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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T, 5G 요금제 20종→45종 대폭 확대…'청년·시니어 요금제까지'(종합)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고 5G 요금제의 종류를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린다. 그간 데이터 구간별 선택의 폭이 좁았다는 지적에 따라 월 제공 데이터 24GB~110GB 구간 사이 4개의 옵션을 만들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요금과 데이터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맞춤형 요금제를 마련했다. 또한 만 34세 이하 성인 고객을 위해 데이터를 늘린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고, 만 65세 이용 고객을 위해 요금 부담을 낮춘 시니어 요금제도 선보인다.SKT는 이동통신 사용자의 다양한 이용 패턴과 연령대 특성을 고려해 5G 요금제를 개편하고 다양한 상품을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SKT는 오는 3월 말 ‘5G 시니어 요금제’ 출시를 시작으로 5월 ‘5G 맞춤형 요금제’, 6월에는 5G ‘0청년 요금제’까지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T의 5G 요금제는 기존 총 20종에서 45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사용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5G 중간요금제◇5G 중간요금제, 3000원 더 내면 월 13GB 데이터 추가SKT는 지난해 8월 출시한 5G 중간요금제인 ‘베이직플러스(월 5만9000원, 24GB)’를 기본으로, 추가 데이터 옵션 4종 중 사용자가 원하는 하나를 조합해 이용하는 ‘5G 맞춤형 요금제’를 오는 5월 1일 선보인다. 사용자는 베이직 플러스에서 원하는 데이터만큼 비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5G 맞춤형 요금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데이터에 따라 △월 3000원 추가(13GB 추가) △월 5000원 추가(30GB 추가) △월 7000원 추가(50GB 추가) △월 9000원 추가(75GB 추가)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월 데이터를 평균 약 50GB 사용하고 있다면, 월 5만9000원을 내는 베이직플러스(24GB)에 5000원을 더 내고 30GB를 더 쓸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월 6만4000원의 요금을 내고 총 54GB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옵션은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월 단위로 한 번만 선택할 수도 있고, 한 가지 옵션을 매월 자동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동 적용할 경우 선택약정할인이나 결합할인 혜택을 합산 요금 기준으로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SKT는 이번 맞춤형 요금제 출시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5G 일반 요금제 종류가 8종에서 12종으로 확대됨에 따라 100GB 이하 데이터 구간을 보완하는 한편, 사용자가 보다 유연하게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 요금제 중 하나인 맞춤형 요금제◇만 34세 이하 ‘MZ’ 전용 요금제…기본 데이터 최대 50% ‘더’SKT는 오는 6월 1일 만 34세 이하 성인 5G 사용자를 위한 ‘0(영)청년 요금제’ 7종과 ‘0(영) 청년 맞춤형 요금제’ 4종, 총 11종의 청년 요금제도 새롭게 선보인다. 0 청년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고 특화 혜택을 추가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SKT는 0청년 요금제 출시로 만34세 이하 사용자 600만명 이상이 혜택을 볼 수 있어 청년층 사용자의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요금제는 만 34세라면 가입할 수 있고, 우선 가입하면 만 34세가 지났더라도 1년간 유지된다.0청년 요금제는 ‘MZ’ 등으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데이터 이용 패턴과 선호 트렌드를 반영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청년층 사용자가 데이터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일반 요금제 대비 최대 50%까지 확대한다. 또한 기존 공유용(함께쓰기)과 테더링용으로 각각 구분해 제공하던 데이터량도 통합했다. 테더링 이용이 많은 청년층 사용자가 데이터를 한층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총 공유·테더링 데이터도 요금제에 따라 일반요금제 대비 최대 20GB까지 늘려 제공한다.일반 요금제에는 없는 월 4만3000원의 ‘0 청년 43’도 새롭게 추가한다. 0 청년 43은 현재 기준 이동통신 3사 통틀어 만 19세 이상 성인이 가입할 수 있는 5G 일반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하다.0청년 요금제는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커피·영화 할인, 로밍 요금 할인 등 특화 혜택도 제공한다. 0청년 요금제 가입 사용자는 8개 주요 커피 브랜드 전문점에서 커피 50% 할인과 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 50% 할인을 각각 월 1회 받을 수 있다. 0청년 요금제 특화 혜택은 T멤버십 혜택과는 별도로 제공될 예정이다.이와 함께 엔데믹으로 젊은 층의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로밍 요금할인도 제공된다. 0청년 요금제를 이용하고 SKT 로밍 전용 상품인 ‘baro(바로) 요금제(6종)’에 가입한 사용자는 해외 여행 시 로밍 요금을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0청년 요금제의 특화 혜택은 월 요금과 관계없이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것도 특징이다.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월 요금을 약 30% 낮춘 온라인 전용 요금제 ‘0청년 다이렉트 플랜’ 7종도 함께 출시한다. 0청년 다이렉트 플랜은 SKT 온라인 전용 채널인 T다이렉트샵에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또한 5G맞춤형 요금제 대비 최대 33%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0청년 맞춤형 요금제’ 4종도 준비했다. 0청년 맞춤형 요금제는 ‘0청년 59’ 가입 사용자가 추가 선택할 수 있다.