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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X 붕괴 여파에 코인판 흔들…비트코인, 1만6000달러대 갇혀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FTX 파산 신청에 따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FTX와 관련이 높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서비스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침체 분위기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도 1만600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15일 코인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8시5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8%% 오른 1만664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은 1.7% 상승해 1240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전일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각각 19%, 21%씩 폭락한 상태다.FTX가 발행한 자체 토큰 FTT 가격은 2달러선도 무너져 현재 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일 대비 2% 상승한 것이지만, 일주일 전 대비 93%나 가치가 추락한 것이다.FTX 파산 신청으로 가상자산 시장에는 크고 작은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FTX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서비스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FTX 문제에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파이는 지난 6월 FTX에서 324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업체로, FTX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 11일부터 이용자 출금을 중지시켰다. 당시엔 출금 중단이 고객보호를 위한 일시중지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성명에서 “더이상 평소처럼 사업을 운영할 수 없고 출금 일시 중지는 지속된다”고 언급해, 블록파이가 당면한 문제가 가볍지 않음을 암시했다.FTX가 초기 투자에 참여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솔라나는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솔라나 자체 토큰으로 생태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SOL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SOL은 현재 14달러로 일주일 전 30달러에서 50% 이상 떨어졌다. 또 FTX가 만든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인 세럼(SRM)의 자체 토큰 가격도 하락했다. SRM은 현재 0.28달러로 일주일 전 0.74달러에서 가치가 62%나 줄어들었다.솔라나 재단은 14일 공지를 통해 인출이 중단된 FTX에 1억3454만개의 SRM 토큰과 343만개의 FTT 토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금이 막히기 전 가치로 환산하면 솔라나 재단이 가진 SRM과 FTT 가격은 각각 1억700만달러, 8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솔라나 재단은 또 FTX트레이딩 주식 32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FTX가 130개 넘는 관계사를 모두 포함해 파산 신청하면서 사실상 가치가 전혀 없어졌다.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시장 리더 역할을 해온 FTX의 붕괴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신뢰 감소가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FTX 붕괴 후폭풍…‘큰손’ 기관 투자자들, 암호화폐서 손뗀다(종합)
- [이데일리 방성훈 김상윤 기자] 거래량 기준 세계 3위였던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큰손’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잇따라 손을 떼고 있다. 올해 연이어 발생한 각종 사고로 암호화폐를 더이상 ‘디지털 금’과 같은 잠재적 투자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FTX가 고객 돈을 불법 유용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파산 신청 직후 미심쩍은 대규모 해킹 사건까지 발생하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는 인식이 급속 확산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테라-루나 이어 FTX 사태까지…‘디지털금·안전피난처’ 인식 실종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기관 투자자들이 한때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잠재적 투자 자산으로 여기고 포트폴리오에 포함했지만, 최근엔 이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FTX의 파산 신청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암호화폐가 주류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가능성이 영구적으로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영국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자산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하니 레드하는 “한때 투자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를) 전략적 자산 배분에 편입할만한 잠재적 자산 클래스로 검토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완전히 (논의) 테이블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불과 1년 전 비트코인 가격이 6만 7000달러를 돌파했을 때까지만 해도 기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브릿지워터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비트코인의 5%는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컨설팅업체 PwC가 테라-루나 사태에 앞서 지난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의 42%가 올 연말 비트코인 가격이 7만 5000~10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후 테라-루나 코인 붕괴, 셀시어스, 스리애로우 등 가상화폐 관련 대출·투자업체 파산, 그리고 이번 FTX의 파산 신청까지 대형 사고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암호화폐가 ‘디지털 금’, ‘안전한 피난처’라는 인식도 완전히 사라졌다.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다우딩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암호화폐 가격 폭락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현금을 태우면서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산업이 실패할 운명이라는 점은 너무나도 분명했다”고 꼬집었다. 