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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불법입국 브로커 직접 수사해 전모 밝힌 대구고검
  • 외국인 불법입국 브로커 직접 수사해 전모 밝힌 대구고검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혐의없음 처분돼 항고 제기된 사기 사건을 고검검사가 직접 수사에 나서 출입국 전문 브로커 범행 전모를 밝혀낸 사례가 대검찰청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뽑혔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24일 대검찰청은 ’2024년 2월 전국에서 처리한 형사사건 가운데 4건을 국민을 섬기는 검찰상을 구현한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 우선 대구고검의 이종구(사법연수원 25기) 검사는 혐의없음 처분돼 항고 제기된 사기 사건을 면밀히 검토해 단순 사기 사건이 아니라 피의자들이 출입국 전문 브로커로 의심, 수사에 착수해 범행 전모를 밝혀내 직접 구속기소했다.구체적으로 이종구 검사는 전국 검찰청에 송치된 피의자들에 대한 허위초청과 불법 고용알선 등 사건 5건을 이송받아 병합 수사하면서, 주거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주베트남대사관에 대한 사실조회를 통해, 3명의 전문 출입국 브로커가 외국인 1명당 200만원을 받기로 하고 초청서류 65장을 위조해 총 58명을 불법입국시키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피의자들이 마스크 제조사업 투자 및 투자비자 발급 등 명목으로 약 1억원을 편취하고 불법체류 외국인 석방을 알선하는 대가로 600만원 수수하는 등의 혐의도 밝혀냈다. 울산지검 형사제4부 박성민(35기) 검사와 임대현(변호사시험 10회, 현 거창지청) 검사는 단독 범행이라고 허위 자백해 종중 명의의 토지매매약정서에 대한 사문서위조로만 송치된 사건을 주거지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 전면 재수사를 통해 암장될 뻔한 범행의 전모를 밝혔다. 종중 임원이 종중 명의의 문서를 위조하고 개발업체로부터 토지매매업체 선정에 대한 부정한 청탁과 금품(2억6000만원 및 고급렌터카) 수수, 은행 직원의 대출알선 명목의 외제차 수수 및 개발업체의 10억원 규모의 사기 등 공범 3명을 추가 인지해 기소에 나서 우수 수사사례로 뽑혔다.안산지청 형사제3부 이동원(36기) 검사와 박원석(46기) 검사는 안산시 빌라 가스 폭발로 주민 5명에게 상해를 입히고도 우발적 사고를 주장해 불구속 송치된 사건에서 주거지 압수수색, 가스누출 실험, 휴대폰 포렌식 등 면밀한 보완수사를 통해 가스 호스를 분리시켜 가스를 누출시킨 뒤 고의로 불을 붙여 범행한 사실과 피해자 전수조사로 추가 피해까지 확인하는 등 사건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고 직접 구속 기소해 우수 수사사례의 주인공이 됐다.전주지검 형사제2부 황성민(35기)검사와 강재하(46기, 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경찰의 불송치 후 이의신청으로 송치된 2건의 ‘화물차 매매 관련 사기’ 사건에서 다른 동종 무혐의 사건 재기, 계좌 추적, 휴대폰 포렌직 등 전면 재수사한 결과, 피의자들이 계획적으로 화물차 운송사업 법인 인수 후 사업권 양도 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의 사문서위조, 자동차등록원부 불실기재, 무고 등 범행 전모를 밝혀 2명을 직접 구속 기소해 우수 수사사례에 선정됐다.
2024.03.24 I 박정수 기자
`우리 옆집`에 보이스피싱 장비 수천대…역대 최대규모 검거
  • `우리 옆집`에 보이스피싱 장비 수천대…역대 최대규모 검거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중국·태국·남아공 등 다국적 외국인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운영조직이 적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수민)은 범죄단체가입·활동, 사기,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다국적 중계기 운영조직 조직원 총 21명을 검거하고 전원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총책(일명 ‘GOLD’)이 조직한 보이스피싱 중계기 운영 범죄집단에 가입한 후 수당지급책·부품보관소 관리책·중계기 관리책·환전책 등으로 활동하면서 콜센터 조직과 함께 수사기관·금융기관 등을 사칭하고, ‘계좌의 범죄 연루’, ‘저금리 대출’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총 170명을 속여 합계 약 54억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들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전화나 인터넷 전화번호(070 등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잘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국내 이동통신망 전화(010) 번호를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휴대전화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 있는 ‘발신번호 변작중계기’를 국내에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일반 원룸으로 위장돼 있던 중계소 11개소, 부품보관소 4개소 등을 적발하고,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1694대(784회선), 휴대전화 유심 8083개, 휴대폰 443대, PC 121대, 공유기 193대 등을 현장에서 압수하여 실시간 범행을 차단했다. 사용이 중지된 중계기 784회선의 월 사용료는 7억원, 압수된 중계기·대포유심 등 범행도구의 규모는 약 156억원 상당에 달했다. 중계소 현장사진(사진=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에 따르면 조직의 총책은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으로 페이스북 등 인터넷을 통해 국내 조직원을 모집한 후 텔레그램을 이용하여 범행을 지시했다. 국내 조직원은 중국·태국·남아공·아이티 출신으로, 대부분 국내에서 정상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불법체류자 또는 난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중계기 관리책 외에도 환전책, 수당지급책, 부품보관소 관리책, 유심보관소 관리책, 부품배달책 등으로 철저히 분업화됐다. 가담 기간에 따라 중요한 업무를 담당했고, 업무에 따라 매주 50만~100만원의 수당을 지급받았다. 수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수당까지도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하는 등 범행 방법을 진화시켰으나, 합수단은 조직원 수사와 텔레그램 대화내역 및 휴대폰 포렌식분석, 잠복수사, 국정원과 협력 등 끈질긴 수사로 국내 조직원을 일망타진했다. 중국 소재 총책과 간부급 조직원은 긴밀한 국제공조로 추적 중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를 거점으로 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해외 거점 범행을 가능하게 하는 국내 중계기, 대포유심 및 대포통장 운영조직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여 보이스피싱 범죄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진화하는 신종수법에 적극 대응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구조(사진=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정부합동수사단)
2024.03.20 I 이유림 기자
불법체류문제 해결에 뜻 모은 경기도·태국, 협의의사록 체결
