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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난 투자심리에 들뜬 암호화폐…이더리움·리플 `2위 각축전`
- 최근 나흘간 리플 가격 추이 (그래픽=빗썸)[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오랜만에 시세를 분출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비트코인의 강력한 지지력, 살아난 투자심리 등을 업고 매수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리플코인(XRP)이 급등세를 보이며 이더리움과 시가총액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7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3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5% 상승한 723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0.3% 올라 6440달러선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이 완연한 반등국면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지난 9월 고점이던 7400달러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아울러 그 이전에 지난 2015년 10월부터 작년 12월까지 강한 지지선이었다가 현재 저항선이 되고 있는 50일 이동평균선 상향 돌파가 관건이다. 현재 50일선은 6645달러 근방에 있다.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 대형 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매도 포지션은 2만1434계약으로, 최근 8일간 33%나 급감했다. 특히 이는 지난 8월5일 이후 3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에 대한 매수 포지션은 2만4410계약으로, 최근 3주일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매수 포지션이 매도보다 많아진 것도 지난 9월말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현재 시장 전체 포지션 가운데 53%는 매수, 47%는 매도쪽에 치우쳐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가운데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매도세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여간 140달러 이내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비트코인이 역사적으로 연말에 강세를 보이는 계절성을 나타냈다는 점도 매도보다는 매수를 촉발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두 해를 제외하고는 11월과 12월에 항상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었다. 아울러 알트코인들도 강세다. 이더리움이 5% 가까이 올라 24만원대를 회복했고 리플은 10% 이상 급등하면서 610원대로 올라섰다. 비트코인 캐시도 12% 이상 치솟는 등 대부분이 오르고 있다. 이날 리플 가격이 장중 한때 14% 이상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에서 일시적으로 이더리움을 앞질러 2위에 올랐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장중 한때 시총이 225억달러를 기록하며 220억달러였던 이더리움을 앞섰다. 이는 지난달초 이후 한 달여만에 처음이다. 이더리움은 올들어서만 84%나 급락하면서 1400달러에서 210달러대로 주저 앉은 반면 리플은 올초 3.7달러대에서 9월 0.2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가 최근 0.5달러를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리플의 상대적 강세는 XRP를 활용하는 리플 랩스의 플랫폼인 ‘엑스래피드(xRapid)’가 침체에서 벗어나 제도권 금융사들로 침투하고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중 국제은행간 통신협회(SWIFT)가 업데이트에 나서면서 많은 은행들이 리플쪽으로 옮겨올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실제 리플은 지난달초 암호화폐를 통해 국경간(국가와 국가 사이의) 송금과 지급결제를 더 저렴하고 더 신속하게 처리하는 서비스를 최초로 제도권 금융사들과 상용화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리플은 XRP를 활용함으로써 불과 몇 분 내에 국가간 송금이나 결제 거래를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엑스래피드 플랫폼을 결제서비스업체인 머큐리FX와 쿠알릭스(Cuallix), 협동조합인 캐털리스트 코퍼리트 페더럴 크레딧유니언 등 3곳과 최초로 상업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또 전날에는 국경간 송금서비스인 센드프렌드(SendFriend) 역시 엑스래피드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스턴 유니온과 머니그램에 이어 주요 송금업체들이 리플 진영에 참여한 셈이다. 이같은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리플 랩스는 올 연말까지 두바이에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동지역으로 거점으로 국경간 지급결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3곳, 쿠웨이트 2곳, 바레인과 오만 1곳, 아랍에미리트 두 어곳 등의 은행과 사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딜립 라오 리플 글로벌 인프라혁신부문 대표가 지난주 밝힌 바 있다. 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9월 한 인터뷰에서 “내년말이 되면 XRP를 활용하는 은행들의 숫자가 10여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한 바 있다. 아울러 세계적인 암호화폐 채굴 및 기술 벤처기업인 비트퓨리(Bitfury)가 8000만달러(원화 약 899억6000만원)에 이르는 투자자금을 조달한 가운데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와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가 출자한 유럽 벤처펀드 등이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퓨리가 8000만달러 펀딩에 성공했고 이 투자에 유럽계 투자펀드인 코렐리아 캐피털(Korelya Capital)이 참여했다. 코렐리아 캐피털은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Antoine Dresch)가 설립한 유럽 투자펀드로, 유럽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네이버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도 출자에 참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인 갤럭시디지털 캐피털매니지먼트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도 투자에 참여했고, 리언그룹과 알맷그룹 등 유럽 기업들도 참여했다. 반면 애플이 자체 팟캐스트에서 투자부문 4위에 올라있던 인기 암호화폐 투자관련 방송인 ‘오프 더 체인’을 폐쇄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제작진측은 사전에 애플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은 바 없고 폐쇄된 이유도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정재웅의 블토경]블록체인 토큰에 경제학이 필요한 이유
