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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 “시장 오해 많아...EC-18 독보적, 임상 지속"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그동안 시장에 쌓인 오해를 풀고 싶다”.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183490) 회장의 첫 마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몇 년간 내우외환을 겪으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 사이 국제중재 피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코로나 위탁개발생산(CMO) 사업 불발 등의 악재가 연속됐다.이데일리는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엔지켐생명과학 본사에서 손 회장을 인터뷰했다. 이번 인터뷰는 엔지켐생명과학을 둘러싼 의혹 해명과 임상 현황 및 계획에 대해 소상히 듣기 위해 마련됐다. 다음은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과 일문일답.△ EC-18은 어떤 물질인가.EC-18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녹용 유래 물질이다. EC-18은 녹용 1㎏당 0.02g 즉, 0.002%만 존재한다. 녹용에서 약 효능을 발휘하는 것은 결국 EC-18인데, 0.002%밖에 없으니 자체 연구로 합성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 물질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독보적인 물질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어떻게 합성했나.EC-18은 성분은 ‘팔미토일-리놀레오일-아세틸-라세믹-글리세롤’이다. 글리세롤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지질(지방)이다. 팔미토일은 팜유에서, 리놀레오일은 홍화씨에서 각각 추출했다. 이런 천연 성분들을 그대로 합성해 녹용에 있는 EC-18을 만들어냈다. 다시 말해, 천연 물질에서 원료를 추출해 EC-18이라는 천연 물질을 재현한 것이다.△ EC-18은 어떤 효능이 있나.선천 면역 세포로 불리는 백혈구가 우리 몸에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백혈구의 5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호중구다. 호중구는 혈액 속에 존재한다. 하지만 항암제를 맞으면 호중구가 줄어든다. 항암제를 맞은 암환자들의 면역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호중구가 줄어드는 혈액에서 유출되기 때문이다.호중구가 혈액 밖으로 빠져나가는 이유는 항암제를 외부 침입자로 간주해 생기는 면역반응의 일환이다. 호중구가 항암제를 적으로 간주하고 전쟁을 치르러 나가는 것이다. EC-18은 호중구가 혈액 밖으로 유출되는 걸 막는다. △ 호중구가 혈액 밖으로 빠져나가는 걸 어떻게 막는다는 건가.몸 속에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이 유입되면 팜프(PAMP) 신호가 활성한다. 또 바이러스에 의해 세포가 손상되면 담프(DAMP) 신호를 보낸다. 이 지점에서 선천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항암제가 유입돼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준다. 세포가 손상되면 담프(DAMP) 신호를 보낸다. 이 지점에서 선천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호중구가 혈액을 빠져나와 손상된 세포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T세포 역시 발현된다. 문제는 DAMP가 제거되지 않고 계속 남아 있으면 호중구는 계속 혈액을 빠져나오고 T세포는 계속 발현돼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사이토카인이 정상세포를 공격하면서 세포 손상이 일어나면 호중구 유출이 반복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PAMP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EC-18은 DAMP와 PAMP를 신속히 제거해 호중구 유출을 막는다. 여기에 더해 T세포 보조세포인 Th1과 Th2 균형도 유지해 염증을 제어한다.△ EC-18이 이 같은 효능을 낸다면 임상 성과도 뚜렷할 것 같은데.코로나 치료제, 구강점막염, 호중구감소증 등에서 임상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빈껍데기 논란은 왜 나왔나.코로나 치료제는 정부지원 없이 회사 자금 40억원을 들여 충북대와 인천 시립대에서 임상 1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1차 지표를 비롯한 주요 지표들이 p값이 나왔다. 경영자 입장에선 코로나 치료제는 속도전이라 판단했다. 문제는 당시 팍스로비드 등이 나오면서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시장 수요가 떨어졌다. 만약 후속 임상을 했다면 1000억원 이상 쓰고도 상업적으로 얻는 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과감히 드롭(프로젝트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연구데이터는 여타 적응증 치료제 개발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확신한다.△ 구강점막염은 p값이 안 나와서 논란이 있었는데.구강점막염은 1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유럽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을 진행했다. 문제는 EC-18을 최소 28일 하루 1500㎎ 이상 복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환자들이 너무 많았다. EC-18을 하루 복용한 사람들까지도 통계에 모두 포함하다보니 p값이 안 나왔다. 임상디자인은 1일 2회(2000㎎) 7주간 복용이다.△ 정상 복용 임상자들과 위약군을 비교하면.EC-18을 정상적으로 복용한 22명의 환자들은 중증 구강점막염이 모두 감소했다. 정확히는 위약군 대비 100% 감소율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1차, 2차 평가지표 모두 정상 투약군은 압도적인 결과를 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ASCO는 웬만한 임상 성과는 받아주지도 않는 곳이다. 기술수출이든, 공동연구 등 구강점막염을 적응증으로 한 FDA 임상 3상은 지속된다. △ 유방암 병용치료제 개발은 왜 중단했나호중구 감소증이 발생한 유방암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실시했다. 호중구 수치가 올라와야 항암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만큼 암환자에겐 호중구 수치가 중요하다. 현재 호중구 치료제는 골수에서 호중구를 뽑아 바로 집어넣는 주사제다. 이 방식은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반면 EC-18은 호중구 조절기전이란 특성으로 투약 7일 정도 지나야 수치가 올라간다. 문제는 의사들 사이에 호중구 치료제는 투약 즉시 수치가 올라가야 한다는 컨선(인식)이 있다. 유방암 시장에서 EC-18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췌장암으로 방향을 틀었다. 췌장암으로 지난 2020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임상 2상 IND를 받았다. 