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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끊겨버린 다리...성수대교 붕괴 30년 [그해 오늘]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1994년 10월 21일은 평소보다 유난히 쌀쌀했다. 최고기온이 고작 10.4도에 불과할 만큼 가을바람이 찼다. 대한민국 최악의 사건 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성수대교가 무너지던 바로 그날이다. 1994년 10월 21일 붕괴된 성수대교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소방청)이날 새벽, 성수대교 상판 이음새에는 1.3*2m 크키 철판이 깔려 있었다. 벌어진 틈새를 덮으려는 서울시의 응급조치였다. 균열은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오전 6시 무렵 성수대교를 통과하던 차량 운전자는 이음새를 지날 때 충격이 너무 커서 직접 신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는 교량 진입 통제 등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오전 7시 38분 성수대교 10번·11번 교각 사이 상부 트러스 48m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다리 위를 달리던 버스 1대, 승합차 1대, 승용차 4대 등 차량 6대의 탑승자 49명이 강 밑으로 추락해 이 중 32명(남성 19명, 여성 13명)이 사망했다. 32명 중 29명의 사상자가 거꾸로 뒤집혀 추락한 16번 시내버스에서 발생했다.버스는 다리의 붕괴지점을 발견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붕괴 부분에 걸쳐졌다가 차체가 뒤집어지며 추락했다. 승객들은 버스 천장에 머리 등을 크게 부딪히며 사망했고 일부는 신체가 훼손될 만큼 참혹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시공사인 동아건설의 부실 시공, 안전진단 누락 등 과실이 드러났다. 동아건설은 완공 이후 한 차례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았고, 사고 두 달 전에는 다리 균열을 확인했음에도 보수를 하지 않았다. 서울시도 다리 점검 등에 소홀했고, 차량 통행량과 중량차량 통행 등에 대해도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해 책임론이 제기됐다.신고 전화를 장난 전화로 취급한 경찰·소방 당국에 대한 비판도 일었다. 현장에서 초기 구조는 함께 추락한 피해자들 몫이었다.당시 사고로 추락했지만 목숨을 건져 피해자 구조에 나섰던 의경들은 국가로부터 어떠한 피해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동아건설과 서울시 관계자들 총 17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죄 등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무죄, 집행유예 등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신동현 동아건설 현장소장, 여용원 전 서울시 동부건설사업소장에 각 금고 2년, 금고 1년 6월형이 확정됐다. 김석기 서울시 공사감독관 등 나머지 피고인들 역시 항소심에서 금고 1~3년형 또는 징역 10월~1년 6월에 집행유예 1~5년형이 확정됐다.1995년6월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장면. (사진=뉴시스)한편 이듬해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14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 한국전쟁 이후 최대 인명 피해가 났다. 두 해 연속 붕괴사고가 일어나며 1980년대~1990년대 초에 지어진 건물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했고 정부는 한강의 모든 다리를 비롯해 전국 건물에 대한 안전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결과 전체 건물의 2%만이 안전한 상태로 나타났으며 ‘당산철교’는 성수대교가 안 무너졌으면 이보다 먼저 무너졌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실제 당산철교는 철거 공사 도중인 1997년 5월 22일 스스로 붕괴되고 말았다.
- 햇볕에 고추 말리던 고창 고인돌, 세계문화유산이 되다 [여행]
- 고창 고인돌 유적지 인근에 활짝 핀 코스모스[전북 고창=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6관왕에 오른 전북 고창. 2000년 고인돌 유적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래 2003년 고창 판소리가 인류무형유산으로, 2013년에는 고창군 지역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고창 농악이 인류무형유산 등재에 이어 2021년에는 고창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고창·부안 국가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6개 부문, 7개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는 대업을 달성했다. 인구 5만명이 조금 넘는 이 작은 도시가 이처럼 엄청난 타이틀을 지녔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뿐이랴. 고창에는 수억 년 태고의 신비와 대대손손 이어온 천혜의 자연과 변치 않을 역사의 숨결까지 가득하다. 마침 올해가 ‘고창 방문의 해’다. 손님 맞을 채비를 마치고 붉은 옷으로 치장한 고창에서 가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피비린내 나는 전투 대신 평화로움이 깃든 고창읍성 고창읍성 성곽길에서 본 공북문과 옹성단종 1년(1453)에 세워졌다고 알려진 고창읍성.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호남내륙의 방어하는 기지로 지었지만, 완성 후 이곳에선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고창읍성은 평화롭고 느긋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국내의 다른 읍성들은 대부분 평평한 곳에 자리 잡았지만 고창읍성은 낮은 야산에 축조된 산성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성벽은 3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는데 물 샐 틈 없는 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성에는 공북문·등양문·진서문 등 성문이 3곳 있는데 각 성문 앞에는 입구가 좁은 항아리 모양의 ‘옹성’이 있다. 한꺼번에 적이 쳐들어와도 진입 인원에 한계가 있어 방어에 유리하도록 만든 시설물이다. 옹성이 있어서 접근하기 전에는 성문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성문 앞에 서자 높다란 성벽이 주위를 감싼다. 이곳에 적이 서 있었다면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에 우왕좌왕하다가 격멸되었으리라. 고창읍성 성곽길과 등양문공북루 안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성벽 길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과 계단길이 있다. 성벽 순환로는 산을 따라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유려하게 뻗어 있다. 등양루(동문)까지 걷는 도중 ‘치’를 만났다. 성벽이 옆으로 삐죽 튀어나온 듯한 방어용 구조물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데 고창읍성에는 6개가 있다. 