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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팔다 걸렸다" 래퍼 랍온어비트 '쇼미9, 통편집'
- 랍온어비트. 사진=Mnet ‘쇼미더머니9’[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래퍼 랍온어비트가 ‘마약을 판매해 걸렸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랍온어비트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법은 법이고 대마 피운다고 피해 아무한테도 안 준다”며 “당연히 살인, 강간, 사기, 음주운전 같은 건 내 도적적, 양심적으로 하면 안 되는 일이다. 피해자가 있으니까. 근데 대마 피운다고 피해자 누가 생기냐”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너희가 좋아하는 국내 래퍼들 (대마초) 다 피운다. 아직 안 걸린 것뿐”이라며 “이게 팩트고 난 재수없게 팔다가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랍온어비트는“누가 자꾸 빌스택스 형 스니치라고 하는데 내가 씨잼이랑 빌스택스 형한테 (마약) 팔다가 걸렸다. 근데 너 같으면 스니치랑 같은 크루 하겠냐”며 말했다. 빌스택스와 씨잼은 과거 대마초와 엑스터시, 코카인 등을 수 차례 흡연,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래퍼다. 랍온어비트는 현재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9’에 출연 중이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쇼미더머니9’ 측은 “이번 주 랍온어비트의 출연분은 모두 편집할 것”이라고 22일 한 매체에 밝혔다. 한편 최근 유명 래퍼들이 마약 논란에 휘말렸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9월 메킷레인 소속 래퍼들의 대마초 흡연 혐의에 대해 수사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7월 이들 5명 중 영웨스트를 기소하고, 나머지 나플라, 루피, 블루, 오왼은 초범인 점을 고려해 기소를 유예했다. 또 뒤늦게 래퍼 니안도 함께 대마초를 흡연한 것으로 밝혀져 이목을 모았다. 오왼은 대마 혐의로 최근 방송이 시작된 Mnet ‘쇼미더머니9’에서 하차하게 됐다. Mnet 관계자는 “‘쇼미더머니9’에 출연한 오왼의 하차가 결정됐다. 남은 방송분에서 모두 편집될 예정이며, 1회 방송분에서도 재편집된다”고 밝혔다.
- 뮤지컬 '비틀쥬스'가 온다
- 뮤지컬 ‘비틀주스’ 공연 장면(사진= CJ ENM)[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환상적인 팀 버튼 월드를 무대로 구현한 브로드웨이 화제작 뮤지컬 ‘비틀쥬스’가 CJ ENM과 세종문화회관의 공동 주최로 2021년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다.‘비틀쥬스’는 2019년 토니어워즈 8개 부문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같은 해 외부비평가상(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드라마 리그 어워즈(최우수 연출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등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 수상을 석권한 뮤지컬로,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맡아 지난해 4월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다.1988년에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비틀쥬스’를 원작으로 기상천외하고 발칙한 무대적 상상력을 발휘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비주얼 스펙터클로 중무장한 작품. 화려한 창작진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스캇 브라운과 앤서니 킹(Scott Brown & Anthony King)이 공동 집필에 참여했고, 뮤지컬 ‘킹콩’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주목 받은 호주 싱어송라이터 에디 퍼펙트(Eddie Perfect)가 작사· 작곡, 뮤지컬 ‘물랑루즈’로 최고의 흥행파워를 증명한 알렉스 팀버스(Alex Timbers)가 연출을 맡았다. 또 ‘해밀턴’, ‘디어 에반 핸슨’ 등 매년 새로운 작품으로 시상식을 휩쓰는 데이비드 코린스(David Korins)가 무대 디자인, 뮤지컬 ‘라이온 킹’의 마스크와 퍼펫을 만들어낸 세계 최고의 퍼펫 디자이너 마이클 커리(Michael Curry)이 참여해 완벽한 판타지 세계를 구현했다.‘비틀쥬스’는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를 소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로, ‘비틀쥬스’가 시종일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뛰어넘어 대담하게 관객과 소통하고 호흡한다.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의 눈 앞에서 상상 이상의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한편, CJ ENM은 ‘비틀쥬스’에 참여할 배우 오디션을 연다. 1차 서류 접수는 오는 11월 18일까지. 보다 상세한 정보는 CJ 뮤지컬 공식 블로그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 [줌인] "세상이 왜 이래!"…위로하고 일침 날린 '칠순 가황'
