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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핏효과` 뉴욕 증시 상승..다우 133p↑
-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버핏 효과`로 상승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해 있는 채권보증업체들(모노라인)을 상대로 8000억달러의 지방채 재보증을 제안, 금융권의 추가 부실을 양산할 수 있는 모노라인 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줄어든 게 호재로 작용했다. 또 모기지 90일 연체자에 대한 주택차압(foreclosure) 30일 유예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미국 정부와 6개 금융회사 주도의 새로운 모기지 구제책 발표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JP모간체이스가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닷컴의 실적 부진을 경고한 이후 랠리를 펼치던 구글 등 주요 기술주들이 동반 하락, 상승폭이 축소됐다. 장중 한때 200포인트 이상 급등하기도 했던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33.40포인트(1.09%) 상승한 1만2373.41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9.73포인트(0.73%) 오른 1348.86을 기록했다.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결국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나스닥 지수는 2320.04로 전일대비 소폭인 0.02포인트 밀렸다.한편 국제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5주 연속 증가했을 것이라는 전망에 나흘만에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81센트(0.9%) 떨어진 92.78달러로 마감했다. ◇버핏, 모노라인 지방채 인수 제안..금융주 `상승`-모노라인은 `급락`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신용위기 강등 위험에 처해 있는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 MBIA, 암박 파이낸셜, FGIC를 상대로 8000억달러 규모의 지방채 재보증을 제안했다. 버핏은 이날 미국의 경제전문방송인 CNBC와 전화통화를 갖고 이같이 말하고 "이 제안에 대해 한 업체는 거부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두업체은 아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 업체에게 30일의 시간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버핏은 "이번 제안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채권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받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의해 보증된다면 이들 지방채도 최고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버핏의 제안 이후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양산할 수 있는 모노라인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줄어들면서 금융주가 동반 상승했다. 반면 모노라인은 최근 채권보증업에 진출한 버핏에게 사업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감에 동반 급락했다. MBIA는 15.3%, 암박(ABK)은 15% 뒷걸음질쳤다. ◇타임워너 `상승`..GM, 바이두닷컴, 구글 `하락`미디어거물인 타임워너(TWX)는 UBS로부터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3.8% 상승했다. UBS는 "타임워너의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1.9% 떨어졌다.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닷컴(BIDU)은 JP모간체이스의 실적 부진 경고로 0.5% 밀렸다. 이 영향으로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GGOG)도 0.6% 하락했다.◇美정부+금융사, 주택차압 30일 동결등 추가 구제책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6개의 대형 모기지 대출자와 미국 정부가 주택차압(foreclosure)으로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한 모기지 대출자를 돕기 위해 주택차압의 일시 중단 조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제책을 내놓았다.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5년간 이자 동결에 이은 후속 대책이다. 특히 주택경기침체 악순환의 주요 고리로 등장한 주택차압을 막는데 최우선의 정책적 목표를 두고 있다. 또 구제 대상자를 모기지 3개월 연체자중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알트에이와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조대출)로 확대한 게 특징이다. `프로젝트 라이프라인(Project Lifeline)`이라고 명명된 이번 조치도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주도한 것으로 일부 주택차압의 30일간 유예와 모기지 이자조건 조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폴슨 장관은 "이번 조치는 모기지 사태로 붕괴되고 있는 사회를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불필요한 주택차압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는 씨티그룹, BOA,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워싱턴 뮤추얼,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등 6개 모기지 대출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의 모기지 대출 규모는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이들 금융회사는 3개월 이상 연체자들에게 이번 조치의 내용을 서신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 서신을 받은 연체자들은 10일 이내에 추가적인 재무 정보를 포함한 답장을 보내면 해당되는 구제책을 적용받게 된다.
