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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러시아 파병에 한반도 긴장고조…“우-러 전쟁 개입 안돼”(종합)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초유의 북한 지상군 러시아 파병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한국의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만큼 한국 정부가 섣불리 움직이는 게 득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국가정보원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러-우크라 전선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인물의 사진을 확보했다며 18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해당 북한군 추정 인물 사진을 자체 AI 안면인식 기술에 적용한 결과, 이 인물은 작년 8월 김정은이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을 수행한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국정원)대통령실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전화에서 북한이 그동안 러시아에 대규모의 살상무기를 지원해 온 것을 넘어 정예 병력을 보낸 상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루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 특수부대 1500여 명이 러시아에 파병되어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고 나토와 협력을 강조했다.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보 공유를 위해 한국 정부가 나토에 대표단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러 군사협력) 동향에 따라서 필요한 부분이 검토되고 조치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관련 동향을 지켜볼 것이고, 그에 따라 (국방부를 포함해)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이 검토되고 강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즉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이 없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우 전쟁에 파병 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전쟁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박노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장에 가느냐 안가느냐는 나토나 미국이 보고 있다”며 “그것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여러가지 러시아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살상무기 지원 등 성급히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박종수 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다는 걸 속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정보가 나온 원천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인데, 그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한국을 자꾸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박 전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뉴스에서 나온 북한 특수군이 있다는 지역은 올해 9월 러시아-라오스가 합동훈련을 펼친 장소와 같은 장소”라며 “러-우 전쟁은 가짜뉴스와 정보전이 난무하는 하이브리드전인만큼 실제 전장에 투입시키는지 미국과 협력해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앞서 국정원은 18일 북한 특수부대원 1500여명이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중이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대로 전선에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또 2차로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000명이 파병할 것이라고 했다.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김정은 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한국에 기회가 되는 측면도 언급했다.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병력을 보냈다는 것은 김정은으로서도 도박에 가까운 모험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도 자식들이 목숨을 잃고, 사람들이 죽어간다면 내부적으로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어 문 센터장은 “만약에 러시아가 북한에게 최신 기술을 준다던지 안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우리도 살상무기를 안보낸다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며 “북러 혈맹이 되면 한국 안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살상무기 지원설에 힘을 실었다.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파병하면서 남북 관계는 물론 세계 안보 정세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측 초소에 병사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편, 우리 외교부는 이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북한군 철수 및 관련 협력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주한러시아대사관은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협력은 국제법 틀 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원인에 대해 러시아와 한국이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 국민연금·국부펀드 KIC, 러시아 증시에 4850억 물렸다[2024국감]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러시아 증시에서 4850억원 규모의 자산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을)이 국민연금과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KIC는 러시아 증시에서 4850억원 규모 자산을 회수하지 못했다.전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KIC의 러시아 주식·채권 투자규모는 2021년 말 3100억원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인 작년 말 630억원으로 80% 급감했다. 