만 65세 이상을 위한 시니어 요금제 ◇만 65세 이상 ‘시니어’ 맞춤 요금도…최소 월 1만원 이하로도 이용SKT는 오는 30일 만65세 이상 시니어 사용자를 위한 신규 요금제 3종을 출시한다. 새롭게 출시하는 시니어 요금제는 월 4만5000원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A형(만65세 이상)’, 월 4만4000원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B형(만 70세 이상)’, 월 4만2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C형(만 80세 이상)’ 총 3종이다.SKT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사용자의 이용 트렌드를 고려해 만 65세, 70세, 80세가 될 때마다 더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나이와 데이터 제공량을 다양화해 시니어 요금제를 구성했다.5G 시니어 요금제는 선택약정할인과 기초연금수급자 복지감면, 결합할인도 중복으로 적용할 수 있다. ‘5G시니어 C형’ 기준 선택약정할인과 복지감면 혜택을 적용하면 월 요금은 1만9395원으로 낮아지며 온가족할인 30% 혜택까지 추가 적용하면 월 1만원 이하(9447원)로도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T는 5G요금제 개편으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통한 민생 경제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SKT는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요금제인 ‘다이렉트 플랜’에 결합할인과 약정 승계를 적용하는 개편을 단행해 더 많은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이번 달에는 19세 이상 모든 고객에게 무료 데이터 30GB를 제공하는 등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김지형 SKT 통합마케팅전략담당은 “SKT는 고객의 다양한 이용 패턴과 요구를 고려해 고객 눈높이에 맞는 5G 요금제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여러 5G 요금제 출시를 비롯해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셀트리온, 바이오 스타트업 협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인천 송도에서 1세대 바이오벤처로서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개발사로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셀트리온이 인천 송도에서 ‘K-바이오 랩허브’ 구축·운영을 위한 업무협약 전에 개최된 간담회에서 스타트업 5개사와 함께 유일한 바이오 대기업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사업은 9년간 예산 2726억원을 투입해 신약개발사의 후보물질 발굴→사업화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기성 셀트리온 부사장은 참석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셀트리온과 스타트업간 협업 프로그램에 대해 알렸다.권기성 셀트리온 부사장이 인천스타트업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셀트리온과 스타트업간 협업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권기성 부사장 “회사 점프하려면 신약개발해야”셀트리온은 인천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바이오기업 중 하나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업체에서 신약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셀트리온 측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행사에서도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 앵커기업으로 참석해 스타트업과의 동반 성장을 다짐했다.권기성 셀트리온 부사장은 이날 인천 송도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결국 회사가 점프하려면 신약개발해야 된다”며 “셀트리온이 잘하는 항체 베이스, 즉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바이러스, 이중항체에 집중하고 있고 마이크로바이옴도 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분야에 중점을 두고 피노바이오, 에이비프로, 지뉴브, 리스큐어, 고바이오랩 등 다양한 바이오벤처와 협업 중이다.권 부사장은 “K-바이오 랩허브가 출범하면 스타트업 입장에선 멘토링이 중요할 것”이라며 “셀트리온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담 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해당 팀을 연구개발부터 허가까지 멘토링하는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투자의 경우 셀트리온이 운용 중인 펀드 외에 해외 클러스터와 연계된 투자자들도 활용할 방침이다.셀트리온은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에서 △K-바이오 랩허브 방향성 자문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제공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개발 △우수 스타트업과 기술사업 협력 등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권 부사장은 “(셀트리온이 스타트업들에 해외 클러스터와 연계된 투자자들을 매칭하기 위해) 클러스터와 글로벌 네트워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스타트업과 대기업간의 상생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선순환적인 바이오 생태계 세팅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영 중기부 장관은 “셀트리온이 스타트업들을 잘 멘토링해주고 있다고 들었다”며 “선배 기업과 후배 기업간의 시너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도 굉장히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장관은 “K-바이오 랩허브는 미국의 ‘보스턴 랩센트럴’을 모방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클러스터로 만들려고 한다”며 “조만간 보스턴과도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셀트리온만 현장 간담회 참석한 이유는?