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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바이든 '반도체 자립' 선언이 가진 세 가지 의미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열린 반도체 화상 회의에서 발언하며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출처=더힐)[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자립화’ 드라이브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반도체 설계 외에 생산까지 늘려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본격 견제하며 △이를 통해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는 곧 인프라”라고 강조했다.반도체 산업은 장비부터 칩 설계(팹 리스), 설계 소프트웨어 제조(EDA), 제조 위탁(파운드리) 등에서 수십개 회사들이 얽혀 있다. 그 자체로 글로벌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랜 기간 유지됐던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대놓고 표하면서, 반도체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①생산 늘려 글로벌 공급망 재편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 회의에 직접 참석해 “반도체는 곧 배터리이고 광대역망”이라며 “이것은 모두의 인프라”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20세기 중반과 20세기 말 세계를 주도했고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며 “미국이 반도체 투자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이날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회의 초반 나온다는 사실이 전날 깜짝 공개됐다. 그가 얼마나 반도체를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인 뒤 “오늘날의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반도체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과정이 글로벌 분업화된 산업이다. 미국은 반도체 장비(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 칩 설계(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등에 독보적인 강점이 있는 나라다. 반도체 원천기술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계와 제조를 동시에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 역시 인텔, 마이크론,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등이 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AMD가 제조 분야를 분리매각해 설립한 글로벌 파운드리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파운드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 삼성전자(005930), 대만 TSMC, 중국 SMIC 등에 철저히 밀려 있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생산 비중은 지난 1990년 37%에 달했으나 지금은 12%에 불과하다.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공급망 재편을 수차례 강조하고 최근 반도체에 500억달러를 쏟아붓겠다고 한 건 생산 능력 향상과 직결돼 있다. 반도체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각하고 있는 데다 근래 반도체 수급난으로 미국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이같은 기류가 굳어졌다. 미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의 공급을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진 것이다.인텔이 지난달 갑작스럽게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차량용 반도체 제조에 직접 나서겠다”며 기존 라인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텔은 주로 개인용컴퓨터(PC)와 서버용 반도체 칩을 생산해 왔다.②중국 반도체 굴기 견제 본격화두 번째는 중국 견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언 초반 23명의 상원 의원과 42명의 하원 의원에게 서한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의원들은) 서한을 통해 중국은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지배를 위해 공격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며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반도체 투자 확대를) 기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객관적으로 아직 강한 편은 아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 팹 리스 업체 하이실리콘 정도가 주요 회사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같은 굴지의 IDM 역시 없다. 다만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SMIC와 하이실리콘을 블랙리스트(수출 통제 대상)에 올리고 바이든 행정부가 슈퍼컴퓨팅 기관·업체 일곱 곳을 추가로 포함한 건 그 연장선상에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회의를 직접 챙긴 건 근래 최대 이슈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문제를 넘어 장기적으로 중국과 패권 경쟁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③국가 안보·고용 확대 함께 잡기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동시에 반도체 문제를 일자리 확대와 연결지을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반도체 투자는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을 다시 활성화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고용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의회와 업계를 향해 “일자리 계획을 처리하고 미래를 위해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투자를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반도체 문제는 초당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라고 했다.한편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TSMC, 알파벳(구글 모회사), AT&T, 커민스, 델 테크놀로지, 포드, 제네럴모터스(GM), 글로벌 파운드리, 휴렛패커드(HP), 인텔, 메드트로닉, 마이크론, 노스럽 그러먼, NXP, PACCAR, 피스톤그룹,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스텔란티스 등 19개사가 참석했다. 반도체 기업 외에 반도체를 사용하는 항공우주, 의료장비, 자동차업체 등이 대거 나왔다.삼성전자에서는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참석했다. 이외에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짐 팔리 포드 CEO, 매리 바라 GM CEO, 팻 갤싱어 인텔 CEO 등이 나왔다.