국민연금은 2021년 말 5893억원에서 작년 말 4332억원으로 주식·채권 투자규모가 26%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작년 말 기준 러시아 증시에서 국민연금은 4330억원(62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베르방크 은행(930억원), 에너지 기업 루크오일(800억원), 가스프롬(400억원), 타트네프트(200억원), 로스네프트(140억원), 플랫폼 기업 얀덱스(140억원) 등에 투자한 자산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KIC도 러시아 증시에서 청산을 유보한 투자규모가 520억원(40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C는 “공사의 투자종목별 공개가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회수하지 못한 종목을 공개하지 않았다.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증시는 폭락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다음날인 25일부터 러시아 증시가 휴장했고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했다.국민연금은 안도걸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자료에서 “서방 제재 및 러시아 당국의 조치로 자금 입출입이 금지돼 외국인은 매도하거나 자금을 본국으로 회수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제재 해제 시 회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안 의원은 “2021년 하반기부터 전운으로 하락하던 러시아 증시에서 2월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포지션을 청산할 시간은 충분했다”며 “국민연금과 국부펀드 총 운용규모에 비해 작을지 모르나 5000억에 가까운 나랏돈이 묶여서 생기는 기회비용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운용사와 협의해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유의 북한군 러 파병…“美·나토 공식 확인 전 우-러 전쟁에 개입 안돼”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초유의 북한 지상군 러시아 파병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한국의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만큼 한국 정부가 섣불리 움직이는 게 득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국가정보원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러-우크라 전선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인물의 사진을 확보했다며 18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해당 북한군 추정 인물 사진을 자체 AI 안면인식 기술에 적용한 결과, 이 인물은 작년 8월 김정은이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을 수행한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국정원)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가담한 것은 유엔 결의 위반이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아야 할 불법적 행위”라며 “엄중히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발표했다.전 대변인은 살상무기 지원에 대한 질문에 “(북·러 군사협력) 동향에 따라서 필요한 부분이 검토되고 조치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관련 동향을 지켜볼 것이고, 그에 따라 (국방부를 포함해)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이 검토되고 강구될 것”이라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을 취했다.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우 전쟁에 파병 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전쟁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박노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장에 가느냐 안가느냐는 나토나 미국이 보고 있다”며 “그것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여러가지 러시아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살상무기 지원 등 성급히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박종수 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다는 걸 속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정보가 나온 원천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인데, 그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한국을 자꾸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박 전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뉴스에서 나온 북한 특수군이 있다는 지역은 올해 9월 러시아-라오스가 합동훈련을 펼친 장소와 같은 장소”라며 “러-우 전쟁은 가짜뉴스와 정보전이 난무하는 하이브리드전인만큼 실제 전장에 투입시키는지 미국과 협력해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파병하면서 남북 관계는 물론 세계 안보 정세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측 초소에 병사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앞서 국정원은 18일 북한 특수부대원 1500여명이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대로 전선에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또 2차로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000명이 파병할 것이라고 했다.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김정은 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한국에 기회가 되는 측면도 언급했다.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병력을 보냈다는 것은 김정은으로서도 도박에 가까운 모험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도 자식들이 목숨을 잃고, 사람들이 죽어간다면 내부적으로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어 문 센터장은 “만약에 러시아가 북한에게 최신 기술을 준다던 지 안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우리도 살상무기를 안보낸다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며 “북러 혈맹이 되면 한국 안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살상무기 지원설에 힘을 실었다.