기관 투자자뿐 아니다. FTX 사태가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코인베이스 내 암호화폐 거래대금은 75% 급감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투자를 대거 줄이거나 아예 발을 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국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수석 투자 전략가 살만 아메드는 “FTX 붕괴로 암호화폐 생태계의 생존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지난 11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의 재무 상태를 상세히 밝히면서, 궁극적으로 고객들의 계정과 자산을 어떻게 더 잘 보호할 수 있는지 등을 설명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최근 부채를 상환할 만큼 충분한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표하겠다고 고객들과 약속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 (사진= AFP)◇FTX 본사 소재지 바하마 경찰, FTX 불법행위 조사 착수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과 FTX의 본사 소재지인 바하마에선 FTX 파산 신청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하마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금융범죄수사국 금융수사팀에서 바하마 증권위원회와 긴밀히 협조해 FTX 파산 신청과 관련해 불법행위가 있는지 정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가 게리 왕 FTX 공동 창업자, 니샤드 싱 엔지니어링 디렉터와 바하마 규제당국과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에선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프리드 창업자가 고객들의 계좌에서 자체 발행 코인 FTT를 자신이 설립한 알라메다리서치에 불법 대출해 FTT 가격을 고의로 올렸다는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FTX가 지난 11일 미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후 시장에선 ‘코인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FTX의 실패가 암호화폐 업계에 연속적인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FTX의 총부채는 최소 100억달러(약 13조 1300억원)에서 최대 500억달러(약 65조 6300억원)에 이른다. 채권자도 10만명을 넘는다. FT는 FTX의 유동자산은 9억달러(약 1조 18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산보호 신청 직후엔 총 6억 6200만달러(약 8700억원)에 달하는 코인이 유출되는 해킹사건까지 발생해 시장 충격이 가중됐다. 일각에선 프리드 창업자와 그 측근들이 저지른 내부 소행 가능성이 제기된다.
- "FTX 보니 아무도 못 믿겠다"…코인시장 `엑소더스` 조짐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낸데 이어 파산 신청 직후 미심쩍은 수억달러에 이르는 해킹 사건까지 발생하자,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시장에서 발을 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FTX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해 경쟁사인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FTX 고객을 흡수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FTX 사태가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코인베이스 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75%나 급감했다. FTX가 예금 인출 중단 등으로 인해 거래서비스 자체가 막혔던 시기에 코인베이스 거래대금까지 급감한 것은, 그 만큼 시장 거래가 죽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대형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소식은 가상자산시장을 자유낙하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에 계속 투자해도 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투자자들의 고통과 불안, 불신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가상자산 가격 바닥을 논하는 건 무의미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이번 FTX의 파산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를 두고 ‘코인판 리먼 브러더스 사건’이라고 하지만, 리먼은 부실 투자로 패망한 회사였던 반면 FTX는 수 많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리먼보다는 고객자금 유용과 회계부정으로 망한 엔론에 비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FTX 사태 이후 코인베이스 거래대금 추이FTX는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는데, 신청서 상 FTX 부채는 100억~500억달러(원화 약 13조2000억~66조2000억원)에 달하며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 더구나 파산보호 신청 직후 총 6억6200만달러(약 8700억원)에 달하는 코인이 유출되는 해킹사건까지 벌어져 충격은 더했다. 일각에서는 샘 뱅크먼 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와 그 측근들이 저지른 내부 소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을 정도다.이커머스 플랫폼인 셀릭스를 이끄는 대니얼 세르바데이 CEO는 “경험도 많지 않은 기업인들이 사업을 벌인 것도 황당하지만, 고객들을 대상으로 폰지 사기와 같은 행각을 한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올 초 테라-루나 사태 때 봤듯이, 하나의 코인 프로젝트가 무너질 경우 거래소와 대출업체(디파이), 벤처캐피탈 등이 줄줄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요인이다. 거래대금 기준으로 세계 1위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창업해 크립토 분야에서 최고의 억만장자 중 한 명으로 올라선 자오창펑 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 “FTX의 몰락은 앞으로 더 많은 가상자산 회사들이 무너질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첫 번째 사례일뿐”이라며 FTX의 파급효과로 인해 부실의 전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FTX가 무너지면서 폭포효과처럼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FTX의 생태계에 더 가까이 있었던 기업일수록 더 큰 타격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조만간 다른 가상자산업체들이 부실화했다는 소식들이 보도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부실화된 가상자산 기업들의 상황이 대부분 드러나는데 2~3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점쳤다. 