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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과·모과차·유자차 있으면… 우리 아이 감기 뚝!(VOD)
- [조선일보 제공] 환절기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사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겐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기침약·콧물약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11세 이하 어린이들의 감기약 복용 주의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곧 있으면 봄 감기가 극성을 부릴 텐데 기침하는 아이에게 뭘 먹여야 할지 선뜻 떠오르는 해법이 없으니 근심이 두 배. 그런데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엄마표' 감기 처방 음식을 마련할 수 있다. 한의사들은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나 음식을 이용한 민간요법을 활용하라"고 귀띔한다. ▲ “아~ 새콤달콤한 약이네.”기침에 효험이 있는 오미자차를 마시며 입맛을 다시는 어린이. 촬영협조 목동 규림한의원./정경열 기자 ◆기침엔 배즙…두부된장국이 입맛 돋워 권선근 일산 청담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어린이 감기에 좋은 음식으로 두부와 무, 호박을 권한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 보급원인 두부는 장의 움직임을 활성화하고 소화 흡수를 도와줘 감기로 인해 식욕이 떨어졌거나, 위와 장이 약해진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 으깬 뒤 간하여 먹이거나 연하게 두부 된장국을 끓여서 먹이면 효과적이다. 무는 가래와 기침을 삭히는 데 효과가 있는 식품. 무즙만 먹기 힘들어하면 사과주스 1컵에 무즙 2~3큰술을 넣어주자. 호박은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당분과 비타민 A와 C가 많으며,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중초(中焦:위장을 중심으로 한 몸의 중간 부분)와 기를 보해주는 음식.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멈추는 효능도 있다. 반찬으로 애호박을 간단히 볶아서 먹여도 좋고, 늙은 호박은 씨를 제거한 뒤 꿀·대추를 넣고 삶아서 먹이면 효험 있다. 배에 꿀을 넣고 쪄서 즙을 낸 배즙이나 잣죽도 기침을 멈추는 데 도움을 준다. 도라지를 끓인 물이나 연근 조림, 시금치 나물, 당근을 살짝 볶은 반찬도 가래를 삭히는 데 좋은 음식이다. ▲ 감기에 좋은 한약재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생강, 귤피, 박하, 당귀, 대추, 계피. 가운데는 염증에 좋은 율무다.◆콧물엔 생강차, 편도선 부으면 현삼차 간단히 차로 끓여 마시는 방법도 있다. 기침이 잦은 아이에겐 도라지차, 오미자차, 귤피차, 살구씨차를 수시로 마시게 하자. 콧물을 흘리면 몸을 데워주고 땀을 내주는 대추차와 생강차, 계피차, 유자차, 모과차가 좋다. 콧물 양이 많으면 파 3뿌리와 차조기잎 3g에 물 1ℓ를 넣고 달인 차를 하루 3번 먹이면 효과적이다. 두통에는 깨끗한 귤 껍질을 달인 찻물이나 당귀를 가볍게 달인 찻물이 효험. 목이 아플 땐 도라지차, 모과차, 유자차, 박하차나 배즙, 무즙을 갈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편도선이 심하게 붓는 아이에겐 맛이 좀 써도 현삼차나 금은화차를 하루 100㎖씩 달여 먹이면 효과적. 또, 오한을 해소하고 근육통을 완화시키는 차로는 생강차, 계피차, 감초차가 좋다. 열이 오르면 생강차나 국화(황국)차, 보리차, 결명차를 마시거나 인동덩굴 한 주먹을 달여서 마시면 좋다. 임경숙 목동 규림한의원 원장은 "생강차는 매워서 아이들이 싫어할 수 있으니 연한 농도로 꿀이나 흑설탕을 타서 마시게 하라"고 조언한다. 단, 만 1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꿀은 삼가자. 꿀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 균이 서식할 수 있으므로 위장 기능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갓난아기들에게는 좋지 않다. ▲ 코가 자주 막히는 아이는 헝겊 주머니에 박하잎을 넣어 방에 매달아주면 좋다. ◆코 막힌 아이, 박하 잎 비벼 침대에 놓아주세요 임경숙 원장은 "기침·몸살감기가 낫지 않고 계속될 때는 집에 3가지 음료를 기본적으로 장만해두라"고 당부한다. 첫째가 수정과. 주원료인 계피가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 순환을 촉진시키므로 기침을 잦아들게 한다. 감기 초기로 밥맛 없어 할 때 유자차와 모과차는 필수품. 레몬보다 비타민C가 3배 많은 유자는 소화불량에 구역질이 나고 밥맛이 없을 때 효과적이다. 단, 설사를 동반한 감기나 기관지염에는 유자보다 모과가 좋다. 모과의 신맛은 사과산을 비롯한 유기산인데, 이것이 신진대사를 돕고 근육을 풀어준다. 박하도 감기에 요긴하게 쓰인다. 임 원장은 "잦은 감기로 코가 막힐 때 박하 잎을 비벼서 아이가 자는 침대 방에 두면 한결 좋아진다"고 말한다. 박하의 멘톨 성분이 코를 확 뚫리게 할 뿐 아니라 해열과 두통을 멎게 도와준다. 아이가 기침을 할 때에도 박하유를 한두 방울 가슴 부근에 발라주면 시원해한다. 자녀가 감기를 자주 앓는다면 베란다 정원이나 화분에 박하를 심어 놓으면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어린이 감기에 엄마가 한방으로 처방한다. 한방차를 달여 어린이에게 마시게 한다던지 박하잎을 헝겊 주머니에 단다던지 하는 비법을 소개한다. /정경열 기자
- [10일 설 특집 TV가이드] SBS '도전! 1000곡 커플열전' 외
- ▲ KBS 1TV '외국인 도전 골든벨'◇'외국인 도전 골든벨' KBS 1TV 오후7시 민족의 최대명절 설날을 맞아 유학생, 직장인, 주부 등 인종, 국적, 직업을 초월해 한국과 한국어를 사랑하는 외국인들 100명이 모여 골든벨에 도전한다. ◇영화 '올리버 트위스트' KBS 1TV 밤12시30분 고아인 올리버는 어린 나이에 강제노역을 당하게 된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밥을 더 달라는 요구를 하다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다. 강제노역소에서 문제아로 찍힌 올리버를 장의사에게 넘긴다. 장의사 사무실에서 조금은 안정되게 사는 것 같았지만 이내 장의사집 아들과의 말다툼으로 도망을 가게 된다. 무작정 도망 나온 올리버는 런던으로 향한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런던에서 올리버는 소매치기 다저를 만난다. 벤 킹슬리, 바니 클락, 제이미 포어맨 등 출연. ◇'여러분의 천만원송' KBS 2TV 오전10시40분 '여러분의 천만원송'은 6명의 가수가 문제를 출제하고 노래의 달인을 자부하는 6명의 일반인 도전자가 문제를 맞히는 새로운 형태의 퀴즈쇼. 최종 우승자에게는 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서바이벌 대결을 통해 최종1인을 가린다. 뿐만 아니라 MC로 나선 유재석과 현영이 라이브 실력까지 선보일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음란서생' KBS 2TV 오후11시35분 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 자제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진 윤서(한석규)에게 권력은 쫓기에 허망한 것이요, 당파 싸움은 논하기에 그저 덧없는 것. 권태로운 양반 라이프를 살아가던 윤서는 반대파의 모략으로 골치 아픈 사건을 맡게 되고, 이 와중에 저잣거리 유기전에서 일생 처음 보는 '난잡한 책'을 접하게 되면서 알 수 없는 흥분을 느낀다. 한석규, 이범수, 김민정 등 출연. 19세 이상 관람가. ▲ 조폭마누라 3◇ 영화 '조폭마누라3' MBC 오후 9시30분 홍콩 최고의 명문 조직 화백련 보스의 외동딸 아령(서기). 보스 임회장은 조직간 세력다툼이 벌어지자 한국의 동방파 보스 양사장에게 딸의 안전을 부탁한다. 양사장은 밀수로나마 중국어 실력을 쌓아온 No.3 기철(이범수 분)을 믿고 아령의 보호를 맡긴다. 밀수용 중국어 실력에 한계를 느낀 기철은 연변처녀 연희(현영 분)를 초빙하고 기철과 아령 사이에서 살벌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연희는 생존본능적인 엽기 통역을 구사하며 이들의 좌충우돌 동거에 합류한다. 그 사이 아령의 목숨을 노린 킬러가 홍콩에서 급파된다. ▲ 설날 특집 '도전! 1000곡 커플열전 2부'◇ 설날특집 ‘도전! 1000곡 커플열전 2부’ SBS 오전 8시 지난 주 1부에서 각축을 벌인 결과 준결승 진출자들이 무대위에 다시 오른다. 순금 메달을 놓고 벌이는 '윷놀이 고향 노래방' 코너로 설 명절 흥을 돋군다. 조영구와 신재은, 루베이다와 붐, 백남봉과 박윤희, 배칠수와 전영미, 양희은과 김영철, 김재우와 백보람, 배성재와 박선영, 이재은과 이경수가 출연한다. ◇ 영화 ‘아일렌드’ SBS 오후 12시 10분 메릭 연구소에는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항상 건강과 식단을 체크 받고 규칙적인 운동과 독서를 하며 살아간다. 지구가 완전히 오염되어 밖에는 나갈 수가 없는 상태다. 그리고 이들 중 추첨을 통해 당첨된 사람만이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오염되지 않은, 천국 같은 섬으로 갈 수가 있다. 이곳의 사람들은 당첨되기만을 염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에코 6번 링컨과 델타 2번 조단 역시 이곳에서 지내며 둘은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당첨되어 섬에 가는 줄로만 알았던 사람들이 사실은 죽임을 당하고 장기가 적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에코 6번 링컨은 델타 2번 조단과 함께 살기 위해 탈출을 감행한다. ◇ 영화 ‘페이첵’ SBS 밤 12시 "살아남기 위해선 기억해야만 한다!" 가까운 미래, 천재 공학자 마이클 제닝스(벤 애플렉 분)는 각종 회사의 일급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한 가지 프로젝트가 끝나면 기밀유지를 위해 그의 기억은 지워진다. 최근 5년간의 거대 프로젝트로 44억 달러라는 엄청난 액수를 받기로 되어있었던 제닝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알 수 없는 물건들이 감겨있는 봉투 하나 뿐 제닝스는 이 사건이 단지 자신의 보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동료이자 연인인 레이첼(우마 서먼 분)의 도움을 받아 과거 거억의 조각들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 CGV '반지의 제왕 3- 왕의 귀환'◇ '반지의 제왕 3 -왕의 귀환' CGV 오전 9시 30분 절대반지의 영원한 파괴를 위해, '프로도'(일라이저 우드 분)와 그의 친구들, 엘프족 '레골라스'(올랜도 블룸), 난쟁이족 '김리'(존 라이스 데이비스 분) 인간전사 '아라곤'(비고 모텐슨)과 그리고 마법사 '간달프'(이안 맥켈런분)등으로 이뤄진 '반지원정대'가 '불의 산'을 향한다. 승리의 순간에도 희생이 따르고, 많은 이들을 잃어가면서도, 원정대는 '사우론'의 주의를 딴 곳으로 돌려 '프로도'가 임무를 달성할 수 있게 돕는다는 하나의 목표 아래, 그들 생애 가장 큰 전투를 치러 나간다. 한편, '프로도'는 위험한 적의 땅을 가로질러 가면서, 반지가 끊임없이 그의 의지와 인간성을 시험하게 된다. 반지의 제왕 완결편. ◇ '트로이' 슈퍼액션 오전 11시 고대 그리스 시대, 처절한 전투가 한창인 그리스의 데살리. 가장 잔인하고 불운한 사랑에 빠지고 만 비련의 두 주인공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 (올란도 블룸분)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 (다이앤 크루거분)는 사랑에 눈 멀어 트로이로 도주하고, 파리스에게 아내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브렌든 글리슨 분)는 치욕감에 미케네의 왕이자 자신의 형인 '아가멤논'(브라이언 콕스 분)에게 복수를 부탁한다. 이에 아가멤논은 모든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규합해 트로이로부터 헬레네를 되찾기 위한 전쟁을 일으킨다. 그러나 프리아모스 왕(피터 오툴분)이 통치하고 용맹스러운 헥토르 왕자(에릭 바나분)가 지키고 있는 트로이는 그 어떤 군대도 정복한 적이 없는 철통 요새다. 트로이 정복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바다의 여신 테티스(줄리 크리스티분)와 인간인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불세출의 전쟁 영웅 위대한 전사 아킬레스(브래드 피트분)다. 그러나 아킬레스는 전리품으로 얻은 트로이의 여사제 브리세이스(로즈 번)를 아가멤논 왕이 빼앗아가자 몹시 분노해 더 이상 전쟁에 참가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고 칩거해버린다. ◇ ‘짱구’ 外 투니버스 오후 1시 투니버스의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미소의 세상’, ‘아따 맘마’,’GO GO 다섯 쌍둥이2’, ‘케로로 중사’,’검정 고무신’ 중에서 겨울을 내용으로 한 최고의 에피소드만 모아 3시간 동안 릴레이 방송한다. ◇ ‘리뷰 스피릿 MC’ Xports 오후 9시 스피릿 MC는 태권도, 가라데, 복싱 등의 임식 타격과 유도, 레슬링 등 그래플링(그라운드 플레이)이 혼합된 실전 지향의 종합격투기 대회다. Xports 는 설을 맞아 Go! 수퍼 코리안 시즌1과 2004 스피릿MC 인터리그를 오후 11시까지 2시간 동안 집중 조명한다.▶ 관련기사 ◀☞[9일 설 특집 TV가이드] CGV '타짜', MBC '본 슈프리머시' 외☞[8일 설 특집 TV가이드] SBS '속담 동의보감' 외☞[7일 설 특집 TV가이드] KBS '미남들의 수다' 외☞[6일 설 특집 TV가이드] MBC '싱글즈100' 외☞[설 특집]안방극장 100배 즐기기...황금연휴 시청 포인트▶ 주요기사 ◀☞[스타 설맞이⑤]쥬얼리 "네 멤버 새해 소망은 하나, 5집 대박"☞[스타 설맞이④]김미진 새해소망 "준호오빠 부부 여조카 낳았으면..."☞[스타 설맞이③]'슈주' 쥐띠생 한경-강인 "쥐처럼 바지런히 달려 꿈 이룰 터" ☞[스타 설맞이②]윤하 "올해 설은 일본에서, 단골식당서 떡국 먹을 것" ☞[스타 설맞이①]김재우-백보람 커플 "새해소망? 1순위는 일, 다음은 결혼"
- 영겁의 세월을 사는 그들을 만나다 india
