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4,298건
- 전통제약사 자존심 유한양행, 셀트리온 넘어서기 위한 전략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먼저(2014년)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유한양행이 다시 한번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에 연 매출 1위를 내 준 상황에서 내심 최고 자리 복귀를 노리고 있다. 왕좌 자리를 다시 차지하기 위한 유한양행의 전략에 초점이 맞춰진다.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의 올해 매출은 1조 8475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조 6878억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미 2조원 매출을 넘어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여기에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등 진단기업까지 고려하면 제약업계의 맏형에 걸맞는 매출성장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은 공격적으로 조 단위 투자에 나서고 있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대형 인수합병(M&A)도 성사시켰다. 높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로 현금을 쌓아놨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한양행 등 전통제약사들은 이들 기업보다 영업이익률과 영업이익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여 조 단위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실제로 지난해 기준 유한양행 영업이익률은 2.88%에 불과하다. 반면 연 매출 2조원대 기업으로 올라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46.55%, 셀트리온은 39.59%,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4.27%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제약사와 셀트리온(068270),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바이오와 진단기업들은 사업 구조와 수익률 자체가 다르다”며 “영업이익률도 굉장히 높아 그에 따른 투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상위 제약사들도 사업을 영위하면서 나름대로 최대한의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국산 31호 신약이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사진=유한양행)◇연매출 1000억 예고한 렉라자, 글로벌 도약 전략 핵심유한양행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50위권 제약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통제약사 중 가장 혁신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언급했다. 회사 측은 연 매출 2조원 시대와 글로벌 50위권 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해 크게 △혁신신약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 전략을 강조했다.먼저 혁신신약 개발은 유한양행이 신성장 동력으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이미 성과도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국산 신약 31호이자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렉라자가 출시 1년만에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는 올해 300~4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상반기에 이미 150억원을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혁신신약 개발은 유한양행의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특히 관건은 1차 치료제로의 도약이다. 유한양행은 현재 렉라자 단독요법 글로벌 임상 3상과 얀센 아미반타맙과 병용요법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단독 임상 3상은 올해 4분기 탑라인 결과 발표가 유력하다. 해당 임상 결과를 토대로 국내에서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게 유한양행의 전략이다. 1차 치료제를 포함한 국내 폐암 치료제 시장은 약 3000억원 규모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의 단기적인 목표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되면 2023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유한양행 연구개발(R&D) 투자 내역.(자료=유한양행)◇혁신신약 파이프라인 14개→30개, 제2 렉라자 수두룩혁신신약 개발과 더불어 오픈 이노베이션은 글로벌 도약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유한양행의 전략 중 하나다. 포트폴리오 강화로 R&D(연구개발) 가치와 역량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유망한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져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했다. 제2, 제3의 렉라자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실제로 에이프릴바이오(130억원), 지아이이노베이션(160억원), 제넥신(200억원), 이뮨온시아( 118억원), 제노스코(50억원) 등 가능성 있는 다양한 바이오텍과 후보물질에 투자했다. 제노스코를 통해 확보한 후보물질이 렉라자라는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과제수는 2015년 14개에서 2022년 30개로 증가했다. 