-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화면캡처(제공=KBS)[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역시 나훈아는 나훈아였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 연휴, 나훈아는 스스로 최고 스타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데뷔 후 첫 언택트 공연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그는 ‘가황’이라는 수식어에 부족함 없는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으로 나훈아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 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KBS2를 통해 전파를 탔다. 같은 달 23일 추첨을 통해 관람 기회를 얻은 1000명의 온라인 관객과 함께한 공연 실황을 담았다. 이 방송은 29.0%의 시청률(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3일까지 추석 연휴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KBS가 3일 오후 10시 30분에 긴급 편상한 스페셜 방송 역시 심야시간대임에도 18.7%라는 높은 시청률을 찍었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공연은 명절에 맞춰 기획한 뻔한 형식의 트롯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서 “TV에서 오랫동안 모습을 감췄던 나훈아의 공연을 2시간 30분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화면캡처(제공=KBS)◇14년 만에 방송 귀환한 트롯 황제 ‘국민 위로’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했다. 이후 ‘고향역’, ‘영영’, ‘무시로’, ‘갈무리’, ‘잡초’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며 ‘트롯 황제’로 군림했다. 2006년 진행한 공연을 끝으로 긴 시간 활동을 중단한 그는 2017년 새 앨범 ‘드림 어게인’(Dream Again)을 내며 컴백했다. 컴백 이후에도 TV 출연은 전무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나훈아가 2006년 MBC 특별기획 ‘나훈아 스페셜’ 이후 14년 만에 출연하는첫 프로그램이었다.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나훈아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으로 지친 국민에게 위로를 주고자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노개런티’였다. 그는 제작진을 통해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꼭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원래는 야외에서 관객과 함께하는 매머드급 공연을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이에 불가피하게 언택트 공연으로 방향을 돌렸다. 계획과 달리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공연의 완성도는 흠 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는 평이다. 나훈아는 무대 중앙과 양옆에 설치된 스크린, 대형 소품 및 특수효과를 활용한 화려한 무대 연출로 시청자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배·기차·용 등이 등장하는 무대 위에서 나훈아는 7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무려 30여곡을 소화하며 명불허전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과시했다. ‘아담과 이브처럼’ 무대에선 와이어를 활용해 공중을 떠다니는 액션까지 선보였다.김헌식 평론가는 “70세가 넘은 트롯 가수가 방탄소년단, 슈퍼엠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언택트 공연을 완벽히 소화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 음악 프로그램이 경연과 오디션 형식에 치우치고 있는 상황에서 오롯이 가수와 공연으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방송가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화면캡처(제공=KBS)◇중장년층부터 2030까지 나훈아 신드롬, 정치권은 무임승차나훈아는 이번 공연으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세대의 마음까지 훔쳤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끝난 뒤 나훈아 관련 키워드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상에서는 나훈아 관련 콘텐츠가 화제로 떠올랐다.특히 나훈아가 공연에서 선보인 신곡 ‘테스형!’