한편 우리 외교부는 이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북한군 철수 및 관련 협력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 "취향 달라도 우린 '클래식 너드', 가을의 그리움 연주합니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재민이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감에 찬 첼로 연주를 보며 ‘이상한 애’라 생각했어요. 어린 나이에도 놀라운 재능이 있었거든요.”(피아니스트 박재홍)“재홍이 형은 첼리스트보다 첼로를 더 잘 아는 피아니스트예요. 함께 연주할 때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어요.”(첼리스트 한재민)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 첼리스트 한재민이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문화재단)한국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박재홍(25), 첼리스트 한재민(18)이 오는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을의 위로를 전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와 함께 하는 트리오 리사이틀이다. 박재홍, 한재민이 정식 공연으로 국내 관객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박재홍, 한재민을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나 이번 공연에 대해 들었다. 두 사람은 박재홍이 고등학교 2학년, 한재민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만나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박재홍은 “재민이는 동생이라 생각해본 적 없는 친구이자 때로는 형 같기도 한 아티스트라서 이번 공연도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민은 “재홍이 형은 음악적으로 배울 것이 많고 같이 연주하면 항상 편안하다”며 “좋은 아티스트들과 공연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답했다.박재홍, 한예종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등이 나온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 출신 연주자다. 박재홍은 2021년 페루초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과 4개의 특별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한재민은 15세였던 202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까지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 첼리스트 한재민이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문화재단)이번 공연은 롯데콘서트홀 ‘2024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한재민이 직접 기획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트리오 엘레지 제1번을 시작으로 드보르작 피아노 트리로 제4번 ‘둠키’,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가단조 ‘위대한 예술가를 기리며’를 연주한다. 한재민은 “누군가를 추모하거나 그리워하며 쓴 작품들”이라며 “가을을 맞이한 관객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또래들처럼 게임이나 스포츠 등의 취미를 함께 나눌 법도 하지만 둘의 관심사는 ‘음악’이다. 박재홍은 “우리 둘 다 ‘너드’(nerd, 따분한 공부벌레 또는 괴짜를 뜻하는 말)라서 만날 때마다 음악 이야기만 한다”며 “음악적인 취향은 서로 다르지만 함께 여러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두 사람은 현재 독일에서 유학 중이다. 박재홍은 10월부터 독일 바렌보임사이트 아카데미에서 세계적인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한재민은 지난해부터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볼프강 에마뉴엘을 사사 중이다. 이번 공연 이후의 연주 계획도 꽉 차 있다. 한재민은 오는 12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 작곡가 신동훈의 첼로 협주곡 ‘밤의 귀의’를 아시아 초연한다. 박재홍은 독일 슈타츠 필하모니 뉘른베르크, 미국 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이 예정돼 있다.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 첼리스트 한재민이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문화재단)젊은 연주자들에게 클래식 음악은 어떤 의미일지 물었다. 어린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대답이 돌아왔었다.“클래식은 인생의 길라잡이이자 동반자예요. 음악이라는 예술 자체가 좋아요. 저에게는 그걸 표현하는 수단이 피아노입니다.”(박재홍)“수 백 년을 이어온 클래식은 앞으로 500년이 넘는 긴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와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클래식은 영원합니다.”(한재민)
- "상상만 했던 축구경기가 실제로"…이용자경험 확장 나선 게임업계
-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앙리형 뛰는 것 봐. 선수 때랑 똑같네. 아니 푸욜형 왜 이렇게 열심히 뛰어? 피를로, 비디치, 푸욜 조합인데 어떻게 뚫어 저걸”지난 주말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6만4000명의 함성과 웃음 소리로 가득했다. 국내 대표 축구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을 서비스하는 넥슨이 연 ‘2024 아이콘 매치’에서 펼쳐진 진풍경이다. 아이콘 매치는 ‘최강의 창’과 ‘최강의 방패’ 간 대결을 콘셉트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 축구선수들이 공격수 팀 ‘FC 스피어’와 수비수팀 ‘실드 유나이티드’로 나뉘어 축구 대결을 펼친 행사다. 게임 회사인 넥슨이 이 같은 행사를 연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 속 경험을 밖으로 꺼내 기존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축구 팬들을 게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다.◇6만4000명 함성 터진 넥슨 ‘아이콘 매치’이번 아이콘 매치는 여러가지 이유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 2회에 빛나는 디디에 드로그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기도 했던 티에리 앙리, 과거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에서 부동의 주장이자 센터백으로 활약한 카를레스 푸욜 등 게임 속에서만 볼 수 있던 선수들이 실제 한 경기장에 모두 모인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선수들 중 발롱도르 수상자만 해도 카카, 루이스 피구, 마이클 오언, 안드리 셰우첸코, 히바우드, 파비오 칸나바로 등 6명에 달한다.