최근 9년간 R&D에 1조원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물질 중 최근 퇴행성디스크 치료제인 ‘YH14618’이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했고,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러지 치료제 ‘YH35324’와 면역항암제 ‘YH32367’, NASH 치료제 ‘YH25724’등도 제2 렉라자 후보군이다.또한 최근 눈에 띄는 것이 미국 법인인 유한USA에 대한 투자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유한USA는 첫해 유한양행이 19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까지 총 231억원을 투자했다. 유한USA는 R&D 활동보다는 현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새로운 투자처 발굴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헤드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파이프라인 및 기반 기술 확보에 포커스를 둔 전략”이라며 “유한USA에 대한 투자 확대는 오프 이노베이션의 범위 확장을 위한 차원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라고 말했다.
- [임상돋보기]셀트리온, 차세대 바이오시밀러 임상 결과 유럽 학회 발표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한 주(8월 29~9월 2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은 임상이다.(CI=셀트리온)◇셀트리온, 후속 제품군 임상 3상 결과 발표셀트리온(068270)은 지난달 30일 후속 바이오시밀러 2종의 임상 3상 결과를 세계적 권위의 유럽 학회에서 각각 발표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올해 31번째를 맞이하는 유럽피부과학회 학술회의(EADV Congress,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중 ‘Late breaking news session’에서 판상 건선(Plaque Psoriasis) 환자에 대한 CT-P43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글로벌 임상 3상 28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ADV는 유럽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피부과학회 행사로 올해는 9월 7일부터 10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다.CT-P43의 오리지널의약품인 스텔라라는 얀센(Janssen)이 개발한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얀센의 모회사인 존슨앤존슨(Johnson&Johnson)의 2021년 경영실적 기준 매출 91억 3400만 달러로 한화 약 12조1700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또한 셀트리온은 9월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2022 ESMO Congress, the 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에서 최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한 베그젤마(CT-P16)의 글로벌 임상 3상 후속 결과를 발표한다. 셀트리온은 이번 유럽종양학회에서 베그젤마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비교 임상에서 생존분석과 안전성 결과에서 유사성을 확인한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베그젤마는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에 이어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제다. 셀트리온은 현지시간으로 7월 18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전이성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등 아바스틴에 승인된 전체 적응증(Full Label)으로 베그젤마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은 베그젤마의 허가 획득에 앞서 오리지널의약품 개발사와도 글로벌 특허 합의를 완료했다. 베그젤마의 해외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올해 하반기 베그젤마를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LG화학, FDA 통풍신약 글로벌 3상 계획 신청LG화학(051910)은 1일 미국 FDA에 자체개발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Tigulixostat)’의 두 번째 임상 3상 시험계획(연구 과제명 EURELIA_2 Study)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LG화학은 위약 대조군 시험계획(연구 과제명; EURELIA_1 Study)을 미국 FDA에 신청한 바 있다.대규모로 진행될 이번 임상은 통풍 1차 선택 치료제 성분인 ‘알로푸리놀’을 대조군으로 하는 시험이다. LG화학은 미국, 유럽지역 등의 고요산혈증 동반 성인 통풍 환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12개월 장기 복용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먼저 신청한 위약 대조군 시험계획의 모집 환자 수를 합하면 총 3000여 명의 환자가 ‘티굴릭소스타트’ 최종 임상단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의 1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복용 4, 5, 6개월째 측정한 혈청요산농도가 모두 6mg/dL 미만인 환자 비율로 설정했다.2차 평가지표는 복용 4, 5, 6개월째 측정한 혈청요산농도가 모두 5mg/dL 미만인 환자 비율, 복용 6개월째부터 12개월째까지 통풍 발작을 1번 이상 경험한 환자 비율, 12개월 시점 통풍결절이 1개 이상 완전 소실된 환자 비율 등으로 설정했다.