- 암호화폐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고 정부 규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 토큰 이코노미를 접목시킨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생태계와 그 생태계가 작동하게 만드는 토큰 이코노미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길잡이가 절실합니다. 이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해외송금 프로젝트인 레밋(Remiit)을 이끌고 있는 정재웅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수석 토큰 이코노미스트가 들려주는 칼럼 ‘블(록체인)토(큰)경(제)’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정재웅 레밋 CFO] 2017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암호화폐 시장은 급격한 가격 변동을 겪었다. 암호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경우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작년 12월16일에는 역사상 최고가인 1만9497.4달러를 기록했지만, 10개월 후인 올해 10월25일 현재 6476.2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이러한 높은 가격 변동성은 암호화폐시장의 리스크가 높음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에 있어 리스크는 곧 가격 변동성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주식시장 폭락과는 반대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안정적인 가격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암호화폐가 안정적인 자산이 아니라 역으로 암호화폐시장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었음을 보여준다.그렇다면 상술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높은 역사적 가격 변동성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분명 사토시 나카모토가 백서를 통해 밝힌 비트코인의 비전은 금융기관의 개입 없이 개인 간 송금 및 지급결제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가치를 지닌 화폐에 준하는 매개체를 제시하는 것이었지만 현재 모습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 비록 지금은 자본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된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높은 변동성은 암호화폐가 지닌 약점 중 하나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에서 한국이 이미 경험한 바 있듯이 화폐의 높은 변동성은 나쁜 신호다.그렇다면 왜 화폐의 높은 변동성은 나쁜 신호인가. 한 경제 체제 내에서 화폐는 다음과 같은 네 기능을 수행한다.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 교환의 매개, 그리고 국가 지불의 수단. 화폐를 통해 우리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측정하고, 현재의 부를 미래로 이전하며,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하고, 국가에 세금을 납부한다. 이러한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화폐는 중앙은행에 의해 발행되고, 정부와 중앙은행은 화폐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단순히 정부와 중앙은행이 발행해서 법정화폐를 신뢰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행에 더해 가치 안정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법정화폐를 신뢰하고 사용한다. 만약 이러한 가치 안정이 보장되지 않으면 법정화폐를 사용할 유인이 없다. 역사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법정 화폐가 그 좋은 예다.문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는 이러한 가치 안정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백서에 총 발행량은 2100만 코인으로 제한하며 각 코인이 미세하게 작은 단위로 나뉘어질 수 있다는 기술적 측면의 설명은 제시했지만 왜 코인 발행량은 제한되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각 코인이 미세하게 작은 단위로 나뉘어지는지, 그리고 코인의 구체적 사용과 그 가치 안정 메커니즘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이더리움을 비롯한 그 이후 발행된 블록체인 토큰들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가치 안정화에 대한 설명이 없는 암호화폐는 미래 가치 상승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혹은 장차 법정화폐를 대신할 수 있으리라는 사람들의 기대로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했고 그 기대가 변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물론 폴 새뮤엘슨이나 루카스 앤 스토키 같은 경제학자들은 그들의 연구에서 화폐는 자체 가치가 없지만 그 화폐가 공급하는 미래 유동성의 그림자 가격의 현재가치가 곧 화폐의 가치가 되기 때문에 화폐 가격에는 근본적으로 거품이 존재할 수 없다는 이론을 전개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에 근거해서 