표이사’ 등 수백만~수천만엔의 기부금을 낸 기업인들의 명단이 줄줄이 이어진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그리고 현실적인 분위기가 뒤섞인 공간이다. 점심도 해결할 겸 교토 중심가 ‘니시키 시장(錦市場)’ 구경을 갔다. 400m 남짓한 거리에 126개의 점포가 밀집된 이 시장은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곳. 1620년에 창업했다는 생선가게, 50가지 어묵을 파는 50년 된 어묵 가게, 70년 된 야채절임 전문점 등이 하나같이 얄밉도록 똑 떨어지는 진열과 포장의 기술을 자랑한다. 예쁘다 못해 교태를 부리는 듯한 교토 화과자, 손님 도착 직전, 욕조에 뜨거운 물 받고 뚜껑을 덮어놓는 료칸, 길이 1㎝, 폭 5㎜ 짜리 쓰케모노(절임) 한 점 위에 굳이 초미니 레몬 조각을 붓 터치처럼 올리는 상차림…. 전통으로부터 요즘 사람들에게 어필할 만한 현대적 감각을 뽑아내는데 귀신이다. ‘이 사람들, 왜 이렇게까지?’ 싶다가도 즐거운 닭살이 살짝 살짝 돋는 재미가 있는 곳이 교토다. 가는 길|인천~오사카 간사이 공항까지 비행시간은 이륙 후 약 1시간20분. 간사이 공항서 JR하루카 열차 타고 교토까지 75분. 자유석 2980엔/지정석3690엔. 대략 매시 16분·46분 출발. 100엔=약 800원 쇼핑|교토역 교토 시내 화과자점에 들를 시간이 없었다면, 교토역 ‘JR 중앙 출구’ 옆 ‘京名菓’에서 사가면 된다. 딱히 ‘교토스러울’ 필요가 없다면, 평범한 카스텔라나 모나카, 찹쌀떡 등은 간사이 공항 면세점에서 사도 된다. 열차 시간까지 1시간 반 넘게 남았다면 이세탄 백화점 6층의 찻집 ‘쓰지리(都路里)’에 들려보자. 기온에 본점을 둔, 교토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찻집 겸 카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반 자취를 감춘 ‘파르페(여기서는 ‘파훼’)’가 있다. 녹차 아이스크림과 떡을 유리잔 안에 타워처럼 쌓아 놓았다. 토요일 점심에 갔더니, 30분 줄 서고, 20분 기다려서야 ‘파훼와 떡 세트(1155엔)’를 먹을 수 있었다. 맛 보다는, 거의 모든 여행 가이드에 등장하는 ‘유명한 곳에서 파훼를 먹었노라’ 정도로 만족. 교토에서 건진 게 없어 허전한 여행자라면, 마지막 날 눈을 뜨자마자 그냥 간사이 공항으로 가 버린다. 공항에 짐 맡기고 ‘린쿠(Rinku)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셔틀버스(100엔)를 타고 간다. 편도 30분.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만 엄청난 것을 건질 것이란 기대는 금물. www.premiumoutlets.co.jp 자세한 교토 관광 문의는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02)777-8601, www.welcometojapan.or.kr 여행문의|①오사카·교토 자유 호텔팩 4일=일본항공 이용. 3박 4일. 43만 9000원~45만 9000원선. 6월 말까지 가격. 인천~오사카 항공권·비즈니스 호텔 세미 더블 3박, 공항세, 유류 할증료 별도. ②교토·고베·나라·오사카+온천 4일 (1일 자유)패키지=대한항공 이용. 3박 4일. 69만 9000원선. 문의 넥스투어 (02)2222-6652, www.nextour.co.kr 교토 먹거리 ▲ ①‘사바 즈시 세트(1785엔)’. 소금에 절인 고등어에 식초·설탕·소금으로 간한 밥을 올리고 김밥 싸듯 꾹꾹 누르고 하루 정도 숙성 후 썰어 먹는다. 시모가모 신사 인근 ‘사바카이도 하나오레(花折)’. www. hanaore.co.jp▲ ② ‘오반자이(2625엔)’ 중 메인 요리. 아라시야마 ‘가게쓰엔후쿠야’.▲ ③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야채상 ‘가네마쓰’ 2층에 있는 식당 ‘야오야노 니카이’의 ‘장수 (長壽)런치 세트(2100엔)’. 손님은 오전 11시부터 하루 200명만 받는다. 담백한 교토 야채 요리로 유명한 집. http://nishiki-kanematu.com/nikai.htm, 예약 이메일(한국어 가능)은 kyotoyaoyanonikai @yahoo.co.jp▲ ④ 말차와 화과자(1020엔선). 