  • 불법체류문제 해결에 뜻 모은 경기도·태국, 협의의사록 체결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피팟 라차킷프라칸 태국 노동부 장관과 협의의사록(ROD)을 체결하고 경기도와 태국 노동자 관련 협력에 뜻을 모았다.김동연 지사는 14일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한 피팟 라차킷프라칸 태국 노동부 장관과 대표단을 만나 “경기도에 5만명이 넘는 태국 국민들이 살며 일을 하고 있다. 경기도의 지역사회와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에 대해 도민을 대표하는 지사로서 장관과 태국 국민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이에 피팟 라차킷프라칸 장관은 “지난해 김동연 지사가 태국을 방문해 서로 얘기를 나눴던 기억과 감정이 아직 남아있다”며 “대한민국 덕분에 한국인 관광객 160만명 정도가 태국을 방문했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많은 투자를 했다”고 화답했다.14일 오전 경기도청 5층 서희홀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피팟 라차킷프라칸 태국 노동부 장관이 협의의사록에 서명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이날 체결된 협의의사록에 따라 경기도와 태국 노동부는 △양국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및 공동의 이해관계를 위해 함께 노력 △태국인의 경기도내 고용확대를 위한 숙련기능인력(E-7-4)비자 전환 적극 추천 △한국 내 태국인 불법체류 방지를 위한 합법적인 인력 관리 방안 마련 등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태국인은 전국에 약 16만3000명이 체류 중이며 이 가운데 약 5만명(약 30%)이 경기도에 살고 있다. 이 중 1만1000명이 외국인노동자다. 태국은 사증(비자) 면제 국가로 한국에 단기비자로 입국 후 불법체류하는 비중이 높아 불법체류자 관리의 어려움 및 각종 사회적문제 발생의 우려가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태국 노동부는 도내 태국인 불법체류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합법적이고 질서 있는 이주 장려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앞서 2023년 7월 김동연 지사는 태국 방콕 방문 당시 관광체육부 장관이었던 피팟 라차킷프라칸을 만나 상호 교류방안을 논의하며 경기도 방문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피팟 라차킷프라칸 장관이 지난해 9월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경기도와의 노동 분야 협력을 위해 재회하게 됐다.한편, 경기도는 이번 협의의사록 취지에 맞춰 외국인 보호 정책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외국인 권리구제 및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경기도는 수준별 한국어 교육과 내·외국인 상호 이해증진을 위한 문화다양성 교육 등 정착 지원, 외국인노동자 의료지원, 생계·의료비 긴급지원 등 다각적 지원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숙련기능인력(E-7-4) 경기도 가점 추천제도를 운영 중인데, 이는 비전문취업(E-9) 등 외국인노동자가 숙련기능인력(E-7-4)으로 체류전환을 하면 장기취업과 가족 초청을 지원하는 제도다. 도는 앞으로 더 많은 태국노동자가 전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한-태 수교 65주년이었던 2023년 양국 간 교역액은 149억 달러이고 누적 투자액은 49억 달러다. 도는 이번 만남으로 경기도와 태국의 노동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4.03.14 I 황영민 기자
'태국 노동자 1만여명 체류' 경기도, 태국 노동부와 협력 논의
  • '태국 노동자 1만여명 체류' 경기도, 태국 노동부와 협력 논의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자국 노동자가 1만명 이상 경기도에 거주중인 태국 노동부 장관이 경기지사와 만났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피팟 라차킷프라칸 태국 노동부 장관과 협의의사록(ROD)을 체결하고 노동자 관련 업무 협력을 약속했다.경기도 제공김 지사는 14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라차킷프라칸 태국 노동부 장관과 대표단을 만났다. 김 지사는 “경기도에 5만 명이 넘는 태국 국민들이 살며 일을 하고 있다. 경기도의 지역사회와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에 대해 도민을 대표하는 지사로서 장관과 태국 국민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고 인사를 전했다.라차킷프라칸 장관은 “지난해 김동연 지사가 태국을 방문해 서로 얘기를 나눴던 기억과 감정이 아직 남아있다. 대한민국 덕분에 한국인 관광객 160만 명 정도가 태국을 방문했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많은 투자를 했다”며 화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태국에서 만나 상호 교류 협의를 한 바 있다.협의의사록에 따라 경기도와 태국 노동부는 양국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및 공동 이해관계를 위한 노력, 태국인의 경기도내 고용확대를 위한 숙련기능인력(E-7-4)비자 전환 적극 추천, 한국 내 태국인 불법체류 방지를 위한 합법적인 인력 관리 방안 마련 등을 함께하기로 했다.태국인은 전국에 16만3000명이 체류 중이며 이 중 5만명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다. 이 가운데 1만1000명이 외국인 노동자다.체류 노동자가 많은 만큼 불법체류 비중도 높아 경기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태국 노동부는 도내 태국인 불법체류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합법적이고 질서 있는 이주 장려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도 역시 외국인 보호 정책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수준별 한국어 교육과 내·외국인 상호 이해증진을 위한 문화다양성 교육 등 정착 지원, 외국인노동자 의료지원, 생계·의료비 긴급지원 등 다각적 지원을 추진 중이다.도는 숙련기능인력(E-7-4) 경기도 가점 추천제도를 운영 중인데, 비전문취업(E-9) 등 외국인노동자가 숙련기능인력(E-7-4)으로 체류전환을 하면 장기취업과 가족 초청을 지원하는 제도다. 도는 앞으로 더 많은 태국노동자가 전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2024.03.14 I 장영락 기자
“신고해 주세요!” 필사적으로 도망친 남성…마약 환각 상태였다
  • “신고해 주세요!” 필사적으로 도망친 남성…마약 환각 상태였다
  •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대낮 길거리에서 누군가 자신을 쫓아온다며 주민센터를 찾아가 난동을 피운 중국 국적 남성이 마약으로 인한 환각 상태인 것으로 밝혀져 경찰에 붙잡혔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달리고 있는 남성.(사진=경찰청 유튜브)13일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오전 10시 30분께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A씨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A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후 근처 주민센터로 가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달리고 있는 남성.(사진=경찰청 유튜브)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당시 CCTV 영상 속 A씨는 누군가에게 쫓기듯 달리며 불안한 듯 계속 뒤를 돌아본다. 바닥에 넘어지며 신발까지 벗겨졌지만 계속해서 도망쳤고 인근 주민센터에 뛰어들어간다.이후 A씨가 “신고 해달라, 납치당하고 있다”고 요청하자 주민센터 직원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주민센터에 도착한 경찰을 본 A씨는 또다시 달아났다.경찰이 추적 끝에 인근 어린이집에서 남성을 발견했는데, 당시 A씨는 마약으로 인한 환각 상태였다.A씨의 거주지 주사기 5개와 마약 등 투약 흔적이 발견됐고, 간이 마약 시약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심지어 A씨는 현재 불법 체류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A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현재 구속됐다.