- 미 반도체산업협회 "바이든의 반도체 회의, 중요한 기회"
-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 (사진=SIA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 직접 참석하는데 대해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장기적인 복원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12일(현지시간) SIA에 따르면 존 뉴퍼 SIA 회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백악관과 반도체업계 고위인사들의 만남을 환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참석 하에 치러진 반도체 회의를 두고 미국 반도체업계가 기대감을 표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대만 TSMC, 알파벳(구글 모회사), AT&T, 커민스, 델 테크놀로지, 포드, 제네럴모터스(GM), 글로벌 파운드리, 휴렛패커드(HP), 인텔, 메드트로닉, 마이크론, 노스럽 그러먼, NXP, PACCAR, 피스톤그룹,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스텔란티스 등 19개사가 참석했다. 반도체 기업 외에 반도체를 사용하는 항공우주, 의료장비, 자동차업체 등이 대거 나왔다.뉴퍼 회장은 “미국의 전세계 반도체 생산 비중은 지난 1990년 37%였으나 지금은 12%로 낮아졌다”며 “이는 경쟁국들의 정부가 제시한 엄청난 보조금 때문에 미국이 신규 반도체 공장 유치에 불리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퍼 회장은 또 “미국 정부의 반도체 연구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경쟁국들은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큰 투자를 해 왔다”고 했다.그는 “이번 회담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강점과 복원을 보장하기 위한 제조·연구 투자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다룰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있다”고 했다.실제 바이든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중국의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는 목적으로 미국 내 반도체 개발·제조와 반도체 선진국인 동맹국들과의 연대를 통해 공급망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인프라 패키지에도 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투자안이 포함돼 있다. SIA는 AMD, 엔비디아, 마이크론, 브로드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등 미국 내 주요 반도체 회사들이 회원사로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TSMC, NXP, 인피니언, 키옥시아, ARM 등 글로벌 회사들도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도체 회의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업계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기 위해 참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車반도체 공급부족, 내년 혹은 내후년까지 이어질 수도"(종합)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대단히 진보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 아닙니다. 다만 차동차업체들은 풍부한 기능을 가진 칩을 원하는데,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그 사이클은 통상 12개월 정도 걸립니다. 내년 혹은 그 이후까지도 반도체 부족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글로벌 파운드리즈 공장 전경세계시장에서 7% 정도의 시장점유율로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인 미국 대표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업체인 글로벌 파운드리즈를 이끌고 있는 톰 콜필드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글로벌 파운드리즈는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에 공장을 두고 있는 미국 내 최대 파운드리업체로, 현재 AMD와 퀄컴, 브로드컴 등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받아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또는 그 이전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콜필드 CEO는 “자동차는 중앙처리장치(CPU)를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 대단히 진보된 제조 공정 기술을 가진 반도체 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레이더칩과 같이 풍부한 기능을 가진 칩들을 추가로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며 “또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해도 5세대(5G) 네트워크에 연결하거나 늘어나는 카메라를 추가하기 위한 칩을 더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최근 파운드리사업에 다시 도전하려는 인텔을 새로운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심장부에 있는 강력한 CPU 칩에 필요한 가장 작고 가장 밀도가 높은 트랜지스터로 칩을 제조하거나 만드는 데 능숙하다”며 인텔이 파운드리에 진출해도 자신들과 같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산업이 향후 5년 간 연평균 5%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는 같은 기간 내에 거의 2배 이상이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런 만큼 반도체 공급 부족은 일회성 이슈가 아니며 반도체에 대한 광범위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데 따른 구조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콜필드 CEO는 “이처럼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반도체 칩을 더 생산하는 데에는 수 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미 공장이 풀 가동되는 상황에서)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설비를 더 늘리는 투자를 해야 하며 통상 그런 증산에는 12개월 정도의 사이클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이미 완성차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고, 일부 대형 가전업체들까지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몇 안되는 대형 파운드리업체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이들 파운드리업체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서둘러 새 생산라인을 늘리고 업그레이드된 장비를 도입하는데 수십억달러씩을 투자하고 있다. 