난젠지 인근 화과자점 ‘세이칸인(淸閑院)’. www.seikanin.co.jp호텔 VS 료칸 깔끔한 일본풍 욕실에서 낭만 꿈꾼다면 '호텔' 영화 속 주인공 같은 하루 원한다면 '료칸' ▲ 하얏트 교토 ""딜럭스 발코니 룸"" 욕실(하얏트 호텔 사진)하얏트 리젠시 교토 교토역에서 택시 타고 가면서, 히가시야마라는 고풍스러운 동네에 하얏트라는 국제 체인 호텔 건물이 어울릴까 싶었다. 운전 기사가 ‘다 왔다’고 해서 두리번 두리번. 하얏트 호텔은 교토국립박물관 맞은편에 거의 숨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조용하게 들어앉아 있다. 법적으로 외관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30년 된 구식 건물을 내부만 개조해 지난해 문 열었다. 로비에서부터 인테리어를 맡은 수퍼포테이토 그룹(서울 파크 하얏트 디자인)의 내공이 느껴진다. 로비 천장에는 하얀 종이판 곳곳에 자를 대고 칼로 섬세하게 오려 낸 듯한 거대한 구조물을 설치했다(저녁에 불이 들어오면 더욱 장관이다). 딱, ‘컨템포러리 교(京)스타일’이다. 방(딜럭스룸)은 천장도 낮고 넓지 않지만 창밖에 심어놓은 대나무, 종이 바른 조명 갓, 비단을 덧대 놓은 듯한 침대 머리맡 장식까지, 하나도 튀는 것이 없고 마무리가 완벽하다. 욕실에는 작은 나무의자를 배치해 히노키 욕조 없이도 일본풍 욕실 분위기를 완성했다. 딜럭스 룸은 비수기 주중 기준으로 2만엔대부터. 벚꽃 시즌 등 성수기에는 3만엔대로 뛴다. (075) 541-1234, http://hyattregencykyoto.com  ▲ 히이라기야 료칸 객실(히이라기야 사진)료칸 히이라기야 일본의 3대 여관 중 하나. 1818년에 문을 열었다. 오카미상(료칸 여주인) 니시무라 아케미씨는 창립자의 6대손이다. ‘어디서 묵냐’는 교토 사람의 질문에 찰리 채플린도 자고 가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묵었다는 ‘히이라기야’라고 대답하는 순간, 인상이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다. 그렇다고 포시즌스풍의 럭셔리를 기대하면 안 된다. 문짝, 복도, 계단, 그리고 방 안의 탁자, 경대, 시계, 연필꽂이, 재떨이까지 시간의 때가 묻어 있으면서도 완벽하게 계승되고 관리돼, 반들반들 윤기가 나는 모습을 눈 여겨봐야 한다. 낡아서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처음에는 좀 실망. 최근 확장 공사를 마쳤다는 ‘신관’을 구경하러 갔다. 일본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는 최신 스타일 료칸이다. 고야마키로 만든 욕조는 구관보다 큼지막하고, 누드톤 나무로 꾸민 객실은 더욱 환하고 현대적이다. 그런데 구경을 마치고 다시 구관으로 돌아오니,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같은 낡은 방이 더 근사해 보인다. 일본 료칸이 비싼 건 밥 때문이다. 어차피 교토에서 저녁식사로 교토 요리의 정수 가이세키를 예약해서 먹을 생각이라면 료칸에 머무는 것이 편하다. 꽃잎을 띄운 핑크색 전통주는 벚꽃이 만발한 교토의 봄. 색색 건더기가 어우러진 모습이 꼭 연못 같은 국 그릇을 들여다 보면 작은 물고기가 휙 지나갈 듯 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설국’을 쓴 료칸은 북쪽에 따로 있지만, 이곳 히이라기야에서는 비 내리는 풍경에 푹 빠졌다고 한다. 미시마 유키오도 머물렀다. 평범한 여행자라도 날카롭게 깎아놓은 연필로 반 투명 편지지에 뭔가 쓰지 않고는 못 배길 분위기다. 1인당 3만엔(신관은 3만5000엔부터)부터. 조식·석식 포함. 노천탕이나 대욕탕은 없다(가족탕은 있다). 결론은 숙박시설이 여행의 경험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는 것. 아침·저녁 먹는 캬라멜 마키아토 한달만 끊고 가볼만 하다. (075)221-1136, www.hiiragiya.co.jp
송년 모임 좀 더 특별하게 여기 어때요?