왜구의 침략에 얼마나 철저히 대비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성곽길을 걷는 동안 왼쪽으로 고창읍내가 펼쳐진다. 오래된 읍성은 현대적인 풍경과도 잘 어울린다. 성곽 주변에는 철쭉이 촘촘하게 식재돼 있다. 매년 4월에는 길이 약 1680m에 달하는 성곽길 주변에 연분홍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다. 무뚝뚝한 성을 감싼 진한 꽃물결은 가히 봄 풍경의 절정을 이룬다. 이곳을 안내하는 고창 출신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시기에 위에서 고창읍성을 보면 크고 붉은 꽃목걸이를 걸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고창읍성의 맹종죽림과 소나무등양루에서 성 안쪽으로 방향을 틀고 내부 탐방에 나섰다. 전체 면적이 16만5000㎡(약 5만평)에 이르는 읍성에서도 운치를 더하는 곳이 ‘맹종죽림’이다. 중국이 원산지인 맹종죽은 일반 대나무보다 몸통이 굵고 키가 큰 것이 특징이다. 울창한 대숲은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만큼 차분한 정경을 연출한다. 독특한 것은 맹종죽림 사이에 자라는 소나무다. 사진가들이 사랑하는 이 소나무의 모습은 대나무를 감싸 돌며 하늘로 솟구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창읍성 앞에 놓인 답석놀이를 하는 여인상지역민들은 고창읍성을 모양성이라고 부른다. 백제 때 고창지역을 모량부리로 불렀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제50회 고창 모양성제는 옛날 지명에서 이름을 딴 축제다. 예로부터 고창읍성은 성밟기를 하며 도는 답성놀이로 유명하다.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전설이 있다. 여기에는 조상의 슬기가 담겨 있다. 고창은 눈이 많이 와서 ‘설창’이라고도 부르는데 봄이면 추위에 얼었던 성벽이 녹아 푸석푸석해지기 때문에 자칫 무너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성벽을 밟아 다지는 노동을 답성놀이에 담아 즐거운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는 올해 모양성제에서도 역사성을 담은 답성놀이는 축제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인간의 무관심이 자연의 회복으로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인 운곡람사르습지30년이면 충분했다. 자연은 인간이 떠난 운곡습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다. 2011년 4월에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되기에 이른다. 인간이 떠난 자리가 고창의 보물이 되는 아이러니한 순간이었다. 과거 운곡습지 일대는 계단식 논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1981년 전남 영광에 한빛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기로 결정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발전용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 운곡댐이 건설됐고, 운곡저수지가 생기면서 마을은 수몰됐다.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 자연은 경이로운 회복 마법을 보여줬다. 곤충, 식물, 파충류, 조류 등 다양한 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로 거듭난 습지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람사르습지로 인증됐고 이제는 고창의 대표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올해 2월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성장 잠재력 높은 관광지를 발굴·육성하는 사업인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연에 의해 환경이 스스로 복원된 국내 최초의 사례인 운곡람사르습지를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는 것이다. 다양한 생태탐방 코스가 마련돼 있는데 약 3.6㎞ 길이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1코스가 인기다. 수달 모양의 탐방열차가 운행되는 운곡습지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친환경주차장 옆 탐방열차 승하차장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마다(오후 12시 제외) 출발하는 수달 모양의 탐방열차를 타면 된다. 귀여운 모양의 열차는 약 1.5㎞ 거리를 15분 정도 이동해 운곡습지 생태공원에 사람들을 내려준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데 조류관찰대, 생태둠벙, 운곡습지 생태연못을 지나 고인돌 유적지까지 이어진다. 자연보호를 위해 나무 데크길이 설치된 운곡습지 탐방로생태둠벙에는 정자 모양의 작은 쉼터가 마련돼 있다. 이곳이 저수지를 벗어나 운곡람사르습지의 핵심구역으로 들어가는 시작점이다. 좀 더 들어가면 고창운곡습지 보호지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오고 좁은 나무 데크길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만한 폭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러 좁게 설치했다고 한다. 환경 보호 외에 멧돼지와 같은 동물의 습격에도 대비할 수 있는 만큼 정해진 길로 다녀야 한다.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벽돌을 쌓아 만든 벽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거 이곳에 살던 주민의 가옥으로, 수몰되기 전까지 마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흔적이기도 하다. 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인 운곡람사르습지습지는 일정 기간 이상 물에 잠겨 있는 지역을 말한다. 운곡습지라고 해서 물이 고인 곳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일반 산길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동행한 해설사는 “실제로 습지 안에 들어가면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는데 혼자서는 빠져나오기 힘든 늪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떠났던 운곡람사르습지는 멸종위기동물인 수달을 비롯해 삵, 말똥가리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등의 희귀종은 물론 노랑여리연꽃, 애기부들, 큰고랭이 등을 만날 수 있는 생태관광의 명소로 자리를 굳혔다. 자연의 신비가 가득한 지역을 한참 걷자니 저절로 새로운 기운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인 운곡람사르습지추천 방문 시기는 겨울부터 4월 초까지다. 가을은 짧은 편이라 시기를 놓치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짙으니 감안해야 한다. 고창에는 눈이 20㎝까지 쌓일 때도 있는데 나무 데크길에 쌓인 눈과 어우러진 설경 때문에 사진작가들이 이 시기에 많이 찾기도 한다. 생태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해설사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 1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고인돌 유적지에는 운곡습지탐방안내소가 있는데 전북지방환경청 소속의 자연환경해설사들이 무료로 안내를 해준다. 