그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즈 역시 14억달러를 반도체 공장 증설에 투자할 것이며 내년에는 투자액을 두 배로 늘릴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회사의 제조라인 모두가 풀 가동되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반도체업계 전체적으로 내년 혹은 그 이후까지도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점쳤다. 콜필드 CEO는 “현재 모든 팹이 100% 가동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가능한 서둘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정남의 월가브리핑]'공짜 점심은 없다' 바이든표 부자 증세 시장 여파는
- <미국 뉴욕 현지에서 월가의 핫한 시선을 전해 드립니다. 월가브리핑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투자의 맥을 짚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미국 뉴욕 증시는 미묘한 분위기입니다. 우량 대형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현재 33072.88입니다. 역사상 최고치입니다. 지난주 1.36% 상승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3913.10→3974.54)는 신고점을 깨며 지난주 1.57% 올랐습니다. S&P 지수는 대형주 위주입니다. 두 지수를 보면 뉴욕 증시는 초호황이라고 보면 되겠지요.현재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자가 머물고 있는 뉴저지주(州)의 주민들은 “언제 백신 맞을 거냐”를 서로 자주 물어봅니다. 기자의 이웃들은 대부분 맞았고요. 인근 뉴욕주는 더 적극 백신을 접종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미국인들은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토요일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나가 보니, 그 드넓은 공원이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인근 유명 박물관들은 여전히 실내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있음에도 ‘혼잡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지수가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는 건 이런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입니다.하지만 나스닥 지수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지난주 5거래일 사이 1만3215.24에서 1만3138.72로 0.58%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기술주 위주로 구성돼 있습이다. 중소형주를 모아놓은 러셀 2000 지수는 같은 기간 2.89%(2287.55→2221.48) 떨어졌습니다. 예컨대 ‘홈트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펠로톤의 경우 1.74% 하락했습니다. 펠로톤은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데요. 지난해 말 이후 뚜렷한 하락세입니다. 올해 1월13일 167.42달러로 고점을 찍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36.44% 급락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에는 모든 지수가 올랐는데, 올해는 확실히 기류가 달라졌고요. 그 연장선상에서 성장주와 가치주의 앞날을 둘러싼 논쟁은 월가를 달구고 있습니다.지난주 5거래일간 중소형주 중심의 미국 러셀 2000 지수 추이. (출처=구글)◇월가의 새 변수 ‘바이든표 증세’월가는 새로운 재료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변수가 많은데, 하나 더 추가된 건데요. 바로 바이든발(發) 증세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부터 세율 인상은 예고된 이벤트였지요. 그러나 증세 이슈의 파괴력이 크다 보니 요즘 월가 내에서는 ‘주판알 튕기기’가 한창입니다. 전체 지수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변동성이 큰 증시에 방향성을 제시할지, 구체적인 수혜주는 무엇일지 등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방문해 인프라 패키지 법안을 공개하면서 세제 개편안을 내보입니다. 그 규모만 3조달러(약 3400조원)가 넘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부양책입니다. 월가를 넘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겁니다.구체적인 증세안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얼개는 △법인세 인상 △국외소득세(GILTI) 인상 △부유세 인상 △자본소득세 인상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연 소득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 이하 가구에는 증세 여파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세금을 더 내고 싶은 이는 없겠지요. 그러나 미국인들은 재정을 확대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했고요. 그에 따른 바이든 대통령의 증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예고된 청구서’입니다. 팬데믹 이전 미국의 1년 예산은 통상 4조달러 남짓이었습니다. 이것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돈이지요. 그런데 미국이 본예산을 제외한 추가 부양책(한국의 추가경정예산)을 막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그 규모만 6조달러이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 3조달러 이상을 더하겠다는 겁니다. 그 이후 돈을 추가로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달러화는 세계적으로 그 수요가 많은 독보적인 기축통화입니다. 그럼에도 추경이 본예산의 두 배가 되는 건 좀 꺼림칙하지 않나요. 이미 미국 내에서는 국가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화 가치 혹은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까지 나옵니다. 지금이야 미국이 국채를 발행하면 안전하다고 믿으니 누구든 매입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이게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국제사회의 리더를 자처하는 미국이 저래도 되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겠지요. 