의 경우 ‘밈’(Meme, 유행요소를 이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 콘텐츠로 각광받았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테스 형!’이라고 부르며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드냐’고 묻는 노랫말이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다. 네티즌들은 “테스형이 소크라테스일 줄이야…” “소크라테스를 형이라 부를 수 있는 가수는 나훈아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열광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문화계를 강타한 트롯 열풍에 젊은 세대도 익숙해져 있던 상황에서 나훈아가 ‘테스형!’과 같은 굉장히 시대에 앞서 있으면서도 인생의 연륜이 묻어난 가사의 곡들을 선보인 게 안방극장을 넘어 온라인에서까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풀이했다. 나훈아가 공연 중 내뱉은 발언 또한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코로나19 상황 속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향한 감사 인사부터 자유로운 가수의 삶을 살고 싶어 훈장 수여를 사양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나훈아는 특유의 입담과 유머 감각으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방송 이후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한 사람도 본적이 없다”는 발언은 특히 화제가 됐다. 당초 ‘위기 때마다 나라를 지킨 주인공은 국민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자는 취지로 꺼낸 말.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해석해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번 방송이 그 만큼 화제가 됐기에 벌어진 일이다.네티즌들이 주목한 나훈아의 발언은 따로 있다. “세월에 끌려가면 안 된다.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 세월을 끌고 가야 한다”는 발언이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는 ‘나훈아 명언’으로 불리며 회자되고 있다.정덕현 평론가는 “나훈아가 노래뿐 아니라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며 국민에게 위로를 건넨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더욱 강력한 파급력과 화제성을 낳았다”고 짚었다.
- 사기꾼·구미호·좀비 주인공에 액션·로맨스까지…복합장르 꽂힌 안방극장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난 후 올 하반기 안방극장에는 독특한 소재와 복합 장르로 무장한 드라마들의 화려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람이지만 특별한 기술과 능력을 지녔거나 ‘사람도’ 아닌 신비한 생명체들이 주인공으로 나서 액션감 넘치는 화려한 미션을 수행하면서도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애틋한 사랑을 나눈다. 넘쳐나는 채널과 콘텐츠 속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이른바 ‘종합선물세트’ 전략이다.(왼쪽부터)tvN ‘구미호뎐’, JTBC ‘사생활’ 홍보 포스터.◇‘사생활’. ‘구미호뎐’ 동시 첫방송…거대 사기 vs 구미호 액션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오늘 7일(수) 동시에 첫 방송의 포문을 열 JTBC 수목극 ‘사생활’과 tvN 수목극 ‘구미호뎐’이 대표적이다. 먼저 ‘사생활’은 의도치 않게 국가의 사생활에 개입하게 된 사기꾼들이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 골리앗같은 대기업과 사기 대결을 펼치며 국가적 수준의 거대한 ‘사생활’을 밝혀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간 기업과 정치의 유착 등 거대한 사회적 비리를 밝혀내는 드라마들은 많았다. 하지만 잔뼈 굵은 베테랑 사기꾼들이 주인공들이 돼 활약을 펼치는 건 안방극장에 흔치 않은 서사다. 서현과 고경표, 김효진, 김영민 등 주목받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의기투합을 펼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화려한 변신술과 손재간, 스케일 큰 사기의 규모와 액션에 기대감이 상승 중이다. 더불어 등장인물들의 예측 불가 로맨스 라인까지 예고돼 시청자들의 눈을 여러 방면에서 즐겁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도깨비’ 이동욱이 택한 두 번째 판타지물이란 점에서 tvN ‘구미호뎐’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구미호는 과거 ‘전설의 고향’부터 ‘구미호 외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 판타지와 호러, 로맨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자주 애용되던 익숙한 소재다. 