이번 간담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나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아닌 셀트리온이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 SK 등 대기업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양사와 달리 셀트리온은 서정진 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000년 창업해 시가총액 20조원대로 일궈낸 바이오벤처이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2019년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2조원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매출 3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또한 셀트리온은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인천 스타트업파크’ 사업에 참여해 바이오벤처를 지원해왔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은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실증 자원을 지원하고 협업모델 개발, 투자 연계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하고 있다.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정책관은 “셀트리온은 이 중 유일하게 성공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한 창업 1세대 바이오벤처”라며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서 꾸준히 스타트업과 협업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맡을 역할은삼성바이오로직스도 추후 해당 사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지능형 리퀴드 핸들러(Liquid Handler) 로봇을 개발하는 ‘에이블랩스’의 실증을 지원하는 등 인천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같은해 9월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테크노파크가 추진하는 실증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K-바이오 랩허브의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구축 기관으로부터 협력사업 수행에 있어 필요한 사항은 협의를 통하여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달리 연구개발(R&D) 중심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기존 기업들이 생산 중심이라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R&D 시설인 R&PD 센터 입주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킹을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3250억원을 투자해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바이오 허브’를 구축할 방침이다.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외 스타트업에 연구 시설을 개방해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사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전염병예방백신엽합(CEPI) 등 글로벌 유수 기관들과 협업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K-바이오 랩허브’는 2025년 구축을 완료해 2026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 [목멱칼럼]노조는 누구를 대표하는가
- [임무송 인하대 초빙교수·일자리연대 운영위원장]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노동조합은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존재다. 우선 헌법이 집회결사의 자유와 별도로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노동조합법은 몇 겹의 보호막을 설치해 뒀다. 이를 통해 근로자와 해고자의 자유로운 노조 가입이 보장되고, 노조는 세금을 안 낸다. 조합비는 소득공제를 받고, 회사에서 노조 계좌에 조합비를 직접 넣어주는 일괄공제도 인정된다. 또 정당한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는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고, 쟁의 기간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근로자를 구속할 수 없다. 여기에 단체협약은 법률과 같은 규범력이 인정된다. 사용자는 단체교섭 거부 등 부당노동행위가 금지되며, 단체협약을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노동조합 대표는 4대 사회보험, 최저임금, 노동위원회 등 주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도 참여한다.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정치의 계절에는 정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노조의 주장에 각종 정치적 이슈가 증가하더니 급기야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까지 등장했다. 이쯤 되면 노동조합의 정체성이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노동조합은 누구를 대표하는가? ‘2021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노동조합 조직률은 14.2%다. 민간부문 11.2%, 공공부문 70.0%,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 46.3%, 30명 미만 0.2%로 나타났다. 2022년 8월 기준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은 3.3%에 불과해 정규직의 17.8%에 한참 못 미친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달 7일 오후 경기도 일산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75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대회사를 마친 후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 같은 조직률 통계는 노동조합이 주로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근로자의 이익을 대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등 85.8%는 소외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MZ세대 화이트칼라 중심으로 새로운 노동 운동이 출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들은 외친다. ‘나는 나를 대표하는 새로운 조직을 원한다’고. 