그게 미국 국채 수요 약화로 이어질 테고요. 그래서 “통 크게 움직이자(Act big)”고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이 꺼낸 카드가 증세입니다. 마냥 빚만 지지 말고 일정 부분은 스스로 해결하자는 겁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경제와 증시에 찬물 끼얹을까크게 두 가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직관적으로 가장 궁금한 점이지요. 증세가 미국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이건 곧 그간 강세를 보였던 주가가 약세로 전환하지는 않을지, 특히 증시를 이끌던 기술주가 영향을 받을지로 질문을 바꿀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월가 내 분석은 많이 나와 있습니다. 굴지의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진단을 보면요.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기존 법인세율 인상 계획(21%→28%)이 의회 논의 과정에서 낮춰질 것으로 예측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가정한 인상 후 법인세율은 25%입니다. 실제 공화당은 증세를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요. 이럴 경우 S&P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이익은 3%가량 감소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추정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올해 말과 내년 말 S&P 지수 전망치는 각각 4300, 4600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대규모 부양책이 인프라 투자에 쓰여 경제 성장을 도모할 것이기 때문에 대형주 중심의 S&P 지수에 생각보다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하지만 기술주는 얘기가 다릅니다. 골드만삭스는 법인세, GILTI를 예정대로 올릴 경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은 10% 내외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대형 IT기업들은 무형자산을 통한 국외소득이 많습니다. GILTI를 11%에서 21%로 올리는 증세로만 6% 안팎 이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실제 대장주인 애플을 타격이 클 기업 중 하나로 꼽았지요. 엔비디아, 오라클, 브로드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에너지, 금융, 소재 업종은 증시 후폭풍을 그나마 작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골드만삭스 분석의 방점은 ‘증세는 시장 전반에 부정적’이라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예정대로 28%로 법인세율이 오를 경우 기업 이익은 9%로 급감할 것으로 점쳤는데요. 이익 감소율이 3%가 아니라 9%라면 S&P 지수 하락 폭 역시 크겠지요. 공화당과 협의가 잘 안 돼 의회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힘으로 증세안을 밀고 갈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나스닥, 러셀은 물론이고 다우, S&P 등이 동시에 사정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들은 민주당의 증세에 회의적”이라고 했습니다.골드만삭스뿐만 아닙니다. UBS는 법인세율 25%를 가정해 기업 이익이 4%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UBS 전략가는 “증세로 인해 증시가 위축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법인세 인상, 국외소득세 인상 등 증세안이 모두 이뤄질 경우 각 업종별 이익 영향 전망치. (출처=골드만삭스, 마켓워치)◇‘K-양극화’ 완화에 기여할까또 하나 주목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이든표 증세가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인데요. 연봉 40만달러 이하 가구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옐런 장관의 주장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지요. 지난해 증시는 극한의 양극화였습니다. 소위 FAANG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빅테크는 물론이고요. 줌, 펠로톤 같은 언택트 기술기업들은 하늘을 난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습니다. 모두가 위기라던 팬데믹이 이들에게는 ‘퀀텀 점프’의 계기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실물경제는 그렇지 않았지요.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주가는 팬데믹 직전 주당 130달러대였는데요. 지난해 내내 100달러 안팎에서 오를락내리락 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이 이랬습니다.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을 업고 이제야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요. 세계 최대 항공사로 불리는 델타항공 주가는 팬데믹 이전 60달러 안팎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내내 30달러 안팎에서 움직였고요. 항공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요즘은 40달러대입니다. 은행주와 항공주가 바닥을 긴 건 실물경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지금도 미국의 실업난은 역사상 최악의 위기입니다. 주로 식당, 술집 등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저소득층이 그 중 상당수이고요. 이걸 우리는 ‘K-양극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아직 뚜껑이 열리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바이든 증세안은 이같은 K-양극화 현실을 감안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빅테크가 세금을 더 낼 건 자명하다는 겁니다. GILTI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고요. 자본소득세 인상은 지난해 자산시장의 ‘역대급’ 호황으로 돈을 많이 번 부유층 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겁니다. 