  • 송년 모임 좀 더 특별하게 여기 어때요?
  • [조선일보 제공]모임 많은 연말. 맨날 가는 식당은 싫다는 분들, 그(그녀)와의 특별한 데이틀르 앞둔 분을 위한 레스토랑 리스트. 서울을 대표한느 맛집 1200여 군데를 수록한 '서울의 레스토랑' 2007년판을 최근 발행한 '블루리본 서베이' 평가단이 추천한다. / 자료·사진제공=블루리본 서베이 www.bluer.co.kr 푸짐, 또 푸짐… 부서 회식은 여기서~ (인원 8~10인, 예산 1인당 3만원 미만) ●강남구이(일식 이자카야): 이자카야를 표방하고 있지만 한식에 가까운 꼬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꼬치류 외에도 알탕이나 생선구이 등을 앞에 놓고 소주 한 잔 걸치기 좋은 곳. 닭날개 꼬치가 인기가 좋다. 논현동 경복아파트사거리, (02)547-5289 ●경발원(중식): 탕수육과 함께 고량주나 소주 한 잔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곳. 매운 깐풍기와 매운 짬뽕이 인기가 좋다. 경희대 앞, (02)2244-2616 ●동북화과왕(동북식 중식):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익숙한 화교 풍의 중식이 아니라 옌벤식(중국 동북 지방) 중식 요리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찾을 만하다. 양꼬치와 훠궈(중국식 샤브샤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동대문역, (02)745-5168 ●대치정육식당(쇠고기구이): 제비추리, 안창살, 토시살 등의 특수 부위를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 정육점을 겸하고 있다. 대치사거리, (02)557-0883 ●포장마차횟집(회)<사진>: 고등어, 아지 등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 놀래미, 간재미 등의 잡어류도 인기가 좋다. 공덕동, (02)3273-8289 ●목란(중식): 탕수육과 짬뽕 등 고전적인 중국 요리를 잘 하는 곳. 통조림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드는 동파육은 하루 전에 주문해야 즐길 수 있다. 압구정역, (02)517-0052 ●보건옥(불고기): 낮에는 김치찌개로 유명한 곳이나 저녁 때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불고기로 인기가 높다. 삼겹살도 좋다. 을지로 4가, (02)2275-3743 ●삼팔교자관(동북식 중식): 조선족을 위한 중식당에서 출발했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곳.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여 중국 현지에 근접한 음식을 낸다. 궈바로우(찹쌀가루를 입혀 튀기는 북경식 탕수육), 물만두 등이 먹을 만하다. 가리봉동, (02)856-3868 ●안동국시(한식): 칼국수 전문점이지만 녹두전, 파전, 양지수육, 문어 등이 안주로도 좋다. 공덕동, (02)3272-6465 ●평안도만두집(한식): 큼직한 평안도식 만두를 내는 곳. 만두 외에도 생굴과 파무침 등이 푸짐하게 나오는 보쌈과 녹두전이 인기가 좋다. 광화문, (02)723-6592 로맨틱 지수 100만점! 연인과의 데이트라면 (인원 2인, 예산 1인당 3만~5만원선) ●멜리스(프랑스요리)<아래 사진 왼쪽>: 깔끔한 프렌치 비스트로 스타일. 프랑스 남부, 그리고 스페인풍의 요리를 낸다. 크림 소스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한 홍합 요리가 인기가 높으며 달콤한 소스의 오리 고기도 추천 메뉴. 디저트가 예쁘다. 이태원, (02)790-9125 ●테이스티 블루바드(스테이크): 지글지글 구워져 나오는 푸짐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곳.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에 이탈리아 식으로 나오는 코스 요리 강추. 단, 예산은 5만원을 훨씬 초과할 수도 있다. 압구정동, (02)6080-3332 ●꼬뜨 도르(이탈리아요리)<아래 사진 오른쪽>: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애피타이저, 샐러드, 수프, 디저트가 포함되어 있는 스테이크 세트나 파스타 세트가 만족도가 높다. 강남역, (02)558-0052 ●노리타 카사(이탈리아요리): 다양한 파스타와 메인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너무 춥지만 않다면 난로가 있는 테라스에서의 식사도 시도해 볼 만하다. 강남역, (02)599-5258 ●예환(이탈리아음식): 빈티지풍 실내가 운치 있다. 다양한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낸다. 이태원, (02)798-4752 ●플로렌시아(이탈리아음식): 이탈리아의 시골 가정집에 온 듯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지중해식 홍합탕이나 스테이크 등 추천. 서래마을, (02)535-4233 우리 가족 단합대회하기 좋은 곳 (인원 4~6인, 예산 1인당 3만~5만원선) ●예당(퓨전 한정식): 어른을 모시고 정갈한 한식을 먹기에 좋다. 퓨전 스타일을 가미, 어린 아이들 입맛도 끌만하다. 도산사거리, (02)546-2525 ●서초사리원(불고기): 요즘 보기 드문 옛날식 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와인을 곁들여도 좋다. 서초동, (02)3474-5005 ●주대가(중식): 특급 호텔 주방장이 독립해 운영하는 곳. 