2024.03.13 I 채나연 기자
"일손 더 달라"…이웃 농부와 다투다 살해한 브로커
  • "일손 더 달라"…이웃 농부와 다투다 살해한 브로커
  •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이웃을 살해하고 화물차 적재함에 유기한 50대 인력 알선업자가 2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사진=게티이미지)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12일 살인·시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인력 알선업자 A(5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A씨는 지난해 5월 14일 오후 9시 30분께 전남 해남군 한 간척 농경지에서 이웃 C(49)씨를 농기구로 때려 숨지게 한 뒤 화물차 적재함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A씨는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 16명을 관리하며 농부들에게 이들을 공급해왔다.그는 이웃 C씨가 “모내기 철이라 일손이 부족하다. 외국인 노동자 2명을 더 소개해달라”고 하자 거절했다.이후 말다툼을 하던 중 C씨가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들 신고하고 너도 마을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하자 A씨는 C씨를 넘어뜨려 의식을 잃게 한 뒤 농기구를 7차례 휘둘러 숨지게 했다. 이후 A씨는 사실혼 배우자의 동생인 B씨와 함께 공터에 주차된 화물차 적재함에 C씨를 유기했다. C씨는 같은 해 5월 17일 발견됐다.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며 시체 유기를 도왔던 B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생명은 한 번 잃으면 다시는 회복될 수 없고,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하고 존엄한 가치다. 범행 수법이 상당히 잔인하고 죄질이 좋지 않으며 비난 가능성이 높다.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고 판단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며 A씨에 대한 원심을 유지했다.다만 B씨에 대해서는 “불법 체류 외국인으로서 자신을 관리하는 A씨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을 적극 주도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4.03.12 I 채나연 기자
“어린이집만 100만원”..'유령아동들'에게 가혹한 봄
  • [르포]“어린이집만 100만원”..'유령아동들'에게 가혹한 봄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어린이집 보내는 데만 100만원 정도 들어가니까 부담이죠.”인도네시아 국적 A(여·37)씨에게 어린이집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부담스러운 시기다. 국내에서 불법 체류한 지 7년째인 그에게 100만원은 여전히 큰돈인 데다 자녀도 미등록 이주 아동인 탓에 정부로부터 보육료를 지원받을 수 없어서다. 어린이집 원장 배려로 아이 세 명을 보육료 40만원에 맡기고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A씨는 “그나마 초등학교부터는 미등록 이주 아동도 공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아이 셋을 모두 초등학교 보낼 때까지 교육비를 지원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새 학기가 두려운 이들…비싼 교육·의료비에 ‘한숨’인도네시아 국적의 A(37)씨가 1월 4일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서 2살 자녀의 진료를 위해 대기하기 있다. (사진=황병서 기자)새 학기인 3월, 걱정과 근심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미등록 이주 아동과 그 부모다. 이들은 국내 체류 허가를 취득하지 못해 출생 신고도 이뤄지지 않은 ‘유령’ 같은 존재로 불린다. 미등록 이주 아동의 출발은 부모의 불안한 신분에서 시작된다. 부모가 불법체류자이면 출생신고를 못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도 교육, 건강, 진학 등에서 아무런 권리를 누리지 못한 채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A씨는 올해 초 다운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두 살 된 아들의 재활 치료를 위해 경기 부천의 한 병원을 찾았다. 아이의 더딘 행동 발달을 지켜보는 마음도 심란했지만 그를 더욱 힘 빠지게 하는 것은 비싼 병원비였다. 의료보험을 적용받았더라면 2~3만원 선에서 1회 재활 치료비를 해결될 수 있었겠지만 미등록 이주 아동이어서 5배를 웃도는 비용이 나와서다. A씨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지역의 센터에서 저와 번갈아 가며 재활 치료비 10만원을 내주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면서도 “아이 세 명을 키우는데 교육비도 많이 들어가서 부담”이라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그는 환절기도 새 학기만큼 두려운 시기라고 전했다.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데 의료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터라 병원 진료비와 약 값이 무시 못할 수준이어서다. 그나마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의료 공제회가 있어, 회비로 월 1만원을 내면 진료는 저렴하게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약값이다. 약값과 관련해서 이러한 공제 혜택이 없는 상황이어서 감기약 한 번 사는데 1만원 이상을, 독감 한 번 걸리면 5만원 이상을 낸 적도 있다고 했다. A씨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병원 진찰을 받고 약국을 가면 지원을 못 받는 탓에 약값으로 한 번에 1만5000원을 냈다”며 “지난달 독감에 걸렸을 때는 5만원도 냈었는데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니까 앞으로도 걱정”이라고 했다. ◇ 매년 느는 ‘미등록 이주 아동’…“건강·학습권 보장 받아야”위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게티이미지)A씨 자녀와 같은 미등록 이주 아동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 기준 체류 외국인은 225만명이며 이 중 19세 이하 미등록 이주 아동 수는 5078명으로 추산된다. 2021년의 3704명과 비교하면 1374명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수치는 입국 기준이어서 미등록 부모가 한국에서 낳은 자녀는 포함되지 않았다. 시민단체 등은 국내에서 태어난 이들의 수를 더하면 미등록 이주 아동의 수는 약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미등록 이주 아동 양육비로 큰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아이를 유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는 외국인 등록을 하지 못한 7세 아이가 쓰레기와 상한 음식 등이 가득한 방에서 혼자 지내다 경찰에 발견되기도 했다. 중국 국적 불법 체류자인 부모는 아이를 홀로 방에 두고 수일째 돌아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미등록 이주 아동을 차별하지 말라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우리나라가 비준돼 있는 만큼 이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제2조 1항)은 ‘아동은 본인 또는 부모의 인종, 성별, 사회적 출신 등에 따라 어떤 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도 1991년 비준했으나 현실은 다른 것이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소속의 최창호 다문화사업본부 과장은 “미등록 이주 아동은 서류상으로 신분을 입증하는 방법이 없어,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각종 돌봄과 제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회 보장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출생배경과 상관없이 국가에서 제공하는 사회보정 서비스의 접근이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정부가 미등록 이주 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2022년 시행한 한시적 체류 자격 부여를 연장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해당 제도는 국내 출생자뿐만 아니라 영·유아기 입국자 등을 대상으로 체류 기간 요건을 15년에서 6~7년으로 완화하는 조치로 내년 3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석원정 외국인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소장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비자가 있든 없든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권 등이 보장 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미등록 이주 아동에 대한 한시적 체류 허가를 하고 있는데 내년 3월 시행기간이 끝나는 만큼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4.03.11 I 황병서 기자
고령화에 가족 돌보느라…204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0.18%p 깎인다(종합)
  • 고령화에 가족 돌보느라…204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0.18%p 깎인다(종합)