현지 해설사는 “단 1명이 오더라도 원하는 코스를 동행하며 설명하고, 무료로 운영되는 만큼 많이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고창 지역 전체가 ‘고인돌 박물관’ 고창 고인돌 유적지고창 고인돌 유적지을 둘러보면 고창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고인돌박물관 앞에서 운행되는 모로모로 열차를 타면 편하게 고인돌공원과 죽림선사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여기저기에 검은색 큰 돌이 널려 있는데 그냥 보면 단순한 돌덩이에 불과하지만 진짜 고인돌로 인증된 곳에는 번호를 매긴 안내판이 놓여 있다. 고창군에 분포해 있는 고인돌은 447기로 지난 9월에 새로운 고인돌 5기가 또 발견되기도 했다. 고창군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고인돌 군집이 있는데 고창에선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다양한 고인돌을 만날 수 있어 그야말로 고인돌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고창 고인돌 유적에는 축조 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이 아직 남아 있는 등 학술적 가치가 높아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도산리지석묘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두 개의 굄돌 위에 거대한 덮개돌을 놓은 탁자식 고인돌 역시 볼 수 있다. 고창고인돌공원에서 1.2㎞ 떨어진 곳에 도산리지석묘가 있는데 방문해 보니 주변이 잘 내려다보이는 훌륭한 전망을 갖춘 지형 때문에 명당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 고인돌은 장사가 번쩍 들어서 옮겼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괴인바위’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고인돌이 일반인의 민가 안에 있을 때, 당시 거주하던 주민은 평평한 고인돌 위에 올라가 고추를 말리는 용도로 썼다고 한다. 소문에 의하면 훗날 고창군이 고인돌의 가치를 깨닫고 해당 주민의 집을 매입하려고 했는데 서울 아파트 가격에 해당하는 호가도 나왔다고 한다. ◇마애불 전설 깃든 가을 명소 선운사선운사 정문고창 선운사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꽃무릇이 절정을 이루고, 가을이면 타오르는 듯한 단풍의 절경을 만날 수 있는 명소다. 사찰 앞에 흐르는 도솔천에 단풍이 수면에 비치는 시기가 되면 환상적인 풍경을 보려는 인파로 북적인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약 3㎞ 길이의 산책로는 그 자체가 가을 축제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차분한 정취를 즐기며 느긋하게 걷다 보면 힐링이란 단어를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마애여래좌상발길을 옮기다 보면 보물 1200호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에 닿는다. 높이 15.7m 크기로 국내 마애불 중에서 가장 큰 것이다. 절벽에 새긴 마애불이 유명해진 것은 가슴 아래의 사각형 흔적 때문이다. 여기에는 신기한 비결이 숨겨져 있었는데 꺼내는 날에는 조선이 망하고 꺼낸 자는 벼락에 맞을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누구도 열어볼 엄두를 내지 못하다 1820년대 전라도 관찰사였던 이서구가 마애불의 배꼽에서 서기가 뻗치는 것을 보고 비결을 열기로 했다. 안에는 책이 들어 있었는데 갑자기 벼락이 치는 바람에 ‘이서구가 열어 본다’는 구절만 언뜻 보고 다시 넣었다고 한다. 이후 1892년 동학접주 손화중이 민심을 모으기 위해 이 비기를 꺼내갔고 소문을 들은 수만 명의 새로운 교도가 몰려왔다고 전해진다. 전설이 동학농민운동과 연결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다. 도솔암내원궁으로 가는 입구마애여래좌상 옆의 계단으로 오르면 도솔암내원궁이 있다. 기도 효험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길은 자연과 사찰이 잘 어우러져 마음의 정화를 돕는다. 가을의 분위기에 젖어 호젓하게 걷고 싶은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 황선우, 전국체전 5관왕 달성...사상 첫 대회 MVP 3연패 눈앞
- 전국체전 5관왕을 달성한 한국 수영 간판스타 황선우.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수영 간판스타 황선우(20·강원도청)가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5관왕에 올랐다.황선우는 19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남 전국체전 수영 남자 일반부 혼계영 400m 결승에서 송임규, 최동열, 양재훈(이상 강원도청)과 함께 레이스를 펼쳐 3분36초50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인 인천선발(3분44초34)에 무려 8초 가까이 앞섰다. 이로써 황선우는 대회 5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5관왕은 남자 고등부 다이빙 최강인(율곡고)에 이어 황선우가 두 번째다. 황선우가 대회 5관왕을 차지한 건 고교생으로 출전한 2021년 대회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5관왕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 날 혼계영 400m에서 동료의 부정 출발로 금메달이 무산돼 4관왕에 만족해야 했다.황선우가 5관왕을 이루면서 2021년, 2022년에 이어 3회 연속 대회 최우수선수상(MVP) 수상도 기정사실로 보인다. 전국체전 MVP가 선정된 것은 1980년 제61회 대회 때부터다. 지난 43년 동안 3년 연속 MVP를 받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마린보이’ 박태환은 역대 최다인 총 5차례(2005·2007·2008·2013·2017년)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3회 연속은 아니었다. 2006년 육상 세단뛰기 한국 신기록을 세운 김덕현에게 MVP를 내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혼계영은 선수 4명이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 순으로 이어서 헤엄치는 단체전이다. 황선우는 자유형 주자로 전체 400m 중 마지막 100m를 책임졌다.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수확한 황선우는 쉴 틈도 없이 곧바로 전국체전에 나섰다. 지난 15일 계영 800m를 시작으로 16일 자유형 200m, 17일 계영 400m, 18일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대회 마지막 날인 19일까지 ‘금빛 역영’을 펼치면서 5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특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황선우는 대회 개막 전날인 지난 12일 전남 목포 시내에서 식사하던 중 식중독에 걸렸다. 대회 기간 내내 고열, 배탈, 몸살 증세를 보였다. 최악의 컨디션이라 좋은 기록을 기대하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1등은 놓치지 않았다.