하지만 ‘구미호뎐’은 늘 여자였던 구미호의 성별을 남성으로 비틀어 신선함을 안긴다. 2017년 tvN 드라마의 한 획을 이끈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을 맡아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 이동욱이 ‘도깨비’, ‘진심이 닿다’ 이후 1년 만에 tvN으로 복귀한 작품이자 두 번째로 택한 판타지물 주인공이란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구미호뎐’은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와 그를 쫓는 프로듀서의 판타지 액션 로맨스를 다룬다. 이동욱은 극 중 백두대간을 다스리던 산신이었지만 현재는 도심에 정착해 현세를 어지럽히는 요괴들의 심판자가 된 ‘이연’ 역을 맡았다. 입대 후 공백기를 갖다 4년 만에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 배우 김범도 이동욱과 함께 구미호 역을 맡았다. 김범은 극 중 이연의 배다른 동생이자 인간과 구미호 사이에 태어난 독특한 존재로, 이연에 맞서는 강렬한 빌런을 활약할 예정이다. 남자 구미호란 독특한 존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공포와 액션, 멜로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작품 속 구미호는 인간의 간을 빼먹는 공포영화 속 존재 대신,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운 외모와 요괴를 제압하는 신묘한 능력, 빼어난 무예 실력을 갖춘 신비한 존재로 탈바꿈한다.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이 좋아하는 음식에 똑같이 열광하며 오랜 기간 세상에 정착해 살며 쌓은 부와 재력으로 인간 여심까지 사로잡는다. 여주인공을 맡은 프로듀서 조보아(남지아 역)와의 로맨스는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왼쪽부터)KBS2 ‘좀비탐정’,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스틸◇인간다운 좀비의 부패 소탕극, 젤리 퇴치로 학생 지키는 보건교사추석 직전 방영을 시작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있는 화제의 드라마들도 위와 같은 공통점을 지녔다. 지난 21일부터 ‘예능 드라마’란 타이틀을 내걸고 방영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좀비탐정’은 코믹과 좀비 소재의 접목에 우려가 많았지만 막상 방송을 시작한 뒤 마니아 시청자들을 낳으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중 좀비로 부활해 김무영이란 이름을 갖고 인간세계와 공존하는 주인공 무영(최진혁 분)은 굶주림과 잔혹함이란 본능에만 충실했던 기존 좀비물의 공식을 완벽히 뒤틀었다. 최진혁이 맡은 무영은 좀비 영화를 보며 좀비를 때려 잡는 인간들을 무서워하며 배고픔이란 본능을 누르면서까지 인간세계에 적응하고 싶어하는 인간보다 인간적인 좀비다. 인간과 함께 살기 위해 1년 간 관절 운동과 발음 연습에 매진하고 좀비가 되기 전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나는 누구인지 고뇌한다. 그가 곱창을 좋아하고 돈을 벌기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데다 상처를 가려주는 효과만점 비비크림을 구매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모습은 인간이 아닌데도 너무 인간스러워 웃음을 유발한다. 작품을 집필한 백은진 작가는 “기존 좀비물과 달리 좀비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 좀비가 다양한 인간과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김무영이 자신의 과거를 찾는 과정을 통해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이라는 좀비물의 주된 메시지도 담아낸다. 백 작가는 “부패한 좀비보다 더 부패한 인간을 응징하고 처벌하는 이야기”라고도 강조했다.지난 25일부터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도 학교와 학생들이 등장하는 학원물 배경에 특별한 능력을 지닌 보건교사와 그를 돕는 한문교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차별성을 도모했다.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욕망의 ‘젤리’들을 볼 줄 알고 처치할 줄 아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성이라는 점, 특출나게 예쁘거나 신체능력, 재물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아닌 일반 학교의 보건교사(정유미 분)가 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라는 점이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주인공의 기를 충전해줄 수 있는 힐러 역할의 한문교사 남자주인공(남주혁 분)을 내세워 로맨스를 충족시키고,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학원물의 느낌을 살리면서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을 활용한 액션까지 만족시킨다. 다만 소개된 드라마들 모두 주인공의 독특한 특색을 해치지 않으면서 여러 복합적인 장르들을 소화해야 하다보니 이를 소화할 배우들의 몫과 책임이 더 커졌다. 