디지털자산 브로커리지 업체인 글로벌블락의 마커스 소티리우 애널리스트 역시 ”아직까지 정확한 시장 영향을 가늠하긴 힘들지만, 다른 업체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지켜봐야 한다“며 ”FTX의 몰락이 시장에 가져올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며, 조만간 더 많은 코인 거래소와 업체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투자자들도 코인시장에서 발을 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인니스와 크라토스가 국내 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3.7%가 “FTX 사태 이후 이미 코인 투자를 줄였거나 앞으로 줄일 것”이라고 했다. “코인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36.3%에 그쳤다. 또 투자자 중 가장 많은 37%가 “이번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1만3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했고, “비트코인이 1만달러 아래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응답도 26.5%에 이르렀다. 32% 정도는 “현 가격대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봤다. 이에 시장도 당분간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투기적 거래가 많아야 거래대금이 늘고, 거래대금이 늘어야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사 엘리스 모페트 내이튼슨 애널리스트는 “최근 진입한 투자자들은 이와 같은 시장 붕괴를 거의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이며, 단타 위주의 투자자들은 겁을 먹고 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코인 혹한기를 더 깊어질 것이고, 개인투자자들은 겨울잠 모드로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러미 얼레어 USDC 발행사인 써클 CEO도 “FTX 사태는 투명성 부족과 거래상대방 리스크, 투기적 거래 등 가상자산시장이 지닌 더 깊은 문제들을 표면 위로 드러냈다”며 “이로 인해 과거 투기적 강세장에서 올랐던 부분들이 빠지는 하락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FTX 파산에 급등한 코인베이스…비용절감 나선 아마존 `방긋`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연이틀 강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랄프로렌처럼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물론이고 아마존과 같이 적극적인 비용 감축 행보를 걷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적극 화답하고 있다.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황에서도 미국 최대 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가는 오히려 급등세를 탔다. ◇코인베이스(57.46달러, +12.84%)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 주가가 글로벌 3위 코인 거래소인 FTX가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한 이날 전일대비 12.84%나 급등한 57.4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고객 자산 유용과 자회사들과의 불투명한 거래 등이 폭로되며 뱅크런에 시달리다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까지 인수를 철회하자 견디다 못한 FTX는 결국 파산보호 신청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쓰고 말았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2년 만에 최저 수준인 1만5000달러대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코인베이스 주가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FTX 파산의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마침 이날 보고서를 낸 파이퍼 샌들러도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유지하면서 “코인베이스가 이번 가상자산 혹한기를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며 “FTX 몰락으로 인해 가상자산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코인베이스는 사업 포지셔닝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하루 전에도 오펜하이머 역시 목표주가를 107달러에서 89달러로 낮추긴 했지만, 코인베이스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오펜하이머는 “FTX 사태는 가상자산시장 내 허리케인급 재앙이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정부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FTX 관련 위험 노출액(엑스포저)가 낮은데다 단기적으로 거래량 증가나 FTX 거래소 투자자 유입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노스롭 그루먼(492.70달러, -7.32%) 록히드마틴(463.86달러, -5.48%)미국 주요 방산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겼던 헤르손 지역을 되찾은데 이어 14일 첫 대면회의를 가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사태의 돌파구를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우크라이나는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초 러시아에 헤르손을 빼앗겼으나 지난 11일 8개월 만에 수복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헤르손 철수 작전을 완료했다”며 퇴각을 공식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내 60개 이상의 정착지에서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밝혔다.또 이날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오후 6시30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 미중 양국은 양국 관계, 경제, 대만 및 북한 문제를 비롯한 역내 이슈,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세계정세, 기후변화와 보건 협력 등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심도 있고 포괄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이에 뉴욕 증시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1위 방위산업체인 노스롭 그루먼(NOC) 주가는 7.32%나 급락했다. 또 미국 최대 군용기 제조업체인 록히드마틴(LMT) 역시 5%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랄프로렌(104.38달러, +9.36%)미국을 대표하는 의류업체인 랄프로렌(RL)이 양호한 3분기 실적과 그에 대한 월가 투자은행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강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정규장에서만 9% 넘는 급등세를 탔다. 랄프로렌은 이날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23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2.08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또 매출액도 15억8000만달러로, 전망치인 15억6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특히 동일점포매출은 7%나 성장해 월가 전망치의 2배를 웃돌았다. 