미국 내에서 빈부 격차는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는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기자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번 증세를 통해 빈부 격차가 다소 줄고 더 나아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바이든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이슈일 수 있습니다.‘홈트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펠로톤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출처=구글)◇폭등한 기술주, 흔들릴지 주목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상 재정 확대는 이제 상수가 됐습니다. 월가 굴지의 자산운용사 유로퍼시픽캐피털을 이끄는 피터 시프 회장은 최근 기자와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이 10조달러를 쓰면서 거두는 세금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세금을 더 안 걷고 국채를 계속 찍는다면, 국채금리는 추가 상승하고(국채가격은 추가 하락하고) 높은 금리를 안고 살아야 하는 미국인들의 일상은 여러모로 고통 받을 게 뻔하겠지요. 재정을 더 쓰겠다는 생각이니 국채 발행량이 많아질 건 당연한 건데, 여기에 기업·부자 증세를 통해 그 후유증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복안일 겁니다. 물론 부자 증세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거고요. 그 미묘한 경계선을 넘나드는 정책의 기술이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제 아무리 베테랑인 옐런 장관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얼마 전 토털리턴 펀드 투자자 대상 화상 웹캐스트에서 만난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미국은 경기 부양책에 완전히 중독돼 있다”고 탄식했는데요. 어쨌든 돈을 쓰려고 하니 이런저런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네요. 세상에 공짜는 없는 모양입니다.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투자하기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이어질지 예상이 불가능합니다. 그때그때 나오는 재료로 그때그때 대응하는 것 외에 딱히 조언이 필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국채 발행을 늘리든, 아니면 세율을 인상하든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종이 기술주라는 분석이 많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하지 싶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대형 기술주보다 지난해 확 뜬 중소형 기술주는 더 그렇습니다. 최근 <월가브리핑>에서 줄기차게 말씀 드렸는데요. 투자자 스스로 자신만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자꾸 생각해봐야 할 시점입니다.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간) 이데일리 등이 참석한 토털리턴 펀드 투자자 대상 화상 웹캐스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상 웹캐스트)
- [이번주 ETF]조정장 반도체 섹터에 3배 베팅하려면
- 세상은 넓고, ETF는 많습니다. 이데일리가 매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상장지수펀드(ETF)는 단연 ‘돈나무 누나’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 인베스트먼트의 ‘ARK Innovation’(ARKK) 입니다. 이와 함께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끄는 ETF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SOXL)입니다. ◇ SOXL ETF는?SOXL의 운용사는 레버리지·인버스로 유명한 디렉시온입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공격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합니다.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 수익 추구합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반도체 기업의 주가와 테크 섹터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합니다. 출처=마켓포인트(단위=달러, 기준=2월25일)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위 보유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8.33%), 퀄컴(7.91%), 인텔(7.87%), 텍사스 인스트루먼트(7.77%), 엔비디아(7.44%) 등을 담고 있습니다. 운용 보수는 0.96%이며, 자산 규모는 33억5000만 달러(3조7000억원) 수준입니다. 지난 성과를 살펴보면 2월 22일 종가 기준 최근 한달은 0.04%, 최근 3개월은 70.07%, 최근 1년 사이 116.26% 상승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2월 한달 동안 ARKK는 1조4277만 달러, SOXL는 1조1480만 달러를 사들였습니다. SOXL의 경우 반도체 섹터에 기대를 건 투자자들이,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조정이 찾아오자 향후 상승장에 대한 대응 차원에 매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오는 3월 1일(현지시간) 액면분할로, ETF 1주가 15주로 나눠질 예정입니다. 그만큼 ETF 1주당 가격이 낮아져 소액주주들의 문턱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레버리지 ETF, 주의점은?레버리지·인버스 배수 상품은 반드시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투자 기간 기초지수 수익률의 배수가 아닌 일 단위의 기초지수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한다는 점입니다. 즉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수익률이 극대화 되는 것입니다. 레버리지 상품이라면 매일 상승, 인버스 배수 상품이라면 매일 하락해야 합니다. 오르락 내리락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초지수가 100에서 출발해 1일차에 -10.00% 하락해 90, 2일차에 11.11% 올라 100, 3일차에 10.00% 올라 110이 됐다고 해봅시다. 3일 동안 10% 올랐습니다. 이와 연동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이 30%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21.33% 수익률을 냈습니다. 일간 수익률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장기투자에 부적합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야수의 심장’을 가졌는지 자신의 투자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겠습니다.