- '거래' 유승호·김동휘·유수빈, 절정 치닫는 납치극…조여오는 포위망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감독 이정곤)가 오는 20일(금) 오전 11시 5~6화 공개를 앞두고, 공범이 된 세 친구가 100억 거래를 위해 금고로 향하며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로 전개의 절정을 예고했다.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한 두 청년의 100억 납치 스릴러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가 첫 공개 직후 웨이브 전체 신규유료가입견인 1위를 달성하며 순항 중인 가운데, 20일(금) 5, 6화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인질 ‘민우’(유수빈 분)가 역제안한 100억 거래를 받아들이며 공범이 된 셋의 모습으로 끝을 맺은 3~4화에 이어 5~6화에서는 ‘준성’(유승호 분)과 ‘재효’(김동휘 분)가 강력반 형사이자 ‘수안’(이주영 분)의 오빠 ‘재경’(우지현 분)과 마주해 최고조에 다다른 긴장감을 선사한다. 자칫 잘못하면 바로 체포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납치극 이래 가장 큰 위협을 받은 그들은 아직 100% 신뢰할 수 없는 ‘민우’를 캐리어에 넣고 수백억 원이 들어있다고 주장하는 금고로 재빠르게 발길을 옮긴다.하지만, 금고로 향하는 과정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다. 외부 세력들의 포위망이 셋을 조여오는 것. ‘황총재’의 조직원들은 ‘민우’를 납치한 범인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고, 납치극을 목격하며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수안’ 역시 이들의 뒤를 직접 밟기 시작하는 등 셋의 거래에 계획에 없던 변수들이 등장한다.이후, 그토록 바라던 금고 앞에 도달한 세 친구는 지금껏 겪어온 위협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새로운 시련을 마주하게 된다. 두려움에 떨며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는 ‘민우’와 “사람이 죽었어, 그것도 둘이나!”라는 ‘준성’의 울음 섞인 절규, 그리고 이들과 같은 장소에 있는 듯한 ‘수안’의 모습이 청춘들을 덮친 사건의 소용돌이를 예고하며 우발적으로 시작된 납치극의 결말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로운 전개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관계로 극을 이끌어가는 ‘거래’는 반전의 반전을 제공하며 지루할 틈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거대한 판돈이 걸린 납치극으로 변화한 3~4화에 이어 5~6화는 납치극을 뒤흔드는 새로운 위협, 예기치 못한 사건 등 극의 절정을 향해 치닫게 된다. 갈등과 서스펜스가 최고조에 다다른 세 친구의 거래는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진입하며 장르적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세 친구의 100억 납치극이 절정을 맞이할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 5~6화는 내일(20일) 오전 11시 공개된다.
- 탈북·밀입북·재탈북…한국판 '빠삐용' 유태준은 누구[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7년 10월 19일, 정신병원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유태준(48) 씨가 78일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사진=전남 지방경찰청 제공)◇ 정신병원서 도주한 탈북자 유태준…78일 만에 검거유씨는 지난 8월 1일 오후 3시 36분께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전남 나주 정신병원을 탈출해 달아난 뒤 행방이 묘연했다.유씨는 달아난지 78일 만에 인천 남동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검거됐다. 그가 검거된 인천은 과거에 살았거나 연고도 없는 곳이었다. 인근에 있던 유씨의 은신처에서는 구명조끼와 오리발, 스노클링 마스크가 발견됐다.유씨는 교정 당국 조사에서 “북에 있는 아내가 보고 싶어 우발적으로 달아났다”며 “북으로 보내달라. 국정원이 나를 못 가게 하고 있다”고 진술했다.유씨는 미리 인출해놓은 현금 100만 원이 다 떨어져 수원, 안산, 인천 등지에서 노숙자 명의를 빌려 일용직 노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씨는 서해를 통해 북에 가려고 월미도 등을 답사하기도 했다.(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 “北에 있는 아내 보고파”…탈북-입북-再탈북 반복유씨는 2000~2002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북자다.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그리고 다시 북한에서 남한으로 돌아온 유씨의 행적은 마치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을 연상시킬 정도다.1998년 11월 함남 함흥에서 석탄판매소 판매지도원으로 일하다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처음 탈출한 유씨는 같은 해 12월 남한에 들어와 대구에 정착했다. 이어 2000년 2월에는 1998년 4월 탈북해 중국을 떠돌던 어머니 안정숙(60) 씨와 남동생이 귀순해 서울에서 새살림을 꾸리면서 유씨 가족은 남한에 뿌리를 내리는듯했다.하지만 유씨는 남북 사상 첫 정상회담 분위기가 한창이던 2000년 6월 북한에 있는 아내 최모 씨를 데려오기 위해 재입북했고, 같은 달 19일 보위부원들에게 붙잡혔다.2001년 재판에서 38년형을 선고받은 유씨는 평양 보위부 감옥에서 복역 도중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 11월 10일 극적으로 탈출했다.유씨는 같은 달 30일 압록강을 건너 재탈북 후 중국당국에 체포됐으나 70일간의 조사과정에서 자신이 한국국적을 취득한 대한민국 국민임을 강조, 북한으로 강제송환을 모면하고 2002년 2월 9일 국내로 송환됐다.국내로 송환된 유씨는 이후 현행법상 정해진 방북 절차를 무시한 점에서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라는 대자보를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유씨는 망상장애에 시달리는 등 정신질환 증세로 9살 아들을 학대하기도 했다. 이어 2004년에는 아들의 양육문제로 말다툼 끝에 이복동생 이모 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징역 3년, 치료감호 10년 처분을 받았다. 유씨는 치료감호 기간이 임시종료된 후에도 완치되지 않아 보호관찰을 받으며 치료받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죄질 좋지 않다”…유씨에 징역 1년 6개월 선고광주지법 형사6단독(안경록 판사)은 2018년 2월 1일 특정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재범을 방지하려는 우리나라 법률에 반하는 행위로, 응분의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다만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었고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를 비관해 범행에 이른 점, 성실하게 치료감호에 임한 점 등을 참작했다.