이에 회사 측은 부진한 경기에 대한 우려감 속에서도 올 회계연도 연간 실적 전망치도 종전대로 유지했다. 이 같은 실적이 공개되자 UBS는 보고서를 내고 랄프로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128달러에서 130달러로 높여 잡았다. 그러면서 “랄프로렌은 강한 턴어라운드 주식”이라고 평가하면서 “3분기 EPS가 양호했고 그로 인해 앞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더 확대될 것인 만큼 이 주식은 앞으로 12개월 내내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마존 (100.79달러, +4.31%)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AMZN)이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4% 이상 뛰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1만명 이상의 직원과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인공지능(AI) 음성서비스인 알렉사 사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알렉사가 속한 기기 사업부의 영업손실은 연 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또 아마존은 로봇, 소매 사업부 등지에서 여러 팀을 없애고 소속 직원들을 더 수익성이 좋은 분야로 재배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비용절감 작업은 물류 부문을 포함해 회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아마존의 대대적인 비용 절감 노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분기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이후 메타가 대대적인 비용 절감과 인원 감축에 나선 뒤로 FANNG 주식들의 비용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90% 폭락한 FTT코인 국내 15만개 유통…“대형 거래소 망할 줄 몰랐다”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글로벌 2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FTX 국내 이용자가 출금이 막혀 발만 구르는 중인데, 이 중에는 수천, 수억 원의 목돈을 맡긴 투자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TX와 연관된 FTT, 솔라나 토큰의 보유자들도 자산 가격이 50~90%까지 하락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사건으로 투자자들은 “이런 대형 거래소가 망할 줄은 몰랐다”며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크립토 윈터(시장 침체기)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FTX 파산 신청으로 자산 출금이 막힌 FTX 국내 이용자 수는 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지난달 FTX앱의 월 이용자 수(MAU)는 1만14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부터 지속한 시장 침체로 한동안 앱에 접속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실제 이용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FTX는 바이낸스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글로벌 거래소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없는 마진 거래가 가능하고 코인 출금 시 수수료도 없기 때문에 FTX를 이용하는 국내 투자자가 많았다.이중 상당수는 수천, 수억원의 고액을 FTX에 맡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에 코인이나 달러를 보관만 해놔도 연이율 5~8%의 이자 주는 상품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FTX는 1만달러 미만을 예치할 경우 8%, 1만~10만달러를 예치할 경우 5% 이자를 지급했다. 최근 침체된 시장에서 트레이딩으로 돈을 벌기가 어려워진 투자자들이 이 상품을 고금리 예·적금처럼 생각하고 이용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FTX의 파산 신청으로 거래소에 맡긴 돈을 찾을 방법이 막막해진 국내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졌다. 커뮤니티에는 “국내 거래소에서 상폐된 코인을 옮겨놨는데 글로벌 2위 거래소가 망할 줄 몰랐다” “파산했다고 뜨니 이제 희망이 안 보인다”는 등의 피해 호소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인기 트위치 스트리머 랄로도 지난 12일 개인방송에서 “설마 뱅크런이 나겠냐는 생각에 10만달러 예치금을 그냥 뒀다가 날렸다”고 토로했다.FTX는 지난 9일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코인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출금을 제한했지만,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법정화폐 출금은 가능하게 했고, 본사가 있는 바하마에서 한시적으로 출금을 허용하기도 했다. 파산 신청을 낸 이후로는 법원 감독하에 이뤄지는 구조조정 절차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졌다. 전문가들은 고객 예금이 고객의 자산으로 인식되면 비교적 빨리 회수할 수 있지만, FTX의 자산으로 간주되면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 돈을 찾지 못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 과정이 수년은 걸릴 수 있다. 미국 로펌 롭앤롭의 다니엘 베시코프 파트너는 마켓워치를 통해 “계좌 보유자들의 인출이 당분간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들은 매우 지저분하고 복잡한 파산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FTX가 파산 법원에 낸 서류에 따르면 회사의 부채는 최대 500억달러(약 66조원)이고 남은 자산도 비슷한 규모다. 채권자는 10만 명이 넘는데 대부분이 FTX 이용자일 것으로 보인다.이번 사태로 FTX와 밀접하게 관련된 코인인 FTT와 솔라나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FTT는 FTX가 자체 발행한 토큰이다. 이번 사태가 수면위로 떠오른 지난 8일 만해도 22달러였던 것이 현재 2달러가 되면서 가치가 90% 폭락했다. FTT가 상장된 국내 거래소는 코인원, 코빗, 고팍스 3곳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3개 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물량은 최대 15만개 수준으로 집계됐다. 총액으로 보면 330만달러(43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30만달러(4억원)로 쪼그라들었다. 3개 거래소는 사태가 발생한 직후 FTT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고, 지난 12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2주 내에 거래가 중단될 예정이라 제때 처분하지 않으면 디지털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솔라나는 FTX 관계사이자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전문투자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초기에 투자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한 코인이다. 지난 8일 30달러에서 현재 14달러로 50% 이상 떨어졌다. 