- [조선일보 제공] 주어진 시간은 7박 8일. 인도정부 철도청에서 지난해 가을 운행을 시작한 ‘마하 파리니르반 성지 순례 열차’는 그 짧은 일정 동안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보드가야부터 처음 설법을 전한 사르나트, 열반에 든 쿠시나가르, 탄생지 룸비니까지 안락하게 둘러보라며 손을 내밀었다. 버스를 타고 떠나면 한 달 가까이 걸렸던 인도 불교 성지(聖地) 순례의 여정이 기차 덕분에 훨씬 짧아진 셈이다. 첫째 날~셋째 날_ 델리에서 영취산(靈鷲山)까지 새벽 5시쯤 됐을까. 붉은 공단 커튼을 걷은 후 1, 2분이 지나서야 내 몸이 기차에 실려 뿌연 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현실감이 몰려들었다. 외국인만 탈 수 있는 이 성지 순례 열차의 일정은 여느 패키지 관광처럼 부산하지 않다. 각각의 성지에서 시간을 들여 참배하거나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명상에 잠기는 수행을 맛볼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진다. 물론 첫날 델리 공항을 빠져 나오면서부터 맞닥뜨려야 했던 ‘인도다운’ 풍광들은 도시 풍경에 길들여진 정신을 아뜩하게 했다. 무질서하게 쏟아져 나온 듯한 인파와 차량들,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소떼와 알 수 없는 언어로 배고픔을 호소하는 걸인들…. 간디와 타고르의 나라 인도는 잠에서 깨면 습관적으로 출근 생각을 하는 도시인에게 혼미하게 첫 인사를 했다. ▲ 성지 순례 열차델리의 사프르다르정 역에서 오후 4시 출발하는 ‘마하 파리니르반 성지 순례 열차’의 지나치게 호화로운 출정식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승객이 역에 들어설 때마다 인도식 풍악이 울렸고, 전통의상으로 치장한 여인들은 타는 이들의 이마에 ‘축복’을 뜻하는 붉은색 ‘빈디’ 를 그려 넣었다. 분주하게 다즐링 차를 나르는 직원의 깍듯한 미소는 얼떨결에 세 잔이고 네 잔이고 차를 들이키게 만들었다. 일등칸 객실에는 위·아래로 두 개의 침대가 설치돼 있다. 하룻밤을 꼬박 기차에서 보내고 난 후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성지 순례가 시작된다. 부처가 보리수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었던 보드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이 첫 방문지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에워싼 사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만큼 미려한 석조 예술품이다. 미얀마 부탄 중국 일본 한국 네팔 등의 절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보드가야 국제사원구역에서는 한 곳이라도 더 보려는 순례자들이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셋째 날, 길은 라즈기르로 이어졌다. 세계 최초의 절이라는 베느바라 비하나(죽림정사·竹林精舍)를 지나 부처가 법화경을 처음 설파했던 영취산(靈鷲山) 정상에 올라 새해 소망을 담아 기도를 올리다 보니 붉은 석양이 하늘에 물들어갔다. ▲ 열차 승객을 맞는 인도 여인들넷째 날~마지막 날_ 갠지스 강을 지나 타지마할까지 나흘째 들어서자 기차 여행이 제법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부실해 보였던 커리와 달(인도 렌즈콩 요리)에 군침이 돌았고 성지를 들를 때마다 자연스럽게 신발을 벗게 됐다. 부처가 처음 설법을 했던 사르나트에 들어서자 거대한 탑 ‘다멕 스투파’가 눈에 띄었다. 벽면의 기하학적인 문양들은 1300년 넘는 세월에 휩쓸려 부분부분 일그러진 모습인데도 지난 날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던 흔적을 뿜어내는 듯했다. 오후에 바라나시로 옮겨 기차에서 내리기 직전 가이드가 살짝 ‘경고’를 했다. “불교와 힌두교에서 모두 성지로 꼽는 갠지스 강변의 고도(古都) 바라나시는 모든 여행객을 혼돈에 빠뜨리지요.” 갠지스 강을 유람하는 ‘나룻배 투어’는 수많은 계단식 강변인 ‘가트’들과 일몰을 보여주며 매혹적으로 출발했지만 곧 수영하는 소년들과 빨래하는 아낙, ‘볼일 보는’ 소들이 뒤엉키는가 싶더니 급기야 시신을 불 태워 강에 띄우는 수장(水葬)까지 선연히 목격하게 했다. ▲ 타지마할기차 여행 닷새째는 죽음을 예감한 부처가 찾아 최후의 설법을 폈던 작은 마을 쿠시나가르에 들렀고 엿새째는 네팔의 국경을 넘어 부처가 태어난 룸비니로 향했다. 부처가 살았던 시절 가장 번창했던 도시 스라바스티에서 한때 부처가 거처했던 기원정사(지금은 터만 남았다)를 방문하는 것으로 성지순례는 일단락되었다. 마지막 8일째 델리로 귀환하기 전 기차는 아그라에 잠시 머물렀다. 관광객들이 인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타지마할은 역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무굴 제국의 5대 황제였던 샤 자한이 아내 뭄타지 마할에게 바쳤던 이 거대한 무덤. 흰 벽에 가만히 손을 대자 햇빛 때문인지 따뜻한 돌의 기운이 온몸으로 번져왔다. 인도 기차 여행 정보 ‘마하 파리니르반 성지 순례 열차’는 외국인 승객만을 위한 전용 열차다.(때로 돈 많은 인도인이 탑승하기도 한다.) 일등칸 기준으로 하루 요금은 150달러. 영어 가이드, 식사, 관광지 입장료와 차량 운행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3일 이상만 예약이 가능하며 가장 넓은 1등칸과 그보다 침대 사이즈가 작은 2등칸, 그리고 객실에 문 대신 커튼이 처진 3등칸으로 나뉜다. 1~3등칸 모두 2인실 혹은 4인실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직항인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할 경우 항공료를 포함한 8일 패키지 요금이 255만원 정도. 1월 19일, 2월 2일·23일, 3월 8일·22일 출발 예정이며 예약은 인도정부철도관광 한국지사(02-730-0666, www.irctc.co.kr)에서 가능하다. 열차 내에서는 언제나 무료로 커피와 차, 각종 스낵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불교미술 화집이나 요가 관련 서적 등 책도 무료로 빌려준다. 선량한 웃음을 보내며 책이나 음료를 가져다 주는 승무원들에게 100루피(약 2500원) 정도 팁을 주는 것이 관례다.
- [고승덕 vs 정봉주] BBK 의혹, 진실은?
- [노컷뉴스 제공] 대선 정국의 폭풍으로 등장하고 있는 BBK 의혹은 진실은 무엇일까? BBK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씨의 귀국이 임박한 가운데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전략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고승덕 변호사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14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FM 98.1 Mhz, pm 7:00-9:00, 진행 : 명지대 신율 교수)에 출연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 이명박 후보가 옵셔널벤처스 코리아의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먼저 옵셔널벤처스 코리아의 주가조작 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연루되었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LKe 뱅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기간이 주가조작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된다"며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사건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금 이명박 후보는 '2001년 4월부터 대표이사를 그만뒀기 때문에 나는 김경준씨와 결별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때부터는 주가조직과 횡령이 동시에 일어난다"며, "(이명박 후보가 LKe 뱅크 대표이사직을 그만둔 뒤에도) BBK와 직접적으로 연루됐다고 판단되는 LKe 뱅크 회사의 지분을 40%를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에 주가조작과 횡령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고승덕 변호사는 "주가조작이나 주가관리 기간에도 LKe 뱅크 계좌에 돈이 드나든다"며, "LKe 뱅크가 김경준씨의 계좌, 쉽게 말해 동원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주가조작이 일어나던 기간 동안에 LKe 뱅크의 상태는 영업을 하거나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다가 그친 회사"이기 때문에 "이명박 후보로서는 회사의 고유업무가 전혀 없고 계좌에 돈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사업을 준비하다 망한 회사였기 때문에 명목상 대표이사의 직함을 갖고 있던 시기에도 "대표이사가 관리할 돈도 없었고 계좌도 없었다"는 얘기다. 고 변호사는 이어 "그러니까 LKe 뱅크는 껍질밖에 없는 것이고 김경준씨가 사장이기 때문에 회사실무를 다 책임지겠다고 해서 모든 도장과 통장을 다 가지고 있었다"며, 주가조작은 김경준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2. BBK의 실 소유주는 누군인가?BBK 의혹의 또 다른 쟁점인 BBK의 실소유주 문제와 관련해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LKe 뱅크와 BBK를 창업했다'는 이명박 후보의 2000년 10월 언론 인터뷰를 근거로 '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후보'라는 주장을 펼쳤고 고승덕 변호사는 이명박 후보가 미국에서 귀국하기 전인 99년 4월에 BBK가 설립됐다는 점을 근거로 "이명박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고승덕 변호사의 이런 반박에 대해 정봉주 의원은 "BBK가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가 만나기 전에 설립된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2001년 4, 5월 경에 LKe 뱅크와 BBK 사이에 상당부분 거래가 오가면서 BBK 지분을 100% 소유하는 과정이 나온다"며, "이런 정황적 증거와 신문 인터뷰 내용으로 봤을 때 BBK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지배하고 있었던 건 이명박 후보였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고승덕 변호사는 "LKe 뱅크가 30억을 BBK에 투자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며, 실제로 거꾸로다"며, "김경준씨가 BBK에서 30억의 자본금을 통째로 빼내서 LKe 뱅크에 투자했다가 금감원에 적발돼서 잘못했다고 확인서를 썼다"고 반박했다. 정봉주 의원이 지적한 'LKe 뱅크가 BBK 지분을 소유하는 과정'이란 김경준씨가 BBK에서 횡령해 LKe 뱅크에 투자했던 돈을 "다시 BBK로 환원"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3.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는 누구인가?끝으로 BBK에 190억을 투자한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가라는 쟁점과 관련해 정봉주 의원은 '연 순이익이 31억 정도 되는 다스가 몇 개월 사이에 어음할인을 통해 6년동안의 순수익에 맞먹는 190억원이라는 돈을 BBK에 투자했다'며, 정황증거를 볼 때 "어음할인이라는 과정을 통해 도곡동 땅을 판 대금이 BBK로 투자됐다는 게 심정적으로 가장 가까이 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이며, 이 땅의 매각대금이 BBK로 투자됐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정 의원은 이어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검찰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계좌추적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고승덕 변호사는 '도곡동 땅 매각자금은 5년 만기 보험상품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만기 전에 돈이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어음할인은 다스가 납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할인한 것"이라며, 정봉주의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고승덕 변호사는 이어 "이 사건은 김경준씨의 단독범행임이 (미) 연방법원에서 확정"됐다며, "근거 없는 의혹으로 국민의 (대통령) 선택권이 박탈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하 인터뷰 내용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 / 고승덕 변호사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전략기획팀장)- 이 사건의 개요를 말해달라.▶ 정봉주 의원> 전체적으로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일단 2000년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1차 주가조작이 있었다. 증권업협회에서 금감원에 연락해서 주가조작이 있으니 조사하라고 제기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2001년 12월에 2차로 증권업협회에서 금감원에 주가조작이 일어나고 있다고 제기한다. 그러니까 주가조작은 두 번에 나눠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BBK가 투자한 옵셔널벤처스에 투자금이 횡령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2001년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384억에 달하는 투자금이 횡령됐다. 주가조작과 횡령이 됐다는 건 명백한 사실로 입증된 것이고, 과연 이것이 김경준 씨의 단독범행이냐 아니면 이명박 후보가 인지했거나 연루됐는지가 쟁점이다.