  •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은행 노동시장 세미나. 사진 왼쪽부터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채민석 과장, 한국노동연구원 허재준 원장, 한국은행 서영경 금통위원,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KDI 조동철 원장, KDI 고영선 부원장, 한국은행 물가고용부 이정익 부장, KDI 한요셉 노동시장연구팀장(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간병 등 돌봄서비스 부문의 노동 공급이 수요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돌봄 비용이 치솟아 가족이 생계를 접고 간병 등에 투입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42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3.6%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돌봄서비스 부문의 ‘최저임금’을 낮추고 외국인 돌봄 인력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저임금으로 들여와 돌봄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가족 돌봄 하느라 ‘생계 접는다’…연평균 성장률 0.18%p씩 깎여채민석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5일 서울 소공로 한은 본관 2층에서 열린 ‘2024년 한은-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돌봄 노동공급 부족 규모가 2022년 19만명인데 2042년엔 최대 155만명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돌봄 수요가 65세 이상 인구 수에 비례한 것 이상으로 늘어나고 50~60대 위주의 노동 공급이 계속될 경우를 전제한 것이다. 돌봄서비스 부문은 현재도 노동 공급이 태부족해 관련 비용이 일반 가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은 상황이다. 작년 월평균 간병비는 370만원으로 65세 이상 고령가구 중위소득의 1.7배에 달했다. 2016년 대비 50% 오른 것이다. 돌봄 노동 공급 부족이 계속된다면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는 생계를 그만두고 ‘돌봄’에 나서야 해 경제적 손실도 커질 수 있다. 한은은 가족 간병 규모가 2022년 89만명에서 2042년 최대 355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련 경제적 손실은 46조~77조원(주돌봄 연령층 평균임금 적용시)으로 GDP의 2.1~3.6%에 달하는 규모다. 2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0.1~0.18%포인트 깎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에 한은은 ‘돌봄난’ 해결을 위해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노인요양보험 등 정부의 재정지원책을 배제한 채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개별 가구가 ‘돌봄’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거나 정부 차원에서 돌봄서비스 영역에 ‘고용허가제(내국인 고용이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에게 고용 허가)’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다만 두 가지 방식 모두 현재의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돌봄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자는 사적 계약이기 때문에 현재도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 적용이 가능하고 후자는 돌봄서비스 부문에 대해서만 내국인, 외국인 무관하게 ‘최저임금을 낮게’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정이 필요하다. ◇ 이창용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 부작용 있다고 안 하면 더 큰 문제”이날 세미나에선 외국인 돌봄 인력이 들어올 경우 내국인 돌봄 인력의 구축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내국인은 언어·문화 등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보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더 높은 임금 책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토론자로 참석한 권정현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돌봄은 공적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내국인 인력의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에 제약이 크다. 내국인은 돌봄 인력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사례가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에 주는 시사점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정책학과 교수는 “홍콩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하고 대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5%포인트나 올랐다”며 “고령화 사회로 여성 인력의 경제 활동 참가가 중요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지켜보던 이창용 한은 총재는 “외국인 돌봄 인력 방안을 제시했을 때 (내국인 구축효과, 불법 체류 우려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제시되는데 부작용이 있다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일 걱정스러운 부분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을 들여와서 돌봄 가격을 낮추는 등 각기 다른 가격을 지급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게 되면 정부가 타깃해 지원을 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노동계에선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즉각 논평을 내고 “국내 돌봄서비스 노동자들은 임금, 노동조건에서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 정책과 대안 마련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인데 이를 외면하고 시장 논리만을 따른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임시방편 정책은 불필요한 사회갈등과 분열을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과 예산편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을 값싼 노동으로 인식하며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밀어넣겠다는 발상은 차별적이며 반인권적”이라며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인권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내국인 노동자의 노동환경마저 악화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2024.03.05 I 최정희 기자
"외국인 가사도우미 급여, '최저임금'보다 적게 주자" 제안…왜?
  • "외국인 가사도우미 급여, '최저임금'보다 적게 주자" 제안…왜?
  •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은행 노동시장 세미나. 사진 왼쪽부터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채민석 과장, 한국노동연구원 허재준 원장, 한국은행 서영경 금통위원,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KDI 조동철 원장, KDI 고영선 부원장, 한국은행 물가고용부 이정익 부장, KDI 한요셉 노동시장연구팀장(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 돌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돌봄 수요는 급증하는데 돌봄 노동 공급은 미약해 돌봄서비스 비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돌봄서비스에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적용, 필리핀 등 가사도우미 수출국에서 외국인 인력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 원하는 만큼 ‘외국인 돌봄 인력’ 유입될 수 있나5일 서울 소공로 한은 본관 2층에서 열린 ‘한은-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는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 관련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자들은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이 불가피하지만 실제 도입했을 경우 외국인 돌봄 노동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등을 우려했다. 권정현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외국인 가사도우미 등 돌봄 인력을 송출하는 국가들은 이미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후발주자로서 외국인 돌봄 노동자들에게 매력적일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며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제시하면서도 충분한 외국 돌봄 인력이 확보 가능한가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돌봄서비스 수요에 비해 외국인 돌봄 인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권 연구위원은 “간병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어떤 업무가 간병인 역할인지, 간호사 역할인지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라 의사소통이 원활한 중국 동포가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는 사례가 많다”며 “교육, 자격기준, 직무 기준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아 돌봄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야기되고 있어 외국인 돌봄 인력을 들여오려면 간병 관련 제도를 공식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채민석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일본의 외국인 돌봄 인력 미스매치는 일본어 실력이 높아야 하는 등 질적 수준을 높였기 때문에 돌봄 인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외국인 돌봄 인력 질적 수준을 높이다보면 노동 공급이 어렵고 질적 수준을 낮추면 노동 공급이 쉬어지는 등 상충관계가 있어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내국인 돌봄 인력은 ‘돌봄서비스’ 시장 이탈 우려‘돌봄서비스’에 대해서만 최저임금을 적용할 경우 내국인 돌봄 인력의 구축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권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내국인 돌봄 인력은 대체 또는 경합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돌봄 인력이 내국인 인력 구축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에선 내국인의 경우 언어, 문화 등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어 내국인 돌봄 인력은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을 통해 외국인 돌봄 인력과 다른 임금 체계 적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권 연구위원은 “돌봄은 공적 영역이 크기 때문에 내국인 인력의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에 제약이 클 것”이라며 “내국인은 돌봄 인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 과장은 “업계 분들을 만나봤을 때 ‘돌봄’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있고 이 부분을 사업화하는 노력도 봤기 때문에 내국인 돌봄 인력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공급하게 될 경우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정책학과 교수는 홍콩의 가사도우미 사례를 언급했다. 