지난 19일과 20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넥슨 ‘아이콘 매치’(사진=넥슨)지난 20일 월드컵경기장역으로 가려는 인파가 합정역에서 줄지어선 모습(사진=김가은 기자)행사에 대한 열기 또한 역대급 이었다. 아이콘 매치 메인 이벤트가 열렸던 지난 20일, 월드컵 경기장에는 약 6만4000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경기장을 찾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행사 당일 월드컵경기장역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합정역에는 형형색색의 축구 유니폼을 입은 ‘구름인파’가 몰려 지하철 플랫폼부터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위까지 대기줄이 형성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도착한 후에도 관람석 어디 하나 빈 곳 없이 빽빽하게 채워진 모습이었다. 이는 FC 온라인 등 게임 이용자와 축구 팬들이 모두 모인 덕분이다. 실제로 FC온라인 이벤트 참가자 대상으로 열린 선예매 1만6000석은 10분만에, 일반 관람객 대상 4만8000석의 경우 1시간 만에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이날 관람석에는 당시에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한 학생들은 물론 과거 우상들을 보며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찾은 어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날 만난 관람객 중 한 명은 “레전드 선수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은 넥슨의 섭외력이 감탄스럽다”며 “게임에서 주로 쓰는 선수들이 직접 뛰는 모습을 보고 나니 옛날 생각도 나고 감동이 몰려온다”고 평가하기도 했다.최근 트렌드에 맞춰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는 곳도 적지 않다. 크래프톤(259960)은 지난달 1일부터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펍지 성수’를 운영 중이다. 게임 속 공간을 오프라인에 구현한 체험형 팝업스토어로 테마를 바꿔가며 게임 이용자들을 만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293490) 또한 지난 7일과 8일 서울 서교동 판타지트에서 모바일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을 테마로 한 팝업 카페 ‘커피스토펠레스’를 열었다. 이외에도 넷마블(251270) 자회사 엠엔비는 지난달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터시티점에서 쿵야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쿵야 레스토랑즈 용기상점’ 팝업스토어를, 엔씨소프트(036570)는 골프 브랜드 PXG와 ‘리니지M’ 협업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바 있다.◇美·中 게임사도 활발게임 밖에서 이용자들을 만나려는 건 국내 게임사 뿐만이 아니다. ‘포켓몬 고’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미국 게임사 ‘나이언틱(Niantic)’과 중국의 호요버스 또한 국내에서 다양한 콘셉트의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먼저 나이언틱은 증강현실(AR)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주기적으로 국내 여러 장소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인천 송도에서 ‘포켓몬 고 사파리 존’을 열었다.지난 9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나이안틱 ‘포켓몬 고 사파리존’(사진=나이안틱)행사 기간 중 방문한 이용자들은 ‘사파리 모자를 쓴 피카츄’를 비롯해 ‘메이클’, ‘메더(가라르의 모습)’, ‘안농(I)’, ’안농(C)’, ‘안농(N)’ 등 평소에는 만나기 어려운 포켓몬들을 대거 만날 수 있었다. 현장을 찾은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허브, 배틀 라운지 등도 눈길을 끌었다.‘원신’ 등 서브컬처 게임으로 명성을 쌓은 호요버스 또한 적극적이다. 지난 18일에는 서울 마포구에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원신 PC 라운지 in Seoul’을 선보였다. 이 PC라운지는 원신 이용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단순한 PC방을 넘어 굿즈와 테마체험 공간, 테마 메뉴 등을 통해 게임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점이 골자다.(사진=호요버스)이에 그치지 않고 호요버스는 오는 31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붕괴 3rd △원신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을 필두로 꾸민 자체 복합 문화행사 ‘웰컴 호요랜드’를 개최한다.각 게임별로 부스를 마련하고 이용자 참여로 이뤄지는 2차 창작물 전시가 진행된다. 또게임별 테마로 구성된 푸드트럭과 코스프레 퍼레이드, 게임 IP로 구성된 드론쇼도 열린다.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게임 경험을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전략은 기존 이용자들과의 유대감 형성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며 “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나 팬층이 겹치는 축구 같은 주제로 행사를 열면 새로운 이용자들 또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기업들 모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타이로스코프, 시리즈A 및 국책과제 수주로 87억원 확보…“글로벌 진출 가속”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갑상선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타이로스코프는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인라이트벤처스, 케이디비인프라자산운용,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 신용보증기금 등 투자사들이 참여해 타이로스코프의 AI 기반 갑상선질환 솔루션 ‘글랜디’(Glandy)의 기술력 및 실증성과와 국내외 사업화 실적을 높이 평가했다.타이로스코프의 ‘글랜디 플랫폼’ (자료=타이로스코프)타이로스코프는 ‘2024년 AI 기반 의료솔루션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 등 4개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47억 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 갑상선 신의료기술 고도화 및 실증에 주력하고 있다. 