다만 코로나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 대형 LED스크린의 압도적 비주얼…고전 '파우스트' 파격 변신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저랑 내기하실래요?”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선 악마 메피스토(박해수 분)가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신을 향해 말한다. 신이 자신의 종처럼 여기는 학자 파우스트(유인촌 분)를 파멸시키겠다는 것. 인생에 대한 회의감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파우스트는 자신 앞에 나타난 메피스토가 인생의 쾌락을 알려주는 대가로 영혼을 달라고 제안하자 이를 수락한다.연극 ‘파우스트’의 한 장면.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이름은 들어봤지만 선뜻 접하기 힘든 고전이 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쓴 인생의 역작 ‘파우스트’도 그 중 하나다. 괴테 일생의 사유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무게감이 만만치 않은 고전이다. 또한 예술가에게는 영감을 불어넣는 텍스트이기도 하다.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중인 연극 ‘파우스트’는 방대한 원작 중에서 1부를 무대로 옮긴다. 파우스트가 메피스토를 만나 마녀의 영약을 마시고 젊어진 뒤 아름다운 여성 그레첸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공연 시간은 쉬는 시간 15분을 포함한 165분. ‘햄릿’ ‘코리올라누스’ 등으로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며 ‘고전의 현대화’에 일가견을 보여준 연출가 양정웅이 무대를 이끈다.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무대다. 곡선형의 대형 LED 스크린이 무대 뒤편에 서있고 구원을 상징하는 듯 성모 마리아의 반신상이 무대 한편을 가득 채운다. 극이 전개되면서 LED 스크린에 등장하는 영상도 시시각각으로 바뀌며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라이브 영상을 활용한 연출. 마녀의 영약을 마시고 젊어진 파우스트(박은석 분)가 그레첸(원진아 분)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라이브 영상 연출로 표현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괴테의 텍스트를 최대한 존중했다”는 양정웅 연출의 말처럼 이야기는 물론 대사 또한 고전 원작을 그대로 따라간다. 아무래도 파우스트의 대사는 현학적인 단어가 많아 관객 입장에선 한 번에 듣고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이 쉽지 않은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든다.연극 ‘파우스트’ 무대 이미지.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단연 빛나는 것은 메피스토 역의 박해수다. 5년 만에 무대에 돌아온 그는 165분의 공연 시간 동안 활어처럼 생생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악마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은 물론, 현대무용에서 따온 몸짓, 그리고 노래까지 다채로운 면모로 그동안의 무대 공백을 채운다. 관객들 사이에선 “박해수를 위한 연극”이란 반응도 나온다.박해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작품 전체적으로 메피스토가 보여주는 흐름이 많아서일 뿐 전혀 그렇지 않다”며 “같이 출연하는 극단 여행자 식구들의 에너지가 더 대단하고, 그들이 나를 더 푸시해준다”고 말했다. 메피스토의 캐릭터 표현에 대해선 “악마보다는 보험설계사, 보증인, 나아가 친구, 애인, 선배와 후배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람보르기니를 끌며 스스로 악마라 소개하며 탐욕의 씨를 뿌리는 매혹적인 악마다”라고 설명했다.그야말로 고전의 파격 변신이다. 고전이 왜 끊임없이 소환되며 살아 숨 쉬는지를 이번 연극 ‘파우스트’는 잘 보여준다. 다만 방대한 원작을 압축하다 보니 원작의 하이라이트인 ‘발푸르기스의 밤’ 장면과 비극으로 치닫는 그레첸의 감정 변화가 다소 갑작스럽게 표현된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파우스트’라는 고전을 어렵지 않게 접할 좋은 길라잡이임엔 틀림없다. 공연은 오는 29일까지.연극 ‘파우스트’의 한 장면.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 ‘이금민 생일 자축포’ 한국, 잠비아 5-2 대파... ‘이금민-조소현 2골씩’
-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7일 잠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5-2 대승을 거뒀다. 사진=연합뉴스조소현과 이금민이 두 골씩 넣으며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수원=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잠비아를 상대로 한 모의고사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17위)은 7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잠비아(77위)를 5-2로 크게 이겼다. 한국은 오는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잠비아와 2차전을 치른다.한국은 3-4-3 전형으로 나섰다. 손화연, 정설빈(이상 현대제철), 추효주(수원FC)가 공격을 이끌었다. 이금민(브라이턴), 조소현(토트넘), 장슬기(현대제철), 김윤지(수원)가 중원에 자리했다. 임선주, 홍혜지, 김혜리(이상 현대제철)가 백스리를 구축했고 김정미(현대제철)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오는 7월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은 독일, 모로코, 콜롬비아와 함께 H조에 속했다. 잠비아를 가상의 모로코전 여겨 경기를 치렀다.한국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2분 추효주가 왼쪽 측면에서 수비 세 명을 따돌렸다. 이어진 크로스를 정설빈이 발을 갖대댔지만 골대 위로 살짝 떴다. 6분 뒤 이금민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이 벌어졌다. 문전에 있던 조소현이 왼발로 겨냥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25분 김혜리가 올려준 공을 뒤쪽에 있던 조소현이 잘 잡아뒀다. 이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뚫어냈다.기세 좋던 한국에 악재가 닥쳤다. 전반 34분 임선주가 상대 수비와 충돌하며 쓰러졌다. 더는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신호가 나왔다. 임선주가 빠진 사이 한국이 동점골을 내줬다. 측면이 무너졌고 연속 슈팅을 허용했다. 육탄 방어로 막아냈지만 쿤다난지 레이첼의 마지막 슈팅을 막지 못했다.한국 다시 기회를 잡았다. 교체 투입된 천가람(화천KSPO)의 크로스를 손화연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찬스 뒤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추가시간 한국의 왼쪽 측면이 또다시 무너졌다. 쿤다난지 레이첼의 크로스를 반다 바브라가 밀어 넣었다.