- ‘ORR 0%’ 박셀바이오, 공식 입장문 거짓말 의혹 세 가지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박셀바이오(323990)가 직접 작성한 논문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에 등재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해명을 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데일리 기사를 반박하기 위해 배포한 공식 입장문이 앞뒤가 맞지 않아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셀바이오 Vax-DC 임상 1/2a상에 대한 클리니컬트라이얼 게시된 1차지표와 2차지표. (자료=클리니컬트라이얼)지난 26일 이데일리는 <의혹 투성 박셀바이오 공시…투자자 혼란 부추기는 거래소>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29일 포털사이트에 무료로 공개됐디. 박셀바이오는 이날 곧바로 “이데일리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으며, 공식 홈페이지에 장문의 주주공지문을 올렸다. 주주공지문에는 세 가지 거짓말 의혹이 제기된다. 우선 1차지표의 진실이다. 박셀바이오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Vax-DC 임상 1/2a상을 진행했다. 박셀바이오 측은 “T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을 1차지표로 분석했다”며 “그 결과 Vax-DC를 투여받은 9명의 환자 중 77.8%에서 면역학적 반응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에 박셀바이오가 공개한 정보에는 Vax-DC 임상 1/2a상의 1차지표는 안전성(이상반응이 발생한 참가자 수), 단 한 개밖에 없다. 1차지표가 ‘면역학적 반응’이라는 박셀바이오의 주장과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클리니컬트라이얼에 임상 정보를 게시하려면 바이오회사가 직접 서류 작성을 해서 제출하는 구조다. 만약 박셀바이오가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클리니컬트라이얼에 제출한 1차지표와 실제 임상에서 사용된 1차지표가 다르다면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혈액암의 유효성 평가지표다. 박셀바이오 측은 “일반적으로 고형암 치료제의 효능을 평가하는 수치는 객관적 반응률(ORR), 무진행생존기간(PFS), 완전관해(CR), 전체 생존 평균(OS) 등이 있다”며 “하지만 혈액암의 효능을 평가하는 기준은 조금 다르다. SD(안정성 병변) 이상의 반응을 보이면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국제골수종연구그룹(IMWG)에서 만든 다발성골수종 유효성 평가 기준. (자료=IMWG 홈페이지)클리니컬트라이얼에 따르면 박셀바이오의 2차지표는 두 개가 있다. 국제골수종연구그룹(IMWG) 기준을 적용한 임상 반응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이다. IMWG 유효성 평가 기준은 sCR(엄격한 완전관해), CR(완전관해), VGPR(매우 좋은 부분 관해), PR(부분관해), SD(안정성 병변) PD(진행성 질환) 등이 있다. sCR>CR>VGPR>PR>SD>PD 순서로 좋은 임상 반응이다. 여기서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항암제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ORR(객관적 반응률)은 ‘sCR+CR+ VGPR+PR’을 합친 통계다. 따라서 혈액암은 고형암과 다른 지표로 유효성을 평가한다는 박셀바이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박셀바이오의 임상 결과에서 SD 5명, 이외에 ORR 통계로 들어갈 수 있는 환자는 0명이다. 가장 최근 다발성골수종 신약 개발에 성공한 얀센의 카빅티(Carvykti) 역시 ORR로 효능을 입증했다. 18개월 동안 이루어진 추적조사에서 카빅티는 ORR 98%로 압도적인 임상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환자의 80%는 sCR에 도달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빅티는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의 승인을 획득했다. 세 번째는 면역학적 반응이다. 박셀바이오는 한국거래소 공시에서 “1/2a상 임상에서 77.8%라는 높은 면역학적 반응률을 보이는 등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주주공지문에서는 “Vax-DC를 투여받은 9명의 환자 중 77.8%에서 면역학적 반응을, 66.7%에서 임상적 이득율을 관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셀바이오가 직접 작성한 논문에는 “면역학적 반응률과 임상 반응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언급한다. 박셀바이오는 2017년 해당 내용을 담은 논문(A phase I clinical study of autologous dendritic cell therapy in patients with relapsed or refractory multiple myeloma)을 학술지에 게재했다. 뿐만 아니라 박셀바이오가 임상의 유효성 평가를 위해 사용한 IMWG 기준에는 면역학적 반응은 없다. IMWG는 다발성골수종 분야의 세계 권위자들이 정회원으로 가입돼있다. 한국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중 IMWG의 정회원으로 선출될 경우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공신력이 높다. IMWG가 만든 각종 다발성골수종 가이드라인은 국내 주요 대형병원에서도 사용 중이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수년 전에 종결된 Vax-DC/MM 임상1/2a상 연구에서는 면역학적 반응율(77.8%)과 임상적이 이득율(66.7%) 과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논문에 기재돼 있는 바와 같이 해당 임상에 ‘등록된 환자군이 이전에 중앙값 5회 이상의 많은 치료를 받았던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이고, 이러한 환자들은 많은 종양 부담(tumor burden)과 다양한 면역기전 회피 등이 있어서 면역치료제의 항 다발골수종 치료의 제한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에 치료를 많이 받았던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질환을 안정화하는 활동도가 있다는 점과 향후 면역조절제와 면역관문억제제와 병합치료를 통해서 Vax-DC/MM의 치료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점 그리고, Vax-DC의 안정성과 유의적인 치료효과를 보였음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했다.