특별한 존재들이지만 보통의 일상을 사는 시청자들이 지닌 감성과 유머, 사랑을 어떻게 괴리감 없게 내보내면서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나훈아 소신 발언에 정치권도 '술렁'..."한편으론 자괴감"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4년 만에 방송에 귀환한 ‘가황’ 나훈아의 소신 발언에 정치권도 술렁였다.나훈아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2시간 반 동안 28곡을 쏟아내며 73세란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그 가운데 시국을 겨냥한 듯한 뼈 있는 발언으로 시청자를 더욱 솔깃하게 만들었다.나훈아는 자신의 공연을 안방에 전달한 ‘공영방송’ KBS에게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며 “모르긴 몰라도 여러분 기대하세요. KBS 거듭날 거다”라고 에둘러 쓴소리를 전했다.또 코로나19 사태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비대면 공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의료진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특히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들고 많이 지쳐 있다”며 “저는 옛날 역사책을 보든 살아오는 동안을 보든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는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고 힘주어 말했다.그러면서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이런 분들 모두가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 IMF 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1등 국민이다”고 말했다.그의 말에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위정자’가 올라오기도 했다.사진=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 캡처이에 정치권도 반응을 나타냈다.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늦은 밤인데 가슴이 벌렁거려서 금방 잠자리에 못 들 것 같다. 나훈아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원 지사는 “저만 이런 것 같진 않다. ‘가황’이 추석 전야에 두 시간 반 동안 온 국민을 들었나 놓았다 했다”며 “힘도 나고 신이 났다. 그런데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고 밝혔다.그 이유에 대해선 “이십 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곤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원 지사는 나훈아가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신곡 ‘테스형!’을 언급하며 “꿈에서 테스형 만나서 ‘세상이 왜 이래’하고 물어보겠다”고 덧붙였다. 테스형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다.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1일 SNS에 “대한민국이 나훈아에 흠뻑 취했다”며 “미(美)친 영향력!”이라고 감탄했다.그러면서 “권력도, 재력도, 학력도 아닌 그가 뿜어내는 한 소절, 한 소절,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움직이고 위로했다”며 “영원히 우리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같은 당의 박대출 의원도 나훈아의 소신발언을 다룬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가황 나훈아의 ‘언택트(비대면)쇼’는 전 국민의 가슴에 0㎜로 맞닿은 ‘컨택트쇼’였다”며 “진정성 있는 카리스마는 위대하다”고 했다.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나훈아의 “두고 보세요, KBS 거듭날 겁니다”라는 발언을 강조하며 “국민 가수의 힘을 실감했다”고 감상평을 남겼다.여당 측에선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대박”을 외첬다.최 전 의원은 나훈아를 향해 “자유로운 영혼 프로페셔널 대중 연예인!”이라고 극찬하며 “온라인 관중의 표정·느낌이 행복하게 바뀌어 간다”고 했다.그는 “세월에 끌려가지 말고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 끌고 가자”라는 나훈아의 말에 “햐”라는 외마디 감탄사를 남기기도 했다.한편,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시청률은 29.0%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KBS 2TV 주말드라마 정도를 제외하면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치다. 지역별로는 부산에서 38.0%로 가장 높았고 대구·구미에서 36.9%로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도 30.03%를 기록하며 3개 지역에서 30%대를 돌파했다. 이밖에 수도권에서는 27.2%, 광주에서는 22.4%, 대전에서는 27.2%였다.