김 교수는 “홍콩은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반드시 전일제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내국인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지만 파트타임은 시간당 임금이 높다”며 “내국인이 파트타임을 오전, 오후 나눠서 한다면 외국인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고 노동 시장이 이렇게 이원화된 부분이 성공적”이라고 설명했다. ◇ “부작용 강조되면 답 안 나온다”김 교수는 홍콩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홍콩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이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포인트 올랐고 특히 대졸 여성은 무려 25%포인트나 올랐다”며 “어떤 정책도 대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25%포인트 높이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고령화 사회로 여성 인력의 경제활동 참가가 중요해진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경제활동 단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선 불분명하다”며 “사회실험 기법을 활용해 정책 실험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외국인 ‘돌봄’ 인력의 비자 및 불법 체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김 교수는 “가사도우미(돌봄) 비자를 따로 만들어 체류기간 제한을 없애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저임금을 받고 10년, 20년 일할 수 있는 비자와 비교적 고임금을 받고 짧게 일하는 비자로 나누면 돌봄 인력으로 국내로 왔다가 불법 체류로 넘어가는 사례가 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E9비자는 기본 3년, 최장 4년 10개월로 짧은 편이다. 권 연구위원은 “간병, 노인돌봄은 신체적 부담이 큰 일자리인데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 수준으로 외국인 돌봄 노동자가 해당 직종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것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허가 업종 사업장을 이탈하고 불법 체류자가 되는 선택을 방지할 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은이 제시한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은 정부의 노동요양보험 등 재정 지원을 고려하지 않은 방안이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외국인 돌봄 인력 방안을 제시했을 때 여러가지 부작용이 제시되는데 이 부작용이 있다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일 걱정스러운 부분은 다양한 부작용을 강조하다보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일본의 재정 적자가 심해진 원인 중 하나로 노인 돌봄 등에 재정 투입이 커진 것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들여와서 돌봄 가격을 낮추는 등 각기 다른 가격을 지급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게 되면 정부가 타깃해 지원을 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2024.03.05 I 최정희 기자
고령화에 가족 돌보느라…2042년엔 GDP의 최대 3.6% 손실
  • 고령화에 가족 돌보느라…2042년엔 GDP의 최대 3.6% 손실
  • 지난달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고령층 환자와 보호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 1월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를 15년간 간병해 온 50대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보도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뉴스는 극소수 계층에 한정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고령화와 관련된 돌봄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돌봄서비스를 원하는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돌봄 인력 공급은 태부족이다. 그냥 놔둘 경우 돌봄 비용이 크게 치솟아 가족이 생계를 접고 간병이나 육아 등에 투입되면서 2042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대 3.6%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이 0.1~0.18%포인트 낮아질 수 있는 규모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돌봄서비스 최저임금을 낮추고 외국인 돌봄 인력을 저임금으로 들여와 돌봄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출처: 한국은행◇ 돌봄인력 수급 부족에 ‘간병비’ 오른다채민석·이수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과 이하민 조사역은 5일 서울 소공로 한국은행 본관 2층에서 열린 ‘2024년 한은-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부담 완화 방안’ BOK이슈노트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급속한 고령화 진전으로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면서 돌봄서비스 노동공급 부족 규모가 2022년 19만명에서 2032년 38만~71만명으로 뛰고 2042년엔 61~155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2042년 돌봄인력 수요는 10명인데 고작 구할 수 있는 인력은 3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돌봄 수요가 1인당 필요 종사자 수 비율 0.78명(2022년)이 2042년까지 유지되고 65세 이상 인구 수에 비례해 증가하거나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진다고 가정한 것이다. 돌봄 인력 공급은 현재 저학력 50~60대 위주로 구성되는데 최악의 경우 앞으로도 50~60대 위주로 노동 공급이 이뤄지거나 낙관적인 경우 노동공급이 개선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현재도 돌봄서비스직의 구직자 1명당 빈일자리수 비율이 1.23명으로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조사 대상 요양원의 21%가 입소자 정원을 축소했는데 그 이유의 84%는 구인난 때문이었다.이에 돌봄 비용이 가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작년 월평균 간병비는 370만원으로 65세 이상 고령가구 중위소득의 1.7배 수준에 달한다. 육아 도우미 비용도 264만원으로 30대 가구 중위소득의 50%를 넘고 있다. 이는 2016년 대비 각각 50%, 37% 오른 수준이다.채민석 과장은 “간병·육아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은 일반 가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높은 비용 부담으로 비자발적 요양원 입소, 여성의 경제활동 제약, 저출산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며 “특히 고령화에 따른 노인 돌봄을 중심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간병비 부담과 노인의 시설 요양 기피로 인해 가족 간병이 늘어날 경우 해당 가족의 경제활동이 끊기면서 경제적 손실이 초래될 위험도 커진다. 한은은 가족 간병 규모가 2022년 89만명에서 2042년엔 212~355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가족 구성원 중 40~60대 주돌봄 연령층의 평균임금을 적용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2042년 46조~77조원에 달해 국내총생산(GDP)의 2.1~3.6%에 달한다. 20년간 연평균 성장률로 따지면 0.1~0.18%포인트가 깎일 것이라는 우려다. 출처: 한국은행◇ “외국인 돌봄 인력, 저임금에 수입하자”한은은 ‘돌봄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 고용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돌봄 수요를 국내 돌봄 인력만으로 충족할 수 없는 데다 돌봄서비스의 임금 상승은 돌봄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돌봄은 생산성이 높은 분야가 아닌데 노동수급 부족으로 비용이 올라간다면 이는 비효율적 자원 배분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제안했다. 