다수노조가 독점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소수노조의 교섭권 분리를 적극 인정하는 방향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요구도 터져 나온다. 학계에서는 “왜 노동조합에만 배타적 대표권을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물음도 제기된다. 노동 현장의 다양한 노동력 구성과 이해관계의 이질성을 반영하고 비정규직 등 미조직 근로자도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대표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별 노조 체제의 전형인 독일에서는 개별 사업장의 노동자평의회와 맺은 노사협정에도 규범력을 인정하는 흐름이 나타난 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의 참여가 보장되고 취업규칙 변경 권한을 가지는 새로운 대표제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넓다. 새로운 근로자 대표제는 노조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능을 할 것이다.노조도 1989년 19.8% 이후 추락한 조직률을 회복하고 대표성을 강화하려면 닫힌 문을 열고 변화와 혁신에 나서야 한다. 일부는 부패한 폭력집단이라는 비판을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회계 투명성 논란도 본질은 자주성 문제다.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한 단체여야 한다(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노조 스스로 회계감사 결과를 당당하게 공개하고, 고인 물에 썩은 곳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자정에 나서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정부도 노사단체 보조금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 대신 거버넌스 혁신을 전제로 노사발전재단에 사업을 맡기는 등 개선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법 집행을 엄정히 하되, 기본적으로 노사단체의 운영은 내부의 민주주의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산내용과 단체협약을 노사 대표와 공익전문가로 구성된 노동위원회에 등록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노동조합법이 제정된 지 70년이 지났다. 노사정이 합심해 노동시장과 근로환경 변화에 맞게 산업민주주의와 근로자 대표제도를 다시 손볼 때가 됐다.
- 尹대통령, 1박2일 일본 방문 마치고 귀국…‘셔틀 외교’ 재개(종합)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후 1박 2일의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일을 통해 양국 간 셔틀 외교(상대국을 오가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를 부활시킨 데 이어 외교·안보·경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1박2일 간의 일본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오후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1박2일간 숨가쁜 일정 소화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탄 공군 1호기 전용기는 이날 오후 7시 50분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주호영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조현동 외교부 1차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공항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윤 대통령은 환영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생많았다”, “수고하셨습니다”고 말했다. 김 여사도 뒤따라 걸으며 인사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오후 7시 58분께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공항을 떠났다.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1박 2일 간 정상회담과 만찬, 일본 정·재계 주요 인사들 접견, 게이오대 강연, 동포 간담회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방일 첫날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셔틀외교 복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에 합의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수출규제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다만 일본 측에서 정상회담 과정에서 위안부 합의 문제와 독도 등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공지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논의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양 정상은 회담 후 부부 동반 만찬을 가졌다. 만찬 후 자리를 옮겨 맥주와 한국 소주, 일본식 고구마 소주를 함께 마시며 친교의 시간도 가졌다.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오대에서 열린 한일 미래세대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경제인에 첨단산업 협력 필요성 강조윤 대통령은 방일 둘째날 일한의원연맹, 일한친선협회중앙회, 일한협력위원회,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지도부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양국이 정상회담을 갖게 된 것 자체가 양국관계 정상화와 발전에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이어 “이번 방일이 12년 만에 성사된 정상 간 양자 방문으로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며 “양국 정상 차원에서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향후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양국 국민 간 우호 협력 강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 대표와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도 접견했다. 