타이로스코프는 최근 혁신 의료기기(일반 66호)로 지정된 이미지 기반 갑상선안병증 활동성 평가 AI 의료기기 ‘글랜디 CAS’ 를 비롯해 △안구돌출도 모니터링 ‘글랜디 EXO’ △갑상선안병증 눈꺼풀 수축 모니터링 ‘글랜디 LID’ △갑상선기능항진증 위험도 모니터링 ‘글랜디 HYPER’ △갑상선기능저하증 위험도 모니터링 ‘글랜디 HYPO’와 같은 갑상선질환 특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특히 글랜디 CAS는 식약처 확증 임상시험에서 93% 이상의 정확도를 입증하며, 기존에 객관적인 CAS 평가 도구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갑상선안병증의 조기진단을 가능하게 하고, 의료진의 효율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지원한다.지난 9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선행 유사 의료기기가 없는 신의료기기로 확인받아 드 노보(De Novo) 심사를 시작했다. 글랜디 CAS와 함께 글랜디 EXO와 글랜디 HYPER 등의 솔루션은 국내를 비롯해 유럽, 일본에서도 임상시험 및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번 달, 타이로스코프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미국성형안과학회(ASOPRS)와 미국갑상선학회(ATA)에 참가해 Glandy CAS와 Glandy EXO를 선보인다. 미국갑상선학회에서는 국내 식약처 확증 임상시험 결과와 성능시험 결과 관련 논문 2편이 구두발표로 선정되며 해외 학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글랜디 CAS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학회 기간 동안 다수의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박재민 타이로스코프 대표는 “이번 투자금과 지원사업 수주는 자사의 AI 의료기술을 한층 더 고도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 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인 실증 과제에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갑상선안병증 조기 진단 사례가 보고됐고,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임상현장에서의 유의미한 기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 국고채 금리, 1bp 내외 하락…외인 국채선물 1.1만계약 ‘사자’[채권마감]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21일 국고채 금리는 1bp(0.01%포인트) 내외 하락하며 강보합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10년 국채선물을 7000계약, 3년 국채선물을 4400여계약 순매수했다. 아시아 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2bp 상승, 상승폭을 키우자 국내 국고채 금리도 낙폭을 좁혔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0년 국채선물 가격 5분봉 차트(자료=엠피닥터)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시 금리 기준 국고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0bp 하락한 2.920%,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6bp 내린 2.902%를 기록했다.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0.8bp 내린 2.963%를, 10년물은 1.8bp 내린 3.054% 마감했다. 20년물은 보합인 2.972%, 30년물은 1.1bp 내린 2.922%로 마감했다.국채선물 가격 흐름도 마찬가지였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6틱 오른 105.99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17틱 오른 116.66을 기록했다. 수급별로는 3년 국채선물서 외국인 4473계약 등 순매수를, 금투 6379계약 등 순매도했다. 10년 국채선물서는 외국인 7032계약 등 순매수를, 금투 6508계약 등 순매도했다.30년 국채선물은 이날 계약이 미체결됐다. 미결제약정 추이를 살펴보면 3년 국채선물 미결제약정은 전거래일 43만8150계약서 44만5475계약으로 증가, 10년 국채선물은 22만1295계약서 22만5782계약으로 늘었다. 30년 국채선물은 999계약으로 같았다.미결제약정은 결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선물·옵션 계약으로 시장 내 투자자들의 참여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한다.이날 장 마감 후에는 오후 11시에는 미국 9월 경기선행지수 등이 발표된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전거래일과 같은 3.39%, 기업어음(CP) 91일물은 전거래일과 같은 3.50%에 마감했다.
- 철강업계, 3분기 '바닥론' 솔솔…"中 부양책+선진국 건설 수요"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철강업계가 그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중국의 과잉 생산과 글로벌 건설 경기 둔화 여파가 해소 국면에 진입하면서 올해 4분기부턴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에 대한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5조9069억원, 영업이익은 1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58%, 5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제철의 실적 부진은 봉형강 부문 수요 부진에 기인한 판매량 감소와 철근 가격 인상 철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당진 전기로의 감산 지속으로 고정비 부담도 증가도 수익성 악화의 한 원인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기로는 지난달 20일부터 3개월 동안 보수에 들어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후판 생산 모습. 사진=현대제철포스코홀딩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3분기 시장 전망치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6111억원, 8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31.9% 하락했다. 포스코홀딩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철강 부문의 가격 하락과 2차전지 관련 사업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철강 원재료 가격 하락과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판매단가(ASP) 하락 여파가 더 컸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철강업계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 속에서 감산 등을 통해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2021년 3분기 이후 철강 수요와 가격이 급락하면서 철강업체들은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나 최근 중국 철강 가격 급등과 건설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인해 3분기를 바닥으로 삼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국의 철강 가격이 급등한 건 국내 철강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철강 가격 상승은 1~2개 분기 뒤에 한국 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에 국내 철강업체들도 이르면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능할 수 있단 기대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상승세를 “업황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 경기 부양책의 영향력이 유의미하다고 언급했다. 