이후 출소한 유씨는 2019년 8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을 찾아 북한에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같은 달 중국에 밀입국해 입북을 재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유씨는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022년 2월 17일 인천지법 형사6단독 남승민 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캄보디아 국적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베트남을 경유해 여행했을 뿐”이라며 “재입북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하지만 그는 출소한 뒤 재입북 의사를 밝히는 영상 등을 유튜브에 반복해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재판부는 “피고인은 객관적인 자료들로 범행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되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유씨를 꾸짖었다.단 “범행이 예비에 그쳤고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끼친 해악이 아주 크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이스라엘, 시아파 벨트와 확전 가능성…美 영향력 약화 전망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충돌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중동 전반으로 확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스라엘과 시아파 벨트간 대결구도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출처: 국제금융센터남경옥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16일 발간한 ‘중동 사태의 확전 가능성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시장에선 이스라엘 정정불안 부담, 미국의 전쟁 종식 압박, 여타 중동국의 복잡한 이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이지만 예상과 달리 조기에 마무리되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BNY멜론은 시장에선 이번 사태의 장기화 및 확전 가능성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남 부전문위원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 일부 시아파 무장단체,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소규모 교전이 발생한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시아파 벨트와의 대결구도로 비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들이 하마스와 연대할 경우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전선이 인근 접경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이 미국, 이란의 대리전 양상으로 비화될 위험도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 군사 지원에 나서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카타이브 헤즈볼라, 친이란 무장 정파 바르드 등이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정보 당국 등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남 부전문위원은 “이란의 개입 여부가 확전의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스라엘,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등으로 이어지는 이슬람 ‘시아파 벨트’의 대결 구도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 강행을 예고한 가운데 이란은 14일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을 경우 통제불능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인식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남 부전문위원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통제할 구심점인 미국의 역할이 약화되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극화 체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남 부전문위원은 “중동 지정학적 위기는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 관심을 분산시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며 “마찬가지로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의 경계심이 약화된 틈을 타 대만을 둘러싼 군사긴장 수위를 높일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남 부전문위원은 “사태가 단기 국지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영향이 제한적이나 장기화·확전될 경우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 충격 및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통화정책 완화 전환 시점 지연, 경제심리 위축, 위험회피 강화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란이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흐름을 방해할 경우 유가 급등 등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안전상의 이유로 동지중해에 위치한 자국 해상 가스전인 타마(Tamar)의 운용사 쉐브론의 설비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천연가스 가격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남 부전문위원은 “사태 악화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절하,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대외 자본조달 비용 상승 등의 영향이 있을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금융위험 지표, MRI가 작년말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을 상회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 "'노르마'는 어려운 오페라? 아침 드라마처럼 편하게 즐기길"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리카르도 무티가 선택한 소프라노’로 이름을 알린 소프라노 여지원(43)이 예술의전당 오페라 ‘노르마’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여지원이 서울에서 정식으로 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여지원은 ‘노르마’를 “성악가에겐 어렵지만 관객에겐 그렇지 않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열린 오페라 ‘노르마’ 기자간담회에서 소프라노 여지원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노르마’는 벨칸토 오페라(화려한 기교의 창법을 중시하는 오페라)의 대가 빈첸초 벨리니의 대표작이다. 