이즈미 대표와 야마구치 대표는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윤 대통령의 대승적인 결단과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윤 대통령은 아울러 한일 경제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첨단산업 협력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김 여사도 외교전에 나섰다. 방일 첫날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와 화과자를 구우며 별도의 친교 시간을 갖고, 둘째날에는 동경한국학교와 일본민예관을 방문했다. 이밖에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만나 오찬도 가졌다.윤 대통령은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진행한 ‘한일 미래세대 강연회’에서 “여러분이 한국 청년들과 자유롭고 왕성하게 교류하고 협력한다면, 청년세대의 신뢰와 우정이 가져올 그 시너지를 우리들이 체감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청년들의 협력과 교류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게이오대 강연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윤 대통령 부부는 오후 5시 13분께 공항에 도착해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윤덕민 주일대사의 환송을 받았다.
- ‘미래기술 잡아라’..현대모비스, 미래차 스타트업 투자 박차
-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부품사 현대모비스(012330)가 미래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략(SDV)에 발맞춰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카메라 센서, 증강현실(AR)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를 꾸준히 늘리면서다. 현대모비스는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모비스벤처스를 통해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차 ‘눈’ 라이다 기술 확보 총력16일 현대모비스가 최근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라이트IC 지분 4.8%를 117억원에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트IC는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인 라이다(Lidar)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8월 투자를 실시한 라이다 전문 스타트업 라이트IC의 기술설명도.(이미지=라이트IC 홈페이지.)라이다는 쉽게 말해 자동차가 주변 사물을 인식하게 해주는 센서다. 사물에 빛을 발사해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강도를 측정해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그려낸다. 사실상 자율주행차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해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이트IC가 보유한 기술의 특징은 반도체만으로 레이저빔을 조향하는 것이다.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싼 기존 제품과는 달리 물리적인 부품 없이도 라이다 기술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계식 스캔 방식과는 달리 반도체와 안테나 등을 통해 주변환경을 스캔하는 한 차원 진화된 방식을 갖고 있다”며 “라이다 기술 개발과 시장 조기 진입을 목표로 기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비스벤처스,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핵심현대모비스의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는 지난 2018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내 벤처캐피탈이인 모비스벤처스를 설립하고 전 세계 기술 혁신의 중심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투자 거점을 마련하면서다. 이미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운영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현대 크래들’이 실리콘밸리에 있지만, 자율주행 및 친환경차 부품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의 사무소를 차렸다. 모비스벤처스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중국 선전과 한국 서울에 각각 사무소를 두고 있다. 모비스벤처스는 지금까지 총 8개의 스타트업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설립 첫 해인 2018년에는 국내 AI 영상인식 전문기업인 스트라드비전에 8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현대모비스가 자회사나 계열사를 제외한 외부에 투자한 사례로는 창사이래 가장 규모가 큰 투자였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중국의 AI 영상인식 스타트업 딥글린트(59억원), 미국의 열화상 센서업체 옵시디언(24억원) 등의 투자를 이어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대규모 베팅도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 라이다 센서 시장 글로벌 1위 업체인 벨로다인에 587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시스템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영국의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전문업체 엔비직스에 약 3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AR HUD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핵심부품으로 차량의 도로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전면 유리창에 투영해주는 장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0월 엔비직스에 3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실시했다. 2021년에는 미국 전장 소프트웨어 업체 소나투스에 41억원, 이미징 레이더 기술 업체 젠다에 47억원을 투자했다. ◇모빌리티 