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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시대)<4부>⑥日열도의 황혼이혼
  • (퇴직연금시대)<4부>⑥日열도의 황혼이혼
  • [도쿄=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최근 일본의 한 방송국은 ‘쥬쿠넨 리콘(熟年離婚)’이란 제목의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쥬쿠넨 리콘’은 우리가 흔히 부르고 있는 노인들의 ‘황혼이혼’을 의미한다. 일본에선 ‘황혼이혼’이 유행어가 된지 꽤나 오래됐다. 드라마의 시작은 이렇다. 반백의 남자 주인공 시오타로는 정년퇴직을 맞아 부인과 하와이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부인 요꼬는 남편의 은퇴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혼을 요구한다. 시오타로는 가정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는 생각에 요꼬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부인의 생각은 크게 달랐다. “이제는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겠다"는 것이다.&nbsp; 재일교포 3세로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30대&nbsp;주부인 도성애씨는 “요즘 일본의 젊은 층에선 주부들의 발언권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부부싸움이 벌어지면 예전엔 여자들이 집을 나갔지만 지금은 그 반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젊은 층에겐 ‘쥬쿠넨 리콘’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지극한 세대에선 여전히 남편의 권위가 높은 곳이 일본이다. 일본증권대행주식회사에 근무하는 치오야마 다카유키(千應山隆之·50·사진)씨는 “주변의 나이든 샐러리맨들 사이에선 ‘쥬쿠넨 리콘’에 대비해 ‘비자금’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도&nbsp;있다”고 말했다. 이혼시 퇴직금이 반으로 쪼개질 것을 우려해서다. 그는 “가뜩이나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근심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고 웃었다. ◇늙어가는 열도..“연금개혁에 내몰리다” 치오야마씨는 그러나 자신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nbsp;부인과의 관계가 좋을 뿐만 아니라&nbsp;직장 동료들에 비해서도&nbsp;노후준비에 철저하다고&nbsp;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nbsp;그는 현재 한국의 아파트와 같은 맨션을 2채 갖고 있다.&nbsp;한채는 자신과 부인이, 다른 한채는&nbsp;대학생인 두 아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nbsp;노후엔&nbsp;임대로 굴릴 생각도 갖고 있다. &nbsp;&nbsp;또 노년의&nbsp;기초생활을 지원하는 후생연금, 여기에다&nbsp;직장에서 받게될 퇴직급여도&nbsp;노후의 든든한 자금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nbsp;그는 무엇보다 빚이 전혀 없다고 자랑했다. 젊었을 때 생명보험사에 다니던 친구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소위 ‘생애설계’를 남들보다 앞서 실천한 까닭이라고 했다. 치오야마씨는 63세쯤&nbsp;은퇴,&nbsp;고향인 ‘히로시마’에서 농사를 지으며 황혼을 보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히로시마엔 땅이 조금 있는데, 기후가 따뜻해 노년을 보내기엔 안성 맞춤이라고 자랑했다.&nbsp;물론 일본의 직장인&nbsp;모두가 치오야마씨 만큼 노후준비에 철저한 것은 아니다. 치요야마씨 역시 “요즘들어 ‘프리터(Freeter)족’이나 ‘니이트(Neet)족’과 같은 부류의 젊은층이&nbsp;크게 늘어선지,&nbsp;노후까지 걱정하는 젊은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또 “기업연금을 중단하는 곳이 많아지다 보니&nbsp;회사연금에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는 직장인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성애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일본의 젊은 세대중에는 ‘어자피 후생연금(공적연금)이 파탄날 것이 뻔한데, 받지도 못할 보험료를 내선 뭐하냐’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서인지 일본의 정가에선 ‘연금개혁’이 화두로 부상한지 오래됐다. 지난 해 일본의 관방장관과 제1 야당의 대표가 연금 미납이 밝혀져 불명예 퇴진한 사례는 연금문제를 둘러싼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잘 대변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연금 미납 구설수에 휘말릴 뻔 했다.