전체 일일 거래량의 18% 이상이 국내에서 일어날 만큼 국내 투자자가 많아, 이번 가격 폭락에 따른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FTX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흔들리면서 발생한 피해도 막대하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8일 1조200억달러에서 현재 8480억달러로 17% 축소됐다. 약 230조원 규모의 가치가 단 5일 만에 사라진 것이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도 1만6000달러대 머무르며, 최근 2년 만에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다.FTX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크립토 윈터가 길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근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듯했는데, FTX 사태로 다시 발목이 잡혔다.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의 이현우 대표는 “개인들이 거래소에 돈을 맡겨 놔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자금경색이 심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 美소비경기 한 눈에…연준 매파 반격 나설까 [이정훈의 美증시전망]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번주는 지난주 중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이어졌던 주식시장 랠리가 이어질 수 있을지 테스트 받는 기간이 될 전망이다. 주요 소매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와 10월 소매판매 지표가 공개되면서 미국 소비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연설이 집중된 만큼 기대가 커졌던 통화긴축 속도 조절론에 대한 발언 수위가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는 전년동기대비 7.7% 상승하며 월가 전망치인 7.9%를 밑돈 10월 CPI 덕에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그로 인해 증시는 강한 랠리를 펼쳤다. 특히 테크업종지수가 한 주 간 무려 10%나 급등했고, 나스닥지수도 주간으로 8% 이상 올랐다. 일단 이번주 흐름은 CPI 발표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인덱스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나스닥지수 추이또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세를 탄 것이 전체적인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지도 고려해야할 변수다. 아트 호건 B.라일리 파이낸셜 수석 시장전략가는 “가상자산과 위험자산 간에 상관관계는 분명히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FTX의 붕괴는 최근 가상자산시장에서 자주 있었던 소식 중 하나인 만큼 증시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이 현실화할 경우 남는 우려는 미국 경제 전망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경기가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다. 그런 점에서 이번주 나오는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10월 소매판매 지표는 미 소비경기를 가늠할 중요한 이벤트다. 이번주엔 미국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월마트를 비롯해 최대 주택 및 건축자재 중심의 유통업체인 홈디포, 타깃과 메이시스, 갭과 로우스, 콜스 등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집중된다. 이들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물론이고 4분기 및 내년 실적 전망, 재고 수위 및 전망, 이들이 증언하는 소비지출 현황 등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올 들어 지금까지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추이아울러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소비경기 진단인 소매판매 지표도 관심을 끈다. 현재 월가에서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8% 증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9월의 0%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4% 증가해 9월의 0.1%를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가장 최근의 신용카드 지표만 봐도 미국 소비지출이 여전히 견실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팬데믹 이후 늘어난 초과저축과 양호해진 재무제표 덕에 소비가 꿋꿋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10월 산업생산 및 제조업 가동률 등 제조업지표와 1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 10월 신규주택 착공 및 건축허가 건수, 10월 기존주택 판매 등의 주택지표 등도 지켜봐야할 변수다. 지난주말 3.8% 수준까지 내려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이번주에도 상승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도 주목해야할 부분인데, 이는 결국 연준 고위 인사들이 통화긴축 속도 조절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한 주에만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 상대적으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가진 인사들의 외부 연설이 줄지어 예정돼 있다. 호건 전략가는 “기본적으로 연준의 모든 인사들은 매파적이며, 그나마 상대적으로 온건한 매파를 비둘기파라고 부를 뿐”이라며 “현재 시장에서는 이들 비둘기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이번주에는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매파들이 ‘금리 속도 조절은 실시하더라도 그 이후에 높은 기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식의 메시지를 밀어 붙일 수 있다”고 점쳤다.
- `FTX 몰락` 궁금증 셋…①왜 ②고객 돈은 ③코인시장은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금융시장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FTX는 최근 펀딩 과정에서 최대 320억달러의 몸값을 인정 받았던 거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다. 자사의 부정적인 사업 관행이 폭로되면서 위기에 처했던 FTX는 세계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인수를 포기했고 이후 사용자들이 60억달러에 이르는 예치금을 인출하자 11일(현지시간)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주한때 가상자산업계 최고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렸던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곧바로 CEO직에서 물러났다. FTX 거래소가 붕괴 직전까지 가면서 그의 자산도 하루 아침에 수 십억달러나 허공으로 증발하고 말았다. 실제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지난 8~9일 간 뱅크먼 프리드의 순자산은 9억9150만달러까지 추락했다. 1주일 새 152억달러에서 94%가 사라졌다. 