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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 그리스 루머에도 고용 서프라이즈로 0.4%↑
-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지난주 금요일(6일) 뉴욕 증시가 5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호재가 됐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주가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54.57포인트(0.43%) 상승한 1만2638.7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84포인트(0.46%) 오른 2827.56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10포인트(0.38%) 뛴 1340.20을 각각 기록했다. 개장 전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4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많은 고용 증가 규모에 뉴욕 증시는 장 초반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한 때 170포인트 넘게 오르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고용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부진했었다는 점에서 이날 고용보고서는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졌다. 식품 회사 크래프트, 신용카드사 비자, 엔지니어링 업체 플루오 등의 실적 개선 소식과 워너뮤직그룹의 매각 합의 뉴스 등도 주가 상승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온라인판 보도에서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흔들렸다. 유로화가 급락하고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상품 가격 하락세가 빨라졌고, 이로 인해 주가에 부담이 더해졌다. 또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주가는 상승폭을 급격히 줄인 채 장을 마쳤다. ◇ 실적 개선 기업들 주가 강세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5개 종목이 상승했다. 크래프트가 실적 개선 호재에 2.07% 치솟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P500 지수에서는 주요 업종이 대부분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원자재주와 산업주의 강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크래프트 외에도 실적 발표 기업들의 주가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비자는 0.90%, 플루오는 7.89% 각각 올랐다.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버크셔해서웨이는 0.77% 상승했다. 인수합병(M&A) 관련주 가운데 워너뮤직그룹은 액세스인더스트리즈로의 피인수 발표에 3.54% 뛰었다. 이밖에 주요 종목 중에서 씨티그룹은 모간스탠리의 `비중확대` 보고서에 0.89% 올랐다. ◇ 슈피겔 "그리스, 유로존 탈퇴 검토"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놓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등과 논의하고 있다고 독일 슈피겔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슈피겔은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보도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이날 저녁 룩셈부르크에 모여 그리스의 재정위기 문제와 채무조정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유로존 탈퇴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슈피겔은 이번 회의가 비밀리에 이뤄질 것이며,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외르크 아스무센 재무차관이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 관계자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측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주가는 상승폭을 축소했고, 달러 가치는 치솟았다. 미 국채도 강세를 보였다. ◇ 美 4월 일자리 큰폭 증가..실업률은 9%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 미국의 지난달 고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업률은 5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4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18만5000명 증가를 예상했었다. 특히 정부 고용을 제외한 민간 고용은 26만8000명 늘어나 지난 2006년 2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예상치는 20만명이었다. 실업률은 전월 8.8%에서 9.0%로 높아졌다. 실업률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전체 실업자의 수는 137만명으로 전월과 같았고, 구직단념자를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15.9%로 상승했다. ◇ 유럽증시, 美 고용지표 호재에 나흘만에 반등 유럽 증시가 6일(현지시간) 거래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며 나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의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데다 은행들의 실적 호재까지 겹치며 주요국 주가가 랠리를 펼쳤다.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600은 전일대비 3.54포인트(1.27%) 상승한 281.33에서 마쳤다.영국 FTSE100 지수는 56.79포인트(0.96%) 오른 5976.77을, 프랑스 CAC40 지수는 53.14포인트(1.33%) 뛴 4058.01을, 독일 DAX30 지수는 115.29포인트(1.56%) 상승한 7492.25를 각각 기록했다.유럽 증시는 유가 하락으로 인해 상품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며 당초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중반부터는 오름세로 돌아섰다.독일의 3월 산업생산이 0.7% 증가하며 호조를 보인 데 이어 미국에서는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많은 24만4000명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은행주들의 실적 발표도 주가 상승을 지지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1분기 부실대출 상각비용이 27% 감소했다는 발표에 5.58% 상승했다.또 코메르츠방크는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효과에 0.55% 올랐다. UBS, 유니크레디트,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등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 뉴욕증시, 그리스 루머에 고용 서프라이즈 희석..0.4%↑