▶ 고승덕 변호사> 이 사건은 김경준 씨 개인이 옵셔널벤처스의 회사공금을 횡령해서 미국으로 도망간 사건이다. 사건의 출발은 김경준 씨가 미국의 펀드매니저로서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활동하다가 여러 가지 거래를 할 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99년 2월에 해고당한다. 해고당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99년 4월에 BBK를 설립하기 시작하면서 일이 꼬이게 된다. 김경준 씨가 BBK 투자자문을 통해 펀드자금 유치를 받게 된다. 그런데 펀드라는 건 차익거래라고 해서 쉽게 말하면 은행에 예금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김경준 씨가 금리성 펀드의 돈을 자기 마음대로 빼내서 갑자기 코스닥에 투자한다. 코스닥에 투자한 뒤 곧 회사를 인수하고 대표가 되더니 그 돈을 가지고 한국에서 장난을 치다가 미국으로 튄다. 즉 사건의 본질은 BBK의 문제가 아니라 BBK의 대표였던 김경준 씨가 개인적으로 엉뚱한 회사를 인수해서 돈을 가지고 미국으로 도망간 회사공금 횡령사건이다.-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고 보나?▶ 정봉주 의원> 일단 이명박 후보가 주장하는 내용이 뭔가를 봐야 한다. 이명박 후보는 '김경준 씨와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한 적은 있지만 BBK에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찾아낸 자료나 근거를 종합해봤을 때 이명박 후보가 연루돼있다는 근거가 여러 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적어도 이명박 후보가 공동책임이 있거나 주도적으로 했다는 내용이 국회에서 제기됐던 것이다. 일단 1차 주가조작 시기에 BBK가 주가조작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데, 이때 이명박 후보는 LKe뱅크의 대표이사로 BBK와 연루돼있다는 여러 가지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재직기간이 주가조작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된다. 그리고 2001년 4월엔 김경준 씨와 같이 운영하던 회사의 대표이사를 그만둔다. 지금 이명박 후보는 '2001년 4월부터 대표이사를 그만뒀기 때문에 나는 김경준 씨와 결별했다'고 주장하는데, 그때부터는 주가조작 및 횡령이 동시에 일어난다. 4월부터 계속 주가조작이 진행되고 7월부터 횡령이 일어나는데, 그때도 BBK와 직접적으로 연루돼있다고 판단되는 LKe뱅크 회사의 지분을 40%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대표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관이 살아있다. 본인은 대표이사를 그만뒀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에 주가조작과 횡령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2001년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384억이 빠져나간다. 그런데 이때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이라고 하는 이진영 씨가 횡령의 송금 담당자였기 때문에 이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고승덕 변호사> 사건의 큰 흐름은 김경준 씨가 금감원 적발에 의해 BBK 문을 닫게 되자 옵셔널벤처스로 넘어가는 것이다. BBK가 2001년 4월에 문을 닫고 옵셔널벤처스 대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기간이 겹친다는 부분이 있다. 원래 이 펀드는 코스닥에 투자할 수 없는 펀드인데 코스닥에 투자하면서 김경준 씨가 그 겹치는 기간 동안에 했던 건 이른바 작전성 주가조작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가조작이라고 하면 마치 주가를 띄워서 비싸게 파는 걸로 생각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주가관리였다. 김경준 씨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동안에는 주가가 올라가면 자기가 비싸게 매집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누르려고 한다. 이번에 미국의 범죄인 인도요청을 할 때 나타난 주가조작 유형이 있는데, 그중 유형별로 허수매도와 허수매수라는 게 있다. 허수매도는 없는 물량을 위에서 걸어놓고 주가를 눌러서 싸게 사는 과정이고, 허수매수는 아래서 받쳐서 비싸게 올리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번에 수사결과 분석을 해보면 기간이 겹치는 동안에 김경준 씨가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주가를 누른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그 기간 동안은 허수매도를 했다. 주가를 눌렀기 때문에 오히려 그 당시 투자자들은 주식을 싸게 산 것이다. 장사꾼이라는 사람들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간이 겹치는 동안은 싸게 사는 기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를 띄운 게 아니었고, 이명박 후보는 주가를 관리하는 기간에 나갔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작전은 그 기간에는 없었다. 두 번째로 LKe뱅크나 BBK 문제인데, BBK는 금감원에 적발돼서 조사받는 동안에 김경준 씨가 BBK를 버리고 옵셔널벤처스로 옮겨갔다고 분석된다. 그런데 LKe뱅크라는 게 등장한다. 주가조작이나 주가관리 기간에도 LKe뱅크 계좌에 돈이 드나든다. LKe뱅크가 김경준 씨의 계좌, 쉽게 말해 동원된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 LKe뱅크의 실체가 뭐냐는 것이다. LKe뱅크에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왜 이명박 후보는 모를 수밖에 없었냐면 LKe뱅크는 일반회사가 아니었다. LKe뱅크는 인터넷 증권사 EBKS가 설립되면 EBKS와 제휴해서 인터넷 자산관리사업을 하려고 준비했던 회사다. 그런데 김경준 씨가 금감원에서 적발되는 바람에 EBKS의 허가가 무산돼서 청산으로 들어가고, LKe뱅크는 사업하려고 준비하다가 회사가 죽어버린다. 주가조작이 일어나던 기간 동안에 LKe뱅크의 상태는 영업을 하거나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다가 그친 회사라는 것이다. 특히 LKe뱅크의 자본금이 있는데, 김경준 씨가 '증권사 설립하는 동안에 돈을 놀리면 뭐하냐, 내가 불려주겠다'라면서 마프(MAF) 펀드에 투자시킨다. 그러다보니 이명박 후보로서는 회사의 고유 업무가 전혀 없고 계좌에 돈이 전혀 없다. 그러니까 껍질밖에 없는 것이고, 김경준 씨가 사장이기 때문에 회사실무를 다 책임지겠다고 해서 모든 도장과 통장을 가지고 있다. 대표이사가 이명박 후보였던 기간에도 대표이사가 관리할 돈도 없었고 계좌도 없었다. 그리고 2001년 4월에 물러난 이후엔 김경준 씨 혼자 다 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LKe뱅크 대표라는 건 의미가 없고 BBK에는 전혀 주인이 아니다. BBK는 이미 죽은 회사이고 LKe뱅크는 잠자는 회사다. 마지막으로 이진영 씨 부분이 있다. 이진영 씨는 마치 이명박 후보가 계속 데리고 있던 사람처럼 돼버렸는데 사실상 이명박 후보와 전혀 관계없는 제삼자다. 이진영 씨는 LKe뱅크의 직원으로 채용됐는데 상당히 착실하게 일했다. 그래서 김경준 씨가 나중에 옵셔널벤처스로 옮겨갈 때 이진영 씨를 데려갔다. 그런데 나중에 김경준 씨가 도망가면서 옵셔널벤처스가 망하니까 이진영 씨가 나오게 됐다. 그 후 한참 쉬고 있다가 이명박 후보 출판기념회에 인사를 하러 왔다고 한다. 이명박 후보는 옛날에 이진영 씨가 착실하게 일했던 게 기억나기 때문에 지금 쉬고 있으면 와서 도와달라고 했던 거지 그전부터 계속 데리고 있었던 관계가 아니다.▶ 정봉주 의원> 이명박 후보가 연루돼있느냐라고 얘기하면 한나라당은 참으로 상황을 복잡하게 설명한다. 그럼 듣는 사람들이 복잡해서 듣고 싶지가 않다고 하면서 이것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정확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2000년 12월부터 4월까지 2000원 하던 주식이 2개월 만에 8000원으로 뛴다. 그리고 5월에 증권업협회에서 주가조작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증권업협회에서 2개월간 추적해서 이 정도면 주가조작 의혹이 충분하다고 해서 신고했다. 주가조작이라는 건 증권업협회에서 주장해서 금감원에 신고한 내용이다. 그리고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 씨가 공동으로 세웠던 LKe뱅크는 지주회사다. 지주회사라는 건 자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이 운영되기 때문에 당시 하나은행 내부자료를 보면 BBK를 소유하고 있었고 EBKS를 소유할 예정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LKe뱅크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리고 김경준 씨와 공동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여기 계좌가 48~80회 정도 주가조작에 이용된다. 회사를 오픈해놓고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됐는데 '실질적으로 업무가 없었기 때문에 난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 게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겠나.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건 증권업협회에서 판단 내렸고 금감원에 신고했던 사실이다.▶ 고승덕 변호사> 일단 2000원에서 8000원까지 4배가 올랐는데, 실제로 동원된 자금은 100억이 넘는 엄청난 자금이다. 그런데 자본금은 190억이 안 된다. 통상의 증권사례를 보면 자본금의 70~80%가 동원되는 경우는 주가가 50~100배 정도 가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4배밖에 안 갔다는 건 주가를 누르는 것이었고, 주가조작이라는 건 정확한 용어가 아니다. 주가조작이라는 건 여러 개념이 다 혼합돼있는데, 실제로 증권업에서 적발됐던 건 불공정 거래다. 자연스럽게 주가가 거래되지 않고 약간 주가를 높여서 사거나 눌러서 뺀다든가 하는 것들을 다 합쳐서 일반적으로 조가조작이라고 얘기하기 때문에 당시 적발됐던 것들은 불공정 거래, 그러니까 주식거래가 약간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중 김경준 씨가 주식을 매집하기 위해 처음엔 약간의 고가주문을 내는 게 있다. 왜냐면 옵셔널벤처스가 워낙 거래량이 적은 소형주였기 때문에 이를테면 10% 정도 높여서 사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약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실제로 김경준 씨는 미국에서 증인선서를 하면서 LKe뱅크 운영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한다. 처음에 회사 설립을 하려 했을 때 자기가 모든 실무를 하기로 하고 이명박 후보는 조용히 뒤에서 도와주기로 했다, 다시 말해 실무책임은 자기가 했다는 걸 인정했다. 김경준 씨는 단순히 하수인이 아니라 타이틀이 사장이다. 그리고 LKe뱅크는 정확히 말하면 지주회사가 아니고 주주들은 모두 개인이었다.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 씨 두 대주주를 가진 회사였고, LKe뱅크가 BBK나 다른 회사 주식을 단 한 주라도 가지고 있었던 적이 없다.- 이명박 후보는 2000년 10월 16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BBK를 창업한 바 있다'고 했고, 2000년 10월 21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LKe뱅크와 자산관리사인 BBK를 창업했다'고 말했는데?▶ 고승덕 변호사> 시기적으로 보면 BBK가 설립된 게 99년이다. 맨 처음엔 김경준 씨가 자기 돈으로 했고 조금 지나면서 투자자문사 등록을 할 때 친구가 경영하는 창투에서 30억을 빌려서 했다. 그러고 나서 6~7개월 후에 이명박 후보를 처음 만난다. 그래서 이명박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는 건 정확하지 않은 보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같은 날 동아일보에서 인터뷰를 실었는데 이명박 후보가 BBK 사장인 김경준 씨를 영입해서 제휴사업을 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런 부분이 마치 덕담하듯이 과대포장됐든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본다.▶ 정봉주 의원> 당시 자료들을 보면 내가 영입했다는 주장이 있고 창업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대부분이 창업했다는 쪽으로 가있다. 당시 월간중앙에는 '내가 펀드에 묻어뒀다'는 표현을 쓴다. 지난 초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해서 펀드를 묻고 있는 상태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니까 이명박 후보는 '오보다, 기자가 소설을 쓴 것'이라고 반응했다. 그런데 오늘자 월간중앙 윤석진 차장이 'BBK를 창업했다고 분명히 들었다, 나는 소설 쓰는 사람이 아니다, 오보가 아니다'라고 반박보도를 냈다. 이명박 후보가 본인 입으로 직접 얘기했던 당시엔 상황이 이렇게까지 번질 줄 몰랐던 것이다. 내가 BBK를 창업했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고 김경준 씨를 대단한 사람으로 소개하고 다녔던 근거들이 정확히 나와있다.▶ 고승덕 변호사> 사실이 실제와 안 맞는다. 이명박 후보가 귀국한 게 99년 12월인데 BBK가 설립된 게 99년 4월이다. 그건 후보를 만나기 전이다. 그리고 BBK의 뜻은 이름의 이니셜로 만든 미국식 회사이름이다. 첫 번째 B는 김경준 씨 부인의 B이고, 두 번째 B는 김경준과 단짝친구인 오영수의 영어이름, K는 경준의 K다. 이 세 사람은 한국에 나와서 같은 증권사에서 결사대처럼 근무했던 사람들이다. 