제임스 로열 뱅크레이트 애널리스트는 “FTX의 몰락은 가상자산시장의 더 광범위한 하락,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의 소멸까지도 초래할 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①FTX는 왜 몰락했나지난주부터 코인시장 안팎에선 FTX와 그 자매사인 알라메다 리서치가 자체 발행 토큰인 FTT를 이용해 부적절하게 사업을 진행했고, 거래소에 예치한 고객 자산까지 대출에 활용하면서 60억달러 이상의 잠재 부실이 발생했다는 게 속속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19년에 같이 사업했다가 엑시트하는 과정에서 21억달러 어치의 FTT를 지분으로 받았던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가 FTT 전량을 처분하겠다고 선언하자, 급기야 FTX와 알라메다의 파산설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할 것이라던 구속력 없는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했지만, 하루 만에 인수 의사를 철회했고, 뱅크먼 프리드는 월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94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 패키지를 추진했지만 투자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에 FTX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고, FTT 가격은 72%나 폭락하고 말았다. 수일 간 고객 예치금 인출을 중단하고 거래서비스도 멈췄던 FTX는 한꺼번에 몰려든 60억달러 규모의 예치금 인출에 버티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②FTX 고객 돈은 어떻게파산보호 신청 이후 구제금융이 이뤄져야 투자자 예치금이 어느 정도라도 보호될 수 있다. 미국 법으로는 가상자산 투자자금은 법으로 보호되지 않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예치금은 구제금융에서 배제되고 있다. 마틴 라인웨버 마켓벡터 인덱스의 디지털자산 상품 전략가도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FTX도 보험은 들어놓고 있지만, 그 적용 범위는 절도나 사기 같은 특정한 범죄 사건에만 적용될 뿐 거래소 파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만약 구제금융이 없다면 FTX 예금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FTX 잔고와 FTT 토큰 가격미국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나설 수도 있지만, 아직은 분명치 않다. 이날 크리스틴 존슨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은 “FXT가 CFTC의 규제 대상이었다면 고객 채권 보호와 유동성 준비금에 대한 조건 등이 적용됐을 것”이라며 “향후 의회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에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남아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는 의회와 규제당국자들에게 가상자산산업과 임원들에게 책임을 요구하도록 하는데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이제 가상자산업계에 대한 더 강력한 법규와 법 집행을 통해 일반인들을 보호해야할 때”라고만 했다. 로열 애널리스트는 “지금 바로 거래소가 해야할 일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법적 의무와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③코인 가격 더 떨어질까`거래소 공룡`인 FTX의 몰락은 분명 가상자산시장엔 좋지 않은 신호다. 라인웨버 전략가는 “이미 비트코인 가격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고, 전체적인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만6000달러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FTX 사태 이후 최근 일주일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월가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생산 원가를 기준으로 비트코인 1만3000달러가 바닥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단순한 거시경제 악화에 따른 파산이 아니라, 고객 자산 유용 등과 같은 부정행위로 인한 파산인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로 이뤄지는 가상자산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실 도미노 가능성도 있어,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도 무의미할 수 있다. 로열 애널리스트도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곤 다른 모든 가상자산 가격은 해당 자산의 펀더멘털이나 (발행 회사의) 현금흐름이 아닌 그 미래 비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FTX의 붕괴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가상자산 가격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크레이그 얼람 오안다 선임 애널리스트 역시 “FTX의 붕괴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가상자산업계의 불확실성과 타격이 얼마나 크게 나타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면서 “그 후폭풍의 크기에 따라 시장 영향도 좌우되겠지만, 현재로선 여전히 코인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급격한 하락에 취약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美 1등 거래소 CEO의 쓴소리 "FTX 사태는 규제 공백 탓"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의 파산보호 신청 사태에 대해, 미국 1위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규제 공백을 이유로 들며 보다 신속한 규제의 틀이 마련하기를 촉구했다. 암스트롱 CE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쓴 특별 기고를 통해 “최근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파산을 선언했는데, 이는 자사의 부정적인 사업 관행이 드러난 뒤로 고객 예치금이 잇달아 인출된 탓이었다”며 “코인베이스는 FTX에 대한 의미있는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없지만, 현 상황에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우려와 공감을 표시한다”며 글을 시작했다.브라이언 암스트롱그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FTX의 몰락은 깊이 얽혀 있는 기업들 간의 이해상충을 포함한 위험하고 비윤리적인 사업 관행, 고객 자산을 무단으로 빌려주기로 한 결정의 결과로 보이는데, 이는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며,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적하고 기소하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스트롱 CEO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지금까지 미국 규제당국이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제를 제공하는 걸 거부해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지금까지 가상자산 거래서비스가 안전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제공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이는 대출과 마진거래, 공매도,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는 가능했던 가상자산 기반의 다양한 금융상품 등이 미국에서는 모두 불법이라는 뜻”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렇다 보니 미국 소비자들과 사업자들 모두 미국 규제당국의 관할권 밖에 있는 위험한 역외 플랫폼 위주로만 활동해왔고, 실제 가상자산 활동의 95% 이상이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FTX도 작은 섬나라인 바하마에서 운영됐었다”며 “규제당국이 FTX의 이런 행동을 강요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FTX가 아무런 영향 없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은 만든 셈이었다”고 꼬집었다. 