계절적 성수기인 9~11월 철강 수요가 증가로 인간 단기 가격 인상 가능성도 나온다.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철강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회복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내년 철강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WSA는 올해 철강 수요 증가율을 -0.9%로 하향 조정했으나, 내년에는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인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철강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도 2025년부터 1.9%의 수요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WSA는 “올해 내내 대부분의 주요 시장에서 건설 활동이 축소됐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여건 완화로 건설 시장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 정책이 실제 철강 실수요로 이어질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 수준을 고려하면 본격 회복 전망을 현재로선 단언하긴 이르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낼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 스승·제자로 만나 예술 파트너로…"가곡, 마음으로 느끼세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독일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72)은 ‘가곡의 제왕’으로 불린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1925~2012)와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65)의 연주를 담당해온 거장이다. 20여 년 전 독일에서 한국 소프라노 한경성(45)을 제자로 만났다. 독일 가곡 ‘리트’(Lied) 수업의 스승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은 이제 음악 파트너로 세계 무대에서 함께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오른쪽), 소프라노 한경성이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앨범 ‘달빛 노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횔과 한경성이 지난 14일 워너뮤직리아를 통해 듀오 앨범 ‘달빛 노래’(DER MOND: LIEDER)을 발매하고 이를 기념하는 리사이틀 투어로 한국 관객과 만나는 중이다. 이번 투어는 강릉(19일), 통영(20일)을 거쳐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막을 내린다.공연을 앞둔 두 사람을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만났다. 한경성은 “2년 전부터 준비한 앨범으로 지난해 녹음을 했고 올해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로 곳곳을 다니고 있다”며 “우리의 음악여행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와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이번 앨범은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슈베르트, 포레 등이 ‘달’을 주제로 작곡한 리트를 수록했다. 여기에 윤극영의 ‘반달’, 박태준의 ‘가을밤’ 등 한국 대표 가곡을 포함해 총 20곡을 담았다. ‘반달’과 ‘가을밤’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푸에터가 편곡했다. 횔은 “대표적인 가곡 ‘겨울 나그네’를 수록한 앨범은 매우 많지만 이번 앨범처럼 특정 주제를 내세운 앨범은 많지 않다”고 앨범의 특별함을 강조했다.‘달’을 주제로 정한 이유는 독일 리트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기 위함이다. 이들 가곡이 표현하는 ‘달’은 사랑과 그리움을 뜻하기도 하고, 신비하고 은은하면서도 불길함을 의미하기도 한다.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왼쪽), 소프라노 한경성이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앨범 ‘달빛 노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가곡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한경성의 개인적인 사연도 앨범에 담겨 있다. 남편이 투병생활을 할 때 준비한 앨범이기 때문이다. 한경성은 “남편과 함께 달을 보며 가곡도 많이 듣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남편이 나으면 달에 대한 앨범을 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남편은 건강을 회복해 이번 앨범에 제작자로 참여했다.이번 앨범 작업의 피아니스트로 횔을 추천한 이도 한경성의 남편이었다. 한경성은 “횔은 아름다운 나무 사이에서 비치는 빛을 보게 해준, 음(音)과 음 사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선생님이자 정신적인 파트너다”라고 말했다. 횔은 “우리는 이제 사제지간이 아닌 2명의 예술가”라며 “젊은 음악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기쁘다”고 화답했다.클래식 중에서도 가곡은 낯설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한경성은 “가곡이 담은 가사는 우리 인생사와 다르지 않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노래도 매일 다르게 표현된다”며 “가사를 이해하기 힘들어도 음악 그 자체를 마음으로 느끼면 가사의 정서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횔은 가곡을 “성악과 피아노 반주로 이뤄진 실내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성악가가 가사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고 곡의 의미를 전달하면 청중은 가사를 모르더라도 그 감정을 그대로 전달받게 된다”며 “성악 반주 또한 오케스트라 연주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단순하지 않다”고 강조했다.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오른쪽), 소프라노 한경성이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앨범 ‘달빛 노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