- ‘패트 충돌’ 재판 출석 황교안 “권력폭주 막고자 한 정당방위”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해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사건과 관련해 국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보좌진에 대한 정식 재판이 열렸다. 이날 오전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에 대한 재판이 열린 이후 진행된 두 번째 정식 공판이다.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옛 자유한국당 황교안 전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환승)는 21일 특수공무집행방해·국회법 위반·국회회의장 소동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대표와 당시 의원 6명·보좌진 2명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그동안 네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정식 재판을 준비했는데, 준비기일엔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어 전·현직 의원들은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검찰에 따르면 황 전 대표 등은 지난해 4월 25~26일 의안과 사무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서 막아서는 방법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안과 직원의 법안 접수 업무와 국회 경위의 질서유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민주당 의원 등의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으며, 위법성·책임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윤한홍 의원의 변호인은 “검찰 공소장엔 ‘누가 누구를 어떻게 했는지’가 기재돼 있지 않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면서 “어떤 행위가 폭행이었고, 어떤 사람이 피해자인지 밝혀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인은 또 △(당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사보임의 적법성 여부 △의안과에 팩스를 보내 법안을 접수하는 행위의 적법성 여부 △경호권 발동 요인의 충족 여부 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영상 자료만 보고 (서류를) 빼앗은 건지, 넘겨받은 건지 알 수 없다”면서 “사실과 달리 공소장에 기재되거나 왜곡돼 표현한 사안들이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변호인도 “피고인들은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했고, 이런 인식에서 이런 행위를 했기에 위법성 취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과 경찰이 영상 증거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소지자 자체의 참여가 허용되지 않았다”면서 “영상 증거는 압수절차에서 위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증거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옛 자유한국당 강효상 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어 황 전 대표도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면서 검찰이 적용한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저는 죄인이지만, 제 죄는 법정이 정죄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권력 폭주와 불법을 막고자 한 정당방위가 어떻게 불법이 된단 말이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소된 제 죄목은 성립되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황 전 대표는 또 “(패스트트랙 법안이던)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은 공정과 정의의 본래 가치를 비틀고 왜곡했다”면서 “결과가 뻔해 보이는 이러한 악법을 어떻게 통과하도록 우리가 방치할 수 없었고, 방치했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배임이자 국가에 대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국민께서 기회를 주셨으나 이 정권의 폭주를 막지 못했고, 총선 후 5개월간 불면의 밤과 회한의 나날을 보냈다”면서 “법원도 검찰이 그랬듯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면 제 지휘로 이뤄진 일에 대해 제가 책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니 국회의원과 당직자 27명은 두고 저만 처벌해달라”고 했다. 강효상 전 의원도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의정 활동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강 전 의원은 “영상 자료가 모든 부분을 설명할 수 없고, (검찰 기소는) 상상과 추정으로 구성된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검찰이 공모했다고 기소했지만) 원내 활동처럼 서로 상황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영상 자료를 압수하는 데 전혀 절차적 문제가 없었다”며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한 기소 역시) 영상과 관련된 참고인 진술을 참고해 문제가 없으며, 혹시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피고인들에게 3회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으나 대부분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한편 이들에 앞서 이날 오전 정식 공판을 치렀던 이들도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헌법 정신이 유린당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선택이었고, 저항해야 하는 게 저희 숙명이라 여겼다”며 “국회에서 벌어진 일이 법정에서 재판 대상이 된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날 공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시간별로 나눠 진행되면서 이날 오전엔 김정재·나경원·민경욱·박성중·송언석·이만희·이은재·정갑윤 당시 의원 8명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오후 4시부터는 곽상도·김선동·김성태(비례)·윤상직·이장우·이철규·김태흠·장제원·홍철호 등 당시 의원 9명·보좌진 1명의 공판이 진행된다.