- LG U+, ‘기가 와이파이6 공유기’ 출시…속도 38%↑
- LG유플러스 제공[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LG유플러스(032640)는 ‘U+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가 와이파이(Wi-Fi)6 신규 공유기를 25일부터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공유기 대비 크기는 40% 작아지고, 속도는 38% 늘었다.새롭게 출시된 U+인터넷 공유기는 미국 브로드컴의 쿼드코어 CPU를 탑재한 고성능 와이파이6 단말기다. 최대 속도는 기존 866Mbps에서 1.2Gbps로 38% 빨라지고, 신호 범위는 전보다 15% 넓어진 점이 특징이다.무선 연결 용량도 기존 대비 4배가량 확대됐다. 동시접속 효율 향상(OFDMA/MU -MIMO) 기술을 적용해, 온 가족이 다 함께 와이파이를 이용해도 데이터를 원활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와이파이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는 ‘메쉬 모드’의 활용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메쉬 모드는 메인 공유기에서 무선 신호를 받아, 주변으로 신호의 범위를 넓혀주는 일종의 중계기·증폭기 같은 개념이다. 간단한 버튼 설정으로 메인 공유기와 무선 연결된다. 일반 공유기를 추가할 때와 달리 메인 공유기의 와이파이 이름과 비밀번호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이를 통해 구조가 복잡한 가옥이나 넓은 평수의 가정에서도 베란다 구석이나 현관문 앞까지 집안 구석구석 와이파이 신호를 보낸다.LG유플러스는 이번에 선보인 공유기가 디자인 면에서도 실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대비 크기를 40% 줄여 좁은 공간에도 손쉽게 들어가고, 이통사 최초로 와이파이6 내장 안테나 및 원통형 디자인을 채택했다.박민호 LG유플러스 미디어디바이스기획팀장은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등으로 고객들의 홈 와이파이 사용량, 속도, 커버리지(신호 범위)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편하게 유무선 서비스를 사용하실 수 있도록 성능이 향상된 신규 단말을 마련했다”며 “내장형 안테나와 작고 심플한 외관 등 디자인적 트렌드도 갖추고 있어 다양한 고객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기가 와이파이6 신규 공유기는 U+인터넷 서비스 중 ‘스마트 기가안심(월 3만5200원, 3년 약정)’ ‘와이파이기본 기가안심(월 3만3000원, 3년 약정)’ 등의 요금제로 변경하거나 새로 가입할 경우 무료로 쓸 수 있다. 추가 공유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유료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 서학개미가 사랑한 해외 ETF는 단연 '성장株'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는 ‘Invesco QQQ Trust’(QQQ)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대비 채권·월배당 ETF에 대한 열기가 식으면서 순매수 상위 종목 기준 ETF 순매수 규모와 종류는 줄었지만 기술주를 향한 러브콜은 여전했다. 최근에는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에 대한 기대로 반도체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성장주 ETF 인기몰이…ARKK 연 147% 수익률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 1월1일~12월31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QQQ’였다.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한해 동안 3억9828만 달러(4333억원)를 사들였다. 다음은 2억4208만 달러(2633억원)를 순매수한 ‘ARK Innovation’(ARKK)였다. ‘창조적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로, 온라인 쇼핑, 게놈 지도, 3D 프린터,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기술 종목을 담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에 투자하는 ‘SPDR S&P500 Trust’(SPY)도 1억4807만 달러(1611억원)를 순매수했다.이중 ARKK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 한해 146.51% 치솟았다. 12월30일 기준 전기차 업체 테슬라(10.24%), 스트리밍 미디어 기기업체 로쿠(6.82%), 바이오업체 크리스퍼 테라퓨틱스(5.63%), 핀테크 기업 스퀘어(5.17%) 등을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가 고평가됐다는 이유로 타 ETF나 투자자들이 비중을 조정할 때 ARKK의 테슬라 비중은 10%를 넘는 등 적극적으로 담아 고수익을 냈다. 연초 216.16달러로 출발한 QQQ는 지난달 31일 313.74달러로 마감해 한 해 동안 45.14% 상승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등 대표적인 성장주를 담고 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 41.77%를 넘어선다. ◇ 전년 대비 종류·금액 줄어…최근엔 반도체 전년과 비교하면 순매수 상위 ETF의 종류와 금액 모두 줄었다. 2019년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4개가 ETF였다. 이들 총 순매수 금액은 8억6072만 달러(9365억원)다. 컴퓨터 클라우딩(Global X Cloud Computing·CLOU)부터 신흥국 채권(VanEck Vectors JPM EM Local Currency Bond·EMLC)까지 투자처도 다양했다. 고배당 리츠(Global X SuperDividend REIT·SRET), 미국 20년 국채(iSHARES LEHMAN 20+ Y·TLT) 등 안정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ETF도 있었다. 