개별 가구가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사적 계약이라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 적용이 가능하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이 이런 방식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등을 채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에게 숙소를 제공해야 하는데 숙소 제공이 어려울 경우 사용자 조합(co-op) 등에서 공동 숙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가사도우미 시간당 평균임금이 2000원 안팎이라는 점에서 돌봄 임금을 우리나라 평균임금(1만1433원)보다 낮게 책정해도 외국인 가사도우미 입장에선 매력도가 크다는 평가다. 두 번째는 제조업에 국한된 ‘고용허가제(내국인 고용이 어려워 중소사업장에 합법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 허가)’를 돌봄서비스업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내국인, 외국인 모두에게 돌봄서비스업에 대해서만 ‘최저임금’을 낮게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외국인에 대해서만 ‘최저임금’을 낮게 지급할 경우 근로기준법, 외국인고용법 위반일 뿐 아니라 국제노동기구(ILO) 차별 협약 비준 위반에 해당된다. 외국인 근로자가 ‘돌봄’을 위해 국내로 들어왔어도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임의로 업종을 전환, ‘불법체류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채 과장은 “3년 등 일정기간 돌봄서비스를 수행한 후에는 여타 산업에서도 일정 기간 일할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등의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국인 돌봄 인력이 임금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언어, 문화 차이 등 내국인 프리미엄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대처 없이 돌봄 비용 부담이 더 확대될 것이 자명하고 비싼 간병비는 어려운 저소득 계층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3.05 I 최정희 기자
'로기완' 송중기, 변신 또 성공…이방인들 감싼 사랑이란 온기
  • '로기완' 송중기, 변신 또 성공…이방인들 감싼 사랑이란 온기 [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오롯이, 처음부터 자신의 힘으로 단단한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매일의 퍼석한 현실을 견딜 수 있는 건 온기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일 거다. 그 자체로 충만한 배타적인 천국에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위태로운 두 이방인이 사랑의 온기로 서로를 감싸며 서서히 단단해져가는, 절망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휴머니즘의 동화. 바로 오늘 1일 전 세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이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가 원작이다. 영화 ‘독전’ 시리즈와 ‘뷰티 인사이드’, ‘아가씨’, ‘럭키’, ‘콜’ 등을 제작한 용필름의 작품이다. ‘수학여행’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등에서 작품상을 받은 김희진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로기완’은 원작 소설의 명성과 함께, 데뷔 16년차의 배우이자 한류스타인 송중기가 타이틀롤을 맡아 연기 변신을 감행한 작품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는 탈북자 ‘기완’ 역으로 이북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그가 사투리로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기완은 “살아야 한다”는 어머니(김성령 분)의 유언을 가슴에 품고 삶의 마지막 희망을 찾아 벨기에에 도착한 인물이다. 무사히 비행기만 타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기완은 벨기에 땅을 밟자마자 시련에 봉착한다. 기본 절차를 밟고 통보를 받는 데만 수개월인데다, 자신이 난민이 될 자격을 갖춘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기 때문. 이름 석자 ‘로기완’으로 산다는 것부터 낯선 땅 벨기에에선 막막한 일이었다. 난민이 되기 전까진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불법체류자이기에 숙소다운 숙소에서 잠을 청하거나 경제활동을 하는 것도 요원했다. ‘로기완’의 초반부는 탈북자 기완이 이방인이 돼 벨기에란 낯선 땅에서 겪는 고군분투와 절망들을 비중 있게 담는다. 추운 겨울, 가게의 비좁은 공중 화장실에서 쪽잠을 청하고, 가진 돈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다 남들이 버린 음식을 먹고 탈이 난 기완의 비참한 모습 등이 먹먹함을 안긴다. 송중기의 한껏 구겨지고 더럽혀진 비주얼과 처연한 눈빛이 초반부의 몰입을 견인한다. 제대로 씻지 못해 꼬질꼬질한 얼굴, 추위에 빨갛게 언 손과 더럽혀진 단벌 외투와 모자, 눈물과 콧물자국까지. 평소의 꽃미남 비주얼을 가려버린 송중기의 파격 변신은 낯설지만 인상적이다. 어머니의 피 묻은 목숨값을 들고 중국을 떠날 수밖에 없던 이유부터 벨기에로 떠나기까지의 과정, 벨기에에 도착해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한 2차 인터뷰를 기다리고 불법체류자로 위태로운 일상을 보내는 것까지. 김희진 감독은 로기완의 초반 서사를 러닝타임 131분 중 무려 30분이나 할애해 공들여 표현한다. 덕분에 송중기의 기존 필모그래피에서 볼 수 없던 가장 처절한 열연을 만날 수 있다. 평소 복지 강국에 유럽의 천국으로 불리는 벨기에이지만, 그 아름다운 타국의 풍경에 조금도 섞이지 못하는 기완의 유리된 모습을 송중기는 섬세히 그려냈다. 물론 송중기가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를 맡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가 지난해 선보인 영화 ‘화란’의 중간 보스 치건 배역도 묵직한 캐릭터였으니 말이다. 다만 ‘로기완’의 기완은 그것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캐릭터다. ‘화란’의 치건은 살아있지만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에 미련이 없던 퍼석한 인물이었다. 반면 기완은 이대로 죽어도 할 말이 없을 절망과 나락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잡초같은 캐릭터다. 송중기는 이 차이를 확연히 포착했고, 기완만의 감정 스펙트럼을 자신의 것으로 자연스레 녹이는 데 성공했다.마리(최성은 분)가 등장하는 30분 이후부턴 멜로의 색채가 더해진다. 마리 역시 벨기에의 이방인이다. 한국인이지만 벨기에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활약했던 마리는 자신이 몰랐던 어머니의 안락사를 알게 된 이후 아버지(조한철 분)와 갈등을 겪으며 비뚤어지는 인물이다. 원작 소설에선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기완은 지독한 가난과 세간의 차가운 시선, 추방의 위협에 시달린다. 반면 마리는 충분한 유복한 환경을 갖췄음에도 마약과 범죄에 자신을 노출시켜 스스로를 파괴한다. 두 사람은 악연을 계기로 만났지만 다른 듯 비슷한 서로의 위태로운 처지에 서서히 마음이 간다. 자신들이 ‘어머니’란 존재에 마음 깊이 느끼고 있던 죄책감에 두 사람은 공감했고, 서로의 삶의 이유와 위로가 되어준다. 탈북자와 난민수용, 마약과 마피아, 안락사 등 사회문제를 소재로 다루니 극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무겁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완이 마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온기와 짐을 나누며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도 함께 조명한다. 기완의 곁엔 마리가 있고, 난민 인정을 돕는 변호사와 직장에 발붙일 수 있게 챙겨준 조선족 동료도 있었다. 그렇게 절망 속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줄 ‘인간애’의 중요성을 이 영화는 힘주어 말한다. 이들이 온기를 나누는 과정을 ‘식사’ 장면으로 표현한 연출도 인상적이다. 기완과 마리의 저녁 식사, 조선족 동료가 기완에게 구운 고기를 대접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기완과 마리의 혐관 서사가 러브라인으로 급격히 발전하는 전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한정된 러닝타임으로 생략된 설정이 많은 것으로 보이나, 로기완의 초반 서사에 공을 들여서인지 러브라인부터 이야기에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서로의 모습에서 느낀 연민이 사랑으로 발전할만 했다고 느껴지는 장면이나 계기도 빈약하다. 최성은은 최선을 다해 연기했고, 송중기와의 멜로 호흡도 안정적이었으나 원작에 없는 캐릭터 ‘마리’의 선택과 행동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어머니의 안락사가 삶에 대한 열망을 놓고 폭주하는 마리의 행동을 정당화할 이유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리가 마약, 불법 도박 등 위험한 일에 얽히는 스토리 전개와 그런 마리를 위협하는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력에도 아쉬움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감상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사람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세상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처한 현실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생각해 볼 계기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 시리고 험난한 현실에 발붙이며 살아갈 수 있게 곁을 내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더욱 소중해지는 이야기다. 이상희, 김성령, 조한철 등 조연들의 연기도 구멍없이 훌륭하다. 특히 목숨을 팔아서라도 아들의 행복을 바란 애틋한 모정을 표현한 기완의 엄마, ‘옥희’ 역 김성령의 연기변신이 반갑다. 조선족 동료 역 이상희의 실감나는 사투리 연기와 팍팍해도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열연이 감동을 더한다. 러닝타임 131분. 넷플릭스 공개. 청소년 관람불가.