1831년 초연한 작품으로 로마 제국 시대, 옛 프랑스 영토인 갈리아를 무대로 드루이드교의 제사장인 노르마와 점령군 수장이자 로마의 총독인 폴리오네, 그리고 노르마를 따르는 여(女)사제 아달지사의 비운의 삼각관계를 그린다.주인공 노르마 역을 맡은 소프라노에게 고난도의 가창력을 요구해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아니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공연하는 것도 이번이 두 번째다. 예술의전당이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2016년 시즌 개막작으로 초연한 프로덕션을 국내 관객에 처음 선보인다.주인공 노르마 역을 맡은 여지원은 현재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이다. 여지원은 “‘노르마’는 기술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악보에 써있는 음정을 다 노래할 수 없고, 여기에 복합적인 감정까지 표현해야 해서 성악가 입장에선 무척 어려운 작품이다”라고 털어놨다.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열린 오페라 ‘노르마’ 기자간담회에서 소프라노 여지원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이어 “관객 입장에서는 내용이 무척 재미있어서 어렵지 않다”며 “아침 드라마에서 볼 법한 삼각관계도 등장하고, 우정과 희생 등 익숙한 이야기도 있으며, 무엇보다 벨리니가 인물의 감정을 음악으로 기막히게 풀어내 작품이 전하는 감정을 따라오면 지루할 틈 없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작품 속 노르마는 복잡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드루이드교의 제사장으로 엄격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 이면엔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애증을 함께 보여준다. 여지원은 “노르마는 한 민족의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로서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되지만,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아이를 낳은 뒤 사랑의 배신을 겪는다”며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를 억제하면서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그런 노르마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작품의 대표 아리아인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다. 여지원은 “노르마가 소용돌이 치는 감정을 누르면서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듯한 모습으로 부르는 기도의 노래”라며 “감정을 감추면서 강한 힘을 내면에서 노래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예술의전당 오페라 ‘노르마’ 기자간담회가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노르마 역 소프라노 데시레 랑카토레, 소프라노 여지원,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 아달지사 역 메조 소프라노 테레사 이에르볼리노, 오로베소 역 베이스 박종민, 서고우니 예술의전당 공연예술본부장. (사진=예술의전당)여지원은 2005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해왔다. 세계적인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의 발탁을 받아 2015년 오페라 ‘에르나니’의 엘비라 역으로 데뷔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7년에는 무티가 지휘한 오페라 ‘아이다’에서 주인공 아이다 역에 다시 한 번 캐스팅됐고, 세계적인 클래식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사상 한국인 최초로 주인공 역할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여지원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노르마’를 한국에서 노래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기대된다”고 한국 공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또한 “오페라는 언어를 기본으로 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제가 사용하는 언어(이탈리아)를 가장 잘 표현하는 이탈리아 오페라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탈리아 오페라의 맛을 잘 살리는 게 제 목표다”라고 전했다.이번 공연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데시레 랑카토레가 여지원과 함께 노르마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이들 외에도 테너 마시모 조르다노, 메조 소프라노 테레사 이에르볼리노, 베이스 박종민 등이 출연한다.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 연출가 알렉스 오예 등이 참여한다. ‘노르마’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 'MZ고객 잡아라' LG유플러스, 잠실새내에 홈리빙 통신 매장 구축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MZ세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 상권 분석 솔루션을 활용, 서울시 잠실동 ‘일상의틈 잠실새내점’ 내 홈리빙 콜라보 매장을 선보였다고 15일 밝혔다. 홈리빙 콜라보 매장은 디자인 펀딩 플랫폼 ‘와디즈’ 및 디자인 스튜디오 밀리미터밀리그램과 협력해 오픈했다. 매장 구성은 LG유플러스 통신 매장에 여행용 캐리어, 에스프레소 머신, 디자인 달력 등 홈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상권 분석 솔루션이 적용됐다. 이 솔루션은 매장 면적, 유동 인구, 경쟁 업체 개수 등 기본적인 상권 분석과 NICE정보통신의 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변 상권 내 주요 소비 연령 △방문 시간대 △업종별 매출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업종과 위치를 산출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데이터 분석 값 및 동네 분위기, 지역 불편 사항 등 데이터로는 나타나지 않는 감성적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LG유플러스 매장 점장과 심층 인터뷰 실시함으로써 최종 검증 절차를 거쳤다.자체 분석 결과, 잠실새내점의 경우에는 주변 유동 인구의 약 45.3%가 2030세대로 집계됐으며 패브릭, 의류, 악세사리 등 소비량에 비해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점포수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셀프 인테리어, 가치 소비 등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디자인 및 친환경 증심의 제품을 다수 보유한 와디즈 및 밀리미터밀리그램과 협력을 결정했다. 