-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6일(현지시간) 거래에서 5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호재가 됐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주가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54.57포인트(0.43%) 상승한 1만2638.7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84포인트(0.46%) 오른 2827.56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10포인트(0.38%) 뛴 1340.20을 각각 기록했다. 개장 전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4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많은 고용 증가 규모에 뉴욕 증시는 장 초반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한 때 170포인트 넘게 오르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고용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부진했었다는 점에서 이날 고용보고서는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졌다. 식품 회사 크래프트, 신용카드사 비자, 엔지니어링 업체 플루오 등의 실적 개선 소식과 워너뮤직그룹의 매각 합의 뉴스 등도 주가 상승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온라인판 보도에서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흔들렸다. 유로화가 급락하고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상품 가격 하락세가 빨라졌고, 이로 인해 주가에 부담이 더해졌다. 또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주가는 상승폭을 급격히 줄인 채 장을 마쳤다. ◇ 실적 개선 기업들 주가 강세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5개 종목이 상승했다. 크래프트가 실적 개선 호재에 2.07% 치솟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P500 지수에서는 주요 업종이 대부분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원자재주와 산업주의 강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크래프트 외에도 실적 발표 기업들의 주가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비자는 0.90%, 플루오는 7.89% 각각 올랐다.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버크셔해서웨이는 0.77% 상승했다. 인수합병(M&A) 관련주 가운데 워너뮤직그룹은 액세스인더스트리즈로의 피인수 발표에 3.54% 뛰었다. 이밖에 주요 종목 중에서 씨티그룹은 모간스탠리의 `비중확대` 보고서에 0.89% 올랐다. ◇ 슈피겔 "그리스, 유로존 탈퇴 검토"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놓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등과 논의하고 있다고 독일 슈피겔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슈피겔은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보도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이날 저녁 룩셈부르크에 모여 그리스의 재정위기 문제와 채무조정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유로존 탈퇴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슈피겔은 이번 회의가 비밀리에 이뤄질 것이며,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외르크 아스무센 재무차관이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 관계자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측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주가는 상승폭을 축소했고, 달러 가치는 치솟았다. 미 국채도 강세를 보였다. ◇ 美 4월 일자리 큰폭 증가..실업률은 9%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 미국의 지난달 고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업률은 5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4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18만5000명 증가를 예상했었다. 특히 정부 고용을 제외한 민간 고용은 26만8000명 늘어나 지난 2006년 2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예상치는 20만명이었다. 실업률은 전월 8.8%에서 9.0%로 높아졌다. 실업률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전체 실업자의 수는 137만명으로 전월과 같았고, 구직단념자를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15.9%로 상승했다.
- [기자수첩]`오마하의 현인`은 살아있다
- [오마하=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오마하는 미국 중서부 네브라스카주에 위치한 작은 시골 도시다. 내세울 만한 관광 자원도 부족하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 휴양지로도 적합치 않다. 그런데도 오마하에는 100개에 가까운 크고 작은 호텔이 있다. 해마다 5월 이맘 때 쯤 열리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인파 때문이다. 주총 흥행 순위로 따지자면 버크셔해서웨이에 비할 수 있는 기업은 어디에도 없다. 오마하의 인구가 41만명인데, 버크셔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가 4만명에 이른다. 미국 내 다른 지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주주들이 버핏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곳에 몰려 온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오마하에서 고용하는 직원과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주주, 그리고 `성지순례`를 오는 관광객들까지 고려하면 워렌 버핏이 오마하에 주는 경제적 효과는 절대적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버핏이 언제까지 오마하를 먹여살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나이가 벌써 올해 여든이기 때문. 특히 최근 데이비드 소콜의 부당거래 스캔들 문제가 터진 이후 버핏이 부쩍 늙어 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 오마하 시내 곳곳에는 워렌 버핏이 등장하는 광고판이 눈에 띈다.(사진=피용익특파원)버핏은 오마하에서 태어나 거의 한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 그는 버크셔의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속 오마하에 살겠지만, 그 때가 되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 틀림없다. 항공기 운항 편수가 줄어들 것이고, 호텔은 문을 닫을 것이다. 실업자가 곳곳에 넘쳐날 것이 뻔하다. 오마하의 지역신문들은 그래서 버크셔해서웨이의 후계 문제를 유난히 비중있게 다뤘다.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소콜의 스캔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버핏의 고령이 근본적인 이유다. 한 지역신문 기자는 버핏에게 "후계자 선정에는 스타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버핏이 없는 버크셔 주총은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담긴 질문이다. 그러나 이틀 동안 가까이서 버핏을 만나면서 기자는 언론이 버크셔의 후계 문제에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됐다. 버핏은 주총과 기자회견, 인터뷰, 그리고 자신이 소유한 보석매장 보샤임에서의 일일 판매사원 이벤트까지 이틀 간의 강행군을 거치면서도 피곤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얼굴에 주름이 늘었을 지는 모르나 투자에 대한 의욕과 버크셔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다. 특히 소콜 스캔들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얘기할 때에는 변함없이 꼬장꼬장한 말투를 들려줬다. 사실 후계자 관련 질문을 받는 버핏의 표정은 언제나 밝지 못하다. `당신은 이제 너무 늙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어떻게 보면 언론이 노인네에게 매번 큰 실례를 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주총에서 한 주주가 "당신이 50년을 더 산다면 어디에 투자할 것이냐"고 묻자 버핏은 "그 전제가 마음에 든다"며 밝게 웃었다. 기자회견에서는 "50년 전에 하던 일을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일하는 것이 즐겁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기도 했다. 누가 버핏의 뒤를 이어 버크셔해서웨이라는 그룹을 경영하게 될 지는 물론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어쩌면 버핏의 머리 속에는 후계자 선정에 대한 고민보다 앞으로 벌일 사업에 대한 욕심이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오마하의 현인`은 살아있고, 그는 아직 젊기 때문이다.