본다면 암호화폐 가격은 사람들이 장차 그 암호화폐가 미래에 공급할 것이라 예상하는 유동성의 그림자 가격의 현재 가치이기 때문에 거품이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학 이론도 암호화폐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정당화하는 근거는 제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사람들의 기대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있으나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암호화폐의 높은 가격 변동은 암호화폐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부분적으로 통화 역할을 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지는 동시에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는 투자자산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법정화폐 경제에서도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에 대한 투자 혹은 시세차익을 노린 핫머니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암호화폐시장에서는 이러한 투자자들의 행동이 더 일반적이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화폐 가치 안정화 노력을 하는 권위있는 중앙기관 없이 시장 참여자들 간 자율적인 합의에 가치 안정화가 이루어지는 암호화폐 특유의 탈중앙화가 큰 이유가 될 것이다.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암호화폐시장에 경제학 논리를 적용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권위있는 중앙기관이 없다는 사실은 역으로 그만큼 세심하게 시장참여자들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인할 경제학적 이론이 필요함을 증명한다. 1996년 윌리엄 비커리와 제임스 밀리스는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 바람직한 행동 유인에 대한 연구`에 대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정보가 비대칭한 시장임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연구를 적용하여 시장 참여자들의 바람직한 행동을 유인하는 메커니즘을 설계할 수 있고, 그렇다면 이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제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는 곧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를 대신하지는 못할지언정 적어도 현실 경제에서 법정화폐와 공존하며 하나의 보조적인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암호화폐시장의 문제는 내재적인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격 변동성을 통제하고 시장참여자들의 바람직한 행동을 유인할 권위있는 중앙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암호화폐에 경제학 이론의 적용이 필요한 이유가 생긴다. 암호화폐시장이야말로 경제학 이론의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미래기술25] 정보 암호화해 분산 저장..해킹 어려워 활용분야↑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블록체인은 혜성처럼 등장한 기술일까요? 암호화폐는 또 무엇일까요? 비트코인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또 블록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블록체인의 역사를 살펴보기에 앞서 용어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블록은 여러 사람이 소유한 동일한 ‘장부’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다수의 블록이 일렬로 연결돼 있는 것을 뜻합니다. 이 블록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예컨대 최근 승인된 거래 내역을 들 수 있습니다. ‘A가 B한테 100만원을 줬다’ 식의 정보입니다. 이 정보는 ‘해시(Hash)’라고 불리는 암호화된 코드로 블록에 저장돼 있습니다. 이 코드는 거래 당사자(A와 B)가 아니면 볼 수가 없습니다. A와 B가 갖고 있는 ‘키’가 있어야 암호화된 정보가 해독됩니다. 이 암호는 각 블록체인마다 생기는 기준이 다릅니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볼까요.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가 만든 ‘정보처리표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 연구소가 고안한 암호코드 생성법을 따르고 있는 것이지요. ‘Blockchain’이라는 단어를 해시(암호)로 표시한 예는 ‘b3fe9b8455ea3ea20e60aae2cadp1d8412a53bc4f3834e3152f77be b4b44d4c’ 입니다. 이 코드는 숫자 하나, 단어 하나만 바뀌어도 그 안의 내용을 해독할 수 없게 됩니다. 블록체인의 위변조가 어렵다는 첫 번째 이유가 됩니다. 이 코드가 블록에 담기는 것이지요. 이 블록에는 그 이전 블록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A블록이 있고, B블록이 있다면, B블록에는 A블록에 적힌 정보(암호)가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진 정보는 암호화돼 B블록에 담깁니다. 이 내용은 이후에 생성되는 C블록에 저장됩니다. 이미 생성된 블록간 앞뒤 정보가 일치한다면 믿을 수 있는 정보가 되는 것입니다. 생성된 블록은 어디에 저장될까요? 블록을 만드는데 참여한 사람들의 컴퓨터에 저장됩니다. 동일한 장부(블록)가 각 사람들의 컴퓨터에 분산돼 저장되는 것입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따라서 해커가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를 해킹하거나 수정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많은 사람들의 PC를 해킹해 블록을 열고, 암호화된 정보를 해독해야 합니다. 사실상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중앙 감시자 없이도 위변조 없는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초로 생성된 블록도 있겠지요? 시작점이 되는 블록을 ‘제네시스블록’이라고 합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3일 ‘제네시스 블록’이 생성됐습니다. 