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을 투입했다. 효과는 곧장 나타났다. 후반 13분 프리킥 상황에서 박은선이 머리로 공을 연결했다. 이금민의 발리슛이 다소 빗맞았지만 골망을 가르기엔 충분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이금민의 자축포였다.기세를 탄 한국이 역전을 노렸다. 1분 뒤 박은선이 내준 공을 조소현이 과감한 중거리로 연결했다. 조소현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를 강하게 때렸다. 동점을 만들었던 이금민이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17분 수비 세 명 사이를 빠져나온 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한국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첫 골의 주인공 조소현이 매듭지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천가람의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네 번째 골을 기록했다. 진짜 마무리는 박은선이 했다. 후반 추가시간 이금민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와 골키퍼가 미뤘다. 이를 틈 타 박은선이 가볍게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박은선의 골을 마지막으로 한국이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국제사회, 북한 해외 노동자 돌려보내야"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해외에 체류하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본국 송환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특히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핵·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이는 북한을 향해 “핵무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술 지팡이인 양 주민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를 산산 조각내고 있으며 안보를 저해하고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김 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아시아대양주국장은 7일 서울에서 3자 협의를 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유엔 회원국들이 2017년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그들의 관할권 내에서 소득을 얻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리 측 북핵 수석대표 김건 한반도 평화 교섭본부장과 미국 측 수석대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일본 측 수석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가 대면 협의를 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자카르타 회동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서울에서 만나는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한미일은 이번 만남에서 조만간 북한 도발 수위가 고조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달 중에는 북한의 주요 정치적 기념일이 몰려 있고, 이달 말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한미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특히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달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대형 도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北 국경봉쇄 해제 가능성…대북제재 환기3국 수석대표는 공동성명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경각심을 갖고 2017년 안보리 결의 2375호에 합치되도록 해외 북한 노동자들에게 노동 허가를 갱신하거나 신규 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의 제재 회피 시도에 대해서도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지적돼 온 해외 노동자 문제를 3국이 다시금 제기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그동안 굳게 유지하던 국경봉쇄가 최근 들어 해제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서 회원국들에 북한 노동자에 대한 고용 허가 부여를 금지한 데 이어 2397호에서는 회원국들이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12월 22일까지 모두 송환시키도록 했다.하지만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닫아걸고 해외로부터의 입국자를 전면 차단하면서 2019년 말 이후 결의 이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북한은 과거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5~10만명의 해외 노동자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상당수가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외교부는 “전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황이 점차 완화됨에 따라 향후 북한도 국경을 재개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3국은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사회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에 관한 주의를 환기했다”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결의에 따라 각 국 내 체류중인 북한 노동자를 북한으로 송환할 의무를 갖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있고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석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협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北 사이버 활동 통한 자금 조달 주의보특히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성명에서 북한의 사이버 활동을 통한 자금 조달도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많은 북한 IT 인력이 해외 각지에 체류하면서 신분과 국적을 위장해 전세계 기업들로부터 일감을 수주하고 있고, 북한의 해커들은 악성 사이버 활동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자금을 탈취·세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강화 이후 불법 사이버 활동이 북한 정권의 핵심 돈줄로 부상했다는 진단이다.