- 유럽종양학회에 쏠리는 관심…HLB 등 바이오주 주목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Congress 2022)’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ESMO는 미국암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과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최대 규모의 연례 학술대회로 매년 전 세계 전문의, 다국적 제약사, 애널리스트 등이 대거 참석해 참여 기업의 임상 결과에 따른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이뤄진다.이번 ESMO에는 국내 기업 중 HLB(028300), 셀트리온(068270), 제넥신(09570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네오이뮨텍(950220), 에이비온(203400), 엔케이맥스(182400) 등이 참여한다. 이들 주가는 최근 ESMO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코스닥 시총기준 4위인 HLB다. HLB는 이번 ESMO에서 글로벌 권리를 보유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병용한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구두 발표한다. 간암은 전체 암 중 발생비율이 6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항암 효과 뿐만 아니라 간 기능 유지까지 고려해야 해 치료제 개발이 매우 까다로운 분야다.지난 2007년 승인된 넥사바 이후 2018년 렌비마, 2020년 아바스틴+티센트릭만 현재까지 신약허가를 받았으며, 키트루다, 옵디보, 카보메틱스 등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은 이미 1차 치료제 개발에서 고배를 마셨다.반면 HLB의 리보세라닙 조합은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13개국에서 진행된 3상 임상 결과 넥사바를 대조군으로 통계적 유효성을 충족해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ESMO 발표 기업 중 가장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 리보세라닙 임상 결과는 현지시간 기준 10일 오전 8시40분(한국시간 오후 3시40분) 진행되는 위장, 소화기관 관련 오프닝 세션에서 임상에 실패한 키트루다+렌비마 임상 결과에 이어 성공 사례로 발표 될 예정이다.HLB 주가는 ESMO 발표 기대감이 반영되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약 3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 후 일시 하락했던 주가는 전날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14% 오른 4만93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29일 하루만 빼놓고 5일동안 상승했다.이번 리보세라닙 발표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분은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이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해 신약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넥사바 이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치료제인 아바스틴+티센트릭의 OS까지 넘어설지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두 임상은 별도로 진행돼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 병용약물 모두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환자 생존기간 등에 대한 결과값이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아바스틴+티센트릭의 3상 결과 OS는 19.2개월로 대조군인 넥사바 13.4개월 대비 월등히 높은 값을 보였다. 리보세라닙이 아바스틴 조합의 결과를 넘어서 신약허가를 받는다면 경구용 제제라는 복용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등 까지 더해져 간암 1차 치료제 분야에서 ‘Best-in-Class’ 항암제로 평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며 대표적 성장주인 바이오 관련 주가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최대 암학회인 ESMO 일정이 가까워지며 저평가된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치에 다시 한번 이목이 쏠리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모인 학회에서 신약 성공 기대감이 부각될 경우 K-바이오 산업 전체에 훈풍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보세라닙 간암 임상 결과 논문 초록은 현지시간 8일 오전 12시5분(한국시간 오전 7시5분)에 공개된다. HLB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 전 사전협의(Pre-NDA) 미팅 신청을 마치는 등 학회 결과 발표와 별도로 신약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 박셀바이오, 갑자기 등장한 ‘CAR-MIL’ 의문점 세 가지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박셀바이오(323990)가 새로운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CAR-MIL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다발성골수종 파이프라인 Vax-DC 개발 중단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갑작스럽게 내놓은 대책이다. CAR-MIL에 대해 면밀히 살펴본 업계 전문가들은 여러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지난 25일 배포한 박셀바이오 CAR-MIL 보도자료. (자료=박셀바이오)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4일 장 마감하고 박셀바이오는 임상시험 연구개발 조기종료의 건을 공시했다. 