- "바닥 왔다?"…세계 큰 손들, 금융사 `체리피킹`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신용경색으로 난국을 헤쳐나가고 있는 전세계 투자은행 등 금융관련 기업의 걱정은 여전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자들은 바로 지금이 이들 금융사를 사들일 적기로 판단하고 매입에 속속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물론,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윌버 로스, 칼 아이칸 등의 이름이 요즘 심심찮게 나온다. 사모펀드들도 달려들고 있다. 이들은 바닥을 감지한 것일까. ◇버핏, 유럽 보험株 사냥워렌 버핏과 골드만삭스 투자은행가 출신의 J.크리스토퍼 플라워즈는 유럽 보험주 사냥에 나섰다. ▲ 워렌 버핏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 지분 3%를 획득했다. 규모는 약 8억달러. 약 500억달러의 투자 여력이 있는 버크셔로선 큰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소식에 스위스리 주가는 급등했다. 플라워즈는 영국 생명보험사 프렌즈 프로비던트 지분 2.7%를 매입했다. 175년 역사의 프렌즈 프로비던트 역시 투자 소식이 전해진 뒤 이틀간 주가가 7.5% 뛰었다. 유럽 보험주는 버핏이 통상 노려온 저평가된 종목.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보험사들의 주가이익비율(PER)은 8.7배에 불과하다. 뉴 스타 에셋 매니지먼트 그룹의 가이 드 블로니는 "버핏의 스위스리 투자는 유럽 보험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라면서 "이들의 자본 상황이 양호한 편이고, 이는 금융 서비스 업종이 더 어려운 시기가 돼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유럽 보험업체들이 선전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역시 미국의 경기가 후퇴할 것인 지, 그리고 그것이 유럽까지 퍼질 지에 달려 있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레졸루션 에셋 매니지먼트의 애드리안 달리는 "버핏은 통상 10년, 20년 뒤를 보고 투자한다"면서 그러나 사람들은 단기적인 전망으로 버핏의 투자를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보증업도 노린다 버핏은 위기를 맞고 있는 채권보증업체, 이른바 모노라인 사업을 아예 개시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어슈어런스는 지난 달 28일 뉴욕 주에서 시(市)나 주(州), 카운티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행한 채권에 대한 보증 사업을 개시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도 불구, 미국 지방채 시장은 활성화돼 있고, 지방채의 절반 이상은 보험에 가입해 있는 상황이라 사업성이 있을 뿐더러, 버크셔의 높은 등급으로 보증을 선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관련기사 ☞ `투자귀재` 버핏, 채권보증업 시작한 진짜 이유 윌버 로스도 뛰어들 태세다. 부실기업을 사들인 뒤 되파는 벌처투자 전문가 로스가 암박 파이낸셜과 투자 협의중이란 소식이 24일 이브닝 스탠다드를 통해 전해졌다. 신문은 계약은 앞으로 2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 거래에서 17.3% 급락했던 암박 파이낸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 8.7% 올랐다. ◇아이칸도 보험사 지분 확대 칼 아이칸도 나섰다. 아이칸은 24일 은행 및 보험업을 하고 있는 과런티 파이낸셜 그룹 지분 9.8%를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아이칸은 "이 주식은 저평가 돼 있다"면서 "이 회사 경영진과 어떻게 주주들의 가치를 높이느냐에 대해 논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 오스틴 소재 과런티 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제지업체 템플-인랜드로부터 분사했으며, 그 달 13일부터 17.50달러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아이칸 투자 소식이 전해진 이날은 1.27달러, 9.2% 급락한 12.47달러에 마감됐다.
- "로스, 넌 한수 아래야!"…위기에 빛나는 버핏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워렌 버핏은 그야말로 `투자의 귀재`임에 틀림없다. 버핏은 누구보다 먼저 무엇을 하면 돈이 벌릴 지를 판단한다. 범인(凡人)들이 미처 파악하기 전이다. 게다가 그의 투자는 실패하는 법이 거의 없다. ◇철도株 매입.."고유가 시대엔 뜬다니까!" 버핏은 이미 최대주주인 미국 2위 철도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 지분을 최근 확대했고, 지난 달엔 4위사 노포크 서던 주식도 사들였다. 버핏이 손댈 때만 해도 사람들은 근대의 상징이랄 수 있는 철도에 대한 투자에 의아해 했다. 그러나 이후 유가는 계속해서 올랐고, 고유가 시대에 석탄으로 움직이는 철도는 운송 수요 자체는 줄었어도 트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임료를 절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에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 고유가 시대 버핏의 베팅..`철도가 경쟁력`3위 철도사 CSX는 22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순익이 5.2% 늘었다고 밝혔고, 노포크 서던도 3.