기업 전환 속도 빨라질 듯현대모비스의 미래 모빌리티 기업 전환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월 전동화와 핵심부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계획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5조~6조원의 투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자율주행,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및 소프트웨어 등 외부 투자에 3~4조원을 투입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전략적 인수합병(M&A), 기술 제휴, 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 홈플러스,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800만명 돌파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홈플러스는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이 800만명을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 홈플러스,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800만명 돌파. (사진=홈플러스)‘마이 홈플러스 멤버십’은 홈플러스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로 2018년 3월 론칭 이후 5년 동안 높은 포인트 적립률과 다양한 할인쿠폰을 제공, 최대 50% 할인하는 ‘멤버특가’ 상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고객의 수요와 취향을 맞춰 론칭 한 주주클럽을 비롯한 8개의 클럽 서비스 등 다양한 쇼핑 편의와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홈플러스 관계자는 “800만명이란 수치는 5년간 매일 평균 4400명이 가입한 숫자”라며 “최근 경쟁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유료 멤버십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고객 관점에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라는 업의 본질에 충실한 무료 멤버십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유의미한 숫자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가입 회원 대상 연령대별 분포를 분석했을 때 3040대가 약 430만명으로 집계됐다. 3040대 국민 3명 중 1명이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선한 생각’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으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등을 선보여 다소 올드했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트렌드를 제시하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거듭나며 멤버십 회원 가입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 동안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신규 가입 회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MZ세대 고객의 신규 유입이 크게 증가하며 20대 회원 가입률은 전년 동기 대비 238% 신장했다.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와인, 위스키, 델리, 패션, 여행 등의 취향을 강조한 8개의 클럽서비스를 통해 2030세대의 수요를 끌어당긴 것으로 분석된다.지난 1일부터 창립 26주년 단독 슈퍼세일을 진행 중인 홈플러스는 회원 800만명 돌파를 기념해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총망라해 최대 50%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멤버특가’ 행사를 오는 29일까지 진행한다.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은 누구나 별도의 가입비용 없이 가입할 수 있다.먼저 ‘멤버특가’ 행사 첫 주차인 이날부터 22일까지는 홈플러스가 자랑하는 다양한 신선식품을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최적가에 제공한다. 미국산 소고기 전 품목, 캐나다산 삼겹살과 목심을 최대 40% 할인하고 성주 참외(1.2kg)는 50% 할인한 9990원에 판매한다.오는 18일에는 농협안심한우 전 품목을 50% 할인(온라인 제외)해 선보인다. 또 ‘토마토 유니버스’를 진행, 대저토마토 등 15종의 토마토 전 품목을 행사카드 결제 시 최대 3000원 할인하고 토마토 샐러드 등 토마토 관련 먹거리 상품도 다양한 할인 혜택을 담아 준비했다.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위스키와 와인도 합리적인 가격과 혜택으로 준비했다. 주주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글렌알라키 8년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하고 칠레 대표 와인인 몬테스 클래식 까베르네쇼비뇽 등 4종을 각 1만4900원, 끼시에로 7종을 3병 구매 시 3만원에 선보인다.서상현 홈플러스 멤버십마케팅팀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적립률을 갖춘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800만 명 돌파와 창립 26주년을 기념, 고객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번 ‘멤버특가’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회원들의 합리적인 쇼핑을 돕기 위해 더 큰 할인 혜택과 편의를 제공해 고객 로열티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홈플러스는 대형마트부터 온라인, 익스프레스, 몰 전 채널의 실적을 통합한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통합 등급제’를 6월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통합 등급제’는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구매할 때마다 합산된 실적으로 더 강력해진 쇼핑 할인과 생활 혜택을 고객 쇼핑 데이터에 맞춰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삼성 끌고 정부 밀고…용인 '시스템반도체 메카'로