플랫폼 Vax-DC를 적용해 개발 중이던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신약 임상 2상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이와 함께 연구의 타당성과 투자대비 사업성에 대한 판단하에 Vax-DC 플랫폼기술의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10%(시간 외 하한가) 급락했다.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시외 거래에서 증발하자 주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박셀바이오의 소액주주수는 10만1658명, 총 발행주식 대비 68.53%를 차지한다. 그러자 다음 날인 25일 장 시작 직전 박셀바이오는 다발성골수종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박셀바이오 측은 “새로운 CAR-MIL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는 결정을 공식화한다”며 “CAR-MIL은 MIL에 CAR를 접합해 기존 CAR-T 세포치료제보다 더욱 강력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우선 업계는 CAR-MIL이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며, CAR-T보다 뛰어난 효능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지적한다. 한 바이오 회사 대표는 “해당 기술은 미국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종양침윤림프구(TIL)와 유사하다. 글로벌에 존재하는 기술이며 신규 기술이 아니다”면서 “아직 TIL이 CAR-T보다 좋다는 건 증명된 적도 없다. 오히려 아이오반스 TIL 임상 결과가 저조해 주가가 반토막 이상 난 상태다”고 말했다. TIL 개발사 아이오반스는 지난 5월 진행성(수술 불가능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2상을 발표했다. 항암제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29%에 불과했다. 이는 아이오반스가 이전에 공개한 데이터보다 저조한 결과였으며, 발표 당일 나스닥 시장에서 주가는 순식간에 50% 급락했다. 두 번째는 박셀바이오 MIL의 면역세포 채취 부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T세포는 골수에서 생성된다. 골수에서 막 나온 T세포는 종양을 적으로 인식하지도 못한다. 림프에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로 훈련을 받은 다음 종양으로 이동해 공격한다. ‘골수에서 T세포 탄생→림프에서 종양 인식 훈련→종양 공격’ 순서다.아이오반스의 TIL은 환자의 종양에 분포해 있는 면역세포(T세포)를 채취, 활성증강을 위해 배양과정을 거친 후 다시 환자의 몸에 집어넣는 방식의 플랫폼기술이다. 종양에 있던 T세포는 공격대상(암)을 인식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힘이 약하다. TIL은 암을 공격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병든 군인(면역억제적 종양미세환경내에서 노쇠해진 T세포)을 끄집어내, 특공대로 만든 후 환자에게 넣어주는 것이다. 반면 박셀바이오의 MIL은 골수에서 면역세포를 뽑아낸다. 골수에 있는 T세포는 암을 공격하는 군인이 되기 훨씬 이전의 면역세포가 대부분이다. 무기도 없고,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다. 박셀바이오는 이 같은 단점은 “CAR를 붙이면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CAR는 암세포를 인식하는 표지자다.세 번째는 바로 MIL에 CAR를 달아준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표적인 세포치료제 CAR-T는 혈액에서 T세포를 끄집어내 종양 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눈, CAR를 달아준다. 혈액의 T세포는 건강한 반면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CAR는 필수다. 반면 글로벌에서 TIL을 주목하는 이유는 TIL에는 이미 종양을 알아볼 수 있는 수백개의 눈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종양에 박혀있던 TIL의 T세포는 암세포를 알았던 군인이다. 암세포 인식 표지가 A~Z까지 있다면, TIL은 A~Z까지 전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한다. 여기서 특정 암세포 표지만 인식하도록 하는 CAR를 달아주면 TIL의 시야는 좁아진다. 즉 A~D까지밖에 인식하지 못하게 되며, TIL의 장점은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CAR-T는 특정한 1~2개의 항원 밖에 표적하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그 중 최근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암면역치료연구센터에서 확립한 MIL치료 요법이 두각을 보이면서 CAR-MIL이 당사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TIL은 환자의 종양조직으로부터 암을 인식하는 T세포를 선별해 증폭시키는 원리인데, 상대적으로 그 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다. MIL은 크게 보면 TIL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는데, 골수에서 추출된 림프구로써, TIL에 비해 MIL은 골수를 채취해 훨씬 간단하고 쉽게 T세포를 확장 배양하기 용이하다. ‘메모리 T 세포’가 풍부한 골수 검체를 이용해 제조하기 때문에, 종양 특이성을 가진 메모리T세포가 풍부한 세포 치료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MIL치료법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이미 ‘WindMIL Therapeutics’ 회사가 설립되어 연구 중이다”로 주장했다. 