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버핏, 채권보증 시장 상황 정확히 간파 버핏은 자신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로 버크셔 해서웨이 어슈어런스를 세우고 지난 달 28일 뉴욕 주에서 시(市)나 주(州), 카운티 등 지방자치단체(Municipality)들이 발행한 채권에 대한 보증 사업을 개시했다. 서브프라임에 이어 채권보증을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모노라인`이 새로운 신용위기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란 얘기에만 사람들은 집중하고 있었지, 투자가 과연 얼마나 승산이 있을 지는 추산하지 못하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버핏은 주 정부 등 지자체의 자금 수요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그는 뉴욕주로부터 사업에 나서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MBIA나 암박파이낸셜 등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빼앗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트리플 A(AAA)` 등급인 버크셔가 보증으로 선 채로, 낮은 이율에 채권을 발행하도록 한다면, 발행자나 투자자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관련기사 ☞ `투자귀재` 버핏, 채권보증업 시작한 진짜 이유 미국 증권·채권 협회(SIFMA)에 따르면 지자체가 발행하는 장기 채권 규모는 올들어 8월까지 약 2900억달러에 달한다. 이 규모는 지난 2005년 4082억달러에 달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달한 바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재보험 사업부 사장을 맡고 있는 아지트 제인은 향후 채권보증사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제휴에도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공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제 와서 투자 의사를 밝힌 윌버 로스는 확실히 한 발 늦었다. 관련기사 ☞ 윌버 로스 "채권보증사에 투자 의향 있다"◇위험한 파생상품엔 투자 아니라 `경고` 파생상품은 서브프라임 폭풍을 더 세게 몰아치게 한 장본인이다. 버핏은 한 때 파생상품에도 손을 댔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고, 요즘은 투자를 접었다. 오히려 요 몇 년 새 경고음을 재차 울려 왔다. 신용위기가 본격적으로 발발하기에 몇 달 앞선 지난해 5월 오마하에서 가진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그는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우려했다. 역시나 그의 말은 곱씹어 볼 만하다. 그는 당시 "너무나 복잡하고 많은 양의 파생상품들이 넘쳐나고 있다"면서 ""많은 대학이나 금융기관에서 파생상품을 엄청난 발견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어이없는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언제 어디에서 터질 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파생상품 발 위기가 올 수 있다"며 "파생상품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비이성적(irrational)"이라고 지적했다. ◇버핏은 어디에 또 투자하고 있을까 버핏은 또 어디에 투자하고 있을까. 버핏은 지난 달 노포크 서던에 투자하며 중고차 수퍼체인 업체인 카맥스에도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3분기엔 뉴스코퍼레이션이 사들인 다우존스 지분율을 두 배로 높였다. 역시 투자하고 있던 존슨&존슨, 프록터 앤 갬블(P&G), US뱅코프,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웰스 파고, 웰포인트 등에 대한 지분도 확대했다. 반면 퍼스트데이타와 `학살주` 페트로차이나, 서비스매스터, 타이코인터내셔널, 웨스턴 유니언 등의 지분은 팔아 치웠다.
- 작년 월街에서 가장 돈많이 번 사나이
-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난세가 영웅을 낸다면, 금융시장 위기는 투자의 전설을 탄생시킨다. 지난해 말 월가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존 폴슨. 서브프라임 모기지 하락에 베팅해 1년 만에 투자금을 4배 넘게 불렸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나갔다. 지난 1992년 파운드화 하락에 베팅해 10억달러를 번 조지 소로스 퀀텀 헤지펀드 대표도 점심에 초대할 정도로, 몇 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투자기법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쥔 인물이 있다는 얘기가 소문의 줄거리였다. 존 폴슨(52) 폴슨 앤드 컴퍼니 대표는 헤지펀드 업계의 속성상 월가의 빌딩숲 속에 숨어 있었지만, 월가의 실력자들도 귀기울일 만한 뛰어난 베팅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의 레이더에 걸렸다. 