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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전망)③물가와 한은 반응 관건-LG증권
- [edaily 최현석기자] LG증권은 9월 물가 상황과 한국은행의 태도가 이번주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입장을 확인하지 않은 매수세는 보험성이나 복권식 투자라는 지적이다.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인하할 지 여부가 아직 분명치 않다는 것.
한편 LG증권은 가격 부담이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를 낳고 있으나, 장기 투자기관의 참여가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중립관점…물가에 주목
정책의 향방을 가늠키가 어렵다. 지난 주 주보에서 언급했듯이, 한은과 재경부는, ‘경기전망’ 에 대해서는 인식을 공유하지만, 물가에 대해서는 다른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시각이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 정권의 경제참모는, 물가에 대해서는 재경부와 인식이 비슷하지만, 경기에 대해서는 그다지 나쁘게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지난 주 한 세미나에서, “현재 경기가 느리게나마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물가상승도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 고 말했다. 이는 사실, 한은과 비교하면 거의 정반대의 목소리다.
각각의 상이한 입장이 시장을 혼동케 만드는 것에 아울러,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8월의 기억’이다. 7월까지의 ‘견고한’ 입장과, 8월의 ‘써프라이즈’, 그리고 9월에는 물가를 구실로 ‘유유히’ 다시 돌아간 한은의 태도변화가, 시장으로 하여금 한은의 행태 전망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근본적으로 ‘불확실한 수익’은 ‘복권’과 같은 속성을 갖는다. 8월의 전격적 인하와 9월 동결, 그리고 동결 이후에도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는 경험이, 채권매수를 복권매수로 만들고 있다. 기대처럼 되지 않아도 그 비용은 비싸지 않은 반면, 만일 되면(사실 실제 복권에 비하면 당첨될 가능성은 매우 높지 않은가), 수익은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매수의 논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몇 %라는 분석은, 투자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오로지 매수만이 게임이론에서 말하는 이른 바 ‘우월 전략(dominant strategy)’이 된다.
다만 수익률 곡선이 워낙 평평한 관계로, 빌려서 투자하기는 조금 부담스럽겠지만, 돈이 들어온다면야 굳이 복권매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번 상품은 당초 한은이 만든 것이지만, 9월 동결로 인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가, (뒤늦게) 재경부가 많이 만회시키고 있다.
옵션가치는 불확실성과 시간의 가치이다. 불확실성이 주는 가치와 관련해서는, 물가가 키 포인트이다. 10월 1일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가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 이라면, 복권이라는 콜옵션의 가치는 크게 오를 것이다. 반대라면, 불확실성이 주는 가치는 떨어지겠지만, 시간 가치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10월 금통위 날이 만기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시장이 채권을 살 때 옵션가격을 지불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옵션가격이 높아질수록, 채권 투자의 본질인 캐리 수익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장기투자기관 입장에서는, 지금 매수를 통해 지불해야만 하는 옵션 가치 부분에는 큰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오히려 그 부분은, 자신들 입장에서는 다소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반면, 그들이 주로 지향하는 캐리 수익은 매우 낮아진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재투자 리스크가 높아져 있다.(이번 10년물 입찰 결과에 작은 관심이 있다).
한편, 앞서 언급했듯이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복권이 당첨되지 않는 한)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므로, 아무래도 금리가 떨어질수록 적극성도 함께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조금 긴 관점에서는 자금 흐름상의 변화 양상에 주목하기로 한다. 투신권으로의 자금 이동이 언제까지 활발할지 알 수 없지만(우리는 굳이 방향성을 따진다면 앞으로는 강화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한 자금 이동이 약화되려는 시기에는 수급 구조상 장을 보는 관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은이 최근 압박을 받고 있는 듯 하지만, 그래도, 8월 갑자기 뒤집고 9월 다시 유유히 뒤집었는데, 10월에 또 다시 8월로 뒤집기도 사실 부담스러울 것이다. 다시 ‘경기에 집중’ 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8월 뒤집기 이상의 명분이 필요할 것인데, 9월말 10월 초 데이터들이 그 정도 까지 해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당분간, 중립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