또한 “당사에서 개발에 착수한 다발골수종에 대한 CAR-MIL치료는 여러 종양 항원에 대해 특이성을 가진 메모리 T세포가 풍부한 MIL과 CAR-T세포 치료제의 특정 종양항원에 대한 자극 시그널을 지닐 수 있는 CAR 기술을 접목하는 치료이다”며 “예비연구를 통해서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기존의 MIL 치료제나 CAR 세포 치료제보다 강력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전이성 위암, 치료 전 종양돌연변이부하 수치 확인하면 면역항암제 효능 확인 가능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팀이 전이성 위암 치료에서도 ‘종양돌연변이부하(Tumor Mutation Burden, TMB)’ 검사를 하고 이를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면역항암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전이성 위암 환자도 다른 암 환자들처럼 TMB 검사를 통해 맞춤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암 치료제를 사용하기 전에 차세대 유전체 검사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이용한 여러 암유전자들의 패널 검사를 시행한다면 각 표적항암제별 효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최근 암 치료의 트렌드는 이러한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별 맞춤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정밀의료를 시행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암 치료제 중 면역항암제는 다른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여러 암 치료에서 사용되며, 이때 TMB 값을 활용한다면 면역항암제의 치료성과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여러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전이성 위암 환자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환자별 맞춤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었다.이에 이근욱 교수팀은 전이성 위암에서 TMB의 발현 양상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환자별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예측하기 위해 연구를 실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치료를 받지 않은 전이성 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사용과 세포독성항암치료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연구(KEYNOTE-062 3상 임상시험)와 같이 실시되었다.연구 결과 TMB-High군(TMB≥10)의 환자에게는 ▲종양반응률 ▲생존기간 등 여러 분야에서 면역항암제 치료가 세포독성항암치료보다 좋았지만, TMB-Low군(TMB<10)에서는 반대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이성 위암 환자의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TMB 검사를 하고 결과 값에 따라 면역항암제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효능 예측에 대한 TMB의 유용성을 전이성 위암 치료까지 확장한 것으로, 기존에는 위암 조직의 ‘PD-L1의 발현 정도’ 및 ‘현미부수체 불안전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MSI)’ 검사를 활용해 면역항암제 효능을 어느 정도 예측해 왔는데, 이제는 TMB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해 환자별 맞춤치료를 더욱 정밀하게 시행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이근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TMB는 다른 종양처럼 전이성 위암에서도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임을 확인했다”라며, “전이성 위암 환자를 치료할 때, TMB 결과 값을 기존 검사와 병행해서 활용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항암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암 관련 해외 저명한 학술지인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의혹 투성 박셀바이오 공시…투자자 혼란 부추기는 거래소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박셀바이오(323990)가 Vax-DC 플랫폼을 적용한 다발성골수종 신약 개발 종료를 발표했다. 상장사인 만큼 공시로도 해당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유효성과 관련된 핵심 지표가 아닌 회사에 유리한 데이터만 게시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의혹을 사고 있다. 거래소 역시 공시 관리·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지난 24일 박셀바이오 Vax-DC 임상 종료 공시. 공시에는 임상 1/2a상 결과 중 임상반응과 무관한 면역학적 반응만 게시돼 있다. (자료=금감원)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4일 박셀바이오는 Vax-DC 플랫폼의 임상 시험 연구개발 조기종료의 건을 공시했다. 임상 시험 제목은 수지상세포와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합요법 또는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합요법을 비교하는 무작위 임상 2상이다. 대상 질환명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이다. 