그에 비해 지난해 순매수 상위 20개 중 ETF는 3개로 대폭 줄었다. 총 순매수 금액은 7억8844만 달러(8578억원)였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종목 전체 순매수 금액은 197억3412만 달러로, 전년 25억1111만 달러의 8배에 달한다. ‘해외 직구’가 대폭 늘었음에도 직접 투자를 선호해 ETF를 덜 산 것이다. 하지만 개별 ETF 당 순매수 금액이 늘어 성장주 ETF로 ‘선택과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유전공학 기업에 투자하는 ‘ARK Genomic Revolution’(ARKG)와 대표적인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PHLX Semiconductor’(SOXX)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둘 다 지난달 순매수 순위가 상승해 상위 10위 안에 올랐다. ARKG는 지난해 179.64% 상승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바이오테크 산업의 수혜를 받았다. 퍼시픽 바이오 사이언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텔라닥 등에 투자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ARK사는 ‘파괴적 혁신’이라는 테마 아래 3~5년을 목표로 장기투자 전략을 구사하는데 수익률 기준으로 전략은 성공적이며, 자동화·로봇, 차세대 인터넷, 유전공학, 핀테크 등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섹터”라면서도 “장기투자시 총보수가 0.7% 수준으로 여타 ETF 대비 높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컴, 인텔, 퀄컴 등을 담는 SOXX의 순매수 증가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로 풀이된다. 디램 가격 상승 전망, 지난달부터 재개된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배경이다. 지난해 대폭 성장한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코로나19 이후 실내용 전자기기 수요 증가, 미중 무역 분쟁 이후 중국 수요처의 긴급 주문,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촉발한 재고 축적 흐름 등이 이유다.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 따르면 올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은 전년 대비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성장률 23.7% 대비 보수적이나 2021년 하반기에 5G 전환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파운드리 가동률은 90% 내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SMIC 제재..파운드리 가격 인상 촉발할 듯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상무부가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중국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SMIC를 포함했다. SMIC에 전략 물자를 수출하고자 할 때는 특별 허가가 필요하게 됐다. 제재 대상에 10나노미터(nm) 이하의 선단 공정과 EUV 노광장비가 적용되는 공정이 포함된다. 하나금융투자는 SMIC에 대한 제재 강화는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005930)로서는 호재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10nm 이하 선단 공정의 양산 국면에 진입한 TSMC와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선단 공정이 14nm였던 시기에 전 세계 반도체 제조시장은 TSMC,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 인텔이었는데 10nm 이하로 미세 공정 전환이 전개된 이후엔 이제 TSMC, 삼성전자 2파전으로 경쟁 강도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 발표를 계기로 SMIC가 10nm 이하의 연구 개발을 진행하기 어려워졌다”며 “파운드리 선단 공정 시장에서 양대 강자의 과점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IC의 고객사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건이다. SMIC의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 하이실리콘이지만 우리나라 투자자 관점에선 SMIC의 기존 고객사 중 미국 팹리스 고객사의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팹리스 중에서 SMIC의 주요 고객사는 퀄컴, 브로드컴, ON 세미콘덕터, 코보”라며 “팹리스 고객사들은 앞으로 논차이나 파운드리(Non-China Foundry)에 더욱 의존하거나 그나마 인수 가능한 파운드리 생산라인의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주가 측면에서 대만, 한국의 파운드리 공급사들이 리레이팅될 것”이라며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가격, 물량, 원가 중에서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8인치 파운드리 가격 상승은 예능 분야에서 트로트 열풍에 비견할 만하다”며 “2년 전만 해도 이렇게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파운드리의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제품 가격의 상승효과를 누리는 것은 2013년 이후 거의 처음일 것”이라며 “그동안은 TSMC가 거의 유일하게 평균판매단가 상승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