세 사람이 BBK라는 회사를 만들었고, 영업을 시작한 건 99년 6월이다. 이명박 후보와 관련 없이 설립돼서 영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명박 후보가 설립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정봉주 의원> BBK가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 시가 만나기 이전에 설립된 건 맞다. 그런데 당시 BBK 최대주주였던 분이 99% 지분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이번 국정감사 때 이분을 직접 불러서 물어보니까 본인이 몇 퍼센트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왜 그런가 봤더니 2001년 4,5월경에 LKe뱅크와 BBK 사이에 상당부분 거래가 오가면서 BBK 지분을 100% 소유하는 과정이 나온다. 30억 5000만원이다. 30억이 LKe뱅크에서 투자돼서 BBK 지분 100%를 소유하는 시점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단순히 자금이 흘러가는 측면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내가 하나은행 자료를 가지고 얘기하니까 그건 내부품위서라고 하는데, 내부품위서만큼 중요하고 신뢰성 있는 자료가 없다. 은행에서 투자하기 위해 검토 보고한 자료에서 LKe뱅크는 지주회사이고 LKe뱅크가 BBK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다는 자료가 명백히 나온다. 이런 정황적 증거와 신문 인터뷰 내용으로 봤을 때 BBK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지배하고 있었던 건 이명박 후보였다.▶ 고승덕 변호사> LKe뱅크가 30억을 BBK에 투자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며, 실제는 거꾸로다. 김경준 씨가 BBK에서 30억의 자본금을 통째로 빼내서 LKe뱅크에 투자했다가 금감원에 적발돼서 잘못했다고 확인서를 쓴다. 왜냐면 이게 회사 돈 횡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원 과정에서 LKe뱅크 돈이 다시 BBK로 환원되는 건데, 하나은행 건의 진실은 이렇다. 증자에 하나은행을 참여하기 위해 김경준 씨가 굉장히 노력한다. 그 당시는 코스닥 거품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인터넷 회사를 설립하게 되면 초기주주는 주당 5000원에 참여하지만 조금 지나게 되면 보통 5배가 기본이었다. 그래서 김경준 씨는 하나은행을 끌어들이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했다. 그 과정에서 김경준 씨가 금감원에 정관변경신고를 한 시점과 하나은행의 2차 프레젠테이션 날짜가 똑같다. 아마 김경준 씨가 이명박 후보가 주주라고 얘기하니까 하나은행에서 증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 같다. 정관변경이라는 건 김경준 씨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명박 후보가 이사나 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김경준 씨 혼자서 정관을 변경해서 신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위조된 서류라고 생각한다.▶ 정봉주 의원> 이제까지 한나라당에서는 세 가지를 중요한 근거로 얘기한다. 첫째, 검찰에서 당시의 BBK와 이명박 후보를 조사했는데 이명박 후보와 관련 없다고 법무부장관이 올 6월에 국회에 와서 증언했다는 것이다. 둘째, 금감원이 당시의 주가조작 및 횡령에 대해 조사했는데 이명박 후보가 관련 없음이 드러났다고 금감원장이 올 6월에 국회에 와서 얘기했다는 것이다. 셋째, BBK의 실질적 지분 100%를 갖고 있다고 김경준 씨가 금감원 조사시 증언한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후보와 관련 없음을 내세우는 증거다. 그런데 이번에 국정감사를 통해 검찰은 한번도 이명박 후보와 BBK를 조사한 적이 없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금감원도 주가조작에 대해 전혀 조사하지 않고 BBK 운영보고서 허위만 조사했다. 즉 금감원이나 검찰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연동시켜서 조사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과 금감원이 관계없다고 판결을 판결 내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김경준 씨가 BBK는 자기 거라는 금감원 보고서를 근거로 얘기하는데, 이 자료는 미국법원에서 위조된 서류로 보인다고 해서 증거채택이 안 됐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근거로 삼고 있는 세 가지가 전혀 근거 없음이 판명 났다.▶ 고승덕 변호사> 한국에서 어떤 수사가 있었든 간에 김경준 씨는 미국에서 치열하게 다퉜다. 연방법원에서 김경준 씨를 추방하면서 김경준 씨가 제시한 여러 가지 주장과 증거를 이미 판단했다. 특히 김경준 씨는 '모두들 왜 내가 혼자 범행했냐고 하냐'면서 굉장히 다퉜다. 그랬더니 연방법원에서 추방판결에 아주 상세하게 썼는데, '한국 증인들의 증언은 믿을 수 있다, 그리고 범죄라고 하면 범죄로 인해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으로 혜택을 본 사람은 김경준 씨와 누나인 에리카김밖에 없다, 따라서 김경준 씨가 명백하게 재산을 빼돌린 게 입증되기 때문에 김경준 씨가 이런 범죄행위를 재산적 이익 목적으로 범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시 말해 범죄라는 건 단순히 옆에서 도와준다는 게 아니라 돕는 사람이나 연루되는 사람에게 뭔가 생기는 게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금감원에서 아무리 조사해도 이명박 후보의 개인계좌로 들어간 돈이 단 한 푼도 없고, 미국 연방검찰이 총동원돼서 조사해보니 그 돈은 전부 김경준 씨와 그 일가족이 부동산을 사는 데 사용됐고 거의 대부분의 돈이 스위스 은행에 고스란히 가있는 게 발견됐다. 연방법원에서는 '돈 번 사람은 오로지 김경준밖에 없는데 왜 다른 사람이 연루됐겠는가'라고 해서 김경준 씨의 말을 믿지 않고 판결했다.▶ 정봉주 의원> 현재 미 법원에서 진행 중인 재판이 총 다섯 개다. 이번에 결정 난 게 송환재판이다. 세 가지가 판결됐고, 두 가지는 디스커버리 중이다. 송환재판은 이 사람이 유죄냐 무죄냐를 결정하는 게 아니고 송환시켜서 재판을 받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거니까 증거입증이 20%정도면 된다. 모든 증거는 일단 증거능력이 있다는 걸 선험적으로 인정해주고 들어간다. 증거법에 근거해서 증거를 제출하게 되면 모든 증거는 일단 증거로서 효력이 있다고 인정하고 송환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범죄로 인한 수익금이 어디로 흘러갔느냐의 문제, 그리고 이명박 후보의 관련여부를 판단하는 건 우리 측의 주장과 여기 원고 측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지, 이것으로 인해 이명박 후보가 관련이 없다고 하는 건 판결을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이다. 여기서 인정된 증거는 송환에 인정된 부분이고, 여기서 쓰인 증거가 똑같이 미중부가 몰수소송 하는 데 쓰인다. 그런데 이런 것이 김경준 씨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고 이명박 후보 측에서 계속 주장하는데, 김경준 씨가 일방적으로 지시해서 이뤄졌다는 진술인들의 증거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미국정부가 몰수소송을 하는데 진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기서 제출한 증거능력이 부족하고, 증거능력 중에 금감원에서 조사했다는 것도 위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민사소송 두 개는 김경준 씨가 이기고, 하나는 미 정부가 지고, 다스가 김경준 씨한테 소송을 건 부분도 진다. 심지어는 며칠 전에 김경준 씨 재산을 몰수하기로 압류 걸었다가 40만 불이 풀린다. 그러니까 김경준 씨가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것과 이명박 후보와 전혀 관련 없다는 건 송환재판과 관련된 부분적인 측면이지, 송환 이후에 이명박 후보와 연루돼있느냐는 또다시 다퉈야 하는 것이다.▶ 고승덕 변호사> 판결이 여러 개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범죄인 송환판결만이 확정됐다는 것이다. 나머지 판결들은 지금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확정사실이 아니다. 범죄인 송환재판에서 나오는 내용들은 김경준 씨가 항수를 포기해서 사실관계를 승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판결이 있을 때 가장 공신력 있는 판결은 확정판결이다. 확정판결에서는 분명히 김경준 개인의 잘못이 인정됐다. 그리고 다른 소송과 범죄인 송환판결은 조금 다르다. 범죄인 송환판결에서는 김경준 씨가 회사 돈을 횡령했느냐 주가조작을 했느냐가 다퉈졌기 때문에 그건 깨끗하게 인정됐다. 그런데 다스가 하는 소송은 다스 회사 돈을 빼먹은 사건이 아니라 다스가 투자한 펀드의 피해자로서 사기를 주장하는 사건이다. 그래서 미국법원에서는 펀드사기냐 아니냐가 증거가 부족하다고 해서 다퉈지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에서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가조작과 회사 돈 공금횡령 부분은 김경준 씨가 승복해서 유일하게 확정판결이 난 것이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정봉주 의원> 다스가 BBK에 190억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다스는 연 순이익이 31억 정도 된다. 그런데 몇 개월 사이에 어음할인을 통해 BBK에 190억이라는, 즉 6년 동안의 순수익에 맞먹는 투자를 한다. 2000년에 1차 50억을 넣고, 2차에 80억을 넣고, 마지막에 10억을 넣고, 그전에 50억을 넣어서 총 190억을 넣는 과정이 있었다. 다스에 대한 장부를 압수하고 다스에 대한 계좌추적을 하게 되면 모든 게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다. 다스가 도곡동 땅을 매각한 실소유주가 누구냐라고 했을 때 검찰은 한나라당 경선 이전에 '이명박 후보의 형인 이상은 씨의 땅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는 부분까지만 발표했다. 그런데 도곡동 땅을 판 돈이 5년만기 채권으로 들어갔다가 채권이 끝날 무렵에 다스가 여력이 없는데 150억이라는 돈이 채권만기시점과 거의 같은 시기에 맞물려서 BBK로 투자된다. 그리고 6개월 동안 이 돈이 다스에서 사라졌다가 6개월 후에 147억이 또다시 조흥은행 계좌로 해서 이상은 다스 대표이사의 계좌로 흘러들어간다. 한나라당 경선 때 이 계좌를 확인한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 '다스에서 들어온 돈은 실질적으로 도곡동 땅을 판 매각대금, 그러니까 제3의 소유자인 매각대금이 BBK로 들어와서 주가조작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 측 주장은 채권만기 이전에 투자가 됐다고 하는데, 이제까지의 정황증거로 보니까 어음할인을 해서 투자를 한다. 그래서 돈을 찾기 이전에 어음할인이라는 과정을 통해 도곡동 땅을 판 대금이 BBK로 투자됐다는 게 심정적으로 가장 가까이 가있는 것이다.▶ 고승덕 변호사> 5년만기 보험상품에 매각자금이 묶여있었고, 만기 전에 돈이 나갔던 게 아니고, 어음할인은 다스가 납품대금으로부터 받은 어음을 할인한 것이다. 그 부분은 이미 여러 차례 문서로서 얘기됐던 부분이다. 또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 가장 넌센스는 이명박 후보가 마프 펀드 회장이라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어느 증권사에 가서 펀드에 가입한다고 해서 그 펀드를 지배하는 게 아니다. 펀드 투자자와 펀드를 운영하고 지배하는 건 펀드매니저나 자산운용사다. 펀드 투자자가 아무리 펀드에 돈을 투자한다 하더라도 단순한 투자자일 뿐 펀드를 지배할 순 없다. 펀드라는 건 펀드 투자자로부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자산운용회사와는 별개의 회사를 만들어서 페이퍼컴퍼니에 돈을 모아놓는 것이다. 펀드회사 자체는 어떠한 실질적인 업무가 있는 게 아니라 돈의 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페이퍼컴퍼니는 회장, 사장을 따질 회사가 아니다.- 김경준 씨가 귀국하면 검찰수사의 핵심은 무엇이어야 할까?▶ 정봉주 의원> 당시의 심각한 부실투자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횡령한 돈이 어느 계좌로 흘러들어갔다는 걸 관계들의 얘기만 듣고 그 계좌로 흘러들어갔다고 발표한다. 그런데 우리가 입금증을 보니까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계좌로 54억이라는 거금이 들어갔다. 이런 부분을 보게 되면 당시 횡령사건의 기본인 계좌추적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번에 검찰에 요청하면서 몇 가지 정리를 했다. 첫째, 한나라당 경선 이전에 '도곡동 땅이 제3자의 소유'라는 검찰 발표는 있을 수가 없다. 도곡동 땅 판매의 실소유주는 누구인지 검찰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도곡동 땅을 판 돈이 다스에 들어가서 BBK에 투자됐느냐는 장부와 계좌를 확인하면 된다. 둘째, BBK 투자자들이 여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 그래서 이분들이 과연 공모자인지 계좌추적을 해야 한다. 셋째, 옵셔널벤처스 횡령금 384억을 김경준 씨가 다 횡령해서 갔다고 하는데 실제로 200억은 국내로 돌아온다. 그럼 이것이 이명박 후보와 연동돼있는 계좌로 간 것 아니냐는 계좌추적이 있어야 한다.▶ 고승덕 변호사> 이 사건은 김경준 씨의 단독범행임이 연방법원에서 확정됐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민은 대통령을 선택할 주권이 있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의혹으로 국민의 선택권이 박탈돼선 안 된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임하기를 바란다.