암스트롱 CEO는 “미국 당국은 명확한 규제 지침을 마련하는 대신에, 적극적 법 시행을 통한 규제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이는 미국 경쟁력에도 좋지 않고 해외 가상자산업체들이 파산할 때 손해를 보는 것도 미국인들인 만큼 미국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미국을 가상자산 기업들이 활동하기에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스마트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많은 이들이 가상자산 기업들이 규제를 원치 않는다고들 생각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정책당국에 적극 협력해왔다”며 “가상자산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다른 국가의 중앙집중화 거래소에 대한 합리적 규제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스트롱 CEO는 “장기적으로 가상자산업계는 현재의 거래소처럼 제3자를 신뢰하는데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금융을 통해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할 기회가 있다”면서도 “적어도 그 때까지 규제당국은 가상자산시장에 대해 제대로 규제하고 혁신을 장려하며 소비자를 보호할 명확한 규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받아들이고 있고 2억명이 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등 이제 가상자산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제 명확한 규제를 제공함으로써 이 산업에서 주도권을 쥘 것인지를 선택할 책임이 미국 정부에 있다”며 글을 끝냈다.
- 결국 파산신청한 FTX에 비트코인도 휘청…5% 급락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코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 무너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신청을 내고, 샘 뱅크먼 프리드 최고경영자(CEO)도 사임했다는 소식에, 가상자산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12일 코인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5% 하락한 1만692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도 3% 하락해 1280달러에 거래 중이다. 리플, 카르다노, 도지코인, 폴라곤 등 시총 상위권 주요 코인들도 4~6%씩 떨어졌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18% 줄어 8557억달러를 기록했다.샘 뱅크먼 프리드가 FTX CEO에서 물러났다.전날 예상보다 둔화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면서 대폭 상승한 가상자산 시장은 FTX발 악재가 지속되면서 다시 하락했다.FTX는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파산 보호 신청을 냈다. 설립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도 CEO자리에서 사임했다. FTX는 챕터 11파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챕터 11은 단순히 자산을 청산하는 챕터7 파산 절차와 달리, 회사가 사업 구조조정을 희망하는 경우 선택하는 파산 절차다. 파산을 신청하더라도 일상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파산 신청 후 뱅크먼 프리드는 트위터를 통해 “상황이 회복될 수 있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사과했다.FTX의 새로운 CEO는 대형 에너지업체 엔론을 포함해 다양한 파산 사건의 관리자 경험이 있는 ‘존 레이 3세’가 맡았다. 레이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 앞에 힘든 일이 놓여 있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의 시작이다”고 독려했다. 이번 사태는 FTX의 부실운영 문제로 시작됐다. 자체 발행한 FTT코인을 담보로 관계사 알라메다를 통해 달러를 대출받고, 달러로 다시 FTT을 매수해 가격을 뻥튀기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FTX 초기투자자인 바이낸스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5억달러 규모의 FTT코인을 매도하겠다고 밝혀 공포감을 키웠고, FTT 가격이 폭락하면서 FTX에서 코인 뱅크런과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 FTX는 고객 자금을 내어주지 못하고, 자금 출금을 막아 놓은 상태다.바이낸스는 “FTX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시장 패닉을 막겠다”며 FTX와 인수의향서를 체결했지만, 기업 실사를 시작하고 단 하루 만에 인수 철회를 선언해 혼란을 키웠다. FTX 파산을 막기 위해 94억달러(12조8000억원)의 자금 수혈이 필요했지만, 결국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파산신청했다.
- 무너진 '코인계 버핏'…FTX, 66조원 빚 안고 파산 신청(재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굴지의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 부채만 최대 66조원에 달한다. 올해 파산신청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이번 충격의 FTX 사태가 금융시장 전반에 어떤 여파를 몰고 올지 이목이 집중된다.(사진=AFP 제공)◇‘부채 66조원’ 코인업계 사상 최대FTX는 11일(현지시간) 자사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델라웨어주의 한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던 30살 코인 갑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유명한 존 J. 레이 3세가 그 자리를 물려받는다.FTX 사태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FTX를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지 하루 만에 철회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FTX는 바이낸스의 인수 철회 이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곧바로 파산보호 신청까지 했다.파산신청서를 보면, FTX의 부채는 100억~500억달러(약 13조~66조원)에 이른다. 가상자산 업계 역사상 최대다. 또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파산신청 기업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 블룸버그는 “한때 3위 거래소였던 코인 제국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업계에서 ‘백기사’를 자처하며 위기에 봉착한 보이저캐피털, 블록파이 등 다른 회사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더 충격적이라는 평가다.