그 불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은행을 위한 두번째 긴급 구제방안 발표 임박, 더 타임즈, 2009년 1월 3일(’Chancellor on brinks of second bailout for banks, The Times, 03/Jan/2009‘)가 기록돼 있습니다. 정부와 은행에 의한 통화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지요. 정부와 중앙은행의 간섭에서 벗어나겠다는 비트코인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내용입니다. ◇암호화폐를 채굴한다의 의미블록체인이 구동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블록이 생성돼야 합니다. 누군가는 블록을 만들고 유지해주는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채굴은 블록체인에 연결된 새 블록을 만들기 위해 하는 작업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블록을 생성하는 작업의 결과로 코인이 나오니까, ‘채굴’이란 용어를 쓴 것이지요. 채굴이란 행위는 동시에 특정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유지되도록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채굴의 방법은 각 블록체인마다 다릅니다. 1세대 격인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블록체인’ 내 암호를 풀면 보상으로 지급됐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채굴되는 비트코인 양이 많아질 수록 암호를 푸는 난이도 또한 높아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앞으로 2009년 이후 100년간 총 2100만개의 비트코인만 발행토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난이도가 어렵다보니, 채굴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고도 많은 편이죠. 1세대격인 비트코인 채굴이 채굴을 하면서 컴퓨팅 파워를 낭비할 수 밖에 없게끔 돼 있다면, 2세대격인 이더리움은 보다 생산적입니다. 이더리움은 앱 서비스 개발이 일종의 채굴이 되는 구조입니다.예컨대 이더리움 암호화폐 이더를 매개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개발한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생산적인 활동을 했을 때 그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가 생기는 것입니다. 채굴의 의미는 최근 더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블록체인 방식이 응용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스팀잇‘은 ’글을 써서 올리는 행위‘ 자체가 채굴과 블록 형성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읽는 글을 쓰고 일종의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면 그만큼 보상으로 받는 코인도 많아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블록체인의 블록 형성이 암호화폐 보상과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수 기업들이 자신들의 계약 신뢰성을 담보하는 방식으로 블록체인을 쓸 수 있습니다. 이때는 블록만 형성합니다.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완결성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의 출현, ‘탈중앙화’ 시대정신과 맞닿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이론적 개념은 1980년대부터 있었습니다. 1982년 데이비드 차움이 정보를 다른 이들이 위변조하거나 함부로 열어보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의 초기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디지털화된 암호화폐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컴퓨터 성능이 미진했고, 인터넷 서비스가 확산되기 전이라 소수 기술자들의 아이디어로 그쳤습니다. 블록체인이 극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때였습니다. 기존 중앙은행 통제식의 금융 구조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던 것이지요. 때 마침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라면서 탈(脫)권위, 탈 중앙화 운동도 일어납니다. 2008년말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상의 인물이 논문을 발표합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시작이었습니다. 여기에 기술적 진보도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발달에 한 몫했습니다.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됐고 컴퓨팅 기술도 커진 덕분입니다. 전세계 수십만대의 컴퓨터가 모이면 1대의 슈퍼컴퓨터보다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바로 P2P(peer to peer) 기술의 발달입니다. 집단 지성으로 뭉친 커뮤니티가 기존 질서를 바꿀 수 있겠다는 믿음이 커졌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프로그램을 짜는 오픈소스의 발달은 블록체인 시대의 도래를 앞당겼습니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이 B라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고 소스 코드를 공개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고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비트코인 블록체인 등 수많은 블록체인도 해당 커뮤니티에 속한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정신은 인터넷 비즈니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페이스북, 유튜브, 우버 등 기존 거대 플랫폼에 대한 반격입니다. 이들 플랫폼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안에서 열심히 일했던 사용자들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보상은 이들 사용자가 아닌 이들 기업의 주주들에게 독점적으로 돌아갔던 것이지요. 지금의 블록체인은 사용자들 그들이 만들어낸 가치를, 그들이 나눠갖게 하자는 데 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인터넷 세상이 펼쳐질 수 있기에, 덕분에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