2024.03.01 I 김보영 기자
병원에 홀로 버려진 1.2kg 아기…간호사들이 백일상 차렸다
  • 병원에 홀로 버려진 1.2kg 아기…간호사들이 백일상 차렸다 [따전소]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외국인 부모로부터 버려져 병원에 홀로 남겨진 칠삭둥이 아기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병원, 복지단체가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연이 전해졌다. 부산 일신기독병원 간호사들이 마련한 칠삭동이 아이의 백일상. (사진=연합뉴스)28일 부산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부산 동구 일신기독병원에서 1.2㎏의 칠삭둥이가 태어났다. 아이의 부모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아이의 엄마는 병원비를 벌어오겠다며 퇴원했다가 남자친구와 함께 6일 뒤 자국으로 출국했다.아이는 신장 하나만 갖고 태어난 상태로, 태어난 지 2달 동안 인공호흡기를 하고 있었으며 젖병을 제대로 빨 수 없을 만큼 몸이 약해 중환자실에 내내 있어야 했다.동구 관계자는 “태어난 뒤 아이의 이름이 없어 병원에서 병원 이름인 일신으로 불렀는데 아이가 불러도 눈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귀도 제대로 들리지 않아 현재 시각장애 및 청각장애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아이의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에 동구와 병원, 복지기관이 나섰다. 동구는 법원에 피해 아동 보호명령을 신청해 아기가 의료기관이나 보호시설에서 일정 기간 응급조치 등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아기를 지금껏 보살폈던 일신기독병원 간호사들은 지난해 12월 아기에게 한복을 입고 떡과 다양한 음식으로 꾸려진 백일상을 차려주기도 했다.간호사들은 해당 아기가 자주 우는 탓에 다른 아이들을 돌볼 때도 한 손에 이 아기를 안고 진료를 봤다고 한다.동구 관계자는 “병원 간호사들이 부모를 자처하며 아기를 성심성의껏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아이의 병원비는 UN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의료급여 1종 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부분 면제됐고, 나머지 초과분은 병원 측에서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동구 측은 “아이의 장애가 우려되는 만큼 받아주는 시설을 찾기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남구에 있는 소화영아재활원으로 전원 될 수 있게 됐다”며 “이곳에서 대학병원에 다니며 남은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어 “부모님 사랑을 한창 받고 성장해야 할 시기에 버림 받아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현재 아기 엄마를 찾고 있다. 아기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02.29 I 강소영 기자
외국인 노동자가 무섭다고?…"과잉 공포 줄이고 적응 독려해야"
  • 외국인 노동자가 무섭다고?…"과잉 공포 줄이고 적응 독려해야"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정부 정책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유입하고 있지만, 치안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불법 체류자를 포함한 외국인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이젠 국내 인력을 수급하기 어려운 산업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이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태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전담 코디네이터로부터 안전교육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오션)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파악된 외국인 피의자 수는 총 18만162명으로, 한해 평균 3만6032명씩 발생했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는 2만190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력이 22.2%로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교통범죄(20.9%)와 사기·위조·횡령 등 지능범죄(16.2%), 절도(8.0%), 강간·추행(2.0%) 등이 뒤를 이었다.이 같은 통계 탓에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국내에 들어오는 데 치안 불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외국인의 절대적인 수가 늘면서 불법체류자와 외국인 피의자도 함께 증가한 것이라며 지나친 공포나 편견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호 이주민센터 친구 상근 변호사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늘면서 범죄 수도 조금씩 늘었지만, 내국인 100명 중 범죄비율과 국내 외국인 100명 중 범죄비율, 미등록 체류자 100명 중 범죄 비율을 보면 뒤로 갈수록 감소한다”며 “실제 외국인 근로자에 의한 범죄는 내국인에 의한 경우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나 미등록 체류자는 범죄 사실을 들키면 원래 살던 나라로 돌아가야 해서 오히려 죄를 저지르기 힘들다”며 “외국인에게 낯선 문화 때문에 과잉된 공포가 조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찾는 거제 시장 내 마트. 주요 식재료에 영어 표기가 돼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외국인 근로자 수가 급증하는 것을 대비해 객관적인 데이터 확보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내 외국인과 내국인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범죄 실태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한국에서 강력 범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남이지만 이 지역 주민에 대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외국인 범죄도 범죄자 개개인의 특성에 주목해야 하는데 외국인 범죄는 증가했다는 점에만 집중해서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주민 지원정책을 개선하는 일만큼 외국인 근로자의 생활을 제대로 알리고, 기존 정책에서 보완할 지점은 없는지 평가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지역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외국인 근로자의 정착을 도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본부장은 “외국인들이 내국인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인식 때문에 서로 공간이 분리되니까 사회·경제적으로도 공유할 접점이 없다”며 “정부가 외국인과 내국인이 상호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지역에서 함께 생활하고 주거가 안정돼야 고용이 소비로 이어진다”며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에 정착할 의지가 있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주거를 선별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2024.02.28 I 이영민 기자
‘자전거 7시간’ 타고 대구-창녕까지 65km 강도 원정
  • ‘자전거 7시간’ 타고 대구-창녕까지 65km 강도 원정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대구에서 경남 창녕까지 자전거로 7시간을 이동해 강도짓을 벌인 30대 불법체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 이미지)경남 창녕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A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A 씨는 지난 15일 밤 9시께 창녕군 대지면의 한 주택에 침입해 흉기로 B(70대) 할머니를 위협한 후 현금 26만원을 갈취했다. 이후 인근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데려가 300만 원을 인출하게 한 뒤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범행 당시 할아버지가 집에 있었으나 술에 취해 자고 있어 범행을 목격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모자에 마스크까지 쓰고 도주했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탐색과 주변 탐문을 통해 20일 대구 북구에 있는 여자친구 집에서 그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결과 A씨는 과거 창녕에서 농업일을 했던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불법 체류자로 밝혀졌다. A씨는 지난 2018년 1월 어학연수비자로 입국해 체류기간(6개월)을 넘기고도 계속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고 생활고에 힘들어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며 “과거 창녕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어 이곳을 선택하게 됐다”고 배경을 말했다.A씨는 범행 후 자전거를 타고 대구로 돌아가려 했으나 체력의 한계로 대구에 있는 지인에게 태워달라고 전화해 승용차를 얻어타고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은 A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여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24.02.22 I 홍수현 기자
사장·직원짜고 ‘퇴사’ 거짓말…3년간 1580억 샜다
  • 사장·직원짜고 ‘퇴사’ 거짓말…3년간 1580억 샜다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부산에서 자녀 3명을 키우는 A씨는 서류상으로만 육아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꾸몄다. 회사에서 사무업무를 총괄하는 A씨가 사업장 법인 도장을 찍어 육아휴직확인서를 허위로 제출하면서다. 그 덕에 A씨는 2019년 7월부터 2023년 2월까지 31회에 걸쳐 육아휴직급여 3500만원을 타냈다. 또 일하지 않는 배우자를 위장고용한 후 육아휴직확인서를 꾸며 11회 걸쳐 3100만원의 육아휴직급여를 부정수급했다. A씨 부부가 이렇게 타간 육아휴직급여는 6600만원에 달했다.충남의 한 사업장은 근로자 2명에 대해 임금체불이 발생하자 실업급여로 체불임금을 대체했다. 실제 근무하고 있지만 사업주와 근로자가 공모해 퇴사했다고 거짓 신고하면서다. 재취업 활동은 경리과장이 인터넷으로 대신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근로자 2명은 9개월간 총 3200만원의 실업급여를 받아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등 고용보험 부정수급 기획조사를 벌인 결과 A씨 같은 고용보험 부정수급자 218명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이 타간 부정수급액은 23억7000만원이었다. 이를 포함해 특별점검, 실업급여 자동경보시스템 등으로 지난해 적발한 고용보험 부정수급액은 총 526억원에 달했다.고용보험 부정수급 적발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늘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부정수급액은 2019년 376억원, 2020년 388억원에서 2021년 588억원, 2022년 467억원, 지난해 526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적발된 금액만 1581억원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고용보험 수급자 지원 금액이 늘어난 가운데, 특별점검 확대 등 부정수급 적발 활동을 강화한 결과 적발 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이번 기획조사에선 사업주와 근로자가 공모한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퇴사했다고 거짓 신고해 실업급여를 타가거나, 취업하지 않았지만 허위로 고용보험을 취득한 뒤 실업급여를 받아낸 수급자가 132명(12억1000만원)이었다. 또 82명은 근무 중인데도 사업주 도움을 받아 육아휴직한 것처럼 꾸미는 등의 방식으로 육아휴직급여를 총 9억7000만원 타냈다. 이밖에 이미 근무 중인 근로자를 새로 채용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 제출해 실업자 신규 고용시 지원하는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을 타간 사업장이 4곳(1억9000만원) 있었다.고용부는 이들 218명 중 203명에 대해 범죄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고용보험법은 공모한 사업주와 부정수급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18명 전체에 대해선 추가징수액을 포함한 총 44억1000만원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고용부는 위장 고용, 허위 육아휴직 등 부정수급 사례와 사업주 공모, 중개인(브로커) 개입 등 조직적인 사례에 대해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해외 체류기간 중 다른 사람이 대리로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사례, 임금체불로 대지급금을 받았는데도 실업한 것처럼 꾸며 실업급여를 타가는 사례에 대해 상·하반기 2회에 걸쳐 특별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고용보험제도는 노동시장을 지탱하는 중요한 고용안전망으로, 이를 불법으로 악용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고용보험 부정수급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2024.02.22 I 서대웅 기자