- [이데일리 이준기 김형욱 기자]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통 큰 결단으로 보입니다.”(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정부가 30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기반으로 2042년까지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주요국들이 공급망 확보를 위해 반도체 패권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승기를 잡기 위한 교두보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메모리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非)메모리 분야까지도 석권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의지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반도체를 포함, 디스플레이·배터리·미래차·바이오·로봇 등 6개 미래첨단산업을 육성하고자 전국에 15개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여기에 기업들은 2026년까지 550조원을 넣고 정부는 양자·인공지능(AI)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향후 5년간 25조원을 푼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에 따라 용인 메가클러스터 구축에 300조원을 투자하는 삼성전자는 향후 10년간 지역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해 비수도권에 60조1000억원을, 지역 기업의 자금·기술·인력 지원을 위해 3조6000억원을 각각 별도로 내놓는다.그래픽=문승용 기자15일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가첨단산업육성전략·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에 따르면 경기권에서 용인 일대 215만평(710만㎡)이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곳엔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반도체 제조공장 5개와 최대 150개 국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및 연구기관이 들어서게 된다. 기존 기흥·화성, 평택과 함께 반도체 삼각편대가 완성,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직·간접적 생산유발 효과는 700조원, 고용유발인원은 160만명에 달할 것이란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김형준 차세대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팹리스·소부장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정부와 삼성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이제 기술개발만 잘 이뤄진다면 삼성이 대만 TSMC를 완전히 추격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5.8%로, TSMC(58.5%)에 한참 밀리고 있다. 그러나 ‘3나노 경쟁’ 등 기술력과 함께 생산능력까지 화복하게 되면 TSMC를 꺾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충남권, 호남권, 경남권, 대구경북권, 강원권 등 15개 지역엔 나노·반도체, 미래모빌리티, 우주산업클러스터, 미래차·로봇산업, 천연물 바이오산업 등 지역산업 강점에 기반을 둔 국가첨단산단이 각각 들어선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를 완화하고 국가첨단산업벨트 범정부 추진지원단을 통해 기업의 개발계획 수립 참여 등을 추진한다. 윤 대통령은 “국가 첨단산단 조성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 태양 "이 식당 진짜 완내스"[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사진=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화면 캡처.◎친구 재성의 집에 놀러온 영재가 재성과 나눈 아래 < > 속 짧은 대화에서 (_)에 들어갈 가장 알맞은 말은?<영재: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명문 구단 FC바르셀로나의 엠블럼으로 뒤덮인 축구공을 가리키며) 와 저거 뭐야?재성: 아 저거 이번에 유럽 여행 다녀오면서 사 온 기념품인데, 멋있지?영재: 응 완전 내스타일!재성: 그치? 하하. 딱 내 (_).1)소질 2)바질 3)재질 4)자질정답은 3번 ‘재질’이다.먼저 ‘재질’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두 가지 동음이의어가 나온다. 바로 ‘재질(才質)’과 ‘재질(材質)’이다. 한자를 보면 의미를 알 수 있지만, 앞의 재질은 ‘재주와 기질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뒤의 재질은 ‘재기(材器)와 성질을 아울러 이르는 말’, ‘재료가 가지는 성질’, ‘목재가 가지는 성질’의 세 가지 뜻으로 쓰인다.하지만 2030 세대들은 재질을 이 두 ‘재질’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더 자주 쓴다. 그들의 신조어 ‘재질’은 보통 ‘느낌’, ‘부류’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다. ‘아이유 이번 노래 재질 좋다’와 같이 칭찬의 의미로 주로 쓴다. 느낌이나 스타일 혹은 감각 등에서 자신의 취향에 부합할 때 쓰는 말이다.비슷한 표현으로는 ‘취저’라는 신조어도 있다. 이는 또 다른 신조어 ‘취향 저격(趣向 狙擊)’을 줄인 말이다. ‘취향 저격’은 마치 자신을 위해 주문 제작한 것만 같은 사물이나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흥에 겨워 쓰는 말이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신조어 특성상 ‘취저’라는 말을 ‘취향 저격’보다 더 자주 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취향에 정확히 적중(適中)한 경우엔 별도로 ‘취적(趣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취향 저격’은 아이돌 그룹 ‘iKON(아이콘)’의 데뷔곡 명이기도 하다.유사한 상황에 쓸 수 있는 말로는 ‘완내스’도 있다. ‘완내스’는 ‘완전 내 스타일’의 줄임말이다. 아이돌이나 이상형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을 봤을 때 혹은 자신의 취향을 저격한 음식이나 물건 등을 얘기할 때 자주 사용한다. 응용 버전으로는 ‘딱내스(딱 내 스타일)’, ‘안내스(내 스타일 아님)’ 등의 표현도 있다.지난달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빅뱅 태양은 군 시절 ‘군뱅(GOONBANG)’이란 이름으로 공연 등을 함께 했던 대성, 배우 고경표·주원과 함께 방문한 경양식집을 두고 “이 식당 진짜 완내스”라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를 듣던 주원은 “왓(What) 네스?”라고 되물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