- 고래와 개미의 '투전판'…"닷컴버블보다 위험한 테크버블 온다"
-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20여년 전 닷컴버블 붕괴가 재현되는 것일까. 미국 주요 기술주를 둘러싼 투매 현상이 심상치 않다. 미국 6대 초대형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불과 사흘간 1조달러(약 1190조원) 넘게 증발하는 등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기술주 급등은 ‘나스닥의 고래’라는 별명을 얻은 소프트뱅크의 콜옵션 매수 베팅과 ‘로빈후더’로 불리는 2030 미국 개인투자자의 과감함이 견인했다. 사실상 ‘투전판’에 가까울 만큼 거래가 위험하다는 경고는 계속됐지만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그래서 추후 낙폭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하루 21% 빠진 테슬라 ‘최악의 날’8일(현지시간) 오전 9시45분께. 월요일 미국 노동절을 하루 건너뛰고 화요일 열린 뉴욕증권거래소는 개장하자마자 긴장감이 가득했다. 지난주 2거래일 연속 갑작스러운 하락이 이어질지, 아니면 멈춰설 지를 결정할 갈림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대표 기술주 테슬라는 장이 열리자마자 20% 가까이 폭락했고, 공황성 투매 속에 결국 전거래일 대비 21.06% 마감한 33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CNN은 “테슬라가 2010년 나스닥 상장 이후 역대 최악의 날을 보냈다”고 했다. 이번 달 들어 5거래일간 하락폭은 33.74%에 달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월가의 시선보다 높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37명의 애널리스트에게 물은 결과 테슬라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84.90달러였다. 그보다 더 낮게 본 전문가들도 많았다. 아직도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테슬라처럼 최근 액면분할 후 주가가 급등했던 애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장 초반부터 줄곧 5% 이상 빠졌다. 그 외에 아마존(-4.39%), 페이스북(-4.09%), 알파벳(구글 모회사·-3.64%), 마이크로소프트(-5.41%), 넷플릭스(-1.75%)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그 여파로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6대 IT 공룡의 시총은 3거래일간 1조달러 이상 허공으로 날아갔다. 재러드 와이스펠드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3거래일 애플의 시총 손실액(3250억달러)은 애플의 내년 예상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라고 했다.당장 증시 전반이 충격을 받았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4.11% 내린 1만847.69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째 하락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각각 2.78%, 2.25% 내렸다.기술주가 떨어질 때 누군가 이를 메워준다면 충격이 덜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최근 상승 조짐을 보였던 금융주는 이날 덩달아 폭락했다. JP모건체이스(-3.48%), 뱅크오브아메리카(-3.99%), 골드만삭스(-4.01%), 모건스탠리(-4.82%), 웰스파고(-3.31%) 등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며 반도체주 역시 타격을 받았다. 엔비디아와 인텔 주가는 이날 각각 5.62%, 2.34% 내렸다. 뉴욕 증시가 종목을 가리지 않고 공황상태에 빠진 것이다.[이데일리 이동훈 기자]◇고래와 개미의 ‘위험한 파생거래’월가는 최근 폭락을 두고 고래와 개미의 ‘위험한 거래’ 탓이라는데 무게를 싣는다. 요즘 월가를 가장 달구고 있는 회사는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가 올해 봄부터 주요 기술주 개별 콜옵션을 매수한 결과가 최근 나스닥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현물 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500억달러가 넘는다는, 사실상 도박성 베팅이라는 분석까지 회자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프트뱅크를 두고 “나스닥의 고래”라고 표현했다.옵션거래에 나선 건 소프트뱅크만이 아니다. 수수료 없는 온라인 주식 중개 플랫폼 로빈후드를 이용하는 젊은 투자자인 ‘로빈후더’도 주가가 추후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 속에 옵션 시장에 합류했다. 미국 주식에 연동한 콜옵션 매수 잔액이 올해 6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게 그 방증이다. 이들은 최근 조정장에도 여전히 ‘매수’를 외치고 있다. 자칭 ‘베어마켓 로빈후더’라는 잭손씨는 지난주 테슬라 주가 폭락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은 바닥”이라며 “일생에 있어 투자를 위한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썼다. 이들은 기관투자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만큼 추후 조정장의 충격파는 이전에 비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최근 골드만삭스가 S&P 500 지수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의 동반 상승을 주목하며 “위험 신호”라고 진단한 것은 급격하게 치솟은 옵션 거래와 무관하지 않다. 위험한 파생거래가 늘수록 주가 변동성은 커지고, 이는 곧 거품 붕괴의 골이 예상보다 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로키 피시맨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S&P 지수와 VIX 지수가 동반 상승한 건 (닷컴 버블 때인) 2000년 3월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경제 펀더멘털이 가라앉는 와중에 단기 폭등한 기술주가 흔들리면 닷컴 버블과 같은 테크 버블이 올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 수석전략가는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았다”며 “사상 최대 수준의 콜옵션 거래량, 월가의 강세 전망 수준 등 기술적인 지표들을 보면 시장의 낙관론은 너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 `특금법 준비 분주` 가상자산 거래소…투명성 강화하고, 새 코인도 상장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내년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분주하다. 