특히 와디즈는 올해 3월부터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진행 하고 있는 팝업 스토어의 MZ세대 고객 반응 분석에 근거해 우산, 스팀 다리미, 런치 박스 등 스테디셀러 제품과 함께 5만원 미만의 상품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더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고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사진, 쇼핑, 여행, 스마트폰 배움실 등 특화 매장을 운영하는 ‘매장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빅데이터 기반 상권 분석을 통해 매장을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고객 가치 창출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원 LG유플러스 MX혁신그룹장은 “LG유플러스는 전국 2,000여 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에 기존 통신 상품 판매를 넘어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통신 업계에서 시도 해보지 않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며 “향후 데이터 기반 상권 분석 솔루션을 고도화해 통신 매장이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나혼산' 코쿤, 윤성빈표 극강 트레이닝→머슬쿤 탄생…최고 8.6%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의 근육 유망주 코드 쿤스트가 ‘아이언 빈’ 윤성빈의 극강 트레이닝을 받아 강인한 ‘머슬쿤’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트와이스 지효는 여동생 지영(모델 이하음)과 함께한 캠핑에서 손발이 척척 맞는 ‘로봇자매’의 환상 케미를 자랑하며 ‘불금’ 시청자들의 행복을 100% 충전해 줬다.지난 13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연출 허항 강지희 박수빈)에서는 윤성빈에게 1대 1 트레이닝을 받는 코드 쿤스트의 모습과 동생과 캠핑을 떠난 트와이스 지효의 모습이 공개됐다.14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 가구 시청률은 7.5%(수도권 기준),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3.6%(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와 금요일 예능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최고의 1분은 코드 쿤스트와 윤성빈이 대게 볶음밥과 라면 먹방을 펼치자, 무지개 회원들이 참다 못해 단체 리액션을 터트린 장면(24:08)으로 분당 시청률은 8.6%까지 치솟았다.코드 쿤스트는 ‘강철 근육’ 윤성빈에게 강인함을 배우고자 1대 1 트레이닝을 받았다. “아들을 낳는다면 조빈빈으로 짓겠다”라며 무한 신뢰를 드러낸 코드 쿤스트는 휴게소에서도 닭가슴살을 먹는 윤성빈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함께 닭가슴살을 먹으며 ‘아이언 빈’의 트레이닝은 시작을 알렸다.코드 쿤스트와 윤성빈은 강원도 강릉의 강문해변에 있는 K-머슬비치에서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코드 쿤스트는 “하면 된다!”를 외치는 윤성빈의 열정 가득한 코칭을 받으며 상체-하체 운동 루틴을 마스터했다. 운동의 참맛을 느낀 코드 쿤스트는 갓 태어난 송아지 마냥 다리가 풀린 모습까지 보여 폭소를 유발했다.트레이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포대자루와 모래 사장을 활용한 ‘성빈 3종 운동’ 대결이 이어졌다. 코드 쿤스트는 “오늘 윤성빈 잡는다”라며 승리 의지를 다졌지만, 승리는 윤성빈의 차지였다. 운동 후 배고파진 코드 쿤스트와 윤성빈은 대게, 새우 등 각종 해산물 한상으로 단백질을 보충했다. 코드 쿤스트는 무지개 회장과 회원들의 리액션을 기대했는데, 역시나 전현무, 박나래, 키, 기안84의 찐 리액션이 터져 폭소을 안겼다.코드 쿤스트의 운동 전과 후 확연히 달라진 사진도 공개됐는데, 게딱지를 ‘어깨 뽕’으로 넣은 모습도 이어 공개돼 웃음을 안겼다. 하루 운동으로 가까워진 코드 쿤스트는 “좋은 동생을 만나서 강인함을 장착하는 법을 알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성빈은 앞으로도 코드 쿤스트의 운동을 체크하겠다며 변화를 기대했다.그런가 하면, 해외 투어 중인 트와이스 지효는 붕어빵처럼 닮은 동생 지영과 캠핑을 즐겼다. 자기만의 레시피를 더한 얼큰한 라면으로 아침을 먹은 그는 동생을 픽업해 건축가인 아버지가 지은 ‘지효네 캠핑 하우스’로 향했다. 부모님의 감성과 각종 캠핑 장비가 완비된 캠핑 하우스의 모습에 부러움이 터졌다. 지효와 지영은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동생 지영도 ‘살림 머신’ 언니 못지않게 부지런하고 야무졌다. 지효가 감자를 손질하면, 지영은 밤을 따고, 손발이 척척 맞는 ‘로봇 자매’의 케미를 자랑했다.예상하지 않은 비가 쏟아졌지만, 지효와 지영은 당황하지 않고 우중 캠핑의 낭만을 만끽했다. 지효는 직접 주운 햇밤, 버터 감자, 부대찌개와 치킨, 한국식 스모어 등 끝없는 먹방즐기며 “나 행복해”를 외쳤고, 지영도 “나두”라고 맞장구치며 훈훈함을 선사했다.캠핑에 함께하지 못한 막냇동생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세 자매의 사랑 가득한 수다가 이어졌다. 막냇동생은 4년 뒤 성인이 되면 30대가 된다는 지효의 얘기에 “아줌마네”라고 놀려 웃음을 자아냈다. 지효는 “혼자 살면 안 외로워?”라고 묻는 지영에겐 “외로운데 그걸 이겨”라는 답변으로 독립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엄마표 ‘쑥 엉뜨(?)’를 하며 캠핑을 마무리했다. 지효는 가족 여행을 꿈꾸면서 ‘K-장녀’ 모드를 켜 미소를 자아냈다.다음 주에는 드디어 마라톤 풀 코스에 도전한 기안84의 모습과 이장우가 김대호와 함께 ‘생방송 오늘 저녁’에 출연한 모습이 예고돼 기대를 모았다.한편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다채로운 무지개 라이프를 싱글 라이프 트렌드 리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예산 삭감·OTT 위주 아쉬움에도…거장 초청·알찬 구성 빛나[BIFF 결산]①
- (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수장 없이 치러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별 사고 없이 열흘간 대장정을 무사히 마친다. 올해 영화제는 인사잡음 및 집행위원장 성폭행 의혹 등 여파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공석인 비상체제로 열렸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집행위원장 대행)와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이 비상체제 속 컨트롤타워로 나서 지난 4일 개막부터 13일인 오늘 폐막까지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 수는 총 14만 2432명(좌석점유율 약 82%)이었다. 커뮤니티 비프 11만 92명, 동네방네 비프에 8228명이 찾았다. 게스트는 총 7772명이 방문했다. 영화제를 즐긴 관객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올해 BIFF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대체로는 예산삭감에도 불구하고 알찬 프로그램 구성과 거장 감독 및 스타들의 초청, 군더더기 없는 행사 진행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다는 응원섞인 호평을 보냈다. 