- '태왕사신기' 세트 공개 소식에 일본관광객 문의 전화 폭주
- ▲ 배용준 주연의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배용준 주연의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 내부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본격적인 한류 팬들의 방문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청암영상테마파크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묘산봉관광지구 내 2만9천여㎡에 지은 ‘태왕사신기’ 세트장을 15일부터 유료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태왕사신기’ 세트장은 촬영 문제로 세트 외부만 공개돼 왔고 지난 달 26일부터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에게 무료 개방했다. ‘태왕사신기’ 세트장은 외부 공개만으로도 제주도의 일본인 관광객수를 급증하게 했고 내부 공개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 많은 한류팬들이 ‘태왕사신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 내 한류팬들은 올 연말 NHK를 통해 '태왕사신기'가 방영되기 전 세트장을 직접 보고자 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이 세트장이 관광객 유치에 더욱 큰 몫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암영상테마파크 관계자는 "세트장 공개로 여행사나 일본 관광객들로부터 관광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무료 개방 전에는 하루 5건 정도에 불과했던 문의 전화가 현재는 하루 100건 정도로 20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한편, 청암영상테마파크는 세트 내 궁궐을 박물관으로 전환, 고구려 역사교육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국내 관광객들의 방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김종학 PD, 송지나 작가 콤비와 배용준, 문소리 등 스타들의 출연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태왕사신기’는 11일부터 시작돼 방영 첫 회부터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관련기사 ◀☞시청자가 발견한 '태사기' 옥에 티... 위치 바뀐 문신, 등대☞'배용준의 여인’ 이지아가 궁금하다...30회 오디션 거쳐 ‘태사기’ 발탁☞'태왕사신기', 20대 여성 시청자 지속적 증가☞'태사기' 아역 연기자 출연에도 시청률 왕좌 등극 '괴력'☞이지아, '태사기' 오디션서 아버지 무덤 앞 눈물 연기로 합격점 ▶ 주요기사 ◀☞'인간극장' 이상우 "시청자 격려에 감사, 몸 둘 바 모르겠다"☞"에스엠, 신인 연예인 그만 괴롭혀" 공정위 제재☞주진모 소속사 출연료 반환訴 피소☞'커버스토리', 윤은혜 대타 논란에 '커프' 캐스팅 내용 삭제 결정☞[김정욱의 포토에세이]똑같은 인물 사진 다르게 찍기...사진기자의 노하우
- 영월의 네버엔딩 '라디오 스타' 사랑...이준익 감독 옥수수 선물 받아
- ▲ 이준익 감독[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영월의 '라디오 스타'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최근 영월군으로부터 현지에서 직접 재배된 옥수수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지난해 개봉한 이 감독의 '라디오 스타'로 인해 영화와 더불어 주촬영지였던 영월이 많은 사랑을 받은데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라디오 스타'를 제작한 영화사 아침은 28일 오후 영월군 측이 '이준익 감독에게 전해 달라'며 보낸 옥수수 한 상자를 배달 받아, 이를 이 감독에게 전달할 예정으로 있다. 영화 '라디오 스타'는 영월을 배경으로 대부분 촬영이 이루어졌다. 영화 덕분에 영월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그 결과 이준익 감독을 비롯한 안성기, 박중훈, 최정윤 등 주연 배우들은 영월군으로부터 명예 군민증을 수여받기도 했다. 영화사 아침 측은 "영화로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 '라디오 스타'에 대한 영월군의 사랑은 여전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준익 감독은 '라디오 스타'에 이은 또 하나의 휴먼 코미디 영화 '즐거운 인생'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즐거운 인생'은 20년 전 해체한 록밴드 활화산의 좌충우돌 재결성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로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장근석이 출연, 9월13일 개봉한다.▶ 관련기사 ◀☞엄태웅 수애 남편 낙점...이준익 감독 차기작 캐스팅☞9월 극장가 '밴드 맞짱' 눈길, '즐거운 인생'vs '브라보...'☞[포토]이준익 감독의 차기작 '즐거운 인생' 시사회 열려☞박중훈, 이준익 감독 응원차 '즐거운 인생' 시사회장 깜짝 방문☞(SPN)이준기 '즐거운 인생' 촬영장 찾아 이준익 정진영 응원 ▶ 주요기사 ◀☞예능 프로 게스트, 변화 코드는 '올드'☞'마약 혐의' 유명 록가수 해외도피 4개월여만에 공항서 검거☞미드 '튜더스' 서울드라마어워즈 수상기념 앵콜 방송☞공유 "29세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다시 겪고 있다"☞'왕과 나', '커프' 사라진 월화극 시청률 1위
- 피랍에서 전원 석방까지 40일..대화 통한 협상력 돋보여
-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19명을 석방시키기 위한 정부와 납치세력 사이의 협상이합의에 도달했다. 지난달 19일 사건이 발생한 지 40일 만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공식 발표를 통해 "탈레반과 대면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19명을 전부 석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 한국시각 이날 오후 5시48분부터 7시20분까지 납치단체와 4차 대면 협상이 있었다"며 "한국군 연내 철군, 아프간 선교 중지를 조건으로 탈레반에 억류돼 있던 피랍자 전원을 석방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다음은 한국인 23명이 지난달 13일 인천공항을 출국한 이후 13일까지의 사건일지. ◇ 7월13~19일▲ 13일 = 분당 샘물교회 신도 20여명 인천공항 통해 출국.▲ 14일 = 한국인 20여명 아프칸 수도 카불 도착.▲ 19일 = 아프간 가즈니 주 카라바그 지역, 수도 카불에서 남쪽으로 175㎞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한국인 23명 피랍.◇ 20~21일▲ 20일 = 로이터통신 "한국인 아프간서 탈레반에 피랍" 보도▲ 20일 = 외교부 한국인 `20여명 피랍` 공식 확인▲ 21일 = 외교부 "피랍자들 아직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표. 외교부 제1차관 현지 급파 발표.◇ 22~23일▲ 22일 = 조중표 외교부 1차관을 대표로 하는 정부 대책반, 아프간 수도 카불 도착. AFP "납치 한국인 위한 군사작전 시작" 보도▲ 23일 =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 "탈레반 한국정부와 직접대화 요구".."탈레반, 시한 내 문제 해결 안 되면 인질 살해"▲ 23일 = 탈레반 `한국과 직접 협상위해` 24일 11시30분까지(한국시간) 시한 연장 ◇ 24일 ▲ 한국인 인질 건강이상설 ▲ 아프간 정부 "탈레반, 한국 인질 통화 조건으로 10만 달러 요구"▲ 외교부 = 10만달러 제공 요구 받은 적 없다. 피랍자도 안전 밝혀.▲외신 "탈레반, 24일중 석방 협상 합의 가능성 밝혀"◇ 25일 ▲ 마이니치 신문 = "여성 인질 18명 전원 석방 협상 진행 중.▲ AFP 보도 탈레반 "죄수 석방 안하면 오후 2시(현지시간)한국인질 살해" ▲ 알자지라 방송 보도 "탈레반, 한국인 남성 인질 1명 살해"◇ 26~27일▲ 26일 = AP "한국인 피랍자 시신 발견", 외교부 "시신 확인, 배형규 목사로 추정" 공식 발표▲ 27일 = 정부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대통령 특사 파견◇ 28~29일▲ 28일 = 외교부 "피랍자에게 의약품•생필품 전달 예정"▲ 29일 = AFP 탈레반, 30일 오후 4시 반(한국시간) 협상 시한 제시◇ 30~31일 ▲ 30일 = AIP 탈레반 협상 완전 실패..인질 살해 시작할 것", AP "가즈니주 주지사, 협상 이틀 연장" ▲ 31일 = AFP "탈레반, 한국인 남자 인질 1명 추가 살해"..외교부, 아프간에서 납치된 심성민씨가 희생된 것 공식 확인.◇ 2~3일▲ 2일 = AFP "한국의 외교대표단이 한국인질 석방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탈레반과 직접 대면할 예정" 보도.▲ 3일 = AFP 백종천 대통령 특사가 2일 친 탈레반 인사인 급진 이슬람 정당 `자미아트 울마에 이슬람`의 지도자 마울라나 파잘 우르 레흐만과 만나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조기 철수를 시사 보도.◇ 4~6일▲ 4일 = 정부 한국인 인질 중 일부의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 정보 파악.▲ 5일 = 아프가니스탄 민간 병원 의료진, 한국인 인질을 억류한 탈레반 조직 일부 의약품 전달▲ 6일 = 미-아프가니스탄 정상회담, 양 정상이 탈레반을 "냉혹한 살인자"라고 강하게 비난,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해 탈레반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 재확인.◇ 7~9일▲ 7일 = AFP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 "한국인 여성 인질을 아프간 여성 수감자와 일대일로 교환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 9일 = 정부 백종천 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22일째를 맞고 있는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 점검 및 대응책 숙의◇ 11~13일▲11일 = AIP 탈레반측 협상 대표가 협상에 만족감 표시 `한국 정부가 그들(탈레반)의 요구를 수용키로 약속했다`고 보도.▲ 12일 = 외교부 여성인질 2명 석방관련 사실 확인 중.▲ 13일 = 탈레반측 한국인 여성인질 2명 몇시간내 석방 언급▲탈레반, 인질 2명 8시30분 석방-AIP 보도 ◇14~24일▲ 14일 韓무슬림 연맹, 파키스탄서 인질구명 호소.▲ 17일 석방된 김경자, 김지나씨 귀국▲ 18일 아마디 대변인 "한국, 인질 협상 미온적..1~2명 추가살해할 수도"◇ 21~24일▲ 21일 AIP 아마디 대변인 "인질협상 거부설 부인"▲ 23일 알자지라, 석방자 김경자, 김지나씨와 단독 인터뷰 "조속한 석방 촉구"◇ 25~27일 ▲ 25일 AIP "한국인 19명 전원 석방 합의..26일 합의문 발표" 보도, 정부 "전원 석방, 합의된 바 없다"▲ 25일 송 장관, 사우디 등 중동 3개국 순방..사우디 국왕에게 노무현 대통령 친서 전달 "조속한 해결 지원 요청"▲ 26일 아사히 신문 "탈레반, 인질1인당 10만 달러 몸값 요구" 보도▲ 27일 송 장관, 카타르 국왕 예방..노 대통령 친서 전달, 알자지라 방송과 즉석 인터뷰 "탈레반, 석방으로 얻는 것 많을 것"◇ 28일▲ 가즈니에서 제4차 대면협상 재개 ▲ 알자지라, AFP 등 외신 "탈레반, 한국 협상단 대면협상 성공"…인질 19명 전원 석방▲ 청와대 "19명 전원 석방 합의" 공식 발표▶ 관련기사 ◀☞宋외교, 사우디국왕 예방..盧대통령 친서전달
- (나라의 힘! 造船)④현대重 ''자타공인 넘버 원''
-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현대중공업의 신화는 '해봤어?' 정신에서 시작됐다. 이 말은 현대그룹 창립자인 고 정주영 회장이 자주 쓰던 말이다. 정 회장은 시도해보지 않고 지레 포기하는 임직원들을 다그칠 때 "채금자!('책임자'의 정주영식 발음), 해봤어?"라고 질책했다 한다. 정 회장은 지난 1972년 조선소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그리스 선주를 찾아가 유조선 설계도면과 미포만 부지 사진만을 내밀며 특유의 뚝심으로 첫 수주를 따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 조선시장의 15%를 점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조선업계의 최강자가 됐다. 지난 1983년 이래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작년 수주금액은 190억달러(약 17조5000억원),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3000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주가로 말한다 지난해 말 주당 13만원 수준에 있던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6개월 여만에 두 배를 훌쩍 뛰어넘어 30만원 초반까지 치솟았다. 직원들도, 애널리스트도 예상치 못했다.조선시황이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작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애초 지배적이었다. 이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물동량 증가와 이에 따른 선박 수요 급증에 힘입어 선주들의 발주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 5월 한 달간 총 31척을 주문받았다. 하루에 한 척꼴. 8600TEU(컨테이너 8600개를 실을 수 있는 크기)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1척 등을 포함해 총 33억달러 어치다. 지난해 연간 수주규모(190달러)의 17%를 한 달에 수주한 것이다. 주가가 급등하지 않을 수 없다.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5월말까지 44척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은 8000TEU급 이상인 초대형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45%인 80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절반이 '메이드 인 현대중공업'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총 82척, 80억달러(현대삼호중공업 27척, 27억달러 포함)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290척의 수주잔량(280억 달러)을 보유, 3년반 이상의 안정적인 작업물량을 확보해 놓았다. ◇'해봤어?'가 신기술로 ▲ 도크가 아닌 육상에서 건조되는 10만6000톤급 유조선. 이 선박은 배 밑에 설치된 철길 형태의 라인을 따라 해상으로 이동, 진수된다.현대중공업은 초대형 배로는 세계 최초로 도크(선박 건조를 위해 파놓은 거대한 웅덩이 형태의 작업장) 없이 육상에서 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다른 조선소들도 이 공법을 쓰지만, '도크 = 선박 건조'라는 기존 상식을 최초로 뒤엎었었다. 지난 2004년 7월, 러시아 선주로부터 원유운반선을 빨리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았을 때 울산 조선소의 9개 도크가 이미 차 있는지라 선주사의 요구를 맞춰주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육상건조공법이다. 기존에 해양설비를 육상에서 만들었던 노하우를 과감하게 선박건조에 적용해 성공했다. 특히 육상건조의 핵심은 진수다. 도크에서 만들 경우에는 물만 채우면 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지만 육상에서 만들면 바다로 옮겨야 하는데, 10만톤 이상의 '거구'를 어떻게 바다로 밀어내느냐가 문제였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밑에 레일을 깔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바다에 대기하고 있는 바지선으로 밀어내 배을 진수시켰다. 지난 2003년 시작했던 육상건조는 이제 '뉴스'가 아니다. 작년말까지 12척 이상의 배를 육상에 건조했다. 유조선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선인 LPG선도 건조에 들어갔다. 입 소문이 퍼지자, 이제는 선주들은 "도크가 언제 비나요?"라고 물어보지 않고, 바로 주문을 내고 있다. 최강의 프리미엄을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노사가 한 몸 흔히들 '중공업' 하면 노조의 극렬한 투쟁을 연상한다. 수십 미터 높이의 대형 크레인에서 농성하는 근로자의 모습이 우리 기억에 익숙하다. 컨테이너로 바리케이트를 쳐 놓고 경찰과 대치하는 것도 우리의 뇌리 속에 꽂혀 있다.