특금법의 핵심 요건인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구축해 투명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고, 신규 코인 상장 및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며 본격 경쟁을 대비한 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가상자산 사업자 범위 등 시행령 조율…“9월 중 공개될 것”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특금법 시행령이 공개돼 입법 예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정부 유관부처는 가상자산 사업자 범위와 실명확인계좌 발급 기준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시행령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특금법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 도입 △고객확인 및 자금세탁방지 의무 부여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가상계좌 발급 △다크코인 거래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난 3월 특금법을 공포하면서 1년 후에 시행하기로 했고, 기존 사업자에 대해선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돼 가상자산 거래소 및 사업자들은 내년 9월 이전에 특금법에 규정된 자격요건을 갖추고 FIU에 신고를 해 수리를 받아야만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빗썸·업비트, 자금세탁방지 구축 완료…“내부통제 강화 주력”이에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우선적으로 자금세탁방지 등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빗썸은 전날 △자금세탁행위 방지를 위한 고객확인(CDD·EDD) 의무 수행 및 의심거래보고(STR) 시스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가상자산 거래 추적 시스템으로 구성된 AML 토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은행·보험 등 기존 금융권에도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공급한 옥타솔루션과 함께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향후 특금법 시행령이 공표되면 트래블룰(Travel Rule) 지원을 위한 여러 기능들을 옥타솔루션의 ‘옥타레그테크플랫폼(ORP)’에 통합해 시스템 보완·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빗썸은 지난 4월 허백영 전 대표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지난해 설립했던 자금세탁방지센터를 중심으로 준법감시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권 출신의 준법감시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임직원 대상 교육을 정기화하며, 업무 규정도 보강할 예정이다.빗썸 관계자는 “특금법이 시행되면 사실상 거래소 인허가제와 마찬가지가 되므로 이를 위한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며 “ISMS를 갱신하고 은행에서 발급받은 실명확인 계좌를 유지하는 조건도 맞추는 등 내부 통제 강화에 애쓰고 있다. 시행령이 구체화되면 그에 맞춰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지난 7월 AML 시스템 개발 및 구축을 완료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전문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 크리스탈과 제휴를 맺고 내부 통제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또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 파악이 불가능한 지코인(XZC), 버지(XVG), 나브코인(NAV), 익스클루시브코인(EXCL), 호라이즌(ZEN) 등의 다크코인 5종에 대한 거래도 종료했다.빗썸과 업비트 이외에도 코인원은 지난 2월 에이블컨설팅과 AML 구축을 완료했으며, 한빗코는 지난 4월 다우존스 워치리스트를 도입하는 등 거래소들의 AML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객유치 경쟁에도 대비…`디파이` 돌풍 잡아라이와 더불어 특금법 시행과 함께 펼쳐질 본격적인 고객유치 경쟁에 대비해 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올해 각각 41개, 57개의 종목을 신규 상장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특히 세럼(SRM)·컴파운드(COMP)·커브(CRV) 등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탈중앙화 금융서비스(디파이) 관련 코인들이 연이어 상장됐다. 빗썸도 지난 4월부터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불닥스’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파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업비트는 지난달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수수료 없이 계정간 가상자산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하는 등 금융 서비스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ISMS를 갱신하는 등 특금법을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의 효율적인 가상자산 투자 및 관리에 도움이 될 새로운 기능들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