그럼에도 수뇌부의 빈자리를 체감할 수밖에 없던 아쉬운 지점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예산 한계로 인해 상대적으로 신경을 못 쓴 듯한 길거리 홍보 및 분위기 조성, 부족한 부스들과 영화 화제작이 적어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홍보 축제를 보는 듯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지난 8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영화제 굿즈를 구매하러 굿즈샵 앞에 줄을 선 관객들의 모습.(사진=김보영 기자)◇적은 초청작수·한산한 부스…OTT 홍보 위주 아쉽올해 BIFF는 지난 4일 개막식 및 개막작인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 상영을 시작으로 13일인 오늘 저녁 폐막식 및 폐막작 ‘영화의 황제’(감독 닝하오) 상영으로 막을 내린다. 올해는 61개국 총 269편(공식 초청작 209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의 상영작들이 관객을 만났다. 코로나19 이후 첫 오프라인으로 치러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작 수가 71개국 총 354편(공식 초청작 243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111편)이었던 것에 비하면 약 90편 가까이 초청작 수가 줄었다. 이는 지난 5월 운영위원장 선임을 두고 발생한 인사갈등과 집행위원장 성폭행 의혹으로 인해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 세 사람이 모두 자리에 물러나며 생긴 공백의 여파다. 여기에 세계적 이벤트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쏠린 주목도, 지자체의 예산삭감까지 한몫했다. 예년 예산이 평균 120억 원이었다면, 올해는 20억 가까이 삭감된 채 열렸다. 협찬확보에도 일부 어려움을 겪었기에 예년처럼 길거리 홍보나 부스 조성에 신경쓸 여력이 많지 않았다. 매년 협찬사의 홍보 공간 및 각종 체험 부스가 마련돼 인산인해를 이뤘던 두레라움 광장이 텅 비어있었고, 영화의전당 일대를 가득 메웠던 푸드 트럭들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는 “비상체제와 더불어 예산 삭감으로 인해 길거리 분위기 조성, 부스 조성 등의 부대적인 홍보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굿즈샵만큼은 영화제 기간 내내 길쭉이 줄을 서는 이용객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지난해에는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였던 배우 양조위의 관련 굿즈를 판매했다면, 올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테마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에디션은 경쟁률이 높아 금세 매진됐고, 스티커팩과 이벤트배지, 에코백, 휴대폰 케이스 등 BIFF 관련 굿즈들도 호응을 얻으며 불티나게 팔렸다.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웨이브 오리지널 ‘거래’ 팀.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해외 영화 화제작들이 적고, 공개를 앞둔 OTT 신작 홍보에 치우친 분위기도 아쉬움으로 꼽혔다. 앞서 BIFF는 지난해부터 ‘온 스크린’ 부문을 신설해 OTT 작품들을 초청하기 시작했다. 올해 영화제에 초청된 OTT 작품은 디즈니+ ‘비질란테’, 웨이브 ‘거래’, 티빙 ‘러닝메이트’, ‘운수 오진 날’, ‘LTNS’, 넷플릭스 ‘독전2’와 ‘발레리나’ ‘진리에게’ 등 8편이나 됐다. 각 OTT에서 곧 공개할 작품들을 며칠, 혹은 한 달 더 일찍 소개해 화제를 띄워주는 자리같다는 비판을 받은 이유다. 국내 영화는 물론, 해외 화제작들까지 이미 곧 개봉을 앞둔 작품을 며칠 더 일찍 소개하는 시사회같은 행사로 비춰졌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 부산을 찾은 회사원 지모(31·여) 씨는 “영화제를 찾는 이유는 국내에 개봉하지 않은 화제작들을 먼저 접하기 위해서인데 올해는 기대만큼 새롭거나 흥미로운 영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고 평했다. 또 “곧 개봉할 국내 영화나 OTT 신작 소개 세션이 더 많고, 부스 홍보나 화제성도 그쪽 중심으로 쏠린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이에 대해 “영화제 중반 이후부터 이벤트가 전년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을 체감했다”며 “제 입장에서도 아쉽다. 게스트들 초청 비용도 들어가는데 그런 부분도 많이 삭감 돼서 제공을 많이 못해드리는 상황 속 영화제가 진행돼서 아쉽긴 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위기를 딛고 무탈히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큰 성과로 감사히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연합뉴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사진=연합뉴스)◇신설 프로그램 호평·거장 대거 초청 칭찬도어려움 속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다는 호평도 적지 않다. 콘텐츠 시장을 관통하는 ‘이민자’들을 향한 관심을 반영해 신설한 ‘코리안 아메리칸: 코리안 디아스포라’ 특별전을 향한 반응도 뜨거웠다. 영화 ‘서치’의 한국계 배우 존 조,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배우 스티븐 연,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감독 겸 배우 저스틴 전 등 현재 할리우드를 휩쓸고 있는 한국계 배우 및 감독 네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도그맨’ 뤽 베송 감독부터 ‘키리에의 노래’ 이와이 슌지,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등 거장들의 초청 및 신작 상영회, GV도 티켓 매진을 부르며 화제성을 견인했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전 이사장은 “예산삭감의 이슈가 있었지만, 군더더기는 없고 내실은 알찬 영화제였다”며 “특히 아시아, 유럽의 주요 거장들을 대거 초청했다. 전반부에 뤽 베송과 이와이 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화제성을 이끌었고 후반부는 하마구치 류스케가 책임졌다. 어려움 속에서 사무국과 호스트의 노력이 특히 빛난 행사였다”고 칭찬했다. 현장에서 만난 회사원 남슬기(30) 씨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보고 싶어서 연차를 길게 냈다”며 “5일 가까이 머물며 15편의 영화를 볼 생각이다. 초청작은 줄어 아쉽지만 대체로 만족한다. 작년처럼 예매 사이트 오류 등의 불편과 현장 혼잡은 없었다. 자원봉사자도 전보다 많아져 체계가 잡힌 느낌”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이날 오후 5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배우 홍경과 고민시 사회로 열린다. 이번 영화제 호스트를 맡은 송강호를 비롯한 배우, 감독 등 영화인들이 폐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한다. 이후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뉴 커런츠상, 지석상, 올해의 배우상 등을 포함한 각종 시상이 열린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폐막작인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 상영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