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5년부터 작년까지 12년째 무분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화합의 새로운 역사를 쓰면서 모범답안을 제시한 대표기업이 됐다. 지난 3월 23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는 이와 관련한 대규모 행사를 가졌다. ▲ 최길선 사장(사진 맨 오른쪽)과 김성호 노조위원장(맨 왼쪽)이 이상수 노동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민계식 부회장(두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은 이날 '노사가 대등한 입장에서 각각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기업 발전의 공동 주체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중공업의 민계식 부회장과 최길선 사장 등을 포함한 경영진뿐만 아니라 이상수 노동부 장관 등 외부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근로자는 부가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회사는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고용과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기업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따뜻한 합의'가 세계 최강의 조선기업을 만든 것이다. 민계식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노사관계도 세계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다음 세대에게도 희망이 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조선 말고도 많아요 현대중공업에 대해선 통상 조선을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선 분야 말고도 많다. 쿠바 지폐 도안으로 쓰여 널리 알려진 이동식 발전설비를 비롯해 해양플랜트, 건설중장비, 엔진기계 전기제품 등 다양하다. ▲ 현대중공업이 독자개발한 엔진을 탑재해 쿠바 등에 수출중인 이동식 발전설비일반인에게 생소한 선박엔진의 경우, 세계시장의 35%를 점유한 최대 회사다. 지난 2000년에는 국내 최초의 중형엔진인 독자모델인 '힘센엔진'을 개발했고, 대형엔진도 개발 중이다.이한광 상무(엔진기계본부)는 "세계 최대의 조선회사이기 때문에 이번 중형엔진에 이어 대형엔진까지 개발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산업용 로봇도 유명하다. 지난 1986년 첫 생산 이래 지금까지 약 1000대의 산업용 로봇을 생산, 국내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과의 당당히 겨루면서 조만간 세계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조선분야에서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978년 해양사업에도 참여했다. 현재 동남아, 인도, 중동, 미주지역, 아프리카, 호주 등 전 세계에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설비를 제작 설치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석유회사인 엑슨, 쉘, 아람코 등이 주 고객이다. 이밖에 굴삭기, 휠로다, 지게차 등 건설 중장비를 지금까지 6만대 이상 생산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변압기, 차단기 등 각종 전기제품을 생산해 국내시장의 30%를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 동남아,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 [강원도로 떠나자]③인제
- [스포츠월드 제공] 인제읍내로 드는 거리에는 플랭카드가 줄줄이 걸려 있다. 이번 수해에 자원봉사활동을 해준 국민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플랭카드다. 또 각계각층에서 수재민에게 보내는 격려의 문구를 담고 있다.인제는 이번 집중호우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 가운데 하나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잠정집계한 피해액은 약 6500억원. 재산 피해 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도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공식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17명, 실종 12명이다. 실종자 수색작업은 인제읍에서 반경 80㎞까지 확대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수해의 아픔은 군청 1층 로비와 3층 복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사진들은 수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군청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인제군의 피해상황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인제군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집중된 곳은 설악산 남부 일대다. 원통에서 한계령으로 가는 44번 국도 주변의 한계리와 내린천에서 필례약수로 가는 하추리 계곡, 인제읍 덕산리 일원이 주요 피해지역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은 응급복구작업이 마무리 됐다. 다만 한계령을 넘어가는 44번 국도의 경우 양양쪽의 피해가 커 도로가 개통되지 않고 있다. 또 피해상황이 심각한 지역은 지금도 중장비가 투입돼 복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이번 수해로 인제군민들이 입은 심리적인 타격도 만만치 않다. 인제군의 관광자원은 대부분 계곡을 따라 몰려 있다. 따라서 폭우로 불어난 계곡물이 펜션과 음식점을 휩쓸고 갔다. 인제군 관계자에 따르면 수해가 계곡을 따라 집중되면서 펜션 자리로 인기가 높았던 계곡가의 땅값이 급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여름철 인제군의 관광수입은 내린천 래프팅이 가장 많고, 숙박과 음식이 그 뒤를 잇는다. 그러나 래프팅은 7월 중순부터 한달간 개점 휴업상태였다. 한해 평균 15만명에 달하던 래프팅객이 올해는 3만명 남짓에 그쳤다. 인제군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잡은 내린천 레포츠축제도 축제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쏟아진 폭우로 취소되고 말았다. 또 내린천과 진동계곡, 필례약수 주변의 펜션들은 여름 내내 파리만 날렸다. 집중호우가 내린 후 수해지역으로 여행가자는 메스컴의 보도가 잇따랐다. 내린천에서 래프팅이 다시 시작됐다는 영상 뉴스가 며칠 전파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관광객의 방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는 자원봉사자들과 수해에 시름겨워하는 수재민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인제의 상징이 된 내린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시원한 계류 위에 걸린 방태산 자연 휴양림의 나무다리.그러나 인제군은 응급복구가 마무리된 만큼 이제 관광을 와도 좋다고 말한다. 특히 수해가 몇몇 곳에 집중되어 다른 지역은 여행하기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내린천에는 다시 래프팅 행렬이 이어지기 시작됐다. 또 인제읍 합강정 앞에 마련된 번지점프장과 아르고(전천후 수륙양용차), 슬링샷(역 번지점프) 등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응봉산에 조성한 MTB코스의 경우 보수작업이 필요한 상태다. 특히 내린천 상류인 진동계곡과 미산계곡은 수해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다. 진동계곡은 방태산자연휴양림을 비롯해 방동약수 등이 있다. 진동계곡의 끝, 점봉산 일대는 국내 최대의 원시림 지대로 가을의 단풍숲이 장관이다. 미산계곡은 홍천군 내면 창촌까지 이어지는 계곡 드라이브 코스가 압권이다. 곳곳에 아름다운 펜션이 자리하고 있고, 플라이낚시나 견지낚시를 할 수 있는 포인트도 많다. 인제라는 이름 앞에는 ‘하늘내린 인제’라는 문구가 따라 붙는다. 인제의 산천이 그만큼 아름답다는 표현이다. 인제가 다시 ‘하늘내린 인제’가 되도록 도와주는 일, 여행이 그 답이다. 인제군청 (033)461-2122●레포츠 천국 인제녹음 짙은 산을 내품에 안는다전투기 조종사들의 비상탈출을 응용해 만든 슬링샷.‘마음껏 도전하라.’모험 마니아들에게 인제는 ‘레포츠의 천국’으로 통한다. 2001년 국내 최대 높이의 번지점프대를 합강정 앞에 만든 것을 시작으로 꾸준하게 레포츠 시설을 추가했다. 비행시설로는 슬링샷과 플라잉폭스가 만들어졌고, 오프로드 마니아를 위해서 ATV(4륜오토바이)를 비롯해 아르고(수륙양용차) 체험장이 들어섰다. 번지점프대의 높이는 63m. 국내 최대 높이로 22층 빌딩 높이다. 번지타워는 호주 리닝타워를 본떠 60도의 각도로 만들었다. 일직선의 타워보다 올라갈 때 긴장감이 더 크다. 번지타워에 오르면 인북천과 녹음 짙은 산이 한눈에 든다. 점프는 번지 코드를 발목에 묶는 앵클점프와 허리에 묶는 보디점프 두 가지가 있다. 짜릿한 쾌감은 앵클점프가 더 하다. 앵클점프 4만원, 보디점프 3만5000원. 슬링샷은 전투기 조중사들의 비상 탈출을 응용해 만든 놀이기구. 둥그런 탑승물에 앉아 있으면 순간적으로 하늘로 쏘아 올린다. 최대 상승 높이는 45m. 탑승물은 초속 40m 이상의 속도로 솟구친다.최고 정점까지 1초가 채 안 걸리는 시간이다. 쏘아올려진 탑승물은 자체적으로 회전하며 낙하와 상승을 반복한다. 2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1인 2만원이다. X게임리조트(www.injejump.co.kr·033462-5217)물과 험로, 정글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수륙양용차 ‘아르고’.올 2월 인제 빙어축제 때 국내에 첫선을 보인 수륙양용차 아르고의 별명은 ‘탱크’ 다. 물과 정글, 험로를 가리지 않고 달린다. 노련한 가이드가 시속 40㎞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 급회전을 하면 몸이 차체 밖으로 튕겨져 나갈 만큼 강렬한 충격이 온다. 최대 등판각도는 70도. 지름 10㎝ 이하 나무라면 그대로 밀고 나간다. 아르고는 4인승과 6인승 두 종류가 있다. 4인승은 바퀴가 6개, 6인승은 8개다. 아르고와 ATV(4륜 오토바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하에 있다. ATV는 차체가 물에 잠기면 갈 수 없다. 그러나 아르고는 배처럼 둥둥 떠 간다. 몸체가 부력을 받을 수 있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 때문. 바퀴가 회전을 하면서 프로펠러 역활을 해 수심에 관계없이 강이나 호수를 건너다닐 수 있다. 아르고는 이번 수해에도 실종자 수색에서 큰 역할을 했다. 엄청난 쓰레기로 스크류가 걸려 보트는 갈 수 없는 소양호를 누비벼 실종자 수색을 했다.아르고 탑승체험은 15∼20분, 가격은 1인 기준 1만5000원. 래프팅과 아르고 패키지는 3만원이다. 아르고체험센터(www.8wd.co.kr·033-463-4472) ●박삼래 인제군수 인터뷰인제군청에서 만난 박삼래 인제군수(사진)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달이 넘는 수해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하느라 잠 한숨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군수는 수재민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 뿐이다. 수해가 나자마자 군수 관사를 수재민들에게 제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응급복구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지만 아직도 12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을 찾아 편한 자리에 모셔야 이번 수해복구가 마무리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박 군수는 이번 수해가 인제군 유사 이래 최대의 피해였다고 말한다. 가옥과 사람들이 흙탕물에 쓸려내려가고, 곳곳에서 고립된 사람들이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박 군수는 또 피해규모가 6500억원이지만 실재 복구에는 1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위안이 됐던 것은 국민들이 보낸 온정의 손길이었다. “인제군이 보름 만에 응급복구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4000여대의 중장비와 연인원 5만여명의 소방인력이 투입돼 신속하게 피해지역을 복구해 나갔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이 보내준 생필품을 비롯한 구호물자는 시름에 잠긴 수재민들에게는 큰 힘이 됐습니다.”박 군수는 특히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 군수에 따르면 수해 이후에 인제로 자원봉사를 온 사람들은 7만여명에 달했다. 지금도 2만여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맞춤형 봉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자원봉사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적절히 인력을 배치해 수해 복구에 큰 성과를 거뒀다. 박 군수는 도움의 손길을 건넨 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이제는 국민 여러분들이 미안한 마음을 거두어도 좋습니다. 복구는 저희들이 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인제에서 편히 쉬고 놀다가십시요. 그것이 ‘하늘내린 인제’가 성원해준 국민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는 길입니다.”
- 입맛 ‘확’ 당기는 지구촌 숨은 맛집을 찾아라
- [조선일보 제공] 서울에서 어디가 맛 있는지는 서울 사는 사람이 제일 잘 알고, 부산 맛집에 관한 한, 부산 사람들이 도사다. 낯선 외국에서 ‘어디 좀 맛 있는 집 없나’‘이 동네에선 뭘 먹어야 잘 먹고 갔단 소릴 듣나’ 두리번거릴 독자들을 위해 세계 주요 도시에 포진해 있는 조선일보 특파원들이 최고의 식당을 소개한다. ‘죽어도 한국 음식 먹어야겠다’, ‘밥 먹고, 김치 먹고, 찌개 먹어야 먹은 것 같다’는 분들 위해 현지 한국 식당도 안내한다.도쿄 ▲ 도쿄의 명품 매장 한 가운데 끼어있는 `헤이로쿠 스시`. 회전대에는 싸고 싱싱한 생선초밥이 빙빙 돌아간다.★손님 10명 중 3~4명은 외국인인 회전 스시집이 ‘도쿄의 청담동’ 아오야마(靑山) 한복판에 있다. 헤이로쿠스시(平祿壽司) 오모테산도(表參道)점이다. 맛이 정갈하고 신선하고 스시 매무새가 깔끔한데다 값도 싸다. 이곳 스시를 먹고 한국에 돌아간 사람들이 “한국에선 분해서 스시를 못먹는다”고 말할 정도다. 이곳과 비교하면 맛과 신선도는 떨어지는 데다 값까지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스시집은 손님이 생선 이름을 대고 주문할 때가 자주 있어 외국인이 애먹는 곳이지만, 이곳에서는 엉성한 일본 발음으로 주문해도 별로 어색하지 않다. 자리마다 영어가 병기된 주문판이 있어 사진을 보고 읽으면 된다. 참치·오징어·고등어·정어리 등 접시(2개)당 126엔(약1040원)인 스시 종류도 많다. 도미·아나고·청어알 등은 168엔, 왕새우·연어알·장어 등은 252엔, 참치의 가장 고급 부위인 ‘도로’는 1개 당 367엔. 모두 다섯 등급의 가격대로 구분돼 있다. JR하라주쿠(原宿)역에서 아오야마 도로 방면으로 걸어서 15분 정도. 전화 (813)3498-3968.★도쿄의 한국인이 한식을 먹고 싶을 때 주로 찾는 곳이 신주쿠나 아카사카다. 맛있는 집이 많지만 비싼 것이 흠이다. 이런 불만을 없애주는 곳이 도쿄 도심에 있는 미나리(味菜里)란 한식당이다. 한국 주재원 사이에도 잘 안 알려져 ‘진가를 아는’ 사람만 간다. 갈비탕·육개장 850엔, 비빔밥 800엔, 냉면 900엔. 3명이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가 2000엔이다. 삼겹살 1인분 1500엔. 족발 큰 것이 3000엔, 지지미 700엔, 제육볶음 1200엔. 저렴하게 소주 한잔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현재 주인이 33년 전부터 커피숍을 운영한 곳이라 1970년대 도쿄의 한국 식당 풍경이 남아 있다. 한식당으로 변신한 것은 3년 전이다. 이승엽이 활약하는 도쿄돔 근처. 지하철 남보쿠센(南北線) 고라쿠엔(後園)역, 오오에도센(大江線) 가스가(春日)역 6번 출구를 나와 주오(中央)대학 방면으로 길을 건너면 금방 보인다. 전화 (813)3815-9320. 홍콩 ▲ 홍콩의 광둥식당 `호초이`에서는 싱싱한 생선을 직접 고르고, 조리법과 소스까지 선택할 수 있다.