&nbsp;운이 좋게도&nbsp;국민들의 관심을 작년 5월 북일 정상회담으로 돌림으로써&nbsp;연금 스캔들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것으로&nbsp;전해지고 있다. &nbsp;◇‘소자·고령화’로 공적연금 위기고조&nbsp;&nbsp;&nbsp;일본의 공적연금 위기는 한국에서 ‘저출산·고령화’라고 부르는 ‘소자·고령화(少子·高齡化)’ 문제로 촉발됐다. 일본의 경우&nbsp;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지난 1970년에 이미 진입했다.&nbsp;26년만인 1996년엔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초과하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공적연금은&nbsp;노인들이 받을 연금을 현역세대, 즉 젊은세대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nbsp;일본에서의 급속한 ‘소자고령화’는 공적연금의 재정을 사실상 파탄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적연금의 부실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버블붕괴로 90년대들어 일본의 장기불황, 소위 ‘잃어 버린 10년’으로 운용환경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퇴직연금제도였던 적격퇴직연금과 후생연금기금은 물론이고, 법적인 테두리가 아니라 기관이나 단체가 임의로 만든 ‘자사(自社)연금’의 상당수가 적립부족에 시달렸다. 장기불황은 많은 기업들을 도산으로 내몰았고, 상당수 기업들은 적립부족으로 퇴직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도산의 위기까지 이르지 않은 업체라도 운용환경 악화로 도저히 연금수지를 맞출 수 없게 되자, 연금급부를 일부 삭감하는 ‘감액’이나 절반이나 깎는 ‘반액’이 성행했다. 이로 인해 일본에선 연금관련 소송이 줄지어 발생했다. ◇상아탑까지 연금소송..한국엔 ‘반면교사’▲ 와세다大 설립자인 오쿠마 시게노부 동상일본 사학의 명문인 와세다(早稻田)대학도&nbsp;이러한 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와세다대학의&nbsp;연금은 가입자와 수급자가 3000명 정도로, 대학과 교직원이 서로 갹출해 퇴직 후에도 월급이 거의 변하지 않는 구조였다. 하지만 대학측이 적립부족을 이유로 대폭적인 급부삭감을 강행, 현재 학교와 퇴직 교직원간에 소송이 전개되고 있다. 메이지(明治)대학도 와세다대학의 소송공방을 지켜보고 있다. 메이지대학에선 최근 학교측이 연금감액안을 냈다가 교직원들이 소송을 추진하자 감액안이 철회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학교측이 감액안을 다시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최근 일본에선 민간 기업은 물론이고 상아탑(象牙塔)으로&nbsp;불리는 대학에 이르기까지 연금소송이 발생하고 있다.&nbsp; 이홍무 와세다대 상학부 교수는 “요즘 일본에선 연금소송이 상당히&nbsp;많다"고 말했다.&nbsp;연금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사나 기업연금 컨설팅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큰 돈을 번다고 소문날 정도로 연금관련 분규가 매우 빈발하고 있다고&nbsp;일본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본&nbsp;사례에서 보듯이 퇴직연금제도의&nbsp;설계가 잘못되면 노사 모두가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nbsp;결국 퇴직연금제도를 이제 막 시작하는&nbsp;한국의 입장에선 연금소송에 휩싸인&nbsp;일본&nbsp;열도를‘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nbsp;* 협찬 : 대한투자증권, 마이애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신한금융지주, 하나은행,&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한국투자증권, CJ투자증권* 후원 : 금융감독원, 한국증권업협회, 생명보험협회, 자산운용협회, 현대경제연구원* 도움주신 분들 : 고광수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 권문일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류건식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재무연구팀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신기철 삼성화재 상무, 오영수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장, 이순재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가다나順)
2005.11.17 I 지영한 기자
  • (북극성의 換헤지)① 현장에서의 소회