탕수육, 깐풍기 등 튀김 요리를 잘 한다. 논현동 경복아파트사거리, (02)543-0342 ●야래향(중식):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중식 요리를 낸다. 튀김 내공이 높은 곳으로 탕수육, 깐풍기, 전가복이 추천 메뉴. 회현동, (02)752-3991 ●주신정(쇠고기구이): 신선한 생고기로 유명한 집. 일찍 가면 천엽, 간 등의 서비스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여의도, (02)784-6662 좀 특별한 집 없어? 남자들끼리 몰려간다면 (인원 4인, 예산 1인당 3만~5만원선) ●가시리(한식): 전라도식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다양한 해산물과 생선 요리가 있다. 추천 메뉴는 보리굴비. 논현동 서울세관 부근, (02)546-0056 ●고운님(한식)<사진>: 전라남도 완도 식으로 음식을 내는 곳. 막걸리에 서대찜, 생굴회, 굴전, 파전 등의 안주가 어울린다. 강남구청역, (02)517-9292 ●다이도코로(일식 이자카야): 일본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고등어(사바) 스시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며 게살 크로켓 등도 추천 메뉴. 한남동 유엔빌리지 정문앞, (02)792-7000 ●아지겐(일식 이자카야): 일식 튀김이나 오뎅과 함께 사케를 걸치기에 좋은 집. 치킨 가라아게나 아게다시 도후(두부 튀김) 등이 추천 메뉴. 이촌역, (02)790-8177 ●마사주가(중국식 선술집): 중국 요리를 안주로 한 잔 걸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중국식 선술집. 명동, (02)775-8986 ●미타니야(일식 이자카야): 튀김과 우동으로 유명한 일식집. 본점은 이촌동에 있지만 용산 분점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용산, (02)701-0004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 여자친구들끼리라면 (인원 4인, 예산 1인당 3만~5만원선) ●핑크 스푼(태국식)<사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핑크색과 보라색으로 장식된 커튼과 소파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주문할 때 향신료를 빼지 말고 본토식으로 조리해 달라고 해보자. 풍부한 태국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도산공원 앞, (02)514-0745 ●달(인도식): 인도 뭄바이에라도 와 있는 듯한 이국적 분위기. 인도 정통 커리를 낸다.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내, (02)736-4627 ●페르시안궁전(이란음식): 이란식 매운 커리 전문점. 페르시안 정식을 시키면 커리 소스에 훈제치킨, 페르시안 쌀로 만든 이란식 떡이 나온다. 성균관대학교 앞, (02)763-6050 ●차타마린(동남아음식):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음식을 본토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화려한 조명이 분위기를 돋운다. 청담동, (02)540-0198 ●앤치즈(퐁뒤): 퐁뒤 등 치즈 요리가 유명하다. 추운 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치즈에 빵을 찍어 먹어 보자. 치즈 플레이트도 주문해 다양한 치즈를 조금씩 맛 봐도 좋다. 압구정동, (02)511-7712
  • 산타의 선물? “돈이 최고죠”
  • [조선일보 제공] “뭐니뭐니 해도 역시 현금이 최고야.”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가장 받고 싶을까. 답은 역시 현금이었다. 식품 전문기업 아워홈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20여 개의 자사(自社) 직영식당을 이용하는 20~30대 남녀 직장인 1만2840명을 대상으로 올 크리스마스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했더니 4명 중 1명꼴(25%)로 ‘현금’이라고 응답했다. 현금이라고 답한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았다. 연휴기간 중 데이트 비용에서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여행’이라는 응답자는 24%로 뒤를 이었다. 올 크리스마스는 2박3일 연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비싸진 않지만 마음이 담긴 선물’(22%)을 꼽았다. 이 항목은 여성 응답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크리스마스에 가장 먹고 싶은 음식과 술로는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와 와인’이 1위(17%)였다. 다음으로 ‘과일케이크와 칵테일’(14%), ‘신선한 스페셜 스시와 사케’(12%), ‘불도장과 고량주’(9%), ‘해물 스파게티와 맥주’(8%) 순이었다.‘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은 연예인’에서는 비가 28%로 남자연예인 중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유재석(22%), 송일국(16%), 이병헌(11%)의 순이었다. 여자는 하지원이 26%로 가장 많았고 이효리가 25%, 한예슬이 18%, 김태희가 15%를 각각 차지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몇 장 보낼지에 대해서는 ‘5~10장’이라고 답한 사람이 38%로 가장 많았다. 특이한 점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보내겠다’는 대답도 23%나 나왔다, 빠르고 간편한 수단을 선호하는 젊은 직장인의 성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 심수봉씨 "당시 전두환 합수부장이 용돈까지 줘 "