★천하일미(天下一味)라는 광둥(廣東) 요리를 어떻게 맛있고 저렴하게 즐길까? ‘아시아의 진주(眞珠)’인 홍콩을 찾는 관광객·비즈니스맨들의 즐거운 고민거리. 한국인의 미각에 맞고 숙소와도 멀지 않아야 한다. 홍콩섬 서쪽 셩완(上環)에 있는 광둥식당 호초이(好彩)는 이런 욕구를 90% 정도는 충족시켜 준다. 가장 큰 매력은 가재·조개·새우·가루파·해삼 등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눈으로 보며 골라 시켜먹는 재미. 세트 메뉴도 가능하지만 어항에서 고르는 게 제격. 요리 방법과 소스도 선택할 수 있다. 샥스핀 수프와 보이차 등을 곁들인 해산물·야채 등 9개 코스(10인 기준)는 3100 홍콩달러 정도(약38만원). 해산물 5개 정도 시키면 1인당 300홍콩달러(약3만7500원)면 ‘OK’. 1~3층 건물에 400석이 있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챤수쿠이(陳紹炬) 이사는 “광둥성과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서 들여온 지 하루 남짓한 싱싱한 해산물만 취급한다”라고 말했다. 지하철 셩완역 B 출구로 나와 서쪽으로 1분 정도만 걸으면 길가에 ‘好彩海鮮酒家’라는 큰 간판이 보인다. 전화 (852)2850-6722, http://hochoi.com ★홍콩섬과 카우룽(九龍)에 2개 점포를 운영 중인 서라벌(SORABOL·新羅寶). 등심·갈비·안창살·로스편채·차돌배기 같은 고기 요리에 관한 한 홍콩 내 80여 개 한국 식당 가운데 최고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신홍우 사장은 “등심, 안창살 등 한우(韓牛)와 상추·깻잎 같은 야채를 매주 1회 비행기편으로 한국에서 직수입해오는데 3~4일 만에 동이 난다”라며 “손님의 60~70%는 홍콩인”이라고 자랑했다. 김치·된장과 파무침 같은 양념도 한국 현지와 거의 똑 같다. 곱창전골, 전골국수 등도 별미. 1998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홍콩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선정됐고 지난해는 ‘대장금 특선 음식’으로 히트 쳤다. 홍콩점은 코스웨이베이 리무토이(利舞臺)빌딩 17층, 카우룽점은 침사추이 나단로드 미라마(美麗華) 쇼핑센터 4층. 전화 (852)2881-6823, http://www.sorabol.com.hk 뉴델리 ▲ 한식당 한국관은 뉴델리에서 제대로 `한국화한` 중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한식당 한국관은 뉴델리에서 제대로 ‘한국화한’ 중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군만두가 맛있으면 음식이 괜찮은 중국식당인데, 한국관이 그렇다. 전남 나주 출신인 주인 윤윤수(62)씨가 40년 이상 중국 식당 주방장 경험을 발휘한다. 짬뽕(300루피·약7500원·1루피는 약25원) 누룽지탕(1500루피)·쟁반짜장(450루피)이 특히 맛있다는 평. 야채와 밀가루는 인도산을 쓰나, 대부분의 해산물 재료는 모두 서울에서 날라온다. 윤씨는 자신이 직접 주방에서 일하기 때문에 음식이 다른 식당보다 빨리 나온다고 자랑한다. 인도인이 주방을 지키는 집보다 낫다는 주장. 부인 박복순씨는 한식을 내놓는다. 김치찌개 등 흔히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깔끔하다. 한국 사람이 모여 사는 뉴델리 남부의 주거지 바산트 비하르에 있다. 전화 (9111)4166-9581. ★부카라는 뉴델리의 소문난 인도식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명사들도 찾은 곳. ‘뉴델리에 가면 부카라에 가봐라’는 소문이 나있다. 북인도 음식 전문점.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 화덕에 넣어 구워낸, 길이 1m에 가까운 대형 난(850루피)은 이 집의 명물.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대형 난의 자기 앞쪽 부분을 뜯어먹으면 된다. 불에 구워낸 탄두리 요리를 두루 잘한다. 어린 양의 허벅지 살을 식초와 계피 등으로 재웠다가 불에 구워낸 ‘시칸다비 란’(1650루피), 큰 새우를 맛살라 향신료 등을 뿌리고 불에 구워낸 ‘탄두리 징가’, 구운 닭고기인 ‘탄두리 치킨’ 등이 우리 입맛에 맞다. 외국사람의 입맛에 맞춰 약간 서양화가 되어있다는 평. 식당에는 인도 사람 못지않게 서양 손님이 많다. 예약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다. 뉴델리에 오는 여행자라면 현지의 아는 사람에게 예약을 부탁해 놓는 게 좋다. 예약 없이는 이용하기 힘들다. 4인이 식사하면 10만원이 조금 넘게 나온다. 뉴델리 모리야 세라톤 호텔 내에 있다. 전화 (9111)2611-2233. 뉴욕 ▲ 뉴욕에 왔으면 `뉴욕 3대 피자집`이라는 명성을 누리는 `그리말디 피자`에 가야 한다. 신선한 재료를 석탄벽돌 오븐에 넣고 3~5분간 구워 만든다.★뉴욕의 명물 브루클린 브릿지 밑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지난 1990년 문을 연 그리말디 피자. 점심과 저녁시간은 말할 것도 없이 기자가 찾아간 오후 3시에도 30평 남짓한 가게는 만원이었다. 밀가루 반죽에 모짜렐라 치즈와 야채·토마토·버섯·마늘을 얹어 석탄 벽돌오븐에 3~5분간 구워서 만든 그리말디 피자는 신선하고 달콤하다. 지름 45㎝ 짜리 대형피자(14달러·약1만3500원)에, 말린 토마토와 기름에 데친 고추를 8달러 더 내고 토핑으로 추가하면 맛은 금상첨화다. 빅터 보르카치 매니저는 “신선한 고급재료를 매일 조달해 사용하고, 가스·전기 오븐으로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고열을 내는 석탄 벽돌 오븐이 비결”이라고 말한다. 음식점 평가 잡지인 ‘자갓 서베이’서 6년 연속 1위를 했다. 뉴욕 3대 피자집 중 하나로 꼽힌다. 피자 한판 먹고 나서 가게 옆 이스트리버 강변에서 강건너 맨해튼 고층빌딩 숲을 구경하는 것은 필수 코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어 건넌 뒤 그리말디를 들르는 사람도 많다. 맨해튼에서 불꽃놀이 행사가 열리는 기념일에는 1~2시간씩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 매일 가게를 열지만 예약도 신용카드도 받지 않고, 배달도 하지 않는다. 19 Old Fulton Street, Brooklyn 전화 (1-718) 858-4300. ★로버트 드니로나 기네스 펠트로, 메릴 스트립이 즐기는 한국 음식 맛을 보려는 뉴요커들은 맨해튼 트라이베카에 위치한 한식당 고리를 찾는다. 30평 정도 크기의 검은색 고급 실내장식을 갖춘 고리는 세계 최고의 쉐프들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들 사이에 위치해 있다. 수삼과 샐러리를 얇게 채쳐서 만든 수삼샐러드, 두부의 속을 파서 버섯소를 넣어 다시마로 장식한 두부소배기, 참치에 겨자와 크림치즈를 곁들인 참치무침, 칠레산 농어를 간장 등으로 양념한 농어구이, 넉넉한 육수를 곁들인 갈비찜 등이 주요 메뉴다. 한국의 맛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외국인이 별식이 아니라 주식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달콤하고 세련된 음식들이다. 생강소주 칵테일 한 잔에 전채, 메인요리, 후식까지 한 코스 즐기는데 드는 비용은 1인당 35달러 수준. 임향화 사장 겸 주방장(54)은 “트라이베카에 사는 유명인들이 건강식으로 인식해 파티 때 자주 요청하는 음식들”이라고 소개했다. 9·11 테러의 현장인 월드트레이드센터 부지와 명품을 싸게 파는 ‘센추리21’을 관광한 뒤 걸어서 찾으면 된다. 253 Church Street, Manhattan 전화 (1-212)334-0908. 베이징 ▲ 시허야쥐(羲和雅居)는 명·청대 중국 황제가 태양에 제사를 지내던 일단공원의 동북쪽 모퉁이에 있다.★시허야쥐(羲和雅居)는 명·청대 중국 황제가 태양에 제사를 지내던 일단공원의 동북쪽 모퉁이에 있다. 잘 보존된 중국 전통가옥인 사합원(四合院)을 식당으로 개조했다. 메뉴에 사진과 영문 설명을 곁들여 놓아, 중국 요리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원에도 테이블을 놓아 단아한 중국 전통 정원 한 가운데 앉아 중국요리를 들며 옛 중국 귀족의 호사스러움을 음미할 수 있다. 사천요리가 주이지만 광동·회양·산동 등 중국 대표 요리를 모두 내놓는다. 외국 손님 입맛을 고려해서 심하게 느끼하거나 ‘엽기적인 요리’는 메뉴에 없다. 식당 분위기에 비하면 음식값이 싸a다. 전복·샥스핀·생선류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요리가 20~50위안(2400~6000원, 1위안은 120원)선. 4명이 배부르게 먹어도 4만원을 잘 넘기지 않는다. 40~5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큰 방도 있다. 영어로도 예약을 받는다. 전화 (8610)8561-7643.★중국 요리는 불맛, 한국 요리는 손맛이라고 했다. 우가네(牛家)는 베이징의 한국 식당 중에서는 음식의 손맛이 제대로 살아있는 집이다. 주방을 도성배 사장(53)의 부인인 이성옥(48)씨가 직접 챙긴다. 이씨는 술꾼인 남편을 위해 시원한 굴 해장국을 끓여내던 평범한 주부였다. 도 사장만 즐겼던 그 해장국을 그대로 메뉴에 올리는데, 술꾼들은 안다, 얼마나 기막힌지. 그렇다고 해장국집은 아니다. 고깃집이다. 일어교사 출신인 도 사장은 “고기 보는 눈이 없으니, 베이징에서 제일 좋다는 백화점의 정육부와 계약해서 공급 받는다”고 했다. 이 집 고기가 맛있다고 베이징 교민 사회에는 제법 소문났다. 예약하지 않으면 30분~1시간 기다릴 각오해야 한다. 1인분 기준으로 갈비살은 30위안(3600원), 안심 50위안(6000원), 채끝살 60위안(7200원). 대학이 밀집한 학원가에 있는데, 내달 12일이면 교민들이 밀집한 왕징(望京)에 2호점을 낸다. 전화 (8610)8237-6558. 베를린 ▲ 베를린의 맥주홀 루이젠브로이★베를린의 맥주홀 루이젠브로이는 국내 여행책자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곳에서 ‘메터’(meter·정식명은 ‘라우펜더 메터’)를 주문하면, 약 1.5m 길이의 좁은 나무 홈통에 생맥주 12잔을 줄 세워 담은 것을 갖다 준다. 한잔당 200cc. 다양한 종류의 맥주 맛을 보려면, ‘메터’ 하나에 헬(우리에게 친숙한 맥주)·바이첸(밀이 들어가 탁주 맛이 남) 둔켈(흑맥주) 등 3 종류의 생맥주를 4잔씩 섞어 주문한다. 맥주라면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가 그 역사와 수용규모로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런 12잔짜리 ‘메터’(17.80유로·2만원 남짓)는 이곳만의 독특한 자랑거리다. 또 직접 맥주를 빚기 때문에 맛도 일품이고 양조시설도 구경할 수 있다. 한쪽 구석에 ‘학세’(haxe·독일식 돼지족발), 으깬 감자, 소시지, 양배추를 소금에 절인 ‘자우어크라웃’ 등을 무게 단위로 파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안주 겸 식사가 해결된다. 이 맥주홀은 프로이센 제국의 궁전이었던 샤롤텐부르크성(城) 옆에 있다. 택시 운전사에게 ‘Luisenplatz 1’이라는 주소 쪽지를 주면 찾을 수 있다. 전화 (4930)-341-9388.★베를린에는 규모를 갖춘 한식당은 6개가 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 정확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지교민이나 주재원들은 대체적으로 궁전에 높은 점수를 주는 편. 실내 인테리어도 베를린 한식당 중에서는 가장 세련됐다. 상차림이 깔끔하다. 한식에 굶주린 여행객들이 좋아할 기본 밑반찬이 8가지나 나온다. 여기에다 해물된장(15유로), 낙지소면(접시당 25유로), 보쌈김치(28유로), 생선전골(30유로), 불락(불고기+낙지·28유로), 삼락(삼겹살+낙지·27유로), 아구찜(38유로) 등이 주요 메뉴다. 파독간호사 출신인 주인 박희은(52)씨는 “음식 맛이 좋고 종업원은 싹싹해야 손님이 다시 찾는다”라며, 내부 종업원들에게는 잔소리꾼이고 손님들에게는 “식사를 좀 더 하라”고 권하는 등 그렇게 곰살궂을 수가 없다. 주방은 요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연하의 남편 이석우씨가 지휘하고 있다. 전체 좌석수는 70여 석이며 연중무휴. 베를린의 쇼핑가인 ‘쿠담’ 거리의 끝자락에 있다. 전화 (4930)8954-1892.파리▲ 파리에 가면 파리지앵처럼 `프뤼 드 메르`(해산물 모듬)를 먹자.★프랑스는 특히 굴이 일품이다. 파리를 맛보고 싶다면 파리지앵들이 특히 좋아하는 ‘프뤼 드 메르(Fruit de Mer)’, 즉 해산물 모듬을 권하고 싶다. 커다란 양푼 접시에 얼음 깔고 굴· 게·새우·바닷가재·조개·고둥 등을 날 것 또는 익힌 상태로 올려놓는데 보기부터 푸짐하다. ‘프뤼 드 메르’는 파리 곳곳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지만 그 중 한 곳을 꼽는다면 1927년 세워진 몽파르나스 거리의 라 쿠폴(La Coupole)이 있다. 전 세계 관광객이 많이 찾는 분위기 왁자지껄한 식당이다. 59.5유로(약 7만1000원)짜리 ‘르 플라토 드 프뤼 드 메르 프레스티지’(Le Plateau de Fruit de Mer Prestige)를 시키면 커다란 게 1마리·랑구스틴(작은 바닷가재의 일종) 2마리·왕새우 2마리·굴 18개·조개 4개·고둥 등이 나온다.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 2사람이 나눠먹기 충분한 분량이다. 103유로(약 12만원)짜리 ‘르 플라토 드 프뤼 드 메르 루아얄’(Le Plateau de Fruit de Mer Royal)을 시키면 2층 접시에 해산물이 그득 나온다. 굴은 겨울이 제철이지만 파리에서는 지금도 먹는다. 우아한 파리 레스토랑들은 미리 예약해야 하고 주말에 문 닫는 곳도 많지만 라 쿠폴은 일주일 내내 영업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지하철 4호선 바뱅(Vavin)역에 하차, 주소는 102 Boulevard du Montparnasse 75014 Paris 전화 (331)43 20 14 20.★파리의 한식당은 15구에 많이 몰려있지만 최근에는 파리 전역에 50여개로 늘어나면서 위치도 다양해졌다. 머리 속에 ‘1유로=1200원’이라는 계산을 담고 음식값을 계산하다가는 파리에서 한식을 도무지 사먹을 용기가 안 나니 환율은 잊어버리길. 한국서 손님 왔을 때 파리 주재원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한식당은 파리 16구의 우정이다. 12년 된 이 식당은 특히 일본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손님의 40% 가량이 일본인 또는 프랑스인. 여러 사람이 갔을 경우 함께 나눠 먹을 요리로는 모듬전(대 26유로, 중 20유로)이나 배를 송송 썰어넣은 육회(18유로)가 깔끔하다. 식사로는 불고기·갈비·순두부·콩비지·김치찌개 백반, 아구탕·우거지국·육개장·만두국 등의 국물 음식과 돌솥비빔밥·냉면 등 웬만한 것은 다 된다. 가격은 18~20유로(약 2만1600~2만4000원). 김치 콩비지나 굴비백반이 먹을 만하다. 일요일은 쉰다. 지하철 6호선 파씨(Passy)역에 하차. 주소는 8 Boulevard Delessert 75016 Paris, 전화(331)45 20 72 82.모스크바 ▲ 유명 관광지 노보데비치 수도원 앞 우 피로스마니★문화와 예술의 도시 모스크바. 관광객들은 아름다운 유산에 흠뻑 젖지만 음식에 관해서는 고개를 젓는다. 우리 입맛에 맛는 맛집 찾기도 힘들고, 친절한 식당을 찾아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흑속에도 진주는 있는 법. 한식당 신라(新羅). 1993년 모스크바에 개점한 한식당 1호다. 모스크바를 찾는 비지니스맨과 정관계 인사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다. 음식이 정갈하고 손님맞이가 편해 주재원들도 러시아 파트너들을 접대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김치와 멸치볶음 등 20여 가지 반찬과 된장국이 어우러진 정식(1170루블·39달러·메뉴에 미 달러화로 표기돼 있다. 관광객은 달러를 내는 게 편하다)은 인기 메뉴. 그밖에 육개장이나 김치찌개는 17달러 전후다. 모스크바의 높은 물가가 부담스럽지만 한식을 꼭 먹고 싶다면 들러야 할 곳이다. 주인 송대석(59)씨는 대우 주재원 생활을 시작으로 외국에서 30년 동안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식당을 찾는 손님이 객지에서 느끼는 고통을 맛으로 싹 달래준다. 음식종류는 70여가지다. 시내 중심가 아르바트 거리에서 도보 5분 거리. 카멘나야 슬라보다 1번지(지하철 스몰렌스카야역). 전화 (495)241-1045. ★유명 관광지 노보데비치 수도원 앞 우 피로스마니. 그루지야 정통 식당이지만 보통 러시아 식당으로 통하는 곳이다. 식당 앞은 ‘백조의 호수’를 연상시키는 호수가 있다.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로만 폴란스키 감독 등이 다녀간 뒤 찬사를 쏟아낸 식당이다. 싱싱한 채소·가지 샐러드를 전식으로 하고 ‘하초뿌리’(치즈를 얹은 빵)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즐겨먹는다는 양고기 스프 ‘하르초’(5달러), 메인 요리로는 양·돼지·소고기 샤실릭(꼬치구이·20~30달러)이 세트를 이룬다. 와인과 보드카 없이 식사만 할 경우 1인당 50달러 정도. 석양시간에 가면 분위기가 그만이다. 창가에 앉아 호수를 보면 석양이 그리 아름다울 수 없다. 이 식당은 한국에도 소개된 영화 ‘러브 오브 사이베리아’에서 사관생도들이 보드카를 마시고 축제판을 열었던 바로 그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하다. 노보데비치 프로예즈드 4(모스크바 강변). 전화 (495)247-1926 인터넷 예약가능.