소로스 대표도 궁금해한 그의 베팅 뒷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월가 사상 한해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나이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1월 말 폴슨 헤지펀드가 연평균 수익률 440%를 기록했다고 타전했다. 16일 WSJ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설정된 크레디트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590%이고, 지난해 1월 설정된 두번째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350%다.WSJ은 폴슨 대표가 월가 역사상 한해 동안에 가장 많은 돈을 번 헤지펀드 매니저라며, 개인적으로 챙긴 수익이 30억~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폴슨 헤지펀드가 올린 어마어마한 수익률이 지난해 11월29일 뉴욕 맨해튼에서 투자자 500명을 모아서 연 연례회의에서 새나가면서, 그의 베팅 비법에 월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비법은 CDO와 CDS 이용해 서브프라임 하락 베팅 폴슨 대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역베팅한 수단은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담보부증권(CDO)과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 "당신은 주택에 숏(공매도)을 칠 수 없다"는 폴슨 대표의 말대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택시장의 먹구름을 예견한 투자자들은 많았지만 폴슨 대표만큼 높은 수익률을 올리지 못한 이유도 투자 시점과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했다는 데 있다. 미국인이 주택시장을 믿어 의심치 않던 시절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예견한 폴슨 대표는 하락에 베팅할 투자수단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폴슨 펀드의 파울로 펠리그리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모기지 채권이 하락하면 청산할 수 있도록 복합적인 채권 매매기법을 고안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CDO를 쪼개서 공매도하는 것이다. 또 다른 비법은 채권 매수자들이 채무불이행을 대비해 드는 보험 성격의 CDS를 싸게 사둔 것. 모두가 주택시장을 신뢰할 때 터무니없이 싼 값에 거래되던 CDS를 사들였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심화될 시점에 내다팔면서 엄청난 차익을 거뒀다. 마지막으로 골드만삭스도 베팅해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진 ABX 지수도 역베팅 투자대상으로 활용했다. ABX 지수는 모기지 채무불이행 위험도를 반영하는 지수로, 지난 2006년 7월 100에서 올해 초 20 이하로 추락했다. ◇월가에서 주택시장 전문가로 잔뼈 굵어 폴슨 대표의 성공은 월가에서 기본기를 다지면서 얻은 전문적인 식견으로 투자 기회를 잡은 사례. 월가 금융사에서 주택시장과 약세장 베팅 기법을 배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안목을 키워나갔다. 폴슨 대표는 뉴욕 퀸즈에서 성장해,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레온 레비 오딧세이 파트너스 대표 밑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5년 전 주택시장 불황으로 뉴욕 고급아파트와 햄프턴 저택 차압 매물을 사들이면서 높은 수익을 올렸다. 지난 1984년 베어스턴스로 옮긴 그는 5년간 인수·합병(M&A) 분야에 몸담았고, 그러스은행으로 간 이후에 인수 차익거래와 채권 하락 베팅기법을 체득했다. 처음 헤지펀드를 만들어 독립한 것은 지난 1994년. 200만달러로 직접 헤지펀드 회사를 설립해, 지난 2002년에는 운용자금 규모를 5억달러로 키웠다. 잘 나가는 헤지펀드였지만, 전설적이 투자 반열에 들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월가 금융사를 돌고, 헤지펀드를 키우면서 쌓은 실력이 폴슨 대표를 워렌 버핏이나 윌버 로스에 버금가는 전설적인 투자자로 만들 기회를 잡는 밑바탕이 됐다. 버크셔해서웨이 최고투자책임자인 버핏은 지난 1970년 가치주를 사들이면서 돈을 벌었고, 로스 미탈스틸 이사는 2000년대 초반 저평가된 철강기업을 헐값에 주우면서 억만장자로 부상했다. ◇그린스펀과 모순된 인연..버블로 번 돈으로 고용 재미있는 점은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초래한 주택시장 거품으로 번 돈으로 그린스펀 전 의장을 고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린스펀은 폴슨 헤지펀드의 고문으로 영입됐다.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월가에서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금리인하 정책이 주택시장 거품을 키웠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이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돈을 번 헤지펀드의 고문을 맡았다는 점은 모순된 상황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업계에 한 회사만 선택하겠다고 원칙을 세웠고, 헤지펀드 업계에서 그가 선택한 회사는 폴슨 앤드 컴퍼니. 은행업계에선 도이체방크를, 채권업계에선 세계 최대 채권펀드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를 간택했다. ☞관련기사: 그린스펀, 또 명함생겨..헤지펀드社 고문됐다 폴슨 대표의 성공에도 그늘이 드리워졌다. WSJ는 월가 경쟁사들이 시장을 조작해 돈을 벌었다고 그를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의 기법을 모방하는 펀드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도 그같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투자자들의 회의적 시선도 덧붙였다. 하지만 폴슨 대표는 아직도 투자 기회가 널려 있다는 생각이다. 주택시장 위기가 수년은 더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바닥에서 투매된 채권을 주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