뱅크먼-프리드는 “오늘 자발적으로 파산보호 절차를 신청했다”며 “여기까지 오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파산보호 절차가 어느 정도의 투명성과 신뢰, 지배구조를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더 좋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아래에는 수많은 성토의 댓글이 달렸다.레이 3세 신임 CEO는 “FTX는 오로지 체계적인 공동 절차를 통해서만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며 “성실하고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런 노력을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미국 파산법의 챕터 11은 법원의 감독 하에 영업을 이어가면서 정부 지원과 부채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법원은 일부 부채 탕감 혹은 상환 유예 등으로 기업을 회상시키는 것이 아예 문을 닫는 청산보다 이익이라고 판단하면, 챕터 11의 신청을 받아들이고 구조조정 절차를 감독한다. 실제 유나이티드항공 등 적지 않은 대기업이 이를 통해 정상화에 성공했다. 뱅크먼-프리드의 파산보호 신청은 부채 다이어트를 통해 재기를 노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이 청산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비판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다.파산보호 신청 대상은 이번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으로 꼽히는 알라메다 리서치 등 130여개 계열사들이다. 로이터는 “알라메다로 인해 발생한 FTX의 채무가 1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하원 금융위, FTX 사태 조사 검토중워싱턴 정가까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NBC는 익명을 요구한 한 의회 보좌관을 인용해 “하원 금융위원장인 맥신 워터스 D-캘리프 의원은 의회 차원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뱅크먼-프리드 전 CEO를 의회로 부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원 은행위원장인 셰로드 브라운 의원은 “규제당국은 FTX의 붕괴를 초래한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FTX 사태에 가상자산 가격은 일제히 내리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22분 현재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1만6861.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4.17% 떨어졌다. 장중에는 1만6543.48달러까지 내렸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시총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현재 3.49% 빠지고 있다. 이외에 BNB, 바이낸스USD, XRP, 카르다노, 도지코인 등 다른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내리고 있다.월가에서는 이번 FTX 사태가 금융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산시장에 넘쳤던 유동성이 급격하게 말라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쇼크’일 수 있는 탓이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2의 리먼 사태’ 경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유동성 위기' FTX, 결국 파산보호 신청…코인업계 쇼크(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다수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했다.FTX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델라웨어주의 한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렸던 FTX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물러나고, 존 J. 레이 3세가 그 자리를 물려받는다.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FTX 인수 의사를 밝힌지 하루 만에 철회했고, 그 직후 FTX가 파산보호 신청까지 한 것이다. FTX는 바이낸스의 인수 철회 이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파산신청서를 보면, FTX의 부채는 100억~500억달러(약 13조~66조원)이다. 가상자산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 블룸버그는 “한때 3위 거래소였던 코인 제국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전했다.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오늘 자발적으로 파산보호 절차를 신청했다”며 “여기까지 오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파산보호 절차가 어느 정도의 투명성과 신뢰, 지배구조를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더 좋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아래에는 수많은 성토의 댓글이 달렸다.레이 3세 신임 CEO는 “FTX는 오로지 체계적인 공동 절차를 통해서만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며 “성실하고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런 노력을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파산보호 신청 대상은 이번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으로 꼽히는 알라메다 리서치 등 130여개 계열사들이다. 로이터는 “알라메다로 인해 발생한 FTX의 채무가 1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백기사’를 자처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보이저캐피털, 블록파이 등 다른 회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왔다. 그런 점에서 FTX의 파산보호 신청은 충격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워싱턴 정가까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NBC는 익명을 요구한 한 의회 보좌관을 인용해 “하원 금융위원장인 맥신 워터스 D-캘리프 의원은 의회 차원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뱅크먼-프리드 전 CEO를 의회로 부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원 은행위원장인 셰로드 브라운 의원은 “규제당국은 FTX의 붕괴를 초래한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상황이 이렇자 가산자산 가격은 내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1만6797.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3.7% 이상 떨어졌다. 장중에는 1만6543.48달러까지 내렸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현재 1.2% 빠지고 있다. 이외에 BNB, 바이낸스USD, XRP, 카르다노, 도지코인 등 다른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