- (미리보는 경제신문)광역선거 한나라 11곳 이상 압승
-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다음은 6월1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다.(가나다순) ◇매일경제 ▲1면 -순리 외면한 정책 안통한다 -토지보유세 최고 3배 늘어난다 -"한국은 전세계 IT리더" -對중국현안 해결사? 美재무에 폴슨 골드만삭스CEO ▲종합 -레저용차량 부활하나 -美 대학생 65% 빚내서 학교다녀 -압승 한나라당, 대선레이스 워밍업 -이미지만 있고 정책은 없었다 -한나라 "정권 심판론 통했다"..열린우리 "민심 무섭네" ▲국제 -국제자금 미국으로 몰린다 -日기업 해외직접투자 다시 열기 -"미군 양민학살 책임 묻겠다"..이라크 총리 -골드만삭스는 `정치권력 도약대`..폴슨·루빈·볼튼·죌릭 등 워싱턴 정가서 맹활약 -인터넷환전 최고 70% 우대 -여 토종뱅커 외국은행 지점장에 -음식·숙박업 대출금 1조 회수 ▲기업과 증권 -"시너지 최고"..장점 부각에 안감힘..대우건설 인수 유력3사 집중비교 -동양제철화학 "中기업 사겠다" -구원투수 닉 라일리 -급등락 틈타 `슬쩍` 계열사 변경 -규제 앞두고 우회상장 급증 -KT 부동산 수익 짭짤 -지방선거 주가에 영향 못줘..세차례 선거분석 -신규펀드 주식형이 뜨네 -홈쇼핑주 연초대비 반토막 -대표이사 사임효과 엄청 세네 -다음, 구조조정 성과보나 ▲부동산 -명동 파스쿠치 1평 1억6859만원 최고 -내년엔 세금폭탄, 올해 팔아야 하나.. ▲피플 -일본 와세다大..외국대학 동문들 -다이애나 사인 밝혀질까 -이병완 비서실장도 눈꺼플 수술 ▲사회 -저소득층 6천명에 혜택 -요일제 지키면 자동차세 10% 감면 -용지만 6장..같은 당서 셋?..이게 뭐야 -IT강국 대한민국 정보보호는 후진국 ◇서울경제 ▲1면 -보유세 부담 2~3배 늘듯..올 개별공시지가 18.56% 상향 -한나라 압승 -미국發 경기위축 우려 세계증시 하락 도미노 -투자자문사 컨설팅 부동산·보험도 허용 -SK·삼성물산 가나 정유사 인수 추진 ▲종합 -정부 궤도유지 큰 부담..지자체 등 "규제완화" 요구 목소리 커져 -선거 직전엔 집값 오른다 -정치권 거리두며 핵심과제 집중할듯..盧 대통령 향후 국정 방향은 ▲금융 -산업은 "亞 리딩뱅크로 도약할 것" -외국계 생보사 CEO 잇단 방한 ▲국제 -상하이 집값 내림세 전환 ▲산업 -시장개척·자원개발 `일석이조`..SK·삼성물산, 가나 정유사 인수 추진 -STX엔진 `선박용 블랙박스` 개발 -신형 아반떼 출시 장기간 지연될듯 -한국타이어, 中에 100만평규모 주행시험장 짓는다 -삼성도 "오~ 필승 코리아"..서소문 본관에 월드컵 응원 현수막 걸기로 -초고속인터넷업계, 가입자 DB구축 첫걸음 -초소형 휴대용PC 몰려온다 -MS `.JPG` 아성 무너뜨릴까 -"더위야 반갑다"..유통·식품업계 등 -"진로 내년 재상장 추진?..하진홍 사장 밝혀 ▲증권 -해외發 변수가 관건..지방선거 결과 증시영향 `미미` -M&A 급증 -타이어주 하반기 잘 굴러간다 -진주 백화점, 대형 쇼핑몰 잇달아 폐업 ◇한국경제 ▲1면 -공시지가 올해 또 18% 올라..참여정부 3년간 66% 급등 -한나라 지방선거 압승..서울 포함 광역 10곳이상 확보 -양주 신도시 319만평으로 확대 -"한국 경제발전에 기업 큰 역할"..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 ▲종합 -IT세대 말을 잃어간다 -교육비 지출비중 사상최고 -외국인 단기 투기적 자금..中, 부동산시장 유입 억제 -친노·비노 갈등 심화땐 분당 가능성도 -예상 웃도는 투표율 -한나라, 7월 새 대표경선..`박·이` 본격 세대결 -한나라 입지 강화로 중앙-지방 갈등 커질듯 -수도권 재산세 인하 당분간 계속 -한 총리 "공명선거 엄중하게 관리" -첫 1인 6투표 곳곳 혼선..무효표 속출 -"한·미 FTA 2~3년내 발효" -KIC, 이달말 본격 투자 나설듯 -달러화 약세기조 유지..경상적자 해소에 역점 ▲국제 -中증시 `잃어버린 4년` 되찾나 -日기업 해외 직접투자액 15년만에 5조엔 재돌파 -중남미 또 `디폴트` 징후 -일본 초밥수요 대느라 지중해 참치 씨마른다 ▲사회 -보석여부 이르면 이번 주말 결정..정몽구 회장 첫 공판 -선거재판 빠르고 엄격해진다 -서울 요일제차량 세제감면 확대 추진 -해외반출 문화재 환수 서울대, 본격 나서 ▲산업 -24개국 기아차 대리점 대표 "정 회장 선처를" -7000명 신입사원 `삼성인` 한자리에 -후임엔 `비중있는 인물`될 듯..GM대우 닉 라일리 사장 아태 대표 승진 -비리·부당행위 `암행어사`..영세 협력사엔 `수호천사` -070 인터넷전화 돌풍 -리눅스 거물급 인사 한국온다 -중기조합 표준인증사업 비상 -말라카이트 그린 대체재 나왔다 -중소 제조업 경기전망 악화 -외식시장 `1위 공방전 치열`..아웃백, 매출 신장 주춤..빕스에 쫓겨 도미노·미스터피자, 피자헛 턱밑 추격 -日 패션 1번지에 깃발..토종 캐포츠 브랜드 `EXR` -고속성장 오픈마켓..돈도벌고 일자리까지 ▲부동산 -독도 땅값은 7억3780만원 -서울 4대문안 도심 재개발 `급물살` -화성 향남지구 청약 순조 -이의 신청 이달 30일까지..시·군·구 홈페이지서 열람 -`버블 세븐` 거품론 약발 먹히나 -뉴타운 인근 "어! 이게 아닌데" -판교 45평형 계약 `2억5찬만원` 필요 ▲금융 -"보험 영업은 축구처럼" -"카드대란 또 올수도.." 특검 `칼날` -은행, 기업고객에도 `마일리지` 준다 -"잠자는 내 통장 혹시 있을지도" -산은, 中 건설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 ▲증권 -온 미디어 `숨은 알짜`..6월 10개사 공모 -홈쇼핑주 `시련의 계절` -현대重, 조선사중 나홀로 실적개선 -코스닥 상장사 법정분쟁 `몸살` -중외제약에 `러브콜` 쇄도 -코스닥 M&A 올들어 44사로 급증 ▲문화 -1700여평 첨단 무대 스타들 릴레이 공연..광나루 국내 첫 대중음악 공연장 `서울 악스` -생생한 동학역사의 흐름 한눈에 ▲20·30, 피플 -"골라 골라~" 노점도 튀는 옷은 비싸게 -부쩍 바빠진 이건희 회장..정부회의 참석..결혼식 축하..호함상 시상식 주재 ▲골프·스포츠 -"악! 지성도.." 태극호 부상 경계령 -퍼팅의 85%는 홀 아래쪽으로 흘러 -로딕, 발목 통증으로 `기권패` -`한국팀 16강 진출` 국내외 전망 엇갈려..국민 90%가 낙관적
- [오토캠핑] 텐트 싣고 산으로 바다로
- [조선일보 제공] 기억하시는지. ‘텐트’라고. 자본 적 있으신지. 침낭 둘둘 말고 벌벌 떨면서. 추억의 불량식품처럼 기억 속에 머물다 간 텐트를 주말이면 신주단지 모시듯 차에 실어 숲 속으로 떠나는 방랑객들이 있다. 바로 오토캠핑족. ‘오토캠핑’은 ‘오토모빌(Automobile)’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자동차에 텐트와 취사도구를 싣고 산과 바다를 찾아 살림 차리고 놀다가는 아웃도어 레저를 말한다. ▲ 흙 냄새 나는 침실과 내 가족만의 정원을 갖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오토캠핑의 매력이다. 관광지에 널린 게 콘도에 펜션인데, 흙 위에 세운 천막 집이라니. 대접 받으며 푹 쉬고 싶어 떠나는 게 여행인데, 샤워장도 제대로 없는 들판에 집 짓고, 밥 해먹고 설거지하는 휴식이라니. 그들을 만나기 전엔 이해하기 힘들었다. 텐트 치고 철거하는 데만 2시간, 끼니마다 밥하고 설거지하는 데만 2시간 걸리는 ‘노동’을 위해 SUV 차량을 구입하고 수백 만원의 캠핑장비를 사 모으는 이유를. 황금 휴일이었던 지난 5일에도 예외 없이 야영장으로 모인 그들을 만나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아웃도어 장비 수입·판매업체 호상사 주최로 지리산 국립공원 달궁야영장에서 열린 전국오토캠핑대회에 온 캠핑족은 총 400여명. “필시 모험 좋아하는 괴짜 사나이들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하나 둘 늘어나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삭아 내렸다. 캠핑족 95%는 아이가 있는 단란한 가족이었다. ‘놀거리 없어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장작 패기, 바비큐 굽기, 연 날리기, 자전거 타기, 물장구 치기… 찾아보니 끝이 없다. “오토캠핑은 국민소득 1만 달러가 넘으면 널리 퍼지게 되는 레저입니다.” 김인호 호상사 대표는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주5일제가 시행된 덕분에 지정된 장소에 함께 모이는 오토캠핑이 3년 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토캠핑’은 차 안에 세간살이가 갖춰져 있는 ‘캐러밴(일명 캠핑카)’ 여행과는 다르다. ‘캐러밴 캠핑’은 유럽이나 미국처럼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땅덩이 넓은 나라에서 보편화된 캠핑 방식. “하지만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건 캠핑카보다는 역시 오토캠핑입니다. 흙 위에 몸을 눕힐 수 있으니까요.”(캠퍼 김판섭씨) 캠핑족과 함께한 이틀. 요리하는 아빠들과 뛰어 노는 아이들, 나무 그늘 아래 책 읽는 엄마를 보니 텐트를 하나 갖고 싶어졌다. 어느 날 훌쩍 떠나는 진정한 여행의 낭만을 어렴풋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죽어도 못할 짓’이라고 고개 젓고 있을 ‘귀차니스트’도 턱을 끄덕거리게 될 지 모를 오토캠핑의 숨은 매력을 소개한다. ◆ 우리 가족 오토캠핑 체크 리스트 - 불조심! 점화도구는 야외에 설치. 미니 소화기도 준비해 가야지. - 난방을 위해 화로를 텐트 안에 두다 질식하는 경우 있으니 주의. - 비 오는 날에는 물론 계곡을 피해야지. 비 많이 오면 물골을 파야지. - 바람도 문제. 텐트 줄 고정도구 '텐트팩'을 단단히 하고 이것이 뽑힐 정도면 대피한다. - 식사시간 이웃캠프 방문이나 음주 및 고성방가·쓰레기 투척 등은 삼가 할 것. ◆ 준비물 확인 - 텐트와 침낭은 기본. - 그늘막(타프) 하나쯤은 있어야 땡볕이나 비를 피해 야외식사를 즐길 수 있겠지. - 버너·냄비·그릴 등 요리도구와 식기도 챙겼나 확인. - 테이블과 의자 없으면 불편할 테고, 밤을 환하게, 때론 은은하게 밝혀줄 랜턴과 등도 챙겼나 보자. - 이번에 장만한 보조 텐트(리빙쉘)도 꼭 가져가야지. 텐트에 이어 붙이면 아늑한 거실공간을 만들어 준다. - 바비큐를 즐기려면 화로도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