다발성골수종은 백혈구의 종류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증식돼 나타나는 혈액암이다. 비정상적인 형질세포가 골수를 침범하므로 다발성골수종으로 부른다. 뼈가 잘 부러지고 통증을 유발하며, 콩팥 손상까지 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발병 원인은 밝혀진 게 없는 상태다. 앞서 박셀바이오는 Vax-DC 플랫폼을 적용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파이프라인 개발을 해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을 살펴보면 Vax-DC 다발성골수종 임상 1/2a상은 2013~2015년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1/2a상의 공식 제목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환자에서 자가 수지상세포 요법의 안전성과 효능 평가’다. 1차지표는 이상반응이 발생한 참가자수다. 국립암연구소 공통독성기준(NCI-CTC)을 사용해 평가했다. 2차지표는 Vax-DC 주입 완료 후 임상 반응, 무진행 생존 기간(PFS) 등 두 가지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지표는 2차지표에 있는 임상 반응이다. 항암제에서 임상 반응은 객관적 반응률(ORR)과 질병조절율(DCR)이 있다. 여기서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ORR 확보가 항암제 신약 개발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데 핵심이다. ORR은 악효가 발휘되면서 반응이 있는 환자의 비율이며, CR(완전관해, 100% 암사라짐)+PR(부분관해, 30% 이하로 암 존재)의 통계다. DCR은 CR+PR+SD(안정병변, 암이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음)의 수치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박셀바이오는 Vax-DC 다발성골수종 임상 1/2a상 결과에서 ORR은 0%였다. 임상에 참여한 총 12명의 환자 중 9명에게서 유효성을 측정했으며, ORR 통계로 들어갈 수 있는 CR과 PR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2a상 결과는 박셀바이오가 상장하기 전에 진행한 임상으로 공시가 진행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임상 2상 중단을 공시하면서 1/2a상 결과를 담았다. 공시에서 박셀바이오는 “1/2a상에서 77.8%라는 높은 ‘면역학적 반응률’을 보이는 등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만 밝혔다. ORR과 DCR은 공시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가 만든 코스닥 공시 가이드라인 내용 발췌. 임상 결과에 ORR을 명시하고 있다. (자료=거래소)면역학적 반응은 항암제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반응 지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특히 박셀바이오가 1/2a상에서 설정한 1차지표와 2차지표도 아니다. 업계는 압타바이오(293780) 공시 사태가 터진 지 몇 주 만에 또다시 의혹 투성이 공시를 거래소가 허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한 바이오회사 대표는 “몇 년 전에 바이오 A사가 면역학적 반응 50% 나왔다고 하면서 획기적인 항암제라고 홍보했으나, 정작 최종 데이터에서 임상 반응이 10%도 안 나와서 난리가 난 적이 있다”며 “해당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면역학적 반응이 임상반응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건 학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거래소가 본인들이 만든 공시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감시 기능도 못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검토 능력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바이오 공시가이드라인에는 임상 결과 공시 사례를 제시하면서 ORR까지 명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임상 결과 공시는 임상시험 과정에서의 안전성 및 유효성 관련 톱라인 데이터(Topline Data), 통계적 유의성(임상시험 목적별로 전체 반응률(ORR), 무진행생존기간(PFS), 완전 관해(CR), 전체 생존 평균(OS) 등) 등을 설명함”이라고 강조한다. 거래소 측은 수시 공시는 빠른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일일이 전문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수시 공시는 상장사의 중요 이벤트가 있을 때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빠르게 알리는 게 주된 목적이다. 상장법인이 공시 자료를 보내오면 서류상 동일한 내용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를 한다. 동일한 내용이 있으면 승인을 내주는 프로세스이다 보니 증권신고서처럼 문장 하나하나 확인을 하진 않는다”며 “만약 실패인데 성공으로 둔갑시킨 게 발견되면 사후적으로 불성실공시로 지정해서 벌점을 부여하는 구조다. 박셀바이오 사례는 불성실공시 여부를 판단하려면 시간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ORR 없이 면역학적 반응만 공시한 것과 관련해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Vax-DC는 수지상세포 치료제다”면서 “임상반응도 보지만, 면역 치료제이다 보니 면역학적 반응을 봐야만 면역이 확대됐는지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 1상 모집 환자는 이전에 치료 요법을 다섯 가지 받았던 분들이다. 증상이 악화된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효과가 있다는 걸 증명한 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리니컬트라이얼에는 임상 참여 환자 기준으로 “한 가지 이상의 요법을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이라고 나오면서 회사 측의 주장에 의문이 제기된다.