민간 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2022년에만 최대 17억 달러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추산된다. 3국은 이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고, 이러한 수익의 상당부분이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되고 있는 것에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최근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IT 인력의 차명계정을 상당 부분 차단하고, 이들의 불법 수익 역시 일부 회수하는 등 성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국은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인권 침해와 유린을 개탄하고 북한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했다. 납치 등 강제실종, 미송환 전쟁포로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의 즉각적 석방과 납치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한편, 이들은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 협상 복귀를 재차 촉구하면서 미국과 일본 측은 한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 목표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외교부는 “대북제재가 틈새 없이 촘촘히 이행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제재 이행 노력을 독려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단념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석달새 6건 쏟아진 조단위 빅딜…가진자들의 베팅 '눈길'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M&A(인수·합병) 시장 열기를 견인하는 빅딜이 올 들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를 통틀어 두 건에 그쳤던 조 단위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이 올해는 1분기에만 6건을 기록하며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넉넉한 자금력을 갖춘 원매자들이 공격적인 인수에 나섰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지금이 제일 쌀 때’라는 인식 속에 넉넉한 자본을 바탕으로 협상 주도권을 쥐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크게 떨어진 매물 인수에 나선 것이다. 차입금 비중을 최대한 줄이는 인수 구조를 짠 점도 올해 일어난 빅딜의 특징으로 꼽힌다. 당장의 실적보다 향후 성장 잠재력을 보고 과감한 베팅을 감행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분기 M&A 거래 하드캐리한 조 단위 빅딜6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거래된 조 단위 M&A 거래로는 네이버가 인수한 ‘미국판 당근마켓’ 포쉬마크(1조5000억원)을 비롯해 △메이디언바이오사이언스(2조원) △메디트(2조4000억원) △오스템임플란트(2조2779억원) △SK쉴더스(2조원) △에스엠(1조2500억원) 등 총 6건이다. 거래 규모만 11조5479억원으로 1분기 전체 M&A 거래규모의 63%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거래 규모가 껑충 뛴 이유도 조 단위 거래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도 이커머스, 바이오, 헬스케어, 보안시스템, 엔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대형 M&A가 이뤄졌다. 흥미로운 점은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이 아닌 성장 잠재력을 머금은 업종 투자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현시점에서 이뤄지는 투자가 향후 더 큰 가치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략적 계산이 통 큰 투자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를 인수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운용사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LP)에 보낸 ‘2023 연례 서한’에서 이러한 점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헬스케어, 특히 실버산업에 대한 투자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MBK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차원에서 기술이 동반된 헬스케어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회장은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시너지 창출을 위해 수직적 결합을 추구하는 구조적 투자였다”며 “매출 강화는 물론 비용절감 차원에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중산층이 늘어날수록 MBK 투자 기업의 성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 가진자들의 베팅 눈길…“연내 열기 이어질 것”1분기 대형 M&A 거래의 또 다른 특징을 꼽으라면 사내 유보금이나 드라이파우더(펀드 내 미소진 금액)에 여유가 있는 원매자들이 빅딜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직격탄에 시장 참여자들이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는 시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카카오의 에스엠 경영권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연초 ‘미스터 에브리씽’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총 1조15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카카오 가용 현금이 5조 7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 동원에 큰 부담이 없던 상황이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유동성이 넘치고 너도나도 사겠다고 달려드는 다자구도 시장에서는 자금에 여유가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인수가 쉽지 않고 예상보다 더 큰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리스크가 뒤 따른다”며 “다만 현 시점에서는 자금에 여유가 있는 원매자들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크게 떨어진 시장 매물에 대한 적극 인수에 나설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러한 열기는 연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조원 몸값을 자랑하는 잠재 매물들이 새 주인을 찾아 나설 채비를 속속 마치고 있어서다. 해운 업종이 대표적이다. 