황의조 형수 자백했지만…피해자 측 “결국 황의조 구하기”
  • 황의조 형수 자백했지만…피해자 측 “결국 황의조 구하기”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축구선수 황의조(31) 형수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한 가운데 해당 내용에 대해 피해자 측이 “결국 황의조 구하기”라고 비판했다. 축구선수 황의조. (사진=뉴시스)21일 황의조 불법 영상 촬영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의조 형수 A씨의 반성문에 대해 “내용은 구구절절 ‘실은 나만 나쁜 X이고 황의조는 불쌍한 입장이다’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그는 “황의조와 그의 형수를 공범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운명공동체로 엮인 행보”라며 “(반성문 제출 이유는) ‘반성 전하고 집에 가기 프로젝트’+‘황의조 구하기’로 보인다”고 비판했다.이어 “(A씨가) 범행을 부인하는 게 무슨 행보인지 그걸 굳게 믿는다는 황의조의 행태가 어떤 이유인지 실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적어도 자백 반성을 하려면 숨기려 했고 그렇게 숨긴 것이 뭔지는 내놔야 그나마 반성하며 하는 말의 일부는 사실이라 믿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앞서 이날 한국일보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황의조의 형수 A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박준석)에 자필 반성문을 제출했다. A씨는 그간 조사에서 “해킹을 당한 것 같다”며 자신의 범행을 부인해왔다. 또 지난 재판에서도 황의조 임시숙소 인터넷 공유기가 해킹됐으며 황의조는 이를 해킹한 사람에게 협박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A씨가 돌연 자신의 범행임을 자백하는 반성문을 제출한 것. A씨는 반성문을 통해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는 시동생(황의조)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적었다.그는 “저희 부부는 오로지 황의조의 성공을 위해 한국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5년간 뒷바라지에 전념했는데, 지난해 영국 구단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편과 황의조 간에 선수 관리에 대한 이견으로 마찰을 빚게 됐다”며 “그간 남편의 노고가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주장했다.이어 “저 역시도 황의조만을 위해 학업과 꿈도 포기하고 남편을 따라 해외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신의 깊이가 더욱 컸다”며 “휴대전화에서 한 여성과 찍은 성관계 영상을 발견하게 됐고, 이를 이용해 황의조를 협박해 다시 저희 부부에게 의지하게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오로지 황의조만을 혼내줄 생각으로, 영상을 편집해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성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했다. 황의조의 선수 생활을 망치거나 여성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A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모든 걸 돌려놓고 싶은 속죄의 마음”이라며 “남은 재판 과정에서 제 범행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처벌받으며,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A씨는 지난해 6월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의조와 여성들 모습이 담긴 사진·동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또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혐의를 줄곧 부인하던 A씨가 돌연 입장을 바꾼 배경에는 검찰이 지난 3차 공판에서 제시한 추가 증거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당시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 내역 등을 분석한 증거를 제출하고 황의조를 협박할 때 쓴 이메일 계정이 개설된 곳이 서울 강남의 한 네일숍이었다고 밝혔다.검찰은 당시 A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조회 결과, 비슷한 시점에 A씨가 해당 네일숍에 있었다고 덧붙여 신빙성을 더했다.현재 불법 촬영 및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황의조는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2024.02.21 I 강소영 기자
황의조 형수 범행 자백 “배신감 느껴...혼내주려고”
  • 황의조 형수 범행 자백 “배신감 느껴...혼내주려고”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축구선수 황의조의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선수 황의조 (사진=뉴스1)21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황의조의 형수 A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박준석)에 자필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동안 A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해킹을 당한 것 같다”며 범행을 줄곧 부인해 왔다.A씨는 반성문에서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는 시동생(황의조)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그는 “저희 부부는 오로지 황의조의 성공을 위해 한국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5년간 뒷바라지에 전념했는데, 지난해 영국 구단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편과 황의조 간에 선수 관리에 대한 이견으로 마찰을 빚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아울러 “그간 남편의 노고가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며 “저 역시도 황의조만을 위해 학업과 꿈도 포기하고 남편을 따라 해외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신의 깊이가 더욱 컸다”고 전했다.A씨는 황의조의 사생활 관리를 직접 해왔다고 전하면서 “휴대전화에서 한 여성과 찍은 성관계 영상을 발견하게 됐고, 이를 이용해 황의조를 협박해 다시 저희 부부에게 의지하게 하려고 했다”며 “오로지 황의조만을 혼내줄 생각으로, 영상을 편집해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성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했다. 황의조의 선수 생활을 망치거나 여성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일시적으로 복수심과 두려움에 눈이 멀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모든 걸 돌려놓고 싶은 속죄의 마음”이라며 후회를 전했다.그러면서 “남은 재판 과정에서 제 범행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처벌받으며,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며 “피해 여성에게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A씨는 지난해 6월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황의조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지난해 5월부터 황의조에게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 ‘기대하라’며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A씨 측은 지난달 8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부인하며,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한편 불법 촬영과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황의조는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2024.02.21 I 홍수현 기자
'동영상 유포' 황의조 형수, 범행 일체 자백…이유는
  • '동영상 유포' 황의조 형수, 범행 일체 자백…이유는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고 시동생을 협박한 혐의를 부인해 온 축구선수 황의조(32)의 형수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동안 “해킹을 당했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다가 검찰이 추가 증거를 제시하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지난해 2월 황의조 선수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앞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의조 형수 이모씨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달 8일 열린 첫번째 재판부터 지난달 7일 세번째 재판까지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이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황씨의 사생활 동영상을 게시하고, 황씨에게 고소 취하를 종용하면서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성문에서 이씨는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는 시동생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씨는 “(안정적인 생활을 했던) 저희 부부는 오로지 황의조의 성공을 위해 한국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5년간 뒷바라지에 전념했다”며 “그런데 지난해 영국 구단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편과 황의조 간에 선수 관리에 대한 이견으로 마찰을 빚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간 남편의 노고가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며 “저 역시도 황의조만을 위해 학업과 꿈도 포기하고 남편을 따라 해외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신의 깊이가 더욱 컸다”고 설명했다.이씨가 돌연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검찰이 제시한 추가 증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3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의 휴대전화 내역 등을 분석한 추가 증거를 제출했다. 검찰은 “피해자(황의조)를 협박할 때 쓴 이메일 계정을 개설하면서 사용된 IP 주소는 서울 강남의 한 네일숍”이라면서 기지국 조회 결과 그 시점에 이씨가 해당 네일숍에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재판부가 “이메일 계정이 생성된 IP 주소가 어딘지 확인됐고, 이씨에 대한 기지국 조회 결과가 그와 일치한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검찰은 “그렇다”고 답변했다.이씨 4번째 재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이날은 증인으로 황의조도 출석할 전망이다.
2024.02.21 I 백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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