- [기자수첩]`오마하의 현인`은 살아있다
- [오마하=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오마하는 미국 중서부 네브라스카주에 위치한 작은 시골 도시다. 내세울 만한 관광 자원도 부족하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 휴양지로도 적합치 않다. 그런데도 오마하에는 100개에 가까운 크고 작은 호텔이 있다. 해마다 5월 이맘 때 쯤 열리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인파 때문이다. 주총 흥행 순위로 따지자면 버크셔해서웨이에 비할 수 있는 기업은 어디에도 없다. 오마하의 인구가 41만명인데, 버크셔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가 4만명에 이른다. 미국 내 다른 지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주주들이 버핏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곳에 몰려 온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오마하에서 고용하는 직원과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주주, 그리고 `성지순례`를 오는 관광객들까지 고려하면 워렌 버핏이 오마하에 주는 경제적 효과는 절대적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버핏이 언제까지 오마하를 먹여살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나이가 벌써 올해 여든이기 때문. 특히 최근 데이비드 소콜의 부당거래 스캔들 문제가 터진 이후 버핏이 부쩍 늙어 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 오마하 시내 곳곳에는 워렌 버핏이 등장하는 광고판이 눈에 띈다.(사진=피용익특파원)버핏은 오마하에서 태어나 거의 한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 그는 버크셔의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속 오마하에 살겠지만, 그 때가 되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 틀림없다. 항공기 운항 편수가 줄어들 것이고, 호텔은 문을 닫을 것이다. 실업자가 곳곳에 넘쳐날 것이 뻔하다. 오마하의 지역신문들은 그래서 버크셔해서웨이의 후계 문제를 유난히 비중있게 다뤘다.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소콜의 스캔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버핏의 고령이 근본적인 이유다. 한 지역신문 기자는 버핏에게 "후계자 선정에는 스타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버핏이 없는 버크셔 주총은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담긴 질문이다. 그러나 이틀 동안 가까이서 버핏을 만나면서 기자는 언론이 버크셔의 후계 문제에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됐다. 버핏은 주총과 기자회견, 인터뷰, 그리고 자신이 소유한 보석매장 보샤임에서의 일일 판매사원 이벤트까지 이틀 간의 강행군을 거치면서도 피곤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얼굴에 주름이 늘었을 지는 모르나 투자에 대한 의욕과 버크셔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다. 특히 소콜 스캔들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얘기할 때에는 변함없이 꼬장꼬장한 말투를 들려줬다. 사실 후계자 관련 질문을 받는 버핏의 표정은 언제나 밝지 못하다. `당신은 이제 너무 늙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어떻게 보면 언론이 노인네에게 매번 큰 실례를 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주총에서 한 주주가 "당신이 50년을 더 산다면 어디에 투자할 것이냐"고 묻자 버핏은 "그 전제가 마음에 든다"며 밝게 웃었다. 기자회견에서는 "50년 전에 하던 일을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일하는 것이 즐겁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기도 했다. 누가 버핏의 뒤를 이어 버크셔해서웨이라는 그룹을 경영하게 될 지는 물론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어쩌면 버핏의 머리 속에는 후계자 선정에 대한 고민보다 앞으로 벌일 사업에 대한 욕심이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오마하의 현인`은 살아있고, 그는 아직 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