최근 시장 열기가 살아난 틈을 놓치지 않고 새 주인을 찾기 위한 해운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대 수조원 몸값이 점쳐지는 국적선사 HMM을 비롯해 중견 벌크선사 폴라리스쉬핑, 현대LNG해운, SK탱커선 사업부, 에이치라운해운 등이 속속 매각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해운사별로 주력 업종에 차이가 있지만, 같은 시기 동종업계 매물이 M&A 시장에 쏟아졌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적잖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오랜 기간 주인을 찾지 못해 시장에 쌓여 있던 매물마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눈치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에서 엑시트(자금회수)는 타이밍이 중요한 요소”라며 “섹터(업종)에 대한 수요만 있다고 판단된다면 지지부진하던 매각 작업이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오뚜기, ‘옐로우 프로젝트’ 박차…삼화페인트와 ‘옐로우 100’ 출시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오뚜기(007310)가 대표 색상인 ‘노란색’을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는 ‘오뚜기 옐로우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새롭게 재해석한 브랜드 가치를 더욱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올해 첫 활동으로는 삼화페인트공업와의 협업을 통해, 노란색을 띄는 ‘옐로우(YELLOW 100)’ 페인트를 출시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오뚜기)오뚜기 노란색은 창립 제품인 카레 패키지에 처음 사용됐으며, 입맛을 돋워주는 컬러로 50여년 간활용되며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컬러로 자리잡았다. 오뚜기는 오뚜기 옐로우 프로젝트를 통해 상징 컬러인 ‘노란색’을 자산으로 삼아,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해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오뚜기는 ‘옐로우’를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적극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를 선보이며 MZ세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 색상을 활용한 오뚜기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를 론칭하고, 마켓백, 키링, 트레이 등으로 구성된 브랜드 굿즈 ‘오뚜기 팔레트’ 시리즈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는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LDCD SEOUL’에 바닥, 벽면 등 노란색으로 인테리어해 브랜드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팝업스토어 ‘OTTOGI Y100’를 오픈해 높은 방문자 수를 기록했으며, 같은해 6월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여름 휴가 시즌에 맞춰 ‘일상에서 벗어나 옐로우로 가득한 비일상공간으로 떠나는 너랑 나랑 노랑 여행’을 주제로 한 두 번째 팝업스토어도 오픈한 바 있다. 올해 ‘오뚜기 옐로우 프로젝트’의 첫 시작은 ‘옐로우 100’ 페인트다. 이는 삼화페인트공업의 컬러디자인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오뚜기 옐로우가 기업의 역사와 브랜드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어 어디서나 쉽게 오뚜기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첫 협업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이는 대량 생산에 앞서, 거점 사업장과 공장 등을 대상으로 우선 활용할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약 50여년 간 사용해 온 오뚜기 옐로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가고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오뚜기 옐로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 경험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옐로우’ 이야기를 전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亞통화기금·에너지 결제…달러 패권 위협하는 中위안화
-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위안화가 ‘달러 패권’에 맞서 아시아·중동·남미 등에서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 공식 출범 이후 위안화 국제화를 꾸준히 시도한 중국은 최근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맞물려 위안화 국제화에 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 탈달러화 움직임…위안화 대안으로 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의회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아시아통화기금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안와르 총리는 시 주석 또한 이 제안에 대한 논의를 환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사진=AFP)아시아통화기금 설립의 주된 목적은 미국 달러화나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함으로, 안와르 총리는 “오늘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력이 강해진 만큼 아시아통화기금 설립과 각국의 통화 사용을 고려할 때”라고 설명했다.이처럼 미 달러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중국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과 브라질이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인 위안화와 헤알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브라질 업체들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예정이다. CIPS는 위안화 중심의 거래 시스템으로, 지난해 이용 금액이 96조7000억위안(약 1경 8400조원)에 이른다.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은 1505억달러(약 197조원)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로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시 주석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정상회담 이후 “양자 무역, 투자, 신용 및 기타 경제 및 무역 활동에서 현지 통화 사용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담을 진행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진=신화통신)특히 지난해 12월 시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이후 중국과 중동이 정치적·경제적으로 밀착하면서 위안화의 지배력 또한 확대되고 있다. 