  • [조선일보 제공] 가수 심수봉(沈守峰·51)씨의 인터뷰가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무궁화의 여인, 가수 심수봉의 반생(半生)’이라는 제목으로 5차례(10월 25~31일) 연재됐다. 심씨가 일본 언론과 인터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심씨는 이 인터뷰에서 10·26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 발표한 자신의 신곡 ‘무궁화’가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된 데 대해 “나의 노래 가운데 ‘무궁화’는 유일하게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전두환 정권에 저항한 것은 아니다”며 노래를 만들게 된 경위를 밝혔다. “10·26 직후 조사를 받고 방송 활동을 금지당하면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박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때 첫아이를 낳았고, 아이 얼굴을 보면서 ‘이 아이가 행복할까’를 생각했다. 밖에서는 끊임없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피기 전에 지는 꽃이 있다. 사회에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다. 그때 한국의 국화, 무궁화가 떠올랐다. 피고는 지고, 그리고 또 몇 번이고 피는 꽃을….” 심씨는 박 대통령의 만찬에 세 번 참석했다고 했다. 중학교 때의 첫사랑인 ‘가정교사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일본 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레코드로 일본 노래를 익혔고, 이것이 박 대통령과의 첫 대면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고교 졸업 후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어느 특별한 파티’에서 ‘대타(代打)’로 히바리 노래 한 곡을 불렀는데 마침 그 자리에 있던 박종규(朴鍾圭) 대통령 경호실장의 맘에 들었다. 그러고 나서 대통령 만찬 자리에 불려갔다”는 것이다. 심씨는 “처음 본 박 대통령은 의외로 늙어 보였다. 내가 ‘눈물젖은 두만강’ ‘황성옛터’를 부르자 눈물을 흘리시더라. 그러고 나서 히바리의 ‘슬픈 술(가나시이 사케)’을 부르니까 대통령은 눈을 크게 뜨면서 ‘어, 누가 일본 아이를 데려왔어. 너 일본 사람이냐’라며 기분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심씨는 자작곡 ‘그때 그사람’으로 1978년 MBC 대학가요제에 나가 가수 데뷔의 꿈을 이룬 것도 박 대통령의 칭찬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심씨는 인터뷰에서 정치 이야기는 피하면서도, “이제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의 기분도 안다. 국민의 생활고를 구한 공적은 있지만, 정신을 말살했다는 거겠지. 지금은 ‘이념이 첫 번째, 생활은 두 번째’로 가치관이 뒤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5월 테러를 당했을 때, 비명에 간 육영수 여사와 박 대통령 두 분을 떠올리면서 마음속으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이제 정치는 그만하시라”고 외쳤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 대한 국내의 평가에 관해 “어떤 사람은 나를 ‘수구파’, ‘친일파’라고 하고, 또 한쪽에선 노래 ‘무궁화’가 학생운동권에서 불렸다고 ‘진보적’, ‘민족파’라고도 하지만, 난 어느 쪽도 아니며 음악은 이념을 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일본 노래, 특히 ‘엔카’(演歌)를 좋아하지만, 일본에 가까웠던 사람들을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데 대해선 의문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 밖에 심씨는 10·26 사건 당일 궁정동 만찬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저녁 7시 TV 뉴스를 보다가 의원직에서 제명당한 김영삼(金泳三) 당시 신민당 총재의 얼굴이 비치자 “정치인도 아닌 놈이…”라며 투덜댔다는 사실과, 사건 직후 정보기관 지하실에서 조사를 받을 때 전두환(全斗煥)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나타나 “당신 대단하다. 남자들은 다 도망갔는데, 용기를 내서 현장에 남아 있었다”고 칭찬하면서, “이걸로 영양제라도 사먹어라”며 용돈까지 주더라는 비화도 털어놨다. 또 방송 출연을 금지당해 생활이 어렵던 시절, 박태준(朴泰俊) 전 총리가 쌀을 보내주고, 모임에 불러내 노래를 부르도록 하면서 도움을 줬다고 증언했다.