  • [edaily] 이데일리 최근 환율 급등락으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 기업과 외환파생상품에 관심있는 독자들을 위해 7월부터 노덕현 동양선물 부장의 `북극성의 환헤지` 칼럼을 10편에 걸쳐 연재합니다. 시장에서 `북극성`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노 부장은 부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상사에서 외환 업무를 시작, 깔리옹은행(구 크레디리요네 은행)을 거쳐 동양선물 부산지점에서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의 `숨은 진주`인 노 부장의 칼럼을 통해 15년의 경력에서 나오는 한차원 높은 환위험 관리의 진수를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칼럼 내용은 자연인 노덕현의 개인적 의견으로 소속사인 동양선물㈜이나 이데일리 의사와는 관련이 없으며 집필자는 어떠한 은행과도 직접적인 거래 관계가 없습니다. 주요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중소기업 환위험 관리, 어느 선물 브로커의 분노 ②2004~2005 유행병처럼 번진 합성옵션, 그 달콤한 유혹 1. 수출기업 입장의 Enhanced Forward 2. 수출자 입장의 Catapult Forward 3. 환율전망 보고서(Report)가 없는 최대 금융기관, 대한민국 은행? 4. 2002년의 엔화대출 캠페인 ③감독당국과 정책당국에 바라는 바 1. 시장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 2. 매를 드는 환위험 관리, 북돋우는 환위험 관리 3. 환위험 관리의 지원 4. 정책수립에서의 양적 접근과 질적 접근 ①중소기업 환위험 관리, 어느 선물 브로커의 분노 대한민국에서 가장 빈촌 중 하나로 꼽히는 시골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니, 나는 내 스스로 촌놈이라 부른다. 아직도 서울을 가보면 부산에서 온 나를 보고 “시골서 오셨군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촌놈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오늘 주제넘지만, 그 촌놈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에 대해 만연체가 되겠지만 필자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내가 촌놈이면 어떠랴…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에 관한 한 누구보다 현장에서 경험하고 고민했고, 중소기업들과 고락을 함께 한 것으로 치자면 대한민국 땅을 통틀어 뒷줄에 서라면 나는 서럽기 때문이다. 환율 관련한 기사들을 보노라면 지금 환율이 급등해서 난리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출기업은 좋아라 해야 할 것을… 막상 기업현장을 가보면 수입기업의 한숨만큼이나 수출 중소기업의 탄식소리도 들려온다. 왜일까? 긴 설명이 필요없다. 환율 1010원이 될까말까 싶은 시점에 향후 반년~1년에 걸친 수출물량의 환전을 확정해 버린 탓이다. 그런데 환율이 이리도 큰 폭으로 올라 버리니 그 아쉬움을 어찌 말로 다 하겠는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지난해 10월말부터 환율의 폭락으로 치명타를 입은 수출기업 아니던가? 그들 중 일부가 두번 울고 있다. 환율 폭락으로 한번 울고, 이제는 폭등하는 환율을 바라보며 미래의 수출액을 바닥의 환율로 팔아버렸다는 자괴감에 다시 울고 있는 것이다. 외환 위기 이후, 외환 자유화, 자본 자유화… 게다가 늘어나는 수출입 규모 등으로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규모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성장 중에 있다는 데는 필자 스스로도 피부로 느낀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금융환경의 변화, 특히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중소기업이 따라잡기에도 벅차리만치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통화관련 파생상품 시장은 지금 일종의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시점이라면 발달한 파생금융상품을 중소 수출입 기업에게 제공하는 주체인 금융기관그리고 이를 관리 감독하는 당국은, 파생금융시장이 보다 건전하게 기업의 위험관리 목적에 부합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지식과 관리역량도 없이 다급한 마음에만 사로잡힌다면, 그리고 난해한 파생금융 상품의 제공주체인 금융기관이 다급한 중소기업의 심리를 얄팍한 상혼으로 파고든다면 양적인 성장뒤에 따를 고통은 너무도 클 것이다. 금융기관은 금융기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감독당국과 기업정책입안 당국도 육체적 성장에 못 미치는 심리상태로 자칫 잘못된 길을 걷는 사춘기가 되지 않도록 도덕성과 세심한 진지함이 필요한 시점이라 본다. 하지만 최근의 외환시장에서 나타나는 환율의 급등락과 이에 따른 기업의 당혹감, 그리고 이를 파고드는 사려깊지 않은 모습들이 보이는 것 같아 무척이나 아쉽다. 그러한 이유에서, 그리고 오로지 떨어지기만 할 것 같았던 환율이 1050원을 넘어 폭등해 버린 오늘의 시점에, 소위 가방끈도 길지않은 이 촌놈이 주제넘은 안타까움에 장황한 현장경험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서설이 길었지만, 독자 여러분의 인내심 있는 일독을 부탁한다.
2005.07.13 I 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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