당시 시 주석은 석유 및 가스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요청했고,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중국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은행에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위안화 대출을 처음 시행하는가 하면,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는 중국 민간 정유업체인 룽셩석유화학의 지분 10%를 총 246억위안(약 4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했다.또한 지난달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아랍에미리트산 액화천연가스(LNG) 6만5000t을 프랑스 토탈에너지를 통해 수입하면서 위안화로 거래했다. 통상 달러로 거래되는 LNG가 위안화로 결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 시장에선 관행적으로 달러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위안화가 이 ‘페트로 달러’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이다. ◇ 외환보유고 달러 60%·위안 3%…‘압도적’위안화의 부상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하는 ‘달러 패권’에 대한 불만 누적,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인식 확대 등에서 비롯된다. 원자재 거래를 비롯해 대부분 모든 국제 거래가 달러를 기준으로 이뤄져 신흥국은 달러화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를 운영하는 전설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 등은 일찌감치 달러 패권의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금융 불안이 더해지고 있고,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베네스엘라처럼 미국이 SWIFT에서 배제해 특정 국가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정치적 수단으로 달러를 사용하면서 여타 국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달러를 무기화해 다른 나라에 일방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통화 정책을 통해 부를 축적하거나 자국의 리스크를 다른 나라에 전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통화정책이 가진 절대적인 영향력 등 ‘달러 패권’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안화를 대안으로 내밀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통해 신흥국에 대한 구제금융을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윌리엄앤드메리 대학교 내 연구소인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00~2021년 부채에 허덕이는 22개국에 128차례에 걸쳐 긴급 자금 2400억달러(약 315조원)를 제공했다. 이들 대부분 위안화를 기준 통화로 대출이 시행됐다. 그럼에도 위안화가 달러화를 뛰어넘기에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달러화는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58.36%, 위안화는 2.69%를 차지했다. 2019년 1분기 기준 달러화가 62%, 위안화가 2%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달러화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위안화가 확대됐으나, 여전히 달러화가 압도적이다. 자본 시장의 규모나 유동성을 고려할 때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가 없는 데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환율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신뢰도나 투명성에서 기축통화나 준비통화로서 단점이 분명하다. 로이터통신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안전하고 유동적인 대체통화를 찾거나 세계 대전과 같은 격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달러는 왕좌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이런 장례식은 없었다…'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15일 개막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LG아트센터는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 금천문화재단과 공동제작한 관객 참여형 공연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을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U+ 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관객 참여형 공연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공연 사진. (사진=금천문화재단)‘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은 이승과 저승 차이, 천년에 한 번 열리는 ‘차차차원의 틈’으로 소환된 4명의 영혼들의 이야기다. 영혼들은 이승의 마지막 기억이 본인들이 원하지 않았던 장례식이었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까마귀들은 4명의 영혼들에게 각자의 지나온 삶을 추억하고, 떠나는 이와 남는 이들이 행복하게 이별할 수 있는 새로운 장레식를 치뤄주려 한다. 80명의 관객들은 조문객이 되어, 차원의 틈에 마련된 빈소로 초대된다.제59회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한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이진엽 연출이 선보이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조문객이 돼 4명의 영혼들을 위한 장례식에 참여하게 되고, 배우들과 함께 소통하며 극을 만들어 나간다. 관객들은 배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하고, 배우와 한 팀이 돼 다른 팀과 대립하기도 한다.이진엽 연출은 커뮤니티와 장소가 가진 이야기를 접목한 장소 특정형 작품들로 공연예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작으로는 독산3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동형 공연 ‘독산, 여러분’(2020),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와 함께 새로운 몸의 언어를 탐색하는 ‘커뮤니티 대소동’(2022) 등이 있다. 이진엽 연출 외에 배해률 작가, 지미 세르 음악감독, 권령은 안무가, 신동선 무대 디자이너가 창작진으로 참여한다.‘차차차원이 다른 차원’은 LG아트센터 서울의 새로운 기획공연 브랜드 ‘크리에이터스 박스’(CREATOR’S BOX)의 첫 번째 프로그램이다. ‘크리에이터스 박스’는 LG아트센터가 흥미로운 시각과 접근법을 가진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과 함께 만드는 경계 없는 협업 프로그램이다.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블랙박스 공연장 U+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티켓 가격 전석 4만 5000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예매 및 문의는 LG아트센터 서울로 하면 된다.