글로벌 브랜드들 동양의 美에 빠지다
  • 글로벌 브랜드들 동양의 美에 빠지다
  • [조선일보 제공] 글로벌 브랜드들이 동양미(美)에 푹 빠졌다. 제품 디자인에 한국·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상징물들을 대거 반영하고 있다. 분야도 의류·화장품·가전을 비롯한 여러 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오리엔탈리즘(유럽에서 동방의 나라에 대한 동경을 소재로 삼는 풍조)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봉황 문양의 나이키 골프의류, 뉴욕 맨해튼을 누비다 세계적인 골프 브랜드 ‘나이키 골프’는 올여름 새로운 여성 골프복을 내놓으면서 우리 전통 문양을 활용했다. 옷에 봉황 문양과 나뭇잎 무늬를 넣어 디자인한 옷을 출시했다. 나이키 골프측은 “한국적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전 세계 여성 골퍼를 끌어들인다는 목표로 이 제품을 만들었다”며 “나이키 골프가 미셸 위와 박지은 선수를 후원하고 있기도 하지만 동양의 신비로움을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디자인은 이번 시즌 나이키 골프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제품으로 전 세계에 출시됐다. 나이키 골프는 “동양적 요소를 활용한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으로 동양적 분위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는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T전시회 ‘세빗2006’에서 외장을 동양적인 꽃무늬로 디자인한 ‘라무르(L’Amour·사랑) 시리즈’를 선보였다. 한 폭의 수묵채색화를 휴대전화에 옮겨놓은 느낌이 든다. 전통적으로 유럽 휴대전화 업체들은 견고함과 실용성을 강조해 단말기를 디자인하지만 노키아는 동양적 분위기로 변화를 줬다. HP는 지난 5월 ‘상감기법’을 활용한 노트북 ‘파빌리온 dv2000’을 출시했다. 한국HP는 “도자기 표면에 무늬를 새겨 그 속에 금·은 등을 넣어 채우고 다시 굽는 상감기법을 응용해 노트북 겉면의 물결 무늬를 만들었다”며 “노트북 겉면에 금속으로 무늬를 낸 다음 그 위에 코팅 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HP는 “상감기법은 아시아·유럽·미주 대륙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고 말했다. ◆오리엔탈리즘 지속될 것 샤넬은 ‘상하이 레드’라는 립스틱과 ‘블루밍’이라는 아이라이너를 내놓고 있다. 샤넬이 중국을 주제로 해서 내놓은 제품이다. 샤넬은 지난해 중국 칠기자개 병풍 그림을 화장품 케이스에 새겨넣기도 했다.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는 올가을·겨울용 제품을 내놓으면서 동양의 금속 장신구 모양을 응용한 문양을 케이스에 넣었다. 프랑스 화장품업체 비오템은 지난해 인기 여가수 ‘이효리’의 이름을 딴 립글로스 ‘효리 핑크’를 내놓고 아시아 전역에서 판매하고 있다. 비오템측은 “본사에서 아시아의 최근 경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이 개봉되면서 동양적 색감과 디자인을 활용한 의류 제품과 화장품이 잇달아 출시되기도 했다. ‘바나나 리퍼블릭’과 같은 의류브랜드는 기모노 스타일을 변형한 드레스를 내놓았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프레쉬’는 사케(일본 청주)를 이용한 목욕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케와 재스민 잎을 첨가한 목욕용품을 출시했고, 진주 가루를 첨가한 파우더처럼 영화에 소개된 방법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나이키 골프 의류 담당 김지영 과장은 “아시아의 비중이 높아지고, 아시아에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오리엔탈리즘과 관계가 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동양미를 찾아, 그 속에서 새로움을 끄집어내려는 외국 브랜드의 노력이 상당 기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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