- 日전철·中추격 없다…尹·JY, 'K디스플레이 이니셔티브' 굳히기
- [이데일리 이준기 김형욱 기자] 4일 정부·삼성이 세계 최초로 8.6세대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나서며 4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기로 한 건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민간 이니셔티브’로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삼성이 끌고 정부가 미는 팀대한민국의 ‘팀플레이’를 통해 과거 디스플레이 왕좌에서 물러난 일본 기업들의 전철을 피하고 더 나아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우리를 바짝 쫓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추격까지 뿌리쳐 이른바 ‘K디스플레이’의 초격차를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방문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LCD 이어 OLED까지…中의 거센 추격이번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주도권이 수시로 바뀌는 디스플레이 업계 특성상 쫓고 쫓기는 한·중·일 ‘디스플레이 삼국지’가 자리 잡고 있다. 사실 과거 디스플레이 최강자는 일본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1990년대 말 차세대 분야인 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투자를 머뭇거릴 때 그 틈을 삼성이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파고들었고, 그 결과 한국은 2004년 일본을 넘고 글로벌 LCD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이후 우리는 2020년까지 17년간 단 한 번도 왕좌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중국이 그 자리를 넘보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2021년 LCD 시장 점유율 41.5%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가져갔고 OLED 분야에서까지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총 투자비의 10% 자금만 보유하고 있어도 공장을 건설할 수 있을 만큼 정부의 뒷배 속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중국 간 기술 격차도 점차 줄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다행히 삼성·LG 등 K디스플레이는 OLED 분야에 집중, 아직까진 이 분야 시장 점유율 71%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자칫 과거 일본의 전철을 밟아 실기를 거듭한다면 OLED까지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실제 일본은 뒤늦게 소니·파나소닉·재팬디스플레이(JDI)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을 내세워 OLED 전문기업 JOLED를 설립, 뒤집기를 노렸으나 결국 좌절하고 말았다. JOLED는 삼성·LG가 유기물을 증착해 OLED 패널을 제조하는 방식과 달리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시도했는데, 기술 완성도와 품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자난에 시달렸고, 끝내 파산을 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기술 및 경영전략에서 모두 실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윤석열 대통령이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문성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대표, 이 회장, 윤 대통령, 김태흠 충남지사, 박경귀 아산시장. 사진=뉴시스◇韓中 양강구도 속…초격차 유지 초강수이처럼 디스플레이 산업 자체가 워낙 주도권을 쥐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선제 투자야말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며 확실하게 ‘초격차’를 유지할 방안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의 이번 투자를 두고 “한·중 간 양강 경쟁구도 속에 선제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한 초강수”란 분석이 나온 배경이다.그간 삼성은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사업의 승기를 잡아온 경험이 적잖다. 2003년 8월 40인치 대형 LCD TV 시장이 열릴 것으로 확신, 경쟁사와 달리 6세대를 건너뛰고 바로 7세대 LCD 투자를 결정한 건 2005년 샤프, 2008년 LG를 차례로 꺾고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바탕이 됐다. 또 1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들여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A3’을 구축한 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생산량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는 곧 스마트폰의 기준을 LCD에서 ‘OLED’로 바꿔놓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이제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LCD가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노트북 시장의 중심 기술을 OLED로 빠르게 전환시켜 한국이 주도권을 쥔 OLED 기술로 중국으로 넘어간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1위 자리를 2027년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신규라인이 완성되는 2026년이면 IT용 OLED를 연간 1000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IT용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으로, 현재 대비 5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OLED 생산기술 혁신·응용제품 개발에 4200억원 규모의 R&D를 추진하는 한편, 기업의 적기 투자를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 수요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고자 계약학과 및 현장 중심 아카데미 운영 등을 통해 9000명의 선도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